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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민경
    202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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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자 깎아달라 요구하세요”

    이르면 올 10월부터 보험사나 저축은행에도 ‘금리 인하 요구권’을 폭넓게 요구할 수 있다. 금리 인하 요구권은 돈을 빌린 사람이 직장에서 승진을 했거나 월급이 올라 신용 상태가 좋아졌을 때 금융사에 대출금리를 내려 달라고 직접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금융감독원은 20일 금리인하 요구권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이르면 10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02년부터 금리 인하 요구권을 도입한 은행과 달리 2금융권은 전체의 37.2%만 금리 인하 요구권을 내규에 반영하고 있다. 상품설명서를 통한 안내 16.9%, 홈페이지 안내도 27.9%에 불과하다.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이뤄진 금리 인하 실적도 은행 14만 7916건(68조 5182억원), 2금융권 12만 5588건(16조 5322억원)으로 뚜렷하게 대조된다. 금감원은 보험사, 저축은행, 카드사 등 2금융권의 금리 인하 요구권 이행 실적이 부진한 사실을 확인하고 제도 개선을 요구하기로 했다. 대출자나 대출 종류에 상관없이 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기업 대출이나 담보 대출에 대해서는 금리 인하 요구권을 원천 배제하는 일부 금융사의 관행을 묵인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양현근 금감원 부원장보는 “은행 고객들은 금리 인하 요구권으로 평균 0.2~0.3% 포인트 정도의 인하 효과를 보고 있다”며 “제2금융은 금리가 더 높은 만큼 1~2% 포인트가량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교보생명 역대 ‘광화문 글판’ 출간

    지난 25년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거리의 벽면 한편을 장식한 교보생명 ‘광화문 글판’이 책으로 나왔다. 교보생명은 광화문 글판 25년을 맞아 역대 문안을 엮은 기념집 ‘광화문에서 읽다 느끼다 거닐다’를 발간했다고 19일 밝혔다.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제안으로 1991년 광화문 거리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글판은 계절마다 시의성 있고 정감 어린 글귀를 선보이며 서울 도심 상징물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기념집은 그동안 광화문 글판을 수놓은 총 73편의 문안을 희망·사랑·꿈·위로·응원 등 주제별로 나눠 수록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보험업계 32곳 중 6곳만 “임금피크제 도입”

    보험업계 32곳 중 6곳만 “임금피크제 도입”

    보험업계가 임금피크제(임피제) 도입에 소극적이다. 정부가 올 초부터 민간 기업의 임금피크제 도입을 꾸준히 독려하고 있지만 반년이 넘도록 도입 예정인 곳은 19%에 불과하다. 채용 확대 계획을 밝힌 보험사도 6%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정년을 지키기 어려운 금융권 특성상 임금피크제 도입이 쉽지 않다는 항변도 나온다. 서울신문이 19일 보험사 32곳(손해보험사 14곳·생명보험사 18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곳은 롯데손보, 삼성화재, 동부화재, 농협손보, 삼성생명,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등 6곳(19%)에 그쳤다. 아예 논의조차 시작하지 않은 곳도 상당수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임금피크제 자체가 정년 연장과 더불어 나온 미봉책 성격이 짙고 55세가 넘어 (금융사에) 다닐 사람이 많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면서 “임금피크제 시늉을 내려고 소수에게 ‘특혜’를 주는 상황도 예상된다”고 털어놓았다. 보험업권 구조조정으로 연차가 있는 직원들이 자리를 떠나 대상자가 별로 없다는 게 보험업계의 근본적인 고민이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이 임금피크제를 반대하고 있어 내부적으로 ‘노사 눈치 보기’도 많다”고 전했다. 임금피크제 시행과 고용 확대를 바로 연결짓기도 어렵다고 업계는 토로한다. 실제 올 하반기 이후 채용 계획을 세운 곳은 32곳 중 두 곳(삼성화재, 흥국생명)뿐이다. 삼성화재는 “보상·영업 부문의 정규직은 물론이고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보험설계사 전문 조직도 추가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원하는 정규직원 확대가 아니라 영업 강화를 위해 비정규직인 개인사업자를 늘리는 것으로 흐르지 않는지 잘 지켜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정부가 정년 연장과 연동해 임금피크제를 급하게 밀어붙인 측면이 있다”면서 “정년 연장과 신규 채용 모두 확대할 필요가 있지만 비정규직과 인턴만 양산할 소지가 있는 만큼 잘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기 순환 주기에 맞춰 중장기적인 인력 수급 계획을 세우고 임금피크제는 근무 연한에 따라 부분적으로 성과급을 도입하는 등 신축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뱅크카카오 충전 50만원→200만원

    카카오톡의 모바일 금융서비스인 뱅크월렛카카오(뱅카)의 충전·송금 한도가 다음달 중 대폭 상향 조정된다. 카카오톡 메신저 상에서 뱅카 서비스를 바로 이용할 수 있게 되고 여러 사람이 식사 비용을 ‘N분의1’로 나눠 내는 더치페이 기능도 생긴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뱅크월렛카카오와 제휴 중인 국내은행 17곳과 우체국 등 모두 18곳이 이런 내용 등을 담은 약관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금융사들은 이달 말까지 금감원에 약관 개정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며 금감원은 이를 승인해 준다는 방침이다. 뱅카가 국내 ‘핀테크 서비스 1호’임에도 한도 부족 탓에 가입 고객과 이용 실적이 부진하다는 지적이 잇따른 데 따른 것이다. 실제 뱅카 서비스는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지난 7월까지 가입자 88만명, 송금액 132억원, 결제액 27억원의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18개 금융사는 우선 뱅카의 충전 한도를 기존 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늘릴 예정이다. 충전 한도는 일괄적으로 조정하므로 개인이 따로 신청하지 않아도 된다. 뱅카 송금 한도도 1일 10만원에서 30만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금융사들은 현재 카카오톡과 별도로 운영 중인 뱅카 앱을 카카오톡에 통합해 제공하도록 약관을 변경할 예정이다. 이는 뱅카가 아닌 카카오톡상에서 각종 충전과 결제를 바로 실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사들은 이번 약관 승인 과정에서 뱅크머니 청구 기능을 신설하는 방안 또한 추진 중이다. 이는 카카오톡 친구에게 돈을 요청하는 기능으로 여러 명이 함께 식사 후 비용을 동등하게 나눠 내는 ‘더치페이’나 자녀가 부모에게 용돈을 요청하는 기능으로 활용할 수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상반기 순익 늘고 가격자율화 날개 달아… 보험사 곳간 채우나

    상반기 순익 늘고 가격자율화 날개 달아… 보험사 곳간 채우나

    ‘수익도 늘고 규제도 풀렸는데 보험료는 올린다?’ 보험사의 올해 ‘현주소’다. 금융감독원은 상반기 중 39개 보험사의 순이익이 4조 47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 380억원(30.2%) 증가했다고 16일 밝혔다. 더욱이 금융 당국이 ‘보험 가격 결정’에 사사건건 개입하지 않겠다고 한 터라 내년 ‘성적’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미 업계는 하반기 보험료 인상을 앞두고 있다. 저금리, 경기침체 속에서도 보험사가 예상보다 ‘잘나간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결론은 ‘눈치’(당국 규제) 보지 않고, ‘서민 지갑’(보험료 인상) 털어 보험사 ‘배’(이익 증가)만 불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금감원에 따르면 생명보험사의 순이익은 2조 7990억원으로 1년 전보다 8032억원(40.2%), 손해보험사는 1조 6750억원으로 2348억원(16.3%) 늘었다. 지난 6월 말 기준 보험회사 총자산도 903조 3000억원으로 1년 새 93조 2000억원(11.5%) 불어났다. 더 ‘벌어들일’ 가능성도 크다. 앞으로는 보험사가 금융 당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회사 사정에 맞게 보험료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된다. 앞서 지난달 7일 ‘보험업계 실무자 현장 간담회’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보험상품 신고 대상을 줄이고 상품 가격 결정에서 보험사의 자율권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공식 선언까지 했다. 그동안 보험사 임원을 불러 모아 보험료 인상을 자제하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보내는 등의 ‘그림자 규제’를 삼가란 주문인 것이다. ‘보험료 도미노 인상’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미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 대형 생명보험사들이 이르면 다음달부터 5% 이내에서 보험료를 올릴 예정이다. 다른 생명보험사들도 인상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손해보험업계는 이미 자동차보험료를 올렸다. 지난달 온라인 손해보험사 악사(AXA)다이렉트는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5.4%, 업무용 자동차보험료는 평균 4.5% 올렸다. 보험업계는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순이익이 늘어난 것은 채권을 팔아 일시적 이익이 늘었을 뿐이고 장기화된 저금리 기조로 수익을 내기 힘들어 보험료 인상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한 보험사 고위 관계자는 “(당기순이익 급증은) 주식 투자에 대한 배당을 많이 받은 것도 있다”면서 “지난해 대형 보험사들이 구조조정을 한 것도 영향을 끼쳤고 수익이 큰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판매한 덕을 봤다”고 설명했다. 매년 변함 없이 돈이 들어오는 경상이익이 아닌 ‘어쩌다’ 늘어난 일회성 수입이 적잖은 만큼 “무조건적으로 많이 벌여들였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나친 엄살’이라는 시각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교공시 체계를 강화해도 금융에 낯선 계층이 많아 활용도가 아직은 높지 않고, 비싼 보험이 평준화되면 그마저도 의미가 없다”면서 “규제 완화의 과실은 어찌 됐건 보험사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보험료 마진이 크지 않다고 업계가 항변하지만 채권을 매각했든 배당을 받았든 자산운용 수익이 늘어났으면 기업 입장에서 여유로워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당국이 가격 자율화라는 날개를 달아준 만큼 합리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소비자에게 잇단 보험료 인상 등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위안화 쇼크에 원화 큰 타격

    위안화 쇼크에 원화 큰 타격

    중국의 기습적인 위안화 절하에 원화 가치가 다른 주요 아시아국 통화에 견줘 가장 많이 흔들린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3일까지 달러화 대비 원화 값은 6.8% 떨어졌다. 이는 태국 바트(4.3%), 호주 달러(4.1%) 등에 비해 더 큰 하락률이다. 아시아 신흥국 가운데 말레이시아 링깃(7.0%)화만 유일하게 원화보다 하락폭이 더 컸다. 외환 당국은 모니터링 강화에 나섰다. 광복절 연휴 기간에도 24시간 점검 체제를 가동하는 한편 연휴 뒤 첫 장(場)이 열리는 18일 긴급 회의를 열 예정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감시 강화되자… 날고 기는 ‘대포통장’

    감시 강화되자… 날고 기는 ‘대포통장’

    대전에 사는 40대 자영업자 이모씨는 급전이 필요해 지난 6월 여러 금융사 문을 두드렸다. 며칠 뒤 “대출을 해 주겠다”는 연락이 왔다. 이씨의 사정을 꿰고 있던 사기범들은 금융사 직원을 사칭, 이씨에게 거래 내역이 있는 통장 사본과 주민등록증 사본을 요구했다. 이어 “대출이 힘든 사람들이 많이 이용해 순서가 뒤로 미뤄질 수 있으니 서울로 직접 올라오면 빨리 돈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급한 마음에 이씨는 구반포역에서 A저축은행 영업담당이라는 젊은 남성(인출책)을 만났다. 이 남성은 “대출을 받으려면 해당 은행 고객이어야 하기 때문에 ‘거래내역’이 먼저 생성돼야 한다”면서 “시범적으로 본사에서 2000만원을 이씨 계좌로 입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금 목적을 영업점 직원이 물어보면 ‘지방에서 서울로 물건을 떼러 왔는데 그때 지급할 돈이라고 답하라’며 요령까지 귀띔했다. 이씨는 이런 방식으로 두 군데 지점에서 총 3000만원을 찾아 인출책에게 건넸다. 이제 거래내역이 생겼으니 대출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은행으로 발길을 향했지만 돈은 없었다. 인출책 역시 종적을 감춘 뒤였다. 그제서야 이씨는 자신의 계좌에 들어온 돈이 또 다른 피해자의 돈임을 직감했다. 자기 손으로 직접 출금해 주며 범죄에 동참한 셈이다. 갈수록 ‘대포통장’ 만들기가 어려워지고 감시가 강화되자 사기범들의 수법도 진화하고 있다. 만일 이씨처럼 계좌가 범죄에 악용됐다면 어떻게 될까. 우선 계좌는 당분간 쓸 수 없게 된다. 해당 계좌에 입금한 사기 피해자의 신고를 통해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에 근거, 지급 정지 조치가 이뤄져서다. 피해자는 이씨에게 피해액을 돌려받기 위해 계좌주의 권리를 없앨 목적으로 ‘채권소멸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김용실 금감원 금융사기대응팀장은 “이씨 계좌에 원래 들어있던 돈까지 피싱 사기 피해자에게 반환될 수 있는 만큼 법원에 ‘지급정지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해 원래 자신의 돈을 방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선의의 피해자라고 하더라도 범행에 계좌가 이용된 만큼 이씨가 충분히 소명하지 못하면 공범으로 몰려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민사상 손배해상 책임이 따를 가능성도 있다. 또 다른 신종 사기수법도 있다. 이달 초 한 청소대행 업체는 벼룩시장, 가로수 등 구인구직 사이트에 계좌번호를 올렸다가 낭패를 봤다. 계약금을 받기 위한 목적으로 계좌를 올렸는데 어느 날 각 3만원씩 2명에게서 모르는 돈이 입금된 것이다. 입금자는 금융사기에 이용된 통장이라며 은행 측에 지급정지를 신청했다. 계좌로 들어온 계약금을 찾을 수 없게 된 업체 측이 난색을 표시하자 입금자는 “지급정지를 풀어 줄 테니 600만원을 달라”고 되레 협박했다. 금융 당국은 “모르는 돈이 입금됐을 때는 당사자와 해결하려 하지 말고, 금감원이나 금융사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면서 “선의의 피해자라도 범죄에 이용되면 거래 제한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계좌 노출을 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덫은 대출을 받을 때 걸리기가 더 쉽다. 예를 들어 사기범들은 500만원 대출이 필요한 사람을 물색해 5000만원을 입금하고 나서 “실수였다”며 4500만원을 되돌려받는 수법을 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감시 강화되자… 날고 기는 ‘대포통장’

    감시 강화되자… 날고 기는 ‘대포통장’

    대전에 사는 40대 자영업자 이모씨는 급전이 필요해 지난 6월 여러 금융사 문을 두드렸다. 며칠 뒤 “대출을 해 주겠다”는 연락이 왔다. 이씨의 사정을 꿰고 있던 사기범들은 금융사 직원을 사칭, 이씨에게 거래 내역이 있는 통장 사본과 주민등록증 사본을 요구했다. 이어 “대출이 힘든 사람들이 많이 이용해 순서가 뒤로 미뤄질 수 있으니 서울로 직접 올라오면 빨리 돈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급한 마음에 이씨는 구반포역에서 A저축은행 영업담당이라는 젊은 남성(인출책)을 만났다. 이 남성은 “대출을 받으려면 해당 은행 고객이어야 하기 때문에 ‘거래내역’이 먼저 생성돼야 한다”면서 “시범적으로 본사에서 2000만원을 이씨 계좌로 입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금 목적을 영업점 직원이 물어보면 ‘지방에서 서울로 물건을 떼러 왔는데 그때 지급할 돈이라고 답하라’며 요령까지 귀띔했다. 이씨는 이런 방식으로 두 군데 지점에서 총 3000만원을 찾아 인출책에게 건넸다. 이제 거래내역이 생겼으니 대출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은행으로 발길을 향했지만 돈은 없었다. 인출책 역시 종적을 감춘 뒤였다. 그제서야 이씨는 자신의 계좌에 들어온 돈이 또 다른 피해자의 돈임을 직감했다. 자기 손으로 직접 출금해 주며 범죄에 동참한 셈이다. 갈수록 ‘대포통장’ 만들기가 어려워지고 감시가 강화되자 사기범들의 수법도 진화하고 있다. 만일 이씨처럼 계좌가 범죄에 악용됐다면 어떻게 될까. 우선 계좌는 당분간 쓸 수 없게 된다. 해당 계좌에 입금한 사기 피해자의 신고를 통해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에 근거, 지급 정지 조치가 이뤄져서다. 피해자는 이씨에게 피해액을 돌려받기 위해 계좌주의 권리를 없앨 목적으로 ‘채권소멸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김용실 금감원 금융사기대응팀장은 “이씨 계좌에 원래 들어있던 돈까지 피싱 사기 피해자에게 반환될 수 있는 만큼 법원에 ‘지급정지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해 원래 자신의 돈을 방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선의의 피해자라고 하더라도 범행에 계좌가 이용된 만큼 이씨가 충분히 소명하지 못하면 공범으로 몰려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민사상 손배해상 책임이 따를 가능성도 있다. 또 다른 신종 사기수법도 있다. 이달 초 한 청소대행 업체는 벼룩시장, 가로수 등 구인구직 사이트에 계좌번호를 올렸다가 낭패를 봤다. 계약금을 받기 위한 목적으로 계좌를 올렸는데 어느 날 각 3만원씩 2명에게서 모르는 돈이 입금된 것이다. 입금자는 금융사기에 이용된 통장이라며 은행 측에 지급정지를 신청했다. 계좌로 들어온 계약금을 찾을 수 없게 된 업체 측이 난색을 표시하자 입금자는 “지급정지를 풀어 줄 테니 600만원을 달라”고 되레 협박했다. 금융 당국은 “모르는 돈이 입금됐을 때는 당사자와 해결하려 하지 말고, 금감원이나 금융사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면서 “선의의 피해자라도 범죄에 이용되면 거래 제한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계좌 노출을 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덫은 대출을 받을 때 걸리기가 더 쉽다. 예를 들어 사기범들은 500만원 대출이 필요한 사람을 물색해 5000만원을 입금하고 나서 “실수였다”며 4500만원을 되돌려받는 수법을 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진웅섭 “비 올 때 우산 뺏기식 영업 안돼”

    진웅섭 “비 올 때 우산 뺏기식 영업 안돼”

    “아무리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이라 해도 각 금융사가 경쟁적으로 대출금을 거둬들이면 버텨 낼 수 없다.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옥석 가리기는 합리적인 근거로 해야지 막연한 불안감으로 무분별하게 여신을 회수해선 안 된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자금 사정이 팍팍해진 조선업에서 돈을 빼려는 은행권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진 원장은 12일 출입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최근 일부 금융사가 일시적으로 유동성 애로를 겪는 정상 기업에서 경쟁적으로 여신을 회수하려는 ‘비 올 때 우산 뺏기식’ 영업을 한다는 얘기가 있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부실이 드러난 이후 금융사들이 한진중공업 등 자금 사정이 원활하지 않은 다른 조선업체에서도 대출금을 회수하려는 움직임을 겨냥한 것이다. 금융사들은 “여신 회수 계획이 없다”고 부인했다. 앞서 금감원은 대우조선에 대한 대출 한도를 이전 수준으로 돌리고, 대우조선 계열사나 협력회사에 대한 상환 압박을 자제해 달라고 은행들에 요청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신종 ‘레터피싱’ 주의

    검찰 직원을 사칭해 가짜 출석요구서를 우편으로 보낸 후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로 유도하는 새로운 피싱 수법이 등장했다. 금융감독원은 검찰을 사칭하는 우편물로 금융소비자를 현혹하는 신종 ‘레터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11일 주의를 당부했다. 레터피싱은 상습 인터넷 도박자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대포통장이나 불법자금 세탁 정황이 확인됐다며 물어볼 게 있으니 검찰로 나와 달라는 ‘출석요구서’로 시작된다. 출석 관련 문의를 위해 요구서에 적힌 전화번호로 연락을 하면 주소와 이름, 수신 전화번호 등을 물으며 개인 신상 정보를 털어 가는 수법이다. 금융 사기가 의심되면 검찰청(1301)이나 금감원 콜센터(1332)로 문의하면 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분식회계’ 대우건설 과징금 20억 중징계

    금융당국은 11일 대우건설이 수천억원대의 분식회계를 한 것으로 결론 짓고 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금융당국이 부과할 수 있는 최대 과징금이다. 대우건설의 외부감사를 맡았던 삼일회계법인에도 10억원의 과징금을 매겼다. 증권선물위원회 자문기구인 감리위원회는 “대우건설이 국내 10여개 사업장에서 5000억원 규모의 공사 손실 충당금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회계 처리를 할 때 분양률이 미달되는 등 손실이 예상되면 충당금을 쌓고 손실 처리를 해야한다. 대우건설 측은 분양 이전에 손실 가능성을 제대로 추정하기 어렵다고 항변했으나, 금감원은 손실 인식 조건이 충족된다고 판단했다. 사실상 대우건설 자체 사업임에도 도급계약인 것처럼 형식을 갖춰 수익을 초과 인식하도록 한 점도 문제 삼았다. 대우건설 측은 “건설회계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처분”이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대우건설의 정확한 분식 규모와 징계 수위는 오는 26일 열리는 증선위에서 최종 확정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김 회장 복귀 전 체제 정비?

    김 회장 복귀 전 체제 정비?

    김연배(71) 한화생명 부회장이 돌연 사의를 밝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복심’(腹心)으로 불리던 그가 여름휴가(3~8일) 중 그것도 김 회장의 ‘광복절 특사’가 유력해진 가운데 내린 결단이라 배경을 둘러싸고 뒷말이 무성하다. 한화생명은 10일 “지난해 9월 취임한 김 부회장이 고령 등의 이유로 후학 양성에 힘쓰겠다며 지난주 사의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화생명은 차남규 사장 단독 체제로 바뀌게 된다. 그간 한화생명은 차 사장이 영업을, 김 부회장이 자산운용과 전략 부문을 공동대표 체제로 맡아 왔다. 김 부회장은 1968년 한화증권에 입사해 48년간 그룹에 몸담은 ‘한화맨’이다. 한화그룹 구조조정본부 사장, 금융부문 부회장 등을 거쳤다. 지난해까지 비상경영위원장을 지내며 투자·경영전략 등 그룹 현안에 깊숙이 관여했다. 김 부회장은 김승연 회장의 경기고 동문이다. 2005년 공정 입찰을 방해한 혐의와 전윤철 당시 경제부총리에게 뇌물을 주려 한 혐의로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을 때도 “나 혼자서 한 일”이라며 김 회장을 보호했다. 그런 그가 김 회장 복귀가 가시화되는 시점에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어서 여러 의문이 쏟아진다. 일각에서는 ‘체제 정비설’을 제기한다. 업계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2013년 한화손보가 제일화재를 인수·합병한 후 시너지를 못 냈을 때 전문 인력이 부재하다는 판단에 따라 외부 인사 영입과 기존 인력 퇴출이 이뤄졌는데 이때 물밑에서 그룹 내부 인사와의 갈등설이 업계에 떠돌았다”며 “김 회장 복귀 후 ‘개혁 작업’을 위한 용퇴가 아닌가 싶다”고 추측했다. 실적 논란도 있다. 한화생명은 최근 ‘만기보유채권’을 모두 ‘매도금융채권’으로 재분류했다. 만기까지 갖고 있을 계획이던 채권을 시중 거래가격을 반영해 중간에 팔 수 있는 채권으로 회계상 변경해 1조원이 넘는 장부상 이익을 만든 것이다. 불법은 아니지만 통상 금융사의 건전성 지표인 위험기준자기자본(RBC) 비율을 높일 여력이 없는 경우 활용된다. 한화생명 측은 “자산운용의 한 방법일 뿐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면서 “(김 부회장) 취임 직후 6970원이던 주가가 지난 9일 8370원까지 올랐다”고 반박했다. 술을 일절 입에 대지 않는 김 부회장이 최근 들어 오래 서 있기 힘들어하는 등 휴식이 필요해진 것뿐이라는 게 한화의 공식 해명이다. 김 부회장은 조만간 그룹 내 인재경영원 고문으로 자리를 옮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생각나눔] 보험사 건강관리서비스 괜찮나

    [생각나눔] 보험사 건강관리서비스 괜찮나

    # 뉴욕의 ‘오스카 보험사’는 착용형 기기(웨어러블) 업체인 미스핏과 손잡고 ‘하루에 만보 걷기’ 등 걸음 수치를 달성하면 월 20달러 내에서 하루 1달러씩 준다.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인 애플은 애플워치로 측정한 개인 건강 데이터를 제휴 보험사와 공유해 금주 등 목표치를 이루면 보험료를 깎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남아프리카공화국 보험사인 ‘디스커버리’는 가입자들의 금연, 운동 습관, 건강 검진 등 정보를 분석하는 건강 프로그램 ‘바이탈리티’를 활용해 건강한 일상을 보내는 고객에게 항공사, 통신사, 온라인몰, 영화관 등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게 해 준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건강관리와 금전적 혜택을 연계한 ‘건강관리서비스’가 해외에서 시행 중이거나 추진 중이다. ‘건강관리서비스’란 단순 진료를 넘어 질병을 미리 막을 목적으로 생활 습관을 바꿀 수 있게 상담, 교육, 훈련, 실천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부가 서비스를 말한다. 최근 정부의 ‘핀테크’(금융과 정보기술의 융합) 정책이 활성화되면서 이 건강관리서비스가 재조명받고 있다. 보험사도 건강관리서비스에 목을 맨다. 이유는 간단하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만큼 고객이 아프지 않아야 돈(보험금)이 덜 나가서다. 또 스마트 모바일이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잡은 만큼 이를 활용해 건강을 관리하는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이 차세대 산업이 될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보험사는 가입자의 건강을 정기적으로 검진하다 보면 종합적·예방적 차원에서 국민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질병·건강 정보는 마케팅 수단이자 통계로도 쓸 수 있다. 또 보험사, 의료·영양관리기관 등 민간 건강관리서비스 공급 시장이 발달하면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궁극적으론 보험료 인하나 인상의 여지도 있다. 이미 보험사들도 움직이고 있다. 알리안츠생명은 지난달 모바일 헬스케어 ‘눔’(NOOM)과 제휴를 맺고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인 ‘올라잇 코치’를 출시했다. 알리안츠생명의 온라인 보험인 올라잇에서 보험에 들면 ‘올라잇 코치’를 1년간 무료로 쓸 수 있다. 이 앱은 한 달 사용료가 9.99달러인 ‘눔 코치’를 알리안츠생명 고객에 맞춰 개발한 것으로 식사 및 운동 기록, 저칼로리 건강 식단 등을 제공한다. 반면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도 팽팽하다.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 내부적으로 고객이나 계약 상황, 각종 보험금 지급 정보 등 데이터베이스(DB) 시스템을 통합할 수 있는 체계도 마련돼 있지 않다. 건강정보를 분석할 수 있는 빅데이터 과학자나 분석 전문가 등 인력도 부족한 상태다. 의료기관도 극렬하게 반대한다. ‘의료민영화’로 가는 정지 작업이란 논리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질병 치료를 위해 전문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건강관리 영역이 산업 논리와 영리 목적으로 왜곡될 수 있다”면서 “보험사가 건강 영역에 침범하는 것으로 의료 생태계 교란이 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험사의 ‘과도한 건강관리’로 가뜩이나 대형 병원에 밀려 어려운 동네 병원이 다 문 닫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앞서 건강관리서비스법안은 수차례 제정이 시도됐지만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의료민영화 관련 논란 및 환자 질병정보 유출 우려 때문이다. 현행 의료법 24조에 따르면 ‘의료인은 환자나 보호자에게 건강관리에 필요한 사항을 지도해야 한다’고 돼 있다. 건강관리서비스를 보험 산업에 제대로 적용하려면 이 서비스 영위 주체나 객체를 명확히 할 수 있게 법부터 손질해야 한다. 또 업계에 따르면 건강관리서비스 공급기관에 대한 별도의 제도적 근거가 없어 사실상 현재 건강관리서비스업이 불가능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하는 영리 병원, 원격 의료, 의료 관광 활성화 정책과 맞물려 건강관리서비스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부가 구체적인 안을 내놓기보다는 먼저 업계와 의료기관 논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두고 고객 상대 소송 함부로 못해

    앞으로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을 두고 고객을 상대로 함부로 소송을 벌일 수 없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27일 보험금 지급과 관련한 부당한 소송을 줄이기 위해 보험사가 소송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내부 통제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예컨대 보험사들이 자체적으로 ‘소송관리위원회’를 만들어 소송 제기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소송관리위에는 내부 임직원 말고도 학계와 소비자 보호 전문가 등 외부인이 참여하도록 해 부당 소송을 사전 차단하도록 할 방침이다. 일부 보험사들이 소비자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소송을 남용한다는 지적이 잇따른 데 따른 조치다. 금감원은 소송 제기 때 소송가액이나 유형에 따라 담당 임원 또는 최고경영자(CEO) 보고도 의무화했다. 일부 보험사가 내부 검증 절차도 없이 실무 부서 담당자 전결로 소송을 남발하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이런 내용의 제도 개선안을 늦어도 다음달 중에는 시행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소송 제기 유형과 소송 결과 등 보험금 지급 관련 소송 공시를 강화하고 소송과 관련한 실태점검도 정례화하기로 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女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가 산다] 육아휴직 그 엄마, 회사에서 전화 왔대…승진 축하한다고!

    [女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가 산다] 육아휴직 그 엄마, 회사에서 전화 왔대…승진 축하한다고!

    지난 17일 오전 서울 금천구 가산동 ㈜인피닉. 반바지와 면티를 입은 젊은이들이 자유롭게 책상에 걸터앉아 담소를 나눈다. 입사 9개월 차인 손효선(33) 인사채용팀장이 박재연(26), 정혜인(27) 팀원과 회의실에서 면접 질문지를 놓고 논의 중이다. 팀장도, 팀원도 모두 여성이다. 성별에 대한 편견 없이 지원자를 대하라는 취지에서다. 18개월 아들을 둔 손 팀장은 외국계 보험사 인사팀에 있다가 이직했다. 면접 볼 당시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고 나오려면 바쁠 테니 출근을 30분 늦춰서 하면 어떨까요’라는 회사의 제안을 받고 “이런 회사라면 믿고 일할 수 있겠다”란 생각에 망설임없이 이곳을 선택했다. 2001년 설립된 인피닉은 스마트폰 신제품 테스트 등을 전문으로 하는 정보기술(IT) 기업이다. 전체 직원 318명 가운데 여성 근로자가 약 40%(128명)나 된다. 동종 업계 IT 기업의 여성 직원 평균 비율이 29%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더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회사의 신조다. ‘해피 홈퍼니’(Happy Hompany)다. 홈퍼니는 ‘홈’(Home·가정)과 ‘컴퍼니’(Company·회사)를 합친 말이다. 노성운(44) 인피닉 대표가 직접 지었다. “가정과 직장이 다 같이 즐거워야 한다. 가정의 즐거움을 위해 나보다 회사가 더 애쓴다”는 뜻이란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상도 여러 번 받았다. 여성가족부 주관 가족 친화 경영대상(2013년), 가족 친화 기업 관련 여성가족부장관상(2012년) 등을 받았다. 그만큼 인피닉에는 여성을 위한, 가족을 위한 특별한 제도가 많다. 첫째 ‘달란트 제도’다. 평가로 인한 사내 경쟁을 없애고 가족적인 분위기를 도모하기 위해 도입했다. 이 회사에는 인사고과(考課) 제도가 없다. 노 대표는 “흔히 말하는 회식 문화, 사내정치 문화, 목욕탕 문화 등은 남성을 위한 사내문화”라면서 “실력보다 친분과 술자리로 더 평가받는 조직을 만들지 않으려고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성과 평가제도가 없는 대신 직원들의 사기를 올려주고 잘하는 직원을 칭찬할 수 있는 격려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예컨대 직원들 이름 옆에 ‘달란트’라는 스티커를 붙일 수 있게 한 뒤 많은 스티커를 받은 직원에게 상품권 등을 선물한다. 스티커는 1인당 4장(1개월 기준)을 부여한다. 그렇다고 승진급 심사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성별에 대한 객관성을 유지한다는 것이 특이점이다. 대표가 혼자 밀실에서 승진 대상자를 정하지 않는다. 인사위원회를 별도로 꾸린다. 공정하게 각 팀의 과장, 팀장, 부서장 10명 이상이 모여서 규정에 따라 위원회를 구성한다. 여기에는 한 가지 조건이 따른다. 여성이 반드시 40% 이상 포함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인지 여성 관리자 비중(33%)도 동종 업계(21%)보다 높다. ‘육아 중 승진제’도 있다. 육아휴직 및 출산 휴가 중인 임직원을 대상으로 승진을 시키는 것이다. 여성의 경우 육아휴직에 들어가면 통상 대부분의 회사가 승진 대상에조차 올리지 않는데 이를 배제하고 근무 중이 아니더라도 공정하게 후보에 올려 평가한다. 지금까지 4명의 여직원이 휴직 기간 중 승진을 했다. 손효선 팀장은 “외국계 기업에 근무하다가 왔지만 이곳은 더 외국계 기업 같은 곳”이라고 강조했다. 임신근로자·육아기 단축근무제 이용자도 흔하다. 자신이 원하는 근무시간(8시간)을 선택해 나오면 된다. 테크니컬리더 그룹 소속 책임연구원인 김주혁씨는 남성이지만 출근 시간을 한 시간 늦췄다. 김 연구원은 “요즘 고민은 아이들의 건강을 위한 유기농 아침식단 만들기”라며 “회사가 배려해 주니 경력 단절과 가사 일로 자존감이 바닥에 떨어졌던 아내가 직장을 갖게 돼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육아 등으로 직원이 휴직할 때 대체 인력을 뽑는 경우도 많지만 인피닉은 교육 지원은 물론 기간에 상관없이 직원이 복귀할 때까지 자리를 그대로 비워 둔다. 직원들은 회사에 대한 고마움을 인트라넷에 올리며 제도를 공유하고 소통한다. ‘복지카페’도 눈에 띈다. 다양한 형태로 포인트를 선물해 가족끼리 외식을 하거나 백화점 상품권으로 교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예컨대 ▲입사 2000점 ▲결혼기념일 2000점 ▲입사 1주년 1000점 ▲자녀 돌 5000점 ▲우수사원 5000점 등이다. 이 점수만큼 상품권을 살 수 있다. 직장맘들이 좋아하는 제도는 ‘마이너스 연차’다. 이미 소진된 연차 외에 앞으로 생길 연차까지 ‘선불’로 당겨 쓸 수 있는 제도다. 갑자기 자녀가 아프다거나, 어린이집이 휴원일 때 등 잦은 연차가 필요한 워킹맘을 위해 시행됐다. 입사한 지 얼마 안 돼 연차가 없는 신입사원도 쓴다. 정인권(36) 인사팀 과장은 “자랑해야 할 지 모르겠지만 이미 직원 30%가 마이너스 연차를 쓴 상태”라고 웃으며 설명했다. 여성들이 행복한 기업을 만든 이유를 물었다. 노성운 대표는 의외로 “일부러 여성을 더 뽑고, 여성을 의식해서 이런 제도들을 만든 게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좋은 직원을 더 모으고 싶어서 조금 배려했을 뿐”이라면서 “여직원이 아니라 사람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피닉의 신조가 그런 것이란다. 최정인(34·여) 경영기획팀 차장은 “회사가 편해야 집안이 편하고, 집안이 편해야 일이 편하다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가장 좋다”고 말했다. 여성이 행복해야 회사가 행복하다고 믿는 기업은 또 있다. 2013년 여성 친화기업 인증(문화체육관광부)을 받은 ‘엠엘씨월드카고주식회사’다. 1992년에 설립됐다. 항공·해상수출입 운송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한다. 이곳은 임신기 여성을 위해 출근시간을 8시 30분에서 9시로 늦춰 주고 금요일엔 오전에만 일하게 한다. 여직원들만의 모임인 ‘도란도란’도 운영한다. 여성 근로자들의 건의사항을 들어주고 사내 남녀 차별적인 제도를 바꿔 나가는 모임이다. 회사에서도 스트레스를 풀라며 월 50만원, 분기 100만원씩 회식비를 ‘통 크게’ 쏜다. 대기업 중에선 삼성화재의 배려도 눈에 띈다. 2012년 3월부터 운영 중인 콜센터 ‘임산부팀’이 대표적이다. 아이를 가지면 업무량을 조정해 준다. 휴식과 수유를 위한 휴게실도 별도로 마련돼 있다. 올해 고용노동부에서 주관하는 ‘2015 남녀고용평등기업’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2년 육아휴직제와 PC 자동소등제(오후 7시)를 실천 중인 기업은행과 휴직 후 희망부서 우선배치 등을 시행 중인 신세계백화점도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가족·친구가 번갈아 운전할 예정이면 출발 전날 ‘단기 운전자 확대 특약’ 가입을

    이동이 잦고 마음이 들뜨는 휴가철에는 사고도 잦기 마련이다. 손해보험협회와 보험개발원이 2012~2014년 여름휴가철(7월 20일~8월 15일) 자동차보험 대인 사고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하루 평균 교통사고 부상자는 4723명으로 나타났다. 연평균보다 5.1% 많다. 특히 10세 미만 어린이 사상자는 하루 평균 287명으로 연평균(218명)보다 31.6%나 많다. 휴가 기간 동안 가족이나 친구와 번갈아 운전하게 될 경우 ‘단기 운전자 확대 특약’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일정 기간 동안만 운전자 범위를 늘리는 보험이다. 보험사와 운전자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통상 5일에 1만~2만원을 내면 가입 가능하다. 박승호 손보협회 홍보팀장은 “(특약에) 가입한 날 자정부터 종료일 자정까지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여행 떠나기 전날 미리 가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어린이 사상자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반드시 카시트 등 어린 자녀용 안전 장구를 갖추고 안전벨트 착용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고가 나면 TV 유행어처럼 ‘당황하지 말고 이렇게 대처하면 끝’이다. 일단 경찰서에 신고한다. 경찰에 신고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보험사에 사고 접수가 되는 것이 아닌 만큼 보험사에도 따로 알려야 한다. 스프레이를 이용해 바퀴 위치를 표시하고 휴대전화 등으로 현장 사진을 찍는 등 현장을 보존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목격자가 있다면 연락처를 반드시 받아 둔다. 증거 수집이 끝나면 비상등을 켜고 차량을 옮겨 제2의 추돌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 가해자가 현장에서 달아났거나 ‘무보험’ 상태라도 구제 장치는 있다. ‘정부보장사업’이다. 뺑소니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사회보장제도다. 피해자나 유족이 경찰에 신고한 뒤 11개 손보사에 신청하면 된다. 피해자 사망 시 2000만원에서 1억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7년 넘은 中企도 신제품 개발땐 ‘크라우드펀딩’ 허용

    창업한 지 7년이 지난 기업도 신제품이나 신기술을 개발하면 크라우드펀딩으로 투자금을 모을 수 있게 된다. 크라우드펀딩이란 온라인으로 소액 투자자를 모집해 창업 벤처 기업에 투자하는 자금 조달 방식을 뜻한다. 투자 한도 제한이 없는 ‘전문 투자자’의 범위에는 벤처캐피탈, 전문 에인절 투자자 등이 포함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지난 6일 국회를 통과한 자본시장법 일부 개정안의 후속 조치다. 입법 예고된 시행령 개정안은 7년 이하 창업·중소기업 중 주권상장법인과 금융·보험업, 부동산업 등 일부 업종의 기업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증권을 발행할 수 없도록 했다. 그러나 비상장 중소기업이 기존 사업과 회계를 분리해 신제품·신기술 개발, 문화사업, 산업재산권 등 이른바 프로젝트 사업을 하는 경우에는 업력이 7년을 넘더라도 크라우드펀딩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장기간 기술 개발이 요구되는 업종에 따라서는 7년 이후에도 자금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는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투자자의 전문성과 위험감수 능력 등에 따라 투자 한도도 차등화했다. 예컨대 일반 투자자의 경우 기업당 200만원, 연간 총 500만원이며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 등 소득 요건을 갖춘 투자자는 기업당 1000만원, 연간 총 2000만원을 투자할 수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정부 가계빚 대책] 눈길 끄는 장치들

    [정부 가계빚 대책] 눈길 끄는 장치들

    정부가 22일 내놓은 가계부채 대책에는 ‘스트레스 금리’ ‘안심주머니 애플리케이션(앱)’ 등 눈길을 끄는 이색 장치들이 많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이 스트레스 금리다. 대출 시점 기준 3~5년간의 금리를 토대로 앞으로 금리가 얼마나 오를지 보여주는 금리다. 정부는 나중에 금리가 인상됐을 때 빚을 못 갚는 가계가 속출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변동금리형 대출 상품에 이 스트레스 금리를 2% 포인트가량 적용키로 했다. 원리금 상환액을 따질 때 실제 금리에 스트레스 금리를 더한다. ‘유한책임대출’도 있다. 주택 가격이 내려가 경매로 넘어갔을 때 낙찰 가격이 대출 금액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금융사가 대출자에게 추가 금액을 요구할 수 없도록 책임을 한정하는 대출을 말한다. 쉽게 말해 담보로 제공한 집값이 대출금 밑으로 떨어져도 집만 포기하면 더이상의 대출금 상환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정부는 유한책임대출 상품의 요건을 구체화해 국민주택기금 기반의 주택대출에 시범 시행해 보고 추후 시중은행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대출자의 성실한 빚 갚기를 유도하는 ‘안심주머니’ 스마트폰 앱도 10월부터 보급한다. 안심주머니 앱에는 금리 비교, 분할상환에 따른 이자 절감액, 이용자 소득과 지출 규모에 적합한 대출 규모, 위험 고지 내용 등이 담긴다. 이 앱으로 주택금융공사 모기지 상품을 이용하면 금리 우대 혜택도 줄 예정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두 기관 ‘협력 강화’ 제대로 안착할까

    두 기관 ‘협력 강화’ 제대로 안착할까

    “이게 무슨 협력 강화입니까? 금융위원회가 앞으로 합법적으로 필요할 때마다 (금융감독원 직원을) 불러 쓰겠다는 신(新)노비문서죠.” 금융위가 금감원에 ‘권한’을 대폭 넘기겠다고 발표한 지 불과 나흘 만에 금감원 내부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금융 당국이 최근 마련한 ‘금융위·금감원 협력 강화 방안’을 놓고 금감원 실무 직원들을 중심으로 “권한 없는 일방적 희생계약”이라는 반발이 일어서다. 금감원 노조는 지난 20일 ‘제목만 협력강화 방안, 실상은 신(新)노비계약’이라는 제목의 내부 소식지를 사내 게시판에 올렸다. ‘혼연일체’를 강조하던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입장이 난처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금융위와 금감원에 따르면 금융 당국이 내놓은 협력 강화 방안의 주요 내용은 이렇다. 감독 규정이나 법령 제·개정 시 모든 절차에 금감원이 참여하게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금감원은 규정 입안 시 시장영향 사전 분석부터 수요조사, 시나리오 작성 등과 관련해 금융위와 협력해야 한다. 규제개혁위원회·법제처·국회 등 ‘행정절차 공동대응’도 나서야 한다. 다만, 발표 때는 ‘가급적’ 금감원과 공동 명의 보도자료’를 낸다. 금감원의 한 직원은 “금융위가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감독원 인력을 공식적으로 착취할 수 있는 길을 닦은 것”이라면서 “일은 금감원이 하는데 ‘가급적 공동 발표’라는 단서를 달아 언제든 성과에서 배제하고 공만 가로챌 수 있는 여지까지 생겼다”고 비판했다. 인허가 승인 심사 업무도 금감원이 주도적으로 수행한다고 돼 있지만 ‘단, 별도 의견이 있을 땐 금융위 실무과가 안건을 작성해 금융위 회의에 상정’이라는 단서 조항이 붙어 논란이 일고 있다. 두 기관의 의견이 다르면 결과적으로 모든 권한은 금융위에 있어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는 반발이다. 금감원 노조 측은 “인허가 업무는 지금도 금감원이 주도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며 “차라리 금감원이 전담하게 해 원스톱 서비스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위 측은 “원래 금융위에 보고하게 돼 있는 사안인 만큼 국민 편의 차원에서 빨리 진행될 수 있도록 일반적 사안은 금감원이, 이견이 있는 주요 사안은 금융위가 처리하게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금감원이 ‘감독 규정 개정’을 건의할 경우 금융위 실무과가 일정 기간 안에 반영 여부를 알려주도록 돼 있는 조항도 논란거리다. 팀장급인 금감원 직원은 “근거가 안 남는 구두지시 등 비공식 채널이 늘어날 수 있다”며 “관치 구태가 반복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의 마찰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태생적 한계 탓이다. 사실상 한몸에 가깝던 두 기관은 2008년 분리됐다. 금감원의 업무와 운영을 금융위가 감독하는 수직적 구조이지만 금융 정책과 감독 업무가 혼재된 상태에서 정책이나 제재 등을 놓고 양측이 이견을 보인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통합론까지 불거지며 현 정부 초기 금융감독체계 조직 개편이 논의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뜩이나 두 명의 시어머니를 모시는 것도 힘든데 분위기가 저러니 금융 개혁이 제대로 될지 모르겠다”고 쓴소리를 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휴가철 해외서 신용카드 쓸 때 원화 대신 현지통화로 결제를

    30대 직장인 나몰라씨. 미국으로 해외여행을 갔다가 1000달러짜리 가방을 샀다. “원화로 계산할까요? 달러로 할까요?”란 직원 질문에 “알아서 해 달라”고 했다가 낭패를 봤다. 나중에 대금 결제 고지서를 받아 보니 청구 금액이 108만 1920원이었다. 그런데 같은 가방을 달러로 지불한 친구는 101만원만 낸 것. 나씨는 친구보다 7만 2000원(7.1%)이나 더 내야 했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것일까. 해외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카드 결제를 ‘원화 기준’으로 하면 환전 등의 명목으로 5~10%의 추가 수수료가 붙어서다. 금융감독원이 20일 내놓은 ‘여름 휴가철 알아둘 금융상식’에 따르면 해외에서는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 달러 등 현지 국가 통화로 하는 게 좋다. 신용카드 영수증에 한국 돈을 뜻하는 ‘원화’(KRW) 표시가 돼 있다면 취소하고 현지 통화로 다시 결제해 달라고 요청하면 된다. 외화 환전을 하려면 은행연합회 홈페이지(www.kfb.or.kr)에서 ‘은행별 환전 수수료율’을 비교하자. 은행에 따라 수수료율 차이가 있어서다. 다만 인터넷 환전을 이용하면 통상 수수료가 더 저렴하다. 공항이 아니라 인터넷에서 미리 ‘손품’을 팔면 그만큼 돈을 절약할 수 있다. 특히 미국 달러화는 환전 수수료율이 2% 미만이지만 동남아시아 국가는 4~12%에 이르므로 현지 통화를 바로 환전하는 것보다 한국에서 달러로 환전한 후 현지에서 달러를 현지 통화로 다시 바꾸는 것이 더 유리하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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