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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지아 침공때 러시아 정보요원 우크라 동부 시위대 사진서 포착”

    “조지아 침공때 러시아 정보요원 우크라 동부 시위대 사진서 포착”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우크라 동부도시 분리 움직임을 둘러싼 위기 해결을 위해 ‘제네바 합의’로 뜻을 모았지만 오히려 그 이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우크라 정부 지지세력과 친러 무장시위대 간 무력충돌로 5명이 사망한 데 이어 20일(현지시간)엔 ‘러시아 정보요원의 시위 개입 증거가 발견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우크라에 러시아 정보 요원은 하나도 없다”며 배후 조종 의혹을 일축한 것과 배치되는 것이다. 더욱이 시위대가 러시아에 군대 파견을 요청하면서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조지아 전쟁 등 러시아의 이전 무력분쟁과 크림반도 장악 당시 목격된 인물이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촬영된 사진에 포착됐다”면서 “러시아 요원들이 우크라 동부 분리주의 민병대 틈에 섞여 소요사태를 조종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지난 14일 슬라뱐스크에서 찍힌 사진에 덩치가 크고 턱수염이 있는 남성이 계급장 없는 위장전투복을 입고 등장한다. 그는 2008년 러시아의 조지아 침공 때 러시아 특수부대 계급장을 왼팔에 달고 등장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제네바 4자 합의’의 이행 감시를 맡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에 이런 내용이 담긴 사진 등 서류를 제출했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도 이 증거물에 대해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NYT는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총격전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며 공방을 펼쳤다. 아르세니 야체뉴크 우크라이나 총리는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푸틴은 소련 제국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면서 “그의 마지막 종착지가 어디인지는 신만이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우크라 정부가 총격전의 배후라며 “키예프의 권력을 장악한 세력이 제네바에서 이루어진 합의를 훼손하는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세계의 창] 차베스, 호민관·독재자 엇갈린 평가…마두로, 황태자서 ‘짝퉁 차베스’ 전락

    ‘민중의 호민관’, ‘남미 좌파의 거두’, ‘독재의 현신’…. 우고 차베스(1954~2013)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을 바라본 다양한 시각이다. 빈민층의 절대적 지지를 바탕으로 14년간 장기 집권한 그는 1998년 첫 번째로 대통령에 당선된 뒤 내리 세 번이나 연임에 성공한 중남미의 대표적 좌파 지도자다. 1992년 동료 장교들과 일으킨 쿠데타가 실패로 돌아간 뒤 “모든 것을 홀로 책임지겠다”는 책임감 있는 태도로 대중의 호감을 얻었다. 사회주의 계열 정당들과 연대해 좌파연합인 애국전선(PP)을 결성했고 이를 바탕으로 1998년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56%가 넘는 지지를 받아 대권을 거머쥐었다. 2002년, 쿠데타로 위기를 맞았지만 이틀 만에 복귀했다. 석유로 벌어들인 돈으로 ‘포퓰리즘 정책’을 밀어붙여 민심을 샀다. 형편이 어려운 좌파 국가들에 국제 시세보다 싼 가격으로 원유를 공급했다. 외국 기업을 국유화하는 등 시장원칙을 무시하고 언론을 압박해 민주주의를 역행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2011년 골반에서 종양이 발견된 후 세 차례에 걸쳐 수술을 받았지만 지난해 12월 암 치료를 받으러 쿠바로 떠난 뒤 사망했다. 집권 1년여 만에 반정부 시위 등으로 코너에 몰린 니콜라스 마두로(52) 대통령은 차베스의 후계자를 자처한다. 1980년대 버스 운전사 출신으로 대통령직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감옥에 갇혀 있던 차베스를 도우면서 그의 정치 인생이 본격적으로 열렸다. 차베스의 변호 팀을 이끌었던 9세 연상의 변호사 실리아 플로레스와 결혼했다. 1998년 차베스의 대통령 당선 이후 국회의장, 외교장관, 부통령 등 초고속 출세 가도를 달려 ‘차베스의 황태자’로 불렸다. 외교장관 당시 차베스의 ‘입’ 역할을 맡아 미국 등과 대립각을 세웠다. 차베스가 4선에 성공한 뒤 부통령에 뽑혀 명실상부한 2인자가 됐다. 암 치료를 위해 쿠바로 떠나기 전 차베스는 “내가 살아 돌아오지 못하면 대선 때 꼭 마두로를 대통령으로 뽑아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집권 이후 내치와 외교 양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두로는 카리스마 부족 등으로 ‘차베스의 짝퉁’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세계의 창] 살인적 인플레·공포 정치 반정부 시위 확산…美 압력 등 외교도 ‘암울’

    [세계의 창] 살인적 인플레·공포 정치 반정부 시위 확산…美 압력 등 외교도 ‘암울’

    “우리는 베네수엘라의 고통을 상징합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맨발의 학생들이 거리를 활보하며 외쳤다. 부활절(20일)을 맞아 예수의 ‘십자가 고난’을 상징하는 맨발로 행진하며 반정부 운동의 동력을 이어 가려는 것이었다. 그들은 남미의 사회주의 리더였던 ‘차베스의 아들’을 자처하는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의 초상화도 불태웠다. 머리 위로는 경찰이 쏜 최루탄이 날아다녔다. 시위대는 “정부가 피해자를 테러분자로 만들어 신뢰성을 떨어뜨리려 하고 있다”며 “우리는 작지만, 우리는 여전히 거리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고 차베스(1954~2013) 전 대통령이 사망한 지 1년여, 베네수엘라는 여전히 혼돈에 빠져있다. 지난 2월 초 한 대학에서 여학생이 성폭행당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로 촉발된 베네수엘라 소요 사태는 야권의 가세, 경기침체, 치안불안 등과 맞물려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됐다. 이후 마두로의 강한 진압으로 되레 불이 붙었다. 차베스는 14년의 재임 동안 때론 교활하게, 때론 카리스마 있게, 협박과 반대파 체포 등을 활용해 반정부 우파 세력을 무기력하게 만들었지만 후임자 마두로는 ‘공포 정치’를 고집했다. 인권단체와 피해자들은 대통령이 시위대를 억누르기 위해 방위군과 정보요원을 배치하고 무장 오토바이 부대와 장갑차까지 동원했다고 증언했다. 시위대는 끔찍한 고문도 심심찮게 벌어진다고 주장했다. 21세의 목수인 후안 마누엘 카라스코는 “시위 현장에서 근위병에게 붙잡혔는데 소총을 몸 안에 집어넣어 휘저었다”며 신체 곳곳에 난 상처를 공개했다. 그는 “소리를 지르면 그들이 나를 죽일 것이라고 생각해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며 참상을 전했다. 불안한 사회만큼이나 경제지표도 우울하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달 베네수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당초 ‘B+’에서 ‘B’로 한 단계 강등한다고 밝혔다. 피치는 올해 베네수엘라 경제가 마이너스(-) 1%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에 따르면 최저임금은 월 63달러로 남미 국가 중 가장 낮다. 지난 3월 기준으로 인플레이션은 57.3%다. 외교 상황도 암울하다. 미국에선 오바마 행정부가 마두로 정권을 강력하게 제재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나오고 있다. 빌 넬슨 민주당 상원의원과 공화당의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도 현재의 위기 상황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들은 언론 자유를 저해하는 관리들을 표적으로 하는 제재안을 제출하는 등 마두로 정권의 탄압에 대한 압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베네수엘라의 혼란이 가중된 것은 경제뿐 아니라 마두로 정권의 강한 통제 탓이라는 지적도 많다. 미국 온라인 매체 팬암 포스트가 라틴 아메리카 공공정책 분석가인 후안 카를로스 이달고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에서 기업은 최대 30%까지만 이윤을 남길 수 있고, 위반 시 최대 14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투기 방지와 가격 통제 차원이다. 인터넷 구매도 300달러를 넘지 못한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11월엔 모든 기업이 근로자에게 상여금을 줘야 한다. 환율은 철저히 통제됐고, 해고도 함부로 하지 못한다. 차베스가 걸었던 포퓰리즘 공식을 마두로가 그대로 답습한 까닭이다. 야당 지도자들도 줄줄이 축출됐다. 정부를 비난했다는 이유로 의원직을 박탈당한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와 반정부 시위 주도 혐의로 체포된 야당 대표 레오폴도 로페스가 대표적이다. 이달고는 “엄격한 가격 통제와 기업의 투자를 막은 결과 음식과 약이 대폭 부족해졌다”며 “강력한 제재와 탄압이 화를 불렀다”고 마두로 정권의 실정을 분석했다. 쿠바에 대한 반감 때문에 시위가 커졌다는 분석도 있다. 쿠바 정부와 라울 카스트로 대통령이 ‘오일’을 대가로 마두로 정권의 광범위한 단속을 도왔다는 것이다. 쿠바는 하루 11만 5000배럴의 원유를 베네수엘라로부터 원조받는다. 이를 거래 삼아 쿠바가 베네수엘라의 군대 의사 결정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쿠바에 의해 침략당하고 있다는 사실은 양국 비평가들 사이에서도 제기된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올 2월 이후 40여명의 사망자를 낸 반정부 시위는 실패로 돌아갔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경찰과 군대가 그의 뒤에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마두로는 미국과 국제 미디어가 시위를 조장한다고 주장한다. 시위가 줄어들고 있는데도 외부에서 과대 포장한 뉴스를 전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국민들은 굶주리고, 거리는 공포에 차 있다. 비평가들은 14년의 독재 통치 동안 민주적 자유가 후퇴함과 동시에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장 부유했던 베네수엘라의 경제 역시 퇴보했다고 평가했다. 그나마 유일한 희망은 정부와 야권이 두 달째 계속되는 반정부 시위를 끝내기 위해 지난 15일 두 번째로 머리를 맞댄 것이다. 루이스 알베르토 피게이레도 브라질 외교장관은 “정부와 야권의 대화가 진전을 이루고 있다”면서 “양측이 반정부 시위 사태 진상조사위원회 설치와 대법원 및 선거법원 판사 교체 등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합의 이행을 위한 회의는 이르면 이달 말쯤 열릴 예정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푸틴 동지’ 러 의원 “임신한 기자 강간하라” 지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지자이자 동지인 러시아 극우 정당 대표가 여기자의 질문에 격분해 두 보좌관에게 “여기자를 잔인하게 강간하라”고 지시해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여기자는 출산을 3개월 앞둔 임신부로 이 발언에 충격을 받아 입원까지 했다. 21일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지리놉스키 자유민주당 대표는 지난 18일 기자회견 중 스텔라 두보비츠카야 기자의 질문을 받고 흥분하기 시작했다. 두보비츠카야는 당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제재 방안에 대해 물었다. 그러나 지리놉스키 대표는예민하게 반응하며 자신의 두 보좌관을 거칠게 밀면서 “내가 말하면 쟤를 덮쳐버리란 말야”라고 소리쳤다.러시아 정치인의 막무가내 행동은 곧바로 러시아 의회 윤리위원회에 회부됐고 세르게이 나르슈킨 하원의장이 유감을 표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바닷속에 갇힌 또다른 희생자’ 21일 중대고비

    ‘바닷속에 갇힌 또다른 희생자’ 21일 중대고비

    진도 세월호 여객선 침몰 참사 현장에서 온 국민의 간절한 염원 속에 구조와 수색 작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바다 건너 중국과 호주, 말레이시아 등지에서도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실종자 가족들의 애타는 절규가 이어지고 있다. 사고 후 44일이 지났지만 239명의 승객을 싣고 실종된 여객기의 잔해는커녕 단서조차 나오지 않았다. 더욱이 기대를 걸었던 무인잠수정 투입에도 성과가 없어 향후 수색 작업이 중단될 수도 있는 기로에 놓였다. 호주 국영 ABC방송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히샤무딘 후세인 교통장관 대행은 19일(현지시간) 남인도양 해역에서 진행 중인 실종기 해저수색이 ‘매우 중대한 시점’에 와 있다고 밝혔다. 후세인 대행은 “오늘과 내일이 고비”라며 수색작업이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석유회사 등 민간회사에 필요한 장비 등을 제공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후세인 대행은 “발견을 못해도 수색을 아예 포기한 것은 아니다. 수색범위가 확대되거나 다른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해저 수색에서조차 단서를 발견하지 못하면서 희망을 잃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토니 애벗 호주 총리가 지난 16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인도양 해저를 샅샅이 훑고 있는 무인 잠수정 블루핀21이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한다면 수색 방식 등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사실상 영구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현재 블랙박스의 신호 발신기 배터리도 다 소진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상황이라 전망은 더 어둡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수색 범위가 좁혀진 만큼 주요한 단서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수색을 총괄하는 호주 합동수색조정센터(JACC·이하 수색센터)는 이날 해저수색 범위가 좁혀졌다며 블루핀21의 수색이 1주일 안에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고 AP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좁혀진 수색영역은 지난 8일 호주 해군 오션실드호에 탑재된 블랙박스 탐지장치 ‘토드 핑어 로케이터’(TPL)가 마지막으로 블랙박스 추정 신호를 포착한 곳의 주변 반경 10㎞ 해역이다. 블루핀21은 수심 4500m까지 내려가 한 번에 최장 25시간을 수중에서 움직일 수 있다. 고해상도 영상을 생산하고, 음파로 3차원 해저 지도를 만들어 실종기 잔해 등을 찾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첫 수색에서 블루핀21은 활동 가능 한계 수심 4500m에 부딪혀 중도 귀환했다. 두 번째도 ‘기술적인 문제’로 수색을 중단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후 4695m까지 내려가 최고 수심 수색 기록을 경신하며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수색센터는 지난 14일 블루핀21이 처음 투입된 뒤 지금까지 6차례에 걸쳐 133㎦를 수색했지만 지금까지 아무 단서도 발견되지 않았으며, 이날 일곱 번째 수색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오늘의 눈] 신데렐라법에 대한 단상/백민경 국제부 기자

    [오늘의 눈] 신데렐라법에 대한 단상/백민경 국제부 기자

    온 국민의 눈이 진도발 세월호 여객선 대형참사에 쏠려 있는 동안, 채 피지도 못한 어린 꽃송이 때문에 또 한번 가슴 칠 일이 생겼다. 의붓딸을 발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법정에 섰던 칠곡 계모와 친부가 지난 18일 “형량이 많다”며 항소를 제기한 까닭이다. 얼굴, 등, 팔, 다리 할 것 없이 피멍으로 물들고 장까지 파열된 그 아이. 새엄마가 생겼다며 좋다고 하던 그 아이. 고작 여덟 살이었다. 동생이 맞아 죽는 현장을 지켜보고 계모의 강요에 ‘자신이 죽였노라’ 벌벌 떨며 거짓 자백을 했던 큰언니는 열세 살이었다. 60년, 70년 창창한 인생이 남은 어린 것들의 인생을 짓밟아놓고 고작 3년, 10년이 길다고 항소한 것이다. 가뜩이나 솜방망이 처벌로 비난이 뜨거운 상황에서 다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외국과는 너무나 다른 관대한 처분에, 자식이 죽은 상황에도 계모를 감싸던 친부의 행태에, 구치소에서 편히 자고 잘 먹는 계모의 모습에…. 외국은 어떨까. 영국은 신체적 학대를 비롯해 이제 감정적 학대까지 처벌하려고 추진 중이다. 계모의 미움을 받는 동화 속 주인공 신데렐라에서 이름을 딴 이른바 ‘신데렐라법’을 도입해서 아이들을 방치하거나 아이들에게 오랜 기간 사랑을 주지 않아 그들의 정서 발달에 해를 끼쳤다고 여겨지는 행위 등을 처벌하려고 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가정마다 폐쇄회로(CC)TV를 달 것인지, 집마다 다른 양육스타일을 학대와 어떻게 구별할 것인지 등을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물증 없이 단지 아이들이 유일한 증인인 상황에서 그 말을 100% 신뢰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피곤한 아버지의 차가운 말 한마디에 상처받아 “우리 아빠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주장할 때 그 복합적인 감정을 잘 구별해 법으로 규제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고 일부 외신들은 보도했다. 또 어떤 부모들은 단지 감정표현에 서투를 수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개인적인 비극이긴 하지만 불법은 아니라는 것이다. 반항적인 아이의 거짓말이나 어린 나이라 현실과 환상을 구별하지 못한 데에서 나오는 주장을 어떻게 골라낼 수 있겠냐는 뜻이다. 그러나 과도한 인권 침해이자 사생활 침해라고 하기엔 부모의 무관심과 방치로 고통받는 이들이 너무 많다. 어른의 보호가 절실한 아동에게 있어 지나친 무관심은 학대가 맞다. 때문에 불의에 대항할 수 없는 약하디약한 아동에 대한 범죄는 다소 지나치리만큼 엄히 판단 기준을 정해도 부족함이 없다고 본다. 2001년부터 2012년까지 총 97명의 아동이 맞고 방구석에 버려진 채 학대로 세상을 떠났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2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논란이 되는 부분은 신데렐라법을 향후 어떻게 집행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라면서 “법 제정 후 주관적인 판단 부분은 차차 기준을 정해 나가면 된다”고 조언했다. 동화 속 신데렐라는 계모의 구박에도 결국 행복하게 오래오래 산다. 그러나 나는 그런 신데렐라를 보고 싶지 않다. 그저 새엄마의 학대를 받는 신데렐라들을 현실에서 보지 않기를 바란다. 영국만큼은 아니어도 최소한 국민 법 감정에 부합한 엄격하고 본보기가 될 수 있는 처벌과 법 제정이 필요한 이유다. 향후 ‘사악한’ 계모와 ‘나쁜’ 아버지가 어떻게 처벌되는지 지켜볼 것이다. white@seoul.co.kr
  • 푸틴 “동부에 軍투입 않길 희망” 우크라 “러 요원 10명 체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 “우크라에서 군사력을 사용하지 않기를 희망한다”며 “이 지역에 러시아 정보기관 요원이나 전문가는 한 명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이미 러시아 요원 10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며 반박했다. 또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에서 무력 충돌로 3명의 사망자가 나오고, 미국이 추가 제재 방침을 밝히면서 동부 지역 분리 움직임을 둘러싼 갈등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TV 방송으로 생중계되는 ‘국민과의 대화’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분리주의 시위를 배후 조종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헛소리”라고 일축하며 “정치·외교적으로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러시아 합병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가 진행될 당시 러시아군이 크림반도의 현지 자경단을 지원한 사실을 이날 인정했다. 크림반도 안에서 군사력을 사용한 것을 처음으로 공식 확인한 것이다. 크림 사태와 달리 그는 이번엔 “군사적 방법이 아닌 대화를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몰도바에서 분리·독립을 원하는 트란스니스트리아에 대해선 “자신들의 운명을 결정할 권한을 허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내부의 긴장은 고조되고 있다. 동부 도네츠크주의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는 정부군과 친러 세력 간 유혈 충돌로 사망자가 발생했다. 아르센 아바코프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전날 밤 무장세력 300여명이 총을 쏘고 화염병을 던지며 국경수비군 기지를 공격해 왔다”면서 “총격전으로 무장세력 3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현재 시위대 63명을 체포해 구금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날 16~60세의 모든 러시아 국적 남자는 우크라이나 입국이 거부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SBU) 대변인은 “현재 러시아 여권을 지니고, 정보기관에서 일한 전력이 있는 10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며 ‘러시아 요원이 없다’던 푸틴의 주장을 일축했다.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도 러시아군 비밀요원이 무장세력을 배후 조종하는 증거들이 우크라 정보기관의 첩보문서를 통해 드러났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러시아, 유럽연합(EU), 미국 등 이해 당사국이 처음 만나는 4자 국제회담이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렸지만 구체적인 외교적 해법에는 이견차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 안드레이 데시차 우크라이나 외교장관 등이 이날 제네바 인터콘티넨털호텔에서 머리를 맞댔다. 미국과 서방은 이번 회담을 통해 향후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이르면 18일부터 푸틴 측근 등을 조준하는 새로운 대러시아 제재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에서 기자들을 만나 “신규 제재를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적절한 상황에 이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CBS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안정을 저해하고 주권을 침해하려 할 때마다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16일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러시아 침략에 대비해 동유럽에 항공과 해상 전력, 지상군 병력을 증강 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소피 마르소 “올랑드는 비열한 겁쟁이”

    소피 마르소 “올랑드는 비열한 겁쟁이”

    세계적인 여배우 소피 마르소(47)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열애 스캔들과 관련, “올랑드는 비열한 겁쟁이”라며 독설을 퍼부었다. 동거녀를 두고 수년간 다른 여배우와 몰래 밀애를 나눈 데 대한 쓴소리다. 프랑스 영화계의 간판스타인 마르소는 15일 발간된 잡지 GQ 프랑스와의 인터뷰에서 동거녀와의 결별로 구설수에 올랐던 올랑드 대통령의 처신을 이같이 비난해 정치권 안팎에 여진이 이어졌다. 마르소는 올랑드 대통령의 스캔들에 대한 질문에 “다른 여성을 사귄 사실이 드러났을 때 그는 (동거녀와) 대화를 거부했다”며 “여성에 대한 이런 비열한 행동은 결코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올랑드 대통령이 동거녀를 1년 반이나 속인 사실에 놀랐다며 “5년간의 임기 중에는 국민의 요구가 아니라도 (사생활을) 자제하는 노력을 보였어야 했다”고 말했다. 대중적 인기가 높은 마르소의 이 같은 비난을 두고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추락한 지지율 만회에 애쓰는 올랑드 대통령에게는 악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따랐다. 올랑드 대통령은 지난달 지방선거 참패 이후 개각을 단행했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이 취임 후 가장 낮은 18%까지 하락했다. 앞서 올랑드 대통령은 지난 1월 여배우 쥘리 가예와 사귀고 있다는 사실이 한 연예 주간지를 통해 보도되면서 7년간 함께 살아온 두 번째 동거녀인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와 결별한 바 있다. 트리에르바일레는 자신을 속인 올랑드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나도 당신을 파멸시키겠다”며 증오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우크라 정부군 동부 진압작전 개시

    우크라 정부군 동부 진압작전 개시

    우크라이나가 또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정부의 최후통첩 시한을 넘기고도 동부 지역에서 친러 세력의 무장 시위가 확대되자 15일 결국 중앙정부의 진압 작전이 시작됐다. 시위대도 ‘결사항전’ 태세라 유혈충돌 위기로 치닫고 있다. 앞서 러시아 전투기는 흑해에 주둔하고 있는 미국 구축함 1000m 앞까지 접근해 위협 비행까지 했다. 동부 지역의 분리 독립 움직임을 둘러싸고 우크라이나 내부와 미국·러시아 간 군사적 긴장감이 최고조인 상태다. CNN방송 등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우크라이나 대통령 권한 대행은 이날 의회 연설에서 “오늘 새벽 동부지역에서 대테러작전이 시작됐으며 이 작전은 단계적으로, 조심스럽게 진행될 것”이라면서 “작전의 목적은 우크라이나 국민을 보호하고 테러와 범죄, 국가 분열 활동을 차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위원장) 안드리 파루비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중앙정부를 지지하는 무장대원들로 구성된 국가근위대 1개 대대가 동부 지역으로 출발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우크라이나 국기를 단 최소 14대의 장갑차와 헬리콥터 1대, 군용트럭이 인근 도시에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대기 중인 부대원들은 “슬로뱐스크로 이동할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고 AP통신 기자에게 설명했다. 슬로뱐스크 인근의 이줌에는 우크라이나 특수부대 탱크 20대와 병력수송 차량 등이 배치됐다. 이날 중앙정부 지지자들로 보이는 무장 세력이 조기 대선에 출마한 동부 지역 출신 후보들을 공격하기도 했다. 연방제를 주장하며 5월 대선에 무소속 출마한 올렉 차례프 의원과 최근까지 동부 하리코프주 주지사를 지내고 지역당의 공천을 받아 출마한 미하일 도브킨 등이 습격을 당했다. 그러나 친러 무장 시위대는 물러서지 않는 분위기다. 현재까지 동부 도네츠크주의 10여개 지역에서 관청 건물을 점거했으며, 슬라뱐스크에서는 경찰청에 이어 비행장도 장악했다. 또 공식적으로 러시아에 도움을 요청하기까지 했다. 지난 12일엔 러시아 전투기 수호이(Su)24 한 대가 흑해 공해상을 순찰 중이던 미국 해군 구축함 도널드쿡 주변을 90분가량 12차례 근접 저공비행하며 경고 무전도 무시한 채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친러 시위대에 개입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지만 이를 믿는 이들은 거의 없는 분위기다. CNN은 ‘미국은 푸틴에게 또 칼자루를 주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미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푸틴의 뜻대로 흘러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작가이자 정치분석가인 데이비드 프롬은 칼럼에서 “크림 합병 때 서방국가가 우크라 본토에 대한 야욕을 접으라고 푸틴에게 경고했지만 결국 이전과 같은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가진 연설에서 당시의 국면을 ‘신 냉전’으로 인정하지도 않고 푸틴 대통령과의 정면 대결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크라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서방 곳곳에 숨겨진 푸틴의 돈줄을 찾아서 막아야 한다”며 “미국과 캐나다도 민간과 손잡고 액체 천연가스 시설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은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외무장관 회의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 확대를 결의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여행금지 및 자산동결 제재 대상을 늘리는 수준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안정을 해치는 추가 행보를 보일 경우 무역과 금융 제재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EU의 경제 제재 착수 여부는 17일 예정된 4자회담의 성패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비운의 리비아 총리

    ‘납치에 가족 위협, 초고속 경질까지….’ 리비아 총리들이 연이어 수난을 겪고 있다. 리비아 과도정부를 이끄는 압둘라 알타니 임시 총리가 13일(현지시간) 가족들이 무장 세력의 공격을 받은 뒤 전격 사임했다고 아랍권 방송 알자지라 등이 보도했다. 총리직을 맡은 지 불과 한 달여 만이다. 알타니 총리는 이날 과도정부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내가 총리직을 맡고 있다는 이유로 이 나라에 어떠한 폭력 사태가 일어나는 것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힌 뒤 국민의회(GNC)에 사표를 제출했다. 그는 “나와 나의 가족이 위험한 공격과 총격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총리 자택 인근에서 가족들이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으로 몇 명이 어떻게 공격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알타니 총리는 새로운 총리가 임명될 때까지만 임시 총리직을 맡겠다며 새 정부를 구성하라는 국민의회의 요구도 거절했다. 리비아는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정권 축출 후 들어선 과도정부가 정권 장악에 실패하고 이슬람 반군 세력 간, 지역 민병대 간 유혈 충돌이 계속되며 극도의 혼란을 겪고 있다. 과도정부 대신 국민의회가 실질적인 권력 기관으로 자리 잡으며 총리 선임을 두고도 정치권 안팎에서 권력 다툼이 지속되고 있다. 실제 카다피 사망 이후 선거로 선출된 첫 총리인 무스타파 아부샤구르는 취임 25일 만인 2012년 해임됐다. 두 번째 총리인 알리 제이단은 지난해 무장괴한들에게 납치됐다가 풀려난 뒤 최근 반정부군이 제공한 원유를 실은 유조선이 리비아 영해를 탈출한 사건으로 지난달 경질됐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차별·폭행 당했다” 103억원 손배소 60대 美동포

    미국 뉴욕에 사는 60대 한인이 맥도날드 직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며 거액의 피해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13일(현지시간) 뉴욕·뉴저지주의 법무법인 김앤배에 따르면 김모(62)씨는 맥도날드 본사와 뉴욕 지사, 퀸즈 매장의 루시 사자드(50·여) 매니저 등을 상대로 1000만 달러(약 103억원)를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뉴욕주 퀸즈카운티 법원에 제출했다. 소장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월 16일 퀸즈 플러싱 메인 스트리트에 있는 맥도날드 매장을 찾았다. 당시 계산원은 4명이 있었으나 3명은 웃고 떠드느라 정신이 없었고 1명만 손님들을 상대했다. 10여분을 기다린 끝에 차례가 된 김씨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 하자 이 말을 들은 사자드가 “당신 같은 사람에게는 커피를 팔지 않는다. 당장 가게에서 나가라”고 소리쳤다. 김씨가 휴대전화를 꺼내 현장 상황을 촬영하려 하자 사자드는 1.5m 길이의 빗자루를 들고 나와 김씨를 향해 내리쳤다. 이 때문에 김씨는 오른손을 다치고 휴대전화도 망가졌다. 매장에 출동한 경찰은 폐쇄회로(CC)TV 화면 등을 확인한 뒤 사자드를 체포했다. 사자드는 폭력(중범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손가락을 다친 김씨는 한동안 본업인 도배 일을 할 수 없었고 수치심 등으로 정신적 고통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이 발생한 맥도날드 매장은 지난 1월 자리를 오래 차지한다는 이유로 한인 노년층 고객과 갈등을 빚으며 사회적 논란을 촉발시켰던 매장에서 불과 1㎞ 정도 떨어진 지점에 있다. 김앤배의 배문경 변호사는 “강력한 법적 대응을 통해 경종을 울리지 않고서는 한인들이 계속 이렇게 당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30여년 전 미국으로 건너왔으며 현재 미국 시민권자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실종기 블랙박스 아웃?

    말레이시아 실종 여객기의 수색 범위가 줄어들었지만 블랙박스 신호 발신기의 예상 수명 기간이 지나 작동을 멈춘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남인도양 수색을 총괄하는 호주 합동수색조정센터(JACC)는 12일(현지시간) “항공기 12대와 선박 14척이 서호주 북서쪽 2200㎞ 남인도양 5만 7506㎢를 수색하고 있다”면서 “지난 24시간 동안 어떤 음파 신호도 감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항공기가 실종된 지 37일째에 접어들고 블랙박스 추정 신호가 지난 8일 마지막으로 포착된 뒤 5일째 감지되지 않아 블랙박스 신호 발신기가 꺼졌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블랙박스 신호 발신기 제작업체에 따르면 발신기 전지의 수명은 30일이다. 이후 5일 정도는 약한 신호를 더 내보낼 수 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12일을 기점으로 블랙박스 신호 발신기의 배터리가 바닥나 수색은 더 난항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을 방문 중인 토니 애벗 호주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수색 범위가 가로 50㎞, 세로 40㎞의 면적으로 좁혀졌다”며 “이곳에서 잔해를 찾으면서 신호를 최대한 감지할 것이다. 이후 수색 범위가 해저 1㎢까지 좁혀지면 잠수정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가 성공을 확신하는 것은 아니며 ‘다음 주 혹은 다음 달까지는 성공할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인류 역사상 가장 어려운 수색 작업”이라고 덧붙였다. 애벗 총리의 언급은 수색 구역을 상당 부분 좁혔지만 실제 위치를 확인하고 4000m 바다 아래에서 블랙박스를 회수하기까지 많은 난관이 놓여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전투기 구매도 투표… 국민에 의한 스위스

    전투기 구매도 투표… 국민에 의한 스위스

    다음 달 18일 스위스에서는 ‘스웨덴 전투기 22대 구매’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실시된다. 스위스 여론조사기관 gfs.베른의 설문 결과 52%의 응답자가 스웨덴 전투기 구매를 반대하는 반면 42%만이 이를 찬성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아직 결정을 못한 6%조차도 찬성으로 돌아설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 온라인매체 글로벌 포스트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위스 국민은 전투기 구매 찬반 국민투표 결과에 관심이 많겠지만 스위스 이외의 국가들은 전투기 구매까지 국민투표에 부치는 스위스의 ‘직접 민주주의’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스위스는 비단 정치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낙태, 이민, 원자력 존속 문제, 줄기세포 연구 허용 등 정치·문화·사회적으로 영향이 큰 주요 사안이 생길 때마다 국민제안을 통해 국민투표에 부친다. 국민의 의견과 요구를 바로 국정에 반영한다는 취지다. 대다수 민주주의 국가는 승자 독식으로 치닫는 ‘대의 민주주의’의 위기 속에 극한의 정쟁을 겪고 있다. 스위스는 영세중립국으로서 오랜 직접 민주주의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 1874년 헌법 개정 여부를 직접 국민에게 물은 게 국민투표제의 기원이 됐다. 4만 1277㎢의 작은 땅덩어리에 806만 1500여명에 불과한 인구도 투표를 용이하게 만들었다. ‘5년간 10만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는 조건만 충족하면 국민투표가 이뤄진다. 영향력도 만만찮다. 결과가 나오면 정부 역시 그 여파를 무시할 수 없다. 스위스 국방부도 이번 전투기 구매안이 국민투표를 통과하지 못하면 그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 목소리가 투표를 통해 고스란히 정치와 법에 투영되는 것이다. 지난해 3월 스위스에선 기업 경영진의 과도한 보수를 제어하는 ‘최고경영자(CEO) 연봉 규제법’이 국민투표에서 68%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됐다. 주주들이 기업 CEO의 보수를 정하고, 기업 인수·합병 후 임원들이 퇴직하면서 거액의 특별 보너스를 받는 것을 금지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재계가 국민투표 통과를 막기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경영자들의 임금이 터무니없이 높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퍼지면서 호응을 얻었다. 지난 2월엔 유럽연합(EU) 시민의 자유로운 이민을 제한하는 법안이 국민투표를 통과해 EU와 갈등을 빚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제가 악화되자 통제되지 않는 이민자들이 자국민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물론 높은 임차료 및 범죄 증가 등 여러 사회 문제를 야기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은 것이다. 극우정당 스위스국민당(SVP)이 제안한 ‘EU 시민권자 이민 금지안’이 찬성 50.3%, 반대 49.7%로 통과됐지만 ‘CEO 연봉 규제법’과 달리 이 법안은 세계 여러 나라의 우려를 사고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가스밸브 쥔 푸틴, 유럽에 ‘최후통첩’

    가스밸브 쥔 푸틴, 유럽에 ‘최후통첩’

    “밀린 가스대금을 내지 않으면 밸브를 잠가버리겠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내 크림반도 합병과 동부 도시들의 잇따른 독립시위를 둘러싸고 마찰을 빚고 있는 서방에 마침내 ‘가스공급 차단’이라는 무기를 꺼내 들었다. 유럽 전체에서 쓰이는 천연가스 30%가량이 러시아산인 만큼, 서방의 제재 수위가 높아질수록 푸틴이 가스를 반격카드로 쓸 것이라는 전망은 진작부터 제기됐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자국의 경제 및 군사 궤도를 벗어나려는 우크라이나를 단속하고, 연방제를 수용하라고 압박하는 제스처라고 분석한다. 푸틴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유럽 18개국 지도자들에게 서한을 보내 우크라이나가 22억 달러(약 2조 2825억원) 규모의 밀린 가스대금을 갚도록 즉각 중재하지 않으면 가스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가스대금을 내지 않으면 “러시아 국영가스사 가스프롬이 앞으로 가스대금을 선불로 받을 수밖에 없다”며 “지급조건을 추가로 어기면 가스 공급을 전부 또는 일부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1일부터 가스 공급가를 종전보다 81%나 올렸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부는 “경제 침략”이라고 거세게 비난했다. 현재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공급되는 가스의 절반가량이 우크라이나를 경유한다. 우크라이나가 밀린 대금을 갚지 못해 가스 공급이 막히면, 당장 유럽 가스 수요량의 15%가 부족해지는 것이다.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높은 체코,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국가의 경우 24시간 가동되는 석유화학, 중공업, 조선, 자동차 등 제조업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지적했다. 이번 조치는 연방제 개헌을 위한 푸틴의 노림수라는 지적이 많다. 러시아 정치평론가인 세르게이 마르코프는 뉴욕타임스에 “크렘린은 우크라이나 주지사에 더 많은 권한을 주는 ‘연방제’가 실시되면 우크라이나가 절대 반러시아로 돌아서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푸틴이 연방제를 원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AP통신은 러시아의 가스 차단 위협은 “유럽연합(EU)을 분열시키고, 미국과 서방의 추가제재를 막으려는 의도”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즉각 러시아를 비난하며 추가 경제제재를 경고했다. 잭 루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앞서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을 만나 러시아가 상황을 계속 격화시킨다면 추가 제재를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를 강압하려는 도구로 에너지를 사용하려는 러시아의 시도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고 추가 제재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과도정부는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동부 도시 3곳의 친러 시위대에 대한 강경진압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혀 위기와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펠르랭 佛통상관광 국무장관에

    펠르랭 佛통상관광 국무장관에

    한국계 입양아 출신인 플뢰르 펠르랭(41·한국명 김종숙)이 프랑스에서 장관급 요직에 다시 중용됐다. 펠르랭은 프랑스의 통상관광 국무장관에 임명돼 외국과의 통상 관련 업무와 관광, 재외 프랑스인 업무를 담당하게 됐다고 AFP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에서 국무장관은 장관보다 한 단계 급이 낮으나 장관급으로 분류된다. 그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초대 내각에서 중소기업·디지털경제장관으로 발탁돼 2년가량 일하다 지난 2일 개각 때 교체됐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101년 만에 돌아온 엽서

    101년 만에 돌아온 엽서

    독일에서 병에 담긴 101년 전 우편엽서가 발견돼 화제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함부르크 국제해양박물관은 7일(현지시간) 발트해 인접 북부 도시 킬 앞바다에서 지난달 한 어부가 병에 담긴 엽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박물관 측은 “이렇게 오래된 메시지가 담긴 병이 온전한 채로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박물관 측은 엽서의 필체 분석과 주소 등을 토대로 1913년 당시 20세였던 리하르트 플라츠라는 인물이 여행 도중 이 맥주병을 바다에 던진 사실을 확인했다. 엽서에는 이 병을 발견할 경우 베를린에 있는 자택으로 보내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박물관 측이 찾아낸 플라츠의 외손녀 앙겔라 에르드만은 엽서를 읽은 뒤 “매우 감동적인 순간”이라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박물관 측은 이 병과 메시지를 오는 5월 1일까지 일반에 전시한 뒤 전문가들을 동원해 해독이 안 된 부분에 대한 판독을 시도할 예정이다. 기네스북에 따르면 지금까지 가장 오래된 ‘병 속 메시지’는 1914년 바다에 던져졌다가 98년 만에 발견된 것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이 술잔 하나에 380억

    이 술잔 하나에 380억

    명나라 때 만들어진 희귀 술잔이 8일 홍콩 소더비 경매에서 중국 도자기로는 사상 최고가인 2억 8100만 홍콩달러(약 380억원)에 팔렸다. 소더비에 따르면 명나라 성화제(成化帝·재위 1464∼1487) 때 제작된 지름 8㎝ 크기의 이 술잔은 전화를 통해 경매에 참여한 상하이 갑부 류이첸(劉益謙·50)에게 낙찰됐다. 류이첸은 택시기사에서 16억 달러(약 1조 7000억원)의 부를 쌓은 금융재벌이 된 인물이다. 미술관 2곳을 소유하는 등 미술시장의 ‘큰손’으로도 유명하다. 이 술잔은 흰 바탕에 수탉과 암탉, 병아리가 그려져 있어 이른바 ‘닭 술잔’으로 알려졌다. 이는 황제와 황후, 그리고 신하와 백성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소더비는 이번 술잔이 명나라 도자기 기술의 ‘절정’을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니콜라 초 소더비 아시아 담당 부회장은 중국 예술의 ‘성배’라며 “중국 도자기 역사상 이 이상으로 전설적인 물건은 없었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제2 크림 악몽’ 조짐… 우크라, 동부도시 對테러 작전

    우크라이나 과도정부가 ‘독립 선언’이 잇따르고 있는 친러시아 성향의 동부도시에 8일 특수부대를 증강배치하고, 분리주의자 처벌을 강화하는 법률안을 채택했다. 러시아에 합병된 크림반도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조짐을 보이자 이전과는 달리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이다. 전투기와 헬기까지 동원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러시아 외무부는 “내전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미국과 러시아, 유럽연합(EU), 우크라이나가 사태 해결을 위해 4자 회담을 열기로 했지만 방식 등을 놓고 이견이 커 합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동부도시 하리코프로 내려온 아르센 아바코프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테러작전이 시작됐다. 시내가 봉쇄됐다. 지하철도 폐쇄됐다. 걱정하지 말라. 작전이 끝나면 다시 풀릴 것”이라고 밝혔다. 아바코프 장관은 “특수부대원들이 빼앗긴 주정부 청사를 탈환했다”면서 “약 70명의 시위대가 체포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우크라이나 최고라다(의회)는 이날 국가 통합성 훼손 활동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률을 채택, 분리주의자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미국도 러시아를 몰아세웠다. 제이 카니 미 백악관 대변인은 “동부 도시 친러 시위대 일부가 지역 주민이 아니라 고용된 용역이라는 증거가 있다”며 러시아를 배후라고 비난한 뒤 “우크라이나를 불안정하게 하는 일을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진입을 시도할 경우 추가제재가 가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는 이날 존 케리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이들이 사태 해결을 위해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4자 협상을 열흘 안에 시작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협상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날짜는 정하지 않았다”면서 “우크라이나가 개헌을 통해 각 지역의 자치권을 최대한 인정하는 연방제를 채택해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 앞서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친러 시위대에 대한 무력 대응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용의 발톱’ 드러낸 젭 부시… 美, 세번째 부시 대통령 허할까

    ‘용의 발톱’ 드러낸 젭 부시… 美, 세번째 부시 대통령 허할까

    “현재 미국 워싱턴의 정치는 ‘광적인 상태’다. 올해가 가기 전에 (대권 도전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리겠다.” 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유력 후보로 꼽히는 젭 부시(61)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처음으로 밝혔다. 민주당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이번 대선에 나올 가능성이 큰 만큼 그가 출마한다면 24년 만에 ‘부시 대 클린턴’ 가문의 맞대결 구도가 된다. 또한 그가 당선될 경우 아버지(조지 H W 부시)와 형(조지 W 부시)에 이어 부시 가문에 세 번째 대통령이 탄생하게 된다. 부시 전 주지사는 6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권도전 의사를 묻는 질문에 “정치판의 이전투구에 빠지지 않고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국민에게 전달할 수 있을지와 가족이 허락할지가 출마를 결정하는 두 가지 중대 요인”이라고 밝혔다. 앞서 바버라 부시 여사는 아들의 대선 출마에 부정적인 의사를 피력했다가 “출마 반대가 아니다”고 입장을 번복한 바 있다. 이에 CNN은 지난달 “부시 전 주지사가 출마를 결심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대선과 관련한)그의 진전된 발언에 따라 공화당 내부에서 2016년 대선을 위해 모금활동 전략 등을 세우기 시작했다”며 “강력한 라이벌이던 크리스 크리스티 뉴욕 주지사가 ‘브리지 게이트’에 발목이 잡힌 후 그는 백악관 탈환을 위한 공화당의 가장 밝은 빛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멕시코 농촌 봉사 활동 중 가난한 시골 처녀였던 현재의 아내를 만났다는 점과 중남미계 비율이 높은 플로리다 주지사를 8년이나 지낸 점 등으로 대중의 호감을 얻고 있다. 개혁 성향의 정책도 강점이다. 그는 이날 이례적으로 민주당 주도의 이민법 개혁에 찬성의 뜻을 밝혔다. 부시 전 주지사는 “(가족 부양을 위한 불법 입국은) 사랑의 행동이자 가족을 위한 헌신”이라고 옹호했다. 또 이들을 사실상 미국 시민으로 인정해 불법 장기 체류자와 다른 식으로 구분해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불법 입국’ 자체를 막아야 한다는 공화당 당론과 배치된다. 현재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은 1100만명에 달하는 불법 체류자에게 시민권 취득의 길을 열어 주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이민법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그의 이런 행보에 외신들은 “2016년 대선 후보군과 자신을 차별화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WP는 지난달 ABC방송과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부시 전 주지사가 출마한다면 반대표를 찍겠다’고 답한 비율이 절반에 육박했다며 부시 가문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경제 앞세운 ‘거지’, 무기력 왕자 꺾을듯

    경제 앞세운 ‘거지’, 무기력 왕자 꺾을듯

    선거 기간 36일, 유권자 8억 1450만명, 비용 약 50억 달러…. ‘지구촌 최대 선거’인 인도 총선이 오는 7일 시작된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누가 나렌드라 모디를 막을 수 있겠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제1야당인 인도국민당(BJP)이 내세운 총리 후보 모디(64)의 승리를 예상했다. 국민당은 지난달 인도방송 ABP뉴스 여론조사에서 연방하원 543석 가운데 210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집권당인 국민회의당(NCP)은 81석에 그쳐 1947년 인도 독립 이후 최악의 성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모디의 돌풍은 10년간 집권해 온 국민회의당에 대한 실망 때문이다. 2010년 10.5%였던 경제성장률은 2011년 6.3%로 떨어진 뒤 2012년엔 3.2%, 지난해 4.8%로 추락했다. 대졸 실업률은 10%에 육박한다. 아이들은 교육받을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2세대(2G) 이동통신 사업권을 헐값에 팔아 400억 달러, 탄광 57곳의 채굴권을 마구잡이로 민간 업체에 배분해 330억 달러를 낭비했다. 이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2억 5000만 일자리 만들기’를 공약으로 내건 국민당과 모디 후보에게로 젊은 층이 몰리고 있다. 모디는 구자라트주 역사상 최장수 총리로 4번째 연임 중이다. 그는 2004~2011년 매년 10%대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구자라트의 성공을 내세우고 있다. 또 외자 유치 확대 노하우를 인도 전역에 전파하겠다며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극우 힌두민족주의자라는 위험한 이미지도 자수성가형 최고경영자(CEO)라는 점에 묻혔다. 게다가 카스트 하위 계급인 ‘간치’ 출신에 10대 때 거리에서 ‘차이’(인도식 홍차)를 팔던 노점상이었다는 인간적인 매력까지 더해져 인기를 모으고 있다. 반면 총리를 3명이나 배출한 네루-간디 가문의 ‘황태자’ 라훌 간디(44)는 가문 말고는 내세울 게 별로 없다. 외신들은 “간디가 권력을 원하는지조차 모르겠다”며 그의 리더십을 의심하고 있다. 모친인 소냐 간디의 후광에 힘입어 2004년 정계에 입문했으나 경제난으로 가문의 영광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또 농민 부채를 탕감하는 등의 복지정책도 젊은 층에는 호감을 얻지 못했다. 다만 하버드대 출신의 엘리트 이미지와 할아버지, 아버지가 모두 암살당한 비극적인 가족사는 선거에서 강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모디의 총리 당선과 함께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국민당이 제1당으로 부상해 군소정당과 연립내각을 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모디의 타협할 줄 모르는 성격이 총리직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코노미스트는 “모디가 2002년 초 구자라트에서 일어난 힌두-무슬림 유혈 충돌 당시 주 총리로서 힌두 편을 들어 2000여명의 무슬림을 죽음으로 몰고 가도록 사태를 방관했다”면서 “약간 나은 악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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