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위기 벗어날까
현대건설이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까? 회사채 신속인수 방안에 이어 정부가 해외공사 수주 지원을 위해 발벗고 나서면서 이같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그러나 자금시장 관계자들은 현대측의 강도 높은 자구 이행만이 유동성 위기의 근원적인 처방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건설의 자금난 실상은 금융감독원의 고위관계자는 1일 “현대건설은 3년치 공사물량을 수주한데다 회사채가 신속인수제를 통해 차환발행되고 있어 아파트분양대금 담보대출과 해외공사 지급보증 문제만 제대로 풀리면 오는 10월까지 자금난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즉,산업은행과 외환은행 등 국내금융기관이 현대건설의 해외공사 수주와 관련,4억달러의 지급보증 방안을 마련해주고 4,000억원의 아파트분양대금 담보대출만 이뤄진다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이 관계자는 “현대건설은 지난해 12억 달러의 해외차입금을 상환한데다 국내에서도 서산토지매각 등을 통해 약 1조3,000억원의 자구계획을 달성했다”면서 “해외에서도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계획은 올해 만기도래 차입금 규모는 국내 3조520억원,해외 6억8,000만달러 등 모두 3조8,340억원이다.
현대건설은 이 가운데 1조230억원을 내부자금으로 상환할 계획이다.
영업잉여자금 2,680억원과 자구계획 7,550억원 등이다.계획대로 된다면 부채는 지난해말 4조4,000억원대에서 3조5,000억원대로 줄게 된다.나머지 차입금 2조8,110억원은 외부지원을 토대로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방침에 따라 현대건설은 지난 1월에 만기도래한 회사채 800억원을 차환발행한데 이어 이달에도 1,200억원을 차환발행하게 된다.
이와 별도로 아파트분양대금 담보대출형태로 주택은행으로부터 1,200억원을 지원받는 등 아파트분양대금 대출을 통해 4,000억원의 자금을조달,모두 갚는다는 계획이다.
◆계획대로 될까 정부의 지원방침과 시장상황에 따라 매우 유동적인상태다.이때문에 하반기에 접어들어 위기상황에 봉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우선,영업이익은 3년간 공사를 수주한 상태라어느 정도 달성될 전망이다.
내부자금 조달계획은 부동산 및 증시가 살아야 성사가 가능해진다.
서산농장 매각만 하더라도 당초 6,000억원을 조달한다고 했으나 지난해 3,450억원만 달성한 상태다.
외부자금 조달문제도 정부와 채권금융기관의 지원이 없으면 불가능하다.이와관련,지난해 말 채권단 회의를 통해 올 상반기까지 만기연장해주기로 한 9,518억원의 채무가 하반기에도 계속 만기연장될 지여부가 관건이다.금융당국은 자구계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 채권단을 통한 법정관리와 경영권박탈,회사분할도 불사한다는 입장이어서 현대측의 자구계획 노력이 주목된다.
박현갑기자 eagledu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