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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하나·외환 ‘엉터리 방카슈랑스’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판매하는 보험) 상품을 엉터리로 판 은행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우리은행 등은 만기 환급금이 적은 상품으로 고객을 유도하거나 판매건수를 늘리기 위해 고객에게 유리한 조건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금전적 손실까지 봤다. 금융감독원은 31일 지난해 4월 23일부터 6월 7일까지 우리·하나·국민·전북·외환·광주 등 6개 은행을 대상으로 방카슈랑스 영업행위를 테마검사한 결과, 전북은행을 제외한 5개 은행이 이 같은 위법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고객 50명에게 2011년 9월 21일부터 지난해 4월 26일까지 한화손해보험 ‘무배당 VIP 명품보험’을 팔면서 2년 납입 계약을 맺도록 유도했다. 보험료 추가적립은 납입방법과 상관이 없는데도 일시납입 계약은 추가적립이 불가능하다고 알리는 ‘불완전판매’를 한 것이다. 결국 보험계약자는 일시납입 계약을 했을 때보다 만기환급금을 7800만원 덜 받는 손해를 봤다. 이들 중 19명은 2회차 보험료 납입 의무가 있다는 중요 사항조차 설명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우리은행에 과태료 1000만원을 부과하고 관련 직원에 대한 징계조치를 의뢰했다. 하나, 외환, 국민 3개 은행은 2011년 9월 8일부터 지난해 3월 28일까지 7명의 계약자에게 1인당 2건의 보험계약을 체결토록 하면서 각각의 만기환급금 합계액이 통합상품보다 7500만원 적다는 사항을 알리지 않았다. 금감원은 가입건수를 늘려 사업비를 더 챙기려는 속셈이었다고 보고 해당 은행에 관련 직원 징계를 의뢰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오토론’ 할부 현대커머셜 가장 비싸

    ‘오토론’ 할부 현대커머셜 가장 비싸

    신차 대출 평균금리는 아주캐피탈이 여신전문금융사(여전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할부대출 금리는 현대커머셜이 가장 비쌌다. 은행권은 여전사보다 대출 금리가 낮지만 아직 취급사가 많지 않은 것이 단점이다. 저렴한 금리로 일단 고객을 유인한 뒤 나중에 취급수수료를 받는 자동차 할부금융사들의 영업관행은 금지된다.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는 29일 자동차금융을 주제로 한 ‘금융소비자 리포트 2호’를 내놓았다. 자동차금융이란 차를 장만할 때 부족한 자금을 빌려주는 것이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자동차금융 시장 규모는 33조 3000억원이다. 이 중 98%(32조 8000억원)를 여전사가 차지하고 있다. 여전사별 평균금리(신용등급 5등급 고객의 지난해 7~9월 대출 기준)는 신차 대출의 경우 아주캐피탈이 연 9.5%로 가장 높았다. 그 뒤는 현대캐피탈 9.3%, 제이비(JB)우리캐피탈·하나캐피탈 각 9.2%, 현대커머셜 9.1% 순이었다. 할부대출 평균금리는 현대커머셜이 10.2%로 가장 높고, 아주캐피탈이 5.1%로 가장 쌌다. 중고차 대출 금리는 현대캐피탈(24.5%), RCI파이낸셜(24.1%), 현대커머셜(17.5%) 등이 월등히 높았다. 중고차 할부대출은 우리파이낸셜(25.6%), 하나캐피탈(24.8%), 신한카드(22.9%), JB우리캐피탈(21.1%) 등이 20%를 넘었다. 은행권에서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자동차 금융을 적극 취급하고 있는데, 신한(5.4%) 금리가 우리(8.3%)보다 훨씬 쌌다. 여전사와 비교하면 두 은행 모두 대출이든 할부금융이든 금리가 더 저렴했다. 대신, 여전사는 신용등급이 낮아도 대출을 받을 수 있고 금융회사를 직접 찾지 않아도 되는 이점이 있다. 금감원은 자동차금융 판매 시 금리가 낮은 점만 부각하고 별도 수수료 부과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불완전 판매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오는 3월부터 금리와 별도로 취급수수료를 떼지 못하도록 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장학금 준다고 해 통장사본 넘겼는데…

    금융감독원은 최근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받게 해 주겠다며 대출을 받게 한 뒤 이 돈을 가로채는 사기 행위가 횡행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29일 금감원에 따르면 대학생 A씨는 지난해 5~7월 같은 학교 학생 40여명에게 “금융기관에서 학자금 대출을 받아 학교 측에 맡기면 대출 금액의 20%를 장학금으로 받을 수 있다”고 속여 6억원을 가로챘다. A씨는 피해 학생들에게 주민등록등본과 공인인증서, 보안카드, 신분증, 예금통장 사본 등을 넘겨받아 저축은행에서 인터넷 대출을 받고 돈을 챙겨 달아나는 수법을 썼다. 정부지원금을 미끼로 한 사기도 있다. 사기범들은 지난해 7~9월 중 정부 투자 사회봉사기업을 사칭한 유령 회사를 만들고 이 회사에 취직하면 매달 100만원씩 정부가 지원하는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며 대학생들을 모집했다. 이후 “학자금 대출이 있는 경우로 제한되기 때문에 이를 증명하기 위해 대출금을 회사에 입금하면 확인한 뒤 바로 돌려주겠다”고 학생들을 속였다. 피해 학생은 20여명, 피해 금액은 4억원에 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장학금 지급, 취업, 투자 등을 미끼로 대출받을 것을 요구하는 행위에 절대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95%가 외면하는 ‘서민우대 車보험’

    95%가 외면하는 ‘서민우대 車보험’

    정부가 친서민정책의 일환으로 저소득층의 자동차 보험료를 낮추기 위해 2011년 도입한 ‘서민우대자동차보험’이 오는 3월로 출시 2년을 맞는다. 하지만 가입 실적이 저조해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 당국은 이르면 6월 판매보험사 12곳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금융 당국은 보험사의 소극적인 마케팅을 탓하지만 보험사는 제도상의 허점을 탓한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서민우대 자동차보험 가입 건수는 지난 19일 현재 4만 4000건이다. 전체 가입대상 90만건 가운데 4.8%에 불과하다. 그나마 지난해 4월부터 가입 요건을 크게 완화하면서 늘어난 수치다. 서민우대 자동차보험은 일반 자동차보험과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되, 보험료는 기존 상품보다 평균 17% 싸다. 배기량 1600㏄ 미만 승용차나 1.5t 이하 화물차 소유주 가운데 ▲기초생활수급자이거나 ▲만 30세 이상 배우자 합산 연소득이 4000만원 이하이고 만 20세 미만 부양 자녀가 있으면 가입이 가능하다. 가입률을 높이기 위해 금감원이 자격요건 등을 완화했지만 보험사들은 “업계 상황은 생각하지 않는다”며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 압박에 울며 겨자먹기로 나섰다는 푸념도 심심찮게 흘러나온다. 따라서 대형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홍보에 미온적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가뜩이나 저성장·저금리 기조에 규제 강화, 마진 감소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어 돈 안 되는 상품에 적극 나설 이유가 없다”면서 “상품 자체가 (매력이 떨어져) 시장에서 안 먹히는 것을 왜 기업에만 떠넘기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우선 소득 노출 위험 때문에 소비자들이 가입을 꺼린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측은 “기초생활수급상태나 소득 상태를 공개하기 꺼리는 사람이 많다”면서 “(그렇지 않은 경우라도)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사람들이 까다로운 조건에 맞춰 지점까지 방문해 가입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런 제약요건에도 불구하고 보험료 할인 혜택은 그다지 크지 않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온라인 채널이나 마일리지 특약 할인, 블랙박스 할인 등을 이용하면 보험료를 15%가량 할인받을 수 있어 굳이 ‘까다로운’ 서민 우대 자동차보험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6, 7월쯤 보험사들을 대상으로 전반적인 취급 실태를 들여다볼 계획”이라면서 “(조사결과를 토대로) 가입대상이나 요건 등의 완화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보험범죄 ‘진화’… 처벌은 ‘솜방망이’

    보험범죄는 교묘해지는데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금융감독원은 24일 2010년 1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보험사기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은 211건을 분석한 결과, 보험범죄자 796명 중 벌금형이 574명(72.1%)으로 가장 많고 집행유예 138명(17.3%), 징역형 84명(10.6%)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보험범죄자 중 실형을 사는 경우가 10명 가운데 1명에 그친다. 사기액은 1인당 평균 1800만원에 달했다. 자동차 보험 관련 사기가 651명(81.8%)으로 1위였다. 대부분 다수가 공모한 조직적 고의사고로 1인당 가로챈 금액은 900만원이다. 나머지 145명은 생명·장기손해보험 관련 범죄자다. 1인당 6000만원꼴로 보험금을 부당하게 받았다. 이들은 고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살인, 방화 등 강력 범죄를 저지르거나 장기간 상습적으로 허위입원하는 등 수법을 썼다. 금감원은 211건의 재판 가운데 시의성 있는 판례 50건을 추려낸 ‘보험범죄 형사판례집’을 발간해 이달 중 생명·보험사, 보험협회, 경찰청과 각 경찰서 등 수사기관에 배포할 예정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제2 저축銀 우려’ 상호금융 감사

    감사원이 ‘제2의 저축은행 사태’가 우려되는 상호금융에 대해 긴급 감사에 나선다. 신용협동조합·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의 수신 증가세가 은행의 4배에 달하고, 집을 팔아도 빚을 갚기 어려운 이른바 ‘깡통주택’ 대출액이 6조원을 넘어서는 등 비정상적 여·수신 증가세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감사원이 상호금융권 감사에 나서는 것은 2010년 1월 이후 3년 만이다. 2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감사원은 이르면 28일부터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행정안전부 등을 통해 서민금융 부문 예비감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다음 주부터 현장인원 등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각종 통계 등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호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새마을금고 수신 잔액은 91조 4000억원으로 2011년 말(79조 1000억원)보다 15.5% 늘었다. 같은 기간 동안 신협은 43조 3000억원에서 48조 6000억원으로 12.0% 증가했다. 은행 총예금 잔액이 3.4%, 저축성 예금잔액이 4.5%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4배 가까운 성장세다. 하우스푸어(내 집 빈곤층)와 저신용층 대출이 많은 탓에 연체율은 꾸준히 올랐다. 새마을금고 연체율은 2011년 말 2.74%에서 지난해 말 3.31%로 상승했다. 신협의 연체율은 6%대다. 상호금융업계 여·수신 모두 위험 징후를 보여 무더기 퇴출사태를 빚은 저축은행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조직 수성” 발등 불 떨어진 금감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지난 22일 “금융감독체계와 관련된 이슈는 향후 로드맵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며 ‘금융감독원 분리론’에 힘을 싣는 발언을 하면서 금감원이 분주해졌다. 금감원은 해외사례 등을 토대로 “소비자 보호기능을 따로 떼면 되레 상호보완적인 측면을 막아 소비자 보호가 힘들어진다”며 조직 수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아직 확정안이 나오지 않아 공식 대응은 자제하고 있지만 학계와 인수위 측에 조직 분리에 따른 혼란, 손실 비용, 개념 차이 등을 물밑에서 분주히 ‘전파’ 중이다. 인수위가 발족하기 전부터 학계 일각에서는 금감원을 건전성 감독기구와 금융소비자 보호기구로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 왔다. 학계에서는 소비자 권익을 지키는 ‘영업행위 감독’과 금융회사의 적정한 이익을 유지하는 ‘건전성 감독’이 한 기구에 공존할 수 없다는 논리에서다. 금융회사의 건전성 감독과 영업행위 감독을 각각 다른 기관에서 담당하는 이른바 ‘쌍봉형’(Twin Peaks) 체제의 변형 모델이다. 네덜란드와 호주가 쌍봉형 체제를 운용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건전성 감독이나 공시회계·조사, 민원처리, 분쟁조정, 금융교육 등 모든 기능이 소비자 보호에 깊이 관련돼 있고 궁극적인 목표 또한 소비자를 위한 것”이라며 “(소비자보호기구 분리론은) 수단과 목적을 이해하지 못한 데서 오는 오해”라고 주장했다. 쌍봉형을 채택한 네덜란드도 주요 금융사 부실로 공적자금까지 투입됐으며, 호주 역시 규제 부조화로 실패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는 것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아직도 마그네틱 현금카드? 새달부터 ATM 절반서 못써

    다음 달부터 자동화기기(ATM)에서 마그네틱(MS) 현금카드 사용이 제한된다. 복제 위험 등이 있어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5월 ‘예고’한 대로 2월 1일부터 시범적으로 MS카드 사용을 제한한다고 23일 밝혔다. 시범기간인 1년 동안은 일부 ATM에서 MS카드로 현금을 찾을 수 없고, 2014년 2월부터는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 2~7월엔 전체 ATM의 50%, 8월부터 내년 1월까지는 80%에서 사용할 수 없다. 집적회로(IC)카드로만 바꾸면 기존 서비스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2011년 해킹 사고로 정보 유출 위험이 제기된 미국 보안업체 RSA사의 일회용 비밀번호(OTP·One Time Password) 생성기 1만 8700여개도 교체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 보급된 RSA사의 OTP 생성기는 농협은행 1만 5548개, 수협중앙회 466개, 우정사업본부 2717개 등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연금저축보험 부활·이전 쉬워진다

    연금저축보험 부활·이전 쉬워진다

    연금저축보험의 ‘부활·이전’이 쉬워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보험료를 2회 이상 내지 못해 ‘실효계약’이 된 연금저축보험에 대해 체납 보험료 전부가 아닌 1회 보험료만 내도 계약이 부활되는 계약부활제를 이르면 4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밀린 보험료를 모두 내지 않고도 보험사 등 다른 연금저축판매사로 계약을 옮길 수 있는 방안도 같이 시행된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금보험 개선 방안을 의견수렴차 지난해 12월 판매 보험사들에 보냈다. 금감원 관계자는 “업계 의견을 모으는 중”이라며 “연금보험은 노후보장용인데 실직, 질병 등으로 보험료를 납입하지 못할 경우 부담이 크기 때문에 가입자 보호를 강화시키는 방안으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은행의 연금신탁과 증권사의 연금펀드는 가입자가 자유롭게 납입금을 정하지만 연금보험은 한번 정해진 보험료를 내야만 해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당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현재 연금보험은 실효 상태에서는 다른 판매사로 계약 이전이 안 된다. 밀린 보험료를 다 내서 정상계약으로 부활시킨 뒤에만 이전할 수 있다. 현재 실효계약건수가 유지계약건수의 15%에 달한다. 계약을 이전할 때 해지환급금이 이전되는데 실효계약의 이전을 막는 것은 가입자의 선택권을 훼손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 금융감독당국의 판단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현재 연금보험 약관에는 ‘보험 계약을 다른 연금저축으로 이전하고자 하는 경우 회사는 약관에 의해 계약의 부활(효력회복)이 된 후에 한해 이전처리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면서 “약관을 개정할 것인지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또 가입자의 경제상황을 감안, 1회분 보험료 납입만으로 계약을 부활시키는 방안도 추진한다. 재정악화 등으로 정기적 납입이 곤란한 가입자의 경우 밀린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는 것이 부담스러워 계약부활률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밀린 보험료 부담 때문에 다수의 가입자가 계약을 해지할 우려도 나오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료를 안 낸 기간만큼 납입기간을 뒤로 미루는 보완 방안도 있다”고 설명했다. 계약기간 중 보험료를 줄이면 수수료를 줄이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연금보험 가입자는 계약기간 중 보험료를 처음 낸 보험료보다 낮출 수 있다. 이 경우 생명보험사의 연금보험은 수수료도 줄어들지만 손보사의 경우 수수료는 기존과 동일하게 받아왔다. 현재 연금보험은 매달 10만~25만원의 보험료를 내는 경우가 많지만 손해보험사의 경우 월 보험료가 35만원 이상 고액 계약이 7.6%에 달한다. 이에 따라 일부 모집인들이 우선 고액 보험료로 가입하고 나중에 보험료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계약유지수단으로 악용하는 점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감독당국은 보험료를 줄일 경우 가입자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적은 환급금을 받게 돼 민원이 발생할 소지가 있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대신 보험료를 늘릴 때도 증액된 보험료 기준으로 수수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쩐의 대이동’… 4분기 정기예금 12조 빠져나가

    이자와 배당소득 등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금액을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낮춘다는 정부 방침 이후 12조원에 가까운 정기예금이 수시입출금식 예금 등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쩐(錢)의 대이동’이 시작된 것이다. 이기연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22일 브리핑에서 “지난해 4분기 만기도래 정기예금이 11조 7000억원 감소했다”면서 “은행권이 저금리로 인한 수익성 악화 부담으로 정기예금 유치에 소극적이었고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을 확대하면서 정기예금이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2월 중에만 9조 4000억원이 빠져나갔으며 지난해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615조 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가계대출은 464조 5000억원으로 연중 12조원이 늘었다. 증가 폭은 전년 24조 9000억원의 절반으로 감소했다. 중소기업 대출은 461조 4000억원으로 6조 5000억원, 대기업 대출은 156조 7000억원으로 26조원 증가했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173조 5000억원으로 15조 1000억원 늘었다.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잔액은 1106조 4000억원으로 2011년 말보다 37조 9000억원 늘었다. 이는 2011년 증가율(7.8%)의 절반 수준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내수경기 부진의 영향으로 기업대출 연체율은 0.08% 포인트 오른 1.18%, 가계대출 연체율은 0.14% 포인트 오른 0.81%를 기록했다. 부실채권 비율은 목표치인 1.30%를 소폭 웃도는 1.31%였다. 이 부원장보는 “지난해 중기 대출의 상당 부분이 개인사업 대출이었는데 올해는 중소법인대출을 좀 더 확대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중기 대출 목표를 개인사업자와 중소법인 대출로 세분화해서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허위진단서 떼주고 320억 ‘꿀꺽’

    “바쁘면 병원에 굳이 오지 않아도 됩니다. 대신 휴대전화는 맡겨 놓으세요. 입원 기간 중에는 동주민센터 등에 가서 등본도 떼지 말고 신용카드도 쓰면 안 됩니다.” 한 병원에서 보험사기 수사를 대비해 가짜 환자들에게 한 교육내용이다. 이 밖에도 지난해 10월엔 경기도 한 병원의 사무장 부부가 각각 병원 이사장과 부원장 행세를 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자금 압박에 시달리던 한의사를 ‘바지원장’으로 내세운 뒤 명의만 빌려 입원 기간 등이 조작된 허위 진단서를 남발하다 덜미가 잡혔다. 금융감독원은 21일 이처럼 허위 진단서를 떼주고 보험금을 챙긴 의료기관 관계자 168명 등 모두 4059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2011년 5월부터 보험사기로 의심되는 의료기관 58개를 기획조사한 결과 부당하게 보험금을 챙긴 의료기관 관계자와 보험가입자(3891명)의 꼬리가 잡힌 것이다. 허위 또는 과다 입원·진단과 관련된 적발 금액만 320억원에 달했다. 특히 58개 병·의원 가운데 19개는 비의료인이 의사 등의 명의를 빌려 개설·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말 그대로 ‘못 믿을 병원’이었던 셈이다. 사무장과 공모해 대전에 정형외과 의원을 연 산부인과 전문의 최모씨는 조직폭력배, 택시기사, 대학강사, 보험설계사 등 다양한 보험 환자들과 짜고 보험금을 부당하게 수령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카드 무이자 할부 재개? “공문 없었다” 거부 당해

    카드업계가 1~3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재개한다는 소식에 30대 직장인 A씨는 서둘러 목돈이 들어가는 자동차 보험을 결제하려고 지난 12일 보험사 측에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무이자 할부는 안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A씨가 소지하고 있는 현대카드 측에서 할부 연장 등 아무런 공지가 없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보험사는 “현대카드가 다시 서비스를 연장한다는 공문을 관련 가맹업체에 보내줘야 보험사도 수수료나 이런 문제를 카드사가 처리할 것으로 알고 고객에게 할부 서비스를 재개해줄 텐데 아무 연락을 못 받았다.”며 전화를 끊었다. A씨는 울며 겨자먹기로 100만원이 넘는 보험료를 일시불로 결제했다. 이에 대해 현대카드 측은 17일 “자동차회사와 보험사 등에 지난 11일 공문을 발송했으나 보험사가 워낙 많아 담당자가 부재 중인 경우도 많고 주말 동안 연락을 못 받은 사람도 있어서 공문 처리가 지연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결국 카드사마다 공문 발송이 제때 안 되고 가맹업체 측에 통보가 제대로 안돼 고객들만 두 번 골탕을 먹은 셈이다. 또 카드사의 무이자 할부 재개가 모든 가맹점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카드를 내밀었다가 낭패를 본 소비자들도 적잖다. 한 카드업체 관계자는 “고객 수요가 많은 10개 업종의 가맹점에서만 무이자 할부가 가능하다”면서 “모든 가맹점에서 서비스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일부 대형마트마다 할인되는 카드도 달라 고객들의 혼란은 더하다. 한 주부는 “대대적으로 할부 서비스를 재개한다고 발표해 놓고 정작 대형마트 등에서는 일정 구매금액 이상의 경우에만 혜택을 주고 있다”면서 “또 어떤 신용카드는 무이자 할부가 되고 어떤 카드는 안 되는 상황이라 우롱당하는 느낌”이라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금융위 목돈 안드는 전세대책

    금융위원회는 15일 오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하우스푸어 해결 대책 ▲다중채무자 일원화 ▲‘국민행복기금’ 설립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 공유 문제 등을 보고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최우선 공약인 ‘국민행복기금’의 재원 조성 방법, 지원 대상 등을 자세히 언급했다. 금융위는 우선 하우스푸어 대책을 투자자 책임 원칙과 하우스리스(무주택자)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어느 정도 채권자와 채무자가 손실을 나눠 갖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박 당선인이 내놓은 하우스푸어 대책인 ‘보유지분매각제도’의 뼈대는 지키되 당사자(채권자와 채무자)가 일차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금융 당국의 의견을 반영한 조치다.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 등 렌트푸어 대책은 얼마만큼 집주인의 호응을 이끌어 내는가가 관건이다. 이 때문에 금융위는 집주인에게 소득공제와 함께 재산세 감면 등 세제혜택을 주는 방안을 보고했다. 또 국세청의 FIU 정보 접근권 확대 요구에 대한 견해도 피력했다. 국세청은 복지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수단으로 ‘지하경제 양성화’를 내걸며 FIU가 가진 고액금융거래 정보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위는 전면적인 접근권보다는 파견 직원을 확대하는 등의 절충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하우스푸어 집주인·금융권 손실분담 추진

    정부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하우스푸어(빚을 내 집을 샀다가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계층) 대책으로 채권자(금융회사)의 손실 분담 후 주택 지분을 할인 매각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하우스푸어(집주인)도 할인 매각에 따른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14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하우스푸어 대책을 15일 인수위에 보고할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위는 하우스푸어 지분 매각에 앞서 채권자들이 채무자(집주인)와 협의해 채권 부실화에 따른 손실을 나누도록 하는 절차를 두도록 했다. 채권자와 채무자가 고통을 분담토록 한 것이다. 대표적인 방식이 채권단의 워크아웃(채무 재조정)이다. 워크아웃은 법률로 강제할 수 없는 만큼 금융회사들이 공통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각사 내규에 반영한다. 워크아웃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하우스푸어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대로 지분을 50%까지 특수목적법인(SPC)에 넘기면 그에 해당하는 빚을 탕감받는다. SPC는 하우스푸어 지분을 묶어 유동화하고 자산관리공사(캠코) 같은 공공기관이 이를 사들인다. 이때 하우스푸어는 집값 하락으로 발생할 손실에 대비해 주택 지분을 할인된 가격에 팔아야 한다. 할인율로는 20~30%가 거론된다. 적용 대상자는 경락가율(주택을 경매로 넘겨서 돈을 건지는 비율)이 담보인정비율(LTV·Loan To Value ratio)을 초과하는 하우스푸어로, 최대 약 19만명이다. ‘렌트푸어’(전세금 급등에 고통받는 가구)를 위해서는 반(半)전세와 유사한 개념으로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에 대한 보완책이 거론되고 있다. 전세 보증금 전액이 아니라 집주인이 요구한 보증금 인상액만큼 대출받고 대출금 이자(연 4%)를 세입자가 내는 구조다. 그러나 이 경우 집주인이 굳이 은행 대출을 받아야 해 실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정부와 인수위는 기존에 제시한 소득공제 혜택 외에 재산세 감면 등의 추가 혜택을 집주인에게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입자가 월세를 내지 않거나 계약 기간이 끝나기 전 집을 나갈 위험 등에 대비해 에스크로(대금 예치) 계좌를 두는 방안도 거론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생각나눔]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한시적 재개 논란

    [생각나눔]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한시적 재개 논란

    신용카드사의 무이자 할부가 다음 달 17일까지 한시적으로 재개되며 ‘급한 불’은 꺼졌지만 소비자들의 혼란은 지속되고 있다. 일각에선 현금 사용자들이 되레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음 달 할부 연장 여부를 둘러싸고 다시 논란이 일 전망이다. 13일 신용카드업계에 따르면 신용카드의 무이자 할부 서비스 중단 논란은 신용카드 활성화 정책의 공과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현금홀대론’마저 불거지고 있다. 신용카드는 이자비용 등으로 직불카드보다 사용비용이 비싸다. 사용이 늘면서 발생하는 비용은 가맹점들의 수수료 부담으로 이어지고, 이는 물건값에 전가돼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까지 피해를 입는다는 주장이다. 해외처럼 신용카드 사용 시 추가비용을 내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그러나 신용카드 비중이 절대적인 우리나라 시장에 도입할 경우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비싼 물건을 사는 ‘있는 사람’들이 할부로 덕을 보고 현금을 쓰는 저신용자나 저소득층 등은 역차별당하는 것”이라면서 “원래 현금을 쓰면 깎아줘야 하는데 거꾸로 가고 있는 현실로 영업관행을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해외에서처럼 상(商) 관행 자체가 현금우대, 카드엔 추가비용을 부과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 관계자 역시 “사실 영세 가맹업자들에게 부담을 주는 부작용 때문에 담배 등 소액 카드결제를 거부하는 가맹점에 대한 신고가 들어와도 쉽게 사업자들을 처벌할 수 없는 구조”라고 털어놨다. 김정규 한국은행 금융결제국 차장은 최근 ‘신용카드 결제시스템의 평가 및 개선과제’ 보고서에서 “소비 진작과 과세표준 양성화를 위해 신용카드에 유리하게 조성했던 그간의 정책은 카드 가맹점의 부담을 확대하는 문제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신용카드 가맹점 등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어주려면 카드 결제 시 일정수수료를 판매액에 더하거나 현금 등으로 결제할 때 값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우리나라엔 해외와 다른 ‘덤’ 문화가 있고 간소화된 거래관행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는 반론도 적잖다.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은 “저금리·저성장에다 경기불황 시대에 갑작스러운 무이자 할부 중단은 가혹하다”면서 “불합리한 인센티브, 지속가능하지 않은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를 유인해 놓고 이제 와서 잘못된 관행이라고 하면 ‘비올 때 우산 뺏는’ 은행들과 다를 바가 없다”고 비난했다. 소비시장 위축을 걱정하는 의견도 많았다. 임병화 수원대 금융공학대학원 교수는 “전반적으로 소액이든 고액이든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면서 “우리나라는 현금으로 사면 덤을 주거나 값을 조정해 주는 흥정 문화가 있어 외국과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또 “모바일 결제 등이 본격화되는 단계인데 지갑을 가지고 다니게 하는 것 역시 비용이 발생되는 것이고 간소하게 지급 결제를 하는 ‘편한 소비문화’ 정착에 걸림돌이 될 우려가 있다”고 예측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사채꾼들을 양지로… 글쎄요?”

    [주말 인사이드] “사채꾼들을 양지로… 글쎄요?”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도소매업을 하는 조모(43)씨는 꼬박 10시간을 칼바람 속에서 번 10만원을 오늘도 사채업자에게 ‘납세’한다. 한 달 전 500만원을 빌리면서 10%의 선취 수수료를 떼고 손에 쥔 돈은 450만원. 앞으로 한 달 동안은 지금처럼 10만원씩 매일 일수를 줘야 한다. 실상 450만원을 빌려 600만원을 주는 꼴이다. 법정 이자한도 연 39%의 4배 수준인 셈이지만 조씨에겐 마약과도 같은 희망줄이다. 이미 2004년 ‘카드 대란’ 때 돌려막기로 장사 손해를 메우다 워크아웃을 신청한 상태라 지금까지도 매달 일정액을 갚아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손님이 줄어 겨울 한 번 나려면 임대료에 인건비, 재료비까지 3000만원가량 적자가 나 어느새 사채에까지 손을 대게 됐다. 이렇게 해 오기를 2년. 사채업자들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파악하게 된 조씨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지하경제 양성화’ 공약에 대해서도 “쉽지 않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지하경제 양성화란 사채, 마약 거래, 매춘 등 정부의 공식 통계에 나타나지 않는 경제 활동을 수면위로 끌어올려 탈루 소득에 대한 징세 강화로 세수를 늘리겠다는 것인데 탈법, 편법, 범법이 생활화돼 있는 이들이라 양지로 나오게 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사채업자들의 교묘한 법망 피하기에 대해 이렇게 증언했다. “일단 명함이나 광고 전단지를 보고 연락을 하면 대포폰으로 전화를 받은 뒤 다시 연락하겠다면서 한참 뒤 다른 번호로 전화가 온다. 최대한 흔적을 안 남기려 하는 것”이라면서 “계좌로 돈을 주고받으면 증거가 남는다며 돈 빌리는 사람 보고 직접 새로 계좌를 만들거나 기존 계좌의 통장과 체크카드를 달라고 해 업자들이 매일 입금한 돈을 자유롭게 빼간다.” 아이 셋을 키우는 전업주부 김모(38)씨도 부족한 생활비를 사채로 메우다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빠져나온 경우다. 김씨는 “오토바이를 탄 수금 사원이 매일 집까지 찾아와 돈을 받아 갔다”면서 “처음 인터넷 게시판에 돈을 싸게 빌릴 수 있느냐는 글을 남겼다니 업자가 아니라 자기도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는 또래 여성이 접근해 와 업체를 알선했다”고 털어놨다. 사이버상에서 조언 핑계를 대며 브로커로 활동한다는 것이다. 이 여성은 김씨와 친분을 쌓은 뒤엔 400만원을 한 사람이 빌려 나눠 쓰자며 쉽게 돈 빌릴 곳을 알려주고 200만원을 받은 뒤 종적을 감췄다. 일용직 노동자 성모(30)씨 역시 “추가로 돈을 더 빌리려고 하면 돈이 없다며 옆 사무실 사람을 소개해 준다고 한다. 만일을 대비해 꼬리를 언제든 끊을 수 있도록 같은 사무실인데도 별도의 사무실인 것처럼 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사채시장을 양지로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법망에 걸려들지 않는 방법을 훤히 꿰뚫고 있는데 굳이 세금을 내려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 낸다 해도 일부만 드러내고 알짜는 감춰 둘 것이 뻔하다고 강조했다. 조씨는 “지금도 TV 광고에 나오는 정식 대부업체들이 뒤로는 돈이 시급한 사람들에게 법정 이자의 몇 배를 받고 돈을 빌려 주는 탈법을 저지른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4월 18일~12월 7일 진행된 ‘불법사금융 단속현황’에서 1만 525명이 검거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5% 증가한 수치다. 불법 채권추심은 7배 이상(617%) 급증했다. 강도 높은 단속에도 뿌리 뽑히지 않는 것이 현실인 셈이다. 정부는 어떻게든 뿌리 깊은 탈세구조를 타파해 복지재원을 마련할 방침이다. 박근혜 당선인이 내건 대표 공약 중 하나가 300조~400조원으로 추산되는 지하경제를 양지로 끌어내겠다는 것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박 당선인은 해마다 27조원씩 재임 5년간 총 135조원의 재원을 마련해 늘어나는 복지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지하경제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 등 전면전을 벌여 세수를 연간 6조원 안팎 더 확보하겠다는 내용을 12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인수위 측은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금융거래 정보를 국세청이 공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완할 작정이다. 은행을 비롯한 모든 금융기관은 원화 1000만원 이상(외화 5000달러 이상) 거래 때 불법재산이나 자금세탁, 테러자금 등으로 의심되면 FIU에 혐의거래보고(STR)를 해야 한다. 국세청은 FIU가 전담하고 있는 STR 분석 작업을 국세청이 같이 할 수 있다면 탈세 적발 비율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STR 보고 건수는 2009년 13만 6000건에서 2011년 32만 9000건으로 2년 사이 142%나 급증했다. 국세청은 시중에 성행하는 가짜 석유, 면세유 불법거래, 자료상만 뿌리 뽑아도 최소 5000억원대의 세수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 국세청은 사채업을 비롯해 예식장, 대형 음식점, 골프연습장 등 탈세 가능성이 큰 현금 수입 업종과 고소득 전문직에 대한 관리 강화, 부정매입 세액공제, 자료상 추적 등도 확대할 방침이다. 하지만 갈 길은 멀다. 불법사채시장 등 탈세자들의 범법 노하우가 상당한 데다 관계 당국 간 이견도 많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FIU 정보를 국세청과 공유하는 것에 대해 원칙적으로 부정적이다. 다만 최대한 협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개인정보 노출 위험 등 실명제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면서 “일단은 큰 틀에서 전면적인 (정보) 공유는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필요한 정보를 국세청에 최대한 협조한다는 데는 의견 접근을 본 만큼 조정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검은돈 양성화’가 쉽지 않은 숙제인 만큼 채찍과 당근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사채시장이나 세금 탈루 등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대부분의 나라에서 오랫동안 생명을 유지해 온 만큼 이를 드러내 세수원으로 확보하는 게 녹록지 않다”면서 “너무 급진적으로 칼을 들이대면 강한 반작용이 따를 우려도 있는 만큼 무기명 채권을 활용해 금융실명제를 피하게 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속적인 단속과 유인책 등을 통해 제도권 시장과 지하경제 간의 간극을 좁혀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강만수·신동규 등 은행·증권가 포진

    강만수·신동규 등 은행·증권가 포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옛 재무부 라인이 대거 배제되며 ‘금융권 재편설’이 나돌자 금융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모피아’(재무부 영문명인 모프와 마피아의 합성어) 출신들은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모피아 출신 금융권 인사로는 강만수 KDB산업은행금융지주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대표적이다. 재무부 이재국장과 국제금융국장 등을 지낸 정통 모피아다.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를 맡은 데 이어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다. 신동규 NH농협금융지주 회장도 모피아의 대표주자다. 행정고시 14회로 재무부에서 잔뼈가 굵었다. 전국은행연합회장 등을 거쳐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등도 있다. 행시 25회로 가장 젊은 축에 속하는 김주현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지난해에 선임됐다. 증권가에도 모피아 출신들이 포진하고 있다. 박재식 한국증권금융 사장, 우주하 코스콤 사장, 김범석 더커자산운용 사장 등이 재무 관료를 지냈다. 보험업계도 그렇다. 김규복 생명보험협회장, 문재우 손해보험협회장도 재무관료 출신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본지 백민경 기자 ‘여기자상’

    본지 백민경 기자 ‘여기자상’

    10일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사빌딩에서 열린 ‘제10회 올해의 여기자상 시상식’에서 서울신문 백민경(왼쪽) 기자가 정성희 여기자협회회장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백 기자는 ‘룸살롱 황제 경찰 협박’ 특종 기사로 경찰관의 뇌물 향응 문제를 이슈화해 취재 부문 올해의 여기자상을 수상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금융CEO 2013을 말하다] (3)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

    [금융CEO 2013을 말하다] (3)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

    ‘슈퍼스타K4’에서 미션 우승자 로이킴에게 상금을 건네던 온화한 미소는 찾기 힘들었다. 지난 8일 만난 최기의(56) KB국민카드 사장은 경영철학과 올 한 해 업무계획 등에 대한 질문에 웃음기 없이 단호하고 시원시원한 소신을 밝혔다. 준비된 자료는 한 번도 쳐다보지 않았다. 그만큼 위기의식이 커 보였다. 인터뷰 직전에 가진 올해 첫 임원 연석회의에서 ‘따끔한 질책’을 날리고 왔다는 최 사장은 “물건값 얼마 싸게 해주고, 포인트 몇 점 더 주고 해서 고객을 빼앗고 또 뺏기는 그런 시대는 이제 저물어 간다”고 잘라말했다. “대신 대학생에겐 유학 정보를, 직장인에겐 취업 안내를, 3040에게는 결혼 준비나 해외여행 관련 혜택 등 생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별 라이프 사이클에 맞춘 ‘생활 서비스 솔루션’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얘기다. “영업비밀을 처음 공개한다”며 최 사장은 그제서야 소리내 웃었다. “해외의 경우 아멕스카드는 고객 한 명을 지속적으로 관리합니다. 한 카드를 선택하면 병원, 헬스케어 등 노년에 이르기까지 서비스케어를 맡아 해주지요. KB국민카드도 고객에게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평생에 걸쳐 종합적으로, 그리고 싸고 편리하게 제공할 작정입니다.” 성년이 돼 신용카드를 발급받는 시점부터 노년기까지 연령대에 맞는 서비스로 KB국민카드에 대한 충성도를 높여 가겠다는 복안이다. 최 사장은 “단순히 마일리지 더 주고 수수료 깎아주는 차원의 마케팅을 넘어 한번 선택하면 결코 벗어나기 힘든 최고의 생활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자신했다. 이를 위해 KB국민카드는 자체 ‘빅데이터’를 활용, 고객의 소비패턴 분석에 들어갔다. 이를 토대로 평생 부가서비스를 개발, 이르면 내년에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논란이 일고 있는 무이자 할부 혜택 폐지와 관련해서도 할 말이 많은 듯했다. “비싼 냉장고를 산 고객은 싼 식료품을 구매한 고객보다 무이자 할부로 더 많은 금전적 혜택을 받습니다. 결국 ‘있는 사람’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리는 셈이지요.” 현금을 쓰는 사람이나 대학생, 소득이 없는 사람들은 그만큼 부가서비스를 못 받게 되는데도 그 비용은 결과적으로 가맹점 수수료나 물건값에 전가된다는 최 사장은 “고객들의 불편을 줄이는 방안을 찾고 있다”면서도 “이번 기회에 소비자들의 인식도 바뀌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2011년 3월 취임한 그는 가장 보람 있는 일로 “경기 부진 등의 악조건 속에서도 2년 연속 체크카드 시장 1위를 차지한 점을 들었다. 끊임없는 서비스 혁신 등으로 국가고객만족도지수(NCSI) 1위를 달성한 일도 빼놓지 않았다. 최 사장은 “힘든 시기이지만 위기에 더 강해질 수 있다”며 강한 의욕을 내보였다. 글 사진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증권 전문가 알고보니 작전꾼

    TV 방송 등을 통해 증권 전문가로 이름을 알린 전모(33)씨. 그는 2011년 10월 4일 ㈜안랩(옛 안철수연구소) 주식을 7만 6000여주 샀다. 이어 증권정보 방송에 나가 “대선 관련 테마주”라며 안랩 주식을 사라고 권유했다. 인터넷 방송과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서도 매수를 추천했다. 안랩의 주가는 급등세를 보였다. 전씨가 살 때 3만 7900원이었던 주가가 순식간에 7만원을 넘어섰다. 전씨는 같은 달 17일과 18일 갖고 있던 안랩 주식을 다 처분했다. 2주 만에 그는 23억여원의 시세차익을 챙겼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강남일)는 9일 전씨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전씨는 2011년 10월부터 2012년 1월까지 3개월간 안랩을 비롯해 서한, 바이오스페이스, 바른손 등 4개 종목을 사고팔아 모두 36억 98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다른 증권방송 전문가에게 ‘방송에서 내가 산 종목을 추천해 달라’고 부탁하면서 대가로 이른바 ‘꽃값’ 3억여원을 건넨 전업투자자 A씨도 구속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팔아치우는 수법으로 6개월간 90억여원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 외에 증권선물위원회에서 통보한 사건 관련자 10여명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사이버애널리스트들에 의한 불공정거래를 단속하기 위해 향후 유사투자자문업을 등록제로 전환하는 제도개선을 추진 중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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