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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록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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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안부, 미집행사업 수년째 예산 편성

    행정안전부가 산하 기관에 파견한 중앙·지방 소속 공무원에게 근거도 없는 수당을 지급하고, 열리지도 않은 사업의 예산을 4~5년째 꼬박꼬박 편성해 빈축을 사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표한 ‘2011년 행안부 결산 총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난해 산하 기관인 한국지역정보개발원에 소속 공무원 1명과 시·도 소속 6명 등 모두 7명에게 파견수당 1억 902만원을 지급했다. 1인당 평균 1557만원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는 한국지역정보개발원이 자체적으로 정한 기준에 근거한 것으로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에 근거가 없는 수당”이라면서 “향후 법령상 근거 없이 파견수당을 예산으로 지급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행안부는 지방행정 공통정보 시스템 지원사업, 정보보호 인프라 구축 등 4개 지역정보화 사업을 한국지역정보개발원에 위탁하고 있다. 또한 집행하지도 않은 사업을 연례적으로 예산에 편성해 온 관행과 민간단체에 지원한 국고보조금의 허술한 관리 등도 문제가 됐다. 2007년 지방자치단체 갈등·분쟁 해결 역량을 높이고, 지자체 갈등 관리 역량 평가를 추진하기 위해 계획한 ‘갈등분쟁 관리 경진대회’는 2008년 이후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는데 해마다 예산만 편성해 왔다. 시·도 친선체육대회 역시 2009년 이후로는 열린 적이 없었음에도 계속사업으로서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기에 대표적인 관변단체로 꼽히는 한국자유총연맹, 바르게살기운동중앙회 등의 방만한 국고보조금 운영과 행안부의 허술한 사업집행 관리도 도마에 올랐다. 특히 한국자유총연맹은 ‘무궁화 알리기 체험행사’를 한다면서 1억 3000만원을 가져가 지난해 3~7월 단순한 세미나 행사만 11차례 가졌고, 11~12월 겨울철에 7800만원을 들여 급하게 무궁화 심기 체험행사를 개최하는 등 허울뿐인 이벤트를 벌였는데도 제동이 걸리지 않았다. ‘따뜻한 자유 구현’이라는 제목으로 7개 사업에 7억원의 국고보조금을 받았으나 12월 가수와 연예인을 불러 당초 사업계획에도 없던 대규모 이벤트성 공연 행사를 벌이는 등 연말인 11~12월에만 3억원 가까운 돈을 부랴부랴 집행하기도 했다. 총 10억원을 받은 바르게살기운동중앙회 역시 당초 사업계획에 잡히지 않았던 행사들을 11~12월 마구 편성하는 등 비슷한 성격의 전시·일회성 사업들에 3억 5530만원을 집행했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법령이나 규정에 근거하지 않고 관행으로 이어져 온 사업 등 국회 예산정책처가 지적하고 권고한 내용들을 충분히 검토한 뒤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중단 위기 지자체 영·유아 무상보육 사업, 국고보조율 평균 75%로 상향 추진

    정부는 최근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난으로 중단 위기에 놓인 영·유아 무상보육 사업과 관련, 국고보조율을 평균 75%로 상향 조정하는 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대통령 소속 지방분권촉진위원회는 지난 6일 제3실무위원회를 열고 현재 52%에 머물고 있는 사회복지 분야 국고보조율을 75%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하고 부처 간 협의를 거친 뒤 본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실무위는 현재 4조 4484억원 수준의 국비를 상향 조정하면 1조 9640억원 증액해야 하는 만큼 재정 확보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음을 감안해 우선적으로 영·유아 무상보육사업의 국고보조율을 높이는 안을 마련했다. 이 경우 1조 2893억원의 국비 증액이 필요하다. 또한 복지사업을 포함한 중앙정부 사업을 지방으로 이양하며 국비를 보조하는 분권교부세율은 현재 내국세의 0.94%다. 이를 1.6%로 인상하는 안도 함께 의결했다. 분권교부세는 2014년에 만료될 예정이지만 지자체가 겪고 있는 재정 부담을 일시적으로나마 덜 수 있는 안으로 채택했다. 이 밖에 현재 지자체에 이양됐지만 중앙정부 통제하에 운영되고 있는 노인·장애인·정신요양시설, 아동 급식, 아동시설 운영, 재가노인 복지시설 등 7개 사업을 다시 국가 사업으로 환원하는 안도 채택했다. 7개 사업은 지방 이양 복지사업 예산의 58.9%(1조 7690억원)를 차지해 지방 재정 부담을 가중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이와 함께 ▲지자체의 자주 재원 강화를 위한 지방소비세를 현재 5%에서 내년 10%로 강화 ▲내년 지방소득세 3% 세율로 독립세화 등의 안을 의결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방소비세율을 높일 경우 수도권에 집중되며 비수도권과의 격차가 더욱 커지는 문제에 대한 실무적 대비가 필요하다. 또 지방소득세를 독립세화할 경우 자칫 개인과 법인을 유치하기 위한 지자체 간 감세 경쟁이 벌어질 우려도 있다.”면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실무위는 “지자체의 자율적 정책 판단과 별개로 국가 시책 확대에 따라 이뤄진 영·유아 보육사업 등은 고스란히 지방 재정 부담으로 이어지는 현실인 만큼 재정 분담 구조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국가 책임성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행안부 ‘지방의회 발전 TF팀’ 운영

    행정안전부는 5일 지방의회 유형과 정원 등 지방의회 발전 방안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하기로 했다. 오는 10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TF팀에서는 의정비와 보좌관, 의회 사무처 인사권 독립 등의 쟁점을 들여다보고, 지방의회 유형과 적정 의원 수 등까지 짚어볼 계획이다. 올해 초 서울시의원의 보좌관 도입 관련 논란이나 의정비 인상 등 예산을 수반하는 요구가 강해지자 큰 틀에서 제도적 변화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움직임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후] 국책·민간硏 7곳 자료 ‘GKMC’에 연결 확정

    공무원들의 업무용 내부망으로만 쓰이던 정부통합지식행정시스템(GKMC)에 국책·민간 연구소의 보고서가 연결된다. 행정안전부는 3일 “공무원들이 정책 수립에 참고할 수 있도록 4일부터 국책·민간 연구소 7곳에서 생산하는 연구 보고서, 정기 간행물, 논문 등 24종 3만건에 이르는 지식 정보를 정부통합지식행정시스템에 제공한다.”고 밝혔다. ●지식정보 24종 3만건 활용 가능 지난 5월 삼성경제연구소(SERI)를 연결하려다 특정 민간 기업 연구기관만 링크한다는 지적에 따라 국책 연구기관과 민간 연구기관을 함께 연결한 것이다. 공무원 내부망에 지식 정보를 제공하는 연구소는 한국산업연구원, 한국정보통신정책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 한국행정연구원 등 국책 연구소 4곳과 삼성경제연구소, LG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등 민간 연구소 3곳이다. 연구소별로 현재 보유하고 있는 보고서는 물론 앞으로 생산되는 각종 자료들도 제공할 예정이다. 행안부는 외부 연구기관 연결 확대로 업무 수행 중 이들 기관의 자료를 활용하기 위해 외부 인터넷망으로 들어가야 하는 불편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정부통합지식행정시스템은 2008년에 만들어져 58개 중앙행정기관과 128개 지방자치단체 등 186개 행정기관과 연계돼 11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각 행정기관의 홈페이지와 GKMC는 시스템으로 연계돼 있다. 현재 35만건 이상의 각종 공유 지식 자료가 자동으로 GKMC를 통해 제공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업무용 내부망으로만 쓰이던 GKMC는 망 분리 정책에 따라 외부망 접속이 원천적으로 차단됐었다. 내부망의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제도와 정책 마련 과정에서 외부 자료를 검색해야 할 때 내부망과 외부망을 왔다 갔다 해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이번 외부 지식 자료 연계로 바깥 연구소에서 만든 정책 관련 자료를 편안히 볼 수 있는 공간이 열린 셈이다. ●공무원 정부정책 품질 향상 기대 서필언 행안부 1차관은 “공무원들이 정책을 입안할 때 관련 사안에 대해 심도 있게 분석하고 최신 동향 등을 충분히 알기 위해서는 외부 연구소의 지식을 활용할 필요가 있는 만큼 향후 다른 연구소의 자료도 제공할 수 있도록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정부의 정책 품질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기상청, 서울 4개 권역별 맞춤 기상정보서비스

    가뭄이 지나는가 싶자마자 다시 물피해 걱정이다. 서울을 네 개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 맞춤형 기상정보서비스’를 제공한다. 2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재난상황실에서 농림수산식품부, 국토해양부, 기상청,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 관계자들이 모여 여름철 풍수해 대책 추진 현황 회의를 갖고 집중호우 대처 등 인명·재산 피해 최소화 대책을 마련했다. 기상청은 서울 4개 권역별 기상정보서비스 외에도 ‘지역기상담당관제’를 도입해 전국 지역별 특성에 맞춰 세분화한 일대일 맞춤형 기상 예·특보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4대강 16개보 주변의 신속한 현장 대응을 위해 5640명의 소방력 출동 체계를 확립하고, 산사태 등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2587개 지역에 공무원과 지역주민 등 전담 관리자를 현장 배치하기로 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올 취득세수 7100억↓… 지자체 울상

    부동산 거래 침체가 지방자치단체 재정악화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취득세 징수액은 4조 416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조 1265억원)보다 7100억원(13.8%)이나 줄어들었다. 취득세는 1월에 97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59억원(34.2%) 줄었고 2월은 1조 1045억원으로 1373억원(14.2%) 늘었다. 3월과 4월에는 1조 1510억원과 1조 1887억원으로 각각 2158억원(15.8%), 1256억원(9.6%) 감소했다. 1월에 감소폭이 큰 것은 주택거래 취득세 50% 감면 혜택이 끝나는 지난해 말에 거래가 몰렸기 때문이라고 행안부는 설명했다. 지난 3개월(2∼4월)간 아파트 거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4%나 줄었고 주택이나 건축물, 토지 거래도 모두 감소했다. 지방소득세, 담배소비세, 주행세 등 전체 지방세 징수액은 15조 217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13조 4582억원보다 1조 7590억원(13.1%) 증가했지만, 지자체에 실질적인 보탬은 되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행안부는 “지방소득세 세입이 4월에만 작년 동월에 비해 약 2조원(166.6%) 늘면서 전체 지방세 징수액도 증가했다.”며 “지방소득세는 월별로 실적이 들쭉날쭉하지만 매년 연간으로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지자체는 취득세가 줄어들어 재정이 악화되자 지방소비세 비율을 현재 부가가치세의 5%에서 20%로 높여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취득세 등 세수는 줄어드는데 거꾸로 영유아 무상보육 등 정부가 추진하는 국고보조 매칭 사업이 확대돼 지방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행안부도 지방재정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국세인 부가가치세에서 지방소비세로 전환하는 비율을 내년부터 10%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의 논의가 순조롭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초·중·고 성적·졸업증명서 주민센터서 뗀다

    그동안 학교 또는 교육청에서만 발급할 수 있었던 초·중·고 성적증명서와 졸업증명서 등을 동네 주민센터에서도 발급받을 수 있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1일 “연간 192만건에 달하는 초·중·고 민원서류 6종을 시·군·구는 물론 읍·면·동 주민센터와 국공립대학에서 신청하고 발급받을 수 있도록 바뀐다.”고 밝혔다. 초·중·고등학교 졸업증명서와 생활기록부증명서, 교육비 납입증명서는 물론 중·고등학교 성적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된다. 이 밖에 대학교 성적·재학·졸업증명서 등 17종의 대학 관련 민원 서류를 해당 대학은 물론 일선 시도 및 시·군·구 교육청에서도 발급받을 수 있도록 바뀐다. 또 국공립대학 성적·졸업증명서를 교육청, 시·군·구에서 발급받을 때 내는 수수료 800원은 300원으로 인하된다. 본인이 주민등록증 등 신분증을 지참해 직접 신청해야 하고, 대리인은 위임장을 제출해야 신청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서울시교육청은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 중 최초로 1951~1998년 초·중·고 졸업생의 생활기록부, 졸업증명서를 아무 학교에서나 발급받을 수 있는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이날 밝혔다. 주변의 가까운 학교를 찾아가면 바로 발급받을 수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행정기관과 교육기관끼리 개인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아니고, 서류 신청을 대행하는 방식으로 창구를 일원화하는 만큼 민원인의 절차가 간편해질 뿐 개인정보 유출의 우려는 없다.”면서 “앞으로 제출 서류 자체를 줄여나가는 등 학교 민원행정 개선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워크아웃’ 겨우 면한 부산·대구·인천

    재정 상태가 심각해 중앙정부로부터 워크아웃 대상이 될 뻔했던 부산, 대구, 인천, 태백시 등 4개 지방자치단체가 재정건전화 대책을 내놓으며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했다. 행정안전부는 28일 이삼걸 제2차관 주재로 제1차 지방재정위기관리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지난해 말 기준으로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이 ‘주의’ 기준인 25%를 넘긴 부산(32.1%), 대구(35.8%), 인천(37.7%)시의 재정 상황과 재정 건전화 계획 등을 심의한 뒤 재정위험등급은 내리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위원회는 인천에 대해서는 2014년 아시안게임 진행 과정 등에서 불필요한 행사성 경비를 감축할 것을 추가로 요구했다. 위원회는 각 지자체가 내놓은 ▲총액 인건비 동결, 자체 재정위험 관리 시스템 구축·운영(부산) ▲총액 인건비 동결 유지, 채무건전화 5개년 계획 수립(대구) ▲내년 상반기까지 1조 3500억원 규모 재산 매각(인천) 등의 재정건전화 대책이 실행될 경우 채무 비율이 낮아질 것으로 판단해 추가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자체가 대책을 제대로 실행하는지는 지속적으로 점검, 관리하기로 했다. 태백관광개발공사의 채무지급보증이 걸려 있는 태백시에 대해서는 공사 청산 절차와 해결 방법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진행 과정을 지켜본 뒤 연말에 재정위험등급 지정 여부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태백관광개발공사의 부채 비율은 심각한 위기 기준(600%)을 훌쩍 넘긴 834.5%에 이른다. 노병찬 행안부 지방재정세제국장은 “지자체의 주요 재정 지표를 모니터링하는 사전 경보 시스템 제도가 시행되면서 지자체들이 먼저 나서 건전 채무 관리에 대한 경각심을 높였다.”며 “4개 지자체의 재정건전화 대책 이행 상황은 분기별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지자체 출연硏, 지자체가 직접 평가

    지방자치단체가 스스로 출연한 산하 연구원의 경영평가를 지자체가 직접 하게 된다. 지방분권촉진위원회는 27일 “현재 대통령령으로 정해 중앙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지방 연구원에 대한 경영평가 근거 규정을 각 시·도 조례로 정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시·도에 자율성을 부여하고 지역별 특수한 여건이 반영된 경영평가가 이뤄지고, 지방 연구원의 기능이 더욱 특색있게 강화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지자체에 이양되는 사무는 지방 연구원 경영평가 기능을 비롯해 4개 부처 10개 기능 27개이다. 현재 지자체가 출연한 연구원은 모두 17개다. 충남이 여성정책연구원을 포함해 두 개가 있는 등 모든 광역단체가 하나씩 갖고 있다. 지방 연구원은 시·도지사가 정책개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만든 정책기구다. 지난해 경기개발연구원이 90억원, 부산발전연구원이 72억원을 출연하는 등 매년 각 지자체별로 수십억원씩 출연하며 연구원을 운영하고 있지만 경영평가는 사실상 중앙정부의 몫이었다. 중앙정부가 경영평가의 시기와 평가 방법, 배점 항목 등 세부사항을 공통적으로 정한 ‘경영평가 표준안’에 의해 평가받아 왔다. 평가 결과 역시 정부업무평가위원회에 제출했다. 지역별 특성과 적합성 등이 고려되지 못하고 지자체의 산하기관 감독자율권이 침해되어 왔다. 전국 시도지사협의회 등에서 이런 부분에 대해 건의서를 내는 등 꾸준히 문제점을 지적했고, 이번에 지방이양사무로 받아들여졌다. 지방이양으로 확정된 사무는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해당 부처에 통보하면 관련 법령을 개정한 뒤 지방으로 넘어가게 된다. 2000년 이후 현재까지 3046개 사무의 지방이양이 확정됐으며, 이중 1816개는 관련법령 개정까지 마무리됐고, 1230개는 각 부처에서 입법 과정에 있다. 권오룡 위원장은 “지방 이양이 확정됐음에도 일부 입법 지연이 우려되는 사무에 대해서는 이달부터 세 차례에 걸쳐 이행 추진상황을 점검하는 회의를 여는 등 조속한 입법을 독려하고 있다.”면서 “지방으로 권한이 차질 없이 이양되도록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7) 광주 남구 정율성로

    [길을 품은 우리 동네] (7) 광주 남구 정율성로

    중국대륙에 한류(韓流)가 한창이다. 한류의 원조는 누구일까? 드라마 대장금의 이영애? 동방신기? 소녀시대? 너무 약하거나 최근 일이다. 이미 1970~1980년 전부터 지금까지 중국 13억 인민들이 열광하고 있는 인물은 따로 있다. 한국보다 중국에서 더 유명한 정율성(鄭律成·본명 정부은·1914~1976)이다. 한국인에게는 낯선 인물이거나 이념 다툼의 당사자쯤으로 치부되는 인물이다. 그러나 중국의 3대 음악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중국사회과학경제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3억명 이상이 그에 대해 알고 있으며, 10억명 이상이 그가 작곡한 노래를 최소 한 곡 이상 알고 있다. 1992년 베이징아시안게임 개막식의 첫머리에 그의 노래가 불려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정율성이 중국에서 차지하는 무게감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 백운동에는 광주천을 가로지르는 대남대로 곁을 따라 푸른길공원이 꾸며져 있다. 폐철로의 변신이다. 2㎞ 남짓 길게 이어진 푸른길공원에서 가볍게 걷거나 운동기구에 매달려 있는 시민들이 드문드문 눈에 띈다. 그 푸른길공원이 시작하는 지점,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는 곳에 약간 낯선 흉상이 세워져 있다. 둘레에는 대나무가 성기게 심어져 있다. 펜을 든 오른손과 허공을 움켜쥘 듯한 왼손, 뭔가를 부르짖는 입모양이 국내에서 쉬 보는 조각풍과는 다르게 힘차고 역동적이다. 바로 광주 남구 양림동이 고향인 정율성의 흉상이다. 중국 광저우에서 제작해 광주 남구에 기증한 작품이다. 이 흉상에서부터 정율성로가 시작된다. 233m의 짧은 길이다. 하지만 한국과 동아시아 현대 역사의 중요한 인물에 대한 흔적이 굵게 새겨져 있는 곳이다. 정율성거리전시관이 길 왼쪽 벽면에 꾸며져 있다. 그의 사진과 함께 그가 작곡한 ‘옌안송’(延安頌)의 악보 동판이 있고 관련 기록물, 사진, 이력 등이 벽면을 따라 이어졌다. ‘옌안송’과 더불어 ‘팔로군 행진곡’(八路軍行進曲) 등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영상물도 준비돼 있지만 아쉽게도 내년 초로 예정된 거리전시관 리모델링 작업과 맞물려 꺼져 있었다. 양림동, 항일독립운동, 한·중관계, 음악예술 등 네 개의 테마로 마련돼 있다. 길 중간 오른쪽 골목길로 들어가면 정율성 생가가 있다.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허름한 골목길 20~30m 안쪽에 ‘정율성로 16-7’의 생가가 있다. 입간판이 하나 세워져 있을 뿐, 지금은 다른 이가 살고 있어 집안을 빼꼼히 들여다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일부러 광주까지 들르는 중국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다. 거리전시관 방명록에 빼곡한 이름의 상당 숫자가 중국사람이다. 하지만 사실 정율성 생가와 관련해서는 일부 논란이 있다. 정율성이 1960년대 직접 쓴 ‘나는 전남 광주 양림정 빈농에서 태어났다.’로 시작하는 이력서(我的政歷)가 제시됐음에도 논란은 쉬 그치지 않았다. ‘광주 동구 불로동’이라는 주장을 일부 학계 등에서 여전히 제기한다. 정율성의 부인과 딸, 중국 정부까지 나서서 개입했을 정도다. 논란이 거듭되자 2007년 중국 정부는 아예 부산에 이은 지역 총영사관을 광주 남구 월산동 대남대로 413에 세우기도 했다. 사실상 ‘양림동 설’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그의 부친 정해업은 일본의 병탄에 항의하며 낙향한 뒤 일제의 교육을 받지 않기 위해 가난한 살림살이에도 불구하고 4남 1녀의 자식들을 모두 사립학교에 보냈다. 정율성의 큰형 정효룡과 둘째 형 정인제는 모두 3·1운동에 참가했다가 불령선인으로 몰리자 중국으로 피해 독립운동을 계속했다. 셋째 형 정의은도 김원봉이 단장으로 있는 의열단원으로 활동했다. 정율성의 매형 박건웅은 황푸군관학교를 졸업한 뒤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 교육주임으로 일했다. 이러한 민족적 기개와 혈통을 가진 집안에서 자랐기에 정율성 또한 남달랐다. 전주 신흥중학교를 다니던 정율성은 셋째 형을 따라 중국으로 가 1933년 5월 8일 난징(南京)의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에 들어갔다. 음악을 좋아하는 정율성을 이해한 김원봉은 난징군사학교에서 일본인의 전화를 도청하는 비밀공작을 맡기는 한편, 주말에는 상하이(上海)에서 음악을 공부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줬다. 그에게 성악을 가르친 러시아인 교수는 정율성의 천부적 재능을 칭찬하며 “이탈리아로 가 음악공부를 하면 동양의 대음악가가 될 것”이라고 유학을 적극 권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국의 독립에 복무해야 한다고 생각한 정율성은 이때부터 정율성은 상하이, 난징의 중국공산당원들과 어울리기 시작하고, 김원봉은 이에 실망해서 지원을 끊고 만다. 정율성은 1937년 옌안(延安)으로 건너가 루쉰예술학원 음악학부에 입학한다. 여기에서 저우언라이(周恩來)의 양녀인 딩쉐쑹(丁雪松)을 만나 평생의 반려로 삼았다. 그리고 1938년 봄에 ‘옌안송’을 발표했다. 서정적이면서도 웅장함을 잃지 않는 교향곡 풍의 노래다. 그는 내쳐 1939년 ‘팔로군 행진곡’을 만들었다. ‘복잡한 사상’으로 의심받기 일쑤였던 조선인 청년 정율성은 일거에 중국 최고의 유명인 중 한 사람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팔로군 행진곡’은 ‘중국인민해방군가’로 바뀌어 지금까지도 애창되고 있다. 아시안게임 개막식에서도 이 노래가 울려 퍼졌다. 1945년 해방 이후 조국으로 들어가기를 원했으나 미 군정 치하에 들어간 남한은 위험하다고 판단한 중국공산당은 그에게 평양행을 지시했다. 뜻하지 않게 1946~1949년 북한에서 머물며 ‘조선인민군 행진곡’을 작곡하는 등 음악활동을 이어간 정율성은 1952년 중국으로 돌아와 1966년까지 중국가무단, 중국음악가협회, 중앙악단 등에서 활동했다. 1966년 문화대혁명을 거치며 창작활동을 제한받는 고초를 겪은 뒤 1976년 문화대혁명이 종결되자마자 명예회복을 이뤘으나 곧 고혈압으로 숨지고 말았다. 중국 건국의 100대 영웅으로 꼽힌다. 최영호 남구청장은 “최근 우리 사회 안팎에 시대착오적인 이념 몰이 흐름이 있다고 해서 세계적 수준의 예술가이자 항일 독립운동가인 인물까지 함께 잃어버리는 것은 역사적인 손실”이라면서 “정율성거리전시관에 더욱 입체적이면서도 알찬 내용을 담아 정비해서 한·중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매개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광주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8회는 부산 중구 ‘40계단길’을 소개합니다.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都·農 조화’ 광주 남구

    [길을 품은 우리 동네] ‘都·農 조화’ 광주 남구

    광주광역시 남구는 1995년 3월 새로 생긴 자치구다. 광주의 도심 주택가, 도심 상권으로 이뤄진 서구 일부와 벼농사를 주업으로 삼는 광산구 일부가 합쳐졌다. 도시 생활과 농촌공동체 생활이 어우러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는 길 이름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호사가들이 ‘광주의 대치동’이라 일컬을 정도로 학부모들의 교육열이 뜨거운 곳이 봉선동이다. 교육1번지 봉선동에는 봉선중앙로가 있다. 대남대로에서 내려온 봉선중앙로를 축으로 봉선1로, 봉선2로가 가로질러져 있다. 그 주변으로 초·중학교와 각종 학원들이 모여 있고, 비교적 고급스러운 아파트 단지들이 밀집해 있다. 반면 차로 10분 남짓만 가도 농촌의 전통문화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국가지정 무형문화재 33호인 광주칠석고싸움놀이는 고싸움로라는 이름에 투영돼 이어져 오고 있다. 상촌, 하촌으로 나누던 마을의 기가 세서 그것을 누르기 위해 비롯된 놀이였다. 매년 정월대보름이면 열렸던 행사로, 지금도 정월대보름마다 주민들이 모여서 고싸움놀이를 즐기고 있다. 고싸움로가 시작하는 길 오른쪽에는 고싸움전수관(고싸움로 2번)이 있어 문화재로서 고싸움놀이, 삶으로서 고싸움놀이의 배경과 의미 등을 꼬박 기록하고 있다. 남구는 현재 칠석동을 민속마을로 가꿀 것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지산재, 농막재, 상신재 등 저수지의 이름을 딴 길들이 곳곳에 있다. 농경사회를 반영한 것들이다. 이렇듯 광주의 서구, 남구, 동구를 가로지르는 대남대로에서 뻗어 내려간 8020m의 서문대로가 남구 안에서 이질적일 수도 있는 두 생활권을 하나로 이어주고 있다. 광주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체납 세외수입 강제징수 법제화

    체납 세외수입 강제징수 법제화

    1년이 지나도 3000만원 이상 과징금·과태료 등을 내지 않는 고액 상습 체납자들의 명단이 공개된다. 정부는 그동안 법의 사각지대에 남아 있던 지방 세외수입 체납자들로부터 과징금·과태료 등을 징수할 수 있는 ‘지방 세외수입 징수관리법’이 법제처 심사과정에 있다. 25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에서 제대로 걷지 못하고 있는 과징금, 과태료, 변상금, 위약금 등 총 5조 3752억원에 달하는 지방 세외수입 체납액을 징수할 수 있는 법안이 만들어진다. 지난해 지방 세외수입 중 과징금·이행강제금의 경우 39%에 머무는 등 전체 징수율이 61%에 그쳐 국세와 지방세 징수율 각 91%에 비해 턱없이 낮은 상황이다. 누적된 지방 세외수입 체납 총액은 지자체의 재정 악화를 부추겨 왔다. 새로 제정하는 법안은 1년이 지나도록 3000만원 이상을 체납하는 고액 상습체납자의 명단을 언론·인터넷·관보 등에 공개하도록 하고, 지방 세외수입 징수에 일반채권보다 우선 징수권을 부여한다. 또한 체납자는 과징금·과태료 등을 납부할 때까지 인허가, 면허·등록 등이 정지되는 등 관허 사업이 제한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326만명이 5조 3752억 ‘안 내고 버텨’

    326만명이 5조 3752억 ‘안 내고 버텨’

    무려 326만명이 지방자치단체의 핵심 수입원인 지방세외수입 5조 3752억원을 체납하고 있다. 326만명 중 불과 0.23%인 7547명이 3조 3521억원을 내지 않는 악성 고액 체납자다. 지자체의 전국 평균 재정자립도가 지난해 51.9%까지 떨어지는 등 계속 하락 추세에 있는 큰 이유 중 하나다. 체납액 5조 3752억원에 전국 지자체들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 2010년 전체 지방재정은 결산 기준으로 따져볼 때 213조 2000억원 규모다. 이 중 지방교부세가 28조 2000억원, 보조금 75조 9000억원 등 중앙정부에서 내려오는 비율이 49%다. 나머지는 ‘2대 자주 재원’으로 통하는 지방세와 지방세외수입이다. 각각 49조 2000억원(23%), 59조 9000억원(28%)이다.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수입 측면에서 보면 빈약하기 짝이 없다. ●징수·제재 방법 법제화 필요 이유는 징수율에 있다. 국세의 징수율이 91%, 지방세는 91.8%에 이르는 반면 지방세외수입은 61%에 그쳤다. 변상금·위약금은 63%를 걷어서 그나마 나았다. 과태료는 46%, 과징금·이행강제금은 39%만 걷는 데 그쳤다. 국세와 지방세가 각각 ‘국세징수법’, ‘지방세기본법’ 등에 따라 체납, 압류 등 법적 징수 수단을 확보하고 있는 데 반해 지방세외수입은 법적 근거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중앙정부가 ‘지방세외수입 징수관리법’을 만들며 지방정부 돕기에 나선 배경이다. 주차 위반 과태료 같은 몇 만원의 소소한 액수에서부터 수백만원의 과징금에 이르기까지 지금까지 누적된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지방세외수입 체납액을 모두 합치면 5조 3752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방채 발행 총액 6조 3000억원을 거의 대부분 털어낼 수 있는 금액이다. ●경제활동인구 10%가 체납 체납자 326만명은 전체 경제활동인구가 259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10명 중 1명 이상이 과태료, 과징금 등을 체납하며 지자체에 재정 부담을 떠넘기고 있는 셈이다. 물론 326만명 중 83%인 270만명은 100만원 미만의 지방세외수입을 체납했다. 문제는 고액 체납자다. 3000만원 이상 고액 체납자는 7547명으로 0.23%에 그치지만 체납액만 놓고 보면 무려 3조 3521억원으로 전체 체납액의 62%를 차지하고 있다. 전형적인 악성 상습 고액 체납자들이다. 행정안전부가 ‘지방세외수입 과세징수법’을 제정하는 것은 사실상 이들을 겨냥한 것이다. 또한 1000만~3000만원 사이에도 1만 2572명이 2093억원을 체납하고 있다. 이 밖에 100만~200만원 체납 구간에 35만명(11%)이 있고 200만~300만원 사이에 10만명(3%)이 있다. 체납자의 97%가 그리 크지 않은 액수를 체납하는 사람들인 셈이다. 안병윤 행안부 교부세과장은 “지자체 세무공무원들에게 지방세외수입 징수의 권한과 능력을 부여하는 의미와 함께 궁극적으로는 지자체 재정을 보강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라면서 “지방세외수입은 조세와 달리 수익자 또는 원인자가 부담하는 일종의 공익 실현 비용 또는 사회적 징벌 성격이 강한데도 그동안 징수의 수단과 제재 방법이 없었던 만큼 법제화를 통해 더욱 분명히 징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방재청 “병력 등 내장 신용카드 새달 출시”

    소방방재청이 개인 병력 등 민감한 개인 정보를 담은 신용카드를 출시하겠다고 나섰다. 소방방재청 산하 중앙119구조단은 21일 “카드 소지자의 인적사항, 고유 병력, 혈액형, 만성질환, 보호자의 개인정보, 자주 다니는 병원, 특이사항 등을 담은 생명칩을 내장한 신용카드를 다음 달 말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인정보는 카드 신청자의 자발적 동의에 의해 수집하며, 응급 상황 발생 시 구조·구급대원이 전자태그(RFID) 방식의 휴대용 카드인식기로 환자의 카드 속 생명칩을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 생명칩을 담은 신용카드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것이다. 외환은행과 연계해서 ‘생명존중카드’라고 이름 붙일 계획이다. 하지만 이미 전자주민증 도입 단계에서 추진됐다가 사회적 논란 속에서 폐기했던 내용을 민간은행과 함께 추진한다는 점에서 반발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 금융기관에서 관리하는 개인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는 사례가 빈번한 가운데 카드 인식기의 엄격한 관리 방법이나 카드 분실의 경우 대처법 등은 제시되지 않아 개인 정보 보안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따른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울산 동구 중심 ‘방어진’의 유래는

    울산 동구의 외곽과 중심을 둥그렇게 감싸며 이어주는 길이 방어진순환도로다. 울산 동구 모든 길의 대동맥이다. 이 지역에서 가장 크게 소비를 떠받쳐 주는 현대백화점은 방어진순환도로 899번이다. 1989년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물결을 이뤄 밀고가다가 돌아온 ‘남목삼거리 회군’도 방어진순환도로를 따라가며 이뤄진 역사였다. 울산 동구 주민들의 휴식공원 역할을 하는 대왕암공원도 방어진순환도로와 교차하는 등대로를 따라가면 곧장 만날 수 있다. 등대로 끝 155번에 울산 동구의 명소 울기 등대가 있다. 이곳 주민들의 얘기에 따르자면 ‘방어진’은 방어가 많이 잡혀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실제로 방어가 많이 잡히기도 한단다. 기름지고 고소한 방어…. 그래도 허망하다. 물고기로부터 비롯된 길이름이라니. 하지만 옛 기록을 보면, 방어진의 옛 지명은 ‘방어진’(防禦津)이었다. 왜구가 많이 출몰했던 동해안이기에 충분히 설득력 있는 지명이다. 실제로 방어진순환도로를 남북 종으로 가르는 길이 바로 봉수로다. 현재도 봉수대가 터를 포함해 두 개나 남아 있는 것만 보더라도 방어진이 국방의 요새였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세종실록지리지’에도 방어진이 관방 요해처라고 기록되어 있다. 세월이 흘러 한자가 없어지고 음만 남아 묘하게 뒤틀린 셈이다. 봉수로에는 울산 동구청(봉수로 155), 울산과학대학(봉수로 101) 등이 있다. 이 밖에 전하로(田下路)와 같은 뜻의 ‘밭아래길’이라는 ‘바드래길’은 물론, 방어진중·고등학교, 대송중·고등학교, 울산생활과학고등학교 등 학교들이 많다고 해서 붙여진 ‘학문로’ 등도 모두 방어진순환도로에서 삐져나오거나 봉수로와 맞닿고 있다. 울산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6) 울산 동구 전하로 -현대중공업 ‘전하문’서 만세대까지 691m

    [길을 품은 우리 동네] (6) 울산 동구 전하로 -현대중공업 ‘전하문’서 만세대까지 691m

    무더위가 본격화된 지난 주말 오후. 울산 동구 전하로에서 17년째 이발소를 하는 김재원(48)씨는 연신 헛부채질만 해댔다. 손님은 없었고 (실제로) 파리가 날아 다녔다. 다달이 가게세 내기도 버겁다고 푸념한다. 32년 전 대구에서 이사온 김씨는 지그시 눈 감고 20여년 전 한 날을 떠올렸다. 집안까지 날아들던 최루탄이며, 하루가 멀다하고 가게 앞을 오가며 데모하던 이들과 그들이 내지르는 함성이 길 위에서 쩌렁쩌렁 울려 퍼졌던 시절이었다. 그때야 “절마들이 배가 불러가 저리 데모질이네.”라고 욕했지만 돌이켜보면 그립기만 하다. 전하로의 술집이며, 이발소며, 여관이며, 식당, 옷가게 등은 배 만드는 거친 사내들이 삼삼오오 몰려다니며 때로는 어깨동무 노랫가락에, 때로는 싸움박질에 늘 흥청거렸다. 그 시절 왁자지껄함은 낮도 밤도 가리지 않았다. 울산의 최근 수십년 역사를 고스란히 목격하고 품어온 전하로의 결을 하나씩 더듬어 봤다. 오후 퇴근시간 즈음이었을까. 신호등이 녹색으로 바뀌자 오토바이 수백대가 거리로 일제히 쏟아져 나왔다. 하나같이 잿빛 작업복에 흰 안전모, 그리고 갈색 작업화 차림이었다. 전하로를 따라 올라오는 오토바이 물결 뒤로 거대한 크레인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었다. 현대중공업(방어진순환도로 1000번)의 배 만드는 노동자들이었다. 쇠와 불을 능숙히 부리고, 거친 바닷물도 두려워하지 않는 사내들은 퇴근길에도 거침이 없었다. 물론, 근사한 오토바이는 없었다. 대부분 125㏄ 스쿠터였다. 하루의 노동을 마친 이의 지친 표정이지만 세상에 주눅들지 않는 기계 노동자 특유의 당당한 자부심이 함께 배어 있었다. 전하로는 울산 동구를 커다랗게 감싸고 도는 방어진순환도로의 오지벌 삼거리에 있는 현대중공업 ‘전하문’(4.5도크 문)에서 ‘만세대’까지 이어지는 691m 길이다. 사람과 차가 경계없이 섞여 지나다니니 차도라고 부르기에도 애매하다. 완만하게 경사진 전하로를 올라가다 보면 오른쪽에 녹수길, 바드래길이 얼기설기 뻗쳐 있고, 왼쪽으로 진성길이 얽어져 있다. ●사람사는 맛 나는 돌멩이·최루탄의 길 최근 20~30년 동안 돈을 벌려는 사람들은 모두 울산 전하로로 모였다. 1972년 현대중공업이 들어서며 사람이 북적거리고 돈이 돌자 무엇을 해도 안 되는 장사가 없었다. 이름 그대로 ‘밭 아래 마을’이었던 전하동(田下洞)의 전하로는 울산 최고의 번화한 거리로 자리 잡았다. 1만 6000명 남짓이던 인구수는 17만명이 넘게 불어났다. 라면집, 막걸리집, 여관, 당구장, 옷가게, 식료품가게, 자전거포 등등 부지런하기만 하면 누구든 돈을 벌 수 있을 때였다. 마치 개척시대 금을 좇아 미국 서부로 몰려들었듯 전국 팔도에서 울산 동구로 모여들었다. 1987년 6월 항쟁의 외침이 전국을 휩쓸던 시기, 이곳은 오히려 조용했다. 하지만 그 외침이 잦아드는 시기에 전하로 등 이곳저곳의 길은 비로소 용광로처럼 들끓기 시작했다. 노동자도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진리를 절박한 심정으로 부르짖었다. 그리고 전국적으로 민주노조 건설을 촉발시킨 1987년 7~9월 투쟁이 시작됐다. 공장과 ‘만세대’를 잇는 이 길 위에서 노동자들은 돌을 던지고 구호를 외쳤다. 하지만 그것도 옛 얘기가 됐다. 1989년 128일의 파업과 1990년 골리앗 투쟁 등 1980~1990년대 노동자 대투쟁의 신화를 써 내려가던 현대중공업은 벌써 17년째 무분규 사업장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노동계 안팎의 논란 속에서도 중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노사가 상생하며 지역의 시민들과 연대할 수 있는 새로운 노동운동을 힘겹게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배 만들려 온 이들이 살던 ‘만세대’ 그 시절 전국 각지에서 배를 만들기 위해 모여든 이들이 살던 곳이 바로 ‘만세대’다. 원래 이름은 일산 1~3지구다. 15~20평 아파트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5층 아파트였지만, 족히 1만 세대는 살겠다 싶어서 그냥 ‘만세대’라고 불렀다. 지금은 e-편한 세상이니, 푸르지오니 하는 32~56평 아파트가 주를 이루는 28~35층짜리 근사한 중대형 고층아파트로 변신하는 재개발 공사가 한창이다.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삶의 질이 전반적으로 풍요로워진 셈이다. 그들만큼 전하로의 상인들도 넉넉해졌을까. 울산 동구에 등록된 오토바이만 10만대다. 출퇴근의 오토바이 물결은 아예 울산 동구의 상징 비슷하게 됐다. 오토바이 점포를 운영하는 정인욱(55)씨에게 “돈을 잘 벌겠다.”고 묻자 아래 위로 훑어본다. 그는 “동구에만 오토바이 점포가 50개가 있어요. 한 달에 세 대 정도 팔라나? 대부분 펑크난 바퀴 때우러 오는 사람들이지, 뭐. 때우면 3000원 받는데, 어쨌든 그것만으로도 먹고는 사니까 다행이지.”라고 퉁명스레 대꾸했다. 그렇다. 오토바이 점포는 사정이 나은 축이었다. 전하로가 시작하는 지점 60m 즈음에서 오른쪽으로 접어드는 전하1길 전하시장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김찬수(68)씨는 “밥을 못 먹고 살 정도”라면서 “옛날에는 밥은 잘 먹었지.”라고 옛시절을 떠올리며 푸념했다. 1982년부터 문을 연 박씨의 옷가게는 일반 옷 외에도 현대중공업의 작업화, 작업복 등을 주로 팔았다. 1년에 1벌씩 지급되는 작업복으로 부족한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여벌의 옷을 찾았던 까닭에 가게가 늘 문전성시였다고 그는 회고했다. 이발소를 운영하는 김재원씨 역시 “현대중공업 사람들은 이제 퇴근 뒤 술먹으려면 아예 더 번화한 남구로, 대왕암공원 쪽으로 가버린다.”면서 “낮에도 이렇게 썰렁하지만 밤에도 한산하기만 하니 데모 많던 옛날이 차라리 훨씬 좋았다.”고 편치 않은 속을 내비쳤다. 노래방, 휴대전화 가게, 삼겹살집, PC방 등 가게들은 그 옛날 어느 때처럼 전하로 양쪽으로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한국 현대사의 뜨거웠던 한 장면을 기억하고, 그 역사가 침잠해 가는 과정을 지켜본 울산 동구 전하로는 ‘제2의 영화’를 묵묵히 기다리고 있다. 글 사진 울산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7회는 광주시 남구 ‘정율성로’를 소개합니다.
  • 중앙부처 공무원 연가 사용 늘었다

    중앙부처 공무원 연가 사용 늘었다

    중앙부처 공무원들의 휴가 사용이 부쩍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눈치 보지 않고 휴가를 떠날 수 있는 조직문화가 정착되고 있는 셈이다. 한 달에 하루씩 연가를 사용하도록 한 ‘월례휴가제’ 도입에서 비롯됐다. ●인건비 절감 등 일석삼조 효과 행정안전부는 19일 “지난해 중앙행정기관 공무원 1인당 평균 연가사용일수가 9.2일을 기록하는 등 최근 3년 동안의 공무원 연가 사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월례휴가제를 도입한 2009년 9월 이후 연가 사용 증가 추세가 자리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앞으로는 휴가계획을 제출한 대로 연가일이 되면 팀·과장 결재 없이 연가를 갈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월례휴가제 활성화 지침을 보완해 이달 초 전 행정기관에 보냈다. 정부는 인건비를 절감하고, 공무원은 눈치 보지 않고 쉴 수 있으며 휴가 분산 효과까지 나타나는 등 일석삼조 효과를 거뒀다. 실제 2008년 5.6일, 2009년 6.0일에 머물렀던 공무원 평균 연가 사용일수는 2010년 9.5일, 2011년 9.2일로 훌쩍 뛰어올랐다. 또한 월례휴가제 도입으로 여름 휴가철인 3분기에 몰리던 연가 사용이 연중 고르게 분산되는 효과도 함께 거뒀다. ●‘가정의 달’ 5월 연가 사용 증가 2009년 51.6%에 달한 3분기 연가사용이 2010년 40.1%, 지난해에는 39.1%로 낮아졌다. 7월(1.05일), 8월(1.91일)을 제외하고는 가정의 달인 5월이 평균 0.84일 사용으로 가장 높았다. 월례휴가제는 공무원 휴가 활성화를 위해 월 1회 휴가 사용을 장려하는 제도. 4000여억원에 이르는 미사용 연가일수 보상금 예산을 절감하는 한편 국내 관광레저산업 육성, 재충전에 따른 자기계발 등 생산적인 공직문화 조성을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사용하지 않은 연가일수만큼 현금으로 주는 연가보상비 제도는 월례휴가제 활성화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원칙적으로 연가보상비 상한일수는 20일이다. 행정기관별로 총액인건비 내에서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돼 있다. 공무원들이 갈 수 있는 최대 연가일수 역시 21~23일이다. 국무총리실, 권익위원회, 기획재정부, 국세청 등 이른바 ‘힘 있는 기관’의 직원들은 20일까지 현금으로 보상받게 돼 있다. ●‘힘있는 기관’은 20일까지 보상 연가를 가지 않더라도 사실상 모두 보상받을 수 있어 월례휴가제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셈이다. 국토해양부·통일부 등은 19일, 교육과학기술부 등은 18일, 행안부·금융위원회 등은 17일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김석진 행안부 윤리복무관은 “현재 조직성과평가에 반영하고 있는데 이 기준을 더 높이는 문제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면서 “월례휴가를 더욱 활성화시킬 수 있는 차원에서 연가보상비 일수를 조금 더 줄이는 방안도 인사실 차원에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승진기회 잡자” 공무원 세종시 몰린다

    “승진기회 잡자” 공무원 세종시 몰린다

    다음 달 1일 공식 출범을 앞둔 세종특별자치시(세종시)를 향한 공무원들의 구애가 뜨겁다. 무엇보다 1997년 울산광역시가 출범되는 과정에서 확인됐던 승진에 대한 기대감이 바닥에 짙게 깔려 있다. 18일 세종시출범준비단에 따르면 세종시로 전입하려는 공무원들은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소속을 가리지 않는다. 충남도, 충북도, 공주시, 청원군 등 주변 지자체는 물론이고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등 중앙부처에서도 세종시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전출 지원 요청을 받은 행안부에서 내부적으로 조사한 결과 100명 가까운 직원들이 앞다퉈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시는 아직 다른 부처에는 공식적으로 지원을 요청하지 않은 상태다. ●울산광역시 출범때 승진 학습효과 세종시 정원은 최근 입법예고한 ‘세종시 행정기구와 정원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954명(일반 824명, 소방 130명)으로 확정됐다. 일반직의 경우 이미 620명의 연기군 공무원이 세종시로 옮기는 것으로 결정된 데다 사무 이양에 따라 함께 넘어오는 이체 인력도 충남도, 충북도, 공주시, 청원군 등에서 모두 71명에 이른다. 결국 보충되어야 하는 필요 인력은 130명 남짓만 남게 된다. 그럼에도 관할 구역에 기초 지자체를 두지 않는 특수한 형태의 광역 지자체인 세종시는 행정부시장인 1급 1명, 기획조정실장인 2급 1명, 실·국장인 3급 6명, 과장급인 4급 27명, 5급 118명을 확보하고 있는 등 승진의 기회가 풍성하다. 이는 기존 지자체는 말할 것도 없고, 중앙부처 사정과 비교해서도 비교적 넉넉한 편이다. 특히 행정고시 출신에 치여 승진의 기회를 제대로 잡기 어려운 비고시 출신 공무원들이 세종시로 옮기기 위해 애쓰는 이유다. 중앙부처 소속으로 세종시 전입을 자원한 공무원 가운데는 이 지역 출신 공무원들이 많다. 남은 공직생활을 고향에서 보내겠다는 생각에서다. 지방 이전에 따른 경제적 이익과 함께 대전과 같은 생활권이라서 불편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충남도 공무원 전입 지원자가 많은 것은 도청이 내포 신도시로 이전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 생활기반을 두고 있는 대전권을 떠나지 않겠다는 의도다. ●부부 공무원·지자체경험 우선 선발 세종시 측은 몰려드는 인력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면서도 ‘승진 잔치’를 벌인다는 비판을 의식하며 애써 표정 관리 중이다. 이재관 세종시출범준비단장은 “부부 공무원들에 대한 배려, 중앙행정 및 광역지자체 사무 경험 등을 우선 기준으로 해서 선발할 예정”이라면서 “출범 전까지 정원을 모두 채우기보다는 시의 필요 업무 등을 감안해 출범 이후 개별 헤드헌팅 형식으로 훌륭한 인력을 스카우트해 나가는 등 순차적으로 채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좋은 인력을 골라가겠다는 의미다. 이러한 공무원 러시 현상은 이미 1997년 7월 울산광역시가 출범하면서 학습된 측면이 있다. 울산시와 울산군이 통합한 뒤 ‘울산광역시 설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조직 및 인사 정원이 훌쩍 늘어났고, 울산광역시로 전입한 공무원들이 손쉽게 승진이 이뤄졌던 전례가 있다. 이 단장은 “새로 충원하는 인력은 유한식 시장 당선자의 뜻이 가장 중요하게 반영될 수밖에 없다.”면서 “공무원들에게는 승진에 대한 기대감이 깔려 있는 것은 분명하고, 또한 새롭게 만들어지는 세종시에서 주거와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도 함께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지금&여기] 양자택일 아닌 양립… 진짜 민주주의/박록삼 정책뉴스부 기자

    [지금&여기] 양자택일 아닌 양립… 진짜 민주주의/박록삼 정책뉴스부 기자

    분명한 사실 하나. 어떤 상황에서도 탈북자 백요셉씨와 임수경 의원은 함께 어울려서 살아야 한다. 손가락질하고 증오하면서가 아니라 존재를 서로 인정하면서 말이다. 설령 도저히 만날 수 없는 간극을 확인했다 하더라도 그것 말고는 해답이 없다. 북쪽의 고향과 친구, 핏줄까지 모두 등지는 극단의 선택을 했기에 남쪽의 생활 역시 극단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더 이상 적대감에 근거한 이념의 전사가 돼야 한다는 강박에 머물러 있을 필요는 없다. 일부의 부추김과 박수 소리는 자신을 잠시 으쓱하게 만들더라도 결국은 낯선 사회의 어릿광대로 전락시킬 뿐이다. 대다수는 남쪽 사회에서 민주주의의 가치를 자연스레 체현하며 시민의 권리를 요구하고,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의무를 이행하며 살고 있다. 일부를 제외한 다수의 탈북자들은 이미 민주주의의 가치와 원칙을 실천하는 삶을 살고 있는 셈이다. 그들은 어느 누구로부터도 모멸감을 받지 않을 인격적 존엄성을 갖고 있다. 양자택일을 요구하는 것은 가짜 민주주의다. 서로 다른 것이 양립할 수 있어야 진짜 민주주의다. ‘국가관 검증’ 혹은 ‘민간인 사찰’이라는, 가장 저급하고 폭력적인 방식은 어느 한쪽을 배제하기 위한 행위다. 이것이야말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체제 파괴 행동이다. 누군가를 은밀히 엿보거나 머릿속을 갈라 보지 않고도, 또 누군가에게 모멸감을 주는 언행을 하지 않고도 민주주의는 충분히 발전할 수 있다. 통합진보당 행사에서 애국가를 부르네, 마네 유의 방향성 잃은 논쟁으로 애국심을 규격화하는 것도 양자택일의 가짜 민주주의다. 심지어 지난달 16일 정부 주최로 열린 이화령 복원 연결 기공식과 같은 행사에서도 마찬가지다. 2년 전 스스로 국민의례를 대통령 훈령으로 정해 놓고도 어겼다는 비판도 있겠지만 딱 그만큼까지다. 민주주의가 영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다른 이들의 존재와 사상, 가치를 인정할 줄 아는 진짜 민주주의자들 덕분이다. 부디. youngtan@seoul.co.kr
  • 직원 성과연봉제·균형 인사로 경영효율화… ‘만족’ 모르는 학자 출신 CEO

    직원 성과연봉제·균형 인사로 경영효율화… ‘만족’ 모르는 학자 출신 CEO

    “밖에서 보는 것과 달리 조직 문화나 업무도 서로 다른 두 기관이 통합했으니 그 어려움이 오죽했겠습니까. 어려움과 희생을 감내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 매진해준 직원들의 노력이 인정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3일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김성태 한국정보화진흥원장은 감격스러움을 굳이 감추려 하지 않았다. 2009년 5월 한국전산원과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통합하면서 겪었던 조직 내부의 많은 고충이 떠오른 까닭이었다. 통합 첫해 경영평가에서 C등급을 받았었는데, 한 계단씩 밟아 올라왔으니 보상받았다는 기쁨도 컸다. 김 원장은 사실 경영전문가가 아닌 학자 출신이다.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장으로 있다가 2008년 전산원장으로 온 뒤 3년 임기를 마치고 1년 연임을 두 차례째 하고 있다. 그가 애써 내세우지는 않았지만 기관장 평가에서도 A등급을 받았다. S등급이 아무도 없으니 사실상 1등을 인정받은 셈이다. 기관장 평가 역시 C에서 B로, 다시 A로 한 계단씩 뚜벅뚜벅 올라섰다. ●‘통합기관’ 2009년 취임 후 1년 연임 김 원장으로서는 올해가 사실상 마지막 해다. 전자정부 정보정책 전문가를 자임하고 왔지만 4년 동안 준정부기관장으로서 겪은 조직 경영은 녹록지만은 않았다. 그는 “전산원은 초고속망사업, 유비쿼터스사업 등 기술적인 인프라 사업이 주였고, 정보문화진흥원은 정보기술을 통한 사회통합, 인터넷중독 등 정보문화 측면의 업무가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직급체계, 연봉체계 등도 서로 달라 삐거덕대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고 술회했다. 창의적으로 업무를 대하는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노조와의 갈등도 통합조직을 이끄는 김 원장에게는 위기였다. 그는 “어디 출신, 어디 출신 이런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인사 및 업무 배치를 균형있게 하려 했고, 조직 내부 화합에 주력했더니 자연스럽게 시너지 효과가 생기는 것을 실감했다.”면서 “전자정부 2회 연속 세계 1위를 비롯해 중동 국가, 유럽연합 등에서 우리 전자정부를 배우기 위해 유료 컨설팅 요청이 쇄도하게 된 기저에는 이런 힘이 있다고 자부한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직원들 덕분… 할일이 아주 많네요” 마지막으로 덧붙이는 말을 들어 보니 임기의 마지막 해임에도 그는 만족함을 모른다. “빅데이터 기반의 국가전략을 세우는 부분은 올해는 물론이고, 다음 정부에서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또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사회를 통합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되도록 스마트 정보기술을 활용하는 것도 남아 있습니다. 할 일이 아주 많네요.”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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