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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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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벌 넘어 능력사회로] 김신호 교육부 차관이 말하는 학벌타파 정책

    [학벌 넘어 능력사회로] 김신호 교육부 차관이 말하는 학벌타파 정책

    과도한 사교육, 선행학습, 입시 위주의 교육 등 한국 교육시스템의 병폐로 지목받는 요소들은 모두 ‘대학입시’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생겨났다. 학벌이 곧 능력이자 성공의 필수요소라는 인식 때문에 대학입시가 그만큼 중요했다. 많은 부작용 때문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학벌타파 정책’이 시도됐지만,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했다. 현 정부 역시 학벌 대신 능력 위주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s)과 국가역량체계(NQF·National Qualifications Framework)를 도입했다. 단편적인 처방 대신 국가의 체질을 바꾸겠다는 시도다. 하지만 일반인은 이 같은 용어나 체계가 쉽게 와 닿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서울신문은 ‘학벌 넘어 능력사회로’ 기획을 마무리하며, 학벌타파를 위한 교육정책의 컨트롤타워인 김신호 교육부 차관을 만났다. 김 차관은 “능력위주의 사회로의 전환은 점진적으로 나타나는 만큼, 정책성과에 대해 일희일비하지 말고 옳은 방향이라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학벌문제가 사회를 어떻게 왜곡시키는가. -우선 모든 청소년들이 명문대학을 가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하고 이는 사교육 팽창의 근본원인이 된다. 학교교육의 정상 운영을 방해하고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도 저해한다. 교육기회의 불평등, 가계부실, 중복투자로 인해 국가경제도 왜곡된다. 청소년들은 자신의 소질과 적성, 흥미와는 전혀 상관없는 대학과 전공을 선택하고, 그에 따라 직업도 갖는다. 전문성은 물론 직업만족도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사회계층과 그룹 간 순환과 이동의 기회는 점차 줄어들어 새로운 불평등을 낳고 있다. 정부가 능력중심사회를 주장하는 것도 이런 폐단을 없애지 않고서는 더 이상 사회가 발전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등 지금까지 수많은 직업교육 정책이 나왔다. 일부 성공한 정책도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기존의 정책이 사회 분위기 전환으로 이어지지 않은 이유는 어디에 있나. -너무 성급한 기대다. 긍정적 변화는 점진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특성화고, 마이스터고를 보면 잘 가르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이런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만족한 보수와 근무여건을 보장하는 안정된 일자리를 충분히 제공받는 데까지 이어져야 한다. 계속 교육의 기회도 보장돼야 한다. 학교와 관련 기업이 맞춤식 교육과정을 같이 짜고, 기업 전문가가 직접 교육에 참여해야 한다. 이런 과정은 로드맵을 따라 차근차근 이뤄져야지 한순간에 모든 체계가 바뀌는 것이 아니다. →NCS라는 제도에 대해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 -간단히 말하면 직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직무능력의 표준을 세부적으로 제시하는 거다. 이런 직업을 갖기 위해서는 어떤 기술을 학교에서 배워야 하고 어떤 자격증이 있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식이다. 학교교육, 자격제도, 직업훈련, 경력관리 등이 직업현장이라는 목표를 갖고 효과적이고 체계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직업교육이 학교에서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신입사원에 대한 지나친 재교육비 등으로 기업에도 손해다. →NCS는 표준화 작업이기 때문에 직무를 단순화해 직업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직종 분류 과정에서 고유의 특성을 살리는 부분이 미흡하다는 점, 고용노동부와 교육부의 협업 문제, 성급하고 무리하게 추진된다는 등의 지적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NCS는 현장에 기반한 체계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바뀌고 보완돼야 한다. 현재 NCS홈페이지에는 NCS를 개선, 보완할 수 있게 집단지식을 활용하는 ‘NCS위키’ 등의 장치도 마련하고 있다. →창의적인 직종에 대해서는 표준화된 NCS가 적용되기 힘들다는 시각도 있다. 창조경제 시대에는 창의적인 직종이 중요한데 어떻게 보완할 수 있나. -새롭게 나타나는 창의적인 직종, 기존에 분류할 수 없었던 직종에 대해 NCS가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얼마든지 채워나갈 수 있는 부분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창의적 직종의 직무능력이라고 해도 지식이나 기술 자체는 기존의 직무능력 범주에서 아주 동떨어질 수 없다. NCS를 보완하고 업데이트하는 일이 아무리 힘들어도, 매력 있는 창의적 직종이 나타난다는 것은 즐겁고 행복한 일이다. →NCS가 현장에 성공적으로 도입된 사례가 있나. -동의과학대는 컴퓨터응용기계 계열의 교육과정을 NCS에 기반해 개편했다. 그 과정에서 산업체들과 산학협력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산업체 인사가 대학교육에 참여해 교육과정을 함께 구성한다. 교수도 맡는다. 산업체의 최신 설비와 기자재를 대학 교육에 활용하기도 한다. 그 결과 NCS 기반 교육과정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가 90%에 육박하고, 해당 전공의 취업률도 2012년 50.9%에서 지난해 71.7%로 뛰었다. →NCS, NQF 만으로 한국사회가 바뀌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학벌문제는 교육,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가 연계된 문제이기도 하다. -NCS, NQF는 능력중심사회 구현을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확신하지만, 이것들만으로 능력중심사회가 이뤄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학벌본위사회를 타파하고 능력중심사회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어느 대학을 졸업하고 어떤 학위를 가졌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현재 무엇을 얼마만큼 잘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게 평가되는 그런 사회로 변해야 한다. 그래야 무조건적으로 학력과 학벌을 추구하는 소모적이고 비생산적인 풍토를 바꿀 수 있다. 미래의 직업에서 필요로 하는 교육을 받고 능력과 기술을 익히는 것이 성공하고 행복한 직업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공감대가 생겨난다. →한번에 모두 바뀌기는 현실적으로 힘들지 않겠는가. 누가 먼저 나서야 하는가. -국가, 공공기관, 공기업, 대기업, 중견기업이 솔선수범해야 한다. 학벌이 아닌 직무능력에 기초해 인재를 뽑고, 입사 당시의 학벌에 준해 임금과 대우에 차별을 두는 시스템을 없애야 한다. 재직 중 발휘하는 능력과 기술, 업무성과만을 중시해 승진, 배치, 보수가 이뤄져야 한다. 현장을 둘러보면 능력중심사회로의 변화에 대한 공감대가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고무적인 일이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김신호 교육부 차관은 ▲충남 논산(62) ▲강경상고, 공주교대 ▲미국 아이오와대 교육심리학 박사 ▲초·중등 교사 ▲대전시 교육위원회 위원 ▲제6대~8대 대전시교육감 ▲건양대 석좌교수
  • 서울·인천도 ‘9시 등교’… 의견 수렴 내년부터 시행

    내년 신학기부터 서울지역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 등교시간도 오전 9시로 늦춰진다. ‘학생 수면권과 건강권 보장’ 등을 명분으로 내세운 ‘9시 등교제’는 경기도에서 지난 9월부터, 전북에서는 10월부터 시행되고 있으며 광주와 제주, 인천 등에서도 추진되는 등 전국적으로 확산 양상이다. 하지만 맞벌이 부부의 육아문제와 학생들의 학업성적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전해 서울지역 도입 과정에서도 진통이 예상된다. 일부 학교장들도 ‘권한 침해’라며 즉각 반발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3일 ‘학생독립운동기념일’을 맞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년부터 서울의 초·중·고교 등교시간을 9시로 늦추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서울신문 8월 19일자 1면>. 9시 등교제를 통해 건강한 생활습관 형성을 돕고, 청소년기의 신체적 특성에 맞는 적절한 수면과 휴식을 취하도록 해 학습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조 교육감의 주장이다. 시교육청은 9시 등교제를 먼저 시행한 경기도의 논란 사례를 감안, 토론회·공청회 등을 개최해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특히 각 학교 학생·학부모·교사의 여론조사를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 70%, 학부모 20%, 교사 10%로 여론조사 비율을 반영하는 1안과 ‘학생 50%, 학부모 30%, 교사 20%로 반영하는 2안 중 어느 쪽을 제시할지 고심 중”이라며 “여론조사 결과를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의결, 9시 등교 여부를 확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학교장은 여론조사 결과에 무조건 따라야 한다. 시교육청 측은 두 경우 모두 9시 등교를 선호하는 학생 비중이 높은 만큼 대부분의 학교에서 9시 등교제를 도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조 교육감은 이날 초등학교 1·2학년의 숙제를 없애자고 제안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숙제가 대부분 학부모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부모 숙제’인 만큼 학생들의 자율적인 학습에 오히려 방해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저학년의 경우 하루 일과 가운데 중간놀이 시간을 20~30분 확보하고, 서울시내 초등학생 77.2%가 들고 다니는 신발주머니도 없애기로 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인천도 뒤따라… 전국으로 확산 움직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3일 ‘9시 등교제’ 도입을 공식화하면서 학교 현장에 상당한 파장이 예고된다. 학생들의 등교시간을 늦추는 것은 단순한 시간조정이 아니라 학생, 학부모, 교사, 교직원의 생활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9시 등교제는 당초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의 선거 공약이었지만 진보교육 진영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실제 9시 등교제를 도입했거나 추진하고 있는 경기, 서울, 전북, 광주, 제주 등의 교육책임자는 모두 진보교육감이다. 이청연 인천시교육감도 이날 “학생들의 건강권과 효율적인 수업을 위해 등교시간을 조정하겠다”면서 “인천의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등교 희망 시간’ 설문 조사를 실시, 내년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시간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시·도의 사례를 볼 때 9시 등교제 도입이 유력시된다. 6·4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진보교육감이 13명인 점을 감안하면 전국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9시 등교제에 대한 반응은 극명하게 나뉜다. 학교 측과 학부모들은 반대 의견, 학생들은 찬성 의견이 많다. 교원단체 중에서도 학교 측 입장을 중시하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절대 반대’, 학생들의 입장을 중시하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적극 찬성’을 고수하고 있다. 올해 2학기 경기도교육청이 9시 등교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정치권까지 가세해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찬성 진영에서는 ‘학생들에게 미치는 긍정적 효과’를 강조한다. 수업 시간에 조는 학생이 줄어들어 수업 진행이 원활해진다는 것이다. 아침에 여유가 생기면서 집에서 제대로 된 식사를 하고 오는 학생이 늘어 건강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도 나온다.반면 반대 진영에서는 맞벌이 부부의 어려움을 꼽는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의 경우 9시 등교에 맞추기 위해서는 가족 등 주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문제가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학업시간 감소에 따른 학력 저하를 우려한다. 조 교육감의 발표 직후 교총은 성명서를 내고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상 등교시간은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돼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하지만 9시 등교제와 관련한 논란이 지나치다는 주장도 있다. 서울 지역 초등학교의 경우 대부분 8시 30분에 등교하기 때문에 등교시간은 30분 정도 늦춰지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당초 반대 의견이 거셌던 경기도에서 실제 운영 이후 큰 혼란이 없었다는 점도 조 교육감이 9시 등교제를 공론화한 이유로 분석된다. 9월부터 9시 등교제를 도입한 경기도에서는 10월 말 현재 관내 학교의 95.9%가 시행하고 있고 10월부터 시작한 전북 지역에서는 92.6%가 참여하고 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대입수능 D-9… 마지막 정리는 이렇게

    오는 13일 실시되는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수험생들이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올해 수능은 지난 6월과 9월 두 차례 실시된 교육과정평가원의 모의평가에서 확인된 것처럼 ‘쉬운 수능’ 경향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특히 영어와 국어의 경우에는 한두 문제의 실수가 등급 하락 등 치명적인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입시전문가들은 남은 기간 동안 새로운 문제를 푸는 것보다는 지금까지 풀었던 문제를 다시 확인하고, 오답을 살펴보는 정도 수준의 공부만 권하고 있다. 수능 시험 순서에 맞춰 영역별로 공부 순서를 정하고, 시간에 맞춰 문제를 풀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메가스터디, 진학사, 유웨이중앙교육 등 입시업계 전문가들의 조언을 종합했다. ●욕심은 금물… 공부는 실전처럼 수능을 앞둔 막바지에 문제 풀이를 한다며 새로운 문제만 찾는 것은 절대 피해야 한다. 새로운 문제는 아무래도 틀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자신감만 떨어지는 역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최대한 익숙한 문제나 풀어봤던 문제를 확인하는 것이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다. 시간이 부족한 만큼, 지금까지 풀었던 문제집에서 틀렸던 문제만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좋다. 올해 수능의 출제방향과 직결되는 6월, 9월 모의평가는 꼭 다시 챙겨봐야 한다. 기출문제를 풀어볼 때는 분석적인 자세가 좋다. 두 번의 모의고사에서 모두 출제된 주제나 유형은 올해 수능에서 다시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형식의 도표, 그래프, 제시문 등도 주의 깊게 살펴보도록 하자. EBS 교재는 전체 문제의 70%가 연계돼 출제되는 만큼 한번 다시 훑어봐야 한다. 지문과 문제형식을 익혀두면 실제 수능에서 익숙하게 느껴지는 문제가 늘어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국어영역은 개념서를 들추기보다는 그동안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고, EBS 수능 연계 교재의 틀린 문제만을 집중적으로 살펴보자. 수학영역은 남은 기간에 파이널 모의고사를 2회 정도만 풀고, 그 이후에는 EBS 교재와 오답노트를 복습하도록 하자. 영어영역은 실제 시험 전까지 매일 하루에 10분에서 20분씩 듣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실전’을 모방하는 공부환경과 순서도 중요하다. 시험날까지의 공부 순서도 수능 당일 영역 순서대로인 국어, 수학, 영어, 탐구영역 순으로 정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시간 내에 문제를 푸는 연습이 중요하다. 어렵거나 시간이 걸리는 문제가 나오면 과감히 뛰어넘고 쉬운 문제부터 푸는 것도 습관이 되지 않으면 시험 당일 막상 실행에 옮기기 쉽지 않다. 주위 환경의 경우 독서실은 바람직하지 않다. 시험장에서는 시험지 넘기는 소리, 다른 수험생들의 기침 소리, 펜 떨어뜨리는 소리 등 돌발적인 소음이 일정 수준 이상 계속된다. 이런 환경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다 보면 자신의 페이스를 잃고 시험을 망치기 쉽다. ●잘할 수 있다는 자기 최면 중요 공부를 아무리 많이 했어도 시험 당일 컨디션이 엉망이면 목표를 이룰 수 없다. 수능이 오전 8시 40분에 시작되는 만큼 2시간 정도 뇌의 예열이 필요하다. 아침 6시~6시 30분에는 일어나야 한다. 시험이 다가올수록 수험생은 초조하기 마련이다. 이를 다스리기 위해서는 불안한 마음이 들 때마다 깊은 심호흡이 도움이 된다. 일주일 남짓한 기간 동안 아무리 노력을 해도 한계가 있는 만큼 공부를 부족한 부분에 집착하기보다는 본인이 공부한 곳에서 문제가 나올 것이라고 자기 최면을 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학생 안전 예방부터 대응까지 ‘안전정책 총괄 부서’ 만든다

    교육 현장 전체를 아우르는 안전정책 총괄 부서가 교육부에 신설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기획조정실 소관으로 올해 교육 전 분야의 안전 문제를 총괄하는 부서를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2일 밝혔다. 현재 교육부의 안전 정책은 각 부서가 나눠 맡고 있다. 초·중·고교의 안전사고는 학생복지안전관 소속 학생건강안전과가, 일선 학교와 대학 실험·실습 등의 교육시설 안전사고는 정책기획관 소속 교육시설담당관이, 사이버안전은 교육정보통계국 소속 정보보호팀장이, 대학 안전사고는 대학원지원과가 맡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 안전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는 취지로 안전 담당 업무를 한 부서에서 총괄하고, 예방부터 대응까지 책임지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기획조정실 산하에 안전을 총괄하는 국장급 또는 과장급의 교육안전정책관를 신설하고, 그 아래 학교안전총괄담당관, 교육시설담당관, 정보보호담당관을 둘 계획이다. 교육부는 또 교육과정 개발과 교과서 편찬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교육정책실을 학교정책실로 바꾸고, 창의인재정책관을 교육과정정책관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국제협력관은 국제협력통계국으로 확대한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자사고 진퇴양난

    서울시교육청이 지난달 31일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6개교를 지정 취소하고 2개교의 지정 취소를 유예해 내년 재지정 평가를 받는 11개교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내년 이들 학교에 대한 재지정 평가에서도 자사고의 전형인 ‘학생선발권’ 폐지를 핵심 잣대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학생을 100% 추첨으로 뽑을 경우 이른바 ‘선발효과’가 사라지면서 자사고의 장점 자체가 희석된다. 자사고 입장에서는 어느 쪽을 선택해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신입생 모집과 대학 입시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일부 자사고 내부에서는 이참에 일반고로 전환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2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내년 재지정 평가 대상 자사고는 대광고, 대성고, 장훈고, 선덕고, 보인고, 양정고, 현대고, 세화여고, 휘문고, 경문고, 미림여고 등 2010년 개교한 11개교다. 시교육청은 이들 학교에 대한 평가를 내년 상반기에 마무리하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자사고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조 교육감은 자사고와 일반고의 격차를 줄이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자사고가 면접 대신 100% 추첨으로 학생을 선발하도록 함으로써 자사고의 가치를 떨어뜨려 일반고화하려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재지정 취소 처분을 받았던 8개교 중 학생선발권을 포기하겠다고 밝힌 숭문고와 신일고는 지정 취소가 유예됐다. 내년 재지정 평가 대상 11개교는 내부적으로 평가 대비 태스크포스(TF) 등을 구성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진퇴양난이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선발권을 포기하면 존재 가치가 사라지고 유지하면 학교가 강제로 일반고로 전환된다”면서 “조 교육감이 길을 한 가지만 열어놓고 공정한 평가를 하는 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 지정 취소된 학교들과 교육부가 법적 조치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추이를 지켜보자는 신중론도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일반고 전환’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A학교 관계자는 “자사고가 너무 많이 지정되면서 자사고 내부에서도 부익부 빈익빈이 심각한 상황이었다”면서 “매년 신입생 모집이 미달될까 봐 노심초사하고, 대학 진학률이 나올 때마다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는데 이참에 일반고로 전환하자는 선생님들도 꽤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조 교육감이 일반고로 전환하면 대대적인 지원을 하겠다는데, 먼저 나서는 것도 좋은 출구전략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학부모와 학생들의 여론은 자사고 유지 쪽으로 기운다. 한 자사고 학부모위원은 “정부가 앞장서서 만들어놓고, 입학한 학생은 신경도 안 쓰고 흔들기만 하면 무슨 교육정책이냐”며 “무조건 없애려는 교육감이나 제대로 막지도 못하는 정부 모두 문제”고 지적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오늘의 눈] 수능이 ‘박’에서 배워야 할 것/박건형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수능이 ‘박’에서 배워야 할 것/박건형 사회부 기자

    지난 6월 16일 프랑스 대학입학 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의 철학 문제가 사전에 유출됐다. ‘예술가는 자신 작품의 주인인가?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사는가?’라는 서술형 문제가 트위터를 통해 알려진 것은 오전 8시 16분. 바칼로레아 시험은 오전 8시에 시작되지만, 수험생들은 9시 이전까지만 고사장에 들어가면 된다. 지각한 50명 이상의 학생이 미리 시험 문제를 봤을 가능성이 높았다. 브누아 아몽 당시 프랑스 교육부 장관은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시험은 무효로 하지 않고, 늦은 학생들도 불이익은 없다”고 발표했다. 공정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음에도 ‘학생들의 권익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이 적용된 결과였다. 언론이나 일반 국민들 역시 ‘문제 유출 재발 방지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지만 시험의 공정성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았다. 1808년 나폴레옹이 도입해 200년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바칼로레아는 프랑스 교육의 자존심이자 ‘박’이라는 애칭으로도 불린다. ‘박’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관심은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박’ 문제 사전 유출은 ‘고질병’이다. 2011년에는 수학 문제 4개 가운데 하나가 시험 전날 인터넷 사이트에 유출됐다. 당시에도 프랑스 교육부는 유출된 문제만 무효로 처리하고 나머지 3개 문제로 시험을 치렀다. 역시 ‘신속한 결정’을 내려 시험을 치르는 학생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원칙이 우선적으로 적용됐다. 물론 문제 유출자는 철저히 색출해 처벌받는다. 3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최대 9000유로의 벌금이 내려진다. 지난달 31일 교육부와 수능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해 수능 세계지리 8번 문항의 출제 오류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이 나서서 ‘피해 학생 전원구제’를 천명하고, 평가원장은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처음 출제 오류 문제가 불거진 것은 지난해 수능시험 직후였다. 교육 당국은 책임 회피에 급급했고, 문제를 출제한 교수들이 몸담고 있는 관련 학회들도 철저히 입을 다물었다. ‘학생’들이 치른 시험인데도 그들의 목소리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학생들의 억울함을 풀겠다며 앞장선 것은 일개 학원 강사였다. 교육 당국의 공언처럼 전원 구제가 가능하지도 않지만, 설사 이제 와서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게 된들 잃어버린 이들의 1년은 누가 보상해 줄 것인가. 당시의 장관도, 평가원장도 이미 바뀐 상태인데 누구한테 책임을 물을 것인가. 몇 년 전부터 수능을 비롯한 한국 입시 제도에 대한 비판과 함께 인터넷을 중심으로 ‘박’의 철학 시험을 부러워하는 목소리가 넘쳐난다. 주입식 교육 대신 창의성과 개인의 권리를 묻는 철학시험 질문들이 수십 개씩 돌아다닌다. ‘박’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정작 프랑스에서 ‘박’은 합격률이 90%를 넘어서는 등 ‘쓸모없는 시험’이라는 비난에 직면해 있다. 프랑스 정부도 대입제도 개혁을 고심하고 있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완벽한 대입 정책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얘기다. 수능이 ‘박’에서 배워야 할 것도 학생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그 정신이지 시험 문제 그 자체는 아닐 것이다. kitsch@seoul.co.kr
  • [과학기술로 돈 만든다] 전문가 좌담

    [과학기술로 돈 만든다] 전문가 좌담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의 중심축으로 과학기술과 창업을 꼽고 있다. 정부출연연구소의 중소기업 지원이나 특허 활용, 기술이전 등을 장려하는 정책이 쏟아지고 있고 벤처창업을 위해 전국 각지에 대기업과 연계한 창조경제혁신센터도 건립됐다. 서울신문은 ‘과학기술로 돈 만든다’ 기획을 마무리하며 박근혜 정부의 과학기술 관련 정책이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와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전문가 좌담을 마련했다.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구 외교센터에서 열린 좌담에는 용홍택 미래창조과학부 연구공동체정책관, 배문식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정책지원본부장, 우삼용 휴먼인지환경사업본부장(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최치호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기술사업단장, 김성훈 글로벌 프론티어협의회장(서울대 약대 교수), 나종주 우수기술연구센터협회장(바이오액츠 대표) 등이 나와 의견을 교환했다. →정부가 기술사업화와 특허활용 등에 대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정책이 과거와 어떻게 달라졌나. -용홍택 연구공동체정책관(용 정책관)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자체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2만명이 넘는 석박사급 인력이 연간 4조원이 넘는 예산을 쓰는데, 그 결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평가지표다. 평가지표에 없으면 연구원 개개인의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 기초연구에 매진해야 하는 사람들은 기초연구에 집중하고, 응용·산업화가 가능한 부분은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다. 기초 40%, 응용 60% 정도로 보고 있다. -배문식 정책지원본부장(배 본부장) 과학기술 관련 출연연이 25개가 있는데, 각자 걸어온 길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다. 일괄적으로 요구해서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천문연구원처럼 기초연구만 진행할 수 있는 곳도 있고, 생산기술연구원이나 전자통신연구원처럼 응용이 대부분인 곳도 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국과연)가 지난 7월 출범한 이후 각 출연연에 맞춘 정책을 마련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출연연 현장에서도 이 같은 변화를 느끼고 있는가. -우삼용 사업본부장(우 본부장) 정부가 기술사업화를 강조하면서 연구원들의 생각이 바뀌고 있는 건 분명하다. 다만 기술료(기술이전 대금)를 주요 평가기준으로 삼고 있는데, 출연연 분야마다 개발하는 기술의 가치는 매우 다르다. 기업이 잘되도록 도와줘야지, 기업에서 더 많은 돈을 받아 내는 게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 -김성훈 프론티어협의회장(김 협의회장) 최근 급작스러운 변화에 상당히 놀라고 있고, 당황스럽기도 하다. 정부과제가 사업과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히 맞는 얘기다. 하지만 학교나 출연연이 사업 주체가 돼야 하느냐는 다른 얘기다. 지원의 형태도 그에 걸맞게 바뀌어야 하는데 이 부분이 미흡하다. 신약 후보 원천기술 같은 경우 후보물질을 개발하면 그게 끝이 아니라 그다음부터가 진짜 돈이 필요하다. 걸맞은 지원 없이 결과만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나종주 우수기술연구센터협회장(나 협회장) 사업하는 입장에서 보면 기술은 시간 싸움이다. 아무리 좋은 기술도 시간이 지나면 쓸모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기업 입장에서는 빨리 좋은 기술을 이전받거나 함께 연구해서 상용화해야 한다. 하지만 계약이나 관리 등에서 제약이 너무 많다. 문제가 발생하면 기업이 모두 책임지게 돼 있다. 기술을 이전하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이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출연연의 중소기업 지원을 장려하고 있다. 고급인력을 중소기업을 돕는 데 쓰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용 정책관 출연연은 중소기업을 위한 기관은 아니다. 출연연이 모두 독일 프라운호퍼처럼 산업형 연구소라면 중소기업 지원에 전력투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출연연의 성격은 제각각이고, 이를 감안해 기초연구와 응용연구를 병행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응용연구는 잘 꿰어서 상품화하는 것이 핵심이고, 그런 의미에서 중소기업과 함께하라는 것이다. -배 본부장 중소기업 지원이 잘되는 출연연이 있고, 안 되는 곳이 있다.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시장정보, 특허정보, 법률자문까지 종합적인 지원 시스템도 현재 구축 중이다. -우 본부장 연구원 개인 입장에서는 자기에게 어떤 평가가 돌아오느냐가 업무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중소기업을 지원하라면서 연구 성과가 낮으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잘 조정해 줘야 한다. -배 본부장 중소기업 전담인력을 각 출연연에 두게 했는데, 전담인력에 대해서는 평가등급에서 최소한 보통 이상을 주도록 여건을 만들었다. 인센티브에서도 우대받게 될 것이다. -김 협의회장 한국은 학계는 학계끼리, 출연연은 출연연끼리, 기업은 기업끼리 논다. 미국 스탠퍼드나 UC버클리 같은 경우에는 우수한 성과가 있으면 곧바로 투자로 이어지는 구조가 정착돼 있다. 반면 한국은 기술과 사업을 연결시켜 주는 중간 연계가 없다. 언제까지 국가가 투자하고 사업화를 이끌 수는 없다. 사업화로 가려면 벤처에 대한 투자, 대형 펀드 등이 있어야 한다. 기술을 개발하는 과학자들은 공급자 입장에서 시장을 볼 수밖에 없다. 시장 입장에서 기술을 바라보는 시각이 도입돼야 한다. -나 협회장 출연연 박사들은 중소기업과 협력하면 ‘루저’라고 생각한다. 중소기업에 대한 사회적 시각이 문제다. 기업과 연구자들이 모여서 뭐가 필요하고, 무엇을 서로 해 줄 수 있는지 끊임없이 토의해야 한다. 과학기술로 상품을 만드는 것은 돈만 있어서 되는 것이 아니고, 기술만 있어서 되는 것도 아니다. 현장에서 보면 서로 절박하지 않다. -최치호 기술사업단장(최 단장) 시장의 필요성이 빨리 반영되도록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산학협력에선 대부분 과학자들이 책임자다. 하지만 일본 이화학연구소나 독일 막스플랑크 재단은 기업에서 온 사람이 책임자가 된다. 사업화가 목적이니까 시장을 잘 아는 사람이 우선시된다. 산학협력 안에서 기업과 기업이 함께할 수 있는 부분도 찾아 줘야 한다.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을 적절히 배치하면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낼 수 있다. →창업이 활성화된 국가에서는 대학이나 출연연에서 수많은 벤처가 나온다. 반면 한국의 연구소기업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해 왔다. -용 정책관 어떻게 기업을 만드느냐의 문제다. 기술만 넘겨서 기업이 하게 할 수도 있고, 연구원이 직접 창업하는 형태도 있다. 기술만 주는 경우에는 폐업률이 상당히 높다. 현 정부에서는 합작투자형을 장려한다. 지난해까지 8년 동안 연구소기업이 46개였는데, 올해만 34개가 생겼다. 특히 원자력연구원의 ‘콜마BH’는 내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다. 창업한 출연연 연구원은 최소한 80억원을 받게 된다. 이런 롤모델이 많아지면 연구소기업도 활성화되리라 본다. -최 단장 실험실이 있는 공장은 수도권에 두지 못하는 것 같은 규제들이 상당히 많이 있다. 이런 부분은 미래부에서 끊임없이 풀어 줘야 한다. 투자가 실패하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데, 너그러워져야 한다. -우 본부장 과학기술 쪽 박사들은 나가면 할 게 식당밖에 없다. 결국엔 본인의 수십년 노하우를 살려서 열매를 맺고 창업을 잘할 수 있도록 해 주면 모두가 좋은 일 아닌가. 안정보다는 도전을 추구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모두가 ‘조금 나은 것’을 만드는 걸 선호하는데,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 협의회장 창조성에 대한 투자는 아직 한국에 없는 거 같다. 외국 자본이 한국에 와서 투자할 수 있도록 하려면 결국엔 외국에는 없고 한국에만 있는 걸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그런 투자는 기업이 하기 힘들다. 정부가 나서서 고수익 고위험의 정말 어려운 투자를 해야 한다. 쉬운 건 기업이 얼마든지 알아서 한다. -나 협회장 미국을 보면 하버드나 매사추세츠공대 애들은 요새 구글이나 페이스북에서 불러도 안 간다. 창업에 다들 매달린다. 학생들이 모이면 ‘뭐가 돈이 되는가’만 토론한다. 미국 최고의 엘리트들이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데, 한국 대학생들은 대기업만 보고 있다. 이런 문화에서 창업에 제대로 되겠는가. 결국 정부도 이런 토양을 바꾸는 걸 최우선으로 봐야 한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국내 수술로봇 진화 어디까지

    국내 수술로봇 진화 어디까지

    2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임상의학연구센터. 김선호 연세대 의대 교수가 양쪽 손을 비디오게임 조이스틱처럼 생긴 기구 위에 얹고 조작을 시작했다. 미세수술용 로봇 끝에 달린 지름 4㎜의 가느다란 바늘이 실험용 시체의 코 속으로 들어가자 앞의 화면에 머리 내부가 비쳤다. 좁은 비강을 이리저리 타고 들어간 바늘은 곧 뇌의 중심부에 있는 뇌하수체에 도달했고, 김 교수는 바늘을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구부리며 바늘 끝의 집게로 종양을 제거했다. 전체 시연에는 3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이날 사용된 미세수술용 로봇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바이오닉스연구단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등이 공동으로 개발한 것이다. 김 교수가 진행한 ‘최소침습 수술’은 코를 이용해 기구를 넣어 뇌 아랫부분에 생긴 종양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뇌의 아랫부분에 생긴 종양은 두개골을 절개해 수술하거나 코에 현미경과 내시경을 넣어 수술한다. 하지만 두개골 절개술의 경우 수술 과정에서 시신경 등 다른 신경이 손상될 위험성이 크고, 현미경과 내시경의 경우 난이도가 높은 데다 중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제거가 어렵다. 연구팀이 개발한 로봇은 인체 내로 삽입되는 바늘 부분이 가늘고 유연한 데다 10개의 관절을 가져 상하좌우로 90도 구부러지는 팔 구조를 갖고 있다. 로봇을 조종하는 집도의의 양팔, 손목, 손가락 움직임에 따라 인체 내부 곳곳을 비추고 조직을 들어 올리거나 종양을 적출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이 로봇이 상용화되면 뇌 수술은 물론 허리 디스크 등 척추 수술, 안구 수술, 오십견 제거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한 획기적인 수술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수술실에서는 ‘다빈치’ 등 수술용 로봇이 맹활약하고 있다. 로봇 수술은 정밀하고 실수가 적은 데다 절개 부위를 최소화할 수 있어 예후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대부분의 대형 병원에서 다빈치를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다빈치의 경우 바늘 부분이 8㎜로 배나 가슴 부위 수술에는 활용이 가능하지만, 뇌 등 민감한 부위에는 적용하기 힘들다. 세계적으로도 다빈치보다 세밀한 수술 로봇이 상용화된 사례는 아직 없다. 하지만 이번에 시연한 로봇은 다빈치보다 훨씬 미세한 뇌 부위도 수술이 가능하다는 면에서 획기적으로 평가받는다. 이우섭 KIST 선임연구원은 “로봇 형태의 미세수술 로봇은 인체에 들어가는 바늘 부위를 얇게 만들면서 그 안에 관절이나 절개기구 등을 넣는 것이 관건”이라며 “현재까지 개발된 미세수술 로봇 중에서 가장 앞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진행한 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얻어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직까지 별다른 부작용 요인은 없는 만큼 3~5년이면 상용화될 전망이다. 김 교수는 “2㎜ 이하로 부위를 줄이면 현재 수술이 불가능한 인체 내 대부분 부위의 접근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13일 수능… 관공서 10시 출근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시행되는 오는 13일 관공서와 기업체의 출근 시간이 오전 10시로 1시간 늦춰진다. 교육부는 31일 수능의 원활한 시행을 위한 정책 대책을 발표했다. 올해 수능은 11월 13일 오전 8시 4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전국 85개 시험지구 1216개 시험장에서 치러진다. 모든 수험생은 당일 오전 8시 10분까지 시험장에 입실해야 한다. 수능일에는 관공서의 출근 시간이 오전 9시에서 10시로 늦춰진다. 정부는 기업체에도 출근 시간을 늦춰 달라고 요청했다. 수도권 전철과 지하철의 러시아워 운행 시간은 종전 오전 7~9시에서 6~10시로 2시간 연장되고, 운행 횟수도 늘린다. 수능 당일에는 시험장 전방 200m부터 차량 출입이 통제되는 만큼 수험생들도 이 지점부터 차에서 내려 걸어가야 한다. 영어영역 듣기평가가 실시되는 오후 1시 10분부터 1시 35분까지 25분간은 비행기 이착륙도 금지된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뉴스 분석] 대학 전형 재진행 대혼란… 하향 지원자 구제 못해

    1년 전 치러진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항 하나가 대혼란을 불러왔다. 정부가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세계지리 8번 문항의 출제 오류를 공식 인정하고 사과했다. 해당 문제를 틀린 학생 1만 8884명이 모두 정답 처리돼 점수가 오르고, 4800여명은 등급도 오른다. 정부는 피해 학생을 전원 구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그 문제 때문에 지난해 정시 모집에서 원하는 대학에 원서조차 내지 못하고 하향 지원한 학생들은 구제받을 방법이 없다. 구제가 ‘복불복’일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추가 합격으로 인한 대학 간 연쇄이동 등으로 교육 현장은 큰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내년도 입학전형을 진행하던 대학들은 이를 중단하고 지난해 입학사정을 다시 해야 할 판이다. 교육 당국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거센 이유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14학년도 수능 세계지리 8번 문항이 잘못 출제됐다는 고등법원 판결에 상고하지 않고 판결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이번 논란으로 혼란과 고통을 겪으신 모든 분께 송구하고 사과드린다”면서 “피해 학생 구제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가 출제 오류 인정 판결을 내린 지 2주일 만이다. 평가원은 이달 중순까지 해당 문제 오답자 1만 8884명의 등급, 표준점수, 백분위를 재산출해 수험생과 이들이 지원했던 대학에 통보한다. 대학들은 이를 바탕으로 이들에 대한 2014학년도 입학전형을 다시 진행한다. 수시 모집에 지원했던 학생들은 이 문제를 틀려 최저학력 기준에 미달한 경우가 구제 대상이다. 정시 모집은 세계지리 등급이나 표준점수, 백분위 등 각 대학이 정한 입학사정 기준을 적용해 합격선을 넘으면 추가 합격 처리된다. 이미 합격한 학생들은 이번 조치와 상관없다. 학생이 원하는 대학을 선택하도록 해 재전형을 진행할지, 일괄적으로 지원한 대학 모두에서 재전형을 진행해 학생에게 통보할지는 미정이다. 어떤 경우든 2015학년도 정시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되는 오는 12월 19일 이전에 합격 여부를 알려 주겠다는 계획이다. 황 장관은 “내년 2월까지 이들을 구제하기 위한 특별법을 제정, 2015학년도 정원외 입학과 편입 등을 통해 3월부터 다닐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세종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세계지리 출제오류 구제] 등급 바뀌는 4800여명 어떻게 구제되나

    [세계지리 출제오류 구제] 등급 바뀌는 4800여명 어떻게 구제되나

    교육부가 2014학년도 수학능력평가 세계지리 8번 문항의 출제 오류를 인정하고, 이로 피해를 본 수험생을 모두 구제하겠다고 31일 밝혔다. 하지만 교육부 역시 구제 조치가 제한적이고,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교육부는 학생 구제에 대한 대원칙만 세워놓은 상태다. ▲11월 중순 이전 성적 재산출 완료 및 이들이 지원한 대학에 통보 ▲12월 19일 이전 대입 재전형 완료 및 통보 ▲내년 2월 이전 특별법 제정 ▲내년 3월 피해 학생들의 특별편입 또는 정원외 입학 등의 순서다. 입학사정을 다시 진행해야 하는 각 대학이나 특별법을 제정해야 하는 정치권과의 협의가 원활하게 진행된다는 전제하에 세워진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미 새정치민주연합 일부 의원들이 특별법을 발의하겠다고 한 만큼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각 대학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현재 수시모집 전형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대학 입학처는 풀가동되고 있다”면서 “추가적인 여력이 없는데, 일정을 맞추는 게 가능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원구제 방침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시나리오다. 피해를 본 학생은 크게 ▲세계지리 8번 문항 오답 처리 때문에 점수가 미달해 불합격한 학생(다른 대학에 입학한 경우·재수하는 경우) ▲점수가 낮아지면서 원하는 대학에 원서조차 넣지 않은 학생 등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교육부 대책에는 첫 번째 경우에 대한 구제책만 담겨 있다. 우선 수시 모집에 지원했는데 해당 문항이 오답 처리되면서 최저학력기준에 미달한 학생은 등급이 오르면 합격 처리된다. 지난해 서울대의 경우 수능 최저학력기준 미달로 불합격 처리된 학생은 14%인 477명이었다. 이 중에 세계지리 선택자도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 입시업체 관계자는 “대학별로 보통 최저학력 미달로 인한 탈락자가 10~30%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학생구제가 시작되면 대학 간 연쇄이동이 불가피하다. 정시모집의 경우 더 복잡하다. 대학마다 백분위·점수·등급 등을 자체 기준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정확한 구제 규모는 대학들이 다시 입학전형을 해 봐야 알 수 있다. 교육부도 “현재로서는 얼마나 많은 학생이 대상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원하는 대학에 떨어지고, 다른 대학에 진학해 이미 1년을 다닌 학생들을 어떤 신분으로 구제하는지도 논란이다. 교육부는 이들을 아예 내년 신입생으로 입학시킬지, 아니면 이미 다닌 1년을 인정해 특별 편입학으로 할지에 대해서 고심하고 있다. 가장 큰 피해자는 원서조차 넣지 못한 학생들이다. 정시 모집의 경우 원서접수가 수능 점수가 나온 뒤에 시작되기 때문에 대다수 학생은 본인의 점수에 맞춰 대학을 고른다. 해당 문제 오답 처리로 이미 낮은 점수를 받은 상황에서 기회조차 박탈당한 것이다. 평가원을 대상으로 민사소송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해도 역시 피해를 입증하기 쉽지 않다. 구제된 학생들도 재수나 등록금 등으로 들어간 비용 등을 완전히 보전받기 힘들 전망이다. 소송 당사자로 수도권 대학을 휴학 중인 김모(19)씨는 “원래 꿈이 초등학교 교사여서 올해 다시 반수를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들어간 교재비와 이전 대학에 납부한 등록금 등 금전적 피해가 있다”면서 “해결되지 않으면 손해배상 소송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해당학교 법적대응… 교육부 “재량 남용”

    해당학교 법적대응… 교육부 “재량 남용”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재지정 평가 대상인 서울시내 14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가운데 6곳에 대해 최종 지정 취소 처분을 내렸다. 교육부는 즉각 지정 취소 시정명령을 내렸고, 취소된 학교들은 법무법인을 선임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 결국 지정 취소 여부는 법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31일 기자회견을 열어 “경희고, 배재고, 세화고, 우신고, 이대부고, 중앙고 등 6개교를 지정 취소하고 숭문고와 신일고는 지정 취소를 2년간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조 교육감은 “자사고 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적절한 방법이며, 교육감을 통한 평가와 지정 취소를 통해서는 교육 불평등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자사고 재지정 평가는 ‘선발 경쟁’ 대신 ‘교육 경쟁’의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자평했다. 지정 취소된 6개 학교는 2016학년도부터 일반고로 전환된다. 시교육청은 지난 27일 지정 취소 대상 8개교에 공문을 보내 재지정 평가에서 미흡 평가를 받은 항목에 대한 개선계획을 29일까지 제출해 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숭문고와 신일고는 학생 선발권을 포기해 지정 취소가 2년 유예됐고, 나머지 학교들은 이를 거부하면서 지정 취소 처분을 받았다. 숭문고와 신일고는 2016년에 개선 결과를 평가해 지정 취소 여부가 다시 결정된다. 교육부는 시교육청의 발표에 대해 곧바로 시정명령을 내렸다. 교육부 측은 “조 교육감은 자사고 지정 취소 처분을 즉시 취소하고 그 결과를 11월 17일까지 교육부에 보고해야 한다”면서 “이번 지정 취소는 명백한 재량권의 일탈·남용이며 성과평가를 소급해 재평가하는 등 행정절차법 및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시교육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지정 취소 취소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시교육청 측은 교육부가 지정 취소 취소처분을 내리면 법원에 곧바로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지역 24개 자사고 교장으로 구성된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는 이날 오전 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사고 지정 취소는 위법이므로 즉시 법적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장협의회는 “현행 법령상 학생 선발을 어떻게 할지는 자사고 학교장들이 학교의 특성을 살려 결정할 문제”라며 “교육청이 학생 선발권과 자사고 재지정을 연계하는 것은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의 이전투구를 지켜보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비난도 거세지고 있다. 자사고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몇 달째 학교 안팎이 시끄러워 학생들이 공부조차 제대로 못하고, 학부모들은 모이기만 하면 한숨만 쉰다”며 “교육정책을 논하면서 정작 학생은 안중에 없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국내 연구팀 자궁경부전암 세계 첫 백신 치료 성공

    국내 연구팀 자궁경부전암 세계 첫 백신 치료 성공

    국내 연구팀이 유전자 치료 백신을 개발해 자궁경부암 전 단계인 ‘자궁경부전암’ 환자 치료에 성공했다. 수술이 아닌 백신 형태로 자궁경부전암을 치료한 것은 세계 최초다. 성영철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는 “김태진 제일병원 교수팀과 함께 자궁경부전암 후기 환자 9명에게 유전자(DNA) 치료 백신 ‘GX-188E’를 투여하는 임상 1상 시험을 실시한 결과 7명(78%)이 완치됐다”고 30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유방암에 이어 전 세계 여성암 발병 2위인 자궁경부암은 자궁경부전암 단계를 거친다.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이 주원인이며 HPV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이 이미 개발돼 있다. 하지만 이 백신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여성에게는 효과가 없다. 이 때문에 자궁경부전암에 걸릴 경우 자궁경부 병소를 제거하는 원추절제수술로만 완치가 가능했다. 하지만 수술을 받으면 조산, 유산, 불임, 출혈, 감염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위험이 높고 바이러스를 완전히 제거하기 못하면 재발할 우려도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HPV에 감염된 여성은 약 3억명, 전암 상태로 진행된 환자는 30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자궁경부전암 관련 의료시장도 연간 5조원 수준이다. 연구팀은 HPV에만 작용하는 킬러 T세포를 만들어내는 백신을 개발했다. 이 T세포는 정상 세포와 감염된 세포를 가려내 감염된 세포만을 죽이게 된다. 이 백신은 어깨의 근육 부위에 주사하도록 만들어졌다. 성 교수는 “대부분의 자궁경부전암 환자들은 20~35세로 수술이 아닌 비수술적 치료를 하면 임신율 및 출산율을 높일 수 있어 백신을 하루빨리 상용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박종섭 가톨릭의대 산부인과 교수팀이 72명의 자궁경부전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2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유럽 및 미국에서도 임상시험이 진행될 예정이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꿈의 신소재’ 그래핀 제어 기술 개발

    ‘꿈의 신소재’ 그래핀 제어 기술 개발

    한국 연구진이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의 단점을 보완, 반도체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황찬용 표준과학연구원 나노측정센터 책임연구원은 “레벤테 타파쵸 헝가리 학술원 연구원과 공동으로 상온에서 제어할 수 있는 ‘그래핀 나노리본’ 제작에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30일자에 게재됐다. 얇은 탄소 원자층으로 이뤄진 그래핀은 반도체 재료로 현재 사용되는 실리콘에 비해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고 잘 휘어질 뿐 아니라 단단하다. 그래핀을 처음 만들어 낸 안드레 가임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가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을 정도로 획기적인 물질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전기저항이 없는 특성 때문에 전류 제어가 어려워 실제 상용화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구팀은 그래핀을 반도체로 활용하기 위해 작은 크기로 잘라 ‘나노리본’을 만들었다. 이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작은 바늘을 이용해 그래핀에 전압을 가하는 방식으로 나노리본의 테두리를 원하는 대로 제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황 책임연구원은 “그래핀을 작게 만들어 반도체 제품의 소형화도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과학창의축전 새달 3일 개막

    국내 최대 규모의 과학행사 ‘제18회 대한민국 과학창의축전’이 다음달 3일부터 8일까지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개최된다. 지난 20일부터 벡스코에서 열리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 특별행사로 꾸며진 행사에는 각급 학교, 정부출연연구기관, 기업 등 300여 기관이 참여해 410여개의 과학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히 올해 SK텔레콤, 한진중공업, 한국항공우주산업(KIA) 등 민간 기업이 처음 참여해 스마트로봇, 증강현실 쇼핑, 항공기 시뮬레이터 등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칼 포퍼 등과 함께 20세기 과학철학 개척 치열한 논쟁이 밑거름

    20세기에 들어서면서 과학계에는 ‘과학철학’ 또는 ‘과학사’로 불리는 학문 영역이 본격적으로 개척되기 시작했다. 이들은 ‘과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답을 구하기 위해 애썼다. 이를 통해서 과학과 인류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에 대한 방향 제시나 예측도 가능하다고 봤다. 치열한 논쟁이 수십년간 이어졌고, 이 시기에 현재 과학철학과 과학사가 서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20세기 과학철학의 역사는 크게 칼 포퍼, 토마스 쿤, 임레 라카토슈, 폴 파이어아벤트 등 4인에 의해 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퍼는 반증주의 이론, 쿤은 패러다임 이론, 라카토슈는 연구 프로그램 이론, 파이어아벤트는 무정주의 이론을 발전시켰다. 가장 선배격인 포퍼는 “과학자란 자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대담한 가설을 세우고 경험적으로 참인지 거짓인지를 시험해봐야 한다”면서 “이 과정에서 반례가 발견되면 지체 없이 자신의 가설을 폐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끊임없는 비판이 과학의 핵심이며 과학의 객관성과 합리성의 원천이라는 것이다. 반면 쿤은 과학에 비판만 있다면 거기에는 아무런 진보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학이 이론을 시험하는 활동이 아니라 이론에 기반한 활동이라는 것이며, 이 과정에서 급격하게 이뤄지는 ‘패러다임’이 과학과 과학자들을 한 차원 높은 세계로 데려간다고 믿었다. 파이어아벤트는 가능하고 다양한 가설들을 어떠한 제약도 없이 증식시키는 것이 과학을 과학답게 하는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패러다임이 정해져 있다면 과학자들은 그에 순응하는 것 이외에 역할이 제한적이지만 실제로 과학혁명은 그렇게 일어나지 않았다는 반론이다. 라카토슈는 나머지 세 사람 사이의 이론에서 균형을 찾고자 했다. 패러다임이나 혁명이 일어나는 것은 분명하지만 ‘견고한 핵’을 깨고 패러다임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상당한 주변여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반인의 시각에서는 큰 의미가 없는 논쟁일 수 있지만, 네 사람의 방법론이나 과학을 보는 시각은 현재까지도 후학들에게 이어지고 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책 읽는 광장! 책 읽는 시민!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시와 함께 다음달 8~9일 서울광장 등에서 ‘도서관에서 책으로 시민의 삶을 꽃피우다’를 주제로 한 ‘2014 서울 북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올해 축제는 ‘책 읽는 광장! 책 읽는 시민’이라는 주제 아래 시교육청 소속 22개 공공도서관과 평생학습관, 구립·학교·전문·작은도서관 등 120개 도서관이 참여한다. 행사는 ▲도서관! 광장으로 나오다(도서관 부스) ▲화룡점정 책방(책 전시 및 판매)과 도서 나눔 행사 ▲북콘서트와 공연 ▲저자와의 만남 등으로 구성됐다. ‘내가 나에게 보내는 한 권의 책’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되는 도서나눔 행사는 내게 위로가 된 한 권의 책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서울광장의 나눔서가에 기증할 책을 놓아두면 축제 기간 중 시민 누구나 읽을 수 있다. 9일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는 정독도서관에서 황동진 작가의 진행으로 북콘서트가 열린다. 그림책인 ‘우리는 학교에 가요’를 현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읽고, 클래식음악도 감상한다. ‘저자와의 만남’에는 노순자, 고병권, 고미숙, 윤주옥, 변혜령, 정우영, 이시백 작가 등이 나선다. 이 밖에 동화 노래극과 뮤지컬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돼 있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도서관 홈페이지나 2014 서울 북 페스티벌 페이스북, 운영 사무국(02-2026-5165) 또는 120다산콜센터에 문의하면 된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칼 포퍼 등과 함께 20세기 과학철학 개척…치열한 논쟁이 밑거름

    20세기에 들어서면서 과학계에는 ‘과학철학’ 또는 ‘과학사’로 불리는 학문 영역이 본격적으로 개척되기 시작했다. 이들은 ‘과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답을 구하기 위해 애썼다. 이를 통해서 과학과 인류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에 대한 방향 제시나 예측도 가능하다고 봤다. 치열한 논쟁이 수십년간 이어졌고, 이 시기에 현재 과학철학과 과학사가 서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20세기 과학철학의 역사는 크게 칼 포퍼, 토마스 쿤, 임레 라카토슈, 폴 파이어아벤트 등 4인에 의해 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퍼는 반증주의 이론, 쿤은 패러다임 이론, 라카토슈는 연구 프로그램 이론, 파이어아벤트는 무정부주의 이론을 발전시켰다. 가장 선배격인 포퍼는 “과학자란 자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대담한 가설을 세우고 경험적으로 참인지 거짓인지를 시험해봐야 한다”면서 “이 과정에서 반례가 발견되면 지체 없이 자신의 가설을 폐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끊임없는 비판이 과학의 핵심이며 과학의 객관성과 합리성의 원천이라는 것이다. 반면 쿤은 과학에 비판만 있다면 거기에는 아무런 진보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학이 이론을 시험하는 활동이 아니라 이론에 기반한 활동이라는 것이며, 이 과정에서 급격하게 이뤄지는 ‘패러다임’이 과학과 과학자들을 한 차원 높은 세계로 데려간다고 믿었다. 파이어아벤트는 가능하고 다양한 가설들을 어떠한 제약도 없이 증식시키는 것이 과학을 과학답게 하는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패러다임이 정해져 있다면 과학자들은 그에 순응하는 것 이외에 역할이 제한적이지만 실제로 과학혁명은 그렇게 일어나지 않았다는 반론이다. 라카토슈는 나머지 세 사람 사이의 이론에서 균형을 찾고자 했다. 패러다임이나 혁명이 일어나는 것은 분명하지만 ‘견고한 핵’을 깨고 패러다임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상당한 주변여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반인의 시각에서는 큰 의미가 없는 논쟁일 수 있지만, 네 사람의 방법론이나 과학을 보는 시각은 현재까지도 후학들에게 이어지고 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10월의 하늘’ 재능 기부 강연·진행자 100여명 참여…전국 도서관 40여곳 ‘북적’

    “과학자가 되면 뭐가 좋아요?” 초롱초롱한 아이들의 눈망울이 강연자의 입만 쳐다보고 있다. 연단의 대학교수는 난생처음 듣는 ‘수준 낮은’ 질문에 헛웃음이 나온다. 하지만 대학생들을 상대로 강연할 때보다 훨씬 더 큰 보람을 느낀다. 과학자들이 펼치는 국내 최대의 재능기부 프로젝트 ‘10월의 하늘’이 지난 25일 오후 2시, 전국 각지의 도서관에서 일제히 열렸다. 매년 10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열리는 이 행사는 올해로 다섯 번째다. 2010년 9월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트위터에 “1년 중 364일을 자신을 위해 살아온 우리가, 단 하루만 재능을 나누자”고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오늘의 과학자가 내일의 과학자를 만나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과학자는 물론 대학교수·의사·약사·과학기자 등 과학과 관련된 강연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앞다퉈 힘을 보태고 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윤송이 부사장 부부가 2년 전 참여하는 등 해마다 유명인들도 동참한다. 프로젝트 이름은 1999년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옥토버 스카이’에서 따왔다. 영화는 1957년 10월 미국 탄광촌의 소녀 호머 힉캠이 당시 소련에서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가 발사됐다는 뉴스를 보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힉캠과 친구들은 위성을 스스로 만들겠다며 애쓰다가 뒷산에 불을 내는 등 사고를 치면서 성장해 마침내 미항공우주국(NASA)의 과학자가 된다. 실제 얘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정 교수는 “10월의 하늘 강연을 들은 학생들이 과학에 대한 꿈을 키워 가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연을 맡는 과학자 외에 일반인들도 행사 진행 등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강연을 위해 필요한 비용은 모두 재능기부자들이 직접 내야 한다. 올해는 40여개 도서관에서 100여명의 강연자와 진행기부자가 함께했다. 뜻을 같이하는 인디밴드나 가수가 강연 중간에 공연을 하는 형식으로 재능기부를 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재능기부 수혜 학생은 7000여명에 이른다. 제안자인 정 교수 본인도 경기 화성 시립송산도서관에서 ‘우리는 왜 착한 동물일까요?’라는 주제로 학생들을 만났다. 10월의 하늘은 내년에도 이어진다. 강연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에게 문은 활짝 열려 있다. 참가 신청은 ‘10월의 하늘’ 홈페이지(www.nanumlectures.org)를 통해 할 수 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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