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다이소템, 중국서 되판다”…중국인들 싹쓸이하는 이유
중국인 단체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입국이 시행된 가운데, 이른바 ‘다이궁’으로 불리는 중국 보따리상이 다이소, 올리브영 등 국내 가성비 매장으로 몰리고 있다. 이곳에서 사들인 제품을 중국 내 소비자들에게 되팔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중국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 ‘olive young(올리브영)’, ‘大創(다이소)‘, ‘MUSINSA(무신사)’를 검색하면 수천 개의 상품이 뜬다. 특히 올리브영의 대표 상품인 ‘여드름 커버 스팟패치’는 구매 후기가 8000건에 달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판매자들은 제품 설명란에 한국 매장 방문 사진과 동영상을 인증하면서 ‘한국에서 직접 보냅니다’, ‘서울 현지 직송’ 등의 문구를 내걸기도 했다.
올리브영의 화장품부터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건강기능식품과 소품, 무신사의 의류까지 한국 제품들은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정가보다 2배가량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실제 매장에서 구매한 영수증을 첨부해 정품임을 인증한 경우에는 더 비싸지기도 한다.
면세점에서 명품과 고급 화장품을 쓸어 담던 과거 다이궁들과 달리 최근 다이궁들이 올리브영, 다이소, 무신사 등으로 발길을 돌리는 현상은 중국 내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젊은 층은 한국의 최신 유행을 직접 경험하려 하며, 국내 MZ세대가 애용하는 제품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
실제 중국 소셜미디어(SNS) 더우인과 샤오홍슈에는 ‘한국 다이소 필수템’ 관련 콘텐츠가 다수 공유되고 있다. ‘한국 가면 꼭 사야 할 제품’이라는 영상에서는 다이소의 뷰티 도구, 캐릭터 상품 등이 인기 품목으로 소개된다.
중국인들의 이러한 소비 트렌드는 국내 매장의 매출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무비자 입국 시행 첫날인 지난달 29일 무신사스탠다드 명동점의 중국인 고객 매출은 직전 주 같은 요일보다 71% 늘었다. 다이소 명동역점은 외국인 선호도가 높은 화장품, 생활용품, 스낵류를 전면 배치했고 외국인 매출 비중이 49%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카드가 국내 외국인 카드 이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올리브영 이용 금액과 이용자 수는 전년 대비 각각 106%, 77% 늘었다. 같은 기간 다이소는 각각 49%, 41% 증가했으며, 무신사는 무려 343%, 348%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다.
반면 국내 면세점의 외국인 매출은 감소 추세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국내 면세점의 외국인 매출은 64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466억원)보다 14.2%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