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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족 문학’ 자료연구 어디까지 왔나/중 옌벤대학서 심포지엄

    중국에 살고 있는 조선족의 문학은 한국문학사의 한 지류로 분류할 수 있다.그러나 국내 작품활동이 사실상 봉쇄된 1940년대 전반으로 국한하면,한글로 작품을 발표할 수 있었던 이 지역을 문학사의 주류에 편입시켜도 지나치지않다는 것이 최근의 평가다. 지난 8월8일 중국 옌벤대학에서는 ‘동아시아 문학에서의 만주 체험’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이 열렸다.이 자리에서 권철 옌벤대교수의 ‘중국 조선민족 문학자료 수집,정리 현황’이 발표됐다.언급된 자료는 아직 미진한 이 시기 문학연구의 기초가 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권교수에 따르면 조선문학연구는 1958년 중국정부가 ‘중국소수민족문학사’ 편찬을 결정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문학자료 수집조’는 19세기말엽부터 광복에 이르는 각종 문학작품을 수집했고,‘문학사 편찬조’는 이를바탕으로 ‘중국 조선민족문학 개황 제강’과 ‘연변문학사’를 펴냈다. 그러나 갑자기 몰아닥친 ‘문화대혁명’으로 조선민족문학 연구에 가담했던 사람들은 모두 ‘반동학술권위’나 ‘잡귀신’으로몰리어 잔혹한 박해를받았고,그동안 모은 자료들도 모두 ‘독초’로 취급되어 휴지통에 들어갔다. 연구가 다시 활성화된 것은 중국정부가 ‘개혁개방’을 표방한 70년대말 ‘소수민족문학사’ 편찬사업을 다시 시작하면서.한민족이 만주로 이주한 시기부터 20년대 사이에 널리 애창된 창가,독립군가요,혁명가요,시·소설작품과30년대 초반부터 광복 사이에 나온 출판물과 주요 작품,동북 항일유격구(대)와 조선의용군,광복군,독립군의 항일가요,연극대본 등 많은 자료가 확인됐다. 이는 ‘중국 조선민족문학선집’(전 10권)과 ‘광복전 중국조선민족문학작품선’(출판중),‘김택영전집’(전 10권,출판중),‘신규식시문집’‘신채호문학유고집’‘류린석전집’ 등으로 나타났고,또 ‘중국조선족문학사’ 등 20여편의 저술로 발전했다. 한중수교 이후에는 ‘민성보’와 ‘만선일보’‘만몽일보’의 일부가 연세대에서 발견되는 등 새로운 발굴이 잇따르고 있다.그럼에도 1930년 안팎에발표된 박계주의 소설과 시,1930년대 후반에 ‘만선일보’에 발표된 염상섭의 장편소설 ‘개동’,현경준의 ‘선구시대’ 등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권교수는 한국문학의 수집·연구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중국과 한국의 연구소 및 유관단체는 물론 한국과 북한의 교류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것으로 결론을 삼았다. 한편 이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내용은 계간 ‘한국 문학평론’에 실렸다. 서동철기자
  • 가을 출발… 음악축제와 함께

    예술의전당이 올가을 두개의 음악축제를 펼친다.9월7일부터 14일까지 콘서트홀에서 갖는 ‘99 서울국제음악제’와 25일부터 10월10일까지 오페라극장에서 여는 ‘99 서울오페라페스티벌’이 그것이다. 음악제는 백건우와,부르노 페랑디스가 지휘하는 서울시교향악단 연주회로 막을 연다.레퍼토리는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와 강석희의 피아노협주곡,라벨의 ‘스페인 랩소디’.8일은 바이올리니스트 엘리사 리 콜죠넨 초청 코리안 심포니 연주회다.피아니스트 이경숙의 딸이기도 한 콜죠넨은 금난새 지휘로 글라주노프의 협주곡을 들려준다. 9일은 러시아 볼쇼이합창단,10일은 보자르트리오의 창설멤버인 첼리스트 그린하우스가,이종영이 이끄는 비하우스 첼로앙상블과 공연한다.11일은 서울바로크합주단의 ‘윤이상 음악의 밤’,12일은 일본의 NHK체임버오케스트라 연주회,13일 피아니스트 리처드 클레이더만과 김혜정의 듀오 콘서트로 꾸며진다.14일 KBS교향악단이 바이올리니스트 이미경과 베토벤의 협주곡,모차르트‘하프너’교향곡을 연주하는 것으로 음악제는끝난다. 올해 음악제도 창작곡을 상당수 연주토록 함으로서 국내작곡가들의 발표무대를 넓힌 것이 특징이다.백건우가 대곡에 속하는 강석희의 협주곡을 연주하는 것을 비롯,콜죠넨이 임지선의 ‘새벽’,비하우스 첼로앙상블이 박영란의 ‘활개치는 대나무들’을 선보인다.NHK체임버는 김용진의 ‘해금과 현을 위한소협주곡’을,KBS교향악단은 우종갑의 ‘축전서곡-하나의 세계’를 각각 골랐다. 오페라축제는 국내 초연인 베를리오즈의 ‘파우스트’와,푸치니의 ‘나비부인’‘라보엠’으로 이루어진다. ‘파우스트’(9월28일,10월3·6·10일 공연)는 괴테 탄생 250주년 기념작.문호근이 연출하고,프랑스 투르 오페라단의 예술감독인 장 이브 오송스가 지휘를,독일의 하랄트 B.토르가 무대디자인을 맡는 등 3국이 합작했다.파우스트역에는 테너 김재형과 이중운,메피스토에 바리톤 김동섭과 조병주,마르가리트에는 메조소프라노 김현주와 전효신,브란더스에는 베이스 함성식이 나선다.음악은 코리안심포니. ‘나비부인’(9월25일,10월1·5·9일)은 국제오페라단이 만든다.연출자 정갑균은 “작품 배경인 1885년의 일본 나가사키가 서구열강의 동양진출 전초기지이고,주인공 ‘초초상’이 미군의 ‘현지처’라는 역사적 의미를 살릴 것”이라고 말한다.나비부인 역에 김영미·김향란·김유섬,스즈키에 메조소프라노 김학남과 황경희·박수연,핑커턴에 테너 김진수와 이현.김덕기가 지휘하는 프라임 필하모닉이 출연한다. ‘라 보엠’(9월26·29일,10월2·8일)은 지난해에도 페스티벌에 참여한 작품.여성연출가 이소영의 섬세함과 특유의 서정성이 인정받아 앙코르를 받았다. 미미 역에 소프라노 조경화와 김수정,로돌포에 테너 이원준,마르첼로에 바리톤 우주호,뮤제타에 소프라노 윤이나,콜리네에 바리톤 김요한,알친도르에 바리톤 김원경이다.카를로 팔레스키가 코리안심포니를 지휘한다. 공연시각은 음악제가 10일은 오후8시,나머지는 오후7시30분,오페라축제는 평일 오후7시30분,일요일 오후4시이며 월요일에는 없다.(02)580-1300서동철기자 dcsuh@
  • [오늘의 눈] 서울팝스 후원사‘유감’

    지난 92년 서울의 동남쪽 끝자락인 명일동에 있는 한 직업학교 강당.서울팝스오케스트라가 처음으로 직업청소년들을 위해 연주회를 가진 날이다.이 자리에 모인 청소년들의 대부분은 아마 이날이 난생 처음 제대로 된 ‘문화’를 현장에서 체험하는 자리였을 것이다. 연주회 초반 그들의 서먹함은 중반에 접어들며 감격으로 바뀌기 시작했다.그렇게 달구어진 분위기는 작고한 대중가수 김현식의 ‘내사랑 내곁에’를 감동적으로 합창하는 것으로 나타났고,이어진 베토벤의 ‘운명’교향곡에서는하나같이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이었다. 동서양을 통틀어 과연 언제 베토벤이 연주회장을 가득메운 청중 모두를 한마음으로 울먹이게 만든 적이 있다는 말인가.개인적인 얘기지만 기자는 이날부터 이른바 18번을 ‘내사랑 내곁에’로 바꾸었다. 그것이 올해로 창단 11주년을 맞은 서울팝스가 가진 힘이다.이 악단은 이름이나 레퍼토리에서 보듯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이른바 ‘중간음악’을 추구한다.폐쇄성 짙은 한국 음악계에서는 이를 ‘피에로 같은 짓’으로 보는 분위기도없었던 것은 아니다.그들의 평가처럼 음악계 내부에서의 영향력은 떨어질지 모른다.그러나 사회적 영향력이라는 측면에서 서울팝스는 한국을 대표하는 연주단체의 하나임에 분명하다. 그런 서울팝스가 올해 필립모리스 코리아의 후원을 받고 있다.미국에 본부를둔 세계 최대의 다국적 담배회사다.국제통화기금 경제체제에서 이들의 경제적 지원은 악단을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자.서울팝스쪽에서 보면 지원을 받는 것이지만,필립모리스로서는 마케팅 전략의 하나일 뿐이다.투자액 이상의 이익을 뽑을 수 없다면필립모리스는 결코 서울팝스의 공식후원자로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 문제는 그 투자와 이익의 상관관계속에 청소년들이 있다는 사실이다.청소년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악단에 대한 담배회사의 지원이 과연 ‘미래의고객’만을 노린 투자일까. 서울팝스가 필립모리스를 ‘끊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그렇게 하지않는다면 아직은 정치에 매달리는 시민단체들의 시야가 문화쪽에도 미칠 때,불행하지만 ‘불매운동’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진지하게 충고하고 싶다. [서동철 문화팀기자 dcsuh@]
  • 지역문예지 운영난 극복 공동전선

    지역 문예지들이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공동전선을 구축했다. 전국의 지역 문예지 편집자들은 지난 21∼22일 제주에서 ‘전국 계간 문예지 편집자 대회’를 가졌다.전국의 지역 문예지가 처음으로 함께 모인 자리였다.여기서 ‘한국 지역 문예지 협의회’를 결성한 것이다. 참가자들은 먼저 문예지들이 경쟁자가 아니라,협력자가 되어야 한다는 데의견을 모았다.이를 위해 필자 정보를 교환하고,공동판매망을 구축하는 것은물론 신인을 공동육성하여 중앙문예지로 등단하는 것 보다 더 많은 지면을제공할 수 있도록 협력키로 했다. 지방문예지의 현실적 어려움을 담아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에 보내는 건의문과 기업에 보내는 메시지도 채택했다.정부에는 공공도서관으로 하여금 지역에서 발간되는 도서와 문예지를 의무적으로 구입토록 할 것을,지방자치단체에는 이벤트 중심의 문화행사를 지양하고 지속성·유동성이 강한 활자문화와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할 것을 각각 촉구했다. 기업에는 문화건설에 앞장서고 문학발전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참여한 문예지는 대구의 ‘시와 반시’, 부산의‘시와 사람’과‘게릴라’,창원의 ‘시와 생명’,전주의 ‘문예연구’,광주의 ‘시와 사상’과‘열린시조’,제주의 ‘다층’ 등 8개다.서울에서 발행하는 ‘현대시’와 서적공급회사 ‘베이직’은 옵서버로 참가했다. 협의회 의장에는 ‘다층’의 윤석산 상임편집위원(제주대교수)이,부회장에는 ‘열린시조’의 이지엽주간(광주여대교수)과 ‘시와 사람’의 강경호발행인(시인)이 각각 선출됐다.첫번째 정기총회는 2000년 7월에서 8월 사이에 광주에서 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이날 행사를 주관한 ‘다층’의 변종태 주간은 “그동안 지역 문예지들은 경쟁관계에 있는 데다,문학관의 차이로 필자의 교류는 물론 문예지 교환 조차 하지 않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편집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협의회까지 구성했다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말했다. 서동철기자
  • ‘숨은 걸작’다시 읽기…최인훈 ‘서유기’

    한 작가의 이른바 ‘대표작’은 영원히 대표작일 수 있을까.안정된 사회에서는 ‘인정받는 작가의 잊혀진 명작’이란 존재하기 힘들다.그러나 불과 50년 사이에 온갖 풍상을 다 겪은 한국 현대문학에 이르면 상황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런 우리 문단이 ‘지나간 시대’에 눈을 돌리고 있다.‘문학과 사회’ 가을호가 ‘숨어 있는 걸작을 다시 읽는다’를 실어 이런 분위기를 선도한다. 첫번째 ‘숨어 있는 걸작’으로는 최인훈의 ‘서유기(1966)’가 지목됐다. 지난 시대의 작품을 새삼스럽게 다시 찾아내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문학과 사회’의 채호기 주간은 “우리 문학사에는 말 그대로의 걸작들이 다른 대표작에 가려져 있다”면서 “그런 작품들을 다시 수면위로 끌어내려는의도”라고 말한다.그러면서 “요즘 작가들은 과거와의 연결고리없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처럼 생각하고,예전의 장인적인 글쓰기와도 너무 멀어져 있는 것 같다”고 치열한 작가정신을 부각시킴으로서 문단에 경종을 울리겠다는 뜻도 없지않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문학사의 폭을 조금 넓힌다거나,과거의 작가정신을 온고지신(溫故知新)으로 삼는 것이 한 때는 미처 걸작으로 생각치 못했던 작품을 눈 비비고다시 쳐다보는 이유의 전부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 이번에 ‘서유기’를 분석한 문학평론가 권오룡의 고심도 여기서 출발했던것 같다.그는 ‘발표된지 30년이 넘는 작품을 다시 읽는 의미’에 대한 답으로 ‘그 작품이 지금 이 시점에서도 발언할 수 있는가’를 제시했다. 권오룡에 따르면 ‘서유기’는 최인훈의 대표작인 ‘광장(1960)’과 내용적으로 대칭적이다.두 소설 사이에는 또 ‘회색인(1963)’이 겹쳐 있다고 한다. 그런데 ‘광장’에서‘서유기’로의 이행은 작가의 개인적 문학 세계의 테두리 속에서만의 의미로 한정되지는 않는다. 정치주의 혹은 운동주의에서 문학주의로,집단의 논리에서 개인의 감성으로,이념의 추구에서 자아의 탐색으로 전환하는 내용에서 ‘광장’에서‘서유기’에 이르는 진행과정과 80년대 문학에서 90년대 문학으로서의 이행과정은 매우 흡사하게 닮아 있다. 60년대 한 지식인의 개인적 체험이라는 의미로 한정될 수 밖에 없었던 이념의 혼란을,객관적 현실로 체험되고 입증된 90년대의 상황과 겹쳐놓으면 그의미는 더 이상 특이한 감수성의 범주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60년대 독자들의 손쉬운 접근을 가로막았던 난해함의 근원이 어디에 있었는지도 이해할듯 하다. 이같은 주장을 수용하면 ‘서유기’는 작품이 씌어질 당시 보다는 90년대에더 크게 발언하는 소설로 다가온다.‘서유기’의 진정한 가치가 어떻든 ‘숨어있는 걸작’을 다시 읽어야 하는 의미는 분명해진 셈이다. ‘숨어 있는 걸작…’은 소설과 시를 번갈아 한편씩 선정할 계획이다.따라서 다음은 시가 된다.시의 첫회는 김수영이 될지,그 다음 세대가 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지만 주목해도 좋을 것 같다. 서동철기자 dcsuh@
  • 달라진 정경화의 바이올린 선율

    음악가는 변한다.고전주의자로 출발하여 낭만주의자로 숨을 거둔 베토벤 처럼 그 진폭이 큰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보통의 연주자들도 나이를 먹으면서달라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현대의 연주자라면 세상을 향해 굳이 “나 변했다”고 외칠 필요는없다.쑥스럽지 않게 자신의 변신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바로 음반이다. 정경화가 최근 ‘수버니어’라는 두번째 소품집을 냈다.첫 소품집 ‘콘 아모레’ 이후 14년 만이다.그 동안의 시간은 30대 중반의 정경화를 50대 초반의 무르익은 중년으로 탈바꿈시켰다.(정경화는 1948년생이다) ‘수버니어’에는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와 사라사테의 ‘지고이네르바이젠’,마스네의 ‘타이스’ 가운데 ‘명상곡’,크라이슬러의 ‘아름다운 로즈마린’ 등이 담겼다. 정경화는 이 레퍼토리에 ‘콘 아모레’에 실었던 곡 하나를 살짝 다시 끼워 넣었다.드뷔시의 ‘아름다운 저녁’이다.부르게의 시에 곡을 붙인 것을 전설적 바이올린주자 야사 하이페츠가 바이올린과 피아노용으로 편곡한 것이다.그녀는 왜 이곡을 다시 연주하고 싶어 했을까. 정경화는 “곡은 한 곡이지만 두 곡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사고가 깊어지고,경험도 많아졌기 때문에 젊었을 때 연주한 것과 지금 연주한 것은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녀는 “바로 지금이 나의 황금기”라고도 말하고 있다.40대가 가장 좋은줄 알았지만,50대가 되니 그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더욱 좋다는것이다. 물론 많은 정경화의 팬들은 ‘수버니어’에 담긴 새로운 레퍼토리만으로도그녀가 달라졌음을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그럼에도 그녀는 자신의 변화를좀 더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었는지 모른다.그것도 불과 2분13초짜리 ‘아름다운 저녁’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 것은 아닐까. 정경화는 다음달 새음반 출반을 기념하는 독주회를 피아니스트 이타마 골란과 함께 갖는다.그녀가 달라진 것이 그냥 ‘변화’인지,아니면 ‘성숙’인지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연주일정은 ▲7일 광주문화회관 ▲9일 인천 문화예술회관 ▲11일 대구 경북대 강당 ▲13일 진주 경남예술회관 ▲15일 부산 문화회관.▲17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시각은 모두 오후 8시다. 레퍼토리는 드보르작의 ‘유모레스크’와 ‘4개의 낭만적 소품’,프로코피에프의 소나타 1번,프랑크의 소나타,사라사테의 ‘지고이네르바이젠’이다.(02)518-7343. 서동철기자 dcsuh@
  • 우크라이나 키에프 챔버‘마라톤 연주회’

    23일은 제주,24일은 서울,25일은 목포,27일은 부산…. 프로야구 경기일정인가.게다가 닷새 동안은 ‘더블 헤더’까지 치러야 한다. 그러나 프로야구단의 일정이라도 이처럼 빽빽하지는 않다. 오는 21일 서울에서 내한공연을 시작하는 키에프 챔버 오케스트라는 다음달7일까지 16일 동안 모두 20차례 연주회를 갖는다.국내 연주단체로는 유례를찾을 수 없는 강행군이다. 한국을 여러차례 찾은 적이 있는 지휘자 로만 코프만은 그러나 태연하다.이정도의 연주일정은 충분히 소화가 가능한 수준이라는 것이다.특히 해외순회공연에서는 다소 무리한 일정도 감수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투다. 그럼에도 이같은 일정이 짜여진 것은 이들의 조국인 우크라이나의 경제사정과 연관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규모가 작다고는 해도 오케스트라가 국제통화기금(IMF)에 아직도 발목을 잡히고 있는 한국,특히 환경이 더욱 열악한 지방까지 순회연주에 나선 것은 결코 많을 수 없는 연주비조차 마다할 수 없는 속사정 때문일 것이다. 동구권 연주단체들의 장기 순회공연은 한국에서는 생소할지 모르지만,일본에서는 이미 흔한 일이다.그것도 키에프 챔버 처럼 40명급이 아니라 100명 이상의 풀 오케스트라가 작은 지방도시까지 순회하며 10∼20차례의 마라톤 연주회를 갖곤 한다. 이런 동구권 음악인들을 측은하게 보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하지만 직업연주자라면 어떤 강도로 연주해야 하는지를 한국음악인들이 오히려 이들로부터 본받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키에프 챔버처럼 연주한다면 남아있을 단원이 별로 없을 것”이라는 한 교향악단 관계자의 독백이 귓전을 울린다. 이들의 연주일정은 다음과 같다.(02)582-0040. ▲8월21일 서울 영산아트홀(홍정희독창회)▲23일 제주문예회관(2회)▲24일서울 세종문화회관▲25일 목포시민회관▲27일 부산문화회관▲29일 서울 예술의전당(송광선독창회)▲30일 영산아트홀▲31일 평택문예회관▲9월1일 한국을 빛낼 영재 콘서트(예술의 전당)▲2일 전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3일 전주전북학생회관▲4일 서울 KBS홀(2회)▲5일 안산 1대학(2회)▲6∼7일 안산 화랑유원지(2회씩)서동철기자 dcsuh@
  • 한원영씨 8·15광복이후 신문소설연구서 펴내

    신문소설의 재미는 혀끝으로 핥아서 얻어지는 가볍고 얕은 맛에 있고,문예지소설은 어금니로 씹어서 얻어지는 무겁고 깊은 맛에 있다고들 한다.부정하는 사람도 많지만 다양한 층을 독자로 하는 특성상 얼마간의 통속성을 인정하는 데서 나온 말들일 것이다.최근 나온 한원영의 ‘한국현대 신문연재소설연구’(국학자료원)를 읽고 있노라면 이런 얘기들을 어느 정도는 공감할 수있게 된다.이 책은 8·15 광복 이후 신문소설을 다룬 본격 연구서지만,여기서 언급한 신문소설사(史)의 에피소드들도 그냥 지나쳐버리기에는 아깝다. 현존하는 중앙일간지로 해방 이후 처음 소설을 연재한 것은 대한매일의 전신인 서울신문이다.46년 5월15·16일 이틀 동안 안회남의 ‘봄(紅桃花이야기)’을 나눠 실었다. 신문소설사에서 가장 큰 스캔들을 남긴 것도 54년 정비석의 ‘자유부인’을 실은 서울신문이다.전후의 방종과 퇴폐상을 묘사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대학교수를 모독했다”는 황산덕 서울대교수와의 공개 설전으로 장안의 화제를 모았다.‘자유부인’논쟁은 또산업경제신문이 4월1일자에 사회면톱으로 “황교수와 정씨가 다방에서 격투를 벌여 정씨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만우절 특집’기사를 싣는 해프닝으로 이어졌다. 62∼63년 조선일보에 연재된 박영준의 ‘결혼학교’는 주인공을 영화계의스타 네사람으로 모델을 삼았다.문정숙과 신성일(현재 이름은 姜申星一)·엄앵란·김향이가 그들이었다. 홍성유의 데뷔작으로 58년 한국일보에 연재된 ‘비극은 없다’도 삽화를 맡은 우경희 화백이 여주인공의 얼굴을 인기배우인 김지미를 모델로 삼아 화제가 됐다. 손창섭은 68년 동아일보에 ‘인간공장’을 연재키로 하고 초고까지 만들었으나,허겁지겁 ‘길’을 대신 내보내야 했다.‘인간공장’에서 중학교 입시제도가 가져다주는 폐단을 그리려고 했으나 연재에 들어가기 직전 중학입시제도가 폐지됐기 때문이다. 박용구가 63∼65년 경향신문에 연재한 ‘계룡산’은 연약한 여인들을 색욕의 제물로 삼는 사이비 교주 이야기가 미풍양속을 해친다는 이유로 검찰에입건되는 등 처음으로 외설시비를 불러일으켰다.중앙일보는 95년 정신과의사 김정일의 메디컬 사이코 스릴러 ‘미로찾기’를 싣는 실험을 하기도 했다. 가장 오래 연재된 신문소설은 69∼77년 조선일보에 실린 월탄 박종화의 ‘세종대왕’으로 2,456회다.이어 황석영의 ‘장길산’이 74∼84년에 걸쳐 한국일보에 2,092회를 실어 뒤를 잇는다.월탄은 54∼57년 ‘임진왜란’을 서울신문과 조선일보에 동시에 연재하는 기록도 남겼다. 물론 신문소설의 개념을 이렇듯 사소한 에피소드만으로 파악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다.한국문단에서 신문은 아직까지도 소설,특히 장편소설의 가장 중요한 발표창구다.신문을 통해 발표되어 문학사에 길이남을 작품들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게다가 종합일간지의 경우 최근에는 통속화 경향도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서동철기자 dcsuh@
  • 황지우·백무산의 일치점 찾기

    황지우와 백무산.문학평론가 김명인이 문예중앙 가을호에 기고한 ‘세 갈래의 운명과 필연의 행로’는 두 사람의 ‘80년대 시인’이 변모해 온 과정을보여준다.특히 ‘전혀 다른 길’을 가던 두 사람이 90년대를 거치면서 어떻게 ‘같은 병’을 얻을 수 밖에 없었는지를 보여주어 눈길을 끈다. 황지우는 서울대 출신으로 지난 83년 첫시집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뒤 최근 한국예술종합학교의 교수가 됐다.백무산은 백봉석이라는 본명 대신 무산계급의 일원임을 강조하는 필명이다.공고를 졸업한뒤 조선·전기·금속노동자로 일했고,노동운동을 하면서 88년 첫시집 ‘만국의 노동자여’를 펴냈다. 김명인의 표현에 따르면 황지우는 그동안 시쓰는 일 만으로 살 수 없었던‘룸펜 인텔리’였던 반면 백무산은 이름처럼 ‘무산계급’의 일원이다.문단 뿐 아니라 80년대의 사회전체를 지배한 두개의 대표적 정서를 대표하는 시인들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데 최근 나온 황지우의 ‘어느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거다’와백무산의 ‘길은 광야의 것이다’를 보면 “두 시인의 오랜 시적 사유가 다다른 곳이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일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황지우는 80년대 초반의 정치적 낭만주의에서 중반 이후 종교적 낭만주의를 거쳐,90년대에 접어들면 일상의 긍정으로 이어진다.백무산은 80년대 후반의 혁명적이고 집단적인 낭만주의에서 90년대 중반 이후 종교적 낭만주의와 그 사상적 승화로 나아간다. 차이는 있지만 두사람이 함께 지녔던 정치적 낭만주의가 종교적 낭만주의,,구체적으로는 불교적 낭만주의로 나아가는 것은 87년의 달라진 정치·사회적 상황이 계기가 됐다.불교적 사유는 자신을 부정하는 데서 시작한다.이들이불교적 낭만주의로 간 것도 그만큼 80년대를 보내며 과도하게 큰 짐을 지고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90년대를 보내면서 두 사람은 더욱 변모했다.황지우의 불교적 낭만주의는일상성의 힘에 의해 점차 모습을 잃어가는 반면 백무산의 그것은 사상적 차원으로 승화되어 갔다 같은 시대에,같은 고민을 한 평론가로서 김명인의 충고는 이렇다.황지우에게는 “눈앞에 전개되는 무한한 일상성의 늪 속에서 예리한 정치적 낭만주의의 상상력과 특유의 유격적 감수성을 갖고 현실에 귀환하라”는 것이다.백무산에게는 “힘들겠지만 다시 시정(市井)으로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권고했다.과거의 동지들에게 필요한 것은 한다발의 사상이 아니라 살아남은 누군가의 아름다운 모습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서동철기자
  • [인터뷰] 펜데레츠키 교향곡 ‘한국’ 해외연주회 장윤성교수

    “연주자가 국제무대에서 얼마나 빨리 성공하느냐는 ‘자기나라 음악’이 있느냐가 상당 부분을 좌우합니다.러시아가 그렇고,체코나 헝가리가 그렇지요. 특히 지휘자에게는 더욱 중요합니다.”펜데레츠키의 교향곡 5번 ‘한국’을 들고 일련의 해외연주회를 계획하고 있는 지휘자 장윤성씨(36·경희대 교수)는 “왜 펜데레츠키냐”고 묻자 대뜸이렇게 말을 꺼냈다. 장씨는,당연한 얘기겠지만 젊은 지휘자가 유수한 교향악단과 연주할 기회를갖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고 했다.그러나 펜데레츠키의 ‘한국교향곡’을 내세우자 계약이 빨리 이루어지는 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한국교향곡’은 폴란드의 세계적인 작곡가 크지스토프 펜데레츠키가 지난92년 한국정부로부터 위촉받아 만들었다.장씨는 이 곡을 지난 15일 ‘광복절 기념 음악회’에서 서울시향과 연주한 것을 시작으로 오는 9월18일에는 부다페스트 심포니,내년 7월에는 야나첵 필하모닉,2001년 3월에는 프라하 심포니를 각각 지휘한다. “지휘자로서 이용할 수 있는 한국음악은 거의 없습니다.그럼에도 최근 ‘한국적인 것’을 만들려는 작업은 유치하거나,아니면 너무 추상적인 방향으로흐르고 있어요.‘우리 것’이라도 서양음악 작곡의 전통과 동떨어져서는 서양관객들을 이해시킬 수 없습니다.”장씨가 이 곡을 처음 연주한 것은 95년 10월 폴란드의 크라코프에서 열린 ‘모자이코 현대음악제’.당시 크라코프 라디오 심포니와의 연주는 관객들에게 빨리 받아들여졌다.펜데레츠키가 갖는 ‘보편성’때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 곡에 ‘한국 것이라고는 새야새야 파랑새야 멜로디 밖에는 없지않느냐’는 비판도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그렇다해도 우리 음악가들에게는 큰 자산입니다.”그는 현재 자신이 생각하는 이곡의 가치를 글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펜데레츠키의 5번 교향곡과 광복절’로 가제를 붙인 이 글은 곧 학술지를 통해 발표된다.프라하 심포니와는 제대로 된 ‘한국교향곡’의 음반도 한번 만들어 보겠다는 각오다. 그는 “한국 음악가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작품개발이 좀 더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러나 과도기에는 ‘한국교향곡’같은 것이 국가적 위상과 예술가 개인의 앞날을 위한 ‘대안’이 충분히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서동철기자 dcsuh@
  • 28일까지‘키타옌코 페스티벌’

    KBS교향악단의 ‘키타옌코 페스티벌’이 13일부터 28일까지 예술의 전당과 KBS홀에서 나뉘어 열린다. 이 악단의 상임을 맡고 있는 드미트리 키타옌코는 러시아 출신의 세계적 지휘자.복더위 속에 6회의 마라톤 콘서트를 가짐으로써 진정한 프로악단이 되려면 어떤 강도로 연주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 같다. 13일(KBS홀)은 ‘오페라 갈라 콘서트’.소프라노 박정원과 테너 신동호,메조소프라노 김현주,바리톤 유지호,인천시립합창단이 나서 푸치니와 베르디의아리아 및 합창곡으로 꾸민다. 19일(KBS홀)과 20일(예술의전당)은 제512회 정기연주회를 겸한 ‘베토벤과쇼스타코비치’.이 악단의 제1악장인 김복수가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협연하는 데 이어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26∼28일(KBS홀)은 ‘차이코프스키 음악축제’.26일에는 첼리스트 송영관과‘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교향곡 4번을 선보인다.(02)781-2244. 서동철기자 dcsuh@
  • 할리우드는 ‘토마스 해리스’를 택했다

    어네스트 헤밍웨이와 토마스 해리스는 할리우드가 가장 선호하는 작가들이다.잘 알려져 있다시피 헤밍웨이의 소설은 ‘무기여 잘있거라(1929)’‘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1940)’등 여러편이 영화화됐다. 그러나 헤밍웨이의 작품을 바탕으로 한 영화는 소설의 성공에 비하면 별다른 평판을 얻고 있지 못한 반면 해리스는 최근 가장 잘나가는 영화작가라고할만 하다.‘블랙 선데이(1975)’를 시작으로 ‘레드 드래건(1981)’‘양들의 침묵(1988)’ 등 그가 쓴 3편의 소설은 모두 영화화되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게다가 지난 6월 펴낸 4번째 소설 ‘한니발’의 영화판권은 사상 최고액수인 800만달러에 영화사로 넘겨졌다. 왜 ‘위대한’ 작가 헤밍웨이의 소설은 영화로 만들면 그저 그렇고,작가로서는 격이 떨어지는 해리스의 소설은 영화로 만들면 성공을 거두는가. 워싱턴 포스트의 영화평론가 스티븐 헌터가 최근 이 문제를 다루었다.그는미국 영화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소설과 영화의 현대적 상관관계에 이르는 광범위한 시각에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이유를 도출해 냈다. 헌터는 겉으로만 보면 헤밍웨이처럼 영화적인 소설가는 별로 없다고 말한다.줄거리는 직선적이고,항상 이국적 장소가 배경이 된다.여기에 격렬한 액션과 클라이맥스로 끝을 맺는다.서구적 영웅의 이미지를 실제로 신화화했다. 그의 인물은 결코 불평하지 않고,직무에 충실하며 큰 논쟁이나 속임수를 싫어한다.쓸데없는 일이 될지라도 불명예를 안고 떠들석하게 사느니,차라리 우아하게 조용히 죽는다.그들은 결코 수다쟁이나 위선자가 아니다.소설 속의인물들은 거의 영화적으로 대사를 말하고,결코 감정을 숨기는 일이 없다.그러므로 헤밍웨이의 소설에 기초한 영화는 7분만 지나면 앞으로의 스토리를짐작할 수 있을 정도다.1946년판 ‘킬러’와 1943년판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는 전형적이다. 그의 작품으로 영화화에 성공한 것은 단편이다.간결하면서도 굳건한 멜러드라마적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그레고리 펙이 나오는 ‘킬리만자로의 눈’은 공허했지만,원작 ‘프란시스 머컴버의 짧고,행복한 생애’를 바탕으로한 ‘머컴버의 정사(The Macomber Affair)’는 아주 훌륭하다.그의 영화는대작이고,중요하게 취급될수록 더욱 졸작이 된 셈이다. 헤밍웨이가 노벨상과 퓰리쳐상을 받고,여배우 그레이스 켈리보다 더 많이잡지의 표지인물로 등장하면서,영화계에서 보는 그의 가치도 높아졌다.그러나 감독이나 극작가들은 그의 작품을 각색하면서 씌어진 것을 보존하고,기록하려는 고려없이 이야기를 영화형태로 불태우고 잘라내고 구부려댔다. 해리스에게는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났다.그는 뉴욕 타임스 ‘북 리뷰’의첫페이지에 한번도 서 본 적도 없지만,그의 작품은 헤밍웨이 각색물이 결코갖지 못한 무엇인가가 있었다.해리스는 헤밍웨이가 몰랐던 것을 알았고,할리우드 또한 해리스가 헤밍웨이 같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50년대의 미국 영화산업은 그야말로 ‘산업’이었다.감독의 선호도가 아닌,다양한 요소가 개입됐다.헤밍웨이의 높은 명성은 또한 항상 스튜디오 서열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감독들에 의해 제작되는 것을 의미했다.그들은 거물이나 제작자에게 적응하는 법을 배워온사람들이기 쉬웠다. 기회나 위기를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이며,한번도 이단자로 불려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다.그들의 임무는 훌륭한 영화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자신들의 화려한 경력을 지속시키는 데 있었다. 해밍웨이와 해리스 사이에는 또 다른 차이점이 있다.헤밍웨이는 할리우드의 전형적 대사형태가 정착되기 이전의 작가지만,해리스는 이후에 글을 썼다. 이런 환경의 차이는 두 사람의 작품에 미묘한 영향을 주었다.헤밍웨이는 영화에 영향을 미쳤으나,해리스는 영화로 부터 영향을 받았다. 헌터의 결론은 이렇다.“스토리를 말하려면 헤밍웨이처럼 전통적인 방식으로 하는 것이 좋지만 영화라면 해리스의 방식이 더 낫다”는 것이다./서동철기자 dcsuh@*헤밍웨이는 문학적, 해리스는 시각적 헤밍웨이와 해리스의 소설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가.워싱턴 포스트의 영화평론가 스티븐 헌터는 “헤밍웨이가 문학적이라면,해리스는 시각적”이라고 평한다. 그는 헤밍웨이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스토리에 대한 헤밍웨이의 생각은한결같이 원인과 결과다.그가 모티브를 설정하면,줄거리 안에서 액션이 따라간다.저변에 있는 모든 이야기는 이성적 행동과 맞아떨어져야 한다.사리에맞는 이야기가 제시되면 논리적인 청사진이 뒤따른다”. 예를 들어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 나오는 로버트 조던의 기품은스토리상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결정한다.그는 스페인 내전의 와중에서 부질없이 다리를 공격한다.자신을 던지려는 로버트 조던의 의지가 그의운명을 결정짓는 것이다.생각이 행동을 계산하고 적절한 경로를 밟은 뒤 모질지만 고상한 종말이 뒤따른다. 이같은 헤밍웨이의 작품은 특히 자신만의 스타일 감각이 없는 보수적인 감독에 의해 영화로 옮겨졌을 때 죽어버리기 십상이다. 반면 해리스는 그가 다른 사람의 소설에서 배운 만큼 많은 것을 영화로 부터 배웠다.그는 일종의 시각적인 속기법을 배웠고,이성에 매달리는 것이 이야기 전달에는 불필요하다는 것도 깨우쳤다. 그는 스토리 사이에서 교차되며 일어나는 긴장이 환상을 유지시켜 주기에충분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예를 들어 ‘양들의 침묵’에서 시카고의 FBI가범인이 아닌 사람에 다가서는 반면 작품속의 클라리스 스털링(영화에서는 조디 포스터가 이 역할을 맡았다)은 오하이오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범인에게 다가선다.그것은 흥분시키기 보다는 극의 리듬이 된다.그런 의미에서 해리스의 소설이 아름답게 씌어지기도 했지만,자체로 영화적일 만큼 묘사가 생생하다. ‘양들의 침묵’은 논리적인 것 보다 시각적인 것이 가지는 힘의 우위를 보여준다.주인공 렉터(영화에서는 앤터니 홉킨스)는 마스크가 씌워진 채 유리벽 뒤에 묶여 있다.마스크는 인간 광기의 이미지로,문학적 감각보다는 시각적 효과를 낳는다.
  • ‘주민세 균등할’ 지역따라 천차만별

    주민들이 소득에 관계없이 1년에 한차례 똑같이 내는 ‘주민세 개인균등할세율’이 지역에 따라 많게는 5배나 인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행정자치부가 9일 밝힌 자치단체별 주민세 개인균등할 세율 조정 현황에 따르면 강원도 홍천·횡성·영월·평창·정선·철원·화천·양구·인제군과 충북 옥천군 등 10곳은 주민세를 1,000원에서 5,000원으로 5배 인상했다. 부산과 대구는 3,000원에서 일부 군 지역을 제외하고 4,800원으로 각각 1,800원 올리는 등 모두 165개 자치단체가 1,000원 이상 인상했다.서울은 4,500원에서 4,800원으로 300원 인상했다. 주민세가 가장 낮은 곳은 경기 가평군과 충북 충주시 등 15개 자치단체로 2,000원이다. 주민세는 지난해까지 ▲서울 4,500원 ▲인구 50만 이상 시 3,000원 ▲기타시 1,800원 ▲군 1,000원 등으로 일괄 부과됐으나 올해부터 ‘1만원 이하’에서 자율화됐다. 주민세 개인균등할은 주민들이 공중화장실,도서관 등 공동 편의·복지시설설치를 위해 가구별로 매년 8월 균등하게 부담하는 일종의 ‘회비’ 성격을띤 세금이다. 서동철기자 dcsuh@
  • 그린벨트 해제구역에 지방세 부과유예 검토

    행정자치부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서 해제된 지역에 필요하면 각종 지방세 징수를 일정기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이같은 방침은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되면 각종 지방세가 급등함에 따라 있을 수 있는 조세저항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행자부의 한 관계자는 “개발제한구역은 세제혜택을 받고 있으나,해제되면지방세 납부액이 급증하게 된다”면서 “전면적으로 세제혜택을 없애도 문제가 없는지 해당 시·도로부터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돼 도시계획구역에 속하게 되면 일반주택 및 부속토지에 도시계획세를 물려야 한다”면서 “종토세나 도시계획세 등 세제상의 예외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면 법규를 개정하여 연차적으로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개발제한구역의 농지와 임야는 분리과세하여 1%의 정도의 종합토지세를 납부하고 있으나,그린벨트에서 해제되면 종합합산하여 0.2%에서 최고 5%까지 세율이 급등하게 된다. 서동철기자 dcsuh@
  • 국민생명-재산 관련 시설 안전 강화

    정부는 씨랜드 수련원 참사 등의 재난이 소방 및 건축관련 규제를 지나치게 완화한 데도 적지않은 원인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관련된 안전관련 규제의 완화에 최대한 신중을 기하기로 했다. 또 각종 시설물의 인·허가 및 유지관리 과정에서 비위를 저지른 공무원의처벌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상대적으로 제재가 약했던 건축주와 설계 및 감리자 등 민간인에 대한 처벌도 크게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9일 “건축허가를 할 때 소방당국에서 설계도면을 검토하는 조항이 규제완화 차원에서 삭제됐다”면서 “앞으로 규제완화를 심의할 때는 졸속처리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건축허가를 맡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현장확인도 하지않은 채 서류만으로 처리하도록 하는 조항도 다시 검토해야 할 것”이라면서“규제완화로 불합리가 드러난 부분은 법규의 강화를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소방과 건축분야의 규제가 그동안 완화된 것은,공무원이 현장에 가면 비리가 개입될 소지가 커짐으로써 국민들에게 더 큰 불편을 주었다는 지적에 따랐던 것”이라면서 “이 부분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재난관리는 공무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생명 및재산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모든 국민의 문제”라면서 “비리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손상시킨 공무원은 공직사회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는 것은 물론 민간인에 대해서도 비리로 얻어지는 이익보다 더 많은 벌금을 부과하는 등 처벌강도를 크게 높여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이것이 문제다]-지휘체계 혼선…재난관리 ‘구멍’

    집중호우와 태풍은 해마다 찾아들고 있다.그리고 피해는 반복되고 있다.화재와 대형건물 붕괴같은 대규모 재난의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피해의 불안감도떨치지 못하고 있다. 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계기로 재난관리법이 만들어지고 중앙 119구조대가 창설된 지도 4년이 지났지만 재난관리체계의 취약성은 거의 고쳐지지 않았음이 이번 수해에서 드러났다.재난대책이 발전하기는 커녕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고질화됐다고까지 말하여지는 국가재난관리체계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점검한다. 재난관리업무는 부처별로 따로 놀고 있으며 중복돼 있다.부처간 긴밀한 협조체계도 찾아볼 수 없었다.경찰(112)과 소방(119),그리고 보건복지부의 응급환자정보센터(129) 등으로 흩어진 응급구조 및 신고체계는 완전히 정비되지 않았다.긴급대응 및 구조재난은 피해확산을 막고 사회적·경제적 파장을차단하는데 중요한데도 구조장비와 인력은 부족한 상태이다. 이재민 구호과정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중앙정부내의 행정자치부와보건복지부·기상청·소방본부 등은 제각각 업무를 처리했다.행정자치부 장관과 각 부처의 차관들이 참석하는 재해대책위원회에는 정작 기상청장은 끼지도 못하는 구조적인 문제점도 효율적인 재해대책을 가로막는 한 원인으로꼽힌다.중부 수해는 재난과 재해에 종합적이고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는 관리체계수립이 시급함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수마(水魔)가 잇달아 찾아들고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의 구호 준비도 소홀,이재민들의 원성을 자아내고 있는 실정이다. 제도적인 허점 못지 않게 공무원이나 국민들의 의식전환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대구 가스폭발,성수대교 붕괴에 이어 삼풍백화점이 무너지고서야 재난관리법이 제정될 수 있었다. 한동안 대형참사가 일어나지 않자 재난관리 조직과 법규는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온 것이 사실이다.정부 구조조정 과정에서 총리실의 안전관리심의관 자리가 없어지고,행정자치부 민방위재난통제본부가 3국 11과에서 2국5과로 크게 줄어들었다.소방인력의 상당수도 감축됐다. 하지만 조직이 축소되는 만큼 재난관리에구멍이 생길 것이라는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는 거의 없었다.이번 수해가 나고서야 뒤늦은 지적들이 속출하고 있다.이런 분위기 속에서 전문가 양성은 기대조차 어려웠다는 게 관료들의 설명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재난관리의 문제점을 영화 ‘타워링’에 비유했다.미국식의 최첨단 설비와 장비들이 들어간 초고층 빌딩 타워링이었지만 몇 푼의돈때문에 불량전기부품을 사용하는 안전불감증이 있는한 대형참사를 피하기어려웠다는 얘기다. 재해의 사후대책과 관리도 중요하지만 사전 예방책에 더욱 중점을 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재해대책 예비비를 재해대책비로 바꿔 예방설비에투자하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립방재연구소의 심재현(沈在鉉)연구관은 “재해복구비의 3분의 1정도를예방에 투자하면 재해복구비 전체를 절약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재난 예방 시설 설치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10년간 연평균 재해피해액을 재해대책비로 편성해 지출하면 엄청난 예방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서동철기자 dcsuh@ *민방위 재난통제본부 수습 총괄 ‘안전사고는 싸워보지도 못하고 패하는 것’이라는 군(軍)의 격언이 있다. 안전관리를 강조하는 말이다.대형재난은 사회적 충격이 큰 만큼 국민경제에미치는 악영향도 클 수 밖에 없다. 각종 재난·재해 가운데 풍수해가 가장 많은 재산피해를 입히고 있으며 교통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가장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이같은 재난을 예방하고,피해를 수습하는 행정체계는 국무총리 직속의 중앙안전대책위원회를 정점으로 한다. 예방기능은 각 부처로 분산되어 있다.민방위·화생방·자연재해·재난관리·소방안전·수난구호는 행정자치부,산업재해는 산업자원부,수질 오염은 환경부,방사능 재난은 과학기술부,산림재해는 농림부,해양오염은 해양수산부,전염병 관리대책은 보건복지부가 맡는다. 그러나 일단 재난이 일어나면 수습은 행자부의 민방위재난 통제본부가 실무적으로 총괄한다.각 지방자치단체에도 비상기구가 편성되어 있다.그러나이들 기구는 종합적이고 강력한 집행기구로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받고 있다. 구조·구급 기능은 119 구조대가 맡는다.첨단장비를 갖춘 중앙 119구조대는 대형재난에 대비한 조직으로 최근 첨단 구조체제를 갖춘 새 청사가 마련되기도 했다.전국 132개의 소방서마다 구조·구급대가 배치되어 있다.이번 수해에서는 119구조대의 활약이 두드러지기도 했다.또 여천공단의 화학구조대와 지리산 국립공원 등의 산악구조대,한강·청평·충주·통영의 수난구조대등 특수구조대도 운영되고 있다. 서동철기자 * 대안은 무엇인가…업무 단일화 통합기구 필요중부 수해에서 재난·재해대책기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대책이 각 부처별로 분산돼 있는데다 행정자치부장관이 본부장인 중앙재해대책본부도 적절한 대책마련보다는 상황집계에 치우쳤다는 얘기다. 한마디로 종합적이고 강력한 재난대책기구가 없었다는 것이다.정부의 구조조정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줄어든 재난관리조직은 효율적인 대책에 역부족이었다. 까닭에 대통령 직속의 재난관리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감사원장자문기구인 부정방지대책위원회(부방위)가 최근 제시한 재난관리체계의 3가지 모델도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부방위의 방안은 재난 관리청이나 소방청을 신설하거나 기존의 조직을 보완하자는 것이다.재난관리청 신설안은 행정자치부 산하에 독립청을 신설해 수해를 비롯한 모든 재난의 사전 예방과 사후 대책을 총괄하도록 하자는 방안이다. 소방기능을 중심으로 재난관련 조직과 업무를 일원화하자는 소방청 신설안은 자연재해와 인위재해가 원인만 다를 뿐이고 인명과 재산피해를 끼치며 복구과정도 비숫하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설득력을 갖고 있다. 마지막 보완방안은 민방위 재난통제본부 체제를 유지하되 재난 종류별로 돼 있는 것을 단계·기능별로 업무를 분담시켜 조직을 재편한다는 것이다.부방위는 단기적으로는 현재의 재난체계에 통합관리기능을 부여하고,장기적으로는 소방청같은 독립기구 신설이 바람직스럽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서동철기자 @*대형 재난·사고 일지■93.1.7. 청주 우암상가 아파트 붕괴■93.3.28. 구포열차 전복사고■93.7.26. 아시아나 여객기 해남 추락■93.10.10. 서해 위도 여객선 침몰■94.10.21. 성수대교 붕괴■94.10.24. 충주 유람선 화재■94.12.7. 아현동 도시가스 폭발■95.4.28. 대구 도시가스 폭발■95.6.29. 삼풍백화점 붕괴■96.4.3. 남한강 버스 추락■96.4.23. 강원도 고성 산불■96.7.25.∼7.28. 서울·경기 북부·강원 집중 호우■97.8.6. 대한항공 여객기 괌 추락■98.7.31. 지리산 폭우■98.8.3.∼8.6. 서울·경기 북부 집중호우■98.10.29. 부산냉동창고 화재■99.6.30. 씨랜드 화재■99.7.31.∼8.3. 서울·경기 북부·강원 집중호우·태풍 * 외국의 재난관리 워싱턴 최철호특파원·황성기기자 미국은 수해나 각종 사건·사고를 비롯한 모든 재난관리는 전화번호 911의 통합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70년대 전까지 비상 방송은 대통령실,화재는 상무부,국민방위는 국방부,범죄는 경찰과FBI 등으로 나뉘어져 있었다.이런 비효율적인 체계는 대통령 직속으로 연방비상관리처(FEMA:Federal Emergency Management Agency)가 설립되면서 일원화됐다. FEMA는 LA 대지진과 오클라호마 연방건물 폭파사고가 터졌을 때 사태와 혼란을 효율적으로 수습하고 일사분란하게 피해를 복구하는 데 강력한 기능을 발휘했다. 수해나 토네이도가 발생,인명피해가 나면 1차적으로 911신고를 받은 지방관리소는 응급구호팀이나 재해복구팀에 즉각 연락해 인명피해를 최소화시키는동시에 지방행정기관장을 거쳐 주지사에 알린다.주지사는 FEMA와 중앙정부에 연락하며,피해정도에 따라 대통령은 재난지역을 선포하게 한다.중앙정부 차원에서는 긴급대응팀이 구성돼 의료,위험물관리,복구,소방,식량 등의 종합적 대책이 세워져 일사불란하게 진행된다. FEMA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직접 비상관리연구소라는 비상대비담당 공무원및 전문가 교육부서를 운영하는 것.연방과 지방정부의 소방요원,경찰과 민간업체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에서는 실기위주의 토의식 교육으로 효과적인 대응책이 몸에 배도록 한다. 일본에서는 지진같은 대형 재해가 많은만큼 방재체계가 잘 발달돼 있다.지진피해 판독이나 화재확대 예측 등에 첨단 컴퓨터 영상시스템 등을 통한 정보전달체계의 첨단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그러나 95년 고베(神戶)지진때 재난대책에 일부 허점이 드러나 미국의 FEMA를 본뜬 비상대책기구 설립을추진중이다. 프랑스는 긴급 재난사태에 5분내에 소방대원이 출동,군경과 공조로 응급조치를 한다.26만6,000명의 소방대원이 전국 1만여곳의 비상센터에 20개의 비행장을 갖추고 출동태세를 갖추고 사뮈(SAMU)라 불리는 의료서비스기관과 함께 응급조치를 취한다. hay@
  • 여성공무원 호칭 잘못써도 성희롱

    앞으로 공직사회에서 여성공무원을 이름이나 직급 대신 ‘△양’이나 ‘미스△’‘△여사’ 등으로 부르면 제재를 받을 수도 있다. 또 공무원들은 여성민원인을 ‘여자분’이나 ‘아줌마’보다 ‘△님’‘△선생님’ 등으로 불러야 한다. 정부는 8일 공직사회의 성희롱 문제에 대처하는 방안의 하나로 ‘남녀공무원의 기본 에티켓’을 ‘공무원복무지침’에 포함시켜 시행키로 했다. ‘남녀공무원…’은 ‘남녀차별금지 및 규제에 관한 법률’이 지난달부터시행됨에 따라 행정자치부가 마련한 공직사회 성희롱 방지대책의 하나. 이에 따라 각급 행정기관은 ▲1년에 한차례 이상 성희롱 예방교육을 하고▲성희롱 상담 전담창구를 마련하며 ▲성희롱 행위자에 징계나 인사조치를포함하여 적정하게 대처하고,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남녀공무원…’의 내용은 지난 2월 노동부가 발표한 ‘직장내 성희롱 예방 지도지침’을 바탕으로 공직사회의 특수성을 최대한 반영했다. 무엇보다 여성공무원들이 가장 모멸감을 느낀다는 호칭을 개선하고,업무와관련하여접하는 민원인 혹은 파견 등으로 함께 일하는 민간인과의 관계에주의를 기울이도록 했다. ‘남녀공무원…’이 제시한 공직사회의 성차별적이거나 불쾌감을 주는 대표적 언행은 “여자가 분위기를 띄워야지”“여성은 사무실의 꽃”이라거나,컨디션이 좋지 않은 여성에게 “오늘이 생리일인가”“잠 안자고 뭘했어”라고말하는 것 등이다. 또 보건(생리)휴가를 쓸 때 비꼬거나,술이나 커피를 함께 마시면서 의도적으로 여성이 마신 곳에 입을 대고,몸을 밀착한 채 귓속말을 하는 등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하는 행위도 주요 성희롱 사례로 들었다. 한편 행자부는 ‘남녀공무원…’의 주요내용을 소책자에 담아 공직사회에배포할 계획이다. 서동철기자 dcsuh@
  • 9급서 최고위직 오른 ‘고졸학력’…金完基광주부시장 대리

    “내가 지금 모시는 웃분이 최고의 ‘백 그라운드’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김완기(金完基)전 행정자치부 공보관(55)이 3일 광주부시장 직무대리에 임명됐다.관례에 따라 그는 조만간 1급으로 승진하면서 ‘직무대리’라는 꼬리표를 떼게 된다.고졸 학력의 면사무소 서기보(9급) 출신이 직업공무원으로는 가장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이다. 김 부시장은 이날 자신처럼 학벌 없고,배경 없는 하위직 후배들에게 “연고·학력 위주 사회에서는 결국 그동안 모셨던 상사만이 자신을 알아봐준다”면서 “성실하게 일하여 윗사람으로부터 인정받는 것이 공직생활을 성공으로이끄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학력 때문에 불편한 적이 많았지만 특수대학원 수료 등으로 학력을적당히 장식하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그렇지만 아직도 누가대학은 어디 나왔고,고시가 몇기(期)냐고 물으면 뜨끔뜨끔하다”며 웃었다. 김 부시장은 전남 곡성 출신.고향의 중앙초등학교와 광주동중을 수석졸업하고,광주고에도 수석입학했다.그러나 아버지를 일찍 여의는 바람에 중 3때부터 가정교사로 어머니와 2남4녀 형제들을 부양해야 했다.고교를 졸업한 뒤에도 흙벽돌장사를 하며 대학 진학 기회를 노렸지만 결국 22살때인 지난 66년5급을(현재의 9급)공무원 채용시험에 응시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후배들에게 “지역감정이 있다지만 결코 선입견을 갖지 말라”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그는 “과거 호남 출신들이 불이익을 받았다지만 나는 영남출신들로부터 많은 덕을 입었고 그것이 옛 내무부의 분위기였다”면서 “자기 하는 자세가 자기의 앞날을 결정해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광주부시장 자리는 33년 공직생활의 플러스 알파(+α)”라면서 “얼마나 할지는 모르나 학연이나 연고에 집착하지 않고,열심히 하는 후배를 발굴하고 키워 적어도 광주시에서는 학벌이나 지연을 따지는 폐풍(弊風)을 없애고 싶다”고 다짐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태풍·폭우 경제적이익도 산출

    태풍과 폭우 등의 자연현상은 국가경제에 악영향만 미치는가.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재해관리 정책은 태풍이나 폭우가 지나가면 피해액을산출하여,원상복구하는 데 머물렀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자연현상은 모두백해무익한 것으로 치부했던 셈이다.그러나 이같은 정책에 근본적인 변화가오고 있다. 정부는 제5호 태풍 ‘닐’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채 소멸된 것을 계기로 자연현상을 피해위주로 관리하는 데서 벗어나,이로운 부분까지 함께 관리하는 방식으로 전환키로 했다. 이에 따라 중앙재해대책본부는 29일 정부 각 부처에 태풍 ‘닐’에 따른 피해액과 함께 국가경제적으로 이익이 된 부분이 있다면 액수로 환산하여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행정자치부 박성득(朴聖得)방재관은 “태풍 닐이 남해안에 일부 피해를 미치기는 했지만,전체적으로는 크게 도움을 주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태풍에 따른 이익을 구체적인 액수로 계량화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일단 이번 태풍이 중부지방의 심각한 가뭄으로 우려할만한 수준이었던 각 댐의 저수율을 크게 높인 데다,농작물의 생육에도 크게 도움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양식장 시설물에는 일부 피해를 끼쳤을 가능성이 있지만 비바람이 몰아침에 따라 바다의 적조현상을 없애고,대기의 유해물질을 씻어내어 생태계에활력을 주는 등 국가경제적으로 상당히 유익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권형신(權炯信)민방위재난통제본부장은 “지금까지 재해관리는 피해를 입으면 복구하는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이었지만,앞으로는 재해를 적극예방함으로써 자연현상으로 부터 경제적 이익을 얻는 방식으로 전환할 것”이라면서 “재해예방 예산이 불필요한 비용이 아니라,생산성을 위한 투자로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같은 차원에서 자연재해에 따른 교량이나 둑 등 시설물 복구원칙을원상복구에서,더 큰 피해도 예방할 수 있는 개량복구로 전환하고 있다”면서 “예산당국도 올해 처음 예방차원의 재해대책비를 추경예산안에 편성하는등 보조를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동철기자 dcsuh@
  • 자연재해때 계곡·바닷가 야영객 강제퇴거

    정부는 태풍이나 폭우 때 산간 계곡이나 바닷가에 머물고 있는 관광·피서객에 자연재해대책법을 적용하여 강제퇴거시키기로 했다. 또 대피명령을 따르지 않은 사람에게는 최고 100만원의 벌금을 물릴 방침이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29일 “제5호 태풍 ‘닐’이 지나가는 동안 계곡에 야영하고 있는 피서객들에게 대피명령을 내렸지만,대부분 따르지 않았다”면서 “지난해 지리산 계곡에서와 같은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법 규정을 보다 엄격히 적용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자연재해대책법 제43조는 재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거나 재해가 발생했을 때 인명 또는 신체의 위해방지 또는 응급조치를 위해 필요하면 경계구역을 설정하고,일반인의 출입 등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서동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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