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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동철
    2025-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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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선 국회의원의 「욕심」/서동철 정치부 기자(오늘의 눈)

    박준병 의원이 결국 민자당을 버리고 자민련을 택했다.여당의 중진의원이었던 만큼 김종필 총재로서는 대어를 낚은 셈이다. 그럼에도 그가 입당식을 가진 14일 자민련 마포당사는 어딘지 어색함이 감돌았다.6·27 지방선거 이후 몇달 동안이나 「온다」「안온다」를 놓고 오락가락하던 뒤끝이라 극적효과를 기대하기에는 김이 빠질대로 빠졌다.게다가 끓어오르는 비판여론으로 오히려 그의 영입이 적지않게 부담스러운 눈치다. 박의원이나 자민련측도 민자당의 강력한 비난을 예상치 못했던 바는 아니었다.그러나 『집권당의 사무총장을 지낸 3선의 중진의원으로,특히 명예를 중시하는 4성장군 출신으로 오직 국회의원직에 연연해 명분을 버리고 목전의 실리만을 쫓는 모습에 연민의 정을 느낀다』는 손학규 대변인의 따가운 논평에 반론의 여지조차 찾아지지 않는듯 박의원은 자민련입당 기자회견에서 제대로 얼굴을 들지 못하는 분위기였다.『다시 한번 지역분할구도의 정치적 폐해와 이를 부추긴 정치지도자들의 반역사성을 통감한다』는 대목에서는 김종필 총재까지 도매금으로 비난의 포화를 맞게 된듯 했다. 박의원 본인은 당적 변경에 따르는 최소한의 통과의례조차 거추장스러운듯 했다.충청도의 자민련바람에 편승,계속 국회의원직을 유지해야 겠다는 결심을 굳히고 호적을 바꾸는 마당이니 복잡한 설명이 필요없는 분위기였다. 그는 입당식에 이은 기자회견에서 준비한 입당회견문만 낭독한 뒤 5·18당시 광주에 파견됐던 사단장으로서의 입장,민자당을 탈당한 이유등 자신으로서는 까다로운 질문들이 쏟아지자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이날 박의원이 회견문에서 밝힌 자민련 입당 이유는 『지난 30년 동안 나라를 바로 세우고 이끌어온 중추세력일뿐 아니라 성장과 안정을 이룩한 진정한 범보수세력으로 내각제를 추진해 입당을 결심하게 됐다』는 것.그러나 「사무총장까지 지낸 분이 당을 박차고 나온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 아니냐」는 기자들의 지적에는 『떠난 마당에 민자당에 대해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다』고만 밝혔다. 그가 직면하게 된 또 하나의 아픈 비판은 대표적 게리멘더링으로 지적되고 있는 옥천과 보은·영동으로 나뉜 선거구 문제.지난 7월 나돌던 그의 탈당설을 잠재우느라 고향 옥천을 독립선거구로 해달라는 그의 요구가 수용된 결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구를 조정하고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당적까지 바꾼 박의원을 다음 총선에서 지역구민들이 어떻게 평가할 지가 정가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 대안 제시 돋보인 문체위 국감/서동철 정치부 기자(국감현장)

    빗물이 새는 책임을 먼저 따질 것인가.빗물을 막기 위한 보수공사에 먼저 나설 것인가. 4일 국회 문화체육공보위원회(위원장 신경식)의 독립기념관에 대한 국정감사는 무조건적인 질책보다는 불합리한 문제의 개선이 국정감사를 하는 이유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자리였다. 이날 의원들은 「빗물이 새는 민족의 성전」이라는 호재를 만났음에도 책임소재를 가리는데 시간을 보내기 보다는 완벽한 보수를 촉구하는데 뜻을 모았다. 김진영 의원(자민련)은 『공사를 잘했느냐,못했느냐를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 문제를 더 이상 지엽적으로 끌고 나가서는 안된다는 것을 지적하려고 한다』고 분위기를 잡아갔다. 채영석 의원(국민회의)도 『여기있는 의원들은 비가 오면 자기집 걱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독립기념관이 또 새지나 않는지를 걱정하고 있다』면서 『보수에 필요한 32억원의 국가예산으로 부족하다면 국민적 모금운동을 다시 벌이는 것은 어떠냐』고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박종웅 의원(민자)은 『설계회사와 시공회사가 서로 비가 새는 책임을미루고 있지만 책임규명보다는 보수가 시급한 것』이라고 참고인으로 나온 시공회사 대림산업관계자에게 충고한뒤 『원인이야 어떻든 보수공사에 주도적으로 나설 용의는 없는가』라고 물어 『그렇게 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이날 의원들 사이에 논란이 된 것은 비가 새는 이유가 설계잘못이나 시공잘못이 분명한 데도 보수비용을 일부라도 국가예산으로 부담해야 할 필요가 있느냐는 문제였다. 의원들은 감사를 마친뒤 『오늘 우리의 관심은 단 하나 자존심의 문제였다』면서 『적어도 지금처럼 일본사람들이 독립기념관을 찾는 이유가 빗물을 받는 양동이를 사진 찍은뒤 자기나라로 돌아가 우리 독립운동사를 조소하기 위해서여서는 안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야 의원의 「골프장 인식」 변화/서동철 정치부 기자(국감현장)

    27일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는 민선시·도지사의 등장이,정책을 대하는 의원들의 인식을 크게 바꾸어놓고 있다는 실례를 보여주었다. 이날 정책질의에 나선 김봉호 의원(국민회의)은 『경기도에는 골프장이 몇군데나 있느냐』고 서두를 꺼내 간부들을 긴장시켰다.비록 이인제민선도지사가 취임하기 이전의 일이라고는 해도 경기도에 있어 골프장 문제는 분명 「아킬레스건」이기 때문이었다.들어볼 것도 없이 「특혜」니 「환경오염」이니 하는 비판이 쏟아질 판이었다. 그런데 막상 김의원은 『경기도가 골프장에서 거두어 들이는 지방세수입은 얼마나 되느냐』고 「엉뚱하게」 말을 이어갔다.그러면서 지난해 말레이시아를 방문해 그곳 의회관계자와 만났을 때 기억을 되살렸다. 말레이시아는 세계 제1의 고무생산국이다.그런데 고무산업만 가지고는 경제발전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그래서 고무나무를 잘라내고 관광객 유치를 위해 골프장을 만드는 작업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김의원은 『물론 골프장에 대해일부 부정적인 시각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확보를 위해 이제 골프장 문제를 다른 차원에서 조명해 봤으면 좋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김의원은 이어 『위화감이 문제가 된다면 「퍼블릭 코스」를 많이 만들고,환경문제도 잘만 대응하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책까지 제시하며 『국토의 보호와 이용이라는 측면에서도 이 문제를 지방자치단체 재원 마련의 「모델 케이스」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경기도에 충고했다. 김의원이 골프장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것은 같은 당 소속의 민선지사인 허경만전남지사의 토로가 계기가 됐다.어려운 재정상황에 골프장에서 거두어 들이는 지방세 수입이 도움이 된다는 내용이었다고 한다.허지사가 아니었다면 김의원 인식의 변화도 없었던 셈이다. 이날 김의원의 정책질의를 지켜본 경기도의 한 간부는 『야당이 도지사 자리를 차지해서 좋아지는 일도 있는 것 같다』면서 웃었다.
  • 의원들의 잇단 불출마 선언/서동철 정치부 기자(오늘의 눈)

    한 중진의원은 요즘도 스스럼없이 『국회의원처럼 좋은 직업이 없다』고 공언한다.『예전보다 못해지긴 했지만』‘『당선된다는 보장만 있으면』이라는 두가지 단서가 따르지만….국회의원직을 선호하는 이유는 각자가 다르겠지만 국회의원으로 누리는 「재미」가 보통이 아님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그 좋다는 국회의원을 스스로 더이상 하지않겠다고 선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민자당의 박경수·안찬희·나웅배 의원에 이어 자민련의 유수호의원이 그들이다. 그러나 이들의 「선언」을 정확히 옮기면 지금 당장 의원직을 내놓겠다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것이다.따라서 이들의 불출마 공언은 다음 총선에서의 당선 가능성이 어느정도 있을 때라야 가치나 의미를 인정할 수 있다.출마해봐야 결과가 뻔하다는 상황이라면 하나마나 한 소리를 하거나 다른 계산이 있어 취하는 일종의 제스처로 치부될 수 밖에 없다.때문에 현시점에서 이들의 「선언」을 보는 정가의 시선은 솔직히 냉소적인 쪽임을 부인할 수 없다. 다만 정치판에는『정치인은 착각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는 말이 있다.주위에서 가족 친지 친구할 것 없이 모두가 말려도 막상 본인은 꼭 당선된다는 착각에 사로잡혀 출마를 하고 만다는 것이다.그래서 정치판에는 선거때만 되면 피가 끓어올라 출마하고 그래서 가산을 탕진,폐인이 되버린 「환자」얘기가 드물지 않게 돌아 다닌다. 또 우리 정치사를 돌이켜보면 당선 가능성이 없을수록 큰소리를 쳤으면 쳤지 물러나는 것을 수치로 여기는 것이 상례였다.그래서 당락 가능성은 차치하고 이번 이들의 불출마선언을 일단 의미있는 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은 국회의원을 그만두면 사회활동에서 은퇴하는 안의원을 제외하면 농사(박의원),행정부 업무(나의원),변호사 일(유의원)등 자신의 본업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어쩌면 돌아갈 곳이 있기에 정치에서 손을 떼기로 결심할 수 있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들의 결심 한구석에 국회의원직이 더이상 매력적이지 않다는 인식이 배어있음도 부인할 수 없다.특권층으로서 국회의원이 좋던 시절은 지나갔다는 것이다.이들의 은퇴선언이 특권의 시대가 가고 국민에 봉사하는 합리적 정치 시대가 다가오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면 내년 4월 총선의 세대교체 태풍 규모를 미리 점칠 수 있게 해준다.
  • 추곡 수매가 인상 시사/민자 김대표 “농민에 혜택줄수 있게”

    【청주=서동철 기자】 민자당의 김윤환 대표위원은 31일 올 추곡수매와 관련,『지난해보다 더 많은 실질적 혜택을 농민들에게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대표는 이날 충남 연기지구당 당원수련대회에 참석,『추곡수매가는 세계무역기구(WTO)출범으로 정부에서 직접 올릴 수는 없다 하더라도 농민들의 뜻을 받아들이는 수매방법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해 정부가 직접 관여하지 않으면서 수매가를 올리고,수매량을 늘리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 김대중·김종필씨 퇴진 촉구/민자 김윤환 총장

    ◎「지역패권」 국민이 용납않을것/“「충청도 핫바지론」 말한적 없어/일부언론 왜곡… 특정정파 악용” 【대전=서동철 기자】 민자당의 김윤환 사무총장은 17일 『지난 6·27 지방선거 결과는 국민들이 지역패권주의나 이른바 3김시대의 부활을 용인한 것이 결코 아니다』라면서 『3김시대는 청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자당의 차기대표로 유력시되고 있는 김총장은 이날 대전을 방문,유성 리베라호텔에서 대전·충남지역 당직자들과 오찬모임을 가진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야권의 두분 지도자는 명예롭게 뒤로 물러서서 후진들을 키우는 것이 이 나라 정치를 발전시키고 국민의 존경을 받는 길』이라면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창당준비위원장과 김종필 자민련총재의 정계은퇴를 촉구했다. 김총장은 이어 『두 분은 아직도 지역감정을 기반으로 대권을 노리고 있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라고 주장하고 『우리 국민은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이같은 퇴행적 정치상황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총장은 이 자리에서 『나는 결코 충청도가 핫바지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전제한 뒤 『그런데도 핫바지발언 보도가 지난번 선거에서 엄청나게 악용됐다』고 말했다.김총장은 『그러나 전후사정이야 어떻든 충청권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죄송한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김총장은 이에 앞서 지역언론과 가진 간담회에서 『충청도 핫바지라는 신조어는 일부 언론에 의해 왜곡된 뒤 특정정파가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일부 언론과 정파는 허위보도임을 뻔히 알면서도 의도적이고 무책임한 부추김으로 지역감정의 골을 더 깊게 만든 책임을 국민앞에 져야한다』고 요구했다. 김총장은 이날 지난 2월 「핫바지론」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대전매일신문을 상대로 30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대전지법에 냈다.그러나 지난 1월 이을 처음 보도한 부산의 국제신문에 대해서는 그 뒤 정정보도를 냈다는 점을 들어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다.
  • 국정운영 적극 협조/자민련 김총재

    【대구=서동철 기자】 자민련의 김종필 총재는 21일 『앞으로 정부에 대한 비판을 일삼기보다는 국정운영의 한 축을 책임진 정당으로서의 의무를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총재는 이날 대구 파크호텔에서 열린 당원격려모임에서 『오는 9월 정기국회 정당대표 연설에서는 김영삼 정부를 비판하지 않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 단체장 격려모임/중앙과 협력 강조/자민련 김총재

    【대전=서동철 기자】 자민련의 김종필총재는 20일 충남 천안과 대전에서 당 소속 자치단체장과 광역의원 전원을 초청,잇따라 격려모임을 갖고 내년의 국회의원 총선과 내후년의 대통령선거에 대비해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총재는 『지방자치가 제대로 되느냐는 중앙정부와의 상관관계를 어떻게 정립하느냐에 달려있다』면서 『이 점을 늘 염두에 두어 중앙과의 유기화를 기해달라』고 정부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 지역감정 선동의 「자해정치」/대전=서동철 기자(표밭에서)

    자민련 김종필총재가 「핫바지론」을 내세우며 충남지역 바람몰이에 한창이던 지난 13일 예산국민학교.당진에서 유세를 끝낸 JP(김총재)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사이 이른바 「바람잡이」들의 연설이 한시간 남짓 이어지고 있었다. 연설내용은 지역감정 자극이 대세였지만 특히 한 중앙당직자의 연설은 집권당을 겨냥한 무대접·푸대접론이 아니라 호남을 겨냥한 「도발」에 가까운 지역감정 「선동」이어서 주목됐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자민련이 충청도에서 압승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진짜 멍청도라는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청중을 자극하고는 『지역감정 지역감정하지만 진짜 지역감정이 어떤 것인지를 얘기해 주겠다』면서 사실여부는 자신만이 확인할 수 있을 두가지 사례를 장황하게 설명했다. 그는 먼저 지난 91년 전남 영광·함평 보궐선거때 얘기라며 믿기 어려운 한 에피소드를 소개했다.당시 민자당 소속이었던 그는 영광·함평에 지원을 나갔다고 한다.그런데 여관에서 방을 내주지 않았다.그래서 전화로 가까스로 민박할 집을 구해 찾아갔더니 집 주인이 느닷없이 『당신들을 들이면 집을 폭파시키고 가족을 몰살시키겠다는 협박을 받았다』며 제발 다른 곳으로 가달라고 애원을 하더라는 것이다. 그는 또 지난 87년 대통령 선거 당시 신민주공화당 후보이던 JP를 따라 전남 여수에서 유세를 했던 때의 일화라며 다음과 같은 얘기를 털어놓았다.유세를 마친뒤 10여명의 일행이 한 스탠드바를 찾았다.일행중 한 사람이 주인에게 4만원을 「노래값」으로 선불한뒤 무대에 나섰다.그때 주인이 다가와 『김대중 선생님의 승리를 기원하는 말을 한뒤 노래를 해달라』고 요구했다.그래 신민주공화당 일행은 돈도 되돌려받지 못한채 쫓기듯 물러나왔다는게 이 고위 당직자의 연설 내용이었다. 그는 연설을 통해 『충청도의 지역감정은 아직 아무 것도 아니다.남들은 그 지경인데 충청도는 왜 못하느냐』고 직설적으로 선동하고 싶은듯 했다. 그의 이같은 연설아닌 연설은 JP가 충청지역을 순회하는 3일 동안 내내 이어졌다.그는 자신의 한마디 한마디가 자해를 넘어 아물어가는 이웃의 상처에 다시 칼질을 하는행위라는 사실을 끝내 외면하고 있었다.그의 눈에는 오직 한표,그리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코앞의 승리만이 보이는 듯 했다.
  • 민자 제주지사후보/우근민씨 선출

    【제주=서동철 기자】 민자당은 4일 제주시민회관에서 제주도지사 후보자 경선대회를 열어 우근민전지사를 후보로 선출했다. 이로써 민자당은 오는 6월 지방선거에 나설 15개 시·도지사후보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우 전지사는 이날 4백95표를 얻어 1백12표에 그친 강봉찬한국감정원감사를 3백83표 차이로 물리쳤다.
  • 최재욱 의원의 이유있는 울분/서동철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대구 가스폭발사고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정치인은 누구일까.많은 사람이 민자당의 최재욱 의원을 지목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사고지역이 위치한 달서갑구가 뽑아준 국회의원이기 때문이다. 사고가 일어난 지난달 28일만 해도 그같은 판단은 옳아 보였다.그날 여의도 민자당사에서 사고소식을 접한 최 의원의 표정은 그야말로 망연자실이었다.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에 최의원 으로서는 목숨보다 더 중한 정치생명의 위기를 느꼈음직했다. 그런 최 의원이 1일 기획조정위원장 자격으로 확대당직자회의에 참석해 그로서는 3년 같았을 지난 3일동안의 소회를 피력했다. 최 의원은 『일요일인 어제 영남중학교에서 치러진 어린 학생들의 장례식은 비통을 넘어 원통·비분까지 느끼는 차원이었다』고 운을 떼 회의장을 숙연하게 했다. 그는 『사회제도와 정당·정치인이라면 국민을 잘 살게 해주지는 못할망정 목숨을 유지할 수는 있게 해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나 자신에 대해 분통이 터지는 지경』이라고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최의원은 또 『개인은 실수가 있을 수 있으나 그 실수를 보완하기 위해 제도가 있는 것』이라면서 『이번 사고를 몇사람이 실수한 인재라고 하는데 이렇게 보면 인재가 아니라 국가가 저지른 기관재라고밖에 할 수 없다』고 「피해당사자」로서 이 사건을 규정했다. 또 『나 자신 아웅산에서 폭탄세례를 받고도 살아났으나 그동안 폭탄위를 걷고 있으면서도 어떤 제도를 강구하지 못했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는 절절한 자성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최의원은 끝으로 언론과 당지도부에 대해서도 고언을 던졌다.선거와 연관시켜 기사를 쓰고 주검을 앞에 놓고 표를 이야기하는 것은 사람의 도리가 아니라는 것이었다.또 당이 선거를 염두에 두고 사고대책을 세운다는 생각을 버리라는 것이었다.당은 더도 덜도 말고 집권당으로서의 책임만큼만 해달라는 요구였다. 그는 이번 사고로 정치적 타격을 입었지만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것이 훨씬 많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 대구사고 복구자금 국고지원/김 대통령 현장 순시

    ◎지역경제 활성화에 4백억 풀기로/재발방지 실질적 방안 강구/정부/사망자 1인당 2억원선 보상 김영삼대통령은 29일 대구 지하철 폭발사고와 관련,『재해지역 주민의 생업과 기업활동을 조속히 정상화시키기 위해 특별재해지역을 위한 별도의 세제·금융지원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이날 하오 대구시 달서구청에 마련된 사고대책본부와 상인동 사고현장을 잇따라 방문,이종주대구시장 등 관계자들로부터 사고상황을 보고받은 뒤 이같이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이번 사고로 대구경제가 위축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금융지원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정부는 피해지역을 특별재해구역으로 간주한 만큼 지하철 사고 구간의 복구·완공에 소요되는 자금을 국고에서 특별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비서실은 김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최근 대구지역 중소기업들의 부도사태를 막기 위해 2백억원을 특별지원한데 이어 곧 2백억원을 한국은행 자금으로 긴급 추가지원하는 방안을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폭발사고 피해가구를 위해 ▲서민생활안정자금의 일반대출한도를 현재 3천만원에서 5천만원으로 늘리고 ▲주택보수 자금을 주택은행의 부금에 가입하지 않고도 3천만원까지 대출받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피해 상가에 대해서도 일반은행을 통해 복구자금을 지원하며 지하철건설 공사 관련 납품업체에 대해서도 1억원까지 중소기업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성수대교」 참작 결성 정부는 대구 도시가스 폭발사고 사상자 1인당 약 2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봉균 국무총리행정조정실장은 29일 『보상금액은 서해 페리호 침몰사고,서울 성수대교 붕괴사고,아현동 가스폭발사고등 과거 대형사고 때 지급했던 보상액을 참작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까지 대구 사고 희생자를 위한 성금은 모두 68건에 약 20억원이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98명 사망·1백25명 부상/차량 91대·건물 50여체 파손 【대구=특별취재반】 대구가스사고 수습대책본부는 29일 모두 98명이 사망하고 1백25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또 승용차 69대,화물차 14대,승합차 4대,버스 3대,특수차 1대 등 모두 91대의 차량이 불타거나 파손됐다.건물은 8채가 완전히 부서졌고 50채가 부분적으로 파손됐으며 사고현장 부근 1만5천여 가정에 수돗물 공급이 이틀째 중단됐다. 사망자 가운데 대구의료원의 2구,파티마병원과 카톨릭병원의 각 1구 등 4구의 사체는 시신이 심하게 훼손돼 신원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의료원의 2구는 형체를 알아 볼 수 없는 상태이고 카톨릭병원의 1구는 팔찌와 실반지를 차고 있어 여자로 추정된다.파티마병원에 안치된 시신은 40세 가량의 남자로 이마가 벗겨지고 사각 시계를 차고 있으며 위쪽과 아래쪽에 각 1개와 4개씩의 은니가 있다. □특별취재반 ◇전국부:최암(부국장급·취재반장)·김동진(차장급)·한찬규·남윤호·이동구 기자 ◇사회부:박찬구·김태균·박용현·김성수 기자 ◇정치부:서동철 기자 ◇특집기획부:박성관 차장 ◇사진:조기형·김명국·황경근·최병규 기자
  • 자민련 부여지구당 김종필 위원장 선출

    【부여=서동철 기자】 자유민주연합은 17일 충남 부여 청소년수련원에서 부여지구당 창당대회를 열고 김종필 총재를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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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제목:여의도연구소 개소 기자명:서동철 부서명:정치부 민자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소장 이영희)가 15일 개소식을 갖고 본격 출범했다. 이날 개소식에는 이춘구대표를 비롯,김덕용사무총장과 이승윤정책위의장,현경대원내총무등 3역이 모두 참석하는 등 당내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여의도연구소는 정당이 세운 국내 최초의 정책연구기관이라는 점에서 지난 1월 설립 방침이 발표됐을 때부터 관심을 모아왔다. 이대표는 이날 치사에서 『이제까지 한국의 정당은 정책정당이라기 보다는 당장 떨어진 현안에 대응하기에 급급했다』고 지적하고 『여의도연구소의 발족은 우리나라 정치사의 한획을 긋는 쾌거』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여의도연구소가 어떻게 연구영역을 확보해 나갈 것인가도 관심사였다. 이에 대해 연구소의 재단이사장이기도 한 김덕용총장은 격려사를 통해 연구소의 성격을 명확히 규정했다. 김총장은 먼저 『여의도연구소의 연구과제는 중·장기적 차원에서 국가정책을 연구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연구소가 정치권이 그때 그때 내주는 숙제에 매달리기 보다는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고 연구소의 독자성을 강조했다.그러면서도 『국민생활과 관련된 현실적 정책을 개발하고 정치권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것도 연구소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보면 여의도연구소는 당 정책위 활동을 측면에서 지원하되 정책위 차원에서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중·장기 국가정책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미국 공화당의 헤리티지재단을 모델로 삼았다는 여의도연구소는 당장은 규모보다 연구위원들의 면모에 주목하라고 당부한다.2백22명의 응모자 가운데 선발한 13명의 연구위원들은 전원이 박사학위 소지자로 당이 요구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눈부신 정책활동을 펼쳐갈 인재들이라는 것이 민자당의 자랑이다. 재인자
  • 민주당 왜 이러나/서동철 정치1부기자(오늘의 눈)

    민주당의원들이 6일 새벽 황락주국회의장 공관과 이한동부의장의 사저로 「진입」했다. 민자당은 곧장 『자택을 점거하고 국회의장과 부의장을 사실상 감금한 것은 법치국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전례없는 불법폭력행위』(박범진 대변인 논평)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반면 민주당은 『출근저지는 무슨 출근저지,점잖게 방문해 면담중이지』(이기택 총재)라고 응수했다. 상오9시45분 황의장의 전용차가 의장공관 앞에 나와 황의장의 출근을 기다렸다.그러나 민주당의원들이 육탄으로 막아서자 차는 주차장으로 다시 돌아가야했다. 황의장은 『과거 암울했던 군사독재시대에도 권력이 야당을 탄압하고 감금한 사실은 있지만 국회의장이 실력에 의해 감금당한 일은 일찍이 없었다』는 성명을 냈다. 민주당측은 그러나 『감금이라니 말도 안된다.우리는 의장과 부의장의 출근을 막은 것이 아니라 의장과 부의장을 따라가려 했을 뿐』이라고 강변했다. 민주당의원들은 국회 내무위원회 회의실도 점령했다.민자당이 내무위를 여는 것을 실력저지하기 위해서라고 했다.또 이날 열릴 예정이던 16개 상임위 가운데 15개가 공전되는 동안 민주당 의원보좌관들도 이른바 「날치기」를 막겠다며 2명씩 짝을 지어 텅빈 상임위 회의실들을 지켰다. 황 의장과 이 부의장이 집안에서 민주당의원들에 둘러싸여 있을 때 김기배 내무위원장은 국회의사당 입구에서 민주당의원들의 차에 포위당했다.김 위원장은 민주당의원의 차에 태워져 속초로 가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황윤기 내무위 민자당 간사는 국회의사당까지 무사히 출근하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그러나 역시 민주당의원의 승용차에 옮겨타야 했다.황의원은 민주당의원이 예약해놓은 낮12시30분발 전남 여수행 비행기에 오를 수 밖에 없었다.이번 임시국회에서 통합선거법을 다루기 위한 통로 모두가 완전히 봉쇄된 셈이다. 그러나 이날 보여준 민주당의 모습은 통합선거법 개정문제에 있어 나름대로 민주당쪽 논리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던 사람들까지 실망시키기에 충분했다.민자당쪽에서는 이같은 여론에 따라 선거법을 개정할 명분이 생겼다고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다.민주당은 「요지」를 점령했음에도 불구하고 잃은 것이 훨씬 더 많은 날같아보였다.
  • “당명 바꾸는게 세계화 아니다”/JP,민자정책 정면비판

    ◎충남지방의원 모임서 【대전=서동철기자】 민자당 탈당및 신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해 관심을 끌고 있는 김종필 민자당대표는 일요일인 15일 『내 갈길은 정해 놓았지만 아직 무엇을 어떻게 하기에는 시간적 유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대표는 이날 저녁 민자당 대전·충남시도의원협의회가 대전 유성호텔에서 주최한 신년하례회에 참석,1천여명의 당원및 추종자들에게 『지금 여러 갈길을 정하고 있으나 여러 여건들을 조금 더 엮어 후회를 남기지 않는 결심을 하기 위해 잠시 상념에 잠겨있다』면서 『시간이 되면 소상히 알리겠다』고 밝혔다. 김대표는 『민자당이 당이름을 갈고 환골탈태 한다는 데 남아 있을 수 없는 으뜸 대상이 되는 사람이 나라면 물러나 주겠다』고 말하고 『그러나 민자당의 당명을 바꾸는 것이 세계화는 아니다』라고 세계화와 관련한 민자당의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어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세번 죽는다는 말을 알고 있다』고 말하고 『나에게 죄가 있다면 고향 충청도에서 배운대로 예절과 신의를 지키고,가지고 있는 정성을 다하여 순수하게 대통령을 모셔온 것 뿐』이라고 덧붙였다. 김대표는 또 『어느덧 고희가 다된 나에게 기회가 있다면 얼마나 있겠느냐』면서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고 국민들에게 봉사한 뒤 김종필이 이나라를 위해 나름대로 기여하고 세상을 하직했다는 평가를 듣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대전·충남지역 시·도의원들은 『김대표에 대한 음해를 중단하지 않으면 민자당 탈당도 불사하겠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날 행사에는 민자당의 남재두(대전 동갑)·이재환(대전 서·유성)·정석모(전국구·공주출신)·이긍규(서천)·조부영(청양·홍성)·이상재의원(공주)등이 참석했다.
  • 김종필대표,신당 추진 시사/“갈길 가겠다… 동조자 있으면 규합”

    ◎“미 다녀온뒤 25일 입장표명” 【서귀포=서동철기자】 대표직 퇴진문제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민자당의 김종필대표는 14일 제주 서귀포시에서 열린 남제주지구당 정기대회에 참석하는등 전날에 이어 정상적으로 당무에 임했다. 김대표는 15일에는 대전에서 열리는 대전·충남지역 광역·기초의회의원 신년하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대표는 이날 서귀포 지구당대회가 끝난 뒤 이날자 대전일보와의 회견에서 신당창당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 사실이냐고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몇가지 선택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라고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대전일보는 이날 김대표가 『이미 결심한 바 있다』면서 『내가 갈 길을 갈 것이며 동조자가 있다면 규합해 나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김대표는 『내가 사실대로 국민들에게 모두 털어놓고 싶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면서 『오는 25일 미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와 국민 앞에 소상히 밝히겠다』고 말한 것으로 이 신문은 전했다.
  • 격려와 보답의 정명훈 음악회/서동철기자(객석에서)

    입장권은 벌써 한주일 전에 매진됐다.그 표를 산 사람들은 연주자가 서곡을 연주하며 지각생을 기다리는 여느 음악회와는 달리 연주가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객석에 앉아 주인공을 기다렸다. 29일 저녁 예술의전당 음악당에서 열린 KBS교향악단의 정명훈 초청 특별연주회는 성공이 예정된 음악회였다.청중들은 정명훈의 음악을 듣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를 격려하기 위해서 모인 것 같았다.사람들은 정명훈이 지휘할 음악에 대해 환호를 보낼 준비를 일찌감치 끝내놓고 있었다. 그것은 애정을 넘어 타오르는 열정이었다.정명훈은 『바스티유오페라에서 어려움을 겪는 동안 성원해 준 고국 분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이 음악회를 한다』고 말했다.그러나 이날 연주회장의 열기는 정명훈이 오히려 더욱 큰 빚을 진 것 같은 느낌을 갖지않았겠느냐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정명훈의 고국에 대한 생각도 전과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그것은 이날 프로그램에서도 드러났다.정명훈은 네사람의 성악가와 합창단이 필요한 로시니의 1시간짜리 대작 「성모애상(성모애상·스타바트 마테르)」을 선택했다. 사실 이 곡은 「많은 성모애상 가운데 최고의 걸작」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청중들에게 다소의 인내심을 요구하는 곡이다.정명훈이 아니었다면 국내 교향악단이 순수 음악회로는 국내 초연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이 곡으로 청중을 모으기는 어려웠을 것이다.정명훈 자신이 우리음악계에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를 바스티유 사태를 겪으며 비로소 깨달았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이 음악회는 연주의 좋고 나쁨을 떠나 성숙해진 정명훈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는데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자존심 만큼은 세계 정상급인 KBS교향악단도 이날 오랜만에 국내 정상급 기량을 선보였다.오세종이 지휘한 국립합창단도 그 존재의의를 충분히 과시한 날이었다.소프라노 김영미와 정은숙,테너 안형렬,베이스 김요한 네사람의 호흡 불일치가 가끔 보이기도 했지만 공연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 「로열 필」과 통상정책/서동철 문화부기자(오늘의 눈)

    78살의 예후디 메뉴힌경(경)은 17살짜리 첼리스트 이유홍이 영국작곡가 엘가의 협주곡을 멋지게 연주해내자 할아버지가 귀여운 손자에게 하듯 지휘대에서 그의 양볼에 정겹게 뽀뽀를 했다.그러나 이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는 무대에 나설 때나 들어갈 때 언제나 어린 협연자에게 앞자리를 양보하는 미덕을 발휘했다. 지난 27·2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던 영국 로열필하모닉의 내한공연에 참석한 청중들은 연주 자체는 결코 완벽하다고 할 수 없었음에도 이 노대가의 풍모로 하여 보기 드물게 깊은 감회를 맛볼 수 있었다.로열필하모닉,즉 「여왕의 교향악단」에 대한 청중들의 이같은 감회가 곧 영국과 영국상품에 대한 잠재적 호감으로 이어지리라는 것은 말할나위도 없다. 이같은 성공은 바로 영국의 통상정책이 거둔 쾌거다.로열필의 내한은 영국정부가 대한통상진흥을 위해 벌이고 있는 「서울속의 영국 600」행사의 하나이기 때문이다.이에 앞서 지난 15∼20일에는 마이클 헤셀타인 영국 상공부장관이 내한했다.교향악단과 상공장관의 공동보조,이것이 앞서가는 통상정책의 현주소인 것같았다. 이번 공연을 지켜보면 통상담당자가 문화를 이용하는 안목뿐 아니라 문화담당자의 통상진흥을 위한 센스있는 협력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에 초연된 서울 정도 6백년 기념곡 「도드리」는 로열필의 사무국장인 폴 핀들리의 아이디어였다.한국을 37번이나 방문했다는 핀들리는 통상진흥을 위한 이번 공연에 왜 꼭 로열필이고 왜 꼭 메뉴인이어야 하는지도 잘 읽고 있는 듯했다.그는 로열필의 콘트라베이스 주자이자 작곡가인 가레스 우드에게 「도드리」의 작곡을 위촉했다. 다시 말하면 「도드리」는 우리 쪽의 기획이 아니었다.「도드리」는 그 음악적 수준은 둘째치고라도 이 음악회,나아가 「서울속의 영국 600」행사를 축제로 만드는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문화와 통상의 절묘한 하모니가 이루어진 셈이다. 만일 우리의 문화 및 통상정책담당자가 이 음악회에 참석하고도 아무런 위기감을 느끼지 못했다면 그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 귀명창 만들기 국악교육/서동철 문화부기자(오늘의 눈)

    만물박사라 불리는 사람이 있었다.걸어다니는 백과사전이라고 할만 했다.예를 들어 수선화가 화제에 오를라치면 학명에서 부터 원산지,꽃이 피는 시기가 술술 나왔다.정말 모르는 것이 없었다.그러나 단 한가지,막상 눈앞의 꽃병에 꽂힌 수선화가 바로 그 꽃인지는 모르더라는 이야기다. 전부를 아는 것 같지만 실은 전혀 아는 것이 없는 헛똑똑이를 양산한 암기 위주의 우리 교육을 비판할 때 자주 들을 수 있던 우스개다.그러나 국악교육의 경우에는 이런 헛똑똑이 조차 만들어내지 못했다. 「국악의 해」선포식이 20일 저녁 있었다.「국악의 해」가 본격가동에 들어간 것이다.신문과 방송은 이미 국악관련 특집기사와 프로그램을 쏟아내고 있다.향후에도 국악공연이 열릴 때마다 아무리 작은 공연이라도 그 내용을 소개하는 기사는 빠지지 않을 것이다.「국악의 해」에 대한 대접인 셈이다. 「국악의 해」가 끝날 때 쯤이면 누구나 여기저기서 1년내내 듣고 본 정보만으로도 국악애호가 소리를 들을 수 있을는지도 모른다.문제는 그사람들이 눈으로 보고들어 아는 것 만큼 국악을 듣고 즐길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소리판에는 귀명창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있다.직접 소리를 하지는 않지만 오랜세월 소리판에서 명창들의 소리를 들으며 귀의 공력을 닦아 소리의 내력을 분별해 낼 수 있는 경지의 사람을 말한다.물론 「국악의 해」가 우리 국민 모두를 귀명창의 경지가 되도록 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만들려해도 만들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국악의 해」의 방향은 눈명창 쪽이 아닌 귀명창 쪽이어야 한다는 사실이다.수선화를 보고도 수선화인지 모르는 헛똑똑이를 길러내는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국악의 해」가 「국악교육 체제를 개선하는 해」가 되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양의 클래식음악을 가까이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마찬가지로 국악도 배워야 안다.「우리 것은 소중한 것」이지만 온 국민이 들어서 괴롭다면 무엇이 소중한가. 문화체육부가 주도하는 「국악의 해」에 교육부의 참여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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