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유세전 돌입… 3곳 표밭 표정(8·2보선)
◎폭염에도 유권자 분위기 차분/여 지구당·야 중앙당 대결양상/대구/제천취수장 설치 저마다 거론/영월/지역개발공약에 「자질론」 맞불/경주
대구 수성갑,경주시,녕월·평창등 3개지역 보궐선거의 첫번째 합동연설회가 23일 하오 지역별로 일제히 열려 여야 정당및 무소속후보들은 남북문제등 각종 현안을 놓고 입씨름을 벌였다.
이날 각 연설회장에는 폭염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많은 유권자들이 나와 가열되고 있는 선거분위기를 느끼게 했으나 특정후보의 연설이 끝나면 일제히 자리를 뜨는 동원청중도 상당수가 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대구 수성갑◁
○…하오 2시30분부터 만촌국교에서 열린 합동유세에는 40도의 불볕더위에도 불구,한때 3천명을 웃도는 청중이 운동장을 가득 메웠다.특히 각종 플래카드와 홍보유인물이 난무하는 가운데 특정후보에 대한 야유나 연호가 판을 치던 과거와 달리 청중들은 차분히 후보연설을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진 선거문화를 입증.그러나 후보가 연설을 마칠 때마다 한무리의 청중들이 빠져 나가고 들어와 청중동원의 악습은 여전한 모습.
이날 연설회장에는 민주당에서 김상현 한광옥 박광태 김말용 박정훈의원등이,신민당에서 김동길·박찬종대표와 한영수 유수호 조순환 박구일의원이 나와 자당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반면 민자당에서는 조용직의원만이 참석,지구당중심의 선거운동을 견지해 눈길.
20분씩 진행된 연설에서 각 후보들은 이 지역의 생활수준이 비교적 높으면서 특유의 「TK정서」를 지니고 있는데 착안,세세한 지역개발공약보다는 현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비판에 주력.
민자당의 정창화후보는 박철언전의원의 부인인 신민당의 현경자후보를 겨냥,『이번 선거가 개인의 한풀이장이 되어서는 안된다』면서 대구의 낙후된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여당후보인 3선경력의 자신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
민주당의 권오선후보는 『개인의 영달을 위해 반민자 비민주의 지역정서를 교묘히 이용하는 자세는 버려야 한다』면서 신민당 현후보의 사퇴를 촉구.
이에 맞서 현경자후보는 현정부의 정치를 「한풀이정치」「패거리정치」「오만과 독선의 정치」라고 규정하고『죄없는 남편에게 유죄판결을 내린 현정부를 준열히 심판해 달라』고 읍소.
무소속의 김태우후보는 특유의 「핵주권론」과 함께 새인물론을 강조했으며 이선동후보와 윤영한후보는 「경륜의 정치」와 「TK정서의 불식」을 주창.또 이상희후보는 21년동안 벌여온 무료변론활동을,서진수후보는 안기부근무경력을 내세워 「통일시대의 정치인」임을 부각.이밖에 정두병후보와 한점수후보는 「교육문화도시건설」을 표방했으며 이영환후보와 김영술후보는 보궐선거일 공휴일화및 후보공개토론등을 제안.
▷경주시◁
○…경주시 황성공원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여야후보들은 경주역사 이전,관광특구 지정등 지역사업을 공통적으로 내세우면서 여성후보의 자질시비및 「경주사람론」을 놓고 설전.
여성인 민자당의 임진출후보는 고서수종의원의 유업을 이어 경마장조기착공,경주역사 이전,관광특구지정을 완수할 것을 약속한뒤 『지역구에서 주민들의 직접투표로 당선되는 여성의원이 되도록 해달라』고 호소.
민주당의 이상두후보는 『우루과이라운드(UR)파동,냉해에 이은 올해 폭염과 한해속에서 이 정부의 돌아오는 농촌약속은 오간데 없다』고 농정의 실패를 집중적으로 지적.
신민당의 최병찬후보는 『정치실종의 시대에 국가경영능력을 갖춘 신민당의 탄생』을 홍보했고 무소속의 김순규후보는 『임후보의 공천은 경주의 자존심에 어긋난다』면서 여성에 대한 보수층의 거부정서를 자극해 반사이익을 겨냥.
이날 유세장 주변에는 후보자의 명함만을 나눠주는 운동원·자원봉사자들만 눈에 띌 뿐 과거와 같은 요란한 피켓이나 어깨띠등은 없었으며 3천여명의 청중들도 박수경쟁이나 야유등을 자제하고 유세를 경청.
▷영월·평창◁
○…영월읍 영월국교에서 열린 합동연설회는 불볕더위로 청중이 몰리지 않을 것을 우려한 각 후보진영의 예상을 깨고 1천여명의 유권자가 몰린 가운데 차분히 진행.
즉석추첨을 통해 무소속의 강도원·함영기,민주 신민선,신민 김성용,민자 김기수후보의 순으로 진행된 연설에서 후보들은 저마다 최적의 지역봉사자를 자처하며 열변을 토했으나 청중석에서는 운동원들만이 박수를 치거나 환성을 올릴 뿐 유권자들은 별다른 동요 없이 경청하는 모습.
청중들은 이날 선관위가 나눠준 공명선거홍보용 부채를 일제히 부쳐 이채.
이날 후보들은 극심한 가뭄으로 물문제가 심각해 진 것을 입증이라도 하듯 충북 제천취수장 설치문제를 경쟁적으로 거론.
김기수후보는 『이문제는 주민의 힘과 지혜를 모아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해결의지를 강조했으며 신민선후보는 『김기수씨가 당선되면 내무부장관출신인 제천의 이춘구의원의 옛날 부하이기 때문에 제대로 말도 못할 것』이라면서 반골기질인 자신을 뽑아달라고 호소.
또 강도원후보는 취수장 설치결정에 대한 정부의 해명및 관련 행정책임자 처벌을 주장했으며 함영기후보는 이의 전면백지화를 공약으로 제시.
한편 이곳 선거 유관기관들은 무더위속에 행여라도 있을지 모를 연설회장에서의 각종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
영월군보건소는 무더위 인명사고에 대비해 연설회가 끝날 때까지 의사와 간호사를 구급차에 태운채 대기하는가 하면 영월소방서에서는 연설회 개시 1시간전부터 소방차를 동원,운동장에 물을 뿌려 지열을 식히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