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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얀마 국보급 작가의 그림에서 한국의 전통을 발견하다

    미얀마 국보급 작가의 그림에서 한국의 전통을 발견하다

    그러니까 해질녘이었다. 해는 뉘엿거리며 서쪽으로 바쁜 걸음 옮기고, 하늘과 강은 해의 꼬리를 길게 잡아 끌면서 붉고, 누런 색을 이리저리 번지게 하던 시간이었다. 한껏 뛰놀던 개구쟁이 아이는 이미 지칠대로 지쳤다. 엄마의 치맛자락을 붙잡고 배고프다며 칭얼댔다. 어서 집에 가자고, 밥 달라고 보챘다. 실은 엄마가 더 지쳤다. 뙤약볕에서 한창 밭일 한 뒤에 이제야 빨랫감 가지고 나와 빨고 헹구며 마무리하려던 참이었다. 야속한 남편은 무에 바쁜지 집안일은 아예 거들 생각조차 없이 휑하니 마실 나가버렸다. 엄마는 보채는 아들 달래 앞에 앉혀놓고 빨래 마무리한다. 개구쟁이는 언제 그랬냐는 듯 또 엄마 도와준다며 애써 진지한 얼굴이다. 엄마는 그제서야 아이 발가벗겨 놓고 몸 구석구석을 씻겨준다. 고달팠지만 소박한 행복을 담은 하루가 그렇게 저물어간다. 미얀마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작가 민웨아웅의 작품 속에 담긴 엄마와 아들의 모습이다. 오는 13일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아름다움의 반영’ 전시회 작품들이다. 이번 전시회는 한국에 처음으로 민웨아웅의 회화 작품 20여점을 한꺼번에 선보이는 자리기도 하다. 강렬한 색채를 앞세운 그의 작품은 고즈넉하고 정적인 풍경 자체의 매력이 무엇보다 돋보인다. 그와 함께, 그 풍경의 아름다움을, 원색 같으면서도 딱히 규정지을 수 없는 '창조된 색깔'로 구현해내고 있다는 점이다. 서구에서 민웨아웅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한국적 정서에서는 또다르게 해석할 여지까지 남겨 둔다. 풍경을 그려낸 그의 작품 속에는 늘 사람이 등장한다. 마치 동양화의 전통적 작품 구도처럼 풍경을 해치지 않는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을 외로이 방치하지 않고 넉넉히 품어주는 풍경의 오묘한 조화가 있다. 서녘으로 저무는 햇빛이 부서져서 만들어낸 누렇고 시뻘건 황토는 남도의 정서와도 맞닿는다. 위에서 언급한 '엄마와 아들' 역시 자세히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인물들은 작지만, 생생한 표정과 활발한 움직임, 그 행간의 애틋한 이야기까지 온몸으로 얘기하고 있다. 이밖에도 민웨아웅이 미얀마 전역을 여행하면서 느낀 감성들을 담아낸 작품들이 선보인다. 실제 120호(150x173cm)의 대형 작품들 앞에 서면 미얀마의 풍경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을 정도다. 민웨아웅은 그동안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와 영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 등 유럽과 미국 등 전세계에서 30여회의 개인전과 50여회 이상의 국제 전시회를 열었다. 일본, 베트남, 인도 및 중국에서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차히아긴 엘베그도르지 전 몽골 대통령, 영국 가수 스파이스걸스의 멜라니가 사랑하는 작가로 서구에서는 더 잘 알려진 미얀마의 '국보급 작가'다. 실제로 일본 후쿠오카 미술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미얀마 등의 국립 미술관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민웨아웅의 작품을 소장하는 컬렉터들의 99%는 외국인들이다. 2014년 한국에서 아셈(ASEM) 기념 특별전에 초대돼 단체 전시회를 열었지만, 한국에서의 개인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13일 오프닝에는 뚜라 땃 우 마웅(Thura Thet Oo Maung) 주한 미얀마 대사가 참석해 축사를 할 예정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日 추리소설 여왕 ‘괴수전’ 韓 출간

    日 추리소설 여왕 ‘괴수전’ 韓 출간

    일본 SF대상, 추리작가협회상, 나오키상 등을 수상한 일본 추리소설의 여왕 미야베 미유키(55)가 괴물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국내 독자들을 찾았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을 보고 깊은 영감을 받았다고 밝혀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미 ‘화차’, ‘모방범’ 등으로 국내에서도 두툼한 팬층을 갖고 있으며, ‘미미 여사’라는 애칭으로 통하는 미야베의 신작 ‘괴수전’(북스피어)은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나가쓰노 번’과 ‘고야마 번’이라는 가상의 지역을 무대로 삼고 있다. 마을 하나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에 괴멸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시작된다. 이를 조사하러 간 무사들까지 연락이 끊기며 사건의 실체는 더욱 미궁에 빠진다. 하지만 뜨거운 물을 뒤집어쓴 것 같은 화상을 입은 채로 겨우 목숨을 건진 이 마을 소년에 의해 사건의 실마리가 풀린다. 정체는 식인 괴수였다. 서로 증오하는 두 마을이 안고 있는 문제와 그 문제로 인해 갈등하는 인간의 악한 의도가 절정에 달하는 순간 백일하에 모습을 드러낸 괴수는 거대하고 민첩한 데다 영리하기까지 하다. 괴수와 인간의 사투는 치열하고 그 속에서 괴수를 이용하려는 자와 이를 막으려는 자들의 싸움도 점점 잔인해진다. 미야베 작품의 미덕은 단순한 미스터리에서 멈추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 시대의 문제를 작품의 배경으로 깔아 놓고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 작품 역시 괴수가 날뛰는 무대를 후쿠시마가 있는 동북지방으로 설정해 이 대재앙이 ‘3·11 후쿠시마 원전 참사’를 염두에 뒀음을 넌지시 알려준다. 인간의 어리석음이 빚어낸 돌연변이 괴수가 인간을 습격하고 세상을 멸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상황을 빗댔다. 그는 지난해 일본에서 이 작품을 발표하며 “저는 괴수물을 무척 좋아하고 ‘울트라 시리즈’도 보고 자란 세대여서 언젠가 나만의 괴수물을 쓰자고 생각했지만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몰랐다”면서 “시행착오를 거듭하다가 봉준호 감독의 ‘괴물’에서 영감을 얻어 괴물이 날뛰는 이야기를 쓸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선진국 역사교육 갈등은 어땠나

    선진국 역사교육 갈등은 어땠나

    세계의 역사교육 논쟁/린다 심콕스·애리 윌셔트 엮음/이길상·최정희 옮김/푸른역사/540쪽/3만 5000원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명제는 엄정한 현실의 단면이면서 한편으로는 하나의 이데올로기가 됐다. 오랜 시간 동안 인류는 자연환경과의 싸움에서 살아남은 생존의 방법과 기쁨, 혹은 한정된 먹을거리 등을 놓고 거둔 승리의 전과를 자랑스럽게 글로 남겼다. 현대 사회에서도 기득권 세력들은 자신들의 역사관을 다른 이들에게 이식하기를 간절히 바랐다. 저항은 필연이었다. 역사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라는 명제, 즉 역사교육은 정치의 영역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미국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1989년 소련과 동구권의 몰락 속에서 교육개혁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국가 역사 표준’을 설계하고 기금을 모았다. 하지만 국가 역사 표준 연구팀은 애초 의도와는 다르게 초강대국 미국의 영광스러움에 대한 찬사나 애국주의가 아닌, 여성과 소수자, 빈곤계층 등 문화적 다양성, 세계시민성의 역사에 표준안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공화당이 다시 한 번 뒤집기를 시도해 국가 역사 표준을 무력화시켰다. 영국에서도 1988년 대처 정부가 많은 논란 속에서 영국의 역사를 크게 부각시킨 ‘국가중심 교육과정’을 도입했다. 네덜란드는 2006년 중요한 역사적 사실과 날짜로 구성된 ‘국가적 정전’을 만들기로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영국,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등 서구의 역사학자, 교육학자 등은 2006년 10월 네덜란드 위트레흐트에서 모여 원탁토론회를 가졌고 그 논의의 결과물을 이 책으로 정리했다. 주제는 ‘역사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였다. 어떤 학자들은 ‘역사가 공민적 가치와 바람직한 시민정신을 배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또 어떤 학자는 ‘시민교육의 도구가 아니라 역사적 의식을 배양하고 학생들에게 풍부한 탐구 방법을 소개하는 지적 탐구 분야로서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양한 역사 교육의 방법론과 실험적인 제안들이 쏟아지는 와중에도 한결같이 모아지는 부분은 분명했다. 국가주의건, 민족주의건, 지역주의건, 세계주의건 특정한 표준이나 규범을 지향하는 것은 역사학의 본질과 충돌한다는 사실이다. 키스 바턴 미국 인디애나대 교수는 자기 나라의 역사를 긍정적인 용어로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는 불가피하게 주요한 내용의 삭제와 왜곡을 수반한다고 지적했다. 국정 역사교과서 파문으로 몸살을 겪고 있는 2015년 세밑 한국 사회에 울림이 더욱 크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저성장이 불안해? 소박하면 행복해!

    저성장이 불안해? 소박하면 행복해!

    성장에 익숙한 삶과 결별하라/우경임·이경주 지음/글담출판/216쪽/1만 2500원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사사키 후미오 지음/김윤경 옮김/비즈니스북스/276쪽/1만 3800원 아침 출근길, 붐비는 버스 안에서 부대끼다가 문득 곁에 나란히 선 승용차 안의 젊은 여인을 부러운 시선으로 쳐다본다. 그는 한껏 여유로운 표정으로 거울을 보며 화장을 고치고 있다. 회사 사무실에 도착한 뒤 아침 업무 준비로 인터넷을 하던 중 그만 ‘완소 아이템’을 만나고 말았다. 폭풍 클릭하며 단숨에 결제까지 마쳐 버렸다. 점심 먹고 돌아오는 길에 지나가는 이의 어깨에 걸린 명품가방에 절로 눈이 갔다. 그 명품가방의 가격과 다른 물건의 남은 할부금, 카드결제일, 월급날 등의 복잡한 고차원의 함수 관계에 머리가 살짝 지끈거렸다. 지친 몸과 마음을 이끌고 퇴근했지만 좁은 집은 정리되지 않은 온갖 물건들로 엉망이다. 택배 상자가 두어 개 현관 옆에 뒹굴거리고, 꽉 찬 옷장에 채 걸지도 못해 소파 위에 내던져진 옷들로 가득하다. 야심 차게 계획한 다이어트를 위해 구입한 사이클 운동 기계와 덤벨에는 먼지가 켜켜이 쌓여 있다. 저성장시대에 욕망과 결핍에서 헤매고 있는, 흔하디흔한 평범한 삶의 모습이다. 불행의 실체를 익히 짐작할 수 있다. 쓸데없이 많이 가져서 불행, 남들이 가진 것을 갖지 못해서 불행이다. 한국과 일본의 젊은이들이 이러한 시대를 헤쳐가는 해법을 담은 책을 각각 내놓았다. 공통적인 열쇠말은 하나다. 바로 소박하고 불편한 삶이다. ‘성장에 익숙한 삶과 결별하라’는 초등학생 아이를 키우는 맞벌이 부부가 출퇴근과 살림 등 일상생활에서부터 아이 교육, 내집 마련 등에 이르기까지 삶의 곳곳에서 부닥치는 소비와 빈곤의 악순환에 대한 성찰과 사유가 담겨 있다. 자동차 없이 살며 느낀 생활의 놀라운 변화, 수차례 망설인 끝에 아이 영어학원과 학습지를 끊고 되찾은 가족의 작은 행복 등 남들의 속도에서 한 걸음 벗어나 조금은 불편하고 조금은 느린 삶을 선택하는 과정과 결과를 담담히 적었다. 책의 앞부분에 한국사회의 구조적 변화, 경제상의 변화를 저성장시대 속 몸으로 겪은 자신의 경험과 교직시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았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는 책의 제목처럼 메시지 역시 화끈하다. 저자는 ‘모두 미니멀리스트(필요한 물건을 최소한으로 줄이며 사는 사람)가 되라! 충분히 가능하다는 꿈을 품어라’라고 선동한 뒤 구체적인 지침을 내린다. 버리는 것도 기술이고, 버리고 후회할 것은 하나도 없으며, 싸다고 사지 말고, 공짜라고 받지 말고, 1년간 쓰지 않은 물건은 버리며, 버릴까 말까 망설일 때 버리고, 감사하면서 버리라 등등 50가지가 넘는 실천적 방법을 일러준다. 버릴 수 있는 만큼 버리고 간소하게 삶의 주변을 정리한 결과 시간이 생기고, 자유와 해방감을 느끼며, 절약하고 환경을 생각하게 되면서 늘 현재 갖고 있는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됐음을 말한다. 이들이 각자의 방식을 통해 구현하고 있는 ‘소비하지 않는 삶’을 따라가다 보면 공통적으로 만나는 지점이 나온다. 행복은 물질적 풍요로움이나 누군가와 비교하며 느끼는 우월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 내가 조금만 불편하면 지구가 그만큼 편안해지고, 후대가 그만큼 편안해진다. 법정 스님이 설파하고 실천한 ‘무소유의 삶’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고고한 삶이 아니라 누구든 자신의 삶의 작은 부분에서도 기꺼이 실천할 수 있는 삶임을 깨닫게 해 준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전통주 빚는 방법에 사연까지 술술

    전통주 빚는 방법에 사연까지 술술

    한국의 전통주 주방문 1~5/박록담 지음/바룸/896~1014쪽/각권 6만원 소싯적 술잔 좀 까딱거려봤다 싶은 사람이라면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운운하는 시구를 읊조리곤 했다. 식량난과 일제의 수탈에 시달리던 일제강점기 어느 농가에서 한가하게 술을 담갔겠느냐는 타박도 있었지만, 우리네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방방곡곡, 가가호호 다양한 양조법으로 수백, 수천 종의 술을 빚어 먹었다는 사실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제강점의 후과와 식량난 등을 이유로 전승 가양주는 사라지고 그저 쉬쉬하며 전해지는 밀주(密酒)의 형태로만 남게 됐다. 30년 전통주 외길을 걸어온 명인 박록담이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양조법 기록인 ‘산가요록’(山家要錄)을 비롯해 ‘언서주찬방’(諺書酒饌方), ‘수운잡방’(需雲雜方), ‘음식디미방’ 등 80여 종의 문헌에 수록된 술의 이름과 주방문(酒方文)을 집대성해 100년 동안 끊긴 전통주의 맥을 잇고자 했다. 주방문이란 술 빚는 방법을 적은 글을 일컫는다. 그렇게 꼬박 7년의 시간을 들여 520여 종의 전통주 이름, 1000여 가지 주방문을 체계적으로 분류, 서술했다. 탁주, 두강주, 삼일주, 백하주, 이화주 등 널리 알려진 술 외에 과하백주, 녹하주, 벽매주 등 다양한 술이 건네는 사연들이 술술 풀려나온다. 여기에 술을 빚는 구체적인 방법 및 지켜야 할 주의사항을 문헌의 원문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1권 잔치술부터 시작해 ‘방향과 청향의 술’, ‘효도하는 술’, ‘세월을 담는 술’ 등 탁주, 청주, 약주를 총 다섯 권으로 분류했다. 쌀 생산이 수요를 넘어서고 있는 세태에서 쉽지는 않겠지만 책의 주방문을 따라가며 전통주 빚기에 도전해보는 것도 긴긴 겨울날 소일 삼을 만하겠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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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현대미술관에 첫 외국인 관장 임명

    국립현대미술관에 첫 외국인 관장 임명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처음으로 정부 공공기관장에 외국인이 임명된다. 스페인 출신 큐레이터인 바르토메우 마리 리바스(49) 전 바르셀로나현대미술관장이 1년 넘게 공석이던 국립현대미술관장 공모 절차를 모두 통과해 오는 14일 임명장을 받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일 “신임 현대미술관장은 현재 국제근현대미술관위원회 회장으로, 바르셀로나현대미술관장으로 재직하던 7년 동안 스페인의 경제 위기 속에서도 관람객 수, 입장 수익을 늘리는 등 전시기획과 미술관 운영 등에 대한 경력을 쌓아 왔다”면서 “미술관 법인화 추진을 통해 전문성과 자율성을 제고하는 한편, 폭넓은 개혁을 통해 세계적 기준에 맞게 미술관의 조직과 선진형 운영 체계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임기는 2018년까지 3년이다. 앞서 마리 신임 관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자 500여명의 미술인이 반대 성명을 내는 등 국내 미술계의 반발이 컸다. 바르셀로나현대미술관장 재임 당시 예술과 권력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다룬 작품을 전시하지 않기 위해 큐레이터를 해고한 일이 알려지면서 ‘예술 검열 사건’의 책임자라는 오명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신임 관장은 면접에서 당시 상황을 밝힌 뒤 ‘관장으로서 미술관을 보호하기 위한 선택이었으며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고 소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부는 “외국인 관장 임명에 따른 여러 우려 사항을 해소하고 신임 관장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전담 통역사를 배치하고, 작가와 기획자, 평론가 등 미술계 관계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술평론가 최열씨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문체부가 가져간 인사권과 예산권을 회수하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며 “세계 수준의 미술관으로 성장시킬 것을 요청받았을 텐데 작품 구입, 기업체의 장기 협찬, 학술연구 기능 강화, 학예사 확보 등 산적한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 지켜 보겠다”고 말했다. 정준모 평론가는 “어차피 외국인 관장을 선임한 이상 구조개편과 인사, 예산, 직제 개편 등 중요한 문제들을 잘 해결할 수 있도록 행정 절차를 관료들이 열심히 지원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이런 식으로 하면 국내의 인재는 언제 양성할 것이냐”고 비판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lotus@seoul.co.kr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대리점 본사 甲질 방지… 매출액의 3%까지 과징금 매긴다

    대리점 본사 甲질 방지… 매출액의 3%까지 과징금 매긴다

    여야는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새누리당이 ‘경제활성화 법안’으로 요구한 국제의료사업지원법과 관광진흥법, 새정치민주연합이 ‘경제민주화 법안’으로 내건 모자보건법과 대리점거래공정화법 및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등 5개 쟁점 법안을 가결했다. 이들 법안의 골자를 소개한다. ■관광진흥법 학교 앞 정화구역 50m → 75m로… 법 적용시한 5년 일몰제 여야가 합의한 관광진흥법 개정안의 핵심은 ‘학교 앞 호텔 허용’이다. 호텔을 지을 수 없는 학교 앞 절대정화구역을 기존 50m에서 75m로 확대한다. 또한 상대정화구역인 학교 주변 200m 이내에 호텔을 지을 경우 학교정화위원회의 별도 심의를 면제하는 내용 등이다. 학교정화위 심의 면제 조건은 유해시설이 없어야 하며 객실은 100실(비즈니스 호텔급) 이상이어야 한다. 법 적용은 서울과 경기 지역으로 한정하고 법 적용 시한도 5년 일몰로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중저가 비즈니스 호텔 객실이 최소 3000여개 이상 추가 확보될 전망이다. 또한 법 위반 사실이 한 번 적발되면 바로 관광호텔 허가가 취소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도 도입된다. 문체부는 내년 호텔 객실 부족분 1만 2000개에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국제의료사업지원법 해외 진출 의료기관 금융·세제 혜택… 외국인 환자 유치 지원 국제의료사업지원법은 박근혜 정부 ‘경제활성화법’ 가운데 하나로, 외국인 환자 유치와 병원의 해외 진출 사업을 지원하는 법률이다. 의료기관의 해외 진출 촉진, 해외 환자 유치 활성화, 해외 환자 의료사고 시 절차 등을 담았다. 해외 진출 의료 기관이 금융·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고자 국제공항 등 대통령령으로 정한 장소에 외국어로 표기된 의료 광고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단, 금융·세제 혜택 대상에서 외국인 환자 유치 의료기관은 제외한다. 해외 진출 의료기관의 국내 우회 투자도 제한했다. 외국어 의료 광고를 낼 때는 성형외과나 피부과 등 특정 진료 과목에 편중한 의료 광고를 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 이 밖에 국내 유치 업체가 외국인 환자 유치 수수료를 과다하게 받을 수 없도록 제한하는 내용도 담겼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대리점거래공정화법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대리점 피해액 최대 3배 배상해야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등 야당 의원들이 2013년 발의한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대리점거래 공정화법) 제정안은 이른바 ‘남양유업 금지법’으로 불린다. 물량 밀어내기 등 대리점 본사의 횡포를 막기 위해 과징금을 매기고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이 골자다. 우선 대리점 본사의 불공정 거래 행위를 명확히 규정했다. 불공정 거래 행위는 본사가 대리점에 상품이나 서비스 공급을 부당하게 중단하거나, 가격과 영업시간을 제한하거나, 제품 구매를 강요하거나, 판매 목표를 강제하는 행위 등이다. 불공정 행위를 저지른 본사에는 관련 매출액의 3%까지 과징금을 매기고 대리점이 입은 손해의 최대 3배를 배상하도록 했다. 대리점이 본사의 불법 행위를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신고했다는 이유로 본사가 거래 정지 등의 보복을 해도 제재 대상이 된다. 또 본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지 못한다. 계약을 해지하려면 대리점에 2개월 이상 시간을 주고 계약 위반 사실 등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모자보건법 정부·지자체가 공공산후조리원 설치·운영… 평가인증 실시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공공산후조리원을 설치해 운영할 수 있도록 한 법이다. 보건복지부는 그동안 신생아 집단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공공산후조리원 설립을 반대해 왔다. 경기 성남시가 추진했던 무상 공공산후조리원에 대해서도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법은 공공산후조리원 설립을 허가하는 대신 신생아 집단 감염과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와 지자체가 관리, 감독하도록 했다. 복지부는 법에 따라 공공산후조리원의 서비스 수준, 종사자의 전문성, 시설 등에 대한 평가 인증을 실시해야 한다. 평가 인증 결과는 공공산후조리원 이용자들이 볼 수 있도록 공표한다. 만약 공공산후조리원 운영자가 부정한 방법으로 평가 인증을 받으면 인증이 취소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전공의 특별법 전공의 휴식 시간 법으로 보장… 5년마다 ‘전공의 종합 계획’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은 전공의들의 과다한 업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내용을 담았다. 극도의 피로 상태에서 환자를 돌보다 의료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공의들의 휴식 시간을 법으로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주당 근무 시간은 80시간으로 하되 교육 목적이라면 8시간 추가 근무를 허용하고, 연속해 36시간 이상 근무할 수 없도록 했다. 다만 응급 상황일 때는 예외적으로 40시간 초과 근무를 허용했다. 위반하면 수련 병원에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전공의 수련을 마치고서 다음 수련을 시작할 때는 최소 10시간 휴식 시간을 갖도록 했다. 또 전공의 육성과 수련 환경 평가에 정부 예산을 지원하고, 전공의 인력을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도록 정부가 5년마다 ‘전공의 종합 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기록 속 ‘고열녀전’ 언해본 전문 첫 공개

    기록 속 ‘고열녀전’ 언해본 전문 첫 공개

    1543년 중종의 왕명에 따라 만들어진 ‘고열녀전’(古列女傳) 언해본 전문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일반인이 읽기 쉽도록 현대어로 풀어쓴 책도 함께 발간된다. 국립한글박물관은 2일 “그동안 기록으로만 확인되던 ‘고열녀전’의 실체를 지난해 처음으로 발굴, 소장하게 됐다”면서 “비록 전체 8권 중 네 번째인 ‘정순전’ 한 권뿐이지만 현존하는 유일본의 실체를 직접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언해본 원본은 이달 중순부터 온라인에서 볼 수 있다. 열녀전 언해본은 44장짜리 목판본으로 그림, 한문, 언해문의 순서로 구성된 15개 이야기가 실려 있다. 열녀전이라고 하면 정절을 지키기 위해 희생한 여성(烈女)을 생각하지만, 고열녀전의 열녀는 ‘列女’(열녀)로 여러 여성을 뜻한다. 박물관 측은 현대어로 풀어쓴 총서 ‘여러 여성들의 이야기, 열녀전’ 발간과 함께 4일, 11일 두 차례에 걸쳐 서울 용산 국립한글박물관에서 학술모임도 연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지적설계로 삼엽충 출현” 다윈 한 방 먹인 新창조론

    “지적설계로 삼엽충 출현” 다윈 한 방 먹인 新창조론

    다윈의 의문/스티븐 C 마이어 지음/이재신 등 옮김/겨울나무/703쪽/2만 5000원 그러니까, 이 골치 아픈 논쟁은 삼엽충에서 비롯됐다. 무수히 많은 다리로 여기저기 스멀스멀 기어 다녔을 것 같은 모양새는 꼭 바닷가 갯강구 같기도 하고 바퀴벌레 같기도 하다. 좀 징그럽게 생긴 절지동물이지만 360도 시야를 확보한 겹눈을 갖는 등 원시 상태를 훌쩍 벗어난 이 삼엽충은 5억 4000만년 전 고생대 캄브리아기의 대표 생명체였다. 찰스 다윈(1809~1882)은 혁명적인 저서 ‘종의 기원’을 통해 진화론을 체계화시켰지만 삼엽충은 진화론에 있어 곤혹스러움의 대상으로 남았다. 캄브리아기 이전의 화석 기록에 식별할 수 있는 조상 동물 형태가 보이지 않은 채, 즉 진화적 전 단계의 형태 없이 갑자기 삼엽충을 비롯한 동물 생명체들이 나온 것처럼 보였다. 그럼에도 다윈은 ‘종의 기원’에서 이 사건을 곤란한 예외로 봤으며 미래에 후대 학자들의 화석 발견을 통해 궁극적으로 그 의문과 예외는 제거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후대의 과학자들은 그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진화론이 맞다면 같은 속이나 과에 속하는 다수의 종들이 이렇듯 갑자기 한꺼번에 등장할 수는 없다는 의문이었다. 과학철학자로서 미국 시애틀 디스커버리연구소 책임연구원인 저자 역시 여기에 주목한다. 그리고 생명의 역사에서 캄브리아기 삼엽충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동물들의 갑작스러운 출현은 그 과정에 압도적인 지적 존재가 관여했음을 나타내는 강력한 증거라고 주장한다. 이른바 ‘지적설계론’이다. 성경에 기초한 ‘창조론’과 비슷해 보이지만 과학의 외피를 정교하게 짜 나간다는 점에서 궤를 약간 달리한다. 그럼에도 개신교계에서 지적설계론을 주장하는 이들은 신의 존재와 역할로 이를 설명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외계 존재의 가능성까지 거론한다. 저자는 다윈이 사용했던 것과 동일한 방법인, 표준역사과학적 논증 방법을 사용해 다윈의 ‘자연선택’이 아닌 지적설계가 캄브리아기 폭발적인 생명의 출현에 대한 최선의 설명이라는 결론을 도출해 낸다. 그는 방법론적인 자연주의가 초자연적인 것을 포함하지 않아서 오히려 과학을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러한 지적설계론은 과학에 있어서 여전히 변방의 주장이다. 저자는 진화론, 신다윈주의의 젊은 논객인 통합생물학자 니컬러스 매츠키 UC버클리대 교수와 날 선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매츠키는 2013년 책을 펴내자마자 비판적인 논평을 써 지적설계론을 조목조목 비평했다. 저자는 두 번째 판의 ‘에필로그’(후기)에서 ‘1판의 비판자들에 대한 대답’이라는 제목을 달아 재반박했다. 그는 “출판된 지 하루 만에 이런 크기의 책을 읽고 그 정도의 긴 글(9400개 단어)을 단박에 쓰는 것은 대단한 업적이며 나로서는 기꺼이 그에게 ‘영재’라는 호칭을 부여하겠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도 그간의 논쟁의 요지와 흐름을 인내심 있게 담고 자신의 논거를 다시 설명했다. 여전히 대세는 진화론에 축을 두고 있지만 서구사회에서 관련 논쟁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리처드 웨이카트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가 남긴 짧은 서평은 다소 무책임한 어감을 주지만 설득력이 있다. “지적설계의 가능성에 대해 개방적인 사람들은 그 견해를 지지하는 증거가 담겨 있는 보물단지를 발견하게 될 것이고, 지적설계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마이어의 입장을 이해하고 그의 주장과 싸우기 위해 이 책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고생물학, 분자생물학, 생화학 등의 과학 이론을 그대로 따라가기에는 한계가 있겠지만 지적 호기심 충족 차원이라면 이 책과 더불어 그의 전작 ‘세포 속의 시그니처’ 그리고 진화론에 대한 반박과 비판을 담은 리처드 도킨스의 ‘눈먼 시계공’ ‘만들어진 신’ 등을 함께 읽어도 좋을 것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바보야, 문제는 권력 빈곤이야!

    바보야, 문제는 권력 빈곤이야!

    가난이 조종되고 있다/에드워드 로이스 지음/배충효 옮김/명태/448쪽/2만 2000원 1964년 당시 린던 존슨 미국 대통령은 ‘가난과의 무조건적인 전쟁’을 선포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보장해 주고 건강보험을 들도록 도와줬다. 또 차별을 없애는 법안을 통과시켜 흑인들에게도 지지를 얻었다. 50년이 훌쩍 흘렀지만 미국의 빈곤 극복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대신 신자유주의가 확장되며 빈부의 격차는 오히려 더 커졌다. 미국의 빈곤층 분류 기준은 4인 가족 연간 세전 소득 2만 2025달러(약 2500만원) 이하다. 2008년 미국 인구조사국 추산에 따르면 빈곤층은 약 40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3.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전문가들은 실질 빈곤율이 공식 빈곤율을 두 배 이상 상회한다고 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사회안전망은 갈가리 찢겼고 경제적 완충 장치는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가난의 대물림을 통해 빈곤의 심각성이 확대재생산되고 사회 정의 기반을 약화시키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 됐다. 그럼에도 다수 미국인의 의식 속에서는 가난이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아닌 개인의 책임으로 귀결된다. 사회 구조와 권력 분배의 왜곡 탓이 아니라 개인의 불성실과 무능력이 빈곤의 원인이라는 인식이다. 제자리를 맴돌 수밖에 없는 미국 빈곤 정책의 현주소다. 저자는 빈곤 문제의 핵심은 권력의 빈곤이라고 일갈한다. 권력의 재분배가 이뤄져야 부의 재분배도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린던 존슨의 정책이 하나의 실패 사례처럼 남았지만 이는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권력 자체를 계급에 재분배할 수 있는 정치적 환경 조성에 나서야 함을 방증한다. 이 원칙이 미국에만 적용될 것은 아니라는 점 또한 분명하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원하고 원망해 온 아버지 극복하기

    원하고 원망해 온 아버지 극복하기

    아버지 콤플렉스 벗어나기/오카다 다카시 지음/박정임 옮김/이숲/248쪽/1만 5000원 문학작품 속 아버지는 부재(不在)한 존재거나 극복의 대상으로 종종 묘사된다.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서정주의 시 ‘자화상’)나 ‘내겐 아버지가 없다. 하지만 여기 없다는 것뿐이다. 아버지는 계속 뛰고 계신다’(김애란의 소설 ‘달려라 아비’)처럼. 영화 ‘스타워즈’에서 다스 베이더가 루크 스카이워커에게 던진 충격적인 대사는 “내가 너의 아버지다”였다. 부재하다 못해 맞서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버지임은 더 거론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실제로 생물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이런 질문 또한 가능하다. 이 책이 글머리에서 던지는 ‘과연 아버지는 필요한가?’라는 도발적이면서도 근본적인 물음 말이다. 현실 속 아버지는 불쌍하기 짝이 없는 무기력한 존재다. 농경 사회 문화에서는 한 가족의 지도자이자 교육자이며 경외의 대상인 절대적 존재였다. 그러나 산업화 사회로 접어들며 아버지의 위상은 한없이 떨어지고 말았다. 가족공동체의 지도자였던 아버지는 공장과 기업의 노동자로 전락했고, 자식 교육의 주체에서 밀려나 돈을 벌어와 학원비를 대주는 기능적 역할로 바뀌게 됐다. 그 정반대의 경우도 있다. 아버지의 존재가 너무도 절대적이어서 자식들에게 성장 과정에서 정서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1856~1939)의 막내딸 안나는 아버지의 조수이자 정신분석학 연구의 후계자였다. 그는 위대한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이 깊은 나머지 다른 남자에게는 평생 눈길 한번 제대로 주지 않고 독신으로 살았다. 절대적인 존재로서 아버지에게 집착한 탓이다. 또한 영국의 전 총리 마거릿 대처(1925~2013)는 ‘나의 모든 것은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았다’고 고백했을 정도로 자신과 아버지를 동일시했다. 아버지의 관심사와 가치관을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흡수하며 자란 것 자체가 아버지 콤플렉스의 발현이다. 정신과 의사이자 뇌과학자인 저자는 이를 치유가 필요한 질환으로 규정하고 제대로 치유하지 못할 경우 결국 아무와도 안정적인 관계를 맺을 수 없게 된다고 진단한다. 정서적 유대감과 공감 능력을 담당하는 옥시토신이 더 많이 분비되느냐, 아니면 규율과 지배, 힘 등 남성적 능력을 담당하는 바소프레신이 풍부하냐에 따라 두 가지 양상이 극단적으로 나뉜다는 얘기다. 아버지를 이해하기 위해서, 또 좀 더 합리적인 관계를 지향하는 아버지가 되기 위해서 자식들도, 아버지들도 모두 읽어 볼 만하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문화산업 융성 위해 콘텐츠 생태계 구축해야”

    문화산업 융성의 핵심 열쇠말은 ‘콘텐츠 생태계 구축’이다. 단순한 제작 지원을 뛰어넘어 콘텐츠의 기획에서부터 제작, 유통, 소비 등 단계별 융·복합을 통해 콘텐츠 시장 선순환이 필요함을 뜻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과 함께 24일 서울 명동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미래성장동력으로서의 융·복합 문화산업 융성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디스트릭스 홀딩스, 푸른여름 홀딩스, SK플래닛 등 국내 콘텐츠와 플랫폼 관련 업계를 대표한 참석자들과 이인화 이화여대 교수 등은 콘텐츠 산업의 지속가능성 및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가상현실, 컴퓨터그래픽 등의 기술을 접목한 융·복합형 콘텐츠 제작 지원만이 아닌 플랫폼, 기기, 기술과 콘텐츠의 동반 성장이 필요하며 정부의 지원 역시 이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콘텐츠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확산되고 관광 등 타 분야와 융합됨으로써 산업 전반에 다양한 파급 효과를 창출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주제 발표에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 문체부 관계자는 “정보기술(IT) 산업에 이어 우리 경제를 선도할 핵심 주력 산업으로 콘텐츠 산업을 선정하고 이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콘텐츠 정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윤경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산업연구실장은 “미래를 이끌어갈 성장동력은 다양한 콘텐츠가 융·복합된 문화산업으로, 기획에서 소비까지 단계별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가 재탄생되고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면서 “문화산업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정책 방안을 마련하는 데 정부와 업계, 국민 사이의 주요한 소통창구를 계속 열어 놓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임정 100주년 기념관 세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업적을 기리는 기념관 건립이 임시정부 설립 100주년인 2019년에 맞춰 추진된다.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위원장 이종찬)는 23일 서울 세종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창립총회 및 학술대회를 갖고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국가적·법적 정통성을 강조하면서 2019년 이전까지 기념관 전시자료 준비, 관련 연구작업, 임시정부기념관을 위한 특별법 제정 등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2019년은 3·1운동 100주년이자 임시의정원으로 시작된 국회 창설 100주년이기도 한 해다.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1867~1932)의 손자인 이종찬 위원장은 “임시정부는 세계사에 유례를 찾기 힘든 장기간의 망명정부로서 일제에 저항하는 우리 민족의 구심점이었고,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건국이었다”면서 “우리 헌법 전문에 임시정부의 법통을 승계한다는 말이 들어 있을 뿐 한 세기가 다 되도록 기념관 하나 갖지 못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기념관 건립 추진의 취지를 설명했다. 창립총회에 이어 열린 학술대회에서 한시준 단국대 역사학과 교수는 1919년 설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와 1948년 대한민국 정부의 긴밀한 관계성을 역설했다. 한 교수는 “1919년 국가인 대한민국을 건립하고, 그 대한민국을 유지하고 운영하기 위해 임시정부를 수립했고 해방 뒤 정부를 설립하며 임시정부를 거의 완전하게 계승했다”고 강조했다. 박걸순 충북대 사학과 교수는 “중국 등 세계 17개국 917개소에 한국독립운동 관련 유적지가 산재돼 있다”면서 “상하이를 비롯해 항저우, 창사, 류저우, 충칭 등 5곳에 임시정부 청사 유적지가 복원돼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독립기념관과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전시실 일부에만 관련 내용이 있을 뿐으로 이는 임시정부의 역사적 위상에 걸맞은 대접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희곤 안동대 사학과 교수는 향후 건립될 기념관의 전시 구성과 지향점, 연구 사업과 교육 프로그램, 운영 체계와 인적 구성 등에 대해 구체적인 안을 내놓았다. 건립추진위원회는 2019년까지 3·1운동 100주년 기념 조형물과 기념관을 건립하기 위해 특별법 제정, 부지와 예산 확보, 전시 자료 준비, 연구 작업 등을 본격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다. 앞서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은 여러 단체에서 건립을 추진했으나 모두 무산된 바 있다. 위원회 관계자는 “7월 17일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4개월여의 작업을 거쳐 발족에 이르렀다”면서 “독립운동, 임시정부와 관련된 기념사업회들을 아우르면서 기념관 설립의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무명 미술 작가·큐레이터 지망생 한자리에

    미술의 매력을 마음껏 누리고 배울 수 있는 향연이 펼쳐진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23~29일 ‘2015 미술주간 행사’를 갖는다. 시민들의 미술 관람을 돕고자 전국 157개 국공립 미술관, 대안공간, 갤러리 공간과 전시 정보 등이 담긴 가이드북을 제작해 배포한다. 특히 서울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선 미술주간 특별전으로 24~29일 열리는 ‘나는 무명작가다’ 전시에서는 무명 작가들의 명작을 조명해 작가의 창작 의욕을 고무한다. 또한 작품 관람뿐 아니라 개인들의 작품 소장에 대한 문턱을 낮추고자 마련된 이번 전시에선 두 차례 전문가 심의를 거쳐 선정, 구매된 200여점을 선보인다. 또한 25일에는 창작물에 대한 정당한 비용 지급 문화 정착을 위한 ‘미술인 보수 지급제도 도입(아티스트 피) 정책 토론회’가 문체부 주최로 열린다. 한편 한국사립미술관협회는 24~25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길 예술가의 집에서 금호미술관, 대림미술관 등 18곳에 이르는 서울시내 주요 사립미술관이 참여해 작가, 큐레이터 지망생 그리고 미술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미술관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알려주고 소통하는 장을 펼친다. 미술 작가는 물론이고 작가 지망생, 큐레이터와 에듀케이터 지망생 등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미술관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이나 작가를 꿈꾸는 이들은 ‘컨설팅 테이블’에서 미술관 큐레이터를 직접 만나 궁금한 것을 물어볼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사립미술관협회 홈페이지(www.artmuseums.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아인슈타인·볼테르 키운 8할은 지극한 사랑

    아인슈타인·볼테르 키운 8할은 지극한 사랑

    과학자의 연애/박민아 등 지음/바이북스/240쪽/1만 3500원 ‘사랑할수록 더 많이 혁명할 수 있다.’ 68혁명의 대표적 구호다. 비폭력 문화혁명으로서 갖는 에너지와 순수함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사랑의 힘은 과학 혁명에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영화, 드라마 등에서는 흔히들 과학자는 뛰어난 두뇌와 냉철한 이성으로 우주의 운영 원리를 발견해 내고, 꽁꽁 숨겨진 자연의 비밀을 풀어 내지만, 사랑하는 여자(혹은 남자)의 마음을 알고 이해하는 데는 젬병인 인물로 묘사되곤 한다. 하지만 현실 속 과학자들의 사랑은 달랐다. ‘사랑의 힘’은 그들의 연구를 자극하고 격려하는, 학문적 영감의 원천이었다. 위대한 과학자들의 내밀한 연애사를 들여다보는 일은 사랑의 보편성과 위대함, 당대의 사회문화상을 다시금 확인하는 일이며 인류사에 길이 빛나는 과학적 성취를 좀더 쉽고 재미나게 접할 수 있는 방법이다. 상대성 이론을 발견한 아인슈타인은 천재 과학자이면서 희대의 바람둥이과에 속했다. 첫 아내 밀레바 마리치를 만나기 전의 젊은 시절은 좀 우울했다. 취리히대학을 턱걸이로 졸업한 뒤 실업자 신세에 고등학교 임시 수학교사를 전전하다가 얻은 직업이 겨우 특허청 심사원이었다. 그러면서도 수학과 물리학에 자신보다 탁월한 능력을 보인 밀레바를 만나 그의 도움 속에서 놀라운 학문의 꽃을 피울 수 있었다. 밀레바와 결혼 3년째, 광전효과와 브라운 운동, 특수상대성이론을 일제히 발표하며 과학사가들이 1905년을 ‘기적의 해’라고 부르도록 했다. 특히 특수상대성이론의 논문은 밀레바가 검토해 7곳의 오류를 수정해 줬고 ‘움직이는 물체의 전기역학적 특성에 대하여’라는 극도의 겸손한 제목까지 달아 줬다. 오만하게 기존 학계의 권위에 도전하는 듯한 인상을 피하기 위한 세심한 의도였다. 프랑스혁명의 사상적 이데올로그 역할을 맡았던 계몽주의 철학자 볼테르는 에밀리가 없었다면 그저 그런 작가로 남았을지 모른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다. 에밀리와 볼테르는 18세기 프랑스 사교계에서 불륜이면서도 공인된 연인 관계였다. 하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과학적 재능을 발휘하지 못한 에밀리와 귀족이 아닌 신분의 제약으로 작가적 재능 발휘에 한계가 있던 볼테르의 만남은 단순한 염문 이상이었다. 수학과 과학에 탁월한 재능을 보인 에밀리는 뉴턴의 ‘프린키피아’의 심오한 비밀을 끝까지 파고든 뒤 ‘뉴턴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라는 명료한 해설서를 남겼다. 볼테르 역시 에밀리의 도움을 받아 뉴턴의 법칙을 당대 정치 사회를 해석하는 잣대로 삼아 계몽주의 철학의 논리적 근간을 완성시켰다. 이 밖에도 동성애라는 금지된 사랑 속에서 인공지능의 기초를 닦은 앨런 튜링, 침팬지의 생태를 관찰한 제인 구달, 완벽한 파트너십을 보여 준 퀴리 부부 등은 사랑의 위대함을 실증하는 살아 있는 사례가 됐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신자유주의 삼킨 사회 지독한 괴물을 내뱉다

    신자유주의 삼킨 사회 지독한 괴물을 내뱉다

    우리는 어떻게 괴물이 되어가는가/파울 페르하에허 지음/장혜경 옮김/반비/288쪽/1만 7000원 이화여대 뇌융합과학연구원은 지난 16일 박모(55)씨의 뇌를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촬영했다. 지난해 말 동거녀를 살해한 뒤 끔찍한 방법으로 사체를 훼손한 박씨의 사이코패스 여부를 감정하기 위해서였다. 박씨가 당시 어떤 심리 상태에서 범행했으며 그 상태를 유발하는 근원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분석해 범죄의 고의성 여부 등을 따져 양형에 반영하겠다는 재판부의 뜻이 담겨 있다. 전문의의 문답형 정신감정 대신 뇌 영상 자료를 직접 재판에 활용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82) 스탠퍼드대 명예교수는 평범한 대학생을 두 그룹으로 나눠 간수 역할과 죄수 역할을 맡기는 ‘스탠퍼드 감옥 실험’으로 인간 본성의 비밀스러운 밑바닥을 슬쩍 엿보기도 했다. 이렇듯 인간의 존재 및 본성에 대한 탐구는 인류가 지속되는 한 멈출 수 없는 과제다. 그리스 델포이 아폴론 신전에 쓰인 수천 년 된 글귀는 ‘그노티 세아우톤’(너 자신을 알라)이다. 프랑스 시인 아르튀르 랭보(1854~1891)도 마찬가지다. 그는 ‘나는 타자(他者)다’라고 썼다. 자신으로부터 벗어나겠다는 강한 의지는 결국 자기가 누구인지를 알고자 하는 간절한 몸부림이기도 하다. 과제는 공통되지만 현상에 대한 접근 및 원인에 대한 진단도 제각각이고 그에 따라 내놓는 해법과 대안도, 당연히, 제각각이다. 현대사회에서 개인이 일으키는 대량 학살, 테러, 묻지마 살인 등 각종 반사회적 범죄는 말할 것도 없다. 평범한 어른들은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동료를 음해하고 비난하기 일쑤며 어린아이들도 학교 안에서 폭력, 왕따 등을 죄의식 없이 행하고 있다. 성과에 집착하는 교수나 연구자들은 논문을 베끼거나 실험 결과를 조작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이는 단순히 특정한 문제가 있는 몇몇 개인의 문제를 떠나 보편적인 윤리와 질서의 도착 현상과 그 배경이 된 제도적 문제를 짚지 않을 수 없게 된 셈이다. 벨기에 헨트대 교수이자 정신분석학자인 저자는 현재 인류가 처한 세상을 ‘엔론 사회’로 규정한다. 2001년 수조 원대 회계부정 스캔들을 일으키며 9·11테러 못지않게 세계적인 충격을 줬던 바로 그 엔론 기업을 소환해 냈다. 스스로 ‘도발적인 명명’이라고 하면서도 이 사회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바로 ‘빚으로 산 우울한 향락’이라고 비판했다. 그가 엔론 기업에서 더욱 주목하는 부분은 최고의 생산성을 올린 직원에게 보너스를 몰아주고 생산성이 제일 낮은 10%의 직원은 해고하는 방식의 인사정책을 삼은 모습이다. 대규모 회계부정의 씨앗은 그렇게 뿌려졌고, 모든 직원이 성과 평가의 수치 조작 욕망에 내몰렸다. 이러한 ‘엔론 모델’이 여전히 상당수 기업에서 준용되고 있다는 사실에 더욱 개탄하며, 주식시세표처럼 등수가 매겨지며 지식공장 또는 취업학원으로 전락한 대학, 이윤을 남기는 기업의 가치를 좇는 병원 등도 비판의 대상으로 삼는다. 탐욕과 허영심이 빚어낸 신자유주의적 시스템과 능력주의라는 허구성에 기대 사회의 작동원리로 삼는 문제점을 지적했고, 거기에 인간 본성의 파괴에 대한 책임의 상당 부분을 묻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가 직설적으로 진보의 이념적 스펙트럼에 기대 신자유주의적 체제를 비판하지는 않는다. 그는 철학과 윤리학, 종교학 등을 씨줄 삼고 뇌과학, 동물행동학, 정신분석학의 이론적 틀을 날줄 삼아 이를 차근차근 입증한다. 결국 신자유주의적 시스템이 만들어 놓은 사회의 무한경쟁과 물신주의, 탐욕적인 이익 추구 등에 벌거벗겨진 채 내몰린 개인들은 능력주의와 패배주의라는 이율배반적 정체성을 갖고 두 극단을 오가게 된다. 독일의 철학자 한나 아렌트(1906~1975)는 유대인 학살의 주범인 나치 친위대 장교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을 직접 지켜본 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저서를 남겼다. 그리고 ‘악의 평범성’이라는 말로 인간의 본성에 대한 통찰을 전하는 한편 아이히만에게는 ‘무사유의 죄’를 물었다. 저자 파울 페르하에허는 신자유주의 시스템에 길들여지며 보편화되고 제도화된 악에 대해 ‘무연대의 죄’를 묻는다. 즉, 대안에 대해 냉소하며 공동체의 목표를 설정하고서 타인과 연대하지 않은 채 고립을 자초하는 개인의 책임을 묻고 있다. 문제는 신자유주의 체제에 있지만 해결의 실마리는 결국 자유로운 의지를 가진 개인이 풀어야 한다. 연대가 혁명의 출발선이니까.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한글, 열정, 통일’…한국다움 상징하는 낱말 1위에 선정

    ‘한글, 열정, 통일, 희망…’ 시민들이 ‘한국다움’의 핵심으로 가장 많이 꼽은 열쇠말들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9일 “광복 70년을 맞아 문화적 자긍심을 높이고 한국다움의 가치를 찾기 위해 최근 두 달 동안 진행한 한국다움 찾기 낱말 이벤트에 해외 117개국 1만 6000여건을 포함해 총 12만 6838건의 의견이 모였고, 그중 ‘전통 낱말’로는 한글, ‘현재 낱말’로는 열정, ‘미래 낱말’로는 통일이 가장 많이 제안됐다”고 밝혔다. 특히 한글은 전통과 현재, 미래 부문에서 모두 높은 순위를 차지해 우리의 중요한 문화유산이자 미래에도 주요한 가치로 간직해야 한다는 생각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문체부는 전체 응모된 낱말을 분석한 결과 열정, 희망, 사랑, 아름다움 등 가치를 나타내는 낱말(38.9%)과 한글, 아리랑, 한복, 케이팝 등 문화콘텐츠를 나타내는 낱말(23.8%)이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열정’은 현재와 미래의 한국다움으로 꼽힌 낱말이었다. 외국인들은 ‘나에게 한국이란?’이란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어메이징’(amazing), ‘꿈’(dream) 등의 낱말을 첫손에 꼽았다. 한국다움에 대한 답변에는 ‘아름다운’(beautiful), ‘멋진’(awesome), ‘훌륭한’(wonderful) 등의 형용사가 많았다. 한편 글, 사진, 영상, 디자인, 음악 등 총 5개 분야에 걸쳐 ‘대한민국을 세계에 전하는 브랜드로’라는 주제로 접수한 공모전에서는 유럽,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등 해외 600여건을 포함해 총 8756점이 접수됐다. 전문가 심사, 온·오프라인 국민 선호도 조사, 최종 심사를 거쳐 다음달 대통령상 등 14개 팀의 수상작을 선정해 홈페이지(www.koreaourstories.kr) 등을 통해 공개한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예술인 거주하며 창작… 亞 문화교류 베이스캠프”

    “예술인 거주하며 창작… 亞 문화교류 베이스캠프”

    아시아 문화 교류의 통로이자 문화 창작과 융성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맡게 될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오는 25일 공식 개관한다. 지난 9월 일부 시설을 먼저 공개하고 운영한 데 이어 이날 전체 시설 개관식을 통해 지난 10년간의 과정에 마침표를 찍게 된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아시아문화전당)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2004년부터 건립이 추진된 이후 10년 남짓의 준비 끝에 25일 황교안 국무총리, 김종덕 문체부 장관, 중앙아시아국가 문화장관 등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개관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1980년 5월 광주의 아픔을 간직한 옛 전남도청 일대에 자리한 아시아문화전당은 전체 부지가 13만 4815㎡(약 4만평)로 국립중앙박물관의 1.2배에 이르는 등 아시아 최대 규모의 복합문화예술시설을 자랑한다. 총 7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아시아문화전당은 예술극장, 문화정보원, 문화창조원, 민주평화교류원, 어린이문화원 등 5개 원을 갖추고 연구기능, 창작 지원기능, 국제문화교류의 플랫폼 기능에 주력한다. 여느 미술관, 박물관처럼 자체 소장품을 보유하지 않는 대신 다양한 분야의 아시아 문화예술인이 거주하며 창작에 전념할 수 있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이들을 위한 창작활동 공간인 ‘아시아 창작 스튜디오’를 운영한다. 융복합 콘텐츠를 기획하는 랩(연구소) 등 연구 기능, 아카이브 기능, 문화적 자원을 바탕으로 창작·시연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 등이 다른 예술기관에서 볼 수 없는, 차별성을 갖는 부분이다. 광주라는 공간적 특성에 걸맞게 아시아문화전당은 빛의 공간을 지향한다. 재미건축가 우규승씨가 설계한 건축물은 ‘빛의 숲’이라는 건축 개념을 도입해 지하에 있는 전시장에도 채광과 환기가 충분히 이뤄지게 만들어졌다. 아시아문화전당의 주요 시설 중 하나인 민주평화교류원의 상설전시관에서는 광주 정신을 구현하고, 세계인과 공유할 수 있는 민주·평화·인권의 가치를 다양한 형태로 선보일 예정이다. 다만 개관 이전까지 아시아문화전당 소속 다섯 개의 원이 독립적인 예술감독을 두고 개별적 콘텐츠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독립성이 지나쳐 일부 폐해도 지적되고 있다. 내용이 중복되거나 통일적인 협업 체계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방선규 아시아문화전당장 직무대리는 “따로따로 콘텐츠를 마련하다 보니 원별 이기주의, 칸막이 현상이 나타났던 것도 사실”이라면서 “개관 이후에는 조직개편을 통해 원별이 아닌 기능별 운영 형태를 지향하며 아시아문화원이 총괄적으로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문화전당은 개관을 맞아 24~26일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5개 국가 문화장관이 참석하는 ‘제2회 한·중앙아시아 문화장관회의’를 갖는 한편 전국어린이박물관협의체 소속기관 등 총 13개 기관이 참여하는 ‘전국어린이박물관 박람회’, 포스트 디지털시대 미디어 탐구를 주제로 전시·워크숍·강연 등을 준비한 ‘ACT 페스티벌-테크토닉스’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다. 내년 6월에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문화장관회의가 열린다. 세계문화포럼(WCF) 개최도 추진 중이며 유네스코 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위원회 입주도 예정돼 있다. 방 직무대리는 “문화전당은 다른 예술기관과 달리 전시나 공연 같은 소비성 구조가 아니라 창작 역량을 가진 기관으로서 차별화하겠다”면서 “계절별 대형 야외축제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주변국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공연과 전시를 기획해 관광상품으로 발전시키는 등 수익사업 다변화 등을 통해 2020년까지 재정자립도 30%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영상시대 생존법… 그래픽·사진 위주 ‘EBS 지식채널형’ 책 출간

    영상시대 생존법… 그래픽·사진 위주 ‘EBS 지식채널형’ 책 출간

    스마트폰을 손에서 떼지 않는 젊은 층은 책과 거리가 멀다. 지식과 정보를 얻는 수단도 스마트폰 혹은 TV가 대부분이다. 출판계로서는 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위기감은 물론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절박함이 클 수밖에 없다. 최근 나온 ‘우리가 사는 세계’(천년의상상 펴냄)는 이러한 출판계의 절박함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텍스트 형식 면에서 보면 마치 모바일용으로 제작한 카드뉴스 같기도 하고, EBS TV ‘지식채널’ 같기도 하다. 복잡한 인문학의 사유 체계를 간명하면서도 통찰력 있는 문장에 그림, 사진, 그래픽 등을 덧붙여 담아냈다. 예컨대 18세기 후반 프랑스혁명의 실패 이후 마지막 계몽철학자로 남은 콩도르세(1743~1794)가 감옥에서 쓴 ‘인간정신의 진보에 관한 역사적 개요’에 대한 설명에서는 그의 논리를 도표와 함께 설명한 뒤 ‘교육이 평등해지면 재산의 평등도 커진다’, ‘평등이 가능해진 사회에서는 자유도 확대된다’는 식의 책 내용의 정수를 아포리즘 같은 한 줄로 정리하고 있다. 짧게 끊어 가는 호흡의 형식에도 불구하고 담고 있는 책 텍스트의 정보량과 사고의 깊이는 만만치 않다.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가 강의 교재로 쓰는 ‘문명 전개의 지구적 문맥’을 고스란히 옮긴 덕이다. 후마니타스칼리지 핵심 교양의 한 축인 ‘세계에 대한 이해’를 위해 근현대 400년을 짚어냈다. 코페르니쿠스의 과학혁명으로부터 시작해 사상혁명, 정치혁명, 경제혁명, 개인의 탄생, 근대 도시의 탄생 등으로 짚은 뒤 서양의 근대적 가치가 동아시아와 어떻게 조우했는지, 한국의 전통사회와 만나 어떤 문제와 과제를 남기며 변화·발전했는지를 담은 기초인문교양 텍스트로 거듭났다. 선완규 천년의상상 대표는 “향후 인문서 출판 경향은 기존의 텍스트를 강화하는 축과 젊은 층이 익숙한 뉴미디어적 형식을 실험하는 흐름 두 축으로 진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이번 책으로 첫 실험을 시도해 본 만큼 책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본격적인 인문학 텍스트로 들어가는 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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