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로 가는 길” 민자 계파움직임
◎김영삼씨,겉으론 계속 강경자세/민정계선 불쾌한 감정 애써 자제/박정무,“지금은 당권 염두에 없다”
김영삼최고위원의 지난 7일 청와대 당직자회의 불참이후 표출됐던 민자당 내분양상은 8일 저녁 노재봉대통령비서실장의 상도동 김최고위원 자택방문을 고비로 수습국면에 접어들었다.
김최고위원은 9일의 당직자회의에도 불참했으나 11일 부산기자회견후 노태우대통령과 만나 수습방안을 논의키로 하는등 누그러진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각 계보인사들도 내심의 불만을 공개적으로 나타내는 것을 자제,단합을 위한 분위기조성에 노력하는 인상이다.
○…김최고위원의 공식회의 불참등에 대해 민자당내의 타계파,특히 민정계는 내심 상당히 불쾌하다는 눈치이나 공개적으로는 김최고위원을 자극할 소지가 있는 발언은 자제.
김종필최고위원도 이 문제에 대한 질문에는 『말하고 싶지않다』며 노코멘트로 일관했고 9일 당직자회의에서는 『요즘 여러 얘기들이 많이 오가며 봄바람이 다소 강하게 불고 있다』면서 『그러나 봄바람에 너무 놀라지 말고 각자 할 일을 착실히 할때 당이 발전할 것』이라고 은유적으로 김영삼최고위원 문제로 흔들리지 말 것을 당부.
박태준최고위원대행은 『8일에도 전화를 통해 김최고위원에게 당직자회의 참석을 권유했더니 부산 개편대회 참석후 나오겠다고 하더라』고 전하고 『정치대선배로서 통합이란 큰 결단을 내린 분이 그런 일 갖고 오래 그러겠느냐』고 조기수습에 대한 희망을 표시.
박대행은 특히 민주계에서 박철언정무1장관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되겠느냐』면서 박장관의 위상변화 가능성에 회의적 반응.
박대행은 민주계측이 정책입안 과정에서의 소외를 거론하고 있는 것을 의식한 듯 『이번 경제정책 수정과정에서 김최고위원이 소련에 가 있는 바람에 다소 협의가 안된 점이 있다』면서 『앞으로 당정협조 뿐 아니라 충분한 당내협의를 통해 정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강조.
○…지난 7일 청와대 당직자회의에 불참한 이래 줄곧 상도동 자택에 머무르면서 당운영 등에 대한 불만을 「무언의 시위」로 나타내고 있는 김영삼최고위원은 9일 당직자회의불참이유에 대해 전날 노실장과의 면담후 발표했던 내용을 그대로 되풀이 하면서 당초 예정된 부산에서의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구상등에 대해 밝히겠다고 발표.
9일 상오 상도동에는 김동영총무,최형우,박용만,박관용,조만후,김우석,신영국,최정식의원과 김수한당무위원 등이 나와 김최고위원과 뜻을 함께 할 것을 결의하면서 민자당의 당운영방식을 집중 성토.
특히 3당 합당 과정에서 한때 김최고위원과 소원한 관계를 유지했던 박용만,최형우의원 등은 『이번 기회에 당의 기강이 바로 잡혀야 한다』면서 『특정인사의 독주가 시정되지 않는 한 우리는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박장관을 겨냥.
김총무,최형우,박용만,박관용,황명수,황병태,정재문의원과 강인섭당무위원 등 민주계 중진 8인은 이에 앞서 8일 밤 김총무 주선으로 서울 롯데호텔에서 만나 김최고위원의 방소가 한소의 수교일정을 앞당기는 데 크게 기여했음에도 특정인사가 그 성과를 의도적으로 희석화 시키고 있다고 분석하고 특정인의 독주에 따른 폐해를 막기 위해 당이 민주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박관용의원이 전언.
한편 김최고위원이 9일의 당직자회의에도 불참하고 『청와대측이 당초 노실장을 통해 노김회동을 9일중 가질 것을 요구했으나 이를 일단 뒤로 미뤘다』는 말을 상도동측이 흘리는등 외형적으로 강경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것은 10일 김최고위원의 부산서지구당 개편대회를 겨냥한 현지분위기 조성용이라는 관측이 대두.
○…민주계측으로부터 집중표적이 되고 있는 박철언정무1장관은 9일 『역사와 국가의 발전을 위해 참고 기다리겠다』며 즉각적인 반응을 자제하고 있으나 「독주」「교만」 등으로 자신이 매도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어이가 없다는 반응.
박장관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생활하던 사람들이 어느날 갑자기 모여 한데 생활하다보면 갈등이 표출되는 것은 당연하다』며 최근의 당내분규의 의미를 애써 축소.
박장관은 특히 민주계측에서 불만의 주요사례로 지목하고 있는 방소기간중 김최고위원과의 불화설에 대해 『정부의 대표로서 김최고위원과 동행한 이상 사실을 사실대로 전달할 의무가 있다』면서 자신의 사실전달 노력이 김최고위원과의 공다툼으로 외부에 비친 데 대해 유감을 표시.
박장관은 『3당통합은 이 시대 최대의 과제로 지목되고 있는 민족 통합문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말하고 『현재 민족통합문제를 풀 수 있는 절호의 시점에서 당권은 염두에도 없다』며 당권경쟁설을 일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