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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반리뷰/’죽은자를 위한 노래들’

    한국인은 노래속에서 태어나 노래속에 삶을 마감했다.무당의 잔비나리로 축원을 받아 무탈하게 태어났고,마을사람들이 부르는 상여소리의 공덕으로 편하게 저세상길을 갔다. ‘죽은자를 위한 노래들’(신나라뮤직,2CD)은 사람이 죽었을 때 부르는 한국인의 노래 모음이다.‘산자가 죽은자를 그리는 노래들’과 ‘죽은자를 보내며 그리는 노래들’이다. ‘산자가…’편에서는 전라남도와 제주도의 곡소리와 전라도 날받이 씻김굿의 넋두리,제주도의 시왕맞이 영게울림이 담겼다.날받이 씻김굿은 죽은 지 얼마 안되어 하는 굿을 일컫는다.시왕맞이 영게울림이란 저승의 시왕에게 죽은 사람의 혼령을 잘 거두어 달라고 부탁하면서 망자의 넋을 대신하여 심방(무당)이 유족에게 전하는 말이다. 해당 지역의 할머니와 무당들의 목소리를 녹음했다.그야말로 곡소리고,넋두리지만 각 지방의 민요나 무당노래와 일치하는 고유의 토리로 불려졌다. ‘죽은자를…’편에는 인천시 강화군 내가면 황청리,전라북도 완주군 용진면 운곡리,충청남도 논산군 상월면 대명리와 부여군일대의 짝소리(상여소리)와 경기도 양주군 일대에서 무덤의 봉분을 다질때 부르는 회닫이소리가 실려 있다. 상여소리는 선소리꾼이 사설을 대고 훗소리꾼이 후렴을 받는데,단조로운 선후창 형식을 벗어나고자 다양한 소리를 창조해낸 것이 짝소리다. 특별히 1976년 부여에서 실황녹음한 짝소리가 녹음상태가 좋지 않음에도 돋보인다.목소리의 주인공들은 그저 마을주민들이지만,소리의 생명력은 죽은이의 저승길을 편안케 하는 것을 넘어 산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의 각오를 다지게 하기에 충분하다. 부여의 짝소리뿐 아니라 음반의 전편에는 처절하게 통곡하고 나면,슬픔에서 빠져 나와 웃고 즐기는 한국인의 정서가 배어 있다.죽은자를 위한 노래도 결국 산 사람들을 위해 불렀다는 것을 이 음반은 일러준다. 서동철기자
  • 문화예술진흥원장 현기영씨 임명/문화예술계 개혁 신호탄

    문화관광부가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의 신임 원장에 소설가 현기영(玄基榮·사진·62)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을 17일자로 임명했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이뤄진 첫 문화예술분야의 기관장 인사다.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반응은 “이번 인사에 아는 바 없다.”는 것이다.그러나 “인사는 해당 부처에서 일차적으로 알아서 하지만,인수위 차원에서도 임기만료 등은 파악하고 있다.”고 말해 어느 정도 물밑교감을 거쳐 인선이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현 신임 원장의 문학적 성향은 2001년 작가회의 이사장으로 뽑혔을 때 “문학에서 가난한 자를 대변하는 목소리를 되살리겠다.”고 말한 데서 잘 드러난다.최근에는 신자유주의 아래 세계적인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비판하는 한편 베트남 작가들을 초청하여 ‘과거사의 화해’를 주도하는 등 ‘반외세운동’에 관심을 갖고 있다. 제주 출신으로 오현고와 서울대 사대를 졸업한 그는 ‘순이 삼촌’과 ‘변방에 우짖는 새’ 등 제주 4·3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면서 대표적 참여파 문인으로 각인됐다.작가회의 관계자들은 이런 면모가 노무현 당선자측의 성향과 맞아떨어진 결과로 추측한다. 반면 보수적인 문화예술인들은,대표적인 진보파 문인집단인 작가회의의 대표가 문예진흥원장으로 발탁됐다는 사실을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아울러 현 원장 임명이 문화관광부 장관·KBS 사장·방송위원 등 문화예술계에 잇따를 각종 인사의 성격을 예고하는 신호탄이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또 이번 인사를 문화예술 지원정책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계기로 해석하기도 한다.과거에는 새 원장이 임명되어도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지만,현 원장 체제에서는 ‘고급문화를 표방하는 문화예술’보다는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문화예술’ 지원에 우선순위를 두는 등 변화를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인사가 ‘교감’에 따른 것이라면 “이전 정권에서 임명된 산하단체장 등을 임기와 관계없이 갈아치우는 관행은 시정하겠다.”는 노 당선자측의 설명에도 불구하고,문화예술계에는 상당한 폭의 물갈이가 이루어지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서동철기자 dcsuh@
  • 美박물관 한국전시실 넓어진다

    미국 박물관에 두 곳의 한국실이 새로 문을 열거나,크게 넓힌다. 한국국제교류재단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동양박물관은 오는 3월20일 시 외곽의 골든게이트파크에서 도심으로 확장·이전하면서 한국실을 새단장한다.전시공간도 45평에서 70평으로 넓어진다.동양박물관은 도자기 300여점과 회화 67점을 비롯한 한국유물 7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특히 재미기업인 이종문씨가 1500만달러를 기증함에 따라 새 전시관에 ‘이종문 아시아 문화예술센터'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곳의 백금자씨는 미국 박물관에 유일한 한국 전담 큐레이터이다.이 박물관은 지난 5년 동안 140점의 한국 유물을 구입하거나,기증받았고 올 가을에는 ‘고려전'을 열 계획이다. 보스턴의 피바디 에섹스 박물관은 9월 한국실을 신설한다.보스턴은 1883년 개화운동가 유길준이 한국 최초의 외교사절단의 일원으로 미국에 건너간 뒤 수학했던 곳.그의 유품으로 형성되기 시작한 이 박물관의 한국 컬렉션은 2000여점으로 불어났다.한국실의 별칭도 ‘유길준 갤러리'.대다수가 조선후기 생활민속품이다.한국의 역사·문화·예술자료를 검색할 수 있는 ‘문화정보센터'가 별도로 설치된다. 서동철기자
  • 마을사람 주연… 풍속영화 촬영 현장 “찍은 걸 왜 또 찍어?” “NG라 그래유”

    “한번 찍은 걸 자꾸 다시 하라 그러니께 신경질나데.”“아이구,그걸 엔지(NG)라 그러는 거예유.” “그건 그렇구.그 달집태우는 데가 우리 밭인데,뭣 좀 없는가.”“그러면 성님네 밭이라고 화면에 자막처리하면 되지.안 그렇수,박물관 양반?” 지난 15일 음력 정월 대보름.충남 서산시 지곡면 장현리 마을회관에서는 ‘영화촬영’을 하느라 한참이나 늦어진 점심을 마친 동네어른들 사이에 이렇듯 유쾌한 농담이 오갔다. ‘배우’로 ‘출연’하고 있는 동네노인들이 말하는 ‘영화’란 국립민속박물관이 만들고 있는 ‘한국의 농경세시’.장현리 사람들의 사계절 농삿일과 세시풍속 등의 모듬살이를 비디오카메라에 담고 있다.정월대보름은 겨울편의 막바지이자,겨울세시의 뼈대를 이룬다. 이 기록영화가 기획된 것은 농촌마을에 세시풍속이라는 이름의 ‘이벤트’만 남고,풍속을 낳은 농민들의 구체적인 삶이 어떠했는지는 갈수록 잊혀지고 있기 때문.세시풍속은 농촌의 생산과정에서 풍요를 기원하기 위한 의례지만,생산과 의례를 연결지어 생각하는 사람은갈수록 많지 않다는 것이다. 장현리가 선정된 데는 ‘인심’이 한 몫을 했다.지난해 겨울 민속박물관팀이 대상지역을 물색하고자 충남 일대 마을회관을 누볐지만 말도 못 붙이고 물러나오기 일쑤였다.그러나 장현리 마을어른들은 “몸을 녹이고 가라.”며 막걸리며 음식들을 권하는 등 친절히 대해주었다.결국 장현리처럼 인심좋고 단합도 잘 되는 마을이 경치좋은 마을 보다 낫다는 데 뜻이 모아졌다. 오월 단오부터 들어간 촬영이 순조롭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살아있는 농촌의 모습을 그대로 담는다는 원칙을 세워놓았지만,기록성에 충실하고 현장음을 최대한 활용하려다 보니 동네어른들에게는 번거로운 일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참여가 수동적에서,적극적으로 바뀐 계기는 지난해 11월15일 시사회.민속박물관은 장현리 주민들을 서울로 초청하여 막 제작이 끝난 여름편을 보여주었다.이날 화면에 얼굴이 자주 비친 사람들은 주연급 배우인 양 의기양양한 반면 나오지 않은 사람들은 “내 얼굴 어디 갔느냐.”며 섭섭한 표정이 역력했다고 한다.이후 주민들이 적극 협조하면서 작업이 쉬워졌고,카메라에 담은 ‘그림’도 훨씬 좋아졌다.동네 꼬마들은 처음부터 협력자였다.이웃 산성초등학교 어린이들은 삼복 물놀이를 촬영하면서 전라(全裸)연기를 서슴지 않았고,수박서리에서도 평소 갈고닦은 ‘실력’을 발휘했다.대보름날에도 풍물을 치며 촬영을 도왔다. 현지촬영을 진두지휘한 김시덕 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은 “기록영화와 함께 장현리를 민속학적 차원에서 탐구한 마을지(誌)를 발간할 것”이라면서 “장현리에서 농촌의 세시풍속을 담고 나면 어촌 한 곳을 선정하여 같은 작업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한국의 농경세시’는 봄,여름,가을,겨울 등 4편으로 제작되고 있으며,4계절을 50∼60분 분량으로 편집한 종합편도 오는 9월 완성된다. 글·사진 서산 서동철기자 dcsuh@
  • 조수미씨 호주공연 돌연 중단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 한달째 도니체티의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주인공으로 출연중이던 소프라노 조수미(사진)씨가 마지막 공연을 남겨두고 이탈리아로 출국해 국내외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음악 전문 사이트인 ‘안단테(www.andante.com)’는 14일자 호주 일간지 기사를 인용해 “조씨가 15일 마지막 무대에 설 예정이었으나 공연 관계자나 매니지먼트사와 상의도 없이 갑자기 사라져 주최측이 부랴부랴 대역을 찾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고 밝혔다.‘안단테’는 특히 조씨의 뉴욕 에이전트인 토니 루소가 “그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고,그녀가 임신을 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조씨의 한국 매니지먼트사인 SMI측은 “조씨가 2000년 받은 가벼운 수술의 후유증으로 빈혈 증상을 호소해 의사의 조언에 따라 공연을 취소했으며,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측과 대역 선정 등에 대해 협의를 마치고 출국했다.”며 “임신설을 유포한 호주 일간지에 대해 법적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서동철기자
  • 北서도 한국저작물 보호받는다/북한, 베른협약 가입 신청

    북한이 베른 협약에 가입을 신청함에 따라 한국의 저작물이 북한에서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문화관광부는 13일 북한이 지난달 28일자로 세계지적재산권기구(WPO)에 베른 협약가입서를 기탁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가입서는 제출일로부터 3개월 후인 4월28일 발효돼 기존에 가입한 모든 회원국간에 상호 보호의무가 발생한다. 북한의 저작물은 지난 96년 서울지법의 ‘리조실록’사건 판례에 따라 내국민의 저작물과 마찬가지로 보호됐으나,우리 저작물의 경우 북한 내에서의 보호 근거가 명확하지 않았다. 한편 베른 협약은 저작물의 보호에만 국한해 실연과 음반,방송 등 저작인접물의 경우 여전히 북한에서 보호받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서동철기자 dcsuh@
  • 아름다운 이웃 동식물의 신비/인간이 알아보지 못할 뿐 우리는 서로 이웃이랍니다

    라이너 홀베 지음 / 박원영 옮김 사람과 책 펴냄 인도의 한 가족은 장터에서 피리소리에 맞추어 춤을 출 코브라를 뱀굴 앞에서 맨손으로 잡았다.그들은 코브라들에게 돈을 벌어 한철 먹을 것을 마련하면 석달 뒤 풀어주겠다고 약속했다.코브라는 사람에게 해를 입히지 않았고,꼬마가 손을 대고 흔들어도 얌전히 있을 뿐이었다.가족은 코브라들이 자신들의 처지를 이해해 준 것을 감사하면서 약속대로 풀어주었다.누가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다. ‘아름다운 이웃 동식물의 신비’(라이너 홀베 지음,박원영 옮김,사람과 책)는 이런 이야기가 주위에서 언제나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한다.동식물의 신비한 현상도 인간이 모를 뿐이지 특별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지은이는 1940년 독일 태생으로 ‘믿을 수 없는 이야기’같은, 학문으로는 알 수 없는 세계를 다루면서,동식물의 의식연구로 영역을 넓힌 TV 프로그램 사회자다. 벨기에의 작가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모리스 메테를링크가 한 농장을 찾았을 때 “안녕하세요.”라고 말을 건넨 것은 조랑말 무하메드였다.그가농장의 이름 ‘바이덴호프’를 말하자,무하메드는 정해진 코드에 따라 바닥을 두드렸다.그것은 ‘바이덴호츠’였다.그때 농장주 칼 크랄이 “단어의 끝이 틀렸잖아.”하고 이마를 찌푸리자 무하메드는 실수를 알아차리고 ‘츠’(z)를 ‘프’(f)로 수정했다. 루마니아의 잠보 서커스단이 쿠웨이트에서 공연했을 때 사자 시저는 곡예를 하다 실수를 하고는 화가 나서 곡예사 엘레나 티파를 물어죽였다.시저는 잘못을 느꼈는지 죽은 곡예사 옆에 누워 음식마저 거부했다.티파의 남편인 서커스단장은 “죄책감을 느낀 것”이라면서 책임을 더 묻지 않았다. 주디 리비스 박사는 학습능력이 뛰어난 쥐를 발견하고는 실을 묶어 벽을 오르는 것을 가르쳤다.1년 뒤 쥐는 인터넷 선을 박사가 원하는 위치에 놓을 수 있었다.그 쥐는 캘리포니아 8군데 학교에 인터넷 선을 깔았다. 브라질의 사바나에 사는 파라윅시아 비스트리아타라는 거미는 보통 작고 촘촘하게 거미줄을 짜는데 9월부터 몸집이 큰 흰개미가 몰려오면 구멍이 성기게 거미줄의 구조를 바꾼다.지적 능력은 인간만의 특징이 아니다. 캘리포니아의 엔지니어 조 산케즈는 많이 쓰는 900개의 단어를 조합하여 글쓰기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나무는 전기 충동으로 단어가 짝지어진 숫자를 고르게 된다.목련이 썼다는,마치 철학을 하고 있는 듯한 시는 이렇다. ‘저쪽 편에서 갑자기 들려오는/무엇을 아는 듯한 울림/치료제는 가운데로/불필요한 것은 아래로.’나무는 소리내어 말할 수 없지만,마음으로 메시지를 보낼 수는 있다는 것이다. 지은이가 기르던 뉴펀들랜드종 개 보비는 그가 집에 돌아오기 30분전이면 환영이라도 하는 듯 마당에 나와 기다린다.지은이는 안정적인 직장에 규칙적으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아니다.루퍼트 셸드레이크 교수가 ‘타임’지에서 애완동물의 초감각적 인지능력 실험 계획을 발표했을 때도 비슷한 사례가 3000여건이나 접수됐다. 임실 오수의 충견처럼 영리한 개 덕에 살아남은 사람의 이야기는 수없이 많다.애리조나의 프레데릭 트로터는 정원에서 일하고 있었는데,개 스쿠터가 갑자기 뒤에서 세차게 밀었다.스쿠터를 혼내주려는 순간,스쿠터는 풀숲에서 공격 태세를 갖춘 방울뱀 한 마리와 혈투를 시작해 결국 10군데나 물려서 쓰러지고 말았다. 지은이는 독자들에게 동식물에 애정을 가지라고 강요하지 않는다.다만 동식물에 얽힌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통하여 잘못된 신화는 바로잡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에둘러 권고한다.그는 이렇게 말한다.“동식물과 깊은 연대감을 가지는 것,이것야말로 인간이 지구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다.” 1만 3000원. 서동철기자 dcsuh@
  • 새희망 비는 굿등 대보름 행사 다채/얼쑤! 달맞이 가세

    정월대보름은 한해의 염원과 소망을 새해 첫 둥근달에 기원하는 우리 고유의 세시명절이다.그동안 잊혀져가던 대보름 풍속들도 최근 들어 되살아나고 있는 추세.각종 공연과 축제도 올해는 어느 때 보다 풍성하게 준비되고 있다.가족과 함께 소원을 빌어보고 새해의 각오도 다질 수 있는 대보름 맞이 행사들을 소개한다. ●국립극장 ‘새 봄맞이 해오름 축제’를 14일 오후 7시 해오름극장에서 연다.산하 예술단체 작품의 하이라이트만을 모았다.‘축연무(祝宴舞)'로 시작해,안숙선 명창의 신년맞이 ‘축창(祝唱)’,우재현·장현수의 2인무 ‘사랑의 춤’,성주풀이 등 남도민요 열창,어린이 창극 ‘토끼와 자라의 용궁 여행’에 이어 ‘북의 대합주’로 막을 내린다.단원과 관람객이 밖으로 나가 강강술래에 맞추어 달집태우기를 하며 새해 소망을 빈다.(02)2274-1172. ●국립국악원 ‘얼쑤!달이 뜬다’를 15일 오후 5시에 예악당에서 연다.1부는 경북무형문화재 ‘놋다리밟기’의 역사적 유래를 무용극으로 재구성하는 이야기가 있는 춤 공연이다.2부는 시조 ‘달아달아’와 민요 ‘달맞이’‘성주풀이’,판굿 ‘달놀음’,선소리 ‘산타령’,하회 별신굿 탈놀이를 감상한다.3부는 광장으로 장소를 옮겨 소원을 적은 쪽지를 달집과 함께 태우고 출연진과 관객이 하나되어 ‘강강술래’를 놀아본다.일년 내내 좋은 소리만 듣게 한다는 ‘귀밝이술’도 맛볼 수 있다.(02)580-3300. ●국립민속국악원 ‘춘향골 달맞이 놀이’를 15일 오후 5시에 시작한다.풍년을 기원하는 축원굿,태평성대를 기원하는 남도굿거리,풍요를 기원하는 강강술래,소원성취를 비는 달맞이,복을 기원하는 오고무의 다섯마당을 펼친다.팽이치기와 투호놀이,널뛰기,윷놀이,제기차기,줄넘기,풍물놀이를 즐길 수 있고 땅콩과 호두,밤 등 액운을 쫓고 복을 불러오는 부럼도 선물받는다.민속국악원은 전북 남원에 있다.(063)620-2322. ●국립민속박물관 15일 낮 12시 풍물판굿으로 시작하여 광화문을 돌아오는 새희망 길놀이굿을 펼친다.오후 6시30분 소지올리기와 달집태우기에 이어 대동놀이굿으로 마무리한다.민속놀이마당과 만들기체험장,떡과 부럼 등 전통음식을판매하는 난전도 운영한다.(02)734-1341. ●국립중앙박물관 사물놀이와 관람객들의 소원을 빌어주는 비나리를 15일 낮 12시와 오후 2시·4시 3차례 공연한다.어린이들을 위하여 오전 10시와 오후 2시 ‘84 로봇태권’ 만화영화도 상영한다.사물놀이 배우기와 목판인쇄 및 12지신상 스탬프 찍어보기 코너도 마련된다.(02)398-5073. ●남산골 한옥마을 15일 오후 2시부터 볏가릿대 세우기와 지신밟기,오곡 비빔밥 나누기,소원연 날리기 등 대보름 세시풍속을 체험한다.오후 5시30분부터 경기민요와 부채춤,북의 울림 등 달맞이 공연과 달집태우기를 즐길 수 있다.(02)2266-6937(내선 802)한국문화재보호재단. ●올림픽공원 15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농악놀이,사물놀이,고적대 퍼레이드,대중가수의 공연마당과 널뛰기와 팽이치기 등 민속마당,부럼나눠주기와 떡치기 등 먹거리마당으로 나뉘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02)410-1365 국민체육진흥공단. 서동철 주현진기자 dcsuh@
  • 용산헬기장 이전 합의

    국립중앙박물관은 용산헬기장을 미군기지안으로 이전한다는데 미군측과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11일 밝혔다. 양측은 현재 용산기지 북단의 미국대사관 숙소 부지와 커미서리(판매시설) 등 2곳을 후보지로 압축하고 구체적인 이전조건을 협의하고 있다.숙소 부지로 이전하는데는 500억원,커미서리로 이전하는 데는 1000억원 정도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박물관 개관작업의 걸림돌이 되어온 헬기장이 이전하면,부지는 녹지로 가꾸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하게 된다. 서동철기자 dcsuh@
  • 베토벤 연주회를 보고나서/젊은 ‘부천 필’ 키우기 이제는 시민이 나서야

    부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베토벤 교향곡 전곡 시리즈의 첫 연주회가 지난 7일 부천시민회관에서 열렸습니다.미남 지휘자 정치용과 조금 더 잘 생긴(정치용 선생님 죄송합니다.) 피아니스트 김대진이 나선 탓인지 청소년이 많았던 관객들의 반응도 좋았습니다. 사실 보통사람에게 ‘좋은 음악회’란 ‘즐거움을 주는 음악회’와 같은 뜻일 때가 많습니다.평론가들이 어려운 말로 비평하는 것도,보통사람보다는 조금은 더 높은 수준이어야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은 아닐까요.그런 점에서 부천필처럼 일정 수준에 오른 교향악단의,시민들을 위한 음악회는 구태여 비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날 연주곡인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황제’와 교향곡 1번을 마음놓고 즐길 수만은 없었습니다.대부분이 20대로 보이는 단원들을 지켜보면서 이들 앞에 열려 있는 ‘가능성’이 한순간 ‘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부천필을 “KBS교향악단 및 서울시향과 함께 한국의 3대 교향악단”이라고 치켜세우지만,두 전통있는 악단이 마음먹고 연습한다면 아직은 부천필보다는 낫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러나 두 악단 단원들은 연배가 상당히 높습니다.기량이 발전하기보다는 쇠퇴할 가능성이 큽니다.이런 상황인데도 단원들의 세대교체는 여러가지 이유로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반면 부천필은 젊습니다.실력있는 젊은이들이 상임지휘자 임헌정의 지도력과 기획력에서 비롯된 가능성을 믿고 줄지어 뛰어들었습니다.많은 연습량을 소화하면서 실력도 나날이 늘어갑니다. 연주력이 두 선배악단 수준을 추월하는 단계가 되면 어떻게 될까요.부천필 혼자만의 자부심이 아닙니다.두 악단이 스스로 개혁에 나서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할 것입니다.그렇게 대표적 교향악단들이 경쟁할 때 한국 교향악계는 발전하지 않겠습니까. 역설적으로 부천필 단원들에 대한 대우가 두 선배악단보다 좋지 않은 것도 그동안에는 장점이었습니다.실력도,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는 단원이라면 적은 봉급에 눈치까지 감수하면서 매달려 있을 이유는 없을 테니까요. 그러나 이제는 달라져야 할 것 같습니다.단원들이 아니라 부천사람들이 달라져야 합니다.현재의 상임지휘자가 다듬어나가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앞일은 장담할 수 없습니다.더 좋은 자리로 떠나지말라는 법이 없지 않습니까.누가 지휘하든 굴러갈 수 있는 체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단원들의 처우를 개선하여 명실상부한 ‘직장’이 되도록 하고,외부에서 훌륭한 지휘자를 자주 초빙하여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교향악단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려면 당연히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합니다.최근 한 건설회사가 10억원의 후원금을 낸 것은 참 좋은 일입니다.이제 부천시민들도 적극적으로 후원에 나서야 합니다.그래야 부천필이 부천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교향악단으로 남아있을 수 있습니다.나아가 한국음악계를 발전시키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부천 서동철기자 dcsuh@
  • 윤이상 첼로선율 고향서 되살린다/11월 통영서 ‘경남 국제음악콩쿠르’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사진)을 기리는 ‘경남 국제 음악 콩쿠르’가 경상남도와 통영국제음악제 사무국 주최로 경남 통영에서 오는 11월22일부터 29일까지 열린다. ‘윤이상을 기리며’라고 부제를 붙인 이 콩쿠르가 11월에 열리는 것은 윤이상이 세상을 떠난 달이기 때문.올해 제1회 대회는 윤이상의 고향인 통영에서 열리지만 앞으로는 창원,마산,진주 등 경남 주요도시를 순회한다. 첼로,바이올린,피아노를 해마다 한 부문씩 번갈아 치르며,올해는 첼로부문으로 첼리스트이기도 했던 윤이상을 추모한다.만 15살 이상 30살 미만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과제곡으로는 윤이상의 작품이 중점적으로 부과되는데 올해 대회는 1,2차 예선 및 결선에 ‘일곱개의 연습곡’ 가운데 ‘돌체'와 ‘글리제’,첼로협주곡 등이 포함됐다. 심사위원은 지그프리트 팔름 위원장을 비롯하여 정명화,조영창,발터 그리머,다비드 게링가스,레슬리 파나스,아르토 노라스 등 세계적인 첼리스트들이다. 상금은 1등이 3000만원,2등이 2000만원,3등 1000만원 등 모두 7200만원이며,수상자들은 수상자콘서트와 통영국제음악제에서 연주하고 국내외 교향악단과의 협연 기회 등을 제공받는다. 주최측은 “이 대회를 아시아를 대표하는 세계적 콩쿠르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라면서 “윤이상과 한국 음악이 세계적으로 더욱 알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동철기자
  • 서울시향 ‘세상 속으로’전국순회공연등 지방 나들이

    서울시교향악단의 세상 나들이가 갑자기 분주해졌다.14일은 수원의 경기도문화예술회관,22일은 세종문화회관 소극장,28일은 과천시민회관 대극장에서 각각 특별연주회를 갖는다. 지난해 몇 차례 예술의전당에 진출한 것을 빼면 본거지인 세종문화회관을 벗어난 적이 거의 없었던 만큼 행동반경이 놀랍도록 넓어진 셈이다. 일차적인 이유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이 지난달 1년 동안에 걸친 대규모 보수공사에 들어갔기 때문.그러나 시향 기획실 관계자들은 오히려 청중을 개발하고 지역문화에도 기여하는 기회로 바꾸어놓겠다고 크게 벼르고 있다. 올해 서울시향이 계획하는 정규음악회는 14차례.지난달 24일 신년음악회부터 12월28일 송년음악회까지 정기연주회와 가족음악회,청소년음악회는 예술의전당에서 치른다.이밖의 연주회는 되도록이면 서울을 벗어나 지역 청중을 찾아나선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그 하나가 오는 9월로 예정하고 있는 전국순회연주회.아직 일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부산과 광주,대구,대전,전주를 대상지역으로 올려놓고 구체적인 연주계획을 세우고 있다.이 지역의 음악팬들이 서울시향의 연주를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서울시향이 그동안 ‘서울지역악단’이 아닌 ‘한국을 대표하는 악단’이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게 지역연주에 소극적이었던 것은 비용 때문.그러나 ‘서울시향의 발전’이 서울시장의 공약에 포함되면서 투자가 다소 늘어난 데다,시향쪽에서도 순회연주를 위한 기업의 지원을 유치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특별연주회도 시의 지원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단원들의 트레이닝을 위하여 헝가리 국립 오페라하우스의 수석지휘자인 지외르지 라트(사진)를 3주일 동안 초청했고,매일 6시간씩 강훈련하면서 일주일에 한 차례씩 연주회를 통하여 연습결과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프로그램도 ‘체계적인 트레이닝’이라는 훈련 지휘자 초청 및 특별연주회의 목적에 걸맞게 14일은 드뷔시와 라벨 등 프랑스의 인상주의 음악,22일은 모차르트와 하이든 등 고전시대,28일은 리스트와 코다이,도흐나니 등 헝가리 음악으로 특성화시켰다. 14일은 피아니스트 프랑스와-조엘티엘리에가 라벨의 ‘왼손을 위한 협주곡’,28일에는 박종훈이 리스트의 피아노협주곡 1번을 연주한다.22일에는 오보에 김형섭,클라리넷 김동진,혼 이광구,바순 곽정선 등 서울시향 수석단원들이 모차르트의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K297b를 협연한다. 14일과 28일은 오후 7시30분,22일은 오후 5시.(02)399-1630. 서동철기자 dcsuh@
  • 국가문화유산 토론회 “문화재청 장관급 부처로 격상을”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문화재 분야에서는 관련 조직의 개혁이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문화재청은 1급청에서 차관청으로의 승격을 염원하고 있고,국립중앙박물관도 용산시대를 앞두고 1급 관장을 차관급 관장으로 격상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여기에 문화재청과 중앙박물관을 하나의 기관으로 묶어 문화재 정책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국가문화유산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조직 개혁방안 대 토론회’는 이해당사자들과 학계·시민단체 등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들어 ‘교통정리’를 하는 데 도움을 주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회가 마련하여 지난 7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는 기대대로 다양한 의견이 활발하게 개진됐다. 문화재 기관의 위상이 높아져야 한다는 데는 이날 토론회의 발제자든,토론자든 아무도 이의가 없었다.오히려 당사자인 문화재청이나 중앙박물관 인사들이 조심스러워한 반면 학계 및 문화재 분야 인사들이 훨씬 적극적이었다. 김정동 목원대 건축학과 교수는 “‘문화의 제왕’인 문화재는 우리의 천년대계로 문화재청은 장관급 부처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장호수 문화재 전문위원도 “중앙정부 조직을 국가유산 총괄기구로 통합하여 국가유산부로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최종호 한국박물관학회 사무국장은 한걸음 나아가 “문화관광부와 교육인적자원부,국정홍보처를 통합하여 부총리급의 가칭 교육문화매체부를 만들어 문화재 정책을 총괄토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문화재청과 중앙박물관 조직의 개혁문제에 대해 김정동 교수는 “기존 문화재청 조직과 국립박물관 조직의 2원화”를,최종호 사무국장은 “문화재청의 차관청 승격과 아울러 중앙박물관도 차관급의 박물관청으로 승격시키는 방안”을 제시했다.장호수 전문위원은 “현 문화재청 조직에 박물관·미술관 등 전시시설과 규장각,장서각,정부기록보존소 등 기록보존시설,국립국악원 같은 전통예술기관까지 포함해 단일 기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현미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문화재청으로 분리한 것이 효과적 정책이었는지 논의해야한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전통의 계승,창조,활용이 문화관광부의 예술,문화산업,관광정책과 연계될 경우의 시너지 효과가 오히려 약화됐다.”고 문화재청이 문화부로 복귀해야할 당위론을 폈다.문화재청 관계자들은 직설적이지는 않았지만 통합론에 무게를 실었다.문화재청 산하 국립문화재연구소 김봉건 소장은 “문화재청과 문화재연구소,박물관은 대상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고,이런 차원에서 통합관리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논리를 폈다.이춘근 문화재청 문화재기획과장은 “문화재청과 지방자치단체,박물관의 유기적인 연계체제 구축”을 앞세웠지만 문화재청이 그 중심에 서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반면 이영훈 중앙박물관 고고부장은 “박물관이 국가상징기관으로서 기능하려면 문화관광부나 문화재청 소관이 아닌,보다 범정부적이고 범국가적인 조직이 되어야 한다.”면서 ”자율성과 독립성이 보장된 문화기관화”를 요청했다. 정종수 국립민속박물관 민속연구과장도 “기존 민속박물관에서 기능과 체제를 더욱강화한 ‘한국민족박물관’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허권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교육문화팀 부장은 “정보화,세계화 시대의 특징은 중앙정부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문화재 정책도 정부 독점시대는 지났으며,사업을 직접 수행하기보다 조정기능을 키우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충고했다. 서동철기자 dcsuh@kdaily.com ★문화재보다 문화유산이 더 맞는 개념 ‘문화재(cultural properties)’냐,‘문화유산(cultural heritages)’이냐. ‘국가문화유산’토론회에서는 주제인 ‘조직 개혁방안’ 말고도 관련 용어의 개념정립도 중요한 이슈가 됐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사전적 의미로 문화재는 물려받은 재산,소유물,성질이라는 뜻이나 문화유산은 물려받은 유산,전통,천성으로 범위가 넓다.”고 지적하고 “현재는 문화재청장 아래 문화유산국장이 있는데 문화유산청장 아래 문화재국장이 있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소장은 특히 “동양 삼국을 보아도 중국은 정신적 유산의 의미와 재화의 의미가 합성된 문물(文物)이라고 쓰고,국가기관도 문화유산부지만,일본과 일본의 문화재보호법을 모방한 한국만 문화재라는 용어를 쓴다.”고 소개했다. 김봉건 국립문화재연구소장도 “우리나라에서는 ‘문화재’가 인공으로 만든 유형의 문화재는 물론 기·예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자연유산까지를 포함한다.”면서 “세계적으로 이렇듯 광의의 개념으로 문화재라는 용어를 쓰는 사례는 드물다.”고 가세했다. 이춘근 문화재청 문화재기획과장은 “일본에서 전래된 그대로 ‘문화재’라고 명명하는 바람에 재화적 가치가 중시될 수밖에 없었다.”면서 “반드시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닐지라도 이런 용어가 혹 문화재를 치부의 수단으로 여겨 도난과 도굴을 부추기는데 일조를 하였는지도 모른다.”고 털어놓았다.황기원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우리의 문화재는 문화유산보다 개념으로는 범위가 좁지만,내용상으로는 유네스코 정의에 의한 문화유산은 물론 자연·기록·무형유산까지 포괄한다.”면서 “게다가 문화재는 전근대적 이미지를 갖고 있으므로 이 용어의 개념과 괴리를 조속히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문화재에 대한 개념의 재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위상변화와 관계없이 정책 총괄기관은 ‘문화재청’이나 ‘문화재부’보다는 ‘문화유산청’이나 ‘문화유산부’가 되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서동철기자
  • 천년의 학술현안/에세이풍의 중국 고대문명사

    메소포타미아·인도·이집트·중국은 세계 4대 문명으로 불린다.그럼에도 서양인들은 흔히 중국문명을 다른 세 문명보다 폄하하려는 경향이 짙다.1920년대 스웨덴의 고고학자 안데르손은 중국의 채색도기 제작기술이 서양에서 성숙된 뒤 전해졌다고 주장했다.1964년 미국 일리노이 대학이 펴낸 ‘세계사’는 고대 중국 문명이 메소포타미아의 영향을 받았다고 적었다. 중국인들은 당연히 반발했다.이제(李濟)는 “중국사 연대를 정하는 데 늦은 것과 빠른 것이 있다면 서양인들은 분명 늦은 것을 선택할 것”이라고 반론을 폈다.그러나 문헌에 나타난 고대 중국의 기년은 사마천이 ‘사기’에서 기록한 서주 공화 원년(기원전 841년)이 전부였다. 웨난(岳南)의 ‘천년의 학술현안’(일빛 펴냄,심규호·유소영 옮김)은 ‘하상주 단대공정’(夏商周 斷代工程)을 다루었다.‘하·상·주 세 나라의 시대구분’이라고 할 수 있을 ‘단대공정’은 이같은 ‘편견’을 바로잡기 위한 중국 정부 차원의 프로젝트였다.‘공정’은 역사학·고고학·천문학·연대측정학 등의 전문가 2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1996년부터 2000년까지 4년6개월 동안 진행됐다.그 결과 수수께끼로 남아있던 세 나라의 연표는 하가 기원전 2070년,상이 기원전 1600년,주가 기원전 1046년으로 설정됐다.중국 고대 문명사의 기년이 1229년이나 앞당겨졌다. 지은이 웨난은 ‘공정’에 ‘특약작가’로 참여했다.웨난은 이 책을 딱딱한 연구서가 아닌 고고학이나 중국고대사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에세이풍으로 풀어썼다.전 2권.각권 1만 4800원. 서동철기자 dcsuh@
  • 기타로 듣는 소나타.환상곡/9일 폐폐 로메로 독주회

    스페인의 기타리스트 페페 로메로가 9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갖는다. 페페는 기타로 일가를 이룬 로메로 집안의 리더인 셀레도니오의 둘째 아들.첫째 셀린과 셋째 앙헬과 더불어 결성한 것이 ‘로스 로메로스’다. ‘아랑후에즈 협주곡’을 쓴 스페인 작곡가 호아킨 로드리고의 ‘4대의 기타를 위한 안달루시아 협주곡’도 ‘로스 로메로스’에 헌정한 것. 페페는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페르난도 소르의 소나타와 기타를 위한 환상곡,페데리코 토로바의 ‘카스텔라나 모음곡’,마누엘 데 파야의 ‘헌정’,셀레도니오 로메로의 ‘스페인 무곡’ 등을 들려준다.(02)2273-4455. 서동철기자 dcsuh@
  • 새 중앙박물관장 누가 될까/이건무·강우방·김홍남·유홍준씨 각축전

    새 국립중앙박물관장 공모에 이건무 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과 강우방·김홍남 이화여대 교수,유홍준 명지대 교수가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건길 관장에 이어 ‘개방형 2기’가 되는 새 관장은 새달 20일부터 3년 동안 중앙박물관의 용산시대를 열어가야 하는 중책을 맡는다. 새 관장 공모는 6명이 나선 1기보다 경쟁률이 낮아졌다.그러나 지원자 면면을 보면 각기 경쟁력이 뛰어나 도저히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그런 만큼 결과에 지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건무 실장은 사실상 중앙박물관 내부에서 내세운 ‘대표선수’.지난달 20일 지방박물관관장회의에서 박물관을 대표하여 나서달라는 요청을 받았다.특유의 과장없는 친화력으로 안팎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온 데다,그동안 용산박물관 전시계획을 총괄해 온 것도 유리한 점.다른 후보가 모두 미술사학자인 반면 청동기 전공이라는 점에서는 고고학계를 대표하는 후보이기도 하다. 강우방 교수도 중앙박물관에서 뼈대가 굵었다.불교미술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대표적인 미술사학자다.강 교수가박물관장이 된다면 그동안 주창한 ‘원리원칙에 입각한 문화유산보호론’이 활짝 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동양회화사를 전공한 김홍남 교수는,미국 스미소니언박물관의 큐레이터를 역임한 경력에서 알 수 있듯이 국제화 시대의 박물관장으로 적임자라는 점을 내세운다.남성후보들을 제치고 그를 박물관장으로 선임한다면 여성계에 큰 선물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유홍준 교수는 최대의 변수로 주목 받는다.‘나의 문화유산답사기’라는 베스트셀러를 낸 미술사학자답게 “주민 속으로 다가가는 박물관상 구현”을 지원 사유로 내세웠다.그는 특히 노무현 대통령당선자에게 문화정책 전반에 걸쳐 자문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따라서 박물관장 지원이,‘자원’이 아니라 ‘투입’이라면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볼 수 있다. 유 교수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곧 구성될 박물관장선발위원회가 새 관장 선임의 원칙을 무엇으로 정할 것인가는 결정적 요인이 될 것이다.2000년 개방형 1기 관장을 선임할 당시 지건길 후보는 ‘용산박물관의 미래상’을 내세운 반면 강우방 후보는 ‘박물관 조직의 내실화’를 강조했다.어떤 것이 더 중요하다고 누구라도 단정할 수 없는 일이지만,선발위원회는 ‘미래’의 손을 들어주었다.‘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한다면 누구든 관장이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서동철기자
  • 만져보고 만들어보고 민속 ‘어린이박물관’ 문연다

    박물관의 가장 중요한 손님은 누구일까? 정답은 “어린이”다.그러나 어린이들은 가장 홀대받는 손님이기도 하다.교사나 부모는 “좀 제대로 둘러보라.”고 채근하지만,막상 어른들도 흥미를 갖기가 쉽지 않은 곳이 박물관이다.이해하기 어려운 전시내용을,잡담도 하지않으며 둘러보아야 한다는 것은 아이들에게 ‘고문’이나 다름없다. 그렇게 단순히 박물관이 ‘의무적으로 한번은 가야하는 곳’으로 인상지워진 결과는? 당연히 “박물관은 지겨운 곳”이라는 의식이 뿌리박히게 된다.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모든 박물관이 안고 있는 고민이기도 하다. 국립민속박물관이 오는 17일 ‘어린이박물관’을 여는 것은 이런 상황을 바꿔야겠다는 인식의 결과이다.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의 눈높이에 맞추어 ‘그저 둘러보는 박물관’이 아닌 ‘직접 만지고 체험하는 박물관’을 만들겠다는 것. 이 박물관의 특징은 두 가지.하나는 체험학습을 중요시하는 제7차 교육과정에 따라 초등학교 사회교과를 반영한 ‘맞춤형 박물관’이라는 것.박물관과 학교 교육을 연계하여 어린이와 교사,학부모의 학습을 보조해주는 수업 도우미로서 기능한다.어린이들은 ‘뚝딱뚝딱 집을 지어요’‘소품으로 만져보는 옛날 어린이의 생활’ 등의 코너에서 진열장 밖으로 나온 민속자료를 실제로 만져보고 체험할 수 있다. 어린이박물관은 또 주 5일 근무제 실시를 대비하여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여가를 활용하는 문화공간이다.가족 단위의 어린이박물관 체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어린이박물관은 1층 도입부가 30평,2층 전시실이 104평 등 모두 134평이다.도입부의 ‘우리들의 솜씨’코너에는 앞으로 어린이들이 직접 만든 자료를 전시할 예정이다. 2층 전시공간은 ‘우리의 맛’ ‘우리의 집’ ‘우리의 멋’이라는 주제로 한국인의 의·식·주를 체계적으로 다룬다.전시내용은 초등학교 교사와 학부모 등의 자문회의를 거쳐 선정했다. ‘풍속화에서 찾아지는 농기구들’ ‘간장·된장·고추장 담가볼까요’ ‘김치를 만들어 볼까요’ 등은 영상을 이용한 간접 민속체험 코너다.전시공간의 핵심은 ‘한장 한장 집을 이어요’ ‘꽃담탁본뜨기’ 같은,만질 수 있고 만들어 볼 수 있는 민속체험코너다.‘우리 옷나라,우리의 멋을 아바타로 꾸며보세요’ 코너는 컴퓨터 세대가 민속을 가까이 하는 데 도움을 줄 것 같다. 어린이박물관은 학기중 평일 오전은 ‘박물관에서 배우는 사회교과’와 ‘우리문화한아름’ 등의 프로그램 중심으로 운영하고,오후는 인터넷 예약에 의한 어린이박물관 투어를 계획하고 있다.방학 동안에는 ‘어린이민속교실’ 등 프로그램과 예약에 의한 가족 단위 어린이박물관 체험으로 운영된다. 이종철 민속박물관장은 “어린이박물관을 ‘거만한 박물관’에서 ‘친절한 박물관’으로 가는 첫걸음으로 보아달라.”면서 “앞으로도 국민에게 다가가는 박물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한편 17일 개관식을 전후하여 ‘떡살찍어 떡 만들기’와 ‘풍물굿’ 등의 기념행사도 열린다.(02)734-1341. 서동철기자 dcsuh@
  • 12일 ‘동서풍류’연주회 KBS관현악단 지휘자 임평룡

    “언젠가 국악과 서양음악의 구분 자체가 유치해지는 시대가 온다.누군가는 그때를 준비해야 하지 않겠나.” 30년여 전 서울예고에서 피아노를 배운 뒤 서울대 국악과에 갓 입학한 한 음악도가 품은 포부다.그러나 그 ‘언젠가’는 지금껏 현실이 되지 않았다.다만 그렇게 마음 먹은 청년은 귀밑머리가 희끗해지도록 여전히 ‘그때’를 ‘준비’하고 있다. 그 사람이 바로 KBS국악관현악단의 상임지휘자 임평룡(50)이다.이 악단은 오는 12일 ‘동서풍류’(東西風流)라는 기획연주회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갖는다.‘서양음악과 만난 우리음악’이라는 부제처럼 백대웅 이병욱 지원석 정태봉 김동진 김희조 등이 서양악기나 어법을 쓴 작품으로 동서의 ‘음악적 통합’을 시도한다.임평룡이 평생을 해온 작업의 연장선상이다. 임평룡은 국악관현악의 미래를 결코 장밋빛으로만 말하지 않는다.KBS국악관현악단을 맡은 것은 1998년 10월.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지도 1년이 넘었지만,“음악적 불편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털어놓는다.많은 한계를 갖고 있지만 문제가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은 것은 연주자들이 우수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연주자들이 과학적이고 이론적인 뒷받침을 받지 못하고 있어요.연주는 작곡가의 상상을 현실화하는 것인데,국악의 특징적 어법을 잘 전달하는 작품은 많지 않습니다.게다가 지금 같은 편성으로는 강력한 소리를 만들어내지 못해요.단원들이 기량과 경험으로 그때그때 대처할 뿐이지요.” 그는 “이제는 선택을 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악기 개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고유한 음색을 유지하면서 연주하기 편한 악기가 나와야 한다는 명제를 부정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빈필하모닉을 예로 들었다.빈스타일은 구식 오보를 고집했지만 갈수록 취약성이 드러나 결국 보편적인 프렌치오보로 최근 바꾸었다.진작 결단을 내렸어야 한다는 반성도 나왔다.우리도 이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아쟁을 대표적인 ‘문제아’로 지목했다.저음을 살리고 음량을 키우려다 보니 줄의 장력이 엄청나게 커졌다.제대로 컨트롤할 수 없는 악기가 됐다.같은 고민을 안은 중국은 ‘민족관현악’에서 아쟁을 과감하게 퇴출시키고,첼로와 콘트라베이스를 도입하는 추세다.우리도 너무 인위적으로 ‘우리 것’만 고집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임평룡이 이렇듯 ‘경계’를 쉽게 넘나드는 까닭은 당연히 남다른 경력 덕분일 것이다.대학 시절 동아콩쿠르에서 ‘국악작곡’과 ‘작곡’ 부문에서 동시에 입상해 잠시 자신감에 부풀었지만 오랜 좌절의 시간이 이내 찾아왔다. 방황 끝에 1980년 만난 ‘오페라의 대모’ 김자경 여사는 이력서를 훑어보고는 “한국적인 창작 오페라의 적임자”라며 부지휘자로 채용했다.“제대로 해 보자.”면서 오스트리아로 건너가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의 지휘과와 작곡과에 등록한 것이 1984년이다. 1990년 불가리아의 소피아필하모닉으로 유럽무대에 데뷔한 뒤 폴란드의 실레지안필하모닉,이집트의 카이로심포니 등을 지휘했다.그러나 그는 이러저러한 경력을 과대포장하지 않는다.오히려 “신진 지휘자라면 오페라나 교향악단의 부지휘자로 들어가 곡을 해석하고 오케스트라를 컨트롤하는 능력을 충분히 익혀가야 한다는 것을 당시엔 몰랐다.”고 고백한다.후배들에게 이런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는 것도 앞으로 해야 할 일의 하나라는 설명이다. 그는 서울로얄심포니의 음악감독을 13년째 맡고 있다.지난달 14일에는 광양의 포항제철홀에서 이 악단의 신년 오페라 갈라 콘서트를 지휘했다.그는 서양 오케스트라로 우리의 정신세계를 표현하고자 하는 욕망도,국악관현악단으로 우리 음악의 새로운 세계를 개척하는 것 이상으로 크다고 했다. ‘동서풍류’는 KBS국악관현악단이 처음으로 본거지를 벗어나는 기획연주회다.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청중을 찾아가는 음악회를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예악당은 KBS홀보다 교통이 편한 데다 국악 중심지인 만큼 청중이 있는 공연장이기 때문이다. 레퍼토리의 하나가 임평룡이 편곡한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가운데 ‘저녁바람이 부드럽게’.그는 지금 모차르트를 우리 악기로 연주할 때 음악적 특성을 훼손하지 않는 것은 물론,더욱 돋보이게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임평룡에게 “이런 음악을 해외로 들고 나가면 어떻겠느냐.”고 했다.그는 중국민족관현악단이 베를린과 빈에서 연주할 때의 얘기를 들려주었다.서양음악의 레퍼토리를 놀랍도록 완벽하게 소화했지만,현지 평론가들은 “우리 음악을 그대로 놔두라.”는 반응을 보였다.이후 조심스러워졌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무어라고 권하면 이번 음악회에 청중이 모이겠느냐.”고 물었다.그는 쉽게 대답했다.“새로운 음악을 즐겨주었으면 좋겠습니다.고정관념을 갖고 비판하지만 말고요.” (02)781-2251∼5. 서동철기자 dcsuh@
  • 한국인이 꽉잡은 홍콩 필 한국관객 사로잡으러 온다

    홍콩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1986년 아시안게임 문화예술축전 이후 17년 만에 내한한다.18일 부산시민회관,19일은 광주(장소 미정),21∼22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모두 4차례 연주회를 갖는다. 홍콩 필하모닉은 어떤 해외 교향악단보다도 한국과 가깝다.내한 연주회의 지휘자 새뮤얼 웡의 부인은 뉴욕필하모닉의 바이올린 주자인 한국인 함혜영.게다가 악장 김진수와 제2바이올린 양문선,첼로 에릭 성과 손태진 등 4명의 한국인이 연주에 참여한다.양문선과 에릭 성은 각각 부수석이다. 27살의 김진수(데니스 김)는 서울 태생으로 캐나다로 이주해 14살때 토론토필하모닉을 시작으로 리카르도 샤이,크리스토프 에센바흐,앙드레 프레빈,사이먼 래틀,유리 테미르카노프,마이클 틸슨 토머스 등과 연주했다.양문선은 홍콩필과 미국 버팔로 필하모닉 등과 협연했고,에릭 성은 아스펜음악제에서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부수석을 역임했다. 홍콩필이 눈길을 끄는 또 하나의 이유는 그 역사.홍콩필이 시노브리티시 오케스트라라는 이름으로 첫 연주회를 가진 것이 1895년.명성황후가 시해된 을미사변이 일어난 해다.이런 교향악단을 연륜에 걸맞은 수준으로 다듬는 사람이 음악감독 새뮤얼 웡.레너드 번스타인의 대타로 뉴욕필을 지휘하면서 화려하게 데뷔한 뒤 주빈 메타가 이 악단의 부지휘자로 발탁했다.안과의사이기도 하다. 이번 내한 연주회에는 국제음악계의 스타로 떠오르는 19살의 중국계 피아니스트 헬렌 황이 동행한다.헬렌 황은 모차르트의 협주곡 20번을 들려준다.21일에는 노블레스 콰르텟,22일에는 홍콩필 타악기 수석 룽헹윙과 그의 아들 마크 룽의 코믹연기가 가미된 타악 연주도 선보인다.이밖에 21일에는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9번 ‘신세계’,22일에는 부조니의 ‘투란도트 모음곡’,드보르자크의 ‘교향곡 6번’ 등을 연주한다.(02)3452-1100. 서동철기자
  • 음반리뷰/니콜라예바의 ‘베토벤소나타’ 베토벤 연주서 듣는 ‘바흐 충격’

    러시아 피아니스트 타티아나 니콜라예바(사진·1924∼1993)는 그동안 우리에게 바흐에 특출한 피아니스트로 알려졌다.한국은 한 차례도 방문하지 않은 데다,(평양에서는 연주회를 가졌다.)소개된 음반 역시 온통 바흐 일색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새로 나온 그녀의 베토벤 소나타집(2CD,알레스2뮤직)을 들어 보면 이런 인식이 크게 잘못됐음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다.바흐에 특출하듯,베토벤에도 특출한 피아니스트라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면 그녀를 ‘바흐 스페셜리스트’라고 부르는 것도 우스운 일이 되고 만다.흔히 ‘스페셜리스트’는 어느 한 작곡가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연주가를 일컫는다. 그런데 그녀에겐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라는 수식어를 또 붙여야 하다니.아예 이번 기회에 누구의 스페셜리스트니 하여,오히려 음악세계를 확고하게 구축한 음악가를 쓸데없이 한정짓는 일은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다. 이 음반에는 ‘비창’과 ‘달빛’‘발트슈타인’‘템페스트’‘열정’‘고별’등 6곡의 소나타가 담겼다.‘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입문’쯤으로 제목을 붙여도 좋겠다.그녀의 베토벤 전곡집에서 유명한 곡들만 골라낸 듯싶다. 니콜라예바는 생전에 32곡의 베토벤 소나타 전곡연주회를 무려 40차례나 가졌다고 한다.이쯤 되면 바흐 연주가 워낙 충격적이었다고 그녀를 ‘바흐 스페셜리스트’라고 부르는 것은 무지의 소치에 가까운 일이다. 실제 음반을 들어 보아도 베토벤 연주에서 바흐 연주만큼의 충격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니콜라예바의 베토벤 소나타는 베토벤의 가곡과도 닮았고,베토벤의 교향곡도 함께 구현된다.”는 피아니스트 미하일 페투호프의 설명 그대로다. 이 음반은 1983년 모스크바음악원 그레이트홀에서 있은 베토벤 소나타 전곡연주회의 실황녹음이다.니콜라예바의 제자이자 한국을 몇차례 방문한 페투호프의 마지막 말은 더욱 충격적이다.“이 음반을 녹음할 당시 선생님은 건강이 좋지 않아 최상의 연주라고는 할 수 없어요.” 컨디션이 좋을 때는 도대체 어떻게 연주했다는 얘긴지…. 서동철기자 dcsu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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