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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럼프 할배’ 투오마스 퀴뢰 “적어도 하늘에는 핵폭탄이 없었습니다”

    ‘그럼프 할배’ 투오마스 퀴뢰 “적어도 하늘에는 핵폭탄이 없었습니다”

    “적어도 하늘에는 핵폭탄이 없었습니다. 위대한 올림픽을 조직해줘 감사합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일주일 남기고 번역 출간된 ‘한국에 온 괴짜노인 그럼프’의 저자 투오마스 퀴뢰(44·핀란드)가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대회 총평을 이렇게 털어놓았다. 퀴뢰는 까칠하기 이를 데 없으나 잔정 많은 괴짜 노인 그럼프 시리즈로 현재 핀란드에서 가장 잘나가는 작가다. 우리 사회처럼 세대간 극심한 견해의 차이를 보이는 핀란드 사회를 극명하게 풍자해 세 권의 시리즈가 인구 520만명의 핀란드에서만 50만권 넘게 판매됐고, 2014년에는 영화로 제작될 정도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 그가 번역본을 출간한 세종서적에 몸소 연락해 평창동계올림픽을 세계인에게 알리고 싶다며 ‘한국에 온 괴짜노인 그럼프’를 제안했다. 서울 유학을 결심한 손녀를 말릴 겸 서울살이에 불편한 점이 없는지 살펴보려고 한국을 찾은 김에 강원 평창과 강릉, 정선 경기장 등을 돌아보고 안내를 맡은 한국인들과 많은 의견을 나누는 것이 소설의 뼈대다. 김정은 북한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제라도 핵무기 발사 버튼을 누를 것 같은 분위기 속에 성공 개최가 의심됐던 평창동계올림픽이 큰 탈 없이 막을 내렸다. 폐막 다음날 이메일로 질문지를 보냈고 종합편성 채널의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낯익은 페트리 깔리올라가 핀란드어로 옮겨 작가에게 전하고 반대 과정을 통해 답변을 들었다. 마침 폐막에 즈음해 스키 여행 중이어서 답변이 지난 2일에야 도착했다. 이런저런 사정이 있어 미루다 이제야 올린다. 다음은 일문일답.→ 새파랗게 젊은 나이에 권력을 잡아 할배를 기분 나쁘게 만들었던 그 친구(김정은 위원장)가 평창 참가를 결정하면서 대회는 많은 질적, 양적 변화를 겪었다. 이런 숨가뿐 정세 변화를 멀리 핀란드에서 보면서 적잖이 당황했을 것 같은데. -원래 스포츠와 정치가 서로 혼동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올림픽에서는 늘 그래 왔다. 선전 효과가 너무 커서 그렇다. 아돌프 히틀러는 베를린올림픽을 자신의 목적으로 사용했고, 미국은 냉전 시대 모스크바올림픽을 보이콧했고, 옛 소련은 그 보복으로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 불참했다. 평창 대회도 목적은 평화를 조성하는 데 있었지만 선전적인 구석을 배제할 수 없었다. 북한 응원단은 한국 관객들 사이에서 매우 이상한 존재로 비쳤다. 북한 선수들을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에 합류시키는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해야 했는지 여전히 의문이다. 그러나 올림픽 때 적어도 하늘에는 핵폭탄이 없었다. → 보수적인 할배는 세상의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사람의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고 볼 것 같다. 하지만 평창 대회를 계기로 남북간 말과 뜻이 통하는 계기는 만들어졌다고 보는데. -사람과 사회, 국가 사이에는 항상 의사 소통이 필요하다. 그런 식으로만 우리는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협박은 유치하고 매우 위험한 일이다. 북한의 뚱뚱한 소년과 미국의 대걸레 머리를 한 양키 대통령이 핵무기의 크기를 측정하고 있을 때 내 마음은 비명을 질렀고, 둘을 다시 유치원에 보내고만 싶었다.→ 젊은 독재자의 여동생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개회식에, 젊은 독재자의 부하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이 폐회식에 나란히 앉은 모습을 보며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이렇게 정치가 올림픽에 얽혀드는 것을 보며 어떤 느낌이었는지? 또 앞으로 남북이나 북미 관계, 나아가 한반도 정세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적어도 미국인을 당황하게 만드는 꼼꼼하고 계획적인 면모가 엿보였다. 그러나 이제 세계 정세는 제대로 그려지지 않은 스케치의 선처럼 보인다. 그렇게 끔찍하고 위험한 것만 아니라면 재미있을 것 같다. → 이번 대회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나 순간을 꼽는다면. -핀란드는 대회에서 적당히 성공했고, 오랫동안 금메달을 수상하지 못해 초조하게 만들었다. 그러다 마침내 이보 니스카넨이 크로스컨트리 스키 50㎞ 클래식에서 금메달을 땄다. 나도 그걸 보고서야 스키 여행에 동참할 수 있었다. → 핀란드는 금 1, 은 1, 동메달 4개를 딴 반면 노르웨이는 모두 39개의 메달을 따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스웨덴도 금 7, 은 6, 동메달 1개로 핀란드보다 나았다. 어떤 차이가 이웃나라 간에 이런 차이를 불러오는지. -노르웨이는 오래 전부터 스키 종목에서 아주 강했다. 적시에 재능 있는 선수들을 찾아내고 훈련에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했다. 노르웨이 동계스포츠는 무척 뿌리가 깊다. 스웨덴인들은 어려운 종목들에서 실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핀란드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서는 그 반대였다. 아쉽게도 4위와 6위에 머무르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슬프지 않다. 현실은 받아들여야 하니까.→ 평창 대회는 아시아에 동계 스포츠를 확산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대회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할배의 평가는. -쇼트트랙 스케이팅 선수들이 너무나 빨리 움직여 기뿐 나쁠 것 같다. 눈으로 계속 쫓아가기도 어렵고. 잠깐 딴데를 보게 되면 경기가 끝나 버린다. 그러나 아시아인들에게 동계스포츠의 인기가 높아졌을 것이란 점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있을수록 경기는 더 좁은 공간에서 이뤄져야 더 재미있는 것 같다. → 할배는 ‘아시아인들이 대회를 잘 치를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어느 정도 불식됐나. -동계올림픽을 잘 치르기 위해서는 엄청난 규모의 조직과 많은 역할이 필요하다. 또 인간의 힘으로 제어하기 힘든 요소들과 맞닥뜨린다. 우리는 겨울 폭풍우가 몰아치면 거기에 적응해야만 한다. (알파인 스키의) 일부 변경은 있었지만 단 한 경기도 취소되지 않았다. 내 경험에 비춰볼 때 오늘날 아시아는 모든 측면에서 가장 성장 속도가 빠른 곳이다. 그들에게는 의지와 재원, 성장하는 경제, 자신의 재능을 세계에 보여주고자 하는 열망이 있다. 반면 유럽은 ‘녹슨 노인’과 비슷하고, 또 그럼프 노인처럼 옛날이 더 좋다고만 여긴다. → 어떤 마음으로 한국 여행을 하고 책을 썼는지 궁금하다. 애초 기획 의도를 얼마나 관철했다고 보는가. -한국 말고는 자료를 찾기 위해 소설의 배경이 되는 곳을 여행한 적이 없다. 한국 여행은 재미있고 효과적이었다. 우리 팀은 며칠(지난해 8월 4박5일) 만에 좋은 결과를 얻었고, 핀란드대사관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도왔다. 특히 프로젝트 코디네이터인 페트리 깔리올라가 아주 소중한 도움을 줬다. 난 2006년에도 서울을 방문했다. 어렸을 때 태권도를 배웠고, 한국의 과거와 현재에 많은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핀란드의 다른 소설들이 한국에서도 많이 번역돼 행복하다. 이런 소설들은 다른 문화와 사람의 생각에 들어가기 위한 관문 역할을 할 것이다. → 앞으로 계획이나 현재 열중하는 일은. -자수성가한 그럼프가 다시 고국을 떠나는 영화 대본을 쓰고 있다. 한국이 첫 번째 목적지였는데, 이번에는 자동차를 사기 위해 독일로 떠나는 상정이다. → 책에 실린 종이상자 사진은 무얼 의미하는지. -그럼프처럼 자수성가한 사람들은 익숙한 무언가를 담는 데 집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럼프 할배는 수도에 있는 아들 집에 갈 때도 늘 물건을 종이상자에 넣어 간다. 우연히 골판지 상자가 눈에 띄었는데 그런 할배들의 집착을 상징하는 데 딱이었다. → 마지막으로 괴짜 노인 그럼프를 좋아하는 한국 독자들에게 전할 말은. -위대한 올림픽을 조직해줘 감사하다. 핀란드는 현재 영하 25도인데 한국은 조금 더 따뜻하길 바란다. 그렇지 않다면 그럼프처럼 겨울용 모자를 기억하세요.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남북 단일팀ㆍ 컬링 ‘갈릭 걸스’… 외신도 감탄한 평창 명장면

    남북 단일팀ㆍ 컬링 ‘갈릭 걸스’… 외신도 감탄한 평창 명장면

    평창동계올림픽을 취재한 주요 외신들은 대회 명장면으로 단일팀, 한국 여자 컬링, 스노보드의 클로이 김을 꼽았다. 또 북한 관련 문제와 혹한 등의 우려를 안고 시작한 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졌다고 평가했다.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의 마토코 리치 기자는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한 단일팀의 마지막 경기가 인상적이었다”면서 “승패를 떠나 선수들이 아이스링크 중앙에 모여 스틱을 내려놓고 타원 모양을 만들자 관중들이 ‘우리는 하나다’고 외쳤고, 경기장에서는 그룹 코리아나의 1988년 서울올림픽 주제곡인 ‘손에 손잡고’가 울려 퍼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랜들 아치볼드 기자는 “지금까지 내가 취재했던 어떤 스포츠 경기도 이처럼 스포츠와 지정학의 울림이 어우러지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영국 가디언은 여자 컬링 대표팀에 찬사를 보냈다. 가디언은 “(여자 컬링 팀은 이번 대회를 통해) 일약 스타로 떠올랐고 고향인 의성의 특산물에 빗대 ‘갈릭 걸스’(마늘 소녀들)라는 별명까지 얻었다”면서 “강철 같은 집중력과 톡톡 튀는 개성으로 가능할 것 같지 않던 은메달을 얻었다”고 썼다. 미국 USA투데이는 한국계 클로이 김의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우승 장면을 인상 깊은 순간으로 꼽았다. USA투데이는 “한국계 이민 가정에서 자란 17세의 클로이가 압도적인 기량으로 우승하며 세계인의 마음을 홀렸다”고 소개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평화 평창 2라운드… 이젠 패럴림픽이다

    평화 평창 2라운드… 이젠 패럴림픽이다

    北 선수단 파견… 사상 첫 참가 총 49개 국가 선수 570명 결전 신의현ㆍ아이스하키 등 메달 기대 안방서 금1 은1 동2 ‘톱10’ 목표 식지 않은 평창동계올림픽의 감동과 열기가 열흘 후 패럴림픽으로 이어진다.전 세계 장애인 선수들의 눈과 얼음의 스포츠 축제인 평창동계패럴림픽이 다음달 9일부터 18일까지 강원 평창과 정선, 강릉에서 열린다. ‘하나 된 열정’(Passion. Connected) 슬로건 아래 49개국 선수 570명이 6개 종목, 금메달 80개를 놓고 설원과 빙판에서 우정의 대결을 펼친다. 소치 대회보다 4개국, 선수 23명이 늘어 동계패럴림픽 사상 최대 규모다. 개회식은 당일 오후 8시~9시 45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 도핑에 연루된 러시아는 평창동계올림픽과 마찬가지로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라는 이름으로 참가한다. 북한도 동계패럴림픽 사상 최초로 선수단을 파견한다. 장애인 노르딕스키 선수 마유철(27)과 김정현(18)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의 ‘와일드카드’(특별출전권)로 참가한다. 평창패럴림픽에서도 개회식과 폐회식에 남북 선수단이 공동 입장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썼던 기존 경기장을 그대로 사용한다. 알파인스키와 스노보드,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 스키 등 설상 종목은 ‘평창 마운틴 클러스터’에서 열린다. 전체 금메달 80개 중 78개가 설상 종목에 걸려 있다. ‘강릉 코스탈 클러스터’에서 열릴 빙상 종목으로는 아이스하키와 훨체어 컬링이 있다. 한국은 역대 동계패럴림픽에서 은메달만 2개(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알파인스키 한상민, 2010년 밴쿠버 대회 남자 컬링)를 땄다. 이제 노 골드 아픔을 씻어야 한다. 2006년 토리노 대회와 2014년 소치 대회 때는 ‘노 메달’이었다. 한국 선수단의 평창패럴림픽 메달 전망은 나쁘지 않다. 동계패럴림픽 사상 최초로 아이스하키와 휠체어 컬링, 알파인스키, 크로스컨트리스키, 스노보드, 바이애슬론 등 6개 전 종목에 36명이 출전한다. 메달 후보로는 노르딕스키 신의현(38·창성건설)과 알파인스키 양재림(28·국민체육진흥공단), 휠체어 컬링 대표팀,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첫손에 꼽힌다. 특히 신의현은 평창패럴림픽에서 장애인 바이애슬론과 크로스컨트리 스키 8개 세부종목에 나서 ‘멀티 메달’을 겨냥하고 있다 배동현(35) 평창패럴림픽 한국선수단장은 “안방 대회에서 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둬 국민 기대에 부응하고 장애인 스포츠의 기반을 다지는 계기를 만들겠다”며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포함해 메달 4개를 획득해 종합순위 10위 이상 성적을 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남북 단일팀 ‘정치 이용’ 기우… 성숙한 국민ㆍ선수 확인한 대회”

    “남북 단일팀 ‘정치 이용’ 기우… 성숙한 국민ㆍ선수 확인한 대회”

    모두들 뿌듯해하는 평창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국민들이나 팬들이 느끼는 것과 조금 다른 피부체감을 갖는 분들이 있다. 유치 과정부터 뛰어들어 재수, 삼수 와중에 눈물을 삼키거나 분해서 주먹을 불끈 쥔 분도 있었다. 더러는 한국 첫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영광을 뒤로하고 열심히 뛰는 후배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기도 했다. 선수촌에서 각국 선수들과 부대끼느라 연초부터 집 한 번 다녀오지 못한 이도 있었다. 숱하게 평창 대회가 이런저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시민단체 관계자도 있다. 한자리에 모이기 어려운 이들의 이야기를 지상 대담으로 꾸몄다.먼저 평창 대회는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성백유 평창동계올림픽대회조직위원회 대변인은 “1988년 서울올림픽이 로켓의 1단 추진체였다면, 평창 대회는 2단 추진체”라고 단언한 뒤 “준비 과정에서 어려운 점이 많았는데 개막 닷새 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관계자가 모든 게 잘 돌아간다고 칭찬하더라. 과거 기자로 취재했던 나가노 대회(1998년)나 토리노 대회(2006년)와 비교했을 때도 훨씬 나았다”고 말했다. 한국의 첫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인 김윤만 대한체육회 과장은 “경기력도 나아졌고 선수들이 성숙해진 것을 확인한 대회”라고 돌아봤다. 자신이 뛰었던 스피드스케이팅만 해도 예전에는 단거리에만 치중했는데, 중장거리에서도 가능성을 보여 주는 좋은 성적을 받았다. 스키, 스노보드와 같은 설상 종목과 봅슬레이 등 썰매 종목에서도 메달을 냈다. 그는 “이승훈 인터뷰를 보면 알겠지만 자원봉사자에게까지 공을 돌리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우리 때만 해도 ‘기분 좋아요’ 하면 그만이었다”고 설명했다. 깜짝 놀랄 만한 경기력과 함께 종목이 지닌 매력까지 온 국민에게 오롯이 보여 줬다는 평가를 듣는 컬링의 오늘을 만든 김경두 경북컬링협회장은 “생활 스포츠가 일상으로 들어오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컬링만 해도 누구나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다. 컬링이 앞으로 그런 역할에 선도적으로 나서면 좋겠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고교 방과 후 활동으로 시작한 여자 대표팀이 이렇게 값진 은메달을 딴 것처럼 즐거운 스포츠가 결국 국민들의 사랑을 받은 큰길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고 덧붙였다. 김만기 평창선수촌 운영국장은 평창 유치 노력이 재수 끝에 낙방했을 때 과테말라시티의 눈물을 기억하는 이 가운데 한 명이다. 김 국장은 “대회를 마치고 나니 조금 더 치밀하고 꼼꼼하게 준비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묻어났다. 한 경기도 제대로 못 봤을 정도로 바빴지만 성공적인 개최에 힘을 보탰다고 생각하니 뿌듯하다”고 회상했다. 정용철 체육시민연대 집행위원(서강대 스포츠심리학 교수)은 “걱정했던 것보다 잘 치러져 다행이다. 하지만 패럴림픽까지 잘 치르고 난 뒤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 빚어진 잘못들을 바로잡고 낡은 시스템을 정비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감동적인 순간을 묻자 비슷한 대답이 돌아왔다. 남북한 단일팀과 공동 입장, 여자 컬링팀의 선전, 이상화의 3대회 연속 메달 등등이다. 김경두 회장은 시골 컬링 소녀들이 유럽 선수들을 상대하며 마음을 컨트롤한다는 느낌까지 온 때가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답변했다. 김윤만 과장은 김보름이 마음고생을 이겨내고 은메달을 딴 장면이 안타까우면서도 자랑스러웠다고 돌아봤다. 선수 출신답게 언론이나 누리꾼들이 조금 더 성숙했더라면 하는 안타까움도 표출했다. 성 대변인은 “단일팀이 정치적으로 이용만 당하는 게 아닌가 걱정했는데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박수를 받는 과정을 보며 무조건 메달 타령만 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국민도, 언론도 성숙된 자세를 보여 줬다”고 높이 평가했다. 김 과장은 “올림픽이라는 게 결국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경쟁이다. 평화올림픽을 표방했는데 올림픽 취지에 완벽하게 부합했다. 앞으로 남북한 선수 교류를 통해 남북관계의 어려움을 극복할 여지가 열렸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선수 시절 북한 선수와 함께 훈련하고 경쟁하며 같은 민족이란 것을 느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남북의 스포츠 교류가 더욱 활성화돼 상생했으면 좋겠다. 동계뿐 아니라 하계 스포츠도 교류를 더욱 많이 하고, 2년 뒤 도쿄올림픽과 4년 뒤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더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정 집행위원은 단일팀을 다루면서도 우리 언론은 여전히 ‘성적 프레임’에 갇혀 있는 것 같았다며 “남북 선수가 손을 잡고 마음의 문을 여는 시발점이란 의미를 살리려면 언론매체부터 프레임의 다각화, 장기화를 염두에 두고 노력을 거듭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협회장은 대회에서 가장 조마조마했던 일로 “문체부의 의지는 있었는데 정작 연맹이 제 기능을 못 해서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이 어려웠다. 마음고생도 많았고 안타까웠다. 컬링인들이 단합해 이 기회를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김 과장도 빙상계 파벌 문제가 불거진 데 대해서도 “라인이라는 건 어디에서나 생길 수밖에 없다”며 “앞을 크게 내다보고 서로 융화됐으면 좋겠다”고 진단했다. 대회를 치르며 부족하다고 느낀 점을 물었다. 성 대변인은 “다른 나라들은 러시아나 중국을 빼고 올림픽을 민간 주도로 한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관 주도다. 조직위 국장급 중 민간인은 나밖에 없다. 체육계 사람이 많지 않아 그런 점이 개선되고 다음 국제 종합대회를 치를 때는 조금 더 민간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포스트 평창’ 과제로 강릉과 평창, 정선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키우고, 경기장을 냉동창고로 쓰지 말고 남겨둬야 동계스포츠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체육 농단의 와중에 흐트러진 대한체육회의 위상을 올바로 세우는 일도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강릉 컬링센터는 다목적체육관으로 기능이 바뀔 것 같은데 컬링 전용경기장으로 남기면 컬링인들은 좋겠지만 강릉시의 부담만 늘리는 것이어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봤다. 이어 경기장 사후 활용 방안에 대해 “아직 확정된 게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조직위에서 결정해야 할 문제다. 듣기로는 동계아시안게임 유치에 활용하려는 것 같다. 대회 이후에도 활용하려면 선수나 일반 동호인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게 좋으니 신중하고도 다각적으로 검토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역시 ‘포스트 평창’에 대해 목소리가 높은 것은 정 집행위원이었다. “88년식 국가주의가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이를 경계하면서 국가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기 바라는 체육계의 낡은 인식을 바꾸는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 같다. 특히 국위를 선양한 선수들에게 병역을 면제해 주거나 연금을 지급하는 형식이 온당한지 시간을 두고 따져봤으면 좋겠다”며 “이런 체육계의 엘리트주의 프레임을 고치고 올림픽 성공을 위해 미뤄 뒀던 평창 대회 유치 과정에 터진 국정농단 잘못, 시스템이 망가졌던 책임 소재도 반드시 짚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정리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깜짝 나이트클럽’ 된 강릉 오벌… 흥겨운 춤에 외신도 놀랐죠

    ‘깜짝 나이트클럽’ 된 강릉 오벌… 흥겨운 춤에 외신도 놀랐죠

    벌써 ‘올림픽 앓이’를 하는 국민이 숱할 만큼 평창동계올림픽은 각본 없는 드라마로 감동을 만들어 냈습니다. 17일간의 열전이 순식간에 지나간 듯합니다. 서울신문 특별취재반은 지난 1~25일 현장을 누비며 올림픽의 감동과 환희를 전달했습니다. 물론 기사화하지 못한 것도 있습니다. 25일간의 평창 뒷얘기를 담았습니다.●자원봉사자ㆍ조직위 광란의 춤판? 지난 24일이었습니다. 올림픽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에서 이승훈과 김보름이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며 국민들에게 큰 기쁨을 줬는데요. 모든 경기가 마무리된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오벌)에선 예상치 못한 뒤풀이가 있었습니다. 마치 연극이 끝나고 커튼 뒤엔 어떤 일이 벌어질까 궁금해하신 적이 한번쯤 있을 것 같은데요. 오벌에서는 깜짝 나이트클럽이 열렸습니다. DJ 음악에 맞춰 자원봉사자와 평창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한데 어우러져 광란의 밤을 보냈죠. 대낮처럼 환하게 밝힌 조명도 나이트클럽 분위기에 어울리게 어둡고 반짝반짝거렸습니다. 한쪽에서는 선수들처럼 스케이팅을 연출하고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쌓였던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내는 모습이었습니다. 외신 기자들도 갑자기 바뀐 분위기에 놀랐지만 ‘평창의 추억’을 카메라 렌즈에 담기에 바빴습니다. 반면 23일 쇼트트랙 경기를 끝낸 강릉 아이스아레나는 기념사진 찍는 것으로 얌전하게(?) 뒤풀이했습니다. 아무래도 25일 피겨 갈라쇼가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지 싶네요. ●팬 생각하는 ‘진정한 스타들’ 메달을 딴 많은 선수들 가운데 이승훈과 클로이 김이 특히 기억에 남는데요. 이승훈은 모든 세리머니를 마무리하고도 떠나지 않고 자리를 지킨 관중들에게 다시 한번 트랙을 돌며 인사를 했습니다. 남은 관중이 수십명뿐이라 눈을 맞추는 인사였습니다. 늦은 시간인 데다 6400m를 두 번이나 뛰어 많이 피곤했을 텐데 말이죠. 팬을 생각하는 진정한 스포츠 스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국은 영웅 만들기를 좋아하죠. 기자회견에서도 그런 분위기를 살짝 엿볼 수 있었는데요. 클로이 김이 메달을 따고 회견장에 들어왔을 때 기자들이 “그레잇”을 외치며 축제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클로이 김도 기자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즐거워해 경직된 우리와는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최순실 파문’ 후 날개 단 송승환 감독 송승환 개·폐회식 총감독은 2015년 7월 임명됐습니다. 하지만 임명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고 합니다. 박근혜 정부와 ‘비선 실세’ 최순실 측 인사들은 송 감독의 인지도를 걸고 넘어졌습니다. ‘난타’ 공연 정도가 주요 경력인데, 올림픽 개·폐회식을 맡겨도 되느냐는 회의론이 돌았습니다. 하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어 결국 송 감독으로 낙착됐습니다. 송 감독은 임명 후에도 정부의 간섭으로 마음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실무진이나 스태프를 뽑는 데도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감 놔라 배 놔라’를 했답니다. 하지만 ‘최순실 파문’이 터지자 발등에 떨어진 불 때문에 문체부는 개·폐회식에서 손을 뗐고, 송 감독이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송 감독은 종종 지인들에게 “(스타디움에 있는) 3만 5000명이 아닌, 전 세계 35억명을 대상으로 하는 공연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답니다. 실제로 개·폐회식은 현장보다 TV로 시청한 사람들의 평가가 훨씬 좋았습니다. ●北응원단 화장실 갈 때도 ‘호위’ 북측 응원단이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 온 건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과 2003년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2005년 인천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에 이어 12년 만입니다. 출중한 미모를 갖춘 230여명은 평창에서도 일거수일투족을 주목받았는데요. 단 외부와의 접촉은 철저히 차단됐습니다. 화장실을 갈 때도 10명, 20명씩 짝지어 움직였고 국가정보원의 ‘호위’를 받았습니다. 기자가 말을 걸려고 하면 보안요원이 다가와 가로막고 AD 카드에 적힌 이름을 확인하기도 했죠. 외신들도 많은 관심을 가졌습니다. 한 기자는 응원단이 외치는 구호가 뭔지 물어봤고, 몇 살인지 궁금해하는 기자도 있었습니다. 자신이 듣기론 16살인데, 아동학대 아니냐는 겁니다. 미국 기자는 “응원단 구호 중 혹시 미국을 비방하거나 깔아뭉개는 건 없느냐”고 물어봤습니다. 가까이서 본 응원단은 생각보다 화장이 짙었습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동생 김여정이 옅은 화장으로 수수한 느낌을 줬던 것과 대비됐습니다. ●눈 안 와 2억 5000만원 들여 인공눈 역대 가장 추운 올림픽으로 회자되는 만큼 날씨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취재진은 지난 1일 평창으로 가면서 탄산수 한 병을 사 차량에 뒀는데요. 다음날 아침에 보니 병이 산산조각 나 있었습니다. 얼어서 부피가 커지면서 유리도 깨져버린 거죠. 그래도 개·폐회식 당일 날씨가 많이 풀려 다행이었어요. 또 지난 3일 모의 개회식이 관중에게 학습 효과를 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뉴스를 통해 보통 추위가 아니란 걸 안 관중들은 ‘중무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내복 세 벌을 겹쳐 입었다는 사람, 핫팩을 온몸에 붙였다는 사람…. 평창은 폭설로도 유명하지만 대회 기간 중 큰 눈은 오지 않았습니다. 눈이 오면 경기 진행에 방해가 되지만 너무 없어도 문제입니다. 동계올림픽 분위기가 안 나잖아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산하 올림픽방송(OBS)은 메인프레스센터(MPC) 뒤 알펜시아리조트 슬로프를 24시간 촬영하는데, 눈이 없어 조직위가 인공눈을 뿌리기도 했습니다. 2억 5000만원어치요. ●이기흥 회장·박영선 의원 논란도 평창에선 이런 우스갯소리가 돌았습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살렸고, 박 의원은 스피드스케이팅 김보름이 구했다.” 세 인물은 논란의 소지가 있는 행동으로 여론의 비난을 받았습니다. 이 회장은 자원봉사자에게 막말을 했다가 사과했고, 박 의원은 스켈레톤 경기 피니시 구역 특혜 출입 의혹이 일었습니다. 김보름은 팀추월에서 ‘왕따’ 논란을 불렀죠. 국민들은 이제 ‘올림픽=금메달’로 여기지 않습니다.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에게도 금메달리스트에 버금가는 뜨거운 박수를 보냈지요. 하지만 차별과 불공정, 갑질은 결코 용서하지 않았습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사건 사고가 대회 흥행을 막을 뻔했습니다. 노로바이러스 발병으로 25일까지 32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죠. 선수도 4명 감염됐습니다. 네덜란드 빙속 선수들이 축하행사를 벌이다 상패를 집어던지는 바람에 한국인 2명이 머리에 맞고 부상을 입었죠. 개도 종종 화제에 올랐습니다. 국내 농장에서 구출된 두 마리를 캐나다에 데려간 피겨스케이터 미건 뒤아멜이 페어 동메달을 목에 걸어 뉴스에 소개됐습니다. 네덜란드 빙속 선수 얀 블록하위선은 믹스트존에서 “이 나라는 개에게 더 잘 대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가 개 식용 문화를 가진 한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비쳐 논란을 낳았고요. 평창 특별취재반 hermes@seoul.co.kr
  • 굿바이 평창…외신 기자 “가장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올림픽”

    굿바이 평창…외신 기자 “가장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올림픽”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폐막식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가운데 주요 외신들은 ‘감동의 여정’을 재조명했다.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자사의 올림픽 특별취재단 개개인이 선정한 명장면들을 소개했다. 마토코 리치 기자는 승패를 떠나 여자 아이스하키팀 남북 단일팀의 마지막 경기를 꼽으면서 “남북 단일팀 선수들이 아이스링크 중앙에 모여 스틱을 내려놓고 타원 모양을 만들자 관중들은 ‘우리는 하나다’라고 외쳤고, 경기장에서는 1988년 서울올림픽 주제곡인 ‘손에 손잡고’가 울려 퍼졌다”고 말했다. 랜들 아치볼드 기자는 ‘한국의 첫 금메달’을 안겨준 쇼트트랙 남자 1500m 경기를 꼽았다. 아치볼드는 “대회 첫날 나는 대한민국의 첫 번째 금메달 경기를 봤다”면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경기장을 찾았고, 북한 응원단도 로봇 같은 정확성으로 물결을 이루며 응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내가 취재했던 어떤 스포츠 경기도 이번처럼 스포츠와 지정학의 울림이 어우러지지는 않았다”면서 “나로서는 첫번째 올림픽 취재…아마도 가장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썼다. 일간 USA투데이는 “모든 올림픽은 크고 작은 승리와 좌절로 얽혀져 있다. 이번 17일의 아름다운 여정은 성공적인 평창동계올림픽을 만들었다”며 17개의 명장면을 선정했다. 우선 펜스 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모두 참석했지만 별도의 접촉이 이뤄지지 않았던 올림픽 개막식을 꼽으면서 “남북 공동입장 때 펜스 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았다”고 전했다.미국 스노보드 국가대표로 금메달을 따낸 한국계 클로이 김의 여자 하프파이프 우승장면도 인상 깊은 순간으로 꼽았다. USA투데이는 “한국계 이민 가정에서 자란 17세의 클로이 김은 압도적인 기량으로 우승했다”면서 특히 소셜미디어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평창동계올림픽 명장면 10개’를 선정하면서 북한 응원단을 소개했다. 가디언은 “북한 응원단은 가는 곳마다 시선을 사로잡았다”면서 “반응은 복합적이지만 분명 평창올림픽에서 가장 독특한 부분이었다”고 평가했다. 가디언은 또 한국 여자컬링 대표팀에 대해 “일약 스타로 떠올랐고 고향인 의성의 특산물에 빗대 ‘갈릭 걸스’(마늘 소녀들)라는 별명까지 얻었다”면서 “강철같은 집중력과 톡톡 튀는 개성으로 가능할 것 같지 않았던 은메달을 얻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평창은 ‘평화ㆍ안전ㆍ문화’ 올림픽…ICT강국 뽐냈다

    평창은 ‘평화ㆍ안전ㆍ문화’ 올림픽…ICT강국 뽐냈다

    17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한 평창동계올림픽은 지구촌 스포츠 축제라는 의미를 뛰어넘어 남북 관계 복원과 한반도 정세 전환의 큰 계기를 마련하는 평화 외교 무대의 장이었다. 테러 위협이 없는 안전한 나라라는 인식도 심어 줬다. 또 한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국제사회에 문화·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의 지위를 확고히 다졌다.●전통ㆍ현대ㆍ잠재력 결합 문화 역량 과시 북한의 참가는 한반도 정세 전환의 큰 계기가 됐다. 지난해부터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은 군사적 옵션을 거론하는 미국의 강경 대응과 맞물리면서 한반도의 긴장 지수를 크게 높였다. 그러나 개회식에 남북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공동 입장을 한 뒤 남북 단일팀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성화봉을 이어받아 마지막 성화 점화자인 김연아에게 건네면서 전 세계에 강력한 평화 메시지를 전달했다. 특히 여자 아이스하키에서 남북은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단일팀을 구성해 출전했고 국민도 하나 된 마음으로 단일팀을 응원했다. 살얼음판 같았던 남북 관계는 올림픽을 기점으로 모처럼 해빙의 기운을 맞았다. 북한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헌법 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고위급대표단으로 남쪽에 파견, 문재인 대통령을 평양에 초청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북한은 폐회식에도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인 김영철 당 부위원장을 파견해 평창대회가 한반도 평화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대회 기간 촘촘히 배치된 문화이벤트는 국내외 관광객을 사로잡았다. 개회식은 ‘행동하는 평화’를 주제로 우리의 전통과 현대, 미래의 잠재력을 결합한 문화적 역량을 세계에 집약적으로 보여 줬다는 호평을 받았다. 특히 개회식 공연에 등장한 인간의 얼굴과 새의 몸을 한 ‘인면조’(人面鳥)는 한국 젊은 세대에게도 큰 인기를 끌었다. ●세계 첫 UHD 중계방송ㆍ5G 서비스 케이팝은 올림픽 분위기를 달구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어느 경기장을 가든 신나는 케이팝 리듬에 맞춰 춤을 추며 세계 각국에서 온 선수와 관객이 어우러지는 광경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러시아 출신 피겨 여자 싱글 은메달리스트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는 인터뷰에서 인기 아이돌 엑소(EXO)에 대한 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평창대회는 또 최첨단 기술이 접목된 ICT 경연장이었다. 세계 최초로 개·폐회식과 쇼트트랙 등 주요 경기가 UHD 방송으로 중계됐으며 내년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를 앞두고 세계 최초로 선보인 5G 시범 서비스는 대회 관계자들과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경기장과 선수촌, 공항에는 11종 85대의 로봇이 투입돼 주요 일정, 관광정보, 교통안내를 맡았다. 평창 ICT체험관에서는 봅슬레이, 스노보드 종목 등을 VR 시뮬레이터로 가상체험할 수 있었다. ●드론 300대 동원 ‘수호랑’ 현장 연출 ‘개회식 스타’였던 인텔의 드론쇼는 폐막식에서 평창 밤하늘을 다시 수놓았다. 이번에는 드론 300대가 평창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을 만들어냈다. 개회식 때와는 달리 녹화 영상이 아닌 현장 연출이었다. 미국 CBS는 “대한민국에서 열린 올림픽은 현재까지 개최된 올림픽 중 최신 기술이 가장 많이 집약된 올림픽”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미국 일간 USA 투데이는 “중무장한 군인과 경찰 인력이 보이지 않고, 보이는 경관들은 무장을 하지도 않았으나 대회가 전반적으로 안전하다”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바흐, 한국말로 “수고했어요 평창”…판다, 4년 뒤 베이징 기약

    바흐, 한국말로 “수고했어요 평창”…판다, 4년 뒤 베이징 기약

    남북 선수단 각자 단복 착용 수호랑, 드론으로 라이브 인사 엑소ㆍ씨엘 한류스타 공연 환호 선수단 댄스파티 화려한 피날레 장이머우 영상에 시진핑 등장 “세계의 친구들과 함께 만나요”“수고했어요 평창.”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또렷한 한국어 발음으로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을 알렸다. 한국의 방식으로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다며 선수들과 함께 손하트를 만들기도 했다. 심재국 평창군수는 오륜기에다 입맞춤을 한 뒤 이를 바흐 위원장에게 넘겼다.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천지닝 베이징 시장이 다시 건네받아 힘차게 흔들어 보였다. 다섯 대륙을 상징하는 강원도 다섯 어린이들의 작별 인사와 함께 평창 올림픽플라자를 밝히던 성화가 꺼졌다. 17일 동안 이어진 감동의 축제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25일 오후 8시 올림픽플라자에서는 ‘올림픽은 끝났지만 모두의 도전은 또다시 시작된다’는 의미의 ‘미래의 물결’(The Next Wave)을 주제로 평창올림픽 폐회식이 열렸다. 평창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1988년 서울올림픽 마스코트인 호돌이가 손을 맞잡고 등장하자 관중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졌다. 개회식 때와 달리 라이브로 드론을 이용해 만든 수호랑이 하늘에서 손을 흔드는 장면은 개회식에서 화제가 됐던 드론으로 만들어진 오륜 마크 못지않은 장관을 연출했다. 이희범 평창 조직위원장은 “만남에는 헤어짐이 있다. 작별은 아쉽지만 우리는 2018년의 평창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게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폐회식은 카운트다운과 함께 시작됐다. 3만 5000여명의 관중이 ‘1’을 외치는 순간 이번 대회에 걸린 102개의 금메달을 상징하는 학생 스케이터(53명)와 어르신 스케이터(49명)가 등장해 역동적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윽고 문재인 대통령과 바흐 위원장이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며 등장하자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2011년 7월 7일에 각각 강원 평창군과 강릉시에서 태어난 아이 둘이 올림픽 경기장의 모습이 담긴 ‘스노글로브’(구형 유리 안에 축소 모형을 넣은 것)를 전달했다.본격적 공연의 시작은 강원 화천에서 태어난 기타리스트 양태환의 ‘미래를 여는 기타 소리’가 알렸다. 비발디의 사계 중 ‘겨울’을 변주한 멜로디가 울려 퍼진 데 이어 거문고 연주자들과 국악 밴드가 함께 어우러져 조화와 융합을 보여 줬다. 미스코리아 출신 연기자 이하늬(35)씨도 한복을 입고 등장해 겨울을 지나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담은 조선 시대 궁중 무용인 ‘춘행무’를 선보였다. 국악인 김준수(27)씨와 김율희(30)씨의 판소리와 함께 92개국 선수단이 쏟아져 들어온 것도 이채로웠다. 판소리가 훌륭한 랩 음악으로 변주되는 특별한 순간이기도 했다. 한국 선수단 기수는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의 대회 초대 금메달리스트 이승훈(30)이었다. 폐회식 때는 개회식과 달리 국기들이 한꺼번에 들어오고 선수단이 한데 뭉쳐 들어왔다. 이에 따라 먼저 한반도기와 태극기, 인공기가 함께 들어서고 이어 남북 선수들이 메달을 목에 걸거나 미소를 지으며, 또 카메라로 관중석을 찍으면서 홀가분한 축제 분위기를 만끽했다. 올림픽의 또 다른 주역인 자원봉사자들에게 추운 겨울 고생했다는 의미를 담은 목화송이로 만든 꽃다발을 전달한 것도 여느 대회와 다른 모습이었다. 바흐 위원장이 대회를 빛낸 선수로 타우파토푸아(통가), 류자위(중국), 린지 본(미국), 렴대옥(북한), 윤성빈(한국), 아디군 세운(나이지리아), 고다이라 나오(스피드스케이팅), 마르탱 푸르카드(프랑스)를 호명해 함께 무대에 세운 것도 각별하게 다가왔다. 중국이 낳은 세계적 연출가인 장이머우 감독이 지휘를 맡은 8분의 베이징동계올림픽 관련 공연도 인상적이었다. 2008년 베이징하계올림픽 개회식 공연에서 중국의 5000년 역사를 담아내 호평을 받은 장 감독은 이번엔 과거 대신 중국의 미래를 펼쳐 보였다. 제24회 대회를 상징하는 24명의 무용수가 롤러블레이드를 타고 두 조로 나눠 줄줄이 등장했다.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 24대가 출연자 공연과 어우러진 것이 돋보였다. 스크린들은 위성항법장치(GPS) 시스템을 기반으로 사람의 도움 없이 움직이면서 중국의 과학, 기술, 미래 등을 투사했다. 하이테크 기술과 결합한 공연은 중국의 미래를 보여 주는 듯했다. 중국을 상징하는 동물인 자이언트 판다는 중국 각지에서 날아온 환영 메시지를 한데 모아 올림픽스타디움에 풀어놓았다. 막바지 영상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등장해 “세계의 친구들을 베이징에서 만나기를 기대한다”며 4년 후를 기약했다. 축제는 케이팝 스타들의 공연으로 열기를 더했다. 걸그룹 투애니원 멤버였던 씨엘(CL)은 ‘나쁜 기집애’와 ‘내가 제일 잘 나가’를 부르며 스포츠를 통해 자기 극복을 보여 준 선수들 모두가 승리자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아이돌 그룹 엑소(EXO)도 히트곡인 ‘으르렁’과 ‘파워’를 부르며 신나는 무대로 세계인들과 소통했다. 폐회식 막바지에는 스노글로브가 대형 선물 상자 안에서 다시 등장했다. 강원도의 자연과 한국의 멋을 담긴 건축물, 평창올림픽 건축물들이 스노글로브 안에 묘사돼 있었다. 세계인에게 올림픽을 통해 만난 한국이 영원히 기억되길 바라는 소망이 담겼다. 마지막으로는 선수단과 공연 출연진이 모두 쏟아져 나와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에 맞춰 춤사위를 흐느적이며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관중석마다 설치된 LED 조명에서는 올림픽 참가국들의 언어로 “다시 만나요”라는 메시지가 흘러나왔다. 평창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평창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서울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엑소 만난 이방카 “내 아이들이 당신 팬”

    엑소 만난 이방카 “내 아이들이 당신 팬”

    정치 행보 없이 폐회식 등 참석 엑소 “美 공연 때 초대하고 싶다” 이방카 “언제 하느냐” 관심 보여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미국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큰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은 25일 미국 선수들을 응원한 뒤 폐회식에 참석했다. 지난 23일 방한 직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북한을 비핵화로 이끌기 위한 ‘최대한의 압박’과 굳건한 한·미동맹을 강조한 이후로는 줄곧 ‘비정치적 행보’를 이어 간 셈이다.●폐회식 엑소 공연에 고개 흔들며 리듬 타 이방카 보좌관은 폐회식에서 케이팝 스타인 엑소가 축하공연을 하자 고개를 가볍게 흔들며 리듬을 타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폐회식이 끝난 뒤 우리 정부에 요청해 문 대통령 내외와 함께 이날 축하공연을 한 가수 엑소와 씨엘을 만났다. 이방카 보좌관은 “우리 아이들이 당신(엑소) 팬이다. 이렇게 만나다니 ‘인크레더블’(믿을 수 없다)”이라며 즐거워했다. 엑소는 이방카 보좌관의 아이들에게 줄 선물로 방향제와 차를 선물했고, “미국에서도 공연을 하는데 초대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이방카 보좌관은 “언제 하느냐”며 관심을 표명했다. 23일 청와대 만찬 때도 이방카 보좌관은 “아이들에게 케이팝 비디오를 보여 줬더니 매일 댄스파티를 벌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방카 보좌관은 오전에는 평창에서 봅슬레이 4인승 경기를 지켜봤다. ‘USA’가 선명하게 쓰여 있는 모자와 미국 대표팀 점퍼를 입은 이방카 보좌관은 미국 응원단 및 선수 가족들과 ‘셀카’를 찍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방카 보좌관은 “여기 있는 것이 엄청나게 재미있다”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에 있는 동맹들과 여기에서 만나서 문화로, 사회·경제적으로, 스포츠로 성취한 모든 것들을 기념한 것, 놀라운 이틀이 나에게는 매우 큰 영광이자 특권이었다”고 밝혔다. ●“평창서 놀라운 이틀… 영광이자 특권” 이방카 보좌관은 전날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스노보드 경기를 지켜봤다. 청와대 만찬 이후 약 12시간 만에 다시 만난 김 여사와 이방카 보좌관은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김 여사는 “긴 비행시간으로 피곤한 데다 미국에 두고 온 아이들 걱정에 잠을 설칠 것 같아 도리어 제가 더 잠을 설쳤다”고 말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배려에 고마움을 전했다. 김 여사와 이방카 보좌관은 경기장에서 가수 싸이의 히트곡 ‘강남스타일’이 흘러나오자 어깨를 들썩였고, 함께 ‘셀카’를 찍는 등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3박 4일 일정을 마친 이방카 보좌관은 26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민항기 편으로 출국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평화의 불 지피고… 굿바이, 평창

    평화의 불 지피고… 굿바이, 평창

    한국 금ㆍ은ㆍ동메달 17개 선전 남북단일팀 ‘평화올림픽’ 상징2018년 2월 25일 9시 53분, 대한민국 평창에서 열린 ‘지구촌 대축제’를 밝히며 활활 타올랐던 성화가 오각 모양의 눈꽃에 덮여 조용히 꺼지며 대단원을 알렸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앞선 연설에서 “평창동계올림픽 폐회를 선언합니다. 베이징에서 다시 만납시다”고 선언했다. 스포츠를 통해 75억 인류에게 평화와 환희, 감동을 안긴 평창동계올림픽이 역사의 한 장면으로 새겨졌다. 하지만 30년 만에 한국에서 열려 불을 붙였던 평화를 향한 여정은 이제 시작이다. 사상 첫 올림픽 개회식 남북한 공동 입장과 27년 만에 결성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평화 올림픽’을 상징했고 세계에서 환호를 보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미국의 고위 관료들이 자리를 함께했다는 것만으로도 평화를 향한 한 걸음 전진이다. 이희범 조직위원장은 “먼 훗날 이 순간를 함께한 우리 모두를 한반도 평화의 역사적 초석을 만든 것으로 기억하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빙속 철인’ 이승훈과 피겨 페어의 김주식이 각각 폐회식 남북한 선수단 기수를 맡았다. 입장 땐 남북한 선수단이 꼬리를 문 듯 한데 어우러졌다. 이어 평창 밤하늘엔 마스코트 ‘수호랑’과 ‘하트’ 드론쇼가 화려하게 펼쳐졌다. 문화 공연은 한국적인 색채와 혁신적인 현대 아트를 결합해 올림픽 모토인 평화 메시지를 오롯이 녹였다. 한류 스타 ‘엑소’와 ‘씨엘’이 관객들을 들썩이게 했다. 장이머우 중국 영화 감독은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소개하는 공연을 선보였다. 아울러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 DJ가 경쾌한 음악으로 출연진과 선수단을 하나로 묶었다. 92개국 선수 2920명은 17일간을 통틀어 금메달 102개를 놓고 마지막까지 감동의 레이스를 펼쳤다. 우리나라는 종합 7위로 올림픽 사상 가장 많은 메달(17개·금 5개, 은 8개, 동 4개)을 땄다. 종합순위에서는 노르웨이(금 14개, 은 14개, 동 11개)가 ‘크로스컨트리스키 철녀’ 마리트 비에르겐의 극적인 금메달로 독일(금 14개, 은 10개, 동 7개)을 꺾고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이래 16년 만에 1위를 달렸다. 올림픽에 대한 외신 평가도 후했다. 하루에 많게는 80회 등 1200여회의 문화 프로그램을 꾸려 ‘문화 올림픽’을 뽐냈고, 세계 최초의 5세대(G) 서비스,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선보여 ‘스마트 올림픽’이란 명성도 얻었다. 자원봉사자 1만 4500여명이 참여한 대회 운영은 “흠 잡을 게 없는 게 문제”라는 찬사를 받았다. 바흐 IOC 위원장은 “(우리 말로) 자원봉사자 여러분 헌신에 감사합니다”고 반겼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팀 코리아, 뛸수록 하나로 뭉쳤어요”

    “팀 코리아, 뛸수록 하나로 뭉쳤어요”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지켜본 장내 아나운서 마이클 칼루치·이홍석씨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 ‘팀 코리아’가 경기마다 발전하며 하나의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게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다른 팀과 달리 준비 시간이 부족했을 텐데 두 달만 더 있었어도 훨씬 발전했을 것입니다.”스웨덴과의 평창동계올림픽 마지막 경기가 끝난 다음날인 지난 21일 강원 강릉 관동하키센터의 장내 아나운서 마이클 칼루치(45·미국)는 ‘팀 코리아’의 경기가 단연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했다. 이곳에서는 결승만 빼고 여자 아이스하키 경기가 모두 열렸다. 팀 코리아의 다섯 경기 중 예선 1차전(스위스)과 예선 2차전(스웨덴), 5~8위 순위결정전(스위스)을 방송한 칼루치는 “스위스에 0-2로 졌지만 골리 신소정이 상대 슈팅의 90%는 막은 것 같았다”며 “다른 팀은 몇 년 동안 같이 지내며 훈련했지만 팀 코리아는 다섯 경기가 전부였다는 것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어 “스웨덴과의 7~8위 결정전을 끝내고 선수와 코치 모두 눈물 흘리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며 “선수들이 경기를 더 하고 싶어 섭섭해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돌아봤다. 칼루치와 호흡을 맞춰 한국어 방송을 하는 아나운서 이홍석(32)씨는 “팀 코리아의 첫 경기는 정신없이 지나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스웨덴과의 예선 두 번째 경기는 기억에 남는데 경기 전 팀 코리아 선수 이름을 힘차게 외쳤더니 선수들이 제가 있는 곳을 돌아봤다”며 “원칙상 장내 아나운서가 편파적으로 방송해서는 안 되지만, 선수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을 전달한 것 같아 뿌듯했다”며 웃음 지었다. 두 사람은 팀 코리아 경기를 방송한다고 해서 특별한 지시를 받거나 스스로 검열하지는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이씨는 “2년간 스포츠 중계를 하면서 입에 붙은 ‘대한민국’ 대신 ‘코리아’라고 부르기 위해 주의를 기울인 것이 다였다”고 털어놓았다. 칼루치는 “팀 코리아 선수들의 이름을 정확하게 발음하기 위해 신경 쓴 것 말고는 다른 경기와 똑같았다”며 “강릉에 와서야 팀 코리아에 얽힌 여러 정치적 문제를 알게 됐는데 그것과 별개로 경기 전달에만 집중했으며 남북을 비롯해 모든 관객이 안전하고 즐겁게 관람하기를 바랐다”고 강조했다. 칼루치는 20여년 라디오 스포츠 중계를 했으며 북미하키리그(NHL) 애너하임 덕스와 로스앤젤레스 킹스의 장내 아나운서로 활약했다. 그는 “한국 관객들은 지고 있더라도 끝까지 열심히 응원하는 게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응원단은 쉬지 않고 응원하는 것이 정말 신기했다”며 “그들만의 스피릿이 있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와 2006년 토리노에 이어 세 번째로 올림픽 하키 캐스터를 맡은 칼루치는 “평창올림픽은 10점 만점에 8점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우선 큰 논란이 없었고 스태프와 자원봉사자들이 서로 도우며 일하는 분위기였다”며 “숙소가 멀긴 했지만 다른 올림픽과 달리 수송 체계가 잘돼 있어 놀라웠다”고 덧붙였다. 글 사진 강릉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이방카 방한 역할 “펜스 부통령이 남긴 방한 피해 복구”

    이방카 방한 역할 “펜스 부통령이 남긴 방한 피해 복구”

    폐회식때 北과 비밀 접촉 가능성···4월 북미대화 관측도  23일 3박4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맏딸 이방카가 한국에서 할 역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백악관의 선임고문이자 ‘퍼스트 도터’인 이방카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신임하는 인물로 꼽힌다.이방카는 방한 당일 문재인 대통령과 만찬을 한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그 메시지 내용에 따라 남북 관계 뿐만 아니라 북미 관계도 변곡점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측은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북한 문제와 선을 긋고 스포츠 외교 사절단의 역할에 충실할 가능성이 크다.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방카가 폐회식 참석과 미 선수단 격려에 주력하고 북한 측과 접촉하거나 탈북자와 면담할 계획은 없다고 못박았다. 그럼에도 북한 역시 폐회식에 맞춰 고위 대표단을 내려보낼 예정이어서 비밀 접촉이 이뤄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개회식에 참석한 펜스 부통령이 비밀리에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만날 뻔했던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이와 관련해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북제재로 강한 압박을 느끼는 북한 측이 어렵사리 마련된 북미 대화의 판을 먼저 깨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그 경우 한국 정부의 중재 등으로 4월을 전후해 북미 간 대화가 재시도될 수 있다는 게 워싱턴 외교가에서 나오는 시나리오다. 그러나 북한은 한미연합훈련 재개를 빌미로 반발 수위를 조절할 가능성이 크다는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반도 문제에 정통한 전직 국무부 관료 민타로 오바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가장 그럴 듯한 시나리오는 이방카가 공개적으로는 의례적인 역할을 수행하면서 사적 대화에서는 미 행정부가 가진 현재의 생각을 전달한다는 것”이라며 “이방카는 펜스 부통령의 방한 때 발생한 피해를 복구하고, 문 대통령과 잘 어울리면서 강한 한미 관계를 소중히 생각한다는 인상을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서울광장] 평창서 날아오른 최다빈과 젊은 영웅들/이순녀 논설위원

    [서울광장] 평창서 날아오른 최다빈과 젊은 영웅들/이순녀 논설위원

    나도 모르게 숨죽이고, 손에 땀이 밴 2분 50초였다.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 경기장인 강릉 아이스아레나에 들어설 때만 해도 가벼운 흥분 정도를 예상했을 뿐 이 정도로 관중석에서 긴장할 줄은 몰랐다. 은반 위 그녀는 오히려 의연했다. 자신감이 넘쳤고, 무대를 즐겼다. 단 한 번의 실수도 없는 클린 연기를 마친 뒤 미소 짓는 그녀에게 박수와 환호가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최다빈이 해냈다. 첫 올림픽 개인전 무대에서 개인 최고점 67.77점을 따내며 쇼트 8위를 기록했다. 23일 프리 스케이팅 결과를 봐야겠지만 이번 올림픽 목표인 ‘톱 10’에 한 발 더 가까워진 건 확실하다. ‘피겨 여왕’ 김연아의 빈자리를 ‘연아 키즈’ 최다빈이 이토록 빨리 메울 줄은 몰랐다. “그동안 열심히 훈련했기에 나 자신을 믿고 뛰었다”고 말했지만 그는 지난해 어머니를 여읜 슬픔과 부상으로 인한 슬럼프가 겹치면서 올림픽 국내 선발전 포기도 고려했을 만큼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랬기에 지난 11일 단체전에서의 개인 최고 기록에 이어 또다시 최고점을 경신한 성과가 더욱 빛나고 소중하다. 올해 16살인 대표팀 막내 김하늘도 올림픽 데뷔전에서 전체 30명 가운데 상위 24명만 참가하는 프리 스케이팅에 진출했으니 한국 피겨계의 경사가 아닐 수 없다. 평창올림픽이 연일 단비 같은 위로와 감동을 전하고 있다. 사실 평창올림픽은 흥행은 고사하고, 별 탈 없이 치르기만을 바랄 정도로 기대치가 낮았던 게 사실이다. 한데 뚜껑을 열고 보니 반전의 연속이다. 범작 수준을 예상했던 개회식은 우리 고유의 문화와 첨단 IT의 절묘한 조화로 기대 이상의 호평을 이끌어 내며 올림픽 흥행의 불씨를 댕겼다. 개회 직전까지 저조한 실적으로 조직위원회의 애를 태웠던 입장권 판매율도 93%를 넘어섰다. 강풍으로 설상종목 경기가 지연되고, 일부 시설물이 부서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 정도를 빼면 안전하고 순조로운 올림픽이라고 자부할 만하다. 어떤 난관에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우리 국민의 저력이 새삼 놀랍다. 뭐니 뭐니 해도 올림픽의 주인공인 선수들이 보여 준 감동의 드라마, 휴먼 스토리가 일등공신이다. 국경과 이념을 뛰어넘어 스포츠로 평화와 화합을 이루는 올림픽 정신을 구현한 영화 같은 명장면들이 잇따랐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대표적이다. 세라 머리 감독과 박철호 북한 감독, 그리고 남북 선수들이 그제 스웨덴과 마지막 순위 결정전을 마친 뒤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북한의 갑작스러운 올림픽 참가로 남북 단일팀이 급조되면서 여러 논란과 우려가 있었지만 불과 한 달 만에 이들은 동료애로 똘똘 뭉친 ‘팀 코리아’로 거듭났다. 비록 한 경기도 이기지 못했지만 평화올림픽의 금메달감이라는 데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빙상 여제’ 이상화와 일본 선수 고다이라 나오의 우정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경기 뒤 감정에 북받쳐 울고 있는 이상화에게 고다이라가 “잘했어”라고 한국말로 위로해 주고, 함께 경기장을 돌며 관중에게 인사하는 장면은 경쟁자이면서 동반자인 두 선수의 속 깊은 우정과 복잡하게 얽힌 한ㆍ일 양국 관계를 극적으로 대비시키며 벅찬 감동을 선사했다. 이런 게 정치가 흉내낼 수 없는 올림픽 정신이고, 스포츠의 위대함일 것이다. 경기에서 최종 경쟁자는 결국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각인시킨 멋진 스포츠 영웅들을 발견한 것도 평창이 준 행운이다. 허벅지 근육이 세 번이나 파열되는 혹독한 훈련 끝에 입문 6년 만에 스켈레톤 황제에 등극한 윤성빈, 일곱 차례 수술을 견디고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임효준, 그리고 캐나다와 스위스 등 컬링 강국을 차례차례 쓰러뜨리며 한국에 컬링 열풍을 일으킨 여자 컬링 대표팀은 인간 승리 그 자체다. 무엇보다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도전하는 것에서 가치를 찾는 젊은 선수들의 긍정적이고 당당한 태도가 반갑고 기쁘다. 이제 평창올림픽도 나흘밖에 남지 않았다. 후회 없이 경쟁하고, 아낌없이 응원하자. coral@seoul.co.kr
  • [김상선의 함께하는 세상] 0.01초의 과학이 메달 색깔을 바꾼다!

    [김상선의 함께하는 세상] 0.01초의 과학이 메달 색깔을 바꾼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바뀌는 긴장감, 다소 생소했던 스켈레톤 경기에서 들려온 금메달 소식, 승자도 패자도 함께하는 모습, 설 명절 연휴 내내 즐거움을 선사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중반을 넘어 종반을 향하고 있다. 총 92개국에서 2925명의 선수가 등록한 이번 올림픽은 참가 국가와 선수 수에서 모두 동계올림픽 사상 최다였던 2014년 러시아 소치 대회를 넘어섰다. 올림픽 시작 몇 달 전만 해도 휴전선에서 불과 80㎞ 떨어진 위험 지역이라는 이유로 일부 국가에서 올림픽 참가 자체를 검토하고 있다는 외신이 들려온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공이 아닐 수 없다. 두 번의 실패를 거쳐 어렵게 유치에 성공한 이번 동계올림픽이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대회가 된 이면에는 마지막 단계에 극적으로 이루어진 북한의 공동 참여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여전히 북한 참여에 따른 정치적 해석이 분분한 것도 사실이지만 이번에 북한이 참가하게 되면서 유럽의 여러 나라가 안심하고 선수들을 보내게 된 것은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비록 정치와 분리된 스포츠 행사라고는 하지만 이번 북한의 공동 참여가 남북 대화 및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작은 불씨가 됐으면 하는 것이 모든 국민의 바람일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번 동계올림픽 유치로 동계 및 하계올림픽, 월드컵 축구대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세계 4대 스포츠 행사를 모두 개최한 세계 5번째 국가가 됐다. 역대 최대 규모, 남북 단일팀 참석, 2전3기 유치 성공 이외에 이번 올림픽의 또 하나의 특징이 있다면 ICT를 비롯한 과학올림픽이라는 점이다. 드론, 5G 이동통신기술, 가상현실 기술은 물론 선수들의 훈련과 장비 개발에도 과학기술이 빠지지 않고 있다. 개막식 때 1218대의 드론이 그려 낸 오륜기는 기네스북에 신기록으로 기록된다고 하고 5G 이동통신기술 역시 세계 최초의 시범 서비스가 시작되는 것이다. 0.01초 차이로 메달의 색깔이 바뀌는 개별 종목에서 선수들의 땀과 열정 그리고 뼈를 깎는 노력에 더한 화룡점정 역할은 과학기술의 몫이다. 한국 썰매 종목 사상 최초의 메달, 그것도 금메달 소식을 전해 준 윤성빈 선수의 경우도 과학적인 훈련법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유전자 특성을 분석한 뒤 실시하는 선수별 유전자 맞춤 훈련,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한 썰매, 헬멧, 유니폼 등이 기록 경신을 돕는다.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여자 컬링 경기를 보고 있노라면 태극낭자들의 수 싸움과 함께 각도, 세기 등 고도의 수학과 물리 문제를 푸는 기분이 든다. 스위핑이라고 하는 빗질에 따라 진행 방향과 속도가 절묘하게 바뀌는 것도 절묘하다. 더이상 과학기술 없는 스포츠를 생각할 수 없으며 특히 스포츠 수준이 선두권에 도달할수록 과학기술은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될 것이다. 한 나라의 스포츠 성적과 그 나라의 과학기술력의 연관성 또한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8개 등 20개의 메달을 획득해 역대 최고의 성적인 종합 4위를 달성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내걸 수 있었던 것 역시 우리 과학기술의 힘이기도 하다. 그동안 선진국 스포츠로만 여겨졌던 동계올림픽이 우리의 새 무대가 됐으며 우리의 첨단 기술력이 신장되면서 앞으로도 우리의 동계 스포츠는 베이징올림픽 그리고 이후에도 계속 발전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올림픽의 주인공은 당연히 그동안 땀 흘려 갈고 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태극전사들이다. 전통적으로 우리가 강했던 쇼트트랙은 물론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스켈레톤, 봅슬레이, 스노보드, 컬링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재미있는 볼거리로 인해 국민들을 경기장으로, 그리고 TV중계 앞으로 모이게 하고 있다. 더이상 우리가 목표로 하는 종합 4위 달성 여부가 크게 문제 되지 않는 분위기다. 이전과 달라진 점이다. 메달의 색깔이나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열심히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는 국민들의 성숙함이 엿보인다. 남북 단일팀이 참여한 가운데 ‘하나 된 열정’(Passion, Connected)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치러진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이 아름다운 기억으로 오래 남을 것이다.
  • [홍은미 PB의 생활 속 재테크] 평창올림픽 이후 한국경제ㆍ증시에 거는 기대

    전 세계인의 축제인 2018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이번 동계올림픽은 92개국 2925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동계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 대회다. 국내에서도 북한의 선수단ㆍ예술단 파견과 스포츠 스타 탄생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렇다면 평창동계올림픽이 경제나 증시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까? 지난 1월 18일 한국은행은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인해 올해 1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전년대비)이 0.1% 포인트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남북 간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된다면 경기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러시아, 캐나다, 이탈리아 등 과거 동계올림픽 개최국에서는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판매가 늘었다. 동계올림픽이 열린 해에는 소비지출 증가율이 예년보다 평균 0.9% 포인트 높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평창올림픽의 경제적 효과를 64조원으로 추정했다. 직접적인 투자와 지출·소비 효과를 21조원으로, 향후 10년간의 간접적인 경제 효과를 43조원으로 내다봤다. 동계올림픽의 경기 부양 효과는 주식시장에서도 보였다. 2월 코스피 수익률을 연도별로 보면 동계올림픽이 열린 해(2.3%)에는 다른 해(-0.3%)보다 주가 상승률이 평균 2.6% 포인트 높았다. 특히 중국은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 류옌둥 중국 부총리를 파견할 예정이어서 올림픽 시기와 맞물려 중국 인바운드 실적의 회복도 함께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국은행은 중국인 관광객이 돌아오면서 경제성장률이 0.2% 포인트 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인 입국자는 439만명으로 전년대비 46.9% 감소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0.3~0.4% 포인트 떨어졌다. 2018년도 통신 업계 최대의 화두는 5G다. LTE 등 현재 4세대 통신 기술의 뒤를 잇는 차세대 통신규격인 5G 시장 선점을 위한 국내외 경쟁은 이미 본격화됐다. 미국 버라이즌과 AT&T는 2018년 중에 5G 기술을 활용한 유선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한국 통신사들은 평창동계올림픽이 세계 최초로 대중들 앞에 다양한 5G 기반 융·복합 서비스를 선보일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언급한 통신주를 비롯한 유통·의류·운송·자동차·음식료 등 다양한 업종들이 동계올림픽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눈과 얼음이 함께하는 평창동계올림픽과 한국 증시를 함께 짚어 본다면 또 다른 즐거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KB증권 명동스타PB센터 WM스타자문단 팀장
  • [길섶에서] 평창 유감/황성기 논설위원

    일본 신문사에서 일하다 지금은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재일교포 2세 신인하 기자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취재하기 위해 지난 1일 한국에 왔다. 주된 취재가 피겨스케이트라 스스로 ‘계절노동자’라 부르는 그에게 동계올림픽은 빼놓아서 안 되는 대목이다. 강릉 호텔에 1박 28만원짜리 숙소를 정하고 날마다 미디어센터와 주요 경기장을 다니고 있다. 한 달 체재에 드는 돈은 1000만원. 언론사 소속이면 취재출입증, 비용까지 제공받지만 프리랜서이다 보니 출입증은 고사하고 티켓 구입에서 소소한 교통비까지 100% 자부담이다. 그래도 한국에서 열리는 30년 만의 올림픽을 보고 싶었다. 평창올림픽 대회 운영이 능숙한 점, 북한 참가로 올림픽이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 점을 느꼈다는 신 기자. 한국인들이 올림픽을 즐기고, 스포츠 영웅을 존경하고 열렬히 응원하는 모습도 감동적이었다고 한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부터 한국에서 열리는 종합대회를 취재해 왔지만 변하지 않는 한 가지. 경기장을 오가는 셔틀버스가 정해진 운행 시간을 지키지 않아 취재에 애를 먹는 점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아쉬워한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눈물 흘린 머리 감독 “우린 하나였다”

    눈물 흘린 머리 감독 “우린 하나였다”

    “매스컴은 우리를 두 팀으로 봤을지 모르지만, 한 팀이었습니다. 링크 위에서 하나의 팀으로 경기할 수 있었던 건 선수들의 공입니다. 앞으로도 북한 선수들을 돕고, 친선교류전을 논의하는 등 계속 끈을 유지하고 싶습니다.”●머리 감독 “친선교류전 등 추진” 세라 머리(30·캐나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한 단일팀 총감독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선수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다. 버저가 울릴 때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격려했고 그대로 따라줬다. 이미 버저가 울린 이상 더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후회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경기장을 나왔다.” 경기 직후 눈물을 보인 데 대해선 “관중들의 응원을 보고 지난 4년간 노력이 가치 있는 일이란 생각을 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재임 기간 가장 잘한 점을 꼽아 달라고 하자 머리 총감독은 “북측 선수 12명을 팀으로 끌어들이고 경쟁력을 갖게 한 것이다. 스포츠를 통해 장벽을 뛰어넘었다”고 답했다. 가장 아쉬운 점에 대해선 “예선 첫 두 경기에 0-8로 진 것이다. 하지만 이들 경기를 통해 우리들의 경쟁력을 찾았다”고 되돌아봤다. 미국 아이스하키 명문 미네소타대 선수 출신인 머리 총감독은 2014년 9월 여자 대표팀 사령탑에 올랐다. 지도자로선 ‘초짜’였으나, 백지선(51·영어 이름 짐 팩) 남자 대표팀 감독이 적극 추천했다. 평창대회를 불과 20여일 앞두고 정치권의 결정으로 단일팀을 맡게 됐지만, 리더십을 발휘하며 중심을 잘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머리 총감독과 재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두 번째 골 한수진 “北선수 생각날 것” 대회 두 번째 골의 주인공 한수진(31)은 “10번 시도하면 7번은 넣는, 자신감 넘치는 공격 패턴이었다. 이전엔 아쉬운 모습이었는데 마지막 경기에서 성공해 다행”이라며 활짝 웃었다. 또 “북측 선수들이 돌아가면 많이 생각날 것”이라며 “남은 기간 재밌게 함께 훈련해 추억을 쌓겠다”고 덧붙였다. 대회 기간 선방 쇼를 거듭한 골리 신소정(28)은 “첫 승리를 따지 못해 죄송하다. 우리 경기를 보면서 조금이나마 즐기게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은퇴를 고려 중인 신소정은 “마음 같아선 5~6년 더 하고 싶다. 당분간 쉬면서 생각해 보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강릉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시론] 평창올림픽과 한국 사회 발전/장주호 세계생활체육연맹(TAFISA) 회장

    [시론] 평창올림픽과 한국 사회 발전/장주호 세계생활체육연맹(TAFISA) 회장

    나는 우리나라 최초 올림픽아카데미에서 수학했고, 1972년 뮌헨올림픽을 시작으로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올림픽을 참관했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국제스포츠단체 회장에게 주는 외빈 카드를 받아 대회 기간 올림픽 가족 지정 호텔에 머물면서 경기장, IOC 홍보관, 국가올림픽(NOC) 전시관 등을 두루 살펴볼 수 있었다. 1988 서울올림픽 땐 사무차장으로 일한 경험이 있기에 올림픽을 깊고 진지하게 바라볼 시각을 가졌다고 자부하면서 감히 평창올림픽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첫째,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린 동계올림픽이 모든 면에서 크게 성공했다는 역사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인가다. 강원도의 평창과 강릉에서 치러지는 올림픽은 나름의 성공을 거두게 될 것으로 본다. 특히 개회식에서 드론으로 올림픽의 의미를 형상화한 것은 성공의 서막처럼 보였다. IOC가 현재 올림피즘의 핵심 가치를 최상의 성취(Excellence), 우정(Friendship), 페어플레이(Fair Play), 존경(Respect)이라는 키워드로 압축하고 있는데 이러한 가치들을 감동적으로 실현시켜 전 세계에 올림픽 정신을 보여 준 결정적 장면이 됐다. 남북한 단일팀 참가도 순수한 올림픽 정신 차원에서는 평창올림픽의 특성 있는 성과로 기록될 것이다. 국민 입장에서도 혹독한 재활훈련을 거쳐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긴 남자 1500m 쇼트트랙 임효준, 스켈레톤 윤성빈, 압도적인 경기력의 쇼트트랙 최민정,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투혼을 발휘한 이상화 등 많은 선수들이 투혼으로 평창올림픽의 관심을 고조시킨 것 또한 성공적인 올림픽의 한 요인이 될 것이다. 둘째, 성공적이고 특징적인 대회로 인정받을 경우 그 열매를 체육 발전과 사회 발전으로 연계해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가이다. 평창이나 강릉이 인구나 재정 측면에서 다른 지역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서 성공적인 올림픽 도시로서의 환경과 분위기를 조성한 데 큰 점수를 주지 않을 수 없다. 아울러 올림픽조직위원회를 필두로 관계자들의 기획 방향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그리고 우리나라 선수들이 동계스포츠 선진 강국들과의 경기에서 대등한 수준으로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한 운동경기 분야의 준비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평창올림픽이 ‘몸과 마음과 머리’, 다시 말해 학술 세미나와 개회식이나 폐회식에서 볼 수 있듯이 문화와 예술이 조화를 이루어 문화올림픽을 일구도록 한 점은 이후 한국 체육이 우리 사회의 문화 발전과 지역 발전에 미칠 영향은 더욱 막강해질 것을 예상케 한다. 셋째, 과도한 투자로 건설된 모든 경기장 시설들을 재활용해 올림픽의 역사적인 유산으로 가꾸어 나갈 수 있는가이다. 오늘날의 올림픽 레거시 추세는 올림픽 개최 이후에도 많은 사람이 지속적으로 올림픽 시설을 활용해 올림피즘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계속 실현되도록 하는 데 있다. 강릉의 올림픽공원 중심의 빙상경기 시설과 알펜시아 지역의 국제방송센터(IBC)나 올림픽 플라자 시설, 그리고 설상경기 시설의 사후 활용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조직위원회 차원에서 나와 있어야 한다. 올림픽 기간 동안 신문·방송을 통해 전 세계로 활용 방안이 알려지지 않으면 올림픽을 마친 뒤 매스미디어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대회를 성공적으로 잘 치르고도 오히려 비난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데 이 점이 현재로서는 좀 걱정스럽다. 정부와 강원도는 과도한 시설 투자에 대해 사후 활용 방안을 걱정하는 일반 국민들의 여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2020년 도쿄올림픽 및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과 더불어 협력적인 올림픽 레거시 효과를 공유하여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국제올림픽운동 단체들에도 크게 부응하는 방안은 무엇일까? 폐회식을 앞두고 서울올림픽의 영광을 계승 발전시켜 빛나는 평창동계올림픽의 역사가 새롭게 창조되는 작업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 “北젊은층 유럽 축구 큰 인기… 이적ㆍ사생활도 관심”

    “北젊은층 유럽 축구 큰 인기… 이적ㆍ사생활도 관심”

    “北체육신문 있어… 주 2회 발행, 기자단 세계연맹 재가입 긍정적”장웅(80) 북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북한에도 스포츠 신문이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 18일 건강 때문에 평창동계올림픽 참관을 포기하고 귀국 길에 오른 장 위원은 이틀 전 IOC 본부숙소인 평창 인터컨티넨탈호텔을 찾은 정희돈 한국체육기자연맹 회장에게 이같이 밝혔다. 정 회장은 지난 12일 강릉시청에서 진행된 ‘대한민국 스포츠 외교 사진전’ 개막 행사에 참석한 데 대해 공로패를 전달하기 위해 장 위원을 예방했다. 장 위원은 “체육을 전문적으로 취재하는 체육기자들의 모임인 ‘조선체육기자연맹’이 창설돼 있을 만큼 북한의 체육기자 수는 많다”며 “북에는 스포츠 기사만 보도하는 ‘체육신문’이 발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체육기자연맹은 1998년 창설됐다. 그는 ‘체육신문’에 대해 “청소년과 젊은층이 주 독자”라며 “유럽축구 같은 해외 스포츠 기사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체육신문은 6면짜리로 일주일에 두 번 발행되나 부수는 많지 않다고 장 위원은 설명했다. 해외 스포츠 스타의 이적 소식이나 사생활 문제 등과 같은 가십거리에도 많은 관심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장 위원은 또 북한의 체육기자 선발 기준이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제 경기 취재를 오는 기자들을 고를 때는 체육기자 경력과 기사 쓰는 능력, 과거 특종 등을 고려해서 선발한다”며 “그러다 보니 이렇게 국제 이벤트나 해외 경기 취재를 나가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체육기자로 불리는 이들은 세계체육기자연맹(AIPS) 총회에 참석해 국제 교류도 하고 성적이 좋은 선수를 대상으로 우리처럼 ‘올해의 선수’도 선발한다. 장 위원은 이날 정 회장과 남북 체육기자 교류와 북한 기자단의 AIPS 재가입 여부 등에 대한 의견도 나눴는데 북한의 AIPS 재가입 여부에 대해 “분위기가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장 위원은 올해 나이 정년에 걸려 IOC 위원직을 그만두게 된다. 평창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베이징올림픽도 남북 단일팀 추진”

    “베이징올림픽도 남북 단일팀 추진”

    르네 파젤(68)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회장이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도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을 유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파젤 회장은 19일 강원 강릉하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팀이 베이징대회에서도 세계 평화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길 바란다”며 이처럼 말했다.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 수잔나 콜밴 하이어 여자아이스하키 총괄책임자가 함께했다. 이 위원장이 단일팀 결성과 관련해 “파젤 회장의 아이디어”라고 소개하자 파젤 회장은 “모든 이들이 노력한 결과”라고 공을 돌렸다. 파젤 회장은 “단일팀은 팀워크의 산물이다. 단일팀 아이디어는 조양호 전 위원장, 김진선 전 도지사와 얘기했고, 이 위원장이 취임한 뒤 이 프로젝트에 큰 관심을 보여 줬다. 김재열 부위원장도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단일팀을 성사시키기 위해 평양에서 두 차례 미팅을 했고 문화체육관광부와도 만났다”며 “정치적인 장애물이 많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동의해 준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소개했다. 파젤 회장은 베이징대회에서도 단일팀을 볼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안 될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그는 “이 위원장과 이에 대해 논의했고 IOC는 물론 북한과도 논의를 계속해야 한다”면서 “베이징대회까지 단일팀을 유지해 세계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일은 충분히 해 볼 만한 일이며 정말로 그러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단일팀이 함께 손발을 맞춰 온 모습이 자랑스러웠다. 단일팀은 올림픽 평화의 상징이 됐다. 오직 스포츠만이 정치와 장벽을 넘어 사람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릉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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