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6] 서울 강남갑
‘신 정치 1번지’에 경제 전문가들이 맞붙었다.고학력·고소득층이 많은 이곳은 서울에서 대표적으로 보수적인 곳으로 꼽힌다.15대 때는 한나라당 서상목 의원,16대 때는 최병렬 의원이 몰표를 받으며 여유있게 승리한 ‘한나라당 텃밭’이다.지난 대선에서도 이회창 후보가 서울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누른 몇 안되는 선거구 가운데 하나였을 정도다.
이번에 한나라당은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과 금융감독원 감사 등을 지낸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이종구 후보를,열린우리당은 회계사 출신으로 동남회계법인 대표를 지낸 박철용 후보를 각각 내세웠다.차봉천(민주노동당),서상록(노년권익보호당),나용집(한국기독교당),전경수(무소속) 후보도 나섰다. 이종구 후보와 박철용 후보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탄핵정국 초반에는 박 후보가 선두를 달렸지만,최근에는 두 후보가 혼전을 벌이고 있다. 이 후보 측은 강남의 전통적인 보수 선호 여론에다 화려한 관직 경력까지 갖춘 이 후보가 무난히 당선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이 후보 측은 “탄핵 역풍이 조정과정에 들어간 뒤 서울에서 한나라당 후보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면서 “당과 인물선호도 둘 다 선두를 달리는 만큼,당선에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 후보 측은 민주당 전성철 후보의 사퇴에 따라 그동안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않았던 ‘호남표’의 지지를 기대하고 있다.박 후보 측은 “전 후보의 사퇴로 5% 포인트 이상 지지율 상승 효과를 얻었다.”면서 “민주당 지지성향의 유권자들이 열린우리당쪽으로 오고,젊은 층의 투표율도 높아지면 대선 때 노 대통령이 얻은 36%보다 10% 포인트 이상 높은 득표율로 국회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두 후보는 부유층 밀집 지대라는 지역 특성을 반영,재산세·보유세 세율인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이 후보는 증시 활성화와 강남 주거환경 개선 등 좀 더 ‘친자본적’인 공약을,박 후보는 선릉공원과 한강시민공원의 활성화 등 ‘친환경적’ 공약을 내놓았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조영동 후보가 본 김병호 후보
-장점 언론인으로서 30년,대학의 학자로 3년 경력을 바탕으로 희망적인 정치에 앞장서고자 했던 노력을 높이 사고 싶다.소탈하고 인품 있는 성격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일을 추진할 때 기획력도 뛰어나다.특히 그동안 지역사회를 위해 애쓴 공로를 인정하고 싶다.언론인으로서,경영인으로서,관리자로서의 자질이 뛰어난 언론계의 선배로서도 존경한다.
-단점 지금 이 시대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과거와의 단절을 통해 국민이 주인이 되는 새로운 가치의 실현이다.그러나 김 후보는 중앙당으로부터 불법 대선자금을 받아 부패정치의 동조자가 됐다.또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주도한 구태정치를 답습했다.이처럼 정치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했기 때문에 새로운 시대를 위한 새로운 정치를 실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김병호 후보가 본 조영동 후보
-장점 ‘경륜’을 장점으로 꼽고 싶다.국정홍보처장으로 발탁될 수 있었던 능력도 돋보인다.또 조 후보가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후배라는 점도 지역구에서는 장점으로 받아들여진다.아무래도 정부에 ‘힘’이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조 후보가 구체적으로 사업을 많이 유치할 수 있다고 공언하지는 않았지만 유권자 사이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단점 일처리 스타일을 지적하고 싶다.조 후보는 조직 장악력이 부족한 것 같다.국정홍보처장을 지냈을 때는 말 실수로 설화(舌禍)도 겪었다.지역구와도 별 연관이 없다.부산상고 출신이라는 것 빼고는 연고가 없지 않으냐.지역구를 잘 모르니까 국회의원이 된다 해도 어떻게 현안을 처리할지도 난감할 것이다.대통령의 후배라는 점도 너무 부각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