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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도시 문화거리](1)축제의 땅 춘천

    8월이 되면 왜 사람들은 춘천을 찾는가.어떤 이는 의암호에 비친 저녁노을을,어떤 이는 소양호 선착장과 고즈넉한 청평사의 분위기를 그 이유로 든다.어떤 이는 경춘선 열차의 낭만적 분위기와 강촌의 시원한 강바람이 생각나서,어떤 이는 삼악산에서 흘린 땀을 등선폭포에서 식히려는지도 모르겠다. 식도락가들도 춘천으로 간다.막국수를 먹어야할지,닭갈비를 택할지 고민스럽다.게다가 춘천호의 송어·향어도 사람을 유혹한다.그러나 물결이 반짝이는의암호변 카페에 누군가와 마주앉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고 남음이 있지 않을까.청평사·등선폭포는 다 무엇이며,더구나 막국수와 닭갈비라니…. 춘천은 이렇게 자연이나 생활 유산만으로도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도시라고할만하다.그렇지만 욕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물려받은 문화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겠다는 것이다.춘천인형극제가 열리는 8월,사람들이 이 도시로몰리는 것도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노력이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인형극제는 5월의 마임축제,11월의 애니메이션축제와 함께 춘천 문화예술축제의 트로이카를 이룬다.그중에서도 규모가 가장 큰 인형극제를 살펴보면 문화도시 춘천의 현주소를 알 수 있다. 인형극제는 해마다 8월 둘째주 목요일 막을 연다.올해는 8월10일부터 15일까지 열린다.국내외 65개 극단이 모두 150여차례 공연을 펼치게 된다.그러나이렇게 큰 행사에 드는 예산은 2억여원 남짓.전문가들은 다른 도시에서 이정도의 축제를 벌이려면 적어도 6억∼7억원,많으면 10억원이 들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무엇보다 공연기획가 강준혁이 이끄는 조직위원회의헌신이 있기 때문이다.하나의 도시를 이상적 문화도시로 바꾸어놓겠다는 문화운동가로서 꿈을 이루는 것이 이들이 바라는 유일한 반대급부이다.그렇다보니 이벤트업체를 참여시킬 필요가 없고 전체예산의 20∼30%에 이르는 업체의 수익금을 지출할 필요도 없다. 인형극 참여극단에는 ‘개런티’라는 개념이 없다.극단 마다 1주일 이상 춘천에 머무르지만,사례금은 ‘기름값’뿐이다.세계적인 인형극 도시를 하나만들어놓겠다는 인형극인들의 여망이 가슴뭉클하다.200명의 열성적인 자원봉사자도 중요한 경쟁력이다.대학교수·회사원·자영업자 등 20대에서 50대에이르는 다양한 계층의 이들은 수고비 한 푼 받지 않아 예산 걱정을 잊게 만든다.용달차를 운전하는 50대 자원봉사자는 인형극제가 열린 11년 동안 빠짐없이 짐을 날랐다. 자원봉사자들 가운데 대학생이 많은 것은 조직위에 인턴으로 채용되어 전문공연기획가로 클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 25만명의 중소도시로는 유례가 없는 충실한 문화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것도 중요한 성공의 열쇠다.인형극제는 어린이회관의 대극장과 무지개인형극장·야외무대,문화예술회관의 대극장과 전시관·야외무대,강원평생정보교육관 대·소극장,춘천시민회관,강원체육회관 등에서 나뉘어 열린다.의암호반에 새로 짓는 500석짜리 인형극장은 인형극박물관과 야외무대를 갖추어 내년에는 새로운 명물로 떠오를 것이다. 8월24일에는 300석짜리 국악전용회관도 문을 연다.기존의 1,800석짜리 강원대 백령문화관,700석짜리 한림대 일송아트홀도 시민을 위한 문화공간으로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문화도시로서 춘천의 앞날이 밝은 것은 ‘화려한 축제의 중심지’라는 오늘의 위상에 도취돼 있지만은 않다는 데 있다.춘천시는 이미 2004년까지 시청을 중심으로 1만 5,000여평에 ‘문화공원’을 만드는 사업에 들어갔다.문화시설을 새로 세우는 것이 아니라 건물과 시설은 그대로 두고 용도만바꾸는 개념이다.예를 들어 기존의 교회건물은 무대만 조금 손보면 예배용긴의자를 그대로 객석으로 활용해 마임전용극장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큰공사가 필요치 않은 만큼 마임전용극장은 올해안에 문을 열 것이다.이런 식으로 마임극장과 미술관·인형극장이 들어서고,문화예술인들의 창작공간도만들 계획이다. 문화공원에는 지역예술인이 침체에 빠지면 지역문화도 몰락할 수 밖에 없는만큼 지역예술이 설 수 있는 바탕을 만들겠다는 뜻이 담겨있다.오늘의 문화도시 춘천이 있게 한 문화적 저력이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지난 5월 마임축제에 모두 35만명의 관람객이 참여하자 한 인터넷 회사는 “마임축제를 500억원에 팔라”는제의를 진반농반으로 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춘천시 관계자의 대답은 “갈수록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행사를 무엇 때문에 지금 팔겠느냐”는 것이었다.아직은 문화예술이 ‘돈벌이’에 나서기에는 어리지만 한해두해 키워가다 보면 어느 틈에 어른이 되어,돈을 벌어오지 말라고 해도 큰 돈을 벌어오는 효자가 될 것이라고 춘천사람들은 생각하고 있다. 서동철기자. [기고] “오랜 시간 정성 들여야 문화도시 결실”. 매년 춘천에서 열리는 춘천국제마임축제나 춘천인형극제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이제 춘천이 갖고 있는 이미지는 호반의 도시만이 아니다.근년에는 ‘애니메이션’도 춘천의 이미지로 부각되고 있다. 21세기에서는 개성적이면서도 긍정적이고 또 분명한 이미지가 가치로서 서열 1위라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사실 춘천인형극제 출범 당시 인형극단하나도 없었던 춘천에 정착하게 된 것도 이미지 덕분이었다.80년대 후반 국제적인 인형극축제를 열기에 알맞은 ‘너무 규모가 크지 않은 도시’,‘현대화의 때가 덜 묻은 도시’,‘자연경관이 아름답고 사람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도시’ 등을 찾던 우리에게 ‘호반의 도시,춘천’은 매우 긍정적 이미지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 때 오래된 나무 장농이 궁상스럽다고 철제 캐비닛으로 자랑스럽게 바꾸었고,가난의 상징 초가지붕을 걷고 슬레이트 지붕을 얹는데 열을 올리기도 하였다.문화적 이미지의 가치를 잠시 망각해버린 옛날 이야기 같지만아직도 전국 곳곳에서는 사람이 걸어 다니기 좋은 길을 차량들이 씽씽 달리는 도로로 바꾸는 일을 자랑스럽게 해 대고 있다.그러면서도 한결같이 문화도시의 이미지와 세계적 문화축제를 요구한다. 한 지역의 긍정적인 이미지는 결코 한 번의 위대한 행사로 얻어질 수는 없다.그런 의미에서 춘천에서 탄생되어 성장하고 있는 마임·인형극 그리고 애니메이션 사업 모두가 아직은 충분한 보살핌을 필요로 한다.그리고 이들이 충분히 자랐을 적에 현재의 보살핌은 수천 수만 배로 불어나 춘천으로 되돌아갈 것이다. 탄생보다 성장이 중요하다는 것은 문화행사 뿐 아니라 문화공간에서도 마찬가지이다.춘천시가 국고의 보조를 받아 건립중인 춘천인형극장의 경우는 차후에 인형극제나 마임축제의 중심 공간이 될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들이 제작되고 보급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라나야 마땅하다. 그러기 위해서라면 이제까지의 관주도형 문화공간처럼 비전문적인 관리인 몇 명으로는 결코 불가능할 것이다.국내 최초의 시립인형극단이 들어서고 또인형극인을 키워낼 수 있는 인형극학교도 함께 고려될 때 인형극장에 필요한 전문인력들이 모여 들고 공연장도 활성화 될 것이다.그러나 춘천이 문화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 어느 것 보다도 중요한 점이 있다면 이는 문화를 경제논리나 기타 논리로 다루지 말고 ‘문화논리’로 다루는 일일 것이다. 강준혁 춘천인형극제 조직위원장·추계예술대 예술경영대학원장
  • 통일시대 이렇게 준비하자/ 동질성 회복 어떻게

    “남북이 하루빨리 이질감을 극복하지 않으면…”과거 남북한의 화해나 통일을 말할 때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이런 전제를 내놓곤 했다.분단 55년만에 남북한은 다시 만나 함께 살기 힘들 만큼 이질적이 된 것일까.그러나‘6·15 공동선언’ 이후 국민들이 북한동포들에게 느끼던 이질감은 조금씩동질감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 같다.남북 사이 문화적 이질화의 실체는 어떤 것이고,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는 무엇일까. 지난달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TV로 지켜보던 사람들 가운데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말솜씨에 감탄했던 사람들이 적지않았다.그리고는 다음 순간 김위원장의 말씨가 우리 이웃에 사는 북한 출신 실향민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않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적지않게 놀라기도 했다. 분단 이후 남북 사이의 언어가 심각하게 이질화되어가고 있다는 것이 그동안의 상식이었기 때문이다. ‘곧’을 북한에서는 ‘인차’라고 한다든지,‘몸무게를 줄여야지’를 ‘살을 깎아야지’라고 하는 등 다른 표현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그렇다해도 서울 토박이와 경남·전남 토박이가 서로 만났을 때보다 결코 이해가 어렵지않다는 것을 김위원장의 말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오히려 다양해진 언어생활은 우리말의 발전을 위해 긍정적이라는 지적도 있다.특히 북한이 한자어를 포함한 외래어를 적극적으로 우리말로 고쳐쓰고 있는 것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코너킥’을 ‘구석차기’로 표현하는 등 어색한 점도 없지않다지만 ‘석실봉토분(石室封土墳)’을 ‘돌간흙무덤’으로 부르는 등 일부 북한의 우리말고고학 용어들은 정상회담 이전부터 자연스럽게 남쪽학계에 수용되는 추세다. 남북의 다양성은 예술분야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남북예술교류가 시작되면 무용계 사람들은 북한 전통예술인들의 춤사위가 동구의 영향이 진하게느껴지는 데 놀랐다. 반대로 북한쪽에서는 남한의 춤사위에서 서구전통의 개입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냉전 시대라면 ‘이질감의 심화’로 비쳤을 이런 현상이 최근에는 ‘바람직스러운 다양성’으로 해석된다. 생활문화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최근 북한의 가정을 방문했던 사람들에따르면 저녁식사를 할 때 아버지와 큰아들이 겸상을 하고 어머니와 다른 식구들은 다른 상에 모여앉아 먹는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한다.오히려 가족안에서 부모에 대한 공경은 남쪽보다 북쪽이 더 큰 것 같았다고 전한다. 관혼상제에서도 제사 등의 형식은 달랐지만 전통이 그대로 남아있는 등 민족 고유의 전통이 그대로 지켜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가족안에서 부모에 대한 공경은 식생활에서도 이른바 밥공장을 이용해야하는 협동농장의 상황이 조금 다르고,남쪽에 조미료를 사용한 짙은 양념에 입맛이 길든 반면 북쪽은 순수 담백한 맛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 정도가 다를 뿐이다. 교육면에서 북한은 1945년부터 2년의 유치원 교육과 4년의 인민학교,6년의고등중학교 등 12년의 의무교육을 실시하여 100% 문맹퇴치를 1990년에 달성했다.12년의 의무교육을 마치면 대학에 진학하거나,공장·농장에서 일하거나,군대에 입대하는 3개의 길이 열려있다. 그러나 고등학교 졸업 이후 3년 이상 일하면 공장이나 농장에에서 일하는 사람도 직장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다.북한의 문맹퇴치율은 오히려 남한보다도높다.이렇게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문 남한과 북한의 높은 학력은 통일 이후동질성 회복에 큰 자산으로 작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문화적 이질감은 남한과 북한의 통일 혹은 통합과정에서 그렇게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대신 어떤 종류이든 ‘균열’양상이 보인다면 그것은 이질감 보다는 남한 주민들의 북한 출신에 대한 사회적 차별이 이유가 될 수 있다는 지적에 귀기울여야 할 것 같다. 독일에서도 통일 이후 동독주민들은 심각한 차별의 대상이 되어 설움과 열등감을 맛보았다.서독주민들은 동독 출신과 이웃에 살게 됐을 때 공포심마저느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동서독 주민의 긴밀한 교류가 오히려 서로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장수현 부산외국어대교수는 “조선족과 북한난민에 대한 남한주민들의 부정적 이미지를 감안하면 경제적·사회문화적 격차가 심각한 남북주민들이 만날 때 독일보다 훨씬 심각한 불신과 갈등이빚어질 것”이라면서 “따라서 단순한 문화의 이질감 극복이라는 차원을 넘어 사회적 차별을 극복할 수 있는준비를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이현희교수 ‘임시정부의 숨겨진 뒷이야기’서 밝혀

    백범 김구는 잘 알려져있다시피 1949년 서울 경교장에서 안두희에게 암살당했다.백범은 암살당할 때도 1938년 중국 장사에서 이운한이 쏜 총탄을 몸안에 지니고 있었다고 한다. 백범은 1943년에도 중경에서 임시정부의 주도권을 놓고 좌우익이 대립하는과정에서 박수복과 황민 등 좌파세력에 의해 암살될 뻔 했었다.중국쪽 수사기록을 뒤져 이 사실을 세상에 알린 사람은 이현희 성신여대교수이다. 이교수는 백범 암살기도가 한차례 더 있었다는 새로운 사실을 중국 재판기록등에서 찾아냈다. 이 내용은 최근 펴낸 ‘임시정부의 숨겨진 뒷 이야기’(학연문화사 펴냄)에 담겼다. 이교수에 따르면 백범을 암살하려던 기도가 처음있었던 때는 1920년이다.일본 밀정 황학선의 교사로 나창헌과 김의한 등 ‘십수명’이 당시 경무국장을맡고 있던 백범을 살해하기 위해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를 습격했다. 황학선은 한때 백범의 신뢰를 받기도 했으나,일본공관을 오가며 임시정부의동태와 국내연락 및 자금조달 방법 등을 낱낱이 보고하며 큰 돈을 얻어쓰다발각되자 일을 벌였다. 수사 결과 이들은 백범을 암살하기 위해 나창헌이 경성의전 학생이던 것을이용하여 3층 양옥을 세낸 뒤 병원간판을 붙이고 그를 유인하여 암살할 계획까지 세웠다. 한편 백범은 임정청사 습격 사건을 전후하여 한차례 위기가 더 있었다고 술회한 적이 있었다.경무국장 시절 박모라는 청년이 면회를 청하여 만나니 권총 한자루와 수첩 한권을 내놓더라는 것이다.그는 일본 영사관으로부터 협박반 회유반으로 백범암살을 명령받았다고 했다.거리에서 백범과 몇차례 마주치는 등 결정적 기회도 있었으나,실행할 수 없었다며 눈물을 뿌렸다. 이처럼 백범은,일본의 사주가 없지않았다지만 모두 한국인에 의한 5차례나암살위협에 시달렸다.이 때문에 백범의 어머니 곽락원도 장사사변(1938년 백범이 총에 맞은 일)이 있자 “동포의 총에 맞다니 크나 큰 수치”라면서 “왜놈 총에 맞아 죽는 것 보다 오히려 못하다”고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서동철기자
  • 고려대 조선後期史연구팀 6박7일 답사

    ‘사행’은 ‘사신행차’를 줄인 말이라고 한다.조선 후기 청나라의 수도인연경(북경)으로 가는 사행을 특히 연행이라고 부른다.정조 때 학자 서호수가쓴 ‘연행기’에 따르면 1780년 연행은 5월27일 서울을 출발하여 7월15일에야 북경에 닿았다.10월22일에야 귀환했다니,한차례 연행에 반년 가까이나 걸렸던 셈이다. 고려대 ‘BK(두뇌한국)21 사업단’의 조선후기사연구팀(팀장 조광 한국사학과교수) 답사단이 6월27일부터 지난 3일까지 압록강에서 북경에 이르는 사행길을 조선시대 이후 처음으로 밟았다.병자호란 직후 청이 심양에 도읍할 당시 사행로를 찾아보고,북경으로 천도한 이후의 연행길도 둘러보았다. 조선시대 중국으로의 사행은 서울을 출발하여 고양·파주·임진강·장단·송도·곡산·평양·정주를 거쳐 의주로 이어졌다.압록강을 건넌 다음엔 책문·봉황성·구련성을 거쳐 천도 전에는 심양으로,이후엔 봉황성에서 금주산성·송산보·산해관을 거쳐 북경으로 들어갔다. 답사단은 그러나 빠듯한 일정 때문에 압록강에서 심양에 이르는 호란 당시사행길은 역순으로 찾아볼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서울에서 항공편으로 처음닿은 곳이 심양이었기 때문이다. 책문은 지금의 단동지역이다.책문후시(後市)라고 불리울 만큼 밀무역이 성행한 곳이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다만 ‘연행록’에 ‘책문에는 버드나무가많다’고 기록한 대로 강변에 버드나무가 밀집해있는 것은 인상적이었다. 변경에 있는 외국과의 통로를 뜻하는 ‘변문(邊門)’이라는 지명도 이 곳을 책문으로 추측을 가능하게 했다. 구련성은 조선 사신이 중국 땅에서 처음 밤을 보내는 숙소였다.그러나 ‘구련성지(址)’라는 비석만 남아있을 뿐 성벽으로 추정되는 곳은 밭이 되어있었다.봉황성지는 사신들이 청나라 관료들과 처음으로 접촉하는 곳이다.역시‘봉황성지’라는 비석만 남아있을 뿐 중국의 군사시설이 자리잡고 있었다. 심양에는 조선관이 있었다.병자호란 당시 볼모로 잡혀갔던 소현세자가 머물던 곳이다.그러나 조선관 터는 지금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이 세워져있다.포로가 된 조선사람들을 사고팔던 노예시장과 조선인들을 목베던 삼학사 형장도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금주산성에는 지금도 조선사람의 후예들이 조선의 풍습을 지니고 살고 있다. 청나라가 명나라를 공격하면서 차출된 조선사람들이 눌러앉아 살았기 때문이라고 한다.이들은 “금주산성에서 조선이 중국을 크게 물리쳤다”는 내용의구전설화를 들려주었으나,금주산성을 고구려시대의 안시성과 혼동하고 있는듯 했다는 것이다. 북경의 옥하관은 조선 사신이 머물던 숙소이다.현재 옥하관의 흔적은 찾을수 없다. 일대는 현재도 외교관 거리가 되어 있다고 한다.청나라 시대의 외교거리가아직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옥하관 자리는 현재 북한대사관이 일부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구팀은 사행을 통한 한중교섭의 윤곽을 처음으로 살펴보았다는 것을 이번답사의 가장 큰 성과로 보고,곧 한중관계사 연구를 위한 공동연구팀을 발족시키는 한편 사행길의 보다 정밀한 답사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답사에 참여한 이욱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사행길을 돌아보며 조선시대 사신들이 중국에 가면서 느꼈던 문화적 충격이 어떤 것이었을까를 생각해보았다”면서 “최근의 국제관계에 걸맞는 역사연구를 하려면 교류사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민속박물관 선진 교육 후진 시설

    “소프트 웨어는 100점인데 하드 웨어는 정말 실망스럽네요” 국립민속박물관의 문화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구동성이다.교육내용은 만족스러웠지만,교육환경이 좋지않은데 따른 안타까움의 표현이다.그도 그럴 것이 문화교육 시설이라곤 240석짜리 강당이 전부.수요특설강좌와주한외국인문화교실 등 16개 프로그램이 한해에 200여차례 쉴틈없이 이어지지만 교육시설이 없다. 무엇보다 강당에서는 각종 체험교육이 불가능하여 ‘청소년 우리문화 한아름’ 교육은 휴관일인 화요일에만 열릴 뿐이다.봄·가을에는 야외에 천막을치고 도자기 등을 만든다지만,한여름이나 겨울에는 박물관 로비가 교육장이되어 시멘트 바닥에 비닐돗자리를 깔고앉아 실습을 하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그래서 추진하는 것이 ‘전통문화 체험학습장’의 건립.이 사회교육관이 만들어지면 기존 강좌의 내실을 기하는 것은 물론 장소가 없어 불가능했던 초·중·고생 문화체험 교육과 외교관 문화교육,자원봉사자 교육,대학생과 성인·노인 등 계층별 문화교육 등 다양한 강좌를 새로 개설할 수 있다. 문제는 장소와 건립비용.민속박물관은 동쪽 광장에 연건평 420평짜리 철골조립식 가건물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서동철기자 dcsuh@
  • 창립 6주년 ‘문화정책개발원’ 이종석 원장

    “과거에는 문화정책이 국가정책의 주변에 있었지만 지금은 중심부에 서 있습니다.연구원 모두가 이런 자부심 속에 일하고 있어 업무는 과중해도 사기가 높습니다”14일로 창립 6주년을 맞는 문화정책개발원의 이종석원장(李鍾奭·64)은 “문화수요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수 밖에 없는 만큼 이를 정책적으로 뒷받침하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장은 신문기자 출신으로 문화부장만 5년 넘게 역임한 문화통.1998년 동아일보 상임고문을 끝으로 언론계에서 물러난 뒤 지난해 8월 지금의 자리에임명됐다. 현재 개발원이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문화산업과 지역문화.문화산업은 고부가가치를 지닌 미래산업으로 국가정책적 차원에서 힘을 기울인다면,지역문화발전를 위한 노력에는 이원장의 의지가 상당 부분 개입되어 있다. 이원장은 “지난해까지도 지방자치단체장을 찾아가 연구용역을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지만,올해는 지방자치단체가 우리를 찾아오고 있다”면서 “그만큼지방자치단체의 문화의식이 급변하고 있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는 “문화수요가 지방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은 문화의 지방화·대중화·분권화를 위해 바람직스러운 일”이라면서 “지역의 문화수요를 정책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는 유일한 연구기관이라는 점에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피력했다. 요즘 정책개발원은 지방자치단체 사이에선 문화사업에 관한 한 ‘해결사’로 통한다.지역에서는 불가능한 연구용역을 수행하여 사업의 방향을 잡아주는데다,정책개발원이 타당성을 인정하면 예산당국이나 지방의회에서도 예산배정에 인색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원장은 “지역문화의 진흥은 ‘문화민주주의’의 측면에서 정부의 정책목표와도 부합하는 만큼 앞으로 더욱 역점을 둘 것”이라면서 “그러나 문화가 지방화·대중화하는 추세속에 손상되고 있는 문화의 퀄리티(질)를 보호하는역할도 우리에게 맡겨진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전북 李星烈 행정·張世煥 정무 5년만에 부지사로 한솥밥

    행정부처의 출입기자와 공보관은 가깝고도 먼 사이로 통한다.그런데 한 부처의 출입기자와 공보관이 5년만에 서로 상상치 못한 곳에서 다시 만났다. 전라북도의 이성열(李星烈·49) 행정부지사와 최근 취임한 장세환(張世煥·47) 정무부지사. 인연은 지난 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이부지사는 당시 총무처 공보관. 장부지사는 한겨레신문 정치부차장으로 정부중앙청사에 출입하게 됐다.출입처는 총리실과 총무처등이었다. 총리 공보비서관이 중앙청사 기자실의 상징적인 정부측 대표였다면,총무처공보관은 실질적으로 기자들과 호흡을 같이하는 맞상대.출입기자 가운데 고참급이었던 장부지사와 이부지사는 10개월 남짓동안 때로는 껄끄러울 수 밖에 없는 기자와 공무원 사이였지만 서로 이해하며 무리없는 교분을 나눴다. 두 사람은 이후 커다란 변화를 경험한다.이부지사는 새정부 출범과 함께 신설된 행정자치부의 정부전산정보관리소장과 공보관,의정관을 거쳐 지난해 12월 지금의 자리로 부임했다.경남 마산 출신으로 서울고와 서울대상대를 나온그의 전북부지사 발탁은 두 부처의 화합과 지역 화합이라는 의미가 있었던셈이다. 장부지사는 전주고와 전북대법대 출신.정치부장을 거쳐 전북매일 편집국장을 역임한 뒤 16대 총선에서 전주 완산구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기도 했다. 무소속 후보 단일화 및 무소속 정책 연대 등의 운동을 펼쳐 화제를 모으기도했다. 두 사람은 “전북 도정의 발전을 위해 더 이상 바랄 수 없는 파트너를만났다”며 두 손을 굳게 잡았다. 서동철기자 dcsuh@
  • 예술의 전당 특별법인 새출발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 문화예술공간인 서울 예술의 전당이 특별법인으로새 출발한다. 예술의 전당은 지난 1월 개정,공포된 ‘문화예술진흥법’ 제23조 2항에 따라 오는 13일 이후 특별법인으로 출범하게 된다.예술의 전당은 지난 87년 개관 이후 민법 제32조에 따른 비영리 재단법인으로 운영돼 왔다. 특별법인으로 출범하게 되면 설립 주체는 민간에서 국가로 바뀌며,자체 정관에 따르던 예술의 전당 임무도 법률로써 부여받게 된다. 또 그동안 국가와 한국문화예술진흥원으로부터 수탁받아 각각 관리 운영하던 예술의 전당 건물과 토지를 무상으로 양여받아 소유 운영한다. 여기에 기부금품모집규제법의 적용을 받아 기부금을 모집할 수 없었으나,앞으로는 문예진흥법상 전문예술법인으로 지정받아 기부금을 공개 모집할 수있게 된다. 서동철기자
  • 45회 예술원상 수상자 선정

    대한민국 예술원(회장 車凡錫)은 10일 정기총회를 열어 제45회 예술원상 수상자로 문학부문에 시인 김종길(金宗吉·74),미술부문에 사양화가 손동진(孫東鎭·79),연극·영화·무용부문에 극작가 강성희(姜誠姬·80)씨를 선정했다. 이날 총회는 또 동양화가 민경갑(67.閔庚甲),가야금연주자 황병기(64·黃秉冀·이화여대 교수),연극인 이병복(73·李秉福)씨를 새 회원으로 뽑아 회원수를 78명으로 늘렸다. 예술원상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휘장,상금 2,000만원이 주어지며, 시상식은 오는 9월5일 예술원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서동철기자 dcsuh@
  • 개방형직위 ‘집안잔치’로 끝나나

    요즘 정부 중앙부처들이 개방형 직위 충원으로 고심(苦心)하는 것 같다.개방형이 유명무실하다는 일각의 지적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행자부 개방형 직위인 행정정보화 계획관에는 민간인 기용이 유력한 것으로 7일 알려졌다.민간인 4명과 현직 공무원 1명 등 모두 5명이 행정정보화계획관에 응시했다.행자부 관계자는 “민간인 인사의 경력이 공무원보다 전문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혀 민간인 채용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하지만 민간인 채용이 유력한 것은 각 부처의 개방형에 민간인이 거의 없다는 비판과 관계가 있지 않느냐는 말도 나온다.외교통상부는 지난 3일 감사관,재외국민영사국장,국제경제국 심의관 등 3개 개방형 직위를 모두 내부인사로 충원해 비판을 받았다. ■문화관광부 국립현대미술관장과 국립국악원장을 개방형으로 임용하기 위한 공고를 최근 냈다.문화부 안팎에서는 이번 개방형 임용이 ‘요식행위’가될 수도 있다는 시각이 없지 않다. 오광수(吳光洙) 현대미술관장은 지난해 9월 임명됐고,윤미용(尹美容) 국악원장도 지난해 4월 취임했다.교체하기에는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게다가 두자리는 개방형 임용제가 도입되기 훨씬 이전부터 사실상 민간인에게도 개방돼 있었다. 그렇지만 새 인물의 임용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윤원장은 임용에무리가 없었지만,오관장을 임명하는 데는 부정적 시각도 있기 때문이다. ■기획예산처 중앙인사위원회가 지난 5일 고심끝에 개방형으로 충원해야 하는 예산총괄심의관에 대해 한시적으로 예외를 인정해 다소 홀가분하다.지난3월부터 중앙부처의 국장급 이상 직위 130개에 대해 개방형 임용제를 도입한이후 예외인정은 처음이다. 기획예산처는 오는 10월 이후에는 예산총괄심의관을 당초대로 개방형으로해 내·외부 인사 중 적임자를 선택할 예정이나 외부(민간인)에서 적임자가있을 가능성은 높지않다.예산이라는 특수성 때문이다. ■부처별 현황 7일 현재 개방형 직위 22개 자리를 충원했으나 이 중 민간인은 4명에 불과하다.외부인사가 채용된 직위는 국방부의 국군홍보관리소장과정보화기획관과 문화관광부의 국립중앙극장장,보훈처의제대군인정책담당관이다.해양수산부의 항만국장을 비롯해 개방직 직위 24개에 대해서는 충원을준비중이다. 홍성추 곽태헌 서동철기자 sch8@
  • 새 로마자표기법 무엇이 달라졌나

    정부가 새 로마자 표기법을 만든 것은 기존의 표기법이 ▲우리 국민과 외국인 모두에게 이해가 쉽지않고 ▲특수부호를 사용하여 정보화 시대에 크게 뒤지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1984년부터 쓰인 기존의 표기법은 ‘ㄱ,ㄴ,ㄷ,ㄹ’을 유성음이나 무성음이냐에 따라 달리 표기토록 하는 등 한국인에게도 지나치게 어려웠다. 반달표와 어깨점(k’ t’ p’ ch’)은 사람이나 기업의 이름에서는 쓰이지 않고, 도로표지판에서만 쓰인 것이 사실이다.게다가 컴퓨터로 쓸 수 없는 로마자 표기법은 인터넷 시대에 국가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적지않았다. 이에 따라 문화관광부는 지난해 4월 로마자 표기법 개정소위원회(위원장 兪萬根 성균관대교수)를 구성하여 11월에는 개정 시안을 마련했다.국립국어연구원은 이 시안을 갖고 지난 1월부터는 전국 10개 도시를 돌며 의견을 들은뒤 외국인들의 의견도 수렴하여 지난달 26일 국어심의회 표기법분과위원회(위원장 金完鎭 서울대교수)에서 새 표기법을 최종 확정했다.새로운 로마자표기법은 정부수립 이후1948년과 1959년,1984년 이은 4번째 공식표기법이된다. 새 표기법은 ▲국어의 표준 발음법에 따라 적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로마자 이외의 부호는 되도록 쓰지 않는다는 두가지를 기본원칙으로 삼았다.그결과 ‘오산’‘울산’‘태안’ 처럼 문자가 곧 발음일 때는 차이가 없지만,‘한라’‘덕문’‘종로’ 처럼 문자와 발음이 다를 때는 문자정보를 로마자로 옮기는 전자법을 택하지 않고 ‘할라’‘덩문’‘종노’처럼 국어의 표준발음법에 따라 적도록 했다. ‘어’를 ‘eo’로 하는 것은 1959년 표기법에서 채택했던 방법으로 이번 개편 과정에서 논란이 가장 큰 대목이었다.‘으’를 ‘eu’로 기하는 것도 이견이 많았다.그러나 대안으로 제시된 것들은 더 근본적이고 치명적인 문제를안고 있어 새표기법 채택이 불가피했다고 국어연구원은 설명했다. 박지원(朴智元)문화부장관은 “새 표기법으로 전국 지명의 60∼70%가 로마자표기가 달라질 것”이라면서 “도로표지판과 관광안내판은 월드컵 개최도시와 외국인이 많이 찾는 도시만 내년 예산에 반영하고 나머지는 수명이 다하는 2005년까지 연차적으로 바꾸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장관은 “출판물의 경우 2002년 2월28일까지 새 표기법으로 바꾼다는 원칙에 따라 영어 교과서 개정을 교육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동철기자 dcsuh@
  • 강화 갯벌 1억3,600만평 첫 천연기념물로 지정

    문화재청(청장 徐廷培)은 강화도 서쪽지역과 석모도·불음도 등 주변 섬에걸친 갯벌 및 저어새 번식지 1억3,600만평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천연기념물 제419호로 지정했다고 4일 밝혔다. 갯벌이 국가지정문화재인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지정된 지역도 여의도 면적의 52.7배에 이르러 단일 문화재 지정구역으로는 가장 넓다. 강화갯벌의 문화재 지정은 파괴일로에 있는 갯벌을 환경적 측면에서 뿐 아니라 문화재 측면에서도 보존하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획기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저어새는 지난 1월 우리나라와 대만 등 동남아 6개국에서 동시에 조사한 결과 전세계에 660마리만이 남아있는 세계적인 희귀조로,우리나라는 이미 천연기념물 제205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저어새는 특히 지난해 강화군 서도면의 무인도인 석도에서 집단 번식하는것이 확인되어 우리나라 서해안이 이 새의 보호를 위해 매우 중요한 지역으로 부각되었다. 강화 갯벌을 현지조사한 이인규(李仁圭·64)서울대 교수는 “서해안의 갯벌은 경제적생산성과 자연정화 능력,해양생태계의 보고”라면서 “특히 강화갯벌은 보존상태가 좋은 몇 남지 않은 갯벌로 그 가치가 자손만대에 이어질수 있도록 보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우한정(禹漢貞·68·한일야생동물연구소 소장) 문화재위원은 “강화 갯벌은저어새의 번식지이자 각종 철새의 이동경로상에 위치해 있어 철새의 먹이 취득과 휴식장소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라면서 “이에 대한 적극적인보호를 위해 천연기념물 지정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앞으로 저어새의 생태 및 강화지역 갯벌을 지속적으로 연구조사하는 한편 공단조성 등 각종 개발을 위한 매립 등으로 갯벌이 훼손되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여 보존해 나가기로 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한글 새 로마자표기법 확정

    정부는 말머리에 오는 ‘ㄱ,ㄷ,ㅂ,ㅈ’을 각각 ‘g,d,b,j’로 표기하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을 4일 확정,발표했다. 이에 따라 부산·대구·광주는 현재의 ‘Pusan’‘Taegu’‘Kwangju’에서‘Busan’‘Daegu’‘Gwangju’로 바뀌게 됐다. 또 말머리의 ‘ㅋ,ㅌ,ㅍ,ㅊ’은 각각 ‘k,t,p,ch’로 쓰도록 해 드센소리를표시하던 어깨점(k’ t’ p’ ch’)을 없앴다. 가장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어’와 ‘으’는 각각 ‘eo’와 ‘eu’로 해반달표를 폐지했다.정부는 그러나 사람의 성씨는 새 표기법을 권장하기 어려운 점이 있는 만큼 국립국어연구원에 성씨의 로마자 표기를 연구하는 기구를 구성해 각 종친회 등과 협의한 뒤 결정하기로 했다. 문화부는 새 표기법이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이번주 안에 고시해시행하기로 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인터뷰/’새로운 예술의 해’ 6개월 강석희 추진위원장

    ‘새로운 예술의 해’ 행사에는 늘 결코 조용하지 않은 뒷풀이가 따른다.과연 새로웠느나,새롭지않았느냐는 논쟁이 그것이다.논쟁의 한 복판에 서 있는 강석희 추진위원장(66·작곡가·계명대 음대 특임교수)은 그러나 여유가 만만하다.‘새로운 예술’의 개념도 아직 정립되지 않은 마당에 의견 차이는당연하다는 것이다.‘새로운…’이 마라톤이라면 반환점을 막 돌아선 시점에강위원장을 예술의 전당안에 있는 사무국에서 만났다. ■‘새로운…’사업이 뜻하는 대로 진행되고 있나. 이 보다 못할 수도 없고,이 보다 잘할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지난해 11월초에 ‘새로운…’가 결정되어 12월23일 추진위원회가 만들어졌다.1년이나 2년전쯤에 발표됐으면 특별한 일을 하나 벌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그런 점에서내년이 무슨 해가 되건 빨리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에 막상 새로운 것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새롭다’는 전제를 갖고 보면 실망스러울 것이다.뭔가 놀라운 것이 나와야 하지않느냐는 분위기가 있다는 것도 잘 안다.그러나 솔직히 말해예술에 있어 놀라울 만큼 새로운 것이란 없다.다만 경험을 해보지 않아 모를 뿐이다. 예술은 급변하지 않는다.앞으로도 너무 놀라운 것을 기대하지 않는 것이 마음 편할 것이다.그렇지만 앞으로 무언가를 느낄 수는 있을 것이다. ■언론의 비판이 적지않은데. 외국 신문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시각은 협조적이다.중요한 이슈일수록 나빠보인다고 곧바로 ‘나쁘다’고 쓰지 않는다.언론 자체가 비판적 성격이 있는것을 잘 알지만 문화는 키워주어야 한다.특히 ‘새로운 예술’ 처럼 지금껏본 적이 없는 일을 벌이는데 누구 마음에 들겠는가. ■한국에서는 ‘새로운 예술’을 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인가. 예술은 미래지향적인 것이지 과거회귀적인 것이 아니다.더 중요한 것은 세계속에 공존하는 예술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최상의 예술형태를 만들어내야 한다. ■조직위원회를 이끄는데 어려움은 없나. 문학 연극 무용 미술 영상 음악 등 6개의 부문별 위원회가 있는 만큼 다른분야 사람들하고 많이 일을 한다.처음 만나고 나서 많이 놀랐다.유럽에서는다른 분야 사람들과 다르다는 느낌을 갖지 않았다.유럽에서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서로 존경했지만 우리는 각 집단이 완전히 개별적이다.자기 분야의 이익을 우선하고,집단의 문제는 고려하지 않는다.‘공존의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 아닌지 모르겠다.서로 대화가 안된다는 것은 좋지않은 현상이다.다른분야에서 영향을 받아야 한다.베를린이나 뉴욕에서 어떤 행사가 있으면 모든 장르의 예술가가 한 자리에 모인다.그러나 우리는 끼리끼리 모인다.그러다보니 세계관의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넓게보고 그 안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내야 한다. ■‘새로운…’가 예술가들이 서로 만나는 기회가 될 수도 있지않나. 그동안도 현대음악제인 ‘판 뮤직 페스티벌’ 등을 열며 다른 분야 사람들이 많이 오기를 기다렸다.그러나 기껏 화가 한 두 사람에 그치고 다른 분야에서는 아무도 오지않았다.신문기자들도 오지 않았다.페스티벌이 끝나고 모여서 얘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야하지만 여유가 없다.여러 분야의 사람으로부터 이런 시각 저런 시각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비판을객관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된다.그러나 우리는 다른 분야 사람들과의 대화가 없다.공감대를 만들어야 혼란이 없다.분위기가 바뀌었으면 좋겠다. ■‘새로운 예술’의 개념을 정립하는 세미나는 성과가 있나. 매달 세미나를 하는데 그동안 한번도 빠지지 않았다.물론 거기서도 놀랄만한 개념정립이란 없다.우리가 평소에 하고 있는 생각에서 그리 멀지않은 얘기들이 나온다.그러나 연말엔 형체는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서동철기자 dcsuh@. *약 력. ■34년 서울출생 ■서울대 작곡과 졸업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베를린 음대 및 공대 수학■범 음악제(PAN Music Festival) 총감독,국제현대음악협회(ISCM) 회장,서울대 작곡과 교수 역임 ■서울올림픽 폐회식 음악감독 및 성화음악 작곡. *보통사람들 무관심 일깨울 '새로움' 보여 줘야 지난해 말 2000년을 ‘새로운 예술의 해’로 한다는 발표가 나왔을 때 적지않은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이율배반을 느꼈다고 한다. 우선 정부가 ‘새로운 예술’을 주도하는 일이 가능하겠느냐는 것이었다.정부가 하나의 모멘트를 제공할 수는 있겠지만 예술,그것도 새로운 예술을 이끌겠다는 것은 착각이나 망상이 아니냐는 생각이었다.그러면서도 비록 새 밀레니엄을 맞는 시점에서 정치적인 선택이었다 하더라도,정부가 ‘새로운…’이라는 전에 없이 획기적인 이벤트를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는 제법 신선하게다가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가 절반 이상 지난 시점에서 당시의 상반된 두가지 감정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대신 긍정적인 사람과 부정적인 사람,그리고 무관심한 사람의 세부류가 존재하고 있을 뿐인 것 같다. 조짐은 1월22일 국립극장의 대극장과 소극장을 상호연결(인터랙티브)한 개막공연에서부터 확연했다.“별로 새롭지 않은 새로운 예술”이라는 혹평에 주최측은 “새롭지 않게 보였어도,새로운 시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5월21일 국립극장에서 열린 ‘퓨전 콘서트 2000-충동,충돌’에서도 “퓨전은 이미고전”이라는 비판에 “퓨전이라고 다 같은 퓨전이냐.이번 것은 새로운 퓨전”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사실 ‘새로운…’를 이끄는 사람들은 이런 비판에 답답해한다.비판의 각도가 어긋났다는 것이다.예를 들어 작곡가 김정길이 지난 1979년 쓴 ‘추초문(秋草文)’은 전통적인 가락을 가졌지만,첨단을 달리던 작곡기법인 ‘우연성’을 개입시켰다.외형만 본다면 ‘추초문’은 낡아빠졌지만,‘우연성’에 초점을 맞추면 최첨단의 현대음악이라는 것이다.‘추초문’은 실험성을 인정받아 그해 대한민국작곡상을 받기도 했다. 이런 실례는 그러나 ‘새로운…’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다른 관점에서‘새로운 예술’을 보는 사람들도 수긍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다행스럽게 추진위원회는 하반기에는 지금까지와는 조금다른 내용의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다음달 미국의 세계적인 설치음향예술가 빌 폰타나를 초청하여 경남 통영대교에서 설치음향 작품을 발표하는것 등이 그것이다.새로움을 눈으로 보여주려는 노력은 보통사람들이 ‘새로운 예술은 재미도 있다’는 것을 느껴 무관심에서 벗어나게 한다는 점에서도중요하다. 서동철기자
  • 한국, 첫 독립패널 구성

    제2회 세계 동아시아 고고학 학술회의가 한국고고학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 같다. 6일부터 9일까지 영국 더햄대학에서 열리는 이 대회에 한국은 임효재 서울대교수를 단장으로 8명의 대표단을 파견한다. 이처럼 대규모 대표단이 가는 것은 처음으로 한국고고학이 독립적인 분과(패널)로 세미나를 갖기 때문이다.대표단은 이융조 충북대,배기동 한양대,최정필 세종대,박양진·박순발 충남대,임영진 전남대 교수와 이인숙 경기도박물관장 등 각 분야가 망라됐다. 동아시아 고고학 학술회의에서 한국 고고학은 1회 때만해도 중국고고학이나일본고고학의 한 부분으로 발표됐던 것이 사실. 이번에 독자적 패널이 구성된 것은 그동안 우리 학계의 연구성과가 축적되면서 세계 고고학자들로 하여금 한국을 독립적으로 보지 않을 수 없게했다는반증으로 평가된다. 한편 세계 동아시아 고고학회장에서 한국의 비중은 최근 미국의 사라 넬슨박사(덴버대 교수)가 학회장이 되면서 더욱 커진 것으로 알려진다.한국고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넬슨박사는 한국이 앞으로 동아시아 고고학회에서학술적으로 유리한 입지를 갖는데도 상당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한국 패널은 8일 오후 2시30분(현지시각)부터 ‘한국고고학 최근의 성과’를주제로 열린다. 한국대표단의 참가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이인호)의 지원으로 이루어졌다. 서동철기자 dcsuh@
  • “양주 회암寺 유생들 방화로 廢寺”

    경기도 양주군 회천읍에 있는 회암사(檜巖寺)는 조선초 무학대사가 주석하던 절로 태조 이성계가 퇴위한 뒤 머물렀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경기도박물관과 기전문화재연구소가 현재 벌이고 있는 2차 발굴조사에서도이 절이 조선의 국찰(國刹)이었음을 보여주는 유물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청동 금탁(琴鐸·처마끝에 매다는 일종의 종)에는 태조 3년(1394년)이라는제작연대와 함께 ‘조선국왕’‘왕사묘엄존자(王師妙嚴尊者)’ 등 149자의명문을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조선초 왕실의 전폭적 지원을 받던 회암사가 몰락한 직접적인 원인이 다름 아닌 조선시대를 이끌어간 유림들의 방화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강력히 제기되어 눈길을 끈다. 발굴단은 회암사에 있던 대부분의 건물이 집단방화로 무너져내렸다고 결론짓고 일단 ▲명종대 유생들의 방화와 ▲선조대 임진왜란으로 압축했다. 그런데 발굴 결과 청동불과 석불이 누군가에 의해 고의적으로 얼굴부분이잘려진 상태로 각종 기물과 함께 한곳에 집단 폐기된 채로 출토됐다. 이는 ‘조선왕조실록’ 명종 21년(1566년) 기록에 유림들이 회암사를 태우려 한다는 소문에 왕이 걱정하는 내용과 직접적으로 연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발굴단은 회암사 폐사(廢寺)는 유생들의 방화가 보다 더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회암사터는 2005년까지 발굴조사한 뒤 종합적인 정비·복원 계획을 마련하여 유적공원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서동철기자 dcsuh@
  • 고창-화순 고인돌·경주 유적…세계문화유산 등록 확실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제24차 세계유산위원회 의장단회의가 28일(현지시간) ‘고창·화순 고인돌유적’과 ‘경주 역사유적지구’의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유네스코에 권고키로 결정했다. 29일 문화재청은 이같이 밝히면서 “지금까지 유네스코 본회의는 의장단회의에서 등재를 권고한 안건을 수용하는 것이 관례였던 만큼 오는 11월27일 오스트레일리아 케언스에서 열리는 제24차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정식 등록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고인돌유적과 경주 유적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면 유적의 가치를 국제적으로 공인받는 것과 함께 훼손방지와 과학적 보존을 위한 유네스코 차원의재정 및 기술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서동철기자 dcsuh@
  • 日가요 공연 전면 허용

    일본의 대중가요 공연이 전면 개방되고,‘18세 미만 관람불가’ 등급을 제외한 모든 영화의 국내상영이 가능해졌다.또 방송과 극장용 애니메이션·음반·게임분야도 부분적이지만 처음으로 개방이 이루어졌다.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장관은 27일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 대중문화 3차 개방’조치의 내용을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2,000석 이하 실내에 국한됐던 대중가요 공연은 좌석제한이 풀린 것은 물론 실내외 구분도 없어졌다. 영화는 기존의 ‘모든 연령 관람가’뿐만 아니라 ‘12세 관람가’와 ‘15세관람가’까지 추가 개방함으로서 성인용을 제외한 모든 영화의 극장상영이가능해졌다.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국제영화제 수상작에 한해 상영을 허용했으며,비디오는 개방대상 영화와 애니메이션 가운데 국내 상영분만 허용했다. 음반은 일본어 노래를 제외하고 연주·한국어 번안·영어 등 제3국어 노래 등이 모두들어올 수 있다. 그동안 한국어판만 허용됐던 게임물은 게임기용 비디오게임물을 제외한 PC게임물과 온라인게임물·업소용 게임물 등 모든 게임이 허용됐다. 처음으로 개방된 방송은 스포츠와 다큐멘터리,보도 프로그램을 매체 구분없이 방송할 수 있고,케이블TV와 위성방송은 이밖에 공인된 국제영화제 수상작과 전체관람가 영화 가운데 국내 개방작의 방영이 가능하다. 박 장관은 “일본 대중문화 개방이 우리 문화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할수준이 아니며 오히려 우리 문화상품의 일본 진출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여개방폭을 크게 늘렸다”면서 “정부는 문화산업지원센터를 만들어 2003년까지 5,000억원의 재원을 조성하는 등 국내 문화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정부 3차개방 안팎

    문화관광부가 27일 발표한 ‘일본 대중문화 3차 개방’ 조치는 박지원(朴智元)장관이 말한 대로 “상당히 과감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지난 98년과 99년 두차례에 걸쳐 이루어진 개방이 우리 문화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한 결과 나타난 자신감의 표현이다.나아가일부의 우려 속에서도 과감한 개방을 강행한 데는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를앞두고 한·일관계를 정상화하겠다는 정부 차원의 의지도 읽혀진다. 사실 정부는 그동안 특정국가의,그것도 대중문화만을 봉쇄하는 정책이 국제사회의 관행에 맞지않지만 역사적으로 형성된 국민들의 대일감정도 무시할수 없다는 딜레마가 적지않았다.‘단계적’ 개방을 택한 것도 우리 문화산업에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이유를 내걸었지만,국민들의 대일감정을 염두에 둔 것이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지난 1·2차 개방의 결과 문화산업적 측면은 물론 대일감정의측면에서도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결론이 내려진 것이 이번 조치의실질적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정부에 주어진 과제는 결코 간단치 않다.추가개방된 영화나새로 개방된 극장용 애니메이션,대중음악 공연과 음반 등은 우리 시장에 즉각적이고,현실적인 영향을 미친다.반면 우리가 기대하는 대로,대중문화 개방이 일본의 한국문화에 대한 이미지 제고로 이어져 우리 문화상품이 본격적으로 진출하기까지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쉬운 일도 아니다. 박장관이 이날 4차 개방을 언급하며 “3차 개방의 파급효과를 면밀히 분석하고 우리 대중문화의 일본정착을 위해 일본이 얼마나 협력하느냐를 고려하여 시기와 폭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한 것은 일단 이번 대폭개방에 상응하는 일본측의 노력을 촉구한 것이다. 또 ▲문화산업지원센터 설립 ▲5,000억원의 문화산업신흥기금 조성 ▲전문인력 양성 등 문화산업 및 대중문화예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청사진을함께 밝힌 것은 내부적으로도 이 문제를 적극 해결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일것이다. 서동철기자 dcsuh@. *가요계 “파괴력 미미” 안도 영화계 “예상폭 이상” 경계. 3차 일본문화 개방 조치에 영화계는 “기대폭이상”이라며 경계하는 모습이고 가요계는 앨범 제한개방에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영화계 수입업자들은 벌써부터 홍보자료를 배포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보이고 있다.개방을 기다려온 일본영화가 충무로에 10여편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당장 동아수출공사가 수입해둔 ‘링 2’는 공포영화 특수를 노려 8월초 선보일 예정이다. 신필름은 ‘고질라 2000’ 등의 ‘고질라 시리즈’ 상영 준비를 마친데다 심지어는 오는 8월 일본에서 개봉할 블록버스터급 액션‘화이트 아웃’까지 들여다 놓았다. 이밖에도 일본에서 14개월 동안 롱런하며 700만명을 동원한 ‘춤추는 대수사선’이 7월 말 국내 개봉한다. 그러나 수입업체쪽과는 달리 한국영화의 장래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한관계자는 “다양한 콘텐츠와 오락성을 갖춘 영화들이 대거 간판을 걸면 국산영화는 할리우드와 일본 블록버스터의 협공을 받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수입업자들끼리의 제살깎기식 과당경쟁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가요계 2,000석 미만 실내공연장으로 제한됐던 일본 대중가수들의 공연이실·내외를 불문하고 전면 개방되긴 했으나 일본어로 부른 음반시장의 빗장이 풀리지 않음에 따라 가요계는 당장의 파괴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앨범 판매’가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입장 수익과 홍보효과만을 노려엄청난 개런티를 물고 선뜻 공연에 달려들 기획사가 얼마나 되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한번 공연에 수십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비주얼록그룹글레이나 일본 최고 여가수 우타다 히카루 등이 잠실 올림픽주경기장같은 대규모 야외무대에 선다면 그 여파가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당장은 일본 인기 가수들이 곡 전체를 영어로 부른 사례가 드물어 음반시장 진입이 어렵지만 잠재력이 큰 한국시장을 겨냥해 서둘러 영어음반이나 한국어번안 음반을 낼 경우 사정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황수정 이순녀기자 sjh@kadily.com. *방송계 여유·곤혹 '두얼굴'. 일본대중문화 개방안에 방송이 포함되자 방송관계자들은 대체로 자신감을내비치면서도 다큐 등 일부 부문에 대해서는 걱정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일본색이 짙은 오락물이나 드라마는 개방대상에서 제외됐고,스포츠 보도 자연다큐 등은 이미 위성방송 등을 통해 소개돼 파장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이들 관계자는 보고 있다.그러나 다큐 가운데 일본청소년의 행태 등을다룬 프로는 자칫 문화적 정체성이 확립되지 못한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미칠가능성이 커 우려된다. 일본프로의 국내방송 방법을 보면 일단 스포츠는 일본에서 제작된 것이 음성다중형태로 방송될 전망이다.뉴스는 신문사가 해외언론과 특약을 맺어 외신을 전하는 방식으로 시청률이 낮은 시간대에 정규편성될 가능성이 높다. 방송사가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프로는 다큐멘터리이다.다큐에는 국내에 소개됐던 ‘실크로드’나 ‘황하’ 등 자연이나 역사물만 있는 게 아니다.성(性)생활이나 일본 청소년의 문화생활,소비행태 등을 다룬 다큐도 많다.방송관계자는 “청소년들이 일본문화에 무분별적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높다”고말했다. 더욱이 이에 대한 보호장치가 전혀 마련돼 있지 않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번 방송법제정에서 사전심의에 해당하는 방송용 영상물에 대한 수입추천이 없어졌다.방송위원회의 ‘사후약방문’인 사후심의나 시청률 경쟁에 내몰린 방송사들의 자체심의가 있을 뿐이다. 이번 개방은 방송산업에도 충격을 줄 전망이다.일본의 다큐는 세계적 수준이다.국내 방송사 프로 중 다큐는 외주비율이 높고 제작환경도 성숙돼 있지않다.거대 방송사로서는 외주를 주는 것보다 일본 다큐를 사오는 것이 돈이덜 든다.제한된 다큐 방송시간을 두고 국내 소규모 제작사들은 일본의 거대제작사들과 싸워야 하게 됐다. 전경하기자 lark3@
  • 2003년 개관 용산 ‘새 국립중앙박물관 청사진’

    오는 2003년 서울 용산에 문을 열 새 국립중앙박물관의 구체적인 전시계획이처음 공개됐다. 새 박물관은 7영역 41실 6,262평에 1만 4,000여점의 유물이전시된다.현재 4영역 19실 1,970평에 5,099점이 전시되는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세계적 규모의 박물관이 된다.지건길 국립중앙박물관장은 26일 제3회전국박물관인대회 및 박물관학 학술대회에서 이를 발표할 계획이다.‘새 국립중앙박물관의 청사진’을 소개한다. ◆전시의 기본성격 현재는 역사·고고학과 미술사가 뒤섞이고 있으나,새 박물관은 각 영역별로 구분된 전시공간을 갖는다.세계 문화와 역사속에서 한국의 위상을 정립하는 데 의미를 두어 역사적 배경과 주변국 문화와의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역사영역(1,330평,전시유물 930점) 총론적이자 서론적인 성격을 갖는다.인류의 탄생부터 1948년 남북한의 정부 수립시기까지를 8개 시대로 나누어 시대의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역사의 흐름에 따른 문화·기술·경제·사상 등의 흐름을 종합적으로 보여주고,영상과 모형 등을 이용하여 흥미롭고재미있는 현장교육의 장소가 되도록 한다. ◆고고영역(950평,전시유물 4,810점) 기존의 시나리오성 강한 통사적 전시방법을 지양하고 유물 전시위주,특히 명품위주로 전시한다. 구석기·신석기·청동기·초기철기·고대국가 형성기·삼국시대·통일신라의시대별·지역별·물질별·테마별로 각 시대의 문화특성과 의미를 부각시킨다. 고고유물의 미적인 측면을 감상할 수 있도록 미술관식 전시기법을 도입하며역사적 사실과 연계하여 감상할 수 있도록 한다. ◆미술영역(1,652평,전시유물 2,080점) 한국 전통 미술의 정수를 보여주는전시공간이다.2층에는 서예실·회화실·불교화화실,3층에는 도자공예실·금속공예실·불교조각실이 들어선다.쾌적한 분위기에서 여유있게 관람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다. ◆기증영역(743평,전시유물 2,100점) 7개의 전시실과 시청각실로 구성됐다. 격조 높은 문화재를 국가에 기증한 사람들의 뜻을 기리고,기증문화도 활성화시킬 수 있도록 한다. ◆동양영역(743평,전시유물 2,100점) 인도실·동남아시아실·중앙아시아실·중국실·일본실로 이루어진다.한국 문화는 지리적 조건으로 주변국가들로 부터 많은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발전한 만큼 다양한 문화와의 공통점과 차이점,독창성을 비교전시하여 세계속의 한국을 인식하고 민족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하도록 한다. ◆기획전시실(536평) 크고 작은 2개의 전시실로 이루어졌다.국제적으로 손색없는 전시를 위해 가변성있는 공간으로 만든다. ◆어린이관(217평,전시유물 550점) 체험과 전시공간·교육공간 그리고 도서관으로 이루어졌다.최우선 목표는 체험과 참여를 통해 한국 역사와 문화에대한 이해를 유도하는 것이다.새로운 연출과 매체를 도입하여 어린이들이 보고,만지고,느끼고,체험할 수 있는 입체적이고 흥미로운 역사학습 공간으로꾸민다. ◆공연및 편의시설 새 박물관이 유물의 단순 전시기능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한다. 각종 놀이와 전시회가 열릴 야외 공연장 및 전시장,영화 및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극장,인터넷을 통한 정보검색이 가능한 도서관,교양강좌가 열리는 교육장,휴식을 위한 실내외 카페테리아,공원,주차장 등 편의 시설을 갖춘다. 서동철기자 dcsu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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