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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희 저격사건’ 문서 공개] 292캐럿 다이아 목걸이는…

    ‘초대형 다이아몬드 목걸이’는 어디로 갔을까. 20일 공개된 ‘문세광 사건’ 관련 문서에는 두 가지 내용이 눈길을 끌었다. 육영수 여사 빈소에 접수된 ‘다이아몬드 목걸이’의 행방과 함께 문세광이 국내에서 보여준 ‘통 큰’ 씀씀이다. 1974년 8월15일 국립극장 광복절 행사에서 육 여사가 문세광의 총탄을 맞고 운명하자 정부는 국민장으로 치르며 당시 외무부를 통해 재외공관에도 일제히 빈소를 설치하고 조문객을 맞도록 조치했다. 이에 따라 홍콩 등 각국 영사관에 빈소가 마련됐다. 그런데 8월27일 주홍콩 총영사는 ‘재홍콩 교포인 우영순 여인’으로부터 ‘가로 3㎝, 세로 4㎝’ 크기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1개가 조의용으로 접수됐다는 공문을 보냈다. 이는 시중에서 거의 유통되지 않는 292캐럿 정도의 엄청난 크기로서 현 시가로 수백억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이와 함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대통령 비서실로 발송하면서 ‘감사 서한과 함께 반환 조치하시기 바랍니다.’고 요청했다. 이를 대통령 비서실장은 다시 ‘물품을 반환코자 하오니 당해 지역 주재 영사로 하여금 본인에게 반환토록 하고 그 결과를 회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요청했다. 그 뒤 ‘주홍콩 총영사는 동 물품을 수령했으며 우영순이 현재 서울에 체류 중이므로 홍콩에 귀환하면 전달 조치 예정임을 보고하여 왔으므로 알려드립니다.’라는 내용도 담겨져 있다. 문제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는 이렇게 ‘홍콩→서울→홍콩→우 여인(?)’을 거쳤다. 제일감정원의 한 보석감정사에 따르면 “이 정도 다이아몬드라면 박물관에 있어야 할 것”이라며 실존 자체를 의심했다. 이번에 공개된 문서에는 이 목걸이를 우영순에게 최종 전달했다는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아 그 여부와 이후의 행방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또한 문세광이 그 해 8월6일 대한항공편으로 일본에서 입국, 조선호텔에서 투숙하며 15일까지 체류하는 열흘 동안 보여준 막대한 씀씀이는 소설 속의 한 대목을 실행에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문세광은 당시 광복절 행사장으로 들어갈 때 이용했던 대형 포드 차량 운전기사인 황모씨에게 당시 돈으로 1만원을 팁으로 주는 등 서울 유흥가와 청평을 돌며 성공한 재일교포 사업가 행사를 하며 돈을 물 쓰듯 쓴 것으로 드러났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4월 재보선 전망도] 우리 ‘과반 +1’ 4월이 두렵다

    [4월 재보선 전망도] 우리 ‘과반 +1’ 4월이 두렵다

    열린우리당의 ‘과반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4월 재·보선을 앞두고 17대 총선 선거법 위반 사범에 대한 재판속도에 탄력이 붙었기 때문이다. 특히 재판부가 엄격한 분위기로 돌아서 정치권은 더욱 긴장하고 있다. ●엄해진 재판부… 정치권 긴장 열린우리당은 현재 150석으로 간신히 과반에 턱걸이하고 있다. 지난해 말 열린우리당 이상락 의원이 대법원에서 징역 6월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재판공포’는 시작됐다. 현재 선거법상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100만원 이상을 선고받은 의원은 열린우리당 9명, 한나라당 2명, 민주노동당 1명 등 모두 12명이다. 이 가운데 열린우리당 김기석·김맹곤·복기왕·오시덕·이철우 의원과 한나라당 이덕모 의원은 2심에서도 벌금 100만원 이상을 받아 의원직 상실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열린우리당 신계륜 의원과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각각 정치자금법과 노동법 위반으로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다. 정치권은 최근 재판부의 분위기가 ‘엄격 적용’으로 돌아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병도 의원은 지난 12월 1심에서 검찰의 구형량(벌금 300만원)보다 많은 1000만원이 내려졌다. 김태환 의원은 지난 5일 1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지난달 30일에는 조승수 의원이 150만원(1심),28일에는 이철우 의원이 250만원(2심)을 선고받았다.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은 얼마전 정치자금법위반 혐의로 벌금 3000만원 선고가 떨어졌다. 물론 선거법 위반이 아니어서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받아야 당선 무효가 된다. 그러나 이 의원측은 “재판부가 알아서 잘 처리해줄 것으로 본다.”면서도 혹시 형량이 높아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눈치다. ●“힘없는 의원만 가혹한 형량” 불만 정치권, 특히 열린우리당 일각에서는 “여당 의원 중에서도 특히 힘없는 의원들만 제물로 삼는 것 아니냐.”는 볼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대협 1기 의장 출신 열린우리당 이인영 의원은 “돈 없고 ‘빽’없는 의원들과 전대협 출신 의원들에게 형량이 가혹하게 내려지고 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이 의원은 이어 “2심에서 벌금 100만원 이상을 선고받은 열린우리당 의원들 대부분이 전북산업대·충남대 등 지방대 출신이거나 서울 비명문대 출신들”이라고 덧붙였다. 박준석 박록삼기자 pjs@seoul.co.kr
  • ‘디지털세대 票心’ 이슈로

    ‘디지털세대 票心’ 이슈로

    ‘투표율 제고, 개표 시간 단축 vs 개인정보 유출, 부정선거 시비 우려’ 오는 2008년 18대 총선 때 도입될 전자투표제도에 쏟아지는 기대와 걱정들이다. 전자투표는 50% 안팎을 넘나드는 데 그치고 있는 선거 평균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데 혁혁한 공헌을 세울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재·보궐 선거에서 총 유권자의 10% 남짓 득표만으로 당선되곤 했던 ‘절름발이 대의민주주의’의 완성도를 한층 높일 수 있으리라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비밀투표를 침해할 가능성, 표 매수행위 등 부정선거 시비부터 시작해 개인 정보의 유출 우려와 국가관리 문제점 등 곳곳에 허점이 도사리고 있다. ●언제부터,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 중앙선관위원회는 올해 하반기부터 학생회, 노조, 대학 등 각종 민간선거에서 시범 도입해 시스템의 완성도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어 2006년 교육감, 농·수·축협 조합장 선거에 전자투표와 종이투표를 병행 실시하기로 했다.2007년에는 일부 재·보궐선거에서부터 종이투표와 전자투표를 병행하고, 이때 해외 거주자·부재자 등을 대상으로 인터넷투표를 시범 실시할 예정이다. 전자투표의 본격적인 실시는 2008년 18대 총선부터다. 모든 선거구에서 일제히 실시되며, 부재자와 해외 거주자 등은 인터넷으로 투표가 가능하게 된다. 주소지와 상관없이 전국 어느 투표소에서도 본인 확인을 거쳐 전자투표를 할 수 있다. 2012년 19대 총선부터는 아예 안방에서도 투표가 가능하도록 인터넷 투표가 전면 도입된다. 물론, 이때도 전자투표와 종이투표는 병행된다.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의 80∼90%가 전자투표를 선택할 것이며 노인 등 일부만이 기존의 종이투표로 진행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정치권 “환영”…득실 셈은 각각 여야 정치권은 일단 원칙적 환영 입장을 밝히면서도 득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판알을 튕기는 모습이다. 열린우리당 민병두 기획위원장은 “각종 선거문화를 바꾸고 젊은층의 참여를 제고하는 데 긍정적으로 기능할 것”이라면서 “정당은 일상적으로 인터넷 정당으로 활동해야 하며 디지털 세대의 감성과 코드에 맞는 활동을 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이정현 부대변인은 “전자투표가 도입되면 20대 초반 젊은층과 노인 등 정치적으로 소외된 약자들의 참여가 늘어나는 등 전반적으로 투표율이 올라갈 것”이라면서 “노인층은 물론,20대 초반 역시 신보수주의, 실용주의 경향을 띠고 있어 한나라당이 집중 공략하면 오히려 더 유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보완 개선분야는 산적 무엇보다 인터넷투표가 전면 도입돼 안방에서 투표하게 되면 다른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투표할 수도 있다. 비밀투표는 사실상 파괴되는 셈이다. 유권자의 투표기록을 국가가 관리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개인 정보의 유출은 물론 대리 투표 등 표 매수행위가 성행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만만치 않다. 중앙선관위 한 관계자는 “유권자에게 고유의 비밀번호와 코드번호를 줄 때 유권자가 선관위에서 부여받은 번호로 접속해 나중에 다시 비밀번호 등을 최종적으로 바꾸도록 해 비밀을 보장할 수도 있고 타인의 강제에 의한 투표를 막기 위해 남이 지켜볼 때에는 가상투표를 하고, 나중에 실제 투표를 하는 방식도 있다.”면서 “이중, 삼중의 보완장치를 2012년까지 개발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록삼 박지연기자 youngtan@seoul.co.kr
  • [韓日협정 문서 공개] 사망 1인당 1650弗 받아 30만원 지급

    [韓日협정 문서 공개] 사망 1인당 1650弗 받아 30만원 지급

    ‘일제 피해자를 두 번 울린 박정희 정부의 한일 협정과 쥐꼬리 보상.’ 한일협정을 통해 일본 정부로부터 받은 무상 3억달러(당시 원화 948억여원) 중 우리 정부가 실제 개인보상에 사용한 금액은 불과 91억 8769만원(9.7%)에 불과했다. 협상과정에서 민간 피해자에 대한 보상 금액으로 3억 6400만달러을 요구했음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이는 당시 박정희 정부가 협상 과정에서 일본측에 피해자 보상 명목으로 청구권을 내세웠으면서도 협상 이후에는 실제 피해자에게 제대로 보상하지 않았음을 확인해 주는 대목이다. 그래서 향후 무더기 개별 소송이 예상된다. ●신청기간 10개월, 부상·생존자 보상안해 1965년 ‘제7차 한일회담 청구권 및 경제협력위원회 제1차 회의 회의록’을 보면, 청구권 분쟁을 우려한 일본측 대표와 달리 우리 정부측 대표는 “각종 청구권이 덩어리로 해결된 만큼 이후 개인청구권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는 각각 국내의 문제로 취급되어야 한다.”며 개인청구권 청구 가능성을 차단했다. 당시 우리 정부측의 제시 자료에 따르면 일제 피징용자는 노무자, 군인·군속을 합쳐 사망자 7만 7603명에 부상자는 2만 5000명, 생존자는 93만명이 넘어 모두 103만여명이다. 청구 금액은 사망자 1억 2800만 달러, 부상자 5000만 달러, 생존자 1억 8600만 달러 등 3억 6400만 달러로 계산됐다. 하지만 당시 정부가 1975년부터 2년 동안 실제로 사망자 8552명에게 지급한 금액이 1인당 평균 30만원에 불과한 25억 6560만원에 불과했다. 당시 정부가 피해자 보상 청구를 지렛대로 삼아 청구권 자금을 따내려 했을 뿐 실제 피해자에 대한 보상의 의지는 없었음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부상자와 생존자들이 피해 보상 청구를 했음에도 사망자 외에는 보상하지 않았음도 드러났다. 정부 관계자는 17일 “이 액수는 당시 군인 및 대간첩작전 중 사망한 향토예비군에게 지급하는 일시 급여금에 준하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무상 3억달러 농림수산에 가장 많이 사용 당시 정부는 한일협정을 체결한 이듬해부터 보상의 법률적 근거를 단계적으로 밟았다.1966년 ‘청구권 자금 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무상자금 중 민간보상의 근거를 마련했다. 그로부터 약 5년 뒤인 71년 ‘대일 민간청구권 신고에 관한 법률’을 제정, 노무자·군인·군속 등 일제에 의해 강제로 징용된 사람 중 사망자와 재산권 소지자에 한해서 71년 5월부터 72년 3월까지 10개월간 보상 신청 신고를 받았다. 74년에는 ‘대일 민간청구권 보상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75년 7월부터 77년 6월까지 2년 동안 총 인명·재산 신고건수 10만 9540건 가운데 인명보상은 8552명에게 25억 6560만원, 재산보상은 7만 4967명에게 66억 2209만원을 각각 지급했다. 모두 8만 3519건에 대해 91억 8769만원을 보상했다. 무상공여 3억달러 중 나머지는 농림수산업 부문에 37.4%인 402억 6600만원이 쓰였고, 포철 건설에 16.2%인 174억 4200만원 등이 사용됐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與 판도변화 태풍 분다

    與 판도변화 태풍 분다

    ‘노사모’를 주축으로 하는 ‘국민참여연대(국참연)’가 열린우리당 당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로 해 그 파괴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열린우리당내 당권파 일부도 가세한 국참연은 당장 4·2 전당대회의 판세는 물론 당내 역학구도와 차기 대권후보 경쟁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열린우리당 내 ‘친노’그룹은 온건파들의 ‘일토삼목회’, 실용주의 세력들의 의정연구센터, 호남파들의 월요회, 개혁당파의 참여정치연구회에 이어 ‘노사모’들의 국참연까지 가세함으로써 세력분화가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1219 국민참여연대’는 16일 서울 효창공원 백범기념관에서 공식 출범식을 갖고 정치세력화를 공식 선언했다. 국참연은 열린우리당 의원 31명과 회원 2000여명이 참여하면서 당내 유력 계파 중 하나로 떠올랐다. 특히 회원 전원은 대의원, 중앙위원, 청년위원, 여성위원 등 각종 당직과 시·군·구 의회 등에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4·2 전당대회를 앞두고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이들은 창립 선언문에서 ‘당권을 당원에게, 권력을 국민에게’를 슬로건을 내걸었다. 이어 “참여정부를 만들었던 참여세력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이 땅의 개혁은 한 발짝도 전진할 수 없다.”면서 “참여정부의 성공을 위한 든든한 개혁의 진지이자 동력인 우리당을 강화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하며, 당원이 주인 되는 국민 정당의 건설이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명계남 의장은 의장 출마 여부에 대해 “개인적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며 당내 의원과 회원들간에 논의를 거쳐야 한다.”면서도 “만약 당 의장에 출마해야 한다면 조직 점검 등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현재 회원 규모는 2000여명이지만 4월 전당대회 전까지 ‘1인당 당원 10인 배가운동’을 통해 전체 대의원 1만 5000여명 중 30% 정도인 5000여명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참연의 공격적인 태도에 재야 출신 모임인 ‘국민정치연구회(국정연)’와 개혁당 출신이 주축이 된 ‘참여정치연구회(참정연)’ 등 다른 계파들은 긴장하는 모습이다. 참정연에선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장관과 김원웅 의원, 유시민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들은 당내 20% 이상의 지분 확보를 자신하고 있다. 김두관 공동대표는 “개혁 세력이 대동단결해야 하는 만큼 ‘개혁연대’를 만들어 당원 동지들과 지도부 진출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참정연은 국참연과 내용상·조직상 겹치는 부분이 가장 많다. 재야파는 국정연을 중심으로 장영달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출범식에는 홍재형 원내대표 권한대행이 축사를 했고 ‘국민정치연구회’의 선병렬 의원과 채수찬 의원 등도 참석했다. 특히 국참연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외곽조직이라는 의혹을 받는 상황에서 정 장관의 최측근인 채 의원의 참석은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열린우리당 임채정 의장은 국참연 출범과 관련,“자발적으로 당원들이 참여해 당을 발전시키는 취지는 좋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직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앞으로 당의 운용과 발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활동 내용을 잘 연구하고 정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허준영 경찰청장 후보자 청문회

    허준영 경찰청장 후보자 청문회

    14일 국회 행정자치위에서 열린 허준영 경찰청장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부인의 국민연금 미납을 비롯해 부동산 투기, 병역기피 의혹 등 도덕성 문제가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그러나 기존에 제기됐던 의혹을 재탕, 삼탕으로 질문하면서 청문회는 다소 맥이 빠졌다. 이에 따라 이번 청문회 결과가 노 대통령의 임명권 행사에 어 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허 후보자는 이날 경찰의 수사권 독립과 관련,“경찰이 범죄의 92.6%를 수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 편의를 고려해서라도 경찰이 수사권을 갖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행자위는 청문회 결과를 바탕으로 17일 전체회의에서 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하고 김원기 국회의장에게 보고한 뒤 노무현 대통령에게 전달한다. 경찰청장은 국회의 동의를 요하거나 국회가 선출하는 공직자가 아니어서 국회 본회의 표결없이 청문의결서 채택만으로 검증 절차가 끝난다. ●병역 및 임용 의혹 1973년 첫 입영 신체검사에서 좌우 나안시력 0.08과 0.06(2차검사 좌 0.06, 우 0.07)에 색맹 판정을 받아 보충역(방위) 판정을 받았으나,84년 경찰 경정 특채 채용 신체검사를 무사히 통과한 것이 논란이 됐다. 의원들은 “당시 경찰공무원임용령 시행규칙에 따르면 시력기준은 나안 0.3이상, 교정시력 0.8이상이어야 하고 색맹이어선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허 후보자는 “평소 신체검사에서 평균 0.2 정도의 시력이 나왔는데 징병검사에서 왜 그렇게 나쁜 시력이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해명했다. 군 복무 중 대학을 다닌 것과 관련해서도 “당시 용산 국군영화제작소에서 초소 경계병으로 격일제 근무를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답했다. 병역법에 휴학을 하거나 졸업을 해야 군 입대가 가능하도록 규정한 데 대해선 “그런 규정을 몰랐다.”고 강변했다. ●국민연금 미납 및 부동산투기 의혹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은 허 후보자의 부인 강모(49)씨가 지난 99년 6월부터 상가임대사업을 시작해 국민연금 납부대상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미신고 등으로 200만여원을 미납했다고 주장했다. 허 후보자는 “국민연금 납부대상인지 모르고 있다가 국민연금공단측으로부터 통보를 받은 후부터는 바로 납부해왔다.”고 답했다. 또 2002년 비상장 장외주인 시그마텔레콤 주식 1만4000주를 구입한 것과 관련, 주식투기의혹도 제기됐다. 이어 경북 울진군 평해읍 학곡리 일대 임야를 1800만원에 구입한 것에 대해서도 의혹이 일었다. 또 부친이 2003년 대전시내 한 아파트를 구입한 뒤 1년도 지나지 않아 되판 것도 도마위에 올랐다. ●수사권 독립 허 후보자는 경찰의 수사권독립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수사권은 분권과 자율, 견제와 균형 원리에 따라야 하기에 경찰이 주체적으로 수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높은 관심을 나타내면서도 경찰과 검찰의 대립을 의식한 듯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경찰출신 열린우리당 우제항, 한나라당 이인기 의원은 수사권 독립을 지지한 반면 검찰출신 의원은 이의를 제기했다. 우제항 의원은 “우리나라처럼 검찰이 독점적 수사지휘를 하는 곳은 없다.”면서 “왜 국민들은 검찰에서 수사를 받으면 인권이 보장되다고 생각하고 경찰에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종수 박준석 박록삼기자 pjs@seoul.co.kr
  • 태평양유족회 무더기 소송

    광복 60주년, 한일회담 40주년을 맞은 올해 태평양전쟁 때 일본에 강제 징용당한 한인들과 그 유족들이 일본과 우리 정부를 상대로 무더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전망이다.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임원희 사무국장은 12일 “오는 17일 한일회담 6차 회의록 공개를 통해 일본과 우리 정부로부터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실관계 및 근거 확보가 확실시되는 만큼 변호사 선임 등 소송준비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재정경제부, 기획예산처, 보건복지부, 행정자치부 등으로 태스크포스팀을 꾸렸지만 아직까지 관련자에 대한 보상 등 가시적 조치는 취해지지 않고 있다. 정치권 또한 지난해 6월 여야 의원 117명이 서명하고 열린우리당 장복심 의원이 대표발의한 ‘태평양전쟁희생자 생활안정지원법’을 해당 상임위인 보건복지위에 상정조차 하지 않은 채 해를 넘긴 상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제구실 못하는 국회 윤리특위] 美등 외국의 윤리특위는

    [제구실 못하는 국회 윤리특위] 美등 외국의 윤리특위는

    지난 97년 미국 공화당 뉴트 깅리치 하원의장은 부정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모금한 이유로 하원 윤리위원회 조사를 받았고 결국 불명예 퇴진했다. 그는 최근 2008년 대선 도전 의사를 밝혔지만 이 ‘전과(前科)’는 정치적 족쇄로 작용할 소지가 없지 않다. 미국 의회는 100년이 넘는 역사에 비해 징계 횟수는 그리 많지 않다. 하원 윤리위는 지금까지 견책 22회, 경고 8회, 제명 4회 등 징계를 내렸다. 상원 윤리위는 견책 22회, 경고 8회, 제명 4회 등의 징계 조치를 단행했다. 미국의 심의 절차는 우리와 비슷하다. 일단 조사위가 예비조사를 통해 규칙 위반이라고 믿을 만한 근거가 발견되면 심사소위가 징계 청문회를 개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윤리위는 징계 수준을 권고한다. 이후 본회의에서 최종 징계를 결정한다. 다만 1∼2장짜리 모호한 내용으로 된 우리 국회의 의원윤리강령에 비해 미국 의회의 윤리강령은 수백쪽에 달할 정도로 방대한 양에 선물 액수, 겸직 불가 등 행위의 구체적 기준을 명시해 실효성을 높였다. 너무 엄하다는 불평이 끊이지는 않지만 여론의 눈치, 지역 주민의 도덕적 청렴성 요구의 대의 명분 속에서 명시적으로 거부하지는 못한다. 또한 미국 하원 윤리위는 우리의 특위 형태와 달리 상임위로서 다수당과 소수당 출신이 동일하게 구성된 점이 눈길을 끈다. 적지 않은 선진국에서는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면책특권이 정쟁의 도구로 악용되는 사례를 막기 위해 면책특권 예외조항을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독일은 형법 규정에서 면책 특권에서 제외되는 명예훼손 행위를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다. 영국 하원은 의회 모독죄에 대해 자체 징벌하고 있다. 경희대 임성호 교수는 “미국 등 선진국이 의회 역사가 길긴 하지만 제도적 측면에서 전적으로 배우기보다는 일부 참고할 내용이 있을 뿐”이라면서 “동료 의원을 징계하는 것은 어디에서나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그는 “면책특권을 보장하되 윤리특위를 강화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野 “추천한 李총리는?”

    이기준 교육부총리 인사 파문을 둘러싸고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이 재신임된 이해찬 국무총리와 김우식 비서실장의 책임론을 제기하는 등 여진이 가시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 김형오 사무총장은 10일 “이 총리에 대한 귀책 사유는 물어야 한다.”면서 “구두 경고를 통해서라도 ‘경거망동’을 못 하게 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전 부총리를 추천했고 인사위에도 참가한 이 총리가 여론이 잠잠해지길 기다리는 것은 책임총리답지 않다.”면서 “검증의 문제가 있다면서 누를 끼친 이들이 물러가는데 정작 추천한 장본인은 자리를 지킨다면 너무 궁색하다.”고 꼬집었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단 수석부대표도 논평에서 “이 부총리 인선 파동의 몸통은 강남 부자 중심의 교육정책에 앞장서 온 김우식 비서실장”이라면서 “사태의 본질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김 실장을 재신임한 것은 거꾸로 가는 인사정책으로 개혁을 망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은 인사 파문을 더 이상 확대하지 말고 조기에 수습할 것을 촉구했다. 임채정 집행위원회 의장은 집행위 회의에서 “이번 일을 공정한 인사시스템 개선의 계기로 삼아야지 소모적인 정쟁거리로 삼는 것은 옳지 못하다.”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검토를 지시한 인사청문회와 관련,“국무위원에 관해 국회 상임위에서 ‘약식 청문회’를 열어 검증의 과정을 갖는 것은 가능하고 옳은 일이 아닌가 한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김현미 대변인도 “대통령이 충분히 사과의 뜻을 밝히고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밝혔음에도 한나라당이 이 총리를 물고 늘어지는 것은 보복 감정”이라면서 “이전에도 2∼3일 만에 낙마한 국무위원이 많았지만 제청권을 행사한 총리의 사퇴를 묻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장전형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이 바라는 것은 경제를 살리는 일”이라면서 “이런 문제로 국정 운영이 흔들리고 끌려다녀선 안 되고 혼란을 빨리 매듭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수 박록삼기자 vielee@seoul.co.kr
  • [청와대 인사라인 일괄 사의] 여야 ‘이 부총리 파문’ 반응

    청와대의 ‘이기준 파문’ 진화 노력에 대해 한나라당은 “이해찬 총리가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인사검증 시스템 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민주노동당은 “청와대와 정부내 김우식 실장의 인맥을 모두 교체해야 한다.”며 경질인사의 폭을 넓힐 것을 요구했다. ●한나라당 사태 책임의 초점을 이해찬 총리에게 맞췄다. 실질적인 각료 제청권을 행사한 이 총리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전여옥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책임 총리라면 당연히 국정 전반에 걸쳐 무한대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더욱이 이 총리는 이기준 전 교육부총리를 추천한 것을 시인했다.”고 이 총리를 압박했다. 전 대변인은 “인사수석과 민정수석도 대통령이나 총리 등의 뜻에 따르는 ‘코드 인사’에 굴복하지 말고, 공정한 추천과 검증이라는 기본적인 소임을 다했어야 했다.”며 비판했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인사검증실무기관인 공직기강비서관실이 부적격 판정을 내렸음에도 이기준 전 부총리가 임명된 것은 인사시스템이 무용지물이 되고 인사관련자들이 허수아비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면서 “이는 이 총리가 인사추천위에 참석하는 등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태의 중심에 이 총리가 있는데도 비서실장 등이 먼저 사의를 펴명한 것은 ‘이 총리 구하기’ 제스처에 불과하다.”고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한편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단 수석부대표는 “청와대와 정부 내에 김 비서실장 인맥들도 모두 교체할 것”을 요구했다. 심 수석부대표는 “김 실장은 연세대 총장 재직 시절 기여입학제와 고교등급제 등 참여정부의 교육철학인 ‘3불(不) 정책’ 중 2가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정책을 폈던 인사”라며 “김 실장과 그의 인맥이 청와대와 정부에서 교육행정의 핵심요직에 있기 때문에 이번과 같은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 임채정 의장은 “이번 사건이 투명한 인사, 선진인사 제도가 정착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원론적 입장’만을 밝혔다. 김태홍 집행위원은 “훨씬 더 철저하고 투명하게 인사 검증이 필요하다.”면서도 “교육부총리의 사표를 수리한 이상 나머지 인사들은 강한 경고 정도가 적합하다.”고 말했다. 참여정부의 청와대 초대 홍보수석을 지냈던 이해성 집행위원은 사표수리보다는 대통령이 언급한 시스템 개선 등의 보완책을 마련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박록삼 박지연 기자 youngtan@seoul.co.kr
  • 이완용·송병준 경기일대에 땅 95만평 보유

    대표적 친일파인 이완용·송병준이 일제 때 경기도 일대에 보유했던 토지만 해도 95만평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용규의원 “시가 수조원대” 열린우리당 최용규 의원은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차원에서 지난해 10월 민족문제연구소에 연구 용역을 의뢰, 두달 동안 친일반민족행위자 토지 보유 현황 등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이들 2인의 토지에 대해 “지금 시가로 따지면 수조원대로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경기도와 강원도 일부를 조사한 결과 이완용·송병준의 땅 외에도 122건의 친일파 명의 토지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또 행정자치부가 보유한 토지대장을 분석한 결과 역시 일제 때의 일본인 명의 토지는 전국적으로 10만 2483건,3743만평에 달했다. 송병준의 경우 경기 부평 일대에 13만 3000평과 경기 고양시 등에 79만 8923평을 일제시대에 사정받았고, 이완용은 경기 광주시와 여주군 등에 14만 5098평을 소유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목록을 공개했다. ●후손들 잇단 재산 반환소송 연구용역을 맡은 민족문제연구소는 “이들의 후손이 재산반환소송을 적극적으로 제기하는 반면 국가는 별다른 제도적 대책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최 의원은 “친일파 후손들의 재산반환소송이 이완용 17건, 송병준 4건 등을 포함해 1990년 이전에 1건에 그치던 것이 1990년대에 23건,2000년 이후 7건이 접수되는 등 증가 추세에 있다.”면서 “특히 지난해 3월 친일진상규명법이 제정된 뒤에도 소송을 제기해 승소하는 경우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환수 특별법’의 제정 등이 시급히 요청된다.”고 지적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광복 60년-국민여론조사] ⑤ 전문가 좌담

    [광복 60년-국민여론조사] ⑤ 전문가 좌담

    광복 60주년을 맞아 서울신문이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와 공동으로 기획해 정치·경제·역사·통일 등 4개 분야로 나눠 보도한 국민 여론조사 결과는 우리의 현 주소를 다시금 확인케 했다. 우리 사회의 성숙함에 기반한 북한 포용의 필요성,5·16를 평가하는 인식, 경제 회복에 대한 낙관적 기대, 정치적 무당(無黨)층의 확산 등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를 토대로 학계 전문가들의 좌담을 통해 지나간 6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조명해봤다. ●경제 재도약과 강한 리더십 갈망 김형준 KSDC 부소장 근현대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사건으로 예상과 다르게 5·16을 꼽은 것은 정치심리적으로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추구가 작용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명진 국민대 사회과학부 교수 5·16이 가져온 메시지는 경제적인 함의가 더 크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경제가 어렵다보니, 경제 재도약에 대한 갈망이 담긴 것 같다. 노재봉 한국태평양경제협력위 사무국장 최근 경기가 침체돼 있고, 어렵다보니 우리 사회를 발전시킨 중요한 계기로 5·16을 꼽은 것 같은데 이는 미래에 대한 비전과 연결돼 있다. 이번 조사에서 68%가 장래가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본 것은 우리가 앞으로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다. 지금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듯해도 이런 긍정적 평가를 한 것은 의미가 있다. 김 부소장 현재 우리 사회는 리더십의 위기다. 열심히 일하면 보상받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치를 높일 수 있는 변혁적 리더십의 출현이 절실하다. 이 교수 국민들은 현재 ‘사자형 정치 지도자’를 원하는 게 아닐까 싶다. 그 맥락에서 5·16을 꼽은 것으로 보인다. 노 국장 국민들이 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데, 아무리 그렇더라도 정치의 기능이 사회에서 원활하게 작용해야 다른 모든 사회 부분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다. 다양성의 보장이라는 측면에서 ‘싸움의 긍정적 측면’을 살펴보는 고찰이 필요하다고 본다. ●성장·분배의 조화로운 병행 필요 노 국장 경제는 심리적 요소가 크다. 낙관하면 낙관적 결과가, 비관하면 비관적 결과가 나오곤 한다. 미래에 우리 경제가 전반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의 비율이 높게 나온 점은 주목할 만하다. 다만 기업가들이 수익을 내면서도 투자하지 않은 채 뭔가 리스크를 두려워하고 있다. 또한 중산층의 붕괴가 가장 큰 걱정이다. 이렇게 되면 경제가 회복되고 국가 경제는 그럭저럭 갈지 몰라도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이 교수 중산층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경제 기반이 옅어졌기 때문이다. 안정된 중산층을 키우는 문제에 소홀하게 되면 모든 상황이 극단적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김 부소장 빈부 격차 문제와 함께 반부패 문제가 중요하다. 얼마전 시민사회단체 주요 인사 150여명이 모여서 반부패사회협약을 발표했다. 선진한국의 지향점도 ‘강소국’인데, 강소국으로 가기 위한 전제로서 ‘부패 없는 사회’로 가는 게 중요하다. 이 교수 우리 사회 부패도가 그리 나쁜 정도는 아니지만 너무 절대적인 기준만을 생각하며 칭찬에 인색한 것 아닌가. 노 국장 투명하게 돈을 벌고 그렇게 쌓은 재산을 인정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자본주의에서 성취한 것에 대해 인정하는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기업가가 먼저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 부소장 작년 경제 키워드는 ‘성장과 분배’였고 정치권에서 갑론을박했지만 국민들은 병행 가능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정치권이 이러한 국민적 인식을 끌어안아 달라고 주문하고 싶다. 이 교수 국가 정책이란 것이 실질적으로 성장만 할 수도 없고, 분배만 할 수도 없는 것이다. 두 가지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김 부소장 성장과 분배의 필요성과 문제점이 동시에 나타났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성의 강화가 필요하다. 사회적 책임성이 함께 병행되어야지 성장과 분배의 동시 추구가 가능할 것이다. 노 국장 삼성의 이재용씨가 백몇십 억을 상속받으며 세금을 제대로 물지 않는 것은 잘못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말하기 이전에 원래 해야 할 최소한의 상식적이고 투명한 경영이 필요하다. 이후에 사회적 책임까지 덧붙여진다면 성장이냐, 분배냐 하는 소모적 논쟁을 종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북한, 위협 아닌 지원의 대상 노 국장 한·미관계 설정에서 잘 하고 있다는 평가와 잘못 하고 있다는 평가가 엇비슷하게 나타났다. 평가의 세부적인 원인이 궁금하다. 이 교수 젊은층은 미국과의 관계를 매우 평등한 관계로 인식하고 싶어한다. 그 심리가 현실과 관계없이 긍정적 평가로 나타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우려스럽다. 지나치게 이상적으로 보는 것 같다. 김 부소장 친미도 반미도 아닌 용미(用美)로 가야 한다. 이번 조사에서 잘·잘못 평가가 비슷하게 나온 점은 실용적 노선과 자주적 노선을 병행하는 우리 정부의 이중적 외교에 대한 평가다. 이는 여야가 따로 없는 부분인 만큼 초당적으로 대처해주기를 주문하고 싶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마저도 정쟁의 대상으로 삼는 모습이다. 유아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또 하나 특이할 만한 점은 북한에 대한 인식이다. 위협으로 느낀다는 평가보다는 지원의 대상으로 보고 있는 평가가 훨씬 많았다. 노 국장 더 이상 친북에 대한 거부감이 우리 사회에서 없어야 할 것이다. 통일 방식에 있어서는 남측이 주도권을 갖고서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 상황에서 친북을 과거와 같이 용공의 인식으로 볼 필요가 없다. 서로 평화롭게 살고 통일 시대에서 북한 주민들의 생활 수준이 높아져야 할 것이며, 국제사회에 편입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일종의 친북 아니겠는가. ●대선 후보 검증 과정 개선 필요 이 교수 인기투표 방식이 아니라 어젠다, 정책 내용 등 정치지도자에 대한 검증 과정을 강화하면서 일반 국민의 참여 제도를 보완해야 할 필요는 있다. 관훈토론, 여론조사 등은 첫 단계다. 더 나아가서 정책을 명확히 하고, 실현 가능한 정책 검증이 필요하다. 김 부소장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 과정을 통해 정치적 리더십도 강화될 수 있다. 정치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는 점에서 볼 때 잠재성 및 실현 능력에 대해 검증을 위한 검증이 아니라 내용 있는 검증이 필요하다. 노 국장 여론조사를 보니 정책 등 구체적 사안에서 보수적 사고를 하면서도 진보적이라고 스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김 부소장 이념은 일관성이 가장 중요하다. 예컨대 네 개의 이슈를 놓고 두 개는 진보고, 두 개는 보수일 경우 이는 중도가 아니라 이념이 없는 무정향이다. 지난 대선 때 보면 일관성 있는 진보가 일관성 있는 보수보다 많았다. 최근에 보니 일관성 있는 진보의 비율이 더 많아졌다. 우선은 이념 정당이 구체화되어야 한다. 이후 정책정당으로 변화해야 한다. 이념이 바탕이 되지 않는 정책은 공허하다. ●2005년 우리 사회는 이렇게 김 부소장 정치 리더십을 회복해야 한다. 자기방어적 리더십에서 벗어나 국민과 같이 갈 수 있는 미래지향적 리더십을 보여줄 때다. 여당은 야당의 기능을, 야당은 여당의 기능을 인정해야 한다. 선진화의 요체는 인물과 우연에 의해 지배되지 않고 시스템에 의해 지배될 때 선진화라고 한다. 이를 위해서 관용과 화해가 필요하다. 노 국장 모든 경제 정책에서 우선순위를 두고 움직여야 한다. 지속적 성장과 함께 기업할 수 있는 환경 조성, 상위 20% 계층의 지갑을 열 수 있는 소비진작 정책을 펴주기 바란다. 이 교수 이때까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국민 인식은 자기방어적이었다. 집권 3년차에 어떤 세력이나 정당의 리더가 아니라 국민의 지도자로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정권으로부터 소외된 집단 계층을 감싸안는 것은 어느 정도 해왔고, 이제는 국민 전체를 통합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정리 전광삼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seoul.co.kr
  • 내년 2월 與 과반의석 유지가 변수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4대 법안 처리가 결국 해를 넘겨 내년으로 넘어갈 공산이 커졌다.31일 하루가 남아있긴 하지만, 여야 합의를 통해 순조롭게 처리될 가능성은 없는 분위기다. 따라서 여야는 내년 첫 임시국회가 열리는 2월로 전선(戰線)을 이동시키게 됐다. 하지만 전황(戰況)은 올해보다 훨씬 더 격렬할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 입장에서 ‘2월’이란 시기는 더이상 후퇴하기 힘든 ‘마지노선’의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역시 4대 법안 처리를 완강히 저지할 태세에는 변함이 없다. 열린우리당으로선 무엇보다 내년 4월을 전후해 당의장 선출 전당대회와 국회의원 재·보선 등 당 안팎에 대형 행사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2월을 넘어가면 당력을 집중하기 쉽지 않다. 정치 일정상 2월을 놓치면 하반기 이후에나 ‘작전 타임’을 다시 잡을 수밖에 없다. 보다 현실적인 이유는 2월을 기해 열린우리당의 ‘화력’이 급격히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현재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열린우리당 의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이변이 없는 한’ 내년 2월쯤 의원직을 잃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 경우 현재 150석인 열린우리당은 과반이 무너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여당 단독의 회의 소집이 불가능해지는 등 올해보다 국회 운영이 훨씬 열악해지게 된다. 이때문에 여야 합의가 또다시 불발될 경우 열린우리당으로서는 올해보다 훨씬 강도높게 단독 국회를 불사할 가능성이 높다. 내년 2월에는 올해처럼 예산안이나 이라크 파병안 등 시급한 현안이 없어 ‘밀어붙이기’에 한결 부담이 적다는 이점도 있다. 여기에 원내대표 임기(5월)가 얼마남지 않은 천정배 원내대표의 의지까지 가세하면 화력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2월 국회에서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할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다. 국보법의 경우 연말 지도부 회담에서 여야가 대체입법을 방향으로 상당부분 의견을 접근시켰다는 점은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최대 난제인 국보법 7조의 찬양·고무 조항 조율 여부가 타협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당 입장에서 2월을 놓치면 17대 국회 임기 안에 국보법 폐지안 처리는 영영 힘들 것”이라며 “강행 처리냐 타협이냐의 관건은 여론의 향배”라고 말했다. 4대 법안 가운데 과거사진상규명법과 언론관계법 처리는 비교적 낙관적인 상황이다. 여야의 의견차가 대부분 좁혀진 단계다. 하지만 과거사법의 경우 심의과정에서 원안의 취지가 크게 훼손되는 등 ‘누더기 법안’이라는 비판도 있어 원점에서부터 다시 논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언론관계법 역시 ‘정기간행물 등록에 관한 법률’(신문법)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진 상태다. 하지만 방송법 등 민감한 법안에 대한 이견은 여전히 현격한 상황이어서 역시 논란의 불씨는 남아 있다. 김상연 박록삼 김준석기자 carlos@seoul.co.kr
  • 천영세 민노당 의원단대표 “10석 한계 절감”

    천영세 민노당 의원단대표 “10석 한계 절감”

    “국회는 철저히 역학관계에 의해 움직이며 결코 공짜는 없다는 냉엄한 정치 현실을 확인했다.”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에서 민주노동당 10명의 의원단을 이끌어온 천영세 의원단 대표의 감회는 더더욱 각별하다. 그는 새해를 이틀 앞둔 30일 “이러한 세력관계를 바꾸지 않는 한 소수 정당인 민주노동당이 당장 온전한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여섯달간의 첫 의정활동을 평가했다. 천 대표는 “등원이 막히고(현애자 의원), 전경의 방패에 맞고(이영순 의원), 군화발에 사무실이 짓밟히고(권영길 의원), 비교섭단체로 무시받아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노동자, 농민, 비정규직, 영세 상인 등의 요구는 봇물 터지듯 민노당에 쏟아졌다. 국가보안법 폐지와 주한미군 문제, 이라크파병 반대 등도 민노당이 집중해야 할 몫이었다. 그러나 ‘단 한 명이라도 민중의 이익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이 있었으면‘이라는 바람을 이뤄낸 민노당이지만, 교섭단체 중심의 원내 운영으로 10석의 한계를 절감해야 했다. 그럼에도 천 대표는 “민주노동당은 ‘새로운 국회의원의 상’을 만들어가고 있다.”면서 “조급해하지 않고 뚜벅뚜벅 당당하게 진보정당의 길을 걷겠다는 등원 첫 날의 다짐을 다시 되새긴다.”고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그는 10석이 ‘독자적 입법 발의’가 가능한 의석 숫자라는 상징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발의한 많은 법안중 상임위, 법사위 등을 거쳐 본회의 안건으로 올라간 법안은 ‘장애인이동권법’ 단 하나에 불과한 점 역시 인정했다. 천 대표는 또 ‘국회에 들어와서도 옛날과 다름없이 데모만 하느냐.’는 냉소적 시각을 시인하며 곤혹스러운 대목임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이에 대해선 “효과적인 원내 대응전략을 짜기가 매우 고민스러웠다.”면서 “거리로 나가 집회 현장을 찾는 것도 ‘민주노동당식 민생 정치’의 일환이었고 소수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정책·사안별로 다른 정당과 연대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열린우리당에 대해선 “사회 개혁 과제 등 전체적으로 보면 그나마 민주노동당과 가장 근접한 당이 열린우리당인 것은 확실하지만 지속적으로 연대하기에는 당의 강령과 추구하는 바가 다르다.”면서 “정책별로 연대한다는 것이 우리당 원내 전략의 원칙”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국회에 들어와서 보니 국회의원들이 바깥에서 흔히 말하듯 맨날 놀고, 먹고, 무식한 집단이 아님을 새삼 알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민노당에 와서 함께 일하면 좋겠다싶은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의원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고 동료 의원들을 평가했다. 그는 내년부터 ‘백화점식 의제 설정’을 지양하고 ‘선택과 집중’에 맞추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분식회계 집단소송 예정대로 새달 시행

    기업의 과거 분식회계에 대한 집단소송을 2년간 유예하는 내용의 법 개정이 무산됐다. 이에 따라 집단소송은 예정대로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9일 법안심사소위에서 내년 1월로 예정된 집단소송을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내용의 증권집단소송법 개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3명, 반대 5명으로 부결시켰다. 법사위 박철호 입법조사관은 “2월 임시국회에서 법사위를 열어 다시 논의하게 될 것”이라면서 “일단 1월부터 분식회계에 대한 집단소송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여의도 IN] 與당직자 “강경파 광기정치”

    열린우리당 핵심 당직자가 국보법 폐지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의원, 평당원 등 내부 흐름을 ‘광기’라고 비판해 파문을 일으켰다. 천정배 원내대표의 핵심참모인 윤석규 원내 기획실장은 지난 25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광기유감’이라는 글을 통해 “광기가 정치를 지배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당내 강경파를 겨냥했다. 그는 “개혁을 바라는 간절함, 소망, 열정, 의지 모두 좋고 개혁의 전략과 전술을 둘러싼 논쟁도 있을 수 있지만 사실에 입각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토론이 아니라 데마고그와 매터도만이 판을 친다면 이는 광기의 전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임종인 의원은 “국보법과 관련, 지도부가 갈팡질팡하지 않았다는 윤 실장의 주장은 사실 왜곡”이라며 비판했다. 윤 실장은 자신의 홈페이지와 열린우리당 홈페이지에 비판이 쏟아지자 “25일 저녁 원내대표실을 점거했던 일부 당원과의 대화를 마치고 작성해 올린 글”이라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홈페이지에서 글을 삭제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390분 마라톤회담… 성과 ‘불발’

    여야 4인 대표회담은 활동 종료시한인 27일 자정에 이르도록 마지막 1분까지 쥐어짜며 치열한 ‘마라톤 회담’을 가졌지만 결국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마치고 말았다. 여야는 이날 애초 예정된 오전 회담이 취소된 뒤 그간의 회담 성과가 지지부진했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며 상대 당의 양보와 대안 제시를 요구하며 팽팽히 맞서다가 오후 5시30분에야 가까스로 머리를 맞댔다. 다시 열린 4인대표회담은 무려 6시간30분 동안 계속됐다. ●긴박했던 회담 막판 1시간 밤 10시50분쯤 열린우리당 유인태 의원이 급하게 회담장을 찾아 이부영 의장과 10분 동안 긴밀하게 얘기를 나누고 나오자 상황은 더욱 급박해졌다. 회담장에서 나온 유 의원은 “(이 의장이)‘회담이 깨질 것 같다.’고 말하기에 그러면 깨라고 말했다.”고 말해 회담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음을 전했다. 유 의원의 방문 소식을 접한 ‘240시간 의총농성단’의 임종인·유시민·이광철·정청래·정봉주 의원 등은 곧바로 급하게 회담장을 찾아 혹시 ‘대체입법으로 국보법 폐지안을 타협할 가능성’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며 상황을 파악하는 모습이었다. 실제 유 의원은 회담장에서 나오자마자 한나라당 임태희 대변인을 찾아 10여분 동안 얘기를 나누는 등 회담장 내부 분위기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나타냈다. 회담장 주변을 떠나지 못하던 정봉주 의원은 “술 마시고 있던 유 의원을 이 의장이 급하게 찾은 것이 이상하다.”면서 “일상적인 내용이라면 임채정 기획자문위원장이나 이경숙 상임중앙위원 등을 찾았을텐데 청와대와 교감하고 있는 유 의원을 통해 국보법과 관련된 합의문안을 조율한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여야,“협상 결렬은 네 탓” 공방 열린우리당에서는 한나라당이 애시당초 4대 입법에 대한 해결 의지도, 대안도 없이 ‘시간 끌기’ 전략의 일환으로 4인 회담을 이용했다는 것이 내부의 주된 분위기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의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4인 회담은 더이상 의미가 없고, 그럴 경우 국회법에 따라 국회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한나라당을 압박했다. 그는 특히 4인 회담이 끝날 때까지 발설하지 않겠다던 회담 내용까지 언론에 상세히 공개했다. 사실상 ‘4인 회담’ 종료를 선언한 셈이다. 그동안 4대 입법 연내 처리를 주장해온 강경파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의총 소집과 연내 단독 표결처리를 촉구하고 나섰다. 반면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이 국보법 등에 대한 내부 정리도 없이 4인 회담에 임하고 있다.”면서 “합의를 위한 의지와 노력도 없이 ‘결렬’ 운운하는 것은 4인 회담을 4대 입법 강행 처리를 위한 명분으로 활용하려던 속내를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상임운영위와 최고위원·중진회의를 잇따라 열어 국가보안법 등 4대 입법에 대한 핵심쟁점에 대해 더이상 양보할 의사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4자 회담 결렬 위기서 극적 재개 이번 회담이 결렬되면 여야 관계는 걷잡을 수 없는 대치 상황으로 치달을 것으로 전망된다.4대 입법 처리과정에서 여야간 물리적 충돌도 불가피해 보인다. 새해 예산안과 이라크파병연장동의안도 여당 단독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 그 경우, 여야는 국민적 비난 여론을 면키 어렵다. 전광삼 박록삼 김준석기자 hisam@seoul.co.kr
  • 여야 4인회담 “차라리 끝내자” “27일 추가협상”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지도부가 26일 5일째 ‘4자회담’을 가졌으나 합의도출에 진통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보안법과 관련해 ‘대체입법’에서 접점을 마련한 뒤 나머지 법안에서 정치적으로 ‘일괄 처리’되리라는 낙관론은 자취를 감춰가는 분위기다. 특히 열린우리당이 27일 오전 10시에 개최될 예정이던 ‘4인 대표회담’을 연기함에 따라 회담은 사실상 결렬 위기를 맞았다는 비관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여전히 합의를 도출할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어 막판 극적 타협의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 여야는 회담에 대해 상반된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협상 일찍 끝내고 싶다.”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26일 오후 3시에 시작된 ‘4인 대표회담’을 예정시간보다 2시간여 이른 오후 4시에 끝낸뒤 어두운 표정으로 “전혀 진전이 없다.”고 전했다. 천 대표는 지난 24일 3차 회담 이후 기자간담회에서도 같은 표현을 했다. 회담 연장 가능성에 대해선 “차라리 협상을 일찍 끝내고 싶다.”며 부인했다. 천 대표는 이날 언론개혁법과 과거사법에 대해 “한나라당이 개혁법을 개정하는 취지와 관련없는 주장만 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언론운동단체가 요구했던 소유지분제한를 포기하고, 대안으로 제시했던 시장점유율도 크게 완화했으며, 과거사법도 양보할 자세를 취했다.”고 한나라당을 비판했다. 최재천 의원은 “(국가보안법의)1조 국가참칭삭제는 논외로 하고,7조 찬양고무 부분에서 한발짝도 못나가고 있다.”면서 “박근혜 대표는 7조와 관련해 ‘휴전선을 지키는 군인들이 북한군을 왜 막아야 하느냐.’고 크게 반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천 대표는 회담이 끝난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지난 25일과 오늘 회담 끝에 ‘도대체 한나라당이 어떤 안을 받을 수 있는지 대안을 가져와라.’고 요구했다.”면서 “박 대표가 27일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근본적 변화가 없다면 더 이상은 어렵다.”고 말했다. ●“27일 뒤에도 더 논의할 수…” 한나라당은 이같은 여당의 비관론이 당내 반발을 의식한 압박 카드라는 판단 아래 막판 타결가능성에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박 대표는 회담이 끝난 뒤 “4대법안 모두 중차대한 법이며, 어느 하나를 잘라서 얘기할 수 없다.”면서 “양당이 내부의견을 조율해 27일 원내대표간 전화연락을 취해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덕룡 원내대표도 “며칠 동안 심도있는 논의로 쟁점 관련 선택의 문제만 남았기에 오늘은 더 이상 진전이 없을 것 같아 회의를 마친 것”이라면서 “대화·타협정치를 하겠다고 국민들 앞에 약속했는데 최선을 다하지 않고 당내에서 일부 반발이 있다고 해서 결렬을 선언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열린우리당이 협상테이블에 나올 가능성을 낙관했다. ●여당 강경파는 지도부 압박 “4인 대표회담에서 타결되면 당지도부 불신임으로, 결렬되면 국회의장 직권상정을 요구하려고 합니다.”(열린우리당 개혁파 초선의원) 열린우리당 개혁파 의원들은 이날 천정배 원내대표 등 당지도부를 압박하고 나섰고, 평당원과 중앙위원들도 이에 가세하고 있다.‘240시간 의총 농성단’은 80여명 의원들의 서명을 토대로 ‘국보법 폐지 및 형법보완’의 당론을 관철해 내지 못할 경우 불신임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들은 당론 변경을 통해 한나라당과 ‘대체입법’ 협상을 모색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자 강하게 반발했다. 김형주 의원은 “지도부들이 당론을 고수하려는 의지가 없다.”면서 “국회의장에게 최선을 다해 직권상정을 설득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4자회담 결렬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한다. 결렬될 경우에는 당력을 모아 최선의 노력을 다한 점을 국회의장에게 설득하며 직권상정을 촉구하는 등 ‘국회의장과 담판’을 벌이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이들의 가장 큰 고민은 국회법상 국회의장이 의사봉을 쥐도록 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이종수 문소영 박록삼기자 vielee@seoul.co.kr
  • 정운찬총장 “인위적 경기부양 유혹을 버려라”

    정운찬총장 “인위적 경기부양 유혹을 버려라”

    서울대 정운찬 총장이 ‘인위적 경기 부양책’과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구호를 싸잡아 비판하며 정부 경제팀 물갈이 필요성을 지적했다. 그는 대신 정부의 구조조정 개입을 통한 제도 개편 등 ‘개혁적 케인스주의 도입’을 제안했다. 오는 27일 열릴 예정인 국회 의원연구단체 ‘민생경제연구회(회장 이석현)’ 간담회에 연사로 초청된 정 총장은 24일 미리 배포한 발제문을 통해 “지난 99년 이후 계속된 정부의 저금리정책으로 퇴출 대상기업들이 계속 유지되고 있지만, 정부는 한국경제가 고통을 겪는 것을 참지 못하고 구조조정을 인위적으로 지연시키며, 경기진작이라는 유혹에 빠져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경제의 체질개선은 아직도 요원하다.”고 정부의 ‘한국형 뉴딜 정책’에 대해서도 완곡하지만 반대의 뜻을 밝혔다. 이어 그는 “구조조정에 대해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구조조정을 행할 추진력이 있는 사람들이 경제를 맡도록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정부 경제팀의 물갈이 필요성까지 언급하는 등 날을 세웠다. 정 총장은 발제문에서 성장률, 물가수준, 주가지수, 환율 등 거시경기 지표는 좋지만 기업활동의 투명성, 기업 국제경쟁력 등 미시구조가 취약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내친김에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라는 구호에 대해서도 “계수 장난일 수도 있으며 집착할 필요없는 것”임을 강조했다. 정 총장은 현실 경제정책의 대안으로 “우리나라처럼 시장체제가 확립되지 않은 경제에서는 기본적으로 시장에 맡기되 구조조정만은 정부가 일정 수준 개입하며 시장경제 정립을 위한 제도 개편 등 개혁적 케인스주의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휘파람 돈내고 불러라”…北 저작권처 신설

    “휘파람 돈내고 불러라”…北 저작권처 신설

    북한 소설 ‘임꺽정’에 대한 저작권 문제가 내년 남측 법정의 심판대에 오르게 될까. 북한이 지난 6월 내각 산하에 ‘저작권처(처장 장철순)’를 새로 만든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북측은 또한 저작권 보호의 일환으로 남측에 저작권 대리인 선임 작업을 진행 중이며, 남측의 출판·영상물, 음반 등 무단사용 사례를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북측은 최근 모든 작가들로부터 수표(서명)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남한이나 외국에서 북측 작가의 서명이 없는 출판물 등이 나올 경우 저작권보호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이사장 한완상) 관계자는 23일 “북한이 지난해 4월 저작권 보호 국제기구인 베른협약에 가입한 뒤 지난 6월 저작권처와 저작권 관리기구인 ‘저작권사무국’을 만드는 등 영상·출판물에 대한 저작권 보호 정책 집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일본과 남측 등의 무단사용에 대한 사용료 청구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른협약은 회원국들간에 사용료 청구 등을 통해 가입 이전의 저작권에 대해서도 보호받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는 “일단 벽초 홍명희 선생의 소설 ‘임꺽정’과 홍 선생의 손자인 홍석중씨의 소설 ‘황진이’가 북측 저작권 계약의 첫 번째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북측 출판물 등에 대한 남측내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소송 진행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SBS 드라마 ‘임꺽정’과 관련한 협상은 아직 진척이 없다.SBS측은 “그동안 북측 대리인이라며 원작 사용료를 달라고 한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북측의 위임장을 가져오면 공식 협상을 할 수 있다.”고 일단 일축하고 있는 입장이다. 다만 이미 노래방 등에서 빈번하게 불리어지고 있는 북한가요 ‘휘파람’,‘반갑습니다’,‘심장에 남는 사람’ 등에 대한 곡사용료 문제는 기존의 사용에 대해서는 양해하고 향후 곡사용료를 받는 쪽으로 해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북측은 일본에서는 조총련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북측 영상물에 대한 사용료로 1분당 500달러를 요구하고 있다. 도쿄TV와 후지TV 등 일부 언론사에서는 “저작권법상 인정되는 보도 목적의 인용분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 소정의 사용료를 지불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다른 언론사에서는 “자국법에 의해 대북 송금이 규제되고 있다.”면서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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