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명의 재벌 부동산/절반은 증여세 안물리기로/국세청
◎“현재는 업무용”ㆍ“부득이한 사유”등 인정/1백% 과세방침서 크게 후퇴/특혜의혹 짙어 비업무용은 전체의 38%뿐
재벌그룹이 보유한 제3자명의 부동산가운데 절반가량은 증여세를 내지 않게 됐다.
국세청은 16일 법인보유 제3자명의 부동산가운데 ▲「부득이한 사유」로 제3자명의를 사용한 것이 객관적으로 인정되고 ▲해당 부동산이 현재 업무용으로 사용중이며 ▲법인의 자금으로 취득해 장부에 기재돼 있는 부동산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물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세청이 「부득이한 사유」로 인정하는 기준은 ▲농지등 법인명의의 등기가 불가능한 땅 ▲땅주인이 법인과의 거래를 기피해 제3자명의를 동원한 경우등이다.
국세청은 그러나 89년 8월이전에는 법인에 부동산을 파는 것이 상대적으로 세부담이 높았기 때문에 이를 「부득이한 사유」로 인정하지만 89년8월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으로 이같은 차등이 사라졌으므로 그 이후 구입분은 「부득이한 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이처럼 비과세기준을 확정함에 따라 30대그룹이 보유한 제3자명의 부동산가운데 50%쯤이 과세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세청의 이같은 방침은 당초 제3자명의 부동산에는 모두 증여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에서 크게 후퇴한 것이어서 앞으로 재벌에 대한 특혜여부가 큰 쟁점으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30대 그룹이 보유한 제3자명의 부동산규모는 모두 1천1백89만9천평,1천6백89억원(장부가 기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5월 30대 그룹이 자진신고한 내역에서 면적상으로는 50만평,금액상으로는 98억원이 늘어난 것이다.
제3자명의 부동산가운데 비업무용은 전체의 38%인 4백52만1천여평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제3자명의 부동산중 91%는 회사자산으로 장부에 기재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세청은 제3자명의 부동산 실태조사과정에서 관련회사 임직원 16명이 개발예정지 부근에 대규모 땅을 매입한 사실을 밝혀내고 이들에 대해서는 부동산투기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논란 일던 재벌부동산,국세청 판정 내용/럭금 골프장,위장취득 아닌 임직원 개인소유/「보광」의뢰로 「중앙개발」서산 땅,위장분산 아니다/잠실 제2롯데월드 신축부지 비업무용 결론
국세청은 그동안 논란이 돼왔던 럭키금성그룹의 골프장 용지는 위장취득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또 삼성그룹의 중앙개발이 ㈜보광의 의뢰로 매입한 강원도 봉평땅은 위장분산된 것이 아니라고 발표,세간의 의혹과는 거리가 먼 판정을 내렸다.
재벌그룹 부동산과 관련,그동안 물의를 일으켜온 사건에 대해 국세청이 밝힌 주요 혐의내용과 판정내용은 다음과 같다.
◇중앙개발의 부동산위장분산협의=삼성그룹계열사인 중앙개발㈜의 강원도 봉편면 일대 2백13만평 부동산매입은 특수관계사인 보광의 사업대행에 따른 것으로 판정됐다.
이 땅은 그동안 중앙개발측이 직접 매입에 나섰으나 5ㆍ8부동산대책발표전 보광에 등기이전함으로써 삼성측이 기업부동산을 위장분산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 일으켰었다.
국세청은 이 땅의 매입은 관광레저업 진출을 모색하던 ㈜보광이 지난 88년 9월 전문업체인 중앙개발에 의뢰한데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중앙개발측은 사업대행을 맡은 88년 11월이후봉편면 일대의 1백56만1천평은 자사임직원 명의로 매입했다.
이어 나머지 56만8천평은 보광이 직접 매입했으며 지난 4월3일 중앙측의 매입분을 넘겨받았다.
한편 삼성그룹 이건희회장의 처가쪽 회사인 보광의 부동산 취득자금은 지난 3∼4월동안 단기금융회사로부터 빌린 90억원 등으로 중앙측에 토지대금 83억원과 수수료 13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광은 지난해 자본금 60억원에 매출액 1백7억원,사내보유 33억원을 보유함으로써 독자적으로 레저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자금능력을 갖추었다고 국세청은 밝혔다.
그러나 보광이 대규모 레저사업을 경영할 능력이 과연 있는지,90억원의 대출금은 무슨 자금으로 변제하는지 계속 추적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럭키금성그룹의 골프장용지 위장취득=럭키금성그룹이 계열 희성관광개발㈜을 통해 경기도 남양주와 광주군 일대에 매입한 골프장부지 2백10만8천평에 대한 임직원명의 취득분은 모두 임직원 개인소유분인 것으로 판정됐다.
이 또한 금성측이 부동산 위장취득 혐의를 받아왔다.
금성측의 남양주군 마석의 87만평과 광주군 곤지암의 1백23만8천평을 매입한 골프장 부지는 희성측이 94만5천평을,나머지 1백16만3천평은 그룹의 임직원 23명이 지난 86∼87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직원 매입분은 마석일대에 대주주등 3명의 명의로 16만9천평,곤지암일대는 23명의 명의로 99만4천평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임직원 취득분은 회사측이 위장취득한 것이 아니냐는 여부를 가린 끝에 23명 임직원의 개인소유인 것으로 판정됐다.
이 경우도 회사사업과 관련,임직원 23명이 99만여평의 땅을 개인돈으로 살 수 있었겠느냐는 의혹을 남기고 있다.
◇잠실롯데월드 신축부지=비업무용으로 판정된 대표적인 것은 롯데그룹의 잠실지역 제2롯데월드 신축부지. 현재 롯데월드 건너편의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는 2만7천평은 취득후 1년이 지나도록 업무에 사용하지 않아 관계법에 따라 비업무용으로 최종 결론났다.
롯데측은 지난 88년 1월체비지인 이 땅을 서울시로부터 8백60억원에 매입했다.
이후 이곳을 놀리다 주차장으로 사용해온 롯데측은 당국의 비업무용땅 규제가 강화되자 지난 4월 이곳에 지하 4층,지상 1백층 규모의 제2롯데월드 건설계획을 서울시에 제출했었다.
◇한국화약의 휴양시설용지=한국화약그룹이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일대에 콘도등 휴양시설용으로 매입한 9백36만8천평(2백81억원)도 취득후 1년이 넘도록 업무에 사용치 않아 비업무용으로 판정됐다.
이땅은 현재 임야ㆍ농경지로서 매입주체인 한국국토개발㈜의 주업이 이와는 상관없는 것으로 밝혀진데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