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하응백씨“한국문학 르네상스 70년대중반부터…”
“한국문학의 르네상스는 1970년대 중반부터 10여년 동안이었다” 문학평론가 하응백이 최근 25년 동안 한국 문학계의 현황을 분석하고 내린결론이다.그는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 지난 76년부터 지난해까지 23차례 발간한 ‘문예연감’을 바탕으로 한국문학의 변화양상을 추적했다.
무엇보다 70년대 중반부터 한국문학은 수치상으로도 독자와 발표지면,시인·작가의 증가가 맞물리면서 활성화 시대를 맞이했다.그런 만큼 상업주의 문학에 대한 우려와 경계가 일기 시작했음에도 그 오염은 현재보다 훨씬 덜했고,영상 매체의 위협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전했다는 것이 이 시기를 ‘르네상스’로 결론지은 이유다.
조사 결과 문학도서의 발행 종수는 지난 76년 3,359종에서 지난해 5,034종으로 늘었다.발행부수도 통계를 시작한 85년 744만부에서 98년에는 1,235만부로 증가했다.
문예지는 76년 22종에서,1989년에는 57종,지난해 192종으로 늘었다.동인지도 86년 355종에서 96년에는 704종이 됐다.
문인은 82년 한국문인협회 등록회원이 1,489명이었으나,올해는 1월1일현재문인협회 회원이 4,202명,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이 803명, 한국펜클럽 회원이 1,362명이다.중복 가입자를 감안해도 총수는 5,000명이 넘고,단체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사람을 포함하면 더욱 많아진다.
이처럼 양적으로 팽창했다고 해서 90년대 문학이 70∼80년대 보다 우수하다고 말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문학의 주제는 갈수록 개인으로 침잠하는 데다상업주의 세례와 영상매체의 도전에, 최근에는 PC통신의 유사문학까지 세력을 얻어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결국 21세기 한국문학은 양적 팽창속에 질적 고양을 함께 추구해야 하는 사명을 갖고 있다는 것이 이 조사결과가 보여주는 교훈인 셈이다.
하응백의 분석은 ‘한국문학의 세기말 점검’이라는 제목으로 문예진흥원이내는 ‘문화예술’9월호에 실렸다.
서동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