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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6개 시군구→16개 통합 특별·광역시 구의회 폐지

    36개 시군구→16개 통합 특별·광역시 구의회 폐지

    정부가 서울특별시를 비롯해 6개 광역시의 자치구의회 폐지를 추진한다. 또 특별·광역시의 자치구도 지방자치단체의 법적 위상을 상실하게 된다. 36개 시·군·구는 16개 행정구역으로 통합된다. 대통령 소속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는 13일 이 같은 내용의 지방행정체제개편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위원회는 특별법 규정에 따라 이달 말까지 국회와 대통령에게 확정안을 보고하게 된다. 시·군·구 통합은 향후 추진될 해당 지역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최종 확정되며, 특별·광역시 자치구의 지위 및 기능 변화는 국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결정된다. 그러나 개편안의 근간이 행정구역 통폐합과 지자체 권한 축소라는 점에서 지방자치 후퇴라는 뜨거운 논란과 함께 지자체 및 정치권의 반발이 예상된다. 위원회는 특별시 구청장의 경우 선출하되 지자체로서 법인격을 주지 않는 준자치단체로 만드는 안을 확정했다. 광역시 구청장은 시장이 임명하거나(1순위), 특별시와 마찬가지로 법인격 없는 준자치단체로 만드는 안(2순위)을 내놓았다. 자치구의회는 특별·광역시 모두 구성하지 않도록 했다. 시·군·구 통합은 각 지역에서 건의가 올라온 14개 시·군을 6개 행정구역으로 합치도록 했다. ▲의정부+양주+동두천 ▲전주+완주 ▲구미+칠곡 ▲안양+군포 ▲통영+고성 ▲동해+삼척+태백 등이다. 또한 군산·김제·부안을 묶어 새만금권 지역으로, 여수·순천·광양을 묶어 광양만권으로 통합한다. 지역의 건의는 없었지만 인구 또는 면적이 너무 적은 20개 시·군·구를 9개 지역으로 합치는 안도 포함됐다. 이 밖에 읍·면·동 주민자치회 설치와 도(道)의 지위·기능을 재정립하는 내용도 담았다. 위원회는 통합되는 지자체의 안정적 출범을 지원하기 위해 통합 지자체의 지방의회에 부의장 1명을 추가로 선출하는 등 4개의 통합 특례를 채택했다. 강현욱 위원장은 “가능하면 단계와 절차를 줄이고, 인원을 줄여 중앙의 정책과 인력을 지방에 배치한다는 대원칙으로 1년여 동안 모두 81차례 회의를 가졌다.”면서 “통합하다 보면 민주성을 해치기 쉬운 것이 맞지만 프랑스나 독일 등 지방자치가 발전한 나라들도 통폐합을 추진하면서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방안으로 나가고 있는 만큼 이후 읍·면·동 주민자치회를 설치하는 등 근린자치를 활성화하는 방향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정부 “행정 효율성 높인다”… 지자체 “지방자치의 후퇴”

    정부 “행정 효율성 높인다”… 지자체 “지방자치의 후퇴”

    정부가 행정구역 개편을 추진한 배경은 행정 효율성을 높이고 주민생활편익을 증진하기 위해서다. 현행 기초자치행정의 예산낭비, 지나친 정치적 함몰, 단체장·의원들의 비리 등을 끊고자 하는 속뜻도 담겨 있다. 하지만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의 ‘지방행정체제개편 기본계획’은 13일 발표 전부터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건의를 통해 통합 대상에 오른 시·군·구는 물론이고 자신들의 의사와 전혀 관계없이 통합 대상에 포함된 시·군·구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시·군·구 의회 폐지와 기초단체장 역할을 축소하는 내용이 지방자치제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방체제개편, 무엇이 문제? 개편 내용은 ▲시·군·구 통합 ▲특별·광역시의 자치구·의회 지위 ▲대도시 특례 인정 ▲읍·면·동 주민자치회 신설 등이다. 통합은 지리적 여건·생활권이 같거나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통합이 불가피한 지역이 대상이다. 인구가 적거나 면적이 좁아 지역 경쟁력이 떨어지는 곳도 통합 대상에 올랐다. 특별·광역시의 자치구·군의 지위 및 기능 개편도 주요 내용이다. 서울의 자치구는 구청장은 선출하되 법인격 행정 지위를 부여하지 않도록 했다. 구청의 역할은 국가 및 시의 사무를 위임 처리하는 데 그치게 했다. 이렇게 되면 독자적인 인사권·예산편성권·조세권이 사라지고 기존의 자치구세는 시세로 전환된다. 구청장만 주민이 선출할 뿐 자체 사무는 없는 형태다. 광역시 자치구·군 개편안은 2개를 내놓았다. 특별시와 같은 방식을 택하거나, 단체장을 시장이 시의회를 거쳐 임명하는 방식이다. 두 안 모두 특별시와 마찬가지로 법인 자격이 없고 예산편성권 등도 사라진다. 특별·광역시 의회는 모두 광역의회만 구성하고, 기초의회는 구성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 냈다. 위원회는 보완 방안으로 시의원 증원, 독립 감사위원회 설치 등의 대책을 수립토록 했다. 인구 50만 이상의 대도시에 특례를 인정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사무 일부에 대해 직접 처리 권한을 주는 방안이다. 해당되는 곳은 수원·청주·전주·포항·창원시 등 15개로 평균 인구가 일반 시와 비교해 3.8배 많은 74만 8000명이다. 읍·면·동에 주민자치회를 설치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특별지방행정기관 사무의 지방 이양, 교육자치와 지방자치 연계·통합, 자치경찰제 실시 등도 담았다. 위원회는 개편 기본계획에 따라 관계 자치단체장 및 의회 추천 등을 통해 ‘통합추진공동위원회’(통추위)를 구성해 통추위 구성 후 60일 이내에 통합 자치단체 명칭 및 청사 소재지 등을 결정하게 된다. 기간 내 명칭과 청사 소재지 등이 의결되지 않으면 개편위원회가 권고·조정할 수 있다. 통합될 시·군·구 간 경계는 자율조정과 주민투표, 직권조정 등을 통해 경계 조정 대상 기준을 구체화·명확화할 방침이다. 위원회는 개편 계획이 확정된 만큼 국회 입법 절차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2013년 중점 과제인 읍·면·동 주민자치회 설치와 도의 지위 및 기능 재정립, 특별지방행정기관 사무의 지방이양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강현욱 위원장은 “행정서비스의 불균형, 생활권과 행정권의 괴리, 시와 자치구의 갈등 등이 통폐합 및 자치구·군의 지위 및 기능 개편에 나서게 된 배경”이라면서 “이미 국회에서 특별법을 만들던 2010년 당시에도 자치구를 사실상 폐지하는 준자치구 안이 의결 직전까지 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원회의 최종 확정안이 국회의 뜻과도 맞아떨어질 것임을 드러내며 공을 국회로 떠넘겼다. ●실제 통합·개편까지 쉽지 않을듯 강 위원장은 “통합 대상 지역 주민의 의견을 묻는 주민투표에 따라 최종 결정된다.”고 분명히 밝혔다. 이 경우 대상 지역 유권자의 33.3%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 50% 이상이 찬성해야 통합이 성사된다. 하지만 특별법 제17조에 따르면 ‘지방의회 의견을 듣거나, 주민투표를 실시’한다고 돼 있어 주민투표를 건너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민감한 자치구 의회 폐지를 담고 있는 데다 지역별로 지역 통합에 대한 지역 주민의 찬반 의견도 분분해 실제 통합·개편까지는 어려움이 따를 전망이다. 안성호 한국지방자치학회장은 “1961년 군사정부에 의해 지방자치가 중단된 이후 최대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면서 “지자체가 광역화되면 관청의 문턱이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고, 주민참여예산제 등 주민 참여가 그만큼 어려워진다.”고 비판했다. 박록삼·박성국기자 youngtan@seoul.co.kr
  • 탈북자 정착사업 특별교부세 16억 지원

    탈북자 정착사업 특별교부세 16억 지원

    정부가 탈북자들의 사회 정착을 위한 생활밀착형 사업 지원에 나선다. 최근 정치권에서 탈북자를 놓고 공방이 오가는 상황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행정안전부는 12일 “이달 말까지 광역자치단체 및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북한이탈주민 정착 지원 공모’ 사업을 진행한 뒤 선정된 지자체들에 특별교부세 16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라면서 “올해 말까지 북한이탈주민 편의시설, 남한 사회 주민들과의 화합책 등의 내용을 담은 사업이 지자체별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남한 사회의 북한이탈주민은 2005년 7686명에서 지난해 2만 3100명까지 늘어났다. 탈북자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광역지자체는 서울로 5878명이다. 그 다음으로 경기에 5579명이 산다. 기초지자체에서는 인천 남동구가 1354명으로 가장 많다. 서울 양천구(1129명), 노원구(986명), 강서구(893명) 등이 뒤를 잇는다. 정부는 그동안 북한이탈주민을 고용한 기업에 3년 동안 월급의 절반을 지원하고, 중·고·국립대 학비를 면제(사립대는 50% 면제)해 주는 한편, 5년 동안 국민기초생활보장 및 의료급여 혜택 등 사회보장을 지원하는 재정적 지원책을 마련해 주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탈주민 정착을 지원하는 조례를 제정한 지자체가 서울에서는 강북구만 있고 광역·기초 모두 포함해 34개에 불과한 실정이라 지원책은 여전히 빈약하다. 행안부의 이번 탈북자 정착지원 공모사업은 지역 공동체 내부의 갈등을 해소하고 공감대를 높일 수 있는 주민화합에 방점을 찍고 있다. 행안부는 크게 ▲집단거주지역 환경개선사업 ▲소득창출 및 주민화합 시책 ▲교육여건 개선 및 정서함양 지원 등으로 공모사업의 성격을 규정지었다. 구체적인 사업 세부 내용으로는 법률상담센터, 집단거주지역 운동시설, 학업보충 교육 프로그램, 음악 및 미술치료 등 상담실 운영 등이 될 전망이다. 박동훈 행안부 지방행정국장은 “북한이탈주민 역시 우리 사회의 분명한 구성원이고, 또 민주주의가 갖고 있는 핵심적인 가치인 다양성의 존중이라는 측면에서 함께 더불어 살 수 있는 사회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사회에서 배척하는 것도, 과도하게 치켜세우는 것도 아닌 생활하는 공간에서 주민들과 화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민간경력자 5급 채용에 3100명 몰려… 29대 1

    민간 경력자들의 공직 입문 열기가 뜨겁다. 민간 경력자 가운데 107명의 5급 사무관을 뽑는 시험에 응시자들이 대거 몰려 29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행정안전부는 10일 “최근 ‘민간경력자 5급 일괄채용시험’ 원서접수 지원 마감 결과, 66개 직무분야의 107개 직위에 3109명이 지원해 평균 2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이들의 다양한 현장 경력 등을 살필 수 있도록 필기시험, 서류전형, 면접 등을 거쳐 오는 10월 12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고 덧붙였다. ‘민간경력자 5급 일괄채용시험’은 부처별 채용으로 빚어졌던 부정적인 요인을 없애기 위해 지난해 처음 도입됐다. 시행 첫 해부터 벤처기업가, 아랍 현지 건설근무자, ‘천리안’ 위성 개발자 등 민간전문 인력들을 폭넓게 영입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직무분야별 경쟁률을 보면, 광역교통정책 분야에 1명을 뽑는데 125명이 몰려들어 최고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임용 예정 기관이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세종시)이라는 점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건설교통부에 임용될 도시디자인 분야도 1명 선발에 118명이 지원했다. 방송통신융합기술진흥정책 분야(97대1), 사회복지시설 관리정책(69대1), 전자금융 보안정책(53대1)이 뒤를 이었다. 올해 지원자는 남성 72%, 여성 28%로 남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평균 연령은 37세이며, 30대가 66%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27%로 뒤를 이었다. 전충렬 행안부 인사실장은 “각 부처가 요구하는 직위에 적합한 전문성과 경험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지를 평가할 것이며, 공직관, 윤리의식 등 공무원의 기본 자질도 엄격히 검증해 선발하겠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달려가 뽀뽀하고 싶은 충동… 다음부턴 좀더 송금하려 한다오”

    “달려가 뽀뽀하고 싶은 충동… 다음부턴 좀더 송금하려 한다오”

    ‘…가까운 거리에 있다면 달려가 뽀뽀하고 싶은 충동이 나를 엄습하는군요.(…)모두 송금을 시키는 것이 좋겠지만 송금에는 한정이 있으니까요. 그러나 다음부터는 좀더 보내려 한다오.(3만원 정도)’ ‘상관으로부터 신임을 받고 부하들로부터도 존경을 받는 한국의 장교가 되려고 노력하오.’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맹호부대 소속 정영환 대위는 죽음과 죽임의 공간에서는 한 명의 용감한 군인이었지만, 실상 그는 고국에 두고 온 아내를 그리워하는 젊은 지아비였고, 아내의 뱃속에 생겼을지 모를 아이를 그리워하는 예비아빠였고, 빚에 쪼들리는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타국의 전쟁에 뛰어든 생활인이기도 했다. ●전장에서도 살림걱정… 꾼 돈 조목조목 적어 현충일을 하루 앞둔 5일 행정안전부 산하 국가기록원은 호국·보훈 관련 민간기록물 가운데 정영환(72·강원도 홍천군)씨가 전선에서 아내에게 보낸 애틋함이 뚝뚝 묻어나는 편지 세 통을 공개했다. 호칭의 변화가 먼저 눈에 띈다. ‘순영 아가씨’라는, 아마도 연애시절 부르던 호칭을 쓰던 첫 편지와 달리 두 번째 편지는 ‘사랑하는 아내’로 시작했다. 그리고 세 번째 편지에서는 ‘은경 모’로 바뀌었다. 아이가 생겼음을 말해준다. ‘순영 아가씨 보우.’라는 살가운 호칭으로 시작한 첫 편지는 자신의 방을 먼저 소개하면서 ‘모두가 미군물자니까 일유(일류) 고급호텔 부럽지 않다오.(…)환경이 이렇게 좋고 보니 고국에서 고생하는 당신 생각이 더 나는군요.’라고 남편을 전선으로 떠나보낸 뒤 걱정하고 있을 아내를 안심시킨다. 두 번째 편지에서는 ‘방앗간집과 경희네, 석규네’ 등에서 꾼 돈을 조목조목 적고 베트남 현지에서 보낼 수 있는 돈의 규모를 적은 뒤 ‘더 빚지지 않게끔 차근차근히 갚도록 해봅시다.’라고 적었다. 편지 말미에는 ‘애기가 배에 없는지 궁금. 있었으면 바라는 마음’이라고 조그맣게 썼다. 그 다음 편지는 시간이 한참 지난 뒤다. 1972년 마지막날 부친 편지는 ‘은경 모’로 시작한다. 아이를 낳아 ‘은경이’라는 이름을 지었음을 알게 한다. ●6·25전쟁때 장인·장모에게 보낸 편지도 국가기록원은 정영환 대위의 편지 외에도 ‘유학성’이라는 군인이 6·25전쟁 당시 장인, 장모에게 보낸 편지도 함께 공개했다. 편지에는 빙부·빙모를 방언인 병부·병모로 표현했다. 유학성은 눈이 내리는 동지(冬至)에 전선에서 장인·장모를 비롯한 처가 식구의 안부를 물으며 “병모님의 염려 덕택으로 잘 지내고 있으며 맡은 바 군 복무에 노력하고 있으니 저에 대해서는 조금도 염려하지 마시라.”고 당부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해외연수 중앙부처 공무원 美·英 영어권 ‘쏠림’ 여전

    해외연수 중앙부처 공무원 美·英 영어권 ‘쏠림’ 여전

    장기 해외 연수를 가는 중앙부처 공무원들의 절반 이상이 미국·영국으로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장급부터 4~7급까지 가릴 것 없이 영어권으로만 쏠렸다. 특히 국장급 이상의 미국 쏠림 현상은 거의 절대적이었다. 5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외훈련 대상자 310명 중 52.9%인 164명이 미국과 영국을 선택하는 등 영어권 국가 쏠림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고위공무원(국장급) 과정에서는 16명 중 13명이 미국으로 떠났고, 2010년 역시 15명 중 9명이 미국, 1명이 영국을 선택했다. 과장급 역시 지난해 대상자 36명 중 미국 15명, 영국 4명 등 52.8%가 영어권 국가로 연수를 떠났다. 미국·영국 중심의 국외훈련 쏠림은 지난해만도 아니고, 국·과장급에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다. 행정 전문가들은 “공무원 연수는 개인 부담의 연수와 다른 차원”이라며 “정부는 공무원들의 국외훈련 과정을 장기적인 국가 전략 차원에서 수립하고, 미국·영국 편향에서 벗어나 국제사회의 다양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5년 공무원 장기 국외훈련 국가별 현황’을 보면 2010년에는 국·과장급 52명 중 53.8%인 28명, 2009년 52명 중 27명(51.9%), 2008년 57명 중 29명(50.9%), 2007년 59명 중 40명(67.8%)이 미국 등 영어권을 선택했다. 서기관급 이하(4~7급) 일반과정에서도 미·영 훈련이 2007년 61.6%, 2008년 60.8%, 2009년 60.9%로 높은 비율을 보이다가 2010년 이후 조금씩 낮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51.3%)이 영어권 국가로 떠났다. 반면 정치·경제적으로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으며 미국과 함께 ‘G2’의 국제적 위상을 확보하고 있는 중국으로 장기 국외훈련을 떠난 경우는 국장급에서는 2008년 단 한 명이 다녀왔을 뿐이다. 과장급에서도 2009년 1명, 2008년 3명, 2007년 1명에 그쳤다. 독일·프랑스 등 유럽권도 마찬가지로 낮다. 최근 5년 동안 독일은 2010년 과장급 한 명이 유일하고, 프랑스는 지난해 국장급·과장급에서 각 한 명 등 5명에 불과했다. 행안부는 5~6년 전부터 중동, 중남미, 구소련 국가 등을 전략 훈련 국가로 정하고 선발 과정에서 이들 국가 지원자에게 가중 점수를 주는 등 훈련 국가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47개 중앙부처 공무원들의 지원이 없으면 선발 자체가 불가능하다. 행안부 관계자는 “최근 아랍어 및 터키어 국가 전문 인력을 키우는 데 힘쓰고 있으며 그 결과 비영어권 국가 비율이 2005년 27%에서 지난해 37%까지 확대됐다.”면서 “해외 선진 제도와 기술을 받아들이는 한편 글로벌 경쟁사회에서 국가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핵심 인력을 양성하고 다양한 글로벌 이슈를 선점할 수 있는 제도가 되도록 다듬겠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공직박람회에 고교생 2만여명 몰려

    처음으로 서울, 광주, 부산을 순회하며 열린 공직박람회의 주인공은 단연 고교생이었다. 4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2일 부산 일정을 마지막으로 마무리된 ‘2012 공직박람회’에는 서울 4만 5250명, 광주 1만 5600명, 부산 3만 2400명 등 모두 9만 3250명이 몰렸다. 이중 2만 6700명이 고교생이었다. 학교 단위 단체 관람도 줄을 이었다. 수험 방법과 공무원으로서의 삶 등을 상담해 준 ‘일대일 멘토링’, 실제와 유사한 환경 및 질문으로 진행된 ‘일대일 모의 면접’, 9급 개편과목 모의시험 등 맞춤형 상담 및 체험 프로그램에는 사전예약제로 인원을 한정했음에도 1만 8150명이 참가해 공직박람회 최고의 인기 코너로 자리잡았다. 공직박람회에 고교생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은 내년부터 바뀌는 9급 공채 시험과목 개편 정보 등을 얻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맹형규 행안부 장관은 “처음 시도한 지역 순회 박람회 방문객들의 만족도가 81%를 넘을 정도로 좋았던 만큼 향후 다른 지역까지 확대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정보화 발전 눈부시네…정보문화의 달 25주년 행사 풍성

    385만 7613명의 정보소외계층이 정보화 교육을 받았고 582만 8427명이 정보윤리 교육을 받았다. 417만 2603건의 인터넷 중독 예방 교육이 진행됐다. 정보소외계층에 보급된 그린PC는 24만 273대다. 정보화마을의 전자상거래 실적은 885억원에 이른다. 정부가 1988년 6월을 ‘정보문화의 달’로 지정한 뒤 이뤄낸 정보화 실적들이다. 1967년 최초로 컴퓨터가 도입된 한국 사회가 이뤄낸 눈부신 정보화 발전 수준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5년간 1만 6967명의 초·중·고 교사에게 정보윤리 교육연수 및 인터넷중독 교육연수를 실시했다. 629명의 정보윤리 전문강사와 3534명의 인터넷중독 전문인력도 양성했다. 2001년부터 정보화에 소외된 농어촌 지역에서 32만 1000명을 교육시켰고, 그 결과 만들어 낸 정보화 마을은 벌써 362개에 이른다. 또한 지난해 4월부터 시작한 다문화가정의 친인척 화상상봉 등도 4만 279건이 진행됐다. 행안부는 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제25회 정보문화의 달’ 기념식을 갖고 정보문화 유공자에 대한 시상을 하는 한편 ‘IT희망나눔 봉사단’ 출범식도 함께 열었다. 행안부는 15일 학부모 대상 인터넷 중독 예방 특강과 21~22일 울산 장애인정보화 축제를 갖는 등 이달 내내 전국을 돌며 20여개의 문화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맹형규 행안부 장관은 “25주년을 맞는 정보문화의 달을 계기로 온라인 공간에서도 서로를 존중하는 품격 높은 정보문화가 더욱 발전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고민과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자동차세 체납차 번호판 영치

    상습적으로 자동차세를 체납하는 차량을 상대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합심해서 칼을 빼들었다. 전국적으로 일제히 자동차 번호판을 영치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3일 “건전한 납세질서 확립과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5000여명을 투입, 상습적으로 자동차세를 체납한 차량의 번호판을 오는 12일부터 영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행안부는 11일까지 지자체별로 사전 계도활동을 펼친 뒤 백화점, 대형 아파트 단지 등 차량 밀집지역 위주로 체납차량 번호판 일제 영치에 나설 계획이다. 번호판이 영치되면 시·군·구 세무과를 방문해서 체납액을 납부한 뒤, 번호판을 되찾아야 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서울의 관문, 과천의 또다른 길

    ‘촌놈 한양 갈 때 과천에서부터 긴다.’는 옛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과천은 고구려, 고려, 조선을 거쳐 오는 동안 서울의 관문 도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여기에 20여년 전 잘 짜여진 계획 속에 만들어진 도시인 만큼 길은 반듯하고 깨끗하다. 하지만 관악산과 청계산, 우면산 사이에 옴폭하게 자리 잡은 도시의 특성은 단순한 반듯함을 넘어 아기자기함까지 보태져 있다. 사당사거리에서 과천으로 넘어오는 길이 과천대로다. 흔히 남태령 고개를 넘는다고 하는데, 실제로 서울과 과천의 경계 남태령 정상에 ‘남태령’(南泰嶺)이라는 커다란 비석이 세워져 있다. 여기에도 추사의 기운이 서려 있다. 2006년 추사 서거 150주년을 맞아 과천시가 추사의 글씨를 집자(集字)해서 세운 것이다. 그 옆으로 ‘남태령 옛길’이 있다. 옛날 서울로 넘나들던 고갯길로 도로가 나면서 고갯마루 길은 없어졌으나 골짜기를 따라 마을이 길게 늘어서 있다. 또한 특이하게도 과천시청사 앞에 ‘통영로’가 있다. 2003년 통영과 과천이 자매결연을 맺으면서 기꺼이 시청사 앞길 220m 짧은 길을 통영로라고 이름 지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통영에는 ‘과천로’가 없다. 과천시 관계자들이 이 사실에 내심 서운할지도 모르겠다. 이 밖에 과천에 있는 도로 중 유일하게 기업명을 붙이고 있는 길도 있다. 코오롱은 과천시에 본사를 둔 대표 기업으로 정부과천청사역 근처에 있는 코오롱 본사에서 과천 나들목까지 이어지는 680m 길이 ‘코오롱로’다. 과천이야 한국마사회 등이 있어 수도권 중에서도 비교적 풍요로운 지방자치단체지만, 과천시조차 느끼는 지방재정에 대한 여전한 절박함은 이렇듯 길 이름까지 내주는 지속적 구애 활동을 필요로 한다. 과천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경찰 - 소방간부 후보생 사건·사고대응 교차교육

    소방과 경찰의 미래 세대들이 긴밀한 상호 교차 교육을 받는다. 61기 경찰간부후보생 60명은 29일 충남 천안 중앙소방학교를 찾아 1박 2일의 산악교육훈련과정을 시작했다. ●경찰, 산악 인명구조 이론과 실습 경찰간부후보생들은 일단 소방 PT체조 1~12번으로 가볍게 몸을 풀었다. 이후 로프를 묶는 법부터 시작해서 산악구조장비는 어떤 것이 있으며, 어떤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지 등 산악구조에 대해 체계적으로 교육받고 실제 훈련도 진행했다. 30일에는 산악 구조 과정에서 사고를 당한 사람에게 접근하는 법, 들것을 이용해 수직으로 구조하는 훈련 등을 이론과 실습을 통해 훈련받을 예정이다. 오는 9월에는 소방간부후보생들이 경찰교육원을 찾는다. 일주일 동안 형사소송절차, 사고현장 조사기법 등을 경찰로부터 배우게 된다. 화재 사고 현장이 곧 범죄 현장이 될 수 있는 만큼 소방관에게도 출동 직후 사고의 진실을 파악할 수 있는 날카로운 시각 및 현장 조사가 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소방관, 사고현장 조사 기법 교육 이에 앞서 물놀이철이 시작하는 오는 7월 9일부터는 2주일 동안 경찰간부후보생 60명과 18기 소방간부후보생 20명이 한자리에 모여 수난 구조 통합 훈련을 받는다. 저수지와 바다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사고 상황을 가정하는 실제 훈련에 미래의 소방간부와 경찰간부가 함께 투입된다. 소방간부후보생과 경찰간부후보생이 통합 훈련을 진행하는 것은 2003년 이후 처음이다. 유해운 소방학교장은 “소방관이나 경찰관이나 사건·사고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국민의 생명을 다루는 최초 대응자이며 국민에게 봉사하는 기관인 만큼 유기적 협조 체계 속에서 초기 구조·조사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경찰 쪽과 본격적으로 논의를 진행해서 서로 부족한 부분을 배우고 채워가는 상호 교차교육 프로그램을 정례화해서 국민들에게 더욱 질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전통기술, ‘생활명품’으로 재탄생

    전통기술, ‘생활명품’으로 재탄생

    장롱, 화장대, 교자상 등 전통적으로 고급스러운 가구의 영역에 머물러 있던 통영 나전칠기가 아기자기한 와인 스토퍼(마개), 와인 받침대 또는 수저받침대로 거듭났다. 조선시대 국궁장으로 유일하게 남아있는 서울 종로 사직동 황학정의 종로 국궁은 멋쟁이 넥타이핀, 커프스 버튼, 미니 포크 등으로 실용적 디자인을 입고 다시 만들어졌다. 전북 순창의 전통 자수공예의 아름다움은 현대적인 오방색 보석함이 됐고, 손거울이 됐다. 행정안전부는 29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6월 선정한 25개 향토 전통기술에 한국디자인진흥원과 공동으로 작업해 전통을 보존하면서도 현대적 감각의 디자인을 입힌 실용적 상품 개발, 브랜드·캐릭터 개발 등을 모두 마쳤다.”면서 “이 중 10개 업체의 20개 품목은 지난 11일 국립박물관 문화재단의 입점 심사를 통과해 다음 달부터 생활용품형 문화상품으로 판매된다.”고 밝혔다. 전국 5만 6000여개 전통기술 중 심사를 거쳐 뽑힌 25개 향토 핵심자원은 종로의 국궁, 전남 곡성의 낙죽장도, 전북 순창 자수, 충북 단양의 백자, 경남 거창의 방짜유기, 전주 한지, 청주의 전통주 숙성용기, 전남 보성의 천연염료, 충남 논산 전통창호 등이다. 이 중 낙죽장도 페이퍼 나이프, 자수 손거울, 분청사기 머그컵, 방짜유기 식기 등 20개 품목이 국립박물관에서 판매된다.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3년에 걸쳐 행안부가 특별교부세 50억원을 지원하고,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지방세 50억원 등을 부담해 모두 100억원이 들어가는 사업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4) 경기도 과천시 ‘추사로’

    [길을 품은 우리 동네] (4) 경기도 과천시 ‘추사로’

    글을 잘못 써서 고민스러운 당신, 늘 글을 잘 쓰고파서 안달하는 당신, 스스로 물어라. 글을 쓰느라 연필 1000자루쯤을 몽당연필로 만들어 봤나? 아니면 쓰고 지우느라 지우개 열 개쯤을 없애 봤나? 감히 고개를 끄덕이지 못한다면, 지금 당장 책상을 박차고 경기 과천시 추사로로 달려갈 일이다. 학문과 예술 분야에서 감히 넘볼 수 없는 문재와 필체로 ‘앞뒤 300년을 통틀어 최고의 천재’라는 찬사를 받는 추사(秋史) 김정희(1786~1856)조차 ‘붓 천 자루, 벼루 열 개’를 닳아 없애면서까지 글을 쓰고 다듬는 데 열중했던 흔적을 더듬어 볼 수 있다. 추사가 마지막 예술혼을 불태웠던 경기 과천시 추사로 78 ‘과지초당’(瓜地草堂)을 찾았다. 미욱한 후손일지언정 꺼지지 않았던 추사의 열정을 어슴푸레나마 확인할 수 있다. 서울경마공원 뒤쪽 마사(馬舍)가 있는 담벼락을 따라 이어진 말두레로를 따라 걷다 보면 말의 배설물 냄새가 바람에 실려 떠다닌다. 슬쩍 인상이 찌푸려지며 코를 막아 보지만 이 역시 생명이 건강하게 순환하는 과정이려니 하면 견딜 만하다. 삼부골로와 이어지는 지점에서 말두레로가 끝나고, 울울한 플라타너스 나무가 양쪽으로 늘어선 추사로가 나타난다. 1850m의 2차선으로 제법 길지만 인적이 그리 많지 않은 길이다. 서울 서초구 양재대로로 연결되는 만큼 서울로 다니는 차량이 사람 대신 쉼 없이 오간다. 말두레로 끝 추사로 시작 지점에서부터 걸었다. 과천 시민의 반대 속에서 4년 전 어렵사리 이곳으로 이전해 온 기무사가 오른쪽에 널찍하게 자리 잡고 있다. 그 옆을 지나 제법 걸었는데도 과지초당이 보이지 않았다. 과지초당의 도로명 주소는 ‘추사로 78’이다. 일단 짝수니까 길 오른쪽(홀수는 길 왼쪽)에 있어야 한다. 또 숫자당 10m 거리니까 400m 남짓 즈음에 있어야 맞다. 뭐가 잘못된 걸까. 이유는 금세 확인됐다. 과지초당 주변은 한창 공사 중이었고, 가림막이 둘러쳐 있어 보이지 않았다. 추사박물관을 짓는 중이었다. 완공되는 올해 말에야 들어갈 수 있으나 현장소장에게 간청해서 잠깐 둘러볼 수 있었다. 과지초당은 추사의 아버지 김노경(1766~1837)이 1824년 지은 일종의 별장이다. 부친이 세상을 뜨자 추사는 과지초당 바로 옆의 옥녀봉 중턱에 모시고 이곳에서 3년 시묘(侍墓)를 하기도 했다. 이후 10년 동안 제주, 2년 함경도 북청 등에서 유배생활을 마친 뒤 다시 과지초당으로 찾아와 생의 마지막 4년 동안 머물렀다. 과천시가 여러 문헌 사료에 근거해 2007년 새로 지은 것이다. 약간 어수선한 공사 현장을 지나 닫힌 문을 열고 과지초당에 막 들어서니 아주 작은 연못이 있는 소박한 마당과 단출한 기와 한 채가 있다. 과지초당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고, 기둥에 걸린 네 개의 주련(柱聯)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大烹豆腐瓜薑菜’(대팽두부과강채) ‘高會夫妻兒女孫’(고회부처아녀손) ‘磨穿十硏’(마천십연) ‘禿盡千毫’(독진천호) 추사체다. 오랜 절차탁마의 결과,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파격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자유자재로 펼쳐져 소박함과 호기방장을 함께 가졌다는 추사체다. 뜻을 이해하기는커녕 한 글자씩 따라 읽기조차 벅차다. 동행한 전 한국문화원연합회장인 최종수(71) 추사기념사업회장이 빙긋이 웃은 뒤 한 자, 한 자 짚어 가며 읽고 설명을 보태 준다. ‘가장 좋은 반찬은 두부와 오이, 생강, 야채’(대팽두부과강채)라거나 ‘가장 좋은 만남은 부부와 아들, 딸, 손자’(고회부처아녀손)라는 글귀는 굳이 따지자면 예서로 분류된다. 십수년 동안 모진 고초를 겪고 모처럼 가족 곁에 돌아와 누리는 소박한 삶 자체에 행복해하는 추사의 모습을 떠올리게 해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하지만 ‘벼루 열 개의 바닥을 뚫고, 붓 천 자루를 닳아 없앤다.’(마천십연 독진천호)는 행초서체 글귀에는 말년에도 가시지 않는 추사의 서늘한 결기와 함께 평생에 걸친 부단한 노력의 일단을 짐작하게 해 옷깃을 여미게 한다. 이러한 추사였기에 누가 시키지 않았건만 이런 삶의 가르침 뒤로 따르는 후대들이 모여드는 것은 필연에 가깝다. 글귀를 읽어 나가던 최 전교의 자랑이 이어졌다. 수없이 많은 후대의 문인들이 그를 흠모하며, 혹은 그의 재능을 시샘하며 작품을 남겼다 한다. 이근배와 유안진, 오세영, 조정권, 황지우, 곽재구, 도종환, 정호승 등 내로라하는 여러 시인들에게는 추사의 삶 자체가 하나의 시편이었고, 시 창작을 고무시키는 영감이었다. 또 유홍준 명지대 교수가 쓴 ‘완당 평전’은 추사를 공부하는 후학들에게 중요한 이정표가 되기도 했다. 학술과 문학 분야에 머물지 않았다. 영상을 곁들인 창작국악 가무극인 ‘붓 천 자루, 벼루 열 개’는 2006년부터 과천 시민들을 상대로 매년 펼쳐지는 단골 공연 작품이 됐다. 오는 11월 25일 남산 국립극장 무대에서도 공연을 올린다. 정종기 과천시 부동산관리팀장이 “과지초당 곁으로 추사박물관까지 다 만들어지고 나면 추사의 생가가 있는 충남 예산, 10년 가까이 유배생활을 했던 제주 서귀포시 등과 더불어 과천이 ‘추사의 메카’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며 추사 자랑, 과천 자랑을 거들었다. 관이 나서서 이끌었다면 길 위에서 느끼는 감동의 무게감은 훌쩍 떨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여기까지 끌고 왔다. 2004년 기무사 이전 반대 운동을 하던 과천 시민들은 이 과정에서 추사와 과천의 인연을 알게 됐고 자연스럽게 추사 관련 문화 보존 운동으로 이어졌다. 땅을 매입하기 위해 ‘과천 트러스트’ 형식으로 수천만원을 모았고, 과천시도 여기에 동참해 과지초당, 추사로 현판 등을 세울 수 있었다. ‘추사체를 닮은’ 과지초당의 현판 역시 시민들의 힘으로 이뤄졌다. 공사 중이라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연못은 뿌옇기만 했다. 그럼에도 무더위 속 과지초당을 나서는 발걸음이 괜스레 가볍다. 추사박물관을 짓는 바람에 연말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점은 아쉬움이지만, 내년부터는 추사로에 들어서면 단순히 추사에 대한 현대화한 기억뿐 아니라 추사에 대한 방대한 자료까지 곁들여서 더욱 체계적으로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그 기다림조차 기껍다. 과지초당 앞의 나무 그늘 드리운 추사로는 구불하게 돌아 감으며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의 지혜를 서늘하게 가르쳐 주는 듯하다. 글 사진 과천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5회는 서울 성동구 ‘마조로’를 소개합니다.
  • 농어촌 도로 정비사업 빨라진다

    농어촌 도로 정비사업이 더욱 신속해진다. 행정안전부는 28일 지방소도읍 육성사업과 농어촌 도로 정비사업을 신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관계 기관의 협의 기간을 최장 20일 이내로 하고, 의견 제출이 없을 경우 협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는 내용을 담은 지방소도읍육성지원법과 농어촌도로정비법을 29일 각각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법령 개정은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의 인허가 선진화방안에 따른 것이라고 행안부는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관계기관 사이의 협의 기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아 농어촌 도로 정비사업 등이 기약 없이 미뤄지기 일쑤였다. 또한 지방소도읍 종합육성사업에 따라 설치된 공공시설물의 사용료 징수와 관련된 부분을 시·군·구 기초단체장과 민간 사업자가 협의하고 시·군·구 의회의 조례를 통해 확정할 수 있도록 했다. 심보균 행안부 지역발전정책국장은 “법령이 개정되면 농어촌 등의 낙후된 도로를 정비하는 공익 사업 기간이 단축되어 국민 편익 제고와 지역경쟁력 강화 등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청소년 음란물 차단 한번에 OK

    음란물 중독 테스트에서부터 상담 연결, 차단 방법 등을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하위 홈페이지가 만들어졌다. 행정안전부는 28일 “홈페이지(www.mopas.go.kr)에 음란물 폐해 및 대처 방법, 음란물 신고 방법 등을 자세히 담은 청소년 음란물 차단 대책 코너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홈페이지는 ‘청소년 유해 음란물’에 대한 개념과 함께 가정용 컴퓨터, 스마트폰 등의 ‘음란물 차단 방법’, 방통위, 경찰청 등에 ‘음란물 신고하기’, ‘음란물 차단 정책’ 등으로 구성돼 있다. 방송통신위, 여성가족부, 경찰청 등 200여개 관련 기관과도 연결돼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가정폭력 출동 경찰 대상 ‘양성평등 인권교육’ 실시

    가정폭력 사건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피해자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경찰관들에게 ‘양성평등 인권의식교육’을 실시한다. 여성가족부는 27일 “올해 모두 183회에 걸쳐 1만 3200여명의 경찰관에게 양성평등 인권의식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면서 “양성평등 감수성을 높이는 훈련을 비롯해 가정폭력을 사회적 범죄로 규정하고 피해자 관점에서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인권 의식을 향상시키고 가정폭력 사건의 수사실무역량을 사례 중심으로 교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가정폭력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단계별로 사건 처리 방법과 대응 수칙,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해 새로 도입된 제도 등을 숙지할 수 있도록 현장 업무 수첩도 제작 보급한다. 지난 2일부터 시행되는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법 개정안’에 따르면 가정폭력사건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사건현장에 출입해 피해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폭력 피해 상태 등을 조사할 수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후] GKMC에 국책연구기관 4곳 추가 연결

    공직사회의 업무용 내부망으로 쓰이는 정부통합지식행정시스템(GKMC)의 문호가 더욱 넓어진다. 행정안전부는 24일 “통합지식행정시스템에 외부망으로서 삼성경제연구소(SERI)뿐 아니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책연구기관 4곳을 확대해서 연결하기로 했다.”면서 “현장 공무원들이 정책과 제도에 대해 논의하고 생산할 때 민관의 시선에서 더욱 다양한 가치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정부는 당초 업무용 내부망에 SERI를 연결짓기 위한 기술적 검토 등을 진행했으나 ‘정부정책의 특정 기업 편향성 우려’ 보도 이후 연계 외부망을 더욱 넓히기로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일단 기술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며 국무총리 산하에 있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등과 논의를 거쳐 KDI, 또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과 연계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면서 “상대 기관과 구체적인 협의를 마치면 다음 달 중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EU도 한국 전자정부 배운다

    EU도 한국 전자정부 배운다

    우리나라의 전자정부 기술이 개발도상국은 물론 유럽연합(EU)까지 수출된다. 행정안전부는 “EU 마로스 세프코비치 집행위원회 부위원장 등 전자정부 대표단 7명이 지난주 한국의 전자정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한해 행안부와 한·EU 간 전자정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21일 밝혔다. 올해 유엔의 전자정부 평가 상위 10개 국 중 6개국이 EU 회원국일 정도로 EU의 전자정부 수준은 높음에도 2회 연속 세계 1위를 배울 수밖에 없음을 인정한 셈이다. 세프코비치 EU부위원장은 ‘유럽 전자정부 액션 플랜 2011~2015’와 관련해 행안부로부터 한국의 전자정부 구축 경험 및 발전 과정, 우수 사례, 성공 요인 등을 소개받았다. 행안부는 이미 지난달 ‘한·중미통합체제 정보화 협력 양해각서’를 교환하는 등 개별 국가들과의 협력, 통합 등에 속도를 더하고 있는 상태다. 서필언 행안부 차관은 “수준 높은 국가들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전자정부를 배우기 위해 방한한 것을 보면 높아진 국가 위상을 새삼 절감하게 된다.”면서 “이를 계기로 향후 선진국과의 전자정부 협력도 더욱 확대할 수 있도록 해외 마케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국가기관 보유 콘텐츠 7만건 민간 무료개방

    신라 최고의 문장가 최치원이 쓴 ‘계원필경’, 18세기 실학사상의 최고봉이었던 박지원의 ‘연암집’ 등 국가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당대 내로라하는 지식인들의 문집 등이 민간에 무료로 개방된다. 행정안전부는 18일 “한국고전번역원, 한국문화정보센터에서 국가 데이터베이스(DB) 사업으로 디지털화한 역대 선조들의 문집과 한국 전통 문양 원형 등 7만 건에 가까운 자료를 공개한다.”면서 “원문 자료는 상업적 활용, 가공 등에 필요한 저작권을 확보해 제공하는 만큼 일부 자료를 제외하고는 영리·비영리 목적에 관계없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계원필경, 연암집 외에도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 이이의 ‘율곡전서’ 등 통일신라시대부터 구한말까지 역대 저명한 문집을 디지털화해 기계 가독형 문서(XML 형식)로 제공한다. 또 연화문수막새와당 기와 문양, 채화문단 복식 문양 등 전통 문양을 디지털화해서 공유자원포털(Data.go.kr)에서 내려받을 수 있게 했다. 모두 6만 9606건이다. 단 고전번역총서 177건은 문집총간(973건), 전통 문양(6만 9606건)과 달리 심의를 거쳐 비영리적 목적으로만 사용하도록 범위를 한정지었다. 이로써 지난해 7월 공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정보 중 모바일용 앱 등 신규 서비스로 재창출할 수 있도록 만든 공유자원포털의 콘텐츠 이용 빈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지금까지 9696건의 텍스트, 이미지, 동영상 등이 민간에 제공됐다. 장광수 행안부 정보화전략실장은 “국가 DB로 구축된 가치 있는 공공 정보가 민간 분야에서도 자유롭게 활용돼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제공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이번에 개방한 자료들 역시 교육용 콘텐츠, 민간 포털의 백과사전, 게임 그래픽 디자인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돼 문화 한류를 더욱 확대, 재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행정대집행법 시행령 첫 개정

    행정대집행법시행령이 1954년 제정된 이후 처음으로 개정된다. 행정안전부는 17일 “그동안 한번도 손을 보지 않아 계고서 송달 방법 및 관련 서식 등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아 행정대집행법시행령 개정 작업에 들어갔다.”면서 “송달 방법을 현실화하고, 어려운 행정용어를 순화하는 등 이달 중 전문가, 지역 공무원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친 뒤 개정안을 완성해 오는 7월에 입법예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행정대집행법은 두차례 바꿔 행정대집행법은 행정이 법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의무를 이행해야 할 상대방인 국민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의무를 위반한 경우 의무를 이행하도록 하는 강제집행제도다. 대집행법은 1954년 제정된 뒤 1984년,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개정됐다. 하지만 계고서의 송달 방법 등을 담은 시행령은 1954년 10월 7일 제정 이후 한번도 개정되지 않아 실제로 법을 집행하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 때문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가장 큰 문제가 계고서, 대집행영장 등을 보낼 때다. 현재는 직접 전달하거나 등기우편으로만 가능하다. ●계고서·대집행영장집행 현실 외면 또 대집행의 대상자가 전달받는 것을 거부할 경우, 시행령 4조는 ‘의무자의 근린에 거주하는 성년 2인을 입회시킨 후 그 거부하는 사실을 수령증용지 이면에 기재하고 입회자와 함께 서명 또는 기명날인함으로써 송달된 것으로 간주’한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행정대집행 담당 공무원들은 현실과 맞지 않는 규정이라고 지적한다. 같은 동네에 살며 서로 낯붉히는 상황을 원치 않는 경우, 2명의 입회인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은 탓이다. 잘 모르는 사람의 일이라면서 아예 개입하는 것 자체를 원하지 않기도 한다. 행안부 관계자는 “시대의 변화에 맞춰 본인이 동의할 경우 전자우편으로도 보낼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인근 주민 2명 입회 등 조항도 현실과 맞지 않은 만큼 삭제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인 동의땐 전자우편 사용토록 또한 ‘사송’(직접 전달), ‘당해송달 서류’(전달할 서류) 등 어려운 행정용어도 순화하고, 이와 관련된 계고서, 대집행영장, 증명서, 비용납부명령서, 공시송달서 등 서식도 일제히 개정할 예정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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