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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삼 룸메이트 살인사건’ 논란 속 無罪

    ‘역삼 룸메이트 살인사건’ 논란 속 無罪

    2011년 9월 17일 낮 12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빌라 1층에서 불이 났다. 119 소방대가 긴급 출동했다. 집 안 화장실에는 여성 A(당시 24세)씨가 쓰러져 있었다. 화장을 한 상태였다. 출근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목에서는 흉기에 찔린 상처가 두 군데 발견됐다. 이미 피는 멈춘 상태였다. A씨는 인근 대형병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의식을 찾지 못하다 보름 만에 숨을 거뒀다. 사인은 연기 과다 흡입으로 인한 저산소증 뇌 손상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동갑내기 룸메이트 B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수사를 진행했다. 그는 불이 나기 직전까지 A씨와 집에 함께 있었다. 둘은 여러 해 전 강남의 한 유흥업소에서 일하다 알게 됐다. 함께 살았지만 사이가 썩 좋지는 않았다. ●2012년 1심선 징역 18년 선고 검찰은 B씨가 A씨의 애완견을 죽이고, A씨에게 정체불명의 음료수를 마시게 해 실신하도록 했다는 주변 진술 등을 확보했다. 특히 검찰은 이들이 차용증 작성 문제로 크게 다퉜다는 점에 주목했다. B씨가 자신에게 돈을 빌리지도 않은 A씨에게 4700만원짜리 차용증을 써 달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현존건조물방화치사와 살인미수 혐의로 B씨를 재판에 넘겼다. B씨가 A씨와 다투다가 A씨를 흉기로 찔렀고, 시너 등을 이용해 집에 불을 지른 뒤 도망쳤다는 판단에서다. 재판 과정에서 B씨는 A씨가 보험금을 받아 빌린 돈을 갚기 위해 자해를 했다고 주장했다. 자해하다 다친 A씨를 병원에 데려가려고 했지만 A씨가 강도를 당한 것으로 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덧붙였다. 또 “불을 지른 것도 A씨”라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2012년 5월 B씨에 대해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6개월 뒤 결과가 뒤집혔다. 항소심 재판부가 검찰 공소사실을 조목조목 따진 것이다. A씨가 돈을 빌리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고, 목의 상처도 자해를 시도하고 말리려는 과정에서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항소심 판단이었다. 옷에서 불에 그슬린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화재 당시 B씨는 집 근처에 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는 판단도 더해졌다. ●대법 “간접증거 있지만 유죄 인정엔 부족” 이에 대해 대법원은 B씨의 무죄를 확정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유죄를 의심할 만한 간접증거나 정황들이 있으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유죄를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14일 밝혔다. 이 사건은 항소심 판결 당시 미국 여성 어맨다 녹스 사건과 비교되며 주목을 받았다. 녹스는 이탈리아 유학 중 룸메이트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2009년 1심에서 징역 26년을 선고받았다가 2심에서 무죄가 나왔다. 이후 재심을 거쳐 올 3월 무죄가 최종 확정됐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첫 로스쿨 법관 서울대 출신 최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의 첫 경력법관은 학부와 로스쿨 모두 서울대 출신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은 로스쿨 출신 경력법관 37명을 다음달 1일자로 임용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에 임용되는 경력법관은 2012년 제1회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로스쿨 1기 졸업생들이다. 이들의 출신 대학(학부)은 서울대가 14명으로 가장 많았다. 연세대가 4명으로 뒤를 이었고 고려대·이화여대·한양대가 각 3명, 경찰대·중앙대 각 2명 등이다. 출신 로스쿨별로도 서울대가 5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대와 전남대 로스쿨 각 4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화여대·충남대 로스쿨이 각 3명, 경희대·고려대·부산대·성균관대·연세대·제주대가 2명씩이었다. 서강대·서울시립대·중앙대·인하대·영남대는 1명씩 경력법관을 배출했다. 성비는 남성 21명, 여성 16명이다. 경력별로는 법무관이나 공익법무관이 7명, 나머지 30명은 변호사다. 재판연구원 출신이 37명 중 27명으로 특히 많았다. 이들은 변호사시험 합격 후 2년간 각급 법원에서 재판연구원으로 일한 뒤 변호사 생활을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경력법관 임용자들은 2년간 일선 재판부에서 민사 및 형사 재판 절차를 두루 경험해 실무능력 평가를 위한 필기시험과 면접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면서 “지원서류에 가족사항 항목을 모두 삭제하고 완전 블라인드 테스트로 평가절차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성완종 리스트’ 수사 사실상 마무리

    ‘성완종 리스트’ 의혹과 관련, 이완구(65)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62) 경남도지사에 이어 홍문종(60) 새누리당 의원까지 불러 조사한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이 사실상 수사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수사팀은 8일 낮 12시 40분부터 9일 새벽 1시까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2억원을 수수한 의혹이 제기된 홍 의원을 집중 추궁했지만 범죄 혐의점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의원이 진술 조서를 꼼꼼하게 읽고 도장을 찍으며 새벽 4시 50분쯤 모든 조사가 마무리됐다. 홍 의원은 귀가하며 “최선을 다해, 철저히 소명했다”며 “만난 건 만났다고 했고, 안 만난 부분은 안 만났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 “마지막으로 조서에 의견을 쓰라고 해서 ‘고 성완종씨의 명복을 빈다’고 쓰고 ‘그러나 메모는 사실이 아닙니다’라고 적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수사팀은 성 전 회장 특별사면 의혹과 관련해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관 출신 박모씨가 제출한 서면 답변서 분석에도 주력했다. 앞서 수사팀은 성 전 회장이 두 차례 특별사면되는 과정에 대한 당시 청와대 측 입장을 질의했다. 박씨는 “양윤재 전 서울시 부시장처럼 이명박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측에서 사면을 요청한 사례가 있었는데 성 전 회장도 비슷한 경우가 아니었을까 생각하지만 확인된 사안은 아니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홍문종 “안 도와줘 억울했나… 성완종한테 2억 받은 적 없다”

    홍문종 “안 도와줘 억울했나… 성완종한테 2억 받은 적 없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권 금품 제공 의혹과 관련해 성 전 회장이 남긴 메모지 속 8명에 포함된 홍문종(60) 새누리당 의원이 8일 검찰에 출두했다. 이완구(65)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61) 경남도지사에 이어 세 번째다. 앞선 두 사람이 피의자 신분이었던 것과 달리 홍 의원은 참고인 신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낮 12시 43분쯤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청사에 도착한 홍 의원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2억원 수수 의혹을 묻는 취재진에게 “(돈 받은 일이) 없다. 전혀 문제 없다. 국민이 한 점 의혹을 갖지 않도록 진실이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이 자신을 지목한 배경에 대해서는 “저도 참 가슴을 칠 일인데, 이해가 잘 안 된다. 평소에 제가 (성 전 회장을) 너무 안 도와줬다고 생각해서 좀 억울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은 하는데, 확실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으로부터 2억원을 건네받은 혐의로 체포됐다가 지난 7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김모(54) 전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만난 적은 없지만 사무총장 시절에 복도나 여의도에서 마주친 적은 있다. 그분이 김씨라는 점은 나중에 알았다”고 했다. 이 전 총리와 홍 지사에 대한 불구속 기소를 확정한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나머지 6명에 대해서는 서면 조사를 진행했으나 홍 의원만 추가 확인할 내용이 있다며 직접 조사를 결정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서면으로는 의혹 해소가 어렵거나 비효율적이면 소환한다”며 “홍 의원이 그런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날 김석우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이 변호인을 배석시키지 않은 홍 의원을 상대로 성 전 회장과 수차례 만난 목적, 금품 수수 의혹 등을 집중 조사했다. 하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캠프에서 중책(중앙선대위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았던 홍 의원에 대한 조사가 불법 대선자금 수사로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홍 의원은 참고인 신분이라 이번 조사는 혐의 입증보다는 그의 소명을 듣는 데 무게를 뒀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수사팀은 홍 의원에 대한 의혹과 김 전 수석부대변인의 혐의를 별개로 보고, 김 전 수석부대변인에 대한 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는 당초 2012년 11월 대선 직전에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수사팀은 19대 총선을 앞둔 2012년 3월 금품을 받은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김 전 수석대변인은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성완종 ‘공천로비 2억’ 종착지 집중수사

    ‘성완종 리스트’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이 불법 대선자금 외에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공천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조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수사팀은 전날 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체포한 김모(54) 새누리당 전 수석부대변인을 상대로 김씨가 성 전 회장의 공천 로비에 관여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수사팀이 주목하는 시기는 2012년 3월이다. 19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하자 탈당 뒤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던 성 전 회장이 자유선진당 후보로 출마한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당시 선진당에서는 3선의 변웅전 당 대표가 서산·태안 지역구 예비후보로 등록했으나 변 대표는 성 전 회장에게 양보하며 비례대표(4번)로 선회했다. 성 전 회장은 4월 총선에서 당선됐다. 수사팀은 이 과정에서 성 전 회장이 김씨를 통해 현금 2억원을 유력 정치인들에게 전달했을 가능성을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수사팀은 성 전 회장의 메모지에 거명된 정치인 6명의 서면답변서와 김씨의 진술 등도 대조하고 있다.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과 유정복 인천시장, 서병수 부산시장, 김기춘·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병기 현 대통령 비서실장 가운데 홍 의원 또는 서 시장이 김씨가 받은 것으로 알려진 2억원의 종착지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경남기업서 2억원 수수 혐의 새누리 前수석부대변인 체포

    ‘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2억원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는 새누리당 전 수석 부대변인 김모(54)씨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 4일 밤 전격 체포했다. 지난달 29일부터 검찰 소환 조사에 응했던 김씨는 네 차례 조사 이후 지난 2일부터 검찰 조사에 불응해 왔다. 검찰은 또 ‘성완종 리스트’에 적힌 정치인 6명으로부터 성 전 회장과의 금품 거래 의혹에 관한 답변서를 받아 분석에 착수했다. 대상은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과 유정복 인천시장, 서병수 부산시장, 김기춘·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병기 현 대통령 비서실장이다. 수사팀은 서면 질의서를 통해 성 전 회장과 어떤 관계인지 답변하라고 요구했다. 개별 질문도 보탰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대선 캠프에서 중책을 맡았던 홍 의원과 유 시장, 서 시장 등에게는 당시 직함과 역할 등을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또 2013년 10월 경남기업의 워크아웃을 전후해 성 전 회장으로부터 청탁을 받은 적이 있는지 등도 물었다. 6명 모두 청탁도 없었고 금품도 받은 적이 없다는 취지로 답변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 관계자는 “답변 내용을 분석한 뒤 추가 조사나 소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퇴직금 달라는 말에… 입에 돈 넣으려던 유명 학원장

    서울의 대형 학원 원장이 퇴직금 지급을 둘러싸고 전 직원 등과 다투는 과정에서 언어폭력과 완력을 행사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학원장은 피해자와 합의를 위해 만난 자리에서도 오만한 태도로 일관하다 결국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직장인 A(40)씨는 지난 3월 서울의 대형 학원에서 봉변을 당했다. 이 학원은 약혼녀인 외국 여성 B(37)씨가 14년 넘게 근무한 곳이었다. B씨는 앞서 2월에 이 학원을 그만뒀으나 퇴직금을 받지 못한 상황이었다. 한국말이 서투르고 관련 법을 잘 몰랐던 B씨는 약혼자와 노무사를 데리고 퇴직금 미지급 문제를 따지러 왔다. 그러자 40대 학원장 C씨는 상의도 없이 사람들을 끌고 왔다고 불쾌해했다. 감정이 격해져 B씨에게 언성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A씨에게도 “집에 가는 길 조심하라”는 등의 거친 말을 내뱉었다. 험악한 분위기의 이 자리는 노무사가 양측을 중재하면서 겨우 마무리됐다. 그러나 그 다음날 사건이 터졌다. 학원 근처 음식점에서 일하던 A씨가 잠시 휴식을 취하러 가게 밖에 나온 것을 길을 걷던 C씨가 목격한 것. 그는 A씨에게 다가가 “이런 데서 일하고 있었느냐. 나이도 어린 것이 여자 뒤에서 그런 일이나 꾸미느냐” 는 등 막말을 퍼부으며 손으로 얼굴을 밀쳤다. 또 “돈이 필요하냐. 담뱃값 좀 줄까”라며 A씨 입에 지폐를 찔러 넣으려 하기도 했다. 화가 난 A씨는 C씨를 고소했다. 하지만 폭행 정도가 경미하다고 판단한 검찰은 “형사 처벌보다는 원만히 합의를 하라”며 직권으로 사건을 조정위원회에 넘겼다. 하지만 C씨의 태도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지난 4월 조정위 참석을 위해 검찰청사에 온 C씨는 복도에서 A씨를 보고는 또다시 언어폭력을 가했다. A씨는 “C씨가 나를 보더니 ‘나는 기소돼 봤자 너보다 돈이 많으니까 걱정 없다. 그러니 그만 끝내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C씨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남의 몸에 손을 대고 조롱한 잘못은 인정한다. 당시 집안에 우환이 있어서 제 정신이 아니었다”면서도 “하지만 A씨의 주장처럼 나는 돈이 많아 문제 될 것 없다는 식으로 말한 적은 절대로 없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C씨를 벌금 100만원에 약식기소했으나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는 50만원 더 보태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사망자 자녀가 상속 포기땐 배우자·손자녀 공동 상속”

    사망한 사람의 자녀가 상속을 포기했다면 배우자와 손자녀가 공동 상속인이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상속은 채무에도 적용되기 때문에 사망자의 자녀가 상속을 포기하면 배우자와 손자녀가 함께 빚을 갚아야 한다. 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A사가 이모씨의 손자녀 3명을 상대로 낸 대여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이들을 이씨의 배우자와 공동 상속인으로 보고 함께 빚을 갚도록 정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A사는 회사에 6억 4000만원의 빚을 진 이씨가 2010년 8월 숨지자 이씨의 상속권자인 배우자와 자녀 2명을 상대로 빌려준 돈을 돌려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자녀 2명이 상속을 포기하자 이씨의 배우자와 손자녀를 상대로 빚을 갚으라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이씨의 손자녀가 조부가 숨진 상황에서 자신들의 부모가 상속을 포기했다고 해서 자신들이 상속인이 된다는 점을 알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민법에서 정한 상속 포기 기간이 지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해상헬기 비리’ 현역 장성 첫 체포

    해군의 신형 해상작전 헬기 도입 과정에서 시험평가서를 조작한 혐의로 해군 현역 장성이 체포됐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3일 해군 현역 장성인 박모(해사 35기) 소장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박 소장은 천안함 사태 이후 북한 잠수함 대응을 위한 신형 해상작전 헬기 도입 과정에서 1차 사업기종으로 선정된 ‘와일드캣’(AW159) 시험평가서 조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군은 2013년 1월 해군 해상작전 헬기 도입과 관련해 이탈리아·영국 합작회사인 A사의 와일드캣 8대를 5890억원에 구매하기로 하는 1차 사업기종 선정을 했다. 당시 와일드캣은 아직 개발된 실물이 없는 데다 공중에 머무르는 시간과 어뢰 장전 기능 등도 해군이 요구하는 성능보다 미달하는 기종이었다. 박 소장은 당시 무기개발 및 도입 정책을 총괄하고 해군참모총장에 관련 내용을 보고하는 전력기획 참모부장을 지낸 것으로 확인됐다. 합수단은 박 소장이 당시 직위 등에 미뤄 신형 해상작전헬기 시험평가과정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합수단은 체포된 박 소장을 상대로 시험평가과정 개입 정도 및 금품수수 등 대가 여부를 추궁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전교조, 9개월 만에 다시 법외노조로

    대법원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대한 ‘법외(法外)노조’ 처분의 효력을 정지했던 항소심 결정을 파기했다. 이에 따라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처분의 효력이 다시 살아나면서 전교조는 9개월 만에 법적으로 다시 법외노조 상태가 됐다. 법외노조란 ‘노조 관련법이 요구하는 조건을 갖추지 못해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노조’를 말한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전교조가 “법외노조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재항고심에서 전교조의 손을 들어준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3일 밝혔다. 대법원은 헌법재판소가 지난달 28일 교원노조법 2조를 ‘합헌’으로 결정함에 따라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전제로 법외노조 통보의 효력을 정지할 사유가 있다고 본 원심은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의 결정에 따라 전교조는 합법적인 지위를 상실하게 됐다. 법외노조가 되면 노조 전임자 84명에 대한 휴직 허가 취소, 정부 예산 지원 중단 등 조치를 교육부가 시·도교육청을 통해 취할 수 있게 된다. 교육부는 “당장 전교조에 대해 법외노조 관련 후속 조치를 취할 수 있지만, 서울고법의 재심리 결과까지는 일단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고용부는 전교조가 해직교원 9명을 조합원으로 인정한 것에 대해 2013년 10월 교원노조법상 노조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법외노조 통보’를 했고, 이에 전교조는 법원에 해당 처분의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과 함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1심을 맡은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반정우)는 지난해 6월 “정부의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는 정당하다”고 판단했고,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기각됐다. 그러나 같은 해 9월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 민중기)는 교원노조법 2조가 위헌이라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면서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통보의 효력을 항소심 선고 때까지 정지시켰다. 하지만 헌재는 지난달 교원노조법 2조에 대해 재판관 8대1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헌재 “같은 범죄로 외국서 형 집행, 국내 법원선 감형해야”

    외국에서 형을 집행받은 뒤 같은 범죄로 국내에서 또 기소될 경우 국내 법원은 외국에서의 처벌을 감안해 반드시 형량을 낮춰야 한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형법 제7조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6(헌법불합치)대 3(합헌)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고 2일 밝혔다. 헌재는 2016년 12월 말로 개정 시한을 정했다. 형법 7조는 외국에서 형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집행된 경우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감경 등이 의무 사항은 아니다. 헌소를 제기한 송모씨는 2011년 6월 우리 여권을 위조해 행사한 사실이 적발돼 홍콩 국제공항에서 체포됐다. 홍콩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8개월 정도 복역하다 강제 추방됐고, 국내 입국장에서 체포돼 재판에 넘겨졌다. 1, 2심에서 징역 6개월이 선고되자 송씨는 상고심 도중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고, 기각되자 자신이 직접 헌소를 제기했다. 헌재는 “외국에서 실제로 형 집행을 받았는데도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으면 신체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할 수 있다”며 “해당 조항은 형 감면 여부를 법관 재량에 전적으로 위임해 사건에 따라서는 신체 자유에 심각한 제한이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과잉금지 원칙에 어긋난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강일원·서기석·조용호 재판관은 “국가안보 위협 등 처벌 필요성이 강한 범죄가 있고, 같은 행위를 놓고 외국에서는 우리보다 가벼운 형을 규정하거나 우리 법에는 불법으로 규정된 내용이 외국법에는 없을 수도 있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누명 벗은 과거사] ‘윤필용 사건’ 불법 고문 41년 만에 3억 6000만원 배상 판결

    1973년 박정희 정권이 만들어 낸 ‘윤필용 사건’의 피해자 유가족에게 국가가 금전적 배상을 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부장 정은영)는 사건 당시 불법 고문을 당한 뒤 누명을 쓰고 복역했던 고 이정표씨의 유족에게 국가가 총 3억 6000여만원을 배상할 것을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재판부는 “국군보안사령부 수사관들이 피해자를 불법 구금하고 가혹행위를 했으며 수사 서류를 허위로 작성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피해자와 그 가족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국가에 있다”고 말했다. ‘윤필용 사건’은 1973년 윤필용 수도경비사령관이 술자리에서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에게 “박정희 대통령은 노쇠했으니 물러나게 하고 형님이 후계자가 돼야 한다”고 말한 게 쿠데타 음모설로 번져 윤 사령관과 그의 부하들이 처벌받은 사건이다. 당시 윤 사령관의 측근 대령이 이끄는 육군범죄수사단 대위였던 이씨는 ‘군납업자에게 뇌물을 받고 윗선에도 뇌물을 줬다’는 혐의로 보안사에 소환돼 구금 조사를 받았다. 보안사 조사관들은 이씨를 고문했고, 이씨는 결국 군사법정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됐고 대법원은 이를 확정했다. 강제로 전역당한 이씨는 당시 고문으로 무릎 통증 등 영구 장애를 얻었다. 승무원이던 딸도 1983년 KAL기 피격사건 때 사망해 그는 슬픔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통받다 2004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2011년 이 사건의 다른 연루자가 재심 청구를 해 무죄 판결을 받아내자 이씨의 유족도 이듬해 재심을 청구했다. 2014년 4월 서울고법은 보안사 요원들이 불법 수사로 허위 증거를 만들어 낸 점이 인정된다며 이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누명 벗은 과거사] ‘인혁당 1차 사건’도 재심서 최종 무죄…50년 만에 매듭

    ‘1차 인민혁명당(인혁당) 재건위원회 사건’의 피해자들이 마침내 누명을 벗었다. 1965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지 50년 만이다. 2007~2008년 재심에서 무죄가 확정된 2차 인혁당 사건에 이어 1차 사건까지 무죄가 확정되면서 ‘사법살인’으로 불렸던 잘못된 수사와 재판이 바로잡히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도예종씨 등 9명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재판부는 옛 반공법 혐의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1차 인혁당 사건은 1964년 박정희 정권이 북한의 지령을 받아 반정부 조직을 결성했다며 혁신계 인사 수십명을 잡아들인 사건이다. 당시 서울지검 검사들이 공소제기를 거부하며 사표를 제출하기도 했지만, 도씨 등 13명은 결국 재판에 넘겨졌고 유죄판결을 받았다. 도씨는 이후 1974년 2차 인혁당 사건에 또다시 연루돼 사형을 선고받았고 18시간 만에 형이 집행됐다. 1차 인혁당 사건의 피고인들과 유족들은 2011년 재심을 청구했고, 서울고법은 2013년 9월 재심 개시결정을 내린 뒤 같은 해 11월 무죄를 선고했다. 2차 인혁당 사건 피해자와 유족들은 2007∼2008년 재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현장 블로그] 대법원 스스로 차린 겸연쩍은 생일상

    “대법원은 매년 9월 13일을 ‘대한민국 법원의 날’로 지정해 기념식과 학술대회, 특별기획전을 개최하고 각급 법원에서는 ‘오픈 코트’(열린 법정) 등 국민과 함께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할 계획임.” 지난 29일 대법원에서 알림문자와 함께 보도자료가 들어왔습니다. 입법·행정·사법부 가운데 사법부에만 없던 기념일을 새로 만들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법원의 날’을 9월 13일로 잡은 것은 미군정으로부터 사법권을 이양받아 초대 김병로 대법원장이 취임한 날이 1948년 9월 13일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날은 양승태 대법원장의 승인으로 지정되는 사법부만의 기념일입니다. 정부는 법무부 주관으로 국가기념일인 ‘법의 날’(매년 4월 25일)을 지정해 운용하고 있습니다. 별도의 기념일을 만드는 이유가 궁금해졌습니다. “행정부는 8월 15일을 정부수립 기념일로, 국회는 5월 31일을 국회개원 기념일로 지정해 기념해 왔음에도 사법부만 독자적인 기념일이 없었다”는 게 대법원의 설명입니다. “사법부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법원의 날 지정이 필요하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도 있었다”라는 설명도 곁들였습니다. 하지만 법원의 날 신설이 겸연쩍다는 내부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국민들에게 자칫 자화자찬의 행사로 비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법원의 개혁과 변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빗발치는 상황에서 뜬금없이 사법부의 ‘생일’을 정해 기념하는 것이 적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입니다. 지난 3월 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사회통합 및 국민행복 인식조사’에 따르면 사법부에 대한 신뢰도는 30.7%로 집계됐습니다. 국민 10명 중 7명은 사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이 스스로 생일상을 차리기 이전에 사법부를 향한 국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도 되돌아보았으면 합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與 대선캠프 관계자 피의자 소환… ‘成리스트’ 6인 서면 조사

    與 대선캠프 관계자 피의자 소환… ‘成리스트’ 6인 서면 조사

    ‘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이 2012년 새누리당 대선 캠프 주요 인물의 자택을 전격 압수수색하고 그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또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제외한 리스트 속 나머지 정치인 6명에게 서면 질의서를 보냈다. 수사팀은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수사 마무리 국면으로 갈지, 불법 대선자금으로 수사를 확대할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수사팀은 29일 검사와 수사관을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부대변인을 지낸 김모씨의 대전 집으로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 이동식 저장장치(USB), 수첩 등을 확보했다. 앞서 수사팀은 경남기업 재무 담당 한모 전 부사장으로부터 대선을 앞두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지시에 따라 현금 2억원을 마련했으며 이 돈이 경남기업 회장실을 찾아온 김씨에게 전달된 것으로 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의 소환 통보에 난색을 드러내던 김씨는 이날 저녁 무렵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김씨는 “한 전 부사장을 알지 못하며 2억원을 받은 사실도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경남기업 자금과 관련된 장소도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수사팀은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서병수 부산시장, 김기춘·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각자 의혹을 해명하라는 서면 질의서를 우편으로 발송했다. 또 새달 4일까지 답변과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수사팀은 질의서에서 성 전 회장과의 관계, 전화 통화 등 시기별 접촉 여부, 자주 만난 장소, 청탁을 받았는지 여부, 성 전 회장 폭로에 대한 입장, 의혹이 제기된 시기의 보좌진 명단 등을 물었다. 일부 인사에게는 지난 대선 당시 직책과 캠프 비용 조달 경로, 김씨와의 관계 등을 추가로 질의했다. 수사팀은 답변서와 자료를 받아 검토한 뒤 그간 파악한 정황과 큰 차이가 있는 해명을 한 정치인은 직접 조사할 방침이다. 서면 질의서 발송을 놓고 수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서면 조사는 직접 소환할 정도의 범죄 단서를 찾지 못한 경우에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수사팀 관계자는 “수사 단계를 판단하는 징표가 아니라 수사 기법으로 이해해 달라”며 “수사팀 나름의 일정과 계획을 갖고 그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사팀은 성 전 회장의 ‘비밀 장부’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수사팀 관계자는 “상상할 수 있는 장소를 다양한 방법으로 모두 확인했지만 비밀 장부나 그에 준하는 자료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경남기업에 대한 금융권 특혜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임관혁)는 조영제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조 전 부원장이 2013년 4월 경남기업의 유동성 위기를 덜어주기 위해 농협은행,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에 700억원을 새로 대출하라고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포스코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상준)는 이날 새벽 포스코플랜텍(옛 성진지오텍) 자금 65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전정도 세화엠피 회장을 구속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i@seoul.co.kr
  • 法外로 내몰리는 전교조…헌재 “해직교사 노조원 자격 없다”

    28일 창립 26주년을 맞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최악의 생일상을 받았다. 1999년 7월 합법화 이후 16년 만에 ‘법외(法外) 노조’ 상태로 돌아갈 위기에 몰렸다. 헌법재판소가 전교조 법외 노조 통보의 근거가 된 법 조항이 헌법상 유효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헌재는 28일 교원노조법 제2조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8대1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잠시 중단됐던 ‘법외 노조 통보 취소 소송’에 대한 서울고등법원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전교조가 패할 가능성이 커졌다. 교원노조법 2조는 조합원 자격을 ‘현직 교사’로 제한하고 있다. 해직 교사는 중앙노동위원회 재심 판정이 있을 때까지만 자격이 유지된다. 헌재는 이날 “교원노조 조합원을 재직자로 한정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며 교원노조 및 교원의 단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합헌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헌재는 “이미 설립 신고를 마치고 활동 중인 교원노조의 법적 지위 박탈 여부는 행정당국의 재량에 달린 것으로 박탈 행위가 적절한지 판단하는 것은 (헌재가 아닌)법원의 몫”이라고 밝혔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해직자 9명을 노조원에 포함시키고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2013년 10월 전교조에 법외 노조 통보를 했다. 전교조는 취소 소송으로 맞섰다. 1심은 고용부의 손을 들어줬으나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은 전교조가 제기한 법외 노조 통보 효력 정지 신청과 함께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받아들였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해직자가 현직 교원 근로조건에 영향 미쳐선 안 된다” 판단

    “해직자가 현직 교원 근로조건에 영향 미쳐선 안 된다” 판단

    헌법재판소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합법 지위 여부를 결정할 교원노조법 제2조에 대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하면서도 전교조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법외 노조’ 통보 정당성 여부에 대해서는 법원의 판단 여지를 열어 놨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번 헌재 결정으로 법원도 법외 노조 통보가 적절했다고 판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교원노조 조합원 자격을 초·중·고교에 ‘재직 중’인 교사로 제한한 법 조항의 목적이 정당한지, 권리침해가 최소한인지 여부 등이었다. 박한철 소장 등 헌재 재판관 8명은 “해고된 교원이 교원노조에 가입하면 노조의 자주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합헌 의견을 제시했다. 해당 법 조항은 기본적으로 노조의 자주성과 주체성을 확보해 교원의 실질적 근로조건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도입된 것인데, 교원이 아닌 사람이 의사결정 과정에 개입하면 현직 교원의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재직 중인 교원만 조합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부득이한 측면이 있다고 헌재는 설명했다. 서울고법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주요 쟁점인 ‘단결권 제한’ 여부에 대해서는 “교원노조는 특성상 산업별·지역별 노조 형태로 결성될 수밖에 없으나, 교원의 근로조건은 법령이나 조례로 정해지고 실질적인 적용을 받는 것도 재직자이기 때문에 해직자를 배제하는 게 단결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헌재는 이미 설립 신고를 마치고 정당하게 활동 중인 노조의 법률상 지위를 박탈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법원의 판단 영역임을 분명히 했다. 헌재는 특히 “조합원 자격을 재직자로 제한하는 것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해서 이를 이유로 교원노조의 법적 지위를 박탈하는 게 항상 적법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전교조가 상당 기간 합법 노조로 활동해 왔고, 이전에도 해직자가 조합원으로 있었지만 법외 노조 통보는 2013년 10월에야 이뤄진 점 등을 고려할 때 법외 노조 통보는 행정당국의 재량이라는 것이다. 헌재는 또 법원이 무자격 조합원 수나 이러한 조합원들이 교원노조 활동에 미치는 영향, 노조가 이를 바로잡을 가능성 등을 종합해 행정당국의 재량권 행사가 적절했는지 판단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2월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당시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냈던 김이수 재판관은 이번에도 홀로 반대했다. 김 재판관은 “교원노조 조직의 특수성 등을 고려할 때 해당 조항은 과잉금지 원칙에 반하고 단결권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래 입법 목적과 달리 자주성과 단결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조항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교원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법 조항이 있기 때문에 해직자가 교원노조에 포함된다고 해도 정치화되거나 국민의 교육받을 권리가 저해될 위험이 없다고 강조했다. 헌재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교원노조법 2조가 합헌이라는 의미이지 헌재가 전교조를 법외 노조라고 확인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뒤 법외 노조 통보 취소 청구 소송 심리를 중단한 서울고법 재판부는 헌재 결정문을 분석한 뒤 심리를 재개할 방침이다. 늦어도 올해 안에는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법원 관계자는 “헌재 결정으로 항소심 재판 결과까지 예단해서는 안 된다”면서 “법외 노조 통보 효력 정지는 항소심 선고 때까지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대법 “내연남 농약살해 증거 부족”

    2013년 11월 4일 저녁 충남 아산의 한 아파트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40대 여성 A씨의 다급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웃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는 1401호에 쓰러져 있는 50대 남성 B씨를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다. 검사 결과 B씨는 자살에 많이 쓰여 ‘죽음의 농약’으로 불리던 맹독성 제초제 ‘그라목손’을 마신 것으로 나타났다. B씨는 닷새 뒤 숨졌다. 경찰은 B씨와 여러 달 동안 동거하며 내연관계에 있던 A씨를 수상하게 여겼다. A씨는 이웃에 도움을 요청하긴 했지만 119구조대나 경찰에 자신이 직접 신고하지는 않았다. B씨는 A씨 이름으로 사줬던 아파트와 자동차 등을 돌려달라고 하는 등 A씨와의 관계를 정리하려던 상황이었다. 사건 직전 A씨는 ‘당신 눈에 피눈물 흘리는 것을 보고 내 죽을 것이니 기다리세요’ 등 섬뜩한 내용의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더욱이 그라목손이 검출된 음료수 병에는 A씨 지문이 찍혀 있었다. A씨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함께 술을 마시던 B씨가 취하자 음료수 병에 담아뒀던 그라목손을 잔에 따라 건넸고, 이를 모르고 들이킨 B씨가 결국 숨졌다는 것이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재산을 지키려는 절박한 마음에서 살인을 저질렀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대법원은 달랐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사실상 무죄 취지로 사건을 대전고법에 돌려보냈다고 27일 밝혔다. A씨가 살인범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재판부는 “B씨의 평소 주량을 고려하면 만취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농사일을 해 그라목손의 색깔이나 냄새를 잘 알고 있을 B씨가 생선 썩는 듯한 독한 냄새가 나는 데다 진초록색을 띠고 있는 그라목손을 술로 착각하고 마신다는 것은 쉽게 상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술에 취한 나머지 이를 구분하지 못했다 해도 소량을 마셨을 수는 있지만 한 번에 마시기 어려울 정도인 100㏄를 마신다는 것은 일부러 마음먹은 게 아니라면 불가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B씨가 숨져도 A씨의 경제적 문제가 해결될 상황이 아니었던 만큼 경제적인 이유 역시 범행 동기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A씨와의 불륜으로 가족 관계가 소원해진 B씨가 평소 자살을 암시하는 말을 여러 차례 한 점 등도 고려됐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檢, 成리스트 친박 3인 수사 ‘복잡한 셈법’

    ‘성완종 리스트’ 의혹 수사가 50일을 넘어선 가운데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이 리스트 속 나머지 6인에 대한 수사에 진척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봐주기 수사를 하는 게 아니냐는 바깥의 따가운 시선과 ‘답 안 나오는 수사는 털고 가야 한다’는 내부 시선을 동시에 받고 있는 수사팀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조만간 수사를 전면 재검토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7일 검찰에 따르면 수사팀은 나머지 6인 중 홍문종(60) 새누리당 의원과 서병수(63) 부산시장, 유정복(58) 인천시장 의혹 규명에 무게를 두고 이를 전담하는 개별 팀을 구성하는 등 인력을 재분배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폭로와 무관하게 정치권에서 제기한 특별사면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별도 검사 1명을 지정해 조사 중이다. 지난 15일 압수수색한 서산장학재단의 자금 흐름을 분석하며 일부 돈세탁 정황을 포착하기도 했으나 현재까지는 나머지 의혹과의 연결고리를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상황을 놓고 검찰 바깥에서는 야권을 중심으로 ‘물타기 수사’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26일에는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13명이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수사팀을 더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수사 종결을 저울질하는 내부 의견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뇌물 사건 등은 공여자가 사망하면 그 순간 수사가 끝나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에는 그럴 수 없었다”면서 “공여자가 숨진 상황에서 정치 거물 2명을 기소하는 것만 해도 대단한 성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나머지 의혹 수사에 대해서는 “단서가 나오지 않는다면 더 쥐고 고민하지 말고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수사팀은 개별 팀 수사를 통해 단서와 범죄 혐의가 포착되면 해당 정치인 수사에 집중할 방침이다. 하지만 진전이 없을 경우 다음 주말쯤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를 기소하며 수사를 마무리하는 방안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 관계자는 “누구보다 이번 의혹의 진실을 알고 싶은 게 수사팀”이라며 “여러 개로 나뉜 수사팀은 지금도 활발히 돌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전교조 28일 ‘운명의 날’

    합법 노조 지위를 놓고 정부와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운명이 28일 결정된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후 2시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 제2조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 사건을 선고한다. 제2조에 따르면 ‘교원’은 초·중·고교에 ‘재직 중’인 교사로 한정된다. 해고된 경우 중앙노동위원회에 이의 신청한 뒤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 교원으로 인정한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이 법 조항을 근거로 “(중노위 재심 결과도 이미 나와) 교원 자격이 없는 해직자들이 가입, 활동하고 있다”며 2013년 10월 전교조에 법외노조 통보를 했다. 전교조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취소 소송과 함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모두 기각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법 조항에 위헌 소지가 있다”며 전교조가 추가로 제기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받아들였다. 또 헌재 결정이 나올 때까지 본안 사건 심리도 멈추고 고용부의 법외노조 통보 효력도 정지시켰다. 교원 노조가 성격상 기업별 노조가 아닌 산업별·직종별·지역별 노조 같은 초(超)기업별 노조에 가깝다는 게 항소심 판단이다. 대법원 판례는 초기업별 노조의 경우 해직자도 노조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리면 고용부의 법외노조 통보는 근거를 상실한다. 반대로 합헌 결정이 나면 전교조는 합법 지위를 잃을 것으로 보인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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