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서동철
    2025-10-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133
  • 외규장각 도서 반환협상 원점으로

    프랑스를 상대로 벌이는 외규장각 도서 반환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갈가능성이 커졌다.한국쪽 협상대표인 한상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장이지난 9일 가진 기자회견은 ‘제4차 협상의 연기’를 발표한다는 겉모습에도 불구하고,사실상 ‘협상 결렬’을 선언하는 자리였다고 보아도 좋을 것 같다. 두 나라는 지난 7월 파리의 어람용(御覽用)유일본과 서울의 비(非)어람용 복본(複本)을 장기임대 형식으로 맞바꾸기로 합의했다.이어 김대중대통령과 시라크 프랑스대통령이 지난달 19일 정상회담에서 이합의를 구두로 다시 확인했다.이런 상황에서 ‘결렬 선언’은 눈길을끌기에 충분하다. 한원장은 이날 “문서로 약속한대로 의궤에 관한 정보를 보내달라고수차례 독촉했는데 아직 오지 않았다”고 프랑스측의 무성의를 맹비난했다.그러면서 “9·10일 파리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4차 협상의 주요 아젠다(의제)는 유일본 교류 원칙”이라고 말해 ‘정보를 보내지않았기에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했다. 이어 질문에 관계없이 “지난해 10월 파리에서 열린 2차 협상 당시 12권의 의궤를 볼 수 있었다”고 운을 뗀 뒤 “절반은 표지가 상했고,품질도 좋지 않은 천으로 씌워놓았더라”고 말해 알려진 것과는 달리프랑스가 의궤 보관에 무성의하다는 점을 부각하려고 애쓰는 모습이역력했다. 한원장은 나아가 협상 결과를 평가하고 대응전략을 모색하는 공개토론회를 20일 오후1시30분 서울 대한상의 국제회의실에서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지난 3일 역사학회 등 11개 학회의 이름으로 협상중단을촉구하는 등 비판에 앞장선 학자들까지 참여시켜 ‘의도된 비판의 장’을 만들려는 것처럼 보인다. 토론회에서 불거질 프랑스에 대한 비판은 지금도 소극적인 그들의 협상자세를 전향적으로 바꾸기는 커녕 문을 더욱 굳게 닫도록 만들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한원장의 기자회견은 ‘협상 결렬’을 기정사실화한 상황에서모든 책임이 프랑스쪽에 있음을 분명히하는 ‘명분축적용’임에 분명하다. 한원장의 자세변화는 무엇보다 협상 자체는 성공적으로 이끌었지만,실익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인 것 같다.국민 대다수가 수긍하지 못하는 결과라면 차라리 협상을 하지않느니 만도 못했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협상 결과가 국민에게 환영받았다면 현재 그의 임기 연장을 놓고 내부에서 ‘반대서명’을 하는 등의 잡음이 없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런만큼 ‘최종 임명권자’에 대한 정치적 부담도 무시할 수 없는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20일의 공개토론회는 협상 결과를 비판하는 데 힘을 빼기보다는,백지상태로 돌아가 프랑스 해군이 약탈해간 외규장각 고문서를 어떻게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에 초점을 모아야 한다는 지적이일고 있다. 서동철기자 dcsuh@. *외규장각 도서 반환협상 경과. 한국과 프랑스가 외규장각 도서 반환문제를 놓고 접촉을 시작한 때는1992년이다. 이태진 서울대 규장각관장과,국제법을 전공한 같은 대학백충현교수가 그 전해부터 당시 외무부에 ‘반환협상’을 요청한 결과였다. 프랑스는 해외문화재 반환의 기폭제가 될 것을 우려하면서도,경부고속전철 사업자 선정에 테제베(TGV)를 들고 뛰어든 상황이어서 이를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미테랑 프랑스대통령은 93년 9월 한국을 찾아김영삼대통령과 외규장각 도서의 ‘상호교류 및 대여’ 원칙에 합의하고,의궤 가운데 1책을 돌려주었다. 문제는 이 모호하디 모호한 ‘상호교류 및 대여’라는 원칙이었다.당시 청와대는 미테랑대통령의 화려한 수사에 말려들어 이를 ‘비슷한게 많은 골동품을 몇가지 성의표시로 넘겨주면,프랑스는 영구대여 방식으로 외규장각 도서를 돌려준다는 뜻’으로 해석했다.언론도 확실한 검증없이 그대로 국민에게 전달하여 ‘희망’을 주었다. 이후 97년 5월까지 3차례에 걸쳐 ‘상호교류’에 필요한 우리쪽 문화재 목록을 프랑스에 제시했다.그러나 프랑스는 일관되게 ‘등가등량(等價等量)’을 고집했다.우리 외무부는 ‘외규장각 도서는 국제법상불법적으로 약탈한 문화재’라는 기본인식에 따라 뜻을 굽히지 않았다. 교착상태에 빠진 협상은 98년 4월 김대중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시라크 프랑스대통령이 전문가 협상을 제의함으로써 돌파구를 열었다.한국은 한상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장을,프랑스는 자크 살루아감사원최고위원을 각각 협상대표로 선임했다. 두 사람은 99년 4월부터 지난 7월까지 3차 회담을 가졌고,그 결과 지난달 19일 한불 정상회담이 ‘프랑스가 갖고 있는 어람용 유일본 의궤를 우리가 소장한 비어람용 복본 의궤와 교환하기로 합의하는 결과를 문서로 이끌어냈다. 그러나 프랑스는 지난 9월 열린 ‘병인양요’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하지 않았고 의궤에 관한 정보도 보내주지 않는 등 약속을 계속 파기했다.국내에서도 협상 결과에 대한 비판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지난 3일에는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11개 학술단체의 공동성명까지 나오자 한상진원장이 결국 ‘4차 회담의 연기’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서동철기자
  • ‘장터’ 된 하회마을 어떻게 살릴까

    안동 하회마을이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다녀간 뒤 민박집과 밥집만가득한 ‘장터마을’로 바뀌었다고 걱정들이 많다. 이렇게 된 원인을 진단하고 앞으로의 보존방향을 제시하는 데 한 중견 민속학자가 나섰다.임재해 안동대교수가 고심한 결과는 ‘지역문화와 문화산업’(지식산업사 펴냄)에 담겼다. 그는 하회마을을 ‘더 이상 문화관광지에 포함시킬 수 없는’ 이유를 “문화관광 정책의 부재속에서 주민과 관광업자의‘문화상업’만 무성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문화관광 산업이 상업주의로 나가면처음엔 문화는 없고 관광만 있다가,심해지면 관광도 없고 장삿속만남게 되며,마침내는 장삿속도 잃어버리고 문화유산은 회복될 수 없는치명상을 입게 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엘리자베스 여왕이 찾아온 것은 안동이 문화적 명소이기 때문인데,여왕이 왔기 때문에 명소가 된 것으로 문화관광 정책은 착각하고 있다. 정책의 본말이 전도되다 보니 ‘퀸 로드’니 ‘퀸 투어’니 하는 관광계획이 세워지고,수십억원을 들여 하회마을 한복판에 ‘여왕 기념관’과 ‘기념공원’을 짓겠다는 발상도 나왔다고 개탄한다. 그는 하회를 올바로 보존·발전시킬 수 있는 기본적인 문화정책은 문화재의 보존과 관리의 엄정성에 두어져야 한다고 말한다.관광산업이망해도 문화재를 훼손해서는 결코 안된다는 것이다. 하회마을에 관한 각종 자료를 자유롭게 이용함으로써 하회에 머물며하회를 공부할 수 있는 작은 도서관을 만드는 방안도 제시했다.각종유물을 모으면 박물관 구실도 할 수 있다. 하회의 빈집은 자물쇠를 채워두고 잡초만 키울 것이 아니라,전통 살림살이나 통과의례,세시풍속을 주제별로 보여주어야 한다.공연장과시연장을 만들어 하회탈춤도 배우고,하회탈도 깎아볼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충고한다. ‘아는 것 만큼 보인다’고 작은 영화관을 만들어 하회와 관련된 문화현상을 영상으로 만들어 컴퓨터로 찾아보거나 감상할 수 있도록 하고,단체관광객들에 마을 안내나 안동문화를 주제로 한 특강도 할 수있도록 강의실도 만드는 것이 좋다.폐교를 이용하면 하회마을의 정취를 해치지 않고,시설비도 그리 많이 들지 않는다. 하회마을에 관한 자료는 책으로 나와있는 것이 적지 않다.그러나 하회에서 이를 사보기가 쉽지 않다.가장 기본적인 문화상품을 무시하고있다. 나아가 전문가들의 다양한 문화지식을 쉬운 내용의 교양도서로펴내고, 보기 편한 관광안내서를 만드는 일은 행정당국이 하회마을을다시 살리기 위해 펴야 할 최소한의 정책이라는 것이다. 서동철기자 dcsuh@
  • 佛 준비소홀… 외규장각협상 연기

    외규장각 반환협상의 한국쪽 대표인 한상진(韓相震)한국정신문화연구원장은 8일 “프랑스측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 오는 9∼10일 파리에서 열기로 한 제4차 협상이 연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하여 “지난 7월 제3차 협상에서 합의한 것과 달리 프랑스는 의궤 등 297책에 대한 정보를 준비하지 않았다”면서 “프랑스측에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고 말했다.한원장은“프랑스에게는 약속이행에 대한 서명 보증을 하고 이달 안에 4차 협상을 벌일 것을 촉구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원장은 협상결과에 대한 평가와 국내외 의견을 수렴하고 앞으로의 협상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오는 20일 오후1시30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실에서 공개토론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서동철기자 dcsuh@
  • 韓國의 ‘사랑방’ 서양에 자리잡는다

    한국의 사랑방이 서구에서 각광받고 있다.각국의 박물관들이 속속 사랑채를 짓거나,지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영국박물관(British museum)은 오는 8일 400㎡(120평) 규모의 한국실문을 연다. 한국실에는 영국박물관이 소장한 3,200점의 한국유물 가운데 250점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빌려간 20점이 전시된다. 화엄경변상도와 고려청자 진사당초무늬그릇,조선백자 달항아리,기사진표리진찬의궤(己巳進表裏進饌儀軌) 등 명품이 적지않다.그러나 영국인들로 하여금 한국실 개관을 기다리게 만든데는 전시실안에 25.92㎡(7.84평) 크기로 지어놓은 사랑채가 큰 몫을 하고 있다. 이 사랑방은 정양모 경기대 석좌교수(전국립중앙박물관장)와 신영훈한옥문화원장(문화재위원)이 중심이 되어 만들었다.신원장이 해외박물관에 한옥을 지은 것은 세번째.1966년에는 덴마크국립박물관에,1967년에는 멕시코국립인류학박물관에 각각 세웠다.요즘도 두곳의 해외박물관과 사랑채를 짓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한다.그가 지은 것은 아니지만 미국 시애틀박물관에는 사랑채가 포함된 한옥이 들어섰다. 서구인들이 사랑채에 주목하는 것은 무엇보다 유럽의 전통에는 없는‘남성들만의 공간’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다.나아가 자연친화적이면서도 온돌이라는 난방시설과 마루라는 냉방시설이 공존하는 특성이‘21세기의 이상적인 살림집의 한 유형’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라고 신원장은 설명한다. 이 사랑채는 운현궁의 노안당(老安堂)을 모범으로,방 2간과 마루를깐 대청 1간으로 이루어졌다.목재는 한국에서 4분의 3 정도를 깎고,나머지는 현지에서 다듬었다.기와와 기단용 석재는 물론 지붕에 쓸진흙까지도 모두 컨테이너에 담아 가지고 갔다.현장에 살다시피하던로버트 앤더슨 영국박물관장과 로버트 녹스 동양부장은 한옥 특유의지붕곡선이 모습을 드러내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고 한다. 정양모교수는 사랑방을 목가구 14점과 도자기 20점,보료와 동거울 등으로 꾸몄다.선비의 교양과 안목을 나타내려면 가구와 문방제우(文房諸具)는 한치를 다투는 것이 아니라,한 푼의 반의 반을 다투어 선과비례를 따진다.그러나 중앙박물관의 500점이 넘는 목가구 가운데 어느 하나도 이 사랑방에는 어울리지 않았다고 한다.그래서 전통목가구장인 손덕균씨로 하여금 사랑방에 들어가는 일체의 문방제구를 새로만들도록 했다. 정교수는 “지난 40년 동안 여러차례 사랑방을 꾸며보았지만,한번도마음에 든 적은 없었다”고 회고하고 “이번 것은 아주 흡족하지는않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그는 “선비들이 가꿔온 문기(文氣)넘치는 사랑방은 한국선비문화의 진수”라면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한국미의 새로운 장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표시했다. 영국박물관의 한국실은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이인호)이 ‘해외박물관 지원사업’에 따라 120만 파운드(약 20억원)를 투자하여 만들어질 수 있었다.박물관은 한국실 개관을 기념하여 오는 11일을 ‘한국의 날’로 지정하고,‘한국의 고건축’을 주제로 김성우 연세대교수의 특별강연을 연다. 서동철기자 dcsuh@
  • 韓·日 양국 학자 역사교과서 교차 분석

    한국과 일본은 서로의 역사교과서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정재정(鄭在貞) 서울시립대교수와 가토 아키라(加藤章) 일본 모리오카대 학장이 상대 나라의 교과서를 분석했다.한일문화교류 정책자문위원회(위원장 지명관)가 ‘과거청산과 21세기의 한일관계’를 주제로 지난4일 연 ‘2000 한일 문화 심포지엄’이 발표무대가 됐다. 두사람은 두나라의 역사교과서가 서로를 평가하는 내용과 시각에서크게 인색하다고 지적했다.두나라의 역사교과서가 국제화와 정보화사회에 걸맞는 자질을 기르기에 미흡하다는 데는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도 공존했다.두사람의 발표내용을 소개한다. ■정재정교수 일본의 역사교과서가 왜곡사건을 빚었던 1982년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 새로 검정에 제출된 역사교과서는 ‘종군위안부’에 대한 기술이 7개에서 3개 교과서로 줄었다.‘남경대학살’기술도 대폭 축소됐고,‘학살’이라는 용어는 ‘살해’로 바뀌었으며,희생자수는 ‘다수’ 등으로 애매하게 처리했다.‘삼광작전(三光作戰·불태우고,죽이고,파괴했다는 일본군의 작전)’은1개 교과서에만 남았고,731부대(세균전 실험을 했던 부대)에 대한 서술도 사라졌다.‘침략’은 ‘진출’로 바뀌었다.전후 보상을 요구하는 한국 등의 시민운동에 대한 서술도 사라졌다.일본은 교과서 왜곡사건으로 이웃나라들과 심각한 마찰을 빚은 이후 유연한 태도를 견지하여 조금씩 신뢰를 회복했지만,다시 문제가 일어났다.한국과 일본의 우호협력 관계가 아무리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황국사관으로 회귀하려는 일본의 태도를 묵과해서는 안된다. 황국사관은 한국역사를 짓밟고 더럽히는 가운데 형성된 역사관이기때문이다. ■가토학장 한국 국사교과서는 선사시대를 서술하며 주체적 민족사관에 입각해 한민족의 기원을 첫머리에 두고 독자적 문화를 만들어냈음을 강조한다.그러나 빙하기에는 중국대륙과 한반도·일본열도가 육로로 이동할 수 있었다는 점도 언급해야 한다.한국이 일본에 일방적인 문화 전파 내지는 은혜를 베풀었다는 생각에 치중해있다. 삼국시대인 5∼6세기 왜(倭)와의 관계에서 백제가 압도적으로 우세하지만 당시 한반도의 대응은 합종연횡을 방불케 하는 것이었다.왜가결코 수동적 입장만이 아님을 분명히 해야 한다. 고려시대의 일본 관련 기술은 ‘왜구’를 포함하더라도 4군데에 지나지 않는다.1980년대 이후 일본의 연구 결과 ‘왜구’는 일본인을 포함하여 고려·조선인의 연합이고,제주도 주민을 포함하여 민족·국가를 초월한 개념이라는 견해가 만연되어 있다. 서동철기자
  • “외규장각 도서 교환 반환 협상 중단하라”

    외규장각 도서의 반환협상과 관련하여 역사학회와 한국공법학회 등역사 및 법률 관련 11개 학술단체가 3일 ‘맞교환 협상의 중단’을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사실상의 등가교환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그동안 몇몇 학자들의 개인적 차원을 넘어 학계 차원으로 조직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성명은 6일로 다가온 한상진(韓相震) 한국정신문화연구원장과 자크살루아 프랑스 감사원 최고위원의 4차 협상을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적지않은 충격파를 던질 것 같다. 학술단체들이 이날 성명서 및 기자회견을 통하여 피력한 내용은 한원장 조차도 반박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성명은 먼저 외규장각 고서 탈취는 국제법을 위반한 프랑스 해군의명백한 약탈행위인 만큼 ‘프랑스 물건’과 우리 문화재를 맞교환하는 협상은 중단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해군이 경복궁 자동물시계의 원리와 구조를 밝혀 과학기술 연구에 결정적인 자료가 되었을 ‘보루각수개의궤(保漏閣修改儀軌)’등 131종 230책의 유일본 의궤를 불살라버린 사실도 부각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맞교환식 방식은 한국민의 이름으로 프랑스의 약탈행위를 합법화해주는 것으로,다른 나라의 문화재 반환협상에도 나쁜 선례가 되어 국제적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무조건 반환,최대한 양보하여 영구임대라는 방법으로 돌려받겠다는 과거의 자세를 되찾아야하며 협상진행이 더디면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는 등 국제법적 대응도 불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태진(李泰鎭)·백충현(白忠鉉) 서울대교수는 “지금처럼 한 사람의 협상대표 체제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적극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면서 “나아가 반환협상은 외교통상부가 다시 맡는 것이 바람직스러우며,협상의 일관성을 위해 외교부안에 ‘문화재 반환협상 담당차관보’ 같은 직책을 만드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김한길장관, 미당 서정주 시인 병문안

    김한길 문화관광부장관은 2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대신해 노환으로 서울 강남성모병원에 입원 치료하고 있는 문단의 원로 미당 서정주(未堂 徐廷柱·85)시인을 병문안했다. 김장관은 20여분 동안 미당을 만난 자리에서 “문단의 거목이신 선생의 병환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빨리 쾌유해 국민들에게 아름다운 시를 다시 들려주시길 기원한다”는 대통령의 메시지와 위로금을 전달했다. 메시지를 들은 미당은 기력이 쇠진하여 거의 말을 하지 못하면서도“고맙다.영광이다”라고 인사했다고 김장관은 전했다.미당의 제자인 문정희(文貞姬) 시인은 이 자리에서 김 장관에게 “국가적 차원에서 미당의 생가를 보존해 달라는 문인들의 요구가 있다”며 이를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산골 뜨겁게 달군 ‘산따라 물따라 음악회’

    “대중가요를 부르는 가수가 이렇게 좋은 오케스트라와 노래하기가흔한 일입니까.내 친구 송대관이는 한번도 서울팝스 반주로 노래한적이 없대요”요즘 ‘뜨고’ 있는 ‘사랑은 아무나 하나’를 막 부르고 난 가수 태진아가 농담을 하며 어깨를 으쓱하자,‘와’하는 함성과 함께 박수가터졌다. 지난 26일 하성호가 지휘하는 서울팝스오케스트라가 찾아간 경북 영덕군민회관.객석을 메운 500여명의 군민들은 오랫만에,아마도 상당수는 난생 처음으로 오케스트라 연주회도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듯 했다. 그렇다고 이날 음악회가 대중가수가 출연해서 성공을 거두었다고 생각하면 오산.청중들은 갈수록 빨라지는 ‘하바나길라’에 박자를 맞추기 위해 손바닥에 불이 나도록 손뼉을 쳐댔고,소프라노 최인애와테너 김창환이 부른 베르디의 ‘축배의 노래’에서도 결코 태진아에못지않은 환호성을 질렀다. 문화관광부가 ‘찾아가는 문화활동’의 하나로 대한매일과 함께 마련한 ‘산따라 물따라 음악회’는 대도시에서 멀리 떨어질수록,작은 고장일수록 환영을 받는것이 특징.이날은 특히 11월6일까지 열리는 ‘영덕문화예술축전’의 개막공연이라는 ‘중책’을 떠안았다.풍물패‘버슴새’가 읍내를 돌며 청중을 모았고,군민회관 마당에서도 한동안 놀이판을 펼쳐 분위기를 달궜다. 문화예술의 혜택을 직접 받기 힘든 지역일수록 청중들의 호응도는 높지만 단원들의 어려움도 커지기 마련.지난주 화요일엔 서울에서 한국심포니 정기연주회를 가졌다.한국심포니는 서울팝스가 정통 클래식레퍼토리만으로 공연할 때 쓰는 이름.수요일에는 대구박물관 연주,다시 목요일 오후 2시에는 포항의 오천교회에서 음악회를 갖고 서둘러영덕으로 달려왔다.다음날엔 다시 경기도 파주에서 음악회를 갖는 초강행군.소외지역만 찾아다니다 보니 중소도시의 작은여관에서 잠을청해야 하는 일이 적지 않고,외국인 단원들까지 시골식당의 김치찌게며 된장찌게가 벌써부터 익숙하다.이렇게 ‘산따라…’는 오는 22일평택공연을 마지막으로 모두 15곳의 올해 일정을 마무리한다.마침 2001년은 ‘지역 문화의 해’.그런 만큼 기회가 있다면 내년엔 2배 이상의 강행군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것이 서울팝스와 단원들의 뜻이다. 영덕 서동철기자 dcsuh@
  • 작고 20년 동원학술 전국대회

    국립중앙박물관 지하 1층에는 ‘동원(東垣) 전시실’이라는 100여평짜리 전시공간이 있다.동원 이홍근(李洪根)선생이 기증한 유물 가운데 명품들을 모아놓은 곳이다.동원선생이 남긴 뜻을 아는 사람들은이 방앞에 설 때마다 옷깃을 여미곤 한다. 올해는 동원선생이 작고한지 20주기가 되는 해이자,4,941점에 이르는 ‘동원 컬렉션’을 기증한지 2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이를 기념하여 28·29일 중앙박물관 강당에서는 ‘동원학술 전국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선 진홍섭 전이화여대 박물관장의 ‘동원기증 유물의 중요성과 의의’라는 기조강연에 이어 유옥경 국립광주박물관 학예연구관의 ‘16세기 후반 기영회도(耆英會圖) 고찰(考察)’ 등 미술사 논문과 ‘경주박물관내 공동구부지 발굴조사 개요’ 등 고고학적 발굴 성과들이 발표됐다. 동원선생이 기증한 유물은 국보 175호 연꽃과 당초무늬를 새겨넣은백자(白瓷象嵌蓮唐草文鉢)를 비롯하여 정선·김홍도·장승업·김정희·강세황·대원군의 작품 등 지정문화재급이 수두룩하다.사실 동원컬렉션은 호암미술관·간송미술관과 함께 3개 컬렉션으로 꼽혔다.그만큼 동원선생이 서거한 뒤 후손들이 생전의 뜻을 따른 것도 결코 쉽지 않았던 일로 평가받고 있다. ‘개성갑부’로 동원산업 대표이사를 지낸 동원선생의 문화재 사랑은적지않은 일화를 남기기도 했다.한번 사들인 문화재를 결코 되팔거나다른 것과 바꾸지 않았다.일본의 재벌총수가 동원이 소장한 도자기한점을 어떤 값에라도 사겠다며 3일 동안 간청했는데도 거절한 것은유명한 얘기다. 동원선생의 뜻이 전시실과 수장고에만 머물지 않고,학술대회로 확대재상산되고 있는 것은 문화재 컬렉션과 함께 고고학 및 미술사 연구기금으로 시중은행주식 7만여주를 남겨놓았기 때문이다.‘동원학술전국대회’는 이 기금으로 세워진 한국고고미술연구소(이사장 지건길국립중앙박물관장)가 해마다 마련하고 있다. 서동철기자
  • 史眞實 서울대강사 논문서 ‘보계’ 규명

    조선 후기는 왕실과 양반·민중 등 각 계층을 위한 공연예술이 다양하게 발전한 시기다.당연히 공연을 위한 무대와 객석은 필수불가결한요소였다.사당패나 걸립패 등 민간놀이패는 어디나 마당을 펼치면 무대가 됐고,구경꾼들이 둘러싸는 곳이 곧 객석이었다.그러나 왕실이나양반계층을 위한 공연시설의 양상은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 ‘서울학연구’ 제15집에 실린 사진실(史眞實) 서울대강사의 ‘조선시대 궁정 공연 공간의 양상과 극장사적 의의’는 이런 방향으로 접근한 최초의 본격적인 논문이다.이 글은 조선시대의 각종 의례를 그림과 함께 기록한 의궤(儀軌)를 바탕으로 무대와 객석의 실체를 규명하고자 했다. 논문에 따르면 조선시대의 왕실 및 양반계층의 공연공간은 ‘보계(補階)’라는 개념이 핵심이 된다.보계는 마루 따위를 넓게 쓰기 위해대청 등에 좌판을 잇대어 깐 설비를 뜻한다.이 보계가 궁정이나 관아의 연회에 이르면 일상공간을 공연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설비가 된다는 것이다. ‘순조기축진찬의궤(純祖己丑進饌儀軌·1827)’의 ‘명전전내외배설(明政殿內外排設)’을 보자.연회를 위해 창덕궁 명정전의 아랫층 섬돌(月臺)에 잇대어 길이 10간 너비 2간반의 하층보계,윗층 섬돌에 동서8간, 남북 10간인 상층보계를 이었다.그 위에는 흰 무명천으로 차일을 쳤고,전각안에는 무늬있는 헝겁 자리(地衣),보계에는 무늬없는 자리를 깔았다. 명정전 진찬은 대청에서 마당까지 높이에 따라 다섯 층이 만들어졌다고 한다.가장 높은 대청은 당연히 임금과 세자가 앉았다.명정전의 기단인 두번째 공간은 임금에게 술을 따르는 공간이다.세번째는 상층보계로 가운데 넓은 공간에서는 공연이 벌어지고,남쪽에는 다음순서를기다리는 무동(舞童)과 의례와 공연절차를 이끌어가는 집사(執事)와집박전악(執拍典樂), 음악반주를 맡은 사람들이 있다.무대의 양옆에는 문무관들이 서열에 맞추어 앉아있고,그 뒤로는 임금의 어가를 호위하고 온 별감과 군사들이 도열하여 있다.네번째 공간은 하층보계로비교적 품계가 낮은 신하들이 자리잡았고,마당인 다섯째 공간에는 의례악을 연주하는 악공들과 궁궐을 지키는 군대인 금군(禁軍)이 줄지어 있다. 궁중의 공연 공간을 넓히기 위한 보계는 중앙 및 지방관아에서도 모범으로 인식되어 널리 쓰였다고 한다.관아는 그러나 궁궐처럼 폐쇄적인 공간이 아니었으므로 주변은 구경꾼들이 구름같이 몰리는 것이 보통이었다.초청받은 관객보다 더욱 열기에 가득찬 구경꾼들의 공연물에 대한 욕구는 상업적인 극장의 발전을 가속화하는 역할을 했다. 또 궁궐이든,관아든,여염집이든 적절한 장소에 간단한 설비로 쉽게극장 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은 그 만큼 공연문화가 일상적인삶과 결부되어 있었다는 사실은 보여준다.결국 이런 흐름이 1902년궁정 공연공간을 기초로 서구식 극장의 특성을 수용한 최초의 옥내극장 협률사(協律社)를 탄생시키고,근대적인 상업극장의 시대로 가는바탕이 됐다는 것이다. 서동철기자 dcsuh@
  • 41회 한국민속예술축제 폐막

    제41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전남의 ‘운곡 대보름 액막이굿’이 대통령상인 종합최우수상을 받았다. 전남 순천 낙안읍성 민속마을에서 25일부터 27일까지 열린 민속예술축제에서 국무총리상인 종합우수상은 경남 ‘마산 불모산 영산제’에 돌아갔다.또 ▲충북 ‘생거 진천농요’와 ▲전북‘부남 방앗거리 놀이’ ▲경북‘고령새가지 농악’ ▲제주 ‘논 다루는 소리’ ▲인천‘근해도서지방의 상여소리’가 각각 문화관광부장관상인 우수상을받았다.순천시 운곡마을에서 행해진 대보름 액막이굿은 풍요를 기원하고 질병과 재앙을 막기 위한 집단의 주술적 마을축제다. 부문별 수상작 및 수상자는 ◇공로상▲대전 산소골 상여놀이▲울산쇠부리놀이▲서울 마들놀이 ◇장려상▲평북 별상마마성황부군 도당굿▲충남 선학리 지게놀이 ◇노력상▲함남 돈돌날이▲황해 황해도 만수대탁굿▲광주 광산들노래▲경기 이담농악▲강원 춘천외바퀴수레싸움▲대구 고산농악▲부산 수영농청놀이▲평남 평양검무◇지도상▲부산문덕수◇연기상▲충북 덕산노인회서동철기자 dcsuh@
  • 외규장각 도서반환 방식 문화재청 영구임대 지지

    외규장각 도서의 반환 협상은 최근 ‘교류 및 대여 방식’으로 결론이 내려졌지만,문화재청은 당초 이를 반대하고 영구 임대 방식이 적합하다는 의견을 냈던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민주당 최용규(崔龍圭)의원은 27일 문화재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같은 내용으로 외교통상부와 문화재청 사이에 오간 공문서를 공개했다.최 의원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지난해 4월‘외규장각 도서 환수 관련 대책’이라는 문서를 통해“영구 임대형식이 적합하며 등가교류 대여 방식은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외교부에 전달했다. 영구 임대는 외규장각 도서의 소유권은 프랑스가 그대로 갖는 대신영원히 빌려오는 형식이고,등가교류 대여는 비슷한 가치를 지닌 국내 문화재와 맞교환하는 방식을 말한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9일 정상회담에서 파리국립도서관이 소장한 외규장각 도서를 우리 문화재와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돌려받기로 합의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순천서 내일까지 민속예술축제

    묻혀있던 전통민속예술을 발굴·보전하기 위한 제41회 한국민속예술축제가 25일 전남 순천의 낙안읍성 민속마을 야외마당에서 막을 올렸다. ‘신명나는 민속예술,하나되는 우리 문화’를 주제로 27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축제에는 서울 ‘마들농요’ 등 16개 시·도와 이북 4개도를 대표하는 20개 종목이 공연부문에 나왔다.또 지난해 대통령상을받은 강원도 철원의 ‘상노리지경다지기’ 등 5개팀도 시연부문에 참가하여 민속예술의 진수를 선보인다. 특히 대전의 ‘산소골 상여놀이’와 충북의 ‘생거 진천농요’,전남의 ‘운곡 대보름액막이굿’,경북의 ‘고령 샛가지농악’,제주의 ‘논 다루는 소리’ 등 10개 종목은 처음 소개된다. 순천 서동철기자 dcsuh@
  • “경복궁 주차장 어찌하오리까”

    복원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경복궁 안에는 ‘궁궐 제모습 찾기’와는거리가 먼 세 개의 공간이 자리잡고 있다.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그리고 중앙박물관과 마주보고 있는 주차장이다. 민속박물관은 경복궁 복원 계획에 따라 2009년까지 다른 곳으로 옮긴다는 계획이다.중앙박물관은 2003년 용산에 새 건물이 세워지면 조선왕조역사박물관으로 용도가 바뀐다.왕조역사박물관도 경복궁 완전 복원을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궁궐 밖으로 나가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왔다. 그러나 주차장만은 2009년 마무리될 경복궁 1단계 복원계획에 언급이없는 것은 물론 후속 복원에 따른 검토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앞으로도 조선왕조 정궁의 역사성을 대책없이 훼손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경복궁 박물관이 새삼스럽게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것은 극심한 교통난때문이다. 최근 경복궁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삼청동길은 주말은 물론평일에도 관람객들이 타고 오는 차량들로 극심한 정체가 빚어진다. 교통경찰관들도 삼청동에서 동십자각으로 이어지는 편도 2차로의 1개차로는 아예 관광버스와 승합차들에게 내어주고 주차를 묵인한다.이렇다 보니 경복궁이나 두 박물관을 찾는 내외국 관광객들은 물론 삼청동길을 통행하는 시민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1,931평 넓이의 경복궁 주차장이 문을 연 것은 지난 85년.지상에 버스 48대와 승용차 31대,지하 1·2층에 각각 승용차 110대와 88대를수용할 수 있다.적지않은 규모지만,수요에는 크게 못미친다.서울시민들에게는 대중교통을 이용토록 유도한다지만 수학여행 온 학생들,나아가 외국인 관광객을 태운 관광버스까지 진입이 어려운 것은 생각해볼 문제다. 그럼에도 주차난은 앞으로 심해지면,심해졌지 저절로 풀려가는 일은결코 없을 것이다.지금도 교통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경복궁 2단계 복원계획을 세우며 주차장을 아예 없애는 결정을 내리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세계 어느나라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왕궁안의 주차장’을당연시 여긴다면 모를까,경복궁을 복원할 계획이라면 늦었지만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문화관광부를 중심으로 ‘경복궁 안’을 책임지고 있는 문화재청 뿐 아니라 ‘경복궁 밖’을 관리하는 서울시등 관계기관이 함께 모여 주차장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를놓고 머리를 맞대야 할 때이다. 서동철기자 dcsuh@
  • 佛문명비평가 기 소르망 아셈포럼서 주제발표

    문화적 측면에서 아시아와 유럽이 안고 있는 공통의 고민은 경제적논리를 앞세운 미국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그런 점에서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는 두 지역의 ‘문화적 생존’을 위해공동전선을 구축해야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ASEM 문화행사의 하나로 23∼25일 경주 호텔 현대에서 ‘사이버 시대의 문화’를 주제로 아시아·유럽 포럼(추진위원장 이어령 전문화부장관)이 열린다.프랑스의 문명비평가 기 소르망은 주제발표를 통하여‘세계의 미국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ASEM이 어떤 역할을해야하는지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미리 공개된 원고에서 소르망은 미국의 독주속에 문화적 다양성이 종언(終焉)을 고해가고 있는 상황을 강하게 비판한다. 발표문의 제목은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존 게이지 부회장이 만들었다는 이 개념을 바탕으로 얘기를풀어간다. 소르망은 이 개념이 모든 세계는 단일한 발전 양식을 향한 하나의 경로를 따른다고 보는 것 같다고 설명한다.이면에는 기술 또는 기술적진보가 발전의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강력한 이데올로기적 신념이 놓여있다는 것이다. 소르망은 그러나 이런 이데올로기를 공유할 수는 있지만 당연한 것으로 간주해서는 절대로 안된다고 강조한다.미국 중심의 서구 모델을따르지 않는 다른 형식의 진보를 배제시키기 때문이다.무엇보다 기술과는 다른 요인,예컨대 문명이나 지속가능한 질적 발전 등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소르망은 이런 개념들이 이미 전세계 정치·경제,그리고 국제기구의엘리트들에 의해 폭넓게 공유되고 있다는 현실을 인정한다.따라서 이같은 개념을 무효화시키자는 것이 아니라 그 사용에 제한을 두자고제안한다. 소르망은 무엇보다 디지털 격차라는 개념의 결과는 반드시라고는 할수 없지만,대체로 미국식 삶의 방식에 따라 세계가 통합되는 문제를안고 있다고 우려한다.나아가 미국이 세계 질서를 관리하는 임무를맡고 있다는 가정 아래 보편적인 언어로서 영어를 요구하고 있다는것이다. 소르망은 또 디지털 격차 개념을 기반으로 한 신경제(e-economy)는하나의 진보일 수는 있으나,다양성의 상실이자 새로운 형태의 독재일수 있다고 강력히 비판한다. 신경제는 덜 합리적인 사회적 문화적 관습을 파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결국 양적 진보만이 아닌 또다른 발전방향을 찾기위해서는 균형감각과 다양성을 지켜야하며 그것이 바로ASEM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러면서 소르망은 ASEM국가들에게 하나의 제안을 한다.“각자의 인터넷 사용자가 영어가 아니라 모국어로 자기 자신을 표현하고 다양성을 지킬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을 연구하는데 투자하라”는 것이다.이를 테면 아직 발전하지 못한 자동 번역 시스템이 쉽게 쓰여질 수 있도록 하면 독특한 문화를 전달하는 모국어를 보호할 수 있지않겠느냐는 뜻인 것 같다. 서동철기자 dcsuh@
  • 인문학교수 200여명 선언서 “정부는 인문학 육성 지원을”

    ‘인문학의 위기 타개’를 부르짖는 인문학 관련 대학교수들이 ‘대정부 선언서 채택’이라는 ‘단체행동’을 하고 나섰다. 지난 20∼21일 안동대에서 열린 전국대학인문학연구소협의회(회장권기호 경북대교수)가 마련한 학술대회가 계기가 됐다. 이 자리에는 전국 560개 대학의 인문학 관련 교수 200여명이 참여했다. 인문학자들이 채택한 선언서의 제목은 ‘인문학 육성지원을 촉구하는 우리들의 결의’.이들은 인문학 위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인문학의 실용성은 오히려 인문학의 본질에 가장 충실할 때 극대화된다는사실을 간과하고 시장논리를 대학사회까지 확산시킨 대학정책 당국의정책적 오류’를 지목하며 지원정책의 활성화를 촉구했다. 그러나 비판에만 머무르지 않고 인문학이 본질에서 벗어나 위기를 자초한 데대한 깊은 반성과 중심학문으로 위상을 다시 확립하는데 앞장서겠다는 각오를 함께 담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참여학자들은 무엇보다 ‘인문학자의 위기’가 ‘인문학의 위기’를부추기고 있는 현실을 강조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1996년부터 시행된 있는 학문후속세대 지원및 1999년부터 시행된 보호학문지정의 범위가 강화되어야 하고,구체적인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현재 전국대학의 시간강사가 6만 3,000명이고,박사과정에 있는 예비학자도 수만명에 이르는 만큼 보호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전국 100여 대학에 설치되어 있는 인문학 관련 연구소가 연구인력 및 예산의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므로 세재상의 혜택 등을 통하여기업의 지원을 유도함으로서 유급연구원이나 연구교수로 적극 채용하여 인문학 연구를 활성화시키는 방안도 제시했다. 나아가 대학이나 대학연구소 뿐 아니라 비제도권에 대한 지원의 활성화도 촉구했다.대학 밖에서는 인문학강좌가 부흥하고 있는 만큼 인문학자가 활동할 공간을 넓히는 것은 물론 시민교육을 강화하는 차원에서도 제도적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인문학자들은 이와 함께 영상문화 매체를 분석 비평하는 작업을 새로운 인문학의 영역으로 편입시키는데 필요한 지원 및 인문·사회과학 및 과학기술 분야 연구결과의 공유체계를 확립하고 파급장치를 시급히 구축하는 방안을 요청했다. 서동철기자
  • 외규장각 도서반환 ‘절반의 성과’

    한국과 프랑스가 지난 19일 정상회담에서 ‘상호 교류와 대여’라는기본원칙에 따라 외규장각 도서 반환문제를 내년 말까지 마무리짓기로 한 것은 일단 협상이 7년 동안이나 이어졌다는 점에서는 상당한진전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한국쪽에서는 사실상의 ‘등가교환’이라는 점에서 명분을잃었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고,프랑스쪽에서도 국립도서관 직원들이 눈물로 반발했던 1993년 합의의 재판이라는 점에서 ‘반환과 대여’라는 실질적인 움직임에 이를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반환 협상의 한국쪽 대표인 한상진(韓相震) 한국정신문화연구원장은20일 “프랑스쪽 대표인 자크 살루아 감사원 최고위원과 가진 3차 협상 결과의 핵심은 프랑스가 그동안 교류 대상에서 제외했던 어람용유일본(御覽用 唯一本)을 돌려주겠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이 프랑스에 장기 임대 방식으로 맞교류하려는 것은 프랑스에는 없으나 국내에는 4∼8권의 복본(複本)이 있는 같은 시기(1630∼1856),같은 제목의 비어람용 의궤라는 것이다. 교류 대상이 될 수있는 비어람용 의궤는 모두 228책이다.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이 1993년 방한 당시 김영삼(金泳三) 대통령에게 전한 ‘휘경원원소도감의궤 상(徽慶園園所都監儀軌 上)’ 은어람용이지만 유일본은 아니다.외규장각 도서 297권은 대부분 ‘어람용’이며,이 가운데 64책이 한국에 없는 ‘유일본’이다.한국은 11월6일 파리에서 열리는 제4차 협상을 통하여 ‘유일본’ 교류를 완결한뒤 2001년까지 외규장각 도서 모두를 반환받는다는 구상이다. 협상 결과에 대한 국내 학계의 반응은 당연히 차갑다. 1993년 이후대부분의 역사학 및 국제법 학자들은 등가교환론을 일관되게 반대해왔기 때문이다.이런 방식은 정당하게 소유권을 가진 문화재에나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이를 수용하면 외규장각 도서의 프랑스도서관 소장을 합법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 분명하다는 이유다. 학계에서는 이번 협상 과정을 놓고 “현대 한국의 가장 큰 문제점인당대주의가 다시 드러났다”는 데서부터 “‘유일본’이니 ‘어람용’이니 하며 중요성을 저울질하는 협상이라면 고서적상과 무엇이 다르냐”는 데 이르기까지 다양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반면 이번 협상 결과가 한국과 프랑스 모두 정부 차원에서는 할 수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시각도 없지는 않다.한 원장도 “국제관계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윈­윈의 틀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원칙 아래 협상에 임했다”고 말한다.그러나 어느 정도 국민들의 이해를 이끌어낸다 해도 1993년의 예에서 보듯 프랑스는 물론 우리 도서관 관계자까지 설득시켜 ‘실력 행사’를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서동철기자 dcsuh@
  • “고려 문화재 100여점 개성에 묻었다”

    한국전쟁 당시 국립 개성박물관이 소장한 100여점의 고려시대 문화재가 국군이 후퇴할 때 후방으로 옮겨지지 못하고 현지에 매장됐다는증언이 나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인 민주당 심재권(沈載權)의원은 당시 개성박물관장이었던 원로 미술 사학자 진홍섭(秦弘燮·82·) 박사로 부터 최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심의원에 따르면 진박사는 박물관 소장유물을 안전하게 보전하기 위해 한국전쟁 발발 1년전인 1949년에 쌍영총 고구려 벽화조각 3점을비롯해 중요 유물 대부분을 서울로 후송했다. 진박사는 다음해 전쟁이 일어나고,그해 10월 함락됐던 개성이 수복되어 박물관에 복귀했으나 중공군 참전으로 다시 피난길에 오르게 되자곧 수복되리라는 생각에 마을사람 2명·수위 1명과 함께 개성박물관이웃에 문화재 100여점을 묻었다는 것이다. 진박사는 이때 매장한 문화재 가운데는 모양이 특이하고 우수해 가끔학술지에 소개되고 있는 민천사(旻天寺) 고려석불과 청자 다수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현재 개성박물관은 옛 건물을 헐고 1980년대에 신축한 것으로 알려졌으나,이 때 땅속에서 문화재가 나왔다는 소식이 없는 만큼 아직 그곳에 묻혀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서동철기자 dcsuh@
  • 문화관광위 대한매일 소유구조 개편 촉구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의 19일 문화관광부 국정감사에서는 대한매일과연합뉴스 등 정부가 지분을 보유한 언론사의 독립성 보장과 관련, 소유구조 개편의 필요성이 적극 제기됐다.의원들은 특히 최근 두 언론사의 개혁작업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최종적인결정권한을 갖고있는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했다.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의원은 “문화부는 국유재산 관리법상 하자가 있다는 문제로 두 언론사의 소유구조 개편에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면서 “주식환수 문제는 정부가 의지를 갖고 적극 나서서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특히 “대한매일은 감자와 증자를 통해 정부 소유지분을 낮추고 우리사주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이는 바람직하며 정부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심규철(沈揆喆)·정병국(鄭柄國)의원은 “정부는 언론을소유할 필요가 없는 만큼 정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대한매일과연합뉴스의 주식을 처분할 것”을 요구했다.정의원은 소유구조의 개편방향으로 “소액위주의 국민주 방식을 통하여 국민의 언론으로 만드는 방안”을 제시했다. 한나라당 남경필의원(南景弼)도 “대한매일과 연합뉴스의 개혁방안은 각각 노조를 중심으로 많은 제안이 이루어졌고,유효한 방안들도상당히 제시됐다”면서 “대한매일 처럼 노사가 합의,개혁이 다소 진전된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면 이런 노력은 결국 허사로 돌아갈 것”이라고 정부의 적극적인 자세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한길 문화관광부장관은 “소유구조 개편의 필요성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면서 “각계 인사가 참여하는 언론발전위원회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낸다면 정부에서 충분히 지원할 용의가있다”고 답변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유네스코 신청 무형문화재 5종 선정

    문화재청은 유네스코의 ‘인류구전 및 무형문화유산 걸작’으로 2001년 이후 지정을 신청할 잠정목록으로 판소리와 강릉단오제·옹기장·처용무·제주칠머리당굿 등 5종목의 중요무형문화재를 선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이에 앞서 문화재청은 지난 8월 2001년 걸작후보로 ‘종묘제례 및 제례악’을 선정했으며,영상물 제작 등의 준비가 마무리되는대로 지정신청서를 유네스코에 내기로 했다. 유네스코는 올해말까지 각 회원국으로부터 걸작후보 신청을 받은 뒤세계 각 지역 출신 9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내년 5월 첫번째 ‘인류구전 및 무형문화유산 걸작’을 발표할 예정이다. 서동철기자 dcsuh@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