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박록삼
    2025-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이혼
    2025-08-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625
  • 영산강유역 대형전용 옹관가마터 확인

    나주 오량동 토기요지(사적 제456호) 발굴 현장에서 옹관 가마터와 가마 폐기장이 대거 확인됐다. 그간 일부에서 제기해 왔던 대형 옹관을 굽던 곳이 아니라는 논란도 이로써 잠잠해지게 됐다. 문화재청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14일 “가마 밀집 분포지역을 전면 발굴 조사한 결과 가마 18기, 폐기장 1기, 작업장 1곳 등 20기의 유구(遺構)와 옹관 조각, 토기 조각 등 유물이 출토됐다.”고 밝혔다. 연구소 측은 이번 조사에서 발견된 가마 18기는 1500㎡에 걸쳐 밀집 분포돼 있으며 이 외에도 유적 전체 면적인 2만 6000㎡에서 가마의 흔적이 확인돼 이 지역에 대규모 옹관 생산 시설이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마의 조업 시기는 5세기 후반으로 추정된다.정성목 학예연구사는 “오량동 토기요지는 영산강 유역에만 있는 대형전용 옹관 가마터로 그동안 알려졌지만 그렇게 볼 수 없다는 이견도 일부 있었는데 가마의 구조적 특징과 폐기장에서 확인된 옹관 조각 등을 볼 때 그간의 논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구소 측은 15일 오전 발굴 현장에서 관련 전문가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발굴조사 성과를 공개한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동아시아문화유산포럼·조선왕릉 심포지엄 연다

    전통과 역사에 과학의 옷을 입혀 오늘의 것으로 발굴, 보존하는 것이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임무다. 다음달 개소 40주년을 맞아 국제포럼, 학술대회 등을 잇달아 연다. 문화재청 산하 국립문화재연구소는 13일 “일본, 중국, 몽골, 러시아 등의 8개 문화재 연구기관이 참가한 가운데 오는 24일 ‘동아시아문화유산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라면서 “공동문화권에 속하는 여러 기관의 교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이 지역 문화재 연구와 보존, 활용에 대해 공동으로 문화재 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오는 16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미술사로 보는 조선왕릉’을 주제로 조선왕릉 학술심포지엄을 열고, 30일에는 여러 명승지 관광산업의 수준을 높이고 콘텐츠 개발을 검토하는 학술대회를 연다. 연구소는 1969년 11월17일 문을 연 뒤 문화재 발굴과 보존 등의 업무를 전문적으로 담당해 왔으며 올해 1월 산하에 보존과학센터가 문을 열면서 숭례문 현판의 완벽한 복원을 이뤄내는 등 성과를 차곡차곡 쌓아 왔다. 최근에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기술 협력을 맺는 등 문화재 보존 처리에 과학적 방법을 도입하고 있다. 김봉건 소장은 “미륵사지와 황룡사지에 대한 발굴 작업이나 보존과학센터 개원, 해외에 있는 미술 관련 작품에 대한 공동 연구 등이 40년 동안 거둔 소중한 성과”라면서 “조만간 40년 역사를 정리한 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전국 600여개 박물관 ‘한자리’

    서울 용산으로 가면 한국의 박물관에 대한 모든 것이 일목요연하다. 오는 18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한국 박물관 개관 100주년을 기념해 전국 600여개 박물관, 미술관이 함께 참여하는 ‘박물관 대축전’이 열린다. 들어서는 정문부터 시작해 열린 마당과 거울못 등 박물관 구석구석이 역사, 현황, 비전 등을 소개하는 ‘박물관 박람회’가 되는 셈이다. 정문에는 전국 15개 지역 박물관 협의회를 주축으로 박물관, 미술관을 소개하는 홍보 부스가 운영된다. 발품을 팔고 전국을 누비지 않아도 여러 지역의 다양한 소장품, 출판자료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열린마당에서는 이화여대자연사박물관, 허준박물관, 가회민화박물관,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등 특색 넘치는 39개 기관이 참여해 민화 부채 만들기, 진주 오광대 탈 만들기, 가야 토기 만들기, 대동여지도 목판 인쇄 체험하기, 총명환 등 전통 약 만들기 등 체험 부스를 마련해 놓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 예술박물관’에서 아프리카 수공예품을 만들며 다른 문화와의 공존을 배우고, ‘부천로보파크’에서는 로봇댄스 공연을 보고 종이로봇을 만들며 미래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다. 17~18일에는 박물관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소재로 음악과 무용, 퍼포먼스를 결합시킨 특별창작공연 ‘시간의 섬’이 개막 및 폐막 공연으로 펼쳐진다. 또 13일과 15~16일에는 ‘어린이·청소년 박물관 글짓기 대회’가 열린다. 이밖에 어린이박물관 옆 버금홀에서는 지난 5월 개최된 제34회 ‘어린이 문화재 그리기 대회’ 입상작 95점이 오는 25일까지 전시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세계서 가장 작은 아기공룡 발자국

    세계서 가장 작은 아기공룡 발자국

    역시 한반도 남반부는 공룡들의 왕국이었음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경남 남해군 창선면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것중 가장 작은 아기 공룡 발자국 화석이 나왔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천연기념물센터는 12일 “길이 1.27㎝, 폭 1.06㎝의 소형 소각류 공룡 발자국 화석이 발견됐고, 지난달 제69차 세계척추고생물학회에 발표돼 그 학술적 가치와 중요성을 공인받았다.”면서 “현재 세계 최소 공룡발자국으로 세계기네스북에 등재된 것은 스코틀랜드에서 발견된 길이 1.78㎝, 폭 1.16㎝의 발자국 화석으로 남해군 화석은 이보다 29% 정도 작다.”고 밝혔다. 이 화석은 2007년 10월 창선면 남해역사연구회의 박근실씨가 처음으로 발견하고, 이듬해 8월에 진주교대 서승조·김경수 교수가 확인했다. 김경수 교수는 “발자국 길이로 볼 때 이 공룡은 키가 10㎝를 넘지 않았을 것이며 알에서 부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끼 공룡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천연기념물센터는 이번 성과를 정리, 국제학계에 연구 논문으로 발표한 뒤 내년 하반기쯤 대중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조선시대 그림속 잔칫집 구경갈까

    조선시대 그림속 잔칫집 구경갈까

    신하가 70세가 넘으면 조선의 임금은 궤장(几杖·의자와 지팡이)을 내리며 잔치를 베풀어준다. 이 장면을 그려 모은 것이 사궤장연회도첩(賜?杖宴會圖帖)이다. 또 굽이굽이 흐르는 대동강에 배를 띄우고 부임을 환영하기 위해 일반 백성과 양반들이 모두 모여 으리으리하게 연회를 연다. 이는 평양감사향연도(平壤監司饗宴圖)가 고스란히 보여준다. 평양감사를 마다하지 않은 이유가 짐작된다. 이뿐인가.회혼례(回婚禮)를 치르는 할머니·할아버지는 60년 전 설렘의 그 시간으로 돌아가 연지곤지 찍고, 사모관대를 썼다. 자식, 손자, 증손자들까지 모두 모여 치르는 흥겨운 한판 잔치다. 회혼례첩(回婚禮帖 ·작은 사진)의 노부부, 그 옛날 그 첫날밤처럼 가슴 콩닥거렸을까. 국립중앙박물관이 ‘잔치풍경-조선시대 향연과 의례’를 주제로 그림 및 공예품을 12월6일까지 전시한다. 역사기록화들로, 수 백년 전 언감생심이었을 조선의 궁궐 안에서 벌어졌던 잔치는 물론 사대부 집안의 떠들썩한 잔치도 엿볼 수 있다.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됐다. 1부와 2부는 왕실의 축하의례와 향연문화를 중심으로, 3부와 4부는 사대부 및 민간의 잔치 문화를 소개하는 식으로 구성됐다. 원자의 탄생, 왕세자 입학, 왕의 등극과 같은 왕실의 축하 의례와 관련된 그림은 물론 보인(寶印)·교명(敎命) 등과 같은 각종 상징물, 잔치에 사용됐던 왕실 공예품 등을 선보인다. 또한 200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된 의궤(儀軌)도 특별히 출품됐다. 특히 궁중 잔치의 모습을 그린 ‘진찬도(進饌圖)’와 잔치의 전말을 기록한 ‘진연의궤(進宴儀軌)’ 등은 왕실 잔치의 풍경을 여실히 설명해준다. 4부 ‘벼슬길의 기념잔치’에서는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관직 생활 중 열렸던 각종 축하의식과 기념 잔치의 모습을 소개한다. 과거에 급제한 후 벌이는 일종의 시가행진 격인 ‘삼일유가(三日遊街)’, 시와 술과 자연을 즐기던 문인들의 모임을 그린 ‘계회도(契會圖)’ 등 다양한 모습이 보여진다. 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조선시대 모든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을 나누고 화합하는 잔치의 분위기를 생생하고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싶었다.”면서 “흥이 넘치면서도 방탕하지 않은 우리네 전통 잔치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볼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비유럽권 작가는 노벨상의 주변부?

    비유럽권 작가는 노벨상의 주변부?

    물론 문학작품의 가치를 점수로 계량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무슨무슨 문학상을 심사할 때도, 신춘문예에서 당선작을 골라야할 때도 심사위원들은 늘 난감하기 그지없다. 게다가 나름의 기준을 갖고 평가하고 심사하건만,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이런 기준 역시 시대에 따라,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국내 문학상 중 상당수가 엄정한 평가 기준과 함께, ‘안배와 배려’가 심사 기준의 한 부분이 되는 경우도 왕왕 있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루마니아 출신의 독일 작가 헤르타 뮐러(56)가 선정됐다. 국내는 물론, 스웨덴 등 유럽 현지에서도 의외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아모스 오즈(이스라엘), 조이스 캐럴 오츠, 필립 로스(이상 미국), 아시아 제바르(알제리), 아도니스(시리아) 등 유력할 것으로 거론되던 작가들이 모두 ‘비유럽권 작가’였기에, 후보로 언급되지 않았던 독일 작가의 수상은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또한 뮐러가 독일 독자들에게도 그리 익숙하지 않은 작가라는 점에서 더욱 놀라웠다. 서울대 독문과 최윤영 교수는 “독일에서도 이민(移民) 문학은 주변부 문학이며 그 주변부 문학 중에서도 주로 터키계 작가들이 언급되기 때문에, 헤르타 뮐러의 수상은 대단히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아무런 편견이 작용하지 않은 대단히 공명정대한 심사였거나, 아니면 지독한 편견에서 헤어나지 못한 심사였거나 둘 중 하나였을 것이다. 실제로 최근 15년 동안 노벨문학상은 단 한 차례(2003년 남아공의 존 쿠시)를 제외하고는 유럽 문학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1994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일본 소설가 오에 겐자부로 이전 15년을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15번 중 무려 9번이 남미, 미국, 아프리카, 아시아 등 비유럽권 작가였다. 이쯤되면 최소한 한림원 심사위원들에게 만큼은 세계 문학의 중심축이 유럽으로 완전히 이동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노벨문학상 자체에 호들갑을 떨 일은 없겠지만, 국내에서는 올해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시인 고은의 수상에 일말의 기대를 품었다. 40종의 시집과 작품집이 영어, 불어, 스페인어, 독일어 등 18개 언어로 소개됐고, 유력 후보로도 매년 이름을 올리고 있으니 때가 점점 무르익고 있음은 분명하겠다. 물론 노벨문학상 심사의 경향이 과거 30년 동안 흐름을 타고 움직였듯 앞으로 또 움직일 것이라는 전제가 필요하지만 말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가족의 고통과 상실 그리고 희망

    물론, 필연성은 없을 것이다. 한국 문학은 1963년생 토끼띠들에게 무한한 축복을 안겨줬다. 신경숙, 공지영, 공선옥, 김소진 그리고 김인숙 등 문학의 꿈틀거리는 힘을 실감하게 해주는 젊은 작가들이 모두 1963년생들이다. 하지만 문단에 전면 배치된 이들에게 내려진 축복은 그 무게만한 고통스러움의 또다른 이름이다. 그중 한 명인 김인숙은 1983년 스무살 나이에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니 벌써 26년차 중견 작가다. 그녀가 자신의 여섯 번째 소설집 ‘안녕, 엘레나’(창비 펴냄)를 내놓았다. 일곱 편의 단편으로 묶인 ‘안녕, 엘레나’는 가족의 다양한 관계 속에서 겪는 상처의 유형을 그리고 있다. 장편소설 11권까지 더하면 무려 17번째 책이다. 김인숙은 거의 모든 작품에 걸쳐 아버지와 딸, 혹은 어머니와 딸, 아니면 이란성 쌍둥이 형제와 나, 어머니와 나와 딸 등 가족 내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관계를 불안과 상실의 시선으로 지켜보며 소통과 회복을 꾀한다. 그녀가 그려낸 모든 관계 사이에 존재하는 것은 고통과 상실, 그리고 욕망이다. 하지만 김인숙의 작품 속에서 그 관계는 일그러지거나 외형상 사라질지언정 결코 깨져버리지는 않는다. 고통과 상실을 정면으로 대하는 것만이 치유의 첫 걸음임을 김인숙은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희망의 싹은 사그러지지 않고 관계의 복원, 소통으로 이어진다. 표제작 ‘안녕, 엘레나’에서는 원양어선 선원이었다가 어머니에게 이혼 당한 뒤 무기력한 삶을 살다가 ‘미안하다고 말하지도 않고 죽어버린’ 아버지를 원망하던 ‘나’는 영정 앞에서 나즈막히 ‘아빠’라고 불러본다. ‘어느 찬란한 오후’는 단오에 함께 태어난 이란성 남녀 쌍둥이 여동생 병숙이 등장한다. 태생적으로 생존의 경쟁에 시달려야 했던 병숙은 여자로서, 쌍둥이 동생으로서 오빠 승욱과 불화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쌍둥이 오빠가 병원에서 지내며 경제적으로, 신체적으로 절대 약자가 됐음을 절감한 뒤 자신과 오빠의 생일을 마음 속으로 축하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노벨문학상 獨 헤르타 뮐러

    2009 노벨문학상 역시 유럽 편중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8일 “2009 노벨문학상에 독일 작가 헤르타 뮐러가 선정됐다.”면서 “그는 ‘밑바닥(Niederungen)’ 등 작품을 통해 압축적인 표현과 진솔한 산문으로 소외된 자들의 상황을 잘 묘사했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시인 고은 역시 후보로 거론됐지만 다시 한 번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헤르타 뮐러는 지난해에도 유력한 수상 후보로 꼽히는 등 세계 문단의 주목을 받아왔지만 국내에서는 작품 번역 등이 거의 되지 않아 낯설다. 그는 1953년 8월 루마니아 니치도르프에서 태어난 뒤 루마니아 티미소아라 대학에서 독일 문학을 공부했다. 1982년 루마니아 소수민족들의 부박한 삶을 핍진하게 잘 묘사한 데뷔작품 ‘밑바닥’을 내며 독일 평론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루마니아 독재 정권과의 불화는 피할 수 없었다. 결국 1987년 루마니아 정부의 작품 검열을 피해 남편과 함께 독일로 망명한 뒤 베를린에 터를 잡고 ‘외다리 여행자’ 등 본격적으로 창작 활동을 벌여왔다. 시인이면서 소설가인 뮐러는 주로 루마니아 독재 정권 하에서 겪은 공포와 불안, 인간의 본질적 성정 등을 주된 작품 주제로 삼고 있다. 노벨문학상 상금은 1000만크로네(약 140만달러)며 시상식은 오는 12월10일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박록삼 강병철기자 youngtan@seoul.co.kr
  • 루마니아 독재치하 인간본질 탐구

    루마니아 독재치하 인간본질 탐구

    8일 오후 8시(한국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림원 문이 열리자 대기선 앞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던 수많은 마이크와 카메라, 기자들의 시선이 일제히 발표자에게 쏠렸다. 그리고 ‘독일 작가 헤르타 뮐러’라는 멘트가 나오자 환호와 박수가 터져나왔다. 스웨덴어, 영어, 독일어 등 여러 언어로 같은 내용이 잇따라 발표됐다. 올해 역시 ‘유럽 문학 우월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이 앞섰다. 노벨문학상 발표를 코앞에 두고 한 한림원 심사위원이 ‘유럽권 독식’을 우려하는 지적을 한 터여서 발표결과는 더욱 의외였다. 게다가 헤르타 뮐러(56)의 작품들은 국내에 전혀 번역 출간되지 않았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독일문학 권위자인 김주연 한국문학번역원 원장조차 노벨문학상 발표 직후 “국내에는 다소 생소한 작가”라고 언급할 정도였다. ●독일내 반 외국인 정서 등 인식 지평 넓혀 그러나 뮐러는 독일문단에서는 ‘현대 독일어권 최고 여성작가 중의 하나’로 평가받을 정도다. 특히 1982년 그가 스물아홉 살 때 내놓은 첫 소설집 ‘밑바닥(Niederungen)’은 루마니아 소수민족의 힘겨운 농촌생활을 간결한 언어로 서술한 작품이었고, 이는 루마니아에서 검열을 거친 끝에 어렵사리 검열본으로 나와 그를 좌절하게 했다. 하지만 1984년 독일에서 삭제되지 않은 원본이 출판되면서 독일 평론가들의 뜨거운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서구 독자들에게 뮐러의 이름을 처음으로 알릴 수 있었다. 그가 두 번째로 내놓은 ‘우울한 탱고(Drueckender Tango)’ 역시 루마니아 독재 정권에 대해 비판을 했다는 이유로 출판이 금지되는 등 숱한 필화사건을 겪었다. 이는 그의 독일 망명을 재촉했고, 결과적으로 오늘날 노벨문학상 수상까지 이어지게 했다. 1987년 독일 망명 이후 내놓은 ‘외다리 여행자(Reisende auf einem Bein)’와 차우세스쿠 정권이 무너진 뒤 쓴 자신의 첫 번째 장편소설 ‘그때 벌써 여우가 사냥꾼이었네’ 등 루마니아 독재정권에서 겪은 공포와 불안 등의 체험이 주로 깔려 있었다. 하지만 뮐러는 거기에서 머물지 않았다. 1992년 쓴 산문집 ‘따뜻한 감자는 따뜻한 침대’에서는 쿠르드족의 박해, 걸프전, 독일내 반 외국인 정서 등 인식의 지평을 범인류로 넓혀왔음을 보여줬다. 뮐러는 하인리히 하이네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베를린문학상, 프란츠 카프카 문학상, 클라이스트 문학상 등 여러 문학상을 수상했다. 한림원 종신서기 페테르 엥룬드는 “그는 루마니아에서 박해받은 반체제 인사로서, 이방인으로서 자신의 배경을 얘기한다.”면서 “그의 글은 매우 독특한 스타일과 경이로운 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 역시 “의외” 뮐러의 수상을 두고 국내 독문학 전문가들도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숙명여대 신혜양 교수는 “독일내에서는 여성 작가로서 인지도를 갖고 있으나 많은 사람들이 연구하고 관심을 갖는 대중적인 작가는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대 독문과 임홍배 교수 역시 “특히 외국계 출신 작가들의 활동 폭이 좁은 독일이라는 점에서 볼 때 더욱 의외의 결과”라고 전했다. 물론 긍정적 평가도 있다. 서울대 독문과 최윤영 교수는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을 두고 “전 세계가 다문화사회가 되는 가운데 그 통합을 염두에 둔 상징적 수상”이라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유럽도 통합 이후에 국경이 무너지고 있어 문학계에서도 이민문학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특히 이중삼중의 억압을 받을 수밖에 없는 여성작가라는 점에서 헤르타 뮐러는 현 사회를 반영하는 작가”라고 했다. 박록삼 강병철기자 youngtan@seoul.co.kr
  • 경남 남해군 요트학교

    경남 남해군 요트학교

    난데없지만, 퀴즈다. 이것은 최근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잠깐 화제에 올랐던 레저 스포츠다. 또한 십수년 전부터 한 개혁적 대통령 후보를 집요하게 공격했던 것이기도 하다. ‘호화 사치스러움, 반 서민적’이라는 이유 등에서였다. 너무 쉽나? 정답은, 바로 요트 세일링이다. 귀족 호사 취미 혐의를 받았던 두 사람 사이에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면 검찰총장 후보자는 요트가 아닌 다른 숱한 위법, 탈법의 결격 사유들이 총체적으로 작용해 낙마했고, 대통령 후보는 수구 언론이 오랜 시간에 걸쳐 집요하게 ‘개혁을 말하며 호화 요트를 즐기는 이중성’이라며 물고 늘어졌음에도 국민적 지지 속에 대통령에 당선됐다는 점이다. 어쨌든 애꿎은 요트만 중간중간 인구에 회자되며 구설수에 올랐다. 하지만 요트는 단언컨대, 결코 호사 취미가 아니다. 그저 대중화되지 않았을 뿐이다. 사람들은 ‘태양은 가득히’나 ‘에덴의 동쪽’같이 진짜 호화 요트가 등장하는 영화를 너무 많이 봤거나 혹은 진실을 애써 외면한 채 정치적 파당에 요트를 때로는 이쪽, 때로는 저쪽 당원으로 가입시켰을 뿐이다. ●요트, 호화·귀족 레포츠 편견을 깨다 전 검찰총장 후보자와 전 대통령 후보자가 즐겼던 요트는 모두 1~2인용으로 ‘딩기 요트(Dinghy Yacht)’라고 부르는 것이다. 엔진 없이 바람의 힘만으로 움직이는 요트다. 이 요트 1척의 가격은 ‘고작’ 550만원이다. 싸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초고가의 골프 장비는 말할 것도 없고 등산 장비, 마라톤 장비, 낚시 장비 등을 제대로 갖출 때 역시 수백만원이 훌쩍 들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보통 수준이라 할 수 있겠다. 전직 대통령 후보에게 요트를 가르치기도 했던 국가대표 요트 선수 출신의 오종렬씨는 “귀족 스포츠니 호화 레저니 하는 말을 들을 때마다 너무나도 안타까웠다.”고 답답했던 그간의 심경을 털어놓았다. 게다가 딩기 요트는 굳이 구입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이미 부산에서 요트 관련 교육, 상담 회사(더 위네이브)를 운영하고 있던 오씨는 지난 3월 경남 남해군과 손을 잡고 삼동면 물건리에 요트학교를 열었다. 요트가 얼마나 대중적인 스포츠인지, 세 면이 모두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에게 요트가 얼마나 적합한 스포츠인지 증명하고, 그래서 사회적 편견에 뒤덮여 있는 요트를 대중 레포츠로서 당당하게 복권시키겠다는 의지였다. 남해군민들은 이곳에서 무료로 요트 교육을 받을 수 있으며 일반인들은 4시간 남짓의 교육 및 체험을 하는 데 4만원이면 된다. 3~4인이 함께 세일링할 수 있는 요트는 역시 4시간 교육·체험에 6만원이다. 80시간의 기본교육(56만원)을 이수하면 요트 세일링은 언제든지 무료다. 어쨌든 덕분에 남해군에는 마을별 요트클럽만 벌써 3개가 만들어져 있을 정도로 요트가 널리 퍼지고 있다. ●내일부터 사흘간 보물섬 요트축제 어떤 필설도 체험을 대신하기는 어렵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에서 스윔슈트, 구명조끼, 슈즈 등을 갖춰 입는다. 그리고 일단 가장 기본적인 테이킹 동작을 반복해서 배운다. 테이킹은 바람을 거슬러서 전진할 수 있는 기술이다. 딩기 요트의 왼쪽 오른쪽에 번갈아 앉으며 돛의 방향을 바꾸면 지그재그로 역풍을 뚫고 나아갈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바람은 초속 1.5~4m 정도. 시속 1~4노트 정도 속력이 나와 초보자들이 딩기 요트를 즐기기에 딱 좋겠다는 오종렬 교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뭍 위에서 반복했던 훈련은 거의 무용지물에 가까웠다. 우선 러더(방향을 전환하는 키)를 밀고, 뒷발을 내민 뒤 몸을 요트 가운데로 옮겨 웅크렸다가 돛이 머리 위로 지나가면 반대편 뱃전에 앉는 것을 반복해야 하는데 바다 위에 몸을 띄운 순간부터 순서가 엉키고, 줄을 잡은 손과 러더를 잡은 손이 꼬이며 허둥지둥 제멋대로였다. 나중에는 그저 요트에 퍼질러 앉아 바람이 부는 대로 움직이거나 제자리를 맴도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오 교장과 강사들이 모터보트를 타고 초보자들 주변을 돌며 요령을 거듭 알려주니 조금씩 익숙해진다. 두 시간쯤 지나 조종이 제법 익숙해졌다 싶으면 드디어 진짜 출항이다. 물건항을 벗어나는 것. 참새떼처럼 늘어앉아서 낚싯대를 드리운 이들이 있는 방파제 테두리를 벗어나 망망한 바다로 나간다. 군청색 남해 바다는 푸른 하늘의 흰 구름과 어우러져 숨이 턱 막힐 듯한 아름다운 풍광을 선사한다. 여기에 해질녘 물건항 뒷산으로 뉘엿뉘엿 넘어가는 황금빛 햇살이 남해 바다를 물들이면 남해군 딩기 요트 체험의 정점을 찍는다. 이곳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 물건항에서는 9일부터 사흘 동안 ‘2009 보물섬 요트축제’가 열린다. 사실상 처음 열리는 이번 축제에서는 제2회 보물섬컵 전국 동호인 요트선수권 대회의 체육행사와 함께 요트 모형 만들기, 해양레저체험뿐만 아니라 숲속음악회, 시월愛 가을 소나타, 바다영화제, 문학기행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펼쳐진다. 문의 남해군 요트학교 070-7755-5278. ●힐튼 남해골프·스파 리조트에서 럭셔리한 하룻밤 요트학교에서 4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힐튼 남해 골프&스파 리조트는 국내 최고급 리조트임을 자부한다. 가장 작은 스튜디오형 객실(35평)에서 하룻밤 묵는 비용이 40만원을 훌쩍 넘어서니 엄청 비싸다. 그러나 그에 걸맞은 격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어느 곳에서나 남해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바다를 바라보는 11개홀, 바다에 접한 7개홀 등 환상적 골프코스는 승부에 연연하는 ‘쩨쩨한 샷’을 떨쳐내 주는 호방함을 안겨준다. 이 밖에 골퍼들을 위해 특화시킨 마사지 등 최고급 스파 시설인 ‘더 스파’ 역시 해외 최고 휴양지 리조트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하다. 힐튼 남해 골프&스파 리조트는 개관 3주년을 맞아 다음달 14일까지 디럭스 스위트에서의 하룻밤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개관 3주년 기념 패키지를 선보인다. 하지만 이 리조트가 갖고 있는 가장 큰 미덕은 현지와의 자연스러운 어울림이다. 생뚱맞은 초호화 리조트가 아닌, 고기잡는 어부의 통통배가 리조트 앞바다를 지나고, 해가 뜨기도 전 농군들은 리조트를 가로질러 논밭을 갈러 간다. 보통 리조트에서 볼 수 없는 ‘자연스러운 낯섦’이 있다. ●여행수첩 ▲먹을 거리 멸치쌈밥의 진짜배기 맛은 오직 남해에서만 맛볼 수 있다. 제철은 4~5월이지만 요즘은 사철 맛볼 수 있다고 한다. 멸치쌈밥은 어른 손가락 두 개를 합쳐 놓은 정도의 굵은 멸치 수십 마리와 우거지를 듬뿍 넣고 자작자작 조린 뒤 초마늘과 함께 상추, 깻잎에 싸먹는다. 퍽퍽한 고등어조림과 차원이 다르며 뼈를 발라야하는 갈치조림의 번거로움도 없다. 우리식당(055-867-0074)이 유명하다. 물건항 근처의 햇살복집(055-867-1320)은 남해 멸치만 한 크기의 졸복으로 팔팔 끓인 졸복탕이 유명하다. 졸복과 미나리, 콩나물을 건져 밑반찬과 함께 비벼 먹도록 큰 대접도 함께 내놓는다. 남해 마늘과 함께 복어 튀김도 아주 맛있다. 글 사진 남해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겸재와 함께한 40년 숙명이자 영광”

    “겸재와 함께한 40년 숙명이자 영광”

    “이 책 한 권이면 겸재를 이해하는 데 충분할 것입니다. 그동안 뒤죽박죽 흩어져 있던 것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습니다.” 38년 세월 동안 겸재 정선 연구의 외길을 걸어온 최완수(67) 간송미술관 한국민족미술연구소 연구실장은 7일 자신의 모든 연구 활동을 집대성한 ‘겸재 정선’(전 3권·현암사 펴냄)을 내놓았다. 겸재 서거 250주년에 맞춘 쾌거다. 그는 애써 말을 아끼면서도 필생의 역작을 내놓은 데 대한 뿌듯함과 자긍심을 충분히 드러냈다. ●도판 206장 등 자료 방대… 겸재 일생 집대성 그 결과물은 대단하다. 겸재 관련 연구 내용을 총망라해 펴낸 이 책은 원고지 3673장, 도판 206장, 참고그림 147장 등 방대함을 자랑하고 있다. 이 책이 더욱 빛나는 점은 겸재의 작품 자체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겸재의 내·외 가계도와 가정형편, 교우관계, 학맥 등을 입체적으로 보여줘 겸재의 평전에 가까운 인물론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 나아가 당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이 상세히 기술돼 있어 그림과 문학, 역사가 한데 어우러진 조선왕조 회화사의 결정판이라는 평가도 함께 받고 있다. 실제 묵직한 두께에 책장을 넘기기도 전에 질릴 수 있지만 일반인들도 찬찬히 들여다보면 겸재의 정신과 작품을 충분히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최 실장은 겸재 연구의 국내 최고 권위자로 손꼽히고 있다. 서울대 사학과를 졸업한 뒤 국립박물관에서 일하던 중 서울 성북동 간송미술관으로 자리를 옮겨 1971년 ‘겸재전’을 연 것이 겸재와의 첫 만남이었다. 그는 이것을 계기로 꾸준히 기초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 활동을 계속했다. 그동안 ‘겸재 정선 진경산수화’, ‘진경시대’, ‘겸재를 따라가는 금강산 여행’, ‘겸재의 한양진경’ 등 각종 저술 활동과 함께 강연 등 활동을 계속 이어왔다. ●조선문화사 절정기 진경시대 연구 불지펴 특히 그가 이뤄낸 가장 큰 성과는 일제 강점기 식민사관의 영향 아래서 스스로 비하하고, 전통 문화의 힘에 대해 낙담하고 있던 근대 미술계에 조선왕조 500년의 문화사 중 절정을 이루는 ‘진경시대(眞景時代)’에 대해 눈돌릴 수 있게 만든 점이다. 겸재로 시작해 진경시대로 나아간 그의 연구 덕택에 우리 전통 문화에 대한 자부심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었다. 한 우물을 파는 일이 어디 쉬웠으랴. 하지만 그는 “겸재를 만난 것은 숙명이었으며 도망치고 싶었던 적은 한번도 없었다.”면서 그저 “행복했다.”고 되뇌었다. 또한 “겸재와 함께한 40년 세월에 대한 감회를 한마디로 말하라고요?”라고 짐짓 뜸을 들이면서도 “참 영광스러웠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는 “세상에 알려진 겸재 관련 책은 거의 대부분 봤다.”면서 “평생을 걸고 연구하지 않았다면 겸재가 이렇게 밝혀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대목에서 그의 자부심이 물씬 풍겨났다. 후학들에 대한 당부와 앞으로의 과제도 빠트리지 않았다. “길을 열어줬지만 겸재 연구에만 그쳐서는 안 되고 진경시대 전체를 연구해야 합니다. 조선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언젠가는 이 책도 외국어로 번역해야겠죠.”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노벨 문학상 유럽 편중 문제” 한림원 내부서 비판 목소리

    노벨문학상이 유럽에 편중되고 있는 최근 경향에 대한 우려가 한림원 내부에서 터져 나왔다. 올해 노벨문학상 발표를 이틀 앞둔 6일(현지시간) 노벨문학상 심사위원단 신임 종신 서기인 페테르 엥룬드는 AP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유럽의 전통에서 쓰인 문학에 더 쉽게 관련을 맺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문제”라면서 “심사위원단이 이를 인식하고 너무 유럽에 편중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아는 대부분의 언어권에는 진정으로 노벨상을 수상할 만한 작가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최근 노벨문학상은 1994년 오에 겐자부로(일본), 2003년 존 쿠시(남아공)를 제외하고는 모두 유럽 작가들이 차지했다. 물론 엥룬드의 ‘유럽 편중 비판 발언’이 아니라도 올해 노벨문학상의 유력한 수상자로 거론되는 이들의 면면은 대부분 비유럽권이다. 비교적 당선자를 맞히는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영국의 온라인 베팅사이트 래드브록스(www.ladbrokes.com)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소설가 아모스 오즈, 알제리 여성 소설가 아시아 제바르와 함께 미국에서도 조이스 캐럴 오츠·필립 로스 등이 있고, 아랍의 대표적 시인인 아도니스(시리아)도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무라카미 하루키(일본)와 국내 작가로는 고은 시인 등이 거론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세계 민속학 올림픽 19일 서울서 열린다

    세계 민속학 올림픽 19일 서울서 열린다

    그곳은 꿈의 무대다. 축구공 하나 쫓으며 씩씩거리는 이들에게는 월드컵이 있다. 중력을 거스르며 1㎝라도 높이 하늘로 몸을 던지고, 0.001초의 찰나를 다투는 이들에게는 올림픽이 꿈, 그 자체다. 뿐인가. 은막 뒤편에서 촤르르 돌아가는 영사기의 희뿌연 먼지에 홀린 이들은 화려한 레드카펫 위에 사뿐히 올라서는 것이 마찬가지의 꿈이다. 이 꿈의 무대는 모두 세계인의 눈과 귀가 집중된 곳이며 각 분야의 최고들이 모여 겨룸을 펼치는 곳이다. 세계 각지에서 민속학, 인류학, 무형문화유산학 등을 연구하는 이들에게도 오롯한 꿈의 무대가 있다. 바로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산하 세계생활문화박물관위원회(ICME) 총회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오는 19일 국립민속박물관에서 ICOM-ICME 총회를 연다. 2004년 ICOM과 ICME 총회를 개최한 데 이어 두 번째로 민속학계의 경사라는 반응이다. 이번 서울총회는 58개 회원국 중 46개국에서 참여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의 총회다. 여기에 민속학, 인류학, 박물관학 등 각 분야 국제적 권위자의 논문 50여편이 발표되며 ICOM 선정 지원대상국가 13개국의 민속박물관 현황과 과제 등이 담긴 국가리포트가 라운드테이블에서 토론된다. 특히 2003년 루마니아 총회 이후 6년 만에 공동선언문을 채택할 것으로 전망돼 더욱 관심이 높다. ‘서울선언문’에는 민속과 문화의 가치에 대한 다양성 존중을 통해 세계의 평화와 인류간 갈등의 종식을 꾀한다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19~21일 사흘 동안 학술대회 및 총회를 마친 뒤 22~24일 안동, 경주를 둘러보는 문화역사탐방을 통해 수백년 동안 유구히 이어져온 유교 문화와 불교 문화의 정수를 참석자들에게 확인시켜 줄 계획이다.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세계 민속학 올림픽’답게 참석자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구전 민속의 세계적 권위자인 리처드 바우만 미국 인디애나대 석좌교수와 러시아 표트르대제 인류학·민속지학 박물관 율리아 쿠피나 부관장, 스위스 프란키체 치브이즈 박물관 레이너 호프만 관장, 아마 갈라 호주 퀸즐랜드대 교수, 페르 렉달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 아프리카 구전 문화와 박물관 관계학의 권위자인 다니엘 미티 케냐국립박물관 학예연구관 등 각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이들이 대거 참석한다. 국내에서도 한국전통문화학교 배기동 총장, 이종철 전 총장, 최광식 국립중앙박물관장, 김병모 고려문화재연구원장, 강홍빈 서울역사박물관장 등 각계 전문가들로 꾸려진 자문위원들이 힘을 합쳤다. ICME 국제상임이사를 맡고 있는 양종승 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은 “이번 총회를 통해 우리 민속 및 무형문화유산의 가치에 대한 세계적 이해를 높임과 동시에 우리나라가 국제적 협력망 구축의 거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그림으로 만나는 ‘청계천의 구보’

    그림으로 만나는 ‘청계천의 구보’

    1930년대 청계천을 터벅거리며 사람들을 물끄러미 구경하던 구보 박태원(1909~1986)은 세상을 뜬 지 오래다. 궁핍한 일상 속에서 빨래하는 아낙네들이 모여 수다를 떨던 풍경은 사라지고 없다. 물론 청계천도 그 시절 그 청계천이 아님은 마찬가지다. 부재(不在)한 것들의 복원(復原)이야 불가능하지만 회억(回憶)은 가능하다.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구보의 삶과 문학세계를 돌아보는 문학그림전 ‘구보, 다시 청계천을 읽다’가 청계천 광장에서 오는 12일 열린다. 이날 오후 6시 청계천 광장 특설무대에서 구보의 막내딸 박은영씨, 소설가 윤후명, 연극인 전무송 등이 구보의 소설을 낭독하는 ‘낭독공감’을 시작으로 나흘 동안 펼쳐진다. 이번 문학그림전에서는 청계천 일대를 소설의 주무대로 삼았던 구보의 작품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천변풍경’ 등을 그림으로 형상화한 작품 30여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구보의 소설에 대한 되새김은 물론 그 시절에 대한 향수를 되살릴 수 있는 풍경들이 펼쳐져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세대를 뛰어넘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체험의 기회가 제공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석운, 민정기, 임만혁, 김성엽, 주영근 등 한국 회화를 대표하는 화가 8명이 내놓은 작품들과 함께 소설가 윤후명이 그려낸 소설 속 인물들이 책에서 튀어나와 전시될 예정이다. 구보의 장편소설 ‘천변풍경’은 70여명의 청계천변 인물 군상들의 일상을 가치 개입 없이 관찰하듯 펼쳐낸 작품으로 한국 근대문학의 지평을 새롭게 열어젖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문학그림전 전시를 마친 작품들은 19~27일 서울 종로구 경운동 부남미술관으로 자리를 옮겨 계속 전시될 예정이다. 한편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와 서울문화재단, 한강문화포럼이 주최하고 대산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09 한강 문학축전’이 ‘문학, 한강에서 놀다’를 주제로 오는 17일 한강 선유도공원 일대에서 펼쳐진다. 이번 축전에서는 한국 현대문학 100년 연보와 대표작품이 실린 걸개그림 100점이 선유도 곳곳에 전시되며 신경림, 문정희, 박범신, 은희경, 김경주 등 작가들과 작품 등에 대해 얘기 나눌 수 있는 ‘작가카페’, ‘작가와 함께하는 문학산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춘향전 능가하는 연애소설 써보는게 꿈”

    “춘향전 능가하는 연애소설 써보는게 꿈”

    “글을 쥐어짜는 괴로움은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럽죠. 감옥과도 같습니다. 하지만 글을 마친 뒤 스스로 드는 만족감은 온 세상을 다 가진 듯한 황홀함을 안겨줍니다. 감옥은 감옥이되 ‘황홀한 감옥’인 셈이죠.” ● “글 쥐어짜는 괴로움은 황홀한 감옥”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등 대하소설 3부작의 소설가 조정래(66)가 자신의 작가 인생 40년을 돌아보는 자전 에세이 ‘황홀한 글감옥’(시사IN북 펴냄)을 내놓았다. 흥미진진하면서도 담담한 조정래의 문학론·작품론·인생론이다. 대하소설 3부작에 얽힌 비화, 제작 노트를 공개하는 내용들로, 영화로 치면 ‘메이킹 필름’과 같은 형식이다. 또한 포철 박태준 전 회장과의 각별한 인연, ‘소년 빨치산’ 박현채 교수의 도움에 대한 감사 등을 담았고,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이 안기부의 반대에도 중국 취재를 도와준 사실을 처음 공개했다. 조정래는 6일 책 출간에 앞서 서울 광화문 인근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특히 이번 에세이의 형식이 돋보이는 점은 미래세대인 대학생들이 던진 84개 질문에 대해 답변하는, 대화 형식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젊은이들에게 남기고 싶은 작가의 계언(戒言)이 담긴 것은 필연적인 일이었다. “답변하기 껄끄럽거나 피하고 싶은 질문은 없었냐.”는 질문에 그는 “86개 질문 모두 대답했는데 그중 2개는 부인 김초혜(시인)가 구구한 자기자랑은 작가의 몫이 아니라며 빼라고 해서 뺐다.”면서 “집안에 내부검열하는 또 하나의 중앙정보부를 가진 셈”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하지만 “젊은이들이 제일 듣기 싫어하는 말이 ‘노력하면 안 되는 것이 없다.’는 것이라 들었지만, 충고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자만이 무언가를 이룬다는 것을 일깨우고 싶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 “80세 넘으면 유화 그리고 싶어” 그는 앞으로 계획에 대해 “춘향전을 능가할만한 연애소설을 쓸 자신이 있다면 한 번 써보는 것이 꿈”이라고 밝히며 “80살이 넘어서면 물감을 전혀 아끼지 않고 덕지덕지 발라서 유화의 질감을 마음껏 드러내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 헤르만 헤세처럼.”이라고 식지 않는 예술의 열정을 드러냈다. 그는 연말부터 계간지 ‘문학의문학’을 통해 새로운 장편소설을 세 차례에 걸쳐 나눠서 선보일 예정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고성서 신종 뿔공룡 화석 발견

    국내에서 뿔이 있는 공룡의 화석이 처음 발견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천연기념물센터 임종덕 학예연구관은 5일 “경남 고성군 고성읍 월평리 퇴적암 지층에서 지난해 부경대 연구팀이 발견한 길이 10㎝의 공룡 아래턱 화석을 정밀 분석한 결과, 약 8000만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 후기에 살던 뿔공룡 화석으로 확인됐다.”면서 “이같은 내용을 지난달 23일 영국 브리스틀에서 열린 제69차 세계척추고생물학회에 발표, 여러 전문가들로부터 지금껏 한번도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종류로 인정받았다.”고 말했다.이 화석은 공룡의 왼쪽 아래턱이고, 7개 이상의 이빨이 턱 안에 보존돼 있다. 이 화석의 공룡은 백악기 후기의 초식공룡인 트리케라톱스와 프로토케라톱스의 조상으로서 머리에서 꼬리까지 길이가 2m를 넘지 않고, 높이는 1.1~1.5m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척추고생물학을 전공한 임 연구관은 “고성군의 이름을 딴 학명을 지어 내년 상반기 중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연휴 짧은만큼 더 신나게 놀자

    연휴 짧은만큼 더 신나게 놀자

    고작 사흘, 추석이 짧다. 연휴가 막 시작됐건만 설렘보다 이런저런 골칫거리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명절은 끊어질 듯 팽팽한 일상의 줄을 잠시 풀어놓으라는 조상님들의 가르침을 담고 있다. 가족과 친구,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의 소중함을 기억하도록 만드는 반 박자 쉼표로서의 가르침이다. 우리가 서울에 있건, 고향을 찾건, 심지어 이국땅 어느 곳을 떠돌고 있건 이 가르침 만큼은 똑같다. 문제는 장소가 아니다. 누구와 함께하느냐이다. 소중한 이와 함께라면 어디든 늘 고향의 기억을 찾아 떠나는 즐거운 여정(旅程)이 된다. 전국 여러 곳에 있는 고궁, 박물관, 미술관, 놀이공원 등이 그 여정의 길라잡이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추석을 핑계삼아 전통의 향기를 느끼려면 고궁, 박물관만한 곳이 없다. 문화재청은 추석 당일인 3일 경복궁 등 서울에 있는 궁궐 3개와 종묘, 정릉, 선릉 등 12개 왕릉, 현충사 등 3개 유적 관리소를 모두 무료 개방하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3일 연휴 동안 ‘추억의 타임머신-엄마·아빠 추석은 이랬어요’ 행사를 갖는다. 민속박물관 야외전시장에 만들어진 복덕방, 양장점 등 70년대 추억의 거리에 추석의 풍경을 오롯이 담았다. ‘70년대 브루마블’ 격인 뱀주사위 놀이판을 초대형으로 만들어 자녀와 부모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고, 우주소년 아톰, 태권브이 등 추억의 만화영화가 상영되는 영화관을 운영한다. (02)3704-3102. 국립중앙박물관은 ‘한가위 한마당’을 연다. 대형윷놀이, 풍물놀이, 제기차기 등 전통놀이를 직접 체험하고, 전통떡을 만들어 나눠 먹을 수 있는 공간을 열어 놓는다. 가족사진을 무료로 촬영해주니 아이들에게 또다른 추억의 증거물을 남겨놓는 것도 좋겠다. 겸사겸사 박물관에서 상설전시 중인 겸재 정선의 그림을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02)2077-9233. 전통문화 체험은 지방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국립부여박물관은 3일 관람객들에게 ‘가훈, 좌우명 써주기’를 진행한다. 국립제주박물관에서는 4일까지 각종 전통놀이뿐 아니라 딱지치기, 공기놀이 등 잊혀져버린 ‘근대의 놀이 문화’를 체험하도록 했다. 국립광주박물관의 가족영화감상회는 더욱 돋보인다. 2~4일 낮 12시 다큐멘터리영화 ‘누들로드’를 1~3편으로 나눠 모두 상영한다. 이 밖에도 ‘굿윌헌팅’, ‘폭풍우 치는 밤에’,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명절의 뜻을 더욱 깊게 하는 작품들을 준비해 놓았다. 한국관광공사에서는 4일까지 청계천 광통교 근처의 사옥 지하 1층 관광안내 전시관에서 제기차기, 윷놀이, 상모돌리기 등 전통 민속놀이와 한복입기 등 체험행사를 갖는다. 특히 외국어 통역 도우미가 있어 외국인들도 훨씬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명절, 짧은 명절이라면 더더욱, 놀이공원은 북적거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북적거림속에서도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외로운 도시의 아이들이다. 에버랜드는 2~4일 ‘한가위 민속한마당’을 연다. 8종의 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여기에 노랑, 빨강, 주황, 분홍 등 여러 색깔의 국화 9만여 송이와 함께 지름 1m 대형 호박 등 호박 2000개, 길이 2m의 대형 오이 등 채소 2000여개가 먹을 거리가 아닌 볼거리로 변신한 점도 이채롭다. 오랑우탄과 턱걸이 시합 등 ‘동물운동회’도 재미있겠다. 문의 (031)320-5000. 서울랜드에서는 전통놀이문화는 물론 신나게 뛰어다니고, 낯선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고려인 4, 5세들의 전통춤 공연 ‘한 빨리나의 아리랑’이 펼쳐져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할 전망이다. 또한 온라인 슈팅게임의 최강자 ‘서든어택’ 게임을 오프라인에서 가족단위로 치를 수 있다. 4~6명 가족 단위로 참가신청(02-509-6333)을 받는다. 특히 이주노동자 등 외국인들은 1만원으로 입장할 수 있으며 무료로 운영되는 국제전화 부스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서울 한복판에 위치해 한결 수월한 접근성을 보유한 롯데월드는 1~4일 타악 퍼포먼스 그룹 ‘두드락’이 펼치는 쇼와 여성 농악밴드 25인조가 선보이는 풍물 등 다채로운 공연이 준비돼 있다. 특히 오후 7시 이후에는 자유이용권을 50% 할인하고 있어 성묘를 다녀온 뒤에도 가볍게 이용할 수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한국방문의 해’ 일본 선포식

    ‘한국방문의해위원회’(위원장 신동빈)는 30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영화배우 배용준씨 등이 참가한 가운데 ‘2010~2012 한국방문의 해 일본 선포식’을 가졌다. 배씨가 최근 펴낸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 출판 기념회와 함께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한국을 방문하기 전 한국의 문화와 역사, 전통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홍보 동영상 상영과 경품 행사 등이 펼쳐졌고, 일본 내 다른 지역 극장에서 실황 위성중계를 진행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강강술래 등 5건 ‘세계무형유산’

    우리 민족 고유의 문화와 역사, 예술의 향기를 품고 있는 강강술래와 남사당놀이, 영산재,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처용무 등 국내 중요무형문화재 5건이 세계무형유산으로 등재됐다. 30일 오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 아부다비에서 열린 유네스코 제4차 세계무형유산위원회에서 심의한 결과 강강술래 등 5건의 국내 중요무형문화재가 한민족을 넘어서 인류가 함께 기억해야 할 세계무형유산(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Humanity)에 이름을 올렸다.〈서울신문 9월30일자 5면〉 이로써 우리나라는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2001년), 판소리(2003년), 강릉단오제(2005년)를 포함해 모두 8건을 등재시키게 됐다. 위원회에서는 국내 5건과 함께 중국, 일본 등 22개국에서 76건을 새로 올려 총 77개국 166건의 세계무형유산을 갖게 됐다. 특히 올해 세계무형유산 심의는 지금까지와 다른 질적 도약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위원회는 1992년부터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2년에 한 번씩 심의하며 1개국 1건으로 제한하는 등 엄격한 기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무형유산에 대한 가치의 무게중심은 비교우위가 아닌, 문화적 다양성 존중에 있다는 의견이 많아지면서 국가별 제한 없이 매년 등재 심의 등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으로 2003년 ‘무형유산보호협약’을 채택, 2006년 4월 이를 발효시켰다. 그리고 올해 처음으로 무형유산의 외연을 넓히고, 세계무형유산의 데이터베이스(DB) 작업을 시작하는 차원에서 그 기준을 적용 심사했다. 이 결과 중국이 22건, 일본이 13건의 등재를 신청하는 등 난립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114건의 중요무형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에서도 올해는 5건에 그쳤지만 내년 심사 대상으로 40여건을 신청해놓은 상태다. 다만 유럽, 아프리카, 남미 등에선 무형유산에 대한 개념과 인식이 아직 정립되지 않아 올해 심사에서 한·중·일 중심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 자율 제재의 필요성 등이 제기되고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추석연휴 인형들과 세계여행 떠나볼까”

    “추석연휴 인형들과 세계여행 떠나볼까”

    이번 추석 연휴, 아이들 손 붙잡고 세계 여행을 떠나자. 눈물을 머금고 적립식 펀드를 깰 이유도 없다. 여권? 비행기 티켓? 모두 필요없다. 어른이든, 아이든 그저 다른 세상에 대한 무한한 호기심, 인형과 교감할 수 있는 파릇한 순수함만 있으면 된다. 국립어린이박물관에서 오는 11월16일까지 ‘작은 나라 큰 세상, 인형’ 특별전을 갖는다. 중국, 일본, 우즈베키스탄 등 아시아권은 물론 독일, 이탈리아, 영국, 헝가리 등 유럽, 남아프리카공화국, 잠비아 등 아프리카, 과테말라 등 남미권, 모두 45개 국가에 걸쳐 600여점의 인형들을 만날 수 있다. 모든 인형들은 자기네 나라 민속 의상을 입고 있어 나라별 문화와 역사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독일 교민 김영자 박사가 50년 가까운 시간에 걸쳐 수집한 뒤 최근 국립어린이박물관에 기증한 것들이다. 이와 함께 개화기에서 현대에 이르는 우리 인형 100여점과 56개 민족이 공존하는 중국의 민속의상 인형도 함께 전시된다. 특히 현재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연수 중인 베트남, 몽골, 인도네시아 출신 연수생들이 수집한 인형도 선을 보였다. 전시실을 한 바퀴 돌고 나면 세계 여러 나라의 풍물과 문화, 역사의 한 부분을 접할 수 있게 된다. 아이들에게 각 나라의 다름(異)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음(同)을 확인시켜 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한편 전시실 한 쪽 벽에는 모자와 장신구, 옷 등이 자석으로 붙어 있어 아이들이 취향대로 독특한 패션을 연출해볼 수 있게 했고, 또 다른 벽면에 마련된 스크린에서는 좁쌀주머니를 던져 맞히면 나라별 인형이 쑥 커지며 자기네 말로 인사를 하는 체험영상물도 준비돼 있다. 또한 ‘빨간 모자’, ‘삼총사’ 등 어린이에게 친숙한 동화나 소설 속 이야기를 인형을 통해 상상할 수 있는 ‘인형 속 동화세상’ 코너도 마련됐다. (02)3704-3165.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