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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동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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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올리스트 ‘용재 오닐’ 못 보신분들 오세요

    비올리스트 ‘용재 오닐’ 못 보신분들 오세요

    재미 비올라 연주자 리처드 용재 오닐의 인기가 놀랍다. 그는 21일부터 서울과 경기, 부산에서 모두 다섯 차례 연주회를 갖는다. 피날레를 장식하는 27일 서울 예술의전당 공연은 티켓이 이미 매진되어 합창석까지 열어놓았다. 26일 서울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공연도 매진됐다. 노원문화예술회관은 부랴부랴 30석의 보조석을 마련했지만, 이 마저 모두 팔려나갔다. 하지만 안타까워할 필요가 없다. 21일 하남문화예술회관과 25일 포천반월아트홀 공연이 있기 때문이다. 하남의 티켓값은 최고 5만원에서 3만원이다. 예술의전당은 10만원에서 3만원. 게다가 911석인 하남문예회관 검단홀의 1만 5000원짜리 자리에선 2523석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의 8만원짜리 자리보다 용재 오닐이 연주하는 무대가 더 가까이 보인다. 서울 경계에서 한 시간 정도의 심야 드라이브가 부담스럽지 않은 팬들에게는 훨씬 더 큰 ‘보너스’가 준비되어 있다. 포천반월아트홀의 티켓값은 R석이 2만 5000원, S석이 2만원, A석이 1만 5000원이다. 가장 비싼 티켓은 예술의전당의 4분의1, 가장 싼 티켓은 2분의1에 불과하다. 반월아트홀은 주변에 사적으로 지정된 반월산성이 자리잡고 있어 지어진 이름. 반월산성 정상에 오르면 포천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고 한다. 뜻이 통하는 친구와 함께라면 여유를 부려 산정호수와 베어스타운 스키장이 있는 포천으로 음악 여행을 떠나도 좋겠다. 예술의전당의 R석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면 포천으로 눈을 돌리는 순간 두 사람의 1박2일 여행비가 너끈히 빠지고도 남는다. 주머니가 가벼운 팬이라도 자동차 기름값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포천에는 또 이동갈비촌이 있는 만큼 식도락 여행을 겸해보는 것도 좋겠다. 연주회의 질도 우려할 것이 전혀 없다. 용재 오닐의 이번 순회 연주회는 지난해 잘 알려진 바로크 시대 음악을 중심으로 내놓은 4집 음반 ‘미스테리오소(Mysterioso)’의 홍보를 겸한다. 음반작업에는 독일의 유명한 고음악앙상블 무지카 안티쿠아 쾰른의 전통을 이어받은 알테 무지크 쾰른이 참여했고, 이 고음악앙상블은 다섯 차례 순회 연주회에 모두 동행한다. 프로그램도 당연히 음반에 실려 있는 곡 중심. 텔레만의 비올라 소나타와 비탈리의 ‘샤콘느’, 파헬벨의 ‘캐논’, 헨델과 비버의 ‘파사칼리아’, 코렐리의 ‘라 폴리아’ 등으로 지역별 차이가 없다. 서동철 문화부장 dcsuh@seoul.co.kr
  • 경기 하남문예회관 매진행렬 왜?

    경기 하남문예회관 매진행렬 왜?

    경기 하남문화예술회관의 대극장인 검단홀은 1, 2층 합쳐 911석이다. 결코 큰 극장이라고 할 수 없지만 인구가 14만명 남짓한 하남에선 3000석이 넘는 서울 세종문화회관보다 오히려 커 보인다. 그런 하남문예회관에서 올해 들어 매진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인순이와 함께 하는 2009 신년 음악회’는 지난 연말에 이미 표가 모두 팔렸고, 274석의 아랑홀에서 15일 열린 굿모닝콘서트 ‘유익종 -그저 바라볼 수만 있어도’도 매진됐다. 31일 검단홀에서 펼쳐지는 김태균·정찬우 개그 콤비의 ‘새해맞이 컬투쇼’도 당일에는 티켓을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매표 관계자는 설명했다. 하남은 이미 미사리(지금은 미사동이다)를 중심으로 ‘라이브 카페’라는 독특한 문화가 형성돼 있는 도시다. 미사리는 알아도 하남은 모르는 사람이 많을 지경이다. 하남문예회관이 대중문화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짜고 있는 것도 ‘지역 이미지에 맞는 공연개발’이 극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올해도 19일 가수 박학기에 이어 추가열, 조덕배, 김세화, 유심초가 오전 11시 굿모닝콘서트와 오후 3시 콘서트를 위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작은 무대에 ‘모시기’ 어려운 인순이의 콘서트가 가능했던 것은 방송작가 출신으로 대중문화분야 전반에 인맥을 갖고 있는 박만진 공연기획팀장의 역할이 컸다. 박 팀장과 친분이 두텁다는 인순이는 하남시민들의 뜨거운 반응을 잊지 못해 5월에 한 차례 더 검단홀 무대에 선다. 박 팀장은 “실험적이거나 전문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것이 아직은 시기상조”라면서 “일단은 많은 시민들이 문화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잘 알려지고 검증된 작품을 가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모스크바 소년소녀합창단의 송년음악회와 피아니스트 백혜선이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협연한 ‘명품 클래식의 밤’ 같은 정통 클래식 콘서트는 많은 관람객을 불러들이지 못했다. 그럼에도 오는 2월21일엔 비올라연주자 리처드 용재 오닐과 독일의 고음악연주단체 알테 무지크 쾰른의 바로크콘서트, 6월엔 역시 리처드 용재 오닐과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참여한 앙상블 디토, 9월에는 첼리스트 정명화의 공연 등 대중성과 의미를 모두 살린 기획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특히 10월에 프랑스 작곡가 마스네의 오페라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의정부예술의전당과 공동으로 기획해 공연하는 것은 하남의 문화사를 새로 쓰는 것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하남문예회관은 2007년 개관한 이후 아직 한 차례도 오페라를 무대에 올린 적이 없다. 서동철 문화부장 dcsuh@seoul.co.kr
  • “작은 도시서 공연 너무나 신나는 일”

    “작은 도시서 공연 너무나 신나는 일”

    “지역의 작은 공연장에서 첼로를 들고 무대로 탁 걸어나가는 순간에는, 큰 공연장과는 뭔가 많이 다른 느낌이 들어요. 오디언스(청중)와 훨씬 가깝게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수도권에 사는 첼리스트 정명화의 팬이라면 이번 겨울, 서울 사람이 전혀 부럽지 않을 것 같다. 정씨의 신년음악회가 수도권에서 4차례 열리지만 예술의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 같은 이른바 ‘중앙 무대’에서는 만나볼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서울 팬이라면 이웃 도시로 연주회 나들이를 떠나보는 것도 좋겠다. 가는 길에 그곳만의 맛집도 한번 찾아보면 어떨까. ●안산·의정부·군포·영등포서 공연 한국이 낳은 최초의 국제수준 첼리스트로 영원히 기억될 정씨는 17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20일 군포문화예술회관, 31일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신년음악회를 펼친다.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이 시리즈는 새달 11일에는 서울 영등포아트홀로 이어진다. 정씨가 서울시립교향악단과 데뷔 연주회를 가진 것은 1959년. 훗날 명동예술극장이라고 불린 서울 명동의 시공관이었다. 이후 미국에서 공부하다 1966년 동생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귀국연주회를 가진 곳은 불탄 시민회관이었다. 당시 서울의 공연장은 사실상 이 두 곳이 전부였다. 그러니 서울도 아닌 주변 도시를 순회하며 연주회를 갖는다는 데 감회가 없을 수 없다. 그는 “물론 예술의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보다 좋은 공연장이 더 생겨야 한다.”고 지적하면서도 “그렇지만 작은 도시에까지 이처럼 공연장이 많아진 것은 너무나도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씨는 김덕기의 지휘로 차이콥스키의 ‘로코코 변주곡’과 브루흐의 ‘신의 날’을 연주한다. 지역별로 안희찬이 협연하는 하이든의 트럼펫협주곡, 그리그의 ‘페르귄트’ 모음곡, 카발레프스키의 ‘팬터마임’ 모음곡, 그리고 신년음악회 단골 메뉴인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츠와 폴카로 짜여졌다. 특별히 영등포아트홀의 개관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신년음악회를 갖는 것도 뜻깊다. 526석의 공연장과 전시장을 갖춘 영등포아트홀은 정씨의 연주회를 시작으로 4개의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진 개관공연을 펼친다. 2월 13~14일은 비언어극 ‘점프’, 18일은 신광웅·이정식·전제덕이 출연하는 재즈 조인트 콘서트, 20~21일은 서울발레시어터의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가 예정되어 있다. ●4월22일 예술의 전당서 데뷔 40주년 음악회 정씨는 “아무래도 지역의 작은 공연장에서는 나의 공연이 조금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면서 “이렇게 무대와 객석이 가까운 작은 공연장에서도 세계적인 공연장에서와 똑같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당연한 만큼 청중들도 특별한 만족감을 느끼지 않겠느냐.”고 반문하며 웃었다. 한편 정씨는 오는 4월22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음악인생의 멋과 흥’이라는 주제를 내걸고 피아니스트 김대진과 ‘데뷔 40주년 기념음악회’를 갖는다. 안산문화예술의전당(031-481-4000)은 2만~4만원, 군포문화예술회관(031-390-3500)은 2만~3만원, 의정부예술의전당(031-828-5841)은 2만~5만원이다. 갖가지 할인 프로그램도 있다. 영등포아트홀(02-2670-3125 영등포구청 문화체육과)은 전석 초대. 서동철 문화부장 dcsuh@seoul.co.kr
  • “1만원대 공연 늘리고 장애인 무료관람 확대”

    “1만원대 공연 늘리고 장애인 무료관람 확대”

    성남아트센터는 2005년 개관 당시 ‘성남예술의전당’으로 이름붙여질 뻔했다고 한다. 시민을 상대로 여론조사까지 벌여 가며 ‘전당’을 물리치고 ‘센터’를 관철시킨 사람이 이종덕 성남아트센터 사장이다.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 한복판에 자리잡은 성남아트센터에서 지난 6일 만난 이 사장은 “예술의전당의 아류가 되기보다 뉴욕의 링컨센터, 워싱턴의 케네디센터, 파리의 퐁피두센터를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성남아트센터가 기초자치단체 문화공간임에도 처음부터 ‘큰 그림’을 그렸던 것은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 사장을 역임한 그의 전력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그동안 성남아트센터는 당초의 꿈에 걸맞은 가능성을 어느 정도 보여 주었다. 길버트 카플란이 지휘하는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같은 유수의 해외 연주단체를 단독으로 초청하는 실력을 과시했는가 하면, 한국 초연작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낙소스섬의 아리아드네’를 제작하기도 했다. ●구시가지 주민 보듬기 주력 하지만 이런 모습이 성남아트센터의 전부를 보여 주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세계적인 공연장’이라는 이상에 가리워졌던 나머지 절반의 목표는 ‘지역사회를 보듬는 문화공간’.그는 “분당신도시 주민들에게 세계적인 공연물을 집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다는 자긍심을 심어 주는 것도 의미있지만, 문화에서 멀어져 있는 상당수 구시가지 주민들을 껴안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2009년 목표 가운데 하나도 ‘지역 밀착형 공연장으로 거듭나는 것’. 소외계층 주민들에게도 누구든 스스로 문화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새로운 희망을 불러 일으키는 해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 첫 단계가 문화공헌석 상설 운영. 오페라하우스는 50석, 콘서트홀은 30석, 앙상블시어터는 10석 안팎을 저소득층, 결손가정, 소년소녀 가장, 장애인 등에게 무료로 개방한다.입장료도 대폭 낮춘다. 이 사장은 “가족이 함께 즐기는 기획공연은 1만원에 관람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면서 “그동안 서울보다 10~20% 낮게 매겼던 해외 유수 단체의 공연 티켓도 30~40%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 유명 단체 공연 티켓값 30~40% 낮출 것 사랑방문화클럽 네트워크 구축사업도 이 사장이 주도하고 있다. 그는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다양한 문화 그룹을 지원하면, 이들이 다시 학교와 병원,복지시설 등에서 공연과 전시 등 문화활동을 벌임으로써 성남의 문화 역량이 크게 강화되어 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올해도 3월에 톤 쿠프먼과 암스테르담 바로크 오케스트라를 초청하는 등 성남시민은 물론 서울과 용인 등 이웃 주민들도 찾아올 수 있는 세계 수준의 공연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서울의 각 구청과 시·군·구에 잇따라 들어섰지만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화공간의 운영자들에게 선배로서 충고해 줄 것이 없느냐.’고 하자 이 사장은 “이제는 너무 많아진 공연장을 지역 주민들에게 보탬이 될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면서 “단순히 해외 공연물을 경쟁적으로 유치하는 방식으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서동철 문화부장 dcsuh@seoul.co.kr
  • [데스크 시각] ‘샐러리맨형 예술가’ 만드는 사회/서동철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샐러리맨형 예술가’ 만드는 사회/서동철 문화부장

    몇해 전이었던 것 같다.중학교에 갓 들어간 딸 아이가 바이올린을 곧잘 한다고 자랑하던 친구가 어느날 고민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주위에선 본격적으로 가르쳐야 한다고들 충고 하는데 판단이 서지 않는다는 것이었다.말은 이렇게 했지만,음악으로 대학에 보내겠다는 마음은 이미 접은 듯했다. “그냥 취미로 시키면 어때.다른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바이올린 한 곡쯤 연주할 수 있으면 멋있는 인생일 것 같은데….그리고 어차피 음치인 너를 닮았으면 정경화처럼 되기는 어렵잖아?”이렇게 막역한 친구의 마음을 농담반 진담반으로 ‘위로’했다. 웬만한 사람은 지레 겁을 먹고 일찌감치 마음을 접어야 할 만큼 예술계 대학에 진학하기란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특정 대학을 놓고 일류다,이류다 구분하기도 하지만 예술계는 서열을 가르는 것조차 배부른 얘기일 만큼 대학이라고 이름만 붙어있으면 관문을 통과하기가 어렵다.하기는 예술이란 소비하는 사람에게는 늘 즐겁지만,공급자는 언제나 고통스러웠다. 며칠전 읽은 책에는 이런 구절이 있었다. “밥을 먹으러 갔어요.그런데 시중드는 녀석 둘이 상석을 차지하고 있는 거예요.적어도 요리사 녀석들보다는 제가 상석에 앉아야 한다는 것을 아시죠?”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아버지 레오폴트에게 보낸 편지의 한 대목이라고 한다.요즘 한창 인기있는 직업으로 떠오른 요리사들에게는 정말 송구스럽지만,당시 음악가들은 예술을 고민하기에 앞서 밥먹는 데서부터 자존심이 상해야 했음을 알 수 있다. 말할 것도 없이,모차르트가 활동하던 18세기 후반과 오늘날 음악가의 사회적 지위는 비교가 불가능하다.이 땅에서 빚어지고 있는 예술계 대학의 입시난 역시 음악가를 비롯한 예술가의 높아진 사회적 지위를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을 것이다.그러나 그렇게 치솟은 사회적 지위의 정점에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예술 대학 교수의 일부가 입시철마다 빚어내는 불협화음은 예술가의 지위를 다시 모차르트 시대와 다름없게 스스로 끌어내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모르겠다. 최근 어느 미술대학 교수가 입시비리의 구체적인 수법을 폭로했다고 하여 떠들썩했다.신문과 방송은 ‘충격적’이라는 수식어를 동원하여 보도했고,고발당한 동료교수들은 사실무근이라고 입을 모았지만,내용을 살펴보니 충격은커녕 싱겁기 그지없었다.누구나 상식으로 알고 있을 만큼 흔하게 벌어졌고,지금도 벌어지고 있을 고전적 부정의 나열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바이올린 만드는 일을 하는 학교 선배를 오랜만에 만났다.대학의 이공계 학과를 졸업한 뒤 좋아하는 음악을 직업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일찌감치 현악기 제작에 뛰어든 분이다.몇몇 음대 교수가 제자와 학부모에게 비싼 외국산 옛악기를 강권하면서 어떤 복덕방보다도 높은 비율의 ‘중개료’를 챙기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가슴앓이를 하던 그였다. 요즘 그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음악하는 사람들이 음악을 듣지 않는 세태라고 했다.토목공학과 출신의 건설현장기사가 퇴근하면 콘크리트를 비비지 않듯,음대 출신도 연습이나 연주를 마치면 음악을 손에서 놓아버리는 분위기를 말한다.열정과 재능이 예술계 대학 진학 조건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사이를 비집고 ‘샐러리맨형 예술가’들이 터를 잡고 있다는 뜻이다. 입시부정이 사라져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부정을 저지르는 교수나 그 부정에 영합하는 학부모가 단순히 자기 자신이나 자기 자식을 망치는 데 그치지 않고,우리 문화예술의 미래를 멍들게 하기 때문이다.하루 24시간도 부족한 예술분야에서 샐러리맨형 음악가와 샐러리맨형 화가만 차고 넘친다면 무슨 경쟁력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서동철 문화부장 dcsuh@seoul.co.kr
  • [프로농구] ‘하승진 울렁증’

    ‘거물 루키’ 하승진(23·KCC·222㎝)의 코트 장악능력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당초 외국인 선수와의 몸싸움 능력과 체력이 미심쩍었지만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다. 5경기에서 평균 11.4점에 10.6리바운드. 평균 22분가량만을 뛰면서도 매경기 더블더블을 올린 셈이다. 국내선수 가운데 평균 더블더블을 거둔 것은 김승현(오리온스·12.0점 11.0어시스트)과 하승진뿐. 하승진의 존재감은 기록에 나타난 것 이상이다. 하승진이 버틴 골밑을 정면돌파하려던 상대 팀은 쓴 맛을 봤다. 패턴에 의해 하승진을 골밑에서 끌어내거나 순간적인 움직임으로 따돌려야만 림을 노릴 수 있다. 수비에서도 1대1로 하승진을 막기란 고역이다.KCC와 일전을 치렀던 서동철 삼성 코치는 “테렌스 레더 같은 검증받은 정통센터들도 하승진과의 1대1은 꺼려하더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선수가 1명만 뛸 수 있는 2,3쿼터에서 하승진의 존재감은 더욱 빛난다. 상대팀 외국인 선수가 하승진을 막는 통에 KCC의 마이카 브랜드나 브라이언 하퍼는 토종 빅맨들을 상대로 한결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기 때문. 하승진이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가장 시급한 것은 자유투 성공률을 끌어올리는 것. 연습 때는 70%정도의 성공률을 보이다가도 실전에선 조준이 안 된다. 지금까지 12개의 자유투를 던져 딱 한 개만을 성공(8.3%)시켰다. 물론 하승진의 자유투 성공률은 곧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미프로농구(NBA)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시절 자유투 성공률은 평균 50%였다. 내성적인 성격 탓에 심리적 중압감을 극복하지 못했을 뿐,9일 전자랜드전에서 마수걸이 자유투를 성공한 만큼 앞으로 반타작은 할 것으로 보인다. 명센터 출신인 김유택 국가대표팀 코치는 “하승진은 기록으로만 평가할 선수는 아니며 뛴다는 것 자체로 위압감을 주는 존재˝라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상당히 잘 하고 있고,KCC도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코치는 이어 “대표팀에서 지켜봤을 때 자유투가 그렇게 나쁜 선수는 아니었는데 부담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면서 “상대가 반칙으로 잘라도 자유투를 못 넣는다면 박빙의 승부에서 투입하기 힘들게 된다. 시급히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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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신문 (논설위원실) △논설위원 박정현(편집위원실)△편집위원 김종면(멀티미디어총괄본부) △미디어전략팀장 손석구(편집국)△편집1부장 송종길△편집1부 선임기자 장상규△편집2부장 최홍재△편집제작〃 윤상복△정책뉴스〃 임창용△사회2〃 박건승△정치〃 곽태헌△정치부 선임기자 박대출 이석우△국제부장 김규환△국제부 선임기자 이춘규△경제부장 오승호△산업〃 류찬희△사회〃 주병철△사회부 차장 박현갑△문화부장 서동철△문화부 선임기자 김성호△미래기획부장 손성진△체육부장 김민수△사진〃 남상인△사진부 선임기자 이종원(뉴미디어국)△온라인뉴스부장 정기홍 에너지관리공단 △에너지기후대책본부장 尹錫潤△신재생에너지센터소장 金丙文 사립학교교직원연금관리공단 △사업개발실장 백성기△연금지원〃 김현국△서울지부장 최봉근△호남〃 하태완△성과관리팀장 김상호△인사〃 권형근△연금총괄〃 이경석△서울지부 연금관리〃 김순배△기획예산〃 전광식△경영지원〃 고영규△개발1〃 이영조△개발2〃 정영신△연금제도〃 이관용△재해보상〃 오주호△연금정보〃 이영식△정보관리〃 이인하△서울지부 연금〃 정응화△중부지부 〃 남상길△영남지부 〃 옥진호△ 채권운용팀장 김욱경△간접운용〃 이명기△주식운용〃 손영선 한국감정원 △상임이사 鄭象圭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장 김건곤△교학처장 양영균△인문학부장 권오영△예술학부장 박정혜△사회과학부장 박동준△국제한국학부장 조융희△사무국장 직무대리 임동주△백과사전편찬연구실장 강병수△국학자료조사실장 서리 김학수△한국학자료센터운영실장 〃 안승준△한국학기획사업단 연구기획팀장 〃 이동희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선임기술지원본부장 권혁천△청정생산시스템연구〃 이영철△생산기반기술연구〃 배정찬△융복합기술연구〃 조영준△기술지원총괄〃 박춘근△인천기술지원〃 강문진△경기기술지원〃 변성원△충청강원권기술지원〃 이강원△호남권기술지원〃 강창석△생산시스템연구부장 한만철△고온생산기술연구〃 김세원△청정생산기술연구〃 이상국△주조기술연구〃 이상목△에코공정연구〃 김원용△금형성형기술연구〃 박훈재△용접접합연구〃 김종훈△열표면기술연구〃 임태홍△섬유융합연구〃 임대영△로봇기술연구〃 손웅희△융합생산기술연구〃 이낙규△경영지원〃 장철오△사업지원〃 이영범 아시아경제신문 △기획위원 서인경△편집국 편집부 부장대우 조영철 아시아투데이 (편집국) △인터넷부장 겸 기동취재총괄팀장 안종일△국제부장 문윤홍△정치〃 하만주△기동취재 1팀장 이강미△기동취재 2〃 박용준 이투데이 △편집국 산업부 부장 겸 건설부동산부 부장 김종길 불교방송(BBS) △신문국(시사주간 판판뉴스) 국장 남선△경영기획실 기획마케팅팀장 안훈△방송제작국 TV제작1팀장 한지윤△〃 TV제작2〃 박상필△〃 라디오〃 김상준△보도국 사회문화〃 조문배△신문국 취재〃 강동훈△〃 편집〃 배재수 라이나생명 △방카슈랑스 총괄상무 최재호
  • [부고]

    최성환(DHP코리아제약 실장)씨 부친상 박종락(자영업)이봉구(보림조경 부사장)서동철(서울신문 국제부장)이종관(KTF 강북네트워크단 강북코어망 파트장)빙부상 17일 일산 백병원, 발인 19일 오전 8시 (031)910-7444 방대선(경북도의원)씨 별세 17일 경북 성주장례식장, 발인 19일 오전 8시 (054)931-2253 양두석(손해보험협회 상무)씨 모친상 1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9일 오전 8시 (02)3010-2235 김철(국민연금공단 양평사무소장)씨 모친상 최윤식(한화기계 전무)유희상(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정책국장)박선민(의사)씨 빙모상 김상우(삼성전자반도체)씨 조모상 1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9일 오전 7시 (02)3010-2265 고재철(전 도시철도공사 신흥역장)씨 별세 1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9일 오전 8시 (02)3010-2262 김봉근(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 투수코치)씨 모친상 17일 광주 미래로21병원, 발인 19일 오전 9시 (062)450-1401 봉필수(드림솔라 대표)필호(광주 서구 풍암동장)필삼(신원 구매부장)씨 모친상 17일 광주 조선대병원, 발인 19일 오전 10시 010-3644-9765 박철종(사업)철관(한솔인티큐브 과장)씨 부친상 송호석(사업)씨 빙부상 1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9일 오전 6시 (02)3010-2261 이돈석(전 이돈석내과 원장)씨 별세 한영(프로맥시스 사장)한진(21세기의원 원장)씨 부친상 17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19일 오전 8시 (02)590-2540 홍동식(한신기계)동민(비즈테크앤엑티모 차장)씨 모친상 김병용(서울아산병원 기술팀 전임Ⅰ)김영구(수원교구 우산청소년수련원 원장)씨 빙모상 1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9일 오전 8시 (02)3010-2238 한순애(MBC 글로벌사업본부 방송콘텐츠팀 부국장)창호(대우조선 남아공지사장)동호(로얄치과 원장)씨 모친상 17일 일산 백병원, 발인 19일 오전 7시 (031)910-7444
  • [데스크시각] ‘중화(中華)’에 대한 변명/ 서동철 국제부장

    [데스크시각] ‘중화(中華)’에 대한 변명/ 서동철 국제부장

    동료기자가 독자로부터 꾸짖음 섞인 전화를 받았다. 그 독자는 지난 27일자 서울신문에 나간 ‘중국의 비상-팍스 시니카 시대로’에 크게 화가 나신 듯했다. 어떻게 대한민국 신문이 1면에 ‘중화(中華)’라는 제목을 버젓이 내걸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수긍할 수 있는 지적이었다.‘중화’란 중국의 이른바 ‘중원(中原)’만이 문명화된 지역이고,‘중원’을 둘러싼 주변사방은 ‘이적(夷狄·오랑캐)’에 불과하다는 특유의 세계관에서 비롯된 개념이다. 그러니 중국을 ‘중화’라고 부르는 순간 스스로가 ‘오랑캐’를 자인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그분의 말씀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중화’에 중국을 섬기는 모화사상(慕華思想)이 담겨 있다고 보는 시대는 지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농담을 섞자면, 우리 중국집에는 어김없이 ‘중화요리(中華料理)’라고 씌어 있지 않은가. 자장면과 짬뽕이 대표메뉴인 동네 중국집이 간판에 ‘중화’를 내걸었다고 쯔진청(紫禁城)의 청나라 궁중요리를 떠올리지는 않는다.‘중화요리’를 먹는다고 사대주의에 젖었다고 할 수는 더더욱 없는 일이다. 오늘날 ‘중화’라는 표현이 한국 신문에서 씌어졌다면 중국을 미화하고, 그들이 가진 힘에 빌붙겠다는 의미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중국이 멀지않은 장래에 ‘중화’라는 세계관이 위세를 떨치던 시대만큼이나 힘을 발휘할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우려를 담고 있다고 보아야 옳을 것이다.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은 어떤 작가도 쓰기 어려운 드라마를 야구에서 보여주었고, 역도의 장미란과 유도의 최민호는 우리 스포츠 역사에서 가장 통쾌하다고 해도 좋을 만큼 압도적인 기량으로 금메달을 땄다. 두 사람의 경기 이전에 가슴 졸이지 않고 올림픽 결승전의 중계방송을 본 적이 있었던가. 스포츠라는 측면 말고도 우리가 베이징올림픽에 관심을 가져야 했던 또 하나의 이유가 있었다. 한줌도 되지 않는 영국군대에 베이징마저 능욕당한 아편전쟁 이후 100년이 훨씬 넘는 ‘굴욕의 시대’를 떨쳐버리고 그동안 쌓은 정치·경제·외교력을 바탕으로 ‘중화의 시대’로 복귀하겠다는 중국의 야심이 드러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올림픽 이후 중국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같은 사람은 수세기 동안 유럽과 미국이 보유하고 있던 권력과 영향력이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극동지역과 나눠 갖는 상황이 되었다며, 권력분점의 대상으로 중국을 지목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반면 일본에선 시큰둥한 반응이 많다. 마치무라 노부타카 관방장관처럼 “베이징올림픽은 중국의 민주화를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딴소리’를 하기도 한다. 중국은 인권상황에 대한 지적을 놓고 자신들이 강력한 경쟁상대로 떠오를 것을 우려하는 나라들이 빼어드는 압박카드에 불과하다고 이미 1996년 발간된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중국’에서 규정했다.‘아시아 제1의 경제대국’의 위치를 넘겨주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했음이 분명한 마치무라식(式)의 변죽울리기는 오히려 중국의 단결을 이끌어내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어떤가. 적절히 대(對)중국전략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우리 손자들이 중국에 불법체류하면서 식당일을 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느냐는 한 중국 진출 기업인의 경고는 지나친 걱정이라고 믿고 싶다. 하지만 중국의 성장을 평가절하하기보다는 실제보다 조금 더 과장되게 평가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바다를 건너야 하는 일본과 달리 우리는 미래의 어느날 갑자기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과 국경을 맞대야 한다. 위험한 이웃에 대한 대비는 아무리 철저히 해도 지나치지 않은 법이다. 서동철 국제부장 dcsuh@seoul.co.kr
  • 백제 미륵사터 서탑 조선 후기에도 보수

    백제 미륵사터 서탑 조선 후기에도 보수

    전북 익산의 미륵사터 서탑이 처음 세워진 백제시대 이후 끊임없이 보수되었음을 보여 주는 흔적이 또다시 발견됐다. 특히 일제강점기 시멘트로 보수가 이루어진 서탑 남서쪽은 조선 후기에 이미 석축을 쌓아 석탑의 붕괴를 막으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미륵사터 서탑을 해체 복원하고 있는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최근 석축에 가려 있던 석탑 남서쪽을 해체하는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석탑을 지키는 수호신의 역할을 했을 석인상(石人像) 1기를 발견(서울신문 7월30일자 9면 보도)하는 등 기단부의 보존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서탑의 석인상은 그동안 1층 기단 주위에 3기가 노출되어 있었으나 풍화에 따른 훼손이 심하여 제작시기와 양식을 밝히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고려 말 조각의 특성을 보여 주는 이 석인상은 석탑을 대대적으로 보수하면서 새로 조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2004년에는 서탑 내부에서 통일신라시대 항아리 조각 2개와 고려시대 기와 조각, 조선시대 상평통보 한 닢이 나왔다. 각각의 시기에 대규모 보수작업이 있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특히 기와 조각에는 연우사년정사(延祐四年丁巳)라는 명문이 있다. 연우는 중국 원나라의 연호라는 점에서 고려 충숙왕 4년(1317년)일 가능성이 높다. 석인상을 조성한 시기와 연관지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조사에서는 1층의 기둥처럼 커다란 힘을 지탱해야 하는 부위는 긴 석재를 사용해 보강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석축 내부에서는 동탑의 부재와 석등에 쓰였을 가능성이 있는 팔각당간석, 건물지의 초석 등도 여러 개가 나와 해체 및 조사 연구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문화재연구소는 31일 오전 10시 일반인을 대상으로 현장공개설명회를 갖는다. 미륵사터 서탑 보수정비사업의 경과와 현황, 앞으로 계획을 설명한다. 부재를 해체하여 조사하는 과정과 보존처리 과정도 보여 준다. 서동철기자 dcsuh@seoul.co.kr
  • 동북공정 중심에 조선족 전시관 ‘활짝’

    동북공정 중심에 조선족 전시관 ‘활짝’

    중국 지린성 옌지시에 있는 옌볜조선족자치주박물관(이하 옌볜박물관)에 조선족민속실이 31일 문을 연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지난해 7월 옌볜박물관과 문화교류협정을 맺은 뒤 그동안 조선족민속실의 기획 및 설계에 참여하고 비용을 지원했다. 옌볜박물관은 중국 정부가 선정한 100개 중점박물관의 하나로 옌볜조선족자치주의 문화와 역사를 다루는 핵심 박물관의 지위를 갖고 있다. ●6개 테마로 이주와 개척의 역사 조명 로비와 제1민속실, 제2민속실로 이루어진 1286㎡넓이의 조선족민속실에는 조선족의 삶을 보여주는 500점 남짓한 문화유산이 전시된다. 민속박물관은 조선족민속실의 개관을 앞두고 “중국 땅에서 살아가는 조선족의 어제와 오늘을 살펴봄으로써 중국에서 살아가는 조선족이 자신들의 문화 정체성과 역사를 확인하는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속학계는 조선족민속실의 설치가 국가기관끼리의 사업인 만큼 언급을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중국이 이른바 동북공정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지역에서 우리 정체성을 민속 차원에서 공개적으로 드러낼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조선족민속실은 조선족 이주의 역사와 삶의 이야기를 보여준다는 기획의도 아래 모두 6개 주제로 이루어졌다. ‘새로운 삶을 찾아서’에선 역경을 딛고 새로운 땅에서 보금자리를 마련하기까지 이주와 개척의 역사를 사진을 중심으로 담았다.‘삶을 일구다’에선 쌀농사에 성공하여 벼의 북방한계선을 새롭게 그은 조선족의 모습을 각종 농기구 등으로 살펴본다.1930년대 번영을 구가했던 용정시장에서 사고팔린 다양한 물품으로 활력이 넘쳤던 조선족 사회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삶을 즐기다’에선 새로운 터전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생활의 여유를 잃지 않고,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모습을 서화와 공예, 다양한 악기와 놀이도구로 보여준다.‘삶을 담다’에선 특히 8칸짜리 기와집을 재현하는데, 구석구석에 전시된 생활용구에서 조선족의 삶의 체취가 고스란히 풍겨온다. ‘삶을 살다’에선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만나는 다양한 의례를 볼 수 있다. 가족에 대한 사랑, 조상에 대한 기억, 후손에 대한 자애와 높은 교육열을 보여주어 조선족이 역동적인 삶을 일구어 내며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 내는 원동력이 무엇인지를 짐작케 해 준다. 마지막 코너인 ‘지속 가능한 삶’은 급변하는 사회환경에 적응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조선족 사회의 모습으로 건설적인 미래를 생각해 볼 수 있게 꾸몄다. ●“조선족 민족적 자긍심 고취에 도움될 것” 신광섭 민속박물관장은 “조선족은 중국의 56개 소수민족 가운데 상당히 높은 지위를 갖고 있음에도 민속문화를 제대로 볼 수 없었다는 것이 안타까웠다.”면서 “옌볜박물관의 조선족민속실이 조선족들에게 차츰 희미해져 가는 고향의 풍습을 되살리는 정신적 구심점이 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김종대 중앙대 민속학과 교수는 “중국 정부가 동북공정으로 우리 문화를 흡수동화하는 데 힘을 기울이는 반면 옌볜을 떠나는 조선족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조선족민속실은 조선족들에게 민족적 자긍심을 심어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철 기자 dcsuh@seoul.co.kr
  • [인사]

    서울신문 ◇부국장급 승진 △편집국 사진부장 이종원◇전보△국제부장 서동철 △국제전문기자 이석우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장 이철△치과병원장 백형선△원주기획처장 이해종△원주교무〃 윤방섭△원주총무〃 윤영로△원주학생복지〃 김종두△학술정보〃 박영철△의료기술연구단장 박창일(의무부총장 겸임) 고려대 세종캠퍼스 △기획처장 이병락△교학〃 안인경△사무〃 박대희△입학홍보〃 김형엽 경희대 △한의과대학장 최승훈△한의과대학 부속 한방병원장 류봉하(경희의료원) 배형섭(동서신의학병원)△의생명과학원 설립준비단장 이혜정 인하대 △대외협력처장 김대호△정보통신〃 양경수△정석학술정보관장 김범수△법과대학장 김민배△IT공과대학장 겸 정보통신대학원장 박세근△사회과학대학장 겸 행정대학원장 김영민△평생교육원장 홍영복 현대스위스저축은행 △강남역지점부장 김난식△관리〃 신중하△개발금융1〃 김대암△IB사업〃 김대암△알프스사업〃 황상만 하나은행 △한남동지점장 겸 기업금융전담역(RM) 이무성△중부기업금융본부 〃(〃) 차응호
  • 익산 미륵사지 서탑서 석인상 나와

    익산 미륵사지 서탑서 석인상 나와

    문화재청은 해체 복원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전북 익산 미륵사터 서탑에서 고려 말에서 조선 초에 만들어진 석인상이 나왔다고 29일 밝혔다. 석인상(石人像)은 높이 920㎜에 너비 595㎜로 석탑 기단의 남서쪽 귀퉁이에서 거의 완전한 모습으로 발견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의 배병선 전통건축연구실장은 “그동안 1층 기단 주위에 3기의 석인상이 노출되어 있었으나 풍화가 심해 제작시기를 알기 어려웠다.”면서 “새로 발견된 석인상을 보면 석탑이 건립된 백제시대 이후 어느 시기 석탑을 수리하면서 수호신상으로 사방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태안 앞바다서 또 고려청자

    태안 앞바다서 또 고려청자

    지난해 고려청자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온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또 다른 고려시대 난파선의 흔적이 발견되어 고려청자 515점이 수습됐다. 국립해양유물전시관은 태안 말섬(馬島) 앞바다에서 지난 5월 긴급탐사에 이어 최근 발굴조사를 벌여 연꽃잎무늬 대접을 비롯한 고려청자 515점을 건져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발굴은 지난해 고기잡이를 하던 어부가 3차례에 걸쳐 청자 25점을 신고함에 따라 이루어졌다. 조사 지역은 신진도항과 방파제로 연결된 태안군 근흥면 말섬 앞 300m 해역으로 지난해 대규모 수중발굴이 이루어진 대섬(竹島)에서 가깝다. 청자는 침몰선에 3꾸러미 단위로 적재되어 있었으며, 갯벌에 오랫동안 묻혀 있다가 방파제 축조 등의 원인으로 주변 해저 지형이 변화함에 따라 드러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양유물전시관은 “출토된 청자는 대접과 사발, 접시, 잔 등 종류가 다양하며 같은 종류라도 무늬와 번조방법에 약간의 차이가 있고, 그에 따른 질적 차이도 확인되고 있다.”면서 “12세기 후반에서 13세기 전반 사이에 전북 부안이나 전남 강진에서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진도항 일대는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조운선과 청자운반선 등이 자주 침몰하여 ‘지나기 힘든 여울목’이라는 뜻의 난행량(難行梁)으로 불렸다. 한편 문화재청은 유물과 유적을 안전하게 보호하고자 말섬 앞바다를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으로 가지정했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기름이 없다면? 삶의 방식을 바꿔!

    ‘2016년 5월5일, 사회보장 및 가족수당 분담금을 징수하는 프랑스의 우르사프(Urssaf)는 납부 대상이 된 새로운 직업을 발표한다. 말과 쟁기로 지주나 농민에게 노동력을 제공하는 경작인, 뗏목을 타고 물길을 따라 원목으로 수송하는 뗏목꾼, 시멘트 가격이 치솟으면서 인기가 높아진 진흙벽돌공, 도로포장용 돌을 알맞은 크기로 자르는 도로포장공이 그들이다.’ 프랑스의 문명비평가인 제롬 보날디는 2016년 원유 1배럴이 380달러에 이른 상황을 가정하여 이런 시나리오를 펼쳐놓는다. 그의 ‘(거의) 석유없는 삶’(성일권 옮김, 고즈윈 펴냄)은 값싸고 풍부했던 석유의 시대가 조만간 막을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인류가 어떻게 삶을 꾸려나가야 하는지를 살피고 있다. 지은이는 석유의 시대가 가고 있지만, 석탄과 천연가스·핵·수소·바이오연료 등 이른바 대체 에너지를 찾는 작업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반면 지난 30년 동안 관찰한 결과 프랑스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 광맥’은 절약이었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삶의 방식을 바꾸라.’고 충고한다.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타고, 몸을 좀 더 움직이고, 덜 버리고, 덜 쓰라는 것이다. 이렇게 사는 것이 그동안 무조건 누려왔던 자연의 가치를 제자리에 돌리고 지속 가능한 삶을 모색할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기계가 사라진 논밭에는 소가 다시 등장하고, 사람들은 직접 풀을 뽑고 거름을 준다. 화학비료와 살충제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니 식탁에는 제철에 생산된 유기농 작물이 오른다. 사람들은 대형 마트 대신 이웃 시장과 가게를 애용하고, 물건 배달에는 지게와 자전거, 수레가 쓰여진다. 사람들은 에너지 절약의 달인이 되어 스웨터와 내의를 입어 난방비를 줄이고, 햇빛과 바람을 이용하여 직접 전기를 만들어 쓴다. 마을에는 주차장 대신 공동작업장과 벼룩시장이 들어서 이웃과 품앗이하거나 물건을 교환하거나 사고 팔고, 휴가철에는 자전거와 배를 타고 여유를 부리면서 그동안 모르고 살았던 국토 곳곳의 아름다운 명소를 재발견할 수 있게 된다. 지은이는 한마디로 석유가 부족한 미래를 준비하고 대책을 강구하면, 오히려 석유 이전의 사회 공동체를 되찾게 될 것이라고 낙관한다.1만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서구적 근대만 근대화라고?”

    근대성이란 서구에서 나온 개념이다. 계몽주의적 합리성이 자본주의와 결합한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에 생겨났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종교개혁과 과학혁명이 일어난 17세기론을 펴는 학자도 있고, 르네상스와 연관지어 12∼16세기를 제안하는 학자도 있다. 그런가하면 라틴아메리카의 탈식민주의 연구자들은 서구의 근대성이란 아메리카의 ‘발견’ 및 식민지배와 더불어 시작되었다고 본다. 라틴아메리카에서 근대성 논쟁은 포스트모더니즘의 산물이라고 한다.1980년대 치명적 경제위기의 원인을 좌우 갈등에서 찾던 사람들에게 포스트모더니즘은 이념 대립을 극복할 수 있는 좋은 처방으로 생각되었다는 것이다. 우파는 거대담론의 종말을 논하는 포스트모더니즘에서 이데올로기 갈등을 종식시킬 희망을 보았고, 좌파는 포스트모더니즘에서 다양성을 끌어안아 마르크스주의의 계급투쟁의 경직성을 완화시켜줄 ‘차이의 정치학’을 발견했다. 하지만 라틴아메리카에서 ‘근대 다운 근대’가 존재하지 않았는데 ‘근대 이후(포스트모더니즘)’를 논할 수 있느냐는 근본적인 문제가 제기되었다. 근대가 무엇인지 처음부터 논의해 볼 필요가 대두될 수밖에 없었다. 근대성에 관한 논쟁은 식민시대를 겪었고, 해방 이후에는 군부독재를 경험하는 등 라틴아메리카와 여러모로 닮아 있는 한국도 피해갈 수 없었다.1990년대 식민지 근대화를 둘러싼 역사학계의 논쟁과 박정희 정권의 발전주의 담론을 근대화와 연결시킬 것인가를 두고 논쟁이 있었고, 서구화가 과연 근대화인가를 두고 지식인들 사이에 진행되었던 논쟁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라틴아메리카의 근대를 말하다’(니콜라 밀러·스티븐 하트 편저,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옮김, 그린비 펴냄)는 근대성이라는 개념을 통하여 서구중심주의에서 벗어나고자하는 지식인들의 논쟁을 담고 있다. 2005년 2월 런던의 아메리카연구소에서는 ‘라틴아메리카의 근대가 언제부터 였는가’라는 주제로 인류학, 역사학, 지리학은 물론 문학, 영화, 문화비평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인들이 참여한 워크숍이 열렸는데, 당시 모임의 성과를 담은 것이 이 책이다. 참가자들은 서구에서 만들어진 근대성 담론을 비판하면서, 서구에 의해 대상화되어 온 라틴아메리카의 역사를 성찰하고 다양한 대안적 해석을 제시함으로써, 서구에 의해 이식된 역사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의 일단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브라질 출신으로 영국 맨체스터대학의 대서양비교연구학 교수인 주앙 세자르 데 카스트로 호샤는 동향의 작가 마샤두 지 아시스의 사례로 라틴아메리카의 문화가 서구의 복제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비판한다. 호샤는 라틴아메리카와 같은 ‘주변부’작가는 ‘중심부’인 서구의 서로 다른 역사적 시기로부터 동시다발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데, 그 결과 합리적인 연대순이나 정형화된 해석틀을 성실하게 따라가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마샤두는 바로 역사적 시간이 뒤섞이고 문학적 장르가 뒤섞이는 ‘고의적인 시대착오’ 기법으로 기존의 ‘창조’라는 개념을 허물고 새로운 독창성을 펼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시각은 런던대학 버크백 칼리지 스페인어학과 교수인 윌리엄 로우에게도 이어진다. 그는 마르크스주의 역사발전론이나 자본주의 근대화론자의 역사론이 모두 시간적 순서에 따른다고 비판하고, 페루 문학에서 근대성의 장면을 다룬 작품을 검토하면서 연속성과 순차성을 거부하고 시간성과 공간성을 함께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근대성을 새롭게 바라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책은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가 기획한 라틴아메리카 총서 ‘트랜스라틴’의 첫권이다. 서구 지식만을 중히 여기는 국내 학계의 풍토에서 주변부를 공부한 대가로 저절로 ‘마이너리그’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국내 라틴아메리카 연구자들은 라틴아메리카를 체계적으로 소개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일대 사건’에 해당한다고 기뻐하고 있다.1만 8000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나주서 백제시대 목간 출토

    나주서 백제시대 목간 출토

    백제가 수도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에도 ‘관영 제철소’를 운영했고, 여기에 필요한 인력을 치밀하게 관리했음을 보여주는 제철 유적과 목간(木簡)이 전남 나주에서 발견됐다. 백제시대 목간은 그동안 마지막 수도인 충남 부여에서만 나왔다는 점에서 당시 지방통치 실상을 파악하는 데 획기적인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사적 제404호 나주 복암리 고분군 일대를 정비하면서 주변지역을 발굴조사한 결과 제철 유적과 함께 백제 지방사 연구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는 목간 2점을 수습했다고 24일 밝혔다. 심영섭 나주문화재연구소장은 “사람을 관리하는 내용이 들어 있어 이 지역 고대사회 구조의 일면을 밝혀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박물관서 역사·문화체험 어때요

    박물관서 역사·문화체험 어때요

    장거리 피서여행을 떠난다면 도중에 한 두 개쯤은 스쳐 지나갈 박물관이 여름휴가를 더욱 보람차게 만들 것이 틀림없다. 올해부터 국립 박물관은 입장료도 받지 않는 만큼 고속도로를 달리다 휴게소에 들르듯 편한 마음으로 찾을 수 있다. 마침 전국의 국립 박물관은 다양한 특별행사를 마련하여 지역 관람객뿐 아니라 휴가철을 맞아 찾아오는 외지 손님을 반긴다. ●국립해양유물전시관(061-270-2084) 지난 21일부터 조선소로 탈바꿈했다. 경기도 무형문화재인 김귀성 조선장(造船匠)이 전남 목포의 갓바위공원에 자리잡은 해양유물전시관의 해변광장에서 실물의 조선시대 배를 복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배는 두 개의 돛대와 방향타 역할을 하는 치, 닻줄을 감아 올리는 호롱, 나무로 만든 닻을 갖춘 평저형으로 길이 15.16m, 너비 4.93m, 높이 2.06m에 이른다. 서해에서 조기잡이를 하던 중선망 어선으로 아버지로부터 제작기술을 전수받은 김 조선장이 1920년대 ‘조선어선조사보고서’를 참고하여 짓고 있다. 관람객은 오는 9월30일 완성되는 이 배의 복원과정을 자유롭게 지켜볼 수 있으며, 특히 24∼25일과 새달 21∼22일,9월 11∼12일,25∼26일에는 조선장과 함께 직접 배짓기 체험도 할 수 있다. 새달 1∼4일에는 신안해저유물선이 발견된 증도의 갯벌생태체험관(061-270-2045)에서 ‘돛을 올려라!꿈의 항해’라는 주제로 해양유물전시관의 ‘이동박물관’도 펼쳐진다. ●국립제주박물관(064-720-8000) 새달 17일까지 우리문화의 정수를 소개하는 ‘영원의 빛, 고려청자’ 기획특별전을 연다. 국보 제96호 청자거북모양주전자와 국보 제114호 청자상감모란국화무늬참외모양병을 비롯한 명품 청자가 나왔다. 매주 토요일에는 오후 5시30분과 오후 6시, 오후 7시30분 세 차례에 걸쳐 도자기전문가의 해설을 들으며 특별전을 감상할 수 있는 ‘큐레이터와의 대화’도 마련된다. ●국립광주박물관(062-570-7032) 진도 출신의 화가 소치 허련(1808∼1893)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기획특별전을 새달 31일까지 연다. 소치는 호의선사의 도움으로 해남의 녹우당을 출입하며 공재 윤두서 일가의 회화를 익히고, 추사 김정희를 만나 남종화의 세계에 눈을 뜬 인물. 훗날 추사는 “압록강 동쪽에는 소치만한 화가가 없다.”고 찬사를 보냈다. ‘남종화의 거장 소치 허련’이라는 제목의 특별전에는 150점에 이르는 소치의 서화뿐 아니라 ‘운림묵연’과 ‘한묵청연’에 실린 당대 명사들의 유묵도 공개되고 있다. 조희룡과 이한철, 전기, 유재소, 박인석 등 같은 시대를 살며 예술적 교감을 나눈 이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 모아 19세기 예술계를 거의 온전하게 재현한다. ●국립대구박물관(053-768-6052) 새달 31일까지 ‘인류의 여명-동아시아의 주먹도끼’특별전을 갖는다. 세계 고고학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구석기 유물인 연천 전곡리 주먹도끼를 비롯하여 450점 남짓한 유물이 관람객을 맞는다. 최근 30년 동안 전국에서 출토된 주먹도끼를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았다. 직지성보박물관(054-436-6009)이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및 몽골 과학아카데미 고고학연구소와 공동으로 몽골의 암각화와 사슴돌, 비문 탑본을 한 자리에 모은 ‘돌에 새긴 선사 유목민의 삶과 꿈’ 특별전도 새달 10일까지 대구박물관에서 열린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용왕은 청황제·토끼는 조선백성?

    용왕은 청황제·토끼는 조선백성?

    ‘수궁은 조선을 짓누르던 청나라이고, 산 속은 부패한 조선의 계급사회이다. 용왕은 청나라 황제로 백약을 마다하고 산 속 토끼의 간, 즉 조선 백성의 목숨을 약으로 달라는 것이다.’ 국립창극단이 새달 2∼10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선보이는 가족창극 ‘토끼, 용궁에 가다’는 그동안의 ‘수궁가’와는 달리 토끼를 재치 있으면서도 정의롭게 표현한다. 연출을 맡은 류기형 민족예술단 우금치 대표는 “가장 나약하고 겁 많은 짐승인 토끼는 이리저리 뺏기고 당하고 산 민초들의 상징”이라면서 “그런 토끼가 영특한 꾀로 수궁의 용왕을 희롱하니 원작은 통렬한 정치세태 풍자극이었다.”고 배경을 설명한다. 이 작품은 세태 풍자로 내용을 엮어가면서도, 사설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추고 익살을 곁들여 어렵게 생각하는 판소리를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 관객들이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무대 위에 50석 남짓한 ‘용궁석’을 따로 마련했다. 김형철과 남해웅이 자라, 나윤영과 서정금이 토끼 역을 맡았다. 평일 오후 7시30분, 수·토요일은 오후 3시와 7시30분, 일요일은 오후 3시.2만∼5만원.(02)2280-4294.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새싹 예술혼 키우기’ 아이디어 봇물

    ‘새싹 예술혼 키우기’ 아이디어 봇물

    “처음부터 욕심내지 말자. 반드시 원하는 어린이를 중심으로 시작하되, 무관심하던 다른 어린이들이 점차 눈길을 돌릴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배우는 것으로 끝나면 흥미를 느끼기 어렵다. 공연 등 발표기회를 자주 주어 성취감을 높이고 지역 행사에도 참여시켜 지역 사회에 필요한 존재라는 자부심을 갖게 해야 한다.” 초등학교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문화예술 교육의 새로운 실험이 시작됐다. 문화관광체육부가 전국 10곳의 초등학교를 선정하여 4년동안 해마다 1억원씩 집중 지원하는 ‘예술꽃 씨앗학교’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오는 2학기 본격 추진에 앞서 지난 14일 자문회의와 18∼19일 워크숍에 참여한 문화예술 전문가와 교육 관계자들은 어느 때보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내면서도 “이제 지원이 부족해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변명은 할 수 없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그만큼 부담도 크다는 것이다. ●지역 주민 함께하는 맞춤형 커리큘럼 고심 학교별로 구성된 전담 컨설팅팀은 7∼8월 두 달동안 지역 사회의 전통과 특색을 바탕으로 전교생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맞춤형 커리큘럼을 만드는 한편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지역 사회 문화센터로 기능하게 하는 방안이 무엇인지 고심하고 있다. 그동안 학교 현장에서 이루어지던 예술교육과는 틀을 달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자문위원인 영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연출한 박종원(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감독은 “영화 교육이란 영화를 잘 만드는 사람을 양성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가 의사표현을 위한 하나의 도구라는 점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라면서 “재미만을 위한 영상 제작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어내는 방법을 깨달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만석 경북도립국악단 상임지휘자는 “국악을 가르치려는 교사들은 80%가 사물놀이나 난타를 원하지만 아이들은 이제 식상해 한다.”면서 “국악에 연극적 요소를 가미한 창극이나 비보이가 참여하는 퓨전국악, 궁중의상으로 격식을 갖춘 궁중악 등 국악을 흥미롭고 친숙하게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새로운 시각’을 요구했다. ●한국판 ‘엘시스테마´ 가능할지 주목 ‘예술꽃 씨앗학교’가 베네수엘라의 ‘엘시스테마’처럼 의미있는 사회운동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엘시스테마’는 불우청소년들에게 관현악을 가르쳐 마약과 범죄를 줄이고 세계적인 음악가를 다수 배출해 내고 있는 방과후 활동이다. 다만 오케스트라에 국한된 ‘엘시스테마´와 달리 ‘예술꽃 씨앗학교´는 학교 여건에 따라 서양 관현악, 국악 관현악, 영화를 선택하거나 음악, 미술, 미술, 무용 가운데 몇가지를 동시에 교육 과정에 넣을 수도 있다.‘씨앗학교’로 선정된 ▲남해 삼동(음악, 미술, 발레, 뮤지컬) ▲울산 반천(서양 관현악) ▲광주 지산(국악 관현악) ▲여수 북(〃) ▲속초 대포(〃) ▲순천 승주(서양 및 국악 관현악) ▲포항 송라(〃) ▲경북 봉화(영화) ▲제주 남원(〃) ▲부산 금성(통합) 초등학교는 대부분 문화인프라가 부족한 도시 주변이나 농어촌 지역에 있다. 다문화가정 자녀가 갈수록 늘고 부모 한쪽이나, 할머니·할아버지와 사는 어린이도 적지 않다. ●남해 삼동 등 10개 초등학교 선정 한편으로 ‘예술꽃 씨앗학교’ 프로젝트는 5756개에 이르는 전국의 초등학교 모두를 이번에 뽑힌 학교와 똑같이 획기적으로 지원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 과제로 남는다. 안선국 문화부 문화예술교육과장은 “이 프로젝트는 우수 모델을 키워냄으로써 자발적인 참여를 확산시켜 나간다는 것이 목표”라면서 “지방자치단체나 기업, 학교후원회가 추가 지정을 원하는 학교가 있다면 우리는 컨설팅과 전문강사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필요하면 예산을 절반씩 부담하는 매칭펀드 방식 등으로 공동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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