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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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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병언 일가 관계사 9곳 ‘철퇴’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등 고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와 관련된 9개 관계사가 회계 기준을 어긴 혐의로 증권선물위원회의 철퇴를 맞았다. 증선위는 17일 해당 회사들에 대한 감사보고서 감리 결과를 토대로 대표이사 해임권고나 검찰 고발, 외부감사인 지정 등의 제재를 가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고성중공업(옛 천해지), 아이원아이홀딩스, 에그앤씨드 등 3곳의 전·현직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하고 청해진해운과 세모에 대해선 검찰 통보 조치했다. 청해진해운, 고성중공업, 트라이곤코리아, 에그앤씨드 등 4곳에는 대표이사 해임을 권고했다. 이들 9개사는 증권발행 제한(2~12개월), 감사인 지정(1~3년) 등의 제재도 받았다. 청해진해운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의 감사보고서 감리과정에서 금융감독원이 요구하는 회계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고 같은 기간 51억 8000만원 규모의 특수관계자 거래 내역을 기재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고성중공업도 유 전 회장이 찍은 사진을 고가에 사들여 선급금과 재고자산을 204억원가량 부풀렸다고 증선위는 설명했다. 아이원아이홀딩스는 2013년 재무제표에 지분법이 적용되는 계열사 지분 가치에 대해 152억여원을 과대 평가한 혐의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경제 블로그] 금융위가 은행聯에 망신당한 사연

    기술금융은 창조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 중인 정책입니다. 기술신용평가기관(TCB)의 평가를 토대로 담보가 아닌,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중소·벤처 기업에 돈을 대준다는 겁니다. 금융위원회가 이 기술금융에 사활을 걸고 나서면서 실적이 크게 늘었지만 은행들의 불만은 더 커졌습니다. 가뜩이나 금융 당국의 성적 매기기 압박에 ‘울며 겨자 먹기’로 실적을 올리고 있는 마당에 TCB가 가져가는 수수료가 너무 크다는 것이지요. 기술금융이 중기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마진도 크지 않은 데다, 평가 수수료를 은행이 부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억원 이하의 대출은 50만원, 1억원 초과는 100만원(기술보증기금 TCB 기준)인데 민간 기관은 더 비싸다고 하네요. “못 해먹겠다”는 은행들의 아우성에 초조해진 금융위원회가 예산이 ‘빵빵한’ 은행연합회 등에 최근 손을 내밀었습니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 예산 가운데 100억원 정도를 수수료 명목으로 지원해줄 수 없는지 의견을 물었다가 퇴짜만 당했다고 합니다. 박병원 당시 은행연합회장이 크게 역정을 냈다는 후문입니다.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정우택 정무위원장이 국정감사에서 “금융위가 은행연합회를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돈을 빼가려고 하면 어떡하냐”며 질책까지 했다고 합니다. ‘망신 아닌 망신’을 당한 금융위는 다른 방도를 찾다가 기술금융 지원 부처에 도움을 청했습니다. ‘창조금융, 기술금융’과 맞닿아 있는 여러 부처에서 수수료 지원금을 받을 방도를 강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금융위는 기획재정부와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특허청, 중소기업청 등 관계부처와 ‘기술금융 투자활성화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TCB의 활용범위 확대와 평가수수료 부담 완화 등을 주요 과제로 논의 중입니다. 이제 조금 더 있으면 가시적 성과가 나올 듯합니다. 은행권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7월 말 1992억원에서 11월 말 5조 8848억원으로 4개월 만에 30배 이상 뛰었습니다. 가뜩이나 저금리, 저성장, 고령화 등으로 허리가 휜다는 은행권입니다. 기술금융 성공을 위한 ‘기술적 협상’이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카드슈랑스 25% 룰’ 2016년까지 유예

    신용카드사가 보험상품을 팔 때 특정 보험사 상품의 비중이 25%를 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카드슈랑스 25% 룰’이 3년간 유예된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이 같은 내용의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관보 게재 등 절차를 거쳐 이달 중 시행한다고 밝혔다. 적용 기간은 2014년 1월 1일부터 2016년 12월 31일까지 3년간이다. 업계는 “일단 급한 불은 껐다”는 반응이다. 당초 계열사와 대형 보험사 상품의 독점적 판매를 막기 위해 도입한 정책이지만, 결과적으로 시장 위축으로 이어져 중소형 보험사들의 타격이 컸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제휴 보험사가 평균 20여 곳에 달하는 방카슈랑스(은행의 보험상품 판매)에 비해 카드슈랑스는 평균 7곳에 불과해 효과가 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카드사들은 3년의 유예 기간이 끝나면 2개월 안으로 금융위에 보험 판매비중 규제 준수 방안 등을 담은 ‘이행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 이달 말부터 보험사도 벤처·중소기업 창업투자를 위한 자회사를 만들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사모투자펀드(PEF), 선박투자, 손해사정 관련 업체 등만이 자회사로 인정돼 투자 수익을 높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4대 구조개혁 이렇게 풀자] 금융부문

    [4대 구조개혁 이렇게 풀자] 금융부문

    12조원→9조원→4조원.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쪼그라들고 있는 국내 은행의 순익 추이다. 저성장, 저금리, 고령화 등에 발목 잡혀서다. 올해 실상은 더 암울하다. 국내 은행산업의 부가가치(순이익과 인건비 합계 기준)는 2011년 25조 9000억원에서 지난해 16조 5000억원으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은행업의 부가가치가 16조원대로 꺾인 것은 2004년(16조 4000억원) 이후 9년 만이다. 그만큼 금융산업이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정부가 4대 구조 개혁의 핵심 분야로 ‘금융’을 지목한 이유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15일 금융발전심의회에서 “좀 더 시장 친화적인 규제 정비와 금융 구조 개혁을 통해 금융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공언했다. 신 위원장이 구상하는 구조 개혁의 큰 틀은 ▲기술금융 인프라 구축 ▲은행 혁신성 평가 구축 ▲규제 개혁 ▲자본시장 활성화 등 크게 네 가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정도로는 ‘수술’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산업의 구조 자체를 바꿔 놓는 ‘혁신적인 혁신’ 없이는 심각한 정체의 늪에서 헤어나기 힘들다는 것이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금융을 지탱하는 시스템부터 일하는 방식, 심지어 (금융에 종사하는) 사람까지 모두 뜯어고쳐야 한다”고 일갈했다. 김 교수는 “국내 금융산업이 은행에 너무 집중돼 있고 오랜 관치와 방향성을 잃은 정책 탓에 금융사들의 자생 의지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도 “요즘은 별다른 지침이 없어도 은행이 알아서 (정부가) 원하는 쪽으로 간다”면서 “정부에 의존하다 보니 새로운 수입원 발굴이 더디고, 실적에 몰리니 부실이 커지고,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없다 보니 갈수록 기초체력 자체가 약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 원인을 정부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윤석헌 숭실대 교수는 “정부는 큰 방향만 제시하고 리스크만 관리 감독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시중은행의 기술금융 실적이나 지배구조 기준까지 전부 정부가 정한다”면서 “이는 금융권의 리더십 약화로 귀결된다”고 지적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도 “금융산업이 마치 국가 보호 산업처럼 돼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은행들이 상품, 수수료, 금리로 경쟁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해외에 진출할 만한 자생력을 갖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2013년 614만명에서 2040년 1650만명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연 2.0%)으로 내려와 있다. 저금리, 저성장, 고령화가 맞물리면서 은행들도 생존 자체가 버거운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는 최후의 보루로 남겨두되 나머지 규제들은 과감하게 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 교수는 “동양증권 사태에서 보듯 그룹이 문제가 되면 투자자들이 바로 돈을 빼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는 증권 쪽 투자가 활성화되기 힘들다”면서 “계열 분리나 매각을 해서라도 실질적인 금산분리가 이뤄져야 금융업 차원에서의 의사 결정이 가능하고 은행의 경제성장 기여도도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좀비기업’을 퇴출하는 구조조정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병호 연구위원은 “금융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 하면 안 된다”면서 “제2의 외환위기 때처럼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금은 ‘무조건 살리고 보자’ 식이라 좀비기업을 먹여 살리느라 전체적인 국가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서 연구위원은 “은행은 결국 경제를 따라가게 돼 있다”면서 “은행으로 경제를 일으키려고 하면 물가가 오르고 부실 채권이 늘고 부동산값이 뛰는 부작용만 생긴다”고 경고했다. 부실을 빨리 털어내고 기업이든 기관이든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게 구조 개혁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업권 간 경쟁도 유도해야 한다. 윤석헌 교수는 “우리은행을 하루빨리 매각하고 정책금융의 도구로 이용하는 산업은행도 민영화해야 한다”면서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을 등급별로 나눠 괜찮은 등급에 은행과 유사한 업무를 맡김으로써 경쟁 발전을 유도하는 것도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조남희 대표도 “은행 거래를 해야만 낮은 이자를 쓸 수 있고, 은행을 벗어나면 바로 고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양극화 구조도 문제가 있다”며 중간 시장을 좀 더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성인 교수는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노년층의 저축을 어떻게 활용하고 증식시킬 수 있을지 모든 금융권이 대비하는 것도 장기적 개혁의 첫걸음”이라고 역설했다. 김상조 교수는 “금융을 개혁하고 싶으면 금융 당국부터 바꿔야 한다”면서 “금융감독체계 개편 문제가 쑥 들어갔는데 지금부터라도 다시 고민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은 금융사가 판을 어떻게 짜든 ‘저지’(심판자) 역할만 하면 되는데 자신들이 플레이어(선수)인 줄 안다”고 꼬집었다. 관치 구태를 벗지 못하면 국내 금융산업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단독] 은행 대출때 수십장 서류·서명 확 준다

    앞으로 은행에서 새로 돈을 빌리거나 기존에 빌렸던 돈의 만기일을 연장할 때 적게는 수십 번 많게는 수백 번에 이르는 고객 서명과 수십 장의 제출 서류가 확 줄어들 전망이다. 은행원이 으레 내미는 서류에 정신없이 서명만 하느라 정작 고객이 금리 변동 사항 등 꼭 필요한 설명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금융 당국이 ‘은행 대출 서명·서류 간소화’ 방안 마련에 나섰다. 이렇게 되면 은행들의 ‘면피성 증빙서류 확보’ 관행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15일 “은행 거래 때 제출해야 할 서류와 서명이 너무 많다는 고객 민원과 이렇게 확보한 서류를 은행들이 면피성 반박 자료로 활용하는 폐단이 적지 않아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무작위 표본 조사에 들어갔다”면서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불필요한 서류와 서명을 간소화해 내년 업무계획에 담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은행들이 나중에 문제되는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고 연체가 되면 이자율이 어떻게 조정된다든지, 금리가 어떤 조건으로 바뀐다든지 등의 주요 정보를 알리는 것보다 ‘증거 자료’ 남기기에만 급급한 현실을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은행에서 신규 대출을 받으려면 제출해야 하는 서류만 ▲대출 거래약정서 ▲대출상담신청서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 ▲근저당권 설정계약서 ▲확인서 ▲신규 코픽스 관련 고지서 등 10여 가지에 이른다. 특히 서류 한 장당 서명해야 하는 항목만 수십 개다. 대출상담신청서나 거래약정서 하나만 해도 이름, 주소, 상품종류, 만기일, 이자율, 상환방법, 중도상환 수수료, 납입일, 수령계좌, 금리 할인 항목, 자동이체 연결계좌 등 무려 30~40가지다. 시중은행 대출 담당 관계자는 “소비자 보호를 위해 만든 조치가 되레 고객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는 데다 안내를 하는 직원 역시 너무 방대한 양이라 그 내용을 전부 파악하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게다가 최근 1~2년 새 여신거래종류분류표, 등기필 정보사용확인서, 가계대출상품설명서 등 준비 서류가 5가지 넘게 더 늘었다. 또 다른 은행의 한 과장은 “매년 늘고 있는 대출 관련 내용을 다 이해하고 사인하는 사람은 100명 중 1명도 안 될 것”이라면서 “서류가 너무 많으면 금융감독원이 눈치를 주기 때문에 글자 크기만 줄여 한 장에 다 욱여넣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서류보다도 지나치게 많은 서명이라도 우선 줄여 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정보기술(IT)과 금융을 융합하는 핀테크(Fintech)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인터넷 전문은행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소비자의 알권리 강화 차원에서 보험회사·상품별 민원 데이터의 공개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단독] “여유자금으로 대출 갚지 말고 비상시 대비하라”

    [단독] “여유자금으로 대출 갚지 말고 비상시 대비하라”

    서민들의 재무 상담을 일대일로 해 주는 ‘금융 주치의’가 지난 11일 시작됐다. 고액 자산가가 아닌 서민들도 금융 전문가에게 저축·투자, 부채 관리, 투자와 관련된 무료 상담을 받게 하겠다는 취지로 시범 운영 중이다. 내년 중 정식 도입된다. 가끔 상담사의 난해한 금융용어가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꼼꼼하고 전문적인 상담이 이뤄진다. 막연하거나 어설픈 금융지식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서울신문 기자가 지난 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1층에 마련된 민원상담센터를 찾았다. “월 130만원가량을 저축하고 있는데 어떻게 노후 대비를 하고 결혼 자금을 모으는 게 좋을까”라고 물었더니 우선 순위에 따른 목표 설정부터 하도록 했다.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자격증을 가진 상담사는 재무목표와 은퇴 계획, 나이와 자산·부채 내역, 수입·지출 현황 등이 담긴 상담 질문지를 내밀었다. ‘3년간 5000만원’의 결혼 자금과 ‘내 집 마련’을 중·장기 계획으로 잡고 있다고 설명하자 현재 월 70만~100만원씩 넣고 있는 주택청약을 10만원으로 줄이라고 권했다. 현재 붓고 있는 월 30만원 3년짜리 적금은 ‘결혼자금1’로 계속 유지하라고 했다. 주택청약에 넣지 않고 남는 돈 중 월 60만원은 ‘결혼자금2’로 1년짜리 정기적금에 들도록 했다. 이렇게 하면 3년간 이자를 제외하고 3240만원을 모을 수 있다는 것이다. 10만원은 은퇴 자금으로 연금보험을 추천했다. 상담사는 “은퇴 계획은 현재 경제활동으로 노후를 준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젊을 때부터 준비해야 한다”며 “재무상담도 한 번에 그칠 것이 아니라 단계별로 상황에 맞는 계획을 세우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그동안 주택청약통장에 부었던 들쑥날쑥했던 일부 자금은 정기적금이 아닌 3년 만기 자유적립식 통장에 ‘결혼자금3’으로 따로 저축하라고 안내했다. 금감원 콜센터(1332)로 전화도 걸어 봤다. “금융감독원 원스톱 서비스 콜센터입니다”라는 안내에 이어 금융 자문 서비스를 해 주는 7번을 눌렀다. 여유자금 3000만원으로 전세자금 대출금을 갚을 것인지, 저축을 하는 게 좋을지를 물었다. 대출 이자 때문에 대출금 일부 상환을 조언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1500만원은 목돈을 한 번에 넣는 ‘거치형 펀드’에, 1500만원은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같은 ‘투자상품’에 분산해 넣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앞으로 전세 재계약 등 비상 사태를 위해 목돈을 쥐고 있는 게 낫다는 설명이다. 생활비를 너무 ‘타이트’하게 잡은 상황에서 여유 자금마저 없으면 자녀 교육이나 질병 치료 등을 위해 비싼 이자를 내고 추가 대출을 받아야 하는 위험부담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무조건 대출금을 갚아 이자를 줄이는 게 돈을 버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편견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짧은 시간 안에 상담해 주다 보니 현재 주식 상황이나 MMF 전망, 거치식 펀드의 장점 등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금융용어가 많이 등장해 약간의 ‘선(先) 공부’는 필요했다. 그래도 재무 관리에 어두운 사람이라면 미리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과 자신의 저축 유형, 적립 금액, 만기일 등을 챙겨 가면 좋다. 자신의 경제 상황이나 재무 설계 등을 전문가가 객관적인 시선으로, 그것도 무료로 조언해 준다는 점에서 권할 만하다. 상담 업무 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다. 방문 상담은 금감원 본원 1층으로, 전화 상담은 콜센터(1332)로 하면 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금융당국, 2금융권 가계대출 억제… 다음 타깃은 은행?

    금융당국, 2금융권 가계대출 억제… 다음 타깃은 은행?

    가계빚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정부가 일단 상호금융(농·축·수협 및 산림조합, 신협, 새마을금고 등) 대출에 칼을 빼들었다. 금리가 높은 2금융업권의 대출이 늘면서 가계와 금융사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우선 급증하는 상가·토지 담보대출에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빚 늘리기를 억제할 방침이다. 상호금융 대출의 자금줄인 예탁금에 세금도 물린다. 이런 억제책이 은행권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0일 기획재정부, 행정자치부 등과 함께 ‘제4차 상호금융정책협의회’를 열어 이런 내용의 상호금융권 가계부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11일 밝혔다.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지난 8월 LTV와 총부채상환인율(DTI)을 완화한 지 4개월 만에 나온 가계부채 억제책이다. 상호금융권의 가계대출액은 2008년 117조 2000억원에서 올해 9월 말 210조 400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가계대출 증가율도 9월 기준 11.3%로 은행(6.2%)을 추월했다. 지난 8월 LTV·DTI 규제 완화로 은행에 가계대출이 몰리자 상호금융이 LTV·DTI 규제를 받지 않는 상가·토지 등 비주택담보대출로 여유자금을 돌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우선 상호금융권의 토지 담보대출에 ‘LTV 적용 가이드라인’을 새로 세우기로 했다. 담보 종류에 따라 경매낙찰가율을 따져 한도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동안 은행이 상가·토지담보대출을 기업대출로 분류해 40% 정도의 LTV를 적용했다면, 상호금융권은 이를 70~80%까지 인정하는 경우가 많아 부실 우려가 제기됐다. 위험성이 큰 담보를 받아 돈을 내주는 대신 이자도 톡톡히 챙긴 것이다. 더욱이 2금융권 대출은 담보 가치가 상대적으로 과대평가될 수 있는 주택 등 비(非)아파트 비중이 높고 대출자의 상환 능력을 확인하는 관행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정부는 공신력 있는 외부 감정평가법인이 부동산 담보가치가 적정하게 평가됐는지 사후에 심사하는 방안을 시범 운용하기로 했다. 또 새마을금고에 대해서는 일정액 이상의 대출이 나가지 않도록 ‘동일인 대출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자산을 높게 평가해 대출액을 늘리는 사례를 막기 위해 조합별 실태조사를 통해 담보평가가 제대로 됐는지도 들여다볼 예정이다. 상호금융에 적용되는 예탁금 비과세 혜택을 2016년 5%, 2017년 이후 9%로 올린 뒤 일반 세율(14%)로 전환하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이렇게 되면 대출을 위해 신협이나 농·축협 등에 가입하는 사례를 줄일 수 있다. 또 이자와 원금을 일정하게 갚는 비거치식 분할상환대출 비중도 현재 2.5%에서 2017년 말까지 15%로 높이기로 했다. 이제 관심은 정부가 은행 가계대출도 조일지 여부다. 금융 당국은 “은행권은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라며 일단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지표는 다른 말을 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와 LTV·DTI 규제 완화 이후 지난 8~10월 은행의 한 달 평균 가계대출 증가액은 5조 2000억원이다. 지난 1~7월 월평균 가계대출(1조 6000억원)의 3.3배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단독] 朴정부서 외면당한 은행권 ‘장그래’

    [단독] 朴정부서 외면당한 은행권 ‘장그래’

    2011년 이명박(MB) 당시 대통령은 “나도 야간상고 출신”이라며 ‘고졸 채용 확대’를 중점적으로 밀어붙였다. 은행들은 너나없이 고졸 채용에 앞장서며 정권에 ‘화답’했다. 3년이 흘렀다. ‘내세울 것 없는 스펙’으로 냉혹한 현실에 뛰어든 은행권의 ‘장그래’(드라마 ‘미생’의 고졸 학력 주인공)들은 어떻게 됐을까. 서울신문이 9일 10대 시중은행(우리·신한·국민·하나·외환·기업·산업·농협·SC·씨티)의 2012~2014년 ‘고졸 채용 및 퇴직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은행에 들어갔던 고졸 취업생 1729명 가운데 146명(8.4%)이 퇴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MB정부 전후를 기점으로 고졸 채용 명암은 극명하게 갈린다. MB정부 마지막 해인 2012년에는 고졸 취업자가 785명이었지만 새 정권이 들어선 2013년에는 521명, 올해(1~11월 말 기준)는 423명으로 뚝 떨어졌다. 2년 새 46.1%나 감소한 것이다. ‘능력 중심 사회 구현’을 국정 목표로 내세운 박근혜 정부이지만 현실의 ‘장그래’들은 정작 인정받지도, 보호받지도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은행별로는 외국계의 고졸 홀대가 심했다. SC은행의 경우 이 기간에 입행한 163명 중 무려 55.8%인 91명이 그만뒀다. 씨티도 14명 중 4명(28.6%)이 제 발로 은행 문을 나섰다. 국내 은행 중에서는 외환(9.9%), 하나(8.6%), 산업(5.8%) 은행 순서로 고졸 퇴사율이 높았다. 은행연합회는 2011년 3년간 2722명의 고졸을 뽑겠다며 호들갑을 떨었지만 정권이 바뀌자 중장기 채용계획은커녕 현황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다. 2012년 ‘고졸 인력 채용 관련 실태 파악’ 보도자료를 마지막으로 여신금융협회에서도 더는 고졸 채용 현황을 제대로 집계하지 않는다. 이를 두고 ‘고용마저 정권 따라 춤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MB 정부 땐 ‘고졸’, 박근혜 정부 땐 ‘경단녀’(경력 단절 여성)가 화두로 등장하다 보니 은행이나 기업들도 정권 입맛에 맞춰 조변석개식 채용 정책을 일삼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우리은행은 “퇴사자들이 언제 그만뒀는지 공개할 수 없다”며 자료 공개를 거부하기도 했다. 강남훈 한신대 정치경제학과 교수는 “일자리 정책이 사회적 합의보다 정권 코드에 맞춰 바뀌다 보니 단발성·전시성 사업으로 흐르고 있다”며 ‘일자리 정책마저 유행을 타는 세태’를 개탄했다. 은행들은 고졸 취업자들의 주된 퇴사 이유가 “진학이나 적성, 진로 변경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SC은행 측은 “(퇴사자들이) 주로 계약직 콜센터 직원이었는데 업무 특성상 이직률이 원래 높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속사정은 조금 다르다. 2012년 은행에 입사했다가 퇴사한 고졸 직원 A씨는 “눈에 보이지 않는 학력 차별과 제한된 업무, 정규직 전환의 어려움 등 현실적 벽에 가로막혀 최근 사직서를 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고졸 퇴사자 B씨도 “어린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하다 보니 사람 대하는 것부터 조직생활 적응까지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시스템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방증이다. 이명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권의 실적 쌓기가 아니라 노동시장의 구조나 문화까지 바꿀 수 있는 중장기적이고 일관된 일자리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해법 안 보이는 자살보험금

    해법 안 보이는 자살보험금

    40대 주부 A씨는 2002년 남편과 함께 한 생명보험사의 종신보험(일반사망 1억원, 재해사망 2억원 별도 특약)에 가입했다. 2012년 말 남편이 사업 실패로 자살한 뒤 A씨는 보험금 1억원을 받았다. A씨는 자살한 경우에도 약관상 재해사망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보험사에 특약 보험금(2억원)을 청구했지만 보험사는 오히려 A씨를 상대로 채무부존재 소송을 냈다. ●금감원, 이번주 대형3사 조사 자살보험금을 둘러싼 생보사들과 고객 간의 갈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금융 당국까지 가세했지만 소송전은 좀체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양상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르면 이번주 안에 삼성·한화·교보생명 3사를 현장 조사할 방침이다. 보험사도 소송으로 맞서고 있다. 일각에선 “금융 당국 수장의 말발도 안 먹힌다”는 자조가 나온다. 금융소비자보호연맹은 지난 1일부터 보험금 청구를 위한 집단소송 작업에 들어갔다. 자살보험금이 문제가 된 것은 일반사망보다 재해사망의 경우 2~4배가량 보험금이 많아서다. 지난해 8월 금감원이 ING생명에 대해 2001년 5월부터 2007년 11월까지 판매한 종신보험 재해사망특약 약관을 지키지 않았다며 임직원 징계와 과징금 제재를 내리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재해 특약에는 ‘자살해도 보험 가입 2년이 경과하면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2010년 표준약관이 개정되기까지 상품 가입 건수만 282만건에 이른다. 보험사들은 “약관은 해석의 차이가 존재한다”며 당국이 무리한 지시를 내렸다고 반발한다. 특히 중소형 보험사들은 “그 돈 다 퍼주면 우리(보험사) 망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보험사가 지급해야 할 자살보험금은 2179억원 정도다. 앞으로 발생할 추가 보험금과 보험금 지연 이자까지 계산하면 1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게 생보업계의 추산이다. ●보험사 “약관엔 해석 차이 있어” 보험사들은 재해사망보험금이 자살을 부추길 우려도 있다고 주장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생명보험은 미래의 우연적인 사고를 대비하는 것이 목적인데, 고의로 사고를 내 사망에 이른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은 보험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도 “자살은 재해 사망이 아닌 것이 분명하지만 보험 약관을 둘러싸고 해석의 차이가 있어 법원의 최종 판단을 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험 가입자나 금융 당국은 이런 주장이 보험금을 주지 않으려는 보험사의 꼼수에 불과하다고 반박한다. 유가족들의 집단 소송을 돕는 이기욱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약관을 작성한 주체가 보험사인데, 이 약관으로 7년 이상 200만건의 상품을 팔아 놓고 보험금을 지급할 때가 되자 실수라고 발뺌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소송으로 시간을 끌어 보험청구권 시효(2년)를 넘기려는 속셈”이라고 꼬집었다.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해특약에 가입한 한 유가족은 “자살 예방과 보험 계약은 별개의 문제다. 죽어서까지도 돈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되나”라며 “약관상 실수라면서 보험사가 사과하기는커녕 소송을 걸어 유가족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경제 블로그] 금감원장도 ‘3가지 조건’ 있다는데… 금융권에 부는 ‘신관치’ 씁쓸하네요

    [경제 블로그] 금감원장도 ‘3가지 조건’ 있다는데… 금융권에 부는 ‘신관치’ 씁쓸하네요

    요즘 금융감독원에서 잘나가려면 ‘세 가지’를 갖춰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금융권에 회자됩니다. 첫째 재산이 적고, 둘째 비주류이며, 셋째 집이 탈(脫)서울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교롭게 권혁세, 최수현, 진웅섭 등 전·현 금감원장이 모두 이 조건에 해당됩니다. 진 원장은 올해 초 공직자 재산공개 때 순부채만 670만원이라고 신고했습니다. 금융위원회 산하 7개 금융공기업 수장 중 가장 적은 재산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진 원장이 경기 광주 목현동에 집을 지을 때 고금리 대출을 많이 받은 데다 현재 지가도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권 전 원장과 최 전 원장도 취임 당시 각각 7억 5000만원, 5억 7400만원을 신고해 소박함(?)을 드러냈지요. 옛 재무부(현 기획재정부) 출신이지만 ‘주류’에서 한 발짝 비껴나 있었던 것도 공통점입니다. 고졸 검정고시 출신인 진 원장(행정고시 28회)은 건국대 법학과를 나왔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경제 부처는 ‘KS’(경기고-서울대) 아니면 명함 내밀기가 힘듭니다. 서울대에서도 상대와 법대 출신이 양대 인맥을 이루고 있지요. 최 전 원장도 서울대(생물교육과)를 나왔지만 ‘성골’이 아닌 탓에 스스로 “나는 비주류”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습니다. 권 전 원장(서울 방배동)을 제외하면 진 원장은 경기 광명, 최 전 원장은 안양 전셋집에서 살다가 수장 자리에 올랐습니다. 금감원 수석 부원장에 사실상 내정된 서태종 금융위 증권선물위원도 전남대 출신에 집이 경기 과천입니다. 모아 놓은 재산도 별로 없다고 하네요. 우연의 일치이겠지만 이렇듯 공통점이 있다 보니 공무원들은 “금감원장 하려면 경기도로 이사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농담하면서도 “딱 한 가지는 닮지 않았으면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임기를 1년 이상 남기고 중도하차한 전임 원장들의 전례만큼은 따르지 않았으면 한다는 겁니다. 신(新)관치니, 보이지 않는 손이니, 금융권이 그 어느 때보다 어지럽습니다. “돈 없고 백 없는 사람도 (높은 자리에)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는 금감원 일각의 자평이 공허한 얘기로 끝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래 봅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단독] 금융당국, KB ‘사외이사 기부금’ 정조준

    [단독] 금융당국, KB ‘사외이사 기부금’ 정조준

    KB금융지주를 검사 중인 금융 당국이 일부 사외이사와 관련된 기부금 내역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KB금융과 해당 사외이사들은 정당한 절차를 거쳤다며 문제 될 게 없다는 태도다. 학계 일각에서는 위법 여부를 떠나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해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7일 금융 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달 초로 예정됐던 KB금융 부문검사를 조금 앞당겨 지난달 28일 전격 조사에 착수했다. KB금융의 내부통제 시스템과 LIG손해보험 인수에 따른 사업계획 타당성 등을 점검한다는 게 표면적인 명분이지만 실제 과녁은 이사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팀은 KB금융 이사회 사무국에 회의록 등 제반 서류 제출을 요구했다. 여기에는 KB금융이 자사 사외이사가 속한 단체나 법인에 낸 기부금 내역도 포함돼 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사외이사들이 자신이 속한 단체나 법인을 통해 KB금융에게서 받은 기부금이 과도한 혜택이라는 시선도 있어 자료를 통해 적절성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KB금융 측은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 이뤄진 일반적인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은행연합회가 지난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간 각 사외이사 소속 법인이나 단체에 전달한 금융사 기부금은 14억 6800만원(14건)이다. 일각에서는 일부 시중은행이 사외이사 선임을 전후로 특정 단체에 대한 기부금을 늘리는 데 대해 “몰아주기 관행”이라고 비판한다. 이는 경영 전반에 관여하는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훼손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일부 KB금융 사외이사들이 이미 중도 사퇴 의사를 밝힌 만큼 이번 기부금 조사가 크게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몇몇 사외이사는 여전히 “정치금융에 등 떠밀릴 수 없다”며 당국과 각을 세우고 있어 조사 파장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정반대 해석도 나온다. 김선웅 좋은기업지배연구소장은 “사외이사가 소속된 기관에 (해당 회사가) 기부금을 내는 행위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이해관계 충돌 등으로 인해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크게 훼손할 수 있다”면서 “갑자기 기부금이 크게 늘었거나 말도 안 되는 곳으로 흘러갔다면 배임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에 사외이사 취임 전후 변화 내용을 함께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가 없는 기부금이라고 하더라도 회사에 대한 감시·감독이 해이해질 수 있는 만큼 가이드라인이나 모범규준(준칙) 등에 명확히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KB 사외이사 줄사퇴… LIG손보 인수 청신호

    고승의 KB금융지주 사외이사가 5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다른 이사들도 일부 사퇴할 것으로 전해져 KB금융의 LIG손해보험 인수에 ‘청신호’가 켜졌다.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은 이날 서울 명동 KB지주 본사에서 확대경영전략위원회를 끝낸 뒤 따로 모임을 갖고 자신들의 거취 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고 이사는 즉각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힌 뒤 사외이사직과 감사위원직을 내놓았다. 고 이사는 “KB지주 사외이사를 오래(4년 8개월) 했고 이번 KB사태에 대한 일말의 책임을 느껴 개인적인 판단에 따라 사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른 이사들 가운데 일부도 오는 12일 임시 이사회가 끝난 뒤 사퇴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KB금융은 전했다. 하지만 몇몇 사외이사는 중도 사퇴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1일 윤종규 KB금융 회장 취임과 함께 사외이사직에서 물러난 이경재 이사회 의장에 이어 고 이사까지 사퇴하면서 현재 KB 사외이사는 김영진, 황건호, 이종천, 김영과, 조재호, 김명직, 신성환 이사 등 7명이 남았다. 금융지주 사외이사의 최장 임기는 5년이다. 올 초 새로 선임된 조재호·김명직·신성환 이사를 뺀 5명은 내년 3월에 임기가 끝난다. 상당수의 사외이사들이 자진 사퇴 모양새를 밟을 것으로 보임에 따라 LIG손보 인수 승인에 부정적이던 금융 당국에도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는 “지배구조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검사 결과가 나오면 (승인을) 못해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예단할 수 없다”면서도 “지배구조가 개선되면 (LIG손보 인수를 승인)해주겠다고 말해 오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승인에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융 당국은 KB금융에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직간접적으로 사외이사들의 사퇴를 요구해 왔다. 지난주에는 KB금융에 대한 특별검사를 전격 실시하면서 이사회를 사실상 정조준하기도 했다. LIG손보 인수 승인이 계속 지연되자 일부 사외이사들이 ‘조직’을 위해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해석된다. 고 이사가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개인적인 판단’이었음을 애써 강조한 것은 더 이상의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금융위는 오는 24일 정례회의를 열어 LIG손보 인수 승인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르면 이날 승인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이유미기자 yium@seoul.co.kr
  • ‘원스톱 빚조정’ 석 달간 331건…초라한 실적 이유 있었다

    ‘원스톱 빚조정’ 석 달간 331건…초라한 실적 이유 있었다

    정부가 개인 빚조정의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지난 8월부터 시행 중인 ‘공적 채무조정’ 지원 서비스의 실적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조계의 이권이 걸린 미묘한 사안인 데다 담당 기관의 과부하, 홍보 부족, 금융 당국의 무관심이 겹쳐 초라한 성적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공적 채무조정’이란 금융위원회가 ‘서민금융 지원체계 개편 방안’의 후속 조치로 내놓은 사적·공적 채무조정 간 연계 지원 서비스다. 쉽게 말해 ‘원스톱 빚조정’으로 신용회복위원회의 ‘개인 워크아웃’(빚의 일부를 탕감해 주거나 만기를 연장시켜 주는 제도)이나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국민행복기금 채무 조정에서 탈락한 이들에게 개인회생과 파산 신청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신복위는 신청서 작성 등을 대행해 주고 소송 절차가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렇게 되면 채무자는 100만~300만원에 이르는 인지대와 송달료, 법무사 수수료 등 관련 비용을 아낄 수 있다. 3일 금융위에 따르면 제도가 시행된 8월 19일부터 11월까지의 실적은 331건(상담 1296건)에 그쳤다. 한 달에 100건꼴인 셈이다. 이마저도 172건은 처리가 진행 중인 상태다. 신복위가 전국 25개 지부에, 캠코가 서울 본사에 각각 상담 창구까지 차려 놓고 운영하는 것치고는 저조하기 그지없는 실적이다. 개인회생 및 파산 신청자가 한 해 16만명(2014년 사법연감 기준)에 이르는 것과 비교해 보면 더 그렇다. 채무자 입장에서는 몇백만원에 이르는 각종 수수료를 아낄 수 있는데도 왜 이렇게 외면하는 것일까. 금융권은 ‘입 튀어나온 신복위’를 우선 꼽는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복위) 직원들이 준비해야 할 서류가 복잡하고 많은 데다 인력과 돈이 부족한 상황이라 신청자가 느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신복위 안에서도 “(공적 채무조정이) 민간보다 싸고 편한 서비스인 것은 맞지만 우리도 솔직히 여력이 없다”는 푸념이 나온다. ‘밥그릇 싸움’에서 원인을 찾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신청자가 수천 명씩 몰릴 경우 이 업무를 전담하는 법무사들이나 법조계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이권이 걸려 있기 때문에 (법무사들) 시선이 곱지 않다는 얘기도 있다”고 설명했다. 홍보 부족도 문제다. 제도 시행 석 달이 넘었지만 이런 서비스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반면 법무사나 변호사 등은 개인회생·파산 전문이라며 적극적인 영업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신복위도 ‘신용회복’ 검색어를 치면 맨 상단에 법무사가 아니라 신복위 사이트가 나올 수 있도록 포털사이트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복위 관계자는 “시행 시기가 얼마 안 돼 실적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상담자 가운데 실제 접수하는 비율은 25% 수준인데 일용직 근로자들이 소득증빙 서류를 준비하지 못해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채무액 15억원 제한 등 신청자 자격 조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윤석헌 숭실대 교수는 “가계부채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이런 보완적인 채무조정 장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금융위가 신복위 등에 맡겨만 놓을 것이 아니라 좀 더 적극적으로 책임 있게 나서고, 제도 자체에 법적인 근거를 만들 수 있는지 등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미지정 계좌 하루 100만원까지만 이체 가능

    소비자가 등록하지 않은 계좌로는 하루 100만원까지만 이체되는 ‘안심통장’이 도입됐다. 보이스피싱 등에 당했을 때 피해 금액을 최소한으로 줄여 보자는 취지에서다. 금융위원회는 3일 은행연합회, 시중은행들과 함께 이런 기능을 가진 ‘신입금계좌지정제’(일명 안심통장)를 도입해 지난 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제도는 고객이 사전에 입금계좌(지정계좌)로 등록한 계좌에 대해서는 자유롭게 이체할 수 있지만 등록해 놓지 않은 계좌(미지정 계좌)에는 하루에 100만원까지만 이체되도록 한 서비스다. 기존에도 입금계좌 지정제가 있었지만 미지정 계좌에는 이체가 아예 불가능해 불편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안심통장은 이런 문제를 보완했다. 신입금계좌 지정제를 이용하려는 소비자는 은행 영업점을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이미 계좌를 가지고 있는 은행에서 가입할 수 있으며, 신규로 통장을 만들 필요는 없다. 전요섭 금융위 과장은 “모든 은행에 도입된 만큼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집, 사이버범죄 예방 교육 등을 통해 신입금계좌 지정제를 홍보하고 전자금융사기 예방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금감원 부원장에 ‘갑툭튀’?

    최종구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의 퇴임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남은 부원장들의 사표가 2일 모두 수리됐다. 공석이 된 세 부원장 자리를 놓고 하마평이 무성하다. 현 정권 유행어인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 인물)가 재연될 것이라는 풍문도 들린다. 전문성과 경험이 부족한 외부 인사가 낙점될 경우 또 한 번 인사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최 수석부원장, 조영제 부원장, 박영준 부원장 등 금감원 부원장 3명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진웅섭 금감원장이 선임된 직후인 지난달 말 사의를 표명했다. 진 원장은 조만간 부원장 후보를 가려 금융위에 임명제청할 예정이다. 인사 검증에 통상 3주 이상 시간이 소요되지만 부원장 후보군은 이미 상당 부분 검증이 이뤄져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권 인사에 밝은 한 소식통은 “금융위 고위 공무원 두 명이 옷을 벗고 그중 한 명이 금감원 부원장으로 온다는 얘기가 있지만 최근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제3의 인물이 온다는 설도 있다”고 전했다. 최 수석부원장의 후임으로는 이해선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정지원 금융위 상임위원, 서태종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조영제 부원장 자리에는 박세춘·김진수 부원장보 등의 승진이 점쳐진다. 박 부원장보의 경우 ‘KB 사태’를 지휘했다는 점이 변수다. 박영준 부원장 후임에는 이동엽 부원장보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학계나 민간 금융기관에서의 영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증권사 출신인 박영준 부원장 역시 2007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활동한 이력 때문에 낙하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최수현 전 금감원장이 직접 뽑았던 오순명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의 거취도 미지수다. 부원장 세 자리가 모두 바뀌면서 9명의 부원장보급 임원과 실국장, 팀장 등의 대대적인 후속 인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부원장보급 임원에는 양현근 기획조정국장, 이상구 총무국장 등이 거론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혈세 수천억 날리면서 책임지는 이 없다”

    “혈세 수천억 날리면서 책임지는 이 없다”

    우리은행 민영화가 네 번째 무산되면서 책임 공방이 커지고 있다. “혈세를 수천억원이나 날리고 있는데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비판이 금융권 안팎에 크다. 금융 당국, 정치권, 우리은행 등은 서로 ‘네 탓’이라며 책임 돌리기에 급급하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앞서 세 차례나 반복된 우리금융 경영권 매각 실패에도 관료들이 ‘모험’을 하지 않은 까닭에 또다시 불발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 상황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집하며 진입 문턱(비금융 주력자 제한, 해외 자본 외면)을 낮추지 않은 탓에 예견된 실패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네 번의 무산에도 문책을 당한 관료는 없다. 2010년 1차 매각 시도 때 실무를 담당한 최상목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 사무국장은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을 거쳐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으로 근무 중이다. 앞서 2009년 말까지 이 업무를 추진했던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역시 이렇다 할 ‘추궁’ 없이 금융 당국 수장까지 올랐다. 2011년과 2012년 2·3차 매각 실무 책임자였던 김용범 사무국장은 현재 금융위의 핵심 요직인 금융정책국장을 맡고 있다. 올해 4차 때는 성대규 사무국장이 실무를 추진하다가 지난 8월 공자위 사무국이 폐지되면서 이명호 구조개선정책관에게 바통을 넘겼다. 한 금융권 인사는 “민간이었으면 열 번도 넘게 잘렸을 것”이라면서 “(프리미엄을 받고 파는) 경영권 매각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정부가 계속 같은 방식을 고수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시장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게 아니라면 공직자들이 책임을 면하기 위해 안전한 방법을 택한 것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면서 “실패에 대비한 2, 3차 로드맵이 없다는 것 자체가 매각 의지가 없었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한 금융사 고위 임원은 “금융인이었다면 퇴사 등 중징계당했을 사안을 당국은 수차례 반복하고 있다”면서 “해마다 수천억원의 혈세가 공적자금 상환채 이자로 들어가는데도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분개했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경영을 잘못한 우리은행도 책임지지 않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그나마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우리투자증권과 광주·경남은행 등 자회사들을 팔아 몸집이라도 줄여 놨다는 것이다. 정부가 우리금융에 투입한 공적자금 가운데 회수하지 못한 금액은 5조 2801억원이다. 지금까지 12조 7663억원을 쏟아부은 정부는 네 차례의 블록세일(대량 매매)과 배당,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매각 등으로 7조 4862억원을 거둬들였다. 이에 대한 이자로 예금보험공사는 해마다 2000억원이 넘는 돈을 지불하고 있다. 조 대표는 “제때 매각하지 못해 지속적인 주가 하락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예보채 이자, 실패 누적으로 인한 시장 불신 등을 고려하면 실제 손실은 더 크다”고 주장했다. 기업 가치도 추락세다. 대신증권은 “경영권 지분 매각이 무산되면서 비효율성 개선 가능성이 작아졌다”며 목표 주가를 종전의 1만 6000원에서 1만 4500원으로 내려 잡았다. 정치권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김상조(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공적자금 회수 3대 원칙(극대화, 조기 회수, 국내 금융산업 발전)에 집착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매각을) 강행한 측면이 있다”며 “제약 조건을 풀어 주지 않은 채 호통만 치는 정치권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자회사 매각으로) 우리은행이 더이상 지주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는 매각 이익 극대화만 생각할 때”라고 지적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금융위, 우리은행 매각 재추진… ‘쪼개 팔기’ 가능성

    정부가 실패로 돌아간 우리은행 매각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네 차례의 매각 시도가 번번이 실패해 ‘양치기 소년’이라는 냉소마저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30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가 존재하는 한 우리은행 매각에 최선을 다한다는 정부 방침은 그대로”라며 “매각이 반드시 성사되는 방안을 찾아 다시 한번 민영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시기와 방법인데 기존에 추진했던 경영권 지분(예금보험공사가 갖고 있는 30%) 통째 매각 방안이 성공하지 못한 만큼 ‘분산형 매각’에 더 무게가 실리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로서는 ‘쪼개 팔기’ 가능성이 가장 높다. 최소·최대 매입 가능한 수량을 정해 놓고 가장 높은 가격을 써 낸 매수 희망자에게 지분을 파는 방식(‘희망수량 경쟁입찰’)이다. 이번 우리은행 소수지분 매각에 사용된 방법이다. 국민은행처럼 ‘주인 없는 민영화’ 모델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지배구조 약화 등 문제점이 적지 않아 논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분을 쪼개 팔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기하는 것인데 이는 그 자체로 큰일이니만큼 하루아침에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공자위는 오는 4일 회의를 열어 후속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경영권 입찰이 실패한 원인에 대한 진단과 매각 조건의 문제점, 현재 시장상황 점검 등을 마무리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국외 자본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극복하기 힘든 만큼 ‘매각이익 극대화’라는 국가자산 매각 원칙을 우리은행 매각에서 예외로 적용하고, 경영권 매각보다는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으로 지분을 정리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은행업이 과거처럼 돈 버는 사업이 아니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정부가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28일 마감된 우리은행 경영권 예비입찰에서는 중국의 안방보험만이 참여해 유효경쟁 미달로 매각이 무산됐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손님 다 막아 놓고”… 우리은행 4번째 주인 찾기도 불발

    “손님 다 막아 놓고”… 우리은행 4번째 주인 찾기도 불발

    지난해 초 취임하자마자 “우리금융 민영화에 직을 걸겠다”고 한 신제윤 금융위원장에게 ‘관료 선배’인 박병원(행시 17회) 전국은행연합회장이 이런 말을 했다. “지금처럼 진입 문턱(비금융 주력자의 은행 지분 소유 한도 4% 제한)이 높으면 공적 자금을 회수하기 어렵다. 국민 세금으로 살려 놓은 은행을 세계적인 펀드에 못 팔 이유가 없다. 글로벌 펀드나 연기금은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여러 업종에 돈을 나눠 놓기 때문에 대부분 비금융 주력자들이다. 차 떼고 포 뗄 만큼 우리가 팔겠다는 상품이 엄청 매력적이라면 몰라도 그렇지도 않은 상황에서 손님들 다 쫓아내고 어떻게 흥행을 바라겠다는 것인가. 진입장벽을 허물지 않으면 (우리금융) 민영화는 요원하다.”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난 28일 우리은행 경영권을 매각하려던 정부의 네 번째 시도가 또 좌절됐다. 금융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는 이날 “예비입찰을 마감한 결과 제안서를 제출한 곳이 중국의 안방보험 한 곳뿐이었다”며 “유효경쟁이 성사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막판까지 눈치를 보던 교보생명은 결국 불참했다. 교보생명 측은 “해외 투자자 및 컨설팅사와 검토한 결과 문제점이 제기돼 참여를 유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경쟁입찰을 통해 우리은행을 팔려던 정부 계획은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금융 당국의 위상도 안팎으로 타격을 입게 됐다. 경영권을 한꺼번에 팔겠다는 데만 몰두해 시장 상황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무모하게 입찰을 강행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내달 초 회의에서 후속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남은 가능성을 크게 세 가지로 본다. 아예 못 팔거나 헐값 매각, 쪼개 파는 방법이다. ●민영화 포기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 매각 입찰이 물 건너가면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되는 소수지분(26.97%) 매각만 남게 된다. 엄영호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소수지분 매각에라도 집중해서 매각 가치를 극대화하고 공적자금을 부분적으로나마 회수해야 (다음번 다시 이뤄질지도 모를) 경영권 매각도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수지분 매각이 일정 부분 성과를 내도 민영화 구상이 시작부터 꼬여 현 정권에서 재추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헐값 매각 일각에서는 교보생명이 중국계 자본의 참여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이번 입찰의 유효경쟁 자체를 무효화했다는 분석과 입찰가격을 낮추려는 포석이라는 해석도 내놓는다. 물론 정부가 재입찰에 나서야 유효한 시나리오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재입찰을 하려면) 매각 희망가를 확 낮추든 진입장벽을 낮추든 조건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외환은행 헐값 매각 시비처럼 정부가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공직사회의 ‘변양호 신드롬’(복지부동)도 변수다. ●쪼개 팔기 성사 가능성이 낮은 경영권 인수에 계속 매달리느니 아예 지분을 전부 쪼개 파는 분산형 매각 가능성도 거론된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지분을 전부 소수지분 입찰로 전환하는 것도 방법”이라면서 “다만 이 경우 지배구조가 취약해질 수 있는 만큼 책임경영이 가능하도록 보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후] 금감원, 새달 초 KB금융 검사 착수

    금융 당국이 다음달 KB 금융에 대한 부분 검사에 들어간다. 이르면 다음달 말에 하려던 검사를 조금 앞당겼다. 올 5월 ‘KB 전산사태’로 특별 검사를 한 데 이어 7개월 만의 재조사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주중 감독총괄국과 일반은행검사국을 중심으로 검사팀을 꾸려 계획을 확정하고 12월 초 현장 점검에 착수하겠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검사는 사실상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 보류 등 당국의 전방위 압박에도 자진 사퇴를 거부한 일부 사외이사를 겨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KB금융의 지배구조가 LIG손보를 경영하는 데 문제가 없는지, 내부통제 시스템이 잘 작동되고 있는지, 자회사 관리능력을 제대로 갖췄는지 등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실질적으로는 KB 사태와 관련해 이사회 활동의 적정성과 과실·특혜 여부 조사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25일 국회 답변에서 “(KB의 경영관리 능력을 둘러싸고)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으니 금감원의 심사를 바탕으로 12월 중에 (LIG손보 인수 승인 여부) 결정을 내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금감원 조사 결과를 토대로 다음달 말쯤 KB의 LIG 인수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지배구조 투명화 기회냐 vs 주주권 침해냐

    지배구조 투명화 기회냐 vs 주주권 침해냐

    금융 당국이 금융회사 지배구조 대수술을 예고하면서 업계의 반발과 맞물려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라는 당국 입장과 “주주권 침해 및 과도한 정보 노출 부작용”이라는 금융회사의 주장이 팽팽히 맞선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20일 금융회사 대주주의 대표이사나 임원 인사권을 제한하고, 사외이사를 매년 평가하는 내용의 ‘지배구조 모범 규준’을 발표했다. 새달 10일 시행을 앞두고 은행연합회와 생명·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등 관련 협회를 통해 의견을 모으고 있다. 27일 각 금융협회를 통해 접수된 의견은 “업무 권역 간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 규제”라는 지적이다. 대주주가 명확지 않은 은행과 달리 제2금융권은 대주주가 실질적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어 승계 지연 우려 등 최고경영자(CEO) 리스크가 없다는 것이다. 대주주의 입김이 별로 없는 은행권의 반발은 좀 덜한 편이다. 특히 모범 규준에 따라 임원후보추천위가 금융사 대표이사와 임원 후보를 선발하는 것은 상법상 주주총회나 이사회의 권한을 침해한다는 반발이 거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 증권 등 업계 영향력이 가장 큰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는 대기업 사주가 계열사 사장단을 선임해 온 관례에 제동이 걸리는 것이라 이번 조치에 불만이 크다”고 설명했다. 외부 추천으로 사장 후보군이 선정되면 적정성 검증이나 외압 가능성이 더 높다는 비난도 제기된다. 영업 비밀이 드러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사외이사 평가를 위해 활동 내역을 일일이 공시나 보고서를 통해 알려야 하는데 자연스레 기업 전략이나 영업 방침 등 자사 이익과 연관된 정보들이 노출될 가능성이 커서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적 잣대가 애매하다는 점도 문제로 거론된다. 현재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다수 국회에 제출돼 있다. 금융 당국이 법 제정에 앞서 법적 구속력이 없는 모범 규준을 사실상 강제화·의무화했다는 주장이다. 다양한 경력을 동시에 지닌 사외이사를 어떻게 구분해야 할지 경계도 모호하다. 인력도 부족한데 업무량이 많아 전담 상설 부서가 필요하다는 볼멘소리도 있다. 지난 10월 “행정지도 남발을 억제하겠다”던 금융 당국의 방침과도 배치된다는 불만도 나온다. 대주주의 전횡을 막기 위해 꼭 필요하다는 반론도 있다. 김상조(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사외이사 임기를 1년으로 정한 것을 빼면 국제적인 흐름을 반영한 기본적인 사항”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국이 ‘원칙준수·예외설명’의 원칙을 세워 금융사들이 따라올 수 있게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위원회 역시 “공적 특성이 있는 금융회사에선 대주주의 권한이 일정 부분 제한될 수밖에 없다”면서 “당국은 기준만 제시하는 것일 뿐 세부적인 내용은 각 사가 정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준 것”이라고 반박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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