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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매일·천주교평신도協·KNCC 성탄음악회

    올해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는 의미있는 음악회가 하나 마련되고 있다.‘가톨릭과 개신교의 연합과 일치를 위한 성탄축하음악회’가 그것이다. 대한매일신보사와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협의회·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평신도위원회가 공동주최하는 이 음악회는 25일 오후3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가톨릭과 개신교의 화합을 위한 행사는 종종 있지만 성탄절을 기념하여 두교단이 축하행사를 함께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솔로이스트와 합창단 등 출연진도 가톨릭과 개신교 신자들로 골고루 구성하여 더욱 의미있는 자리를만들게 된다. 이날 음악회에는 소프라노 박정원과 메조소프라노 장현주와 송윤진,테너 강무림,바리톤 박경준 등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역량있는 성악가들이 솔로이스트로 나설 예정.임헌정 서울대교수가 지휘하는 부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200여명으로 구성된 연합성가대가 출연한다. 제1부는 임헌정과 부천필하모닉이 바그너의 ‘탄호이저’서곡으로 막을 연다.이어 송윤진이 바틀렛의 ‘오 주여 자비를 베푸소서’,박경준이아담스의‘오 거룩한 밤’,박정원이 모차르트의 ‘춤추어라,기뻐하라,행복한 넋이여’,장현주가 나운영의 ‘시편 23편’을 들려주면,박정원과 장현주가 함께 스마트의 ‘시편 23편’,강무림이 프랑크의 ‘생명의 양식’을 부른다. 휴식시간이 끝난 뒤 제2부에서는 연합성가대가 말로테의 ‘주기도문’과 모차르트의 ‘아베 베룸 코르푸스’를 합창하는데 이어 솔로이스트 전원과 연합성가대가 헨델의 ‘메시아’가운데 ‘할렐루야’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동완목사는 음악회를 앞두고 “이번 행사는 신·구교 크리스천들이 연합과 일치를 실천하여 이루어진 것”이라면서 “이음악회에서 천주교와 개신교의 벽이 허물어지는 것처럼 모든 사람들이 다양성 속에서 일치를 찾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 사무총장 김종수신부도 “천년기의 마지막 성탄절을 맞아교회는 어느 때보다 더욱 그리스도교의 일치를 간청해야 한다”면서 “이 자리가 두 교단의 화합과 일치를 이루는 데 커다란 전기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음악회는 기독교 위성방송(C3TV)과 기독교인터넷방송(www.c3tv.co.kr)이전국에 생중계할 예정이다.공연문의 (02)721-5964∼7. 서동철기자 dcsuh@
  • 하성란 ‘옆집여자’ 도시의 그늘진 인생 삽화

    하성란의 소설을 ‘도시인의 관습적 일상에 대한 정밀한 문학적 해부도’(문학평론가 백지연)라고 평가하기도 한다.실제로 보통사람이라면 그냥 지나쳐버렸을 하찮은 사물 혹은 일상이 그의 소설속에서라면 어느새 크게 확대되어시선을 끌고 있음을 발견하기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것도 ‘하염없이 진부하고 지루한 일상의 풍경들을 자신만의 화첩에서 개성적인 형태로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그를 역량있는 작가의 반열에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동인문학상 수상작가 하성란(32)이 새로 낸 단편집 ‘옆집 여자’(창작과 비평사)는 이런 면모를 더욱 뚜렷하게 드러낸다.그는 이미 96년 서울신문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풀’이 당선될 당시 심사위원들로 부터 “날카롭고섬세한 작가적 감정을 지니고 있다”는 평을 받았었다.이후 소설집 ‘루빈의술잔’과 장편 ‘식사의 즐거움’을 통해 도시의 일상에 대한 정밀하고 깔끔한 묘사로 주목을 받은 그지만, 이번 단편집에서는 깊어진 성찰을 더욱 능숙한 방법으로 내보인다. 모두 10편이 담겨있는 이번 소설집에서 그가 그리고 있는 인물은 도시의 공간적 혹은 정신적 변두리에서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는 사람들이다.그 인물들은 도시문화를 상징하는 인물이거나,사물 혹은 현상과 맞부닥칠 때 소외감을 느끼거나 자아상실을 경험한다. 표제작인 ‘옆집 여자’에서는 매력적이고 발랄한 이웃집 여자는 어느샌가전업주부인 주인공의 아이와 남편을 빼앗고 자신마저 정신병자로 몰아간다. 친근한 이웃이 어느 순간 나의 존재와 가족마저 위협하는 침입자로 돌변한다.‘깃발’에서 자동차 세일즈맨은 외제차를 팔지못했을 뿐 아니라 짝사랑하는 광고모델의 환심을 사는데도 실패한다.결국 양복과 양말과 구두를 하나씩벗으며 전봇대에 올라가 맨꼭대기에 팬티를 걸어놓은 채 사라진다.‘즐거운소풍’에서는 건물주와 입주자가 서로 상대를 죽일 계획을 꾸미고 있으면서도 즐거운 척 단합대회를 떠난다.누구든 비슷한 경험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는 도시문화의 그늘이 아닐 수 없다. ‘옆집 여자’의 ‘작가의 말’은 3년전 신춘문예 당선소감에서 그러했듯 아버지에 대한 기억으로시작한다.아버지가 생각하듯 자신이 늘 생각에 잠겨땅만 바라보고 걸었던 것이 아니라,다만 좋지 않은 습관에 불과했다는….그러면서 “내 본심과는 달리 내 소설은 독자들의 뒤통수를 치고 싶어한다”고 ‘경고’한다.소설안에 전제되는 어떤 상황에 선입견을 갖고 자신의 작품을읽어서는 안된다는 충고일까. 서동철기자
  • [99문화계 결산] 문학

    99년 문단의 특징은 여성의 득세가 여전했다는 점을 먼저 꼽지않을 수 없다.여기에 소설쪽에서 시류를 타지않는 몇몇 작가들의 활동이 눈에 띄었고,‘문체의 세계화’처럼 해외독자를 겨냥하는 작업이 구체화되기 시작됐다는 것도 특기할만 하다. 비공식 통계에 따르면 현재 문단에 적을 걸어놓고 있는 사람의 70% 이상이여성이라고 한다.최근 문학의 수요자는 80% 이상이 여성이고,그 가운데도 주류는 20대라는 분석도 있다.젊은 여성독자를 위한 문학작품의 생산이 활발한것은 시장원리로 볼 때도 당연한 일이다. 이에 따라 신경숙과 은희경,전경린,배수아같은 여성작가들이 활발한 작품활동을 했다.보통 3∼4편이 실리는 문예지의 단편소설란을 모두 여성작가가 채우는 일도 심심치 않았다. 젊은 취향의 문학이 득세하는 상황에서 컴퓨터통신이 주요한 문학작품의 발표공간으로 자리잡았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최근에는 젊은 작가들 뿐 아니라 40∼50대 작가들까지 컴퓨터통신에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신종 문화상품으로서는 미래가 있으나,문학으로서의 미래가 없다”(문학평론가 하응백)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판타지소설이 컴퓨터통신에서의인기를 바탕으로 출판시장에서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점도 기억할만 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여성이면서 문학적 보편성을 추구하는 한강·하성란같은 작가들과 구효서·심상대·성석제·정찬같은 30∼40대 남성작가들이 인상적인작품활동을 했다. 소설이 대중화를 가속화하는 동안 시는 제자리 찾기에 힘겨워하는 상황을 보여준 한해인 것 같다.이런 가운데 김정란과 노혜경 등 몇몇 여성시인들은 문단의 파벌화를 비판하며 스스로 평론활동을 하고,자신들의 시에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을 벌였다. ‘문체의 세계화’를 처음 이야기한 사람은 작가 이문열인 것 같다.그는 ‘문학동네’ 겨울호에서 한국사람들에게 얘기하는 것과 미국사람을 만나 얘기할 때는 방식이 아주 달라져야하며,원고지로 치면 적어도 3분의 1이상 차이가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예를 들어 한국사람에게는 ‘나는 경주에 가서천마총 옆에서 법주를 마셨다’라고 하면 되지만,미국사람에게는 ‘나는 천년전,신라의 수도였던 경주에 가서,최근 그 안에서 천마가 그려진 그림이 발견된 오래된 무덤 옆에서,경주 특산품인 쌀로 빚은 술을 마셨다’라고 해야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신경숙도 지난 95년 발표한 장편 ‘외딴방’의 개정판을 내면서 같은 고민을했다고 밝혔다. 이 작품을 독일어로 번역하는 사람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우리말의 여운과 독일어가 요구하는 정확성이 작품안에서 수도없이 충돌한다는것을 알게됐고,작품을 수정하는데 염두에 두게되었다는 설명이다. 서동철기자 dcsuh@ ** 화제의 인물 '전경린' 작가 전경린(37)은 99년의 한국문학을 이야기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그의 장편 ‘내 생애 꼭 하루뿐인 특별한 날’은 많이 팔리기도 했지만,문단의 평가도 양극단을 달린다는 점에서 90년대말 적이다. 줄거리는 매우 통속적이고,진부하기까지 하다.남편의 감추어둔 애인이 집에찾아와서 행패를 부리자 가정은 순간에 무너졌다.30대 초반인 여주인공은 바닷가의 사설우체국장과 ‘성적인 게임’을 벌이게 되고,통제가불가능하게치달아 결국 혼자가 된다는 얘기다. 전경린 문학의 특징은 이런 통속적 줄거리를 특유의 예리하고 감각적인 문체로 가공하여 ‘불륜소설’로는 어울리지 않게 제법 세련되고 품위있는 감각을 자아내는 데 있다.그런 점에서 작가 전경린의 ‘작품’에는 평가가 엇갈려도 전경린의 ‘재능’이라는 면에서는 이론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전경린의 최근작은 ‘작가세계’ 겨울호에 실린 ‘다섯번째와 여섯번째 질서사이에 세워진 목조 마네킹 헥토르와 안드로마케’라는 단편이다. 동성연애자가 된 대학시절 남자친구에 대한 관찰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이 작품에서도 그는 동성애에 일반인들이 갖는 어둠침침한 인식을 덜어내는데 일단 문학적 성공을 거둔 것 처럼 보인다.
  • 피아니스트 서혜경 북한강변 콘서트

    피아니스트 서혜경에게 이번 연주회는 아주 특별하게 기억될 것 같다.17일오후7시30분 경기도 남양주시 두물워크숍에서 열리는 ‘서혜경 피아노 연주회’는 이름부터가 뭔가 특별한 분위기를 풍긴다.‘독주회’나 ‘협주곡의밤’도 아니고 ‘연주회’라니…. 내용을 알고 보면 ‘연주회’를 넘어서 ‘종합 연주회’에 가깝다.이날 서혜경과 필뮤즈 챔버는 피아니스트와 오케스트라가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음악을 선보인다. 레퍼토리는 엘가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 21번과 12번,그리고 스트라빈스키의 ‘페트루슈카’다.서혜경은 모차르트에서는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스트라빈스키에서는 독주 피아니스트로 나선다. 서혜경이 지휘자로 국내에 데뷔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몇년전부터 지휘에 관심을 가져왔으며,지휘를 통해 더 많은 음악적 이해를 경험하는 것은 물론 피아노를 연주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2악장의 주제가 영화 ‘엘비라 마디간’에 나와 유명해진 모차르트의 협주곡 21번은 서혜경이 9살때 명동 국립극장에서 당시 국립교향악단과 협연한 곡. 오케스트라와는 처음 협연이던 만큼 감회가 깊다. ‘페트루슈카’는 고도의 기교가 필요한 난해한 곡.화려한 연주력을 청중에게 과시함으로써 피날레를 장식하겠다는 뜻이 읽혀진다.필뮤즈 챔버는 서혜경이 지난 95년부터 명예 객원교수로 있는 경희대생들을 위주로 구성된 실내악단.20명이 조금 넘는 인원으로 두물워크샵 같은 작은 연주공간에 적절한규모다. 북한강변의 특별한 문화공간에서 열리는 이번 음악회는 서혜경 자신은 물론청중에게도 기억에 남을 음악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0346)592-3336. 서동철기자 dcsuh@
  • 올 크리스마스에 볼만한 공연『음악회』

    올 크리스마스 음악회는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의 독무대가 됐다. ‘99 홀리 나이트 콘서트’는 23일 오후7시30분.박은성이 지휘하는 연합 오케스트라와 연합합창단이 출연한다.연합 오케스트라는 KBS교향악단,서울시향,코리안심포니,부천시향 단원들이 모였다. 코렐리의 ‘크리스마스 협주곡’과 피아니스트 김형규가 협연하는 베토벤의‘코랄 환타지’를 연주하고,카로스 타악기앙상블이 마림바로 크리스마스 캐럴모음곡을 들려준다.공연 전 로비에서는 브라스밴드가 캐럴을 연주해 분위기를 돋우고,공연 끝무렵에는 관객과 ‘고요한 밤 거룩한 밤’‘저들 밖에한밤중에’등을 함께 부르는 순서도 있다. 아홉번째를 맞는 서울 신포니에타의 크리스마스 음악회는 24일 오후8시.분위기에 걸맞는 프로그램으로 청중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김영준 지휘로 모차르트의 교향곡 29번과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가운데한막을 들려준다.피터 하이드리치의 ‘해피 버스 데이’를 주제로 한 변주곡은,잘 알려진 생일 축하노래를 바흐와 모차르트 베토벤 슈만 바그너 및 재즈·탱고 스타일 등으로 편곡한 것.‘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적막의 블루스’등 영화음악과 캐럴을 모은 에딘셀의 ‘크리스마스 페스티벌’도 연주한다. ‘조이 오브 크리스마스’는 25일 오후7시30분.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과 뮤지컬스타 남경주·이태원,바리톤 김동규,그리고 스트링 콰드릴레와 서울앙상블오케스트라가 펼치는 크리스마스 콘서트다. 캐럴과,하이든의 현악4중주 ‘황제’,드보르자크의 현악4중주 ‘아메리카’,사라사테의 ‘지고이네르바이젠’,루치의 ‘아베 마리아’와 ‘어메이징 그레이스’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이 음악회는 18일에는 동해 문화예술회관,22일 인천 종합문예회관,24일 에버랜드 밀레니엄 특설무대,27일 대구문예회관,31일 청주 예술의 전당에서도 공연한다. 서동철기자 dcsuh@
  • 정찬주 창작집 ‘김룡사에서 나비를 보다’

    김룡사(金龍寺)는 경북 문경의 운달산 자락에 있는 고찰(古刹)이다.흔히 ‘금룡사’로 부르는 것은 김(金)씨 성을 가진 이가 기도끝에 아들을 얻은 뒤용(龍)이라 이름했다는 이 절의 내력을 모르는 탓이리라.수행의 명당이라는소가 누워있는 형상으로,성철 큰스님이 용맹정진한 곳이기도 하다. 정찬주는 그 성철스님을 소재로 한 장편 ‘산은 산,물은 물’과 산문집 ‘길 끝나는 길에 암자가 있다’로 알려진 작가다.그래서 책을 읽은 사람들로 부터 “실제로 출가한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고 한다. 그는 “그런 경험이 없는 것은 물론 그럴 용기도 없는 소설가일 뿐”이라고답한다.그러면서도 “나의 글 곳곳에 잿빛 중(僧)물이 들어 있는 모양”이라면서 싫지않은 표정을 짓는다. 그가 창작집 ‘김룡사에서 나비를 보다’(해들누리)를 냈다.여기엔 중편 ‘김룡사…’와 ‘월인천강지곡’ 등 두개의 중편과 단편 ‘포옹’이 실렸다. ‘김룡사…’는 부도가 확정된 중소기업 사장이 어릴 적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찾았던 산사를 찾는 것으로 시작한다.그 절은 주인공이 젖먹이였을 때 가족과의 인연을 끊고 출가한 아버지가 수행하고 있다.그곳에서 가을 한철 날아드는 잠자리떼의 날갯짓과 지친 날개를 접고 잠시 부처님의 이마에 내려앉아 쉬고 있는 나비를 통해 자신이 헛꿈에 취해 살아 왔음을 깨닫는다. 작가는 “삶이 힘겨운 이들과 아픔을 함께 나누고 싶어서 쓴 것”이라고 말한다.우리는 진실로 무엇에 지독하게 아파해 보지 않고 헛꿈에 취해 살고 있는데,가열찬 번뇌로 구속으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해탈이 필요하다는 생각을그려내려 했다는 것이다. ‘김룡사…’가 절을 무대로 하고는 있지만 일주문 밖의 세상사에 초점을 맞추었다면,‘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은 속세를 떠난 두 수행자의 얘기다.진리를 탐구하는 상구보리(上求菩提)를 통해 성불(成佛)하겠다는 운수승(雲水僧)과 중생을 깨달음으로 이끄는 하화중생(下化衆生)으로 성불하겠다는사판승(事判僧)의 갈등을 다룬다. 이야기는 시주를 받아 천불탑을 지은 뒤 인도에서 진신사리를 가져다 봉안코자하는 사판승 지웅과,그것을 “깨침을 핑계삼아 신도들의 시주금을 잡아먹는 짓”으로 보는 운수승 법상의 사상적 대립으로 풀어간다.그러나 눈에 보이는 길을 가는 지웅과 보이지 않는 길을 가는 법상이 서로 다른 길을 가기에 겉돌고 부딪치지만,그 길은 결코 다르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정찬주는 ‘중물’이 들기는 했지만,자신이 결코 ‘불교작가’는 아니라고말한다.요즘 몇몇 젊은 작가들이 불교적 소재로 돌파구를 찾으려 하고 있다면,자신은 처음부터 불교를 문학적 바탕으로 했다는 점이 다를 뿐이라는 것이다.그런 만큼 자신의 문학이 불교적 뿌리를 두되,외연을 넓혀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그는 다음 작품으로 일본 법륭사의 구세관음(求世觀音)을 다룬 장편을 구상하고 있다.일본사람들은 성덕태자의 등신불이라고 주장하지만,‘성예초’라는 고서는 일본에 불교를 전해준 백제 성왕의 상이라고 기록하고 있다.그는 이 작품을 위해 두 차례나 일본을 다녀왔다.역시 불교를 모티브로 하지만,역사와 문화가 주제가 될 것이라고 한다.그의 말처럼 외연을 넓히는 작업인셈이다. 서동철기자 dcsuh@
  • 은희경 장편 ‘그것은 꿈이었을까’

    - 비틀즈와 90년대 '세기말의 만남'90년대를 지배한 정서란 어떤 것일까.90년대를 내내 살아왔으면서도,쉽게 대답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90년대 문학이란 또 어떤 것일까.더욱 어려운 질문이다. 은희경에게는 ‘90년대를 대표하는 작가의 한사람’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그가 새 장편소설 ‘그것은 꿈이었을까’(현대문학)를 냈다. 그렇다면 이 작품은 ‘문학에 있어서 90년대적 양상’을 보여주고 있을까.일단 “그런 것 같다”고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작품은 pc통신 하이텔에 ‘꿈 속의 나오미’라는 제목으로 연재했던 것이다.pc통신은 어느새 신세대 작가들 뿐 아니라 중견작가들에게도 중요한 문학작품의 발표수단으로 자리잡았다. 작가는 작품을 연재하며 pc통신 독자들과 대화를 주고받았다고 한다.이 과정에서 독자들도 일정부분 작품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작가의 일방통행식 창작행태가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작품은 비틀즈의 ‘러버 소울(Rubber soul)이라는 앨범에 실린 곡의 제목을 소제목으로 이용했다.1장은 ‘드라이브 마이카(Drive my car),2장은 ‘노르웨이의 숲(Norwegian wood)’하는 식이다.다만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는각각 ‘오블라디 오블라다,인생은 그런 것’‘아홉번째 꿈’으로 비틀즈의다른 앨범에 실린 곡의 제목을 달았다. 그러나 주인공이 가끔 흥얼거린다고는 해도 노래가사와 소설속의 이야기는별 연관이 없다.노래에 맞춰서 소설을 쓴 것이 아니고,그 노래를 들으며 소설을 쓴 때문이라는 것이다.노래의 분위기만 소설속으로 끌어들이는데 어색해질 수 있는 간격을 메워준 것도 하이텔의 ‘비틀즈동호회’였다고 한다. 또 읽다보면 어디까지가 꿈이고,어디까지가 작품속의 현실인지를 분명히 분간하기가 쉽지 않다.‘꿈 속의 나오미’라는 원제목이 ‘그것은 꿈이었을까’로 바뀐 것을 보면 그런 느낌은 작가가 의도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배경을 특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사람의 이름이든,땅 이름이든 고유명사는 어느나라의 무엇으로 바꾸어도 괜찮다.오히려 ‘고시원’이나 ‘보건소’같은 단어가 생경하게 들리기까지 한다.한마디로 ‘한국적 상황’하고는 별 관계가 없다는 얘기다. 70년대 노래를 따라 진행되는 이 90년대 소설에서 나타나는 외형적 양상은대략 이런 것들이다.이 가운데 어떤 것이 은희경을 90년대적으로 만드는지는독자들이 판단해야 할 몫인 것 같다. [서동철기자]
  • 예술학교 대학승격 차질 우려

    ‘한국예술종합학교’를 ‘한국예술대학교’로 개편하려는 문화부와 학교 관계자들의 움직임에 제동이 걸렸다.‘한국예술대학교 설치를 위한 특별법’제정안에 교육부와 대학 예술분야 관계자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따라서 올 정기국회에서 법안을 통과시킨 뒤 내년 초에 정식 대학으로 출범하려던 계획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 법안은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의원 전원의 찬성으로 발의되어,지난 26일통과시키기로 합의가 이루어졌다.다만 공청회를 열어 반대의견을 수렴한 뒤학교이름을 당초의 ‘국립예술대학교’에서 ‘한국예술대학교’로 바꾸고,이론분야에서 일부 학위과정을 제외하는 등 일부 내용의 수정이 이루어졌다.그러나 예술대학의 국립대학화를 반대하는 기존대학의 교수와 학생들이 회의실 복도를 점거하고,일간신문에 성명서를 광고로 내는가 하면,여야당사의 항의방문을 계획하는 등 강력한 반발이 이어지자 30일 현재까지 법안의 상임위상정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양쪽의 주장은 아직까지는 평행선을 달린다.예술학교쪽에서는예술분야의 인재를 효율적으로 양성하기 위해서는 교육부가 관장하는 고등교육법 테두리에서 벗어나 상황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교육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무엇보다 실기전문석사(MFA)나 실기전문박사(DFA)같은 유연한 학위제도를 갖추지 못하면 다른 교육기관과 호환성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특별법을 제정하면 초·중등학생을 위한 예비학교를 설치함으로서 예술인재 양성에 필수적인 유아기부터의 체계적인 교육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한다.여기에 교육법상 ‘각종학교’라는 현재의 법적 지위로는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현실’도 내세운다. 문화부도 ‘예술학교의 예술대학 전환은 시대적 필요’라고 말한다.이에 따라 박지원장관은 지난 28일 종합대학의 예술대학장들을 초청,오찬을 나누며법안 통과에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지만 소득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기존 대학 관계자들은 “예술학교의 예술대학 전환은 기존 대학의 예술분야 죽이기”라고 반발한다.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컨서버토리가 필요하다고하여 그동안 국가가 지원해주었음에도,설립 취지를 이루려는 노력은 하지않고 기존 대학과 차별성없는학교를 만들려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한다. 교육부는 기본적으로 ‘예술학교를 예술대학으로 승격시킴으로서 위상도 높이고,각종 처장 등 간부들의 자리도 늘리려는 문화부의 부처이기주의’로 규정한다.그러면서 “기획예산처가 기존의 국립대학을 민영화하는 문제를 검토하고,유사학과를 통폐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등 정부의 구조조정 분위기에도 어긋나는 것”이라는 논리를 편다. 이렇게 되자 예술학교쪽은 30일 “이 문제와 관련된 소모적 논쟁을 중단하고,예술교육 제도와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관계자 모두가 참여하는 공개토론회를 갖자”는 제안을 내놓았다.“법 제정은 예술학교의 처지만을 염두에 둔것이 아니라 예술교육계 전체의 자율성 확보를 위한 거대한 개혁의 물꼬를트는 역사적 작업”이라면 기존 대학교수들의 동참을 요구하던 지난 28일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타협을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 서동철기자 dcsuh@
  • 마크 트웨인 톰소여시리즈 마지막편 국내 첫 출간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그가 ‘톰 소여의 모험’으로 대성공을 거둠으로서,‘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썼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도 거의 없을 것이다.그런데 완결편에 해당하는 ‘톰 소여 해외로가다’라는 작품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그 ‘톰 소여 해외로 가다’가 ‘톰 소여의 아프리카 모험’(문학세계사)이라는 이름으로 나왔다.문학평론가로도 활동하는 최인자가 번역한 것으로,국내에서는 첫 출간이다. 이 작품은 미국에서도 발표 당시에는 그리 잘 알려지지는 않았다고 한다.트웨인이 경영하던 ‘웹스터&컴퍼니’출판사가 1894년 4월18일 이 책을 펴냈으나,바로 같은 날 출판사가 파산했기 때문이다. 당초 트웨인은 ‘톰 소여의 모험’과 ‘허클베리 핀…’의 속편으로 아프리카 뿐만 아니라 영국·독일 등을 배경으로 작품을 쓰려고 했다.그러나 ‘톰소여 해외로 가다’는 ‘아프리카편’이 시작이자 끝이 됐다.국내에서 ‘톰소여의 아프리카 모험’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일리는 있는 셈이다. ‘톰 소여…’가 작은 시골 마을에서 벌어진 이야기였다면 ‘허클베리 핀…’은 미시시피강을 따라 좀 더 넓은 미국남부를 배경으로 했다.‘…아프리카 모험’에 이르면 무대는 열기구를 타고 날아간 사하라사막으로 넓혀진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톰과 허클베리 핀은 더더욱 풍자적이고 익살스러움으로미지의 세계에 대해 재미있는 얘기를 들려주고,검둥이 짐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솔직하고 꾸밈없는 시선으로 위선과 거짓을 꼬집는다. 서동철기자
  • 佛10대들이 뽑은 최고의 소설 ‘니노’

    프랑스 작가 장 피에르 밀로바노프의 장편‘니노’(송덕호 옮김,도서출판 청예원)는 재미있지만,쉽게 읽히는 소설은 아니다.삶과 실존의 문제를 다양한양상으로 펼쳐보이며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는 만큼 잠깐 동안의 딴생각도 용납하지 않는다.번역도 비교적 깔끔한 편이지만,한국의 청소년들이 읽기에는좀 어려운 소설일 것 같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니노’는 바로 프랑스에서 지난 97년 ‘10대들이 선정한 공쿠르상’을 수상함으로서 유명해진 작품이라는 점이다.수상작은 14살에서 18살까지의 학생들에 의해 선정된다고 한다.그것도 인문계 고교는 물론실업계와 직업학교 학생들까지 모두 참여한 가운데 뽑은 것이다. 흔히 우리 교육을 얘기할 때 학력을 거론한다.초·중등학교 때는 선진국 학생들 보다 높았던 학력이 대학에만 가면 뒤쳐진다는 것이다.‘니노’를 읽으면서 그렇게 대학교육이 뒤떨어지는 것은 책을 읽어낼 수 있는 지적 수준을길러주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를 생각해 본다.‘니노’는 이처럼 자신의 지적 수준을 다시 한번 평가해보는 기회가될 수 있을 것 같다.그렇지만 책이잘 읽히지 않는다고 해서 자신이 프랑스의 10대 보다 못하다는 생각까지 할필요는 없을 것이다. 서동철기자
  • 백건우 ‘베토벤 최고봉’ 오른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가운데 작품번호 109부터 111까지의 세곡은 피아니스트들에게는 에베레스트 산 같은 존재다.웬만한 사람은 오르겠다고 마음먹는 것 조차 어렵고,오랜 준비기간을 거쳐 오르기 시작했다해도 정상에 성공적으로 등정하는 사람은 많지않다.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드디어 그 거대한 봉우리에 오른다.세계적 피아니스트의 반열에 드는 그지만 53살에서야 비로소 도전하는 것이다.10일부터 23일까지 전국 6개 도시에서 열리는 그의 독주회는 이 세곡만으로 짜여졌다.그것도연속성을 감안하여 쉬는 시간 없이 내리닫이로 연주한다. 백건우가 베토벤의 후기 소나타를 연주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국의 팬들에게 자신의 음악적 성숙을 먼저 ‘신고’한다는 의미도 있는 셈이다.백건우도 긴장속에 연주회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드물게 순도 높은 연주회가 될것으로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백건우는 “젊었을 때 치던 베토벤과 나이들어 치는 베토벤은 차이가 많다”면서 “특히 후기 소나타에는 깊은 인간적 애정이 담겨있는 데다,음악적 언어가 겹쳐있어 표현이 쉽지 않은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이들 소나타는 흔히 고전주의자로 일컬어지는 베토벤이 낭만주의 시대를 연작품으로 평가받기도 한다.백건우는 “형식에서 초월했거나,혹은 형식을 파괴한 작품이지만 고전적 형태에서 완전히 탈피했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면서 “연주하다 보면 즉흥적 요소가 느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백건우는 작품별 특징을 이렇게 설명한다.소나타 30번 마장조 작품 109는 천진난만한 젊은 시절의 우수가 드리워져있다.소나타 31번 내림가장조 작품 110은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의문과 삶에 대한 발악(백건우는 좀 과격하지만 이단어가 어울린다고 했다)이다.생명이 떠나가다 용기내어 일어서는 모습,특히 푸가는 승리를 나타낸다.소나타 다단조 작품 111은 모든 것을 초월하는 듯심플하게 처리되어 있어 음악에 대한 베토벤의 마음을 읽게 해주는 작품이라는 해석이다. 백건우는 “베토벤 당시의 피아노로 이렇게 스케일이 큰 작품을 만들었다는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면서 “베토벤이 완전히 귀가 들리지 않는상태로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백건우는 나이가 들면서 음악을 보는 눈과 함께 삶의 자세도 조금은 달라졌다고 털어놓았다.그는 “요즘은 스트레스가 쌓이면 음악으로 푼다”면서 “슬럼프에 빠졌을 때도 악보를 보고 있으면 막혔던 곡 해석이 떠오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연주일정은 10일 오후 7시 순천문화예술회관,13일 오후 8시 대구문화예술회관,15일 오후 7시30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18일 오후 7시30분 부산문화회관,21일 오후 7시30분 춘천문화예술회관,23일 오후 7시30분 대전 우송문화예술회관이다.(02)598-8277서동철기자 dcsuh@
  • “대중문화 관객은 봉?”

    대중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은 이른바 고급문화의 발전을 위해 기꺼이 희생을해야하는 것일까.예술의 전당과 세종문화회관이 최근 보여주고 있는 행태를보면 이런 의문이 가시지 않는다. 예술의 전당은 12월10일부터 12일까지 오페라극장에서 ‘조용필 콘서트’를연다.이에 앞서 세종문화회관은 29일부터 12월1일까지 ‘이주일-울고웃긴 30년’을 공연한다.사실 두 곳의 관계자들은 지금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예상과는 달리 “고급공연장에 가수나 코미디언이 웬말이냐”는 반발을 별로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반발은 다른데서 불거질 가능성이 많다.두 공연의 입장권 값은최고 10만원이다.특급호텔에서 밥을 먹어가면서 이주일이나 조용필을 보는‘디너 쇼’요금에 해당한다.그러나 예술의 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은 밥은커녕 물 한잔도 주지않는다.‘자체 기획공연의 입장료는 싸다’는 그동안의관행도 대중문화에는 예외인 셈이다. 두 곳이 이처럼 무리한 값을 매긴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아마도 고급예술쪽으로부터 있을 수 있는 반발을 감수하면서라도 대중공연에서 많은 수익을 올림으로서 운영을 원활히 하겠다는 뜻이었을 것이다.경영진들은 이런 생각을해 내곤 묘안중의 묘안이라고 무릎을 쳤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예술의 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이 이른바 고급공연장이라고 고급문화애호가들이 낸 세금만으로 지었을까.지금 두 곳이 정부나 서울시로 부터 지원받고 있는 운영자금에도 대중문화애호가들이 낸 세금은 한푼도 안들었을까.‘대중문화에서 벌어 고급문화에 투자한다’는 발상은 대중문화애호가도 두 공연장의 주인이라는 점을 철저히 간과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게다가 대중문화에 ‘바가지’를 씌우는 데서는….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세종문화회관까지 법인화하면서 두 곳 모두 ‘책임경영’이 강조되고 있는 데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것 같다.눈에 보이는 경영성과를 나타내 보여야 한다는 조바심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경영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진 결과는 물론 국민들에게 이익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그러나 그렇다해도 대중문화애호가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방법은 절대로 바람직스럽지 못하다는 생각이다. [서동철기자]
  • 호세 카레라스 3번째 내한 ‘밀레니엄 콘서트’

    스페인의 세계적인 테너 호세 카레라스가 12월4일 오후 7시 서울 올림픽공원체조경기장에서 연주회를 갖는다.‘카레라스의 밀레니엄 콘서트’로 이름붙인 이번 공연은 93년과 94년에 이은 그의 세번째 내한연주회다. 카레라스는 잘 알려져있다시피 루치아노 파바로티,플라시도 도밍고와 함께‘세계 3대 테너’의 한 사람.드라마틱하다기 보다는 풍부한 감정 표현으로음악 애호가들을 사로잡아왔다. 카레라스는 이번 연주회에서 토스티의 ‘마레키아레’와 ‘입맞춤’,그리그의 ‘그대를 사랑해’,가스탈돈의 ‘금지된 노래’,카르딜로의 ‘무정한 마음’,스페인의 음악극인 사르수엘라 ‘신의 영혼’ 가운데 ‘헝가리의 노래’,로드리고의 기타협주곡을 편곡한 ‘아랑후에즈’,라라의 ‘그라나다’ 등10곡을 들려준다. 카레라스의 전속지휘자인 스페인의 신예 다비드 히메네즈와 코리안 심포니오케스트라가 반주를 맡는다.(080)337-5337[서동철기자]
  • ‘음악이 있는 마을’영혼의 和音

    ‘음악이 있는 마을’은 교사,주부,약사,의사,회사원,학생 등으로 이루어진 합창단이다.학력과 전공에 관계없이 재능과 열정만 있으면 단원이 될 수 있다.그렇지만 이강숙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을 단장,같은 학교 음악원의 이건용교수를 음악감독으로 ‘세계 굴지의 합창단으로 성장한다’는 포부를 지닌 사람들을 순수 아마추어로 볼 수는 없는 일이다.자신들은 “개런티를 받지않는 프로라는 합창단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한다.그런 표현의 이면에는 한국의 음악상황에서 드러난 ‘프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아마추어의 프로화’가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그 프로보다 더 프로다운 아마추어들이 29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나무-희망을 향하여’라는 주제로 4번째 정기연주회를 갖는다.이번 연주회 역시 재미있게 짜여진 프로그램속에 “우리가 어떻게 한국의 음악문화에 공헌할 수 있을까”를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무엇보다 15곡의 레퍼토리 가운데 8곡이 작곡을 위촉하거나,새로 편곡한 것 들이다.황지우의 시에 곡을 붙인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는 작곡가 류건주에게 위촉했다.이런 작업을 계속해 나가다 보면 합창하는 사람들이면 누구나 불만스러워하는 합창곡 및 합창용 편곡의 부족을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 같다. ‘광야에서’와 ‘아침이슬’같은 이른바 운동가요와 ‘살다보면’‘마법의 성’같은 가요는 그동안 프로 음악인들이 외면한 예술과 사회적 현실과의소통을 고려한 결과일 것이다.‘별을 보는 사람’ 등 헝가리 작곡가 코다이의 작품 3곡을 넣은 것도 한국 합창단의 일반적 레퍼토리를 확장시키려는 노력이다.이밖에 모차르트의 ‘라우다테 도미눔’과 ‘아름다운 세상’‘오 해피 데이’등은 한국적 특수성 못지않게 보편성도 무시하지 않겠다는 뜻으로읽혀진다.(02)520-8171서동철기자 dcsuh@
  • 송종찬 첫번째 시집 ‘그리운 막차’

    흐르는 세월 가운데/안전지대를 만들 순 없을까/오가는 추억들이 부딪치지못하도록/기억 가운데 노란선을 그을 순 없을까….(중간은 없다)‘중간의 시학’을 추구하는 송종찬이 첫번째 시집 ‘그리운 막차’(실천문학사)를 냈다.그는 66년생이니 이른바 386세대이다.그러나 그에게선 과거에대한 오만이나 새로운 것에 대한 전폭적 신뢰같은 그의 세대에서 흔히 나타나는 정서들이 보이지않는다. 나는 오랫동안 이념에 갇혀/떠나는 뱃고동 소리를 듣지 못했고/다시 서정에갇혀/울부짖는 그대 목소리를 듣지 못했네(가지 않는 날들을 위해 6)이렇게 80년대를 고민했던 시인은 대신 현실과 이상,진보와 보수,너와 나 같은 극과 극 사이의 ‘비무장지대’를 꿈꾼다.그것은 80년대와 2000년대의 중간에 위치한 지금 이 시점에서의 고민이기도 하다.극과 극 사이가 더욱 멀어져가고 있는 지금 이것도 저것도 아닌 회색처럼 보일지 모르지만,시로 사이를 채워넣겠다는 것이다. 그는 아무리 속도에 지배를 받는 사회라지만 감성이나 낭만이 사라졌을 때,산업화와 정보화가 피해갈 수 없다해도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본성에 대한자각이 사라졌을 때 인간과 기계의 차이는 무엇이냐고 반문한다.첨단과 전통이라는 양극 사이에서도,자신이 서 있어야 할 위치가 어디인가를 확실히 한셈이다. [서동철기자]
  • ‘춘향전’ 현대어로 읽는다

    ‘춘향전’이 한민족의 대표적 고전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헤아릴 수 없이 많은 판본이 전해내려오고 있다지만,막상 책으로 읽으려면 난관에 봉착하기 십상이다.어린이용이 아니라면 제대로 된 ‘춘향전’을 구해보기란 쉽지않다. ‘불멸의 춘향전’(청동거울)에는 그동안 TV나 영화로 ‘보는 고전’에 머물러왔던 ‘춘향전’을 ‘읽는 고전’으로 만들어 보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불멸의…’는 완판본 ‘춘향전’을 현대어로 고쳐 쓴 것이다.김중식 시인이 판소리계 소설의 묘미인 전라도 방언을 적절히 구사하면서,판소리의 가락을 충분히 살려냄으로서 소리내어 읽을 때 더욱 운치가 살아나도록 했다. 김시인은 특히 ‘춘향전’이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고전으로 발돋움할 수 있으려면,외국어로 번역하는데 기초자료가 될만한 판본이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점에서 외국인들도 이해하기 쉽도록 신경을 썼다고 한다. 이와 함께 각 대학의 교수 및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문학사연구회 구성원들이 ‘춘향전’의 문학적 의의와영화나 애니메이션 등 인접 예술장르와의 상관관계 등 다양한 시각에서의 해설을 실어 일반인들의 이해를 넓히려 노력했다. [서동철기자]
  • 60년대 문단 뒷얘기서 건져낸 文學史

    일간지 문학담당 기자 출신인 문학평론가 정규웅(57)이 낸 ‘글동네에서 생긴 일’(문학세계사)은 60년대 문단의 이면사를 자처한다.그러나 일단 ‘글동네…’를 읽기 시작하면,지은이의 겸손에도 불구하고 말 그대로의 이면사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물론 ‘글동네…’에는 다양한 이면사가 실려 있다.예를 들어 최인훈의 ‘광장’이 발행인에게 알리지도 않은 ‘새벽’지의 편집장에 의해 한밤중에 몰래 인쇄되어 실릴 수 있었다든지,신춘문예에 ‘생명연습’이 당선되어 센세이션을 일으킨 김승옥이 ‘역사(力士)’를 ‘현대문학’에 가져가자 주간이“이 작품으로 2회 추천을 받으라”하여 이 잡지와 인연을 끊은 일이라든지…. 그러나 이 뒷얘기들이 결코 가십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60년대 문학의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여느 이면사와는 다르다.이를 테면 정규웅은 ‘광장’의 의미는 맹목적 반공 이데올로기에 길들여져 있던 젊은이들에게 4·19라는 상황의 변화에 문학이 어떻게 대응하는가를 가장적절하게 보여준 데 있다고 설명한다.제2공화국이 출범했다고는 하지만 남한과 북한을 함께 비판한 이 작품이 어떤 파문을 몰고 올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만큼 ‘한밤중 인쇄’는 당시로선 필연적일 수 밖에 없었다는 인과관계가 성립하는 셈이다. 김승옥도 마찬가지다.50년대 문학은 문예지 중심으로,문학단체나 문단의 실력자와 깊은 유대를 갖고 있는 상황이었다.따라서 신인이나 문학지망생은 문단의 양대산맥이었지만 서로 배타적인 ‘현대문학’과 ‘자유문학’ 가운데하나를 선택하여 끊임없이 교유하며 운명을 맡길 수 밖에 없었다.그 과정에서 ‘현대문학’은 ‘갈채다방’,‘자유문학’은 ‘동방살롱’을 중심지로삼았다는 것은 각종 문단 이면사에 빠지지않고 등장한다.김승옥이나 다방에얽힌 일화 역시 60년대의 문단상황과 젊은 세대의 오기를 보여주고,그런 기질이 결국 60년대를 동인지 전성시대로 이끌 수 밖에 없었다는 문단역사의전후관계를 설명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 점에서 ‘글동네…’는 문단의 이면사라기 보다는,문단 이면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풀어간 60년대 문학사로 보아야 할 것 같다. 그가 이런 책을 쓸 수 있었던 것은 60년대부터 문학기자로서 활동하기도 했지만,자신이 이른바 ‘60학번’으로 60년대 문학의 전개상황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서울대 문리대 출신인 그는 교양학부 시절부터 작가 김승옥·이청준·박태순,평론가 김현·김치수·염무웅·김주연,시인 김광규 등과 교분을 쌓았다. 그는 60년대를 ‘닫힘과 열림의 의미를 함께 가진 시대’라고 말한다.60년대에 문인으로 등장한 대다수의 젊은이들은 오로지 문학만이 50년대 가난과굶주림에 이은 실의와 좌절을 풀어줄 수 있으리라 생각했고,4·19로 막을 연 60년대는 그네들을 문인으로 만들기 위한 필연적인 과정이었다.그런 점에서60년대 문인은 이전의 문인들과 성격이 다를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서동철기자 dcsuh@
  • [인터뷰] 서울 온 카푸토 로마오페라 부극장장

    빈센초 갈리아니 카푸토 로마시 사무총장이 서울에 왔다.오페라 ‘이순신’의 이탈리아 초청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다.그는 20일 국립중앙극장에서 ‘이순신’을 보고난 뒤 “돌아가면 이 작품의 공연이 성사되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로마시의 사무총장은 서울로 치면 행정부시장에 해당한다.선거직 로마시장은로마오페라극장의 당연직 극장장이고, 직업공무원인 사무총장은 부극장장으로 오페라극장의 행정 책임자가 된다.로마시 행정의 주안점이 문화에 두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그는 성곡오페라단(단장 백기현 공주대교수)이 만든 ‘이순신’을 “대단히흥미있게 보았다”면서 “한국의 국민적 영웅이라는데 왜 이제서야 오페라로만들어졌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유럽은 최근 같은 작품만 되풀이하는 등 오페라가 정체되어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순신’같은 한국 오페라를 공연하면 로마시민들에게도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한국 현대극장의 뮤지컬 ‘장보고’를 우리 극장에서 공연했을 때시즌이 아니었는데도 4,500여명의 청중이 찾는 성황을 이루었다”면서 “한국과 이탈리아의 문화교류 차원에서도 ‘이순신’의 로마공연은 바람직스러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극장의 행정책임자로서 ‘이순신’을 초청하는 일 말고도 “지휘자 쥬세페 시노폴리를 영입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그의 영입을위해 기존의 오케스트라가 아닌 새로운 오케스트라를 구성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년은 또 오페라 ‘토스카’가 로마에서 초연된지 꼭 100주년이 되는 해다. 초연이 이루어진 1월14일에 맞추어 플라시도 도밍고가 지휘하고,루치아노 파바로티가 노래하는 등 세계적인 두 테너가 나서는 ‘토스카’를 준비해놓고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박지원 문화부장관도 이날 공연이 끝난 뒤 “‘이순신’은 한국적 문화상품으로 상당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 정부가 추구하는 문화정책의 방향과 맞아 떨어지는 만큼 로마공연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이 오페라의 이탈리아행(行)은 순풍을 타게됐다. 서동철기자 dc
  • [음악] 바이올리니스트 전용우 독주회

    바이올리니스트 전용우를 표현하는 가장 적절한 단어는 ‘진지함’인 것 같다.그는 지난 82년 KBS교향악단에 입단한 뒤 95년부터는 악장을 맡고 있다. 그의 이력에는 서울바로크합주단 단원,서울 마스터즈 4중주단의 리더라는 직함이 추가된다.독주자로서의 이미지보다는 교향악단 사람,실내악 연주자라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그는 KBS교향악단에 입단한 직후 스위스의 메뉴힌음악학교에서 2년 동안 앙상블 훈련을 집중적으로 쌓았다.그 결과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보다는 내면적인 것을 찾아내 융화시키는 음악 스타일이 됐다는것이다. 물론 그가 ‘홀로서기’가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더불어’ 연주하고 있는것은 아니다.러시안 필하모닉이나 일본의 나리타 심포니,헝가리 비르투오지실내악단 등과의 협연으로 호평을 받은 것이 이를 증명한다. 최근에는 KBS교향악단과 바로크합주단,마드리실내악단 등의 지휘봉을 잡음으로서 지휘라는또 하나의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다양한 영역을 누비는 전용우가 25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소강당에서 독주회를 갖는다.지난 97년 무려 9년만에 독주회를 가진 뒤 2년만이다.레퍼토리는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3곡.그가 추구하고 있는 진지한열정을 여기서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피아노는 이혜경.(02)733-9613서동철기자 dcsuh@
  • 국립극장 책임운영 기관화, ‘공연예술계 분열’ 부작용

    국립중앙극장의 책임운영기관(Agency)화가 ‘공연예술계의 분열’이라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극장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각 공연장르 및관련단체들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이렇게 된 데는 문화관광부가 주도하는 심의위원 선정 및 심의과정이 형평성과 객관성을 잃었기때문이라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책임운영기관이란 정부가 기관장에게 최대한의 재량권을 주되,경영의 책임을 묻는 공공기관 운영방식이다.정부가 제2차 공공기관 구조조정을 추진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지만,막상 국립극장을 책임운영기관으로 지정하자 기관장을 선임하는 문제에서 부터 삐끄덕거리고 있는 것이다. 현재 문화부는 극장장 선임을 위한 심의위원회에서 지난달 공모한 12명의극장장 후보를 3명으로 추려놓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문제는 연극인 2명,극장경영인 1명의 최종 후보 면면이 비공식적으로 전해지면서,심사위원 구성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것이다. 심사위원은 무용계에서 2명,연극계에서 3명,음악계에서 1명,언론인 출신의문화평론가,문화부 문화예술국장,문화정책개발원 관계자 등 9명으로 구성됐다.따라서 맨먼저 음악인들이 이의를 제기하기 시작했다.국립극장은 오페라단,발레단,무용단,창극단,합창단,극단,국악관현악단 등의 전속단체를 갖고있는 만큼 극장장 선임에서도 형평성이 주어져야 하지않느냐는 논리다. 한국예술인단체총연합회(예총)와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회(민예총),그리고최근 제3의 단체를 표방하고 출범한 한국예술발전협의회(예협) 등 문화예술인 단체들 사이에서도 반목의 소지는 없지않다.실제로 3명의 후보 가운데 민예총 소속 K씨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자 예협쪽에서는 “처음부터 정부가 분위기를 유도한 것이 아니냐”는 반발이 일고 있다. 예총 산하 한국연극협회도 “국립극장장 후보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공정성과 객관성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면서 “문화부는 인사정책에 있어 그 걸음마 단계에서 새롭게 자성하고 떳떳하게 나아가길 촉구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기도 했다. 예협은 현재 이태주회장(연극평론가·단국대교수)을 위원장으로 ‘진상규명대책위원회’를 만들어 대처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한 원로 음악평론가는 “국립극장장의 전문가 영입은 그동안 문화예술계의숙원이었다”고 전제하고 “그런데도 막상 숙원이 이루어지려는 마당에 공연예술인들 사이에 갈등이 일고 있는 것은 전혀 바람직스럽지 못한 일”이라면서 “정부가 당초 이런 상황을 예상치 못했는지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서동철기자 dcsu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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