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는 있어도 가해자는 없다…MBC경남 ‘원폭 80년’ 특집 방송
MBC경남은 오는 11일부터 특집 라디오 다큐멘터리 ‘원폭 80년, 봉인된 시간’(기획 정은희, 연출 김진철, 구성 안민자, 촬영·편집 허창석)’을 송출한다고 6일 밝혔다.
15일까지 5일 동안 매일 오전 8시 30분~8시 57분 내보내는 방송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피해자는 있어도 가해자는 없는 원폭의 진실을 밝히고 핵 없는 세상을 염원하고자 기획했다. 인류 최악의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피폭의 참상을 알리고 역사의 증언을 전하려는 취지도 있다.
MBC경남은 “1945년 8월 우리 민족이 광복의 기쁨을 누리던 시기에 피폭의 고통과 울분을 속으로 삼킨 이들이 있다”며 “광복이 된지도 80년이 지났지만 국가가 피해 국민을 못 챙기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런 면에서 보면 우리 원폭 피해자들은 아직 해방을 맞지 못했다”며 “그들은 가난과 사회적 편견에 시달리며 숨죽여 살아온 세월이 어느덧 80년, 후손들마저 대물림의 고통에 내몰리며 전쟁 같은 삶을 이어가고 있고, 이제 남은 시간도 많지 않다. 더 늦기 전에 진실을 밝혀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방송은 ▲1화 1945년 8월 6일과 9일 일본에 원폭이 투하된 시대적 배경, 한국인 원폭 피해자들을 향한 낙인과 차별 ▲2화 합천의 피해자가 유독 많았던 이유 ▲3화 후손들에게 대물림되는 원폭 후유증 ▲4화 핵의 역사는 인류의 과거와 현재, 미래, 피해자들을 돕는 활동 ▲5화 원폭국제민중법정, 세계평화를 위한 국제연대 활동 등을 중심으로 내보낸다.
방송은 MBC경남 제1FM 91.1Mhz(93.5Mhz), 98.9Mhz에서 들을 수 있다. MBC경남 유튜브 엠키타카, 엠박스로도 동시 송출한다.
미국은 1945년 8월 6일과 9일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폭을 투하했다. 이 일로 히로시마에서 약 14만명, 나가사키에서 약 7만 4000명이 사망했으며 대부분은 방사선 피폭의 영향이었다.
한국인 피해자는 사망자 약 4만명, 생존자 약 3만명 등 7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생존자 중 약 2만 3000명은 해방 후 귀국했지만 일본 정부 의료지원과 보상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오랫동안 제도 밖에 방치됐다. 피폭 후유증은 2세, 3세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인 원폭 피해자 중 70%는 합천 출신이다. 일제강점기 합천군에서 강제징용으로 일본으로 간 사람들 대부분이 히로시마 군수공장에 투입돼서다.
현재 전국적으로 원폭 피해자 1700여명이 생존해 있고, 이 중 240여명은 합천에 살고 있다. 합천군은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