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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진 사퇴 안해… KAIST 개혁은 계속”

    “자진 사퇴 안해… KAIST 개혁은 계속”

    서남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은 16일 서울 종로구 서머셋 팰리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가 물러나야 할 이유를 분명히 밝히라.”고 이사회에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오는 20일 열릴 KAIST 이사회(이사장 오명)에서 계약해지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자진 사퇴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또 지난 6년간 자신이 추진한 학내 개혁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총장은 회견에서 “2010년 연임 이후 오명 이사장과 일부 이사,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2년 뒤 물러나기로 약속하고 연임했다’는 말을 했다고 들었다.”면서 “나는 이 같은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연임 이후에 법적 임기인 4년을 채우며 열심히 일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반대 세력이 지난해 학생들의 자살 사태 이후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서 총장의 회견은 자신의 계약해지건을 논의하기로 한 이사회에 대한 정면 돌파나 다름없다. 오 이사장은 지난 12일 ‘서 총장 계약해지’를 이사회에 올리겠다고 이사들에게 통보한 상태다. 이사회 측은 “서 총장의 리더십에 분명한 문제가 있고 독선적인 학교 운영에 대해 학교와 교수, 학생 모두 불만을 갖고 있다.”며 계약해지를 강행할 방침이다. ●이사회 “서 총장 리더십 문제” 서 총장 역시 이사회의 일원이지만, 대부분의 이사들이 오 이사장에게 우호적인 인사들이기 때문에 계약해지는 사실상 확정적이다. KAIST 총장 임용 계약에 따르면 어느 한쪽이 계약해지를 통보하면 90일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계약을 해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KAIST는 배상 의무에 따라 서 총장에게 잔여 임기 2년간의 연봉인 72만 달러(약 8억원)를 지급해야 한다. 서 총장은 억울하게 물러나는 만큼 법적 소송을 통해서라도 배상금을 받겠다고 밝히고 있다. 서 총장은 회견에서 KAIST의 개혁 성과를 강조했다. “KAIST는 지난 6년간 좋은 교수 300명을 새로 영입했고, 그 결과 연구비도 2.5배나 늘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내가 나가면 테뉴어(교수정년) 제도, 영어강의 폐지 같은 요구가 사라지고 문제가 해결되는지 묻고 싶다.”면서 “관성에 바탕을 둔 낡은 문화를 바꾸는 KAIST 개혁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교수협 “무조건 퇴진” 내일 회견 서 총장과 대립각을 세워 온 KAIST 교수협의회는 18일 서 총장의 조건 없는 퇴진을 요구하기로 했다. 교수협 관계자는 “서 총장이 그동안 학교에 미친 피해와 학내 분란 등을 고려하면 지금까지 받은 연봉도 학교에 돌려주는 것이 맞다.”면서 “학교 발전을 위해 기부금 1조원을 모아야 한다던 본인의 발언을 되돌아보라.”고 말했다.박건형·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 진화론 vs 진화론…서로를 꼬집다

    진화론 vs 진화론…서로를 꼬집다

    2007년 가을, 영국 옥스퍼드대의 문학 페스티벌 행사장. 리처드 도킨스 옥스퍼드대 뉴칼리지 교수가 먼저 공격을 시작했다. “종교는 확실한 증거 위에 있지 않다. 과학으로 입증된 사실을 보면 신은 없다.” 마주 앉은 사람은 옥스퍼드 신학대학장인 앨리스터 맥그래스 위클리프홀 교수. 그는 지지 않고 반박을 시작했다. “종교는 이성과 증거를 무시하지 않는다. 맹목적인 무신론은 맹목적인 종교만큼 위험하고 악하다.” 무신론과 유신론 또는 진화론과 창조론의 전쟁으로 일컬어지는 과학과 신학의 대결. 이 대담은 ‘논쟁’이라는 이름으로 ‘유튜브’에 올라 전세계적인 화제가 됐다. 애당초 평행선을 긋는 두 주제인 만큼 어느 쪽이 이겼다고 단언할 수는 없었다. 다만 유신론을 믿는 사람들은 맥그래스에, 무신론을 믿는 사람은 도킨스에 열광했다. 그후 5년이 지났고, 도킨스가 또 다른 전쟁을 시작했다. 그런데 상대가 창조론자도 신학자도 아닌 진화론자인 에드워드 윌슨 하버드대 교수다. 뭔가 상대가 잘못된 것이 아닐까. 진화론과 진화론의 싸움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영국의 정치전문 ‘프로스펙트 매거진’에 도킨스가 기고한 서평이었다. 윌슨의 새 저서 ‘지구를 점령한 사회성’을 두고 도킨스는 “인간 진화와 곤충의 사회성에 대한 내용을 담은 윌슨의 책은 전혀 재미가 없다.”면서 “이러한 두 가지 사회적 진화를 비교하는 책을 쓴다는 것은 좋은 생각이지만, 오류투성이로 완전히 비뚤어진 오해의 진화론을 여러 쪽 읽고 고맙게 여기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신랄하게 비꼬았다. ‘싸움닭’으로 유명한 도킨스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앨런 그래펀, 데이비드 퀼러, 존 투비, 스튜어드 웨스트 등 20여명에 이르는 진화학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거론하며 “이들은 윌슨이 아닌 나의 견해에 동의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윌슨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곧바로 반박문을 게재하고 “어떤 경우든 명단을 만드는 것은 소용없는 짓”이라며 “만약 과학이 미사여구와 여론조사에 좌우됐다면 우리는 여전히 신화 속의 불을 믿거나, 지동설에 근거한 지도를 가지고 항해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다윈이 ‘종의 기원’을 출간한 이후 생물학은 물론 사회를 움직이는 가장 유력한 진리로 여겨지는 진화론(또는 진화학) 분야에서 도킨스와 윌슨은 최소한 ‘살아 있는 사람 중 가장 뛰어난 유이한 존재’다. 71살인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 ‘눈먼 시계공’ ‘만들어진 신’ 등을 통해 진화론과 무신론을 대중화하는 데 선두에 있다. 생태학자로 개미 연구의 독보적 학자인 83살의 윌슨은 1970년대 초 ‘곤충사회’와 ‘사회생물학’을 펴내면서 진화론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으며, 학문 간 융합과 생물학적 환원주의를 주장하는 ‘통섭’을 통해 한국 사회에도 커다란 파문을 던졌다. 생물학자들은 두 거장의 지상 설전이 낯설지 않다. 같은 진화학자지만 두 사람의 사고방식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도킨스는 ‘종교는 악(惡)’이라고 단언한다. ‘눈먼 시계공’에서 그는 “자연선택의 결과로 태어난 오늘날의 생명체들은 마치 숙련된 시계공이 설계하고 수리한 결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앞을 보지 못하는 시계공이 나름대로 고쳐 보려 애쓰는 과정에서 번번이 실패를 거듭하다 아주 가끔 요행처럼 재깍거리며 작동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진화조차도 신이라는 설계자에 의해 정밀하게 계획된 것이라는 창조론의 반격을 무참히 깔아뭉갠다. 반면 윌슨은 ‘종교와 공생할 수 있다.’는 쪽에 가깝다. “종교와 과학은 충돌할 수밖에 없지만 공동의 목표를 위해서는 서로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도킨스는 윌슨을 “기독교를 대하는 외교관”이라고 말하는 반면, 윌슨은 도킨스를 “기독교에 맞서는 전사”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두 사람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이 진화를 주도하는가.’에 대한 오래된 질문에 대한 해석이다. ‘자연선택’을 믿었던 다윈은 진화를 생물이 변이를 일으키면서 다른 개체들에 비해 생존과 번식에 더 유리해져 다음 세대에 더 많은 자손을 남기게 되는 과정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다윈의 후예들은 “그렇다면 자연이 선택하는 대상은 개체인가, 종족인가.”라는 질문에 도달했다. 여기에서 도킨스와 윌슨이 갈라진다. 분자생물학자인 도킨스는 절대적으로 ‘유전자’의 힘을 앞세운다. 이타적으로 보이는 동물의 협동 행동들조차 유전자 속에서 들여다보면 자신이 살아남기 위한 이기적인 포석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의 이론에서는 생물의 개체와 집단은 물론 인간조차도 결국 ‘유전자의 운반자’에 불과하다. 유전자 이외의 것에는 관심이 없고 모든 것은 유전자의 변이와 진화로 설명한다. 반면 동물행동을 연구해온 윌슨은 집단의 가치를 중시하고 인간의 사회행동과 문화도 동물의 본성으로 풀어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윌슨은 도킨스와 달리 유전자 이외에 생물학적, 사회적, 환경적 우선순위가 진화의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두 거장이 벌이는 싸움은 진화론이 ‘젊은 학문’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인류 역사에서 진화론은 등장한 지 고작 150년에 불과하다. ‘생물은 진화한다’는 것 이외에 어느 누구도 진화의 성격이나 방향, 원리를 100%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다. 심지어 두 거장의 싸움을 비웃는 진화학자들도 많다. 조지 코엔지스 영국 워위크 대학 교수는 일간 가디언에 “도킨스와 윌슨 모두 틀렸다.”고 단언했다. 그는 “두 사람은 자신의 생각대로 진화를 지나치게 단순화시키고 있다.”면서 “두 사람의 이론에서는 두 다리를 걷는 데 완벽한 유전자 세트를 가진 사람이 절벽에서 뛰어내리기 때문에 일찍 죽거나 남성의 유두처럼 아무런 이유도 없이 생명 활동에서 살아남은 존재들을 설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대장암 간 전이 차단물질 만들었다

    대장암 간 전이 차단물질 만들었다

    이성욱 단국대 분자생물학과 교수는 12일 “대장암이 간에 전이되는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차단할 수 있는 ‘핵산앱타머’라는 물질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저널 ‘소화기병학’ 7월호에 게재됐다. 대장암은 세계적으로 발병률이 매우 높은 암으로, 특히 서구화된 식생활 등으로 대장암 발병률이 최근 들어 세계 4위, 아시아 1위까지 치솟았다. 대장암의 주요 사망원인은 암세포의 간 전이 때문인데, 암의 진행상황에 따라 10명 중 2~7명에게서 간 전이가 발생한다. 일단 암세포가 간으로 전이되면 수술이나 항암요법 등의 치료가 제한적일 뿐 아니라 치료가 되더라도 재발이 잦다. 이 교수팀은 대장암 세포의 간 전이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암태아성항원’의 특정 부위에 결합해 생장을 방해하는 생고분자 물질 ‘핵산앱타머’를 합성했다. 화학물질처럼 합성과 변형이 쉽고, 원하는 목적에 맞게 대량생산도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졌다. 동물실험 결과 염증이나 독성도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이 교수는 “대장암을 유발한 쥐에 핵산앱타머를 주입하자 대장암 세포의 간 전이가 효과적으로 억제된 것은 물론 대장암세포 자체의 사멸까지 유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덕성여대·경기대 정상화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사학분쟁조정위원회는 12일 전체회의를 열고, 대학 파행 운영 등으로 관선이사·임시이사 체제로 운영돼온 덕성여대와 경기대에 대해 이사 선임을 승인, 정상화 방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덕성여대는 1997년 당시 교육부 감사에서 대학자율권 침해, 부당한 학사 관여 등으로 임원승인이 취소된 이후 15년 만, 경기대는 2004년 손종국 전 총장의 교수 채용 비리로 정부 임시이사가 파견된 이후 8년 만이다. 사분위는 경기대 재단인 학교법인 경기학원에는 정이사 6명과 임시이사 1명의 선임을 의결했다. 또 학교법인 덕성학원에는 7명의 정이사를 선임하기로 결정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전교조 “기간제 교사 성과급 지급 집단소송”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지난달 25일 기간제 교사에게도 성과상여금을 지급하라는 판결과 관련, 기간제 교사들이 집단 소송을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12일 기간제 교원의 성과상여금 손해배상청구 집단소송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현장에 만연한 비정규직 차별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기간제 교원에 대한 차별을 시정하기 위해 9월 집단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교조는 오는 24일부터 홈페이지 등을 통해 원고인단을 모집할 계획이다. 집단 소송에는 한 해에 실제 근무한 기간이 2개월 이상으로 성과상여금 지급 기준일인 매년 12월 31일 당시 공·사립학교에 재직 상태였던 전·현직 교원이면 원고로 참여할 수 있다. 전교조는 10만명 이상이 소송에 나설 것으로 추산했다. 집단 소송 움직임은 기간제 교사로 성과상여금을 받지 못한 김모씨 등 4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법원이 ‘기간제 교사도 교육공무원이며, 정규 교사와 마찬가지로 성과급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기간제 교사는 교육공무원으로 볼 수 없어 성과급 지급 대상이 아니다.”라며 항소를 검토하고 있다. 전교조는 “기간제 교원이 정규 교원과 같은 역할을 하고도 성과상여금을 받지 못하는 것은 엄연한 차별”이라면서 “2011년 사립학교가 신규 채용한 교사의 70.9%가 기간제 교원인 상황에서 처우 개선이 시급하고, 나아가 기간제 교사보다 정규 교원 정원을 확충하려는 시도가 우선시돼야 한다.”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자유자재 휘어지는 분자 전자소자 개발

    자유자재 휘어지는 분자 전자소자 개발

    얇으면서도 자유자재로 휘어지는 새로운 전자소자(부품)가 개발됐다. 접거나 구부러지는 휴대전화나 컴퓨터 등 미래형 휴대기기의 가능성을 앞당긴 성과로 평가된다. 이탁희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와 박성준 광주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과 박사과정생은 “두께가 1~2나노미터(㎚·10억분의1m)에 불과한 매우 얇은 ‘자기조립단분자 박막’을 휘어지는 플라스틱 기판 위에서 전자소자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저널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최신호에 실렸다. 분자전자소자는 분자 하나에 각각의 기능을 갖게 한 일종의 전자부품으로, 상용화될 경우 컴퓨터의 트랜지스터를 대체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기존의 전자소자에 비해 필요한 자재가 적어 희토류 공급이 줄어드는 미래에 필요한 기술로 보인다. 지금까지 분자전자소자는 대부분 딱딱한 기판 위에서 만들어져 휘어지지 않는 문제가 있었고, 휘어지도록 제작된 유기물 전자소자는 두께가 두꺼워 크기를 줄이기 힘든 한계가 있었다. 이 교수팀은 2㎚에 불과한 분자 한층으로 이뤄진 ‘단분자 박막’을 이용해 순금으로 이뤄진 분자전자소자를 만들었다. 특히 이렇게 배열된 분자들은 별도의 촉매나 에너지 없이도 자발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제 기능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1000회 이상 반복적으로 휘거나 비틀어도 최초에 설정된 전기적 기능을 유지했다. 이쑤시개나 바늘에 분자전자소자를 돌돌 말아도 성능이 유지되는 수준이다. 이 교수는 “아주 가볍고 쉽게 휘어질 수 있는 전자소자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연구”라며 “이는 휴대전화나 태블릿PC, 노트북, 입을 수 있는 컴퓨터 등 다양한 미래형 기기를 개발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한국학중앙연구원, 인건비 부풀려 6억 펑펑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이 6억원이 넘는 인건비를 과다 책정해 직원들끼리 나눠 갖고 학생수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교수를 뽑는 등 방만한 운영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4월 23일부터 5월 4일까지 한중연에 대해 종합감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은 부당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고 11일 밝혔다. 한중연이 정부 감사를 받은 것은 2002년 감사원 종합감사 이후 10년 만이다. 감사 결과 한중연은 직원들의 명예퇴직 등으로 인건비가 남자 2009년에 성과상여금을 이미 지급했음에도 ‘2008년도 추가 성과 상여금’ 명목으로 1억 9992만원, 봉급 조정수당으로 2억 581만원을 나눠 가졌다. 또 부설 한국학대학원 소속 교수의 경우 연가보상비 지급 대상이 아님에도 2010년에 9098만원, 2011년에 1억 294만원을 지급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자들의 외출·조퇴 등을 차감 산정하지 않아 2055만원이 부당 집행되기도 했다. ●3년간 강의 안한 교수 수십명 돈잔치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근거도 없이 부원장과 대학원장의 호봉을 올려 8831만원을 추가 지급했는가 하면 수탁연구사업 간접비에서 4억 1657만원을 빼내 교직원들에게 선택적 복지비로 나눠줬다. 지난해 퇴임한 김정배 전 원장은 재임 중 백두산 관련 종합연구를 수행해 연구를 마무리하고도 이후 다시 연구비를 들여 백두산에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다. ●종결된 연구비로 백두산 여행도 교과부는 적발 사항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 전 원장 등 관련자 5명을 경징계 및 경고처분하라고 한중연에 요구했다. 또 부당하게 지급된 6억 2021만원은 회수조치하도록 했다. 방만한 조직 구성과 운영도 문제였다. 한국학대학원은 교수 16명이 적정 인원임에도 4배가 넘는 69명을 직제규정에 반영해 뽑았는가 하면 교수의 주당 수업시간수조차 정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2009년부터 올 1학기까지 강의를 한 시간도 하지 않고 봉급을 받은 교수가 27명, 고등교육법이 정한 주당 9시간 이상 강의를 하지 않은 교수가 연인원 240명에 달했다. 또 종합연구동을 지으면서 승인 연면적보다 넓은 면적에 대해 설계용역을 의뢰했다가 수정했으며, 주차장과 저수조 등의 추가 증설도 부적절하게 추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교과서 수난시대] 논란 하루만에… ‘도종환詩 삭제’ 철회

    도종환 민주통합당 의원의 시와 산문 작품이 중학교 국어교과서에 계속 남게 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도 의원의 작품에 대한 ‘교과서 삭제’ 논란과 관련,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질의한 결과 “위반이 아니다.”라는 해석을 받았다고 10일 밝혔다. 교과서에 실린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 관련 자료에 대해서도 같은 해석을 내렸다. 평가원은 이와 관련, “선거법 등의 해석과 관련한 주요 기관의 유권해석인 만큼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평가원은 이날 오후 교과서 검정협의회 회의를 개최, 도 의원의 작품을 교과서에서 삭제하도록 권고한 기존 조치를 철회했다. 중앙선관위는 ‘출판사가 도종환 의원의 작품과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 관련 자료를 교과서에 게재하는 것이 특정 정치인을 홍보함으로써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는지’에 관한 전날 평가원의 질의에 대해 “작품을 교과서에 게재하는 것만으로는 공직선거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평가원은 지난달 26일 도 의원의 시·수필을 수록한 교과서 8종의 발행 출판사에 수정·보완 권고서를 보내 사실상 삭제를 요청했다. 검정기준 가운데 ‘교육의 중립성 유지’ 항목의 ‘교육 내용은 특정 정당, 종교, 인물, 인종, 상품, 기관 등을 선전하거나 비방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근거로 내세웠다. ‘교과서 삭제’ 파문은 일단락됐지만 교과서의 교육적 중립성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진로와 직업’ 등의 부문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사례로 다룬 11권의 초·중·고 교과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산문, 민정당 의원을 지낸 김춘수 시인의 작품 ‘꽃’, 박근혜 캠프에 합류한 박효종 서울대 윤리교육과 교수가 집필한 고교 ‘윤리와 사상’ 교과서 등도 도마에 올랐다. 박범훈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은 이날 페이스북에 “알 만한 분들이 바보짓을 하셨네요. 시인은 시만 써야 자격이 있는 건지? 국회의원이 됐다고 썼던 시가 문제가 된다니 어찌 이런 일이”라며 “내가 작곡한 곡이 초등교과서에 있던데 빼야 되는 것 아닌지 모르겠네요.”라며 평가원의 조치를 비판했다. 좋은교사모임 관계자는 “검정 위원들이 문학적 가치와 정치적 중립조차 판단하지 못하고 삭제를 요구하면서 다른 정치적 성향들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았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올 여름방학 교육기부 프로그램 717종 운영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전국 유치원,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의 여름방학을 맞아 619개 기업·기관·단체가 717종의 교육기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10일 밝혔다. 이들 프로그램이 모집하는 참가자는 교원과 학생 등 40만명에 이른다. 학생들의 창의적 체험활동 622종, 교과학습 지원 52종, 교원 연수 43종 등으로 구성돼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한화그룹, 서울대병원 등 다양한 기업과 기관이 참여한다. 교과부 측은 “2010년부터 본격 추진돼 온 교육 기부가 이제 전사회적 참여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과부와 창의재단, 시도 교육청, 교육기부 기관 등을 통해 프로그램별로 모집이 이뤄지며, 일부 프로그램은 교육기부 포털(www.teachforkorea.go.kr)에서 참가 신청이 가능하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교과서 수난시대] 두달 남기고… 교과부, 일방적 수정 요구

    정부가 내년부터 사용될 중학교 국어·사회·도덕교과서에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내용을 포함하도록 권고해 출판사들의 불만이 만만찮다. 다음 달 말 최종 검정에 맞춰 교과서를 사실상 완성한 상태에서 수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예시 없이 무조건 학교폭력 예방 항목을 넣으라고 요구, 부실한 저술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도 낳고 있다. 10일 출판사들에 따르면 교과부는 지난달 말 중학교 교과서 출판사들에 ‘국어·사회·도덕 교과서에 학교폭력을 막는 인성·언어 교육안을 충실히 넣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교과부가 지난 9일 발표한 교육과정 일부 개정안에 근거해 ▲언어폭력의 문제점 ▲상대방을 배려하는 표현 ▲또래 사이의 갈등 중재 ▲폭력 후유증 해소법 등을 담도록 했다. 교과부가 학교폭력 대처안을 제대로 넣었는지, 충실한지 등을 검정의 주요 기준으로 삼을 방침임을 강조하고 나선 탓에 출판사들은 수정에 매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집필진도 국내에 학교폭력과 관련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일이 촉박하다고 불평하고 있다. 한 도덕교과서 집필자는 “학교폭력의 원인이 간단한 것도 아니고, 인성 교육은 교육 과정 전반에 연계성을 갖고 흐름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면서 “무조건 항목들을 맞춰 넣는 것이 학교폭력 예방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교과서는 매년 개정되지만 내용은 보통 2~3년의 연구를 거쳐 만들어진다.”며 교과부의 일방적인 조치를 비판했다. 교과부는 “학교폭력이 사회적인 문제이며 교과서에 이 부분을 넣는 것은 학생과 학교 모두가 이를 예방하기 위해 애써야 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힉스 발견됐다, 그래서 50년 연구 날릴 이 많다

    지난 4일(현지시간) 스위스에 위치한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 지난 반세기 동안 물리학계가 기다려 온 소식이 전해졌다. 세상 만물에 질량을 부여해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로 추정되는 새로운 입자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힉스의 발견은 현대물리학의 근간인 표준모형의 완성을 의미한다. 하지만 표준모형이 완벽한 이론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사실이 반갑지 않은 사람들이 적지 않다. 와이어드는 최근 ‘힉스의 발견은 어떻게 현대물리학을 망가뜨리는가’라는 제목의 전망기사를 실었다. 과학전문 매체들도 환호와 실망을 동시에 전하고 있다. 이상하지 않은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힉스가 오히려 물리학에 해를 끼친다니 말이다. 간단히 말하면,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새로운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항상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매고, 끊임없이 우주의 기원을 고민하던 사람들에게 50년 전의 이론이 맞다는 것은 정말 재미없는 일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와이어드는 “CERN 관계자들은 예상대로 힉스의 특성이 나타나기를 고대하고 있지만, 이론물리학자들은 이젠 힉스가 전혀 이상한 움직임을 보이기만을 바라고 있다.”면서 “힉스가 진짜로 판명되면 이론물리학은 재앙을 맞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와이어드는 힉스의 등장이 지난 반세기판동안 이론물리학자들이 제시한 수많은 이론들을 순식간에 과거의 오류로 만들면서, 물리학자들의 궁극적인 꿈인 ‘최종이론’(세상 모든 현상을 아우르는 하나의 원리)으로 다가가는 길을 더욱 멀게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표준모형은 눈에 보이는 수많은 것들을 설명하지만, 중력을 포함하지 못하고,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도 설명하지 못한다. 끈이론과 초끈이론, 초대칭이론 등 힉스를 포함한 표준모형이 틀렸다는 가정하에 최종이론을 꿈꾸며 만들어진 이론들이 일순간에 물거품이 된 만큼, 물리학자들은 사실상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출발점에 서게 된 것이다. CERN의 거대강입자가속기(LHC)가 힉스를 발견했다는 것은 이론물리학이 ‘세상을 설명하는 아름다운 수식’으로 표현하는 예측들이 실험의 노예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검증되지 않은 것을 검증하기 위해 물리학은 더욱더 큰 장비와 기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종이론을 만들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필요한 투자는 LHC에 들어간 50억 달러와는 비교도 안 되게 많을 것이 확실해 보인다. 박인규 서울시립대 물리학과 교수는 “학자들은 간단명료하고 짧은 수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 초대칭이론 대신 조악하기 짝이 없다고 무시했던 표준모형이 옳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진보교육감 재임지역 6곳 ‘낙제점’

    진보교육감 재임지역 6곳 ‘낙제점’

    제주·충북 교육청이 지난해 교육청 평가에서 가장 좋은 ‘매우 우수’ 등급을 받았다. 광주·서울·강원·경기는 가장 저조한 ‘매우 미흡’으로 평가됐다. 대체로 현 정부의 교육정책과 엇박자를 낸 진보교육감을 둔 교육청의 평가가 낮았다. 교육과학기술부는 9일 ‘2012년 전국 16개 시·도교육청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평가는 교육 분권화에 따라 교육청 사이에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고 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인다는 취지로 1996년부터 시행됐다. 학생·교원·단위학교 역량강화·교육복지 증진·교육만족도 제고 등 5개 분야의 교육성과(18개 지표·정량평가)와 교육정책(정성평가)을 종합하는 방식의 평가다. 지난해까지 교육청별 순위를 매겼지만 올해부터 5개 등급으로 결과 공개방식이 바뀌었다. 또 초·중등 진로교육, 교원 행정업무 경감 성과, 학교스포츠클럽 관련 등 신규 지표가 추가됐다. 시 지역에서는 대구·대전·인천교육청이 가장 높은 ‘우수’, 도 지역에서는 제주·충북이 ‘매우 우수’ 등급을 받았다. 반면 시 지역에서는 광주·서울, 도 지역에서는 강원·경기교육청이 ‘매우 미흡’을 받았다. 항목별로 서울교육청은 기초학력 미달비율, 학교체육 활성화, 교원연수 활성화, 교과교실제 활성화, 유초등 돌봄 지원, 사교육비 절감성과, 학부모만족도 등 7개 지표에서 ‘매우 미흡’ 판정을 받았다. ‘매우 우수’한 지표는 하나도 없었다. 광주도 대부분의 항목에서 ‘미흡’ 또는 ‘매우 미흡’이었지만 교원행정업무 경감성과 지표만 ‘매우 우수’했다. 경기와 강원교육청도 7개 지표에서 ‘매우 미흡’이었다. 진보교육감 지역인 서울·경기·광주·강원교육청은 종합평가에서 ‘매우 미흡’, 전남·전북교육청은 ‘미흡’으로 평가됐다. 지난해까지 시 지역에서 2년 연속 최하위였던 서울과 도 지역 2년 연속 최하위였던 경기는 올해도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주요 지표들이 대부분 정부가 우선시하는 정책 위주로 구성돼 있어 교육 분권을 중시하는 진보 교육감 재임 지역은 점수가 낮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교과부는 종합등급을 기준으로 하반기에 특별교부금을 교육청별로 차등 지원할 계획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초·중·고 인성교육 강화 집중이수제 예체능 제외

    교육과학기술부가 중·고교의 교과 집중이수제에서 체육·음악·미술을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또 중학교에서 예체능 과목은 기존 수업시간(시수)을 감축해 편성할 수 없도록 했다.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초·중·고 교육과정에서 인성교육을 대폭 강화하기 위해서다. 사실상 교과 집중이수제의 수정이다. 집중이수제는 일부 과목을 한 학년이나 특정학기에 몰아서 가르치는 제도로 지난해 3월부터 시행했지만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학생들의 성장발달단계와 학습단계가 맞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교과부는 9일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개정한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과 국어·사회·도덕 교육과정을 공청회와 교육과정심의회를 거쳐 확정했다고 밝혔다. 교육과정 총론에 ‘모든 교육활동을 통해 인성교육을 실천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구성한다.’는 원칙을 새롭게 명시했다. 학교급별 교육목표에 인성 요소를 강화하고, 공통사항에 학교·가정·지역사회가 함께하는 것을 인성교육의 기본 방향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교과부는 인성교육을 위해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을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매학기 운영토록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학교에서는 학년별로 연간 34~68시간을 편성, 교육과정에 반영해야 한다. 교과부 측은 “개정안은 내년 3월부터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예체능의 집중이수제 예외 허용과 학교스포츠클럽 운영은 여건이 되는 학교의 경우, 2학기부터 시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앞으로 집중이수 대상 과목에 대한 효율적인 교육과정 편성·운영 방안 및 교수·학습 방법을 연말까지 개발, 일선학교에 보급하기로 했다. 교육계는 교과부의 방침을 환영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성명에서 “교과부가 뒤늦게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집중이수제를 수정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며 “제도 개선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새 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어 과목에서는 바른 언어 사용·자기 표현 능력과 의사소통 능력·문제해결 능력을 배양하도록 할 방침이다. 도덕 과목에서는 인터넷·휴대전화 등을 통한 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정보통신 윤리교육을 실시한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노벨상 두 번 받았다, 그런데 틀린 논문 그대로다

    노벨상 두 번 받았다, 그런데 틀린 논문 그대로다

    기본적인 질문을 하나 던져 보자. “잘못된 논문은 왜 철회해야 하는가?” 당연한 얘기지만 잘못됐기 때문이다. 특히 과학에서 잘못된 논문을 바로잡는 것은 과학의 학문적 특성과 관련해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과학은 본질적으로 지식을 쌓아가는 분야다. 하나의 사실이 밝혀지면 이를 기반으로 또 다른 연구가 이뤄지고, 새로운 사실이 밝혀진다. 과학저널의 역사는 수백년에 이른다. 최초의 과학저널은 영국의 ‘왕립학회 철학회보’(Philosophical Transactions of the Royal Society)로, 1665년에 만들어졌다. 최초의 논문 철회 역시 이 저널에서 이뤄졌다. 1746년 벤저민 윌슨은 이 저널에 “1746년 발표한 ‘라이덴병’에 관한 논문은 벤저민 프랭클린의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틀린 것으로 보이는 만큼 철회한다.”고 1756년에 썼다. 언급된 프랭클린은 바로 그 미국의 정치가이자 과학자인 프랭클린이고, 등장한 연구는 피뢰침의 발명으로 이어진 연을 이용한 번개 실험이었다. 과학적으로 완벽하다고 여겨지는 이론이나 실험이 추후에 잘못된 것으로 밝혀지는 사례는 무수히 많다. 천동설과 지동설, 창조론과 진화론이 그랬고 인체에 대한 신비 등 셀 수 없이 많은 분야가 과학적 발전에 따라 새롭게 쓰여진다. 위대한 과학자들 역시 잘못된 주장으로 역사에 오명을 남긴다. ●과거의 잘못된 논문 다 철회해야 하나 최근 해외 과학계에서는 ‘과거의 잘못된 논문은 무조건 철회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노벨상을 두 차례나 받은 최초의 사람. 화학자이자 반전운동가 라이너스 폴링(1901~1994)이 1953년에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DNA의 3중 나선구조’ 논문에 대한 얘기다. 폴링은 일찍부터 화학에 관심을 가졌고 특별한 재능을 보였다. 대학 졸업 전에 이미 원자의 전기적 구조와 분자의 화학결합에 대한 새로운 이론을 머릿속에 갖고 있었다. 졸업 후에는 유럽에 머물며 보어(1922년 노벨 물리학상), 슈뢰딩거(1933년 노벨 물리학상) 등 세계적인 석학들 속에서 꿈을 키웠다. 폴링은 1927년부터 오리건대의 화학 교수를 지내면서 분자의 구조가 물질의 화학적, 물리적 특성은 물론 인체내의 생리적 기능도 결정한다는 사실을 알아채기 시작했다. 결국 오랜 기간의 연구 끝에 폴링은 각 원자들이 모여 적절한 방법으로 서로 결합해 분자를 이루고, 분자가 모여 물질이 될 수 있는 원자의 가장 기본적인 결합 방법을 규명했다. 이 공로로 그는 1954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폴링의 업적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원자와 분자구조에 대한 자신의 이론을 기반으로 단백질, 변성된 단백질, 엉긴 단백질 등 다양한 형태의 단백질 구조를 규명했다. 아미노산, 폴리펩티드 등 현재 알려진 단백질의 구조분석 기법이 바로 폴링에서 시작된 것이다. 현대 의약학의 아버지인 셈이다. 폴링에게 노벨상을 안겨 준 또 다른 업적은 핵무기와 관련이 있다. 1940년대 원자폭탄 개발을 위한 맨해튼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오펜하이머는 폴링에게 화학부문 책임자를 맡아 달라고 요청했지만 폴링은 이를 거절했다. 전쟁이 끝나자 폴링은 적극적인 반핵운동을 시작됐다. 폴링은 1955년 51명의 노벨상 수상자와 함께 전쟁종식 및 핵실험 금지 서명운동을 시작했고, 1958년 49개국 과학자 1만 1000여명의 서명을 받은 청원서가 유엔 사무총장에게 전달됐다. 이해 폴링은 ‘더 이상의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책을 통해 과학이 전쟁의 도구가 되어 가는 과정을 고발했다. 이 같은 운동의 결과로 폴링은 1962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폴링은 노벨상을 두 차례 수상한 네명의 인물(나머지 셋은 마리 퀴리·존 바딘·프레데릭 생어) 중 한명이자 과학과 다른 분야에서 상을 수상한 최초의 인물이며, 두 차례 모두 단독 수상한 유일한 인물이다. ●“과거의 오류도 의미 있어 철회 반대” 폴링은 두 차례 부정적인 논란의 중심에 섰다. 가장 유명한 것이 현재까지 학계의 의견이 갈리고 있는 ‘비타민C 과다섭취’ 요법이다. 비타민C 신봉자였던 폴링은 1973년 직접 연구소를 차려 비타민C를 연구했고, 많이 먹을수록 건강해진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항암효과가 뛰어나며 필요량의 수백배를 섭취하면 20년에 이르는 경이적인 수명 연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폴링은 94세로 세상을 떠나 충분히 장수했지만 그의 연구소가 진행한 비타민C 관련 임상실험들은 추후에 과장되거나 조작됐다는 것이 입증됐다. 폴링이 이를 알았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이보다 앞선 논란은 ‘20세기 과학계 최고의 경쟁’으로 불렸던 DNA에 관한 얘기로, 앞서 언급한 논문 오류 사건이다. 단백질과 분자 구조를 입증한 폴링은 DNA 구조 규명에서도 가장 앞서 있었다. DNA 구조를 발견한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 역시 폴링을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았고, 폴링의 연구기법을 이용했다. 하지만 폴링은 DNA가 3중나선이라고 믿었고, 이 같은 믿음을 토대로 1953년 2월 PNAS에 논문을 실었다. 그러나 다음해 4월 왓슨과 크릭이 ‘2중 나선 DNA’ 논문을 네이처에 발표하면서 폴링의 주장은 불과 두달 만에 틀린 것으로 판명됐다. 폴링 역시 자신의 연구가 잘못된 정보에 기반했으며, 오류를 인정했지만 왓슨과 크릭의 노벨상에 대해서는 “너무 젊다.”면서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5월, 논문철회 및 조작 감시사이트인 리트렉션 워치는 아직까지 PNAS에 그대로 실려 있는 폴링의 논문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화두를 던졌다. PNAS는 “너무나 당연히 틀렸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논문”이라는 이유로 지금까지 폴링의 논문에 대해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전세계에서 583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투표에서 47.17%는 ‘그냥 내버려 둬야 한다’, ‘잘못된 논문이라고 명시해 남겨둔다’가 36.88%였다. 반면 ‘온라인에는 남겨둔 채 철회됐다고 기재한다’(14.58%)와 ‘아예 철회하고 삭제한다’(1.37%)는 소수에 머물렀다. 로이터헬스 대표인 이반 오랜스키는 “잘못된 논문을 무조건 철회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나름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도 중요하다는 교훈을 보여 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내년 3월부터 만 3~4세도 무상교육 포함

    내년 3월부터 만 5세에 이어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 3∼4세 유아들도 운동, 소통, 예술 등 5개 영역 공통과정을 동일하게 제공받는 3~5세 누리과정 도입 방안이 확정됐다. 지금까지 소득 하위 70%까지만 주어지던 보육료 지원도 전 계층으로 확대되면서 만 3~5세 아동의 무상교육이 실현되게 됐다. 또 정보기술(IT) 기기 확산 등으로 인한 각종 중독을 유아기 때부터 예방할 수 있는 교육과정도 추가됐다. 교육과학기술부와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5세 누리과정 실시에 이어 3·4세 누리과정을 제정해 만 3~5세를 대상으로 하는 ‘3∼5세 연령별 누리과정’을 9일 고시한다고 밝혔다. 올해 시행되고 있는 5세 과정도 일부 개정됐다. 이에 따르면 만 3~5세 누리과정은 신체 운동·건강, 의사소통, 사회관계, 예술 경험, 자연 탐구 등 5개 영역으로 구성됐다. 하루 3~5시간을 기준으로 하되 세부적인 시간 운용은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이 탄력적으로 편성할 수 있도록 했다. 인성교육도 전 영역에서 크게 강화됐다. 청소년기의 학교 폭력이 유아기의 사소한 따돌림 경험 등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IT 기기 확산에 따른 인터넷 등 미디어 중독 예방 방안과 다문화 가정 확대 추세를 고려해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 항목을 새로 추가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KIST ‘영펠로’ 첫 혜택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획기적인 연구 성과가 기대되는 젊은 연구자들에게 9억원에 이르는 파격적인 연구비를 지원한다. 정부출연연구소가 자체 연구비를 신진 연구자들에게 집중 지원하는 첫 사례다. KIST는 올해부터 ‘KIST 영펠로’ 제도를 신설, 기능커넥토믹스연구단 이창준 박사, 청정에너지연구센터 김재훈 박사, 테라그노시스연구단 김광명 박사와 고온에너지재료연구센터 손지원 박사 등 4명에게 향후 3년간 매년 3억원씩 총 9억원의 연구비를 각각 지원한다고 8일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사기꾼 먹잇감으로… 부서진 ‘대덕의 꿈’

    지난 6일 발생한 정혁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의 자살 사건이 대덕특구뿐만 아니라 과학계 전반에 큰 파장을 낳고 있다. 인공 씨감자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정 원장의 극단적인 선택에 ‘연구소기업’의 경영 문제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논란이 뜨겁다. 우수한 공공 기술력을 민간 자본과 결합시키겠다는 취지와 달리 허술한 지원 체계에다 해당 기관과 책임자의 경영 전문성 부족 등도 문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정 원장은 지난해 씨감자 보급을 위해 연구소기업인 보광리소스를 설립했다. 그러나 최근 이 회사 전 대표가 국내외 투자 계약 분쟁에 휘말리고 투자 피해자들이 생명연 측에 책임을 묻고 나서면서 중압감에 시달려 왔다. 정 원장의 한 지인은 “정 원장은 사건이 불거진 이후 식사도 제대로 못 할 정도였다.”면서 “원장으로서 자책감이 컸을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소기업은 대덕특구법에 따라 지난 2006년 처음 도입됐다. 공공 연구기관이 신기술 창업 전문회사 등과 공동으로 보유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해 자본금의 20% 이상을 출자해 설립하는 기업이다. 지금까지 모두 29개 연구소기업이 세우져 5곳이 이미 문을 닫았다. 특구 외의 출연연이나 공공 연구소도 벤처 관련 법에 따라 유사한 기업을 만들 수 있다. 연구원들은 당초 연구소기업에 큰 기대를 걸었다. 연구 성과로 회사를 세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연구원 신분을 유지한 채 기업도 운영할 수 있어서다. 또 출연연 역시 자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운영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적잖은 문제가 불거졌다. 현재 대부분의 연구소기업은 민간 전문가가 대표를 맡고 있다. 출연연이나 기술개발 당사자들이 사업화 노하우가 없기 때문이다. “기술 개발 당사자들이 회사 대표로부터 농락을 당하는 사례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민간 참여자들이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기술의 가치를 과장하거나 사기성 계약을 체결한다는 것이다. 투자자들도 ‘정부기관의 기술’ ‘출연연과 공동 지분’ 등의 조건에 현혹돼 기술력을 제대로 살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출연연의 산학협력 담당자는 “신물질 등 성공할 만한 아이템은 대부분 대기업에 기술이 이전돼 출연연의 창업 아이템들은 경쟁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면서 “과거 대학들이 앞다퉈 설립했던 학내 벤처가 실패한 것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대덕특구의 한 관계자는 “투기성 세력들이 과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연구소기업을 매개로 악용하는 새로운 먹이사슬”이라고 말했다. 실제 매출이 아예 없거나 개점휴업 상태로 자본금만 잠식하는 연구소기업이 나타나고 있다. 아이템의 독자성이 유지될 수 있는 원자력계 출연연의 몇몇 연구소기업들만이 그나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형국이다. 출연연 관계자는 “연구소기업이 성공하려면 아이템 선정이나 사업화 단계에서 믿을 만한 전문가들을 매칭하는 과정이 제도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생물학계, 교진추 청원 기각 요청

    생물학계가 고교 과학교과서에서 ‘시조새’와 ‘말의 진화’와 관련된 부분을 삭제 또는 수정하라는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위원회(교진추)의 청원을 기각해 달라고 정부에 공식 요청했다.<서울신문 5월 17일 자 10면> 한국통합생물학회·유전학회·생태학회·동물분류학회·하천호수학회·생물교육학회 등 6개 학회의 연합인 한국생물과학협회는 6일 교육과학기술부장관에게 ‘진화학 관련 고등학교 과학교과서 개정 청원에 대한 기각 청원서’를 제출했다 협회 측은 청원서에서 “교진추가 지난해 12월과 지난 3월 각각 청원한 ‘시조새는 중간종이 아니다’와 ‘말의 진화는 상상의 산물’ 등이 현대 진화생물학의 관점에서 과학적 타당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정혁 생명공학연구원 원장 숨진채 발견

    정혁 생명공학연구원 원장 숨진채 발견

    6일 오후 6시 40분 쯤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 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자생식물연구동 앞에서 정혁(57) 연구원장이 쓰러져 있는 것을 직원이 발견, 을지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경찰 관계자는 “자생식물연구동 4층 테라스에서 원장이 떨어진 것 같다.”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식물 종자개량 전문가인 정 원장은 자신이 개발한 씨감자를 상업화하기 위해 지난해 1호 연구소기업인 보광리소스를 설립했다. 그러나 이 회사 전 대표가 사기성 투자계약 분쟁과 설립 자본금 횡령 사건 등으로 투자자들과 송사에 휘말리면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말부터 한달 가까이 병원에 입원했고, 최근 복귀했다. 생명연은 박사급 연구원 200여명 등 50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국내 최대의 국책 생명연구기관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Weekend inside] 올해만 20여명… 노벨상 수상자 방한 급증 논란

    [Weekend inside] 올해만 20여명… 노벨상 수상자 방한 급증 논란

    세계 최고의 석학인 노벨상 수상자들의 한국행이 최근 몇 년 새 크게 늘고 있다. 올 들어 한국을 찾았거나 7월 방한이 확정된 수상자는 18명에 달했다. 지난 3월 2007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존 번 델라웨어대 교수를 시작으로 이달 말까지 평균 일주일에 한 명 이상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한 해 평균 3~5명의 수상자들이 찾았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하반기에도 문학상 수상자 3명이 방한할 예정이다. 올해만 20명 이상의 수상자를 국내에서 만나게 되는 것이다. 수상자들의 잦은 방한은 각종 학회 및 심포지엄 등에서 앞다퉈 초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회 및 심포지엄 등 행사 주최 측에서는 “행사의 ‘품격’을 높이는 동시에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는 석학들을 만나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는 취지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경쟁적인 섭외 탓에 수천만원대의 비싼 비용을 지출하는 데다 한 해에 두세 차례씩 한국을 찾는 수상자들도 등장, ‘식상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방한한 수상자들은 물리학상·화학상·의학생리학상뿐만 아니라 문학상·평화상·경제학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대부분 학회나 엑스포, 심포지엄 등의 기조연설자 자격으로 입국, 특별 강연회를 갖는다. 생화학분자생물학회는 지난달 연례국제학술대회에 2006년 의학생리학상을 받은 앤드루 파이어 미 스탠퍼드대 교수와 2008년 화학상 수상자 마틴 챌피 컬럼비아대 교수를 초청했다. 학회 측은 “노벨상 수상자의 참석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면서 “반응도 호평 일색이었다.”고 말했다. 행사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다. 수상자들의 방한은 한국의 높아진 국제적 위상과도 직결돼 있다. 섭외가 그만큼 쉬워진 것이다. 대한화학회의 한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한국에 와 달라고 하면 일본을 가는 길에 거쳐 가거나 사양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하지만 최근에는 한국 과학의 수준이 높아진 데다 대중 강연의 반응이 좋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먼저 접촉해 오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높은 ‘몸값’, 초청 비용이다. 학문 분야와 수상 연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수상자들은 대체로 한 차례 강연에 최소 2000만원 이상을 받는다. 1등석 왕복 비행기표와 특급호텔 숙식 등 체재비는 별도다. 배우자 동반에 따른 비용도 초청자 측의 몫이다. 최근 수상자일수록,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분야일수록, 경제학상 수상자일수록 초청 비용이 비싸진다. 이들의 경우 강연비용만 5000만원을 훌쩍 넘는 사례도 흔하다. 이 때문에 몇몇 수상자는 일년에 두세 번씩 찾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행사 주최 측이 ‘노벨상 수상자’라는 타이틀에만 집착하고 있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학회를 준비하는 한 관계자는 “윗사람들이 꼭 수상자를 섭외해야 한다고 해서 20~30년 전 수상자까지 찾아보고 있다.”면서 “학문적 흐름과도 상관없고, 매번 똑같은 강연만 해 기피 대상이 된 수상자라도 데려오라는 식”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노벨상 수상자를 초청했던 한 학회장은 “노벨상에 대한 꿈을 심어 줄 수 있는, 연구에 대한 집념이나 아이디어 등을 본받을 수 있을 만한 인물인지 등을 충분히 따져 초청하면 비용이 아깝지 않다.”면서 “경쟁적인 초청은 노벨상 콤플렉스를 드러내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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