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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독일의 탄생(사설)

    1990년 10월3일. 동과 서로 갈라졌던 두 독일의 시대가 마침내 막을 내리고 새롭게 통일된 독일이 탄생한다. 전후 45년,분단 41년 만이다. 한 민족은 한 나라에서 함께 살아야 한다는 역사의 증언이 독일에서 실현되는 역사적인 사건이다. 같은 분단운명의 민족으로서 우리는 그들의 통일을 진심으로 경하하며 우리의 통일노력을 기대해 보는 것이다. 독일통일은 분단상태에서도 동서독이 지난 40여년간 교류와 접촉을 꾸준히 계속해온 데서 얻어진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동서독이 분단현실을 인정하고 상호교류에 의한 기반을 단계적으로 조성한 뒤에 거둔 자랑스런 열매다. 양국은 69년 브란트의 동방정책으로 72년 기본조약,73년 유엔 가입,74년 양측 대표부 교환설치 등의 기반을 다져왔다. 이것은 두 나라 국민의 잠재된 통일열망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또한 서독의 성숙한 민주주의와 경제력을 배경으로 서방은 물론 소련에 대해서도 신뢰를 주면서 통일에 대한 국제적 합의를 이끌어냈다. 통독은 특히 유럽에 새로운 정치 경제질서를 뜻하고 있다. 냉전상태는 종식되고 새평화시대의 선언을 의미한다. 때문에 새 독일은 국제사회에서 좀더 중요한 역할을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독일의 앞날이 순탄하리라고만 믿는 것은 아니다. 속도빠른 통일열차에 도취했던 독일국민들은 이제 사회적 심리적 통일이라는 한층 심각한 과제에 부닥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통제체제하에서 동독인들이 겪은 정서적 상처가 서독의 경제시혜만으로 치유될까 하는 문제다. 40%에 이른 동독의 생산성 감소와 내년이면 1백50만명으로 추산되는 동독실업도 또다른 숙제로 남는다. 동독이 서독과 같은 수준에 이르려면 5∼10년이 걸려야 할 것이라는 우려도 이러한 데 기인하고 있다. 주변국가들로부터 나오고 있는 통일독일의 경제적 팽창주의와 게르만 패권주의도 새 독일이 풀어야 하는 과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민족」답게 그들은 통일을 하는 것이다. 통독이 한반도 통일의 교과서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후 냉전체제로 인한 분단운명을 같이하고 있는 우리에게는 독일의 통일을 가능케 한여러 요인이 각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것이다. 독일분단이 전쟁을 일으킨 데 대한 죄값이라면 한반도 분단은 「무고한 희생」으로서 독일보다 일찍 해결됐어야 한다는 독일에서의 평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적지 않다. 통독과 관련되는 이 평가를 귀담아 들으면서 최근 한반도 주변에서 일고 있는 여러가지 사태발전을 우리는 고무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한국과 소련의 예상보다 빠른 수교발표를 비롯해 한국과 중국간의 관게개선 노력,일본과 북한,미국과 북한간의 접촉 등이 그러하다. 이러한 주변정세 속에서 남북한 당사자들이 벌이고 있는 통일노력도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북경아시안게임에서 합의발표된 남북한 스포츠교류는 분단감정을 무너뜨리는 데 바람직한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오는 16일에는 평양에서 제2차 남북총리회담도 열린다. 동서독이 취해왔던 커뮤니케이션의 확대와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독일의 통일을 보면서 우리는 우리가 갖지 못한 것이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해볼 때인 것이다.
  • 북경의 한국인(사설)

    북경아시아드에서 매일매일 집계되는 메달수를 보고 있으면 수십개에 이르는 아시아의 나라들 중에서 한·중·일이 차지하는 비중을 거듭 깨닫게 된다. 인구가 12억이나 되는 중국의 금메달 쓸어모으기는 오히려 당연한 일이겠으나 한반도의 분단된 작은 땅에서 갖은 시련을 이기고 일어선 한국이 대국 일본과 2위자리를 겨루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스포츠에서 만이 아니다.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아시아를 선도하는 것도 한·중·일 3국이다. 그 중에서도 갖가지 기적의 신화를 낳는 한민족의 당돌하고도 영특한 발전상은 세계인의 관심의 적이 되고 있다. 그런 한국인들이 방금 북경에서는 못보일 꼴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경기장에서는 젊은 선수들이 국위를 등에 지고 있는 힘을 다 발휘하는 중인데 몇몇 관광객들은 한약재 싹쓸이관광에 열을 올리고 더러는 여인 희롱이나 졸부의 천박한 언동으로 현지동포를 난처하게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는 소식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북한선수와 임원들이 경기장에서 보인 몰교양한 행동은 이번 아시아드의대표적인 흠이 되고 있다. 비록 체제를 달리하는 집단이기는 하나 같은 한족중의 한쪽이라는 뜻에서 공통의 우세를 하는 셈이다. 거기에 더 얹어,장외에서 보이는 「추악한 한국인」의 행동은 한민족의 망신을 상승시키는 짓이다. 중국관광객의 주류를 이루는 것인 일본과 대만 그리고 한국사람이다. 풍족하기로 말하면 일인관광객을 우리가 따를 수 없고,고국을 찾는 잘 살게 된 대만인을 당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그들은 「싹쓸이 쇼핑」같은 족적은 남기지 않고 다닌다. 시끄럽게 몰려다니지도 않고 상소리를 하며 호텔종업원을 곤혹스럽게 하는 따위 일은 벌이지 않는다. 더더구나 일하는 여자들을 상대로 별난 교섭을 하다가 망신스럽게 되는 일은 하지 않는다. 소문에 의하면 북경정부의 내사에 걸려 귀국이 유보되거나 벌금형을 받은 한국인이 꽤 있다고도 한다. 몇몇 몰지각한 사람 때문에 국위에 입히는 손상이 말이 아니다. 문제는 우리 사람들이 유난히 강장제니 정력제니 하는 것에 혹하기를 잘하고 신비의 영약에 대한 미신이 강하다는 데 있다. 그러나여러가지 측면에서 이런 약들은 이제 회의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선 우황·웅담·녹용·호골 따위 한정된 재료의 약재료들이 한없이 계속된다는 일이 의심스럽고 또한 국제적 공인의 위생시설이나 과학적인 제약과정에 대해서도 입증된 바가 없다. 게다가 이제는 불량·가짜·야바위까지 횡행하는 중이다. 그래도 여전히 사들여다가 「남대문 시장에서 됫박거래할 지경의 중국 우황청심환」 사태를 벌인다는 것은 한심한 일이다. 이런 행태의 결과에 대해 책임이 많은 것은 북경행을 주선하는 여행사들이다. 관광객이 단체관광을 하는 도중도중에 절묘하도록 쇼핑장엘 들르도록 꾸며놓는 일을 중국측 여행사와 우리 여행사가 공모하는 흔적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우수하고 능력있고 지도적인 나라로 떠오르는 중이다. 경쟁국들은 그런 우리를 방해하고 싶어한다. 우리 스스로 우리를 비하하고 평가절하하게 만드는 일이야말로 어리석은 일이다. 지금 북경의 한국인들부터가 그 점을 자성해야 한다. 거듭거듭 당부한다.
  • 한국레슬링 무더기 금/권덕룡ㆍ시진철ㆍ문충식ㆍ김상규 쾌거

    ◎수영 지상준,배영 2백m서 금/남 공기소총 안병균도 금 추가/북경아주경기 【북경=본사 합동취재단】 금금금금. 한국의 금맥이 터졌다. 제11회 북경아시안게임 4일째인 25일 한국은 레슬링에서 금메달 4개를 무더기로 따내고 사격과 수영에서도 금메달 1개씩을 보태 종합 2위를 향해 힘찬 시동을 걸었다. ◆DB 편집자주:관련기사 생략 한국은 이날 벌어진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5체급 결승전 가운데 4개 체급에서 모두 승리,북경하늘에 잇따른 애국가를 울려퍼지게 했다. 48㎏급 권덕룡은 북한의 한상진에 퇴장승을 거두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57㎏급 시진철,68㎏급 문충식,82㎏급 김상규는 중국의 양창린,이리바투,리다신을 모두 판정으로 물리쳐 영예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은 사격 남자 공기소총 개인전에서 안병균이 일본의 야나기다와 결선 합계 6백85.2점의 동점을 이루었으나 결선 점수에서 1백1.2점으로 야나다기와(97.2점)에 4점 앞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은 또 지상준이 남자 배영 2백m 결선에서 2분03초59로 아시안게임기록을 세우며 우승,74년 테헤란대회 이후 16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했다. 한국은 남자 공기소총 단체전에서 1천7백43점으로,여자 스포츠권총 단체전에서 1천7백29점으로 각각 준우승을 차지,은메달 2개를 추가했다. 펜싱 남자 플러레에서는 김승표가 은메달을 차지했다. 한편 이날 시작된 또하나의 메달박스인 복싱도 2개 경기를 모두 이기는 좋은 출발을 보였다. 남자 농구 남북대결에서 한국은 북한에 111­90으로 이기는 등 탁구 축구 배구 등 구기종목에서도 순조로운 행진을 거듭하고 있으며 남녀 테니스는 나란히 4강 고지에 올랐다. 한국은 25일 현재 금 7개 은 4개 동 7개를 마크,메달순위에서 일본을 제치고 2위에 나섰다.
  • 「주체사상의 꿈」 깨지 못했다(평양의 변화 이렇게 본다:2)

    ◎“폐쇄의 화석” 비난 모면하려 표피적 개방 추구 지난 5월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선거와 그에 따른 권력구조의 개편을 끝내고 일련의 정세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 만물지중 오직 홀로 고정불변을 유지하는 존재는 없다고 한 유물론은 누구보다도 혁명적 변화의 인위적 추구에 일생을 바쳐온 김일성이 더 확신하는 진리일 것이다. 스스로의 「주체사상」이란 이념적 환상을 버리지 않은 채 개방압력에 대역함이 없이 가능한 변화를 보이려는 것이다. 남이 보기에 김일성은 맹목적 옹고집이 아니라 봄이 오면 봄옷을 챙길 줄도 아는 위인이며 어쩌면 그 솜씨가 비범하다는 평가까지도 놓치지 않으려는 과욕의 주인공일지도 모른다. 지난번 서울에서의 남북한 총리회담만 하더라도 북한은 총한방 쏘지 않고 상대방으로부터 얻어낼 수 있는 것은 모두 얻어내기를 원했다. 마치 적진에 뛰어들어 한바탕 혁명투쟁이라도 벌이자는 태세로 무례하게도 거친 주장을 마구 펴놓고 상대방의 신문방송으로 하여금 이것을 전파케 하는 이익이라도 얻으려는 듯이 작태하고 있었다. 물론 반세기의 오랜 분단사에서 총리회담은 처음있는 일이니 만큼 누군들 그 의의를 평가하는데 인색했겠는가. 그러나 따지고 보면 북한의 본질은 변한 것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단적으로 옥중의 「동지」들을 만나야 한다고 마지막까지 버티지 않았는가. 이것은 스스로의 본질과 원리를 조금도 버리지 않은 데서 나오는 행동이다. 소위 주체사상의 제1의 특징으로 꼽는 일관성의 원칙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북한은 지금 가능한 변화의 자세를 취하면서 그것으로 본질의 불변성을 지키려고 한다. 필요하다면 왕당파와도 손을 잡아야 한다는 전통적 수법을 버리지 않고 있다. 말하자면 그 악수를 악마와의 향연이라고 속으로는 다짐하면서도 적에게 악수를 청하는 것이 공산당이다. 내달 16일부터 19일까지 평양에서 두번째 총리회담이 열리기로 일정까지 잡혀있다. 이 대좌가 악마와의 정치적 향연이 아니라 민족적 융합을 위한 만남이 되기 위해서는 북한은 주체사상의 낡은 환상부터 그들의 생활에서 떼내버려야 한다. 북한은 평양총리회담을 통해 자기네는 결코 폐쇄의 화석이 아니라는 평가를 얻기 위해 또는 서울보다는 평양이 더 평화의 세력이라는 점수를 따기 위해 어떤 대담한 민족적 용의라도 가지고 있는 듯이 행동할는지 모른다. 예컨대 미소는 다같이 한반도 분열의 책임이 있으니 이를 함께 배격하고 남북 융합으로 통일하자는 배미배소의 선언과 민족통일전선을 촉구할는지 모른다. 이렇게 하는 것은 곧 범민족의 통일전선을 유도함으로써 「역시 김일성이다」는 민족적 성가를 확보하자는 것이다. 이른바 주체사상의 일관성을 가지고 변화창출이 묘를 얻자는 것인지 모른다. 북한은 이미 김영남비망록을 통해 대소도전을 시작했다. 비망록 내용에는 『한소 수교는 전체 조선인민들,특히는 남조선 인민들의 통일의지를 막는 것으로 된다. 남조선 인민들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통일열망이 고조되고 있는 시기에 소련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설정하면 그것은 통일에 대한 열망에 찬물을 끼얹고 어두운 그림자를 던지는 것으로 된다』고 했다. 이것은 「조선혁명의 주인은 조선인민이다」를 의식하고 하는 말이다. 따라서 이 주장의 논리는 남한인민들의 통일열망을 위해 북한은 배소투쟁을 불사하겠으니 모든 민족적 세력은 배미투쟁으로 협동하여 새로운 범민족 통일전선을 결성하자는 것이 된다. 그렇다면 북한은 과연 변했는가. 굳이 변하고 있는 것이 있다고 한다면 「주체사상의 일관성」을 그대로 고수하면서 「변화를 모색하는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중이라고 할 것이다. 북한은 60년대 초 모택동의 반 흐루시초프체제 투쟁에 가담하여 『소련은 일부 직장을 복구건설해준 대가로 국제시장가격보다 훨씬 비싼 값으로 설비와 강판을 비롯한 자재를 우리에게 주고 그 대신 우리에게서 수천t의 금덩어리와 다량의 고귀한 금속과 원료를 국제시장가격보다 훨씬 헐값으로 가져갔다』고 신랄히 대들었다(64년 9월7 「로동신문」). 시기적으로 보아 이 도전은 61년 9월 김일성 일인독재체제를 등장시키고 김일성에 의한 민족통일을 노골적으로 준비하는 단계에 들어간 것과 때를 같이하는 모험적인 것이었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그러나 김일성 일인체제 확립을 위해 소련파를 제거하고 반소노선을 택했던 60년대초의 사정과 오늘날 일련의 외압에 의한 김일성 체제의 붕괴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배소노선도 불사한다는 사정은 어쩐지 유사성이 있을 것도 같다. 만일 북한이 「범민족」의 배소노선으로 「역시 김일성이다」는 식의 들뜬 민족적 감정을 사로잡을 수 있다면 그 기세를 밀고 나아가겠다는 것이 범민족적 통일전선에 의한 통일투쟁이다. 북한의 최대 약점은 이름은 비록 인민공화국이지만 실제로는 전제적 군주국가라는 데 있다. 북한을 개방하라는 객관적 요청의 압력은 김일성을 전전긍긍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김일성 스스로도 폐쇄의 한계를 느끼고 인민에게 가능한 양보를 보이면서 통치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는 것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오늘날 북한의 사회문화 전반을 세심히 주목하는 사람들은 「어떤 변화가 오더라도 조국을 배반하지 말라」는 투의 경구를 느끼게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체제수호의 정치사상교양사업에 열중하고 있는 광경도 알고 있을 것이다. 이것은 앞으로전개될 일련의 객관적 정세가 자기네에게 불리할 것을 내다보고 취하는 대책이다. 71년 11월 자유중국이 유엔회원국에서 추방되고 그 자리를 중공이 차지하게 될 것을 내다본 장개석총통은 「처변불경,장경자강」을 국민앞에 호소했다. 어떤 경우에도 놀라지 말고 남의 힘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든든해지라는 것이다. 김일성은 이점을 모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남북 스포츠교류와 대화를 거듭하면서 민족융합의 길이 트이기를 간절히 바랄 뿐 아니라 북한이 대일ㆍ대미 접근으로 고립을 풀고 정상적인 국제생활에 나서는 것을 환영한다. 그러자면 무엇보다도 스스로를 폐쇄와 고립으로 몰아넣는 「주체사상」의 이념적 환상부터 버려야 한다는 것을 권고하는 바이다.
  • 남북응원단 어울려 한마음 합창/북경게임 첫대결 경기장서 화합한마당

    ◎45년의 응어리 푼 “응원통일”/상대방 응원석 찾아가 동포애다져/어깨동무하고 「아리랑」 목놓아 불러/서먹했던 분위기 눈녹듯… 감격의 눈물도 【북경=특별취재반】 남과 북의 동포들이 높푸른 북경의 가을 하늘아래 목소리를 모아 함께 어우러졌다. 비록 승부를 갈라야 하는 경기였지만 남북한 응원단은 한 마음 한 목소리로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우며 통일을 향한 강렬한 소망을 불태웠다. 북경아시안게임의 첫 경기이자 남북한간의 첫 「대결」이 벌어진 23일상오 북경의 펭타이(풍태)스포츠센터 소프트볼 구장에서는 남북한 선수들이 승패를 떠나 페어플레이를 펼쳐 한껏 뜨거운 동포애를 다졌다. 양측응원단은 2시간여동안 태극기와 인공기를 흔들고 「아리랑」 「우리의 소원은 통일」 등의 노래를 목이 터져라 부르며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45년동안 남북한 사이에 맺힌 응어리를 풀었다. 이날의 화기넘치는 분위기는 상오8시30분 경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한국팀 주장 오현주선수(23)와 북한팀 주장 한영애선수(22)가 서로 손을 맞잡고 『승부에 집착하지말고 서로 잘 겨루어보자』고 다짐하면서 움트기 시작했다. 두팀 선수들은 응원석 앞경기장에 나란히 도열,서로 악수를 나누고 등을 두드리며 기념페넌트를 교환한뒤 경기에 들어갔다. 먼저 경기장에 나와 오른쪽 관중석에 자리잡고 있던 북한측응원단 3백여명이 딱딱이를 두드리거나 3ㆍ3ㆍ7박수를 치며 응원을 시작했다. 남한응원단 1백여명도 30분뒤 경기장에 도착,왼쪽 스탠드에 자리를 잡고 태극기를 흔들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양측응원단은 처음 10여분동안 제각기 떨어진채 응원전을 펼쳐 다소 서먹한 분위기였으나 연예인 응원단장인 코미디언 이주일씨가 태극기를 들고 북한응원단쪽으로 찾아가면서부터 딱딱한 분위기는 눈녹듯 풀리기 시작했다. 곧이어 북한응원단의 농악대 5∼6명이 인공기를 들고 남한응원단을 찾아와 서로 섞여 앉은 가운데 남북선수들을 함께 응원했으며 우리쪽의 이상룡응원단장도 응원단원 10여명과 함께 북한응원단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때부터 남북한 양측 응원단석에 화기가 넘치면서 태극기와 인공기가 한데 뒤섞여물결을 이뤘다. 응원단은 서로 어깨동무을 하고 「아리랑」 「우리의 소원은 통일」 「쾌지나칭칭」 등의 노래를 부르며 선수들을 응원,관중석은 한핏줄의 뜨거운 정이 넘쳐흘렀다. 남한응원단석에서 꽹과리를 치며 열렬히 응원하던 북한응원단장 전육성씨(59)는 『이렇게 함께 응원을 하니 너무나 감격스럽다』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평양무용대학 교수 이영길씨(45)는 『남의 땅에 와서 이렇게 어우러지는 것보다 우리 강토에서 만나 뜨거운 정을 나눌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느냐』면서 남한 응원단원의 어깨를 감싸고 있던 팔을 풀지 않았다. 또 남한 응원단원인 동국대 김혜진양(21)은 『북한동포들과 한마음으로 뭉쳐 응원을 하면서 우리모두가 한핏줄을 타고난 배달겨레이구나 하는 생각에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며 상기된 표정이었다. 남한팀이 1­0으로 이긴 가운데 경기가 끝나자 북한 선수들은 다소 풀죽은 모습으로 실망하는 빛을 보였으나 두팀선수들은 곧 서로 손을 잡고 『잘 싸웠다』고 격려한뒤 양쪽 응원석을 번갈아 찾아가 함께 인사하고손을 흔들어 뜨거운 응원을 해준 고마움에 답했다. 북한응원단은 모두 1천3백여명으로 지난19일과 20일 비행기와 열차편으로 북경에 도착했었다. 북한응원단의 한성국씨(46)는 『응원단을 뽑을때 신청자가 너무 많아 연령순ㆍ외국여행경험이 적은 순 등으로 각 단위사업장에서 고르게 선발했다』고 말했다.
  • 북경대회 열전 돌입

    【북경=본사 합동취재단】 제11회 북경아시안게임이 22일 하오 5시(한국시간) 메인스타디움 북경공인체육장에서 화려한 개회식을 베풀고 열전 16일에 돌입했다. 이날 개회식에는 양상곤 중국국가주석,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IOC(국제올림픽위원회)위원장과 한국의 정동성체육부장관,북한의 리종옥부주석,김종하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회장직무대행,다케시타 노보루 전일본수상 등 아시아 각국과 국제스포츠계 고위인사 다수와 7만여명의 관중이 참석했다. ◆DB 편집자주:관련기사 생략
  • 체육교류도 제의

    【도쿄 연합】 일본 자민당은 가네마루 일행의 평양방문시 스포츠와 청소년교류 등을 북한측에 정식 제안할 것이라고 아사히(조일)신문이 22일 보도했다.
  • 남북한,공동응원 합의/남북 올림픽위/“양쪽 국기 모두 사용”

    ◎오늘 체육장관회담서 남북 스포츠교류 발표 【북경=본사 합동취재단】 남북한간의 공동응원이 분단 후 처음으로 북경땅에서 이뤄지게 됐다. 대한올림픽위원회(KOC)와 북한올림픽위원회는 제11회 북경아시안게임에서 남북한이 공동응원키로 합의했다고 22일 밤 북경호텔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다. 최만립 KOC부위원장과 북한올림픽위원회 김형진부위원장은 이날 상오 9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북경시내 모처에서 남북체육회담을 갖고 남북의 응원단이 자리를 함께해 각각 태극기와 인공기를 흔들며 남북선수들의 경기를 공동으로 응원하기로 했다. 최 부위원장은 현재로서는 KOC와 북한올림픽위원회가 각각 별도로 존재하기 때문에 각각의 국기를 사용하되 단일기 사용은 남북 응원단의 자의에 맡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남북한은 또 응원때 조국통일을 고취시키는 「아리랑」 「노들강변」 「우리의 소원은 통일」 등을 함께 부르기로 합의했다. 최 부위원장과 김 부위원장은 국제대회의 남북 단일팀 구성문제에 대해서는 차후에 계속 논의키로 하고 이번 북경대회 기간중에는 공동응원단 구성문제만 의제로 삼았다고 밝혔다. 한편 정동성체육부장관은 23일 상오 김유순 북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과 회동,남북한간의 직접적인 스포츠교류와 남북한 단일팀 구성을 위한 남북체육회담 재개를 확인,발표할 예정이다. 남북한 스포츠관계자들은 이번 공표를 위해 그동안 수차례 실무접촉을 벌였으며 접촉결과 원만한 합의에 이르러 공동회견 형식으로 합의내용을 발표하게 된다.
  • 북한탁구ㆍ육상팀도 초청/남북체육장관회담,「경평축구」 합의

    【북경=본사 합동취재단】 남북한간 스포츠교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게 됐다. 21일 북경에 도착한 정동성체육부장관은 일본을 들러 이곳에 온 김유순 북한체육위원회 위원장과 만나 남한과 북한에서 개최되는 각종 대회에 상호 선수들을 초청,경기를 갖기로 원칙적으로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과 김 위원장은 이날 밤 인민대회당 전야제 만찬장에서 만나이같이 합의했다. 정 장관은 이에 따라 우선 오는 10월14일 한국 축구대표팀이 평양에 가 북한대표팀과 친선교환경기를 갖고 그후 북한팀이 서울에 와 경기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앞으로 체육교류는 각 종목 경기단체에 맡기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이같은 합의에 따라 이미 초청장을 가지고 온 배드민턴 탁구 육상 핸드볼 축구 아이스하키를 통해 북한협회에 초청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 북경아시안게임 개막(사설)

    제11회 북경아시아경기대회가 22일 메인스타디움인 공인체육장에서 개막돼 16일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38개 회원국 가운데 이라크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한 회원국의 선수들은 27개 정식종목과 2개 시범종목에서 3백8개의 금메달을 놓고 뜨거운 메달레이스를 펼칠 것이다. 한국은 7백여명의 선수단을 보내 종합2위를 노리고 있다. 우리 선수단의 건투와 선전을 당부한다. 북경아시안게임은 아시아의 젊은이들이 그동안 다듬은 힘과 기량을 겨루는 스포츠제전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그러한 원론적 의미외에 여러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커다란 관심을 갖는다. 첫째 남북한 관계개선이다. 양측은 그동안 쌓인 대결과 불신의 벽을 허물고 통일로 가는 징검다리를 놓을 것이라는 기대다. 이미 선수들은 선수촌 국기게양식에서 합동훈련에 이르기까지 배지를 교환하고 몸을 뜨겁게 비비며 같은 피를 확인하고 있다. 남북의 고위 체육당국자들은 대회기간중 체육회담과 대화를 통해 스포츠교류를 다각도로 모색할 것이다. 특히 한국 축구대표팀의 평양방문계획은 남북 스포츠교류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 선수단의 고위인사들이 이번 대회는 경기보다는 친선을 우선하고 민족화합과 동질성 회복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인 현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북경대회가 남북 스포츠교류의 대전기를 마련하고 앞으로 주요 국제대회에의 단일팀 파견으로 발전하는 「남북 스포츠통일」부터 이루기를 기대한다. 이념과 체제의 가름길을 거두는 데는 스포츠교류가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라는 사실은 이미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사전인 것이다. 둘째 한국과 중국의 관계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다. 두 나라 사이에는 이미 경제나 인적 교류가 눈에 띄게 증진되고 있으나 정치적 교류는 걸음마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중 교류가 86서울아시아경기대회와 88서울올림픽을 계기로 확산됐다는 사실을 놓고 볼 때 이번 대회는 한걸음 나아가 정치적 교류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 북경대회 유치목적의 하나가 문을 여는 중국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것이라면 중국은 거기에 걸맞는 후속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믿는다. 셋째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가 쿠웨이트를 침공한 이라크를 축출키로 결의한 의미를 꼽을 수 있다. 이라크의 회원자격을 박탈한 것은 침략국은 제재를 받아야 한다는 회원국들의 공통된 견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망명중인 쿠웨이트올림픽위원회를 계속 인정할 것이며 다른 국제정치기구들이 취한 입장을 지지한다고 비침으로써 OCA조치를 인정하고 있다. 정치와 스포츠는 분리된다는 고전적 관념이 현실적으로 더이상 먹혀들지 않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스포츠라고 해서 국제적으로 규탄받고 있는 침략행위의 편에 서서는 안된다는 점에서 우리는 OCA의 결정을 이해하고자 한다. 북경아시아드의 슬로건은 단결ㆍ우의ㆍ진보다. 이라크의 제재가 단결에 얼마나 흠이 될지는 알 수 없으나 이번 대회가 30억 아시아인의 우정을 다짐하고 나아가 남북한ㆍ중국과 대만 등 분단민족의 화합과 통일을 촉진시켜아시아의 영원한 전진을 이루기를 우리는 바란다.
  • 공이 이어주는 서울과 평양(사설)

    남북한 축구대표팀의 평양ㆍ서울 교환경기가 결정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이제 남북한간에 뭔가 색다른 일이 성사되어 민족문제 해결의 큰 전기가 오지 않을까 하는 느낌을 갖게 된다. 공(구)은 모나지 않고 둥글다. 정지하지 않고 항상 흐르며 율동한다. 공을 구사하는 주체의 기량에 따라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또 축구경기에는 항상 의외성과 전격성이 따른다. 남북문제 해결도 축구에서 배우며 축구처럼 해나가면 되지 않을까. 지금 남북한간에 겉으로는 눈에 띄게 화해의 기운이 돌고 있다. 지난 9월초 서울의 남북총리회담 이후 남북문제에 접근하는 북한의 자세에 변화가 있는 듯도 하다. 적극적인 개방이나 개혁에로의 길은 아니더라도 다소 유연하고 유화적인 입장이 엿보이는 것이다. 특히 북경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체육회담ㆍ공동응원단 구성 등을 제의하고 나섰다. 여기에 비록 정치적 접근이기는 하나 유엔가입문제 협의를 위한 실무접촉 등에도 나왔다. 우리 축구대표팀 초청기간이 바로 평양의 총리회담시기란 점에도 눈여겨지는 것이다. 북한은 최근 북경의 한국관광단을 유치한다는 방침아래 구체적인 실무작업을 펴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우리 축구대표팀의 평양초청도 그 일환일 수 있으나 과거 전통적인 「경평축구」의 상징성을 감안한다면 참으로 의미있는 일이다. 우리 대표팀의 평양방문은 북한 대표팀의 서울 원정으로 이어질 것이다. 축구뿐 아니라 모든 친선경기,예컨대 서울 평양간 마라톤,부산ㆍ신의주간 사이클대회 등 당장이라도 실현될 수 있는 경기종목은 얼마든지 있다. 우리 정부도 이에 맞추어 지금 북경에 가 있는 한국인들이 북한방문을 원하면 이를 허용키로 했다. 우리의 이같은 방침과 북한측의 한국관광단 유치계획이 맞아떨어진다면 그것이야말로 민족교류이며 이산가족 재회의 계기도 될 것이다. 이산가족 재회사업에 있어서도 반드시 적십자회담 형식만을 고수할 필요도 없다. 명분과 형태를 달리해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 스포츠교류는 물론 과학 문화 학술 언론인 교류도 그에 속할 것이다. 우리측의 7ㆍ20민족대교류 선언이니 8ㆍ15범민족대회의 취지도그런 것이다. 어떤 형태로든 남북한 동포가 만나고 대화하고 헤어진 가족 친지를 찾으면 된다. 그러다 보면 어느날엔 그것이 정례화,일상화될 것이고 서울에서 평양으로,백두산에서 한라산으로 국토순례대행진이 이어질 날도 올 것이다. 서울ㆍ평양간 스포츠교류를 계기로 우리는 평양당국이 남북문제에 있어 지금까지 보여왔던 정치ㆍ군사문제 우선의 입장을 재고할 것을 기대하게 된다. 민족문제는 이론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감성에 의지되는 바 큰 것이다. 대개 「사람」이 개재된 문제해결은 이성적이라기보다 감성적으로 접근될 때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 오늘의 국제정세,특히 한반도정세변화 추세는 평양당국도 거스르지 못할 것이다. 한소 및 한중 관계개선의 필연적 추세를 막을 수 없다면 이에 참여하고 협조하는 일이 현명할줄 안다. 평양의 공은 서울로 오게 돼 있는 것이다.
  • 북경의 남북체육회담(사설)

    북경 아시아경기대회 기간중에 남북한체육회담이 열릴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 정부는 이번 대회중에 있을 어떤 형태의 남북 스포츠교류에도 찬성한다는 방침아래 남북 선수단장 또는 체육장관회담 등을 개최함은 물론 바르셀로나올림픽을 비롯한 주요 국제대회에의 단일팀 구성,남북한에서 열리는 각종 스포츠대회에의 상호교류 등 종합적인 체육교류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도 다각적인 남북 관계자 접촉에 대비한 제안들을 내놓고 있다. 장충식 한국선수단장은 이번 대회에서 남북한이 먼저 상호 화해분위기를 조성해 다음 국제대회부터는 단일팀으로 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토록 하겠다고 밝혔으며 강득춘 북한단장은 민족화해와 평화분위기 조성을 위한 공동응원단 구성제의와 함께 내년부터라도 국제대회에 단일팀을 출전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유순 북한체육지도위원회(체육부해당)위원장 겸 북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남북 올림픽관계자들의 접촉을 통해 내년 도쿄에서 열리는 세계 탁구선수권대회와 바르셀로나올림픽 출전을위한 단일팀 구성문제를 협의하자고 제의하고 있다. 우리 선수단의 각 경기단체에 대해 북한측에 직접 스포츠교류를 제의하고 적극 추진토록 시달한 바 있는 체육당국은 북한측의 제의를 전폭 수용할 방침이어서 남북체육회담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남북한 고위스포츠 당국자들의 이러한 태도로 미루어 북경에서의 남북스포츠회담 분위기는 크게 성숙된 것으로 보여지며 남북한 체육장관회담이 하이라이트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김유순위원장은 20일에,정동성체육부장관은 21일에 북경에 도착해 같은 호텔에 묵는 것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회담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남북총리의 서울회담 이후 열리게 될 남북체육장관회담은 총리회담을 전후하는 만큼 분위기가 부드러울 것으로 예상되며 생산적인 만남이 될 것으로 전망되기도 한다. 남북한의 체육관계자들은 64년 도쿄올림픽을 시작으로 굵직한 국제대회를 앞두고 스포츠교류 공동개최 단일팀구성 등에 관한 회담을 열었으나 번번이 실패한 부끄러운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제까지 나타난 기본입장은 한국이 비교적 손쉬운 스포츠교류 우선이고,북한은 국제대회에의 단일팀 구성원칙이었다고 볼 수 있다. 북경대회에서도 한국은 탁구 핸드볼 배드민턴 등 아시안게임 후 국내에서 열리는 세계적 규모의 스포츠행사에 북한이 참가토록 제의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북한은 여전히 단일팀 구성을 내세울 것이 틀림없다.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북경의 남북체육회담이 순탄하리라고만 우리는 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북경체육회담에 기대를 거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이다. 우선 스포츠는 정치색이 덜해 이념과 체제의 벽을 허물고 교류의 물꼬를 트는데 있어서 가장 부담없이 행동할 수 있는 길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그러한 실례를 많이 보아왔다. 또한 세계적인 화해평화무드가 남북한 관계를 냉전의 틀 속에 더이상 가둬두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통일을 달성한 동서독이 단일팀 구성 하나만을 가지고 2백여차례의 체육회담을 가졌다는 사실도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따라서 북경체육회담은 큰 것보다는 작은 것,어려운 것보다는 쉬운 것부터 해결하는 수순을 보임으로써앞으로의 남북교류에 촉매역할을 하게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 북경대회와 화해무드(사설)

    북경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하는 우리 선수단이 14일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결단식을 가졌다. 우리는 이번 대회가 남북한,그리고 한국과 중국간의 보다 나은 관계개선을 가져다주기를 바라면서 큰 관심을 보내고자 한다. 우선 한중 관계개선의 기대는 두나라의 인적ㆍ물적 교류가 86서울아시아경기대회와 88서울올림픽에의 중국참가를 계기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는 사실에 연유하고 있다. 북경대회에 관여하고 있는 중국의 한 고위관리는 이번 대회를 빌어 두나라 관계자들의 대화가 폭넓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한 적이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스포츠행사차원뿐만 아니라 정치ㆍ경제 및 역사적 의미를 북경대회에 부여하고 싶은 것이다. 피부색깔ㆍ생활풍습ㆍ이념의 벽을 뛰어넘는 스포츠행사가 국제사회에서 화해의 촉매역할을 해온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미중간의 핑퐁외교에서부터 「벽을 넘어서」의 서울올림픽에 이르기까지 그 예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한국과 소련간의 높은 벽을 서울올림픽이 무너뜨렸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북경대회에 사상 최대의 선수단과 정부관계자로 구성된 참관단ㆍ문화사절단 등 모두 3천5백여명을 파견하고 4천여명의 관광객을 보내는 것도 스포츠행사를 통해 딱딱한 관계를 부드럽게 하자는 노력의 일환인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개최국인 중국이 「천안문사건」으로 얼룩진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새롭게 하는 한편 개방을 촉진시키려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기 위해서 중국은 서방측과 인적 교류는 물론 정치ㆍ경제교류의 물꼬를 크게 트지 않을 수 없는 절실한 사정에 놓여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중국은 한국에 대해 정경분리를 철저히 적용하고 있다. 북경시내 곳곳에 우리 상품광고판이 걸려 있고 올해 상반기 직교역량이 지난해보다 8.5% 증가했음에도 북한을 의식한 나머지 정치의 문은 여전히 빗장을 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중국의 개방을 향한 역사는 결코 역류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중국의 이러한 흐름에 우리의 노력을 싣는다면 바람직한 결과를 끌어낼 수도 있다는 게 우리의 기대인 것이다. 북한도 이번 대회에 대규모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하리라고 한다. 우리와의 수많은 접촉이 필연적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체육당국은 북경대회를 계기로 남북한간의 대화와 통일기반을 조성키 위해 대회기간중 형태야 어떠하든 남북한 스포츠교류협력을 적극 수용키로 했다고 한다. 이를위해 각 경기단체로 하여금 북한측에 직접 스포츠교류를 제의토록 하고 이를 적극 추진할 방침으로 있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총리회담이 체육교류를 부각시키지는 않았지만 남북 관계개선의 전기가 마련되면 어차피 스포츠가 분단 45년의 간격을 좁히는 데 선봉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견해라 할 수 있다. 우선 전통의 경평축구를 첫번째 남북 스포츠교류로 떠올리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일 것이다. 이러한 점들로 미루어 우리는 먼저 체육당국이 목표로 하고 있는 종합 2위를 달성하도록 선수단을 격려하면서 중국과 북한으로부터 소기의 화해무드를 이끌어내기 위해 각 대표단이 의연하고 성숙된 자세로 임해주기를 당부하는 것이다.
  • “「한민족 공동체」로 통일시발점 삼자”

    ◎남북 총리회담… 각계의 바람/「이산가족」등 인도적문제 우선 해결을/동질성회복 돕는 스포츠교류등 빨리/민간교류 늘리고 보완적 경협 힘써야 남북 총리회담에 거는 기대는 과거와 다를 수 밖에 없다. 이미 남북간에 있었던 회담들과는 달리 이번에는 쌍방의 정부고위당국자들이 공식 대좌하기 때문이다. 아직 시작에 불과하지만 이 대화를 잘 키워나가야 민족과 통일의 문제가 보다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 것이다. 이 회담에 즈음한 각계 인사의 소망과 기대를 모아 보았다. ○민족에 희망주는 계기 ◇김영배의원(평민당원내 총무)=이번 회담이 남북의 민족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통일의 시발점으로 승화되어야함은 물론이다. 남북당국자들이 여론을 의식한 체면치레용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서는 쌍방이 상충되는 문제보다는 손쉬운 것부터 해결해 나가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 우선 남북간의 이산가족만이라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계기가 이번 회담에서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특히 60세 이상 노인들의 자유교류에 대한 합의가 이번 회담의 선물로 남겨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경제교류에 있어서는 판문점이외의 중립지대를 설치해 물물교환 형태의 교역이라도 이뤄지기를 바라고 상호 필요성은 인식하면서도 신뢰성문제로 망설이고 있는 군축문제도 과감히 추진되기를 희망한다. 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앞으로도 지속적인 당국간 회담이 이어져 숙원이자 과제인 통일문제의 매듭을 하나씩 풀어가야 할 것이다. ○진지한 대화자세 중요 ◇김현욱의원(민자당 북방특파위의장)=회담에는 상대방이 있고 각자의 입장이 있는 만큼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다. 우리측 대표단은 분위기를 안정되고 침착하게 끌고 나가면서 작은 내용에서부터,또 가능한 분야에서부터 대화의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 그렇게해서 정치적 신뢰를 쌓아 나갈때 사람ㆍ전파의 교류→통상교류→군비통제 논의까지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측이 북한측대표단과 만나는데는 두가지 원칙을 지켜야한다. 그 첫째가 한반도에 두개의 정부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남북정부대표자간의 모임에서는 국제관례와 선례에 의해 의사를 진행토록 해야 한다. 이 원칙이 지켜질때 북한측이 우리를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둘째는 회담이 정치선전장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예방장치를 사전에 강구토록 해야 원만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상호 양보로 결실 맺길 ◇박이도교수(경희대)=지금까지의 남북회담을 보면 서로 겉과 속이 달라 번번이 회담이 깨지기 일쑤였다. 그러므로 이번 회담만은 서로의 주장만을 앞세우지 말고 양보와 이해로써 실을 거두었으면 한다. 6.25때 평북 선천에서 월남한 필자로서 특히 북한측 대표들에게 바라고 싶은 것은 성의를 갖고 이번 회담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나가 달라는 것이다. 천편일률적인 주장만 내세워서 「이것이 아니면 안된다」는 태도를 버리고 문제해결에 접근해달라는 것이다. 누가봐도 타당성있는 주장을 해줬으면 좋겠다. 우리측 역시 너무 끌려가는 태도는 이제 지양해줬으면 좋겠다. 국제적인 여론에만 너무 눈길을 돌려서도 안되고 우리가 「이것만은 꼭 타협을 보아야 되겠다」는 문제라면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이를 감수하면서도 회담의 결실을 보았으면 좋겠다. ○「민족의 눈」으로 접근을 ◇도흥렬교수(충북대)=총리회담에 임하는 남과 북의 대표들은 모두 자신의 정치적 입장만을 고집하지 말고 「민족의 눈」으로 문제에 접근하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앞세울때 군축 및 유엔가입 등 총리회담에서 제기될 거의 모든 쟁점사안에 있어 남과 북은 뚜렷한 시각차만을 확인할 것이다. 어떤 것이 각각 주민들의 삶을 편안하고 풍요롭게 할 것인가,더 나아가 민족의 앞날에 도움이 될 것인가를 쌍방모두 보다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때이다. 가령 우리측이 보다 적극적으로 제기할 경제협력문제나 북한측이 앞세울 군축문제의 경우 결코 어느 일방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이니만큼 서로의 정치적 입장을 떠나 국민의 편에서 해결점을 찾도록 노력해 달라는 것이다. ○정통성 인정이 긴요 ◇이재운(변호사)=이번 회담은 분단이후 처음으로 남북의 총리가 쌍방을 오가며 대화를 하게돼 진일보된 형태라 우선 크게 환영한다. 그러나 통일논의는 순수해야하고 진지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양측이 위장평화선전이나 일방적 전략전술에 치우친 것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이번에는 예비접촉 합의에 따라 정치ㆍ군사분야 등에 우선적인 주안점을 두고 대화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 실향민들은 이보다는 남북교류협력관계,즉 이산가족의 자유왕래 실현을 바라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는 사상과 체제이전에 인도적인 입장에서 가장 먼저 이산가족의 교류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북한의 전면적인 개방이 그쪽 사정으로 당장 실현될 수 없다면 이른바 시범사업으로라도 정초나 추석 등 명절때 남북 이산가족들이 왕래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주길 간곡히 바란다. ○불신의 벽부터 허물길 ◇정문화 민중당(가칭) 대변인=우선 분단이후 최초의 남북 총리회담을 환영하면서 이번 회담에 대해 7천만 겨례의 기대가 매우 크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남북총리가 회담을 통해 남북간의 현안과제를 풀어나갔으면 한다. 높아질대로 높아진 적대와 불신의 벽을 허물고 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핵심적인 과제는 군사문제의 해결에 있다. 이번 회담에서는 인적ㆍ경제교류는 물론 군비축소ㆍ평화협정체결 등 정치ㆍ군사문제해결의 실마리가 풀릴 수 있도록 우리 정부가 보다 진취적인 자세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민간교류 활성화 시급 ◇이종택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조국 분단 45년만에 처음 열리는 남북 총리회담의 실현에 찬사를 보낸다. 이번 회담이 그동안 소리만 요란스러웠던 남북교류를 앞당기는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것으로 믿고 크게 기대하는 바이다. 남북 모두 당장에 무슨 거창한 수확을 얻으려는 조급한 마음은 버리고 실현가능한 작은 일부터 차근차근 벽돌을 쌓아 올리듯 해결해 나가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를 위한 좋은 방안의 하나로 정치적부담이 없는 남북한간의 스포츠교류를 활성화시킬 것을 제안해본다. ○겸허한 자세로 임해야 ◇황승민 중소기협중앙회회장=지금까지 통일문제는 막후 비밀접촉에 그친 감이 없지 않았으나 남북 총리간에 이루어지는 이번 회담은 국민의 염원이 담긴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또한 이번 남북회담은 동구권등 개방화와 통일에 대한 남북한 국민의 여망을 수렴한 우리 정부의 결단과 북한당국의 전향적인 수용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과거 그 어느 회담보다 기대하는 바 크다. 남북대표는 이번 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상호이해와 믿음,그리고 겸허한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또 이번 회담을 계기로 앞으로 정치와 사회ㆍ문화ㆍ예술ㆍ체육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남북한 교류를 확대해 이를 바탕으로 상호보완적인 경제협력과 교류를 조성해 나가야 하겠다. 아울러 7천만 동포의 동질성 회복에 전폭적인 지원과 성공을 기원한다.
  • 북경아시아드 「D­31」… 장충식 우리 선수단장(안녕하십니까)

    ◎“27억 아시아축제에 한국이미지 심겠다”/“3백일작전 마무리… 종합 2위 따낼 터/남북한 대결엔 페어플레이 펼쳐야죠”/“인기종목 선호현상 팽배… 대학 체육교육 각성해야” 【대담:김종일체육부장】 「단결 우의 진보」를 슬로건으로 내건 27억 아시아인의 대축제인 제11회 북경아시안게임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9월22일 팡파르를 울리고 막을 올릴 북경아시아드는 11억 인구의 대국 중국이 2천년대 도약의 전기로 삼기 위해 6년여동안 심혈을 기울여온 행사로 규모면에서 최대라는 점과 예측불허의 순위다툼,8년 만의 남북한 재회이외에 대회기간중 펼쳐질 한국의 북방외교 등 경기안팎으로 그 어느 대회보다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답보상태에 있는 남북한관계에 돌파구를 여는 계기가 대회기간중 마련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낳고 있다. 6백68명의 대규모 우리 선수단을 이끌 단장으로 남북 체육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장충식단국대총장(59)이 전격발탁돼 이같은 기대를 더욱 부풀게 하고 있다. ○금메달 60∼65개 예상 서울사대 재학시절 럭비선수로 활약했으며 지난 65년 대한배드민턴협회장으로 체육계와 인연을 맺은 후 스키·축구·태권도·농구·테니스 등 5개 종목 대학연맹회장과 네차례에 걸쳐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단장을 역임했던 장단장은 이번 대회에 한국의 종합 2위 고수라는 대임과 함께 남북 체육교류 전기마련이라는 또다른 짐을 지고 있어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결단식을 20여일 남겨놓고 출전준비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장단장을 만나 보았다. ­단장의 대임을 맡으신 지 한달이 넘었는데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 ▲아직 선수단이 공식적으로 결정되지 않아 단장으로 행동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선수촌을 자주 찾아 감독·코치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전체적인 분위기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번 북경대회의 특징과 의의는.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1949년 정권수립이후 자국에서 열리는 최대의 국제스포츠행사입니다. 중국은 이번 대회를 전기로 지난해 6·4 천안문유혈사태로 실추된 대외이미지를 제고하고 2천년대 올림픽유치의 기반을 확고히 다진다는 의욕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 입장에서도 그동안 개별적 교류가 있었기는 하지만 미수교국인 중국에 대규모 선수단과 예술단·관광단이 간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봅니다. 또 8년 만에 남북한 스포츠발전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요. ­당초 이번 대회에는 처음으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38개 회원국 모두가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의 페르시아만 사태로 쿠웨이트를 지지하는 아랍국가들이 대회보이콧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큰 문제는 없으리라고 봄니다. 페르시아만 사태 자체가 각국의 중재노력으로 더이상 악화되지는 않을 것같고 중국에서도 아랍국들을 상대로 활발한 교섭을 벌일 것이므로 1∼2개국을 제외하고는 모두 예정대로 참가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대회판도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27개 정식종목에 걸린 금메달 3백8개중 홈팀 중국이 약 절반인 1백40∼1백45개를 가져가고 나머지를 놓고 우리와 북한 일본이 각축을 벌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한국이 60∼65개,일본이 50∼60개,북한이 30개 정도를 따내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한국의 종합 2위 고수를 확신하십니까. ▲낙관은 어렵지만 턱걸이라도 2위는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 때의 성적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부담감이 있는데다 우리가 유리한 태권도등이 빠져 불리해졌지만 일본의 전력도 별로 나아진 것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종목조정도 중국에는 유리하지만 우리와 일본에는 마찬가지입니다. 장단장은 일본이 포상금제까지 도입하며 「타도 한국」을 외치고 있어 힘든 싸움이 될테지만 우리가 구기,유도를 제외한 투기,양궁 사격 등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있어 전체적으로 우세한 입장이고 북한은 정신적으로는 부담이 되지만 경쟁상대는 아니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북한도 대규모선수단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전력은 어느 정도입니까. ▲아직은 불확실하나 선수단 5백명을 포함,응원단까지 2천여명을 파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의 배나 되는 1백20명의 예술단을 파견하는 것이 이채롭습니다. 레슬링 사격체조 탁구 육상 중·장거리 등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복싱에서는 거의 모든 체급에서 우리와 결승전을 벌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컨디션 조절에 노력 ­지난 86년 서울서 열린 제10회 아시안게임에서는 우리가 중국에 금메달 1개 차로 선두를 내주었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우리가 목표로 하는 금메달 65개가 중국의 1백45개와는 너무 차이가 크며 이는 나중에 성적이 나쁠 경우를 예상해 목표를 줄인 것이라는 말도 없지 않은데요. ▲86때는 홈의 이점도 있었고 육상에서 예상외의 메달이 많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육상 수영 사격 등 금메달이 많이 걸린 기초종목에서 고전이 예상됩니다. 사격에서만 어느 정도 기대를 걸 수 있는 입장입니다. 장단장은 우리가 기초종목에서 열세인 것은 소득이 향상되면서 프로스포츠 선호현상이 팽배,야구·축구 등에 우수한 선수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진단하고 인기종목만 육성,파행적 발전에 한몫을 하고 있는 대학스포츠가 각성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선수단의 훈련과사기는 어떻습니까. ▲86·88 양대회를 치르느라 선수들에게 지나치게 부담을 주고 일부 선수들은 너무 혹사시킨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88이후 종목별로 부분적으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졌으나 은퇴한 선수들과의 기량차이는 별로 없습니다. 현재 지난해부터 실시해온 「3백일 작전」의 훈련이 마무리단계에 있으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세심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북경대회에서는 남북한이 82년 뉴델리대회이후 8년 만에 다시 만납니다. 한국이 86년 아시안게임 2위,88년 올림픽에서 세계 4위까지 한 마당에 북한과 메달경쟁에 집착,과열경쟁을 벌이는 것보다는 한민족으로서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는데요. ▲분위기를 잡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아무리 형제끼리라도 경기자체는 양보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승부에만 집착해 더티플레이를 해서는 안되겠지요. 관중들이 보더라도 친화의 정이 흐리고 있음을 느낄 수 있게 페러플레이에 전념하겠습니다. 그는 남북이 스포츠에서나마 적대감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응원단의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고베 유니버시아드 때도 남북한 선수들이 페어플레이를 했으나 조총련과 민단으로 갈린 응원전으로 분열상을 노출시키고 말았다면서 북경에서는 이러한 일이 없도록 우리 응원단에 남북한팀 모두를 고르게 응원,민족의 동일성을 과시해 달라고 부탁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장단장의 발탁에 대해 북경에서의 남북 체육회담 재개를 위한 포석이 아니겠느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남북 체육회담은 이번 대회 단일팀 구성을 위한 것이었으며 기본 10개항까지 합의했었으나 끝내 결렬되고 말았고 그 이후 북한과의 어떠한 접촉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동서독이 사실상 통일됨으로써 유일한 분단국으로 남게 된 남북한이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까지 제각각 출전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며 이를위해 최소한 남북 체육교류를 빠른 시일내 실현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북한도 제3국에서의 교류정도는 수용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을 갖고 있습니다. ○북한단장과는 구면 ­남북한체육교류를 위한 구체적 복안은. ▲국민들의 기대가 크다는 점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급한 발언으로 결국 국민을 실망시키는 꼴이 돼선 안된다고 생각하므로 당국과 체육계의 의견을 수렴해 인내를 갖고 추진할 방침입니다.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단일팀 구성 제의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대회기간중에는 어차피 선수단들간의 활발한 접촉이 이뤄지겠지요. 지난번 북경에서 열렸던 다이너스티컵 축구대회때도 남북한이 부드러운 관계를 맺었지 않습니까. 또 북한단장으로 오는 김유순 북한NOC위원장과는 로잔체육회담등에서 몇차례 만난 적이 있어 얘기가 잘 통할 겁니다. 경평축구전 재개등 구체적 카드는 마련되지 않았으나 남북관계의 전체적인 흐름이 호전되면 적극적인 제안도 가능할 것입니다. ­국제대회 단장을 너무 자주 맡으신다는 말과 함께 임원구성에 대해서도 구설수가 없지 않은데. ▲유니버시아드단장을 네차례나 맡았던 것은 대회자체가 일반인이 단장을 맡기에는 거북스러운 점이 있기 때문에 대학교수중에 고르다보니 그렇게 된 것으로 알고 있고 특히 88서울올림픽 성공개최를 위한 스포츠외교차원에서 중용된 것입니다. 제가 원했던 것이 아닙니다. 이번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마디 협의도 없이 단장·본부임원을 동시에 발표하는 바람에 무척 당황했었고 스승인 김성집선수촌장을 부단장으로 선임해 도저히 못가겠다고 고사했었으나 남북한 체육교류·북방외교 등이 얽혀있어 끝내 거부하지 못했습니다. 스포츠는 봉사에서 시작,봉사로 끝나는 것입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스포츠계에서 떠나 대학스포츠 육성지원에만 헌신할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단장으로서 강조하시는 점과 당부하시고 싶은 말씀은. ▲선수단 모두가 남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 규칙이 깨지면 불화가 생깁니다. 또 선수단 모두가 86·88의 주역이었던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 북경대회 응원단/북한,2천명 파견

    【도쿄 연합】 북한은 오는 9월 북경아시아경기대회에 2천명 전후의 대규모 참관단을 보낼 예정이라고 교도통신이 17일 북경발로 보도했다. 이 통신은 중국의 관계소식통 말을 인용,이같이 전하고 북한이 해외 스포츠행사에 이처럼 많은 사람을 파견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이는 약 4천명에 달하는 한국의 대규모 응원단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당초 약 5백명으로 예정했던 선수단 규모도 한국을 의식,최대 출전 가능인원인 6백명 전후로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 「평화주의자」 히틀러/이재근 논설위원(서울칼럼)

    전쟁광 아돌프 히틀러는 평화주의자였다. 세계를 정복하겠다는 그의 야심과 환상은 옥중에서 기술한 「나의 투쟁」 구석구석에 배어 있는데도 그는 곧잘 자신을 평화주의자로 위장했다. 히틀러는 33년 1월 힌덴부르크대통령에 의해 총리에 지명된다. 의회의 시정방침연설에서 그는 예의 그 평화에 대한 희망과 확신을 특히 강조한다. 『나만큼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도 없다. 현재의 유럽과 독일은 평화스럽다. 독일이 지금 상태에 민족치 않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제국과 독일과의 현안들은 모두 평화적인 교섭에 의해 해결될 수 있는 것들 뿐이다. 독일은 물론 유럽 어느나라에도 전쟁을 유발시킬 사유가 없다는 것은 확실하다』 저돌적인 히틀러의 출현을 유심히 지켜보던 유럽 사람들은 히틀러의 이말 한마디에 안심하고 말았다. 오히려 당시 히틀러의 숨겨진 호전성을 간파하여 전쟁위협을 역설하던 영국의 처칠이 전쟁광으로 불려졌고 평화주의자들의 공격대상이 되었다. 역사의 아이러니라 할 수 있다. 한편 이탈리아를 평정한 파시스트 무솔리니는 갈수록 전쟁광의 모습을 드러낸다. 그는 대이디오피아 전쟁에서 전과를 올리자 전쟁은 「최고의 스포츠」라며 기고만장했다. 그러나 당시 유럽은 무솔리니의 「전쟁 스포츠론」을 경계하지 않았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군이 너무 강했기 때문에 대독일 공포증은 가졌을망정 이 파시스트 전쟁광을 주목하지 않은 것이다. 히틀러는 기회있을 때마다 평화를 강조한다. 평화주의자의 모습을 전유럽에 인식시켜 세상을 속이고 상대를 안심시킨 다음 틈을 보아 덮치겠다는 계략이다. 아니나 다를까 히틀러는 곧장 군비확장을 서두른다. 이는 물론 베르사유조약 위반이지만 위장평화주의자 히틀러에게 그것이 통할 리가 없다. 전쟁중에 그는 표변하여 『평화를 떠드는 자가 꼭 평화를 가져오지는 않는다』고 떠벌리곤 했다. 권력자에겐 반드시 정복의 충동이 있게 마련이다. 권력에 취하고 승리에 자만하면 다음 또 다음의 새로운 정복에 나서게 된다. 정복욕이란 권력자들의 본능과 같은 것으로 어떤 힘으로도 막을 수 없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탈에서도 우리는 절대권력자의 정복욕을 본다. 현대판 히틀러로까지 비유되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은 그 나라에서 경위야 어떻든 신에 「근접」한 종신 권력자이다. 그가 지배하는 이라크가 예정대로 중동을 제패한다면 어떻게 될까. 전쟁을 잠시 잊고 있던 세계인들에게 상상을 절하는 얘기다. 후세인은 처음부터 급진적인 혁명아였다. 저돌적이고 영웅심에 들뜬 그의 행태에 비추어 쿠웨이트로 끝나지 않고 페르시아만의 토후국들을 삼켜버린 다음 사우디아라비아를 노린다면…. 페르시아만의 석유를 좌우해 세계경제의 숨통을 조이게 될 가능성뿐 아니라 막강한 군사력을 갖고 저지를지도 모를 세계평화에 대한 위협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물론 최악의 상상 시나리오일지 모르나 후세인에게 그런 시나리오가 없으리란 법은 없다. 그것은 또 세계가 화해의 새 시대를 노래하고 있는 순간 한 나라가 불과 수시간 만에 다른 나라를 병탄해 버린 어처구니없는 전쟁놀음이다. 오늘의 세계에도 체제와 이념에 상관없이 패권과 침략,약육강식의 전쟁패턴은 엄존한다. 10배의 인구에다 50배의 군사력을 가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점령하기란 손바닥 뒤집듯 쉬운 일이다. 쿠웨이트사태 발생이후 지금까지의 과정을 보건대 이제 세계 한 모퉁이의 국지전쟁에서 강대국들이 과거와 같이 억지력을 행사하는데는 한계가 있고 압력수단이라야 기껏 외교ㆍ경제적 수준에 머무르고 있음을 알 수 있게 된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점령은 미소를 중심으로 양대 세력의 힘의 안배로 유지됐던 세계의 균형과 질서가 새로운 공존질서의 관계로 전환되면서 초래된 공백 또는 허점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또 세계적으로 전면대결의 위험이 없어진 대신 지역적인 분쟁과 전쟁의 가능성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미국과 소련의 이념대결이 끝남으로써 세계는 이제 모든 분쟁이 평화적으로 해결되리라는 기대를 가져왔다. 그 가능성은 니카라과 내란이 종식되고 아프가니스탄 문제해결을 위한 미소의 노력이 구체화되는데서도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미소의 이념대결 종결로써도,분쟁의 평화적 해결 노력으로써도 지구상에서 전쟁은 막을수 없다는 사실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탈은 명백하게 보여준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그가 절제되지 않은 힘을 사용할때 그것은 폭력이 된다. 권력과 금력,일상적인 분쟁의 분야에서 휘둘러지는 폭력은 물리력이 갖는 힘의 원리,즉 관성을 지니게 마련이다. 폭력을 확대하기로 든다면 그것은 그럴수록 원시의 모습에 가까워진다. 그것이 다름아닌 전쟁인 것이다. 원시는 비문명이고 따라서 전쟁도발자는 비문명인이며 파괴자이다. 모든 전쟁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전쟁은 특히 지배욕에 사로잡힌 한 사람의 모험주의 책동으로 하여 어느날 하루 아침에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일도 중요하다. 문득 한반도의 오늘을 돌아보게 된다. 한반도에는 지금 강대국 수준을 뛰어넘을 정도의 군사력이 나북한 사이에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주한미군의 존재와 소련의 영향력 행사로 그나마 억지된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그러함에도 한반도에 아직도 군사적 모험주의와 패권주의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한시도 경계의 자세를 풀 수 없다는사실도 냉철하게 인식해야 한다. 확신하건대 모든 전쟁은 한사람의 광적인 지배욕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한반도의 휴전선 북쪽에는 지금 40여년전 동족전쟁을 일으켰던 한사람이 살아 있다. 우리들은 그것을 알아야 한다.
  • 분단극복의 지름길 어디에… 각계인사의 제언

    ◎“문화·스포츠 교류로 통일물꼬 트자”/「군축테이블」로 북한 이끌어내야/경협·기술이전도 적극적 고려를/동질성 회복하게 민간차원 다각 접촉 필요 15일로 해방 45주년을 맞는다. 일제의 속박에서 벗어난 이날을 맞아 우리 국민들은 요즈음 사회전반에서 고조되고 있는 통일논의가 구체적인 결실을 거둘 수 있는 방향으로 그 가닥을 잡아가기를 바라고 있다. 특히 지난 7일부터 남북교류협력법의 시행령이 발효되면서 「7·7선언」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 「7·20 민족대교류제의」 등 일련의 대북정책 발표이후 빚어진 혼선이 정리되어 가고 있으나 아직도 많은 국민들은 45년이란 긴 세월동안 굳어져온 남과 북의 두터운 벽을 허물 수 있는 지름길은 없는가 답답해하고 있다. 더욱이 동서독의 평화적 통일이라는 역사적인 대사건을 지켜보고 있는 국민들은 기대 반,우려 반의 복잡한 심정을 느끼며 한반도의 통일이 결코 구두선이 아닌 현실로 다가서기를 갈망하고 있다. 그러면 이 시점에서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교류를 증대,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길은무엇인가. 정치·경제·문화·사회·체육·여성·과학계 등 사회전반에서 제기되고 잇는 남북 관계개선및 남북교류를 위한 갖가지 목소리를 모아 본다.〈편집자주〉 ■박관용(국회의원·민자당)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개방으로 유도하기 위한 가장 바람직한 방안은 군비축소의 본격적인 협상이다. 군비축소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때 북한은 그 주민을 더이상 기존의 방법으로 통제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북한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평양자극 말아야 최근 국제질서의 변혁 또한 한반도의 군축문제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우리가 자신감을 갖고 군축문제를 다루어 나갈 때 북한은 피할 수 없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고 이는 곧 개방으로 가는 길이 될 것이다. ■이찬구(국회의원·평민당) 정부 자신이 통일을 하겠다는 진정한 의지를 지녀야 한다. 북한당국을 비난하거나 자존심을 건드리는 태도는 지양되어야 한다. 북경아시안게임의 남북한 단일팀 구성을 위해 국호·국기·국가·선수선발 및 훈련방법까지 합의해 놓고 「이 합의사항을꼭 준수하겠다」는 별도의 보장각서를 북한에 요구,자존심을 건드림으로써 일을 그르친 처사는 잘못된 것이다. 또 우리 정부가 스스로 민주개혁의 모범을 보여야 하며 북방정책도 대북 고립화가 아닌 북한으로 하여금 대남 신뢰감을 갖게 하는 방향으로 전개돼야 한다. ○북한개방을 부축 ■정인봉(변호사) 북한의 개방은 북한이 우리 우방들과 관계개선을 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돼야 하며 우리는 이를 도와주어야 한다. 또 어려운 문제이기는 하지만 북한과 대화를 원하는 민간단체들의 대북접촉을 허용,다각적인 대화창구를 마련해보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또 다소 부담이 따르더라도 북한방송의 시청·청취를 허용하고 일방적인 반공교육이 아니라 북한의 장·단점을 함께 알려주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변규칠(럭키금성상사사장) 남북간의 완전통합을 단시일내에 이루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보다 용이한 남북간의 물적·인적 교류만이라도 꾸준히 확대해나가야 한다. 물적 교류의 확대방안으로는 북측의 부족한 외환사정등을 감안,물물교환이나 청산거래방식이 유용할 것으로 보이는데 외국과의 거래방식에 익숙한 종합상사등이 앞장서고 이에대한 정책적 배려가 함께할 때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박동순(한국표준연구소 전산실장) 지난 5월 「한글의 로마자 표기방법」에 관한 국제회의에 참가했을 때 우리의 문제를 놓고 남북한이 소련 프랑스 등 제3의 중재국들에게 나름대로 로비를 하는 현실에 비애를 느꼈다. 남과 북은 과학분야에 있어 서로간의 골이 깊어지기 전에 기술교류를 통해 쌍방에 이익이 되는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또한 이러한 대북접촉과 작업이전에 현재 취합가능한 북한의 컴퓨터 기술및 표준화현황에 대해 연구가 선행되어야 하며 이에따라 대응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대립외교 탈피를 ■유철종(전북대 교수) 북한의 개방과 개혁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고르바초프의 「신사고」가 남북한 지도자 모두에게 적용돼야 한다. 남북한교류정책이 다변회되어야 하며 외교정책도 대립외교에서 벗어나 명분과 실리를 찾고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방안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특히 미 일과 북한과의 관계가 정상화되도록 우회적인 방법으로 국제환경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정규원(서울오륜여중 교감) 북한은 오랫동안 남한에 대해 왜곡된 교육을 시켜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그들 체제에 대해 비판적 시각이 생겨나지 않도록 문을 닫고 있다. 그러나 최근 그들 내부에 서로 폐쇄로 일관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보이는데 이럴 때 우리 사회의 참모습을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직접적인 방법이 불가능하다면 중국에 있는 교포들이나 소련교포들,특히 북한과 인접한 길림성이나 사할린에 있는 우리 교포들에게 교과서등의 책자를 보내 간접적으로라도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동식(현대종합상사 전무) 남북간 직교역을 실현하는 것이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우리 회사는 아연을 매년 2백만∼3백만달러씩 북한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는데 남북간 직교역창구가 없기 때문에 싱가포르에 수입을 의뢰하고 있다. 아연의 국제시장가격은 t당 1천7백달러이나 제3국을 통한 수수료등으로 원자재가격의 6%이상인 1백달러 가량이 추가부담된다. 이러한 비용부담은 북한으로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곽덕근(송광에너지 사장) 북한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이 대북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우선 미국이나 일본과 합작회사를 설립,북한에 진출하거나 기술이전을 해주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합작회사들을 통해 시베리아 개발이나 가스관 건설사업등에 함께 참여,경제적 실리를 취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참모습 소개 ■윤여덕(서강대 교수)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남북한이 서로의 체제를 인정한 상태에서 정치·경제교류보다는 이산가족의 상호방문및 편지교환,예술인들의 교환 등과 같은 문화적 교류부터 선행해 상호 이질감을 해소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부적으로는 우리 사회의 경제적 불평등을 시정하고 정치적 민주화를 이루는 것이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내는 방안이 될 것으로 본다. ■최하원(영화감독·단국대 교수) 동구의 대변혁이후 크게 당황하고 있는 북한을 개방과 개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가시적이고 충격적인 방법이 아니라 비록 작고 사소하지만 현실성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또한 이데올로기에 얽힌 정치적인 문제보다는 문화나 스포츠 교류등이 보다 손쉬울 것이다. 영화인의 입장에서 볼 때 남이든 북이든 수려한 자연이나 사적지를 배경으로 한 현지 로케이션이라도 허용됐으면 좋겠고 연례적으로 한정된 영화작품의 교차상영도 추진해볼 만하다고 생각된다. ■김종하(대한핸드볼협회 회장) 「단일팀이 아니면 북경아시안게임에 참가하지 않는다」는 식의 전제를 내건 체육회담보다는 양국을 오가며 벌일 수 있는 친선교환경기의 개최를 논의하는 회담제의가 먼저 시도됐으면 한다. 체육교류는 서로의 이해를 돕고 분단의 벽을 허물 수 있는 좋은 방편이 될 것이다. 북경아시안게임이 끝난 후라도 경·평축구대회의 개최등과 □□남북의 친선경기를 마련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공동체인식 확산 ■김경오(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 정부간의 협상도 중요하지만 성격이 비슷한 민간단체들끼리의 교류를 먼저 갖고 공동체인식을 확산시키는 것도 좋은 방안일 것이다. 예를 들면 우리 남한의 여성단체협의회와 북한의 여성조직이 순수 민간차원에서 만남을 가지면서 같은 여성이라는 입장에서 겪는 어려움과 문제들을 토의하고 해결책을 찾아보았으면 한다. 비록 많은 시간이 걸리고 미미한 수준에 머물지라도 이런 노력이 합쳐질 때 분단의 벽을 허물 수 있을 것이다.
  • 민단,조총련과 화합 모색/올 8ㆍ15계기 남ㆍ북한 교차방문등 제의

    ◎지위향상 대일 공동 로비도 추진 【도쿄=강수웅특파원】 재일본 대한민국 거류민단 중앙본부(단장 박병헌)는 일본에 거주하는 67만 한인사회에 있어서의 민단계ㆍ조총련계의 장벽을 해소하기 위해 오는 8ㆍ15광복절을 계기로 ▲조총련중앙과 민단집행부와의 조건없는 대화 ▲인도적 차원에서의 남북한 상호방문추진 ▲스포츠ㆍ문화ㆍ경제면에서의 상호교류 등을 제의키로 했다. 민단중앙본부는 이번 대화제의를 통해 구체적 공동추진사업으로 취업ㆍ공직채용 등 전 재일동포의 이익확보를 위한 대일본정부에 대한 로비활동을 공동으로 펼치는 것은 물론 의료분야 등 첨단과학기술부문에서의 공동연구ㆍ개발추진,노인홈(양로원)건설 등 전시효과적이 아닌 실질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남한출신 조총련계 인사들은 한국을,북한출신 민단계인사들은 북한을 각각 방문할 수 있도록 추진하며 오는 10월 북경아시안게임 때는 5백여명 규모의 공동응원단을 파견하는 문제등도 중점 논의키로 했다.
  • 북한의 대화신호(사설)

    북한이 근 반년가까이 외면해오던 남북대화를 다시 하겠다고 나섰다. 우리로서는 그동안 여러차례 그들이 마음을 돌려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해온 터여서 이를 마다할 계제는 아니다. 다만 북한측이 대화재개의사와 함께 회담날짜까지 빠듯하게 잡았기 때문에 그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다. 그동안 북한측의 대화거부자세는 매우 지속적이고 완강했다. 지난 13일에도 평양방송은 한소 정상회담을 맹렬히 비난하면서 모든 남북대화를 거부한다고 밝혔었다. 그것은 지난해 말 팀스피리트훈련을 핑계로 모든 대화를 거부했던 때보다 더 심한 것이어서 우리는 남북대화의 앞날에 암담함조차 느꼈던 것이다. 이제 대화에 관한한 그들의 태도가 조금 변한 듯해 끊어졌던 대화는 어떤 형태로든 이어질 것으로 본다. 그러나 북한측의 태도변화에는 몇가지 복선이 도사리고 있는 듯 여겨져 개운찮은 감정을 갖게 한다. 첫째 그들은 돌연한 대화재개를 제의하면서 한소 정상회담및 한반도변화의 내용과 관련,신랄한 대남 비방을 서슴지 않았다. 그로 미루어 앞으로 재개되는 대화가 북한측의 일방적인 대남비방 선전장화 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것이다. 둘째 그들은 지난해 성사될 뻔했던 남북이산가족 고향방문을 위한 적십자회담을 뒤로 돌리고 고위급 회담및 국회회담 예비접촉을 먼저 내세웠다. 그 두 회담은 다른 접촉에 비해 비교적 정치성을 띠고 있는 대화이다. 가장 순수하고 인도적인 적십자회담이나 스포츠ㆍ경제회담 등을 배제한 저의로 미루어 회담전망은 별로 밝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셋째 회담재개 의사속에 대화 그 자체를 성사시켜보려는 성실성과 진실이 담겨있지 않다. 항상 강조하는 바이나 무릇 모든 대화는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다. 상대방에 대한 불신이나 비방하고자 하는 마음이 떠나지 않을 때 그 대화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설혹 이뤄진다 하더라도 결실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간의 북한의 태도와 자세로 미루어 그들은 재개될 남북대좌에서 한소 정상회담의 비난은 물론 이미 그들이 제기한 바 있는 이른바 범민족대회 개최,대북 관계법안 폐지를 되풀이 주장하는 등 선전공세로 나올 것은 불을 보듯 명백하다. 그들의 주장과 공세에 일일이 댓거리할 수도 없고 그러자니 대화는 진전되지 않을 것이며 결국 결실은 커녕 불신만 누적되는 결과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도 북한의 대화자세가 근본적으로 대화와 교류에 목적을 두기보다 전반적인 대남 전략의 일환으로서 시도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그들은 자기들이 불리할 때는 일방적으로 기피ㆍ거부하면서 책임을 전가하다가 필요할 땐 이번처럼 느닷없이 대화를 제기하고 나서곤 하는 것이다. 다른 문제와 달라 남북한간의 대화는 가장 소중하고 본질적인 과제에 속하는 것이다. 민족의 재결합을 모색하고 분단상태를 해소해 보자는 대화에 성실성과 순수성이 결여된다면 그것은 하지 아니함만 못하다. 북한은 안팎의 변화에 눈을 크게 떠야한다. 특히 동구권의 개혁과 우리 북방정책의 성과를 눈여겨보고 새로운 대화에 임하는 자세를 가다듬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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