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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제시대 벼농사터 발굴/부여 궁남지/목제농기구·복숭아씨도 나와

    【부여=서동철기자】 충남 부여에서 김동용봉봉래산향로에 이어 29일 삼국시대 최초의 벼농사 농경유적과 함께 새모양의 목제 조각품등 1백여점의 유물이 발굴되어 사비성시대 백제문화상이 계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 유물은 국립부여박물관(관장 신광섭)이 부여군 부여읍 동남리 84일대 궁남지(사적135호)제3차 발굴조사대상지역에 포함된 백제 농경유적인 논(수전)유구에서 발굴됐다.출토유물은 새모양 조각품,가공목제품,발목,목선 조각,바가지등 60여점의 목제품을 비롯,삼토기,녹유기조각등 20여점과 무문벽돌,평기와등 기와류 10점으로 되어 있다.이밖에 복숭아씨,추자씨,밤껍질,씨앗등 당시 식생물연구자료가 될 수 있는 자연유물 10여점도 함께 출토됐다. 목제유물의 경우 단단한 나무를 소재로 사용했으며,특히 새모양의 목조각품은 사실성을 묘사한 솜씨가 뛰어난 예술품으로 평가됐다.그리고 나머지 목제품은 농기구나 궁남지 연못에 띄웠던 소형 목선의 부품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물들이 출토된 논유구는 지표로부터 50∼1백50㎝ 아래에서 발굴되었는데 논 생김새는 15∼30㎠ 넓이의 장방형 또는 부정형을 이루었다. 이와 더불어 너비 1백∼2백30㎝,길이 30∼1백20㎝의 수로가 발견되는 한편 수조둑 보호를 위한 방천시설로 판목과 자갈,나뭇가지 등을 확인했다.
  • 시급한 한·중 문화교류/서동철 문화부기자(오늘의 눈)

    중국이 최근 발해유적 발굴사상 최대 규모인 2백92기의 고분을 발굴했다고 외신은 전한다.장소는 흑용강성 녕안시 발해진 남쪽 모래언덕이라고 한다.발해가 오랜세월을 두고 도읍했던 상경성이 있는 바로 그 자리이다.당의 장안성과 흡사했다는 상경성은 당시 아시아에서 두번째 가는 큰 도성이었다. 그 광대무변한 발해의 도성 가까이에 많은 무덤이 있고 많은 유물이 매장되어 있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그러니 외신보도에 새삼 놀랄 일도 아니다.문제는 외신이 전한대로 이 고분들의 묘제와 「극히 보기 드물고 연대구분이 가능해 학술적 가치가 높은」유물들을 중국측이 어떻게 해석할 것이냐는 점이다.그들은 지금까지 발해를 자국의 역사에 편입시켜 왔기 때문이다.중국측은 발해 정효공주묘의 안내문에 적은대로 「발해는 속말말갈사람들이 AD698∼926년에 우리나라(중국)동북과 지금의 연해주 지역에 세웠던 지방정권」이라는 것이 공식 입장이다.안내판 바로 밑에 있는 묘비가 발해왕을 「황상」이라하여 당의 황제와 대등한 위치임을 증명하고 있음에도 그렇다. 주지하다시피 영주(지금의 조양)에서 요하를 건너 지금의 돈화까지 2천리를 달려와 발해를 건국한 주축세력은 대조영을 중심으로 한 고구려 유민이었다.역사는 분명히 그렇게 기록하고 있으며,고분이나 성곽등에서도 고구려의 전통이 확연히 드러난다.또 오늘날 중국 동북지방인 만주는 역사적으로 이른바 중원과는 구분된다는 것이 정설이다.따라서 발해사는 중국사의 일부일 수가 없다는 것이다.그럼에도 중국은 이런 역사적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 역사는 있는 사실을 그대로 보는 실사구시의 학문이다.그럼에도 그동안 한·일교섭사 못지않게 한·중관계사도 서로간의 이견이 적지않았다.자민족 중심주의에도 원인이 있겠지만 왕래가 없었던 탓도 클 것이다.이제 발해사의 올바른 평가를 위해 두나라의 학술교류가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그것은 국가차원의 외교적 노력이 뒷받침 될때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 한반도남부/BC4세기에 국가형성/경남대조사단,창원지석묘발굴결과확인

    ◎비파형동검 등 유물 223점 출토/“청동기시대에도 막강 지배체제 존재” 【창원=서동철기자】 한반도 남부에 국가형성의 초기단계에 해당하는 지배체계가 현재 알려진 것보다 6세기 이상 앞서 존재했다는 사실이 5일 밝혀졌다.이는 경남대 박물관(관장 유장근)팀이 경남 창원군 동면 덕천리 168 일대 지석묘군에 대한 발굴조사결과 드러난 것이다.국가형성시기 왕의 무덤과 비견할만한 기원전 4세기 청동기시대 수장급의 무덤을 포함한 이들 27기의 유구에서는 비파형동검 1점을 비롯,단도 마연토기 8점,무문토기 5점,돌칼 3점,돌화살촉 35점,관옥 1백79점,목제품 2점등 모두 2백23점의 유물이 수습됐다. 지석묘가운데 1호분은 공동묘역안에 장방형으로 석축을 쌓아 물길을 돌린 5백평이상의 독립된 묘역으로 현재 확인된 석축의 규모는 남북 56m,동서 17.5m에 이르고 있다.주구와 석축으로 구획된 묘역을 가진 지석묘의 존재가 완벽히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이 무덤을 통해 청동기시대 당시 생활공간과 분묘공간이 분리되었다는 사실과 매장과 관련된의례행위등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이번에 확인된 유구는 ▲매장시설과 상석을 갖춘 지석묘(3기) ▲매장시설만 있는 석곽묘(12기) ▲돌뚜껑이 있는 토곽묘(5기)등이 주류를 이루고있다.이 가운데 수장의 무덤으로 보이는 1호분은 8m.6m의 묘곽을 3단으로 파서 4.5m 아래에 석곽을 쌓고 석곽위에 5개의 개석을 얹은뒤 30∼50㎝의 돌 80여개를 올렸다.그 위에 다시 12개의 개석을 2겹으로 덮고 묘광내부에 흙을 채웠는데 목질이 출토되어 나무널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했다.특히 출입로로 추정되는 서북단 모서리에서는 수십개체분의 무문토기조각과 토기에 구멍을 뚫어 폐기한 흔적이 발견되어 매장과 관련된 의식이 행해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조사단은 『이번 발굴을 통해 기원전 4세기경 한반도 남부지방의 청동기사회에도 막강한 세력이 존재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히면서 『지금까지 한반도남부에서 계급적 신분의 세력집단의 존재는 서기 2∼3세기로 추정되는 김해 대성동 고분이 가장 오래된 예였다』고 지적했다.한편 고대사학계 일부에서는 『비파형동검의 존재로 미루어 기원전 4세기 경에는 고조선의 영역이 이미 한반도 남부에까지 확대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제시함으로써 이 유적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 공연문화 관람문화/서동철 문화부기자(오늘의 눈)

    서울오페라극장의 개관을 기념해 15일 저녁에 있었던 오페라「시집가는 날」의 첫 공연은 거창한 외형에 비해 의식은 뒤쳐진 우리의 처지를 그대로 드러낸 한 판이었다. 이날 공연은 객석수를 훨씬 넘는 관람객이 빚은 한바탕 소동으로 시작됐다.예술의 전당측은 애초부터 2천3백46개 객석보다 훨씬 많은 초대권을 보내는 무리수를 두었다.객석수와 일치하는 초대권을 낼 경우 여기저기 빈자리가 생기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해 축제분위기에 흠집이 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예술의전당이 초대권을 남발한 이유 가운데는 또 다른 요인이 작용했다는 이야기도 있다.같은 시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테너 호세 카레라스의 독창회에 행여 관객을 빼앗길까 초조해진 나머지 초대권을 남발했는지도 모른다는 것이다.그렇다면 개관 첫 날 준비한 레퍼터리에 그 만큼 자신이 없었다는 결론이 나올 수도 있다. 관객에게도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주최측은 당초 초대권을 보내며 참석여부를 미리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그럼에도 이에 응한 사람은 고작 4백여명이었다는것이다.이에따라 공연 시작전부터 좌석을 얻지 못한 초대권 소지자와 주최측 사이에 실랑이가 오갔다. 그러나 정작 큰 소동이 벌어진 것은 공연 시작시간인 하오 7시를 넘어 도착한 사람들로 해서였다.이들은 격렬한 항의와 공연중인 극장문을 밀고 당기는 막무가내로 7시30분쯤에는 극장안으로 진입할수 있었고,결국 3백여명이 서서 관람하는 가운데 장내 분위기는 어수선해질수 밖에 없었다.이렇게 되자 같은 초대권으로 들어간 문화부 공무원 등 「예술의전당 입장을 알만한 사람들」은 1막이 끝난뒤 이들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이러한 해프닝이 지나가고 3시간여의 공연이 끝날때 쯤의 객석은 군데군데 이가 빠졌다.기대에 못미치는 공연이었다고는 해도 출연자들 보기가 민망할 정도가 됐다.객석도 무대도 개운치 못했다. 그렇다고 이날 있었던 일로 해서 우리의 공연문화를 비관할 필요는 없다.사실 이날 극장을 찾은 사람의 상당수는 오페라를 보기위해 왔다기 보다는 극장 시설을 구경왔다고 해야 옳을 것이기 때문이다.계획은 거창하면서도 운영의 묘를 못살리는 예술의 전당이나 권리만 있고 의무는 없는 관객 모두가 생각해 볼 문제다.서울오페라극장이라는 「하드웨어」에 걸맞는 수준의 「소프트웨어」가 되기 위해서는 서로의 노력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였다.
  • 대도시서 주말대회전/대선유세/통일·서민보호 등 공약제시

    민자·민주·국민등 각당과 무소속후보들은 5일 인천 대전 부산등 각지역의 거점도시에서 일제히 대규모 유세를 열고 세번째 주말대결을 벌였다. 【인천=김경홍기자】민자당의 김영삼후보는 인천·강화유세에서 『북한이 대남적화통일노선을 버리지 않고 이중성을 보이는한 진정한 남북관계의 진전은 기대할수 없다』고 지적하고 『우리 내부에 북한에 동조하는 세력을 단호하게 경계해야 한다』고 간첩단사건과 민주당­전국연합간 연대를 간접 비난했다. 김후보는 『그러나 이산가족의 소원인 남북교환방문과 통신교류,판문점에서의 가족만남등은 하루속히 이루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대전=유민·박홍기기자】 민주당의 김대중후보는 조치원을 거쳐 대전역광장에서의 대집회에 참석,『집권하면 공무원의 정당가입을 허용할 것이며 공무원에게 제한된 정당활동을 허용하면 명실상부한 정치적 중립을 확립할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후보는 또 『지방자치단체나 토개공의 토지매각 이윤을 최소화해 아파트용지가격을 절감하는등의 방법으로 서민아파트 가격을 반값으로 내리겠다』며 『그러나 채권입찰제는 폐지하지 않을 것이며 중대형 아파트 가격도 시장기능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부산=문호영·서동철기자】 국민당의 정주영후보는 부산을 비롯하여 충무 진해 마산 김해와 서울 관악에서 잇따라 유세를 갖고 『국민당지지가 수직상승하자 민자당은 권력내부에 있는 사람들에게 자리보장을 약속하면서 관권선거를 획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후보는 『우리당은 민자당의 날조처럼 금권선거를 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은 오히려 우리당을 더욱 지지할 것』이라면서 『곧 모든 것이 사실대로 밝혀지면 민자당은 참패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김민수기자】 새한국당의 이종찬후보는 제천 충주 청주 등 충북지역에 대한 연이틀째 공략에 나서 농산물개방과 관련,『농산물 개방시에는 상당기간 관세를 충분히 부과,농민이 대비할 수 있도록 하고 관련 농어민단체가 있는 경우에는 수입권을 맡기겠다』고 말했다. 신정당의 박찬종후보는 자신의 고향인 부산에서 첫유세를 통해 『양김씨는6월항쟁이전까지는 민주지도자였으나 이제 시대가 바뀐만큼 망국적 지역감정을 가진 후보는 낙선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 고급 음악과 즐기는 음악 사이/서동철 문화부 기자(객석에서)

    고전음악은 많은 사람들에게 생활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여지기보다 아직은 거리감있는 「고급문화」일 뿐이다.이 고급스런 음악과 실제로 즐거움을 주는 음악의 괴리를 극복하기 위해 나타난 것이 바로 팝스콘서트라는 형태의 연주방식이 아닌가 한다. 요즘 말로는 노동가란 것이 있고,옛날에는 노동요라는 가락이 있었다.한때는 지배층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고안해낸 것으로 여겼지만 지금은 그 의미가 완전히 달라져 있다.어쨌든 이것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즐거움을 주는 음악이라기보다 어떤 목적을 가진 음악으로 이해되기 십상이다. 그런 상황에서 지난 16일 저녁 부천시립합창단과 부천시립교향악단이 부천시민회관에서 「노동문화제경축음악회」를 가졌다.바로 이 특별한 용도의 음악과 즐기는 음악 사이에 이른바 순수음악인들이 섰다.뜻있는 노력으로 기록될만한 일이었다. 이 음악회에서는 먼저 「민중가요」라는 제목으로 「상록수」와 「아침이슬」의 접속곡과 「솔아솔아 푸르른솔아」「사계」가 연주됐다.또 소프라노와 베이스솔로가 포함된 몇개의 한국가곡에 이어 합창단이 외국가요인 「예스터데이 원스 모어」와 가요 「열애」등을 불렀다.그리고 나서 우리 민요 「뱃노래」로 끝을 맺었다. 한국노총부천지역지부가 주최한 이 음악회에 부천시청 노동과의 주선으로 시립합창단과 교향악단이 참여키로 당초 계획이 짜였다.그때만 해도 양측 모두가 선뜻 내키는 심정이 아니었다고 했다.일반적인 팝스콘서트의 형태를 택하기는 했지만 노총측에서는 「잘난척 하는 음악가들의 그렇고 그런 음악회가 될 것」으로 치부했다.악단은 악단측대로 무엇을 할 수 있을것인가에 대해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몇번의 논의가 오간끝에 『그럼 우리들이 부르는 노래를 당신들의 방식대로 연주하자』는 결론에 도달했다.이어 두툼한 노동가집이 전달됐고 그 가운데서 4곡이 선정됐다. 음악회는 성공을 거두었다.그러나 극장안을 가득 메운 청중이 끝없는 환호를 보낸다는 일반적 의미의 성공은 아니었다.당신들이 부르는 노래를 우리가 이해하게 됐고 또 당신들이 연주하는 것을 우리가 이해하게 됐다는 의미의 성공이었다.사람에 따라서는 이 음악회에 대한 평가가 다를 수도 있다.상당수 노동가가 고급음악에 비해 손색없는 음악성을 지닌 것을 확인했다거나 전문음악인들이 포용하는 음악의 폭이 넓어졌다거나 하는 따위가 그것이다.또 관청이 후원하는 음악회에 시립단체가 출연해 이른바 「민중가요」를 스스럼없이 부를만큼 최근 우리 사회가 크게 변했다는데 촛점을 맞출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음악회가 주는 진짜 의미는 음악인 자신들에게 사회의 변화와 관계없는 맹목적인 예술지상주의보다 사회변화의 한복판에 선 음악활동이 주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깨닫게 하는 것이었다.
  • 긴축재정의 첫 희생양 서울시향/서동철기자(객석에서)

    문화예술부문은 예산삭감대상의 0순위인가.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외국인지휘자 영입백지화 방침이 발표된 뒤 문화예술인들 사이에 이같은 자조의 분위기가 퍼져가고 있다. 지난 90년 12월 당시 서울시장은 20년 동안이나 서울시향을 이끌어온 정재동씨가 상임지휘자직을 떠나자 외국인 상임지휘자를 영입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서울시향이 소속된 세종문화회관측은 지난해 한햇동안 초빙된 8명의 외국인 지휘자를 대상으로 단원들의 점수를 매기도록 했고 그 결과는 이탈리아의 말도 체카토를 선두로 불가리아의 에밀 타바코프,헝가리의 미클호스 에르데이의 순이었다. 서울시향의 「상임지휘자 선임을 위한 자문위원회」는 이 결과에 따라 세 지휘자의 조건을 면밀히 검토한 끝에 에르데이를 적임자로 결정,지난달 7일 서울시장에 재가를 요청했던 것.당시 자문위원회가 세 후보 가운데 최하위였던 에르데이를 선택한 것은 그의 국내 체류기간이 다른 지휘자에 비해 길면서도 개런티등 요구조건은 오히려 까다롭지 않은등 서울시의 넉넉지 않은 예산사정을 충분히 고려했기 때문이었다. 서울시는 그러나 이렇듯 서울시향이 2년 가까운 어려움끝에 내린 상임지휘자선정안을 한 순간에 휴지조각으로 만들어버렸다. 거부의 이유는 에르데이가 1년에 6개월밖에 국내에 체류하지 않아 연간 공연계획을 수립하고 협연자 및 레퍼터리를 선정하는 일이며 단원의 음악적 기량을 평가해야 하는등 음악감독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또 그가 제시한 아파트와 파출부,차량과 운전기사,개인비서,1년에 6번 헝가리에 다녀올 수 있는 부부동반항공권 등의 요구조건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에르데이를 상임지휘자로 쓰면 1년에 2억3천만원이 드는데 반해 연봉 3천만원짜리 국내 지휘자를 선임하고 해외객원지휘자로 충당하면 이들의 3분의 1이면 된다는 주장을 폈다.결국은 돈때문이라는 것이다. 당초 서울시향의 상임지휘자 영입계획은 이미 수준급에 오른 단원개개인의 기량을 능력있는 지휘자의 통솔아래 국제수준의 앙상블로 키워보자는 의도였고 그 정도 능력의 외국인 지휘자를 데려오기 위해서는지난 90년의 검토단계에서부터 「에르데이 수준」이상의 대우가 필요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서울시가 서울시향의 상임지휘자 선정안을 거부한 지난 5일은 초긴축이라는 내년도 정부예산안을 놓고 경제기획원과 각 부처가 힘겨운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을 때였다.서울시는 결국 이 과정에서 「서울시향의 미래」를 가장 먼저 포기한 셈이다.
  • 「임나일본부설」 뒤엎은 가야전/도쿄 서동철기자(객석에서)

    『또 임나일본부입니까』 지난달 29일부터 「가야문화전」이 열리고 있는 도쿄국립박물관의 한일 두 나라 박물관 관계자들은 가야와 임나일본부설의 관계를 묻는 한국인 관람객의 질문에 답변을 하느라 몸살을 앓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 전시회가 오로지 가야가 일본보다 앞선 유물을 그들에게 소개함으로써 임나일본부설이 당치도 않다는 것만을 보여주려 마련된 것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그러나 일본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일본에서도 가장 권위있는 국립도쿄박물관의 전시내용이나 도록은 곧 교과서만큼의 무게를 갖는다고 한다. 도쿄박물관에서 만든 「가야문화전」도록에는 도쿄대 다케오 유키오교수의 「문헌으로 본 가야」라는 글이 실려있다. 다케오교수는 이 글의 제5장 「임나일본부로의 허실」에서 분명히 임나일본부의 존재를 부인하고 있다.「일본」이란 이름이 가야가 망하고도 1백년 이상이나 뒤에 처음 나타나는데 임나일본부가 그 이전에 있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처럼 임나일본부설이 교과서에서도 사라진 것이나 마찬가지인상황에서 가야와의 관계를 묻는 것 자체가 어리석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유념해야 할 것은 우리측에서 「매우 양심적인」학자로 대접받고 있는 다케오교수도 임나일본부설만을 부인했지 일본의 가야지역 지배가능성 자체를 부인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임나일본부라는 명칭은 아니었지만 그에 해당하는 지배체계가 확립되어 있지 않았겠느냐는 식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모두 4백37점의 국내 출토품이 출품됐고 비교를 위해 40여점의 일본 유물도 함께 전시되고 있다.대부분 연대가 우리것이 일본보다 앞서고 있으나 개중에는 파형동기처럼 우리것은 4세기이나 일본것은 1∼2세기,그것도 주형이 전시된 것에 개운치 않음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부류의 일본인이라도 첫번째 전시실을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기원전 1세기의 대형 철제 창날들에서부터 마지막 전시실을 가득 메운 5∼6세기의 철제마구와 갑옷·투구까지 모두 돌아보면 그들의 선조가 그들보다 청동기와 철기문화가 크게 발달한 가야를 지배했으리라는 망상은 쉽게 가질 수 없을것이 분명하다.이것이 이번 전시회의 가장 큰 의의인 것 같다.
  • 올림픽문화축전 취재/본사 서동철기자 출국

    서울신문 문화부 서동철기자(사진)가 바르셀로나올림픽 문화예술축전과 유럽순회공연에 나선 한국의 문화사절단을 취재하기 위해 13일 하오 대한항공편으로 출국했다. 서기자는 13일동안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머물며 바르셀로나올림픽에 앞서 열리는 다양한 문화예술행사를 취재,현지의 생생한 분위기를 전해줄 예정이다.
  • 내국인연출 아쉬운 국내오페라/서동철기자(객석에서)

    언제부터인가 국내 오페라공연에서는 「가수는 내국인,스태프는 외국인」이라는 등식이 굳어져버린 듯하다. 28일부터 시작된 한국로얄오페라단의 창단공연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도 예외는 아니다. 김영미 박경신 박정원 박세원 임정근 고성원 등 한국을 대표할 만한 국제수준급의 젊은 가수가 대거 출연해 화제가 되고있는 이 공연은 연출은 이탈리아인,지휘는 이탈리아출신의 브라질인이 맡았다. 국립오페라단이 30일부터 무대에 올리는 「라 파보리타」도 연출과 무대디자인,의상을 프랑스인들이 맡았고 지난 19일 막을 내린 국제오페라단의 「나비부인」에서도 연출과 무대디자인을 일본인들이 맡았다. 외국인 스태프가 국내무대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국내 성악가들이 어느 정도 국제수준에 접근하기 시작한 단계에서부터였고 과거나 지금이나 전문 오페라 스태프가 빈곤하기는 마찬가지이다.그러나 과거에는 출연진의 수준 또한 높지않아 그럭저럭 비전문스태프에 의한 작업이 가능했던 셈이지만 이제는 달라진 것이다. 각 오페라단이 외국인 스태프를 쓰는 것은 이제 거의 불가피하기까지 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음악계의 왜곡된 구조때문이다.연주자는 지나칠 정도로 양산되고 있지만 연주를 지원하는 사람들은 키워지지 못했다.다른 예지만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지난 89년이후 지금까지 연평균 임금인상률이 5%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한다.임금인상안을 관철시키려 해도 시향의 관리자인 세종문화회관측이 『연습때만 되면 주차장이 시향단원의 고급승용차로만 메워지는데 무슨 소리냐.당신들이 우리처럼 월급만으로 먹고 사느냐』는 말에 물러서곤 했다는 후문이다.또 임금의 대폭인상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단원들의 불만은 그리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때문에 속된 말로 「죽어나는」것은 시향의 기획실 직원과 악보계 등 스태프들이다.일 은 공무원처럼 하고 월급은 시향단원들처럼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한국음악계는 스태프에 대한 투자를 시작해야 할 때인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5월14일부터 두편의 오페라를 공연하는 김자경오페라단이 내국인만으로 스태프를구성했다고 한다. 스태프를 기르는 데는 돈을 들이는 방법도 있지만 오히려 돈을 적게 들이면서도 무엇보다 소중한 경험을 쌓게 해주는 방법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반가운 소식이다.
  • 인신공격 난무의 파장/서귀포=서동철기자(선거현장)

    ◎해명기회 얻으려 순번뽑기 신경전 이번 총선의 합동연설회 과정에서 나타난 특징가운데 하나는 연설순서에 따라 후보자의 희비가 크게 교차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최남단선거구인 제주도의 서귀포시·남제주군선거구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21일 하오 서귀포시 중앙여중운동장에서는 이선거구의 마지막 유세가 있었다. 1주일 내내 내리던 비가 오랜만에 멎고 햇볕이 쪼이는 가운데 1만여명의 청중이 운동장을 가득메웠다. 이날 연설순서추첨에 나선 후보자보좌관들에게는 『마지막 순번을 뽑아야 한다』는 과제가 주어져 있었다. 추첨 결과 순번은 기호순대로 민자당의 강보성후보가 첫번째,민주당의 강승훈후보가 두번째,무소속 변정일후보가 마지막이었다. 변후보의 보좌관은 추첨이 끝나자마자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후보자석으로 달려가 손가락 세개를 펴들었고 강후보의 보좌관은 큰 죄를 지은듯 힘없이 「비보」를 전했다. 한후보의 보좌관은 『볼성사나운줄은 잘 알지만 마지막 유세에서는 어쩔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 보좌관에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이미 지역구에 할당된 4번의 합동연설회가운데 첫번째인 지난 15일의 표선유세때만 해도 세후보는 정책제시와 공약에 역점을 두었다고 한다.그러나 두번째 합동연설회가 열린 중문에서 부터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세후보 모두가 서로 인신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3차연설회인 대정에서는 선거유세라기보다는 중문에서 행해진 상대후보의 비방에 대한 해명에 급급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런 상황이니 마지막 유세에서 2번도 아니고 1번을 뽑는 경우에는 상대후보가 나중 연설에서 인신공격을 해도 그 후보에게는 적절한 변명의 기회가 없어 비방내용이 그대로 사실이 되고 말 위기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이날 유세에서도 대부분의 시간은 상대방 비방에 쓰였음은 말할 것도 없다. 문제는 청중들의 반응이었다.청중들은 후보들의 비방발언에 대해서는 열성지지자 몇몇을 빼고는 대부분 침묵을 지켰고 진실성있어 보이는 약속에 대해서만 박수를 보냈다.「침묵」하는 그순간 청중들의 표정은 오히려 비웃음에 가까웠다. 결국 후보자들은 유권자 5만4천명의 서귀포시민가운데 1만명이 유세장에 모여 모든 후보자의 연설을 끝까지 경청하고 연설내용에 대해 올바른 반응을 보이는 자기 선거구민의 높아진 의식을 마지막 유세 순간에도 감잡지 못하고 있었다.
  • 금속공예품 전시 「일본의 속셈」/서동철기자(객석에서)

    국립중앙박물관 4층 일본실에는 지난 27일부터 8세기에서 19세기에 이르는 일본의 금속공예품 1백59점이 전시되고 있다. 국립박물관에 따르면 이 금속공예품들은 도쿄국립박물관의 소장품 가운데서도 가리고 가려 뽑은 것으로 이 가운데는 일본의 국가지정문화재도 6점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국립박물관은 또 일본이 이처럼 수준높은 작품들을 대량으로 장기대여한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뿌듯해 했다. 전시장을 둘러본 관람객들의 반응은 거의가 일치한다. 그것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략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전시회만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은 두가지이다.하나는 일본의 금속공예가 한국과 거의 관련이 없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일본의 금속공예가 대단히 뛰어나다는 것이다. 일본실에 들어서면 먼저 13세기에 만들어진 수정으로 된 탑모양의 사리탑에서 벌써 교과서에 실려 있는 「일본의 불교는 한반도에서 전래된 것」이라는 사실을 의심하게 한다. 이어지는 금동제 걸개장식은 정교하고 화려하지만 우리에게는생소하다.밀교법구와 공양구에서는 그 연원이 한반도가 아닌 인도나 중국임을 확연히 느끼게 한다.경쇠와 운판,석장,여의도 우리의 불교와 크게 관계가 없다.12세기 경상에서 13세기 현불로 이어지는 불상의 형태도 일본만의 독특한 것이라고 한다. 일본실의 전시품은 2년마다 바뀐다.금속공예품 이전에는 고대에서 근대에 이르는 도자기가 전시되어 있었다.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한 일본의 문화재 관계자는 당시 전시실을 둘러보고는 『전시를 안하느니만도 못하다』고 했다고 한다.당시 도자기도 도쿄와 교토·나라 등 3곳의 국립박물관과 나라문화재연구소에서 「정선」된 것이었다. 그럼에도 그관계자는 우리에게는 「일본적인 것」으로 보이던 그 도자기들의 연원이 한국임을 밝힐 수 밖에 없는 것이 분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 결과는 이번 전시로 나타났다.전시를 앞두고 일본측에서는 지정문화재급의 대량 반출에 대한 반발도 상당했었다고 전해진다. 길고 긴 한일교섭사에서 일본이 한번도 아끼는 물건을 거저 준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전시회도 일본의 저의가 과연 무엇인지를 곰곰히 생각케 한다.
  • 「문화열차」 전국순회 “발차”/어제 문산서/1일까지 11개시 방문

    【대전=서동철기자】 문화부와 철도청이 주최해 오는 11월1일까지 4박5일동안 전국11개 도시를 순회하는 「91 우정의 문화열차」가 28일 상오 11시45분 경의선의 최북단역인 문산역을 출발,천안을 거쳐 하오 4시50분 대전에 도착했다. 이날 문화열차에는 문학분야에서 김홍신 박범신 유현종 조선작 오찬식 정득봉씨등 20명,미술분야에서 김기승 황주리씨등 15명,음악분야에서 정윤주 이상만씨등 10명,영화연극분야에서 남궁 원 허규 이태원씨등 13명이 탔다. 모두 8량으로 구성된 문화열차는 설치미술가 양주혜씨(36)에 의해 독특하게 디자인되어 눈길을 끌었다.이날 문화열차가 지난 문산역과 천안,대전역에서는 시민들이 역광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서울예술단과 국립국악원,안양시립합창단등의 공연등 축하행사가 잇따랐다.
  • 문화적 사대주의/서동철 문화부기자(오늘의 눈)

    지난 8월22일 김자경오페라단이 사단법인이 된 것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한 연회에는 전·현직 장관을 비롯,5백여명의 사회저명인사가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을 가득 메워 음악인들의 눈을 휘둥그렇게 만들었다. 음악인들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중요한 음악행사에 내노라하는 인사들이 얼굴을 내밀지 않으면 안될 만큼 우리 사회에서 음악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는 한 증거인 셈이다. 사실 요즘은 국내외 유명음악가들의 동정 몇가지를 신문에서 눈여겨 보아두지 않으면 웬만한 자리에서는 무식하다는 소리를 듣기 쉽다는 고백이 심심치않게 들려올 정도로 음악의 저변이 넓어졌다면 넓어졌다고 할 수도 있다. 이를 증명이나 하듯 오는 11월 내한하는 플라치도 도밍고의 독창회는 15만원짜리 입장권까지 거의 팔려 나간 상태라고 전해진다. 도밍고와 순회공연을 위한 전속지휘자,전속소프라노에게 주어질 외화는 38만달러라고 문화부에 신고됐고 이들의 국내 체재비까지 합치면 들어가는 돈은 훨씬 많아질 것이다. 이들을 초청한 공연기획자와 외국에서 갓돌아온 동업가수들은 그러나 이 액수가 결코 많지않다고 항변한다. 미국이나 유럽등 음악의 본고장에서도 도밍고를 초청하려면 그정도 돈은 든다는 것이다.나름대로 일리 있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도밍고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전혀 관계없는 프랑스의 여배우 소피 마르소가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한때 소피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우상이었다.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그녀가 우상으로 떠오르던 당시 우리나라에는 그녀가 출연한 영화가 단 한편도 소개되어 있지 않았다는 사실이다.그녀를 이 땅에서 우상이 되게한 것은 그녀의 영화를 본뒤 그녀를 우상화한 일본잡지였고 또 그 잡지를 베낀 우리의 잡지들이었다. 이제 도밍고의 독창회가 끝나면 다시 장안의 화제거리가 될 것이다. 김자경오페라단의 경우 연회는 성황을 이루었지만 공연자체는 화제거리가 되지는 않는다. 그 김자경오페라단이 29일부터 「메리위도우」를 공연할 예정이지만 표가 안팔려 울상이라고 한다. 자신의 얼굴을 내보이기 위해 연회에 참석했던 사람들 가운데 과연 몇명이나 공연장에나올 것인지 주목거리가 아닐 수 없다.
  • 여수영당풍어굿/영예의 대통령상/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폐막

    【여수=서동철기자】 제32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영예의 대통령상(종합최우수상·상금 5백만원)은 전라남도의 민속놀이 「여수영당풍어굿」이 차지했다. 또한 국무총리상(종합우수상·상금 3백만원)은 충청남도 민요 「금산 물페기농요」에 돌아갔고 부문별 우수상(문화부장관상·상금 1백만원)은 ▲농악부문에 광주의 「광산농악」 ▲민속놀이부문에 전라남도의 「영암도포제줄다리기」 ▲민요부문에 경상북도의 「구미발검들들노래」와 함경남도의 「북청돈돌날이」 ▲민속무용부문에 황해도의 「해주검무」에 각각 돌아갔다. ◇개인연기상(상금 1백만원)=권명화(대구 건들방우치성굿)박동욱(함안 칠북화천농악)정대복(평안도 다리굿) ◇공로상(상금 60만원)=서울 「남이장군당굿」,강원도 「횡성우밀어러리타령」,충북 「괴산농요」,전북 「정읍농악」,제주도 「망데기질드리는 소리」 ◇장려상(상금 40만원)=인천 「인천소금밭일놀이」,대전 「대전양반상례역귀몰이」,경기도 「안산둔배미놀이」 ◇입장상(〃50만원)=경기도 「안산둔배미놀이」
  • 전국민속경연 개막/여수서/21개팀 사흘간 겨뤄

    【여수=서동철기자】 「신명의 큰잔치」제32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의 개막식이 16일 상오 10시 전라남도 여수시 진남경기장에서 허만일 문화부차관과 정한숙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백형조 전남지사,박일출 여수시장을 비롯,대회참가자와 시민등 2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문화부가 주최하고 전라남도와 여수시가 공동으로 주관한 이번 대회는 경연종목에 21개팀 1천7백85명,시연종목에 6개팀 5백93명이 참가하는등 지난 58년 시작된뒤 가장 큰 규모로 18일까지 3일동안 치러진다.
  • 레슨 거부의 여운/서동철 문화부기자(오늘의 눈)

    언제부터인가 대학입시는 교육의 한 과정이라기 보다는 기차표를 사기 위한 역대합실에서의 줄서기가 되어버렸다.다만 새마을호·무궁화호·통일호·비둘기호로 창구가 구별되어 있을 뿐이다. 서울대음대 교수들이 지난 10일 『앞으로 중·고생에 대한 레슨을 하지 않겠다』고 한 결의를 바라보는 시각도 매표창구앞의 줄서기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를 감시하는 철도공안원의 그것에서 한치도 벗어남이 없어보였다. 이번 문제에는 「교육」이외에 「예술」이 하나 더 개입되어 있음에도 전혀 고려의 대상이되지 않은 것이다. 당사자들은 이번 결의로 그동안 자신들에게 집중된 국민의 의심에 찬 눈초리가 상당부분 거두어졌다고 믿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교육」과 「예술」을 떠나 천문학적인 액수가 건네지는 개인레슨을 하지 않겠다는 교수들의 결의에 공감을 표시하는 보통사람들도 『예술계 중·고교에의 출강도 하지않겠다』는 결정에는 의아함을 표시하고 있다. 서울대 교수들의 논리는 『그동안 중·고교에 출강한 교수들이 학교에서 할당된 시간이외에별도의 개인스튜디오에서의 레슨을 제자에게 요구했던데서 예능계 입시비리가 파생된 것이기 때문에 출강을 하지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학부모들은 『그렇다면 지금까지 교수들의 예술중·고교 출강은 개인레슨을 해 돈을 벌기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이었냐』면서 분개하고 있다.진정으로 이번 결의가 고뇌에 찬 선택이었다면 돈을 위한 개인레슨은 포기하되 우수한 후진을 양성하기 위한 예술학교로의 출강은 비록 쥐꼬리만한 강사료가 쥐어질망정 더욱 열심히 했어야 하지않느냐는 것이다. 그것이 「예술」에 대한 고려까지는 아니더라도 교육자로서 최소한의 자세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제 결의를 박차고 나오는 또다른 결의가 나와야 한다.그것은 「다수의 합의」를 의미하는 결의가 아닌 한사람만의 「양심선언」이어도 좋다.그것은 『나는 돈과 관계없이 가르치던 제자가 있으니 더이상 결의를 따르지 못하겠다』는 것이어야 한다. 수업료를 낼 수 없는 가난한 제자의 재능 하나만을 믿고 열과 성을 다해 가르쳐 훌륭한 음악가로 키워낸다는 미담이 왜 우리나라에서는 들리지 않는가 하는 것을 교수와 학부모·학생 모두가 깊이 반성해야 할 때다.
  • 노 대통령/“한반도평화의 새전기 확신”

    ◎고르비/“양국 관계발전에 장애 없다”/한·소 정상 오늘 상오 제주회담/고르비,어젯밤 9시40분 도착… 1박/만찬사서 “화해질서 구축” 의견일치 【제주=특별취재반】 마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19일 하오 전용기 편으로 제주국제공항에 도착,1박2일간의 역사적인 방한일정에 들어갔다. 소련 국가원수로서는 처음 한반도를 방문한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20일 상오 숙소이며 회담장인 제주 중문단지 신라호텔에서 노태우 대통령과 한소정상회담을 갖고 이날 하오 이한한다. 노 대통령은 이날 밤 신라호텔에서 열린 고르바초프 대통령 내외를 위한 환영만찬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용기있게 추진하고 있는 개혁정책과 본인이 지향하고 있는 북방정책이 합쳐져서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이룰 수 있을 것임을 확신한다』고 말하고 『이번 한소정상회담이 한반도의 냉전을 불식하고 전쟁의 위험을 깨끗이 청산하여 평화와 안정과 통일을 가져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만찬답사를 통해 『소련과 대한민국의 관계가 전면적으로 원만하게 발전하는 데 객관적이거나 주관적인 장애물은 없다』고 전제,『우리는 최근 몇 개월간 조성된 정치적인 관계개선 못지않게 경제·문화 및 기타 모든 분야에 있어 실질적인 관계발전이 이루어질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또 『소련과 대한민국은 특히 무역분야에서 교역량이 2배로 늘어났으며 앞으로 더욱 급속하게 발전해나갈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양국은 합영기업 건설과 대규모 합작프로젝트 마련을 통한 경제적 협력관계발전 등 효과적인 협력모델을 조성하고 양국이 지닌 잠재력을 통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날 제주공항에서 간단한 환영행사를 갖고 숙소인 신라호텔에 도착,미리 와 대기하고 있던 노 대통령의 영접을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회담을 나누었다. 한소 양국 정상은 20일 역사적인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에서 ▲동북아 및 아태지역 정세검토 및 평가 ▲한소 양국의 쌍무관계발전 방안 등에 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한다. 이상옥 외무장관과 베스메르트니흐 소 외무장관,그리고이봉서 상공장관과 카투셰프 소 대외경제부 장관은 이날 정상회담이 열리는 동안 각각 양국 외무 및 상공장관회담을 갖고 양국간 실무적인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당초 19일 하오 제주에 도착,한소정상회담을 갖고 3∼4시간 체류한 뒤 이한할 예정이었으나 우리측의 요청에 따라 1박한 뒤 20일 상오 정상회담을 갖고 이날 하오 출발하기로 방한일정이 전격 조정됐다. 이수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양국 정상회담의 일정 조정내용을 이같이 밝히고 『노 대통령도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아름다운 제주에서 1박을 하며 여유를 갖고 정상회담을 한 뒤 떠나는 데 대해 흡족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기 대통령의전수석은 이와 관련,『지난 17일 소 선발대 의전팀장인 타쉐프의 전관에게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좀더 머무르도록 요청했다』고 밝히고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타쉐프의 전관의 요청을 받아들여 오늘 새벽 일정연장을 알려왔다』고 말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한소정상회담을 마치고 20일 하오 2시 제주를 출발,귀로에 오를예정이다. □특별취재반 △정치부=이경형 차장·한종태·박정현 기자 △사회부=서동철 기자 △제2사회부=김영주 기자 △국제부=이기동 기자 △사진부=김윤찬·김명환·박영군 기자
  • 한·소 정상,오늘 역사적 제주회담/북한 핵사찰·유엔가입 중점 논의

    ◎한반도 긴장완화 방안 협의/모두 세차례 회담/양국 쌍무관계 발전도 거론/노대통령 공항 출영,「차중 회담」 가능성 【제주=특별취재반】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의 제주 한소정상회담이 19일 하오 8시경 중문단지 신라호텔에서 개최된다. 현재 일본을 공식방문중인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을 위해 하오 7시께 전용기 편으로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며 노 대통령도 이날 하오 전용기 편으로 제주에 도착할 예정이다. 남북한을 통틀어 한반도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이뤄지는 한소정상회담에서 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동북아 및 아시아·태평양지역 정세를 검토한 뒤 ▲한반도의 긴장완화 및 평화정착 문제 ▲한소 양국의 쌍무관계 발전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반도의 긴장완화 및 평화정착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핵사찰 문제·남북한 유엔가입 문제가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제주도착 후 곧바로 단독회담에 이어 확대정상회담·공식환영만찬·2차 단독회담 순으로 이어질 이번 제주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한반도에서의 안정과 평화가 정착되지 않는 한 동북아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평화가 보장될 수 없다는 양국간 공동인식을 재확인하고 남북한 문제는 대화와 교류,개방과 협력을 통해 이룩해야 한다는 「모스크바선언」의 원칙에 따라 한소 양국이 긴밀히 협력한다는 입장에 의견을 같이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 정상은 북한의 핵안전협정 가입문제와 관련,북한이 국제적인 핵사찰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원료와 기술지원을 중단한다는 소련의 기본입장을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중국 등 관련국과도 협력을 해나간다는 데 의견을 같이할 것으로 관측된다. 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한국의 유엔가입 문제에 대해 유엔의 보편성 원칙에 따라 남북한이 함께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기본인식을 같이하면서도 북한이 끝내 유엔 동시가입을 거부할 경우 한국만의 가입도 불가피하다는 우리측 입장에 대한 지지를 보다 적극적으로 표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정상은 양국 쌍무관계 발전방향과 관련,기존의 경제협력 강화와 함께 시베리아·사할린의 자원 공동개발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회담에서 자신의 동북아 집단안보구상을 설명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남북한 관계개선·한중 수교 등 주변의 여건이 성숙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현실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일 상오 1시 출국 노태우 대통령은 19일 하오 제주공항에서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을 직접 영접한 뒤 노 대통령 전용 승용차에 탑승,20여 분 동안 회담장인 신라호텔에 도착하기까지 「차내 회담」을 가질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 『소련측이 오늘 고르바초프 대통령 전용 승용차가 아닌 우리측이 제공하는 승용차를 이용할 수도 있다고 알려왔으며 우리측은 이에 대해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제주 체류시간이 짧은 점을 고려,노 대통령의 공항영접,차내 회담을 타진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소측이 먼저 노 대통령 전용 승용차 이용가능성을 비춰온만큼 노 대통령의 공항영접은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대신 노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이한할 때는 호텔에서 전송하게 될 것』이라며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하오 7시50분쯤 도착,5시간쯤 머물 계획이어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이한시간은 20일 상오 1시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정치부=이경형 차장·한종태·박정현 기자 △사회부=서동철 기자 △제2사회부=김영주 기자 △사진부=김윤찬·김명환·박영군 기자
  • 「인신매매」척결 앞장선 부정/서동철 사회부기자(현장)

    ◎다시는 우리딸같은 비극 없어야 『이제 딸애가 납치되기 전과같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만 남았습니다』 K씨(52)는 23일 조간신문에서 「부녀자 5백13명 인신매매」 「구인광고로 유인,사창가 넘겨」라는 제목의 큼지막한 기사를 몇번씩 되읽어본뒤 이렇게 말했다. K씨의 다섯째딸(18ㆍ여고 3년)은 지난 3월4일 레스토랑의 경리를 구한다는 신문광고를 보고 집을 나섰다가 레스토랑이 아닌 경기도 파주군 「용주골」의 사창가로 팔려 갔었다. K양의 이야기가 서울신문 4월19일자에 보도되는 등 사회문제화되자 「용주골」의 포주는 은근히 겁이 났던지 『납치된 것이 아니라 자진해서 갔다고 하라. 안그러면 너와 가족들이 다칠 것』이라는 협박과 함께 K양을 풀어줬다. K양은 이같은 협박이 두려워 경찰조사때도 『납치됐다』는 사실을 밝히지 못했다. 경찰 또한 『K양은 대학입시공부가 지겨워 자진해서 기지촌에 갔다』는 내용으로 사건을 마무리 지어 버렸다. 납치됐던 딸이 비록 몸을 망치고 『너를 아는 사람이 못알아 보고 손님에게 예쁘게 보이도록 해야 한다』는 이유로 포주가 강제로 시킨 엉터리 쌍꺼풀 수술로 염증이 생겨 두눈이 퉁퉁부은채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는 형편이긴 해도 집으로 돌아왔다는 하나만으로 안도하려던 K씨 가정은 다시 손가락질하는 주위의 눈총에 시달려야 했다. K씨의 딸의 장래를 위해서도 진상을 밝혀야겠다고 결심,검찰에 진정서를 냈다. K씨의 진정으로 검찰이 K양이 거쳐간 「용주골」,평택 등지의 사창가에 대해 수사를 시작하자 K씨 집에는 『죽이겠다』는 협박전화가 잇따랐다. 새벽1∼2시만 되면 누군가 누르고 달아나는 초인종소리에 온가족이 잠에서 깨어나 공포에 떨기도 했다. 할수 없이 전화번호를 바꾸고 따로 방을 얻어 K양을 피신시켰으며 5녀1남 가운데 막내딸과 아들을 뺀 나머지 딸들은 모두 기숙사나 친척집으로 보내야만 했다. 그러면서도 K씨는 검찰청사주변에서 살다시피하며 딸과 함께 용주골로 수사진을 안내하는 등 수사에 협조했다. 이들의 끈질긴 추적과 협조로 서울지검 서부지청은 22일 마침내 K양을 비롯,무려 5백13명을 납치,사창가에 팔아왔던 인신매매범 4명과 포주 6명을 구속했다. K양의 이름마저 바꿔야했던 K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 아이는 이미 죽었어,대신 다른 딸 하나를 얻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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