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대입 논술 시사문제 줄고 만화·영화 대본 등 활용
올해 각 대학에서 실시한 정시 논술고사는 일상생활에 잠재해 있는 인간 본연의 문제를 주제로 한 것들이 많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림, 광고 등 다양한 시각적 자료들도 활용됐다. 유웨이 중앙교육이 지난 3일 이화여대 논술고사를 비롯, 지난 12일까지 실시된 8개 대학의 논술고사 출제경향을 분석한 결과다.
●창의적이며 균형적인 시각중요
분석결과, 시사적 주제보다는 일상생활에 잠재해 있는 인간 본연의 문제를 주제로 한 지문들이 많았다.
‘질서의 의미와 가치(고려대)´,‘바람직한 한국인 상(경희대)’,‘문자 표현(글)의 한계와 가능성(부산대)’,‘모조품 소비 현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문화적인 함의 - 정체성 상실,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잣대에 대한 방향성 상실(성균관대)’,‘남아 선호 사상과 민족주의(숙명여대 인문)’,‘불안의 생산성과 항존성(연세대)’,‘언어가 사회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이화여대)’등이다. 강신창 논술팀장은 “많은 학생들은 이런 주제에 대해 단편적인 정보만을 암기하거나 당연히 그러하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면서 “논술에서 이러한 고정관념은 매우 안 좋은 학습 습관으로, 이번 논술은 이러한 단편적인 사고의 한계를 극복하고, 평소 창의적이고 균형적인 접근이 가능하도록 공부해야 함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림, 광고 등 시각적 자료도
그림, 광고, 표 등 다양한 시각적 자료들도 나왔다. 변별력 강화를 위해서라는 게 강 팀장의 분석이다.
실제로 숙명여대는 최근 4년간 우리나라 출생성비를 나타내는 통계 자료를, 한양대(인문)는 인간형 로봇 ‘휴보’와 만화 ‘공각기동대’의 휴머노이드 그림, 영화 ‘메트릭스’ 대본 등 시각적 자료를 활용했다.
●고도의 이해력 요구도
대부분의 대학들이 ‘제시문을 바탕으로’,‘제시문을 비교 분석하고’,‘제시문 안의 논지를 밝히고’, 대화체의 제시문을 주고 ‘제시문 안의 특정인의 주장에 대해’,‘제시문들의 공통 주제를 찾아’,‘제시문 간의 연관 관계를 설명하고’ 처럼 주어진 자료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독해를 바탕으로 논술문 작성을 요구했다. 출제자가 특정 교과의 암기된 지식이나 배경 지식보다는 이해력과 독해력을 바탕으로 주어진 문제를 다양한 시각으로 지식을 체계화하는 능력이 있는지를 평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