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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간제 교사 4만명인데 검증 절차는 전무

    학생을 마구 때리고 교내에서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현직 기간제 교사의 구속영장이 신청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기간제 교사의 자질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늘어나는 기간제 교원의 숫자에 비해 채용과정에 대한 관리 체계가 미흡한 만큼, 채용 때 정규 교원에 준하는 검증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하지만 기간제 교사들은 정규 교원 숫자를 늘리지 않으면서 채용만 까다롭게 할 경우, 상대적 약자인 기간제 교원들이 더욱 소외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18일 교육부에 따르면 2010년 2만 5410명이던 기간제 교원은 지난해 3만 9401명으로 2년 만에 55.1%나 늘었다. 같은 기간 정규 교원은 39만 3009명에서 39만 3072명으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정규 교원과 기간제 교원 간 불균형이 심해지는 것은 육아휴직 교사가 급증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정규 교원 중 육아 휴직자는 2010년 2만 5806명에서 지난해 3만 9974명으로 2년 새 54.9%가 증가했다. 이는 전체 기간제 교원 증가율 55.1%와 거의 같은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중학교를 중심으로 정규 교원들이 학생 지도의 어려움 등을 호소하면서 담임교사를 기피해 기간제 교원이 이 자리를 채우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체 기간제 교원 중 45.9%가 담임을 맡았고, 전체 담임교사 중 기간제 교원의 비율은 7.6%에 이른다. 하지만 기간제 교원은 전적으로 학교장 책임 아래 채용되고 있어 채용 절차 및 교사의 자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교육공무원 신분인 정규 교원 임용 채용과정에는 인성평가나 수업시연 등이 포함돼 있지만 기간제 교원은 단기간 대체인력으로 여겨 이런 검증 절차가 전혀 없다. 지난 17일 서울 양천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한문 과목 기간제 교사 A(55)씨가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고, 지난달에는 청주의 한 중학교에서 기간제 담임교사가 자기 반 학생들에게 통장 계좌번호가 적힌 명함을 돌리기도 했다. 기간제 교원이 증가하면서 현장 학생 지도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학생들의 무시를 견디다 못한 기간제 교사가 학교를 그만두거나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또 정규 교사들이 기간제 교사를 무시하거나 따돌리는 등 사례도 있다. 교육 전문가와 시민단체들은 장기적으로 정규 교원을 늘리는 것만이 근본적인 해법이라는 입장이다. 또 기간제 교원 선발 절차 역시 정규 교원에 준해서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의 최미숙 대표는 “학습에 도움을 주는 것과 동시에 학생들에게 인성과 건전한 심성을 심어주는 기간제 교사를 뽑도록 교육당국이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무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 역시 “기간제 교사 모두가 자질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면서 “하지만 부적합 교사를 걸러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기간제 교사 4만명인데 검증 절차는 전무

    학생을 마구 때리고 교내에서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현직 기간제 교사가 입건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기간제 교사의 자질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늘어나는 기간제 교원의 숫자에 비해 채용과정에 대한 관리 체계가 미흡한 만큼, 채용 때 정규 교원에 준하는 검증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하지만 기간제 교사들은 정규 교원 숫자를 늘리지 않으면서 채용만 까다롭게 할 경우, 상대적 약자인 기간제 교원들이 더욱 소외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18일 교육부에 따르면 2010년 2만 5410명이던 기간제 교원은 지난해 3만 9401명으로 2년 만에 55.1%나 늘었다. 같은 기간 정규 교원은 39만 3009명에서 39만 3072명으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정규 교원과 기간제 교원 간 불균형이 심해지는 것은 육아휴직 교사가 급증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정규 교원 중 육아 휴직자는 2010년 2만 5806명에서 지난해 3만 9974명으로 2년 새 54.9%가 증가했다. 이는 전체 기간제 교원 증가율 55.1%와 거의 같은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중학교를 중심으로 정규 교원들이 학생 지도의 어려움 등을 호소하면서 담임교사를 기피해 기간제 교원이 이 자리를 채우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체 기간제 교원 중 45.9%가 담임을 맡았고, 전체 담임교사 중 기간제 교원의 비율은 7.6%에 이른다. 하지만 기간제 교원은 전적으로 학교장 책임 아래 채용되고 있어 채용 절차 및 교사의 자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교육공무원 신분인 정규 교원 임용 채용과정에는 인성평가나 수업시연 등이 포함돼 있지만 기간제 교원은 단기간 대체인력으로 여겨 이런 검증 절차가 전혀 없다. 지난 17일 서울 양천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한문 과목 기간제 교사 A(55)씨가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고, 지난달에는 청주의 한 중학교에서 기간제 담임교사가 자기 반 학생들에게 통장 계좌번호가 적힌 명함을 돌리기도 했다. 기간제 교원이 증가하면서 현장 학생 지도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학생들의 무시를 견디다 못한 기간제 교사가 학교를 그만두거나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또 정규 교사들이 기간제 교사를 무시하거나 따돌리는 등 사례도 있다. 교육 전문가와 시민단체들은 장기적으로 정규 교원을 늘리는 것만이 근본적인 해법이라는 입장이다. 또 기간제 교원 선발 절차 역시 정규 교원에 준해서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의 최미숙 대표는 “학습에 도움을 주는 것과 동시에 학생들에게 인성과 건전한 심성을 심어주는 기간제 교사를 뽑도록 교육당국이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무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 역시 “기간제 교사 모두가 자질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면서 “하지만 부적합 교사를 걸러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창조경제 핵심과제 SW교육 강화 공염불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청와대와 미래창조과학부가 초중고교 소프트웨어 교육 강화를 제시한 가운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학교 교육 시스템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이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특성화고를 제외하면 소프트웨어 교육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다 컴퓨터 활용을 목표로 한 과목 역시 선택과목으로 분류돼 우선순위에서 외면받고 있다. 18일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중고교에서 실시되는 컴퓨터, 정보통신기술과 관련한 수업은 ‘정보’ 과목뿐이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일반계 고교에서는 정보, 한문, 제2외국어, 기술·가정 등을 생활교양 교과군으로 분류해 주당 16시간 듣게 하고 있지만 입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외면받고 있다. 2009 교육과정에서는 각 학교가 교과 시간을 20%씩 자율적으로 늘리거나 줄일 수 있게 하고 있다. 실제로 2011년 기준 전국 3144개 중학교 가운데 7차 교육과정 이수 시간에 비해 정보, 한문 등의 선택과목 시수를 줄인 학교가 59%에 이른다. 특히 정보 과목은 집중이수제 대상 과목으로 한 학기나 한 학년에 몰아서 듣는 곳이 많다. 서울 Y고교는 3학년 1~2학기에 걸쳐 일주일에 2시간씩 정보 과목을 수업하고 있고 K중학교에서는 1학년 1~2학기에 2시간씩 정보 수업을 실시한다. 학생들에게 컴퓨터에 대한 흥미를 키워 주기보다는 수업 시수 채우기로 치부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수업 내용 역시 소프트웨어 교육과는 거리가 멀다. 6개 출판사에서 만드는 고등학교 정보 교과서의 경우 대부분 정보기기의 구성과 동작, 컴퓨터 운영체제의 이해, 데이터베이스 활용 등 컴퓨터 활용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소프트웨어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곳은 서울 선린인터넷고, 한국디지털미디어고, 부산컴퓨터과학고 등 일부 특성화고 정도다. 교육부는 단시일에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화하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2009 교육과정 변경은 2016년 이후에나 가능하다”면서 “이때 중고교 정보 과목에 소프트웨어 교육과 관련한 성취 기준과 성취 수준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교재 개발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영광원전 3호기 재가동 여부 6월 결정

    지난해 11월 정기검사에서 제어봉 안내관 균열이 발견돼 가동이 중단됐던 영광 3호기의 재가동 여부가 오는 6월 결정된다. 30년의 설계수명이 지난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에 대해서는 종합 내구성 검사인 ‘스트레스 테스트’를 포함한 종합 평가를 한다. 검증단에는 지역 주민이 추천하는 전문가가 포함된다. 이은철 원자력안전위원장은 18일 청와대에서 이런 내용의 업무 계획을 보고했다. 원안위는 현재 가동을 중단하고 계속 운영 심사를 진행하고 있는 월성 1호기에 대해 설계 기준에서 고려되지 않았던 강진, 해일 등의 극한 자연재해에 대비한 안전성 평가를 추가하기로 했다. 검증은 규제 전문기관과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공동검증단이 맡는다. 원안위는 원전 사고 때 사업자의 법적 손해배상 책임 한도를 현재 500억원에서 5000억원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또 5년 안에 원자력 연구 개발(R&D)에서의 안전 분야 비중을 지난해 25.9%에서 4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안전성 강화를 위해 원안위의 검사 대상을 부품, 용역업체로까지 확대하고 사업자와 납품, 하청업체의 안전규정 위반에 대해서는 행정 제재뿐 아니라 형사 고발, 등록 취소, 입찰 제한 등 보다 강력한 제재를 내리기로 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NEIS 해킹 취약… 안전성 논란

    학생들의 성적 및 신상정보 등이 실시간으로 취합되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나이스)이 해킹에 취약하다는 진단 결과가 나왔다. 2011년 7월 나이스 시스템 문제로 3만여 학생들의 성적 오류가 발생한 사건에도 교육부의 개선 노력이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18일 교육부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2012년 나이스 보안수준 진단 및 개인정보 영향평가 사업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나이스는 ▲소스진단 및 모의 해킹 ▲인프라 보안 수준 ▲관리적 보안 수준 진단 ▲개인정보 영향 평가 등 4개 분야에서 61곳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1년 진단에서 지적돼 개선된 것으로 보고됐던 ‘XSS(Cross Site Scripting)를 이용한 인증정보 획득’ 등 해킹과 직결된 일부 항목은 이번 점검에서도 여전히 위험이 높은 것으로 진단됐다. 김 의원은 “전문가에게 의뢰해 해당 보고서를 정밀 분석한 결과 나이스는 서비스 간 연동 부분에 대한 보안점검 자체가 생략됐고, 보안장비의 로그 관리 실태를 점검하지 않는 등 해당 진단 자체에도 결함이 있었다”면서 “나이스는 정보 보호를 위해 정부가 도입한 ‘전자정부 정보보호 관리 체계’의 인증조차 받지 않았고, ‘주요 정보통신기반 시설’로도 지정받지 못하는 등 신뢰도에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나이스는 교사, 학부모, 학생들의 인적사항 및 학교생활, 성적 등이 총망라된 교육행정정보시스템으로 2002년부터 순차적으로 도입, 2011년 3월 차세대 나이스로 업그레이드됐다. 고교 및 대학입시에도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2011년 7월 프로그램 이상으로 학생들의 성적 오류가 발생하는 등 신뢰성 및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은 “교육부에서는 시스템의 복잡성 때문에 2016년이나 돼야 보안 및 해킹 대책이 완성된다고 밝히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예산만 확보되면 신속하게 보완이 가능하다고 한다”면서 “나이스가 해킹될 경우 학교 현장이나 대입 등에 심각한 혼란이 초래될 수 있는 만큼 우선적인 보완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신산업 10개 육성… 일자리 40만개 만든다

    정부가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신산업을 육성하고 40만 8000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다. 이를 위해 2017년까지 10개의 신산업 창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올 상반기 내에 2개를 시범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18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3년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최문기 미래부 장관은 업무보고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신산업을 육성해 이를 각 산업에 융합·확산시켜 창조경제와 국민행복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신산업은 과학기술과 ICT의 융합, 과학기술과 문화 콘텐츠의 융합 등으로 미래부가 주도하지만 여러 부처가 참여하는 프로젝트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부는 신산업의 예로 ‘위성영상 빅데이터 처리·분석’(과학기술과 ICT 융합), ‘오감 증진형 과학기술’(과학기술·문화 콘텐츠 융합), ‘줄기세포 연구’, ‘미래형 소재 개발’(생명·나노·융합 기술) 등을 꼽았다. 미래부는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생태계를 조성하고 창업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40만 8000개의 신규 일자리 가운데 9만개는 벤처와 1인 창조기업에서 나온다. 이를 위해 대학이 창업교육을 제공하도록 하고 창업자에게 맞춤 지원을 해 주는 기술지주회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미래부는 벤처 창업 지원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면 과학기술 분야 13만 9000개, ICT 분야 26만 9000개 등 40만 8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소프트웨어(SW)와 콘텐츠를 핵심 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SW 정책연구소를 설치하고, 산업계와 연계한 SW 특성화 대학과 대학원을 확대해 SW 교육을 강화한다. 4000억원 규모의 ‘위풍당당 콘텐츠 코리아 펀드’를 조성해 실험적 콘텐츠 제작 등에 사용하기로 했다. 특히 이동통신 서비스에 가입할 때 이통사에 지불하는 가입비를 2015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100대 주요 웹사이트에서 액티브엑스(Active X)를 퇴출시킬 계획이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창조경제에 대한 개념을 도입한 것 외에 지난 정부의 기조를 대부분 이어받았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대덕연구단지 등의 R&D 특구와 융합해 ‘첨단산업 혁신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2021년이 목표였던 한국형 발사체 개발을 2019년으로 앞당겼다. 2020년에는 달 탐사선을 발사한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미래부 1·2차관 창조경제 전도 기대반 우려반

    17일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취임한 가운데, 지난 한 달간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창조경제 전도사’를 자처하며 활발한 활동을 벌여 온 이상목 미래부 1차관과 윤종록 2차관의 향후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차관은 최근 과학기술과 ICT계를 대표하는 두 민간단체인 ‘대한민국 과학기술대연합’(대과연)과 ‘정보방송통신발전을 위한 대연합’(ICT대연합)을 통합한 ‘미래창조 연합포럼’의 결성을 이끌었다. 대과연은 이 차관이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사무총장 시절 만든 단체다.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 공약 수립 과정에 초기부터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윤 차관은 ‘창조경제’와 관련된 행사라면 기업 행사도 마다하지 않고 연사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두 차관의 행보가 차관 신분으로는 넘치는 측면이 있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당장 윤 차관의 장관 취임식 강연에 대해 미래부 내부에서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래부의 한 공무원은 “장관 취임식은 10분인데, 차관이 나서서 창조경제의 개념에 대해 50분이나 강연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공무원들 사이에서 ‘역시 왕차관은 다르다’는 말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차관이 기관 방문 과정에서 내놓은 각종 약속에 대한 신빙성 문제도 제기된다. 이 차관은 지난 15일 대덕단지의 출연연 기관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출연연 구조 개편은 정권 내에 없을 것”이라는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나 미래부 공무원들은 물론 해당 기관장들 역시 이 같은 발언의 실현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고 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태국 공주 “포스텍 성공 노하우 배우러 왔어요”

    태국 공주 “포스텍 성공 노하우 배우러 왔어요”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중심 대학을 갖는 것이야말로 태국이 한 단계 위로 도약하기 위한 필연적인 과제입니다. 특히 기업이 국가 인재 양성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한국의 경험은 우리에게 절실한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태국 공주가 경제발전과 인재양성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한국에 왔다. 지난 16일 방한한 마하 짜끄리 시린톤(57) 공주는 16일 경북 포항 포스텍 방문을 시작으로 17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18일 성균관대, 19일 녹십자 오창공장 등 3박 4일의 바쁜 일정을 소화 중이다. 시린톤 공주는 태국 최대의 국영기업인 태국석유공사(PTT)에서 출자를 받아 포스텍과 같은 형태의 연구중심 대학인 라용과학기술대학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김 총장은 “포스텍의 성공 원동력은 미국 아이비리그 수준에 준하는 7만 7000달러의 학생 1인당 교육비 등이 아낌없이 투자됐기 때문”이라면서 “교육이 단시일에 성과가 거둬지는 것이 아닌 막대한 재정이 소요되는 중장기 프로젝트라는 점을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한국 두 수학자 ‘밀레니엄 난제’ 풀었다

    한국 두 수학자 ‘밀레니엄 난제’ 풀었다

    미국의 억만장자 랜던 클레이가 설립한 클레이수학연구소(CMI)는 2000년 5월 프랑스 파리에서 공개 기자회견을 열고 수백년간 풀리지 않은 일곱 개의 미해결 수학 문제를 발표했다. 문제를 풀면 한 문제당 100만 달러(약 11억 5000만원)의 상금을 주며 기한은 무제한이었다. 7개의 문제들은 ‘밀레니엄 수학 난제’로 불리며 모든 수학자들의 목표이자 꿈이 됐지만, 지금까지 ‘은둔의 수학자’로 불리는 러시아 수학자 그레고리 페렐만이 2002년 ‘푸엥카레의 추측’ 한 문제만을 풀었을 뿐이다. 한국 과학자들이 이 밀레니엄 7대 난제 중 한 문제의 해법을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조용민(왼쪽) 건국대 석학교수와 윤종혁(오른쪽) 물리학부 교수는 16일 “7개 문제 중 유일한 이론물리학의 영역인 ‘양-밀스 이론과 질량간극 가설’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문제풀이 과정은 물리학 권위지인 ‘피지컬 리뷰 D’에 12일 게재됐다. 조 교수는 양극과 음극 중 한쪽의 성질만을 지닌 입자 ‘자기홀극’의 존재를 예측해 ‘조-메이슨 자기홀극’이라는 이름을 붙인 입자물리학계의 권위자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가 이 입자의 존재를 입증하기 위한 실험을 준비 중이다. 조 교수와 윤 교수가 풀어낸 ‘양-밀스 이론과 질량간극 가설’은 우주를 구성하는 근원적인 힘의 정체를 수학적으로 규명하기 위한 설명이다. 원자의 핵을 이루는 양성자와 중성자를 쪼개면 더 작은 입자인 ‘쿼크’ 입자 3개가 나오는데 이 쿼크가 서로 강하게 잡아당기는 힘의 존재를 이 가설로 설명할 수 있다. 윤 교수는 “우주의 질량 대부분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뤄져 있는데, 이들이 어떻게 유지되는지 설명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추가 검증 과정에서 오류가 발견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피지컬 리뷰 D’에 논문이 게재됐다는 것은 세계적 수학자들이 논문의 풀이방식과 논리적 전개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뜻이지만, 수학 논문에서 계산상의 실수나 가정의 오류가 발견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클레이수학연구소는 7개 난제의 해법이 제시됐을 때 별도의 검증단을 꾸려 2년간 정밀 검증을 진행한다. 검증 결과 오류가 없을 경우 100만 달러의 상금이 지급되는 것은 물론, 두 교수는 세계 최고의 수학자로 우뚝 서게 된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용어 클릭] ■밀레니엄 난제 밀레니엄 난제는 ▲P대 NP 문제 ▲리만 가설 ▲양-밀스 이론과 질량 간극 ▲내비어-스톡스 방정식 ▲푸앵카레 추측 ▲버치와 스위너톤-다이어 추측 ▲호지 추측 등 가정은 있으나 풀이과정이 없는 7개 문제다. 랜던 클레이는 1900년 파리에서 열린 제2차 국제수학자회의에서 독일 수학자 힐베르트가 제시했던 23개의 미해결 문제를 본떠 밀레니엄 난제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7대 난제들은 해답을 찾는 과정에서 실패하더라도 수많은 유용한 수식과 가설들이 새롭게 등장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 佛연구팀 “브래지어,오히려 가슴 더 처져”

    佛연구팀 “브래지어,오히려 가슴 더 처져”

    19세기 프랑스 파리에서 ‘팔시’라는 여성용품이 판매되기 시작했다. 팔시는 여성의 가슴이 크게 보이게 하기 위해 고안된 일종의 패드로, 코르셋 속에 넣도록 고안됐다. 1910년 미국의 메리 야콥스는 손수건 두 장을 묶어 새로운 형태의 속옷을 만들었다. 이것이 현재 여성이라면 누구나 착용하는 ‘브래지어’의 시초가 됐다. 흔히 브래지어는 여성의 가슴을 올려주거나 크게 보이게 하는 것은 물론 등이나 어깨 통증 완화와 자세 교정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프랑스 브장송대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이 같은 믿음은 더 이상 사실이 아니다. 장 드니 루이용 교수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의학적, 생리학적, 해부학적으로 여성의 가슴이 브래지어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오히려 가슴이 더 처지는 효과만 있을 뿐”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루이용 교수는 1997년부터 18~35세 여성 330명의 브래지어 착용 습관과 브래지어가 이들의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했다. 그 결과, 여성의 가슴은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을 경우 매년 7㎜씩 아래쪽으로 처졌다. 하지만 브래지어를 꾸준히 착용하는 경우에는 가슴 처짐이 오히려 가속화되는 경향을 보였고, 브래지어가 가슴을 조이면서 등 부분의 통증을 유발했다. 브래지어 착용을 중단한 여성들은 호흡에 편안함을 느꼈고, 등 통증도 감소했다. 루이용 교수는 “브래지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가슴 처짐을 막는 효과는 어린 여성들일수록 높았다”면서 “45세 이상의 여성들은 브래지어 사용을 중단한다고 해도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브래지어 이외에 여성의 가슴 처짐을 가속화하는 주된 요인으로는 흡연과 임신이 꼽혔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한국원전 30여년 무사고, 지금이 가장 위험”

    “한국원전 30여년 무사고, 지금이 가장 위험”

    “한국 원자력 발전의 가장 큰 문제는 역설적으로 지금까지 30년 넘게 사고가 없었다는 겁니다. 원전 운영 과정에서 고장은 항상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사고는 생기지 않는다는 식의 관성이 생겨서 원전 관계자들의 안전 의식이 해이해진 지금이 오히려 가장 위험한 시기입니다.” 새 정부의 원자력 관련 정책을 총괄하게 될 이은철(66) 신임 원자력안전위원장은 15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원전 안전관리 시스템에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인 이 위원장은 서울대 원자력공학과와 미국 메릴랜드대에서 학위를 받은 국내 원전학계 1세대다. 전임 강창순 위원장이 산업계와 긴밀한 연관을 맺으면서 ‘원전 진흥’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위원장은 원전 안전해석 분야에서 꾸준한 연구를 해 오면서 ‘안전 우선주의자’에 가깝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위원장은 “원전 안전에 대한 불감증이 심각한데 결국 원전 안전성 확보는 원전 사고를 근원적으로 예방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사고 뒤 수습하는 것은 무조건 늦는 것이고 잘못된 것인데, 지금 체제가 그렇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안위가 출범한 지 1년 6개월이 지났는데 월계동 방사성 아스팔트 사건이나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 고장 은폐 사건, 각종 원전 고장 등이 이어지면서 중심을 잡기는커녕 쫓아다니면서 해결하기 바쁜 상황이 이어졌다”면서 “인력도 예산도 부족하다. 손발을 모두 묶어 놓고 원전 안전을 확보하라고 요구하는 꼴”이라고 덧붙였다. 어느 시점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구도로 바꾸지 않으면 계속해서 ‘사후약방문’만 쓰는 현재 상황이 무한정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 위원장의 분석이다. 그는 “대안으로 예방을 위한 특단의 대책과 법령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고 예방 및 안전 관리 시스템 구축을 위해 대대적인 시스템 개혁과 인력 효율화를 시도하겠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현실적으로 원안위 소속 공무원을 대폭 늘리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조직 개편과 각종 규제를 개선해 산하기관인 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전문성 높은 기술인력을 적극적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차관급으로 격하된 원안위의 위상에 대한 우려도 감추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원안위가 장관급 부처가 즐비한 유관 부처들과의 협의에서 제 목소리를 내기 힘든 여건”이라면서 “하지만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안 되겠다 싶으면 관두겠다는 각오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바꿔도 모른다? ‘선택맹’ 보고도 모른다? ‘변화맹’

    바꿔도 모른다? ‘선택맹’ 보고도 모른다? ‘변화맹’

    거의 모든 민주국가에서 주류 정당은 둘로 나뉜다. 한국에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미국에는 공화당과 민주당, 영국에는 보수당과 노동당이 있다. 여기에는 기존의 가치를 지키려는 보수적 성향과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는 진보적 성향을 각기 대표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길게는 수백년의 역사를 지닌 각국의 정당들이 유지되는 원동력은 ‘지지자’다.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이 됐듯 정당의 이름을 바꾸거나 지도부를 교체하고 새로운 인사를 수혈해도 지지자들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정당이 추구하는 근본이 변하지 않는다고 믿고, 본인의 정치적 성향 역시 그 정당에 부합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치인들 역시 같은 관점에서 정치전략을 짠다. 4·24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 선거에 출마한 허준영 새누리당 후보는 최근 “돌로 깨부숴도 부서지지 않는 45%의 확실한 고정표가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는 각종 선거를 통해 나타난 이 지역의 보수층이 45%인 만큼 이들이 새누리당 소속인 자신을 지지할 것이라는 확신이다. 지지층을 확연히 둘로 나눠서 가르는 현상은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도 있었다. 밋 롬니 공화당 후보는 대선 모금 행사에서 “스스로를 피해자라고 여기고 소득세를 내지 않으며 정부에 의존하는 저소득층 47%는 어떤 일이 있어도 오바마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지지자 결집을 위한 발언이었지만, 이는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선거 패배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두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정치인들은 확고한 자신들의 지지층이 있고, 선거 막판까지 표심을 결정하지 못하는 5~10%의 부동층이 선거의 향방을 가른다고 믿는다. 유권자들 중 대부분도 ‘나는 ○○당의 □□□ 후보를 지지한다’고 생각하고, 비슷한 성향의 정당이나 후보로 옮겨갈 수는 있지만 반대편은 절대 뽑지 않겠다고 자신한다. ‘확고한 정치적 신념’은 과연 얼마나 굳건한 것일까. 스웨덴 룬트대의 라르스 홀 교수 연구팀이 공공도서관학회지(플로스원)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확고한 정치적 신념’을 허무는 것은 아주 간단했다. 연구팀은 2010년 스웨덴 총선을 앞둔 마지막 주에 162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당시 스웨덴 총선은 보수성향인 보수당과 진보성향인 사회민주당·녹색당 연합이 경합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유권자들에게 선거에서 투표자를 선택했는지를 물은 뒤 설문에 답하게 했다. 질문지는 ‘증세’, ‘고용보험’, ‘환경정책’, ‘원자력정책’ 등 12개의 정치적 좌우 성향을 가르는 대표적 질문들로 구성됐다. 연구팀은 설문 응답자들의 답변 중 몇 가지를 몰래 바꾼 뒤 반대편 선거캠프로 데리고 가 “이쪽 정당이 당신의 정치적 성향에 맞는다”고 주지시키고, 자신의 선택에 대해 설명하도록 했다. 실험 결과, 92%는 자신의 답변이 바꿔치기 됐다는 사실조차 발견하지 못했다. 자신이 실수로 잘못 답변했다면서 일부 답변을 바로잡은 사람도 22%에 불과했다. 심지어 상당수 사람들은 자신의 평소 의사와 반대되는 정책에 대해 표기된 답변서를 보고, 이를 정당화하면서 자신이 그 정책의 열렬한 지지자라며 설명하기 위해 애썼다. 실험이 끝난 뒤 조사 대상자들에게 다시 질문을 던지자 10%는 보수에서 진보, 또는 진보에서 보수로 투표 성향을 바꿨다. 19%는 자신이 기존에 했던 선택에 대한 확신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홀 교수는 과학저널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 “조사 시작 단계에서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답한 18%를 포함하면 선거 마지막 주에도 47%의 사람들이 얼마든지 선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사람들이 확신하는 자신의 정치적 성향이 사실은 간단한 트릭으로 바뀔 수 있을 정도로 과장된 믿음이었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의 인지 능력이 혼동을 겪으며 자신의 선택을 합리화하는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선택맹’(選擇盲·Choice blindness)이라고 해석한다. 홀 교수는 2010년 미국 뉴욕대 연구진과 함께 선택맹을 입증하는 실험결과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한 바 있다. 연구팀은 120명을 대상으로 2장의 여자 사진을 보여주며 더 매력적인 사진을 고르게 했다. 이어 선택되지 않은 사진을 다른 사진으로 바꾸고 이 중에서 다시 한 장을 고르게 하는 과정을 15차례 되풀이했다. 그중 3차례는 두 장 모두 고르지 않은 사진을 보여줬다. 하지만 실험 참가자 중 이 사실을 알아챈 사람은 10%도 되지 않았다. 특히 처음에 선택하지 않은 사진을 보여주면서 “왜 이 사람이 마음에 드냐”고 묻자 참가자들은 “귀걸이가 마음에 든다”, “짧은 머리가 좋다”고 답변하는 등 이유를 만들어 내기 위해 애썼다. 실제로 참가자가 처음에 고른 사진의 여성은 귀걸이를 하지 않거나 머리가 길었음에도 같은 현상이 벌어졌다. 홀 교수는 “뇌가 이성적이고 기계적이며 정확한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고들 생각하지만, 실제로 사람은 자신의 선택을 합리화하기 위해 변명하고 자신의 선택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면서 “사실이 아닌 선입견을 갖고 판단하고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듣고 싶은 대로 들으며 착각하는 것이 선택맹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뇌가 눈이나 귀, 코, 촉각 등 받아들인 정보들 중 일부만 인식하고 이후 자기 유지 본능은 그것을 선택한 이유를 따로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선택적으로만 정보를 받아들이고 판단하는 뇌 때문에 일어나는 또 다른 현상으로는 ‘변화맹’(變化盲·Change blindness)을 들 수 있다. 미국 일리노이대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농구 영상을 보여주며 특정 학생이 패스한 공의 개수를 세도록 했다. 영상 속에는 고릴라 탈을 쓴 사람들이 농구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가슴을 치거나 카메라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장면이 9초간 토막토막 삽입됐다. 하지만 참가자 중 50%는 고릴라의 존재를 알아채지 못했다. 연구팀은 “공을 세라는 부분에 집중하기로 선택했기 때문에 그 밖의 변화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릴라와 농구 패스가 동시에 등장했고 눈으로 봤으면서도 뇌가 선택적으로 한쪽을 무시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고릴라의 존재를 알아채지 못했던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아무런 임무 없이 다시 영상을 보여주자 모두들 쉽게 고릴라를 발견했다. 하지만 이들은 “앞서 본 영상과 지금 영상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교통사고나 살인사건 등을 같이 목격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진술이 엇갈리는 경우 역시 이런 변화맹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학생부, 개명·명백한 오기 이외에는 손 못댄다

     현재 고2 학생에게 적용되는 2015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대학별고사 등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이외의 전형요소 반영 비율이 상당 폭 줄어든다. 이에 따라 학생부의 신뢰도가 한층 중요해지는 만큼 한번 작성된 학생부는 수정 및 조작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다양한 대입 전형 요소 가운데 학생부 반영 비율을 지속적으로 높여 가는 것이 학교 교육 정상화의 핵심”이라면서 “국민과 대학이 학생부를 100%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들어 공교육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서 장관은 현재 논란을 빚고 있는 선택형 수능시험과 입학사정관제에 대해 “대입 제도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올해는 그대로 유지하고 오는 8월 발표할 2015학년도 대입정책에서 대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수천개가 난립하고 있는 대입 전형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 공교육에 대한 불신, 입학사정관제의 신뢰도 논란 등을 학생부 반영 비율 확대 및 여타 전형요소 반영 비율 축소라는 틀 안에서 풀어 가겠다고 서 장관은 설명했다.  서 장관은 “학생부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훈령인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새 지침에 따르면 학생부의 수정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만일 정정을 하려면 학교 학업성적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기존에는 ‘정정이 불가피한 경우’라는 모호한 단서만 있어 교사와 학부모가 개입해 수정 및 조작이 가능했다. 실제로 최근 감사원은 입학사정관제 실태 감사에서 학생부를 대학 입학에 유리하도록 고쳐준 45개교, 217건을 적발하기도 했다. 서 장관은 “주민등록상의 이름이 바뀌거나 명백한 오기가 아니면 아예 손을 대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면서 “교사나 학교가 임의로 수정하거나 조작한 사실이 적발되면 관련자 문책은 물론, 학교에 행정적 제재도 가하겠다”고 밝혔다.  서 장관은 박근혜 정부의 교육정책을 ‘수요자 중심의 교육’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이전 정부들이 자율과 경쟁이라는 기조 아래 ‘공급자 중심의 교육’을 추진했다면, 새 정부는 학생 개개인에게 초점을 맞추는 ‘상향식 교육’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학생부 수정·조작금지…대입 반영비율 높일 것”

    “학생부 수정·조작금지…대입 반영비율 높일 것”

    현재 고2 학생에게 적용되는 2015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대학별고사 등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이외의 전형요소 반영 비율이 상당 폭 줄어든다. 이에 따라 학생부의 신뢰도가 한층 중요해지는 만큼 한번 작성된 학생부는 수정 및 조작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다양한 대입 전형 요소 가운데 학생부 반영 비율을 지속적으로 높여 가는 것이 학교 교육 정상화의 핵심”이라면서 “국민과 대학이 학생부를 100%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들어 공교육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서 장관은 현재 논란을 빚고 있는 선택형 수능시험과 입학사정관제에 대해 “대입 제도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올해는 그대로 유지하고 오는 8월 발표할 2015학년도 대입정책에서 대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수천개가 난립하고 있는 대입 전형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 공교육에 대한 불신, 입학사정관제의 신뢰도 논란 등을 학생부 반영 비율 확대 및 여타 전형요소 반영 비율 축소라는 틀 안에서 풀어 가겠다고 서 장관은 설명했다. 서 장관은 “학생부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훈령인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새 지침에 따르면 학생부의 수정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만일 정정을 하려면 학교 학업성적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기존에는 ‘정정이 불가피한 경우’라는 모호한 단서만 있어 교사와 학부모가 개입해 수정 및 조작이 가능했다. 실제로 최근 감사원은 입학사정관제 실태 감사에서 학생부를 대학 입학에 유리하도록 고쳐준 45개교, 217건을 적발하기도 했다. 서 장관은 “주민등록상의 이름이 바뀌거나 명백한 오기가 아니면 아예 손을 대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면서 “교사나 학교가 임의로 수정하거나 조작한 사실이 적발되면 관련자 문책은 물론, 학교에 행정적 제재도 가하겠다”고 밝혔다. 서 장관은 박근혜 정부의 교육정책을 ‘수요자 중심의 교육’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새 정부는 학생 개개인에게 초점을 맞추는 ‘상향식 교육’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대학생 74% “대학교서 배운 외국어 도움 안 돼”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대학 수업이 외국어나 정보기술(IT) 활용 등 전공과목 이외의 지식이나 능력을 키우는 데 미흡하다고 생각한다. 한국교육개발원 유현숙 박사팀은 지난해 4년제 대학 32곳의 재학생 1만 85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2 한국 대학생 학습과정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진은 외국어, 비판적 사고, IT 활용, 전공지식 등 고등교육이 목표로 삼은 역량 18개를 제시하고 대학생활에서 역량에 얼마나 성과나 진전이 있었는지를 표시하도록 했다. 답은 ‘변화없다’(1점), ‘조금 향상됐다’(2점), ‘향상됐다’(3점), ‘매우 향상됐다’(4점) 등 4점 척도로 구분한 뒤 3점과 4점은 ‘긍정적 답변’, 1점과 2점은 ‘부정적 답변’으로 해석했다. 외국어 실력은 1점이나 2점을 준 학생이 74.5%에 달해 18개 역량 중 부정적 답변율이 가장 높았다. 논리적 글쓰기와 말하기 역량 향상도 부정적 응답이 각각 64.8%와 64.5%에 이르렀다. 컴퓨터 등 IT 기기와 소프트웨어 사용 역량(62.5%)과 양적 자료(통계)에 대한 이해와 분석 역량(61.4%) 등도 1점 또는 2점의 부정적 답변이 많았다. 비판적·분석적 사고 역시 응답자의 55.6%가 대학교육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반면 전공 관련 지식과 능력은 교육의 도움을 받아 실력이 향상됐다는 학생이 63.5%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전공 지식은 고등학교 시절에 전혀 접하지 못한 주제인 경우가 많고 다양한 과목에서 심도 있는 접근이 이뤄지지만, IT 교육이나 외국어 등은 단편적이거나 제한된 강의로만 진행되기 때문에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면서 “대학들이 전통적인 과목 구성과 교습방식에서 벗어나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사립학교 ‘귀족 수학여행’ 여전…300만원 내고 유럽 다녀온 곳도

    서울시교육청이 ‘소규모 국내 수학여행’을 장려하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학교에서는 돈 많이 드는 해외 수학여행을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사립학교들이었다. 14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수학여행을 다녀온 서울시내 1292개 초·중·고교 중 56개교가 국외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초등학교 22개교, 고등학교 34개교였다. 중학교는 없었다. 56개교 모두 사립학교였고, 해외 수학여행에 참여한 학생은 1만 1399명이었다. 2011년(1만 2099명)에 비해 소폭 줄었다. 국가별로 중국이 8106명으로 가장 많았고 동남아 2123명, 일본 1095명, 유럽 75명 등이었다. 가장 비싼 수학여행을 다녀온 학교는 광진구의 A고교였다. 이 학교 75명은 1인당 295만 2000원을 내고 유럽 여행을 했고 147명은 일본(88만원), 269명은 중국(71만 7000원)을 다녀왔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국외 수학여행의 경우 학부모 동의율이 80%를 넘어야 하는데 이 조건을 만족할 경우 개별 학교장의 자율적인 판단에 맡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300만원씩 내고 유럽행 ‘귀족 수학여행’

     서울시교육청이 ‘소규모 국내 수학여행’을 장려하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학교에서는 돈 많이 드는 해외 수학여행을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사립학교들이었다.  14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수학여행을 다녀온 서울시내 1292개 초·중·고교 중 56개교가 국외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초등학교 22개교, 고등학교 34개교였다. 중학교는 없었다. 56개교 모두 사립학교였고, 해외 수학여행에 참여한 학생은 1만 1399명이었다. 2011년(1만 2099명)에 비해 소폭 줄었다.  국가별로 중국이 8106명으로 가장 많았고 동남아 2123명, 일본 1095명, 유럽 75명 등이었다.  가장 비싼 수학여행을 다녀온 학교는 광진구의 A고교였다. 이 학교 75명은 1인당 295만 2000원을 내고 유럽 여행을 했고 147명은 일본(88만원), 269명은 중국(71만 7000원)을 다녀왔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국외 수학여행의 경우 학부모 동의율이 80%를 넘어야 하는데 이 조건을 만족할 경우 개별 학교장의 자율적인 판단에 맡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창조경제’ 전문가 인물난

    정부와 공공기관, 기업들이 너나없이 ‘창조경제 전문가’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각종 포럼과 행사마다 앞다퉈 ‘창조경제’ 간판을 달고 있지만, 정작 창조경제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사람을 찾기 힘든 탓이다. 일부 해외 유명 연사를 놓고 국내 행사 주최 측 간에 과도한 몸값 경쟁이 벌어지는가 하면, 국내 연사들은 여러 행사에 겹치기 출연을 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14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미래부는 다음 달 연말에 개최할 ‘창조경제 비전 선포식 및 국민보고대회’에 영국의 경영전략가인 존 호킨스 전 BOP컨설팅 대표를 기조연설자로 초청하기로 하고 막판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호킨스 전 대표는 2001년 자신의 저서인 ‘창조경제’에서 박근혜 정부의 경제기조인 ‘창조경제’를 처음으로 언급한 인물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국민들에게 창조경제의 로드맵과 명확한 비전을 보이는 자리인 만큼 저명 인사를 물색해왔지만, 창조경제라는 개념에 딱 떨어지는 인사가 마땅치 않았다”면서 “최초 주창자라는 측면에서 호킨스로 낙점했다”고 설명했다. 미래부는 호킨스 이외에 ‘창조지수’를 개발한 도시학자 리처드 플로리다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도 초청 대상 리스트에 올려놓고 있다. 플로리다 교수는 여러 차례 방한한 지한파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미래부 이외에 국내 공공기관과 기업들의 구애도 한몸에 받고 있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호킨스를 행사 연사로 초청하기 위해 접촉해왔다”면서 “한 번 방한하면 올해는 또 초청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다음 달에 꼭 성사시켜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국제행사 전문업체의 관계자는 “이미 두 사람의 몸값이 많이 뛰었다”면서 “초청료 걱정 말고 자기들 쪽에 먼저 오게만 해달라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귀띔했다. 국내 연사도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국내에서 창조경제 전문가로 자타가 공인하는 사람은 정부 관계자를 제외하면 이민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정도에 불과하다. 이 교수는 매주 2~3차례씩 각종 행사의 연사로 등장하고 있다. 한 정부 출연 정책연구소 관계자는 “이 교수를 몇 번 봤는지 셀 수도 없는 상황”이라면서 “전문가가 없기도 없지만 행사 자체가 과도하게 많은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외국인 학교는 ‘무법지대’… 40년간 감사 한번도 안 받았다

    외국인 학교가 국내 학생들의 영어 교육과 해외 유학을 위한 사설 학원으로 악용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사실상 방치해 온 교육 당국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당국이 처벌 규정의 모호함 등을 들어 수수방관하는 사이 일부 외국인 학교는 거액의 입학금 등을 받고 불법적인 편입생 모집에 나서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자녀와 장기 해외 체류 경험이 있는 한국 학생들의 적응을 돕겠다는 당초 취지가 무색하다. 서울 지역 외국인 학교는 1972년 서울일본인학교가 설립된 뒤 22개로 늘어났지만 이번 실태조사 이전까지 단 한 차례도 감사를 받지 않았다. 외국인 학교 9개가 있는 경기도교육청 역시 1963년 이후 민원으로 인한 감사를 진행한 지난해까지 외국인 학교를 방치했다. 교육 당국은 그동안 외국인 학교에 대한 실질적인 감사나 관리, 감독이 없었던 이유로 ‘감사의 실익’을 꼽아 왔다. 외국인 학교가 회계 등의 규정이 자유롭기 때문에 감사를 해도 적발이 쉽지 않다는 판단이었다. 외국인 학교는 현재 초·중등교육법과 사립학교법의 적용을 받고 있으나 설립자와 학교장이 모두 외국인이고 외국의 교육과정을 그대로 운영한다는 특수성 때문에 학교 회계, 학교장 및 교직원 임면, 교육과정, 장학지도 등에서 자율성이 보장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외국인 학교는 국내 교육 당국으로부터 재정 지원을 한 푼도 받지 않기 때문에 학교 운영상 문제가 발생해도 재정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말했다. 허술한 관리, 감독 아래서 외국인 학교의 불법·편법 운영은 반복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시정명령이 제때 이행되지 않으면 정원 감축 등의 추가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실제 적용은 달랐다. 유기홍 민주통합당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으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종로구 구기동에 위치한 프랑스계 하비에르 국제학교는 2009년 시교육청 조사에서 재학생 214명 가운데 144명(67%)이 부정 입학으로 제적 통보를 받았으나 지난해 9월까지 적발된 학생 가운데 절반에 달하는 74명이 그대로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이 학교는 시교육청의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고도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학교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것이 국제화 추세에 역행한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는 인천 연수구·서구·계양구, 대구 지역 2개 기초지방자치단체, 전남 여수 등을 교육국제화특구로 지정하고 해외 유명 대학 분교나 외국인 학교 등을 설립해 초·중등교육법의 규제를 받지 않고 운영할 수 있게 했다. 한 외국인 학교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교육국제화특구 지정 등 국제화 교육 육성책을 내놓은 상황에서 규제를 강화하면 국제화 강화 추세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칸막이는 높았다… 공공기관 사상 초유 이중관리

    칸막이는 높았다… 공공기관 사상 초유 이중관리

    ‘부처 간 칸막이 철폐’는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하는 말 중 하나다. 하지만 부처 간 힘겨루기는 여전하다. 정부조직법이 국회를 통과한 지 20일이 넘었지만 공공기관의 기관장 임명권이나 감독권조차 어떤 부처에 둘지 결정되지 않았다. 기획재정부가 11일 발표한 ‘정부조직 개편에 따른 공공기관 변동 현황’을 보면 한국연구재단 등 54개 공공기관의 주무부처가 바뀌었다. 이 가운데 정보화진흥원은 행정안전부(현 안전행정부)에서 안행부와 미래창조과학부 두 부처의 공동 산하기관이 됐다. 295개 공공기관을 통틀어 유일하고,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정보화진흥원장 임명권이나 예산·결산 승인 등 업무감독권은 어느 부처가 가져갈지 결정되지 않았다. 김성진 기재부 제도기획과장은 “정보문화 조성, 정보격차 해소 등의 업무는 미래부가, 전자정부 업무는 안행부가 맡기로 해 이례적으로 두 기관이 함께 주관키로 했다”면서 “두 기관의 의견 차로 아직 기관장 임명권·감독권 등이 정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보화진흥원 관계자는 “시어머니가 둘이 되는 건데 당연히 두 부처가 사업마다 힘겨루기를 하고 우리만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 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축산물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은 농림수산식품부(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로 관할 부서가 바뀌었다. “식품 안전을 강화하는 차원”이라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하지만 주요 업무는 농식품부가 위탁받아 계속 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업무만 농식품부가 하고 기관장 임명이나 예산·결산 감독은 식약처가 하겠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 소관이던 한국과학창의재단과 한국연구재단은 미래부에 넘어갔다. 하지만, 교육부의 감독도 같이 받아야 한다. 과학기술기본법에 따라 기관 운영을 교육부와도 상의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은 한국인터넷진흥원, 정보통신사업진흥원 등과 함께 대표적인 정보통신기술(ICT) 기관이다. 하지만 문체부에 남는다. 김태룡 상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어떻게 운영될지 지켜봐야겠지만 대통령이 아무리 부처 간 칸막이 철폐를 강조해도 부처 간 힘겨루기에 밀려 불필요한 혼선과 비효율이 초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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