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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신문 보도 그후]오피스텔 성매매 ‘철퇴’

    [서울신문 보도 그후]오피스텔 성매매 ‘철퇴’

    서울 강남 일대를 중심으로 오피스텔 성매매가 확산되고 있다는 서울신문 보도에 따라 경찰이 성매매 업주와 전단지 제작자 등을 검거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8일 선릉역 일대 오피스텔에서 성매매를 알선한 업주 이모(33)씨와 탈북자 여성 이모(26)씨 등 4명을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특히 경찰은 이례적으로 여성 사진을 배경으로 오피스텔 성매매를 알리는 전단을 대량 제작한 인쇄업자 김모(41)씨와 전단 공급책 이모(39)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인쇄업자 김씨는 지난 26일 자신이 운영하는 중구 필동의 인쇄소에서 ‘19금 오피스 강남 10% 미모의 아가씨’라는 글귀가 쓰인 명함 크기의 전단 20만장을 인쇄, 이 중 5만장을 업주 이씨에게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김씨와 공급책 이씨는 4만장에 28만원을 받고 전단을 만들어 선릉역 일대 오피스텔 성매매 업소에 팔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1회 8만원에 성매매를 했다는 탈북자 출신 이씨는 경찰조사에서 “생활고에 시달려 어쩔 수 없이 성매매를 하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전단에 인쇄업주가 누구인지를 추정할 수 있는 단서가 전혀 없는 데다 인쇄업주는 나서지 않은 채 공급책이 ‘대포폰’으로 실질적인 영업 활동을 해 현장에서 검거하지 않는 이상 붙잡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공직 금품비리 검거’ 인센티브 2배로

    ‘공직 금품비리 검거’ 인센티브 2배로

    경찰이 ‘공정 사회’ 실현을 위해 칼을 뽑았다. 공직사회의 고질적인 뇌물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금품수수 공무원을 적발하는 경찰관에게 부여하는 배점을 두 배로 높여 최고점을 주기로 했다. 또 고위직을 집중적으로 사정하기 위해 자치단체장, 광역의원 등의 비리 혐의를 적발한 경우에도 특별승진 대상이 되도록 명문화했다. 경찰청은 28일 “올 상반기 3대(토착·교육·권력) 비리 단속 결과를 근거로 지난달부터 한층 강화된 공직비리 특별 단속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연말까지 진행되는 특별 단속에서는 비리 자치단체장, 고위 공직자 및 뇌물수수 공무원을 주요 타깃으로 삼는다. 지난 8월 ‘공정사회’가 하반기 국정운영 기조로 제시된 데 따른 경찰의 강력한 후속 실행조치인 셈이다. 서울신문이 단독 입수한 경찰청의 ‘3대 비리 특별단속 계획’에 따르면 앞으로 경찰관이 공직자의 금품수수 사례를 적발, 구속시킬 경우 배점 100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의 3대비리 단속점수 50점을 두 배로 올린 점수로, 비리사범 배점 가운데 가장 높다. 이 밖에 ▲공금횡령(배임) 30점 ▲보조금 횡령(배임) 20점 ▲사이비기자 갈취 10점 ▲직무유기 5점 ▲기타 5점 등을 부여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인사 청탁 관련 금품수수가 상반기 비위 유형 가운데 가장 많았으며, 인·허가와 관련한 뇌물 잡음이 끊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최고 배점을 배정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경찰관 특진 추천 범위도 크게 넓혔다. 금품수수를 적발했을 때 경감의 경우 기존 ‘(수뢰금액) 1억원·1급 이상 공무원 구속’에서 ‘1급 이상 공무원을 포함한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기초단체장 구속’으로 특진 평가범위를 확대했다. 경위의 경우는 ‘2급 이상 공무원 구속’에서 ‘2급 이상 공무원을 포함해 광역의장, 교육의장 구속’으로 확대했다. 경찰 관계자는 “자녀 특채 등 권력층의 잇따른 비리 파문으로 흔들린 공직사회의 기강을 바로잡고 공정사회 기조에 맞춰 사회지도층 비리에 대한 경찰의 대대적인 사정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한국 국가투명도 2년째↓

    한국 국가투명도 2년째↓

    한국의 국가투명도가 2년째 하락한 것으로 평가됐다. 고위 공직자 자녀 특채 파문, 특별사면권 남용 논란 등 사회 전반에 걸친 특권·권력층 비리가 부패 지수 하락의 원인으로 분석됐다. 국제투명성기구 한국본부는 26일 ‘2010년 부패인식지수(CPI)’ 평가 결과 한국이 10점 만점에 5.4점을 얻어 조사대상 178개국 중 39위(2개국 공동)에 올랐다고 밝혔다. 한국이 조사 이래 최고점을 얻은 2008년에 비해 0.2점, 6년 만에 처음 하락했던 지난해에 견줘 0.1점 떨어졌다. 순위는 39위로 지난해와 같지만 점수가 2년연속 하락, 청렴도가 후퇴했다. 반부패지수로 불리는 CPI는 국내외 기업인 등 전문가들이 한 국가의 공공부문 부패 정도를 0∼10점으로 나타낸 것이다. 0점에 가까울수록 부패 정도가 심하고 3점대는 사회가 전반적으로 부패한 상태를, 7점대는 전반적으로 투명한 상태를 나타낸다. 한국의 CPI는 전 세계 178개국의 평균(4.1점)보다는 높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평균(6.97점)에 비해 1.5점 가량 뒤진다. 이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는 “정부의 강력한 반부패·청렴 정책 추진과정에서 드러난 관행과 불합리한 요소들이 국제사회에서 부정적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라며 “반부패 민·관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해 청렴 선진국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유지혜·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황장엽 수양딸 “부의금, 장례비도 안돼”

    소문으로 나돌던 고(故) 황장엽 전 조선 노동당 비서의 ‘거액 재산설’은 사실무근이며, 억대의 부의금은 오히려 적자를 기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황 전 비서의 수양딸이자 상주인 김숙향(68)씨는 25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장례 관련 비용이 예상보다 많이 지출돼 부의금 일부를 탈북자 지원 등 북한 민주화 사업에 쓰려던 계획은 실행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씨는 “방명록에 기재된 인원만 7000여명에 이를 정도로 조문객이 많아 음식 준비 및 장례 비용에 많은 돈이 쓰였다.”면서 “언론 광고, 운구비 등이 많이 나와 장례비용을 충당하기에 다소 모자랐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문객들이 낸 부의금의 정확한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또 “(황 전 비서와) 함께 살지는 않아서 구체적인 재산 규모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지만, 몇천만원도 안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지난 10일 황 전 비서의 별세 이후 아직까지도 근거 없는 소문으로 힘든 나날을 견디고 있다고 심경을 전했다. 탈북 관련 단체 가운데 황 전 비서의 현충원 안장 이후 ‘묘역을 훼손하겠다.’ ‘수양딸인 김씨를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과 항의 전화가 끊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직접 협박 전화를 받지는 않았지만, 실체도 없는 어르신의 결혼설 등 갖은 루머만으로도 마음고생이 심하다.”고 답답한 마음을 내비쳤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4층 구조물서 날개·조종실 자동조립

    4층 구조물서 날개·조종실 자동조립

    에어버스사의 초대형 비행기 ‘A380’을 조립하는 프랑스 공장은 축구장 면적(7140㎡)의 18배 규모다. 면적만 12만 5000㎡. 높이(50m)는 농구장 골대 17개를 올린 것과 비슷하다. 공장 입구의 문 하나가 웬만한 10층 건물보다 크다. 에어버스의 야심작인 A380은 연료 효율을 높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가량 줄인 친환경 항공기다. 대당 가격은 3억 5000만 달러(약 4298억원). 동체 길이는 73m, 기내 부피는 1200㎥에 달한다. 내년 5월 대한항공을 통해 국내에 처음 도입되는 A380의 프랑스 툴루즈 공장 제작현장을 찾았다. 지난 20일(현지시간) 프랑스 남서부 외곽에 위치한 조립공장 안에 들어서자 4층짜리 철제 구조물에 둘러싸인 큰 비행기가 눈에 띄었다. 층마다 설치된 자동화장비가 각각 날개와 조종실 동체 부품을 조립하고 있었다. 50m쯤 걸어가자 꼬리 부분에 태극 무늬가 선명한 대한항공 2, 3호기가 우아한 자태를 드러냈다. 지난 8월 조립에 들어간 3호기는 엔진 장착을 기다리는 상태. 엔진 조립이 끝난 2호기는 조종석을 점검 중이었다. A380 제작에는 6개월~1년이 소요된다. 만들어지는 과정은 ▲제작 ▲조립 및 시험 비행 ▲내부시설 장착 등 세 단계. 부품 제작과 배송에 각각 3개월과 2개월이 걸린다. 부품이 툴르즈 공장으로 옮겨지면 에어버스사가 1~2개월에 걸쳐 날개·엔진 등 최종 조립 및 시험 비행을 한다. 1500명의 기술자들이 2교대로 공장에 근무한다. 이곳에서 ‘합격’ 판정을 받은 여객기만 독일 함부르크에서 동체 페인팅과 객실 등 내부시설 인테리어(3개월)를 마친 뒤 판매되는 것이다. 공장 밖으로 나가니 비행기 계류장에 채 완성되지 않은 듯 얼룩덜룩한 연둣빛 대형 항공기가 서 있었다. 이달 시험비행을 앞둔 대한항공 A380 1호기였다. 수잔나 마틴 로모(32) 에어버스 마케팅팀 분석가는 “보호제 역할을 하는 코팅제가 탄소 포함도와 복합재 성질에 따라 조금씩 색 차이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호기는 시험 비행을 마친 뒤 11월 인테리어 설치를 마치고 내년 5월 대한항공에 인도된다. 앞서 에어버스 본사에서 좌석 등 내장을 마친 A380 샘플 전시비행기도 공개됐다. 외부와 격리되는 밀폐형 1등석부터 해가 뜨는 것처럼 서서히 환하게 물드는 발광다이오드(LED) 등도 인상적이었다. 물론 이 좌석이나 부대 설비의 배치는 각 항공사들의 주문에 따라 달라진다. 대한항공은 총좌석수를 400~450석으로 하고 2층 전체를 비즈니스 좌석 전용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2주일 후 시험비행에 들어가는 대한항공 A380항공기는 내년 도입 뒤 중국과 일본, 동남아 등 단거리 운항을 거친 뒤 미주와 유럽 등 장거리 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툴르즈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청춘의 미로, 고민… “나를 움직이는 힘” “권태로 이끄는 덫”

    청춘의 미로, 고민… “나를 움직이는 힘” “권태로 이끄는 덫”

    인간은 누구나 고민을 안고 산다. 눈앞에 닥친 고민을 해결하지 못해 밤낮 끙끙 앓고 애를 태운다. 고민이 심해지면 스트레스로 삶의 활력을 잃게 되거나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하지만 시선을 달리해 보면 고민이 때로는 삶의 방향타가 되기도 한다.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 속에서 희망을 얻을 수도 있다. 만약 고민이 없다면 삶은 무미건조한 일상에 지나지 않을 것이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차츰 권태의 나락에 빠질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싱글들은 고민을 안고 살지만 그들의 고민이 때로는 생산성을 담보하기도 한다. 연애부터 재테크, 직장생활까지 너무나도 다양한 그들의 고민을 들어봤다. 정현용·백민경·이민영기자 junghy77@seoul.co.kr ■공부·연애 갈림길 선 커플 전전긍긍 싱글들의 고민 1순위는 누가 뭐래도 ‘연애’와 ‘결혼’이다. 술자리에서 누군가의 연애 고민에 귀 기울이다 보면 그가 얼핏 비련의 주인공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루 종일 친구의 연애 고민을 상담해주느라 달콤한 휴일을 몽땅 다 날리기도 한다. 서울에 사는 대학생 김지섭(25)씨도 여자 친구와의 관계가 큰 고민이다. 휴일도 없이 종일 공부만 하는 취업준비생이기에 생각만큼 여자 친구에게 신경을 써주지 못해 매번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김씨보다 네살이나 어린 여자 친구는 시간이 날 때마다 둘만의 시간을 갖자고 졸라대지만 김씨가 시간을 내지 못해 서운한 마음을 드러내기 일쑤다. 추석 연휴에도 학교에서 공부하느라 다른 곳에 잠시도 눈 돌릴 틈이 없었다는 그다. 김씨는 “예전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요즘은 취업 준비를 하면서 연애하기가 정말 힘든 것 같다.”면서 “워낙 취업문이 좁아 하루 종일 모든 에너지를 공부에만 쏟아도 막막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국비장학생으로 선발돼 내년 3월 일본으로 유학을 가는 대학원생 이다영(24·여)씨는 남자 친구가 마음에 걸려 잠을 이루지 못한다. 햇수로 2년째 사귀고 있는 남자 친구와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유학을 가게 되면 관계가 소원해질까 봐 걱정이다. 이씨가 생각하는 유학기간은 최소 5년. 부모도 이씨가 결혼 적령기를 넘길까 봐 유학 전에 결혼을 하고 떠나라고 은근히 재촉한다. 이씨는 “남자 친구가 ‘개미같이 돈을 잘 벌고 있을 테니 걱정 말고 공부하고 오라’고 말했지만 말처럼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 “부모님의 말씀도 이해가 되지만 급히 결혼하는 것보다 학위를 딸 욕심이 더 크다.”고 말했다. 반대로 인천에 사는 대학생 김정민(25)씨는 여자 친구와 한번쯤 후회 없이 연애를 해봤으면 하는 고민에 빠져 있다. 최근 2년간 그 흔한 소개팅조차 해보지 못했다. 평소엔 바쁜 일상 때문에 딱히 여자 친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크리스마스 같은 특별한 날이면 마음속으로 “내가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건가.” 하며 스스로 되돌아보게 된다. 최근에는 생일에도 교수가 내 준 과제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친구들과 부담 없이 만날 땐 즐겁지만 한편으로는 애인에게 얽매인 친구들이 부럽다고 생각할 때도 많다. 주변 친구들이 여자 친구 사귀어 봤느냐고 물었을 때 “고등동물이나 하는 활동을 내가 할 수 있나.”고 스스로를 깎아 내리면서 부끄럽다는 생각도 든다. 그는 “다른 친구들이 여자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을 때면 내가 ‘잉여인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면서 “매번 현실을 자각하면 너무 불행해서 버틸 수 없을 텐데 다행히 그 영역까지 들어간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김영선(28·여)씨는 최근 2년 넘게 사귄 남자 친구의 집을 찾았다가 인생 최대의 고민에 빠지게 됐다. 남자 친구의 아버지가 대뜸 “사돈네는 연세가 어떻게 되시나?”라고 질문한 것. 불편한 마음으로 저녁을 먹고 밖을 나오는 순간 온 동네 사람들이 주변에서 축하하는 것이 아닌가. 남자 친구의 어머니는 “이 아이가 며느리가 될 아이야.”라고 웃으며 말했지만 김씨는 속으로 울상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의 남자 친구를 사랑하지만 쉽게 결혼을 결정하지 못해 고민은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김씨는 결혼 후에도 일을 하면서 생활하고 싶지만 대가족인 남자 친구의 집에서 반대할 것이 뻔해 이래저래 속을 태우는 것이다. 특히 시부모와 함께 생활해야 한다는 점이 너무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그는 “남자 친구에게 입장을 전하고 부모님을 설득하기로 했지만 정말 인생이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고 호소했다. ■불투명한 미래… 자기계발로 돌파 싱글들에게는 ‘재테크’도 무시하지 못할 압박감으로 다가온다. 실제로 올 2월 유통업체에 입사한 박승종(32)씨의 고민은 ‘목돈 마련’이다. 지난 8월 대학원 후배가 결혼하면서 툭 던졌던 말 한마디 때문이었다. 후배의 집안은 그리 넉넉하지 못해 결혼자금 총 6000만원 중 4000만원을 처가에서 받았다. 결혼을 하든, 집을 사든 목돈 마련이 중요하다는 게 후배의 조언이었다. 최근 결혼한 고시생 친구도 고시에 합격하지 못한 상황에서 결혼하느라 부모에게 손을 벌려야 했다. 그는 “나이도 먹을 만큼 먹고, 취업까지 한 상황에서 부모에게 손을 벌릴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이래저래 고민만 늘어간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회 초년생은 정말 돈 쓸 곳이 많다. 입고 다닐 옷이며 구두, 가방을 모두 새로 사야 하고 밥 먹고 술 마시다 보면 남는 돈이 없다.”고 말하며 울상을 지었다. 최근에는 어려운 형편에 매달 100여만원씩을 보험과 정기예금에 넣는 강수까지 뒀다. 그는 “돈이 있어야 어떤 고비든 술술 넘길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조금 힘들더라도 미래를 보고 열심히 살아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권진희(27·여)씨는 업무가 끝나면 영어회화 학원과 중국어 학원에 다닌다. 아침에는 건강관리를 위해 요가도 한다. 새벽잠과 친구들과의 수다까지 뿌리쳐야 하는 빡빡한 일상이지만 불투명한 미래를 생각하면 요즘에도 잠이 오질 않는다. 권씨가 과거에 다녔던 직장에선 남녀차별이 유난히 심했다. 언젠가 신입사원 면접을 볼 때 한 선배가 “업무를 제대로 시키려고 여자를 뽑는 것은 아니다.”라는 충격적인 말까지 했다. 그는 취업 준비생이라면 누구나 부러워하는 사회생활이 그렇게 녹록지 않음을 느꼈다. 그는 “나이를 먹으면 점점 경쟁하기가 어려워지지 않겠느냐.”면서 “하루라도 젊을 때 열심히 경력을 쌓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교사인 김주아(27·여)씨는 공부를 더 하고 싶은 마음에 고민이 많다. 직업이 교사라고 하면 주변에서는 “직장 잘 얻었다.”느니 “공부 잘했나 보다.”라고 말하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생활의 단조로움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씨는 “직장 생활을 하기 전부터 대학원에 가고 싶었지만 기회가 닿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면서 “지금도 대학원에 가는 문제를 두고 얼른 판단이 서지 않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취업 준비생 장재훈(29)씨의 고민은 좀 별나다. 그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직장으로 갈 것인지, 개인사업을 시작할지를 결정하지 못해 고민이다. 인생을 좌우할 문제이기 때문에 섣불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매일 진로에 대해 고민하느라 밤을 지새우기도 한다. 주변에서는 ‘사업을 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조언하지만 개인사업을 하려고 해도 밑천이 없어 이래저래 고민이다. 그는 “지금 직장에 들어가 돈을 모은 뒤 중년이 됐을 때 사업을 할지 지금 바로 사업을 시작할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고민은 그만… 꿈을 위해 전진 하지만 모든 싱글들이 고민에만 얽매여 살지는 않는다. 고민을 통해 인생 진로를 선회, 대반전을 노리는 싱글들도 많다. 배우로 활동하는 이승조(31)씨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뒤늦게 꿈을 이루기 위해 최근 진로를 연극무대로 옮겼다. 머릿속이 복잡해지면 낚시터를 찾아 마음을 가다듬는다. 그는 요즘 뮤지컬 오디션에 지원하기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탄탄한 몸을 만드는 데 할애하고 있다. 생활비가 필요할 때면 TV광고의 작은 역할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한다. 고민을 승화시켜 자신의 미래를 개척하고 있는 것이다. 이씨는 “비록 지금은 팬클럽이 없지만 미래에 무대 위에 서 있는 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지민(32)씨는 평소에 관심이 많았던 영어를 더 배우기 위해 굴지의 대기업에 다니다 최근 사표를 냈다. 가족은 물론 주변 친구들까지 모두 만류했지만 결심을 굳힌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회사를 나왔다. 대학 시절부터 영국에서 현지 영어를 공부해 영화나 책을 번역하는 일을 해보는 게 꿈이었지만 입사 5년 동안 직장생활에 치여 용기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요즘 그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모아둔 돈으로 영국에서 어떻게 유학생활을 할 지 알아보는 데 골몰하고 있다. 김씨는 “공부는 다 때가 있는 법이라는 옛말도 있지 않느냐.”면서 “영국에 가면 음식이나 문화 차이로 힘들겠지만 열정이 크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영호(30)씨는 얼마 전까지 탈모 때문에 고민하다 최근 탈모 예방 노하우를 공유하는 동호회를 만들어 맹활약을 하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빠지는 머리 때문에 ‘중년이 되기도 전에 대머리가 되는 건 아닐까.’ 하고 걱정이 많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탈모 관리 전문가를 추천해주는 ‘준전문가’가 됐다. 과거 수많은 탈모 예방 치료를 받아보고, 탈모 예방 제품을 사용해본 덕에 그의 조언을 듣기 위해 인터넷 블로그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최근에는 술집에서 오프라인 모임을 갖고 같은 고민을 하는 친구들과 단합을 하기도 했다. 그는 “고민이 있다면 무조건 세상 탓만 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서울신문 보도 그후] ‘건강관리서비스’ 예산 30억 전액 삭감

    ‘건강관리서비스’시범사업을 무리하게 강행해 저조한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서울신문 보도에 따라 보건복지부가 내년도 예산에 배정돼 있던 30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은 지난 4일 열린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서울신문 보도 내용을 언급하며 “‘건강관리서비스 바우처 시범사업’은 주민 참여율이 10% 수준이고, 지자체들도 예산을 다른 데로 돌릴 정도로 실적이 낮다.”고 지적했다. 복지부는 결국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키로 했던 건강관리서비스 바우처 지원 예산 30억원을 모두 없애기로 결정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곽 의원은 “당연한 결정이다. 건강관리서비스사업 자체가 의료민영화로 가는 주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이 사업을 비롯해 다른 관련 예산도 축소 또는 삭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보 건강세상네트워크 정책실장은 “사업 자체가 전면 중단된 것인지, 오히려 저소득층에게 바우처 사업으로 일부를 지원하는 예산만 없앤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희귀 소나무 16억어치 훔쳐

    희귀 소나무 수십억원어치를 훔쳐 팔아 넘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서울 서초경찰서는 15일 경북 일대 소나무 군락지에서 희귀 소나무들을 몰래 캐내 팔아넘긴 김모(35)씨를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일당 2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김씨 등은 지난해 12월 초 경북 영주의 사유림에서 시가 1억 5000만원 상당의 소나무 3그루를 캐내는 등 2008년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특이한 생김새의 소나무 200여그루를 훔쳐 팔아 16억여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故 황장엽씨 영결식] 부검 결과 감감무소식 왜?

    고(故) 황장엽 전 조선노동당 비서의 부검 결과 발표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지난 10일 황 전 비서가 사망한 날 수사당국이 즉시 부검을 실시했으나 검시 결과 발표를 두 차례 미뤘고, 14일 안장식이 마무리될 때까지도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경찰에 ‘부검 감정서’를 전달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정확한 사망원인을 분석한 ‘부검 감정서’를 아직 보내오지 않았다.”면서 “신중을 기하기 위해 심장조직·병리검사 등까지 포함한 정밀검사를 추가로 실시하느라 시간이 늦어지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부검 결과에서 (타살 등) ‘특이 소견’이 발견됐다면 중간에 통보가 와서 수사에 착수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검사의 종류와 사안에 따라 부검 기간은 천차만별이라고 설명했다. 곽정식 경북대 의과대학 교수는 “화학검사, 혈중알코올농도, 조직 검사 등을 포함시키면 며칠, 몇 주가 걸릴 수도 있다. 혈중알코올농도 검사는 금방 끝나는 데 반해 심장조직을 떼서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것은 일주일가량 걸린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윤성 서울대 법의학과 교수는 “간단한 부검이라 해도 법의학자의 소견서 작성 기간을 포함하면 1주일 정도는 필요하다.”고 전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故 황장엽씨 영결식] 분단의 초상… 통일의 화신으로

    [故 황장엽씨 영결식] 분단의 초상… 통일의 화신으로

    “걸머지고 걸어온 보따리는 누구에게 맡기고 가나 / 정든 산천과 갈라진 겨레는 또 어떻게 하고. / (중략) / 삶을 안겨준 조국의 거룩한 뜻 되새기며.” (황장엽 전 조선노동당 비서의 2008년 유작시 ‘이별’ 중) ‘비운의 망명객’ 황장엽 전 조선노동당 비서가 험난했던 삶을 뒤로하고 영면에 들었다. 14일 오전 영결식이 치러진 서울 풍납동 현대아산병원은 조용한 흐느낌 속에 내내 무겁고 침울한 분위기였다. 서정수 민주주의정치철학연구소 이사가 지난 4월 황 전 비서에게서 받아 보관해 온 고인의 자작시 ‘이별’을 낭송할 때에는 1층 로비가 아예 울음바다가 됐다. 통일사회장으로 엄수된 영결식에는 황 전 비서의 수양딸 김숙향(68)씨를 비롯해 명예 장의위원장을 맡은 김영삼 전 대통령과 현인택 통일부 장관,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 정몽준 의원 등 조문객 3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그러나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측 인사들은 영결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민주당 인사 등이 불참한 것과 관련, “친북 좌파세력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는 만큼 북한 문제에 보다 자신 있는 태도를 보이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약 50분에 걸친 영결식이 끝나자 영정, 위패를 든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와 안혁 북한민주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따라 고인의 관이 장례식장 밖에 있던 운구차에 실렸다. 오후 2시. 경찰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고속도로를 달린 운구차가 국립대전현충원 국가사회공헌자 묘역에 도착했다. 40여분 뒤 태극기로 덮인 고인의 관이 묘역에 들어서자 고인에 대한 경례와 함께 안장식이 거행됐다. 홍순경 북한민주화위원회 상임부위원장의 약력 보고와 정희경 청강학원 이사장의 조사가 낭독됐다. 강찬조 대전지방경찰청장과 탈북단체 회원 등 300여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안장식을 지켜보던 탈북자 출신의 한 노인은 “내 가족을 잃은 것처럼 슬프다. 북한 민주화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친 탈북자들의 아버지 같은 존재”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오후 3시. 대전현충원장 등의 헌화·분향에 이어 하관이 진행됐다. 유가족 대표인 김숙향씨가 “고인의 위업을 계승하는 일로써 국민의 관심과 격려에 보답하겠다.”면서 “장례를 함께해 준 여러분께도 감사드린다.”고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자리로 돌아가려던 김씨는 지친 탓인지 크게 휘청거려 옆에 서 있던 지인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유가족을 비롯해 참석자들이 흙을 한줌씩 집어 관 위에 뿌리면서 안장식은 막바지에 달았다. 색소폰을 든 한 60대 남성이 진혼곡으로 ‘고향의 봄’을 연주하면서 안장식이 마무리됐다. 한편 대전현충원은 고 황 전 비서가 잠든 ‘국가사회공헌자 묘역’의 폐쇄회로(CC)TV를 보강하고 전담 경비인력을 확충한다고 밝혔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YS “생명 걸고 한국행 선택한 애국자”

    YS “생명 걸고 한국행 선택한 애국자”

    염습사들이 앙상하게 마른 시신에 천천히 삼베 수의를 입혔다. 160㎝, 40㎏의 작은 체구가 유난히 왜소해 보였다. 그러나 하얀 면포 사이로 드러난 표정은 평온해 보였다. 고(故) 황장엽(87) 전 조선노동당 비서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황 전 비서 사망 사흘째인 12일 오전 11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지하 2층에서 입관식이 시작됐다. 입관식에는 황 전 비서의 수양딸인 김숙향(68)씨와 지인, 장례위원회 관계자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입관 절차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염습사가 얼굴을 수의로 감싸기 전 “고인을 보낼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을 드리겠다.”며 한켠으로 물러났다. 의연하게 눈물을 참던 김씨가 고인의 목과 가슴 등을 어루만지며 흐느끼기 시작했다. 다른 지인들도 “편하게 가세요.”, “아버지”를 외치며 통곡했다. 장례식장은 순식간에 울음바다가 됐다. 이날도 빈소에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오후 7시까지 다녀간 조문객만 2100명에 이르는 것으로 경찰은 추산했다. 장의위원회 명예위원장을 맡은 김영삼 전 대통령과 임태희 대통령실장,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등 정관계 인사와 탈북자 단체 회원들도 잇따라 빈소를 찾았다. 김 전 대통령은 고인에 대해 “남한에 와서 다른 사람을 접촉할 수 있게 됐을 때 그가 처음으로 만난 사람이 나”라며 “한 달에 한 번씩 점심을 같이 했다. 탈북한 뒤 부인과 아들이 자살하고 딸까지 모두 죽어 얼마나 외로웠겠나. 나랑 만나는 것을 큰 위로로 삼았다.”고 돌이켰다. 또 “해외에 갔을때 누가 목숨 위험하니 여기 망명하라고 하자 ‘그게 무서웠으면 내가 왜 한국 왔겠냐.’고 하더라.”며 “목숨걸고 한국행 선택한 훌륭한 애국자”라고 강조했다. 오후 9시 넘어 빈소를 찾은 이정국 천안함 전사자 유가족협의회 전 대표는 “북한에 친누나가 살고 있다”며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황 전 비서가 기거했던 서울 논현동의 안전가옥은 매각될 것으로 보인다. 시신 검안 및 수습을 위해 경찰과 정보기관 관계자 등이 드나들면서 위치와 용도가 공개돼 안전가옥의 역할을 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대지면적 463.4㎡(140평), 연면적 278.94㎡(84평)에 이르는 이 주택은 땅값만 18억 2422만원, 실제 매매가는 30억원에 달한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 대기업임원 아들이 낙태 강요” 1인시위 사진 인터넷서 확산

    대기업 임원 아들의 아이를 임신했는데 그로부터 낙태를 강요당했다고 주장하는 한 여성이 해당 기업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사진이 인터넷에 퍼져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기업 등에 따르면 12일 정오쯤 한 여성이 모자와 마스크,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서울 서초동 K빌딩 앞에서 ‘○○○의 아이를 가진 여자입니다’라고 쓴 피켓을 들고 시위를 했다. 한 행인이 휴대전화로 시위 장면을 촬영해 인터넷에 올리면서 이 내용은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와 인터넷 게시판을 중심으로 삽시간에 퍼졌다. 이 여성은 “대기업 상무 아들과 같은 대학 같은 과에 다녔고 최근 6개월 교제하며 임신했는데 낙태를 강요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기업 관계자는 “피켓 시위를 한 것은 맞지만 양쪽 주장이 워낙 다르고 개인적인 일이라 회사 측에서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황장엽 사망이후] “北세습 심적고충 크셨는데 통일도 못보고…”

    [황장엽 사망이후] “北세습 심적고충 크셨는데 통일도 못보고…”

    고(故) 황장엽(87) 전 조선노동당 비서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는 11일 내내 정·재계 등 각계 인사의 조문이 줄을 이었다. 특히 탈북자들은 자신들의 ‘대부’인 황 전 비서를 ‘분단시대의 영웅’으로 떠올리며 밤새도록 빈소를 지켰다. 탈북자들은 고인이 그토록 열망하던 통일을 끝내 보지 못하고 생을 마친 것에 대해 애석해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도 조화를 보내 고인의 넋을 기렸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이재오 특임장관 등도 영정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황 전 비서의 수양딸인 김숙향(68)씨와 고영환(55) 북한민주화위원회 간부 등이 상주를 맡아 조문객을 맞았다. 10년 넘게 황 전 비서를 모셨다는 김씨는 “북한의 3대 세습을 바라보며 심적 고충이 크셨다.”며 “북한의 민주화를 염원하는 사람들과 함께 어른의 못다 이룬 꿈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故人 못다 이룬꿈 이뤄지게…” 장례식장 1층 로비에는 황 전 비서의 빈소 위치를 알리는 안내판이 설치됐고, 턱 앞에 두 손을 깍지 낀 모습의 황 전 비서의 사진이 대형 전광판 한쪽에 떴다. 빈소 입구 벽면에는 ‘고인 황장엽, 상주 김숙향’이라고 적힌 흰색 종이가 붙었다. 첫날과 달리 빈소 안팎은 비교적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오후 3시쯤 조문 행렬이 이어지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경찰은 일반 조문객을 제한했다가 1시간여 만에 다시 허용했다. 경찰은 장례식장 입구와 빈소 주위를 계속 순찰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등 긴장감을 풀지 않았다. 탈북자들은 마치 가족을 잃은 것처럼 가슴 아파하는 모습이었다. 평양상업경제전문학교에서 고인을 스승으로 모셨다는 오윤진(83)씨는 “정부가 고인의 의견에 좀 더 귀를 기울이지 않은 것이 아쉽다.”면서 “선생님의 의견을 따랐다면 남북관계를 더 잘 풀어나갈 수 있었을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현충원 안장·훈장 추서 검토” 정부는 황 전 비서에게 1등급 국민훈장을 추서하는 방식으로 고인을 국립현충원에 안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통일부에서 황 전 비서에게 1등급 국민훈장을 추천해옴에 따라 추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훈장이 추서되면 논란이 됐던 황 전 비서의 국립묘지 안장 요건도 갖춰지게 된다. 황 전 비서의 장례절차를 논의 중인 장의위원회는 장례형식을 닷새 동안 ‘통일사회장(통일에 이바지한 공적이 많은 인사의 사망시 연관 단체 등이 연합해 치르는 장례)’으로 치르기로 했다. ●최종 부검결과 내일쯤 발표 경찰은 11일로 예정됐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결과 발표가 2~3일 연기됐다고 밝혔다. 이성규 서울지방경찰청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사인을 둘러싼 논란을 차단하고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한 독극물·약물 등 화학 관련 검사로 시간이 지체돼 이르면 수요일쯤 최종 검시결과가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황 전 비서는 최근까지 고령에 따른 잔병을 앓았지만 중증 질환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백민경·이재연기자 white@seoul.co.kr
  • “G20때 코엑스 폭파” 협박범 8분만에 검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지인 서울 코엑스에 폭탄을 설치하겠다고 서울경찰청 112신고센터에 협박전화를 건 장모(48)씨가 11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거됐다. 장씨는 정상회의 개최를 1개월 앞둔 이날 새벽 2시45분쯤 112에 전화해 ‘G20 때 코엑스에 폭탄을 터뜨린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전화를 받은 김모 경사가 기지를 발휘해 장씨를 쉽게 검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경사는 장씨가 전화를 끊지 않도록 다양한 질문을 이어가는 한편, 발신지와 가장 가까운 경찰관서에 연락했다. 결국 김 경사는 자동위치추적장치를 통해 협박범이 서울 불광동 불광역 9번 출구 앞 길거리에서 공중전화를 걸고 있음을 확인, 은평서 불광지구대 경찰 2명을 출동시켜 장씨를 붙잡았다. 장씨는 협박전화를 걸고 8분만에 검거됐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타블로는 결백했다 그래도 안믿는다

    타블로는 결백했다 그래도 안믿는다

    ‘그는 결백했으나, 그들은 믿지 않았다.’ 한 네티즌이 지난해 11월 타블로의 학력에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된 진위 공방이 마침내 일단락됐다. 경찰이 2003년 데뷔한 그룹 ‘에픽하이’의 리더 타블로(30·본명 이선웅)의 스탠퍼드대 졸업 여부를 공식적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시민증 위조도, 미국 재학 중 국내체류 사실도 없었다. 이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 서초경찰서는 8일 “학력위조를 주장한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타진요)의 매니저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처벌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매니저로 활동하는 아이디 ‘왓비컴즈(whatbecomes)’가 미국 국적의 김모(57)씨로 드러나면서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교도소에 수감 중인 친구 박모(57)씨의 주민등록번호로 차명 아이디를 만들어 쓴 것으로 조사됐다. 엄연한 주민등록법 위반에 해당한다. 경찰은 미국에 거주하는 김씨가 출석을 거부함에 따라 인터폴에 수사협조를 의뢰하기로 했다. 또 나머지 피고소인 19명(아이디 중복자 제외)에 대한 조사를 진행, 명예훼손 혐의가 인정되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결국 타블로의 스탠퍼드대 졸업은 ‘진짜’로, 그의 학력위조를 주장했던 네티즌의 신원은 ‘가짜’로 드러났다. 그러나 미국 시민권자인 ‘왓비컴즈’를 소환하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다. 결국 남은 건 악플러들의 공격에 대인기피증을 앓고 음악활동마저 중단한 ‘패닉’ 상태의 한 개인뿐이다. 네티즌들도 악플러들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는 ‘타진요’와 ‘상식이 진리인 세상’(상진세) 등을 대상으로 정식 사과를 요청하는 서명 운동이 진행 중이다. 트위터도 들끓고 있다. ‘fhtaiji’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시민은 “타진요나 상진세를 구제불능, 민폐, 걸림돌이라 부른다.”고 말했다. 이런데도 타진요 측은 여전히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오히려 카페 회원 중 변호사를 찾으며 “소송비용을 내겠다.”는 글들이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상황이다. “경찰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느냐.”는 조롱 섞인 댓글까지 뜨고 있다. 카페 가입자 수는 이미 18만여명을 넘어섰다. 경찰의 수사 발표에도 끊임없이 의혹을 제기하는 네티즌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사회불신구조와 시기, 학벌 집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라고 분석했다. 타블로의 말처럼 “못 믿는 것이 아니라 안 믿는 것”이라는 뜻이다. 이홍식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교수는 “천안함 사건과 마찬가지로 국가기관의 발표조차도 믿을 수 없을 만큼 정부 공신력이 떨어지고 사회 전체에 불신문화가 팽배해 있다는 방증”이라면서 “신정아나 일부 유명 연예인의 학력위조 등 과거사건이 학습효과를 준 것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득권층에 대한 반항과 고학력자에 대한 질투심 등이 어우러진 군중심리라는 분석도 있다. 이 교수는 “시(詩)와 에세이로 스탠퍼드와 하버드 대학에 동시 합격하고, ‘수재 가수’라는 이미지로 성공까지 거두는 등 자신감 있는 모습이 시기와 비호감의 감정을 불렀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맹목적 믿음이 낳은 사회현상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현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18만여명이 다 타블로를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네티즌들이 여론을 이끄는 것”이라면서 “이들은 자료를 올리고 자신들의 논리적인 해석을 인정받게 되면 거기에서 쾌감을 느끼기 때문에 결국 공방 자체를 승리와 패배의 관점으로 보고 공격당하면 상실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결국 휴거나 황우석 사건처럼 끝까지 사실이라고 믿는 소수의 사람만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9일 564회 한글날 2제] “바우바우市 제2외국어 한글 될듯”

    [9일 564회 한글날 2제] “바우바우市 제2외국어 한글 될듯”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州)의 바우바우시(市). 먼 이국땅인 이곳을 ‘한글섬’으로 만들고 있는 중심에 그가 있다. 올해 마흔아홉인 정덕영씨. 그는 지난 3월 이곳으로 건너와 술라웨시 지역 내 고등학교 세 곳, 초등학교 1곳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고등학생 200여명, 초등학생 130여명이 다 그의 제자다. 그는 한글날을 맞아 “기쁜 소식이 있다.”고 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밝혔다. 일본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했던 바우바우시가 중국어를 추가할 예정이었다가 최근 한국어로 제2외국어를 정하려는 움직임이 생겼다는 것. 그는 “이곳에서 한글 교육을 시작한 이후 반응이 좋아 제2외국어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고 밝게 전했다. ‘대한민국 홍보대사’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3일 전에도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에 대해 가르쳤다고 한다. 그는 “앞으로도 한글의 유래와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가르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11일부터는 찌아찌아족 초·중·고교 교사 20여명을 대상으로 한글 교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하지만 아직은 인력이나 교과서 등 물자지원이 많이 부족한 상태. 교사는 그와 현지 교사 아비딘 둘뿐이다. 그는 “한글교육을 받은 교사들이 앞으로 아이들에게 직접 한글을 가르치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면서 “아직 수업 교재·시설 등이 열악해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요청했다.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일한 탓에 지난 6월 말에 풍토병(티푸스)까지 앓았다. 아침에 눈뜰 때마다 가슴이 두근두근한다는 그는 “어린 초등학생들이 처음 자음과 모음을 배우며 발음을 따라하는 게 너무 귀엽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사람&이슈] “로스쿨·BK21 이용해먹곤 해고”

    [사람&이슈] “로스쿨·BK21 이용해먹곤 해고”

    1년 4개월 만이었다. 도중진(48) 전 충남대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7월 학교 측에서 “재계약을 못할 것 같다.”는 통보를 받았다. 문서도, 설명도 없었다. 2009년 3월 로스쿨이 출범한 뒤 1년 반도 안 된 시점이었다. 그는 학교자체기금으로 고용된 ‘기금교수’였다. 대학가 등에 따르면 교육과학기술부는 로스쿨 인가 심사 당시 국공립대학에 ‘기금교수 활용’ 방안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총정원제한규정에 따라 교육공무원 신분인 신규 전임교수 확보가 어려워지자, 대학이 자체 기금으로 법학전공 교수를 채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교과부 산하기구였던 법학교육위원회가 교원 수를 산정할 때 기금교수를 전임교수로 인정해 준 것은 맞다.”고 말했다. 당시 서울대(10명), 전북대(2명), 충남대(2명) 등 국공립대학이 기금교수를 채용했다. 도 교수와 함께 퇴직 통보를 받은 송인방(50) 교수는 “교과부가 국가 정책 수행과 국공립대학의 반발 해소를 위해 ‘편법적 교원 충원’을 부채질했다.”면서 “충남대가 로스쿨에 교수들을 이용했다가 ‘팽’시킨 것”이라고 분개했다. 기금·연구교수들이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 각 학교기금교수규정이나 정부시책 연구사업에 따라 임용되는 만큼 정부 시책, 학교 사정에 따라 ‘파리목숨’이 되고 있다. 허울 좋은 ‘상아탑 사각지대’에 놓인 셈이다. 보호받을 장치도 없다. 최근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강의전담 교수도 교원으로 인정받는 추세지만, 기금교수는 학교 규정이 없어 법적 지위도 애매하기 때문이다. 도 교수는 “교원으로서 재임용과 관련한 평가·심사를 받을 정당한 권리가 있는데도 학교 측이 폐강 등의 졸렬한 방법으로 교수들을 해고해 지방노동청에 재임용거부처분 취소청구를 했다.”고 말했다. 정부도 외면하기는 마찬가지다. 로스쿨 인가 당시 기금교수를 겸임·초빙교수나 시간강사 등과 달리 전임교수로 인정했던 교과부는 지금 이들의 정확한 현황조차 모른다. 관리·감독도 소홀하다. 로스쿨 인가 기준의 하나였던 교원 수 등이 로스쿨 출범 뒤 변경됐는데도 아무런 제재조차 없다. 교과부는 “교원 수가 줄었다면 감독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지만 서울신문이 충남대의 로스쿨 교원 수 변경 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하자 “변동사항이 없다.”며 엉뚱한 소리를 늘어놓았다. 하지만 실제 이 로스쿨의 교원은 34명에서 30명으로 줄었다. 연구중심대학 육성사업(BK21)으로 연구가 중단된 36개 대학의 연구교수들도 내쫓길 위기에 처했다. 교과부가 2학기 개강 1주일 전에야 탈락을 통보한 탓에 BK 예산으로 고용된 연구교수와 계약직 직원 등이 다른 학교의 연구직 지원시기를 놓쳐 실직 상태에 놓였다. 오종석 아주대 법대 교수는 “기금교수든 연구교수든 사실상 교원으로 인정받는 사람들을 재임용이나 계약 같은 수단을 통해 그들의 연구·학문활동을 제한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백민경·윤샘이나기자 white@seoul.co.kr
  • “월급 36만원… 학생들과의 약속 때문에 강의”

    “지난달 월급 통장에 찍힌 금액이 36만원이더라고요. 연구 지원금이 끊긴 이후로 경기 의왕에서 서울까지 하루 3시간 30분을 통근하니 차비도 부족하죠. 그래도 학교에 남아 있는 것은 비록 한 과목이지만 제 수업을 들어주는 학생들과의 약속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올해 연구중심대학 육성사업(BK21) 탈락으로 실직 위기에 처한 서울의 유명 사립대 신모(51)연구교수가 담담하게 말을 꺼냈다. 그는 현재 이 학교에서 한 과목만 강의를 하고 있다. 연구교수가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집중할 수 있도록 통상 학교 측에서 1~2과목의 수업만 맡기기 때문이다. 강의료는 시간강사의 절반 수준을 받는다. BK21 연구 지원금까지 감안해 낮게 책정한 탓이다. 개강 바로 전 BK21 탈락 통보가 온 탓에 다른 학교의 일자리도 알아보지 못했다. 그는 “정부 시책에 따라 교수자리가 파리 목숨처럼 왔다갔다 한다고 생각하니 눈물만 난다.”면서 “나뿐 아니라 36개 사업단에 소속된 최소 40여명의 연구교수가 8월 말 늦은 통보를 받은 탓에 어떤 준비도 못한 채 해직을 앞두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지원금 250만원이 끊기면서 형편도 쪼들리기 시작했다. 기러기 아빠로 3년여동안 생활하고 있는 신 교수는 “학비조차 보낼 여력이 안 돼 가족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한참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미국에 있는 그의 아내와 아들이 사무실 경리와 서빙 등 아르바이트로 일하고 있긴 하지만 월세와 생활비 대기도 빠듯한 형편이다. 백민경·윤샘이나기자 white@seoul.co.kr
  • 백민경기자의 ‘그림자 배심원’ 참관기

    백민경기자의 ‘그림자 배심원’ 참관기

    ‘두 종류’의 배심원이 법정에 모였다. 7명의 정식 배심원과 12명의 그림자 배심원이었다. 지난 5일 오전 서울 남부지방법원 406호 법정. 강·절도 혐의로 기소된 송모(48)씨에 대한 공판이 진행됐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재판에는 서울신문 등 6명의 기자와 숙명여대 법학과 재학생 6명으로 구성된 ‘그림자 배심원단’이 참관했다. 그림자 배심원제도란 정식 배심원처럼 재판을 참관하고, 평의·평결을 내리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재판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점이 정식 배심원과 다르다. ●시청각 자료로 배심원 이해도와 오전 11시. 검사가 공소장을 낭독하자 배심원 사이에 긴장감이 흘렀다. 그림 등 배심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다양한 시각자료가 동원됐다. 파워포인트가 익숙지 않은 듯 검사가 “이거 어떻게 하는 거죠?”라고 사용법을 물으며 진땀을 흘렸다. 보는 ‘눈’이 많으니 재판이 투명해졌다는 느낌이었다. 재판의 쟁점은 범행 당시 폭행·협박이 인정되는지 여부였다. 송씨는 오른손 부상이 심해 껴안기만 했을 뿐 밀거나 때린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는 “주먹으로 뒤통수를 맞았다.”고 맞섰다. 그러나 정확한 현장사진이나 부상 정도를 입증할 만한 증거들이 부족해 실망스러웠다. 오후 6시. 배심원 평결이 시작됐다. 기자 3명과 숙명여대 학생 3명씩 조를 나눴다. 기자가 속한 A조에서는 1명을 빼고 유죄라는 결과가 나왔다. 기자도 유죄를 주장했다. 오른손이 다쳤다 해도 왼손 사용이 가능하고 158㎝의 왜소한 중년의 피해자가 170㎝인 피고인을 뿌리치다 다쳤다면 그 자체로도 폭행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반면 이범준(37) 경향신문 기자는 “강도로 처벌받은 뒤 20년 가까이 절도만 해온 피고인이 강도로 돌변할 가능성이 적다.”며 무죄에 힘을 실었다. ●“국민 참여재판 확 대 필요” 양형 부분에서는 저마다 달랐다. 1년6개월부터 7년까지 다양했다. 이환희(21·숙명여대 법학과)씨는 “재범 우려가 강하다.”며 4년형을 주장했다. 오후 8시30분. 판결이 재개됐다. 기자의 의견대로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진짜’ 배심원들도 유사한 의견을 내놨다. 10시간에 걸친 마라톤 공판 뒤 “이제 자유”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기도 했지만, 재판 과정의 투명성이나 일반인의 공감여부 등을 고려했을 때 국민참여재판 확대 필요성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탤런트 김지수 음주뺑소니 입건

    탤런트 김지수 음주뺑소니 입건

    서울 강남경찰서는 6일 술을 마신 채 차를 몰다 사고를 내고 도주한 탤런트 김지수(38·여·본명 양성윤)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차량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5일 오후 8시50분쯤 음주 상태로 자신의 아우디 승용차를 운전하다 청담동 갤러리아 주유소 앞 사거리에서 유모(55)씨가 몰던 택시와 부딪친 뒤 그대로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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