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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부업자들 개인정보 수집 어떻게 하나 했더니

    대부업자들 개인정보 수집 어떻게 하나 했더니

    “현대캐피탈 사건 같은 건은 비일비재하다. 국내 대부업체가 해커를 고용해 제2금융권을 해킹한 것은 (대출이) 거부됐다 해도 대출 의사가 확실하고, 신용등급이 어느 정도 있는 사람들의 개인정보라 대출 성공률이 높기 때문이다. 빼내기만 하면 고급 데이터베이스(DB)로 분류돼 대부업체나 대부중개업체, 개인 등에게 한명당 2만~3만원에 거래된다.” 대부업체를 운영하는 A(36)씨는 개인정보 수집 과정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동업자가 몇년 전 중국에 있는 해커를 만나러 출장을 가기도 했다.”면서 “해커들은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에 있는 서버에 접속해 경찰 추적을 따돌린다.”고 12일 전했다. 동남아 지역의 경우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경비가 싼 편인 데다 공안이나 현지 경찰이 한국의 수사의뢰를 받아도 거의 협조를 해주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A씨뿐 아니라 대부업계 종사자나 수사관들의 설명에 따르면 ‘DB장사’는 통상 3단계로 이뤄진다. 우선 ‘1차 사무실’이라고 불리는 개인 및 조직이 ▲금융권 해킹 ▲졸업앨범 및 동문 주소록, 주차장 차량 연락처 등을 활용한 무작위 전화 ▲정보 수집상을 통한 DB 구매 등으로 개인정보 DB를 확보한다. 다음은 텔레마케터(TM)를 이용해 전화를 건다. 이 가운데 일정 수준의 신용등급과 대출 의사가 있는 사람들일 경우 “우리 직원이 곧 전화할 겁니다.”라고 안내한 뒤 고급 DB로 분류한다. 업계 관계자는 “무작위 전화는 시간·비용도 많이 걸리고 번거로워 2금융권 DB를 가장 고급으로 친다.”고 말했다. 이렇게 대출 의사가 있는 이들의 DB는 ‘설계사’(프리랜서 대출 알선자)나 대부중개업체에 판매된다. 업계는 이들을 ‘2차 사무실’이라고 부른다. A씨는 “설계사나 중개업체가 직접 해커를 고용해 정보를 모으기도 하는데 해킹가격은 수천만~수억원까지 가고, 일이 끝난 뒤 잔금을 준다.”면서 “설계사는 대부업체에서 알선 수수료를 받거나 대부회사와 짜고 자신이 직접 대출을 진행한 뒤 대출금액의 3~8%가량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용의자 CCTV확보 “입금계좌 압수수색”[동영상]

    현대캐피탈 고객 개인정보 해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용의자 2명의 얼굴이 찍힌 폐쇄회로(CC) TV를 확보했다. 경찰은 용의자 검거를 위해 세 가지 방향으로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우선 은행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빼낸 인출책과 입금 계좌에 관련된 수사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1일 “범인들은 총 9개 계좌로 분산해 돈을 받았으며, 이들 계좌는 예금주가 모두 법인명으로 돼 있었다.”면서 “이들 법인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해킹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계좌 압수수색을 통해 파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돈이 인출된 것으로 확인된 은행계좌는 농협, 기업·국민은행, 우체국 등 5곳이다. 각각 600만원씩 총 3000만원가량이 인출된 것으로 경찰은 확인했다. 두 번째는 아이피(IP) 주소다. 경찰은 “해커들이 지난달 초와 지난달 말 두 차례 필리핀에서 국내로 경유해 들어오는 중간 서버를 통해 현대캐피탈에 접속한 것으로 파악했다.”면서 “이 중간 서버 이용료를 각각 결제한 2명의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해커들이 협박 메일을 보낸 핫메일의 계정도 수사 중이다. 마지막으로 경찰은 과거 유사사건과 관련, 동종 전과자를 추적하고 있다. 이병하 서울청 수사과장은 “해킹 경로나 기업 대상, 범행수법 등이 유사한 사례들과 비교해 용의자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현대캐피탈 해킹’ 대부업체가 사주했다

    ‘현대캐피탈 해킹’ 대부업체가 사주했다

    수십만명에 이르는 현대캐피탈의 고객 정보는 국내 대부업체가 대출 영업을 위해 해외에 근거지를 둔 전문 해커 조직에 의뢰해 빼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합법·불법 대부업체에 대한 경찰의 수사 확대가 불가피해졌다. 또 현대캐피탈의 메인 서버는 현대 측의 주장과 달리 두 차례나 해킹당했다. 11일 수사 당국에 따르면 국내에서 대부업을 하는 B업체는 필리핀의 한국인 밀집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해커 A씨에게 의뢰해 현대캐피탈 고객 42만여명의 고객 정보를 빼냈다. 개인별 주민등록번호와 휴대전화 번호 등의 개인 정보는 올 2월부터 빠져나갔다는 현대캐피탈 측의 해명과 달리 지난해부터 빠져나가기 시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온라인 고객, 대출 문의 고객 등 대출을 받지 않은 이들의 정보가 새 나갔다. 수사 당국 관계자는 “대부업체들은 대출이 필요한 이들을 파악하기 위해 중국 등지의 해커 조직에 관련 개인 정보를 빼내 달라고 요청한다.”면서 “이번 건은 필리핀 소재의 해커가 정보를 빼내 국내 대부업체에 팔아넘긴 것으로 보이지만 그 해커에게 의뢰한 또 다른 해커 조직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빼낸 정보는 건당 7~30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커는 현대캐피탈의 메인 서버를 두번 뚫었다. 처음에는 보조 서버의 IP를 타고 메인 서버에 들어가 대출을 받지 않은 고객 42만여명의 개인 정보를 빼냈다. 두 번째에는 이들 정보를 바탕으로 메인 서버에 접속해 보안이 철저한 ‘대출자’들(1만여명)의 정보를 빼냈다. 김승훈·백민경기자 hunnam@seoul.co.kr
  • 인천공항 6년연속 ‘세계최고 공항상’ 수상

    인천국제공항이 6년 연속 ‘세계최고 공항’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인천공항을 운영하는 인천공항공사는 7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국제공항협의회(ACI) 2010년 공항서비스평가(ASQ) 시상식에서 종합우승에 해당하는 ‘세계최고 공항상’(Best Airport Worldwide)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공사는 2014년에 열리는 ACI 세계총회 유치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천공항은 2005년 처음 ‘항공업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이 상을 받은 이후 6년 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다른 나라 공항 가운데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 공항이 3년 연속 이 상을 받은 적이 있다. 세계 1700여개 공항 모임인 ACI는 해마다 세계 공항 이용객 25만명을 대상으로 7개 서비스 분야와 27개 시설·운영 분야 등 34개 분야에 걸쳐 1대1 면접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를 토대로 수상자를 결정한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첨단 IT 기반으로 ‘물 흐르듯’ 막힘이 없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출입국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다 박물관이나 전통문화체험센터 등으로 문화·예술의 혼이 깃든 공항을 지향한 것이 세계 1위를 지킨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은 세계최고 공항상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최고공항상’, ‘연간 여객처리 2500만∼4000만명 규모 최고공항상’까지 3개 부문을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채욱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공항에서 일하는 수많은 사람의 협력이 최고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힘”이라면서 “세계 최고공항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고 해외사업 진출에도 노력해 공항산업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뉴델리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열받는 경찰들’ 대민업무 차질

    ‘열받는 경찰들’ 대민업무 차질

    일선 경찰관들이 일반 근로자에 비해 승진 등 인사 문제와 정서적 고립감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훨씬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민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의 스트레스 강도로 분석돼 체계적인 상담 및 심리 지원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사 불만·정서적 고립감 주원인 경찰청이 지난해 8월부터 올 2월까지 경찰청과 관악·성동서 등 3곳의 경찰관 108명을 상대로 ‘한국형 직무 스트레스 척도’(KOSS)를 조사한 결과 남성 경찰관은 ‘관계 갈등’ 영역에서 47.5점을 기록해 일반 남성 근로자 평균(33.4점)의 1.42배에 달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관의 심리 분석을 실시한 것은 처음이다. 경찰청은 이번 ‘경찰청 근로자지원프로그램(EAP) 운영 결과 보고서’를 바탕으로 전국 일산서에 의사소통 교육 및 정신건강 지원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조사 결과 경찰관이 받는 스트레스는 ‘조직체계’ 영역에서도 59.7점을 기록, 일반 남성 근로자의 평균(52.4점)보다 높았다. 설문조사를 실시한 한국EAP협회는 이에 대해 “승진 가능성, 조직 운영체계, 갈등 및 의사소통 등에 대한 불만이 높다는 뜻”이라며 “경찰이 업무를 수행할 때 협조나 지지를 받기 어렵고 직장 내에서 정서적 고립감이 높다는 점을 나타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협회가 직접 경찰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리 상담에서도 ‘인사·조직개편’에 대한 상담 비중이 전체의 53.5%를 차지했다. 이영실 한국EAP협회 선임상담사는 “경직된 조직문화와 상명하복식 구조를 갖고 있는 조직 특성상 경찰관은 직무에 대해 자유롭게 논의하거나 타인에게 문제를 털어놓기 힘든 면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런가 하면 여성 경찰관(17명)은 ‘직장문화’ 영역에서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영역의 스트레스 수치는 50점으로 일반 여성 근로자의 평균(41.7점)보다 훨씬 높았다. 전문가들은 “음주 등 집단주의 문화와 성적 차별 등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하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업무의 과중한 정도를 나타내는 ‘직무 요구’ 분야에서도 스트레스 점수는 54.90을 기록, 일반 여성 근로자 평균(54.22점)을 웃돌았다. ●“휴식 등 관리 당장 필요한 상태” 이런 문제를 반영한 듯 경찰관 149명에 대한 또 다른 설문조사에서는 스트레스로 인해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있는 ‘유소견 범위’를 나타낸 응답자가 28.9%(43명)나 됐다. 우종민 인제대 서울백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이는 휴식 등 ‘관리’가 당장 필요한 상태”라며 “우울증 심화는 물론 의욕 상실, 스트레스성 질환으로 이어져 대민 업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예비 의사 병든 양심…‘의사 국가시험’ 조직적 유출

    ‘이렇게 면허를 딴 의사가 무슨 병을, 어떻게 치료할까.’ 의사 국가시험 문제를 유출해 조직적으로 부정행위를 한 전국 의대생들이 무더기로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더구나 일부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시험문제와 채점기준까지 알려주는 등 ‘사제 간 결탁’도 서슴지 않았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31일 비밀 홈페이지를 통해 의사 국가시험 문제를 유출한 전국 의대 4학년 협의회(전사협) 전 회장 강모(25)씨 등 전 집행부 10명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실기시험 채점관으로 참여하면서 소속 학교 학생들에게 시험문제와 채점기준 등을 알려준 김모(49)씨 등 의대 교수 5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강씨 등은 지난해 9월 인터넷에 비밀 홈페이지를 개설, 먼저 시험을 치른 응시생이 문제의 구체적인 유형과 내용을 후기 형식으로 올리도록 하는 수법으로 2011년도 의사 국가시험 실기고사 112개 문항 가운데 103문항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의사시험 실기고사는 학생들이 시험실 12곳을 이동하면서 모의환자 진찰과 진료 기술 등을 평가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응시자를 60~70명씩으로 나눠 매년 9월부터 두달여에 걸쳐 치러진다. 전사협은 의사 국가고시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10여년 전부터 운영된 조직이다. 지난해 실기시험 응시자 3300여명 가운데 2700여명이 이 단체 회원이다. 지난해 2월 꾸려진 집행부는 각 학교를 돌며 회의를 하는가 하면, 학교 대표에게 직접 회원의 신분을 확인하는 등 치밀하게 부정행위를 계획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지난 2월 2011학년도 집행부가 새로 선출돼 전임 집행부와 ‘대면식’을 한 사실을 파악하고 부정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계도하는 한편 합격 취소 등 필요한 행정조치를 위해 시험을 주관하는 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과 보건복지부에 관련 자료를 모두 넘겼다. 이에 대해 국가시험원 측은 사법처리 절차를 거쳐 유죄가 확정된 학생들에 대해서는 형량에 관계없이 불합격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시험원 측은 “학생들이 시험 전에 문제를 유출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하는 만큼 이에 따라 합격을 취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의대생들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별다른 죄의식 없이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면서 “한해 응시생이 3000여명이나 되는데도 시험장이 한곳밖에 없어 시험이 두달 넘게 치러지는 등 의사면허 시험제도에 문제가 많았다. 총체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민경·안석기자 white@seoul.co.kr
  • 1일부터 올림픽대로 뒷좌석 안전띠 안매면 범칙금 3만원

    1일부터 올림픽대로·강변북로 등 자동차전용도로에서 뒷좌석을 포함해 탑승자 전원이 안전띠를 매지 않으면 범칙금 또는 과태료 3만원이 부과된다. 경찰청은 31일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차량 전좌석의 안전띠 착용을 의무화하는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자동차전용도로에서는 고속시외버스만 전좌석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됐고, 승용차 뒷좌석 승객은 안전띠를 매지 않아도 됐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高경위가 ‘제 발로’ 유치장 들어간 까닭은

    高경위가 ‘제 발로’ 유치장 들어간 까닭은

    경찰청 수사과 고유석(30) 경위. 그는 지난 19일 ‘죄 없이’ 유치장에 감금됐다. 앞서 오전 10시 40분. 그는 ‘제 발로’ 서울 수서경찰서 유치장을 찾았다. 담당 경찰관에게 입감의뢰 요청을 한 뒤 유치인 보호관과 신체검사실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간이 신체검사’를 받았다. 통상 유치실에 들어가기 전에 죄질 등에 따라 옷을 전부 벗고 가운을 입은 뒤 신체 곳곳을 확인하는 ‘정밀 검사’나 속옷 상태에서 위험물 소지 등을 점검하는 ‘간이 검사’, 옷을 입은 채 소지품을 체크하는 ‘외표 검사’를 받는다. 이어 11시 20분. 금속탐지기를 거친 뒤 곧장 유치실 3호실로 입감됐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철문이 닫혔다. 어두운 실내 조명과 쇠로 된 잠금장치 소리에 위축되는 느낌마저 들었다. 답답하고 처량했다. 가림막이 설치된 변기에 앉기가 수치스러워 용변도 보지 못했다. 식사로 나온 단무지, 김치, 콩나물국, 쌀밥도 먹는 둥 마는 둥 했다. 이를 닦은 뒤에는 오후 4시까지 20㎡가량의 유치실 내부를 서성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도대체 그는 왜 이곳에 와 있는 걸까? 이 이색 체험은 전국 유치장 개선방안의 하나로 마련됐다. 유치장의 대대적인 진화를 앞두고 실제 정책 입안자가 직접 불편한 점을 도출하기 위해 경험해 본 것이다. 이 경험은 고스란히 이번 개선안에 반영됐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경찰청의 ‘인권친화적 유치장 운영 개선 계획안’에 따르면 앞으로는 고 경위처럼 신임 경찰관들이나 간부후보생 등도 이 같은 유치장 체험 프로그램을 거쳐야 한다. 이달까지 전국 경찰서 139개 유치장 시설 등도 전면 업그레이드될 예정이다. 계획안에 따르면 우선 유치실 내부가 밝아진다. 침침하고 어두울수록 심리적 불안정을 부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유치실 조도를 200룩스(lx) 수준으로 밝게 조정하기로 한 것이다. 자해를 막기 위해 날카로운 쇠창살도 둥근 안전창살로 교체한다. 문을 여닫을 때 마찰음이 심했던 출입문 쇠철봉도 소음 없는 자물쇠로 바꾸기로 했다. 또 유치장 1, 2층 사이에 가림막을 설치해 보온·단열 효과도 높이기로 했다. 유치인 면회 절차도 개선된다. 면회인이 유치장을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동선을 고려한 안내표지판을 설치하고 약도도 제공한다. 교육용 유치장도 생긴다. 경찰청은 경찰교육원이나 수사연구원에 올 하반기까지 유치장을 설치하고, 교육과정에 유치장 체험 프로그램도 포함시키기로 했다. 현재섭 경찰청 수사과장은 “최대한 유치인 입장을 배려해 이 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EBS 디도스 공격 범인은 고3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수능 강의사이트를 마비시킨 ‘분산서비스거부(DDoS·디도스)’ 공격은 고교 3학년 수험생이 호기심에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지난 20일부터 이틀에 걸쳐 수능강의 사이트(www.ebsi.co.kr)를 디도스 공격한 고교생 김모(17)군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조사 결과 평소 온라인게임 해킹 등에 관심이 많았던 김 군은 몇달 전 담임교사에게 꾸지람을 듣고 화가 나 학교 홈페이지를 디도스 공격으로 마비시킨 다음 대형 사이트 보안에 대한 호기심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인천공항 10년… 지분매각 숙제로

    인천공항 10년… 지분매각 숙제로

    2001년 완공된 영종도 신공항은 착공 발표 당시부터 환경·시민단체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쳤다. 환경공해연구회 등 17개 단체는 “짙은 안개로 철새와의 충돌이 우려되고, 개펄이 망가지는 데다 지반 침하로 활주로가 매몰될 것”이라며 극구 반대했다. 조수간만의 차가 심해 서해에 폭풍이나 태풍이 겹치면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개항 이후 안개 및 해일에 의한 운영 장애는 거의 없다. 영종도 인근에서는 여전히 고기도 잘 잡힌다. 지반 침하도 10여년간 불과 8.6㎜에 불과했다. 이 정도는 자연스러운 침하 수준이다. 인천공항은 그렇게 자연재해 및 환경파괴 등의 논란을 딛고 눈부신 성공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인천국제공항은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세계공항서비스평가(ASQ)에서 6년째 1위를 차지했다. 10년만에 세계 공항의 롤모델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전세계 172곳 연결 항로 구축 그러나 성공을 향한 비상은 쉽지 않았다. 시설·서비스면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일부 반대론자들의 날 선 비난도 한동안 계속됐다. 28일 인천국제공항공사(사장 이채욱)에 따르면 여객 수는 2002년 2090만명으로 급증했다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파동이 일어난 2003년 1970만명으로 줄어들기도 했다. 이후 증가세를 이어가 2007년에는 3120만명을 기록했지만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닥친 2008년(2990만명)과 신종플루 영향을 받은 2009년(2855만명)에 여객 수가 다시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증가세를 회복, 개항 이래 최대치인 3348만명을 기록했다. 여기에 환승객 520만명까지 합해 국제여객 수송실적에서 세계 8위에 올랐다. 국제화물은 268만t을 처리해 홍콩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연평균 6% 이상의 성장세를 보인 결과다. 항공기 운항 횟수도 크게 늘었다. 개항 초인 2002년 12만회에서 지난해에는 21만회로 1.8배 증가했고, 화물 처리량 역시 2002년 170만t에서 지난해 268만t으로 뛰어올랐다. 동북아 허브공항으로서의 입지도 착실히 다졌다. 개항 당시 취항 항공사 47개, 취항 도시 109곳이었지만 현재는 67개 항공사가 전세계 도시 172곳을 연결하는 항로가 구축돼 있다. 환승률 역시 크게 높아져 동북아 경쟁공항인 일본 도쿄의 나리타와 중국 상하이 푸둥공항을 앞서고 있다. 인천공항의 연간 누적 환승률은 2009년 처음으로 연간 환승객 500만명을 돌파하며 누적 환승률 18.5%를 기록, 나리타(18%)와 푸둥(15%) 공항을 제쳤다. ●정부·야당·노조 첨예한 대립 그러나 이 같은 성과에도 공항공사는 여전히 지분매각 진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인천공항에 대한 기업공개(IPO)를 통해 국민들에게 인천공항 지분 15%를 매각하는 한편 국내 항공사에 5%,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30% 한도로 지분을 매각할 예정이다. 이를 놓고 정부와 야당, 그리고 노조측의 첨예한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지배구조를 선진화해야 공격적 허브화 전략을 달성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민간지분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추후 해외공항을 건설하는 등 글로벌 경쟁을 위한 확장에 있어서 공기업 민영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지분 49%를 매각하고 51%는 정부가 보유해 공항시설 사용료 인상 등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노조 측의 입장은 다르다. 인천공항 노동조합 측은 “민영화는 이윤추구로 이어져 현재와 같은 서비스가 나올 수 없고, 고용안정은 물론 가격 인상도 우려된다.”고 맞서고 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경찰의 딸 ‘恨맺힌 죽음’ 경찰의 눈물로 달래줬다

    경찰의 딸 ‘恨맺힌 죽음’ 경찰의 눈물로 달래줬다

    지난 17일 경기 하남 남한산성 인근 야산. 수사관들이 30㎝가량 땅을 파내자 마침내 한 여인의 하얀 무릎이 드러났다. 현직 해양경찰관의 딸인 박지선(25·가명)씨였다. 억울한 한(恨) 때문인지, 산기슭의 싸늘한 기온 때문인지 20여일이 지났지만 시체는 조금도 부패되지 않은 상태였다. 담당 형사들은 지선씨 어머니의 말을 떠올렸다. 한 스님이 “추운 곳에 묻혀 있으니 어서 꺼내라.”는 말을 했다는 것이다. “밤마다 지선이가 찾아와 ‘사과하라’며 우짖는 바람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던 살인범의 모습이 겹쳐졌다. 살인범이 검거된 16일은 마침 지선씨의 스물다섯 번째 생일이었다. “얼마나 억울했으면….” 형사들은 혀를 찼다. 하얀 피부와 큰 눈, 날씬한 체격. 같은 경찰의 딸인 지선씨의 고운 모습에 범인을 직접 체포한 이홍섭(44) 동대문서 강력3팀장도, 팀원들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자신의 딸처럼 가슴이 아려와서였다. 살인범과 지선씨의 악연이 시작된 것은 1년전 겨울. 미용실을 운영하던 지선씨가 가게에 쓸 기름을 나르려고 오토바이를 구입하면서 시작됐다. 강도·강간 등 전과 3범인 살인범 김진수(33·가명)는 당시 오토바이 판매점 사장이었다. 타지생활에 외로웠던 지선씨는 6개월동안 쫓아다니는 김의 집요한 구애에 마음을 열었다. 그러나 경제적 문제 등으로 싸움이 잦아진 가운데 김은 지선씨를 목졸라 살해했다. 전과자인 김은 사후 처리도, 도주도 능숙했다. 시체가 발견되지 않으면 무죄로 풀려나기 쉽다는 것도, 어떻게 하면 추적을 따돌리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 시체를 여행가방에 넣은 뒤 동네 4곳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피해 암매장했다. 지난 2일 지선씨의 가게 건물에 살던 고모가 일주일간이나 보이지 않는 조카를 이상하게 여겨 신고하자 김은 곧 도주했다. 시체를 옮긴 차량 내부를 깨끗이 청소한 뒤 주차장에 뒀고, 휴대전화도 버렸다. 은행계좌에서 돈을 찾지도 않고, 컴퓨터도 쓰지 않았다. 가족, 친지들과의 연락도 끊었다. 말 그대로 ‘아날로그식’ 으로 숨어다니며 경찰의 추적을 피했다. 친구에게 도피자금을 부탁한 뒤 몇 차례나 장소를 옮기는 치밀함도 보였다. 그러다 지방으로 도주하기 직전, 김의 지인들을 철저하게 조사하며 잠복한 경찰에 마침내 꼬리가 잡혔다. 그러나 체포된 뒤에도 김은 절대 입을 열지 않았다. 그 순간, 경찰의 지혜가 빛을 발했다. 경찰은 김이 CCTV를 피해 도주했다는 것을 알고, 김이 알지 못한 장소에 가려져 있던 CCTV 테이프를 내밀었다. 물론 촬영 후 닷새가 지나 화면은 저장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이 팀장은 태연히 “가방을 가지고 도망가던 네 모습이 여기 다 있다.”며 호통을 쳤다. 김은 흔들렸고, 범행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암매장 장소를 말하지 않았다. 아버지뻘인 고기현 반장이 나섰다. 고 반장은 김을 다독이며 눈물로 호소했다. “지선이 이제 좋은 데 보내 주자. 얼마나 춥고 외롭겠니? 잘 묻어 주자.” 결국 김이 장소를 말했다. 외진 산기슭인 탓에 김이 정확한 위치를 헷갈려 경찰들은 딱딱하게 언 땅을 이곳, 저곳 손이 부르트도록 수십 차례 파내야 했다. 그렇게 경찰들의 눈물과 피땀 어린 발품 끝에 지선씨는 한을 풀게 됐다. 그러나 같은 경찰의 딸을 잃은 형사들은 고개를 떨어뜨렸다. 이 팀장은 자신에게 온 지선씨 아버지의 문자메시지를 말없이 보여줬다. “도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우리 애, 가슴에 묻어야 하는데 죄스러워서 하늘을 볼 수가 없네요.”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부산2저축은행장, 아들에 362억 불법대출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돼 영업정지 조치를 당한 부산저축은행 계열 은행장이 자신의 아들이 운영하는 갤러리에 수백억원을 불법 대출해 줬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대는 25일 자신의 아들에게 불법 대출을 해 준 부산2저축은행장 김모(65)씨를 상호저축은행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김씨와 짜고 대출 비리에 가담한 부산저축은행장 김모(58)씨, 중앙부산저축은행장 오모(57)씨, 대전저축은행장 김모(59)씨 등 5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부산저축은행 대주주이자 부산2저축은행장인 김씨는 자신의 아들(31)이 운영하는 C갤러리에 그림 구입비 및 운영자금 명목으로 2008년 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6차례에 걸쳐 92억 6000만원을 불법 대출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부산2저축은행장의 동서인 부산저축은행장 김씨는 9회에 걸쳐 133억 3000만원, 중앙부산저축은행장인 오씨는 7회에 걸쳐 56억 4100만원, 대전저축은행장 김씨는 80억원을 각각 불법 대출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4개 저축은행이 C갤러리에 불법 대출한 금액은 모두 362억 3100만원이었으며, 이 가운데 회수가 불가능한 액수는 160억 7000만원에 달했다. 현행 법은 상호저축은행은 대주주 또는 대주주의 존·비속에게 자금을 빌려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해산종용 없이 대학생 51명 체포·구금해서야…”

    “해산종용 없이 대학생 51명 체포·구금해서야…”

    “경찰청 대공분실 앞에서 집회를 벌이던 대학생 51명을 제대로 된 설득이나 해산종용 없이 전원 체포해 30시간동안 구금한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십니까?”(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법질서 확립이 안 되면 국가 발전을 가로막습니다. 그래서 집회시위 관리는 제대로 해야 합니다. 한 외신기자는 한국 시위대가 경찰을 공격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합니다. 그만큼 많은 국민들이 혼란을 막고, 엄정히 법집행을 하길 바라고 있습니다.”(조현오 경찰청장) ●“경찰 피의자 조사관행 부적절” 25일 오후 2시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 13층 ‘경찰 수사 신뢰 제고를 위한 토론회’ 현장. 조현오 경찰청장과 각 지방청 수사·형사과장 등 경찰 간부 50명이 국민권익위원회를 비롯해 국가인권위원회 관계자, 경찰 수사로 피해를 본 국민 50명과 마주앉았다. 토론회에는 경찰 수사 및 법집행과 관련된 쓴소리가 쏟아졌다. 오후 2시 10분부터 10분간 방영된 ‘경찰수사 신뢰제고 방안’ 홍보 동영상에 대해서도 “‘이미지’만 있고 내용이 없다.”는 혹평이 이어졌다. 경찰의 피의자 조사 관행이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오영중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이사는 지난달 회원 17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결과를 들어 “경찰의 피의자 조사관행에 대해 109명(60%)이 ‘부적절한 편’과 ‘매우 부적절’을 선택했다.”면서 “좁고 비위생적인 접견실 환경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천찬기 권익위 경찰민원과 사무장은 피의자의 인권보호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천 사무장은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엄마를 끌고 간다든가, 뒤로 수갑을 채우는 등 장구 사용에 대해 깊이 생각해야 한다.”면서 “밀양서 성폭행 사건 이후 조사지침을 내렸지만 아직도 피해자와 가해자가 얼굴 맞대게 하며 2차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지구대에서부터 이런 피해를 막는 지침확립과 수사관행이 정착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인권보호에 중점 두는 정책 펼칠 것” 특히 양천서 고문·가혹행위에 관련된 비판이 여러 번 거론되자 조 청장은 “솔직한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 “여죄 수사 점수를 대폭 줄여 피의자를 대상으로 한 무리한 진술확보 등을 막고, 자백이 유일 증거인 경우 평가 점수를 안 주는 등 인권 보호에 중점을 두는 정책을 펼쳐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여러 지적 사항들을) 내부적으로 검토해 받아들일 것은 참고하고, 지적내용들은 고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10년간 줄줄 샌 면세유 환급금

    값싼 면세유를 10년간 불법 유통해 1000여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주한미군 군무원과 주유소 업자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는 23일 가짜 면세유 쿠폰을 만들어 환급받은 석유를 빼내 주유소에 팔아온 주한미군 군무원 박모(71)씨와 한국인 군무원 노조 간부 지모(57)씨, 주유소 업자 고모(53)씨 등 7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또 입찰 브로커 이모(54)씨 등 9명을 같은 혐의로 입건하고, 정유사 직원 박모(45)씨 등 4명을 지명수배했다. 이들은 2001년 8월부터 2009년 12월까지 허위 면세유 쿠폰 1323장(약 1억 7000만ℓ 상당)을 제작, 세금 환급분으로 받은 경유와 휘발유를 일반 주유소 등에 팔아넘겨 세금 1172억여원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면세유 쿠폰이란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주한미군과 계약한 업체에 면세 석유를 구입할 수 있도록 발행하는 증서다. 쿠폰을 받은 주유소는 정유사로부터 면세액만큼의 석유류로 환급받고, 정유사는 쿠폰을 세무서에 신고해 쿠폰 수량만큼의 세금을 면제받는다. 경찰은 “세무당국이 주한미군에게서 받는 구매 사전통보서와 정유사가 제출하는 면세유 쿠폰에 적힌 공급량 등을 철저히 대조하지 않는 허점이 드러났다.”면서 “미군과 국세청, 정유사 측에 재발 방지책 마련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조현오 경찰청장 “檢, 사법개혁 과민반응”

    최근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6인 소위원회가 내놓은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관련해 조현오 경찰청장이 검찰의 입장표명 등을 놓고 ‘과민 반응’이라는 의견을 피력, 눈길을 끌고 있다. 조 청장은 22일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수사구조개혁과 관련해서 현실을 법제화하는 것에 불과한데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게 의아스럽다.”면서 “검찰에서 반대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과민반응 아닌가.”라고 밝혔다. 조 청장은 또 사개특위의 수사권 조정안 가운데 수사개시권과 관련해 “지금 현실적으로 수사 개시 단계에서 검사 지휘를 안 받지 않느냐. 이번 장자연(가짜 편지)건만 봐도 일일이 지시 안 받는다. 검찰에서 어떤 얘기도 안 했는데….”라면서 “경찰이 다 알아서 하고 있고 이것을 현실화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청법의 ‘검사에 대한 경찰관의 직무상 복종의무’ 폐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조 청장은 “예컨대 삼성에서 LG에 뭐라 할 수 있나. 검찰청과 경찰청은 독립된 기관”이라며 “시대착오적인 규정을 없애자는 것인데 그게 왜 논란이 되는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조 청장은 “우리 성에 차지는 않지만 급격하게 수사구조를 흔들어 놓으면 혼란도 있을 수 있다.”고 사개특위 개혁안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수사구조 개혁은 기득권 유지 차원에서 접근하면 국민이 불행해진다.”고 우려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천안함 1년] (중) 생존자 첫 전역 전준영씨 사연

    [천안함 1년] (중) 생존자 첫 전역 전준영씨 사연

    그와의 전화 통화는 쉽지 않았다. 때로는 문자메시지로, 때로는 늦은 밤 짧은 통화로 간간이 안부만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 찍기도 완곡하게 거절했다. 아직도 천안함이라는 상처에서, 세간의 관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그. 천안함 생존자 58명 가운데 처음으로 의무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5월 전역한 전준영(24)씨다. 어렵게 연결된 전화 속 그의 목소리는 의외로 밝았다. 방황→학업 포기→자살 충동→사랑→희망…. 그렇게 아픔을 극복해 가고 있단다. 죽음의 고통을 겪고 있는 동일본 지진 피해자들에게 힘내라는 메시지도 전했다. “저는 국민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 한마디에 너무 힘이 나고 고마웠거든요. 우리들처럼 힘냈으면…”이라고 위로의 말을 보냈다. 곧 새신랑이 된다는 기쁜 소식도 전했다. “(제가) 기자회견 하는 거 보고 제 미니홈피를 통해 한 여성분이 연락을 해 왔어요. 그 뒤 그녀를 만나 위로받으면서 가까워졌죠. 양가 부모님들이 4월에 만날 예정인데 그때 결혼 날짜를 잡을 겁니다.” 극한의 고통을 준 천안함 사건이 아이러니하게도 천생 배필을 만나게 해 줬다. 가장이 된다는 책임감과 가족이 생긴다는 기쁨에 자연스럽게 마음의 상처도 아물어 갔다. “이제 가족이 생겨서 그런지 예전처럼 우울하고 그런 건 많이 없어졌죠. (사건 당시) 그때랑 비교하면 많이 좋아졌어요. 가장이 돼 가는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병원 갈 시간도 없고, 가족 때문인지 자연적으로 치유가 된 거 같아요.” 전역한 뒤 심해진 우울증으로 ‘그냥 같이 전사했으면 차라리 편했을 텐데 왜 살아서 고통을 받아야 하나.’라며 방황했던 마음도, 자살 충동도 옆에서 힘이 되어 준 연인 덕에 이겨 냈다. 그는 “밥 먹다가 군대랑 연관된 음식을 먹으면 그렇게 눈물이 났어요. 특히 부침개를 보면 더 슬펐습니다. 동기가 부침개 부치면 따로 불러서 입에 넣어 주고 했던 추억이 떠올라서….”라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의 동기는 이상희, 이재민, 이용상, 이상민 하사 등이다. 그는 해상병 542기 동기들 중 유일하게 혼자 살아남았다. 처음에는 방황도 많이 했다. 휴학 뒤 체대 편입 준비를 위해 학원을 다녔지만 두려움, 불안, 죄책감 등 어지러운 마음이 발목을 잡았다. 며칠을 공부하다 흐트러지고, 며칠을 마음먹었다 포기하는 나날이 반복됐다. 의욕이 없었고 무기력했다. 지난해 7월의 일이었다. 결국 한달 만에 편입 공부를 접었다. 학교에 다시 돌아갔지만 마찬가지였다. 일주일 만에 또 휴학계를 냈다. 우울증도 심해졌다. 자살하려고 했던 일도 두세번이나 됐다. 그때 여자 친구가 ‘구세주’가 됐다. 힘겹게 술로 하루하루를 잊으며 보냈던 당시, 그녀는 메신저로 연락하며 힘을 주었고, 만나서는 따뜻한 말로 용기를 줬다. 결국 그는 사랑을 통해 희망을 찾았다. 3개월 전 태어나 처음으로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 택배 기사로 일하며 아침 7시부터 꼬박 12시간을 뛰어다닌다. “결혼해야 하니까요. 휴학하고 그냥 남들처럼 살고 있습니다.” 다시 마음을 잡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그를 사칭해 유가족을 괴롭히는 이도 있었다. “전역 후 5, 6월일 거예요. 누가 천안함 카페 가입해서 저인 척하고 유가족들한테 귀찮게 전화하고 그랬다더라고요. 경찰에 전화했는데 잡혔다고만 하고 그 뒤의 이야기는 못 들었어요. 한두달 지나서 잡혔다는데 크게 처벌하진 못할 거라고 들었습니다.” 목소리가 어두워졌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바람을 물었다. “좋은 가장이 되고 싶어요.” 고통의 나날 1년, 이제 희망이 보이는 듯했다. 백민경·최두희기자 white@seoul.co.kr
  • 대학 동아리 前간부 등 3명 국보법 위반 혐의 긴급체포

    경찰이 대학생 학술연구 동아리를 표방한 ‘자본주의연구회’ 회원 3명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연행하고, 자택 등 10곳에 대해 압수 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청 보안국은 21일 서울 지하철 1호선 동묘앞역 인근과 부산·대구 지역에서 ‘자본주의연구회’ 초대 회장을 지낸 최호현(37)씨 등 3명을 체포해 조사했다. 또 이날 체포된 3명을 포함해 동아리 회원 9명과 서울 지역 대학 총학생회 의장을 지낸 박모씨의 자택 등 10곳을 압수 수색했다. 최씨 등은 2007년 3월 자본주의연구회를 설립하고, 2008년 1월 개최한 ‘대안경제캠프’ 행사에서 이적성이 뚜렷한 행동 강령을 채택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수십여 차례에 걸쳐 김정일과 북한 등 반국가단체를 찬양하거나 지지하는 이적성 게시물을 올리고 회원을 모집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날 체포한 3명을 조사해 국보법 위반 혐의가 확인될 경우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자본주의연구회에는 서울 지역 6~7개 대학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은 “정권 차원의 끔찍한 공안 사건이 재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피폭 피해 온 日人들 비상용품 싹쓸이

    피폭 피해 온 日人들 비상용품 싹쓸이

    방사능 피폭을 피해 한국에 온 일본인들이 귀국 때 가져갈 손전등, 마스크, 인스턴트식품 등 ‘비상용품’을 싹쓸이하고 있다. 서울 시내 주요 호텔에는 일본인의 체류 문의가 밀려들고 있다. 내국인들도 방사능 오염 공포 탓에 소금 등 생필품 사재기 조짐을 보이면서 식품·숙박 업계에 ‘지진 특수’가 일어나고 있다. 20일 롯데마트 서울역점 3층의 가전제품 매장. 각종 건전지와 손전등을 진열한 판매대 앞에 일본 관광객들이 모여 있었다. 서울역점은 일본인만 하루 평균 1000명가량 찾는 곳. 이 매장에서 동일본 대지진 이후 손전등에 주로 쓰이는 건전지 판매량이 이전보다 300%가량 늘었다. 업체 관계자는 “정전에 대비하기 위해서인지 하루에 2~3개 팔린 손전등이 지금은 40~50개 정도 팔린다.”고 말했다. 2층에 있는 간이 판매대에서는 아예 건전지와 손전등을 따로 팔고 있었다. 한국어와 일본어로 ‘비상용품 랜턴 모음전’이라고 표기된 팻말 아래에서 손전등을 고르던 모리야 아야코(38·여)는 “후쿠오카 출신인데 홋카이도에서 규슈까지 전등이나 건전지를 구하기 어렵다고 한다.”며 “가족과 친구들이 필요하다고 해서 마스크와 손전등을 고르고 있다.”고 말했다. 라면 등 인스턴트식품을 찾는 일본인도 늘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직원은 “현지에 보내기 위해 라면이나 즉석 국을 사는 일본인들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지진 여파로 국내 호텔도 바빠졌다. 대지진 이후 재일 외국인들이 일본을 빠져나오면서 한국을 임시 피난처로 택했기 때문이다. 호텔 업계에 따르면 한국에 입국한 프랑스인들은 서울 장충동 그랜드앰배서더 호텔 등에 단체 투숙하고 있다. 이 호텔 관계자는 “일본에서 피신한 프랑스 투숙객 240여 명에게 객실 120여개를 배정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서울의 주요 호텔들에도 각국 대사관이나 외국계 기업의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백민경·김진아기자 white@seoul.co.kr
  • [악마의 칩에 빠진 新도박족] 흔들리는 ‘死십대’… 붕괴되는 가정

    지난 한해 도박범으로 검거된 3만 8898명 가운데 40대가 36.0%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50대는 25.1%로 두 번째였다. 우리 사회의 중심축인 중장년층이 전체 도박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이다. 조기 퇴직으로 인한 심리적 불안과 일상의 권태로 자극과 요행을 찾고, 사회생활에서 누적된 스트레스와 직장·가정 내 갈등 등이 두드러지는 연령층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중간 보직의 계약직 확대 등 일자리 확충과 국가 차원의 도박 근절 시스템 지원이 갖춰지지 않으면 이 같은 추세가 심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18일 경찰청의 ‘도박범죄 검거 현황’에 따르면 2010년 도박범으로 검거된 3만 8898명 중 40, 50대는 61.1%로 집계됐다. 이어 30대 8452명(21.7%), 20대 3567명(9.2%), 60대 2278명(5.9%) 등의 순이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문제는 가장들이 도박에 빠지면서 가정이 붕괴되고 이것이 청소년 비행, 소년 범죄로 이어져 물결처럼 사회적 문제로 번진다는 것”이라면서 “기업의 경력직 활용 정책과 상담 등을 통해 유혹에 빠지는 중장년층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백민경·최두희기자 white@seoul.co.kr
  • [주말 심층취재] 나는 19일밤도 시속 180㎞로 달린다 강원랜드로

    [주말 심층취재] 나는 19일밤도 시속 180㎞로 달린다 강원랜드로

    깔끔한 감색 정장, 단정한 이목구비, 명석해 보이는 눈빛…. 아무리 뜯어봐도 ‘도박’이라는 단어와 어울리지 않는 남자. 캐나다 어학연수를 마치고 3년 전 대기업에 입사한 명문대 출신의 A(31)씨. 그는 지난 한해 낮과 밤이 다른 이중생활 속에서 지냈다. ●낮엔 대기업 직원… 밤엔 ‘바카라’ 2~3일에 한번꼴로 강원랜드로 ‘출퇴근’하면서 생활은 엉망이 됐다. 전세금을 날렸고, 여자친구는 곁을 떠났다. 어머니에게는 죄인이 됐다. 1년간 9300여만원을 잃고 사생활과 업무까지 전부 뒤엉킨 끝에야 비로소 그는 스스로 강원랜드 출입제한을 신청했다. 매일 오후 6시 퇴근 무렵 회사 앞에 대기했던 단골 ‘나라시’(불법 영업 택시) 운전기사의 전화번호도 삭제했다. 사무실에서 퇴근한 뒤 강원랜드로 출근하고, 밤새 ‘바카라’에 올인한 다음 새벽에 곧바로 회사로 출근했던 일상도 지웠다. 그는 “1시간 반 만에 강원랜드로 가는데 시속 180㎞로 달리는 차 안에서 ‘목숨 걸고 가는구나, 그래 이대로 죽어도 좋다’는 생각까지 들었다.”면서 “그 당시에는 사람이 아니었다. 잘나가는 대기업 회사원인 내가 출퇴근하듯 그런 곳을 드나들 줄 몰랐다.”면서 “정말 도박에 미치면 자신과 주변 사람 돈까지 다 탕진해도 못 빠져나온다.”고 돌이켰다. ●여친 떠나고 엄마 피눈물에… 사건의 발단은 평범했다. 지난해 1월 초 친구들과 강원도의 한 스키장에 놀러갔던 것이 화근이 됐다. 카드를 하다 심심풀이 삼아 근처 강원랜드에 발을 들인 것이 족쇄가 됐다. 3시간 만에 25만원을 땄다. 묘하고 짜릿한 흥분. 승리감과 쾌감이 느껴졌다. 숨 막히는 사내 경쟁도, 복잡한 세상살이도 잊을 수 있었다. 그는 1주일 뒤 혼자 강원랜드를 찾았다. 몇 시간 만에 400만원이 들어왔다. 밤을 새웠는데도 힘든 줄 몰랐다. 금요일 밤에만 강원랜드를 찾던 횟수가 점차 평일로 늘어났다. 한달에 한두번이 일주일에 두세번이 됐다. 다섯 번째까지는 비싼 요금 탓에 버스를 이용했지만 나중엔 고급 승용차인 나라시만 고집했다. 큰돈이 오가니 작은 돈은 우스워졌다. 그는 “17만원이라 해 봤자 고작 한번 베팅하는 값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빨리 가야 더 많이 딸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25만원 쾌감에 넉달 새 5000만원 날려 네 번째 방문부터는 손해가 더 커졌다. 1000만원, 300만원, 500만원…. 끝도 없이 잃었다. 베팅 상한액 때문에 나중에는 나라시 기사에게 칩 두개(20만원)를 따로 주고 ‘병정’(대리 베팅)노릇까지 시켰다.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어서였다. 이렇게 쓴 돈이 4개월간 무려 5000만원. 결혼자금으로 모아 놓았던 돈을 싹 날렸다. 결국 어머니에게까지 손을 벌렸다. 아예 베팅 한도나 방문 제한이 없는 마카오로 원정도 떠났다. 금요일 일을 마치기만을 기다린 뒤 토요일 새벽부터 월요일 새벽까지 ‘악마의 칩’에 사로잡혔다. 월요일 아침 인천공항에 도착해 바로 출근하는 일이 반복됐다. 그렇게 또 4000여만원이 공중분해됐다. 피곤한 올빼미 생활과 잦은 거짓말에 삶은 피폐해져 갔다. 결혼을 약속했던 여자친구는 이별을 통보했다. 환갑이 다 된 어머니는 말 없이 눈물만 뚝뚝 흘렸다. 그는 “형편이 좋은 것도 아니고, 어머니가 어렵게 마련해 주신 돈을 그렇게 내가 날렸다.”면서 “전세방을 빼 작은 방으로 옮기고, 어머니에게 일부 돈을 돌려 드리면서 조금씩 정신을 차렸다.”고 털어놓았다. 호통 대신 어머니의 말 없는 피울음에 그는 서서히 예전 생활로 돌아갔다. 그는 “중독은 아니다.”라고 자신했다. 악마 같은 유혹에서 벗어난 지 6개월이라고 했다. “한번도 다시 가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강원랜드는 출입제한 때문에 어차피 못 간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정말 한번도 가지 않았느냐.”고 재차 물었다. 그가 대답했다. “몇주 전 동남아 출장이 있어서 잠깐 들렀다. 딱 50만원만 들고 갔다. 400만원을 땄다.” 백민경기자 white @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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