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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감 후] 그날 이후

    [마감 후] 그날 이후

    그날 오후 4시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는 날아드는 보도블록과 쇠파이프를 피해 온 이들이 여럿 있었다. ‘지하철역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떨리는 몸을 주체할 순 없었다. 2017년 3월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 직후 안국역 인근은 무법천지였다. “헌법재판소로 쳐들어가 (재판관들을) 죽이자” 같은 욕설과 고성이 터져 나왔고, 일부 시위대는 카메라를 들고 있는 기자들을 골라내 폭행했다. 탄핵 반대 집회 무대에서는 “국민의 손으로 때려죽여야 한다”, “헌재를 박살 내자”라는 끔찍한 구호가 쏟아졌다. “탄핵은 무효다.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행진을 시도한 시위대는 경찰 차벽을 타넘어 헌재로 가려다 경찰에 저지당했다. 낮 12시 30분쯤에는 경찰 버스를 훔쳐 몰다 차벽을 들이받은 충격으로 경찰 소음관리차량 지붕 위 스피커가 떨어져 시위 참가자 1명이 사망했다. 안국역 안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60대가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을 거뒀다. 탈진, 부상 등으로 응급차에 실려 간 사람만 10명이 넘었다. 집회·시위 현장에는 각목, 쇠꼬챙이가 등장했다. 보도블록, 가게의 입간판은 원래의 용도와 다르게 흉기가 됐다. 경찰 버스 창문이 깨지고 경찰관도 30명 넘게 다쳤다. 당시 경찰은 최고 경계태세인 ‘갑호 비상’을 발령해 2만 1600명을 동원했지만, 모든 폭력과 돌발 상황을 통제할 수는 없었다. 다시는 경험하지 않을 것이라 여겼던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갑호 비상, 경찰력 총동원, 불복 투쟁, 헌재 처단, 테러 예고. 선고가 임박하면서 등장하는 단어들은 그때와 큰 차이가 없다. 그래서 불안은 더 커진다. 선고 이후 “헌재발 역모”, “불복”을 외치던 이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구심점을 잃고 표류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치러야 할 대가는 작지 않았다. 분열된 민심은 좀처럼 봉합되지 않았고 이후에도 방치됐다. 분노와 분열이 남긴 상처가 곪아 터져 사회 전체를 병들게 했다는 건 8년 만에 다시 겪게 된 탄핵 국면에서야 제대로 마주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일 안국역 일대는 또다시 무법천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8년 전보다 민심은 더 크게 갈라졌다. 집회 참가자도 역대급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전국에 ‘갑호 비상’ 발령은 물론 헌재 인근 공사장과 주유소 폐쇄를 검토하는 등 돌발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8년 전에도, 지금도 안국역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 중인 한 사장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우리 사회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고, 또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선고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렵다는 그는 “아무도 다치지 않고 죽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선고 이후, 혼란과 분열이 길어지지 않길. 또 탄핵 국면에서 우리 사회 곳곳에 남은 상처와 갈등이 조금이라도 봉합되길. 그래야 이 길고 긴 겨울이 끝나지 않을까. 홍인기 사회부 기자(차장급)
  • “자기 결정권으로 품위 있는 삶의 마무리… ‘웰다잉 기본법’ 필요”[이순녀의 이사람]

    “자기 결정권으로 품위 있는 삶의 마무리… ‘웰다잉 기본법’ 필요”[이순녀의 이사람]

    웰다잉 문화 왜 중요한가韓 병원서 사망 비율 77% 세계 최고죽음 관련 문제들 능동적 선택 필요사전연명의료의향서 274만명 그쳐내년 연명의료결정법 제정 10주년인공영양 중단 등 범위 규정 확대자기 결정권 행사할 수 없는 환자‘지정대리인제도’ 도입도 서둘러야죽음 성찰하는 ‘마지막 이기적 결정’유언장 통해 뜻 알리고 삶을 정리가족·사회 도움되는 ‘이타적 결정’치매 대비 ‘부부 쌍방 후견제’ 활용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 65세 이상 노인 인구(1024만명)가 전체의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공식 진입했다.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2023년 기준 83.5세. 누구나 최소 20여년의 노후를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잘 사는 것(웰빙)을 넘어 잘 나이 들고(웰에이징) 잘 죽는 일(웰다잉)과 관련해 개인은 물론 사회와 국가 차원에서 본격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국내 대표적인 웰다잉 운동가인 원혜영(74) 웰다잉문화운동 공동대표를 만나 초고령 시대에 노년의 주체적인 삶과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물었다. 5선 국회의원이자 부천시장을 두 차례 역임한 원 대표는 2020년 정계 은퇴 후 웰다잉 문화 전파에 매진하고 있다. 최근 그간의 활동과 소회를 정리한 저서 ‘마지막 이기적 결정’을 출간한 원 대표를 지난 6일 서울 중구 웰다잉문화운동 사무실에서 인터뷰했다. -웰다잉 문화는 무엇이고, 왜 중요한가. “웰다잉은 ‘품위 있고 존엄하게 생을 마감하는 일’을 의미한다. 예전에는 늙기 전에 죽었고, 죽음에 이르는 과정도 짧았기 때문에 굳이 미리 준비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의학이 발달하면서 자연스러운 죽음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병원에서 사망하는 비율이 77%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마지막 순간까지 병원에서 치료받다가 임종을 맞이한다. 웰다잉은 내가 뜻한 대로 삶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죽음과 관련된 일들, 이를테면 연명의료와 장기 기증, 장례 형태, 상속 문제 등을 본인이 사전에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자기 결정권’이 웰다잉 문화의 핵심이다. 대비하지 않고 있다가 갑자기 죽음이 닥치면 이런 중요한 결정을 자신이 아닌 가족, 의사, 장례업체 등이 떠맡게 된다. 무책임한 일 아닌가.” 원 대표는 19대 국회의원 시절 연명의료를 주제로 한 세미나 참석을 계기로 웰다잉에 관심을 갖게 됐다. 회복이 불가능한 환자에게 인공호흡기나 심폐소생술 같은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계속해야 하는 현실적 문제 제기에 깊이 공감한 그는 ‘웰다잉 문화 조성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을 만들어 연명의료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보장하는 법 제정에 앞장섰다. 2016년 국회를 통과한 ‘연명의료결정법’은 19세 이상 성인이 향후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됐을 때의 연명의료 및 호스피스에 관한 의사를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통해 직접 문서로 밝혀 둘 수 있게 했다. 2018년 2월부터 시행돼 올해로 7년이 됐다.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따르면 올 2월까지 274만명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등록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중단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92%였다. 그에 비하면 실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비율은 저조한 것 같다. “미국은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고 등록한 노인이 65%다. 반면 우리나라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높지만 아직까지 실천은 잘 안 하는 실정이다. 막연하게 생각만 할 뿐 닥쳐오지 않은 상황에 대해 미리 준비하는 것을 낯설어 하고 부담스러워한다. 이런 인식과 실천의 간극을 좁히는 게 웰다잉 문화 운동이다.” -내년이면 연명의료결정법 제정 10년이 된다. 개선해야 할 점은.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연명의료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 현재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르면 인공호흡 중단은 되지만 인공영양 공급 중단은 안 된다. 미국, 대만, 유럽 다수 국가는 인공영양 및 수분 공급 중단을 연명의료 범위로 규정하고 있다. 우리도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은 말기 환자에게 인공영양 공급을 중단할 수 있게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등록하지 않은 환자가 의식이 없어서 자기 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을 때를 대비해 특정인을 대리인으로 지정하는 ‘지정대리인제도’ 도입도 필요하다.” -조력 존엄사법 제정 논란도 뜨겁다. 조력 존엄사 합법화에 찬성하는 국민이 82%라는 설문조사도 있다. “조력 존엄사법은 21대 국회에서 폐기됐다가 22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됐다. 이 법은 말기 환자가 의사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삶을 마감하는 안락사를 허용하자는 것이다.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중단해 자연스럽게 존엄한 죽음으로 이끄는 연명의료결정법의 존엄사와는 의미가 다르다. 생명을 인위적으로 중단시키는 중대한 일인 만큼 충분한 사회적 합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 윤리 및 법적인 측면 등 현실적인 문제들을 신중히 검토한 뒤 결정할 사안이라고 본다.” -웰다잉 문화의 한 축으로 유언장 쓰기를 특히 강조하고 있다. “자신의 삶을 존엄하게 마무리하고 가족 간 불필요한 갈등이나 혼란을 예방하려면 유언장을 반드시 써야 한다. 연명의료 여부와 장례 절차, 상속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밝혀 둘 필요가 있다. 최근 상속 분쟁이 이혼소송 건수보다 훨씬 늘어나고 있다. 역사적으로 우리 사회에는 유언장을 쓰는 문화가 없었다. 일부 지배계층 말고는 자녀에게 물려줄 재산이 없었기에 굳이 유언장을 쓸 이유가 없었다. 1940~50년대부터 부를 축적한 세대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이들이 세상을 뜨는 시기에 접어들면서 상속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유언장을 써야 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그렇지만 남들도 안 쓰고,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른다는 핑계로 회피한다. 부자만 유언장을 써야 한다고 여기는 것도 편견이다. 규모와 상관없이 자신이 평생 모은 소중한 재산을 내 뜻대로 정리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일본처럼 유언장 공적 보관 제도를 고려할 만하다. 사후에 재산의 일부를 사회에 나누는 ‘유산 기부’에 대한 관심도 커지면 좋겠다.” -유언장은 언제, 어떻게 쓰는 것이 바람직한가. “일정한 기준은 없다. 다만 은퇴 시점에 한 번쯤 써 보면 좋지 않을까 싶다. 지금까지의 삶을 정리하면서 현재 자기 삶의 좌표를 점검하고, 새로운 각오로 남은 인생을 바라보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을 것이다. 유언장은 손 가는 대로 일단 작성해 보라고 얘기한다. 쓰다가 막히면 중단해도 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나중에 찢어 버려도 된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한번 써 보라.” -장례 문화를 웰다잉의 주요 영역으로 다루고 있는데. “영정 사진, 수의, 관, 제단 꽃장식 등 장례에 관한 항목들을 미리 결정해 놓으면 가족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고,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마지막 배웅을 받을 수 있다. 죽음이 임박했을 때 평소 가까웠던 지인들을 초청해 생전 장례식을 여는 것도 좋은 이벤트다. 기회가 된다면 웨딩플래너처럼 생전 장례식 컨설턴트로 봉사하고 싶다.” -치매도 초고령 시대의 중대 과제다. “요즘 사람들이 암보다 더 두려워하는 병이 치매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10%, 84세 이상은 40%가 치매 환자라고 한다. 치매의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결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치매에 걸릴 때를 대비해 자신의 뜻을 잘 아는 사람을 후견인으로 정해 놓는 것이 현명하다. 부부 중 한 명이 치매에 걸리면 남은 사람이 후견인 역할을 하는 ‘부부 쌍방 후견 계약’ 제도를 활용하기를 권한다.” -‘웰다잉 기본법’ 제정을 주장하고 있다. 어떤 내용인가. “초유의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지만 웰다잉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족하다. 죽음에 대해 성찰하고, 자기 결정권을 통해 삶을 품위 있게 마무리하는 웰다잉 문화를 활성화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품격을 높이고 통합을 이루는 데 매우 중요한 일이다. 웰다잉 기본법 제정으로 정부가 종합적으로 웰다잉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책의 제목인 ‘마지막 이기적 결정’으로 다섯 가지를 꼽았다. “자신의 뜻을 알리는 유언장, 자신이 원하는 치료와 원하지 않는 치료, 마지막에 바라는 돌봄 방식, 스스로 정리하는 삶의 기록, 자신이 원하는 추모 등이다. 삶을 잘 마무리하기 위한 이기적인 결정이지만 가족과 사회에도 도움이 되는 이타적 결정이다.” -웰다잉 운동을 하면서 아주 큰 선물을 받았다고 했다. “죽음을 잘 준비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생각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내 삶의 영역이 확장되는 것을 느꼈다. 삶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삶을 더 풍요롭고 품위 있게 만든다. 웰다잉 운동을 통해 인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삶을 더 폭넓게 누릴 수 있게 됐다.” 정계 은퇴 후 웰다잉 운동에만 전념해 온 원 대표는 이달 초 국회 연구기관인 국회미래연구원 3대 이사장에 취임했다. 지난 5년간 정치와 선을 긋고 지냈지만 우원식 국회의장의 요청으로 국가의 중장기 미래 전략을 모색하는 데 힘을 보태기로 했다. 계엄과 탄핵 정국에서 정치 양극화와 극단주의가 극심해진 현상에 대해 원 대표는 “걱정이 크다”면서 “정치가 대립과 갈등을 해소해야 하는데 외려 방관하거나 편승하는 것 아닌지 우려스럽고 안타깝다”고 했다. ■ 원혜영 대표는 서울대 재학 중 민주화 운동으로 세 차례 복역, 두 차례 제적됐다. 풀무원식품을 창업해 6년간 경영했다. 1992년 14대 국회의원에 처음 당선된 이후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 국회 예산결산특위 위원장, 민주당 원내대표 등을 지낸 5선 의원이다. 민선 2·3대 부천시장을 역임했다. 2020년 제20대 국회를 마지막으로 정계를 은퇴하고 웰다잉 전도사로 인생 3막을 시작했다. 이순녀 수석논설위원
  • 카리브해의 열정 닮았네…춤추는 ‘재즈 피아노’

    카리브해의 열정 닮았네…춤추는 ‘재즈 피아노’

    “재즈 정신은 자유… 언어 넘어 소통”21일 성수아트홀서 쿠바 재즈 공연 한국·쿠바 수교 1주년 기념 의미도“음악·예술 깊이 즐겨… 양국 공통점” 우아한 멜로디가 역동적인 리듬을 타고 흐른다. 이 남자의 손끝에서 피아노는 건반악기가 아니라 타악기가 된다. 그 황홀한 만남을 ‘카리브해의 열정’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쿠바 출신의 세계적인 재즈 피아니스트 알프레도 로드리게스(40) 이야기다. 그가 한국에 온다. 드러머 마이클 올리베라, 베이시스트 스와엘리 음바페와 함께 오는 21일 서울 성동구 성수아트홀에서 내한 공연을 펼친다. 한국을 찾는 건 2014년 이후 11년 만이다. 내한을 앞둔 로드리게스를 12일 서면으로 만났다. “전통 재즈에 풍부한 리듬과 멜로디가 특징인 쿠바 음악이 독특하게 조화를 이룬 게 쿠바 재즈다. 다른 지역의 재즈와는 달리 활기찬 소리를 낸다.” 재즈는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흑인들에 의해 시작됐다. 이후 세계 각 지역으로 뻗어 나갔고 현지의 다양한 음악과 결합했다. 즉흥성을 생명으로 하는 만큼 결합도 쉬웠을 것이다. 쿠바도 마찬가지다. 쿠바의 재즈를 뜻하는 ‘아프로 쿠반 재즈’는 남미 지역 ‘라틴 재즈’ 가운데서도 독보적인 위상을 지니고 있다. 로드리게스의 음악도 여기에 뿌리를 대고 있다. 역동적이고 열정적이며 다채롭고 생생하다. “내 음악은 다양한 경험을 ‘통합’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20대에는 클래식과 쿠바 전통에 깊이 뿌리를 뒀다면 지금은 국제적인 활동을 통해 다양한 장르와 문화적 요소를 담았다. 공연 중에는 음악과 일치하는 서사나 감정을 시각화한다. 이것은 즉흥연주의 길라잡이가 되면서도 관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때도 도움이 된다.” 현대 대중음악의 거장 퀸시 존스(1933~2024)는 일찍이 로드리게스의 천재성을 알아봤다. 로드리게스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된 것도 존스의 후광이 있었기 때문이다. 존스는 2006년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에 쿠바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로드리게스를 초대했다. 2013년 존스가 내한했을 때도 로드리게스가 특별 초청됐다. 덕분에 이듬해 로드리게스는 단독 내한 공연을 열 수 있었다. 존스는 생전 로드리게스를 “내가 본 최고의 젊은 피아니스트”라고 치켜세웠다. 존스의 삶을 조명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퀸시 존스의 음악과 삶’에도 로드리게스가 등장한다. “존스는 내 인생 가장 중요한 멘토다. 그는 내게 이런 말을 해 줬다. ‘음악가가 되고 싶다면서 정작 연습하지 않는다면 음악가라고 할 수 없다.’ 연주에서 가장 중요한 건 헌신과 노력이라는 음악가의 지혜는 깊은 감명을 주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한국과 쿠바는 꽤 닮은 구석이 많다. 야구를 좋아하고 흥이 넘친다. 그러나 공산주의 국가인 쿠바와 한국이 수교를 맺은 건 불과 지난해 2월 14일의 일이다. 이번 공연은 한국과 쿠바 수교 1주년을 기념하는 것이기도 하다. 로드리게스는 “음악과 예술을 깊이 즐길 줄 안다는 점에서 한국과 쿠바는 공통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따스한 카리브해 섬나라 쿠바의 열정은 그가 신나게 피아노를 두드릴 수 있는 힘의 원천이다. “즉흥연주와 개인적인 표현에 중점을 두기에 재즈의 정신은 자유를 구현한다. 나도 재즈를 하면서 자유를 느낀다. 연주할 때마다 깊은 해방감을 만끽한다. 재즈는 나에게 언어를 넘어선 감정과 생각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끔 해 준다.”
  • 공포·분노·냉소… 하지만 희망도 있다, 동시대 작가들이 말하는 ‘비상계엄’

    공포·분노·냉소… 하지만 희망도 있다, 동시대 작가들이 말하는 ‘비상계엄’

    “폭동이 벌어지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본다는 것은 굉장히 공포스러운 경험이었다. … 혐오를 혐오하는 것은 정당한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했다. 저들은 우리를 이해하지 않는데 우리에게는 저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대화하기 위해 애쓰는 과정이 필요한 걸까.”(김이설, ‘2024년 12월, 2025년 1월의 메모’ 중) “쓰는 이에게(나아가 읽는 이에게도) 문학이란 돌파의 부품이 아니라, 돌파를 시도하는 과정 자체다. 어쩌면 벽에 뚫려 있겠다고 여겨지는 어떤 형태의 구멍보다 벽에 의해 하염없이 밀려나는 일 … 그 과정에서 저도 모르게 뱉는 신음 따위가 문학에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다.”(송희지, ‘계속 쓰기’ 중) 동시대 문학이 작금의 혼란스러운 사태와 그것을 처음으로 초래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입을 열었다. 반응은 저마다 다양하다. 공포, 분노, 냉소가 주를 이룬다. 하지만 거기서도 희망은 있다. 문학과지성사는 계간 ‘문학과사회’ 149호(2025년 봄호)의 별지 ‘문학과사회 하이픈’의 제목을 ‘탄핵-일지’(사진)로 지어 출간했다고 밝혔다. 동시대 한국문학 작가들이 비상계엄과 그 이후의 일상에 대해 나름의 감상을 적었다. 김기태, 김멜라, 김복희, 김이설, 김형중, 문보영, 박솔뫼, 서효인, 소영현, 손보미, 송희지, 이미상, 이장욱, 임유영, 황정은이 이름을 올렸다. 발문을 쓴 문학과사회 편집동인 이소의 현실 인식은 잔인하리만큼 서늘하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유토피아는 없을 것이다. 온갖 문제점을 포함한 채로 시끄럽게 웅성대는 세계가 있을 뿐이다. 우리에게 남은 것은, 섣불리 디스토피아를 승인하지 않는 인내심과 ‘이러한’ 방식의 사회가 문제라면 어떠한 방식의 사회가 도래해야 할지 사유하고 실천하고 연대하는 지난한 과정이다.” 인간은 유토피아를 상상하고 희망했다. 문학은 그 상상을 가능케 해 준 도구다. 하지만 유토피아는 절대 도래하지 않는다. 어떻게 할 것인가. 소설가 황정은은 비상계엄 이후 이어진 시위 중 하나인 ‘남태령 시위’에서 희망을 본 듯하다. “남태령에서 그렇게 타인을 만난 여성들은 이전과 또 다를 것이다. 탄핵이 어떤 결과에 이르든 남태령에서 서로 연결되었던 사람들에게, 그리고 그들을 경이로 목격한 사람들에게 세상은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황정은, ‘日記’(일기) 중)
  • “하루 1만명 방문”…‘딥시크’ 명소로 뜬, 량원펑 고향 마을

    “하루 1만명 방문”…‘딥시크’ 명소로 뜬, 량원펑 고향 마을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로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킨 창업자 량원펑의 고향 마을이 하루 최대 1만명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됐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량원펑이 태어나고 자란 광둥성 잔장시 우촨의 미리링 마을은 본래 평범한 농촌 마을이었다. 청년들이 근처 신발 공장에서 일하고 노인들은 농사를 짓는 이곳에는 주민이 700명에 불과했다. 그러다 최근 량원펑이 저비용·고성능 AI 딥시크로 소위 ‘대박’을 치면서 중국 내에서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량원펑의 고향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리링 마을에는 지난 1월부터 방문객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아이를 데리고 오는 부모부터 회사 유니폼을 입은 단체 관광객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성지 순례’하듯 마을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한 마을 관계자는 “지난 춘제(음력 설) 연휴 기간(1월 28일~2월 4일)에는 매일 1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왔다”고 전했다. 량원펑도 춘제 기간에 고향에 머무르며 동창생들과 함께 축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우촨 곳곳에는 그의 귀성을 환영하는 붉은색 현수막이 곳곳에 내걸렸고, 축제 때나 쓰이는 초대형 풍선 간판이 등장하기도 했다. 량원펑은 이 마을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우촨1중학교에 진학했으며 2002년에는 명문 저장대에 입학했다. 그의 부모는 이 마을의 초등학교 교사였다. 량원펑이 살던 집에는 현재 그의 할아버지가 혼자 살고 있는데 관광객들이 몰려오면서 편하게 열어 두던 현관문을 닫고 지낸다고 SCMP는 전했다. 일부 관광객은 집의 흙이나 돌, 나뭇잎 등 상징적인 물건을 주워 가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자가 급증하자 지난달 중순부터 마을 개보수 작업도 진행됐다.
  • 뇌는 상상과 현실을 구분 못하기에, 바라는 것을 상상하면 이뤄질 수도[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뇌는 상상과 현실을 구분 못하기에, 바라는 것을 상상하면 이뤄질 수도[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2013년 개봉한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를 좋아하는 분이 많습니다. 여행이라곤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잡지사 직원 월터 미티는 반복되는 일상에서 ‘상상’을 통해 특별한 순간을 꿈꾸는 사람입니다. 그러다 라이프지 마지막 호 표지 사진을 찾기 위해 그린란드, 아이슬란드 등을 오가며 자신의 상상을 뛰어넘는 모험을 하는 내용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상상력’은 ‘실제로 경험하지 않은 현상이나 사물에 대해 마음속으로 그려 보는 힘’이라고 설명돼 있습니다. 월터처럼 완전히 새로운 생각을 해내는 것은 물론 과거 경험을 재구성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떠올리는 것도 포함됩니다. 상상력은 뇌의 여러 부위가 협력해 만드는 복잡한 인지 과정입니다. 여기서 궁금한 점 하나가 생깁니다. 뇌는 현실과 상상을 어떻게 구별해 낼 수 있을까요. 12일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대(UCLA) 정신·행동과학과, 의대 신경외과, 심리학과, 생체공학과, 보스턴대 의·생명공학과, 정신·뇌과학과, 스탠퍼드대 의대 신경외과, 펜실베이니아 대학병원 신경외과, 로스앤젤레스 보훈병원,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대(UCSF) 신경학과 공동 연구팀은 실제 환경을 통한 물리적 이동과 상상 속 이동이 뇌에서 같은 신경 회로를 사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인간 행동’ 3월 11일 자에 실렸습니다. 뇌가 공간 기억을 형성하고 회상하는 능력은 새로운 공간으로 이동하고 그곳을 탐색하거나 미래의 일을 상상하는 데 중요합니다. 생쥐를 이용한 연구에서 뇌의 한 영역인 해마에 나타나는 특정 뇌파인 세타 진동이 공간을 탐색하고 이동 경로를 기억하거나 상상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그렇지만 인간에게도 유사한 메커니즘이 존재하는지, 실제 환경에서 활성화되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에 연구팀은 뇌전증을 앓고 있는 24~40세 남녀 5명의 뇌 활동을 측정했습니다. 실험에 참여한 이들은 뇌전증 치료와 검사를 위해 내측 측두엽에 전극을 삽입하고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일반 도로를 걸을 때와 러닝머신 위를 걸으며 일반 도로 상황을 상상할 때의 세타 진동을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실제 탐색과 상상 속 탐색 시 유사한 뇌파 패턴이 나타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연구를 이끈 난티아 수타나 UCLA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현실 탐색과 상상이 공통된 신경 틀을 공유한다는 사실을 보여 주며 실제 환경에서 사람의 기억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연구를 보면 뇌는 생각하는 것을 실현할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며 원하는 바를 상상하면 이뤄진다는 자기계발서의 이야기가 허황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상상력이 지식보다 위대하다”고 말한 이유도 어렴풋이 이해될 것 같습니다.
  • 은평 어르신 ‘열정 꽃’ 일자리로 핀다[현장 행정]

    은평 어르신 ‘열정 꽃’ 일자리로 핀다[현장 행정]

    “어르신들의 봉사와 헌신 덕분에 은평구는 더욱 따뜻하고 살기 좋은 곳이 되고 있습니다.” 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은 지난 11일 은평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2025 노인 일자리 및 사회 활동 지원 사업 발대식’에서 노인 일자리 참여 어르신 700여명을 향해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 구청장은 “그동안 구와 노인 일자리 수행기관이 협력해 5467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노인 일자리가 곧 노인 복지이기 때문”이라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올해도 일자리 220개를 추가해 어르신들이 선택할 수 있는 일자리 폭을 넓혔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구청장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닌 지역에 봉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어르신들을 보고 많은 것을 배운다. 이에 발맞춰 구 역시 어르신의 건강과 행복을 목표로 ‘돌봄복지국’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세대별 맞춤형 복지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행사는 지역 어르신에게 사회 활동 기회를 제공해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 생활을 돕는 노인 일자리 사업 참여 어르신을 격려하고자 마련됐다. 지난해 구와 노인 일자리 수행기관 11곳은 공익형과 사회서비스형, 시장형과 취업알선형 등 4개 분야에서 99개 사업을 실시했다. 사업에 참여한 어르신만 6580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노인 일자리 수행기관 중 ‘은평시니어클럽’과 ‘대한노인회 은평구지회’는 지난해 7월 보건복지부와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공동 주관한 ‘전국 노인 일자리 사업 수행 기관 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은평시니어클럽은 11년 연속 수상이다. 구는 올해 역시 ‘골목 어르신 봉사대’와 ‘노노케어’ 등 공익형 활동 사업을 비롯해 ‘베이비 케어’와 ‘돌봄시설 도우미’ 등 어르신들의 역량을 활용하는 사업, ‘시니어 자원 순환’과 ‘택배’ 등 공동체 사업과 ‘민간연계 취업 알선’ 등 다양한 사업에서 노인 일자리를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신규 사업으로 어르신 일자리 센터 구직 웹사이트 및 앱 개발도 추진한다. 상반기 중 테스트를 완료한 후 상용화에 나선다. 김 구청장은 “우리 구가 17년 연속 적십자 회비 납부 1위를 기록한 것은 주민들의 자발적인 나눔과 봉사 정신 덕분이다. ‘나의 봉사로 다른 사람이 행복할 수 있다’는 마음이 지역 발전을 이뤄 내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어르신이 원하는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누구나 일하기 좋은 도시 은평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 사람 살리는 성북 교육, 이게 실천 행정

    사람 살리는 성북 교육, 이게 실천 행정

    서울 성북구가 구민 안전을 위해 심폐소생술 상설 교육장을 조성하고 전 구민 교육에 나선다고 12일 밝혔다. 지난달 성북구보건소 6층에 문을 연 심폐소생술 상설 교육장에서는 응급 상황 발생 시 즉시 대처할 수 있도록 심폐소생술과 자동심장충격기 사용법 교육을 진행한다. 교육은 매일 2회 운영된다. 심폐소생술과 자동심장충격기 사용법 이론을 배우고 실습하며 직접 몸으로 익힐 수 있다. 교육을 희망하는 경우 성북학습포털,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홈페이지나 전화로 예약하면 된다. 또 심폐소생술 체험, 교육 장비 대여, 찾아가는 심폐소생술 교육도 병행해 보다 많은 구민이 심폐소생술을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한다. 심폐소생술 체험은 평일 4회 열린다. 정해진 운영시간에 교육장에 방문하면 된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응급 상황에서 내 가족, 내 이웃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꼭 필요한 교육”이라며 “구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 서울매력일자리 연령 상한 폐지… “65세 넘어도 일하며 보람 느껴”[규제 철폐 현장을 가다]

    서울매력일자리 연령 상한 폐지… “65세 넘어도 일하며 보람 느껴”[규제 철폐 현장을 가다]

    돌봄·경제·안전 등 5개 분야 사업올해 상반기 총 6490명 뽑을 계획‘디지털 지원 안내사’ 79세도 선발“건강 허락하는 한 계속하고 싶어”“택시 잡기 힘들어 쩔쩔매고 키오스크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어르신들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지원했어요.”지난 10일 서울 양천구 목동깨비시장에 있는 목동시니어스마트 교육센터에서 만난 박영혜(67) 디지털 안내사는 환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박 안내사는 “한 어르신이 ‘안내사님이 설명해 준 내용을 기억하고 음성 메시지를 손자에게 보내면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씀하시는 걸 듣고 정말 기뻤다”며 뿌듯해했다. 서울시는 실업자 등 취업 취약계층이 다른 사회적 약자를 도울 수 있는 ‘서울 동행 일자리’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시정 철학인 ‘약자와의 동행’에 부합하는 일자리 사업을 적극 발굴하겠다는 취지다. 시는 돌봄·건강, 경제, 사회안전, 디지털, 기후환경 등 5개 분야 715개(시구 합산) 사업을 선정하고 올해 상반기 동안 총 6490명을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약자 지원’ 분야에서 선발한 디지털 안내사는 올해 상반기 125명이 활동한다. 디지털 약자 지원 사업의 특징은 디지털 안내사 등 동행 일자리에 참여하는 사람은 연령 제한이 없다는 것. 이번에 선발된 최연장자는 79세다. 사업 참여 개시일 현재 18세 이상의 근로능력이 있는 서울 시민이면 신청이 가능하다. 단 가구 구성원 합산 재산이 4억 9900만원 이하이면서 가구별 기준중위소득이 80% 이하여야 한다. 박 안내사는 “연령 제한이 없어서 지금까지 계속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너무 좋다”면서 “현재 하는 일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하고 싶다”고 밝혔다. 사업 책임자인 이규화 에이럭스 교육사업부 차장은 “자체 조사 결과 디지털 안내사 활동 교육을 받은 시민들의 97.5% 정도가 만족한다고 답했다”고 귀띔했다.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일자리 사업은 매우 다양하다. 특히 서울 매력일자리는 일 경험과 직무교육을 통해 취업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서울시 대표 디딤돌 일자리 사업으로 지난해 중장년 참여자는 총 1019명이었다. 하지만 연령 제한이 없는 동행 일자리 사업과 달리 40세 이상~65세 미만으로 연령이 제한돼 있어 현장에서 불만이 많았다. 지난 1월 14일 서울시에서 개최한 ‘규제 풀어 민생 살리기 대토론회’에 참여한 한 시민은 격정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서울매력일자리 사업 참여 기간이 과거 23개월에서 18개월로 줄어들면서 인력 교체로 인해 사업 로스(손실)가 발생한다”면서 “다시 23개월로 원상 복구를 적극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시는 동행일자리 사업에서 연령 제한이 없어 만족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해 대토론회에서 나온 문제 제기를 적극 받아들였다. 지난 1월 21일 규제철폐안 7호를 발표해 매력일자리 연령 상한을 전면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시 관계자는 “3월부터 모집을 시작하는 민간형 매력일자리 사업은 즉각 연령 상한 폐지를 적용하고, 접수가 완료됐거나 진행 중인 공공형 매력일자리 사업은 추가 결원 등 수요가 발생하면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 몸싸움 뒤 기저질환 사망… 대법 “폭행치사 아냐”

    몸싸움 뒤 기저질환 사망… 대법 “폭행치사 아냐”

    처음 만난 사람과 몸싸움을 벌이다 상대가 이미 앓고 있는 질병으로 사망한 경우 폭행치사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지난달 폭행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폭행 혐의만 인정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2023년 7월 화물차를 몰고 고속도로를 운행하던 중 다른 운전자 B씨와 시비가 붙어 얼굴을 때리는 등 몸싸움을 벌였다. 싸움이 끝난 뒤 B씨는 도로를 걷다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1심과 2심은 A씨의 폭행 혐의만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들은 사건 당일 처음 만나 A씨가 B씨의 심장질환을 알 수 없었다”며 “폭행 정도가 가볍진 않지만 사망을 초래할 정도로 중하진 않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 ‘최장 10년’ 임대차보호법 내세운 이재명… 與는 대학생·다자녀 지원 강화 예고

    ‘최장 10년’ 임대차보호법 내세운 이재명… 與는 대학생·다자녀 지원 강화 예고

    李, 대선 염두에 둔 듯 정책 과제 발표우클릭 비판엔 “한쪽만 봐선 안 돼”與 “대학생 장학금 비율 60→70%다자녀 장학금 둘째부터 지급할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의장을 맡은 민생연석회의가 12일 지역화폐 확대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주 4일제 도입 등을 포함한 주요 정책 과제를 발표했다. 사실상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공약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최근 ‘우클릭’ 행보와 대척점에 선 일부 정책을 의식한 듯 “한쪽만 보는 건 옳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20대 민생의제에 따라 중소기업·소상공인, 노동, 금융·주거 분야의 60개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지역사랑상품권 등 지역화폐 확대, 주 4일제 보장, 석탄화력발전 폐지, 대형마트 의무휴업 공휴일 제한, 자영업자 육아휴직제와 상병수당제 도입 등이다. 주택 임차인이 2년마다 갱신 계약 후 최장 10년까지 점유할 수 있도록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가산금리 인하 등 의제도 포함됐는데 실제 추진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지나치게 사적 재산을 침해한다거나 민간에 대한 경영 간섭 우려 목소리가 제기될 수 있어서다. 이 대표는 주요 정책 과제를 발표하며 “왼쪽 보고 오른쪽 봤다고 왔다갔다하는 것은 아니다. 한쪽만 보고 있는 것을 고집불통이라고 한다.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정책 과제에 대해 “공약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안 생기면 좋겠다”며 “특히 꼬투리 잡기 좋아하는 쪽에서 갈등을 유발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아 미리 말씀드린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도 이날 청년 정책 간담회를 열고 민생 행보에 나섰다. 국민의힘이 발표한 정책에는 대학생 총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을 현행 60%에서 70%로 높이는 방안과 현재 다자녀 가구의 셋째 자녀부터 지급되는 국가장학금도 둘째 자녀부터 받을 수 있도록 완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국가장학금 혜택을 첫째 자녀에게도 주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국민의힘은 아르바이트를 통해 연소득 500만원을 넘기는 경우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이 박탈되는 현행 제도가 청년층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안을 찾는다는 방침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재학 기간과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지면서 아르바이트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며 “청년들이 경제적 자립을 시도할수록 오히려 부담이 증가하는 구조다. 이 부분도 여러분과 함께 오늘 합리적 대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고 했다.
  • 野 “‘러시아 총으로 암살’ 제보받아… 이재명 신변보호 요청”

    野 “‘러시아 총으로 암살’ 제보받아… 이재명 신변보호 요청”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암살 제보가 들어오면서 민주당이 12일 이 대표에 대한 신변보호 조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신변보호를 검토하는 한편 관련 수사에도 나섰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를 포함해 다수 의원이 ‘러시아제 권총을 밀수해 이 대표를 암살하려는 계획이 있다’는 내용의 문자를 받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제보 문자를 보낸 측은 이 대표 경호에 최선을 다해 달라는 요청도 했다. 전현희 민주당 정치테러대책위원장도 “특수부대를 전역한 OB요원들이 러시아제 권총을 밀수해 이 대표 암살 계획을 갖고 있다는 다수 제보가 민주당 의원들에게 접수됐다”며 “이 대표에게 방탄복 착용 등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지원 의원도 “‘소련제 권총을 수집해 암살 계획을 하고 있으니 너도 조심해라. 나서지 말아라’ 이런 것이 왔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월 부산 유세 현장에서 흉기 피습을 당했다. 민주당이 암살 제보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해 12·3 계엄 이후 이 대표뿐 아니라 민주당 소속 의원들에 대한 온라인상 살해 위협도 늘어나자 지도부 일부는 방검복을 착용하고 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에 “몰지각한 사람이 일부 있겠지만 대체적으로는 우리 국민들의 수준을 믿는다”고 말했다. ‘외부 활동을 줄일 계획인가’라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경찰당국은 수사에 나섰다.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 대표 암살 제보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했다. 이 대행은 “온라인에서 양쪽(국민의힘·민주당) 대표에게 협박하는 사건이 꽤 많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인천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이날 이 대표를 위협하는 글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70대 남성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이 남성은 지난 1월 말 네이버 밴드에 ‘이 대표 체포조를 만들자’는 모집 글을 “술김에 올렸다”고 진술했다. 여당에서도 경고음을 보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정치인에 대한 테러는 있어서는 안 된다”며 “정보가 구체성이 있고 사실에 근접한다면 경찰은 더 많은 경호 인력을 파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표 측은 지난 11일 오는 26일 선고를 앞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재판부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재차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가 앞선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이 대표 측이 다시 신청에 나서면서 ‘시간 끌기’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 與 의원 62명 “장외투쟁”

    與 의원 62명 “장외투쟁”

    권성동 “의원 정치 소신 따라 행동”82명은 헌재에 ‘탄핵 기각’ 탄원서 국민의힘 의원 60여명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각하를 촉구하기 위한 장외 투쟁에 나선다. 당 지도부가 ‘헌법재판소 압박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내세우면서도 개별 의원 행동에 대해선 ‘각자 소신’에 맡기겠다고 하자 소속 의원 절반 이상이 거리로 나오는 것이다. 12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이날 오후 기준으로 국민의힘 의원 단체 텔레그램 방에 헌재 앞 24시간 릴레이 시위에 참여 의향을 밝힌 의원은 61명이다. 지난 6일 단식을 마치고 별도로 참여 의사를 밝힌 박수영 의원까지 포함하면 총 62명으로 전체 108명 의원 중 절반(57.4%)이 넘는다. 전날 윤상현·강승규 의원이 시작한 시위는 이날 박대출 의원이 이어받았다. 시위는 의원 5명이 1조로 24시간씩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우려로 참여 의원들이 일정 거리를 두고 시위를 하거나 시간을 나누는 등 유동적으로 진행한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의원들 개개인이 정치적 소신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라면서 “지도부가 이래라저래라 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또 이날 국민의힘 의원 82명은 헌재에 적법 절차와 법치주의 원칙에 근거한 결정을 촉구하는 내용의 탄원서도 제출했다. 탄원서에는 “소추 동일성 없는 내란죄 철회를 불허하고 대통령 탄핵심판을 각하해 달라”며 “본안 심판에 나아가더라도, 설령 계엄이 헌법 또는 법률 위반에 해당해도 더불어민주당의 의회 독재의 심각성을 고려해 기각 결정을 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탄원서에 서명한 의원은 지난달 28일 1차(76명) 때보다 6명(신동욱·강명구·이성권·유영하·김태호·최보윤 의원)이 늘었다. 이날 국회에서 강승규 의원 주최로 열린 ‘국민저항권 긴급세미나’에는 보수 진영의 ‘스피커’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기조연설자로 나서기도 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거리 정치’에 나서거나 탄핵 각하·기각을 요구하는 의원들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여야 정치인들은 헌재의 심판은 그들에게 맡기고 국회에서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당원 및 기자 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이 헌재 탄핵심판에 승복한다는 메시지를 내놔야 한다”고도 했다. 지난 대선 경선에서 윤 대통령과 경쟁했던 최재형 전 국민의힘 의원은 유튜브에서 “(탄핵은) 당연히 불가피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만에 하나라도 탄핵이 기각된다면 국회에서 죽을 때까지 단식 투쟁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대해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의 대부분 사람이 동의하는 내용에 어긋나는 활동을 하는 것은 의원으로서 적절치 않은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 “머스크 벌 받아선 안 돼”… 테슬라 몰며 힘 실어준 트럼프

    “머스크 벌 받아선 안 돼”… 테슬라 몰며 힘 실어준 트럼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정치 행보에 반감을 느낀 소비자들 사이에서 ‘테슬라 불매 운동’ 움직임이 거세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테슬라 차를 직접 운전하며 머스크에게 힘을 실어 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백악관에서 머스크와 함께 빨간색 테슬라 모델S를 타고 있는 영상을 공개하면서 “머스크는 미국을 돕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환상적인 일을 하고 있다”며 “급진 좌파 광신도들은 늘 그렇듯 세계 최고의 자동차 제조사 중 하나이자 일론의 ‘자식’인 테슬라를 불법적으로, 공모를 통해 보이콧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테슬라 차량을 구매했다는 사실을 전한 뒤 “내가 구매하는 이유는 첫째 이 제품이 정말 훌륭하기 때문이고, 둘째 이 사람이 이 일에 자신의 에너지와 인생을 바쳤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또 “세상에 이런 사람이 없다. 그가 벌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그 반대여야 한다. 사람들은 열광해야 하고, (테슬라) 제품을 사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테슬라 매장을 공격하는 이들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멈추게 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행보는 트럼프 집권 2기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활동하며 테슬라 경영자로서는 위기에 몰린 머스크를 지원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는 테슬라 거부 운동이 벌어지며 판매량이 급감했다. 테슬라의 지난 1월 판매량은 주력인 모델Y와 모델3의 판매량이 감소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14.7% 줄어들었다. 특히 유럽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45.9% 쪼그라들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한 달 뒤 사상 최고치인 479.9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북미와 유럽에서 판매량이 급감하며 이날 230.6달러에 그쳤다.
  • 美, 우크라와 30일 휴전 합의… 다음 수순은 푸틴 압박해 ‘종전’

    美, 우크라와 30일 휴전 합의… 다음 수순은 푸틴 압박해 ‘종전’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안한 ‘30일 휴전’에 동의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이 분수령을 맞았다. 군사 지원과 정보 공유 중단으로 우크라이나를 위협한 미국은 이제 제재 강화 및 관세 부과로 러시아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2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회담을 통해 미국은 전선은 물론 흑해에서도 미사일, 드론, 폭탄 공습을 30일간 중단하자고 제안했다”며 “우크라이나는 이 제안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 이제 미국이 러시아를 설득할 차례”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공습 중단과 인질 석방, 러시아가 강제 이주시킨 우크라이나 어린이 송환 등 ‘부분 휴전’을 요구했다. 그러나 미국은 지상을 포함한 전선 전체를 포괄하는 휴전안을 제시했다. 30일 휴전 기간도 양측 합의에 따라 연장할 수 있게 했다. 9시간에 걸친 협상을 끝낸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제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공은 러시아로 넘어갔다”며 “러시아가 종전 협상에 동의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역시 “매주 3000~4000명의 병사가 목숨을 잃고 있다”면서 러시아의 휴전 동의를 촉구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다시 초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가 휴전에 동의하면서 미국은 지난 4일 중단했던 군사 자원 제공 및 군사용 레이더 등 정보 지원 업무를 일주일 만에 재개했다. 이번 휴전안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간절히 원했던 ‘안보 보장’은 빠졌다. 광물 협정을 통한 “미국과의 경제 협력이 최고의 안보”라는 미국 측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로써 2022년 2월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은 3년여 만에 휴전 협상에 가까워졌다. 다만 북한군까지 동원해 ‘쿠르스크 수복 작전’에 나선 러시아의 향후 대응을 낙관하기는 어렵다. 11일 러시아 국방부는 하루 동안 쿠르스크에서 12개 마을과 100㎢ 이상의 영토를 되찾았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 통신은 우크라이나가 300대가 넘는 무인기로 모스크바를 공격했다며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역대 최대 규모인 우크라이나 드론을 대부분 격추했다고 했지만 3명이 사망했다. 트럼프 대통령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는 13일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30일 휴전’ 제안을 논의한다. 트럼프 대통령도 푸틴 대통령과의 소통을 추진할 계획을 밝히며 “탱고를 추려면 두 사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호응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러시아 언론은 두 정상이 14일 통화한다고 보도했다.
  • 트랜스젠더 의원에게 “미스터”… 공화당 발언에 美 하원 ‘발칵’

    트랜스젠더 의원에게 “미스터”… 공화당 발언에 美 하원 ‘발칵’

    민주당 소속인 미국 연방의회 최초의 여성 트랜스젠더(성전환) 하원의원에게 공화당 의원이 ‘미스터’(Mr.)라는 호칭을 쓰면서 큰 논쟁이 벌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남성과 여성 2개의 성별만 인정한다”며 최근 미 연방정부에서 아예 ‘트랜스젠더’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한 바 있다. 공화당 의원들도 이런 방침에 따라 이 트랜스젠더 의원을 여성으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벌어진 일이다. 11일(현지시간) NBC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이날 미 하원 외교위원회 유럽 소위원회에서는 유럽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 관련 청문회가 열렸다. 회의에서 소위원장인 공화당 소속 키스 셀프 의원(텍사스)은 회의 탁자 끝에 앉은 트랜스젠더 세라 맥브라이드 의원(델라웨어)을 “미스터 맥브라이드 의원”이라고 불렀다. 성소수자 인권운동가 출신인 맥브라이드 의원은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했지만 이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맥브라이드 의원은 “감사합니다, 위원장님”이라고 답했다. 대신 그는 위원장 앞에 여성을 의미하는 ‘마담’(Madam)이라는 호칭을 붙여 자신의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셀프 위원장은 남성이다. 이때 두 사람의 미묘한 신경전을 지켜보던 민주당 간사 빌 키팅 의원(매사추세츠)이 발끈했다. 키팅 의원은 맥브라이드 의원의 발언을 가로막으면서 셀프 위원장에게 “잠깐만요, 위원장님. 다시 한번 (맥브라이드 의원을) 소개해 주시겠습니까”라고 따졌다. 그러자 셀프 위원장은 “우리는 하원 본회의장에서 기준을 세웠다. 미스터 맥브라이드 의원”이라며 자신의 발언을 반복했다. 키팅 의원이 “이건 정말 품위 없는 행동”이라고 큰소리로 항의하자 셀프 위원장은 의사봉을 두드리며 회의를 중단시켜 버렸다. 키팅 의원도 이내 자리를 떴다. 셀프 위원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글을 통해 “남성과 여성 두 성별만 인정하는 것이 미국의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공화당 소속 메리 밀러 의원(일리노이)은 맥브라이드를 두고 “델라웨어 출신의 신사”라고 표현해 민주당의 반발을 샀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지난해 11월 맥브라이드 의원 등원을 앞두고 트랜스젠더 의원의 여성 화장실 사용을 금지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당시 그는 “여성들에게는 여성들만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치매 환자 곧 100만명… 53%가 돌봐줄 사람 없는 ‘나 홀로 노인’

    치매 환자 곧 100만명… 53%가 돌봐줄 사람 없는 ‘나 홀로 노인’

    올 97만명… 2044년 200만명 전망‘경도인지장애’ 늘어 300만명 육박치매 환자 가족 ‘경제적 부담’ 호소시설·병원 입소 연평균 3138만원 집에서 돌볼 때도 年1734만원 들어 국내 치매 환자가 내년에 100만명을 넘어서고 2044년이면 2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 치매 환자는 97만명으로 이 중 절반 이상인 52.6%가 돌볼 사람이 없는 1인 가구여서 국가의 치매 예방·돌봄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가 12일 발표한 ‘2023년 치매역학조사’에 따르면 치매 유병률은 2016년 9.50%에서 2023년 9.25%, 2025년 9.17%로 점점 줄고 있다. 비교적 건강한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가 노년기에 진입하고, 음주·흡연율이 감소한 영향인 것으로 복지부는 분석했다. 치매 환자 100만명 진입 시기는 2016년 예측(2025년 진입)보다 1년 미뤄졌고, 200만명 진입 시기(애초 2040년)는 4년 미뤄졌다. 이 조사는 2016년 이후 7년 만에 시행한 전국 단위 조사다. 치매 유병률이 소폭 감소했지만 급속한 고령화로 치매 환자의 규모 자체는 늘고 있다. 무엇보다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이 28.42%에 이르러 2016년 22.25% 대비 6.17% 포인트 증가했다. 진단자 수는 올해 298만명으로 2033년에는 400만명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됐다. 경도인지장애는 인지기능은 떨어졌어도 일상생활은 가능한 상태를 말하며 방치하면 10~15%가 치매로 전환된다. 오무경 중앙치매센터 팀장은 “치매 유병률은 2045년까지는 10% 내외, 환자 수가 정점을 찍는 2059년에는 약 12~13%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가구 유형별 치매 유병률은 1인 가구가 10%로 가장 높았다. 2인 가구부터는 유병률이 5%대로 뚝 떨어졌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2052 장래가구추계’를 보면 65세 이상 고령자 1인 가구 비중은 2022년 기준 8.9%인데 2052년이면 21.3%로 두 배 이상 증가한다. 고령화로 노인 인구가 느는데 그중에서도 치매 유병률이 높은 ‘혼자 사는 노인’이 느는 것이다. 노인 1인 가구 빈곤율(가처분소득 기준 중위소득 50% 이하)은 2021년 기준 71.6%로 전체 노인 가구(37.7%)보다 높아 건강관리와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고립 등 다양한 문제로 치매 대처가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환자 가족들은 돌봄 부담을 호소했다. 집에서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의 45.8%가 부담을 느낀다고 했고,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경제적 부담(집에서 돌보는 경우 38.3%, 시설·병원 41.3%)을 꼽았다. 환자를 집에서 돌볼 때는 연평균 1734만원, 시설·병원 입소 땐 연 3138만원이 들었다. 임을기 복지부 노인정책관은 “1인 노인 가구 정보를 치매센터에 연계해 치매 검사를 받을 수 있게 하고 치매 조기 발견으로 가족들의 돌봄 부담을 덜겠다”고 말했다.
  • “미국 시민 포기하고 한국 공군”…공사 수석 졸업생 화제

    “미국 시민 포기하고 한국 공군”…공사 수석 졸업생 화제

    공군사관학교는 12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관으로 제73기 공군사관생도 졸업 및 임관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공군사관학교에서 열린 행사에서 190명(남 173명·여 17명)이 졸업했다. 이 가운데 외국군 수탁생도 5명을 제외한 185명이 공군 소위로 새로 임관했다. 최 대행은 “대한민국은 조국의 하늘을 철통같이 수호한 피땀의 역사를 잊지 않고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며 “국군통수권자로서, 또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공군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든든하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위협을 언급하며 “우리 군은 이러한 위중한 안보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군 본연의 역할과 사명에 충실함으로써 적이 감히 넘볼 수 없도록 강력한 전투능력과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날 최우수 종합성적을 거둬 대통령상을 받은 주인공은 안주선 소위였다. 안 소위는 형인 안상규 대위(공사 70기)를 따라 전투 조종사가 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공사에 입교해 화제가 됐다. 생도 생활 중 백혈병으로 휴학했다가 병마를 극복하고 다시 복귀한 김정민 소위의 사연도 전해졌다. 공사 71기였던 김 소위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1학년 생활만 마치고 2년간 휴학했다가 73기로 복학해 생도 생활을 이어갔다. 김 소위는 지난해 11월 백혈병 완치 판정을 받고 이번에 무사히 졸업할 수 있었다. 졸업생들은 6·25전쟁 당시 첫 출격에 나서던 1기 졸업생들이 받은 ‘1기생 첫 출격 기념 태극기’를 전달받으며 선배들의 위국헌신 정신 계승을 다짐했다. F-35A와 F-15K, KF-16 등 공군 주력 전투기들의 공중분열 축하 비행도 진행됐다. 차준선 공군사관학교장(중장)은 행사에서 “공군 핵심 가치인 도전·헌신·전문성·팀워크를 가슴 깊이 새기고 공군의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는 포부와 함께 더 큰 꿈과 비전을 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머스크 공개 지지한 트럼프, 손에 들린 ‘메모’ 내용은?

    머스크 공개 지지한 트럼프, 손에 들린 ‘메모’ 내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직접 테슬라 차를 시승하고 구매하는 모습을 보이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강한 지지를 보여줬다. 지난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구매한 테슬라 ‘모델S’에 직접 탑승하며 차량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 앞에서 “차가 아름답다”면서 “제품이 정말 훌륭하고 이 사람(머스크)이 이 일에 자신의 에너지와 인생을 바쳤기 때문에 차를 구매했다”며 덕담을 건넸다. 이어 “세상에 이런 사람이 없다. 그가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면서 “오히려 그 반대여야 한다. 사람들은 열광해야 하고, 제품(테슬라)을 사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취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들고 있던 연설문과 함께 특이한 메모를 포착했다. 이 메모에는 테슬라X, S, Y 등의 세세한 가격과 함께 ‘테슬라는 한 달에 299달러 또는 3만 5000달러에 구매할 수 있다’고 적혀있다. 이에 대해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현지 언론은 “이 메모가 테슬라 판매 홍보문구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행동과 발언은 최근 급진적인 정부 구조조정과 극우 성향의 언행으로 논란을 일으킨 머스크에 대한 ‘힘 실어주기’로 해석된다. 실제로 미국은 물론 유럽에서도 테슬라 반대 시위가 벌어졌으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주가 역시 지난해 12월 최고치에서 최대 55%까지 폭락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을 통해 “머스크는 우리나라를 돕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환상적인 일을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급진 좌파 광신도들은 늘 그렇듯 세계 최고의 자동차 제조사 중 하나이자 일론의 ‘아기’인 테슬라를 불법적으로, 공모해 보이콧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고독한 미식가’도 놀란 성시경 일본어 실력…마츠시게 유타카 “스고이”

    ‘고독한 미식가’도 놀란 성시경 일본어 실력…마츠시게 유타카 “스고이”

    일본의 배우 겸 영화감독 마츠시게 유타카가 성시경의 일본어 실력에 감탄했다. 11일 성시경의 개인 유튜브 채널에는 마츠시게 유타카가 초대 손님으로 등장한 ‘성시경의 만날텐데’(만날텐데) 영상이 공개됐다. 마츠시게는 자신이 감독 겸 주연을 맡은 영화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 홍보차 출연했다. 마츠시게와의 대화에서 성시경은 줄곧 일본어로 유창하게 대화를 주도해 시선을 끌었다. 성시경은 “일본에서 활동할 때 자연스럽게 팬이 늘어나는 게 신기하고 좋았다”며 공부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20여년 전 일본에 방문했던 일화를 풀었다. 성시경은 “가수 장나라와 이벤트 초대를 받아 일본에 갔는데 날 왜 좋아하는지 모르겠는 사람들이 수백 명 있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15년이 지나니까 (팬들의) 한국어가 늘었다. 거의 한국인이 다 됐더라”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성시경은 “NHK 한국어 강좌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나도 (일본어) 공부 좀 해볼까’라고 생각했다”며 “일본어능력시험 볼 테니 한국어 공부해달라고 시청자들과 약속했다”고 밝혔다. 성시경의 말을 들은 마츠시게는 “그렇게 해서 이 정도의 일본어 실력이라니”라고 감탄하며 “스고이(대단하다)”라고 말했다. 성시경은 “매일 적어도 2시간”이라며 쉬지 않고 매일 공부했던 습관을 강조했다. 성시경과 마츠시게는 넷플릭스(Netflix) 예능 ‘미친맛집: 미식가 친구의 맛집’에 함께 출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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