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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해과정 태연히 재연/온보현 현장검증

    【용인·김천=박현갑기자】 부녀자 연쇄살인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용산경찰서는 29일 지난 14일과 13일 범인 온보현에 의해 살해된 박주윤씨(24)와 허수정씨(26)의 사체가 유기된 경북 금릉군 아포면과 경기도 용인군 두 곳에서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서울지검 강력부 홍준표 검사지휘로 실시된 이날 현장검증에서 온은 당시 살해과정과 사체유기과정을 비교적 태연하게 설명했다. 이날 두 곳의 현장검증장소에는 주민들이 몰려나와 온을 향해 『저런 놈은 능지처참을 시켜야 한다』『세상에 어떻게 저런 악마가 활보하고 다녔는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경찰은 현장검증에 앞서 한때 『취재진들이 여과없이 보도해 국민정서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며 현장에서 50m이상 떨어져서 취재해줄 것을 요청,취재진들과 주민들의 격렬한 항의를 받고 검증을 시작했다.
  • 국방부 경비 허점/박현갑 사회부기자(오늘의 눈)

    최근 대학생들의 국방부 기습시위가 시중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0일 하오 1시30분쯤 한국대학생총연합(한총련)소속 학생 1백52명이 국방부 차량출입용 정문을 통해 국방부안으로 쳐들어 갔다. 당시 정문에는 헌병 4명이 평소처럼 출입차량을 통제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갑자기 1백명이 넘는 학생들이 무더기로 뛰어드는 바람에 대형 철제문을 미처 닫지 못했다. 청사안으로 들어가는데 성공한 학생들은 민원인들이 출입하는 민원실 뒤편 주차장으로 1백여m쯤 들어가 「전쟁광 무기상인 페리방한 결사반대」등의 내용이 적힌 대형플래카드를 펴들고 「미국반대 전쟁반대」등의 구호를 외치며 연좌농성을 벌였다. 학생들이 들어오자 국방부는 즉시 연좌농성 현장에 5분대기조인 헌병들을 긴급출동시켜 연좌농성은 20여분만에 종료됐다. 이날 상황은 학생들로서나 국방부측으로서나 똑같이 하나의 「이변」이었다.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국방부로서는 짧은 시간이었으나 학생들에 의해 청사가 일부 점거당함으로써 일반국민들에게 「군 기강 해이」라는인식을 충분히 심어줄 소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날 국방부 본관건물에서는 미국의 페리국방부장관과 이병대국방부장관이 회담을 갖고 있었던 터라 국방부 자체경비에 허점이 노출됐음을 드러낸 것이다. 한편 학생들로서도 이날 자신들을 둘러싼 헌병들에 의해 끌려나온 것이 아니라 관할 경찰에 의해 연행됨으로써 과거 「군사독재 타도」를 외치다 군화발에 짓밟혔던 선배들과는 판이한 「대접」을 받아 문민시대의 분위기를 느낄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학생들의 기습시위사건은 결코 간단히 넘겨 버릴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국방부는 말 그대로 한 국가의 안보를 책임지는 곳으로 비상상황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하루 24시간 일년내내 비상근무한다는 생각으로 업무를 해야 하는 「특수성」이 있는 곳이기때문이다. 국민들은 지난해 군수품 도입 사기사건과 일본 방송 기자가 보안문서를 토대로 우리 안보현황을 일본 잡지에 기고해 우리에게 「허술한 국방부」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었던 것을 아직 잊지 않고 있다.
  • 뿌리 못내린 환경교육(교육 개혁해야 한다:17)

    ◎환경보전 생활습관으로 가르쳐야 한다/주변청소 등 자연보호캠페인 고작/시범교 6곳뿐… 현장수업 엄두못내 □특별 취재단 김종일(단장 편집부국장) 김만오(사회부 차장) 김용원(사회부 기자) 임태순(〃) 황성기(〃) 손성진(〃) 송태섭(〃) 박현갑(〃) 박찬구(〃) 박상렬(〃) 김경림(〃) 손원천(〃) 서울 남대문중학교 1학년10반 담임인 박상규교사(46)는 언제나 학생들과 함께 교실에서 점심을 먹는다. 박교사는 환경보전을 위해서는 실생활속에서 쓰레기량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우선 학생들이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도시락 반찬 알맞게 싸오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이 학급 학생들은 점심식사가 끝나면 깨끗히 비워진 반찬통을 서로 보여주며 반찬을 남기지 않았음을 서로 확인하고 있다. 학생들은 또 교내외에서 우유팩과 폐지 모으기 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주말이면 틈나는대로 담임선생님과 함께 북한산에 올라 쓰레기를 줍기도 한다. 환경보전·보호에대한 박교사의 남다른 관심과 열정에서 시작됐던 이러한 운동은 다른 교사와 학생들에게까지 번져 어느새 학교 전체 행사가 돼 버렸다.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영남중학교는 지난 91년 환경처가 지정한 환경시범학교가 되면서 그동안에 있던 특별활동반의 과학반을 「환경반」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시범학교 지정을 계기로 새롭게 인식하게된 환경교육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내실있는 교육활동을 전개하기 위해 명칭까지 바꾼 것이다. 이 학교의 각 교실에는 일반 쓰레기·재활용품 쓰레기·병 등 3종류의 쓰레기통이 마련돼 분리 수거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웃해 있는 공장들을 방문,오염방지시설과 처리과정 등을 견학하는등 활발한 환경교육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일어난 낙동강 오염사태를 계기로 환경문제가 우리 삶과 직결된 사회문제로 부각되면서 환경보전에 대한 시민들의 각성이 일어나면서 학교에서의 환경교육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80년초부터 시작된 우리나라의 환경교육은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에게 환경보전에 대한 적극적인 가치관과 태도를 길러 주기보다는 구호 수준에 머무르는 등 아직도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기껏해야 박교사와 영남중학교의 사례처럼 환경문제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가진 교사 개인의 열정이나 주무부처인 교육부가 아닌 환경처에 의해 지정된 몇몇 시범학교들의 활동에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82년 4차 교육과정부터 환경문제를 정규 교육과정에 넣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지만 실제 교육이 시작된 것은 85년 환경처가 환경시범학교를 지정 운영하면서부터이다. 지난해부터는 유치원까지 확대돼 초·중학교 각 2개교 등 6개 학교에서 2년단위로 실시되는 시범학교는 환경오염의 원인과 대책을 현장학습을 위주로 탐구,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생활속에서 환경보전을 실천토록하는등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고는 있다. 그러나 필요한 각종 학습교재가 10종 안팎으로 턱없이 부족한데다 지원금마저 겨우 3백80만원 정도에 지나지 않아 활동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일선교사들은 『이 돈으로 환경학습관을 설치하고 연구발표회를 여는데도 부족해 간단한 측정기구를 사는것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시범학교들은 그래도 나은 편이다.다른 대부분의 학교는 단편적인 지식이나 정보제공 중심의 소극적인 교육을 할뿐 현장학습을 통한 교육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자연보호 캠페인이나 대청소등 연례적인 행사성 운동만 있을 뿐 환경교육은 방치돼있는 상태이다. 입시위주의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중·고등학교로 갈수록 이런 현상은 더 심하다. 서울 K고 정모교장은 『환경교육의 중요성은 알고 있지만 대학입시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현행 교육체계에서 입시와 상관이 없는 환경교육을 위해 시간을 낸다는 것은 솔직히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교육부는 95년부터 시행되는 6차 교육과정에는 여러 과목에 분산 수록돼 있던 환경관련 단원을 통합해 환경과목을 독립과목으로 신설,보다 체계적인 환경을 실시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에도 불구하고 이를 전담해 가르칠 전문교사를 양성하는 방안은 세우지 못하고 있다.전문성을 갖춘 전담교사를 확보하지 않고 환경교육을실시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교육당국의 지원체제 미흡도 10년넘게 환경교육이 제자리 걸음을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일선 학교의 환경교육을 관장하는 부서는 92년에는 중등교육국 과학기술과에서 93년에는 중등장학과 도의담당으로 넘어갔다가 올해부터는 다시 과학기술과로 이관됐다.우리나라 환경교육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실례가 아닐 수 없다. ◎선진국의 경우/현장체험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야외학습… 자연소재 글짓기도/미국/수질오염 피해등 국교서 교육/독일 초보적인 수준마저 답보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와 달리 외국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국가적인 차원에서 환경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이들 선진국에서는 대부분 교실에서의 지식전달뿐만 아니라 현장체험과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환경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70년 이미 환경교육법을 제정,연방교육국에 환경교육국을 설치해 각급 학교에 예산과 다양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또 주마다 독특한 자연환경과 주민생활을 반영한 프로그램을 개발환경교육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실례로 지난 80년대초 미시간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루즈강유역의 환경프로그램은 타임머신을 타고 2백년전으로 되돌아 갔을 때 환경오염이 있었으며 원주민의 생활은 어떠 했는지 또 수십년 뒤의 미래상은 어떻게 될 것인지를 상상케하고 수질오염도 자료등을 활용,학생과 주민들의 환경의식을 심어주는 독특한 프로그램이다. 워싱턴주 타코마시의 국민학생들은 1백㎞이상 떨어진 캐스케이드산맥에 있는 주립환경학습센터에서 1주일씩 야외학습을 받으며 동식물의 생태, 물의 조사등과 자연을 소재로 한 글짓지등을 통해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스스로 체득케 하고 있다. 이와함께 평상시 교실수업도 강의와 실험만하는게 아니라 가정학습과 견학 신문·잡지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하고 있다. 20년전부터 환경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일본도 자연학습을 활용하고 있다. 85년부터 문부성은 「자연의 집」이나 「청소년의 집」을 마련,초·중·고교생들을 상대로 자연생태계 교육등 탐구중심의 교육을 실시해 오고 있다. 경비의 일정부분은 문부성과 각 지방교육청에서 부담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연방주의 모든 국민학교가 환경교육을 의무적으로 4년 실시해야 한다. 환경주제를 담당하고 있는 종합과목인 실과에서는 학교주변 강·호수의 수질오염,도로변의 소음,주거지의 쓰레기 증가로 인한 피해등 구체적이고 실생활에서 보고 느낄 수 있는 사례등을 중심으로 수업을 하고 있다. 학교별로 실시되는 「환경의 날」에는 집중적으로 환경사진전·환경스티커·고안·글짓기대회등을 개최,학생들에게 환경의식을 고취시키고 있다. ◎“깨끗한 산하 후손에…” 미래 대비를/환경의식 높이고 사전예방교육 중점/현장교육 구체화… 투자 아끼지 말아야/한복수 서울과학교육원 교육연수부장(전문가 의견) 최근에 일어난 낙동간 식수오염 소동은 우리에게 많은 충격과 시사점을 주고 있다.이번 사태는 우리나라가 그동안 고도성장 위주의 경제개발에 치중하고 환경오염 문제에 대해서 충분히 대응하지 못한 결과 나타난 한 단면을 보여 주는 것으로서,국민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키고 마침내 생태계의 파괴까지 우려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환경문제를 극복하고 해결하는 방법에는 환경 행정적 접근,과학기술적 접근,사회 계몽적 접근,그리고 교육적 접근 등을 생각할 수 있다.연일 계속되는 매스컴의 내용을 분석하여 보면 환경행정의 책임 공방이 있는가 하면 폐수 처리 과정을 점검하는 과학기술적인 검토가 있었고,매스컴의 영향으로 인하여 사회 계몽적인 효과도 컸다고 할수 있다.그러나 이러한 여론이나 문제해결에의 접근 방법 못지 않게 교육적 접근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여기에 환경교육을 강화해야 할 당위성을 다음과 같이 들수 있다. 첫째,환경문제의 속성은 수돗물의 오염등 자신의 건강과 같은 주변환경에는 본능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지만,자기와 먼 환경,즉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는 환경에 대하여 소극적인 반응을 나타낸데서 생겨난 것이라 할수 있다. 사실상 낙동강 수질오염의 문제는 이미 10여년전부터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한 바 있었으나,개인에게 의미있는자기 환경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인식의 결여에서 생겨난 것이다.이러한 점에서 볼때 자신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환경이라 할지라도 개인에게 의미있는 환경으로 수용하게 하는 「자기환경화」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며 이것은 환경교육을 통해서만 이루어질수 있다. 둘째,환경문제의 속성은 광역적·장기적이어서 환경문제의 피해가 먼 후대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한번 오염된 환경은 원상 회복이 어렵고,설사 회복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많은 시간과 재원이 소요된다는 점에 있다. 따라서 환경문제를 사전에 예방하여 최악의 사태에 이르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환경에 대한 국민의 의식과 가치관을 바로 잡아주는 교육적 접근이 가장 절실하게 된다.그러므로 환경문제에 관한한 확실한 미래에의 대비책은 환경교육의 강화에 두어야 하며,특히 유치원이나 초·중등교육의 환경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셋째,환경문제의 근본적인 실마리는 우리들 자신의 내면에 있기 때문에 인간의 내면을 다루는 교육을 통해서 진정한 환경문제의 해결에 이를 수있다. 환경교육을 통하여 기성 세대는 물론 자라나는 세대에게 환경에 대한 올바른 인식·가치관·태도를 갖게 함으로써 현재의 환경문제의 해결 뿐만 아니라 미래의 환경문제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학교 환경교육의 강화야말로 우리와 우리 후손의 생존에 직결된 문제해결의 첩경이요,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에 시급히 실천에 옮겨야 할 일이다.이를 위해 학교에서는 학교의 교육계획에 환경교육에 대한 실천 방안을 구체적으로 반영하여야 할 것이며,우리의 자라나는 세대를 위하여 모든 교육자들이 환경교육에 대한 소명감을 가지고 앞장서야 할 것이다. 이번 낙동강 식수오염으로 인하여 얻은 교훈은 환경문제야말로 정부는 물론우리 사회 전체가 관심을 보여야 할뿐 아니라,사회 구성원 전체가 나서야 할만큼 총체적이라는 점에 있다.앞으로 환경문제의 해결은 근시안적인 대책도 중요하지만 21세기를 바라보며 장기적이며,근본적인 해결 방안에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 비정한 「서울XX4471」/박현갑 사회부기자(현장)

    ◎일가4명 탄 차 추돌… 한강 빠지자 뺑소니 27일 상오 9시쯤 서울 중대부속 용산병원 영안실안. 뺑소니차의 추돌사고로 한꺼번에 부모 자매 4명을 잃어버린 윤지영양(22·S여대3년·서초구 서초동 유원서초아파트 103동 608호)이 목놓아 울부짖고 있었다. 윤양은 『모델지망문제로 부모님께 걱정을 많이 끼쳐드려 송구스러운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는데…』라며 슬픔을 가누지 못했다. 윤양 가족이 사고를 당한 것은 지난24일 새벽. 아버지 윤웅대씨(53·대한건설협회하도급분쟁조정위원)와 어머니 박정자씨(52),언니 소영씨(24·방송드라마 작가),여동생 나영양(19·고3년)등 가족 4명이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충신교회에서 열리는 새벽기도회에 참석하기위해 아버지가 운전하는 승용차를 타고 잠수교를 달리던 중이었다. 윤씨가족이 탄 승용차가 이태원방면을 향해 다리 중간정도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뒤따르던 서울XX4471호 감색 승용차가 윤씨 일가족이 타고 있던 승용차의 오른편 뒷문쪽을 들이받아 미끄러지기 시작했고 재차 같은 부분을 들이받혀 중심을 잃고 지그재그로 진행하다 한강으로 추락했다. 이날 지영양은 다행히 당시 집을 지키다 화를 면했다. 충신교회 유기열부목사(37)는 『윤씨 가족은 교회일뿐만 아니라 어려운 이웃도 적극 돕는 등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신도들이었다』면서 『난폭운전에 단란했던 한 가정이 산산조각이 되어 버려 안타깝다』고 말했다. 당시 뒤따르던 택시운전사 이모씨(57)가 현장을 목격하고 「4471」번호의 승용차가 윤씨차를 두번 들이 받았다고 신고,뺑소니 차를 곧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용산경찰서는 현재 차적조회를 통해 차량번호가 4471호인 승용차가 서울시내의 1백34대를 비롯,전국에 1백47대인 것을 확인하고 차량정비업소등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으나 사고가 난지 4일이 지나도록 뺑소니차를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경찰은 차주들을 일일이 찾아 확인을 하고 있으나 연말이라 집에 없는 사람들이 많아 시간이 걸린다고 해명하고 있어 유가족들의 슬픔을 더해 주고 있다.
  • 교육은 가정에서부터(교육 개혁해야 한다:10)

    ◎문제학생 부모들 “우리 애는 착했는데…”/무관심·과보호속 비뚤어진 길로/가족의 사랑과 엄격한 지도 필요 서울 H고 1학년 강모군(16)은 지난달 개인용 컴퓨터를 이용,10만원짜리 가짜고지서 수십여장을 만들어 같은 반 친구들에게 5백원씩 받고 팔다가 담임교사에게 적발됐다.강군은 『국민학교 입학이후 10여년동안 부모와 선생님으로부터 「잘했다」는 칭찬을 한번도 받아보지 못해 열등감을 느꼈다』면서 『용돈도 마련하면서 친구들 사이에서 우쭐해지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학교 1학년 김모군(16)은 지난 9월 반친구들에게 여러차례 5백∼1천원씩 빼앗아 당구비·담배값등 유흥비로 써오다 이사실을 알아차린 학생부 교사에게 불려갔다.학생부 최영근교사(40)는 김군과의 대화과정에서 김군의 부모가 맞벌이를 하는 바람에 김군이 무관심속에 방치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 다음날 김군의 어머니를 불러 『김군에게 관심과 애정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이학교 2학년 박모군(17)은 3년전에 부모가 이혼해 부산에서 서울로 전학온 뒤 할머니(85)와단둘이 생활해왔다.지난해 박군은 지각과 결석횟수가 눈에 띄게 잦았다.또 서울에서 새로 사귄 친구들을 집으로 불러 청계천등지에서 7천원씩에 구입한 음란비디오 테이프를 밤늦게까지 보는가 하면 도색잡지를 갖고 다니다 담임교사에게 적발되기도 했다. 최교사는 박군이 부모가 각각 서울과 부산에 떨어져 사는데다 고령의 할머니가 박군의 생활에 관심을 가질 수 없는 가정환경때문에 빗나가고 있다고 판단,지난해 9월 서울 북가좌동에 사는 누나부부와 함께 생활하도록 충고했다.최교사의 충고를 받아들인 박군의 학교생활은 이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최교사는 『문제가정에 문제학생이 있다』면서 『최근 실시한 교내 가정환경조사에서 부모의 이혼이나 갈등,맞벌이등으로 가정의 관심과 애정으로부터 소외된 학생들이 전체의 10%쯤인 학급당 4∼5명씩이나 됐다』고 말했다. 최교사는 폭행·가출등 비행학생의 특성으로 열등의식과 소외감을 꼽았다.흔히 가정에서 상실감이나 애정결핍을 겪고있는 학생들이 입시위주의 획일적인 학교교육에서도 소외됨으로써 잘못된 길로 빠져들기 쉽다는 것이다. 서울 Y중 학생주임 유창현교사(59)는 가정의 무관심 못지않게 부모의 과보호도 자녀의 교육에 역효과를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이 학교는 지난해 2학기때부터 매학기마다 교내폭행·금품갈취등 학생들의 피해사례에 대한 무기명 설문조사를 벌이고 있다. 학교측은 지금까지 3차례의 조사에서 폭행사례등으로 다른 학생들로부터 이름이 지적된 학생수가 1백80명,1백8명,87명으로 점점 줄어 설문조사가 학생지도에 일단 긍정적인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가운데 이름이 중복지적된 10여명의 학생은 학부모를 학교로 불러 면담을 실시했는데도 비행사례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 교사들의 지적이다.유교사는 『불려온 학부모들에게 설문지를 보여줘도 「우리애는 그럴 애가 아니다」며 도리어 화를 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유교사는 또 학생지도는 가정과 학교·사회가 3위일체가 되어야 하지만 40여명의 교사가 전체 1천여명의 학생들을 일일이 지도할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할때 1차적으로 가정에서 학생들에게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력을 길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B고에는 매달 1∼2차례씩 익명의 학부모전화가 걸려와 『아들이 친구나 상급생에게 매일 맞는다.무서워서 학교에 가지 않으려고 한다』며 항의섞인 불만을 털어 놓는다고 한다.학부모들은 그러나 학생신분을 밝혀달라는 교사들의 부탁을 한사코 거절한다는 것. 교사들은 이에대해 『신분이 밝혀지면 아들이 다시 피해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학부모들의 과보호와 소극적인 심리가 도리어 문제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고 꼬집었다. 교사들은 특히 학부모들이 자녀에게 물질과 학벌·출세제일주의의 가치관을 심는데 급급할 뿐 민주시민의식이나 공중도의심등을 가르치는데는 인색하다고 지적했다. 김진현군(18·서울 B고2년)은 『부모들은 항상 「공부를 잘 해서 출세해야 사람구실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할 뿐 우리의 적성이나 소망에 대해선 무관심하다』면서 『획일적인 잣대로만 우리를 평가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불량청소년의 원인/자녀 방치해도 「결손가정」/이혼·맞벌이 늘어 소외감/갈등속에 문제행동 표출/신명희 연세대교수·교육학 청소년의 문제행동을 말할때 빼놓을수 없는 원인중의 하나로 「결손가정」이 거론된다.가정이 지역사회·국가·인류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임을 생각하면 이러한 귀인은 지극히 당연하다.인간은 사회적 존재이므로 그 사회에서 다른 구성원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적절한 기술을 익히지 못하면 건강한 개인으로 살아갈 수 없다.그리고 한 개인의 사회화과정은 가정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결손가정의 어떤 요인이 청소년의 문제행동과 관련이 되는가.우선 「결손가정」의 의미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어떤 가정을 결손가정이라 할수 있는가.소년범죄에 관한 대검찰청의 통계자료(1980∼1989)에서 보면 가족관계별 동향에서 실부모가 있는 경우가 70%를 훨씬 웃돌고 한쪽 부모만 있는 상태는 아버지만 있는 경우가 2.0∼3.0%,어머니만 있는 경우가 8.0∼10.5%,양쪽 모두 없는 경우는 2.0∼2.7%로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적어도 청소년의 문제와관련이 되는 한 단순히 생물학적인 아버지나 어머니가 없다는 것만으로 결손가정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뜻이다.실제적인 부모역할 기능의 결함이 더 심각한 결손이 될 수 있다.심리학자들은 청소년의 행동과 발달이 부모의 결혼관계,부모역할의 양식과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밝히고 있다.이러한 가정의 성격과 기능은 시대적·사회문화적 변화에 따라 종래와는 상당히 다르게 변모해가고 있다. 첫째,「노인」이 가족 구성원에서 점점 없어지고 있다.이것은 결혼관계에 문제가 생겼을때 그 해결방법에 대해 풍부한 경험과 지혜에서 오는 충고와 도움을 줄 수 있는 자원이 없어진다는 뜻이다.또한 세대간의 친밀한 정서적 가족유대를 형성해 줄수 있는 자원의 손실을 뜻한다. 둘째,생활형태가 산업사회의 도시형으로 바뀜에 따라 직장위주의 주거형태는 예전의 밀접한 친척관계나 이웃관계,친구관계를 없애고 있다.정서적 지지를 받을수 있는 근원이 오로지 핵가족 구성원으로 축소,집약될수 밖에 없게 된다. 셋째,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는 경향으로 가족구성원 모두가 제각기 바빠지고 있다.가족이 대화를 통해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교환하고 이해하므로 심리적인 유대를 강화하기에는 모두 너무 바쁘고 지쳐있어서 텔레비전의 역할만 점점 더 커지는 것이 요즈음 가족관계의 실상이다.특히 어머니의 생활이 훨씬 여유가 없어지고 결혼관계나 가정생활에 대한 불만을 더 느끼게 된다는 점은 대단히 중요한 영향요인이 된다. 마지막으로 가족관계의 이러한 변화는 결국 결혼관계를 포기하는,가정을 해체하게 하는 이혼의 경향을 높이고 있다.편부모,혹은 계부 계모의 완전하지 못한 가정의 형태가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못한 자녀들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관하여 많은 연구의 결과들이 그 심각성을 경고해주고 있다. 실제로 청소년의 문제행동에 상관되는 결손가정의 의미는 물리적인 결손보다는 이러한 심리적·기능적 결손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하고 이런 방향에서 청소년의 문제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어져야 한다고 본다. ◎선진국의 경우/「모래알 가족」 미선 “가정 유대회복운동”/예절교육 철저… 건전한 가족관 심어/불·독/어릴때부터 자립심 길러주기 노력/일본 최근 3∼4년사이 유럽과 미국등지에서는 가정의 인간적 유대회복을 주장하는 「집에서 가정으로」(From house to home)라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독신및 이혼의 급증으로 가족구조가 흐트러지고 「모래알 가족」이 등장하는등 탈가족사회 현상이 진전됨으로써 점차 상실돼가는 전통적 가정의 의미를 되살리자는 움직임이다. 이 운동은 인생의 출발선에서 한 사람이 사회인으로 성장,독립해 나갈 때까지 우리가 머물러야 할 「가정」이 인간적 유대감을 상실한 채 구성원 개개인이 한지붕 아래서 전혀 독립된 삶을 살아가는 「하숙집」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우려에서 출발한다. 결혼한 3쌍중 1쌍이 이혼하고 4가정당 평균 1가정이 혼자 사는 1인 가정이며 새로 태어나는 아이 5명중 1명이 혼외출산이라는 몇가지 사실만으로도 오늘날 구미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가정붕괴현상의 깊이와 폭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가정의 붕괴현상이 감수성이 예민한 자녀에게 인간관계의 결핍을 겪에 함은 물론 청소년 범죄증가현상과도 무관치 않다는 인식이 「집에서 가정으로」운동이 일어나게 된 주요 원인이다. 유태인 가정에서 어머니가 잠자리에 든 자녀들의 머리맡에 앉아 책을 읽어주는 것은 단순한 지식전달이 아니라 부모·자식간 감정의 융합과 일체감을 갖기위한 자식사랑의 지혜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독일에선 하오 1시부터 2시간동안,그리고 하오6시이후에는 어린이 놀이터에서 어린이를 볼 수 없다. 노인들이 낮잠을 잘 시간에 떠들면 안된다는 규율과 저녁식사시간은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가정교육때문이다. 얼마전 프랑스의 한 여론조사기관이 서유럽내 9개국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5명중 4명이 가정이란 귀중한 가치는 변할수 없다는 의견을 보인 반면 5명중 1명만이 가족개념의 종식에 찬성했을 뿐이다. 유럽사회를 아직 지탱하는 기반은 대다수 유럽인들의 이러한 건전한 가족관에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의 경우 비록 부자집 자녀라해도 어릴 때부터 자립심을 길러주는 가정교육이 오늘의 경제대국을 이룬 기초가 됐다는 것이 교육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도쿄의 모 중소전자업체 사장의 장남(18·고교2년)이 스키장에 가기위해 집근처 햄버거 가게에서 주 3일,하루 3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한다.그러나 이같은 일은 일본에서는 흔한 일이다. 교육전문가들은 전통적 유교관이 뿌리박힌 우리사회가 「학벌위주」의 사회풍토와 접목되면서 예의와 자립심등을 심어주는 가정교육은 실종되고 부모와 자식간의 효와 사랑마저도 「학력」하나로 저울질하게 된 왜곡된 현상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것이라고 말한다. 얼마전 대학입시 부정사건도 왜곡되고 이기적인 부모의 자식사랑과 학력위주의 우리사회가 빚어낸 부산물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현실은 구미각국과는 달리 오히려 「가정에서 집으로」후퇴하고 있다는 우려와 자성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특별취재단 변우형(단장 편집부국장) 김만오(사회부차장) 김용원( 〃 기자) 임태순( 〃 ) 김민수( 〃 ) 박현갑( 〃 ) 박찬구( 〃 ) 박상렬( 〃 ) 박희준( 〃 ) 김경빈( 〃 ) 손원천( 〃 )
  • “학교는 안전한줄 알았는데…”/박현갑 사회부기자(현장)

    ◎괴한에 혀잘린 6세여아 부모 “울분” 『놀이터라고는 학교밖에 없어 그곳에서 놀았는데 이런 봉변을 당하다니…』.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한림대부속 강남성심병원 607호실. 10대로 보이는 청소년 2명의 끔찍한 범행으로 혀가 잘린 방모양(6)의 아버지 방성문씨(35·회사원·동작구 신대방1동)가 병상에 누워있는 외동딸을 내려다보며 허탈한 모습으로 중얼거렸다. 방양이 봉변을 당한 것은 지난 2일 하오 3시30분쯤.집에서 멀지않은 문창국교 별관 보일러실에서였다. 같은 속셈학원에 다니는 동네친구 정모양(7)과 함께 이 학교 운동장에서 소꿉장난을 하며 놀던중 범인들이 나타나 보일러실로 끌고간뒤 「혀를 내밀라」며 흉기로 위협해 혀를 2∼3㎝정도 잘렸다. 입에서 피를 흘리며 보일러실에서 나오는 두 친구를 본 동네 꼬마친구들이 놀라 외치는 소리를 듣고 밖으로 뛰어나온 방씨는 딸을 데리고 황급히 병원을 찾았다.방씨는 그러나 『잘린 혀를 제때에 봉합하지 못해 당분간 딸이 언어장애 상태로 있어야 할 것같다』는 의사의 말에 하늘이 무너지는 것같았다. 『경찰이 좀더 신경을 써서 사건현장조사를 해 잘린 혀를 찾았더라면 딸이 이 지경으로 되지는 않았을텐데…』.방씨는 어린이날 선물로 병원측에서 준 토끼저금통을 두 발로 꼼지락거리며 놀고있는 어린 딸을 내려다보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방씨는 『이 학교 주변에 담배와 본드등을 흡입하는 불량배들이 자주 들락거려 주민이 몽둥이를 들고 직접 쫓아다니기까지 했었다』면서 『경찰이 평소 주민들의 신고를 무시하지않고 방범순찰활동을 강화했었더라면 우리 딸이 이런 봉변을 당했겠느냐』고 하소연했다. 자기가 무슨 이유로 봉변을 당했는지도 모른채 아직도 두려운 표정을 하고서 칭얼대는 어린 아이를 보면서 「어린이 날」하루만 요란을 떨다마는 아동보호에 대한 우리 사회의 잘못된 인식이 하루 빨리 고쳐져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다.
  • 서울경찰청장의 치안체감/박현갑 사회부기자(현장)

    ◎학교찾아 “유해환경 정화” 의견수렴 『학생들이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는 하오9시 무렵 학교주변에 순찰차등을 배치,안전하게 귀가할수 있도록 도와달라』 『학교주변 가로등 조명도를 높여달라』 지난달 30일 하오7시30분쯤 서울 서초구 방배4동 서문여고 정문앞. 여관구서울경찰청장을 둘러싼 이 학교 학부모들의 주문은 그칠줄 몰랐다. 여청장은 이날 「민생치안 1백80일 작전」의 주요 실천사항으로 추진중인 「학원주변 유해환경 정화」가 얼마나 성공했는지 직접 확인하고 또 학원주변의 치안수요에 대한 감을 잡기위해 학교를 직접 찾았다.서울시내 나머지 다른 경찰서에서도 같은 시간에 학부모를 만나고 있었다. 밤늦은 시간 교문앞에서 자녀가 나오기를 기다리던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그동안 참고 기다렸다는듯 주문을 쏟아냈다. 신정양(18·3년)의 어머니 윤윤자씨(45·서초구 방배본동)등 학부모들은 『야간에는 순찰을 강화하고 주간에는 행상들의 마이크소음을 규제해 달라』『등·하교에 장애가 되고있는 학교주변 불법주차를 단속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또 김한아(19·3년)학생회장등 학생들은 『밤에 불량배들이 학교담을 넘어온다』『지하철에 불량배들이 있어 불안하다』며 학교주변 폭력배와 성폭행범들의 범죄방지에 경찰아저씨들이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민생치안 현장을 찾아나선 여청장은 이들의 사소하면서도 진지해보이는 요구사항에 대해 『학교주변 순찰을 강화하라』고 즉시 옆에 있던 경찰관들에게 지시했다. 이날 대화를 지켜본 이학교 김영정교감(50)은 『짧은 만남이었으나 학부모와 학생들의 요구에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하던 여청장의 모습에서 국민에게 새롭게 다가서려는 경찰의 노력을 엿볼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반국민들사이에서는 그러나 『지금까지 고위간부들의 이같은 현장방문이 수없이 있었으나 민생치안은 아직도 낙제점』이라는 반응이 적지않다.새롭게 태어난 문민정부시대에 어울리는 경찰상 구현을 위해서는 「변함없는 그리고 지속적인」범죄예방 활동을 져야만 할것이다.
  • 대입부정속 교수·학생 갈등/박현갑 사회부기자(오늘의 눈)

    대학의 주인은 학생과 교수 교직원이다. 그런데 최근 경원학원 사태를 지켜보노라면 누가 주인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지난 88년부터 조직적으로 저질러진 입시부정,교수채용비리등으로 개교 11년 역사이래 가장 큰 위기에 놓여있는데도 그들의 자세는 그렇지 않기때문이다. 지난16일 하오 이대학 본관건물 2층 총장·부총장실앞에서 난 「쿵쿵」거리는 소리는 학원의 주인인 이들이 이번 사태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를 극명히 보여 주었다. 학생들은 그동안 이번사태에 책임을 지고 총장을 비롯한 모든 보직교수의 총사퇴를 요구해왔다. 이날은 이문제로 『총장을 만나겠다』며 찾아가 총장·부총장실을 가로막고있는 철제문을 힘차게 발길질,문 왼쪽부분을 크게 찌그려뜨렸다. 학생들의 면담요구에도 무조건 자리를 피하는 총장을 비롯한 교수들,학생들의 폭력행위를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었던 교직원들,지성을 뒷전으로 한채 폭력에 호소한 학생들­이들은 다들 이번 입시부정사건의 피해자다.그럼에도 이같은 장면이 연출되고 있는것은 교수와 교직원학부모들이 줄줄이 구속되는 엄청난 사태에 마음의 여유가 없는데서 비롯된 행동이었을런지 모른다. 그러나 충격을 줄이고 다시 면학의 장으로 학교를 추스려 나갈 사람들은 바로 현재 학교를 지키고 있는 이들 교수·교직원·학생들이다. 물론 가장 큰 피해를 봤다고 볼수있는 학생들로서는 교육철학없이 한낱 장사꾼으로 변해버린 사학 재단과 보직교수들에게 책임을 물을수 있다. 그리고 문제해결의 방법이 자신들이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사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총장등 교수들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문제는 그러나 이들의 행동 모두가 상호불신에서 나왔다는 점이다.혼자만의 힘으로 풀지못할 문제라면 함께 모여 해결하려는 자세부터 보여야한다. 관련 교수·교직원·학부모를 처벌한다고,관리감독을 잘못한 교육부에 그책임을 묻는다고 해서 모든게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있다면 말이다. 국민들은 이번사태를 보고 때로는 개탄하고 질타도 해왔지만 궁극적으로는 경원학원이 교육대계에 일익을 담당하는 사학으로 재탄생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 딸 성폭행범 잡은 부정/박현갑 사회1부기자(현장)

    ◎“아들 손대지말라” 가해부모 더 미워 『딸애는 보복이 두려워 가해자를 찾아나서려는 나를 막기까지 했었다』 23일 하오3시 서초경찰서 형사계 안. 자신의 딸(14·여중2년)을 성폭행한 10대들을 찾아나선지 보름만에 이들을 붙잡은 양모씨(46·양복점)는 『또다시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에 범인검거에 나섰다』고 말했다. 양씨의 막내딸이 성폭행을 당한 것은 지난6일.이날 하오 3시30분쯤 책가방을 사기위해 친구(14)와 함께 송파구 잠실동 L백화점에 갔다가 『좋은 곳을 보여 주겠다』며 접근한 김모군(15·D중졸)등 10대들에게 속아 강남구 도곡동 도곡아파트 19동 지하실로 끌려간 뒤 집단으로 성폭행을 당했다. 『처음엔 그냥 묻어 두려고 했었다』는 양씨부부는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분한 마음이 사라지지 않아 직접 현장을 뛰어다니며 범인 검거에 나섰다. 딸을 데리고 가 확인해둔 도곡아파트 지하실 부근에서 범인들을 잡기위해 4번이나 잠복했던 양씨부부는 추위가 심했던 지난 11일에는 몸살을 앓기까지 했다. 양씨부부는 4번째잠복날인 지난 22일 하오 5시쯤 아파트 지하실에서 또다시 권모양(14)등 여중생 2명을 성폭행하고 나오던 김군등을 추격끝에 일당중 한명인 송모군(15)을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부인 이모씨(44)는 특히 『가해학생의 부모 한사람은 「우리 아들한테 손끝하나도 건드리지 말라는 소리까지 했다」며 부모들의 빚나간 자식사랑에 슬퍼했다. 사건조서를 작성하던 형사들은 『아이들은 부모들의 행동을 본받을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두얼굴의 선생님/박현갑 사회1부기자(현장)

    ◎사도 팽개치고 「입시브로커」로 전락 『어디가서 이 학교 출신이라고 떠벌리겠습니까』 8일 하오2시쯤 서울 강동구 상일동 강동고교 2층 교무실 밖. 전문대 입학지원 원서를 작성하러온 졸업생 김대선씨(21·송파구 마천동)는 이번 광운대 입시부정의 알선책이 이 학교 교무주임이었던 이두산선생님(54)이라는데 대해 『부끄럽다』며 한탄조의 목소리로 말했다.김씨는 한낱 입시브로커로 전락해버린 선생님이 원망스러운듯 『이선생님으로부터 수업을 받은 적은 없으나 존경할만한 분으로 알고 있었다』며 아쉬워했다. 원서를 작성하고 학교를 나서던 다른 졸업생 2명도 『기분 나쁜 일』이라며 총총걸음을 했다. 교무실 안에 있던 도연호교감(60)등 선생님들의 표정도 마찬가지였다. 도교감은 『교장선생님이 지난번 개학때 전교생들에게 「학생 본연의 자세를 조금도 흩트려뜨림이 없이 공부에 전념해 달라」고 당부했었다』며 학생들이 동요되지 않기를 바라는 모습이었다. 정태병학생주임(44)도 『이번 일로 특수지 학교해제가 늦어질지 모르겠다』며 학교로 불똥이 튀지나 않을지 우려했다. 운동장에서 급우들과 축구를 하며 놀던 정모군(17·2년)은 『뉴스를 보고서 우리 학교 선생님이 나쁜 짓을 한 것을 알게됐다』며 『왜 선생님이 그런 일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교사는 지난해 10월말 이 학교 교지인 「송민」 편집부 학생들과 자신의 집에서 인터뷰했을때 『교육의 목적이 개성과 인품의 조화를 이룬 인간을 양성하는데 있듯이 소망을 가진 사람들이 자기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보살피고 거두며 가르칠수 있는 교직에 매료돼 이 길을 걷게 됐다』며 교직에 종사하게 된 동기를 밝혔다. 이름자를 본따 별명이 「백두산」이라는 대머리의 이교사는 또 가발을 쓰지 않는 이유를 『사람은 생긴 그대로 한다』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그 모습이 정말 아름답지 않겠느냐』고 말했었다. 이교사는 그러나 학생들에게 들려준 가르침과는 달리 이번 입시부정사건의 알선책으로서 학부모들로부터 3천5백만원의 돈을 받은 「해결사」로 등장,학생들에게 충격을 던진 「두 얼굴의 선생님」이었다.
  • “한표의 오차도 없도록”/박현갑 사회1부기자(현장)

    ◎지역선관위직원 마무리 준비 분주 17일 하오5시 서울 강남구청 5층에 자리한 강남을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 한송택사무국장(45)등 직원 6명이 몇 시간 앞으로 임박한 14대 대통령선거투표 마무리 작업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전자계산기를 두드리며 부재자투표현황을 계산하는 직원이 있는가 하면 걸려오는 문의전화에 응답하는 직원도 있었고 퍼스널 컴퓨터 키보드를 열심히 두드리며 공문작성에 눈코뜰새 없는 여직원도 있었다. 한사무국장은 각 파트별 책임자로 선정된 구청직원들에게 개표관리요령을 전달하며 간간이 직원들에게 업무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강남을선거관리위원회는 모두 65개의 투표소를 설치,18만6천여명의 유권자들이 불편없이 소중한 한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했다. 이날 상오10시쯤 15개 동사무소로 투표용지와 투표함을 보냈으며 투·개표소에서 있을지도 모르는 화재예방을 위해 소방서의 협조를 얻어 사전화재안전점검을 실시했다.또 한전의 협조하에 개표소의 정전에 대비,기존 전기시설외에 별도의 특선까지 설치했다. 이밖에 손전등 6개를 준비해 두었으며 방화수·방화모래·소화기 등도 마련해 놓았다. 한사무국장은 『이러한 투·개표준비는 다른 선관위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면서 『투개표소에 대한 최종점검을 해 공정선거를 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강남구청 재무과의 최성근 계장(42)은 『검산작업 책임자로 선정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정확히 집계,한치의 오차도 없도록 최선을 다할 작정』이라고 밝혔다. 15개 동사무소로 보낸 투표함이 제대로 도착됐는지 확인하느라 투표함 수송노선도를 펼쳐놓고 전화기에 매달린 선관위직원의 진지한 모습에서 유권자들로 하여금 깨끗한 한표를 행사케 해 기필코 공명선거를 이룩하겠다는 굳은 신념을 읽을 수 있었다. 금품제공·흑색선전·폭로전술이 횡횡한 선거운동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높아진 유권자들의 「신성한 한표」행사를 차질없게 지원하려는 이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노력이 그 어느때보다 돋보였다.
  • 석연찮은 경찰의 윤화처리/박현갑 사회1부기자(현장)

    ◎피해자가 잡은 뺑소니 차량인데… 『경찰을 믿고 있었는데…』 지난21일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한 이용우씨(36·사업·성남시 태평1동 792의3)는 사건발생 5일만인 26일 천신만고끝에 사건을 마무리짓고 경찰서를 나서야 했다. 이씨는 지난21일 하오8시쯤 서울 송파구 가락동 경찰병원앞 네거리에서 차를 몰고 가다 교통사고를 당했다.다행히 큰 부상을 입지않은 이씨는 곧장 관할 송파경찰서에 신고했으나 경찰로부터 『도주차량이 회색쏘나타라는 것밖에 몰라 찾기가 힘들것같다』는 말을 들었다. 이씨는 사고를 당해 차에서 몸을 빼지못하는 자신을 힐끔힐끔 쳐다보고 그대로 달아난 가해운전자가 너무 괘씸해 다음날부터 동생 용섭씨(34·회사원)와 함께 사고차량을 찾아나섰다.결국 지난23일 낮12시30분쯤 송파구 잠실동 올림픽공원 근처의 T자동차공업사에서 문제의 쏘나타를 발견했다. 이씨형제는 이같은 사실을 경찰에 알리고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위로까지 받았다.이씨는 그러나 이날 하오6시쯤 담당경찰인 김모경사로부터 『큰 실수를 저지를뻔 했다.당신이 말한 서울4소5423호 쏘나타 승용차는 당신차를 받은게 아니라 사고현장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정차돼 있던 덤프트럭과 부딪친 것으로 확인됐다』는 말을 듣고 뭔가 잘못되어간다는 생각이 들었다.곧장 경찰서로 달려가 따지는 이씨에게 김경사는 귀찮다는듯 『다른사람에게 얘기하라』면서 언성까지 높였다. 이씨가 트럭주인 주모씨(47)에게 확인해 본 결과 사고 당시 이 트럭은 경북 상주 채석공사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지난 25일 상오10시30분쯤 교통사고조사반에서 뺑소니차량 운전자 김창성씨(55·회사이사)와 김경사를 겨우 만나 이같은 사실을 항의하자 김씨가 『내가 잘못했다』면서 말을 막아 김경사로부터는 정확한 해명을 듣지 못했다. 이씨는 뒤늦게나마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용서를 구하는 김씨가 측은해 차량수리비 1백20만원을 포함,1백70만원에 합의를 해주었지만 경찰이 왜 음주운전에다 뺑소니사고까지 낸 김씨를 끼고돌며 현장에 없는 트럭을 내세워 단순 음주운전사고로 처리했는지 이해할수 없었다. 이씨에게는 송파경찰서 곳곳에 나붙은 「일은 바르고 신속하게」 등 친절봉사 6대 기본수칙이 공허하게만 보였다.
  • 쓸쓸한 마 교수 석방요구시위/박현갑 사회1부 기자(현장)

    ◎주위 무관심속 “외설 아니다” 강변 『법의 잣대로 문화예술을 재지 말라』 2일 하오2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지검 청사 정문앞. 이날 하얀 마스크를 쓰고 침묵시위를 벌인 사람들은 지난달 29일 「음란문서 제작및 배포」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마광수교수(41·연세대 국문과)와 마교수의 문제소설 「즐거운 사라」를 펴낸 출판사 「청하」의 장석주대표(37·시인)의 석방을 요구하는 문화인모임(위원장 이목일·41)소속 회원 40여명과 연세대 국문과 학생 30여명등 70여명. 서양화가인 이위원장은 구경꾼이라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시위현장에 모여든 기자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며 검찰이 마교수를 구속한 것은 옳지 않다고 강변했다. 『외설시비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자체부터가 우리나라에 창작표현의 자유가 없다는 반증아니겠습니까』 최근 자신의 누드사진집을 발행하려다 당국으로부터 출판금지를 당해 출판이 어렵게 됐다는 유연실씨(34·영화배우)도 불만어린 목소리였다. 이러한 분위기는 연세대 학생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이들은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없는 현직대학 교수를 구속한 검찰의 조치는 폭력적인 법집행이며 더군다나 마교수로부터 수업을 받고있는 1천명 학생들로부터 수업받을 권리를 앗아가는 불상사를 초래했다』면서 마교수를 학교로 돌려줄 것을 촉구했다. 국문학과 조교 윤지창군(27)은 『마교수의 문학작품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나 학기중에 강의를 하고 있는 교수를 구속한 것은 수사목적이 어떤 것이든간에 학생들의 수업권을 침해하는 폭력적인 행위』라면서 『3일 수강자총회를 열어 앞으로의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침묵시위는 1시간만에 별다른 충돌없이 조용히 끝났으나 이들의 모임을 바라보는 시각이 한결같은 것은 아니었다. 검찰청사앞 경비를 맡고 있는 경비원등 이날 모임을 지켜본 검찰직원들은 학생들과 문화인들이 나눠준 유인물을 손에 받아쥐기는 했으나 혹시나 있을지도 모를 돌발사태때문인지 무전기를 더 꼭 잡는등 대부분 시큰둥한 표정이었다.
  • “체벌 가책” 여교사의 죽음/박현갑 사회1부 기자(현장)

    ◎빈소 모인 동료 「교권침해」 우려 한목소리 『묵묵히 사도의 길을 걸어온 중년 여교사의 말로가 꼭 이렇게 끝나야 합니까』 제자에게 사랑의 매를 든 것을 고민해오다 투신자살한 서울 동작중학교 기술 담당교사 전영애씨(45·여)의 장례식이 치러진 19일 상오 8시 강남시립병원영안실. 유가족과 동료교사들은 곧 떠날 운구차 앞에서 오열을 했다. 『가르치느라고 매를 댔을 뿐인데…』 이날 며느리를 떠나보내고 홀로 빈집을 지키고 있던 시어머니 전옥선씨(72)도 며느리의 뜻하지 않은 죽음이 어이없다는듯 허탈해했다. 『시골서 재배한 고추를 갔다주려고 서울에 전화를 걸었다가 며느리가 죽은 사실을 알았다』는 시어머니 전씨는 평소 친딸 이상으로 순종하던 며느리의 옷가지를 만지며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전교사는 지난17일 새벽5시 『선생님들이 뒷일을 잘 처리하여 주세요.이군 부모님께는 죽음으로써 사죄드립니다』라는 짤막한 유서 한장을 남기고 7층 아파트에서 몸을 던져 숨졌다.자신의 수업시간에 카드놀이를 하며 수업에 열중하지 않던이모군(15·2년)등 학생6명에게 길이 30㎝의 지시봉으로 팔을 때려 이군의 왼쪽팔뼈에 금이 가는 불상사가 생긴지 꼭 한달만의 일이었다. 전교사는 이 일로 마음아파해오다 지난 9일 동작구 사당동에 있는 이군의 자취방에 찾아가 이군과 이군의 할머니에게 용서를 구했었다.전교사는 그러나 이날 인천에 사는 이군 부모로부터 『선생이 그럴 수가 있느냐』는 모욕적인 항의를 받았다. 『전교사는 평소 학생지도를 할때 자신의 아들(16)딸(18)에게 쏟는 정성 이상으로 열과 성을 다해 올 스승의 날에는 서울시교육감 표창까지 받은 모범교사였다』면서 이 학교 김한정교감(64·여)은 전교사의 빈소앞에서 괴로워했다. 전씨와 18년전 결혼,교사부부로서 주위사람들로부터 「잉꼬부부」라는 소리를 들어온 남편 이은태씨(51·서울북공고 교사)는 『이날도 아내와 함께 주말을 맞아 고교 3년생인 딸아이의 머리를 식혀주기 위해 등산을 갈 생각이었다』면서 슬하의 두남매 손을 꼭 잡으며 애통해 했다. 전교사의 갑작스런 죽음에 동료교사들도 하나같이 침울한 표정이었다. 이들은 『전선생님이 이군등 카드놀이를 한 학생들에게 벌을 준 것은 교육적 차원의 일』이라면서도 이번 일을 계기로 또다시 교권이 침해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런 모습이었다.
  • 휴거되지 않은 종말론/박현갑 사회1부기자(현장)

    ◎신도 동요하자 “10월안에 일어난다” 후퇴 『가족을 찾으러 왔는데 왜 막느냐』 9일 하오11시 「시한부 종말론」교파중의 하나로 10일을 휴거일로 신봉했던 다베라(여호와의 불)선교회가 들어있는 서울 송파구 석촌동 266의1 석촌빌딩앞. 1백여명의 신도들이 이건물 지하1층에서 휴거를 맞는다며 마지막 「부흥성회」에 참석하고있는 가족들을 찾기위해 들어가려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교회 청년 신도 10여명과 언성을 높이고 있었다. 『조금만 참으세요.조금 있으면 다들 나옵니다』 『아니 휴거되면 하늘로 올라간다는데 어떻게 다시 걸어 나올수 있다는 겁니까』 신도가족들과 휴거론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이들은 청년신도들의 대꾸에 비아냥거리며 웅성거리고 있었다. 같은 시간.2백평규모의 지하1층 예배당을 가득 메운 5백명의 신도앞에 「선지자」라는 하모군(18·J고1년중퇴)이 나타났다. 「선지자」는 「여러분이 가볼 수 없는 곳을 가볼 수 있는 시간」이라며 「시한부 종말론」을 내용으로 20여분동안 연설을 하고 자리를 떴다.「선지자」의 설교가 시작되자 신도들은 바닥에 엎드려 눈물을 흘리면서 「아멘」을 외쳐댔다. 「휴거가 일어난다」는 10일 0시. 휴거는 그러나 일어나지 않았다.대신 신도들의 얼굴에는 당혹스런 표정만이 나타났다. 옆 건물 2층의 선교회 사무실에 설치된 폐쇄회로 TV를 통해 지하1층의 예배당 모습을 지켜보던 50명의 신도들도 동요하기 시작했다. 「선지자」를 비롯,교회목사들은 신도들의 동요를 의식,『휴거는 10월중으로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며 10일 0시 휴거론에서 한걸음 물러섰다. 이 시간 선교회 뒤편 주차장에서는 이웃 교회에서 온 한 전도사가 「이단의 집회」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누구나 실수가 있을수 있는 만큼 이들이 나오면 옛날에 다니던 교회에 다시 나가도록 권유하기 위해 왔습니다』 경찰을 긴장시킨 이날 휴거소동은 새벽6시20분쯤 철야기도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아내와 아들·딸을 다베라선교회에 빼앗겼다』는 최모씨(42)는 교회주변에서 정모씨(41·여)라는 한 「시한부 종말론」신봉자를 만나 당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예배를 한번이라도 들어보면 다베라에 대한 선입견을 버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 「시한부 종말론」을 강요받았기 때문이었다.
  • 종교가 뭐길래…/박현갑 사회1부기자(현장)

    ◎빼앗긴 행복… 잿더미속 유족 절규 『종교때문에 가정을 이렇게 버릴 수 있는 겁니까』 4일 하오 부인과의 종교적 갈등으로 부인이 다니던 「여호와의 증인」교회에 불을 질러 14명의 고귀한 인명을 빼앗은 원언식씨(35·원주시 태장2동 광의아파트 102동 505호)는 경찰에서 이렇게 넋두리를 했다. 원씨는 고등학교시절 만난 신성숙씨(32)와 82년10월 결혼,국민학교에 다니는 두딸을 두고 한동안은 주위사람들로부터 「잉꼬부부」라는 별명을 들을 만큼 금실좋은 부부애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잉꼬부부의 금실은 신씨가 지난해 4월 「여호와의 증인」교회에 나가면서부터 금이 가기 시작했다. 원씨는 신씨가 교회에 충실하면 할수록 종교문제로 다투는등 부부싸움이 잦아졌다고 말했다. 원씨는 그러나 그토록 소중하게 생각해온 「가정」을 「펑」하는 소리속에 한줌의 재로 만들어 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했다. 그것도 저녁이면 한자리에 모여앉아 웃음꽃을 피우며 즐거워 했을 다른 가정의 행복마저 함께 앗아갔다. 원씨의 방화로 부인과 두딸을 한꺼번에잃은 여창식씨(26·원주시 단계동 524),그리고 딸·아들등 남매가 숨진 교회 김영상장로(47)부부등은 한순간에 가정을 잃고서 망연자실했다. 사고소식을 듣고 부인과 두 딸의 사체가 안치된 원주기독병원 영안실로 달려온 여씨는 『내 가정을 돌려달라』고 울부짖었다. 『얼마 안있으면 조그만 자동차 정비공장을 차려 조금 더 잘 살아보려고 했는데…』 차량정비일을 하는 여씨는 부인 김광련씨(29)가 『가난하지만 늘 웃음을 잃지않고 살아왔다』고 울먹여 주위사람들의 눈시울을 더욱 붉게 했다. 김장로부부 역시 남매를 잃은 슬픔에 몸을 가누지도 못하며 화재현장에서 죽은 남매의 시신을 끌어 안고 통곡했다. 김장로부부는 터져 나오는 울음을 억누르지 못하고 『종교가 지향하는 인간구원과는 거리가 먼 이같은 참사가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느냐』고 허공에 주먹을 휘두르며 되물었다. 시커멓게 그을린 화재현장은 유가족들의 울음만을 머금은 채 우리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빗나간 종교활동의 독해를 반증하는 듯했다.
  • 예배중 교회방화… 14명 사망/지적공사 직원

    ◎부인 「여화와의 증인」 심취 불만/“아내 내놓아라” 거부하자 격분/출입문에 휘발유 붓고 불질러/원주 왕국회관/2층에 출구 비좁아 큰 피해… 36명 부상 【원주=정호성·김민수·박현갑·조한종기자】 부인의 종교활동에 불만을 품은 30대 회사원이 예배중인 교회 건물에 불을 질러 14명이 숨지고 36명이 부상을 입었다. 4일 하오2시35분쯤 강원도 원주시 우산동 74의 8 「여호와의 증인」교회인 「왕국회관」에서 원언식씨(35·지적공사 원주출장소 직원·원주시 태장2동 광의아파트 102동503호)가 교회 출입문에 휘발유를 붓고 불을 질러 정태용씨(59·원주시 우산동 우산아파트 9동 105호)부부등 14명이 불에 타 숨지고 36명이 중화상을 입었다. 숨진 사람가운데 김형태씨(57)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교리에 따라 수혈을 거부해 하오8시쯤 숨졌다. 원씨는 이날 하오2시쯤 술에 취한채 「왕국회관」에 찾아와 부인 신성숙씨(33)를 내놓으라며 소란을 피우다 신씨가 나오지 않자 휘발유를 출입문에 뿌리고 불을 질렀다. 불은 교회 바닥에깔린 카페펫을 타고 순식간에 번졌으며 당시 교회안에서 예배를 보던 신도 90여명은 황급히 대피했으나 일시에 출입문 쪽으로 몰리는 바람에 현장에서 10여명이 숨지는등 사망자가 많이 발생했다. 부상자들은 대부분 2층인 교회에서 건물밖으로 뛰어내리다 중상을 입었다. 원씨는 범행후 경찰에서 『아내에게 「여호와의 증인」에 나가지 말라고 만류했으나 말을 듣지 않아 교회로 찾아가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다. 원씨는 불을 지른뒤 경찰에 자수했다. 사망자들은 원주기독병원에 안치됐으며 부상자들은 원주시내 원주의회원·원주기독병원·연세병원등에 분산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한편 원씨의 부인 신씨는 방화 당시 교회 안에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으며 사건후 행방을 감추어 경찰이 행방을 찾고있다.
  • 50대신도,수혈거부… 끝내 사망/「여호와의 증인」 교회 방화

    ◎90여명 주일예배중 횡액/교회내부엔 유리파편·핏자국만/피해자 가족들,울음도 잊고 망연자실 【원주=정호성·김민수·박현갑·조한종】 부부간의 종교갈등이 끝내 참극을 빚었다. 4일 하오2시30분쯤 원언식씨(35·강원도 원주시 태장2동 광의아파트 102동 505호)가 술을 마시고 아내가 다니던 강원도 원주시 우산동 74의8 「여호와의 증인」교회에 불을 질러 신도 14명이 숨지고 36명이 중화상을 입었다.병원으로 옮겨졌던 부상신도들 가운데 14명은 이날 하오 귀가했다. 화상을 입은 김형태씨(51·원주시 일산동 일산아파트 5동211호)는 기독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다 수혈을 거부,끝내 숨졌다. 불이 나자 20여평크기의 교회내부는 신도들이 출입문쪽으로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순식간에 아수라장을 이뤘으며 부상자들은 유리창을 깨고 1층으로 뛰어내리다 대부분 다쳤다. 원씨는 경찰에서 『아내가 이단시되고 있는 「여호와의 증인」을 믿으면서 가정을 돌보지 않아 불을 질렀으며 이처럼 엄청난 사상자를 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사고순간◁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참극은 원씨가 이날 하오2시35분쯤 2층 예배당문을 열고 들어가면서 시작됐다. 원씨는 『정주엄마를 내놓아라』고 외치면서 나무로 된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갔다.그러나 안에서 예배를 보던 김영상장로(47)등 신도90여명 가운데서 한사람이 『그런 사람은 여기없다』고 하자 원씨는 미리 준비해간 10ℓ짜리 휘발유통을 출입구 앞바닥에 뿌린뒤 『가정보다 종교가 중요하냐』면서 라이터로 불을 붙여 예배당은 순식간에 불바다가 됐다. 불이 나자 신도들 가운데 제단쪽에 모여있던 장동규군(17)등 13명은 미처 불을 피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불에 타 숨졌다. 한편 뒤편에 앉아있던 나머지 신도들은 동신공업사 차고지쪽을 향해 나 있는 옆문을 통해 빠져나와 화를 면했다. ▷범인 주변◁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원씨 동료들은 원씨가 자수성가형의 입지전적인 인물이라고 말하고 있다. 중학교를 졸업한뒤 71년 지적공사에 들어간 원씨는 방송통신고를 졸업했으며 87년 대졸자들이 딸 수 있는 지적기사1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부인 신성숙씨와는 오랜 연애끝에 결혼,금슬이 좋았으나 부인이 7개월전부터 「여호와의 증인」교회에 다니면서 갈등이 빚어지기 시작했다.
  • “내 아들이 내손에 숨지다니”/박현갑 사회부기자(현장)

    ◎아내 가출이 빚어낸 한 가정의 비극 『엉뚱한 길로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몇 대 때렸을 뿐인데…』 9일 상오 11시. 서울 청량리경찰서 형사계. 집나간 어머니에게 전화걸 잔돈을 마련하기 위해 바지주머니를 뒤져 몇백 원을 훔친 맏아들 광남군(9)을 때려 숨지게 한 정영갑씨(36·무직)가 수갑찬 두 손을 내려다 보며 한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이틀 전 화장실에 간다며 나간 아들이 10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아 집주변에서부터 온 동네를 밤이 새도록 샅샅이 찾아헤맸다』는 정씨는 아들이 다음날인 8일 상오 9시30분쯤 구로경찰서 오류1파출소에 보호돼 있다는 소식을 듣고 곧장 달려가 집으로 데려왔다. 정씨는 『왜 집을 자꾸 나가느냐』며 다그쳐도 아들이 대답을 하지 않자 홧김에 회초리로 종아리를 몇 대 때렸다. 광남군이 계속 입을 다무는 데 더욱 화가난 정씨는 이번에는 아들의 두 어깨를 잡고 벽에다 밀치고 주먹으로 머리를 쥐어 박았다. 그러나 광남군은 머리를 벽에 비스듬히 기댄 채 갑자기 힘을 잃고 쓰러졌다. 이때가 8일 하오 8시쯤이다. 정씨는 식은 땀을 흘리며 맥없이 쓰러진 아들의 모습에 놀라 얼른 자리에 눕힌 뒤 허겁지겁 약국에 달려가 응급약을 사왔으나 아들은 이미 숨진 뒤였다. 결국 폭행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정씨는 쇠고랑을 찬 채 구치소로 향하는 길목에서 노환으로 누운 어머니(61)와 막내아들(6)의 걱정이 머리 속에 가득차 올랐다. 지난 81년 이 모씨(36)와 결혼한 뒤 행복한 보금자리를 꾸밀 꿈을 안고 중동으로 해외취업을 떠났던 정씨는 3년 동안 현지서 조리사로 일해 어느 정도 목돈을 마련해 갖고 귀국했었다. 그러나 그가 땀흘려 일하는 동안 그의 아내는 이미 가정을 버리고 집을 나가버렸었다. 귀국해서 집나간 아내를 찾아낸 정씨는 아내를 다시 집으로 데려왔다. 그러나 한 번 마음이 변한 그의 아내는 정씨가 8개월여 동안 외항선 잡역부로 취직해 집을 비운 사이 다시 두 아들을 남겨두고 집을 나가버렸다. 정씨는 가정형편을 펴기 위해 집나간 아내가 걱정되면서도 다시 해외취업을 했고 마침내 그는 우울증에 걸려 4개월 남짓 입원치료도 받아야만 했다. 정씨는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는 도중 막내 아들의 얼굴을 내려다 보며 『정신이 불안해지면서 나도 몰래 엄마를 보고 싶어 집을 나간 아들을 때리다가 이같은 엄청난 결과를 빚었다』며 자신의 잘못으로 죽은 아들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고 있었다.
  • “이번만은 공명선거를…”/박현갑 사회부기자(현장)

    『…공명선거가 되도록 후보자 여러분들의 협조를 바랍니다』 6일 상오10시40분 서울 강서구청 3층 기획상황실에서는 오는 26일 30년만에 다시 치러지는 기초자치단체 의회선거에 나갈 입후보자들을 위한 설명회가 열렸다. 강서 을구 선거관리위원회 윤수용 사무과장(51)과 갑구 정병화 사무과장(41)이 차례로 나와 설명회장을 꽉 메운 입후보자 등 70여명의 주민들에게 인사했다. 이 자리에는 선거만화와 홍보문안작성을 전문으로 한다는 K광고회사에서 신협씨(50)가 참석자들에게 자기들이 만든 선전팸플릿을 돌리는 모습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선전벽보는 1천자 이내로 만들어야 합니다. 작은 글씨로 자신의 경력 등을 빽빽이 적을 수도 있으나,글씨를 크게 하여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하는게 좋을 겁니다』 정과장의 조언이 섞인 안내였다. 『직장상사가 입후보할 예정인데 사정이 생겨 대신 나왔다』는 김재현씨(46)는 『기탁금 2백만원은 반드시 자기앞수표로 선관위에 내야한다』는 대목을 노트에 적었다. 1시간 동안의 설명에 이어 계속된 질문시간에는 너도 나도 한꺼번에 질문에 나서 참석자들의 선거에 대한 관심의 정도를 알 수 있게 해주었다. 『선전벽보에 게재할 사항을 적어 미리 제출한 원고와 실제로 인쇄된 원고의 규격은 같아야 하는가요』 『벽보용 사진은 흑백인데 각 가정으로 보내는 공보용은 컬러사진이 가능한가요』 질문은 대체로 홍보분야의 것이 많았다. 모정당의 동협의회장직을 맡고 있다는 홍동필씨(48)는 조금 쑥스러운듯 언제 사표를 내야 하는지를 옆사람에게 묻기도 했다. 1시간30분에 걸쳐 후보자 등록절차에서부터 필요한 각종 신고·신청서식 14종을 검토하고 질문도 마친 참석자들은 『이번에야 말로 정말 공명선거가 이뤄졌으며 좋겠다』면서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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