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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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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후원전 2기 고강도 안전성 검사기준 마련

    설계수명 종료로 계속운전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와 고리 1호기에 대해 고강도 평가 방안이 마련됐다. 1만년에 한 번꼴로 벌어지는 대재앙에도 견딜 수 있는 수준의 안전성 기준이 제시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월성 1호기와 고리 1호기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가이드라인을 확정, 원전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에 통보했다고 30일 밝혔다. 원안위는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는 곳은 폐로(廢爐)를 검토할 방침이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노후 원전의 안전성 종합평가로, 원전이 극한 상황에서 어느 정도 견딜 수 있는지 살펴보는 내구성 검사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두 원전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고리 1호기는 2007년 6월 설계수명이 종료된 뒤 10년간의 계속운영 허가를 받아 가동 중이며 월성 1호기는 지난해 11월 말 설계수명이 끝나 가동을 멈춘 채 계속운영 심사를 받고 있다. 이번 테스트는 지진에 의한 구조물·계통·기기 안전성, 해일 및 기타 자연재해에 의한 구조물·계통·기기 안전성 등 5개 분야에 걸쳐 실시된다. 원안위 관계자는 “재난의 강도는 1만년에 한 번 일어날 수 있는 자연재해로 설정했다”면서 “향후 설계수명이 완료되는 모든 원전이 테스트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수원은 내부적으로 3~4개월 내에 스트레스 테스트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논술 등 고교과정 벗어나면 재정지원 중단”

    초·중·고교 시험과 대학 입시에서 학교 교육과정을 넘어서는 문제 출제를 강제로 금지하고, 위반시 재정 지원을 중단하거나 기관에 징계를 내릴 수 있는 법안 도입이 추진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사교육 억제 및 공교육 활성화’를 위한 조치다. 강은희 새누리당 의원은 30일 ‘공교육 정상화 촉진에 관한 특별법안’을 국회에 대표발의한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교육부와 사전협의를 거친 것으로, 정부가 추진할 ‘선행학습 금지정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방안이다. 이에 따르면 초·중·고교의 중간·기말고사 등 각종 평가에서는 학생들이 배운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나는 내용을 출제할 수 없다. 학교가 주최하는 교내 대회와 방과후 과정 역시 해당 학교의 교육과정 내에서만 진행할 수 있다. 특수목적고 등 학교별 입학전형을 실시하는 학교는 전형내용과 방법이 이전 단계의 교육과정 범위와 수준을 넘어서면 안 되고, 대학별 고사에서도 적성검사, 구술시험, 논술시험, 면접시험, 실기시험에서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을 출제할 수 없다. 학교 밖 경시대회 수상실적, 각종 인증시험 성적, 자격증 등도 입학전형에 반영할 수 없다. 선행교육이나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시험이나 평가가 실시됐다고 판단되면 교육부 장관이나 교육감이 시정 명령을 내리고, 해당 교육기관이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관련 교원을 징계하거나 기관장에 징계를 요구할 수 있다.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되면 초·중·고교에 대해서도 재정지원을 중단하거나 삭감할 수 있고, 대학에 대해서는 재정지원 중단·삭감, 학생정원 감축 등의 조치를 내리도록 했다. 강 의원은 “이법 법안은 정규 교육과정의 테두리 안에서 선행교육을 금지하는 것으로, 사교육의 선행교습 금지는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등을 통해 규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자율권 등 확대 ‘일반고 슬럼화’ 막을까

    자율권 등 확대 ‘일반고 슬럼화’ 막을까

    정부가 일반고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한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시·도교육청이 지역·학교별 맞춤형 일반고 육성안을 마련, 6월까지 종합대책을 발표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정부에서 일반고만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기로 한 것은 처음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자율형 사립고 확대 등 고교 다양화 정책으로 인해 일반고의 ‘슬럼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대책이 주목된다. 교육부는 29일 각 지역의 실정에 맞는 일반고 육성 대책을 세우기 위해 전국의 모든 일반고교를 대상으로 행정적, 재정적 지원 현황을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최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각 시·도교육청에 지역 상황과 교육 여건에 맞는 일반고 육성 방안을 각자 마련해 5월까지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시·도교육청별 자구책을 최대한 지원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과 제도를 정비할 계획”이라면서 “각 시·도교육감들과 함께 6월 말 일반고 종합 육성 방안을 발표하고 일반고에 대한 재정 지원 내용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일반고 전수조사를 마친 뒤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의견 조사,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의 일반고 위기 해법 등을 청취할 계획이다. 교육부의 이 같은 조치는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던 고교 다양화 정책으로 인해 특수목적고와 자사고에 우수 학생이 편중돼 일반고 학력 저하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회적 여론을 반영한 것이다. 지난달 한 입시업체의 분석에 따르면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서울 지역 일반고 10곳 중 3곳은 재학생의 3분의1이 언어·수리·외국어 등 3개 영역에서 대학에 진학하기 힘든 평균 7~9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들이 관내 일반고 육성을 위해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상시 협의체 등을 구성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도교육청들은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서울시교육청은 현재 부교육감을 단장으로 하는 ‘일반고 점프업 추진단’을 운영하고 있다. 추진단은 6월 말까지 일반고의 교육 역량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부터 실시 중인 ‘교육과정 클러스터’를 일반고 문제 해결의 핵심으로 내세우고 있다. 교육과정 클러스터는 지역 학교들이 교과목 프로그램을 서로 공유해 학생들에게 흥미, 적성, 진로와 연계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올해 도내 고교 평준화 지역 9개 권역의 일반고 22개교로 확대할 방침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력 수준이 다양한 일반고 학생들을 위해 성적대별 과목 집중 수업을 실시하고 자율고 등과 같이 일반고에도 교육과정의 자율권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천재 물리학자, 비키니 모델, 그리고 코카인 가방

    천재 물리학자, 비키니 모델, 그리고 코카인 가방

    산소의 존재를 처음으로 밝혀 낸 스웨덴 화학자 칼 셸레(1742~1786)는 모든 화합물의 맛을 확인하는 버릇이 있었다. 셸레는 결국 독극물인 비소의 맛을 보고 죽었다. 영국의 수학자인 고드프리 하디(1877~1947)는 수많은 난제를 풀어낸 당대의 꽃미남 천재였지만 거울 혐오증이 있었고 크리켓과 일광욕에 병적으로 집착했다. 역사상 위대한 업적을 남긴 과학자들의 삶을 좇다 보면 ‘광기 어린 천재’ 또는 ‘고독한 천재’로 표현되는 불행한 인생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수많은 천재들이 ‘괴짜’의 수준을 넘어 주변과 단절되면서 자신의 시대에 제대로 업적을 인정받지 못하고 단순히 ‘미친 사람’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헨리 캐번디시(1731~1810)는 자신과 얼굴을 마주친 하녀는 곧바로 해고할 정도로 여성 기피증이 심했고 연구실 서랍에 평생 연구 결과를 쌓아놓기만 했다. 아이작 뉴턴(1643~1727)은 남들이 자신의 연구 결과에 대해 물어보는 것을 귀찮게 여겨 만유인력의 법칙을 담은 ‘프린키피아’를 일부러 어렵게 썼다. 과학사 연구자들은 근본적으로 ‘남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는 데 익숙하고 논리적이거나 의식적인 사고보다는 직관적이고 비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이들이 결국 인류사를 바꿀 업적을 만들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사회성이 결여된 천재 과학자’의 계보는 오늘날에도 진행형이다. 러시아 수학자 야코블레비치 페렐만은 2002년 ‘100년의 난제’로 불리는 ‘푸엥카레의 추측’에 대한 해답을 인터넷 논문 공개 사이트에 올렸다. 이 문제에는 100만 달러의 상금이 걸려 있었지만 페렐만은 상금을 거부하고 지금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노모와 함께 연금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페렐만은 2006년 ‘수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 메달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역시 나타나지 않았고 ‘은둔의 수학자’로 불린다. 최근 역사에 기록될 만한 해프닝을 겪고 있는 ‘기이한 천재’ 한 사람이 과학계와 외신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폴 프램튼. 18세에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올해 70세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물리학과 교수이자 세계 최고의 입자물리학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살아 있는 학자 중 노벨상 수상자와 3편 이상의 공동 논문을 쓴 사람은 모두 11명으로 이 중 6명이 노벨상을 받았다. 프램튼은 나머지 5명 중 한 명이다. 이론적으로 프램튼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할 확률은 55%에 이른다. 프램튼은 최소한 14개의 ‘기념비적인’ 물리학 이론을 발표하기도 했다. 2011년 68세의 프램튼은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 ‘메이트1닷컴’에서 체코의 비키니 모델 데니스 밀라니를 만났다. 채팅창의 여성은 검은 머리에 검은 눈동자, D컵 사이즈의 가슴을 자랑하고 있었다. 당시 그는 첫 부인과 이혼한 상태였다. 강의와 연구 시간을 제외하고 둘 사이의 달콤한 인터넷 대화는 끊이지 않았다. 프램튼은 자신이 밀라니와 사랑에 빠졌다고 믿었다. 하지만 2007년 ‘미스 월드 비키니’인 밀라니는 “어떻게 나 같은 여자를 좋아할 수 있냐”면서 전화 통화조차 거부했다. 오랜 설득이 이어졌고 밀라니는 자신의 화보 촬영이 예정된 볼리비아의 라파스에서 만날 것을 허락했다. 2012년 1월 7일 프램튼은 라파스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프램튼은 돌아오는 길에 밀라니와 함께할 것으로 믿었고 행복한 미래를 꿈꿨다. 하지만 ‘신혼여행’은 시작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캐나다 토론토와 칠레 산티아고를 경유하는 일정 중에 밀라니가 그에게 보낸 티켓은 취소된 상태였고 4일이나 지나 라파스에 도착했을 때 밀라니는 다음 촬영을 위해 벨기에 브뤼셀로 떠난 뒤였다. 밀라니는 브뤼셀로 가는 새로운 티켓을 보내겠다고 약속했고 우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가는 티켓이 도착했다. 밀라니는 메신저를 통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호텔에 가방을 놓고 왔다”면서 프램튼에게 가져다줄 것을 부탁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프램튼을 만난 물리학자 겸 변호사 존 딕슨은 곧바로 이상한 낌새를 챘다. 그가 프램튼에게 “그 가방에 마약이 들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했지만 프램튼은 웃어넘겼다. 다음 날 허름한 뒷골목에서 프램튼은 커다란 이민가방을 넘겨받았고 가방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밀라니를 만나자마자 노스캐롤라이나로 돌아올 것이라 믿었던 프램튼은 일정이 늦어지면서 그냥 집에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곧 미국으로 밀라니를 불러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공항에서 자신과 밀라니의 가방을 부친 프램튼은 카운터에서 자신을 부르는 다급한 목소리를 듣고 ‘세계적 학자의 좌석을 승급해 주려는 항공사의 배려’라고 여겼다. 하지만 잠시 후 프램튼을 둘러싼 것은 수많은 경찰이었다. 밀라니가 맡긴 가방 바닥에는 4㎏이나 되는 코카인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프램튼은 가방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아르헨티나 법원은 지난해 11월 프램튼에게 코카인을 미국에 밀반입하려 한 혐의로 4년 8개월의 금고형에 처했다. 데보토 교도소에 수감된 프램튼의 사건이 알려지면서 언론은 밀라니를 찾아나섰다. 실제 TV 화면에 등장한 비키니 모델 밀라니는 30대의 유부녀로, 프램튼을 알지도 못했다. 프램튼은 교도소 TV를 통해 자신이 철저히 속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전화 통화조차 하지 않은 비키니 모델과 68세 노인의 사랑. 평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프램튼은 어떻게 자연스럽게 빠져들 수 있었을까. 프램튼의 전처인 앤 마리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아주 훌륭한 과학자이지만 정신연령은 세 살에 불과했다”면서 “그는 다른 사람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항상 물리학 용어로 된 노래를 듣는 기분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그가 어떻게 감옥에 들어갔는지를 들었을 때도 놀랍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프램튼의 기이함은 이혼 직후의 행적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당시 64세였던 그는 자신의 아이를 낳아줄 여성을 찾겠다며 인터넷에 “18~35세의 여성을 구함”이라는 광고를 올렸고, 중국에 살고 있는 한 여성을 고르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으로 간 그는 1시간 뒤 여성을 만난 다음 자신의 연구를 도와주는 다른 교수를 만나고 돌아왔다. 단지 “그 여자는 도망가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뿐이었다. 감옥에서도 프램튼의 기행은 계속됐다. 그는 자신이 교수직을 잃거나 연구비가 끊길 것을 끊임없이 걱정했고 이를 ‘교수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하는 메일을 지인들에게 보냈다. 또 변호사에게 “하버드대 총장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만나면서 자신의 석방을 강력히 요청하기로 했다”고 말했지만 실제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변호사조차 하루에 서너통의 전화를 하는 프램튼의 과대망상에 지칠 정도였다. 아르헨티나 법에 따르면 그가 미국으로 돌아가는 것은 내년 5월 이후에나 가능하다. 프램튼은 병보석을 허가받아 이 변호사의 집에서 남은 형기를 보내고 있다. 유일한 위안은 이제 그가 현실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물리학 연구를 위한 컴퓨터와 인터넷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세계 최고 英 물리학자, 아르헨티나 감옥에 갇힌 사연은

    세계 최고 英 물리학자, 아르헨티나 감옥에 갇힌 사연은

    산소의 존재를 처음으로 밝혀 낸 스웨덴 화학자 칼 셸레(1742~1786)는 모든 화합물의 맛을 확인하는 버릇이 있었다. 셸레는 결국 독극물인 비소의 맛을 보고 죽었다. 영국의 수학자인 고드프리 하디(1877~1947)는 수많은 난제를 풀어낸 당대의 꽃미남 천재였지만 거울 혐오증이 있었고 크리켓과 일광욕에 병적으로 집착했다. 역사상 위대한 업적을 남긴 과학자들의 삶을 좇다 보면 ‘광기 어린 천재’ 또는 ‘고독한 천재’로 표현되는 불행한 인생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수많은 천재들이 ‘괴짜’의 수준을 넘어 주변과 단절되면서 자신의 시대에 제대로 업적을 인정받지 못하고 단순히 ‘미친 사람’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헨리 캐번디시(1731~1810)는 자신과 얼굴을 마주친 하녀는 곧바로 해고할 정도로 여성 기피증이 심했고 연구실 서랍에 평생 연구 결과를 쌓아놓기만 했다. 아이작 뉴턴(1643~1727)은 남들이 자신의 연구 결과에 대해 물어보는 것을 귀찮게 여겨 만유인력의 법칙을 담은 ‘프린키피아’를 일부러 어렵게 썼다. 과학사 연구자들은 근본적으로 ‘남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는 데 익숙하고 논리적이거나 의식적인 사고보다는 직관적이고 비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이들이 결국 인류사를 바꿀 업적을 만들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사회성이 결여된 천재 과학자’의 계보는 오늘날에도 진행형이다. 러시아 수학자 야코블레비치 페렐만은 2002년 ‘100년의 난제’로 불리는 ‘푸엥카레의 추측’에 대한 해답을 인터넷 논문 공개 사이트에 올렸다. 이 문제에는 100만 달러의 상금이 걸려 있었지만 페렐만은 상금을 거부하고 지금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노모와 함께 연금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페렐만은 2006년 ‘수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 메달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역시 나타나지 않았고 ‘은둔의 수학자’로 불린다. 최근 역사에 기록될 만한 해프닝을 겪고 있는 ‘기이한 천재’ 한 사람이 과학계와 외신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폴 프램튼(왼쪽). 18세에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올해 70세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물리학과 교수이자 세계 최고의 입자물리학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살아 있는 학자 중 노벨상 수상자와 3편 이상의 공동 논문을 쓴 사람은 모두 11명으로 이 중 6명이 노벨상을 받았다. 프램튼은 나머지 5명 중 한 명이다. 이론적으로 프램튼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할 확률은 55%에 이른다. 프램튼은 최소한 14개의 ‘기념비적인’ 물리학 이론을 발표하기도 했다. 2011년 68세의 프램튼은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 ‘메이트1닷컴’에서 체코의 비키니 모델 데니스 밀라니(오른쪽)를 만났다. 채팅창의 여성은 검은 머리에 검은 눈동자, D컵 사이즈의 가슴을 자랑하고 있었다. 당시 그는 첫 부인과 이혼한 상태였다. 강의와 연구 시간을 제외하고 둘 사이의 달콤한 인터넷 대화는 끊이지 않았다. 프램튼은 자신이 밀라니와 사랑에 빠졌다고 믿었다. 하지만 2007년 ‘미스 월드 비키니’인 밀라니는 “어떻게 나 같은 여자를 좋아할 수 있냐”면서 전화 통화조차 거부했다. 오랜 설득이 이어졌고 밀라니는 자신의 화보 촬영이 예정된 볼리비아의 라파스에서 만날 것을 허락했다. 2012년 1월 7일 프램튼은 라파스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프램튼은 돌아오는 길에 밀라니와 함께할 것으로 믿었고 행복한 미래를 꿈꿨다. 하지만 ‘신혼여행’은 시작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캐나다 토론토와 칠레 산티아고를 경유하는 일정 중에 밀라니가 그에게 보낸 티켓은 취소된 상태였고 4일이나 지나 라파스에 도착했을 때 밀라니는 다음 촬영을 위해 벨기에 브뤼셀로 떠난 뒤였다. 밀라니는 브뤼셀로 가는 새로운 티켓을 보내겠다고 약속했고 우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가는 티켓이 도착했다. 밀라니는 메신저를 통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호텔에 가방을 놓고 왔다”면서 프램튼에게 가져다줄 것을 부탁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프램튼을 만난 물리학자 겸 변호사 존 딕슨은 곧바로 이상한 낌새를 챘다. 그가 프램튼에게 “그 가방에 마약이 들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했지만 프램튼은 웃어넘겼다. 다음 날 허름한 뒷골목에서 프램튼은 커다란 이민가방을 넘겨받았고 가방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밀라니를 만나자마자 노스캐롤라이나로 돌아올 것이라 믿었던 프램튼은 일정이 늦어지면서 그냥 집에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곧 미국으로 밀라니를 불러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공항에서 자신과 밀라니의 가방을 부친 프램튼은 카운터에서 자신을 부르는 다급한 목소리를 듣고 ‘세계적 학자의 좌석을 승급해 주려는 항공사의 배려’라고 여겼다. 하지만 잠시 후 프램튼을 둘러싼 것은 수많은 경찰이었다. 밀라니가 맡긴 가방 바닥에는 4㎏이나 되는 코카인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프램튼은 가방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아르헨티나 법원은 지난해 11월 프램튼에게 코카인을 미국에 밀반입하려 한 혐의로 4년 8개월의 금고형에 처했다. 데보토 교도소에 수감된 프램튼의 사건이 알려지면서 언론은 밀라니를 찾아나섰다. 실제 TV 화면에 등장한 비키니 모델 밀라니는 30대의 유부녀로, 프램튼을 알지도 못했다. 프램튼은 교도소 TV를 통해 자신이 철저히 속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전화 통화조차 하지 않은 비키니 모델과 68세 노인의 사랑. 평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프램튼은 어떻게 자연스럽게 빠져들 수 있었을까. 프램튼의 전처인 앤 마리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아주 훌륭한 과학자이지만 정신연령은 세 살에 불과했다”면서 “그는 다른 사람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항상 물리학 용어로 된 노래를 듣는 기분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그가 어떻게 감옥에 들어갔는지를 들었을 때도 놀랍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프램튼의 기이함은 이혼 직후의 행적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당시 64세였던 그는 자신의 아이를 낳아줄 여성을 찾겠다며 인터넷에 “18~35세의 여성을 구함”이라는 광고를 올렸고, 중국에 살고 있는 한 여성을 고르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으로 간 그는 1시간만 여성을 만난 다음 자신의 연구를 도와주는 다른 교수를 만나고 돌아왔다. 단지 “그 여자는 도망가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뿐이었다. 감옥에서도 프램튼의 기행은 계속됐다. 그는 자신이 교수직을 잃거나 연구비가 끊길 것을 끊임없이 걱정했고 이를 ‘교수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하는 메일을 지인들에게 보냈다. 또 변호사에게 “하버드대 총장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만나면서 자신의 석방을 강력히 요청하기로 했다”고 말했지만 실제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변호사조차 하루에 서너통의 전화를 하는 프램튼의 과대망상에 지칠 정도였다. 아르헨티나 법에 따르면 그가 미국으로 돌아가는 것은 내년 5월 이후에나 가능하다. 프램튼은 병보석을 허가받아 이 변호사의 집에서 남은 형기를 보내고 있다. 유일한 위안은 이제 그가 현실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물리학 연구를 위한 컴퓨터와 인터넷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내년 읍면·도서 고교생 무상교육… 도시 학생엔 무료 교과서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핵심 공약이었던 ‘고교 전면 무상교육’ 실현의 근거를 위한 법제화 작업이 시작됐다. 법안이 통과되면 내년에는 읍면·도서 지역에서 무상교육이 실시되고 도시 지역 고등학생은 교과서를 무상으로 지급받게 된다.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은 2017년 완전 고교 무상교육을 시행하기 위해 고등학교의 입학금, 수업료, 학교운영비 등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다고 29일 밝혔다. 개정안은 교육부와 협의를 마친 상태로, 새 정부 국정과제인 고교 무상교육의 법적 근거가 된다. 고교 무상교육에 대해서는 민주통합당 등 야권도 이의가 없어 법안 도입은 순조로울 전망이다. 교육부는 개정안에 맞춰 내년부터 읍면·도서 지역에 무상교육을 도입하고 도시 지역에는 교과서 구입비를 먼저 지원하는 내용의 시행령을 준비하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내년 도시 지역 학생들에 대해서는 1인당 8만~9만원 수준의 교과서 구입비가 책정된다. 지원 방식은 국비로 지원할 경우 선지원, 지방자치단체가 보조할 경우엔 후지원이 유력하다. 학비 지원 대상 저소득층의 경우 현행 최저생계비의 130% 가구에서 200%까지 확대된다. 2015년 도시 지역 고교 1학년, 2016년 고교 2학년, 2017년 고교 3학년으로 무상교육을 순차적으로 지원해 2017년에는 완전 무상교육을 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고교 무상교육의 단계별 실현을 위해 필요한 재원 규모를 내년 5524억원, 완전 무상교육이 시행되는 2017년에는 2조 6925억원으로 추산했다. 4년간 모두 6조 6224억원이 소요되지만 기존 저소득 계층과 공무원 자녀에게 지원되고 있는 학비 예산을 차감하면 추가 소요 재원은 4조 2183억원 수준이다. 김 의원은 “고교 무상교육이 실시되면 읍면·도서 벽지 학생 25만여명을 비롯해 전국 180만여명의 학생이 혜택을 받아 고교 교육과정에서 지출하는 개인당 연간 170여만원의 공교육비 부담을 더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곽노현 특채교사 3명 임용취소 될 듯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특별채용했던 교사 3명의 임용이 법적 다툼 끝에 최종적으로 취소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곽 전 교육감이 지난해 2월 특별임용한 교사 3명의 임용을 취소하라는 공문을 지난 25일 시교육청에 보냈다. 3명 가운데 이모씨는 2009년 근무 학교가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하는 것에 반대했다가, 조모씨는 2006년 사립학교 재단 비리를 제보했다가 해임됐다. 박모씨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해임됐다. 3명 모두 곽 전 교육감 선거캠프나 비서실에서 일했다가 곽 전 교육감 취임 이후 특별채용 형태로 교사에 임용돼 당시 특혜 논란을 빚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4일 이들이 교과부(현 교육부)를 상대로 낸 임용취소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그러나 해임 절차에 문제가 있었을 뿐 임용취소 자체는 적법했다고 판결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법원이 임용 취소의 내용이 아니라 형식을 문제 삼았고, 채용 당시 시교육청 내부 법률 검토에서도 채용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 있었던 만큼 절차에 따라 다시 임용을 취소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과학기술기본법’ 손질…새달말까지 초안 마련

    정부가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벤처창업, 연구개발(R&D) 예산 결정권, 지식재산권 등 창조경제를 뒷받침할 법·제도를 총망라한 사실상의 ‘창조경제 특별법’을 준비하고 있다. 부처 간 장벽은 허물고, 돈이 되는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자는 취지로 막강한 권한과 영향력을 가진 ‘슈퍼법’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상당수 조항이 각 부처에 산재해 있고, 이해관계가 엇갈려 실제 법 개정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미래창조과학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28일 “현 정부 과학기술의 핵심기조인 ‘창조경제’, ‘행복기술’, ‘사회문제 해결’, ‘삶의 질 향상’ 등 4가지를 반영한 과학기술기본법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다음 달 말 창조경제 대국민보고대회 이전까지 초안을 마련, 9월까지 개정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학기술기본법은 국가 과학기술 정책을 총괄하는 최상위 모법이다. 1968년 제정된 과학기술진흥법, 1996년 개정된 과학기술혁신을 위한 특별법을 이어받아 2001년 만들어졌다. 미래부가 개정하려는 법안은 권한과 관할 범위가 미래부뿐 아니라 전 부처와 산업에 걸쳐 있다. 미래부의 다른 관계자는 “현재 기본법이 10가지 분야 정도를 관할한다면, 개정법은 다른 부처에 있거나 생략됐던 30가지 정도를 추가로 포함하게 될 것”이라며 “중소기업 지원이나 벤처펀드 등 창조경제와 관련된 모든 내용이 법의 영향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부는 법 개정을 통해 R&D 예산 집행 및 평가, 은행의 벤처 지원, 창업, 규제완화, 기업 및 대학 R&D 등을 총괄하는 ‘창조경제 컨트롤타워’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할 방침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이미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방향을 제시했고 국정의 핵심과제를 실현하기 위한 작업인 만큼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당수 조항이 각 부처의 핵심기능과 연결돼 있어 개정 과정에서 부처 간 이견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많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R&D 예산의 기획이나 평가는 기재부와 겹치는 영역이고, 최종 결정권은 기재부에 있다”면서 “실제로 그런 방향으로 개정이 추진된다면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교육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중소기업청 등 기본법이 개정되면 예산과 권한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부처들도 미래부의 독주를 지켜보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해외 IT거물 초청 열풍

    해외 IT거물 초청 열풍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 래리 페이지 구글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등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세계적 거물들의 방한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 부처 및 산하기관, 각 기업이 후속 주자 발굴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특히 청와대가 ICT와 소프트웨어를 창조경제의 핵심동력으로 삼겠다는 기조를 내세우면서, 한정된 인사들을 상대로 한 구애가 과열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28일 산업계와 정부 산하기관 등에 따르면 상당수 기관들이 ‘초청 리스트’를 작성하고 ICT 거물의 방한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최우선 접촉 대상으로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제리 양 야후 창업자,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 러시아 벤처투자가 유리 밀너,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 등 방한 경험이 없거나 한국을 오랫동안 찾지 않았던 사람들이 꼽힌다. 이들은 맨손으로 창업해 세계적인 기업을 일궜다는 공통점을 가졌다. 저커버그는 그중에서도 1순위로 분류된다. 한 출연기관 관계자는 “게이츠나 페이지처럼 아이디어로 성공한 ICT 거물들이 새 정부의 기조에 맞는 만큼 정권 초기에 기관의 위상을 보여주기에 제격인 사람들”이라면서 “저커버그만 데려오면 정부와 국민의 관심을 한몸에 받을 수 있다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커버그의 부인인 프리실라 챈, 브린의 부인이자 유전자 검사업체 ‘23앤드미’의 공동 창업자인 앤 워지키까지 초청 대상리스트에 있다”고 덧붙였다. 페이스북, 트위터, 그루폰, 징가 등의 대주주로 실리콘밸리의 ‘큰손’인 밀너도 벤처 창업을 활성화한다는 정부 방침에 딱 들어맞는 인사로 꼽힌다. 게이츠의 방한에 관여해 대통령 면담 자리에도 배석한 장순흥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의 사례처럼 거물들의 국내외 인맥을 찾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초청 열풍의 배경에는 원자력에 대해 언급했던 게이츠처럼 각 부처나 산하기관 등이 창조경제 시대에 펼치려는 정책을 거물급 인사의 입을 통해 청와대에 전달하거나 언론에 발표하면 힘을 받을 수 있다는 노림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거물들의 초청은 말처럼 쉽지 않다. 초청 리스트에 오르는 거물의 상당수가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데다 2박 3일 정도의 일정을 빼내는 것조차 불가능할 만큼 바쁘다. 특히 돈이나 명성에서 아쉬울 것이 없는 사람들이어서 돈으로 유혹하기도 어렵다. 실제로 대부분의 거물은 방한이 성사돼도 초청료를 받지 않고, 항공이나 숙박도 자기 돈으로 해결한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암젠 생명화학공학상 이상엽 교수

    암젠 생명화학공학상 이상엽 교수

    이상엽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가 올해 암젠 생명화학공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상은 미국 생물의약회사인 암젠이 1993년 제정, 2년마다 주는 상으로 생명공학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지금까지 제임스 베일리 미 캘리포니아공대 교수, 대니얼 왕 매사추세츠공대 교수 등 ‘생명공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석학들이 수상했다. 이 교수는 아시아인 최초로 수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이 교수는 미생물 대사공학 분야의 권위자로 시스템 대사공학과 시스템 생명공학을 창시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대학등록금 연간 3만원 내려… ‘반값 정책’ 실종

    대학등록금 연간 3만원 내려… ‘반값 정책’ 실종

    전국 4년제 대학의 올해 등록금이 지난해보다 평균 0.46%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반값 등록금에 대한 정부와 사회의 강력한 요구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25일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전국 4년제 일반대학 173개교의 주요 공시내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4년제 일반대의 올해 연간 평균 등록금은 667만 8000원으로 지난해(670만 9000원)보다 3만 1000원 내렸다. 이는 지난해의 전년 대비 평균 인하율 4.48%에도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사립대는 등록금 인하율이 0.47%로 국공립대는 0.19%에 비해 높았지만 금액은 사립대가 평균 733만 9000원으로 국공립대 409만 6000원의 1.8배 수준이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대보다 대학들의 등록금 인하폭이 크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지난해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체감 인하율은 보이는 수치보다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등록금 인하율이 가장 높은 대학은 칼빈대로 지난해 700만 2000원에서 올해 664만 1000원으로 5.2% 내렸다. 안양대(-4.9%), 총신대(-4.7%), 성신여대(-4.6%) 등도 인하율이 다른 곳보다 높았다. 을지대는 평균 등록금이 852만 1000원으로 전국 4년제 대학 중 가장 비쌌고 연세대(850만 7000원), 한국항공대(847만 6000원), 이화여대(840만 6000원) 등이 뒤를 이었다. 173개교 중 135개교가 등록금을 인하했고 19개교가 동결했다. 학생들의 취업 등을 위해 학점을 높게 매기는 ‘학점 인플레’ 현상은 여전했다. 지난해 8월과 올 2월에 졸업한 학생들은 A학점 33.2%, B학점이 56.8%로 B학점 이상을 받은 학생이 전체의 90.0%에 달했다. 지난해 공시보다 고작 0.3% 포인트 줄어들었다. 올해 1학기 4년제 대학에 개설된 강좌 수는 29만 3342건으로 지난해보다 1.8% 늘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한·미원자력협정 오해와 진실… 전문가 3인 인터뷰

    한·미원자력협정 오해와 진실… 전문가 3인 인터뷰

    외교부가 24일 한·미 양국이 내년 3월 19일 만료되는 원자력협정 시한을 2016년 3월까지 2년 연장하기로 한 가운데, 양국의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양국이 이견을 보이고 있는 핵심 쟁점은 ‘한국의 우라늄 농축 권한 보장’, ‘핵폐기물 재처리 허용’, ‘파이로프로세싱 도입’ 등을 들 수 있다. 김건 외교부 원자력협정 TF팀장(협상 부대표), 신성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임만성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 등 3인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핵심 쟁점을 포함한 원자력협정의 이면을 짚어봤다. →양국이 협상에 임하는 태도 자체가 달랐다는 얘기가 있다. 김건 팀장 한국은 원하는 사항을 얻을 수 없다면 개정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전략을 고수했다. 한번 개정되면 다시 고치기 힘들다. 미국은 어떻게든 개정을 서두르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만료 6개월 전에 의회 비준 절차에 들어가는 것이 보통이지만, 원자력처럼 기술적 문제가 많아 검토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이슈는 8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시간이 거의 없었고, 미국이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외교전략상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 없지만, 한국 협상단이 미국 측에 요구한 것은 국내에서 거론되는 것보다 훨씬 강도가 높다. →미국은 왜 한국의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를 반대하나. 한국의 핵무장을 우려하는 것인가. 신성호 교수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핵테러’다. 핵, 테러 둘 중 하나를 없애야 하는데 부시 행정부는 테러를 없애려다 실패했다. 오바마 정부는 핵을 없애려고 한다. 사실 미국도 한국에만 국한하면 우라늄 농축이나 제한적인 재처리를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 다만 한국이 다른 나라의 선례가 된다는 점 때문에 입장을 굽히지 않는 것이다. →영원히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는 문제인가. 신 교수 협상이라는 게 어느 한쪽으로 내달릴 수는 없다. 예를 들어 미국 본토에 핵연료 공장을 지어 한국이 운영하면서, 미국이 검증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향후 논의가 될 것으로 본다. →파이로 프로세싱(pyroprocessing)을 쓰면 핵무기를 만들 수 없나. 임만성 교수 사용후 핵연료의 재처리 과정에서 핵심은 핵무기의 원료가 되는 플루토늄이 분리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파이로 프로세싱은 용액 속에서 온도에 따라 물질을 걸러내는 과정에서, 플루토늄이 여러 화학물질과 반응한 상태로 얻어진다. 핵무기를 만들 수 없는 ‘더러운 플루토늄’만 남는 것이다. →한국은 왜 이 기술에 올인하나. 임 교수 파이로 프로세싱은 1930년대에 연구가 시작됐지만 거의 기술개발이 진행되지 않았다. 이 기술을 원자력 공동개발 차원에서 한국에 연구해 보라고 1997년에 준 게 바로 미국이다. 그런데 쓸모없는 기술로 여겼던 파이로 프로세싱 연구를 통해 한국이 분리효율, 폐기물 처리 등에서 미국보다 기술이 앞서기 시작하고, 현실화될 가능성이 보이자 미국이 2007년 ‘재처리 기술’이라며 태도를 바꿨다. →파이로 프로세싱은 협정만 개정되면 곧바로 사용할 수 있나. 임 교수 그렇지 않다. 한국은 실제 핵폐기물로 연구를 해본 경험이 없다. 시험시설이 빨라야 2025년, 실제 적용은 2040년 이후나 가능하다. 성공 여부도 확실치 않다. →파이로 프로세싱이 도입되면 한국의 폐기물 문제는 처리되나. 김 팀장 가장 큰 오해다. 만들어지기도 전에 2020년 정도면 이미 폐기물을 저장할 곳이 없다. 또 파이로 프로세싱이 도입되더라도 폐기물의 양이 줄어들 뿐이지, 폐기장은 필요하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용어 클릭] ■파이로 프로세싱 원자력발전 후 남은 사용후 핵연료를 재활용하여 다시 원자력발전의 핵연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 손안에 가정통신문·온라인 교실… ‘학교앱’ 승승장구

    손안에 가정통신문·온라인 교실… ‘학교앱’ 승승장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사회적 변화의 흐름을 잡은 대학생과 교사의 아이디어가 학교 현장을 바꾸고 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해 학교 가정통신문을 받아 보는 것은 물론 각종 교육정보를 공유한다. 특히 얼굴을 마주 보고 하는 대화보다 채팅 앱을 이용한 문자 대화가 익숙한 학생들이 높은 참여도를 보여 학교폭력 등 원활한 상담이 가능해져 폭력 문제 방지에도 효과를 보이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학부생이 만든 벤처기업 아이엠컴퍼니는 자체 개발한 교육 관련 앱인 ‘아이엠스쿨’이 최근 3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는 등 교육적 목적을 가진 상품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4월 출시 이후 전국 1500개 초·중·고교에서 사용하고 있다. 앱은 종이 가정통신문 대신 스마트폰으로 학교 소식을 확인할 수 있는 전자통신문으로 학부모가 직접 학교 공지사항과 가정통신문, 학교 일정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단순히 학교 소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페이스북처럼 사용자가 사진이나 글을 올려 실시간으로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다. 카이스트 산업디자인과 2학년생인 정인모(22) 대표는 “학부모들이 찾기 어려운 체험학습, 직업 진로 정보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라면서 “앞으로도 앱은 무료로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창조경제의 대표적 사례로 꼽혀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의 23일 대전 방문 간담회에 초청받기도 했다. 초등학교 교사 출신 기업가가 만든 ‘클래스팅’ 역시 학교 현장에 꼭 필요한 소통을 가능하게 한 SNS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우리반 SNS’로 불리는 클래스팅은 학원 수업 등으로 인해 학교 일과 시간 이외에는 얼굴을 맞댈 일이 없는 교사와 학생들에게 다양한 만남의 장을 제공한다. 지난해 3월 문을 열어 오프라인의 학급을 온라인으로 옮겨온 교실과 과목별·지역별 모임방 등 모두 3만 2000개의 클래스가 만들어져 있다. 지난달 기준 전국의 1만 1413개 초·중·고교 가운데 34%인 3837개교가 클래스팅을 이용한다. 개발자 조현구(29)씨는 24일 “개통 직후보다 최근 상담 건수가 10배 정도 늘었다”면서 “단순히 학교 정보를 나누는 SNS에서 벗어나 학교폭력 사건을 미리 방지하는 효과까지 거뒀다”고 말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고교, 사교육 업체에 진학정보 제공 자제”

    앞으로는 ‘입시전문 ○○교육에 따르면~’과 같은 형태로 사교육 업체들이 일선 고교의 합격통계 등을 직접 분석해 발표하는 자료의 기사는 볼 수 없게 된다. 일선 고등학교에서 사교육 업체에 재학생 및 졸업생의 합격률이나 대학별 합격자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금지되기 때문이다. 사설 입시기관이 발표하는 각종 자료가 잘못되거나 특정 부분만 부각시키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혼란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하지만 정보 제공을 일괄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오히려 학부모나 학생들의 입시 정보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은 23일 관내 고등학교들에 사설 입시기관에 대한 정보 제공을 자제하라는 내용의 지도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해마다 5월 학교 정보 공시 사이트인 학교 알리미에 각 고교의 대학 진학률이 공개되고 있지만 사교육 업체들은 빠른 정보를 원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입시가 끝난 직후 정보 수집에 나선다. 특히 학교 알리미에 공시되는 진학률은 4년제 대학과 전문대, 국외 대학 진학 등으로만 구분돼 학부모들이 원하는 명문대 진학률 등은 알 수 없다. 한 사교육 업체 관계자는 “지역별, 고교 유형별 수능 성적대 분포나 진학 정보는 가장 중요한 입시 정보 중 하나”라면서 “정당한 정보수집 활동 범위에서 각 학교에 정보를 요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각 학교가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거나 업체 측의 인력 부족으로 몇몇 자치구만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하는 등 통계의 신빙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돼 왔다. 하지만 시교육청의 조치에 대해 고3 딸을 둔 이미리(49·여)씨는 “입시는 곧 정보 싸움인 만큼 사교육 업체를 통해서라도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비 내린적 없는 아타카마 사막 바닷속 金성분 모으면 130억t

    ‘인류의 어머니’인 지구는 수많은 생물이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낙원이자 지진과 화산 등 재앙이 끊이지 않는 위험천만한 거주공간이기도 하다.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과학 전문 ‘라이브사이언스닷컴’(www.livescience.com)은 ‘지구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들’을 게재했다. 알았지만 잊고 있었던 사실들, 전혀 몰랐던 지구의 속사정 등 ‘지구 대백과사전’을 간추려 소개한다. ●지구에서 가장 건조한 곳은 남미 칠레와 페루에 걸쳐 있는 아타카마 사막이다. 이곳에는 비가 내린 기록 자체가 없다. ●가장 인구밀도가 낮은 곳은 덴마크령 그린란드다. 216만 6086㎢ 땅에 거주하는 인구는 5만 6534명에 불과하다. 반면 필리핀 마닐라에는 38.55㎢의 공간에 무려 166만 714명이 산다. ●가장 작은 포유류는 동남아에 서식하는 키티돼지코박쥐로 다 크면 몸길이 29~33㎜, 무게 2g 정도다. 지구상에 살아 있는 가장 큰 생명체는 미 오리건주의 졸참나무버섯이다. 서로 연결된 이 버섯은 8.9㎢의 면적을 차지한다. ●태평양의 면적은 1억 5500만㎢에 이르며 지구상의 물 절반가량을 담고 있다. 해안가는 인류의 가장 큰 삶의 터전이다. 미국의 경우 알래스카를 제외한 전체 면적의 20%가 해변이며, 인구의 50%가 산다. ●인류가 기록한 최대의 화산 폭발은 1815년 4월 인도네시아 숨바라섬의 탐보라 화산의 분출이었다. 1930㎞ 떨어진 곳에서 소리가 들렸고 7만 1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구와 태양의 거리는 약 1억 5000만㎞다. 빛의 속도로 여행하면 8분 19초 만에 도달할 수 있다. ●전 세계에 유통되고 있는 금은 2000만t 정도다. 하지만 바닷물 속의 금 성분을 모두 모으면 130억t에 이른다. ●지구에서 바다는 70%의 면적을 차지하지만 인류가 탐험한 면적은 5%에 불과하다. ●지구의 생명은 ‘녹색’으로 표현되지만, 초기 생명체가 자리잡기 시작했을 때 지구는 ‘보라색’이었다. ●2000만년 전부터 20만~30만년 주기로 남극과 북극의 자기장이 바뀐다. 한번 바뀌기 시작해 완전히 바뀌는 데 걸리는 시간은 200~300년에 불과하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산은 에베레스트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하와이의 ‘마우나 케아’일 수도 있다. 에베레스트는 해발 8848m다. 하지만 해발 4179m의 마우나 케아는 수면 아래에 5000m의 몸통 부분을 숨기고 있다. ●러시아 보스토크는 1983년 7월 21일 영하 89.2도를 나타내며 사람이 사는 곳 중 가장 추운 지역으로 기록됐다. 반대로 가장 온도가 높았던 기록은 1922년 9월 13일 리비아 엘 아키키아의 57.8도였다. ●지구는 시간당 10만 7826㎞를 이동한다. 허리둘레는 4만 75㎞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김상곤 “교육부, 사학조례 통과되자 말 바꿔”

    김상곤 “교육부, 사학조례 통과되자 말 바꿔”

    사학지원 조례 재의(再議) 문제로 교육부와 경기도 교육청 간 갈등이 노출된 가운데 교육부가 조례 제정에 앞서 경기도 교육청과 협의했던 것으로 드러나 교육당국의 지방자치 교육에 대한 딴죽 걸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지난 19일 도교육청 집무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지난해 여름부터 사학협의회 및 사립학교 측과 초안을 마련해 당시 교육과학기술부 담당부서와 사학의 권한이나 교육청의 간섭 범위 등을 논의해 의견을 반영하고, 문제가 되는 부분을 수정하는 작업을 거쳐 법제처 검토도 마쳤다”면서 “조례가 통과되자 교육부가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고 주장했다. 김 교육감은 이어 “사학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공립학교 수준의 지원을 보장하는 경기사학조례에 대해 교육부가 재의 요구를 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김 교육감의 발언은 교육부가 정당한 지방교육자치권을 행사하는 교육감과 도의회에 딴죽을 걸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교육부의 이 같은 행보가 사학이나 일부 보수성향 시민단체가 사학조례를 ‘사학말살 정책’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조례 제정 전에는 간단히 의견만 나눴고 추후에 구체적으로 검토해 보니 학교에 새로운 의무를 부과하는 부분이 있어 상위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법제처보다 교육부가 좀 더 법조항을 폭넓게 해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현재 경기사학조례는 도교육청이 교육부의 재의요구를 받아들여 지난 8일 도의회에 재의요구를 한 상태로 다음 달 6~16일로 예정된 차기 회기 중에 재의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교육부는 도의회가 조례를 재의결할 경우 무효확인소송 등 법적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가 사학조례에 대해 대법원에 제소할 경우 새 정부 들어 처음으로 시·도 교육청과 법적 분쟁을 벌이게 된다. 진보성향의 교육 정책을 펼치면서 지난 정권 내내 정부와 갈등을 빚어온 김 교육감은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공약인 자유학기제에 대한 높은 기대를 나타냈다. 그는 “자유학기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지역교육청의 진로캠프나 진로체험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업이나 사회가 학생들에게 직접 경험을 제공하는 등 과감한 인프라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우주의 나이·상상 속 블랙홀·우주 팽창 가속화…저 때문에 알 수 있었죠

    우주의 나이·상상 속 블랙홀·우주 팽창 가속화…저 때문에 알 수 있었죠

    천문학자 라이먼 스피처는 1946년 “망원경을 우주로 보내면 더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주에서 오는 빛이 지구 대기를 통과하면서 흔들리거나 왜곡되는 현상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구상이었다. 스피처의 제안은 충분한 근거가 있었지만 실현 가능성을 높게 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최초의 인공위성이 발사된 시점보다도 10년이나 빨랐기 때문이었다. 그로부터 40년이 넘게 흐른 1990년 4월 24일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에 망원경이 실려 발사됐다. ‘우주를 보는 지구의 눈’으로 불리는 ‘허블 우주 망원경’의 탄생이었다. 올해로 23세가 된 이 버스 크기의 원통형 물체는 우주에 대한 수많은 고정관념을 깨며, 아폴로 계획과 함께 가장 성공한 ‘우주 개발 역사’의 첫 장을 장식하고 있다. 허블망원경은 준비부터 발사, 운용에 이르기까지 매 순간마다 난관에 부딪혔다. 미국이 허블망원경을 처음 계획한 것은 1969년이었지만 3m 크기의 망원경을 제작하기 위한 예산이 부족했다. 유럽우주국(ESA)이 관측 시간을 얻는 조건으로 참여하면서 최종적으로 망원경의 크기는 2.4m로 조정됐다. 개발에만 20년 가까이 걸린 허블망원경은 1986년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그해 1월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폭발 사건이 발생하면서 4년이나 완제품 상태로 기다려야 했다. 우주 궤도에 안착한 뒤 1990년 처음 보내온 사진은 당시 최고의 지상 망원경보다 선명했지만, 애초의 기대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수많은 사진을 검토한 천문학자들은 허블망원경의 거울 표면이 설계와 다르게 제작돼 영상의 초점이 제대로 맺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가까운 거리는 대충 조정이 가능했지만 ‘우주의 근원’을 밝히겠다는 목표는 실현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미 항공우주국(나사)은 1993년 12월 우주왕복선 엔데버호를 발사, 허블망원경을 화물칸에 집어넣어 수리를 시도했다. 보정 광학계를 표면에 설치해 허블망원경에 안경을 씌운 효과를 보도록 한 것이었고 이후 허블망원경은 놀라운 사진을 지구로 보내오기 시작했다. 이는 허블망원경이 애초부터 수리가 가능하도록 설계됐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나사는 지구를 왕복할 수 있고 움직임이 자유로운 우주왕복선을 5대 보유하고 있었고 이들을 적극 활용했다. 우주비행사들이 우주공간의 ‘기술자’ 역할을 했다. 지금까지 모두 6차례 우주 비행사들이 허블망원경을 수리했고, 배터리와 각종 기기를 교체하면서 당초 2004년으로 예정됐던 수명도 10년 넘게 늘어나고 있다. 나사는 지난달 “허블망원경의 공식적인 운용기간을 3년 연장해 2016년 4월 30일까지 운용한다”고 발표했다. 3년간의 수명 연장을 위해 7600만 달러가 투입된다. 허블망원경의 무게는 12.2t, 주거울의 지름은 2.4m, 망원경 길이에 해당하는 경통의 길이는 13m다. 지구 상공 610㎞ 고도에서 97분에 한 번씩 지구를 돈다. 두 개의 태양 전지판을 이용해 가동에 필요한 전원을 확보하고 내부에 장착된 배터리를 통해 태양이 없어도 가동이 가능하다. 허블망원경은 지금까지 100만장이 넘는 사진을 지구로 보내왔다. 매주 100기가바이트가 넘는 데이터를 송신한다. 하지만 허블망원경의 진가는 단순히 ‘아름다운 우주 사진’을 찍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허블망원경의 가장 큰 업적은 자신에게 이름을 준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1889~1953)의 이론을 입증한 것이다. 허블은 1929년 1월 윌슨산 천문대의 후커망원경을 이용해 “우주팽창은 가속화되며, 은하의 거리가 멀수록 더 빨리 멀어진다”는 ‘허블의 법칙’을 발표했다. 허블이 제시한 공식을 이용하면 우주의 나이를 거꾸로 계산할 수 있었고 실제로 관측을 통해 이를 정확하게 알아내는 것이 허블망원경의 가장 큰 임무였다. 허블망원경은 밝게 빛나는 거대한 별 ‘초신성’을 살펴 1990년대 중반 실제로 우주가 얼마나 빠르게 팽창하고 있는지를 알아냈다. 그 결과, 과학자들은 우주의 나이를 137억년으로 추정하게 됐다. 허블망원경을 통해 허블의 이론을 입증한 과학자들은 허블이 생전에 받지 못한 노벨 물리학상을 2011년 수상했다. 이 밖에 허블망원경은 거대한 블랙홀이 수없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과 태양계가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밝혀냈고, 혜성이 목성에 충돌하는 순간의 모습 등도 담아냈다. 허블망원경이 한 번에 볼 수 있는 공간은 달 크기의 10분의1에 불과하다. 1953년 9월 28일 세상을 떠난 허블은 “장례도 치르지 말고, 시신을 어느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말고 화장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지금까지 그가 어디에서 영면에 들었는지조차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남긴 유산은 지금도 ‘호기심’이라는 인류의 원초적 본능에 가장 큰 공헌을 하고 있다. 황혼기에 접어든 허블망원경의 뒤는 2018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잇는다. 아폴로 계획을 주도했던 나사 2대 국장의 이름을 딴 제임스 웹 망원경의 렌즈는 지름 6.5m로 허블의 2.7배에 이른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수학계 “조용민 ‘밀레니엄 난제’ 못 풀었다”

    수학계 “조용민 ‘밀레니엄 난제’ 못 풀었다”

    미국 클레이 수학재단(CMI)이 100만 달러의 상금을 내건 ‘밀레니엄 7대 난제’ 중 ‘양-밀스(Yang-Mills) 이론과 질량간극 가설’을 입증했다는 조용민 건국대 석학교수의 ‘피지컬 리뷰 D’ 논문<서울신문 4월 17일 29면 보도>에 대해 국내 수학계가 공식적으로 반박을 제기했다. 해당 논문이 문제의 취지를 잘못 이해했다는 것이다. ‘2014 세계수학자대회 서울’ 조직위원장인 박형주 포스텍 수학과 교수는 21일 “조 교수의 논문은 문제의 해법을 제시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양-밀스 이론은 물리학에서는 이미 각종 계산에 사용되고 있는 가설이고, 이를 수학적으로 입증하라는 것이 클레이 재단의 과제”라면서 “조 교수팀은 논문의 전제에서 ‘수학적으로 타당하다’는 식으로 핵심을 건너뛰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학계의 공식 입장은 이 논문 자체가 클레이 재단의 문제와 관련조차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수학계의 입장은 “클레이 재단이 곧 검증에 나설 것이고, 2년 내에 통과를 자신한다”는 조 교수의 주장과 배치된다. 이론 물리학계의 거장인 조 교수와 수학계의 주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이상민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는 페이스북 게시글에서 “물리학자는 ‘도구로써의 수학’을 사용하며, 어떤 수학 개념이 100% 엄밀하게 정의돼 있는지 상관하지 않고 일단 이론을 전개한다”면서 “예를 들어 아이작 뉴턴이 미적분을 처음 만들어서 사용할 때 근본을 이루는 극한(limit)의 개념에 대한 의심이 있었지만, 뉴턴은 이론을 전개했고 미적분이 수학적으로 인정받은 것은 그 후로 100년 이상이 지난 뒤”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양-밀스 이론은 1950년대에 처음 도입됐고, 1970년부터 입자물리학의 기본틀로 물리학에서 사용되고 있다”면서 “클레이 재단은 이를 수학의 영역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검증을 요구했지만 조 교수팀은 수학적 방법이 아닌, 물리학 연구성과를 내놓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조 교수팀의 접근방식이 추후 이 가설을 입증하는 실마리를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알앤엘바이오 압수수색… ‘주가조작 근절’ 신호탄?

    검찰이 코스닥시장 상장폐지를 앞둔 알앤엘바이오를 19일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최근 발표된 범정부적 주가조작 근절 대책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부장 김홍창)는 이날 낮 12시쯤 서울 동작구 낙성대동 알앤엘바이오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고 밝혔다. 2000년대 중반 줄기세포 붐을 타고 라정찬 회장과 강경선 서울대 수의대 교수의 주도로 설립된 알앤엘바이오는 성체줄기세포를 내세워 관련 사업을 확장해 왔다. 그러나 국내법상 성체줄기세포 시술이 불가능해지자 일본, 중국 등지에 병원을 세워 현지 시술하거나 임상시험을 진행하면서 보건복지부와 법적 다툼을 벌여 왔다. 특히 알앤엘바이오는 연구 성과 등을 주가 띄우기에 지속적으로 활용해 왔다는 논란이 계속돼 왔다. 라 회장이 신주우선매수권을 행사해 지분을 늘린 직후 ‘특허 획득’ 등의 보도자료를 내 주가를 띄우는 일이 2~3년 새 반복되면서 주가 조작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내부 정보를 얻기 위해 그룹이 형성돼 있다는 의혹도 제기돼 왔다. 알앤엘바이오는 난치병 치료를 위한 줄기세포 기술을 확보했다고 주장해 왔으나 국내외에서 근거가 없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지난 17일에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거래소 앞에서 알앤엘바이오에 50억원을 투자했다는 김모(49)씨가 상장폐지에 반발해 1인 시위를 하려다 이를 제지하는 경비원을 폭행해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20일 장애인의 날… 하반신 마비 8살 수민이의 일기

    20일 장애인의 날… 하반신 마비 8살 수민이의 일기

    20일은 33회 장애인의 날이다. 초등학교 1학년 수민(가명)이는 태어나면서 소아암에 걸려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는 중증 장애인이다. 활동보조인 등 주변 사람들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는 어른스러운 수민양의 일상을 통해 장애복지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안녕하세요. 전 서울 강동구 A초등학교 1학년 수민(가명)입니다. 올해 8살이 됐죠. 태어나자마자 신경모세포종이라는 소아암 진단을 받았고 15번의 항암치료 끝에 완치됐죠. 하지만 암세포가 척추를 눌렀던 후유증으로 걸을 수 없어요. 전 4살 때부터 학교에 가는 게 꿈이었어요. 친구들이 뛰어노는 시간에 전 책을 읽고 시도 쓰면서 초등학생이 되기를 기다렸죠. 학교에 가면 교실에서 선생님한테 더 많은 걸 배울 수 있으니까요. 엄마는 절 평범한 애들이랑 한 반에 넣으셨어요. 특수반은 머리가 아픈 친구들이 많이 있는 곳이라서 공부는 잘 안 배우거든요. 저도 몸은 불편하지만 공부는 남들보다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입학하고서는 이모(활동보조인)와 함께 학교에 다녔어요. 저처럼 몸이 불편한 사람을 위해서 나라에서는 사람을 보내 주는 ‘장애인 활동지원제도’라는 걸 시행하고 있는데 올해부터 저 같은 ‘2급 장애인’도 지원해 주거든요. 지난해엔 하루 종일 누워 있는 1급 장애인들만 도와줬는데 돈이 많이 남았대요. (지난해 지원제도 예산은 800억원이 남아 올해로 이월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장애인 24시간 돌봄서비스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모는 참 고마운 분이셨어요. 친구들이 뛰어다니는데 혹시 제 휠체어가 넘어질까 봐 잡아 주기도 하고 하루에 두 번씩 제 도뇨(소변을 기구로 뽑아내는 일)도 꼬박꼬박 도와주셨죠. 떨어진 지우개도 집어 주셨어요. 그런데 2주 있다가 휴가를 내셨어요. 절 들어서 옮기거나 휠체어를 미는 게 힘들어서 몸살이 나셨대요. 허리 보조기까지 하면 제가 30㎏이나 되거든요. 수업 시간 내내 저 같은 어린이들 사이에서 의자를 놓고 수업을 듣는 것도 부끄러우셨대요. 이틀 있다가 오신다던 이모는 다시 오지 않으셨어요. 이모부가 관두라고 하셨대요. 지금은 도뇨는 집에서 할머니가 와서 해 주시고요. 학교에선 친구들 방해 안 되게 무조건 조용히 있어요. 제가 넘어지면 담임 선생님이 불편하시잖아요. 엄마는 한달째 전화통을 붙잡고 계세요. 복지관이랑 서울시랑 보건복지부 담당자는 이제 엄마랑 제 이름을 척 아실 정도죠. 저처럼 학교에 다니는 애들이나 많이 움직여야 하는 사람들은 활동보조인 구하기가 힘들대요. 그분들이 거의 다 엄마보다 나이가 많아서 힘든 일은 잘 못 하신대요. 전 복잡해서 잘 모르겠는데 엄마가 이렇게 전해 달래요. “활동보조인의 업무 강도를 감안하지 않고 지금처럼 장애 정도에 따라 월 사용 시간만 정해 주면 수민이 같은 중증 지체장애인들은 계속 소외받을 수밖에 없다”고요. 나라에서 전 한달에 72시간짜리 서비스 대상이라고 정해 줬거든요. 그런데 이모들은 한달 내내 한 사람만 보고 싶어 한대요. 제가 생각해도 차비도 안 주니까 직장이 하나인 게 좋을 거 같아요. 엄마가 또 한숨을 쉽니다. ‘저 장애인 처지가 딱하니 네 몸이 망가지더라도 좀 돌봐 줘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면서요. 시간이 아니라 제가 얼마나 학교에 잘 다니고 싶고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는지를 재서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정말 없는 걸까요?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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