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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건형
    2025-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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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 워치 갖고 수능 고사장 가면 시험 무효

    다음달 13일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 고사장에서 휴대전화, 갤럭시기어 등 스마트 시계(워치)를 비롯한 전자기기 등을 갖고 있다가 적발되면 해당 시험이 무효 처리된다. 교육부가 23일 발표한 ‘2015학년도 수능 부정행위 예방 대책’에 따르면 수험생들은 휴대전화, 스마트 시계, 스마트 기기, 디지털 카메라, 전자사전, MP3 플레이어, 전자계산기, 휴대용 미디어 재생기 등 모든 전자기기를 시험장에 가지고 가서는 안 된다. 시간 표시와 교시별 잔여 시간 표시 이외의 기능이 있는 시계도 반입 금지 물품이다. 반입 금지 물품을 소지했다면 1교시 시작 전 감독관의 지시에 따라 제출해야 한다. 반입 금지 물품 소지로 인한 부정행위자는 2013학년도 79명, 2014학년도 90명으로 증가세다. 특히 지난해에는 수험생 6명이 스톱워치 기능이 부착된 전자시계를 휴대하고 있다가 적발돼 시험이 무효 처리됐다. 수험생은 시험 시간에 신분증, 수험표, 컴퓨터용 사인펜, 수정 테이프, 연필, 지우개, 샤프심 등만을 소지할 수 있다. 샤프펜은 개인이 가져갈 수 없고 시험장에서 나눠 주는 제품만 써야 한다. 컴퓨터용 사인펜과 연필, 수정테이프 등 개인이 가져온 물품을 쓰다가 전산 채점에서 불이익이 발생하면 본인이 책임져야 한다. 수정테이프는 시험실당 5개씩 비치된다. 4교시 탐구영역에서 본인이 선택한 과목이 아닌 다른 과목의 문제지를 살펴보거나 동시에 2과목 이상의 문제를 보면 부정행위로 간주된다. 시험 종료 이후 계속 답안지를 작성하거나 감독관의 본인 확인 및 소지품 검색 요구에 따르지 않는 것도 부정행위에 해당한다. 대리시험을 방지하기 위해 1, 3교시 시험 시작 전에 감독관이 수험생 본인 확인을 한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과학기술로 돈 만든다] 한국형 ‘보육센터’… 핀란드 노키아 中企협력이 모델

    [과학기술로 돈 만든다] 한국형 ‘보육센터’… 핀란드 노키아 中企협력이 모델

    스위스 연방 공대인 로잔공대와 취리히공대에는 대규모 사이언스파크가 운영되고 있다. 글로벌 대기업은 물론 중소벤처들이 대거 입주해 산학연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내부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짝을 이루거나 멘토와 멘티가 되는 경우도 흔하다. 아이디어가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받으면 사이언스파크 차원에서 기술개발부터 재정지원, 제품화, 시장조사에 이르기까지 전 주기적인 지원이 이뤄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세계적인 컴퓨터 주변기기 전문업체인 로지텍이다. 로지텍은 마우스에 대한 간단한 아이디어로 로잔공대 내 사이언스파크에 입주한 뒤 산학 공동연구로 꾸준히 신제품을 개발, 벤처를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두 대학에서는 200여개가 넘는 벤처기업이 내일의 로지텍을 꿈꾸고 있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한국형 ‘보육센터’이자 ‘아이디어 뱅크’를 표방한다. 한국은 창업 국가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지만, 롤모델로 삼고 있는 유럽 일부 국가나 미국에 비해 산학연 협력이 크게 뒤처져 있다. 대학은 응용보다는 기초연구에 집중하고 있고, 정부출연연구기관은 대전·충남권에 집중돼 있어 기업체들의 접근이 쉽지 않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는 창조경제 생태계 내에 대기업을 끌어들였다. 지역별로 특화된 산업에 강점을 가진 대기업들을 배치한다. 대구(삼성), 대전(SK)이 이미 출범식을 가졌고 부산은 롯데, 충북은 LG, 서울은 CJ가 맡아 연내 문을 열 예정이다. 전북은 효성, 전남은 GS, 충북은 LG, 충남은 한화, 경북은 삼성, 강원은 네이버, 울산은 현대중공업, 제주는 다음카카오가 맡아 내년 상반기까지 혁신센터를 설치하게 된다. 대기업이 창업 생태계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이미 핀란드의 사례로 효과가 입증돼 있다. 핀란드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전 세계 휴대전화 시장을 주름잡았던 노키아의 국가다. 한때 전체 법인세의 23%를 노키아가 부담했을 정도로 노키아에 대한 의존도가 심했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노키아가 급속히 몰락하자 전 세계는 핀란드 경제도 함께 침몰할 것으로 우려했다. 하지만 핀란드 경제는 2~3년간만 침체된 뒤 오히려 유로존 평균 성장률을 크게 웃돈다. 여기에는 노키아가 전성기 시절 주도적으로 운영했던 ‘노키아 테크노폴리스 이노베이션 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의 역할이 컸다. 노키아는 이들 프로그램에서 개발은 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상용화되지 않은 성과를 중소기업이 상용화거나 창업할 수 있도록 도왔다. 또 자체적으로 아이디어를 가진 벤처나 중소기업에는 노키아의 노하우로 사업화를 돕는 것은 물론 영업망까지도 제공했다. 창업 프로그램은 60% 이상의 성공률을 보였다. 노키아에서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 창업을 택한 노키아 출신 연구원들의 활약도 눈부시다. 앵그리버드로 세계적인 게임 기업이 된 로비오 구성원 중 상당수가 노키아 출신이다. 노키아에서 갈라져 나온 기업만 300여개에 이른다는 보고서도 있다. 한국형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앞날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이나 개인의 아이디어를 돕는 데 만족하지 않고, 사업을 가로채거나 헐값에 매입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정부가 적극적으로 ‘짝짓기’에 나서서 이뤄진 사업인 만큼 현 정부 이후에 사업이 계속 이어질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이런 의문을 불식해야 한국형 혁신센터가 성공할 수 있다. 취리히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50년 미스터리 공룡’ 한국 과학자가 비밀 풀어냈다

    ‘50년 미스터리 공룡’ 한국 과학자가 비밀 풀어냈다

    한국인 과학자가 주도한 국제 공동연구진이 반세기 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공룡의 실체를 밝혀냈다. 공룡학계의 오랜 미스터리 중 하나를 풀어낸 것으로 고생물학계에서 한국의 위상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융남 지질자원연구원 지질박물관장과 린첸 바스볼드 전 몽골 고생물학센터장 공동 연구진은 공룡 ‘데이노케이루스’의 실체를 완벽하게 밝혀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23일자에 ‘주목할 논문’으로 게재됐다. 그리스어로 ‘무서운 손’이라는 의미의 데이노케이루스는 1965년 몽골 고비 사막에서 앞발 화석이 발견됐다. 2.4m에 달하는 앞발의 크기 때문에 학계에서는 ‘공룡의 왕’인 티라노사우루스보다 더 포악하고, 익룡까지 먹었을 것이라는 등의 추측이 난무했다. 하지만 이후 다른 뼈가 발견되지 않아 40년 넘게 연구는 진척되지 않았다. 한·몽골 연구진은 2006년과 2009년 몽골 남부고비 사막에서 새로운 데이노케이루스의 표본을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머리뼈와 발뼈는 이미 도굴된 상태여서 정확한 복원이 힘든 상태였다. 이 관장은 “유럽의 한 수집가가 도굴된 뼈를 소장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끈질긴 설득을 통해 올해 5월 몽골로 반환하면서 완벽한 실체를 밝혀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복원 결과 데이노케이루스는 전체 몸 길이가 11m에 달하고 몸무게는 6.4t으로 티라노사우루스와 비슷한 크기였던 것으로 추정됐다. 긴 앞발과 기다란 주둥이, 오리처럼 넓적한 부리를 갖고 있었고 등은 낙타처럼 높이 솟아 있었다. 생김새는 ‘타조공룡류’에 속하지만, 속도가 빠르고 날렵한 다른 타조공룡과 달리 큰 발로 천천히 걸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위에서 물고기 잔해와 풀이 발견되는 등 기존 예상과 달리 육식공룡이 아닌 거대한 잡식성 공룡으로 확인됐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카이스트에 첫 재난전문 연구소 설립

    세월호 참사, 판교 환풍구 붕괴 사고 등 최근 잇따르는 재난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들이 나섰다. KAIST는 22일 ‘KAIST 재난학연구소’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국내 대학에 재난 전문 연구소가 만들어진 것은 처음으로, 과학기술과 인문학적 접근을 통해 재난 예방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연구소에는 KAIST 해양시스템공학, 항공우주공학 등 공학 분야는 물론 과학기술정책대학원, 인문사회과학과 등 인문학 분야 교수들과 서울대 인류학과, 한국행정연구원, 국립재난안전연구원 등 각계 전문가 80명이 참여한다. 연구 분야는 크게 ▲재난학 교육 및 정책 연구센터 ▲휴먼에러 및 레질리언스(회복능력) 공학센터 ▲소셜 머신 기반 재난 플랫폼 연구센터 ▲대형 재난 대응 및 구난기술 연구센터 ▲재난시스템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 연구센터 등 5개로 나뉜다. 재난학 교육 및 정책 연구센터는 재난·안전·신뢰·공공성 등 공학의 새로운 가치를 담은 교육 모듈을 개발해 대학뿐만 아니라 초·중등 교육과정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머지 센터들 역시 각 분야 재난에 대한 기술적 해법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사회조직 및 시스템에 대한 폭넓은 연구를 진행할 방침이다. 재난학연구소 설립에 참여한 전 환경부 장관 김명자 KAIST 초빙교수는 “최근 국제사회에서도 재난에 대한 단순한 ‘관리’ 차원에서 벗어나 ‘재난 거버넌스’로 접근할 정도로 재난이 미치는 사회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밤과 낮, 알아서 빛 조절하는 똑똑한 창문

    밤과 낮, 알아서 빛 조절하는 똑똑한 창문

    밤에는 빛을 차단하고 낮에는 투명해지는 ‘스마트 윈도’(똑똑한 창문)가 한국과 영국 공동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기존 제품이 전기를 연결해야 하는 데 비해 새로 개발된 기술은 자체적으로 태양빛에 반응해 작동하는 데다 태양전지처럼 전기를 생산할 수도 있다. 고두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광전융합시스템연구단 박사는 “영국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자동으로 빛 투과량을 조절할 수 있는 창문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나선형 모양의 액정 물질에 벤젠이 포함된 물질을 섞어 매듭처럼 꼬인 새로운 형태의 액정을 만들었다. 이 액정 물질은 빛을 만나면 꼬인 형태가 풀리면서 빛을 안으로 들여보낸다. 반대로 빛이 줄어들면 매듭이 많이 만들어지면서 외부의 빛을 차단한다. 연구진은 이렇게 개발된 액정에 창호형 태양전지 기술을 적용, 빛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고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스마트 창문은 태양전지를 넣어 추가적인 외부 전원이나 사용자 조작 없이 자외선에 반응해 스스로 작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를 통해 빌딩이나 가정에서 창문 역할과 발전기 역할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中企서 엉뚱한 연구 마음껏 한 게 노벨상 비결”

    “中企서 엉뚱한 연구 마음껏 한 게 노벨상 비결”

    “대기업 연구원은 그냥 샐러리맨입니다. 자유로운 연구가 불가능하죠. 똑똑한 학생이라면 중소기업에 가서 자신의 꿈을 펼쳐야 합니다.”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나카무라 슈지(60)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주립대(UCSB) 교수는 21일 경기 안산 서울반도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소기업에서 말도 되지 않는 연구를 끊임없이 시도한 것이 노벨상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반도체 고문을 맡고 있는 나카무라 교수는 분기마다 한 번씩, 1년에 총 4차례 서울반도체와 서울바이오시스를 찾는다. 나카무라 교수는 학계와 산업계에서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청색 발광다이오드(LED)를 1990년대 니치아공업 연구원 재직 당시 개발한 공로로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가 만든 청색 LED는 조명은 물론 휴대전화, 노트북, TV, 신호등 등에 적용되며 인류의 삶을 바꿔 가고 있다. 그는 청색 LED 개발에 대해 “미친 짓이었다”고 말했다. 그가 청색 LED 개발에 매달리자 주위 사람들은 쓸모없는 짓이라고 비웃었지만 묵묵히 노력한 결과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꿀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나카무라 교수는 특히 중소기업의 무한한 가능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대기업에서는 상사가 많아서 결코 미친 짓을 할 수 없다.”며 “안랩과 같은 성공한 작은 회사가 한국에서 많이 나와야 시스템이 바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노벨과학상을 받은 일본인 중 대학교수 외에는 본인을 포함해 모두 중소기업 직원 출신”이라며 “일본의 경우만 보더라도 연구의 자율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실제로 나카무라 교수는 니치아공업이 자신의 발명 덕분에 전 세계 LED 시장을 선도하며 막대한 이익을 거둬들이면서도 자신에게 보잘것없는 대가가 주어지자 미국으로의 이민을 택했다. 당시 니치아공업이 그에게 지불한 인센티브는 불과 수십만원 수준이었다. 나카무라 교수는 “연구원들이 단순히 직원이 아니라 직접 기업에 공헌한 기여도를 인정받는 제도가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한국, 노벨상 위한 지원보다 연구자 창의성 발휘 환경 필요”

    “한국, 노벨상 위한 지원보다 연구자 창의성 발휘 환경 필요”

    “동물은 어떻게 기억하는지,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었지만 돌파구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때마침 반도체가 개발돼 동물 뇌에 전극을 꽂아 직접 실험을 할 수 있게 됐고, 그 결과 노벨상을 받았죠.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존 오키프(75)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세인스버리웰컴센터 신경회로행동분야 소장이 20일 한국을 찾았다. 이날 서울대에서 열린 ‘기초과학연구원(IBS)·영국왕립학회 리서치 콘퍼런스’에 참석한 오키프 소장은 “창의성을 살리는 연구에 대한 많은 투자가 우리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키프 소장은 1971년 뇌의 ‘해마’에 존재하는 ‘장소세포’를 발견한 뒤 동물이 이동할 때 각기 다른 장소세포가 활성화되면서 뇌 속에 공간 지도가 생긴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뇌 속에 일종의 위성항법시스템(GPS)가 있다는 그의 발견은 당시 학계에서 ‘기존 지식과 다르다’는 이유로 학술지 게재를 거절당하는 등 강력한 반발을 샀다. 하지만 이후 인간의 뇌를 보다 세밀하게 살필 수 있는 계기가 됐고 현재는 알츠하이머나 정신적 외상(트라우마)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이 같은 공로로 노르웨이 부부 과학자인 과학기술대 마이브리트·에드바르 모세르 박사와 함께 지난 6일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상과 상금을 받게 된다. 노벨상 발표 한 시간 전에 집에서 수상 소식을 접했다는 그는 “상을 받게 되면서 내가 좋아하는 연구를 계속할 수 있게 된 것이 너무나 기뻤다”면서 “젊은 연구자들의 연구를 지원하는 일을 하면서 1970년대 새로운 것을 발견했을 때의 떨림도 과학자로서 계속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기초과학분야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노벨상을 위한 연구보다는 신진·중견 연구자들이 창의성을 잃지 않고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근 연구는 고가의 장비를 필요로 하는 것이 많은데 알츠하이머와 같은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학벌 넘어 능력사회로] 獨 학생 관심분야 年 2~4주씩 연관 직업 체험… 경력 관리

    [학벌 넘어 능력사회로] 獨 학생 관심분야 年 2~4주씩 연관 직업 체험… 경력 관리

    독일에서 주재원 생활을 하는 국내 대기업 김모(40) 과장은 초등학교 4학년인 딸 아이가 인문계 학교인 ‘김나지움’ 대신 직업학교(레알슐레, 하우푸트슐레)에 진학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담임교사를 찾아 김나지움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해 봤지만 “김나지움에서 공부하는 것보다는 다른 길을 찾는 것이 좋겠다”는 단호한 답변이 돌아왔다. 주변 독일 사람들과 상의해 봤지만 ‘그게 뭐 심각한 일이냐’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김씨는 “한국에서 직업학교 진학이 공부를 못하는 학생이라는 사형선고인데 반해, 독일에서는 공부를 여러 가지 진로의 하나로만 여기는 것 같았다”면서 “자녀의 공부와 대학진학에만 관심이 있는 한국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한국형 직업교육의 롤모델로 각광받고 있는 독일과 스위스의 직업교육은 어린 시절부터 철저한 시스템 내에서 이뤄진다. 한국 교육시스템을 경험한 교민들은 ‘근본적인 토양의 차이가 있다’고 평가한다. 독일에서 학위를 받고 거주하고 있는 김상헌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유럽연구소 환경센터장은 “독일인들은 대학보다는 자녀들이 좋아하는 일을 잘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면서 “직업학교에서는 물론 김나지움에서도 학생 개개인의 적성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 자를란트주 고용지원청 관계자는 “어느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를 우선적으로 깨닫게 한 뒤, 관련된 직업이 어떤 것이 있는지 알려주면 학생들의 진로가 구체화된다”면서 “학생이 관심 범위를 좁히면 그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도 제공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제공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 독일 연방정부는 직업별로 구체화된 분류와 각 직업에 대한 진로탐색 프로그램을 개발, 학교와 고용지원청에 제공하고 있다. 학생들은 1년에 1~2회씩, 1~2주일에 걸쳐 지역 기업을 찾아 직업세계를 체험한다. 단순한 체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직업을 가진 사람들과의 심도있는 대화, 상담 등이 병행된다. 레알슐레나 하우푸트슐레는 입학과 동시에 학생의 경력관리도 시작된다. 스스로의 장점과 비전 등을 담은 자기소개서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졸업 때까지 업데이트한다. 교사는 물론 고용지원청 전문가들이 직접 개별상담을 통해 관리하기 때문에 취업 단계에서 포트폴리오에 대한 기업들의 신뢰도 절대적이다. 직업을 가진 후에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도 잘 구축돼 있다. 이른바 ‘응용과학대’로 불리는 직업고등교육 기관을 졸업하면 최대 석사학위까지 취득할 수 있다. 고도화된 직업역량을 키우기 위한 제도인 만큼 일과 학업 병행의 균형 역시 잘 맞춰져 있고, 기업들 역시 직원의 학업을 전폭적으로 돕는다. 만약 기업이 이를 거부하거나 불이익을 줄 경우에는 각종 제재를 받는다. 김 센터장은 “독일의 직업교육 체계는 결국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나, 직업교육을 받아 그 분야에서 우수한 역량을 인정받은 사람이나 동등한 사회적 대우와 존경을 받기 때문에 가능한 구조”라며 “마이스터로 불리는 독일의 우수한 기술력 역시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는 것을 장려하는 사회분위기가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스위스는 독일과 비슷한 직업교육 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보다 치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위스의 경우 직업학교에 진학한 학생들은 진로탐색을 진행한 뒤 만 16세가 되면 아예 기업과 고용계약을 맺는다. 일주일에 2~3일은 학교에서, 나머지 기간은 해당 기업에서 기술을 배우는 방식이다. 박근혜 정부가 최근 도입하겠다고 밝힌 ‘도제식 직업교육’의 원형이다. 학생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거나 최저임금을 못 받는 등의 행태는 거의 없다. 기업들은 학생들을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동력으로 보지 않고, 미래의 인력으로 분류해 철저히 교육에 중점을 둔다. 헐버트 빙글리 베른 응용과학대 부총장은 “학생들의 적성을 찾아주기 위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학교들은 끊임없이 직업을 세분화하고 분류한 뒤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작업을 한다”면서 “무슨 직업을 가지면 어떤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명확히 알려주는 것만큼 중요한 직업교육은 없다”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자르브뤼켄(독일)·베른(스위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수능영어 절대평가 4~5등급 유력

    교육부가 다음달까지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영역을 절대평가로 시행하는 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점수에 따라 영어 성적이 ‘수·우·미·양·가’처럼 4~5등급으로 나뉘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교육계에서는 다른 과목에서도 절대평가를 전면 도입, 수능을 ‘대입 자격시험’과 같은 형태로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일 서울 중구 평가원에서 ‘수능 영어 절대평가 도입 공청회’를 개최했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이 지난 8월 간담회에서 2017학년도나 2018학년도부터 수능 영어에 절대평가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지만, 교육부가 절대평가 도입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 공청회가 처음이다. 교육부는 이달 중 두 차례 후속 공청회를 연 뒤 다음달까지 수능 영어 절대평가 방안을 확정해 발표하겠다는 방침이다. 공청회 참가자들은 절대평가 도입의 핵심인 ‘성취도 표시 기준’에 대해 4~5등급이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정책연구 책임자인 강태중 중앙대 교수는 “등급별 성취 수준을 평가하는 절대평가 취지를 살리려면 등급 수는 많아야 5개 정도가 바람직하다”며 “이보다 적으면 변별력이 아예 없어지고, 이보다 많으면 절대평가의 의미가 사라진다”고 밝혔다. 박찬호 계명대 교수는 “(현행과 같은) 9개 등급으로 나눌 경우에는 각 등급을 가르는 분할 점수 산출이 쉽지 않다”며 “4~5개 등급은 학교 현장에서 예전부터 사용하던 방식으로 거부감이 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학의 변별력 확보는 고교 내신성적 등을 이용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김신영 한국외국어대 교수도 “현재 학교 현장에 도입된 성취평가제의 등급 수가 5개이므로 중등학교 교육과정 운영과의 연계 강화를 위해 수능의 등급 수도 5개로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중장기적으로 수능 전체에 절대평가를 도입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수능 과목이 모두 절대평가로 전환되면 수능은 변별력을 상실하면서 ‘대입자격시험’의 의미만 갖게 된다. 강 교수는 “학교교육의 목표가 1등 하는 학생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모든 학생이 교과 숙달에 이르게 하는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절대평가는 다른 영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절대평가가 상대평가보다 교육적으로 바람직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남긴 학교급식 18만t… 처리 비용만 202억

    전국 초·중·고 재학생은 급격히 줄고 있으나 학교급식 과정에서 남은 음식물쓰레기 처리 비용은 크게 늘어 연간 2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교육부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에게 제출한 ‘학교 음식물 처리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학교급식 실시로 발생한 음식물쓰레기 처리 비용은 2010년 120억원에서 지난해 202억원으로 4년 동안 68%나 늘었다. 특히 고등학교는 2010년 35억원에서 2013년 79억원으로 125.7%나 급증했고, 중학교(50.5%)와 초등학교(41.3%) 역시 처리 비용이 크게 늘었다. 음식물쓰레기 발생 및 처리량 역시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교육부가 최근 전국 초·중·고 493개교를 대상으로 실시한 표본조사 결과 연간 음식물쓰레기 처리량은 2010년 7914t에서 지난해 8895t으로 11% 늘었다. 이를 전국 학교로 환산해 추정하면 연간 음식물쓰레기 처리량은 2010년 16만 1000t에서 2013년 18만t으로 늘어난 셈이다. 초·중·고 재학생이 2010년 678만명에서 지난해 624만명으로 54만명 줄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학교급식 시스템에 심각한 낭비가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강 의원은 “문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전체 학교의 음식물쓰레기 처리량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학교급식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계약 방식을 정액제에서 종량제로 전환하고, 학생들의 기호에 맞는 급식메뉴 선정에 힘쓰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부고] ‘우리별 1호’ 개발 주역… 최순달 前 체신부 장관

    [부고] ‘우리별 1호’ 개발 주역… 최순달 前 체신부 장관

    국내 1호 인공위성인 ‘우리별 1호’ 개발 주역으로 체신부 장관과 한국전자통신연구소장을 역임한 최순달 KAIST 명예교수가 18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83세. 1931년 대구에서 태어난 고인은 대구공고 전기과,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거쳐 미 UC버클리대에서 석사, 스탠퍼드대에서 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 휼렛팩커드 연구원을 시작으로 미 캘리포니아공과대 연구위원, 유네스코 기술고문, 금성사 중앙연구소장, 동양나이론 전자사업 담당 상무이사 등을 맡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전신인 한국전기통신연구소 초대 소장을 거쳐 1982년 32대 체신부 장관에 취임했다. 이후 한국전력공사 이사장, 한국과학기술대학장, 쎄트렉아이 회장, KAIST 석좌교수 등을 지냈다. 한국전기통신연구소장 재직 시절 전자식교환기(TDX)와 반도체 개발을 이끄는 등 한국 정보통신기술(ICT)의 선구자로 불린다. 1989년부터 7년간 인공위성연구센터 소장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인 우리별 1호 개발과 발사를 주도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홍혜정씨와 아들 영택(재미)·홍택(재미), 딸 세경(재미)·주경(재미)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3호, 발인은 22일 오전 9시. (02)3010-2263.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교육부 수능등급 일괄 정정해야 구제 ‘희망’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세계지리 8번 문제 오류 판결의 후폭풍이 거세다. 현행법상 개별 소송을 통한 피해 회복은 힘들다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에 결국 정부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교육부 내부적으로는 정원외 입학 방식의 구제 가능성을 비롯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서울고법에서 승소 판결을 받은 수험생 4명과 같은 법원에서 같은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18명 등 모두 22명에 한해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올 경우 수능시험 등급이 정정된다. 이는 8번 문항에서 오답 처리된 1만 8000여명 중 극소수다. 나머지 피해 학생들은 등급 정정을 위한 소송조차 낼 수 없다. 행정 처분에 대한 소송은 처분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제기할 수 있는데 지난해 12월 수능 성적이 통지돼 제소 기한이 지났다. 피해 학생들은 교육부가 법원 판단을 받아들여 일괄적으로 등급 정정을 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개별 대학을 상대로 불합격 취소 또는 합격자 지위 확인 소송을 내는 등 그나마 ‘희망’을 이어 가려면 등급 정정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고등학교의 한 교사는 “졸업생들로부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묻는 전화가 꽤 많이 온다”면서 “일단 교육부가 조치를 취하는 것 이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 측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검토하면서도 아직은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확정 판결이 나더라도 각 대학 전형 방식만 2000가지 이상이라 일괄 조치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등급 정정이 이뤄지더라도 첩첩산중이다. 대학을 상대로 소송을 걸더라도 수시전형의 경우 평가 요소가 많고 복잡하기 때문에 최종 당락에 영향을 줬다고 인정될 가능성이 작다. 국공립대 상대 소송의 경우 불합격 통보는 행정 처분이라 90일이 지났다는 이유로 각하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는 별도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지만 실익이 크지 않다는 전망이다. 정신적 피해에 따른 위자료는 많아야 수백만원대에 그칠 가능성이 높고 희망 학교에 진학하지 못해 발생한 피해나 입시 실패로 인한 재수 비용 등은 입증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민사소송은 원고가 직접 피해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박현지 변호사는 “관련 특별법을 제정하거나 개별 대학과 협의해 피해 학생들을 구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불합격 수험생 줄소송 예고… 실제 구제될지 불투명

    불합격 수험생 줄소송 예고… 실제 구제될지 불투명

    법원이 지난해 11월 치러진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세계지리 8번 문항의 출제 오류를 인정하면서 올해 입시에서 불이익을 당한 수험생이 실제로 구제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수능 출제 오류는 이번이 네 번째지만, 이전 사례는 모두 입시가 진행되기 전에 복수정답 등이 인정됐기 때문에 실제 수험생들의 피해는 없었다. 반면 이번에는 시험이 치러진 지 1년 가까이 지났고, 입시도 10개월 전에 이미 마무리된 만큼 대법원에서 출제 오류가 최종 인정될 경우 불합격하거나 원했던 대학과 다른 대학을 선택해 입학했던 학생들의 줄소송이 예상된다. 출제기관인 교육과정평가원과 교육부의 신뢰도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게 됐다. 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사회탐구 10과목 중 세계지리를 선택한 수험생은 3만 7684명, 이 중 세계지리 8번 문항에서 오답 처리된 학생은 1만 8000여명에 이른다. 1등급 커트라인이 48점, 2등급은 45점 등이어서 3점짜리인 해당 문항 점수에 따라 등급이 달라진다. 교육계에서는 이 문항으로 인해 실제 대입에서 불이익을 받은 학생들이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세계지리 등급 하락으로 수시모집에 합격하고도 사회탐구에서 수능 최저등급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불합격 처리된 학생들이 있을 수 있다. 정시모집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지난해 대부분의 서울 소재 대학이 수능 성적만으로 절반 이상을 선발하는 ‘수능우선선발’과 ‘수능 100% 선발’ 전형을 실시했다. 세계지리 8번 문항으로 인해 합격이 뒤바뀐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관심은 실제 수험생들의 입시 결과를 바꿀 수 있는지다. 법조계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수험생은 대학을 상대로 불합격 처분을 취소하라는 소송을 낼 수 있지만 국공립대의 경우 행정처분에 해당, 처분일로부터 90일 안에 소송을 내야 하는데 이미 제소 기간이 지나 각하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사립대를 상대로는 합격자지위확인소송 등을 낼 수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수험생 본인이 세계지리 8번 문항 때문에 불합격됐다는 사실을 직접 증명해야 하는데, 대학마다 영역 반영비율이 다르고 학생부 점수를 종합하는 경우도 있어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도 “다만 수능 성적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에서 불합격한 수험생들은 비교적 입증이 쉬운 만큼 다퉈 볼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평가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대학들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사실상 교육부와 평가원이 잘못해 놓고 대학들이 책임을 떠맡는 것은 누가 봐도 부당한 일”이라며 “대법원 판단이 내려지면 교육부가 가이드라인을 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과학기술로 돈 만든다] 정부 출연硏, 中企 부족한 기술력 살린다

    [과학기술로 돈 만든다] 정부 출연硏, 中企 부족한 기술력 살린다

    독일, 스위스 등 과학기술로 부가가치를 창조하는 생태계가 조성된 국가에서는 중소기업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독일의 경우 ‘히든 챔피언’으로 불리는 강소형 중소기업이 1500여개에 이르고, 이들이 부담하는 법인세가 55%에 육박한다. 반면 한국의 경우 기업수의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내는 법인세는 10%가 되지 않는다. 한국의 중소기업은 대기업이 장악하지 않는 틈새시장을 찾아야 하는데다, 연구개발에 투자할 여력이 없는 이중고에 시달린다. 독일과 스위스 등 해외 국가들에서는 이 역할을 대학과 정부출연연구소가 맡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최근까지도 이 같은 시스템이 잘 구축되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의 핵심으로 꼽은 출연연의 중소기업 기술지원이 주목받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독려하고 있지만,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 사이에서는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출연연의 우수한 기술력을 중소기업과 연결, 아이디어를 구현하거나 제품을 보완하도록 하면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부가 16일 공개한 ‘출연연 중소·중견기업 협력 우수사례집’은 출연연과 중소기업 간의 ‘콜라보’가 어떤 시너지로 이어지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현재 25개 출연연들은 공동으로 ‘1379콜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각 출연연이 중소기업의 연구개발(R&D)의 주치의 역할을 맡아 밀착지원하고 있다. 출연연 내에 중소기업 부설연구소를 유치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우수사례로 꼽힌 21개 사례 중 일부를 지면에 소개한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월드툴 & 생기연] 폐타이어 등 3배 이상 우수한 재생고무로 전환 2007년 설립된 월드툴은 원래 수공구 제작을 전문적으로 하는 기업이다. 이 분야에서만 16종의 국내 특허와 4종의 해외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사업을 물색하던 월드툴은 산업 현장에서 버려지고 소각되는 자동차 내장재, 폐타이어, 건설용 고무 등에 주목했다. 월드툴 관계자는 “버려지는 제품을 재생할 수 있으면 비용절감은 물론, 자원순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하지만 폐기되는 고무는 재활용은 가능해도 완전히 재생해서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것은 어려워, 우수한 품질이 보장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월드툴은 생산기술연구원에 도움을 요청했다. 재생과정에서 압력을 고르게 배분할 수 있는 금형 제작, 금형에서 제품을 인출하는 과정에서 눌어붙는 현상 해결, 재생 처리 중 발생하는 환경오염 물질 해결 등이었다. 생기연 연구팀은 월드툴과 함께 이런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해나갔고 기존 재생고무보다 제품특성, 인장강도, 신장률, 경도, 비중, 표면처리 등이 3배 이상 우수한 재생고무 전환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친환경 신공법을 적용해 납, 카드뮴, 수은 등 유해물질을 획기적으로 줄인 것도 주목할 만하다. 월드툴은 신재생 공법으로 올해에만 8억 6000만원의 추가 매출을 거두게 됐다. 현재 월드툴은 생산라인을 신축하고 해외진출을 준비 중이다. 김억수 생기연 센터장은 “우수한 내구성과 품질은 물론 가격 경쟁력까지 뛰어나 어린이 놀이터나 선박 안전발판, 작업장 무릎 보호대, 학교 매트 등에 적용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비오투 & 건설연] 남은 음식물 악취 제거 성공… 20억 매출 전망 우리나라의 연간 음식물쓰레기 처리비용은 약 8000억원에 이르며, 남은 음식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수조원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비오투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지원으로 개발한 ‘남은 음식물 자원화 시스템’은 음식물 처리 방법에 전환점이 될 만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라종덕 비오투 대표는 몇 년 전부터 남은 음식물로 사료와 퇴비발효제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애썼지만 악취와 침출수 발생 문제 해결이 쉽지 않았다. 라 대표는 건설연의 ‘중소기업 현장애로 기술지원사업’에 신청, 장춘만 박사팀과 공동으로 기술개발을 진행하는 기회를 얻었다. 장 박사는 비오투를 찾아 설비의 투입장치, 열공급장치 등의 설계를 최적화하고 악취저감장치를 본체에서 분리해 별도의 모듈로 만들었다. 시제품 평가 역시 건설연 본원과 웅진군 덕적도 등에서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렇게 개발된 음식물 자원화 시스템은 실제 축산현장에서 큰 호평을 받고 있다. 돼지 사료의 경우 돼지 폐사가 현저히 줄었고, 돼지의 21일 체중이 평균 5.8㎏에서 6.5㎏으로 늘었다. 돈사 내 악취 감소는 물론, 안전성 평가결과도 우수했다. 비오투는 올해 2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8년까지는 15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모두테크놀로지 & 기초연] 고분해능 열반사현미경, 반도체 검사에 활용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은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의 불량 여부를 검사하는 장비는 대부분 값비싼 수입품에 의존해왔다. 국산화 시도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어렵게 장비를 개발해도 외산에 비해 성능과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선입견 때문에 외면받기 일쑤였다. 반도체 불량 검사 관련 특허를 4종 보유하고 있는 모두테크놀로지 역시 자체 기술력만으로 장비를 국산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외국 기업의 특허를 회피하면서 상용화되지 않은 새로운 원리를 응용해야 했기 때문이다. 모두테크놀로지 기술진은 2012년 초 기초과학지원연구원 장기수 박사팀을 만나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양측이 머리를 맞댄 결과 기초연에서 자체 개발한 고분해능 열반사현미경 기술이 반도체 불량분석 장비의 핵심 기술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기초연은 반도체 제조 기업에 필요한 장비 기술을 개발, 관련 특허를 획득해 모두테크놀로지에 기술 이전했다. 2014년 모두테크놀로지와 기초연은 오랜 노력 끝에 불량검사 장비의 시제품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현재 상용화 단계인 제품이 시장에 나오면 연간 100억원 이상의 매출 및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장 박사는 “기존의 외산 장비 기술은 고가임에도 현재 널리 사용되는 반도체 소자에서 완벽한 성능을 보여주지는 못한다”면서 “이번 기술은 해외 선진기업들이 선점한 특허를 회피하면서 장비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박진묵 모두테크놀로지 이사는 “진정한 반도체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부품 소재 제조업뿐 아니라 장비 산업의 육성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린광학 & 천문연] 우주관측용 카메라 과학위성3호 탑재 2013년 11월 러시아 야스니 발사장에서 발사된 과학기술위성3호는 우주 관측용 적외선 카메라를 탑재하고, 600㎞ 상공에서 약 97분마다 지구를 한 바퀴씩 돌며 우리 은하와 지구를 관측한다. 적외선 카메라 탑재 위성은 국내 최초이기도 하다. 특히 위성에 탑재된 우주관측카메라 부품과 관측카메라의 광학렌즈는 중소기업인 그린광학 제품이다. 그린광학은 위성에 탑재할 광학렌즈를 2009년부터 3년에 걸쳐 개발했는데, 우주공간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지상용 광학렌즈보다 더 정밀한 연마가공 및 코팅기술을 적용했다. 그린광학은 한국천문연구원 내에 2011년부터 기업부설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자기유체연마가공(MRF)과 비구면 간섭측정(ASI) 등 광학렌즈 연마에 꼭 필요한 장비를 중소기업이 구입하기에는 무리가 있었기 때문에 천문연의 장비를 공동활용하는 조건이었다. 천문연은 우주장비 분야에서 국내 기업을 키우기 위해 장비뿐만 아니라 연구실, 전화, 인터넷, 전기시설, 수도 등 기본 시설을 모두 제공하고 있다. 김진호 그린광학 부장은 “과학기술위성 3호 광학렌즈 탑재 경험을 기반으로 현재는 미국천체관측소와 공동으로 차세대 신소재를 이용한 개발과제를 진행 중”이라며 “이 과제가 완료되면 거대 망원경 및 100㎏ 이상급 우주 망원경 개발 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박건형, 웨딩사진 공개 ‘예비신부에 푹 빠져?’

    박건형, 웨딩사진 공개 ‘예비신부에 푹 빠져?’

    16일 박건형의 소속사 나무엑터스는 오는 10월 20일 결혼하는 박건형과 예비신부의 웨딩사진 및 비하인드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박건형 웨딩화보는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달콤한 모습이다. 박건형은 예비신부가 단독 촬영을 할 때마다 휴대폰으로 사진을 계속 찍는 등 예비신부에게 푹 빠져있는 모습을 보였다는 후문. 박건형과 예비신부는 지난 2012년에 처음 만난 후 연인 사이로 발전해 2년여의 교제 끝에 결혼하게 됐다. 예비신부는 박건형보다 11세 연하의 평범한 직장인으로 알려졌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박건형 웨딩화보, 11살 연하 신부 공개 ‘헉 소리나는 미모’ 아내바보 등극?

    박건형 웨딩화보, 11살 연하 신부 공개 ‘헉 소리나는 미모’ 아내바보 등극?

    ‘박건형 웨딩화보’ 배우 박건형의 웨딩화보가 공개됐다. 16일 박건형의 소속사 나무엑터스는 오는 10월 20일 결혼하는 박건형과 예비신부의 웨딩사진 및 비하인드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박건형 웨딩화보는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달콤한 모습이다. 박건형은 예비신부가 단독 촬영을 할 때마다 휴대폰으로 사진을 계속 찍는 등 예비신부에게 푹 빠져있는 모습을 보였다는 후문. 웨딩 촬영을 진행한 오중석 포토그래퍼는 “박건형이 직접 찾아와 예비신부를 위한 웨딩 촬영을 부탁했다. 목 디스크로 고생 중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추억을 남겨주기 위해 박건형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무척 감동적이었다”고 밝혔다. 박건형과 예비신부는 지난 2012년에 처음 만난 후 연인 사이로 발전해 2년여의 교제 끝에 결혼하게 됐다. 예비신부는 박건형보다 11세 연하의 평범한 직장인으로 알려졌다. 네티즌들은 “박건형 웨딩화보, 멋지네”, “박건형 웨딩화보, 신부가 연예인급”, “박건형 웨딩화보, 아내바보 할 만하네”, “박건형 웨딩화보, 영화의 한 장면 같아”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 나무엑터스(박건형 웨딩화보)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박건형 웨딩화보 공개 ‘영화 같은 커플’

    박건형 웨딩화보 공개 ‘영화 같은 커플’

    16일 박건형의 소속사 나무엑터스는 오는 10월 20일 결혼하는 박건형과 예비신부의 웨딩사진 및 비하인드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박건형 웨딩화보는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달콤한 모습이다. 박건형은 예비신부가 단독 촬영을 할 때마다 휴대폰으로 사진을 계속 찍는 등 예비신부에게 푹 빠져있는 모습을 보였다는 후문. 박건형과 예비신부는 지난 2012년에 처음 만난 후 연인 사이로 발전해 2년여의 교제 끝에 결혼하게 됐다. 예비신부는 박건형보다 11세 연하의 평범한 직장인으로 알려졌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박사 학위 따도 60%가 비정규직… 정규직보다 연봉 2800만원 적어

    국내 박사학위 취득자 10명 중 6명은 비정규직으로 취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 박사와 비정규직 박사의 평균 연봉 차이는 2800만원이 넘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2013년 8월과 올해 2월 박사학위 취득자 3744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5일 발표한 ‘국내 박사학위 취득자의 초기 노동시장 성과’ 보고서에 따르면 박사학위를 받고 곧바로 취업한 사람은 58.0%였다. 계열별로는 교육계열이 64.5%로 가장 취업률이 높았고, 공학계열이 62.4%였다. 사회계열은 45.1%로 가장 낮았다. 고용 형태는 정규직이 37.4%, 비정규직이 62.6%였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도 컸다. 정규직 평균 연봉은 5498만 6000원이었으나 비정규직은 절반 수준인 2642만 5000원으로 조사됐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민촌’ 이기영은

    우리나라 리얼리즘 문학계의 거두이자, 일제식민시대 카프(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동맹)를 대표하는 작가. 충무공 이순신의 12대 손인 민촌 이기영(1895~1984)은 업적에 비해 월북 작가라는 멍에 때문에 가치가 폄하된 작가로 꼽혀 왔다. 실제로 그는 월북 작가 중에서도 북한 내에서 가장 성공한 인물로 꼽힌다. ‘북조선문학예술동맹’을 이끌었고, 최고인민회의 부위원장을 지냈다. 금강산관광사업 북측 총책을 맡았던 리종혁 아태평화위원회 위원장이 아들이다. 그의 고향인 충남 아산이나 소설 ‘고향’의 주무대인 충남 천안에서도 2000년대 중반에서야 그를 기리는 움직임이 본격화됐을 정도다. 민촌은 당대 최고의 인사들과 끊임없이 교류했고, 문학계의 최전선에서 이끌었다. 이기영에게 ‘민촌’이라는 아호를 지어준 것은 벽초 홍명희였고, 춘원 이광수와는 비판을 서슴지 않는 사이였다. 이광수가 ‘혁명가의 아내’에서 마르크스주의자를 색골로 그리자 ‘변절자의 아내’라는 소설을 써 맞서기도 했다. 친일과 항일 사이에서 애매한 입장을 취하기는 했지만, 창씨개명을 거부하는 등 이광수와는 다른 길을 걸었다. 2006년 발간된 ‘민촌 이기영 평전’에는 대표작인 ‘고향’의 마무리에 대한 얘기가 등장한다. ‘고향’은 신문에 연재되던 중 민촌이 1934년 8월 검거되면서 전체 252회 중 217회 이후를 김기진이 대신 썼다. 민촌은 나중에 이의를 달거나 개작하지 않았지만, 애초의 의도와는 다르게 쓰였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민촌은 실제로 “고향의 말단은 내가 쓴 그대로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상당수 평론가들은 이는 대필자에 대한 예의 차원이라고 보고 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노벨상 아이디어, 그림 한 장 속으로!

    노벨상 아이디어, 그림 한 장 속으로!

    노벨상 수상자들은 어떤 모습일까. 실험실에서 연구에 매달리고 근엄하게 강의만 하는 노학자를 떠올렸다면 선입견일 수도 있다. 노벨상 수상자들의 재치 있는 그림 솜씨를 엿볼 수 있는 즐거운 과학전시회가 한국을 찾았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과 국립과천과학관이 14일부터 다음달 23일까지 과천과학관에서 주최하는 ‘스케치 오브 사이언스’는 각 학문의 최고봉에 우뚝 선 노벨상 수상자들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 주는 기발한 콘셉트의 전시회다. 스웨덴 스톡홀름에 위치한 노벨박물관이 ‘젊은 세대에게 영감을 주는 즐거운 과학’을 콘셉트로 기획했다. 매년 여름 독일 린다우에서 노벨재단과 함께 전 세계의 우수한 젊은 과학자들과 노벨상 수상자들 간 만남을 진행하는 린다우재단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전시물은 간단한 방식으로 촬영됐다. 노벨상 수상자들이 직접 자신의 수상 아이디어를 크레용으로 자유롭게 그리고 이를 독일의 전문 사진작가 볼커 스테거가 찍어 연작을 만드는 식이다. 그림은 수상자들이 직접 그리는 것 외에는 다른 조건이 없다. 2012년 6월 스톡홀름 노벨박물관에서 첫 전시회를 연 뒤 1년에 4~5개 국가를 돌며 6~8주간 전시하는 방식으로 개최되고 있다. 올로프 아멜린 노벨박물관장은 “근엄하고 진지하기만 할 것 같은 노벨상 수상자들의 꾸밈없고 유쾌한 모습이 일반인들의 과학에 대한 거리감을 좁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과학을 즐겨야 창의성을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52장의 사진에 담긴 노벨상 수상자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천진난만한 어린이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자신이 그린 그림을 거꾸로 들거나 입에 물고 치마처럼 두르기도 한다. 탄소 원자 60개로 이뤄진 분자 ‘풀러렌’을 발견해 1996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영국의 해럴드 크로토 박사(미국 플로리다주립대 석좌교수)는 풀러렌을 축구공처럼 그려 슛 동작을 보여 준다. 에이즈의 원인인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를 발견, 2008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프랑수아즈 바레시누시 파스퇴르연구소 감염통제센터 소장은 스스로 그린 HIV 바이러스를 보여 준다. 그는 작가가 “에이즈처럼 심각한 문제를 다루는 사람은 웃고 다니면 안 돼요”라고 말을 건네자 “사람이 25년이나 웃음을 참을 수는 없다”며 더 환하게 웃는 모습을 담아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자신의 업적을 그림 한 장으로 그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백지를 고집한 수상자도 있었다. 이번 전시회에는 한국과 특별한 인연을 가진 노벨상 수상자들도 있다. 1998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2004년 카이스트 총장을 맡아 ‘국내 최초의 국립대 외국인 총장’, ‘국내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 총장’ 타이틀을 갖고 있는 로버트 로플린 박사는 본인이 발견한 양자 유체를 그림에 담았다. 이화여대 석좌교수를 지낸 2006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조지 스무트 교수도 전시회에 등장한다. 한국 전시를 주최한 KISTEP 박영아 원장은 “그동안 우리는 과학기술의 지식을 전달하는 데만 치중해 그림과 사진 등 다양한 예술 매체를 통해 과학기술을 문화생활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등한시해 온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스케치 오브 사이언스 한국 전시를 통해 즐거운 과학의 세계를 우리 젊은 세대들이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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