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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안한 서울 전세시장… 어디서 구해볼까

    불안한 서울 전세시장… 어디서 구해볼까

    올 가을 전세 시장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를 추진하면서 전세로 눌러 앉아 청약을 넣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전세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서울 강동구 등을 중심으로 신규 입주 아파트가 늘어날 전망이지만,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전세 가격 상승을 피할 수 있는 신규 입주 아파트를 살펴봤다. 2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신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달 1~26일까지 신고 된 9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3608건으로 이 중 78.1%(2818건)가 전세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9월 거래일 기준 전세거래 비중 73.7%보다 4.4%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부동산 관계자는 “아직 거래 신고기한도 남아 있는데, 이제 가을 이사 철이 시작된 만큼 거래 비중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서 전세 비중이 80%에 육박한 것은 전셋값이 급등하던 지난 2012~2013년 때다. 당시 2013년 3월에는 전월세 계약에서 전세 비중이 78.7%나 됐다. 자치구별는 금천구(88.5%)가 높았고, 광진구(87.7%), 용산구(84.9%), 성북구(84.2%), 노원구(83.5%) 등 순으로 전세 계약 비중이 높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다음달부터 서울에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 1만 2434가구가 들어선다는 것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전세 시장이 불안할 때는 신규 입주물량이 나오는 지역에서 집을 찾는 것이 유리하다고 본다. 먼저 10월에 서울의 신규 입주 아파트는 2222가구다. 동대문구 장안동 ‘장안 태영 데시앙’ 469가구와 마포구 대흥동 ‘신촌그랑자이’ 1248가구가 10월 입주 물량 중 규모가 가장 크다. 11월에는 강동구 암사동 ‘힐스테이트 암사’(460가구)와 노원구 월계동 ‘서울 인덕 아이파크’(859가구), 서대문구 홍은동 ‘북한산 두산위브’(497가구), 송파구 풍납동 ‘잠실 올림픽 IPARK’(697가구),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 한남’(341가구), 중랑구 면목동 ‘한양수자인 사가정파크’(461가구) 등 총 4378가구가 서울 곳곳에서 나온다. 12월은 5834가구의 신규 입주 아파트가 나오지만, 강동구 상일동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1859가구)와 ‘고덕 센트럴 IPARK’(1745가구) 등 강동구 상일동 물량이 전체의 61.7%를 차지해 지역별 전세시장 상황이 양극화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전세의 경우 자녀들의 학교 문제 등으로 생활권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구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지역별 주택 공급 상황에 따라 출렁임이 더 크기 때문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이 기간 강동구와 송파구 입주물량이 서울 전체 입주물량의 40%에 육박한다”면서 “상대적으로 서울 동쪽의 전세 시장이 안정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규제 조여도 개발계획 우후죽순… 이래서 수도권 집값 안 잡힌다

    규제 조여도 개발계획 우후죽순… 이래서 수도권 집값 안 잡힌다

    준공 5년 이하 거래 두 달 새 2.7배 늘고 래미안대치팰리스 84㎡ 한 달 새 1.7억↑ GTX·삼성동 GBC 등 쏟아져… 수요 자극 금리 오락가락 ‘냉온탕’ 통화정책도 원인“8·2 대책과 9·13 대책이 약해서 집값을 못 잡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한쪽에선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다른 쪽에선 수많은 개발계획을 내놓고 있잖아요. 이미 수차례 개발을 추진한 지역의 집값이 뛰는 것을 본 사람들이 그냥 두겠어요?”(서울 강남구 부동산 중개업자 A씨)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규제정책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12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18일에는 당정협의를 통해 세입자에게 ‘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 계약 후 추가로 임대계약 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을 주도록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 정책과 다르게 서울 아파트값은 오히려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는 지난 7월 각각 24억 5000만원(12층)과 26억원(7·15층)에 거래됐는데, 지난달에는 27억 7000만원에 팔리는 등 한 달 새 1억 7000만원이 뛰었다. 대치동의 한 중개인은 “분양가 상한제로 강남권 주택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자율형사립고 폐지로 학군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북은 뉴타운과 재개발지역의 5년 미만 신축 아파트 가격이 강세다. 지난달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가 15억 2500만원에, 이달 성동구 행당동 서울숲리버뷰자이 전용 84㎡가 15억 1500만원에 거래됐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상한제로 재개발·재건축 아파트를 누르자 신축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12주째 강세를 보이며 청약시장이 과열되고 전세 수요가 증가하는 것도 규제의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국토교통부 부동산실거래정보와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의 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정부가 상한제를 추진하면서 준공 5년 이하 신축 아파트의 지난 7월 거래 건수는 710건으로 5월(260건)보다 2.7배 뛰었다. 전문가들은 지난 2년간 지속된 부동산 규제 강화에도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집값이 안 잡히는 이유를 정부의 엇박자 정책에서 찾고 있다. 부동산 시행사 관계자는 “8·2 대책과 9·13 대책의 핵심은 세금으로 부동산 투자를 통해 얻은 수익을 줄이는 방식으로 투기 수요를 차단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반대편에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와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추진, 수도권 마이스(MICE) 산업단지 개발 등 굵직한 개발계획을 쏟아 내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인천 송도의 ‘송도 더샵 프라임뷰’가 평균 143대1,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3’는 206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도 정부의 GTX B노선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7월 ‘광의 통화량’(M2)이 2808조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냉온탕을 오가는 통화정책도 한 원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사실상 정부의 부동산시장 안정 압박에 밀려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렸다. 그러나 불과 8개월 만인 지난 7월에는 경기 활성화를 위해 0.25% 포인트 금리를 내렸고, 10월에도 추가 인하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금융사 관계자는 “경기 대응을 위한 금리 인하 필요성엔 공감이 가지만, 당초 인상 명분이었던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달성하지 못한 상황에서 금리만 내리면 또 부동산 투기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 사진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집값 들쑤시는 분양가 상한제

    집값 들쑤시는 분양가 상한제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서울 아파트값은 12주째 상승세다. 특히 준공 5년 미만 신축아파트의 거래량이 급증하고 가격도 뛰고 있다. 또 ‘로또 청약’에 대한 기대감과 공급 감소 우려가 제기되면서 전세와 청약시장도 뜨겁다. 상한제 도입에 따른 ‘풍선 효과’가 부동산시장의 불안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와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의 올해 아파트 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분양가상한제가 언급되기 전인 지난 5월 260건이었던 서울의 준공 5년 미만 신축아파트의 거래량은 7월 710건을 기록해 두 달 만에 2.7배 뛰었다. 전체 아파트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지난 5월 5.92%에서 7월 8.23%로 2.31% 포인트 높아졌다. 집계 중인 8월 거래에서도 9.26%로 상승했다. 분양가상한제로 인한 공급 부족 우려 탓에 ‘신축아파트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여기에 ‘로또 아파트’ 기대와 공급 감소 우려로 무주택자들이 전세로 눌러앉아 청약에만 매달리면서, 전세와 청약시장에 동시 과열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서울에선 어디라도 당첨되고 보자’는 심리가 강해 상한제 발표 이후 첫 분양이었던 동작구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은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이 203대1을 기록했다. 전세도 심상찮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04% 상승해 12주 연속 올랐다. 강남의 부동산 관계자는 “정부의 자율형 사립고 폐지 방침과 저금리, 상한제가 뒤엉키며 강남 전세 수요가 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용산구, 조선통신사길 걸으며 한일 관계 되돌아본다

    용산구, 조선통신사길 걸으며 한일 관계 되돌아본다

    서울 용산구가 한일 우호 관계의 상징이었던 조선통신사 루트를 되살려 최근 얼어붙은 한일 관계를 되돌아본다.조선통신사는 조선 조정이 일본 막부에 파견했던 300~500명 규모의 공식 외교사절을 일컫는다. 한양도성에서 출발한 사행단은 용산을 기점으로 충주, 문경, 부산 등을 거쳐 일본 에도(현 도쿄)까지 1158㎞ 거리를 육로와 바닷길로 이동했다. 용산구 용산문화원은 오는 25일부터 10월 16일까지 주2회(수·금요일, 오후 1~3시)씩 후암동 일대에서 ‘조선통신사길 따라 걷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20일 밝혔다. 지역의 청년 일자리를 늘리고 문화관광 콘텐츠를 개발하려는 취지도 담겨 있다. 코스는 삼국지의 명장 관우를 모신 사당 남관왕묘(현 힐튼호텔 인근), 전생서 터(영락보린원 일대), 이태원 표지석(용산고등학교 앞), 남단 터 등 4곳으로 2시간가량 걸린다. 구 관계자는 “도성을 떠난 조선통신사가 용산을 거쳐 영남대로에 올랐다는 사실을 주민들에게 알리고자 한다”며 “장기적으로 용산공원이 조성되면 끊어진 옛 길을 복원하는 작업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달 18일부터 11월 6일까지는 ‘보광동 골목길 투어’도 진행된다. 구는 행정안전부 주관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 공모를 통해 이번 사업을 기획했다. 여행 콘텐츠에 관심 있는 만 39세 이하 미취업 청년 5명을 모집해 콘텐츠 기획·개발, 자료수집 절차를 이어 왔다. 투어 프로그램도 이들 청년들이 직접 맡아서 진행하기로 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청년들에게 여행 콘텐츠 관련 일자리 경험을 제공하고 민간 기업 취업도 연계해줄 계획”이라며 “옛 조선통신사길을 걸으면서 한일 관계 개선 방안도 함께 고민해보자”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금요칼럼] 고궁박물관, 국가대표급 박물관이 되려면/서동철 서울신문STV 사장

    [금요칼럼] 고궁박물관, 국가대표급 박물관이 되려면/서동철 서울신문STV 사장

    충남 예산의 가야산에는 오페르트의 도굴사건으로 잘 알려진 남연군의 무덤이 있다. 흥선대원군이 경기 연천에 있던 아버지, 곧 훗날 고종의 할아버지가 되는 남연군의 무덤을 1844년(헌종 10년) 백제사찰 가야사 터로 옮긴 것이다.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보덕사가 있다. 비구니 수도 도량답게 깔끔한 보덕사에서 인상적인 것은 극락전 앞 대방(大房)의 존재다. ‘원스톱 불공’이 가능하도록 수행 공간과 생활공간 등 다양한 쓰임새를 부여한 전각이 대방이다. 보덕사는 흥선대원군이 남연군 무덤의 수호사찰로 지은 것임을 알 수 있다. 대방을 두고 흔히 조선 후기 유행한 염불 수행을 위한 복합 법당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서울 돈암동 흥천사와 경기도의 고양 흥국사와 남양주 흥국사 등 왕실 원찰에 대방이 집중적으로 보이는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염불수행은 염불수행이지만 한마디로 극락왕생과 현세발복을 비는 왕실 여인들의 기도공간이었다. 파주 보광사 만세루나 화성 용주사의 쌍둥이 전각 나유타료와 만수리실도 같은 역할을 수행했다. 국립고궁박물관이 다루어야 영역은 어디까지일까를 생각하다 뜬금없이 보덕사와 대방의 존재를 떠올리게 됐다. 경복궁 내부에 자리잡은 고궁박물관은 최근 주목받는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 지금 열리는 ‘문예군주를 꿈꾼 효명’ 특별전은 2007년 개관 이후 가장 성공적으로 젊은 세대의 눈길을 사로잡는 기획이 아닐까 싶다. 효명세자는 2016년 방영된 TV드라마에서 배우 박보검이 연기해 널리 알려졌다. 지난해 특별전 ‘조선왕실 아기씨의 탄생’ 역시 조선왕실의 안태(安胎) 문화를 집중적으로 다루어 호평을 받았다. 지난 3·1절에는 ‘100년 전, 고종 황제의 국장’이라는 작은 전시를 가졌다. 오는 10월에는 ‘18세기 화장문화’를 주제로 흥미로운 국제학술대회도 연다고 한다. 그럴수록 너무 권력의 한복판에만 집중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도 하게 된다. 고종시대 왕실사무를 담당한 궁내부에는 일반적인 행정기관 말고도 음악을 다루는 장악원, 의약을 맡아보는 내의원, 음식을 담당하는 사옹원, 의복과 일용품 등 공급하는 상의원, 마필과 목장을 관리하는 태복시, 이전에는 내명부라고 불린 명부사, 내시와 관련된 일을 맡은 내시사, 전각을 관리하는 전각사 등이 있었다. 생활 및 의례를 담당하는 모든 기능이 있었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고궁박물관의 탐구 대상은 아직 왕과 왕비의 공간에 머물고 있다. 그러니 대방만 해도 불교적 해석만 있을 뿐이다. 불암산과 북한산, 관악산 자락 등에 남아 있는 궁녀들의 무덤인 마애부도 역시 다르지 않다. 서울 창동과 월계동에 걸쳐 있는 초안산의 내시 무덤군(群)도 조명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있다. 왕실용 그릇을 굽던 경기도 광주의 사옹원 가마터 수백 곳 역시 왕실 문화적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 팔당호 수변 분원은 사옹원 분원이라는 기관 이름이 그대로 땅이름이 된 것 아닌가. 분원은 또 기관 운영을 위해 한강을 지나는 모든 뗏목에서 세금을 징수했으니, 도성 장작값 인상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렇듯 고궁박물관이 복원해야 할 삶의 모습은 왕과 왕비에 그치지 않고 상궁과 내시는 물론 도공과 마부에 이르기까지 끝이 없다. 같은 경복궁 경내에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은 이전 계획으로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고궁박물관도 언젠가 좁은 궁궐 내부에서 벗어나 넓은 바깥으로 나서야 한다. 그날을 위해서라도 고궁박물관이 작은 특수 박물관으로 역할을 가두지 말고 왕실 문화, 나아가 왕조 문화 전반을 다루는 국가대표급 박물관이 되겠다는 각오를 다지면 좋겠다. 그렇게 다른 국립박물관들과 경쟁할 때 우리 박물관 문화도 발전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 “9년의 꿈 ‘용산시대’ 눈앞… 남산·한강 녹지축은 마지막 퍼즐”

    “9년의 꿈 ‘용산시대’ 눈앞… 남산·한강 녹지축은 마지막 퍼즐”

    사통팔달 입지를 자랑하는 서울의 중심인 용산구는 지난 수년간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른 것으로 유명하다. 용산 전체의 70%가 재건축·재개발 중으로 미군이 나간 자리에 도심 최대 크기의 용산공원이 들어서기로 한 데다 국제업무지구 개발을 시작하기 위한 물밑작업도 이어지면서 지역발전 기대가 크다. 4선인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스카이라인이 화려한 용산의 물리적 개발에 힘쓰면서도 지역의 역사·문화 정체성을 확립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한 걸음만 걸어가면 역사현장이고 문화유적인 지역 역사를 제대로 보존해 역사가 흐르는 미래 도시로 힘차게 뻗어나간다는 지론이다. 2015년 유관순 열사 추모비를 세운 이태원부군당역사공원에서 28일 그를 만났다. -용산 부동산값이 많이 올랐는데. “용산은 한남뉴타운부터 용산공원, 국제업무지구에 이르기까지 전체 면적의 70%가량이 재건축·재개발 중이다. 기타 기반시설(SOC)도 새로 정비되고 있다. 서울역에서 영등포로 가는 국철 지하화 작업이 꼭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국제업무단지 조성 이득금으로 원효대교에서 동작대교까지 강변북로를 모두 지하화하도록 하겠다. 이 같은 개발이 모두 이뤄지면 용산은 남산에서 걸어서 한강까지 오갈 수 있는 녹지축이 마련된다. 말 그대로 ‘세계의 중심, 이제는 용산시대’가 완성된다.” -미군이 옮겨간 자리에 용산공원이 들어서는데. “그동안 용산공원 조성 계획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용산구가 역할을 했다. 당장 제대로 조성되도록 국토교통부 대신 총리실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 달라고 건의해 관철했고, 미군 잔류시설인 호텔은 공원부지에서 외부로 나가도록 했다. 용산 수도여고 앞으로 옮기기로 했던 대사관직원숙소는 건설사 부영이 한강로에 짓는 아파트에 마련하기로 협의도 이끌어냈다. 나머지 부지 내 산재된 헬기방호부대 등 미군시설은 한곳으로 모아 정리하도록 계속 노력하고 있다.” -국제업무지구 개발은 땅주인 코레일이 소유권을 돌려받은 지 1년이 넘도록 사업이 재개되지 않고 있는데. “오리가 물위에 고요히 떠 있다고 발이 가만히 쉬고 있지 않다. 최근 김현미 국토부 장관을 만나 관련 문제에 대해 교감하는 등 사업이 시작되도록 협의하고 있다. 국제업무단지 내 우편집중국을 포함한 모든 건물을 없앴고 오염토양도 정화하고 있다. 맨 처음 계획과 달리 서부이촌동이 빠진 코레일부지만 단독으로 개발하는 것인 데다 관련 소송전도 모두 마무리된 만큼 급물살을 탈 수 있다.” -지역 역사박물관 조성 등 지역 역사 정체성 확립에 공을 들이는데. “용산은 근현대 역사 100년의 아픔을 오롯이 간직한 땅이다. 유적과 유물이 도처에 있다. 용산에서 우리 선조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남겨 후대에 전하려고 한다. 지난 5~6년 전부터 추진위를 구성해 사업을 진행 중이다. 코레일 소유 구 철도병원은 등록문화재여서 함부로 헐 수 없는 만큼 리모델링 후 기부채납받아 2021년 박물관을 연다. 대신 코레일은 국제업무단지 개발 시 병원 부지로 7000평을 받아 병원을 짓는다. 일제강점기 경성부(서울) 휘장이 있는 수로 덮개, 삼각지 파출소 개소식 기념 동상, 순종 국장 사진첩 등 8월 현재 896점의 유물을 모았다.”-지난 9년간 추진한 대표 역사사업은. “이곳 이태원부군당역사공원에 유관순 열사 추모비를 세운 게 가장 뿌듯하다. 1919년 만세운동을 주도한 유관순 열사가 이듬해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한 뒤 용산구 이태원동에 묻혔다는 기록은 있는데, 시신을 찾을 길이 없어 그의 묘지를 조망할 수 있는 이태원부군당역사공원에 추모비를 세웠다. 이 외에 일왕에게 폭탄을 던진 거사를 시도한 독립투사 이봉창 의사의 생가터가 효창4구역에 있다는 점에 착안해 60㎡ 내외의 이봉창 기념관도 내년 5월 준공을 목표로 짓고 있다. 앞서 2016년 효창공원에 방치된 독립운동가 7인의 묘를 관리해 제사를 모셔 왔고, 이와 관련해 효창공원 둘레길 조성사업을 위한 예산 확보 과정에서 서울시와 협의해 공원조성사업 계획도 도출해 냈다. 공원에는 독립운동가 7인의 묘역과 백범김구기념관, 독립운동기념관 등이 들어선다.” -용산이 역사박물관특구가 된다는데. “용산에는 박물관이 등록된 것만 11개, 등록되지 않은 것까지 합하면 20개도 넘게 있다는 점에 착안해 박물관특구 지정 절차를 밟고 있다. 연내 의향서를 제출해 내년 상반기 통과를 목표로 한다. 지역 내 문화유산도 재정비 중이다. 내년까지 근현대 역사문화명소 100곳을 선정해 안내판을 세우고 스토리텔링이 가미된 탐방 코스도 개발한다.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할 것이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 감독에 앞서 베트남 정부에서 주는 민간 최고 우호 훈장을 받는 등 지자체 외교의 새 지평을 열었는데. “베트남 꾸이년은 자외선이 강해 시각장애인이 많다. 용산구가 백방으로 뛴 끝에 용산에 본사를 둔 아모레퍼시픽의 도움으로 순천향대학병원의 이성진 박사 등이 꾸이년 백내장 환자 4000여명을 수술했다. 48㏊ 땅을 50년간 무상으로 기증받았는데 812억원을 투입해 태양광 발전소를 건립해 주고 있다. 어학당도 건립해 연 300명씩 한국어 가능자를 배출하고 있다. 만나서 사진만 찍고 돌아오는 자매도시 결연과는 차원이 다르다.” -내년 총선 공천 때 현역 구청장에게 감점을 많이 줘 사실상 출마를 못 하게 하려는 당의 방침에 대한 견해는. “당원으로서 당의 방침에 따라야 한다. 다만 앞으로 그런 제한을 두지 말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열심히 차려놓은 밥상에 갑자기 전략공천으로 오는 사람이 낙하산처럼 와서 숟가락을 얹으려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 진행 주현진 부장 jhj@seoul.co.kr정리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보수텃밭 사로잡은 민주당 출신 4선…구유지 환수 등 곳간 불리는 ‘살림꾼’ 보수색이 강한 서울 용산에서 소선거구제 도입 후 국회의원과 구청장 선거 때 민주당 출신으로 이긴 유일한 구청장이다. 근성과 배짱이 있다. 38세 늦깎이로 대학에 들어가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을 주제로 국내 1호 소파 박사 논문까지 썼다. 초선 구청장 시절 미군이 군사용으로 받은 땅을 한국인 대상 임대사업에 사용하는 게 부당하며 아리랑택시 부지(현 용산구청 터)를 소파 의제로 끌어올려 협상을 시작한 끝에 돌려받는 계기를 마련한 일화는 ‘당랑거철’에 비유됐다. 민선 5기 재임 때부터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던 구유지를 찾아내 구 재산으로 환수했고, 이 수입을 모아 제주도에 전국 처음 지자체 휴양지를 건립했다. 1955년 전남 순천에서 7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웅변으로 고교 장학금을 받을 만큼 언변 실력을 타고났다. 중학교 때인 1971년 당시 신민당 대통령 후보로 나온 김대중 전 대통령 후보 유세에 매료돼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정치인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고교 졸업과 제대 뒤 빈손으로 상경해 막노동부터 시작해 안 해 본 일이 없다. 특기를 살려 보광동에 웅변학원을 열면서 용산과 인연을 맺었다. 1978년 민주당에 가입해 순천 지역 국회의원 선거를 도우면서 정치권에 첫발을 들였다. 꿈은 쉽게 이뤄지는 듯했다. 1991년 36세 때 용산 최연소 구의원으로 당선된 데 이어 최다 득표로 또다시 구의원을 역임했다. 1998년 43세에 민선 2기 최연소 구청장에 당선됐으나 선거 약 한 달 전 종교단체 모임에서 후원회장 자격으로 식사비 44만원을 결제한 게 문제 돼 취임 2년 만에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했다. 이후 국회의원 선거 두 번, 구청장 선거에서 한 번 고배를 마시며 10년간 야인생활을 하다가 2010년 6월 민선 5기 용산구청장으로 돌아온 뒤 3선 가도를 달리고 있다. 용산 첫 4선 구청장이다. 실패의 순간마다 세게 단련한다는 마음으로 견딘 게 오늘의 성취를 가져왔다며 “포기하지 마라”는 말을 많이 한다. ■ 성장현 용산구청장 ▲1955년 전남 순천 출생 ▲순천 매산고, 안양대 행정학과, 단국대 행정대학원(행정학 박사) ▲웅변학원(1979~1997) 운영 ▲전국웅변인협회 사무총장(1988) ▲제1~2대(1991~1998) 용산구의원 ▲민선 2기(1998) 용산구청장 ▲민주당 용산지역위원장(2005~2010) ▲서울시 구청장협의회 회장,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회장 ▲민선 5·6·7기(2010~2019 현재) 용산구청장. 부인 김성희씨와 2남.
  • 용산, 주한베트남관광청과 문화교류 활성화 MOU

    용산, 주한베트남관광청과 문화교류 활성화 MOU

    최근 얼어붙은 한일 관계로 일본행 여행을 취소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대신 베트남과 같은 동남아시아로 여행자가 몰리고 있다. 특히 올해 베트남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5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가운데 서울 용산구가 전국 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주한베트남관광청과 관광·문화 교류 활성화를 위해 손을 잡아 눈길을 끈다. 용산구는 오는 27일 구청에서 주한베트남관광청,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와 관광·문화 교류 증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다고 22일 밝혔다. 성장현 용산구청장과 리쓰엉깐 주한베트남관광청 대표부 관광대사 등이 참여하는 이날 행사에는 ‘제14회 서울 인터내셔널 드라마 어워즈’ 참석차 방한하는 베트남 국민 여배우 쭝옥안도 함께해 자리를 빛낸다. 이번 협약에서 용산구와 베트남관광청은 양국 간 관광·문화 교류 증진, 베트남 퀴논거리(보광로59길)를 활용한 양국 문화 교류, 베트남 중부 빈딘성 투자·관광 설명회 등에 대해 협력하기로 했다.성 구청장은 “우리가 베트남을 찾는 만큼 베트남 국민들도 한국을 많이 찾을 수 있도록 구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김시덕의 대서울 이야기] ‘서울신문마을 비석’, 비석들의 엇갈리는 운명

    [김시덕의 대서울 이야기] ‘서울신문마을 비석’, 비석들의 엇갈리는 운명

    서울 강북구 미아동을 며칠 전 답사했다.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서 ‘미아동 탐사’라는 뜻의 ‘explore.in.mia’라는 아이디를 사용하시는 분이 올린 ‘서울신문마을’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비석을 보았기 때문이다. 1965년에 서울 경기 일대에 대홍수가 일어나서 이재민이 발생하자 서울신문사에서 성금을 모아 이 지역에 집단주택을 건설했음을 기념하는 내용이었다. 의연금을 모금해 준 서울신문사의 이름을 따서 이 뉴타운에 이름을 붙인 것이다. 이 새 마을 주변도 이제는 헌 마을 취급을 받아 재개발이 비석 근처에서 진행되고 있었지만, 비석 남쪽 지역에는 1965년 당시에 지은 집단주택단지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근처에서 만난 마을 주민들은 이 비석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대서울을 걷다 보면 이렇게 마을 사람을 기리는 비석을 종종 만난다. 이런 비석은 조선시대의 유명한 장군이나 권세 있던 성리학자들을 기리는 비석처럼 널리 알려지지는 않지만, 실제로 대서울을 걸으면서 건물 옆이나 나무그늘 아래를 찬찬히 살피면 뜻밖에 자주 만나게 된다. 용산구 용산2가동주민센터 옆에 세워진 ‘동장 이봉천 기적비’는 북한에서 탈출해 남한으로 온 사람들이 정착한 해방촌이 오늘날과 같은 모습을 갖추는 데 진력한 이봉천 선생을 기리는 비석이다. 용산구 보광동의 골목에는 ‘김점례 여사 배봉출 선생 공덕비’가 서 있다. 이 일대에서 큰무당으로 활동하던 김점례 선생 부부가 전 재산을 동네에 기증하고 노인정을 세워 준 것을 기념하는 비석이다. 모르긴 몰라도 한반도 역사에서 이렇게 여성 무당을 기리는 비석은 거의 없지 싶다. 한편 경기 부천시 소사본동의 소새울어울마당 앞에는, 이 위치에 어린이들의 공부방 자리를 기증한 동네 주민을 기리는 ‘심원 서경열 선생 공덕비’가 서 있다. 이런 비석들과는 달리 그 존재가 잊혀진 비석이 서울 영등포구에 있다. 도림고가도로의 남쪽 그늘 한구석에 서 있는 ‘차동식 선생 시혜비’다. 이 지역에 마을이 있던 시절, 차동식 선생이 동네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 부지를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한 것을 기념하고자 도림2동 주민들이 세운 비석이다. 하지만 이 놀이터가 조성됐음을 전하는 1981년 7월 16일자 동아일보 ‘도림고가차도 아래 어린이놀이터 설치’에는 영등포구청이 모든 것을 다 한 것처럼 돼 있고 차동식이라는 이름은 지워져 있다. 지역공무원이나 언론에 하나의 마을, 한 명의 마을 사람은 기억될 가치가 없는 것이다. 오늘날 ‘차동식 선생 시혜비’ 주변에서 놀이터는 찾아볼 길 없고, 이 일대가 재개발되면서 이 비석을 세웠던 주민은 대부분 이곳을 떠났을 터이다. 자기 마을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자 한 도림2동 주민 차동식 선생의 행적은 당시에 정부와 언론사에 묵살됐고, 재개발 후에 이 지역에 새로 들어온 사람들에게는 잊혀졌다. 부디 ‘서울신문마을’ 비석은 이와 똑같은 운명을 겪지 않기를 기원한다.
  • ‘서울신문마을 비석’ 등 비석들의 운명을 생각한다

    ‘서울신문마을 비석’ 등 비석들의 운명을 생각한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을 며칠 전 답사했다.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서 ‘미아동 탐사’라는 뜻의 ‘explore.in.mia’라는 아이디를 사용하시는 분이 올린 ‘서울신문마을’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비석을 보았기 때문이다. 1965년에 서울 경기 일대에 대홍수가 일어나서 이재민이 발생하자 서울신문사에서 성금을 모아 이 지역에 집단주택을 건설했음을 기념하는 내용이었다. 의연금을 모금해 준 서울신문사의 이름을 따서 이 뉴타운에 이름을 붙인 것이다. 이 새 마을 주변도 이제는 헌 마을 취급을 받아 재개발이 비석 근처에서 진행되고 있었지만, 비석 남쪽 지역에는 1965년 당시에 지은 집단주택단지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근처에서 만난 마을 주민들은 이 비석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대서울을 걷다 보면 이렇게 마을 사람을 기리는 비석을 종종 만난다. 이런 비석은 조선시대의 유명한 장군이나 권세 있던 성리학자들을 기리는 비석처럼 널리 알려지지는 않지만, 실제로 대서울을 걸으면서 건물 옆이나 나무그늘 아래를 찬찬히 살피면 뜻밖에 자주 만나게 된다.용산구 용산2가동주민센터 옆에 세워진 ‘동장 이봉천 기적비’는 북한에서 탈출해 남한으로 온 사람들이 정착한 해방촌이 오늘날과 같은 모습을 갖추는 데 진력한 이봉천 선생을 기리는 비석이다. 용산구 보광동의 골목에는 ‘김점례 여사 배봉출 선생 공덕비’가 서 있다. 이 일대에서 큰무당으로 활동하던 김점례 선생 부부가 전 재산을 동네에 기증하고 노인정을 세워 준 것을 기념하는 비석이다. 모르긴 몰라도 한반도 역사에서 이렇게 여성 무당을 기리는 비석은 거의 없지 싶다. 한편 경기 부천시 소사본동의 소새울어울마당 앞에는, 이 위치에 어린이들의 공부방 자리를 기증한 동네 주민을 기리는 ‘심원 서경열 선생 공덕비’가 서 있다.이런 비석들과는 달리 그 존재가 잊혀진 비석이 서울 영등포구에 있다. 도림고가도로의 남쪽 그늘 한구석에 서 있는 ‘차동식 선생 시혜비’다. 이 지역에 마을이 있던 시절, 차동식 선생이 동네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 부지를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한 것을 기념하고자 도림2동 주민들이 세운 비석이다. 하지만 이 놀이터가 조성됐음을 전하는 1981년 7월 16일자 동아일보 ‘도림고가차도 아래 어린이놀이터 설치를 영등포구청이 모든 것을 다 한 것처럼 돼 있고 차동식이라는 이름은 지워져 있다. 지역공무원이나 언론에 하나의 마을, 한 명의 마을 사람은 기억될 가치가 없는 것이다.오늘날 ‘차동식 선생 시혜비’ 주변에서 놀이터는 찾아볼 길 없고, 이 일대가 재개발되면서 이 비석을 세웠던 주민은 대부분 이곳을 떠났을 터이다. 자기 마을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자 한 도림2동 주민 차동식 선생의 행적은 당시에 정부와 언론사에 묵살됐고, 재개발 후에 이 지역에 새로 들어온 사람들에게는 잊혀졌다. 부디 ‘서울신문마을’ 비석은 이와 똑같은 운명을 겪지 않기를 기원한다.글 사진: 김시덕 서울대 규장각 교수
  • 청요릿집·반도호텔… 종전 뒤라 믿기엔 화려한 ‘서울의 휴일’ 걷다

    청요릿집·반도호텔… 종전 뒤라 믿기엔 화려한 ‘서울의 휴일’ 걷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0회 서울의 영화2(이용민 감독의 서울의 휴일)’ 편이 지난달 29일 중구 정동과 남대문시장 일대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서대문역 5번 출구 앞에 집결한 참가자 40여명은 영화의 흔적이 남아 있는 정동과 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면서 옛 정취를 만끽했다. ‘차이나타운이 없는 대도시’ 서울에서 차이나타운 역할을 하는 한성교회에서 시작한 투어는 1세대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프란치스코 정동수도원으로 향했지만 때마침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 중이어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덕수궁 수문장 교대식 의장행렬과 조우한 참석자들은 한참 동안 덕수궁 돌담길을 함께 행진했다. 이어 정동극장~세실극장~시청 광장~환구단~상동교회~남대문시장 안 은호식당을 거쳐 숭례문 앞에서 일정을 마무리했다. 해설을 맡은 김은선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영화 미리보기는 물론 알찬 사진과 자료를 제공해 호응을 얻었다.근대의 산물 영화는 그 시대의 거울이다. 소설이나 그림, 음악에서는 느낄 수 없는 리얼리티를 선사한다. 1956년에 제작된 이용민 감독의 ‘서울의 휴일’은 1930~1950년대 서울이라는 도시공간과 서울 사람의 삶을 돌이켜 보게 하는 대표적 한국 고전영화 6편 중 1편에 꼽힌다. 나머지 5편은 양주남의 ‘미몽-죽음의 자장가’(1936년), 최인규의 ‘집 없는 천사’(1941년), 이병일의 ‘반도의 봄’(1941년), 한형모의 ‘운명의 손’(1954년), 한형모의 ‘자유부인’(1956년) 등이다. 흡사 로마를 무대로 공주와 신문기자의 로맨스를 엮은 1954년 작 ‘로마의 휴일’의 서울판처럼 여겨진다. 시나리오를 쓴 미국 작가 돌턴 트럼보는 처음에 ‘공주와 평민’이라고 제목을 달았다가 나중에 바꿔 공전의 히트를 쳤다. 우리에게 낯설기만 한 1950년대 서울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한 편의 다큐멘터리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남대문, 중앙청(옛 조선총독부), 청계천변, 파고다공원(탑골공원), 독립문, 정동길, 덕수궁, 황궁우가 보이는 옛 조선호텔과 반도호텔(롯데호텔), 옥인동 옛 송석원 터에 세워진 친일파 윤덕영의 아방궁 벽수산장도 배경으로 나온다. 자료적 가치가 높아 2016년 서울미래유산 무형유산으로 선정됐다.영화는 1950년대 서울 상류층의 꿈같은 일상을 과장되게 보여 준다. 새로 생긴 신신백화점(SC제일은행 본점)에서 쇼핑하고, 장안 제일의 청요릿집 아서원(소공동)에서 점심 먹고, 한강에서 보트와 수상스키를 타고, 덕수궁 잔디밭에서 술판을 벌이고, 서울에서 가장 높은 반도호텔을 바라보며 맥주를 마신다. 사건에 휘말린 신문기자와 산부인과 여의사 부부의 주말 일정이 중심이다. 서울 명소 보여 주기에 치중했다. 한국전쟁 종전 3년 후의 서울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다. 문화주택, 클래식 음악과 영화 감상, 쇼핑, 야외 음악회, 한강 뱃놀이, 맥주내기 미니골프 등 극소수 상류층의 소비생활이 적나라하게 펼쳐진다. 필름 속 궤도전차와 빈티지 자동차, 고가의 전축이나 뻐꾸기시계, 다이얼식 전화기 같은 소품도 눈을 즐겁게 한다.하나의 스토리라인이 아니다. 옆집에 사는 사장과 젊은 부인, 그리고 앞집에 사는 가난한 옥이네 가족에게 벌어진 사건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보여 준다. 남대문 야바위꾼의 꾐에 빠져 혼전 임신한 옥이는 하얀 고무신에 검정치마 차림의 전형적인 우리네 누이의 모습이다. 휴일을 보내는 기자들의 세계와 신문사 풍경도 곁들였다. 신문사 편집국장 역으로 인기 시사만화가 코주부 김용환 화백이 우정 출연한 장면도 눈에 띈다. 한강대교와 철교가 보이는 한강백사장에서 ‘오 솔레미오’를 부르거나, 호텔에서 “축배를 들 때 왜 잔을 부딪치는 줄 아십니까? 미각을 자극하는 맛과, 시각을 만족시키는 황금빛 액체, 촉각을 만족시키는 술잔의 시원한 감촉, 후각을 만족시키는 야릇한 향기, 다만 한 가지 모자라는 청각을 위해 하는 게 건배”라는 명대사도 나온다. 영화가 제작된 1956년 서울의 실상은 어땠을까. 손정목의 ‘서울도시계획이야기’는 1953년 7월 27일 한국전쟁이 끝나고 휴전협정이 조인됐을 당시 서울의 풍경을 이렇게 요약했다. “서울시가지는 사대문 안이었다. 동대문을 나가면 신설동까지 큰길가에는 집이 들어차 있었지만 그 밖은 논과 밭이었다. 신설동 남쪽에는 경마장이 있었으나 인가는 별로 없었다. 신당동에는 집이 들어서 있었지만 지금의 금호동, 옥수동 일대는 산이었다. 왕십리에도 큰길을 따라 양쪽에는 집이 연이어 있었지만 지금 한양대학교가 있는 일대에는 주택보다 미나리꽝이 더 많았다. 성동교도 나무다리였고, 그 동쪽에는 논과 밭뿐이었다. 서울의 남쪽, 한강대교까지는 양쪽에 시가지가 형성돼 있었지만 동빙고동, 서빙고동의 인구는 각각 1000명 안팎이었다. 원효로 1~4가에도 큰길가가 아니면 논과 밭이 더 많았다. 노량진, 상도동, 대방동, 영등포에도 시가지가 연결되지 않았다. 서쪽으로 나가면 겨우 신촌까지였고, 마포 전차종점을 100미터만 벗어나면 동쪽은 벌거숭이 산이었다. 서교동, 합정동, 망원동은 한 개로 묶여 하나의 행정동을 형성하고 있었다. 서울의 동북쪽은 미아리고개가 끝이었고, 서북쪽은 독립문, 현저동이 끝이었다.”서울은 한국전쟁이 할퀴고 지나간 만신창이 모습 그대로였다. 전쟁 전 20만채에 가깝던 집 가운데 6만채 정도가 불타거나 파괴돼 사람이 살 곳이 부족했다. 도로, 교량, 상수도 등 도시기반시설은 처참하게 뭉개졌다. 서울 도심부에는 지금의 롯데호텔 자리에 있던 지상 8층의 반도호텔이 최고층 건물이었고, 옆에는 조선호텔이 있었다. 그리고 신세계백화점과 그 뒤의 제일은행(SC제일은행) 충무로지점, 맞은편의 한국은행(한국은행 화폐박물관) 건물이 서울의 대표적 건축물이었다. 1950년대 서울 도심부의 건축물 평균 층고는 2층에도 미치지 못했다. 종로네거리와 남대문로 양쪽의 평균 건물 높이가 3~5층이었고, 충무로·명동·을지로는 2~3층 남짓했다. 1955년 종로네거리 현재의 SC제일은행 본점 자리에 신신백화점이 신축됐는데, 당시 유행하던 루버를 전면에 돌린 산뜻한 건물이었지만 2층에 불과했다. 1957년 광화문네거리에 3층짜리 국제극장(동화면세점)이 들어서고, 무교동 모퉁이에 5층짜리 개풍빌딩이, 1958년 남대문에 7층짜리 그랜드호텔이 세워졌다.1940년대부터 1965년까지 서울은 잠자는 도시였다. 재개발은 요원했다. 모든 게 군수물자로 사용됐기에 건축자재를 구할 수 없었다. 수명이 30년에 불과한 목조건물들이 낡고 병든 상태로 근근이 버티고 있었다. 종로구 신문로, 청운동, 효자동 일대의 총독부 관사촌이나 중구 장충동과 신당동, 용산구 후암동 일대의 일본식 문화주택 지역이 부자동네였다. 청계천을 사이에 둔 양쪽 제방, 세운상가가 들어선 소개도로, 남산 어귀, 사직공원 뒤 인왕산 입구와 서쪽, 금화산 일대와 현저동, 해방촌과 보광동, 금호동, 옥수동, 동소문동, 창신동 등에 13만채에 가까운 무허가 불량주택과 판잣집이 빽빽했다. 1950년대의 어느 일요일 하루 동안 서울에서 벌어진 얘기를 다루는 ‘서울의 휴일’은 한국전쟁 종전 직후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화려하고 활기찬 서울의 모습을 필름에 담았다. 당시는 휴식과 위안 그리고 도피처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절이었다. 영화는 암울하고 참담했던 기억을 잠시나마 잊게 해 주는 진통제였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제11회 성수동 붉은 벽돌 마을 ■일시 및 집결장소:7월6일(토) 오전 10시, 뚝섬역 1번 출구(역 안) ■신청(무료):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강남 집값 바닥 쳤다?… “반발 심리가 부른 반짝 상승”

    강남 집값 바닥 쳤다?… “반발 심리가 부른 반짝 상승”

    서울 강남 집값이 급격한 하락세를 멈췄다. 일부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가격이 다시 오르기도 했다. 이런 현상을 놓고 강남 집값이 바닥을 쳤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출규제, 다주택 보유 규제를 풀지 않는 한 수요가 줄어들어 곧바로 하락 기조가 바뀌지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4, 5월 마지막 주 하락에서 보합세로 전환 강남 아파트값 바닥론이 본격 등장한 것은 지난 4월 말이다.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 추락했던 아파트값이 회복세를 나타내면서부터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값 동향 조사결과 4월 마지막 주 강남구 아파트값은 7개월 동안 이어진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세로 돌아섰다. 오랫동안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터라 강남 아파트값 내림세가 멈췄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이후 상승세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하락폭은 줄어들었다. 그런데 5월 마지막 주 강남구 아파트값이 다시 마이너스에서 보합세로 돌아섰다. 재건축 추진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반등하는 등 한 달 만에 다시 보합세를 기록하면서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하락 기울기가 작아지고, 보합세로 돌아섰다는 것은 수요자에게는 심리적으로 가격 거품이 어느 정도 빠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격 상승은 주로 재건축을 추진하는 아파트에서 나타났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4월 중순부터 연속 상승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아시아선수촌 단지에서 가격 반등이 눈에 띄었다. 대치 은마아파트 84㎡ 호가는 17억 5000만~18억 5000만원을 부르고 있다. 4월보다 1억원 정도 올랐다. 이 아파트 호가 최고점은 지난해 10월 20억원까지 올랐었다. 재건축 아파트값 호가 상승은 일반 아파트값 호가도 끌어올리고 있다. 송파구 잠실엘스 84㎡ 아파트 호가는 15억 50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16억원으로 올랐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 증가도 눈에 띈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들어 월간 거래량이 2000건 이하로 떨어지다가 지난 4월에는 2402건으로 회복했다. 지난달에는 3332건으로 늘어났다. 강남권 아파트 거래량이 많다. 강남구에서는 지난달 236건이나 팔려 올해 들어 월간 거래량 70~80건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서초구, 강동구에서도 비슷한 추이를 나타냈다. ●당장 ‘V자’ 곡선 그리기는 쉽지 않을 듯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최근 가격 상승과 거래량 회복만으로 집값 하락 기조가 바뀌었다고는 판단하지 않는다. ‘9·13대책’ 이후 급락에 대한 반발 심리가 작용해 아파트값 호가가 상승했다는 것이다. 추격 매수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급매물이 팔리면서 나타나는 현상일 뿐 과거처럼 급격하게 가격이 반등하는 ‘V자’ 곡선은 그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움직임이 주택시장의 흐름 전체를 한꺼번에 돌려놓기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그 이유로 대출억제와 다주택자 보유세 강화 등을 담은 일관된 규제정책을 든다. 국내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도 좋지 않아 경기기 회복되지 않는 상황이라서 아파트값을 끌어올릴 수 있는 동력이 약하다. 최근 거래량이 회복됐다고는 하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적은 양이다. 2006년 이후 월간 거래량은 거의 최저치에 가깝다. 입주 물량 증가도 아파트값 급등에 힘을 실어주지 않는다. 이달 서울 아파트 입주량은 7000여 가구에 이른다. 2월 입주물량(7859가구)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입주량 증가가 매매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전셋값 하락과는 직결된다. 하지만 전셋값이 떨어지면 매매가격도 하방압력을 받는다. 정부의 강력한 집값 상승 억제정책도 급격한 반등을 허용하지 않는다. 국토교통부는 “급격한 반등 흐름이 뚜렷하고 전체 주택시장으로 확산할 위험이 커지면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따라서 향후 아파트값은 하락 안정세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박천규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장은 최근 열린 세미나에서 “전국 주택매매 가격은 연간 1.1~1.9%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집 근처에서 수채화·목공 배워요” 용산 ‘동네배움터’ 8곳으로 확대

    서울 용산구가 ‘동네배움터’를 8곳, 80개 프로그램으로 확대했다. ‘동네의 내력과 특색, 주민들의 요구가 반영된 학습 강좌를 집 근처에서 들을 수 있는 촘촘한 학습공동체 형성을 위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후암동, 용산2가동 움터에서 9개 프로그램이 운영됐으나 주민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자 기회를 넓혔다. 올해 후암동, 용산2가동, 효창동, 한강로동, 보광동, 이촌2동, 원효2동, 한남동 등 구 전역에서 다채로운 강좌를 들을 수 있다. 후암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운영되는 마을이음 동네배움터에서 재봉틀로 소품 만들기, 수채화 그리기, 손뜨개, 목공 등 10개 강좌를 운영하는 식이다. 구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지역 주민의 근거리 학습권을 보장하고 학습 공동체 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배움터를 대폭 확대하는 만큼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주민들에게 당부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한현민 “키 성장 멈추는 한약 먹었다”

    한현민 “키 성장 멈추는 한약 먹었다”

    최근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모델을 꼽는다면 단연 한현민이 아닐까. 국내 1호 흑인 혼혈 모델로 혜성같이 등장해 패션계는 물론 다양한 방송까지 활약을 펼치고 있는 대세남 한현민이 bnt와 함께했다. 얼킨, 바이브레이트, 프론트(Front), 스텔라 마리나(STELLA MARINA) 등으로 구성된 세 가지 무드로 진행된 이번 화보에서 그는 탄탄한 몸매와 완벽한 비율을 드러낸 촬영부터 메탈 의상으로 스타일링한 콘셉트, PVC 배경을 활용한 이색적인 무드까지 프로답게 소화하며 ‘화보 장인’으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발산했다. 촬영을 마친 후 그는 근황에 대한 이야기로 인터뷰 말문을 열었다. 현재 방송 고정 프로그램 2개를 맡고 있다는 그는 “MBC every1 ‘대한외국인’에 출연 중이고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 MC 맡고 있다”고 전했으며 ‘엠카운트다운’에서 이대휘와의 호흡을 묻는 질문엔 “동갑 케미가 너무 좋다”고 답했다. 얼마 전 열렸던 2019 F/W 서울패션위크에 대해서는 “이번 시즌엔 10개의 브랜드 쇼에 섰다. 나에게 기회를 주신 선생님들과 관계자분들에게 매번 너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해외 진출 의향을 묻는 질문엔 “물론 욕심은 난다. 그런데 아직은 준비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좀 더 준비가 되면 해외에도 꼭 진출을 해보고 싶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최근 10대 대표 모델 한현민과 60대 대표 시니어 모델 김칠두가 함께 룩북 작업을 했다는 소식이 공개돼 세간의 화제를 얻은 바 있다. 신, 구의 콜라보 소감을 묻자 “촬영을 함께하게 돼 영광이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시니어 모델이 아니신가. 너무 멋지신 것 같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모델계는 물론 방송계까지 사로잡은 그가 인기를 가장 실감하는 순간은 언제일까. 그는 “식당 가서 서비스를 받을 때 가장 실감한다. 어르신분들도 많이 알아봐 주셔서 기쁠 때가 많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이어 최근 바빠진 스케줄로 인해 귀가가 늦어져 불편해할 가족들을 위해 19년 만에 독립을 결정했다는 소식도 슬며시 귀띔했다. 아직 미성년자인 그는 수입에 대한 이야기도 조심스레 꺼내놨는데 “아직은 미성년자인 나에게 너무 큰 금액이기 때문에 철저히 부모님께서 관리를 해주시고 있다. 현재는 용돈을 받아서 생활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키 189cm의 우월한 신체조건을 지닌 그는 한때 키가 너무 커 성장을 멈추는 한약을 복용한 적이 있다는 사연을 공개해 놀라움을 안겨주기도 했는데 “예전에는 키가 너무 커서 약을 먹기도 했다. 작년 여름쯤에 병원을 갔더니 이제 성장판이 닫혔다고 하더라. 그 판정을 받은 뒤로는 안심하고 약도 끊었다”고 전했다. 또한 과거 학원비가 비싸 유튜브를 보며 모델 워킹 연습을 했다는 그는 “모델 김원중 형과 현재 배우로 활동하고 계시는 남주혁 선배님의 영상을 많이 참고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2017년 미국 타임지에서 선정한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 30인’에 선정된 데 이어 얼마 전 포브스에서 진행한 2019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리더 30인’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한현민. 일할 땐 누구보다 프로다운 면모를 자랑하는 그이지만 일상에서만큼은 여느 평범한 대한민국 열아홉 소년의 모습을 띄고 있었다. 그는 “한국인이라면 밥심”이라며 소울푸드는 순댓국, 햄버거와 피자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전하는가 하면 인지도가 높아졌음에도 여전히 택시비가 아까워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다며 털털한 모습을 내비쳤다. 평소 쇼핑할 땐 굳이 브랜드 옷을 따지지 않는 편이라며 “요즘 핫한 동묘 구제시장을 좋아한다”고 전하기도. 모델계부터 동네 친구들까지 넓은 인맥을 자랑하는 통에 ‘보광동 핵인싸’로 불린다는 그는 “모델도 그렇고 동네 친구들도 그렇고 다 친하게 지낸다. 안 친한 사람이 없는 것 같다. 바로 이런 게 진정한 핵인싸 아니겠는가”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육 남매 중 장남이라는 그는 “최근에 막냇동생이 생겼는데 나와 18살 차이가 난다.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다”며 애정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 영어 울렁증을 극복했냐는 질문엔 “많이 극복했다. 지금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샘 오취리, 그렉 형에게 영어를 배우고 있다”며 달라진 영어실력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올해 나이 열아홉. 10대의 끝자락에 서 있는 그에게 스무 살이 되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묻자 “밤새도록 PC방에서 게임을 해보고 싶다”며 영락없는 고등학생의 모습을 보였다. 어렸을 적부터 게임을 좋아했다는 이 소년이 데뷔를 하게 된 계기 역시 단골 PC방 매니저 형 덕분이었다. 그는 “단골 PC방 매니저 형의 사촌이 브랜드를 하는데, 나를 모델로 쓰고 싶다고 하셨다더라. 그렇게 모델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당시 이렇게 뜰 줄 예상했냐는 질문엔 “전혀 몰랐다. 그땐 내가 이렇게 TV에 나올 줄 상상도 못했다”며 벅찬 마음을 표했다. 대학 계획에 대해선 “스무 살 되면 바로 가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연극 영화과에 진학하고 싶다”고 밝혔으며 연애 계획을 묻는 질문엔 “아직 이성에 대한 관심은 크게 없다. 지금은 일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롤모델로는 마틴 루터 킹 목사님을 꼽으며 “그 당시에 맞서서 인권 운동을 펼치셨던 목사님을 정말 존경한다”고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서울 아파트 거래량 급감...지난해 5분의1 수준도 안 돼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해의 5분의 1 수준도 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3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4월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거래량(신고 기준)은 2386가구를 기록했다. 4월 거래량치고는 2006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올해 들어 월간 거래량이 2000가구도 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거래량이 다소 늘었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아직도 거래 절벽에 가까울 정도다. 지난해 4월 거래량은 6199가구, 2017년 4월에는 7735가구가 거래됐다. 지난해 한 달 최대 거래량은 3월로 1만 3813가구가 거래됐다. 올해 1~4월까지 누계 거래량은 7506가구로 역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량(4만 1320가구)과 비교해 18% 수준에 불과하다. 거래량은 지난해 11월부터 월간 거래량이 3000가구 이하로 급감했다. 다주택자 금융규제와 세제강화 조치를 담은 ‘9·4대책’ 발표 이후 시장이 급랭해지면서부터다. 특히 강남권 아파트 거래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도 떨어지고 급매물 거래 이후 추격매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시장이 침체에 빠졌다. 지난해 1~4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거래된 아파트는 6950가구였지만, 올해는 같은 기간 거래량이 994가구에 그쳤다. 지난해와 비교해 14%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서민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은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올해 4월 거래량만 보면 노원구는 227가구, 구로구에서는 157가구가 거래됐다. 같은 달 강남구는 138가구, 서초구는 68가구에 불과했다. 당분간 거래량은 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 구입 대출길이 막힌데다, 공시가 인상으로 보유세 부담이 커진 탓에 집값 상승 기대감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부고]

    ●안덕환(전 매일신문 전무이사)씨 부인상 안협(보광병원 영상의학과장) 안영(안영안과의원장)씨 모친상 17일 경북대병원, 발인 20일 오전 8시 (053)200-6141 ●한민규(경기일보 오산지사장)씨 모친상 18일 오산장례문화원, 발인 20일 (031)372-2922 ●이태원(한국건설기술연구원 화재안전연구소장) 익원(이데일리 편집국장)씨 모친상 18일 동국대 일산병원, 발인 20일 오전 6시 (031)961-9400 ●성세환(전 BNK금융지주 회장)씨 장모상 18일 부산의료원 장례식장, 발인 20일 오전 7시 (051)607-2651 ●신원덕(전 법무법인 광장 이사) 형덕(홍익대 문화예술경영대학원장)씨 모친상 박동곤(숙명여대 화학과 교수)씨 장모상 1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0일 오전 8시 (02)3010-2236
  • [부고] 안덕환(전 매일신문 전무이사)씨 부인상

    △이양균씨 별세, 안덕환(전 매일신문 전무이사)씨 부인상, 안 협(보광병원 영상의학과장)·안 영(안영안과의원장)씨 모친상, 이창규씨 시모상, 이상민(메디하트내과의원장)씨 장모상 = 17일 오후 4시5분께, 경북대병원 장례식장 특101호실, 발인 20일 오전 8시. 053-200-6141.
  • 서울 종로구 인왕사 화재…보광전 전소

    서울 종로구 인왕사 화재…보광전 전소

    7일 오전 6시 55분쯤 서울 종로구 인왕사에 화재가 발생했다. 보광전에서 시작된 불은 보광전을 완전히 태운 뒤인 오전 8시 36분쯤 완전히 잡혔다고 소방당국이 전했다. 거주자 4명이 자력으로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3100만원 상당의 재산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불상과 법고 등이 불탔지만 문화재를 없었다고 소방당국은 설명했다. 보광전 1층은 생활공간, 2층은 법당 및 내실로 이뤄졌다. 불은 2층 내실 침대 인근에서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은 “목조 기와 건물의 특성상 화재를 완전히 진화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다행히 산불로 옮겨붙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오는 9일 합동 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 산불 사망자 빈소 조문하는 진영 장관

    [포토] 산불 사망자 빈소 조문하는 진영 장관

    진영 신임 행정안전부 장관이 6일 오전 강원 속초 보광병원 장례식장에서 이번 고성·속초 산불로 숨진 김모씨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 문화재청 “강원도 산불 관련 문화재 피해 아직 없어”

    4일 오후 강원도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한 문화재 피해는 5일 오전 10시 현재까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은 이날 “강원도, 속초시, 고성군 등 지자체를 통해 계속해서 문화재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며 “피해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어제부터 문화재 안전상황실을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사찰인 속초 보광사는 강원도 문화재자료 제408호인 ‘속초 보광사 현왕도’를 화재 발생 직후 안전한 장소로 옮겼다. 국가지정문화재가 많은 속초 신흥사의 경우 산불 발생 지역과 멀지 않지만, 불이 반대 방향으로 번져 아직 피해를 보지 않았다. 신흥사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보물 제1721호), 목조지장보살삼존상(보물 제1749호), 극락보전(보물 제1981호), 제진언집 목판(보물 제2014호) 등을 소장하고 있다. 문화재자료 제114호인 고성 화암사 역시 피해를 면했다. 화암사 관계자는 “사찰이 발화 지점으로부터 위쪽에 있는데 다행히 바람이 아래 쪽으로 불어서 피해가 없었다”고 전했다. 강원도 고성·속초·인제에 있는 국가지정문화재는 보물 11건, 명승 8건, 천연기념물 4건, 국가민속문화재 2건, 사적 2건 등이다. 문화재청은 강원도 이외에도 큰불이 일어난 부산 해운대구 운봉산에서 가까운 기장군 장안사에 피해가 없도록 진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주변 문화재는 물론 자연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있는 산림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지자체, 돌봄단체, 안전경비원 등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16년 만에 탄력

    5816가구 건설… 2024년 입주 목표 2003년 뉴타운 지정 이후 표류하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택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게 됐다. 용산구는 한남3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사업시행계획인가 고시문을 구보에 게재했다고 1일 밝혔다. 한남동 686 일대 38만 6395.5㎡ 규모 부지다.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과 맞닿고 북쪽으로 이태원로, 서쪽으로 보광로, 동쪽으로 독서당로, 남쪽으로는 서빙고로와 강변북로·중앙선 한남역과 연결되는 ‘강북 교통의 중심’이자 남산과 한강을 잇는 서울의 경관 거점이다. 구 관계자는 “기존 지형과 길을 최대한 보전했을 뿐 아니라 한강 주변 경관과 남산 조망을 많은 시민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해발 90m 이하 스카이라인과 통경축(조망권을 확보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갖췄다”고 소개했다. 한남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이곳에 공동주택 197개동(테라스하우스 포함) 5816가구(조합원과 일반분양 4940가구, 임대주택 876가구)를 짓는다. 건폐율은 42.09%, 용적률은 232.47%, 높이는 71.15m(지하 6층~지상 22층)다. 1~3인 가구가 많은 지역성을 반영해 전체 주택의 51.87%인 3017가구를 전용 59㎡ 이하 소형으로 배치한다. 초등학교와 병설유치원, 문화공원, 어린이공원, 소공원, 주민센터, 종합사회복지관도 새로 짓는다. 조합은 2024년 입주를 목표로 올해 말 시공사를 선정해 조합원 분양 등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한남 2·4·5구역에 대해선 서울시와 정비계획 변경안 협의 중으로 빨리 성과를 보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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