숙종시대 병적기록부 발견
17세기 후반 충청도 관찰사의 지휘를 받는 군인의 개별 신상 정보를 담은 군적(軍籍)이 발견됐다.
거주지와 키, 나이, 얼굴 생김새, 흉터같은 신체 특징, 신원보증인 등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어 조선왕조가 병역 자원을 어떻게 관리했는지를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제7좌사좌초관(左司左哨官) 예하 일기(一旗)에 소속된 임유청(林有靑)은 나이 43세로 병촌(幷村)에 살며, 얼굴에는 마마 자국이 있고, 수염은 적으며, 왼쪽 빰에 흉터가 있다고 했고, 아버지 이름은 ‘맛생’, 주특기는 포(砲·포병)라고 적었다.
한국토지공사 토지박물관은 조선 중기의 대학자 명재 윤증(1629∼1714) 집안에서 보관하고 있던 숙종시대 충청도 관찰사 휘하 군인의 군적을 최근 입수하여 4일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군적은 모두 3책으로 2책의 작성 시기는 강희 18년(숙종 5년,1679)과 강희 36년(숙종 23년,1697)이며, 나머지 1책은 작성 연대를 알 수 없다. 이현수 육군사관학교 교수부장은 “조선시대 군적은 서애 류성룡 가문에 전하는 17세기 초반의 ‘진관관병용모책(鎭管官兵容貌冊)’과 육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18세기 후반 자료 정도”라면서 “이번 군적은 대단히 희귀한 데다, 수록된 정보도 다른 군적보다 훨씬 광범위하다.”고 평가했다.
군적에 따르면 충청도 관찰사 휘하 군대는 천총(千摠·정3품)이 지휘하던 사단급이었다. 그 아래 여단장, 연대장, 대대장, 소대장에 해당하는 파총(把摠·종4품), 초관(哨官·종9품), 기총(旗摠), 대장(隊長)이 있었다. 군적에는 모두 3878명의 신상명세가 올라 있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