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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정「동반외교」로 한ㆍ소 공감대 확충/모스크바 여로 이얘기 저얘기

    ◎준국가원수급 예우… 인식변화 실감/사안별이견ㆍ「공다툼」인상준것은 흠 7박8일간에 걸친 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 일행의 모스크바 방문은 한소 양국의 공식수교를 향한 상호 교감대를 크게 넓힌 성공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소련측은 야당총재에서 집권여당대표로 변신한 김최고위원의 정치적 위상을 충분히 인지하고 그를 준국가원수급으로 예우,사실상 한소 양국간 고위레벨의 공식 정치교류가 이루어졌다. 더욱이 박철언정무1장관을 중심으로 정부대표 성격의 수행팀에 의해 소정부당국과의 직접교섭이 진행됨으로써 일부에서 혼선이 일었다는 지적도 있으나 전체 구도면에서는 정치ㆍ실무레벨의 접촉이 어우러진 외교활동이 수행됐다고 보여진다. ○…김최고위원의 이번 소련방문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과의 전격회동. 당초 우리 정부측은 대내외 현안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고르바초프가 북한의 격렬한 방해에도 불구,김최고위원을 만나줄 것인가에 회의적 시각이었던 것이 사실. 그럼에도 고르바초프와의 만남에 대한 기대를버리지 않았던 방소단은 회동이 이뤄질 경우 모스크바방문 막바지인 26일쯤에야 면담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었으나 도착한지 하룻만에 크렘린 내실의 굳게 닫힌 철문이 열린 것. 지난 21일 고르바초프가 김최고위원을 만나고자 한다는 연락을 한 인사는 마르티노프 세계경제및 국제문제연구소(IMEMO) 소장. 김최고위원은 이날 하오 6시10분쯤 숙소인 옥자브라스카야 호텔에서 소정부기관지인 이즈베스티야지와 회견 도중 마르티노프소장의 전화연락을 받고 황급히 크렘린으로 출발. ○정치ㆍ실무접촉 병행 김최고위원과 고르바초프의 면담에 대해서는 「상당한 얘기가 오갔다」 「3∼4분에 걸쳐 인사만 나눴다」는 상반된 관측이 엇갈리고 있으나 면담시간에 관계없이 만났다는 것 자체가 한ㆍ소 관계변화에 중요한 이벤트가 됐다는 평. 이번 김ㆍ고르바초프 면담성사는 정재문ㆍ황병태의원 등 측근수행 인사들의 숨은 노력에 힘입은 바 크다고 볼 수 있으나 한국과의 교류증진을 바라는 소련측의 태도변화도 상당한 뒷받침이 된듯. 정ㆍ황 두 의원은 프리마코프 연방회의의장ㆍ부르텐스 공산당중앙위국제부 부부장,마르티노프 IMEMO소장 등 「고르바초프 직계라인」과 연쇄접촉을 갖고 김ㆍ고르바초프 면담을 강력 요청했다는 후문. ○…박철언정무1장관을 중심으로 한 실무팀은 부르텐스 공산당중앙위 국제부 부부장 등 소련측의 당정인사들과 연쇄 접촉을 갖고 김최고위원의 정치적 외교활동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뒷바라지. 박장관은 김ㆍ고르바초프 회동이 황망중에 성사돼 자신이 소지하고 있던 노태우대통령의 친서가 고르바초프에게 직접 전달되지 못하자 브르텐스를 통해 친서를 전달하고 답신을 요청. 박장관은 또 김최고위원이 한소간 총영사관을 우선 설치하자는 소련측의 제의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 하자 이는 「중간단계없이 직접 수교이룩」이란 우리 정부 방침과 다르다는 점을 설명,외교의 혼선을 방지했고 결국 준공식관계수립을 의미하는 상호 대표부설치 합의를 도출. ○친서전달 혼선 유감 ○…소련측은 북한등의 입장을 고려,아직 선경제교류확대 후국교수립의 공식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으며 이에 따라 김최고위원은 비정치적 활동에 있어 보다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는 것. 김최고위원의 모스크바대 초청연설시에는 4백여명의 청중이 몰려 한ㆍ소관계 진전에 대해 열띤 질의ㆍ응답을 벌였고 IMEMO와의 합동세미나도 성황리에 진행. ○…소련측의 방소단에 대한 예우도 국가원수급에 준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현지 언론들도 김최고위원 및 한국문제에 상당한 관심을 표시. 김최고위원에게는 소련의 최고급 승용차인 차이카가 제공되었으며 공식일정에는 경찰차가 선두에서 안내했고 대표단이 묵었던 옥자브라스카야 영빈관의 경비도 소련측이 전액 부담. 정부기관지 이즈베스티야는 1면 박스기사를,노보스티통신은 김최고위원 인터뷰기사를 게재했으며 일본등 외국 언론들도 열띤 취재경쟁. ○비정치분야 적극적 북한측도 김최고위원의 동정에 깊은 관심을 표시,연일 소외무성에 방소단 일정을 문의했고 특히 김ㆍ고르바초프 회동확인에 굉장한 노력을 경주하는 모습. 북한 중앙통신의 모스크바 특파원인 장공섭은 계속 대표단 행사장에 모습을 나타내 일거수일투족을 일일이 체크. ○…김최고위원 일행의 이번 방소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가속에 대표단 내부적으로 「공다툼」이 일었다는 인상을 준 것이 「옥의 티」였다는 지적. 정치인으로서 김최고위원의 언행이 북방비밀 외교를 주도하는 정부대표로서의 박정무1장관의 입장과 다소 상충되는 바람에 갈등이 표출됐다는 것. 이에 따라 노대통령의 친서전달과정,총영사관 설치문제 등을 둘러싸고 잡음이 있었을뿐 아니라 박정무1장관측은 「신중하게 추진되어야 할 북방외교가 정치이해 때문에 모두 드러나 정부측의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 “한반도 전쟁불안 해소가능”/김영삼위원 귀국

    ◎소와 긴장완화 심층논의/오늘 청와대 보고 민자당의 김영삼최고위원은 소련방문을 마치고 29일 하오 방소단 일행과 함께 귀국했다. 김최고위원은 이날 김포공항에서 도착성명을 발표,『지난해 6월의 첫번째 소련방문이 한소 관계개선을 위한 시작이었다면 이번 방소는 양국관계를 정상화시키기 위한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밝혔다. 김최고위원은 『이번 방소기간중 민자당과 소 집권당인 공산당과의 정식교류를 결정했다』고 말하고 『멀지않은 장래에 한소 양국간의 국교수립이 이뤄지리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김최고위원은 이어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소련지도부와 남북문제에 대해 충분한 얘기를 나누었으며 한반도 평화에 대해서도 깊은 얘기를 나누었다』고 전하고 『앞으로 대북관계및 한반도 주변이 크게 변할 것이며 전쟁에 대한 불안이 없는 상황으로 변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한반도 긴장완화에 대한 깊숙한 논의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김최고위원은 30일 낮 청와대로 노태우대통령을방문,오찬을 함께 하며 고르바초프 소대통령과의 회동등 방소결과를 설명하고 한소 수교문제등을 논의한다. 이 자리에는 김종필최고위원과 박태준최고위원대행이 배석할 예정이며 방소단의 박철언정무1장관은 노대통령에게 별도로 방문결과를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 “대북한관계 큰 변화온다”/김영삼최고위원 방소 귀국회견 일문일답

    ◎“한ㆍ소 수교의 결정적 계기 마련/민자ㆍ공산당 수시로 상호초청”/동석 박정무,굳은 표정… “각료급 교류 합의 없었다” ○…소련방문을 마치고 도쿄를 거쳐 29일 하오 귀국한 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은 김포공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방소는 한소관계정상화의 결정적 계기를 마련,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었으며 통일로 가는 문을 열고 우리 한민족의 역사의 흐름을 바꿔놓을 획기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평. 김최고위원은 이날 하오 6시 대한항공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회견장으로 직행해 상기된 표정으로 미리 준비했던 도착성명을 10분간에 걸쳐 낭독한 뒤 기자들과 일문일답. ­멀지 않은 장래에 한ㆍ소국교가 수립된다는 데 이전에 KAL기 피격문제에 대한 소련측의 사과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 이에대한 논의는 있었나. 『이 자리에서 소련의 지도자와 한 얘기를 전부 밝히지 못하는 것을 미안하게 생각한다. 국민들이 이해해주길 바란다』 ­소련정부기관지 이즈베스티야에서 김최고위원을 소개하며 차기 대권후보라 했는데 온당하다고 보는가. 『그같은 보도가 나간 경위를 내가 알 길이 없다. 소련기자가 자의로 쓴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방소 전부터 김최고위원과 박정무1장관이 동행ㆍ수행여부를 놓고 잡음이 일었고 소련에서도 친서문제로 다투고 경쟁적으로 회담에 임하는등 손발이 맞지 않았다는 보도가 있었다. 실제로 그러했나. 『이번 방소는 어디까지나 민자당 최고위원의 입장에서 당을 대표했다. 대표단은 전원 무사히 귀국했고 감사하는 것은 전체가 12일간의 출국기간 동안 하루 3∼4시간밖에 자지 못하며 열심히 노력했다는 점이다. 어느 누구도 소련에서 개별행동을 하지 않았으며 불가능했다. 모든 사실은 내가 알았고 누구든 나와 의논을 했다.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가장 염두에 두었다는 점을 알아달라. 신문이 잘못 쓴 것 같다』 ­소련과의 수교가 가까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언제쯤 가능할 것 같나. 『소련측도 많은 것을 밝히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 분명한 것은 가까운 장래에 이뤄진다는 것이다. 내일 청와대에서 노대통령및 김종필 최고위원과의 오찬회동을 가질예정인데 거기에서 좀더 자세한 얘기를 나눌 예정이다. 고르바초프와의 면담내용 등은 모스크바를 떠날 때까지는 발표하지 않기로 약속했었다. 그동안 일부 내용은 기자들이 추측해서 쓴 것이 많다. 고르바초프와 만났을 때 그는 「우리들이 서있는 것은 아니다. 아무런 장애요인이 없다. 양국이 다같이 생동력있게 나아가자」고 말했다』 ­고르바초프와의 면담내용을 좀더 자세히 밝힐 수 없는가. 『나는 고르바초프의 대통령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했고 그도 나의 방문을 마음에서 우러나게 축하해 주었다. 나는 그에게 「한반도의 평화와 세계평화를 위해 당신이 추진하고 있는 페레스트로이카가 반드시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노태우대통령의 안부를 전했다. 이에 대해 고르바초프도 노대통령에게 안부를 전해달라고 했다』 ­이번 방소가 대북관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하며 그곳에서 북한측 인사와 접촉한 사실이 있는가. 『대북관계는 매우 크게 변할 것이고 한반도 주변이 크게 달라질 것이다. 우리 국민들도 전쟁에 대한 불안없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해도 좋게 될 것이다. 북한측 인사와는 어느 누구와도 만난 사실이 없고 다만 북한측 대사관으로부터 나의 일정을 묻는 전화는 많이 걸려 왔었다』 ­민자당과 소 공산당과의 정당교류는 어떤 형태로 이뤄지는가. 『수시로 우리 민자당의 초청에 소련집권당이 응하고 또 소련집권당의 초청에 우리가 응한다는 얘기다. 이것은 간단하게 보아서는 안되며 국교정상화로 가는 지름길이란 것을 생각해달라』 한편 이날 회견동안 박철언정무1장관은 시종 굳은 표정으로 김최고위원의 바로 옆에서 회견 장면을 지켜보았는데 회견이 끝난 뒤 『이번 방소가 한소관계개선에 플러스가 되었는지 마이너스가 되었는지 견해를 밝혀달라』는 질문을 받고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답변해 불편한 심기를 노출. 박장관은 『한소 각료급 교류에 대한 소련측과의 합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도 『전혀 합의된 바 없다』고 간단하게 답변. 박장관은 특히 김최고위원이 기자회견 도중 『고르바초프대통령과의 대화내용을 좀더 공개하겠다』며 미공개 내용을더 설명하려 하자『휴』하며 걱정스런 심경을 다시한번 노출. ○…이날 공항에는 김재광국회부의장,김동영총무,이병희ㆍ남재희의원 등 30여명의 민자당의원과 당직자,방소단가족등 2백여명의 환영객이 몰린 데다 내ㆍ외신보도진까지 취재경쟁을 벌여 북새통. 환영나온 의원들의 대부분은 민주계였으나 민정계에서 이긍규ㆍ조영장ㆍ박승재ㆍ서상목ㆍ신영순의원 등의 모습이 눈에 띄었는데 이들 민정계 의원들은 평소 박철언계로 알려진 의원들이어서 눈길.
  • 소 방문단 일행 평양 간 일 없다/청와대ㆍ김 위원 밝혀

    【도쿄=김영만특파원】 소련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도쿄에 기착한 김영삼 민자당최고위원과 박철언 정무제1장관은 28일 이번 방소단 일행중 북한을 방문한 인사는 없었다고 말했다. 김최고위원은 『정재문의원을 제외한 대표단 전원이 도쿄로 돌아왔다』고 말하고 『정의원은 지난 27일 미국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방소단 일부의 평양행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수정 청와대대변인도 이날 방소단 일행중 몇명이 모스크바에 남아 평양을 방문했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김최고위원의 일행중 어느 한 사람도 북한에 간 일이 없다』고 부인했다.
  • 한소 수교길 “정치적 정지”/김영삼최고위원 방소 7박8일 결산

    ◎대통령 친서ㆍ답신교환,「정상화 진입」 신호/소의 평화의지 확인… 한반도 안정에 도움/당ㆍ정의 첫 「경쟁외교」… 보완 효과 못거둬 김영삼 민자당최고위원 일행의 7박8일에 걸친 방소는 한소 양국관계를 수교직전 단계인 「정부간 공식대좌」 단계로 끌어올렸다. 방문단이 당초 목표하고 예상했던 수교일정 단축이나 일정합의가 이루어진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노태우대통령과 고르바초프대통령이 친서와 답신을 주고받은 것은 두 나라 관계가 사실상의 「정상화 단계」에 이르렀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김최고위원과 고르바초프대통령이 지난 21일 크렘린궁에서 전격 회동한 점은 소련측이 대한수교에 대한 강한 의지를 공개화한 것으로 보여 한소수교가 실무적 협상절차만 남겨놓은 것이 아닌가 하는 해석까지 가능하게 한다. 방소단과 초청자인 IMEMO(세계경제및 국제문제연구소)가 26일 발표한 공동성명은 『일련의 대담을 통하여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과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서는 한소간의 관계정상화가 필요하다는 공동인식을 하게 되었다』고 말해 두 나라가 수교를 전제로 노력하고 있음을 처음으로 공식화하고 있다. 나아가 공동성명은 『한소교류를 급속하게 해 양국간의 공식적 정부관계를 사실상 수립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했다』고 밝혀 두 나라가 비록 수교는 하지 않았지만 「공식적 정부관계」에 있음을 밝혀 주목을 끌었다. 김최고위원 일행의 방소활동은 박철언정무1장관이 주도하는 실질수교협상과 김최고위원측의 수교분위기 제고활동으로 2원화된 점이 특색이다. 때문에 방소단 활동의 구체적 평가도 두가지 측면에서 각각 다른 점수로 나타나고 있다. 김최고위원측이 주도한 수교를 위한 정치적 분위기 성숙작업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여겨진다. 김최고위원측은 고르바초프대통령과의 면담을 비롯,소련공산당 2인자로 불리는 야코블레프 정치국원,프리마코프 연방회의의장,부르텐스 공산당중앙위 국제부수석부부장 등과 잇따라 회담을 가짐으로써 양국간 수교분위기를 극대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소련측 인사들이 이구동성으로 『한소수교에 장애물은 없다』고 밝힌 점이나 공동성명이 한소 현주소를 「공식적 정부관계」로 설정한 점등은 정치적으로 두 나라 관계가 수교를 기정사실화하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알리는 일련의 사건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소수교의 실질협상은 커다란 진전이 없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같은 정치적 분위기와 실질협상에서의 괴리는 경우에 따라 우리측 협상대표단에게 족쇄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대표단인 박정무장관팀은 수교일정을 단박에 합의할 수 없다면 각료급을 대표로 한 양국협상팀을 구성,수교문제를 협의토록 시타리얀 경제담당부총리와의 회담에서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공동성명 작성과정에서 소련측이 우리측 요구사항인 「수교및 경제협력을 위한 각료급회담 필요성 합의」 조항을 굳이 삭제함으로써 소련측이 한소수교를 금명 받아들일 생각이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고 있다. 방소활동을 결산하는 공동성명은 우리측의 선수교 후교류 확대의 요청에도 불구,과학기술처장관회담및 소련측 과학아카데미와 한국과학기술원 사이의 정기교류에만 합의하고소련측 문화교류 확대 요청의 결과랄 수 있는 문화교류를 위한 정부부처간 또는 공식단체간 접촉추진을 동시에 명기하고 있다. 이는 여전히 우리측 주장인 선수교와 소련측 요구인 후교류확대 선수교의 이견차를 허물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정무장관은 세차례의 실질협상이 끝난 뒤 『소련측은 여전히 공식수교보다 교류확대를 주장하고 있다』고 밝히고 『현재로서는 한소수교가 양국 정부간의 협상결과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말하자면 이번 방소기간동안 수교가 필요하다는 점은 소련측에 강력히 제시했지만 수교의 구체적 조건 등은 아직 협상에 들어가지 않았거나 협상이 계속되고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수교의 시기가 결정될 단계에까지 이르지 못했음은 소련측의 두가지 발언에 의해 강조되고 있다. 하나는 야코블레프가 설명한 『양(교류)이 질(수교)로 변하는 시기가 빨리 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한대목이다. 또 하나는 소련측이 김최고위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영사처를 총영사관으로 승격시키겠다』고 한 부분을들 수 있다. 영사처의 총영사관 승격은 일견수교로 가는 단계적 절차로 볼 수도 있으나 비밀수교일정 합의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면 현재상태의 장기화 계산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곧 교류축적이 수교를 위해 더 필요하다는 소련측 입장이 외교행위로 구체화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우리 정부측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막후에서 수교일정이 합의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총영사관 설치제의가 있다면 이는 현재의 수교없는 상호교류를 보다 장기화시키려는 계산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외교관례상 고르바초프가 노대통령에게 보내는 답신의 내용은 대표단이 서울로 돌아온 뒤 청와대측과의 협의가 있고 난 뒤에라야만 부분적이라도 공개가 가능하다. 답신의 구체적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고 또한 고르바초프대통령과 김최고위원 간의 회동시간,형식,내용이 밝혀지지 않은 시점에서 한소수교문제를 한마디로 말하기는 어려우나 수교에 대한 소련측의 계산작업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단계로 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러나 그러한 실질협상의 미진에도불구하고 정치적 수교분위기 성숙,특히 「김­고 회동」은 한반도가 전쟁의 공포로부터 벗어나는 역사적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주변 4강국의 협조를 통해 한반도 평화를 보장받으려는 우리측 「생존외교」가 소련측의 「협조」를 얻어냄으로써 새로운 지평위에 서게 됐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김최고위원의 방소는 정부ㆍ여당내에서 처음으로 같은 외교목표를 두고 당과 정부가 경쟁을 벌인 우리 외교사의 첫 경험이었다. 결과적으로 민자당의 특수성등으로 경쟁외교가 보완 상승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오히려 상대방으로 하여금 유리한 조건제시자를 골라잡게 만드는 문제점을 노출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김최고위원과 박장관 모두가 언제나 「국민적 인기」를 염두에 두려 하는 정치인이란 점에서 이같은 시도는 실패가 예견되었던 부분도 없지 않다. 김­고 회담이 김최고위원과 박장관 간에 사전협의되지 않았고 이로인해 대통령 친서가 다른 방법으로 전달되었던 점은 외교에서의 「경쟁」이 가져다줄 수 있는 피해의 한 단면을 보여준 셈이다.김최고위원 측근인사들은 『소련측이 대화 파트너를 김최고위원으로 골랐다』고 스스로 자랑하고 있다. 소련측이 선택해준 대가로 무얼 요구할 것인가를 생각한다면 좀더 신중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모스크바=김영만기자〉
  • 고르바초프,노대통령에 답신/박정무/“귀국보고 뒤 일부내용 공개”

    ◎「크렘린 대좌」 기상에서 밝힐 듯/김영삼최고위원 귀국길에 【모스크바=김영만특파원】 박철언정무1장관은 27일 상오(현지시간) 모스크바를 떠나기 직전 소련측과 3차 수교실무협상을 갖는 자리에서 노태우대통령의 친서에 대한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의 답신을 받았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의 답신이 문서로 전달되었는지의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박장관은 이와관련,『노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국내에서 고르바초프대통령의 답신내용을 부분적으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민자당의 김영삼최고위원은 이날 하오(한국시간 28일 새벽) 7박8일간의 방소일정을 마치고 모스크바를 출발,귀국길에 올랐다. 김최고위원은 28일 상오 10시10분 일본 도쿄에 도착,다케시타(죽하) 전총리등 일본정부및 정계인사 등과 만나 양국 현안등을 논의한 뒤 29일 하오 귀국할 예정이다. 김최고위원은 도쿄행 기상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21일 크렘린궁에서 가졌던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의 회동사실을 확인하고 회동 내용을 부분적으로 공개할 것으로보인다.
  • 북한인사와 접촉 시도

    【모스크바=김영만특파원】 박철언정무1장관은 25일 하오(한국시간) 모스크바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방소중 소련측에 대해 ▲즉시 수교 ▲당장 수교가 어렵다면 쌍방 각료급 인사및 경제외교실무자로 구성된 대표단의 서울ㆍ모스크바 교환방문협상 ▲한소 경제협력위 구성등을 제의했으며 소련측은 오는 27일까지 이에대한 답변을 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장관은 이어 『정부는 4월말이나 5월초쯤 소련정부와 본격협상을 시작해 9월초순쯤 상설대표부를 발족하고 연말이나 내년초에 수교를 한다는 목표를 세웠었다』면서 『이제 협상을 공개적으로 할 수 있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생각은 드나 한소수교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기대는 성급한 것』이라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박장관은 모스크바 체류중 대북한인사 접촉과 관련,『북한측이 김영삼최고위원과 고르바초프 소대통령과의 회동 보도가 나간 뒤 대단히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어 상당한 차질이 생기고 있다』고 말해 북한측과의 접촉시도를 시인했다.〈관련기사2면〉
  • “한ㆍ소 수교 공개 협상단계 진입”/방소 박철언정무 인터뷰

    ◎북 과민반응 우려,일정 늦춰/국익 차원서 대소경원 검토 김영삼 민자당최고위원과 함께 방소중인 박철언정무1장관은 정부대표 자격으로 모스크바를 방문,현재 한소수교에 관한 실질적인 막후협상을 벌이느라 분주하다. 『수교협상은 조인때까지 비밀리에 진행돼야 한다』며 인터뷰를 줄곧 고사해온 박장관을 숙소인 옥자브르스카야호텔에서 만나 대략적인 수교협상의 진전상황과 협상전망등에 관해 이야기를 들었다. ­소련측에 비공식적으로 제의한 것이 무엇인가. 『남북관계등 공개할 수 없는 부분도 있으나 밝힐 수 있는 것은 첫째 당장 수교를 하자는 것이다. 둘째 당장 수교가 어렵다면 쌍방의 각료급 인사를 대표로 하고 경제외교관계 실무자로 구성된 대표단이 서울과 모스크바에서 협상을 시작하자는 제의였다. 셋째는 한소 경제협력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경협방안등을 다루자는 것이었다』 ­우리 정부의 한소수교에 대한 입장과 현재의 상황은. 『당초의 구상은 4월말이나 5월초에 본격협상을 시작해 9월초순께 상설대표부를 발족하고 연말이나 내년초에 수교를 한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목표였다. 그러나 소련의 여러가지 정치변화등 내부사정으로 인해 당초의 구상이 차질을 빚고 있다』 ­협상 전망은. 『우리 국민들이 보기엔 막후협상이 다 끝난 것처럼 돼 있으나 사실과 다르다. 소련은 지난번 막후협상때보다 더 여유있는 입장을 보이면서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해오고 있다. 협상전망을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다. 우리가 모스크바를 떠날 때까지 소련측이 답신을 주겠다 하므로 답신을 받아 봐야만 전망을 할 수 있겠다. 다만 협상을 공개적으로 할 수 있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인상을 갖는다. 우리가 다시 모스크바에 오든지 소련측이 서울로 오든지 아니면 제3국에서 계속 협상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소련측의 어떤 인사들과 접촉하고 있나. 『지난 22일 소련공산당중앙위 청사를 방문해 고위관계자에게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그 자리에서 양국대표 3명씩 모여 3시간동안 본격협상을 벌였다. 이 자리에는 소련측의 부르텐스 공산당국제국부부장과 또 다른 고위관계자가 참석했고 이것이 첫번째 활동이었으며 양국 정부간의 첫 공식 논의였다』 ­평양사람들과 접촉은 했는지. 『민족문제는 서로가 공개할 수 없고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이 불가피하게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한 노력은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가시적인 결과는 없다. 모스크바로 오기전 북측의 고위인사와 만날 것이라는 예상보도가 크게 나가고 김최고위원과 고르바초프대통령과의 회동이 크게 보도되면서 북한측이 입장이 매우 어려워졌다. 북한측이 대단히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에 계획에 상당한 차질이 오고 있음을 이해해 달라. 그러나 계속 노력하고 있다』 ­김최고위원과 업무상 갈등이 있는 것처럼 비치고 있다. 이에 대한 장관의 견해는. 『그런 것을 전혀 느끼지 않고 있다. 연령면에서나 정치현상에서의 경험,당의 위치로 보나 그 분을 잘 모셔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일을 실질적으로 맡아서 해야 하는 입장이고 또한 정부측으로서는 국민에 대한 책임이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다져가면서 일을 하려는 것이다』 ­김최고위원과 고르바초프의 회담이 수인사를 한 정도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김최고위원이 직접 체험한 것이기 때문에 나로서도 정확히 말할 수 없다』 ­소련은 경제협력확대를 계속 요구하고 있는데. 『우리 국내사정이 많은 부담을 안으면서 조기수교를 해야 할 상황은 아니다. 초기에는 자꾸 교류하자고 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정부간 창구를 건실하게해 국교를 수립하는 데 국익이 있다. 막후에서 이 사람들에게 수교를 미끼로 우리로부터 많은 경제적 실익을 취하고 한국내 친소세력을 확대시켜 극동의 상황을 소련에 유리하게 변화시키는 의도를 갖고 있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했다. 그런 의도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했다』〈모스크바=김영만특파원〉
  • 김영삼최고위원 방소 7일 이모저모

    ◎소 언론서 김­야코블레프회담 대대적 보도/박정무 상대­장소 감춘 회담ㆍ잠적에 관심 집중 김영삼 민자당최고위원 일행의 방소일정이 27일(현지시간)로 모두 끝난다. 방소단은 그동안 김최고위원과 고르바초프대통령의 전격회담,김최고위원과 야코블레프 국제담당 정치국원과의 회동,김최고위원 진용과 박철언정무제1장관측과의 미묘한 갈등 등으로 많은 관심을 끌었다. 앞으로의 관심은 김최고위원이 밝히지 않고 있는 고르바초프대통령과의 회담경위와 그 내용 그리고 박장관이 만난 인사들이 누구냐는 등이다. 김최고위원은 이 부분에 대해 계속 입을 굳게 다문 채 『못한 이야기들은 27일 모스크바를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하겠다』고 말하고 있어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큰 뉴스에 묻혔던 뒷 이야기들을 모아본다. ○고르비회담은 함구 ○…무엇보다도 눈에 두드러진 현상은 방소단에 대한 소련측의 관심이 지대했다는 점. 소련 방송과 타스통신,프라우다지 등 현지 언론은 김최고위원의 일정을 19일의 도착때부터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보도,이번 방소단활동에 깊은 관심을 표명했는데 특히 야코블레프와의 회담내용을 언론들이 대대적으로 보도. 그러나 고르바초프와의 회담사실에 대해서는 전언론이 함구,모스크바 라디오방송은 김최고위원의 모스크바대학 연설내용을 24일 녹음방송했고 모스크바방송등 2개의 방송과 1개의 신문이 김최고위원과 인터뷰를 했다. ○일정 빠짐없이 체크 ○…방소단의 활동에 대해서는 현지 북한측 관계자들도 민감한 반응. 이들은 매일 김최고위원 비서실로 전화를 걸어 김최고위원의 일정을 문의해 왔으며 북한중앙통신 장공섭,한철 등 두 기자는 방소단기자는 물론 박희태대변인에게까지 수시로 전화를 걸어 체크. 특히 김최고위원의 고르바초프 회담후에는 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서너시간마다 문의전화를 해오는등 분주하게 움직였는데 김최고위원 도착 당일만 해도 한소관계의 정치적 진전에 대해 회의적 반응을 보이던 중앙통신의 장기자는 뒤늦게 『고르바초프대통령을 만난 것은 잘된 것 아니냐』며 사실 확인을 위해 유도성 질문을 여러차례 하기도. ○“한국경제 배우자” ○…한국과의 경제협력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소련측은 자신들의 낙후된 경제를 시인하면서 한국으로부터 배우겠다는 저자세와 대국의 자존심을 동시에 내세우는 2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한국에서 배우겠다는 노력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는 게 방소단에 포함된 경제인들이 받은 느낌이다. 김상하상의회장과 구평회태평양경제협의회 한국위위원장은 소련측이 군사부문의 첨단기술을 우리에게 팔고 싶어하는 느낌을 받았고 태평양경제협의회에도 참여하고 싶어하는 눈치였다고 전언. ○김의원과 별도 행동 ○…모스크바 도착이후 일정을 보안에 붙이고 있는 박철언정무장관은 노태우대통령의 친서전달이후 김최고위원과는 별도의 일정으로 행동. 박장관팀은 김최고위원일행이 IMEMO세미나와 모스크바대학 연설을 한 23일 상하오에 장소와 상대방이 알려지지 않은 회담을 가진 데 이어 김최고위원측이 관광ㆍ실내축구관람을 한 24일에도 서류가방을 든 수행원과 함께 하루종일 잠적해 상대방이 누구냐를 두고 구구한 억측이 대두. 박장관측이 연일 만나고 있는 대부분의 인사들은 소련측의 대한 정책 핵심인사들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미 박장관이 『모스크바에서 나의 관심은 수교문제가 아닌 민족통합에 관한것』이라고 밝힌바 있어 북한측 인사와 접촉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모스크바=김영만특파원〉
  • 서울ㆍ모스크바 교류의 파장 긴급진단

    ◎“「한ㆍ소 접근」 동북아 냉전구조 와해에 기여”/구체적 「방소결실」 조만간 가시화 확실/“「두개의 한국」 노선 채택” 대북압력 효과/소,「통독」 여세 몰아 「한반도」 카드 제시 가능성/북의 「하나의 조선」 정책 포기 여부가 변수로/일본도 「북방섬 문제」 해결되면 시베리아 진출 서둘 듯 한국과 소련의 관계가 최근들어 급속하게 진전되고 있다. 이미 적지 않은 규모의 경제교류가 이루어지고 있고 서울과 모스크바에 영사처가 개설된데 이어 김영삼 민자당 최고위원의 방소를 계기로 수교문제가 본격 거론되는 등 한소간의 정치 경제관계가 한 차원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한소관계의 급속한 개선은 동북아 세력균형의 중심고리로 간주되는 한반도와 그 주변의 중국ㆍ일본ㆍ미국간의 상호관계에도 미묘한 파장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오는 4월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를 앞두고 권력승계설까지 나돌고 있는 북한측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되고 있다. 급변하는 한소관계의 배경과 전망 그리고 주변국가들에 미치는 영향등을 종합진단하기 위해 이기탁 교수(연세대),최종기 교수(서울대 행정대학원),김부기 교수(외교안보연구원) 등 소련 및 국제정치 전문가들의 좌담을 마련했다. ◇특별좌담: 이기탁(연세대 교수) 최종기(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김부기(외교안보연구원 교수) ▲이기탁 교수=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거치며 서서히 그 윤곽을 드러낸 북방정책은 6공화국에 들어서면서 중요한 정책으로 부각됐습니다. 지금 모스크바에는 김영삼 민자당 최고위원과 그동안 북방정책을 실제로 담당했던 박철언 정무제1장관이 함께 가 있으며 김최고위원이 고르바초프와 회담을 가졌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소양국은 현재의 영사처 관계를 총영사관으로 격상시키기로 합의했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한소관계에 관한 이같은 보도만으론 그 외교적 틀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이같은 사실은 지금까지의 비공식적 차원의 한소관계를 공식적 차원으로 끌어 올리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종기 교수=김최고위원의 이번 소련방문은 여러가지를 시사하고 있습니다.그중에서도 가장 큰 의미라면 소련이 자국의 국가이익을 위해선 이념을 초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점입니다. 소련은 지금 국내적으로 심각한 생필품 부족현상에 직면하고 있어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기존의 군수공장을 민영화하여 민간 소비제품을 생산하는 등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절대적으로 부족한 생필품의 해결엔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번에 소련이 김최고위원을 초청하게 된 것은 바로 이러한 자국의 경제난 타개를 위해 우리나라를 경제협력의 파트너로 지목했다는 점을 지적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경협 파트너로 지목 ▲김부기 교수=소련이 우리나라와 경제협력을 바라는게 한소관계 진전의 동인이라는 말씀에 덧붙여 이번 소련 초청의 몇가지 배경을 살펴봐야 될 것 같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동유럽의 대변화,그리고 공산주의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소련자체의 변화는 냉전체제하의 「구사고」로 부터 몰타회담 이후 국제적 화해 분위기 속에서 「신사고」로의 전환을 가능케 했습니다. ○남북관계 악화위험이같은 사고의 전환은 소련으로 하여금 더이상 냉정의 산물인 북한을 의식하지 않게 만든 요인입니다. 또 몰타회담 이후 증대된 미소협조관계는 한반도외교를 적극화하려는 소련의 생각을 가속화 시켰으며 대통령제를 도입하는 등 자신의 권력기반을 공고히 다진 고르바초프는 과감한 방향설정이 가능케 됐습니다. ▲이교수=김최고위원의 이번 모스크바 방문은 앞으로 한소양국관계 뿐만 아니라 한반도 주변정세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한 의사 타진 단계가 아닌 양국관계 공식화의 첫걸음이라 해석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최교수=이번 모스크바 방문은 궁극적으로는 한소국교 정상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소련으로 하여금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소련은 지난 88년 9월 크라스노야르스크 선언을 통해 한소양국간의 경제문제를 처음 언급한 뒤 올림픽을 계기로 적극적인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북방외교의 목적이 북한 배후세력과의 관계증진을 통한 대북관계개선이라면 이는 이번 방문을 통해 어떤 형태로든구체적 결실을 조만간 거둘 것으로 기대됩니다. ▲김교수=북한은 현재 동유럽 민주화라는 커다란 충격파에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북한은 오는 4월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기점으로 체제내부를 단속하고 이를 통해 급변하는 세계정세에 대응코자 하고 있으며 현재는 정책조정기간이라고 보여집니다. 그런데 이번 소련 방문을 통해 한소관계가 증진되면 이는 북한에 압력수단으로 작용할 것이며 소련은 이를 이용,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몰타회담 이후 국제관계가 우호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련은 그동안 한국이 정치적으로만 접근하지,자신들이 필요한 경제문제에 대해선 소극적이라고 불평해왔습니다. 따라서 이번 방문을 통해 한국은 소련에 경제협력을 해주는 대신 소련은 한반도에는 2개의 국가가 존재한다는 「한반도의 현실적 노선」을 북한이 깨닫게 하도록 만들 것 입니다. ▲이교수=북한은 지난 45년부터 「하나의 조선정책」을 권력체계의 아킬레스건으로 삼아 줄곧 남조선해방을 주장해 오고 있는데,한소 양국의관계개선은 이 정책에 악영향을 끼쳐 남북관계의 악화를 초래할 위험성도 없지 않습니다. 물론 북한이 자신들이 고수해오던 「원 코리아」 정책을 포기하고 「투 코리아」 정책을 받아들이는 사고의 전환이 이루어진다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고서는 남북관계가 더 악화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최교수=소련은 동서독문제에 있어 양국을 모두 승인했으며 한반도에서도 크라스노야르스크선언을 통해 「투 코리아」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로 보아 소련은 장차 동북아의 평화정착을 위해 헬싱키조약과 같은 카드를 아시아에서도 던질 것이며 이로 인해 남북대화의 가능성은 높아질 것입니다. ▲김교수=북한은 오는 4월 최고인민회의 선거를 계기로 상당한 지도부 개편을 단행할 것입니다. 젊은 신세대의 부상을 통해 사고의 개방성이 이루어지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현실주의태도가 늘어나면 변할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죠. ▲이교수=소련이 우리나라에 대해 갖는 기대는 크게 정치적인 것과 경제적인 것으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경제적인 것은 앞에서 지적됐지만 정치적인 문제,특히 미군주둔문제는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소,탈냉전화 목표 ▲김교수=소련의 한반도에 대한 외교목표는 탈냉전입니다. 한반도의 탈냉전화로 동북아시아의 냉전구조 와해를 기대하고 있으며 탈냉전을 통한 군비축소로 경제재건을 꾀하는 것입니다. 소련은 북한의 주한미군철수를 지지하고 있지만 군사적 팽창주의는 포기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한반도의 탈냉전은 해외주둔기지의 철수와 함께 자연스럽게 주한미군의 철수를 유도할 것입니다. ○한중 관계 영향없어 또 한소관계 정상화를 위한 조건으로 소련은 원칙적으로 주한미군의 철수를 주장할 것이지만 이를 전제조건으로 고집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교수=이번의 김영삼 최고위원과 고르바초프 대통령간의 회동 등을 통해 한소관계가 급진전되고 있으며 수교단계가 임박했다는 느낌까지 갖게 됩니다. 그런데 지난해 중국의 천안문사건 이후 소련이 한국에 접근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데 대해 중국이 심한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의 중소에 대한 관계가 최근 들어 역전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최교수=지난해 중국에서 민주화 시위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한국은 소련보다 중국과의 관계가 밀접했으며 무역고도 30억달러로 소련과의 무역고인 5억달러를 훨씬 능가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천안문사건으로 최근 분위기가 「중국바람」에서 「소련열기」로 갑자기 바뀌었지만 한중관계에 그렇게 나쁜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북한이 「하나의 조선」 정책을 고집하듯이 중국은 대만관계 때문에 「하나의 중국」이라는 주장을 포기하기 어려운 문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딜레마에 빠져 있는 중국으로서는 소련이 먼저 한국과의 관계개선을 하면 그 뒤를 이어 따라가는 것이 수월하기 때문에 한소관계 개선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한국이 너무 서둘고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올 가을 북경에서 열리는 아시안 게임을 계기로 한중관계는 한 차원 높은 발전을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교수=소련의 적극적인 대한관계 전환은 중국으로 하여금 대한관계 증진에 적극 나서도록 자극할 것이며,중국을 자극하는 만큼 소련의 정책전환은 북한에 압력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지난해 12월의 미소정상회담 이후 미소의 협조분위기가 상당히 무르익어 있고,지난해 5월의 중소정상회담을 통해 두 나라의 관계가 정상화되었기 때문에 한반도문제에 대한 외부적 압력이 가중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봅니다. 즉 중소관계 정상화가 한반도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협조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므로 한소관계의 정상화가 한중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입니다. 또한 곧 개최될 미소외무회담ㆍ정상회담을 통해 소련은 동서독 문제를 해결한 여세를 몰아 한반도 문제를 푸는 자세로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 움직임 주시해야 ▲이교수=일본이 한국의 북방정책에 「의외로」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한국이 동구권 국가들과 국교수립을 맺을 때 일본인의 도움이 있었다는 말이 있고,김영삼 당시 민주당총재 및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방소 등도 일본인의 협조가 큰 힘이 되었다고 하는데 왜 이처럼 일본이 한국의 북방정책에 「우호적」으로 나오는 것일까요. 또한 소련은 일본이 시베리아 개발에 참여하는 것을 유도할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일본이 시베리아로 진출하여 일소관계가 완화될까요. ▲최교수=일본은 지난 50년대부터 시베리아로 진출한다고 말은 했지만 실제로는 진출하지 않았습니다. 일본은 소련과 북방도서문제가 남아 있고 미국의 눈치를 무시할 수 없어서 결단을 내릴 수 없었던 것이지요. 따라서 일본의 시베리아개발 참여문제는 일본이 미국안보체제를 중요시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과연 미국이 이를 묵인,협력할 것이냐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미국은 일소관계개선을 좋아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소련에 반환을 요구하고 있는 북방도서문제도 시베리아 진출의 큰 걸림돌로 계속 작용하게 될 것입니다. ▲김교수=동감입니다. 일본은 미국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으며 북방도서문제도 난제로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의 미소정상회담 이후 미국의 대소강경정책이 후퇴하고 있는 분위기이므로 일본은 미국을 덜 의식할 수 있게 되었다고 보며 소련이 북방도서문제에 대한 「제3의 길」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일본의 시베리아진출 전망은 밝다고 생각합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일을 전후하여 장애물이 해결되면 일소관계는 새로운 전환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지요. 한소관계는 일본이 한편으로는 견제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장려하는 측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소관계가 진전된 만큼 일본은 미국을 의식하지 않고 소련에 진출하는 것이 쉬워지는 면이 있지요. 그리고 한국의 기업이 소련에 진출하는 것은 일본과 충돌되는 면도 있지만 한일 두나라의 경제력이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으므로 양국의 소련진출이 상충되는 범위는 넓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이 먼저 소련에 진출할 경우 이러한 「선례」를 미국의 눈치를 덜 의식하고 일본이 따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 같습니다. 미국이 소련진출을 견제하는 것은 한국이 아니라 일본이라는 사실을 일본은 잘 알고 있습니다. ▲이교수=북방정책은 미국ㆍ일본ㆍ서구와의 남방정책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그런데 최근 일련의 움직임을 보면 서방을 소홀히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입니다. 미국ㆍEC(유럽공동체)의 시장을 기반으로 소련ㆍ동구에 진출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요. 또 일본이 그들의 막대한 저축을 시베리아개발에 투하할 것인가,아니면 지금처럼 「소련의 실질적인 아시아 군사력 감축이 없다」며 방위예산증액에 힘을 기울일 것인가에 따라 동북아의 정세는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이점 우리로서는 일본의 움직임에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입니다. ○서방정책 너무 소홀 ▲김교수=현재 세계질서는 탈냉전화로 나가고 있으며 제로섬게임이라는 냉전시대 유물은 사라지고 있습니다. 세계가 공존적 협력시대로 구조적인 변화를 하고 있으므로 한국의 대소관계 개선으로 한미우호관계가 나쁜 영향을 받으리라는 것은 기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서구의 대소경제협력도 활발해지고 있으니까요. ▲이교수=현재의 움직임을 보면 한국이 북방정책을 너무 급속히 추진하여 오히려 남북관계가 악화된 것 같습니다. 헝가리와의 수교를 계기로 남북한의 통로가 두절되어 남북한의 평화와 안전보장이라는 북방정책의 목표가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듭니다. 물론 북한 정권이 「하나의 조선」 정책을 포기하게 되면 한반도의 현실을 인정하는 결과가 되어 자연스럽게 남북한 교차승인도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북방정책의 종착역은 평양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한국의 대소관계개선으로 북한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김교수=소련이 한국과의 정치관계를 가속화시키려고 한다는 것은 현재 정책을 조정하는 과정에 있는 북한이 한반도에 두나라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현실적인 노선을 택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즉 한소관계 정상화는 북한이 냉전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하도록 인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한소관계의 압력속에서 북한은 신사고로의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이같은 움직임은 올해초 동구공관장회의때 나타난 바 있습니다. ○정부간 공식화 필요 ▲최교수=북한은 지난해 12월 말 루마니아의 차우셰스쿠정권 전복 후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를 인정하고 나왔습니다. 따라서 한소관계정상화는 북한에 선의의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으며 폐쇄체제가 완화될 것 같습니다. 한국이 소련과 가까워질 수록 북한이 불장난을 하지 못할 것이며 따라서 북한은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밖에 없겠지요. ▲이교수=그동안 우리는 비공식외교채널을 통해 소련과의 접촉을 시도했으나 이제는 외무부 등 공식채널이 기능을 발휘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고르바초프­김영삼 회동을 통해 한국의 외교사상 중요한 전환점을 맞게 되었으며 이제 비공식외교는 마무리하고 외무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한소관계를 공식화시켜야 할 것입니다.
  • 대사급 수교 공식 제의/김영삼­시타리얀 부총리 회담

    ◎한국측,“각료급 협상기구 만들자”/투자보장 협정 앞서 최혜국 대우 합의 【모스크바=김영만특파원】 소련을 방문중인 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과 박철언정무1장관 등 한국측 대표단은 23일 상오(현지시각) 소련내 각 사무국 청사에서 시타리얀 소련대외경제위원회의장겸 경제담당부총리를 만나 양국간의 국교수립을 소련측에 공식적으로 촉구했다.〈관련기사3면〉 이날 정부측 대표인 박철언장관은 시타리얀부총리에게 『한소 양국간의 경제협력을 위해서는 투자보장협정등 각종 정부간 협정의 체결이 필수적』이라고 전제,『이를 위해 양국간의 수교를 위한 공식적인 정부간 협상을 즉각 개시하자』고 제의했다. 한국대표단의 이같은 수교 제의는 그간 비공식적이고 비공개적이던 한소양국간의 수교문제가 처음으로 공개화되고 양국 당국자간에 공식적으로 거론됐다는 점에서 한소양국수교에 새로운 디딤돌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박장관은 『양국간의 수교가 즉각적으로 어렵다면 그 전단계로 양측의 각료를 단장으로 하고 외교ㆍ경제부처의 실무자들을 위원으로 하는 협력기구를 만들어 수교협상과 경제협력 문제에 대한 논의를 동시에 병행 추진하자』고 덧붙여 제의하고 『또 이와는 별개로 정부와 민간인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한소경제협력합동위원회」를 설치,현재 양국간에 진행되고 있는 합작투자개발사업등에 대한 모든 논의를 더욱 구체적으로 추진토록 하자』고 소련측의 신중한 검토와 조속한 회답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시타리얀부총리는 『당분간 한소경제협력위원회등 기존의 경제협력관련기구를 이용해도 좋을 것』이라고 한국측의 수교촉구에 즉각적인 태도 표명을 유보했으나 경제협력기구의 확대 개편이 필요하다는 데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찬성했다고 동석했던 박희태대변인이 전했다. 시타리얀부총리는 또 『현재 소련은 각종 첨단기술이 집약되어 있는 군수산업을 민수산업으로 전환하고 있는 중』이라면서 『민수로 전환된 기업과 공장을 상대로 한국측이 경협및 합작대상을 선택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소 양측은 이날 회담에서 한소간 투자보장협정체결을 추진키로 의견을모았다. 우리측은 한국기업의 대소투자증진을 위해 과실송금등 조세부문의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양국간 투자보장협정의 체결을 촉구했으며 시타리얀부총리는 양국의 정식외교관계가 아직 수립되지 않았음을 감안,공식협정체결을 유보하는 대신 한국과의 무역에 있어서 사실상 최혜국 대우에 준하는 법적ㆍ제도적 배려를 한다는 잠정협정체결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잠정협정은 오는 6월말이나 7월초쯤 발효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소간 대사급외교관계가 수립되면 공식적인 투자보장협정이 즉각 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민자당측 관계자는 전했다. “미ㆍ북한관계 개선 지원 용의”/김영삼최고위원,IMEMO 연설 한편 김최고위원은 이날 하오 방소단과 소세계경제및 국제문제연구소(IMEMO)와의 공동세미나에서 연설을 통해 『한국의 정당지도자들은 모두 미국이나 일본의 대북한관계 개선을 희망하고 있으며 지원까지 할 용의도 있다』고 밝히고 『소련도 북한과의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우리나라와의 관계를 심화,격상시킬 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김최고위원은 이어 모스크바국립대에서 한소양국간의 경제협력 증진방안에 대해 연설했다.
  • 한소 「공식수교」로 줄달음/소의 총영사관 교환개설 제의 안팎

    ◎실질협력 증진… 빠르면 연내 수교/우리 자본 도입 겨눈 양보일 수도 소련측이 방소중인 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에게 제의한 것으로 알려진 한소 양국간의 총영사관 교환설치는 수교를 향해 치닫고 있는 양국관계 개선에 소련측이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정부측도 이러한 소측의 제의에 대해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고 환영의 뜻을 표시하고 있어 빠르면 오는 7월초쯤 서울과 모스크바에 총영사관이 개설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양국간에 공식적인 외교경로를 통해 합의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 유동적인 측면이 다분히 포함돼 있는 게 사실이다. 한소양국은 지난해 12월8일 서울과 모스크바에 각각 상주영사처를 교환설치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사실상의 영사관계」를 수립했다. 이에 따라 우리측에서 공로명 초대주소영사처장이 지난 2일 모스크바에 부임,비자발급및 자국민보호 등 영사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소련측도 지난 19일부터 아나톨리시로추크주한소련영사처장대행이 영사업무를 개시했다. 그러나 양국은 당시 영사처를 별도의 건물에 두지 않고 민간무역사무소내에 설치키로 합의,편법적이면서도 불완전한 영사관계를 맺은 것이나 다름없다. 또 영사처 건물외벽에 자국의 국기를 게양하지 못하도록 하는 한편 영사인가장을 교환하지 않은 채 「도착통지」의 방법으로 영사직무수행을 인정키로 한 것등도 이같은 양국간의 기형적인 관계를 말해준다. 이와같은 특이한 관계는 결과적으로 양국 모두에 명분과 실리를 제공했다. 즉 소련측은 북한을 의식,『단지 민간무역사무소에 영사 기능을 부여했을 뿐이지 결코 양국정부간 공식관계가 아니다』라고 주장할 명분을 갖게 되었고 우리측은 『영사처가 무역사무소내에 설치됐을 뿐이지 양국정부간의 공식관계와 맞먹는 실질적인 영사관계』라고 해석,양국간의 미묘한 입장 차이를 반영했다. 따라서 양국관계가 총영사관 설치로 격상된다는 측면은 말 그대로 그동안의 「사실상의 영사관계」에서 「공식적인 영사관계」로 발전된다는 것을 뜻한다. 더구나 소련측이 선뜻 양국관계 격상문제를 들고나온 것은 지금까지의 어정쩡한관계를 청산하고 완전한 관계로 진전시키겠다는 자신들의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받아들여져 대한수교에 대한 소련측의 인식 변화를 확인해준 셈이다. 외무부는 이러한 양국간의 우호적인 분위기를 감안,모스크바에 총영사관을 설치하는 것 이외에도 레닌그라드,블라디보스토크,나홋카 등에도 총영사관을 개설하는 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현재 일본 오키나와에만 영사관을 두고 있으며 미국 뉴욕 로스앤젤레스,이집트 카이로 등 35개 도시에 총영사관을 설치해두고 있다. 여하튼 한소간 총영사관 설치는 양국간 정치ㆍ경제ㆍ문화 등 제반분야에서의 실질협력증진을 가져오게 되며 양국간의 국교수립에도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바꾸어 말하면 총영사관으로의 격상이 실현된다면 이는 우리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연내 한소수교」의 명백한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양국관계의 격상은 또 소련측이 원하고 있는 시베리아 공동개발 등에 있어 우리 민간기업들의 활발한 대소 진출을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공식적인 영사관계 수립은 조만간 투자보장협정,2중과세 방지협정체결 등 투자에 따른 안전판 마련으로 이어지게 되며 이는 우리 기업들이 그동안 우려해왔던 과실송금,투자이익환수 등에 있어서의 미비점을 불식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식외교경로를 통하지 않은 이같은 사태 발전을 두고 대부분의 외무부 당국자들은 신중론을 펴고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총영사관으로의 격상제의 뒤에 숨어 있는 소련측의 의도를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즉 우리정부가 정상적인 공식관계 수립을 줄기차게 주장해온 만큼 대사급 외교관계보다는 격이 낮은 총영사관 설치를 양보해주고 당초 우리측이 약속했던 「왕성한 대소 투자진출」의 확실한 담보를 얻어내겠다는 소측의 속셈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정부는 지금까지 대동구권 수교에 있어서도 그랬듯이 영사관계,무역대표부 등 중간단계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대사급 외교관계를 맺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 왔었다. 이를테면 중간단계의 설정은 오히려 발목을 잡히는 꼴을 초래,수교가 예상보다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외무부 관계자의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이와 비슷한 유형으로 한ㆍ이집트간의 총영사관 설치를 예로 든다. 한ㆍ이집트 양국은 지난 62년 다른 중동국가보다 먼저 총영사관 설치 합의를 이끌어냈음에도 불구,아직까지 국교수립을 맺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 있다. 김최고위원을 수행중인 박철언정무1장관등 북방정책팀이 이러한 가능성을 생각해서인지 총영사관 설치를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같은 분위기와 일맥상통한다고 보여진다.〈한종태기자〉 ◎김영삼최고위원 방소 여로 나흘째/첫 정부간 공식회담… “수교우선” 강력 제기/김 위원ㆍ박 정무,총영사관 개설 협의싸고 혼선 ○…방소 4일째를 맞은 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과 박철언정무1장관 등 방소단은 23일 소련 경제담당부총리인 시타리얀대외경제위원회의장을 소련 내각사무국 청사에서 만나 정부대 정부의 첫 공식 접촉을 실현. 김최고위원과 박장관,김상하대한상공회의소회장,구평회럭키금성상사회장 등은 이날 정부 공식대표인 박장관을 내세워 경제협력의 전제 조건으로 한소수교를 공식으로 제기. 이날 박장관은 『수교를 위한 공식협상을 즉각 시작하자』고 초반부터 강력한 수교의사를 표시,약 50분간에 걸친 회담분위기는 농담 한마디없이 진지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고 박희태대변인이 전언. 이날 박장관의 수교및 경제협력에 관한 3가지 방안제시에 이어 김상하대한상공회의소회장은 『외교관계가 없이는 한국정부가 우리 기업들의 소련 진출을 강력히 지원할 수 없으므로 투자의 안정성을 위한 투자보장협정,투자이익에 대한 과세및 과실송금 등에 관한 협정체결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지원 사격. 구회장도 『현재 한소는 서로가 원하는 만큼 경제협력이 되고 있지 않다』며 『한국기업은 투자여건이 불비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소련측은 한국기업의 활동이 소련의 국익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해 증진과 함께 조속한 문제 해결의 방안을 촉구. 김최고위원도 나서 『한소수교는 이 시점에서 꼭 이루어져야 할 역사적 과제』라며 『양국간의 정치ㆍ외교적 발전이 경제협력관계를 더욱 크게 발전시킬 수 있다』고 선수교의 필요성을 강력히 피력. 이에 대해 시타리얀부총리는 『수교가 되면 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믿지만 수교 전에도 경제협력을 이룩할 가능성과 전망이 크다』며 선경제 협력론으로 일단 한국측 공세를 저지. ○…이에 앞서 김최고위원 일행은 22일 상오 10시50분(한국시간 하오 4시50분) 모스크바 시청으로 사이킨시장을 방문,서울ㆍ모스크바간 자매결연 문제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며 1시간 동안 환담. 김최고위원은 『고르바초프대통령의 페레스트로이카가 성공해서 아시아및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영사처의 총영사관 승격 문제에도 언급. ○…한소수교 조기실현을 목표로 방소중인 김영삼최고위원 일행이 대소협의및 내용 발표 과정에서 혼선을 빚고 있어 주목. 김최고위원은 지난 21일 고르바초프와 전격 회동함으로써 한소조기수교에 밝은 전망을 던져주었으나 22일 부르텐스 공산당 국제부부부장과 올여름 총영사관 개설에 합의한 것처럼 발표하자 박철언정무1장관이 즉각 이의를 제기하고 나서 혼선이 생기기 시작. 김최고위원은 23일 총영사관 합의 발표를 번복하면서 한ㆍ소간 즉각적인 대사급 관계수립이 목표라고 밝혀 사태수습을 하긴 했으나 이번 해프닝이 양국관계의 정상적 발전에 장애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 김최고위원은 22일 상오 모스크바시청을 방문하기 직전 숙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르텐스가 올여름에 영사처 관계를 총영사관 관계로 승격시키자고 해 합의했다』면서 『오늘 박장관과 부르텐스가 실무접촉을 할 것』이라고 설명. 그는 또 총영사관 관계 확립 시기를 묻는 질문에 『6월말이나 7월초쯤 되지 않겠느냐』고 답변. 그러나 22일 상오 부르텐스와 별도로 만난 박장관은 『합의는커녕 부르텐스로부터 이와 관련된 언급은 듣지도 못했다』면서 『뭔가 진전이 있기도 전에 자주 엉뚱한 얘기가 나온다』며 불평. 김최고위원측은 이날 하오 박장관과 30여분간의 의견조정을 거친 후 「합의」 사실을 얼버무리는등 자신의 발언을 뒤집기 시작. 황병태의원은 『김최고위원이 상오에는 분명히 부르텐스와 이 문제에 대해 합의했다고 했었다』며 『그후 박장관이 부르텐스와 만난다기에 이를 실무적으로 마무리지으려는 것으로 알았다』고 말해 착오가 있었음을 시인. 김최고위원도 23일에는 자신의 전날 발언에 대해 『소련측 인사로부터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은 있으나 합의해준 적은 없다』고 정정하고 『중간단계없이 곧바로 국교수립으로 가자는 것이 우리의 기본입장』이라고 해명. 이같은 사태에 대해 관계자들은 정부측이 중간단계를 생략하고 곧바로 대사급 수교를 추진하고 있는 터에 김최고위원이 소련측의 총영사관 제의를 정부측과 협의없이 동의해준 데 따른 불협화같다고 분석.〈모스크바=김영만특파원〉
  • 한­소,총영사관 개설 합의/영사처서 격상

    ◎빠르면 7월 서울­모스크바에/양국 집권당 정기교류도 갖기로 【모스크바=김영만특파원】 한국과 소련 양국은 현재 양국간에 교환설치돼 있는 영사처관계를 총영사관으로 격상키로 합의한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총영사관으로의 격상은 양국의 외교관계 수립을 앞당기는 데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되며 나아가 「연내 한소수교」를 달성하는 데도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방소 중인 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을 수행중인 박철언정무1장관은 이날 상오(현지시각) 소공산당중앙위국제부의 부르텐스부부장을 만나 빠르면 오는 7월부터 서울과 모스크바에 총영사관을 설치한다는 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김최고위원은 이날 한국의 집권당인 민자당과 소련 집권당인 공산당 사이에 정기적인 당대 당 공식교류를 갖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한소 양국은 서울과 모스크바에 총영사관을 설치하는 것 이외에도 한국측에서 레닌그라드ㆍ블라디보스토크ㆍ나홋카 등 3개 도시에 총영사관 개설을 고려중에 있으며 소련측에서도 부산에 총영사관을 추가 설치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이와함께 소련 시베리아 공동개발에 우리 민간기업의 합작투자진출을 촉진시키는 데 합의하고 빠른 시일내에 투자보장협정,이중과세방지협정 등 투자에 따른 안전보장책 마련을 서두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 한ㆍ소 「수교행보」 가속화 예고/김영삼­고르바초프 극비회담의 의미

    ◎대북한문제 「정치적 결단」 의지 확인/한반도 긴장완화에 긍정적 영향/철군 논의등 한미관계에도 여파 미칠 듯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의 요청으로 21일 이뤄진 고르바초프대통령과 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간의 전격 회담은 한소양국간에 국교가 없는 상황아래 이뤄졌다는 점에서 극히 이례적인데다가 한소양국간 연내수교의 전망을 확실히해준 것으로 큰 의미를 갖고 있다. 비록 양측이 회담사실 자체를 발표치 않기로 하는 「비공식」 「비공개」의 형식을 취하고는 있으나 이번 김최고위원의 방소가 소련측의 공식적인 요청이었던 점,더구나 소련의 최고 실력자가 비수교국 집권당의 최고위원을 직접 면담했다는 점은 그간 전망되어온 한소 연내수교의 시기가 상당히 앞당겨지고 그 관계개선의 내용도 매우 구체적인 것일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한반도 정세변화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는 하나의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 ○의전상 극히 이례적 특히 2차대전 후 한반도의 역사의 미소 양대국의 대결적인 냉전이데올로기의 사슬에서 벗어나지 못해왔음을 감안한다면 이같은 변화는 한반도에서 냉전이데올로기의 원초적인 부담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우리로서는 매우 고무적인 상황전환으로 볼 수 있다. 비록 한반도에서의 냉전이데올로기가 이미 소련이라는 공산주의의 종주국 때문만이 아니라 북한이라는 현실적인 적대세력에 의해서 더 강화,유지되는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같은 소련의 대한접근은 북이 고집스러운 냉전체제 고집을 밑둥에서부터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한반도의 긴장완화,나아가 통일의 상황조성에 매우 급속한 진전을 예고한다고 할 수 있다. 이날 고르바초프와 김최고위원 회담내용에 대해 양측은 모두 함구하고 있으나 회담의 중심내용이 한소국교수립문제라는 점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할 수 있다. 국교수립시기와 관련,양측은 각각 고려해야만 할 상황,즉 북한측의 반응이나 국교수립을 위한 분위기조성용 한소경제협력문제 등에 대해 정치적인 결단이란 돌파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김최고위원이 고르바초프대통령과의 면담 몇시간 전에 고르바초프의 분신격인 야코블레프국제담당정치국원과의 대화내용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미국 일본 서독 등을 통한 간접대화 채널을 정면으로 폐기한 첫 「직접­공개」 회담으로 평가될 수 있었던 이날 김영삼­야코블레프회담에서 야코블레프정치국원은 『한소간 수교에 관해 정치국내에 양론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기본적으로 양국간에 극복할 수 없는 장애물은 없다』고 확인함으로써 한소수교의 방침을 공식 표명했다. ○회담내용 모두 함구 그는 『남은 문제는 관계정상화의 시기선택과 몇가지 장애물의 극복』이라고 북한에 대한 설득부분에 의문부호를 찍기는 했으나 『한소수교는 동전던지기와 같은 것으로 동전이 떨어지고 난 후 그 앞뒤면을 어떻게 정치적으로 현명하게 판단하느냐』라고 정치적 결단을 강조함으로써 그들의 결심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했다. 그의 이같은 의지표명은 불과 수시간 후 그가 김영삼최고위원의 고르바초프대통령과의 회담을 주선함으로써 결단을 신속히 가시화시켰다. 이같은 소련측의 즉각적인 반응은 이날 약 50여분간 진행됐던 김최고위원과 야코블레프간의 단독면담에서 김최고위원이 『노­고르바초프간 정상회담을 제의했다』고 공개한 데서도 암시의 뜻이 노대통령의 한소수교에 대한 열망과 수교에 필요한 여건조성의 조건들이 이날 친서형식으로 고르바초프에게 전해졌음을 충분히 뒷받침해 주고 있다. 이같은 양국 정상들간의 사실상 직접적 의사전달이 이루어짐으로써 한소간의 관계개선은 기정사실화됐으며 이번 김영삼최고위원의 방소로 그 시기가 상당히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입장 고려한 듯 소련측은 이번 김최고위원의 방소기간 중 자신들의 최대 관심사인 양측의 경제협력문제에 대해 김최고위원과 동행한 경제인들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들었으며 현재의 상황에 대해 납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따라서 경협문제는 장애물의 성격이 아니라 발전적 디딤돌의 성격으로 규정하기로 양해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야코블레프정치국원은 회담 초반에 『양국간 정치적 관계개선에 대해 얘기가 많으나 아직 경제협력분야에서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고 한국측을 몰아세웠으나 한국측 대표단이 투자보장협정,2중과세방지협정,결제방법 등 소련의 투자여건 조성불비에 대해 설명한 후 이해를 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김최고위원과 회담 직후 방소 수행기자단과의 전격 인터뷰에서 『우리는 한국기업인들이 소련에 투자하려는 의도를 환영한다』고 말하고 『투자조건등에 대해서는 쌍방이 협상하고 토론할 수 있으며 한국의 기업들이 투자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항상 함께 연구할 수도 있다』고 적극적인 자세로 전환했었다. 소련측은 북한과의 관계와 관련,최소한 김최고위원이 소련을 떠난 후 고르바초프와 김최고위원과의 비밀회담 사실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북한이 더이상 소련의 대한접근에 결정적인 장애물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양측의 이같은 적극적인 자세전환이 얼마만한 속도와 내용을 갖고 진행될 것인지 속단하기 어려우나 야코블레프와의 회담과 예정에 없이 이루어진 소련과학아카데미 마초크원장,라비오로프과학기술담당부수상과의 회담에서 「한소경제인단 구성문제」와 「과학기술담당장관급의 교환회담및 양국학자간 학술교류」에 합의가 이루어진 것은 속도와 내용이 상당한 수준이 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최고위원과 고르바초프대통령의 면담이 「소련측의 주문」에 의해 공식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사전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전격회동형식으로 이뤄졌다는 점은 소련측이 ▲북한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으며 ▲대한 관계개선의 주된 목표가 경제협력에 있는 만큼 정치적 의미가 부여되는 공식회동은 시기상 바람직하지 않고 ▲그렇다고 우리나라 집권당의 최고위원을 냉대할 수도 없는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여겨진다. ○중국태도 주목거리 여하튼 이번 김최고위원의 고르바초프 전격회담은 한반도의 냉전상황을 강요해왔던 북쪽의 두마리 호랑이,즉 소련과 중국 중 그 한마리가 그 위협을 철회할 결심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한국의 대공산권 외교전선뿐 만아니라 철군문제가논의되고 있는 한미관계에도 상당한 여파가 밀어닥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이와 관련,지난해 6월 천안문사태로 대한접근에 주춤하고 오히려 강택민총서기를 북한에까지 파견했던 중국이 과연 어떻게 주변정세에 대처할 것인지 더욱 주목되고 있다.〈모스크바=김영만특파원〉 ◎YS­고르비 크렘린 대좌 이모저모/소측 전화요청으로 15분만에 성사/김위원,“크렘린에 주요인사 만나러 간다” 연막/소 의도ㆍ파장분석에 박정무등 밤샘 ○…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간의 단독회담은 당초 김최고위원의 방소기간 후반에 이루어지도록 잠정 합의되어 있었으나 21일 하오(현지시간) 크렘린측의 전화요청으로 15분만에 전격적으로 성사. 김최고위원은 이날 하오 붉은 광장 관광을 취소하고 숙소인 옥자브라스카야 영빈관에서 일정에 없던 소련정부기관지 이즈베스티야와의 회견을 1시간 정도 가진 뒤 하오 6시10분께 크렘린측으로부터 『6시25분까지 와 달라』는 전화연락을 받고 이를 쾌히 승낙. 김최고위원은 6시22분쯤 방을 나서 영빈관 로비에서 대기 중이던 한국 사진기자 2명과 통역관인 류학구씨를 대동하고 리무진 승용차편으로 출발,최고위원의 비서로부터 『중대한 일정이 생겼다』는 귀띔을 받은 사진기자들이 로비에서 『누구를 만나러 가느냐』고 묻자 김최고위원은 『나도 갑자기 생긴 일이라서…』라며 즉답을 회피. ○사진기자ㆍ통역 대동 그러나 김최고위원은 승차 직전 『이제 크렘린에 가면 처음에 한사람이 있을 것이고 그 다음에 만나는 사람이 주요인사』라고 말해 고르바초프대통령을 만나러 갈 것임을 시사. 김최고위원은 또 TV카메라기자들을 찾았으나 마침 주위에 없자 사진기자들에게 『중요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니 현장에서 끝까지 남아 찍도록 하라』며 역사적인 회동의 모습을 남기고자 하는 희망을 강력히 표시하기도. ○…김최고위원 일행을 태운 리무진이 6시25분 정각 크렘린궁 정문에 도착하자 기다리고 있던 경호관계자가 뒷자리에 동승,대통령집무실까지 안내. 김최고위원은 대통령집무실 건물에 도착,엘리베이터로 3층까지 올라가 응접실에서 대기 중이던 프리마코프연방회의의장의 영접을 받고 유통역관과 함께 옆방에 마련된 회담장으로 직행. 그러나 사진기자들은 집무실 경호원들에게 입장을 제지당해 별도 휴게실에서 김최고위원이 나올 때까지 50분간 대기. ○…김최고위원은 하오 7시15분 회담장을 나와 25분쯤 숙소인 영빈관으로 돌아왔으나 흡족한 듯한 표정만 지을 뿐 함구로 일관. ○김최고위원 표정 “흡족” 김최고위원은 『누구를 만나고 왔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전혀 대답을 않고 『오늘 1분도 쉬지 못해 몹시 피곤하다』는 말만 되뇌면서 상기된 표정에 성취감이 가득. 이날 만찬은 부르텐스공산당중앙위국제부부부장 초청으로 7시에 계획되어 있었으나 김최고위원과 고르바초프대통령간의 비밀회담으로 인해 1시간 연기,김최고위원은 자신의 방인 1206호실에서 30분간 휴식을 취한 뒤 만찬에 참석. ○…김최고위원은 영빈관 14층 홀에서 열린 만찬에 부인 손명순여사와 함께 참석,부르텐스부부장 내외및 마르티노프IMEMO소장 내외 등과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2시간 반동안 환담. 박철언정무장관을 포함한 수행의원들이 동석한 이날 만찬이 끝난 뒤 김최고위원은 만찬장 한쪽에서 박장관및 박희태대변인과 회담사실 보도여부를 10여분간 숙의. 김최고위원은 곧이어 합류한 의원들과 구수회의를 마친 뒤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에게 『박대변인의 공식발표가 있을 것』이라고만 밝히고 자리를 피하려 했으나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선 채로 약식 회견. 김최고위원은 『고르바초프를 만났느냐』는 질문에 『소련측과 나와의 약속이니 약속을 지켜야지』라며 회담사실을 공개치 않기로 했음을 간접 시사하고 『어느 시기에는 진실을 얘기할 것이며 이같은 점까지도 소련측과 약속이 돼 있다』고 설명. ○협상에 장애될까 염려 ○…모스크바에 체류하고 있는 정부의 북방정책팀은 김최고위원과 고르바초프대통령의 회동이 급작스럽게 이루어진 데다 회동사실이 공개된 점을 놓고 신중한 반응. 박철언정무1장관과 정부실무관계자 3∼4명으로 이루어진 북방정책팀은 회담이 있은 것으로 알려진 21일 밤 밤을 새워가며 소련측의 의도와 회담사실의 공개가 가져올 파장을 분석했다고 한 관계자가 설명. 이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막후협상에서 소련측의 태도에 실질적인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김최고위원과 고르바초프의 회담이 이루어진 점은 대단히 부담스럽다』면서 『특히 회담사실이 즉각 국내언론에 보도돼 협상 자체에 상당한 장애가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 이 관계자는 『22일부터 우리 정부측과 소련 당국간에 내용을 밝힐 수 없는 중요한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었다』면서 『국내에서 먼저 불을 질러 우리쪽이 쫓기는 입장에서 협상에 임할 수 밖에 없게 됐다』고 말해 고르바초프­김영삼회담이 소련측의 전략적 필요성에 의해 주선되었을 가능성을 시사. 김최고위원의 모스크바 도착보다 며칠 먼저 이곳에 도착한 정부실무자들은 박장관과 합류한 뒤 소련측과 몇차례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박장관은 이같은 사실의 확인을 거부. ○2월부터 은밀히 추진 ○…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과 고르바초프대통령의 회담은 정재문의원이 지난 2월 선발대로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추진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원은 당시 부르텐스 소련공산당중앙위국제부부부장을 통해 이같은 의사를 전달했고 김최고위원은 방소 때 호스트였던 프리마코프연방회의의장이 비공식 일정으로 회담을 추진해왔다는 것이 김최고위원측의 설명.
  • 노­고르바초프 회담 제의/방소 김영삼 최고위원

    ◎야코블레프 정치국원과 회담서/경제협력단 구성에 의견 접근/소측 “수교 걸림돌 없으나 우선 순위 중요” 【모스크바=김영만기자】 소련을 공식방문중인 김영삼 민주자유당최고위원은 21일 상오(현지시간) 야코블레프 소련공산당 국제담당 정치국원과 회담,노태우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제의했다. 이날 모스크바 중심가에 있는 소련공산당 중앙당사에서 양측 대표단간의 1시간35분에 걸친 합동회의에 이어 김최고위원과 야코블레프 정치국원간의 40여분간에 걸친 단독회담이 끝난 뒤 김최고위원은 『멀지 않은 장래에 노­고르바초프 양국 대통령간의 정상회담이 이뤄지기 바란다는 뜻을 야코블레프 정치국원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와관련,김최고위원은 그같은 의사전달이 『노대통령의 친서등 문서 형식으로는 전달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자신의 그같은 제의가 즉각 고르바초프대통령에게 전달될 수 있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관련기사4면〉 김최고위원은 회담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회담에서 양측은 정치ㆍ경제 두 분야에서의 관계 증진방안을 놓고 진지한 논의가 있었다』 밝히고 『잠정적으로 양국 경제인들이 중심이 되는 경제협력단 구성문제도 검토할 수 있다는데 의견 접근을 보았다』고 말했다. 김­야코블레프 단독회담에 앞서 한국측에서 김최고위원,박철언정무제1장관 황병태ㆍ김용채ㆍ정재문의원 구평회럭키금성상사회장 공로명주소영사처장이,소련측에서 야코블레프 정치국원 프리마코트 IMEMO소장,브르텐스 당중앙위 국제부 부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합동회의에서 양측은 양국관계증진,경제ㆍ과학ㆍ문화 등 제반분야에서의 협력방안에 관해 협의했다. 이날 회담에서 사실상 소련의 제2인자로 알려진 야코블레프 정치국원은 한소수교 전망과 관련,『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ㆍ과학 등 제반분야에서의 교류가 확대되면 양이 질로 변화하는 상황이 온다』고 말하고 『어느 시점에서 양을 질로 변화시키느냐는 양측이 정치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라며 양국 수교에 있어 정치적 결단을 강조했다고 배석했던 황병태의원이 전했다. 야코블레프 정치국원은 또 『한소관계의 원활화를 전망하는데 있어 못넘을 걸림돌은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문제는 우선 순위와 양측이 주의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해 비정치분야에서의 협력축적과 북한측의 입장등이 빠른 시일내에 국교수립에 고려대상임을 시사했다. 한편 김최고위원과 방문단은 이날 하오 소련 과학아카데미의 마르처크원장,라베로프 과학기술담당 부총리등을 만나 양국간 과학기술 협력증진방안에 대해 회담했다.
  • 당무위원 45명 발표/민자/민정계 24ㆍ민주 13ㆍ공화 8명

    민자당은 19일 45명의 당무회의위원과 9명의 상임고문을 확정 발표했다. 당의 최고의결기구인 당무회의는 당연직 7명,임명직 38명의위원으로 구성됐으며 계파별로는 민정계 24,민주계 13,공화계 8명으로 안배됐다. 이번 당무위원 임명에서 민정계는 과반수인 23석에서 1석을 넘는 24석을 확보,앞으로 당의공식의사 결정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민자당이 이날 임명직 당무위원으로 지명한 인사는 민정계의 남재희 정석모 김윤환 이한동 이춘구 이종찬 심명보 서정화 이자헌 이치호 신상식 정순덕 최운지 오유방 이태섭 김종기 김종호 안병규 나창주 지연태의원과 임방형전민정당고문 민주계의 김재광 최형우 정상구 황명수 황병태 김동규 김덕룡 박종률 박관용의원과 강인섭전민주당부총재 김수한전민주당중앙상위의장,공화계의 이병희 구자춘 김용채 최각규 이종근 김인곤의원 등이다. 민자당의 당연직당무위원은 김영삼 김종필최고위원 박태준최고위원대행 박준병사무총장 김동영총무 김용환정책위의장 박철언정무1장관 등이다. 민자당이 이날 발표한 상임고문은 채문식 박준규 윤길중 유학성의원과 김정례 김명윤 권오태 김효영씨 등이다. 박희태대변인은 『인선원칙은 다선을 고려하고 지역간의 균형을 유지하는 한편 중앙당직자와 각료,그리고 상임위원장내정자는 제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5월에 있을 국회직개편시 계파별로 일부 당무위원을 상임위원장으로 임명하고 퇴직상임위원장을 당무위원으로 임명하고 퇴직상임 위원장을 당무위원으로 임명하는 소폭 교체인선이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 한ㆍ소 수교 집중 논의

    민자당의 김영삼최고위원은 소련 과학아카데미 산하 「세계경제및 국제관계연구소」(IMEMO)의 초청으로 20일부터 27일까지 소련을 공식방문하기 위해 19일 상오 출국했다. 김최고위원은 방소기간 동안 리슈코프총리등 소련고위층인사와 회동,한소간의 수교및 경제협력과 남북한간의 긴장완화 등 현안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최고위원은 또 오는 25일 소연방최고회의 외교분과위원회에서 「한소관계의 개선으로 한반도의 평화를」이라는 주제로 연설하며 모스크바대학,IMEMO 등에서도 강연할 계획이다. 김최고위원의 방소에는 정부측 대표로 박철언정무제1장관이 동행했으며 박장관은 방소기간중 한소정부간 고위 접촉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김최고위원은 출발에 앞서 이날 상오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변화의 핵심인 소련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 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는 90년대와 21세기의 우리민족의 국제적 위상과 경제발전ㆍ 남북통일여건조성등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서 『한소관계 정상화를 포함한 제반교류와 협력증진,남북관계 개선등에큰 성과가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최고위원은 오는 29일 귀국한다.
  • 민정계 과반수 확보… 당 주도권 장악/민자당 당무위원 인선의 안팎

    ◎다선 우선ㆍ지역 안배 원칙… 각료 제외/초ㆍ재선 10명… 「세대교체 시도」 첫 발 민자당은 19일 당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당무회의를 구성,당의 기본골격을 마무리 함으로써 창당 1개월여만에 본격적인 당무활동에 들어가게 됐다. 당무회의는 당헌 당규 및 정강정책개정권 및 대통령 후보 제청권,국회의원 후보 심사권 등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어 앞으로 1주일에 한번 정도 소집될 정례회의 등에서는 주요 현안에 대한 당론 결정과정에서 당내 계파간의 다양한 목소리를 조정ㆍ처리하는 토론장 역할을 하게 된다. 따라서 민정ㆍ민주ㆍ공화 3계파간의 세력배분비를 현시화하는 이번 당무위원 인선을 둘러싸고 각계파간의 갈등과 이해대립이 여느 당직인선 못지않게 첨예화하는 진통을 겪었다. 특히 각계파 내에서도 계파별 중간보스에 포함되느냐의 여부를 놓고 계파내 의원 및 원외인사들 간의 각축도 치열하게 전개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당초 예상됐던 대로 50석의 당무위원자리중 외부영입 케이스인 5명을 제외한 45명을 확정한 이날 인사에서는민정ㆍ민주ㆍ공화 3계파의 배분비율을 24대13대8로 결정,민정계가 과반수를 차지하는데 성공했다. 민주ㆍ공화계는 민정계의 과반수 점유에 반대,끝까지 이들 양계파에 1∼2석씩 더 배분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해 향후 당운영이 민정계에 의해 주도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인선기준은 계파별 사정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대체로 ▲다선 우선원칙 ▲지역균형 ▲당연직을 제외한 당직 및 각료직ㆍ국회직해당자 제외 등의 원칙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날 임명된 45명중 당연직 7명(노태우 대통령을 제외한 2최고위원과 최고위원 대행,당3역,정무1장관)을 제외한 38명을 선수별로 분류해 보면 ▲4선이상 10명 ▲3선이상 15명 ▲재선이상 4명 ▲초선 6명 ▲원외 3명 등으로 초선ㆍ재선의원도 상당수 포함돼 세대교체를 시도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3당통합 이전 당대표ㆍ고문 등을 지낸 채문식(6선),박준규 의원(7선))과 원외의 김명윤ㆍ최재구씨 등 9명을 당무위원에서 제외시키고 별도의 고문단을 구성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분석할 수 있다. 또 당연직인 노태우 대통령을 당무위원에서 제외한 것과 관련,4월 전당대회 이후의 당지도체제를 총재­대표최고위원­최고위원 라인의 단일집단체제로 정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의석비율에 따른 배분(27대11대7)을 주장했던 민정계는 3선 이상 의원만도 22명에 달해 전직대표위원 등 5명을 고문단으로 배정해 인선의 숨통을 텄고 국회상임위원장 등에게는 상임위원장과 당무위원중 택일의사를 물어 최종조정. 따라서 이날 당무위원에 포함되지 않은 김현욱(외무ㆍ통일위) 오한구 의원(내무위) 등 현 상임위원장과 정종택 김용태 장영철 정창화 이민섭 김중권 김기배 의원 등은 5월 국회직 개편때 상임위원장 유임 및 내정이 확실시 되고 있고 박준규 고문은 국회의장으로 내정된 상태. 지연태 의원(2선)과 임방현 전 중앙위 의장은 호남 안배차원에서 포함됐고 월계수회 소속의 전국구 초선인 나창주 의원은 박철언 사단의 일원으로 막바지에 합류했다. 3당 통합결정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던 이춘구 전 사무총장은 신당내의 위상과 관련,한때 현 당지도부와의 소원한 관계 등으로 당무위원 멤버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았으나 당3역 출신을 제외시킬 명분이 서지 않는데다 당내 화합차원에서 포함됐다는 후문이다. ○…이번 인선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은 민주계는 당초 17명의 몫을 주장했다가 13명으로 낙착되자 대체로 중진위주로 인선,탈락된 직계재선급 의원들의 반발 등 후유증이 심각할 전망이다. 당내 중진으로 국회 상임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박용만(행정) 황낙주(동자) 신상우 의원(보사) 등에 대해서는 김영삼 최고위원이 최근 직접 불러 국회직 관계자는 이번 인선에서 제외 시켰음을 설명하면서 집안단속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5월 국회직 개편때 일부 당무위원들과 이들의 자리가 맞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재선의 김동규 의원과 초선의 황병태ㆍ김덕용 의원은 3당통합 추진 및 통추위 참여 등과 관련한 논공행상으로 중진반열에 끼었다. 또 김수한ㆍ강인섭 전 부총재는 민주계 원외 주요인사에 대한 안배 케이스로 포함됐다. 그러나 문정수ㆍ김봉조 의원 등 김최고위원의 직계들이 이번 인선에서 제외돼 이들에 대한 배려가 향후 관심거리다. 김재광 국회부의장은 국회직을 맡은 의원은 제외된다는 원칙을 무시하고 특별 배려해 3당통합 직후 민주계가 흔들릴때 김부의장이 도와준데 대한 빚을 갚은 것으로 해석. ○…공화계는 한때 7석으로 굳어지는 듯 했으나 지난 임시국회 마지막날인 16일 1∼2석 추가배정을 강력하게 요구,1석을 늘렸다. 전국구 초선인 김인곤 의원이 포함된 것이 다소 의외로 지역(광주) 배려 차원과 함께 그동안 김종필 최고위원과의 인연 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공화계에서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용운(건설) 이대엽 의원(교체)은 본인들이 당무위원보다 상임위원장 유임의사를 피력,국회직개편때도 그대로 남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최재구 전 부총재와 김효영 전 전당대회의장도 한때 당무위원 후보로 올랐으나 원외까지 배려하기는 할당된 몫이 너무 적어 고문단 멤버로 변경. 민정ㆍ공화계는 이미 향후 국회직 개편을 염두에 두고 이번 당무위원 인선과정에서 국회직대상자와 당무위원대상자에 대한 교통정리를 끝냈으나 민주계는 현역 상임위원장은 일단 모두 당무위원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원칙을 적용,국회직개편때 일부 조정될 것이 확실하다.
  • 민자 당무위원 45명 오늘 발표/당 최고 의결기구

    ◎외부영입 5명은 제외/3파 24­13­8로 배분/국회의장 박준규ㆍ전당대회장 유학성씨 내정 민자당은 지난 주말의 대폭 개각등으로 신당출범이후 당정의 주 요인사조치가 마무리단계에 들어감에 따라 사실상 당 최고의결기구인 당무회의의 의원을 19일 확정ㆍ발표할 예정이다. 50명의 당무위원중 외부영입을 위한 5명을 제외한 45명을 확정한 이번 인사에서는 그동안 논란이 돼왔던 민정ㆍ민주ㆍ공화 3계파의 배분비율을 24대13대8로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민주ㆍ공화계에서 배분배율과 관련,민정계가 과반수를 차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민주ㆍ공화 양계파에 1∼2명씩을 추가해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어 최종명단을 확정할 19일의 통추위 전체회의에서 다소 논란이 있을 전망이다. 민정계에서는 당연직인 노태우대통령,박태준최고위원대행,박준병사무총장,박철언정무1장관과 임기가 끝나는 김재순국회의장,당3역 출신인 이종찬 이한동 이춘구 김윤환 심명보 정석모의원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자헌 남재희(이상 4선) 김중권 김용태 이치호 김종호 이태섭의원(이상 3선)등 원내 중진과 원외의 임방현 전중앙위의장 등의 인선이 확실시 되고 있다. 또 민주계는 당연직의 김영삼최고위원과 김동영총무외에 최형우 황명수 황낙주 신상우 정상구 김동규 박종률 황병태 김덕룡의원 등과 원외의 강인섭 전부총재,김명윤 전고문 등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고 강보성 김정수 김동주의원 등은 타당직 임명및 입각자 배제원칙에 따라 제외됐다. 당초 9명의 몫을 주장했던 공화계는 김종필최고위원 김용환의장과 이종근 이병희 구자춘 전부총재,최각규 김용채의원 등 전직 주요당직자들을 선임했고 전국구 1번출신인 김인곤의원은 지역배려(광주) 차원에서 포함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민자당은 또 오는 5월로 예정된 국회직 개편과 관련,김재순의장 후임에 박준규 전민정당대표를 내정하고 국회부의장 1석을 민주계에 할애,황명수ㆍ박용만의원 중에서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 민자당은 이와함께 16석의 상임위원장을 3계파가 8대5대3으로 배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민정계는 정창화 이민섭 김종호 김태호 정종택 김영선 오유방 김영구의원 중에서,민주계는 최형우 박관용 박용만 박종률의원 등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화계는 신철균 이종근 김문원의원이 유력하다. 한편 당연직 당무위원인 전당대회의장에는 유학성의원(민정계)을 내정했으며 중앙상무위의장엔 민주계인 정상구 황낙주의원중 내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자당의 고위관계자는 18일 이번 인선과 관련,『당무회의가 당헌상 대통령을 비롯한 최고위원후보 제청권과 국회의원후보 심의권 등을 갖는 막강한 권한을 갖는 기구인 만큼 통합이전 각당의 주요당직 출신 및 다선우선원칙에 따라 인선작업을 해왔다』고 말하고 『국회직과 중하위 당직자와의 겸직배제원칙을 철저히 고려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오는 5월 국회직 개편때 일부 당무위원들이 교체될 전망이다. 영입인사 5명에 대한 인선은 4월초까지 매듭,4월 전당대회이전에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 김영삼 최고위원,모스크바에 왜 또 가나

    ◎“한ㆍ소수교 촉진”… 첫 국정분담의 여로/고르비 면담여부가 최대 관심사/소의 대한시각 호전… 가시적 결실 기대/박 정무는 대북관계 개선에 초점 맞출 듯 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의 이번 두번째 방소는 지난해의 방문이 제3당총재로서 미수교국 소련에 대한 탐험여행이었던 데 비해 집권당의 공동대표로서 수교촉진특사로서의 성격을 지닌다고 해야할 듯 싶다. 특히 정부의 북방정책을 실질적으로 주도해온 박철언정무1장관이 동행함으로써 이번 방문을 통해 한소 관계개선을 위한 실질적이고 「격」있는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방소를 앞두고 다양하게 나타난 일련의 양국간 관계개선 징후들은 그의 방문기간중 수교로 가는 큰매듭이 풀리는 것 아닌가하는 희망적 관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 지난 16일 취임후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양국간의 관계개선은 『매우 좋은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해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소련 최고지도자가 직접 한소 관계개선에 관해 이를 호의적으로 평가한 것은 처음있는 일일 뿐만 아니라 빠른 시일내의 수교를 의미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이보다 앞서 지난 5일 방한중이던 아나톨리 로구노프 모스크바대총장이 노태우대통령에게 임기중 소련을 방문해달라고 초청한 바 있다. 특히 최근들어 소련의 유력지 노보에 브레미아가 북한의 권력세습을 비판하고 나선것 등은 소련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한수교를 희망하는 외교적 시사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소 관계는 그동안 소련측이 북한의 반발등을 고려해 경제협력강화를 우선시킴으로써 외교적으로는 여전히 상당한 거리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이달들어 정주영 현대그룹명예회장이 방소를 통해 20억달러짜리 공사에 참여키로 합의한 것을 비롯,외교적 뒷받침이 필요한 단계로 경협규모가 커졌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고르바초프의 대통령 취임으로 한소 수교 견제세력이라할 당내보수파의 입김으로부터 정치ㆍ경제개혁의 운신이 한결 자유로워 졌다는 점도 한소 수교를 앞당길 수 있는 긍정적 여건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최고위원의 방소결과를 예측케할 모스크바에서의 1주일간 체류일정은 상당부분이 미정상태에 있다. 또한 일부 일정은 「보안」에 붙여지고 있다는 추측도 있다. 소련측이 발표한 김최고위원 모스크바 일정에는 소련최고회의 외교분과위에서 「한소 관계와 동북아의 평화」를 주제로 연설하는 것 외에 예고르 리즈코프총리,예브게니 프리마코프연방회의의장 등을 만나는 것으로 짜여 있다. 아직 고르바초프대통령과의 면담일정은 예정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모스크바에 체류하는 1주일 동안 계속 면담노력이 있을 것으로 보여 그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고르바초프대통령과의 면담이 성사될 경우 일종의 한소 간접정상회담이 이루어지는 셈이다. 김최고위원의 모스크바 일정외에 박정무장관의 모스크바 일정도 관심을 끌고 있다. 박정무장관의 측근들은 그가 김최고위원과는 별도의 일정으로 움직이게 될것이며 「정부대표」로 모스크바에 체류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특히 그의 측근들은 『한소 수교는 어차피 시간상의 문제인 만큼 박장관이 모스크바에서 그릴 행적은 한소 관계개선보다 남북 관계개선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해 관심도를 높이고 있는 상태다. 박장관 측근들의 전망과,그가 청와대를 물러난 이후에도 여전히 남북관계의 막후채널로 활동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모스크바에 체류하는 동안 북한측 고위관계자의 비밀접촉 가능성은 어렵지 않게 점쳐볼 수 있다. 때문에 모스크바에서는 김최고위원이 소련과의 공식대화 창구로,박정무가 대소 및 대북한 막후창구로 활동하는 역할 분담을 할가능성이 큰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정부 입장에서 고르바초프의 대통령 취임은 한소 관계는 물론 동북아정세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큰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고르바초프의 대통령 취임직후에 이뤄지는 김최고위원과 박정무장관의 방소는 이 사건의 파장과 의미를 직접 파악하고 새로운 지도체제하의 소련과의 수교시간표를 확정하거나 기존의 시간표를 앞당기는 기회가 될 것이 틀림없다. 김최고위원의 방소는 국내 정치적인 측면에서도 여러가지 의미를 지닐 수 있고 여권내 김최고위원의 향후 위상을 점칠 수 있는 또하나의 계기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김최고위원으로서는 북방외교 개척자중의 1인이라는 이미지를 확실히 함으로써 정계개편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훼손된 그의 이미지를 고양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처음으로 구체적인 국정의 일부분을 자신의 책임과 지휘아래 분담하게 됨으로써 노대통령과의 동지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고 미래 집권담당자로서의 비전을 보여주는 계기로 삼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김최고위원으로서는 그러한 긍정적인 측면 외에 별다른 방소성과가 없었을 경우의 여론에 대해서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입장에 있다. 방문단만 공식ㆍ비공식을 합쳐 40명선에 이르고 있고 대구서갑 보궐선거 기간중에 치러지는 장기외유라는 점에서 뚜렷한 성과가 없을 경우 당내외로부터 비난을 받을 소지도 없지 않다. 방소를 전후해 일본에 들러 가이후수상 및 도이사회당 위원장등과 잇단 접촉을 갖기로 한 것은 이런 불안에 대한 대비로 볼 수 있다. 정부는 김최고위원의 방소에 앞서 준비기획단을 만들어 준비작업을 진행시켜 왔다. 노대통령이 17일 청남대에서 김종필최고위원까지를 포함해 환송회동을 가져준점,박정무장관을 동행케 한 점 등도 김최고위원의 방소와 관련,위상제고를 위한 적극적 지원이었다. 그러나 박장관의 모스크바일정이 분리되는 점등은 향후 기존여권과의 관계라는 측면에서 주목을 끌 수도 있는 부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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