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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금연휴 아이들과 미술관 나들이 갈까

    황금연휴 아이들과 미술관 나들이 갈까

    황금의 연휴가 어린이날인 5일까지 펼쳐진다. 화창한 봄날, 집안에만 아이를 가둬둘 수는 없다. 그렇다고 나들이 인파들이 점령한 고속도로를 타기도 싫다면, 또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다면, 근처 미술관을 가보면 어떨까. 폼생폼사가 가능하다. ●백남준아트센터 5일까지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에 대해 무료입장 실시. 카페에서 어린이는 무료로 우유 1잔을 마실 수 있다. 백남준에 대한 어린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44쪽 분량의 안내서 ‘달나라 백남준’을 발간하는 기념. (031)201-8512. ●서울시립미술관 5일 어린이날 미술관을 찾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폐휴지로 만든 대형 나무에 희망을 적은 카드를 매다는 ‘소원나무 만들기’ 행사를 진행한다. 전통 나무피리를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도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 사전 예약 필수.(02)2124-8800. ●경기도미술관 5일 미술관 밖 잔디밭에서 어린이들이 직접 물건을 사고 파는 벼룩시장을 열며 비눗방울 날리기, 퀴즈 등 프로그램도 운영. 강당에서는 애니메이션 3편을 상영. (031)481-7007. ●헬로우뮤지움 7일까지 특별 프로그램을 진행. 네덜란드, 독일, 스페인 등 여러 나라의 그림을 감상하면서 각국 별로 다른 어린이날도 공부해본다. 아이와 동반 성인 1명에 대한 참가비는 1만원으로, 반별로 80분씩 진행한다. 사전예약 필수. (02)562-4420. ●알파갤러리 6일까지 서울 남대문 본점 4층 ‘알파갤러리’에서 방문 어린이를 상대로 ‘페이스페인팅’, ‘퍼즐 만들기’ 등 날짜별로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선착순으로 음료수, 연필 등 무료 제공. 닌텐도 게임기 등 경품 행사도 진행. (02)752-0096. 이밖에 한국사립미술관 협회 소속 미술관들 중에는 5일 무료 관람 및 어린이 미술체험교실 이벤트를 연다. 경기도 목암미술관(031-969-7686), 제비울미술관(02-3679-0011), 모란미술관(03 1-594-8001), 바탕골미술관(031-774-0745), 부산 한광미술관(051-469-0095), 전남 남진미술관(061-543-0777)·충북 스페이스몸(043-236-6622), 서울 소마미술관(02-410-1060). 북촌미술관(02-741-22 96). 토탈미술관 (02-379-3994)등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오늘의 눈] 주한 미대사관의 한국언론 길들이기/문소영 문화부 차장

    [오늘의 눈] 주한 미대사관의 한국언론 길들이기/문소영 문화부 차장

    주한미대사관은 지난 4월29일 미술 기자 서너 명을 불러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대사가 직접 선정한 15명의 한국계 미국인들의 작품이 걸린 관저(하비브 하우스)를 공개했다. 미대사관측은 “국무부의 아트 인 앰버시(Art in Ambassy) 프로그램으로 한국계 미국인들의 작품이 많아 취재 편의를 제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청 대상 언론 선정에 대해 대사관측은 “지난해 버시바우 대사 부인의 개인전을 취재하고, 기사화한 기자를 골랐다.”고 밝혔다. 당시에 중앙 일간지 수십 곳에서 열띠게 취재하고 기사화했는데 이번 초청에 배제된 매체의 기자들은 억울(?)할 수밖에 없다. 그것까지도 미국 언론 관행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다. 문제는 몇몇 기자들이 문의전화 과정에서 주한 미대사관측이 보여준 고압적인 태도다. 미대사관의 한국인 공보담당은 A사 기자의 “나도 지난해 기사를 썼는데, 왜 배제했느냐.”는 질문에 “개인전과 상관없는 외적인 내용을 꺼내서 쓰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관련 기사에서 ‘촛불시위와 쇠고기 파동을 다룬 것’을 비판한 것이다. 이는 이번 초청에서 배제된 이유를 간접적으로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왔고, 적극적으로 취재의지를 표시한 언론과 계속 접촉하겠다.”고도 했다. 앞으로도 특정 언론과의 접촉이 지속될 것을 암시한 것이다. 처음부터 불러주지도 않고, 지속적인 관심과 적극적 취재의지를 운운하다니 어불성설이다. 앞으로 주한 미대사관이 싫어하는 기사를 써서는 안 된다는 말인가. 미대사관이 작품을 설치한 목적이 지난해 촛불시위와 쇠고기 파동으로 생긴 양국민간의 갈등을 봉합하고 우호를 다지기 위한 것이라면 취재의 문호를 당연히 개방했어야 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는 것이 맞다. 외교 안보와 북한관련 등 예민한 문제도 아닌 문화의 영역에서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언론인들만 접촉한다는 것은 오바마의 스마트 외교 정책에도 맞지 않다. 문소영 문화부 차장 symun@seoul.co.kr
  • 자폐 소년의 아주 특별한 성장 이야기

    내가 낳은 자식이 사물에 무관심해하거나 때론 이유 없이 마구잡이로 난동을 피울 때, 그 광경을 지켜본 주위 사람들이 “애가 좀 맞아야 되겠다.”든지 “더 이상 유아원에 나오지 말라.”고 경고하고, 이런 상황을 더 이상 견디기 어려워 찾아간 병원마저 “아이가 유대를 쌓지 못해 학습장애”라고 오판하고 비판할 때의 심정은 어떨까. 아마도 수천 개의 유리 조각이 가슴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공포와 고통일 것이다. 자폐아 아들 데일을 둔 스코틀랜드에 사는 엄마 누알라 가드너의 상황이 그러했다. ‘내 친구 헨리’(누알라 가드너 지음, 송연석·최완규 옮김, 옥당 펴냄)는 ‘중증자폐증에 내 아들을 잃었다.’고 통곡하며 이혼과 자살의 유혹에 시달리던 저자가 끝내 아들 데일을 정상에 가까운 청소년으로 키운 불굴의 과정을 슬픔을 씨줄로 기쁨을 날줄로 짜 내려간 책이다. 미키마우스와 애니메이션 토머스 기차, 무엇보다 골든 레트리버종의 개인 ‘헨리’의 역할이 컸다. 타인과의 교감을 공포스러워하는 자폐아에게 얼굴 표정의 변화가 적고 언제든지 사랑을 받아줄 자세가 돼 있는 3개월된 검은 눈동자의 강아지는 ‘학교’였다. 결국 소통을 모르고, 사랑·유대와 같은 추상적 개념을 모르던 데일이 헨리를 통해 평범한 세상으로 걸어나왔다. 12살로 천수를 다한 개 헨리가 책 제목이 됐지만, 최근 증가하는 자폐아를 둔 부모에게 자폐증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준다. 1만 2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공부 때려치우고 요리사 되겠다는 소년…

    ‘손두부’란 별명을 가진 손두본.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인 손두본이의 공식적인 장래 희망은 과학자이지만, 맘 속 깊은 곳에서는 요리사의 꿈을 꾸고 있다. 잘나가는 학원 영어강사인 엄마나 학원장인 아빠는 요리사라면 머리를 절래절래 흔들고 결사 반대다. 손두본의 여자친구인 ‘빵나경’(방나경)도 헤어디자이너가 꿈이지만, 나경이 엄마도 ‘고등학교 졸업한 뒤에도 꿈이 바뀌지 않으면 해도 좋다.’고 마지못해 반 허락만 해놓은 상태다. ‘꿈을 찾아 한 걸음씩’ (이미애 지음, 푸른책들)의 주인공들은 21세기의 미래를 살아가지만, 자녀의 장래희망이 대통령이나 장군, 판·검사라는 이야기를 들어야 흐뭇해하던 1970~80년대의 ‘과거의 부모’들과 살고 있는 것 같다. 자기 자식만은 ‘88만원 세대’를 면하길 희망하는 부모의 서글픈 욕심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숟가락과 포크가 그려진 T셔츠를 애지중지하고, 연필을 잡기 전에 국자를 먼저 잡고 싶은 손두본은 과연 요리사가 되는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공부는 다 때려치우고 좋은 그림그리기, 만화그리기, 요리, 운동, 헤어디자인을 하고 싶다고 떼쓰는 자녀가 있다면, 부모가 함께 꼭 읽어 보는 것이 좋겠다. 손두본은 전국 요리사 대회에서 대상을 받았으나 미각을 잃고 방황하는 외삼촌을 자극해 일으켜세우고, 또 외삼촌을 정신적 지주로 삼아서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 지를 스스로 찾아나간다. 세계화 시대에 실력있는 요리사는 영어도 잘해야만 한다는 대목에서는 작가가 부모들과 타협한 것 같지만, 그것이 현실인 것을 또 어쩔까 하는 마음도 생긴다. “나는 나중에 자식을 낳으면 하고 싶은 대로 해주겠다.”는 손두본의 각오는 혹시 20~30년 전 ‘어린시절 부모’들의 각오가 아니었을까 싶다.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노력과 고통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꿈을 찾아가는 한 걸음은. 95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헨리8세·히틀러 등 세기의 스캔들

    연인이란 단어는 달콤한 솜사탕 같다. 아내라는 단어가 된장찌개나 청국장 같은 것을 연상시키는 것과 참 다르다. 그러나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버리는 달콤한 솜사탕 같은 연인도 왕권이나 교황과 같은 최고의 권력과 지위와 연결되면 성질이 변화한다. 독이 되기도 하고, 칼이 되기도 하고, 회복할 수 없는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 로맨스가 아닌 스캔들이다. ‘연인, The lovers’(정명섭·박지선 지음, 청아출판사 펴냄)는 일상적인 사랑이 아니라 권력을 가진 왕들과 여왕, 왕세자비들, 영부인들의 사랑과 연인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는 권력자들의 사랑은 순수한 사랑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말한다. 돈과 명예, 신분상승, 권력유지 등의 목적을 위해 ‘포장된 사랑’이 있을 뿐이라고 한다. 책은 사랑을 중심으로 10명의 인생을 살펴본다. 16세기부터 절대권력이자 교황의 사생아였던 체사레 보르자, 여섯 번 결혼하고 그 중 2명을 사형대로 보낸 영국왕 헨리 8세, 대영제국의 시금석이 된 엘리자베스 1세 여왕, 프랑스의 왕비이자 스코틀랜드의 여왕이었던 메리 스튜어트, 독일 공녀에서 러시아의 여왕이 된 예카테리나 대제, 독일의 파시스트 히틀러, 아르헨티나의 영부인 에바 페론, 영국 해군의 전설 넬슨 제독, 20세기 스파이 마타하리,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비 등이다. 1만 5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창의적 아이 키우려면 그림완성놀이 즐기게”

    “창의적 아이 키우려면 그림완성놀이 즐기게”

    “어제 저녁에 한국에 도착해 한국의 여러 분들과 저녁식사를 하면서도 느낀 것이지만 신념이나 문화, 사는 지역이 달라도 어린이나 어른들이 생각하고 느끼는 것은 비슷한 것 같아요.”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그림책 작가인 앤서니 브라운(63)은 30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그림책을 전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동화책 속 세계 여행’전(6월13일까지)에서 ‘돼지책’을 비롯해 ‘미술관에 간 윌리’, ‘우리는 친구’, ‘너도 갖고 싶니’ 등 총 4편의 원화를 소개한 그는 이번이 첫 한국 나들이다. 영국에서 1946년에 태어난 앤서니 브라운의 얼굴에는 자신의 그림책 주인공 윌리와 비슷한 개구쟁이 소년의 쾌활함이 묻어났다. 생물학적 나이는 ‘환갑을 넘긴 노인네’지만, 좋은 생각을 좋은 그림으로 그려내기 때문에 젊음을 유지하는 듯했다. 그가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가 된 배경에는 그가 ‘고릴라’로 표현하는 아버지 덕분이다. 그는 “아버지는 운동을 많이 시키고 시와 그림을 그리게 했다.”고 말한다. 또 “모든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를 만들 수 있지만, 어른이 되면 이 모든 것을 중지한다. ”고 지적한 뒤 “어른이 돼도 계속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창의적인 아이를 키우고 싶다면 그림완성하기 놀이(셰이프 게임)를 즐기라고 아이들에게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림완성하기 놀이란 스케치북에 여러 사람이 돌아가며 그림을 그려서 완성하는 것으로, 피카소나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도 평생 했단다. 어린이 그림책이라고 해서 애써 어린이의 감정과 생각을 추구하기보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다 보면 저절로 어떤 방향으로 가게 된다는 것. 그는 “ 아이들은 어른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을 이해할 수 있다.”면서 “그런 아이들을 웃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릴라 패러디를 즐기는 이유에 대해서는 “고릴라는 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든 이의 얼굴이 담겨 있고, 그 눈에는 인간의 모든 감정이 숨겨져 있다.”고 언급했다. 그림 책을 읽는 요령에 대해서는 “글을 중심으로 읽고, 다시 그림을 보고 재해석하는 것도 좋다.”면서 “이 그림을 보면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 같니, 주인공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 같냐, 네가 이런 상황이면 기분이 어떻겠니?’라고 아이들과 눈을 맞추고 물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브라운은 “자라면서 어느 순간 보는 것에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게 되는데, 자세하게 그림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림과 글이 조화로우면서, 글과 그림 사이에 간격이 살아 있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상상력을 통해 메워나가는 동화책이 좋은 책”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대학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하고, 젊은 날 3년간 의학분야의 삽화가로 일한 적도 있는 브라운은 당시의 경험이 아주 사실적이고 어려운 그림을 그리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어느날 인체의 장기를 그리면서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사람들을 그 안에 그려넣었는데, 그때쯤 일을 그만둬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자신의 작품 중에서는 ‘꿈꾸는 윌리’를 가장 즐겁게 만들었고, 가장 좋아하는 책은 ‘고릴라책’이다. 그는 4일과 5일 각각 오후 2시부터 예술의 전당에서 사인회를 갖고 6일 출국할 예정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편견은 그만! 아랍문화축전 가보세~

    편견은 그만! 아랍문화축전 가보세~

    중동, 아랍, 이슬람이란 단어에서 곧바로 ‘야만적 테러’만을 떠올린다면 오는 5월12일부터 20일까지 서울 남산 국립극장 등에서 열리는 제2회 아랍문화축전에 가볼 필요가 있겠다. ‘코리아’의 어원이 아랍의 역사책에서 근거한다는 점을 떠올리면 아랍, 이슬람은 사실 먼 나라도 아니다. 올해로 2회째인 아랍문화축전은 아랍어와 이슬람교를 공통 분모로 하는 사우디아라비아, 튀니지, 모로코, 카타르 등 아랍 13개국이 그들의 전통, 현대 예술을 소개하는 자리다. 아랍 국가들의 전통춤과 음악, 공연, 영화, 전시, 체험행사로 열린다. 관람료는 없다. 주최측 한국-아랍소사이어티(사공일 이사장)는 “지금까지 유럽과 미국 중심으로 문화를 편식했다면 이제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면서 세계에 대한 성숙한 관심을 가질 때”라고 말한다. 행사는 12일 오후 8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수단의 국립전통공연단으로 시작된다. 아랍에미리트연합은 18일 국립극장에서 국립민속공연단 공연을, 카타르는 19일 아랍 시 낭송의 시간과 전통 공연단 아츠의 무대를 마련한다. 모로코의 그나우와 타악밴드는 20일 한국 예산족과의 협동 공연을 마련했다. 18~20일 아트하우스 모모에서는 영화제가 열린다. 국제적인 영화제와 언론을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은 이집트와 알제리, 튀니지, 레바논, 모로코, 이라크, 팔레스타인의 영화를 상영한다. 국립극장 문화광장에서는 각종 전시와 체험행사가 진행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은 아랍의 캘리그라피를 준비했다. 또한 오후 4~8시 ‘브릭’과 ‘쿠스쿠스’(튀니지, 18일), ‘팔라펠’와 ‘훔무스’, 수단과 오만(19일) ‘따블레’(레바논 20일) 등 아랍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것도 잊지 말자. 행사 문의나 예약은 전화(02-3216-1185)와 홈페이지(http://www.arabfest.org).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30일 개봉하는 ‘인사동 스캔들’ 어디까지 사실이고 허구일까

    30일 개봉하는 ‘인사동 스캔들’ 어디까지 사실이고 허구일까

    영화 ‘인사동 스캔들’은 지난 2~3년간 급성장한 미술시장과 사모아트펀드의 부상, 경매에서 45억원에 낙찰된 박수근의 ‘빨래터’ 위작시비, 현역 국세청장의 옷을 벗긴 40대 요절작가의 추상화 ‘학동마을’ 등 미술계의 명암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복원사 역할을 맡은 김래원과 미술계의 큰 손으로 갤러리 대표인 엄정화는 사실(real)과 허구(fiction)를 정신없이 오가며 관람객의 혼을 빼놓는다. 그러나 이 영화만 믿고 미술계와 복원가의 현실을 이야기하면 바보 취급을 받을 수 있다. 개봉(30일)을 앞두고 미리 허구와 진실 찾기로 떠나보자. ●동양화 복원 파리 3대학에서 배우나 영화에서 신의 손을 가진 복제사 김래원은 파리 3대학에서 공부하고 귀국한 유학파로 나온다. 파리에서 복원 공부를 하고 14년간 리움미술관 복원실장을 한 김주삼 복원사는 “복원 과정은 파리 1대학에만 있고, 그것도 서양화 복원 과정만 있다.”고 말했다. 종이와 비단에 그림을 많이 그린 동양화의 복원 공부는 주로 일본으로 떠난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지류·화서류를 복원하고 있는 전지연씨는 “동양화의 경우는 일본의 복원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서양화 진위 판별을 동양화 복원사에 의존? 복원은 의사들처럼 전공이 있다. 동양화, 서양화, 벽화, 발굴보전 등등. 게다가 복원은 미술품 감정사가 아니다. 오히려 미술관 관장과 화랑주인들은 진품을 많이 봤기 때문에 안목이 더 높을 수 있다. 따라서 영화에서 갤러리 대표인 엄정화가 복원사이자 특히 동양화 전문 복원사인 김래원에게 전적으로 의존해 서양화의 진위를 판단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김 전 실장은 “박수근, 이중섭 등의 작품을 복원하거나 너무 많이 접하기 때문에 화풍에 대해 이해하고 의견을 줄 수는 있지만 ‘이것은 진짜다 가짜다’를 말하는 것은 역할을 벗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접 떼어낸 배접에 회음수 뿌려 먹선 살려내? 동양화 복제에서 원접은 원래 그림을 말하고, 이 그림의 변형을 막기 위해 뒷면에 다른 종이를 한 장 붙이는데 이것을 배접이라고 한다. 영화에서는 배접을 떼어내 회음수를 뿌려 최고의 복제품인 ‘상박’이 된다고 한다. 전문용어들이 막 나오니, 홀딱 넘어가게 생겼지만 회음수 자체가 허구라고 영화사측에서 밝혔다. 대체 어떤 희석된 용제를 뿌린다고 없던 그림이 생겨나겠는가. ●벽안도·강화병풍은 실존했던 작품? 영화는 ‘안견이 안평대군의 꿈을 그린 ‘몽유도원도’, 그리고 안평대군에 화답으로 그려진 400년 전 ‘벽안도’의 존재가 60여년 전 장승업의 일기를 통해 처음으로 알려졌다.’라고 시작한다. 천재 화가 장승업이 일기를 썼을까? 안견이 벽안도를 그렸을까 고민하지 말자.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구라’다. 깜박 속아서 고화서를 주로 다루는 학고재 우창규 대표에게 문의를 했더니 “장승업이 그 시대에 무슨 일기를 씁니까?”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벽안도는 동양화가 이형주 화백이 그렸다. 강화병풍도 허구지만 그림만은 진짜다. 동양화가 허희남 작가가 그렸다. ●한밤에 수십억짜리 경매가 이뤄질까 박희곤 감독은 “고서화나 족보 등을 거래하는 사설 경매들이 지방에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화에 나오듯이 수십억원짜리 작품이 밤에 거래되는 수준은 아니라고 미술업계는 설명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왕진오씨 “서울아트살롱 미술시장 새 풍토 조성”

    왕진오씨 “서울아트살롱 미술시장 새 풍토 조성”

    왕진오씨가 지난 16일 ‘제1회 서울아트살롱’을 열었을 때 미술계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개최 장소가 접근성이 떨어지는 서울 양재동 aT센터 1층인 데다 대형 갤러리들이 대거 참여한 서울오픈아트페어가 하루 일찍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기 때문이었다. 또한 왕씨는 “가난한 작가와 화랑들에 부담 주지 않는 새로운 아트페어를 시도하겠다.”며 작가들에게 전가될 수도 있는 화랑의 참가비(부스비)를 받지 않았고, 대신 작품 판매 실적에 따라 수익을 나눠 갖기로 했다. 화랑 60여곳이 참여했고, 작가는 대부분 20~40대의 신진 작가들이었다. 대형·원로 작가들이 참여하지 않는 만큼 판매 등 ‘흥행’이 어려울 듯했다. 그러나 결산을 해본 결과는 판매액이 20억원으로, 내년에 삼성동 코엑스에서 제2회 서울아트살롱을 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월간 미술잡지사의 기자이기도 한 왕씨는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도 외국인들이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사러 온 것이 큰 힘이 됐다.” 새로운 미술시장의 풍토를 마련하기 위해 계속 애쓰겠다.”고 다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기무사터 아트페어’ 미술계 화났다

    이명박 대통령은 올 1월 문화예술인과의 신년인사회를 서울 소격동 옛기무사 강당에서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기무사터를 국립현대미술관의 서울 분관으로 활용한다.”고 발표해 문화예술인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러나 3개월 만에 문화체육관광부가 첫 행사로 특정언론사가 주최하는 미술시장(아시아대학생 청년작가 미술축제-ASYAAF)을 열겠다고 최근 결정해 미술계가 발끈하고 있다. 미술계에서는 이같은 행사가 부적절하다며 7월로 예정된 이 행사 자체를 미술계의 힘으로 막겠다고 나섰다. 미술계는 올 2월 문화부의 자문요청을 받고 “미술관을 개관하기 전 첫 행사로 상징적이고 미래적인 미술행사를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달했는데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거세게 비난했다.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은 “기무사터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사용하기로 결정한 만큼 정식으로 개관을 했든 안 했든 이미 미술관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이런 상징성을 가진 곳에서 특정 언론사의 미술행사가, 그것도 대학생들의 미술품을 사고파는 상업적인 활동이 이뤄진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묵과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5월 중순에 ‘기무사터의 국립미술관 설립방안에 관한 연구(가칭)’ 세미나를 열고 정부의 이번 결정을 조목조목 비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술관은 상업화랑과 달리 미술품을 팔 수 없는 곳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술계 관계자는 “기무사터를 미술관으로 만들기 위해 15년간 애써 왔던 미술계로서는 문화부의 이번 결정이 앞으로 생길 서울 분관의 상징성·순결성을 잃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술사적으로 볼 때 기무사터의 첫 행사가 ‘아트페어였다.’는 얘기가 늘 거론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미진(홍대 미술학과 교수) 예술의전당 전시실장도 “기무사터에서 미술품을 사고파는 시장이 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정부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반대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문화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10월 미술관 조성 이전에 다양한 문화 이벤트를 통해 도심 속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21세기 팝아트 진수를 만나다

    21세기 팝아트 진수를 만나다

    완벽하게 둥근 공 모양의 얼굴은 표정이 없지만, 새틴 드레스나 블루 진, 데님 스커트에 웨지힐을 신고 즐겁게 춤을 추고 있다. 굵은 테두리의 인체 라인은 아주 인상적이라 어디선가 한번이라도 봤더라면, 두 번째부터는 당장에 알아볼 수 있다. 영국 출신 팝아트 작가 줄리안 오피(51)의 작품으로, 모델은 스페인 현대무용가인 카트리나와 영국 로열발레단의 앤이다.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제갤러리 신관 1, 2층에서 29일부터 5월31일까지 한 달가량 오피의 개인전이 열린다. 국제갤러리에 따르면 국내에서 공식적인 개인전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오피의 작품은 이미 국내 아트페어나 각종 전시, 잡지나 인터넷을 통해 자주 소개돼 있어 공식적인 첫 개인전이라는 것이 이상할 지경이다. ● “내 작품엔 日·벨기에 등 타 문화 반영” 1958년 런던에서 태어난 오피는 1960년대 앤디 워홀 이후 21세기의 팝아트를 대표하는 작가들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둥근 머리와 단순한 선으로 이뤄진 전신상, 여기에 친밀하고 섬세한 색채들이 특징이다. 오피는 영국 골드스미스 칼리지에서 수학했는데 지난 3월 서울 청담동 PKM갤러리에서 국내 첫 전시회를 가진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68)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마틴은 의자, 커피포트, 샌들, 전구 등 일상적인 물건들을 아주 화려한 색채감으로 표현해 존재감을 드러내는 개념미술의 1세대다. 오피는 1982년에 학교를 졸업했고, 마틴은 1994~2002년 그곳의 교수를 지냈으니 서로 직접적으로 사제의 연을 맺지는 않았다. 개인전을 앞두고 방한한 오피는 27일 기자 간담회에서 “나의 인물 초상 작품은 개별성과 보편성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면서 “인물 초상화의 경우는 18세기 일본의 판화작가인 우타 마로와 17세기 반 다이크의 초상화, 어린시절 읽은 벨기에 작가의 세계적인 만화 틴틴(우리 식으로는 ‘땡땡’)과 20세기 일본의 망가(만화)와 애니메(애니메이션) 등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오피는 이를 두고 “다른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이라며 보편성을 강조했다. 오피는 초기에는 입체작품을 주로 했고, 1980년대 후반까지 후기 미니멀리즘 혹은 네오 미니멀리즘의 형태 작업을 했다. 특히 1991년까지 그의 그림의 주된 주제는 고요한 풍경으로 인물은 나타나지도 않았다. 특정 인물이 나타나게 된 시점은 1998년으로 미술행정가인 엘렌과 교사인 폴 등 주변 인물을 그리면서다. 그 후로 작가의 화가 피오나, 학생 마르코, 주부인 버지니아, 무용수인 브루스, 미술품 수집가, 화랑대표, 일본 판화의 딜러 켄과 그의 부인 등을 그렸다. 개별성에 보편성을 입히는 오피는 인물의 얼굴과 신체적 특징 같은 생략하고 단순화했다. 오피 자신이 직접 촬영한 사진을 컴퓨터로 수정한 이미지들이다. 그 결과 그의 작품은 마치 표지판(사인보드·Sign Board)같이 느껴진다. ●LCD동영상 작품 등 30점 전시 현대 산업화의 상징인 LCD 위에 그린 초상화는 영화 ‘해리 포터’에서 본 인물사진이나 현상수배 전단지를 연상하면 된다. 꼼짝도 하지 않는 몸과 달리 눈동자가 살짝 움직이거나 인물화의 배경인 풍경속 구름이 흘러가거나 귀고리가 딸랑거린다. “21세기가 아니면 해 볼 수 없는 작업이었다.”고 오피는 말했다. 그의 작품은 현재 영국 테이트 모던, 뉴욕 현대미술관, 도쿄 국립현대미술관 등 주요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최신작들로 라이트 박스를 이용한 평면작품과 LED 동영상 작품, LCD 동영상 작품, 조각 등 총 30점으로 구성됐다. (02)733-8449.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조각가 송진화 사간동 UNC갤러리서 개인전

    조각가 송진화 사간동 UNC갤러리서 개인전

    투명한 초록색 소주병들 위에, 안에, 겉에, 진분홍 형광 삼각 팬티를 입은 긴 머리채를 가졌을 것 같은 처녀가 갖가지 자세로 오두방정을 떨고 있다. 한국의 국민 술로 대접받는 소주 병 안과 밖을 오락가락하는 그 즐거운 처녀는 아무래도 소주를 몹시 사랑하는 것 같다. 반면 그 처녀랑 비슷하게 생긴 또 다른 처자는 소용돌이 무늬가 있는 붉은 원피스를 입고 왼손에 소주병을 와락 움켜쥐고 시선을 들어 멀리 하늘을 보고 있다. 이제 곧 인당수로 뛰어야 했던 심청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리다. 무슨 복잡한 심사가 들어 있는 것일까. 작가 송진화(47)가 서울 사간동 UNC갤러리에서 5월6~31일 다섯 번째 개인전을 연다. 전시 작품은 소주를 사랑하며 살아가는 즐거운 여인들의 삶 같다가도, 한없이 애잔한 마음을 느끼게 하는 나무 조각들이 병존한다. 웃다가 운다고 할까. 제목에서도 그런 냄새가 물씬 난다. ‘목구멍 깊숙이’, ‘주신 강림하사’,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수고하고 짐진 자’, ‘사랑밖엔 난 몰라’, ‘소문만복래’ 등등. 물리적 나이는 50을 바라보고 있지만, 송 작가는 2002년에 첫 개인전을 연 신인이다. 세종대 동양화과를 졸업하면서 바로 결혼해 아이 낳고 생활을 위해 10여년간 미술학원을 운영했다. 생활인의 삶이 목젖까지 차올라 더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이 되자 나이 40에 개인전을 열었다. 그리고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2007년에는 크리스티 경매에 작품이 출품될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여기저기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무를 활용해 도를 닦듯이 나무를 깎아 냈다. (02)733-2798.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신나는 도자기 축제 함께 해요

    신나는 도자기 축제 함께 해요

    경기도 이천, 여주, 광주, 오산의 지명을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청자·백자·막사발 등을 떠올린다면 사회 실력이 일단 초등학교는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5월 전국 도자기 가마의 50%가 밀집해 있는 이곳 경기도 남부에서 대대적인 도자기 축제가 열린다. 대표적으로 올해 5회째를 맞는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와 12회째인 ‘세계막사발장작가마축제 2009’가 그것이다. 안산 경기도미술관도 현대미술 작품들을 대거 선보이는 ‘현대조형도자전, 세라믹스 클라이맥스’ 전시를 연다. ●5월24일까지 ‘불의 모험’ 주제로 열려 ‘불의 모험’을 주제로 한 전시, 공연, 교육, 학술 등이 5월24일까지 열린다. 지역마다 전시의 특성이 있어 이천에서는 현대도자기가, 광주에서는 청자와 백자 등 전통도자기, 여주에서는 생활자기가 전시된다. 3개 지역 모두 신나는 도자체험 프로그램 ‘에듀 비엔날레’를 마련했다. 어린이들이 불꽃이 되어 땅과 물, 불, 바람을 느낄 수 있는 인터랙티브 영상을 제공한다. ‘터치터치!세라믹’은 유아들이 도자기 제작 과정에 참여해 흙을 만지면서 감성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했다. ‘오감체험’ 프로그램은 초등학생들까지 참여하는데 흙밟기, 흙던지기를 통해 흙과 뒹굴 수 있다. 물레를 돌리며 도자기를 만들거나, 핸드페인팅을 하는 기회도 주어진다. 주로 이천과 여주에서 참여 프로그램이 많다. 학술행사로 이천 도자진흥재단 세미나실에서는 도예가, 큐레이터, 환경전문가, 비평가가 참여해 ‘도자와 에콜로지’를 주제로 국제학술회의가 열린다. 세계 20여개국 도자 전공 대학생들이 모여 워크숍, 세미나, 도자영화제 등을 통해 도자예술을 토론하는 ‘세계 대학생 도예대회’도 진행된다. (031)645-0531. ●막사발축제에선 체험교실도 진행 ‘막사발 장인’으로도 불리는 현대 도예가 김용문씨가 1998년부터 시작한 막사발 축제로 5월1일부터 10일까지 오산시민회관과 궐동 빗재가마에서 열린다. ‘빗재’는 김용문 작가의 호. 김 작가는 2005년부터 중국 산둥(山東)성 쯔보(淄博)시에서 초청받아 ‘막사발(Macsabal)’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 행사를 여는 등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 국내 개최 횟수는 12년이지만, 해외에서 열린 축제까지 포함하면 18회째 열리는 축제다. 올해 막사발장작가마 축제에도 아르헨티나의 빌마 빌라버드를 비롯해 전세계 현대 도예작가 19명이 참석한다. 해외 참가작가들은 모두 자비로 참가하지만, 매년 해외 작가의 참여는 오히려 늘어나는 상황이다. 김 작가가 사재를 털고 오산시가 경비의 일부 지원하는 이 행사는 규모 자체보다는 행사의 밀도에 주목해야 한다. 축제에 참여하면 59명의 도예가가 참석한 가운데 시범을 하는 장작가마 불 때기와 가마에서 도자기 꺼내기 등을 해볼 수 있다. 8~10일까지는 오산시민회관에서 체험교실이 진행된다. 같은 기간 오산시에서 ‘물향기 축제’를 연다. 수목원과 오산천 생태공원 일원에서 환경뮤지컬, 콘서트, 누에고치 공예체험 등이 진행된다. (031)378-2816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아이들이 50달러에 팔리고 있다

    아이들이 50달러에 팔리고 있다

    ‘노예제는 1863년 미국 링컨대통령의 노예제 해방과 1888년 브라질의 노예 해방령을 마지막으로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이 명제는 참일까 거짓일까. 혹자는 ‘노예매매를 금지하는 국제협정이 12개이고, 노예제를 금지하는 300여개의 국제조약이 있고, 문명국은 법적으로 노예제를 반대하고 있다.’면서 앞의 명제가 사실이라고 주장할지도 모르겠다. 또는 노예를 저임금에 과도한 노동을 하는 막노동자나 성매매를 하는 여성 등을 표현하는 ‘은유’로 인식할 수도 있겠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E 벤저민 스키너는 그러나 ‘보이지 않는 사람들-21세기 노예제, 그 현장을 가다’(유강은 옮김, 난장이 펴냄)란 책을 통해 사람들이 눈감고 귀막은 사이에 서남아메리카인 아이티나 아프리카의 수단, 루마니아 등 동유럽, 인도 등에서 광범위한 노예와 노예제가 존재하고 있다고 고발하고 있다. 저자는 노예에 대해 3가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고 말한다. ▲강요나 사기에 의해 ▲생존을 넘어선 보수를 받지 못하고 ▲강제 노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다. 스키너는 문명사회의 기준으로 현대사회에 사라졌어야 할 노예들이 존재하고, 이들의 존재에 대해 사람들이 침묵하고 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저자는 르포작가처럼 문제의 나라들을 두 발로 돌아다니며 두 눈으로 목격한 노예제의 참상을 낱낱이 기록했다. 이를테면 그는 서양 관광객들을 잡아다가 몸값을 요구하는 일이 다반사인 아이티를 방문해 이제 겨우 12살 된 어린아이를 50달러에, 그것도 3일만 있으면 거래할 수 있다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스키너는 아이티에서는 농촌의 부모가 10세 전후의 자식들을 도시의 월 평균 소득 30달러 이하인 하층중간계급에 ‘더부살이’로 맡기는 이유도 분석했다. 인신매매 중개상이 ‘자녀를 학교에 보내주겠다.’는 다이아몬드 목걸이 같은 거짓 약속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부살이들의 80% 학교에 다니지 못한다. 소설가 공지영이 1960, 70년대를 배경으로 쓴 ‘봉순이 언니’를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종족 말살이 일어나고 있는 아프리카 수단의 다르푸르에서도 ‘오른손이 소유한 사람들’(쿠란·Koran)이라고 부르는 노예가 넘쳐난다. 수단에서 쿠란은 노예나 전쟁포로로, 1956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면서 본격화됐다. 영국 식민지 시절부터 부모들은 자식을 담보로 신용대부를 받는 제도가 있었는데, 1988년 대기근으로 남부부족인 당카족의 부모들은 자식 1명당 100달러씩을 받고 북부 부족인 바가라족에게 저당잡힌다. 이런 남부와 북부 종족 간의 예속관계가 지속되면서, 21세기 최대 종족학살사태인 다르푸르의 비극이 발생했다. 구 소련의 붕괴 이후로 자본주의화하는 루마니아의 인신매매는 역사상 그 어떤 형태의 노예무역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연간 인신매매 거래액은 100만달러에 이른다. 루마니아 주변국들에서 성매매 집결지 한 곳을 폐쇄하면 작은 곳이 2개 생겨난다. 동유럽 인신매매조직에 납치된 딸을 구하기 위해 관광지 파리에서 놀라운 액션을 보여주던 영화 ‘테이큰’의 영상이 떠오른다. 관찰할 뿐 개입하지 않는 저널리스트로 담담하고 객관적으로 책을 서술하고 있지만, 르포르타주로 진행되는 책은 ‘지금·여기에서’ 노예의 문제를 들여다보는 착잡함을 느끼게 한다. 암담한 현실에서 견딜 수 있는 힘은 언젠가는 선의를 가진 용기있는 사람들이 함께 힘을 보태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감은 눈을 뜨고, 이런 불편한 진실을 들여다봐야 한다. 1만 68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도자 산업화로 경제·문화 융합 발전”

    “도자 산업화로 경제·문화 융합 발전”

    강경식 전 경제부총리가 ‘도자문화 전도사’로 변신했다. 4월 초 (사)한국도자문화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강경식 전 부총리는 23일 오후 서울 종로 지유명차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넘어 3만~4만달러 시대가 되려면 경제와 문화가 함께 융합해 발전해야 한다.”면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우리나라 정신문화의 근간을 이루어 온 ‘도자’가 그 핵심 돌파구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전 부총리는 “오랜 세월 경제관료로서 쌓아온 역량과 경험을 토대로 우리 도자문화를 대내외에 알리고 중요 문화산업으로 육성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면서 “지금까지 명장 위주의 도자문화였다면 앞으로는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워 산업화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취임 첫행사로 그는 한국도자문화협회 창립 1주년을 기념해 새달 6일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개막하는 ‘한중도자명인 100인전’을 연다. 대한민국 도예명장으로 조선의 막사발의 맥을 잇는 도천 천한봉 선생, 고려청자를 재현하고 있는 해강 유광열 선생 등 국내작가 50명과 중국의 국보급 작가 50명 등 모두 100명의 작가들의 작품 300 점이 전시된다. (02)720-1161~2.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서울옥션-K옥션, 홍콩서 나란히 경매

    서울옥션-K옥션, 홍콩서 나란히 경매

    국내 미술품 경매회사인 서울옥션과 K옥션이 다음달 15일 홍콩 현지에서 나란히 경매에 나선다. 이번 경매는 한국뿐만 아니라 타이완,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인도 등 아시아의 미술작가와 작품을 소개한다. 동양적 시선으로 진행되는 미술품 경매 방식이다. 서울옥션은 지난해 10월에 이어 두번째로 홍콩 현지에서 경매를 실시하고, K옥션도 지난해 11월 마카오 경매 이후 두번째로 아시아경매에 나선다. 이는 ‘제대로 하겠어?’ 또는 ‘2회 경매가 있기는 하겠어?’ 하는 세계 미술 시장의 의혹을 벗어나, 세계적인 미술품 경매회사인 소더비나 크리스티와 차별성을 갖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먼저 아시아 최고의 미술품 경매회사를 지향하는 서울옥션은 데미안 허스트와 산유 등 스타작가를 중심으로 100억원 규모의 작품을 경매에 부친다. 하이라이트는 추정가 20억원인 데미안 허스트(44)의 작품 ‘고요(tranquility)’. 박제된 나비를 캔버스에 붙인 231.6×323㎝ 크기의 작품이다. 이 작품에 붙어 있는 희귀 나비들이 많아 통관에 어려움을 겪었다. ‘타이완의 박수근’인 산유(1901∼1966년)의 꽃 그림(추정가 14억원)도 출품됐다. 일본의 야요이 구사마, 나라 요시토모, 한국의 이우환·홍경택·이환권, 인도네시아의 아가페투스, 중국의 링젠, 콜롬비아의 페르난도 보테로 등의 작품도 경매에 부쳐진다. 경매는 다음달 15일 오후 2시 홍콩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다. K옥션은 이번 경매에서 5000달러(650만원) 안팎의 중저가 작품을 중심으로 7억원 규모의 작품을 경매에 부친다. K옥션은 타이완의 킹슬리, 일본의 신와아트, 싱가포르의 라라사티 등 각 나라의 주요 경매회사와 연합한 것이 특징이다. 백남준 배병우 전광영 이환권 홍경택 등 국내 컨템포러리 작가들과 앤디 워홀, 톰 웨슬만, 장 피에르 레이노 등 해외 유명 컨템포러리 작가들의 작품 40여점이 경매된다. K옥션 김순응 대표는 “미술품 가격이 30~40% 하락한 상태에서 미래의 블루칩 작가들을 중심으로 경매에 들어간다.”면서 “미술품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효율적인 헤지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경매는 다음달 15일 오후 5시 홍콩 콘라드호텔에서 열린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현대미술사를 살짝 비틀다

    현대미술사를 살짝 비틀다

    종이를 확 구겼다, 휙 집어 던졌다, 쓱 집어 들었다.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다시 편다. 평평하게. 그러나 한번 구겨진 종이가 쉽게 펴질 리 없다. 그래서 종이를 내팽겨치던 그 마음, 그것을 다시 주워 담는 마음을 오랫동안 보존이라도 하려는 듯 구겼다 편 종이를 액자에 집어넣었다. 그 액자는 네모 반듯한 사각의 액자가 아니다. 구겨진 종이의 울퉁불퉁한 결에 따라 같이 각이 져 구불구불하다. 액자에 끼여 있는 유리도 내용물이 구겨진 대로 오목하기도 하고 볼록하기도 하다. 이 유리에 조명이 비춰지자 부유물이 떠돌 듯 잔영이 만들어진다. 이것이 조각가 박원주(48)의 ‘펴기’ 시리즈 작업이다. 구겨진 종이를 다시 주워 액자에 모시는 이 행위는 순간 후회나 반성을 떠올릴 수 있겠지만, 좀 더 창조적으로 생각해 보라. 이것은 새로운 발견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박 작가의 생각이다. ●새달 21일까지 펴기 시리즈 등 30여점 전시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에서 박 작가가 5월21일까지 ‘펴기’ 시리즈 등 조각작품 30여점을 전시한다. 김종영미술관이 2004년부터 매년 2명을 선정해 개인전을 지원하는 ‘오늘의 작가’가 된 덕분이다. 이번 전시는 개인전이기는 하지만 현재의 작업내용뿐만 아니라 작가의 주요 전시품들도 함께 전시하는 만큼 박 작가의 작품세계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서 단연 주목을 끄는 것은 ‘고독공포를 완화하는 의자’다. A4사무용지로 만든 이 의자는 놀랍게도 미국 싱싱교도소에서 사형수를 처형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기의자를 모델로 했다. 종이로 만든 죽음, 그것은 과연 가벼운가 무거운가. 더 놀라운 상상력은 이 의자가 2인용이라는 것. 황천길을 함께하는 친구가 있다면 고독과 공포가 줄어들려나. 흔하디 흔하고, 하잖기 짝이 없는 종이로 만든 전기의자는 역설적으로 약한 것의 힘을 보여 준다. 이 작품에는 장점이 있다. 조각가라고 하면 커다란 대리석이나 대형 철근, 끌·망치·정 등 묵직한 도구를 연상하지만, 박 작가가 하는 작업은 가볍기 한없는 A4사무용지나 칼, 자, 양면테이프 등 모두 현지조달이 가능한 것들이다. 덕분에 그의 작업을 두고 외국인 동료들은 ‘유비쿼터스 워킹’이라며 부러워했다. 그의 작품에 필요한 A4사무용지가 없는 미국조차도 작품이 완벽하게 나오지 않아서 그렇지 레터종이를 활용하면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원래 2004년 대안공간인 사루비아다방에서 작업했던 작품이다. 박 작가는 “작업의 묘미는 튼튼한 전기의자가 아니다. 아슬아슬하게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이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박 작가가 제공한 모듈로 김종영미술관측이 재현한 전기의자는 아주 튼튼하고 잘 만들어져서 작가의 의도에 살짝 반(反)하고 있다. 현재 진행되는 작업인 ‘펴기’도 재미있다. 이 작품들을 이해하려면 현대미술의 맥락을 다소 이해해야 한다. 원래 박의 전기의자도 팝아트의 거장 앤디워홀의 전기의자를 연상시킨다. 더 나아가 펴기 작업에서는 마르셀 뒤샹이나 루시오 폰타나 등 현대작가들의 작업들을 패러디하고, 살짝 뒤틀고 있다고 김종영미술관의 김정락 학예실장은 분석했다. 뒤샹은 1920년 막막한 8개의 검은 창을 보여주면서 ‘신선한 과부(Fresh Widow)’라고 명명했다. 그런데 박 작가는 구겨진 창문과 창틀로 구성된 진홍빛 프레임의 8개의 투명한 창을 보여주곤 ‘Fresher Widow’(더 신선한 과부)라고 불렀다. 패러디의 절대 강자 뒤샹을 깜찍하게 패러디해낸 것이다. ●박원주 작가 작품 세계 한눈에 박 작가는 더 나아가 루시오 폰타나로 넘어갔다. 라틴아메리카의 작가인 루시오 폰타나는 평면에 3개의 칼자국을 내 폭력성·남성성을 현대회화로 추구한 작품 ‘칼날 삼부작’을 내놓았다. 박 작가는 이의 대구로 ‘칼날 삼부작-펴기’로 내놓았다. 구겨지고 일그러진 종이(나무)를 펴서 액자, 그것도 둥근 액자에 집어넣어 남성성, 폭력성을 거세시켜 내고 있다. 이제 결론이다. 전시제목 ‘에퀴녹스(Equinoxes)’는 뭔 의미냐. 일년에 두 번 있는 밤과 낮이 똑같은 날, 춘분과 추분을 일컫는 말이다. 똑같은 순간이 되기 위해 가는 길은 긴장이 가득하다. 컵에 물이 가득 차서 떨어지려는 순간의 아슬아슬한 긴장을 상상해 보라. 뭐가 이리 어렵냐고 생각하지 말고, 현대미술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점에 착안하시길. (02)3217-6484.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하종현 등 한국작가 10명 프라하비엔날레 참가

    하종현 등 한국작가 10명 프라하비엔날레 참가

    우물 안에 갇혀 있던 한국 작가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길이 계속 확장되고 있다. 오는 5월14일부터 7월26일까지 개최되는 제4회 프라하비엔날레에 원로작가 하종현을 비롯해 사진작가 정연두, 한국화가 이길우, 서양화가 이기봉 함경아 김리가 등 작가 10명이 참가하게 됐다. 이번 전시 주제는 ‘차원의 전환-한국의 새로운 평면미술’로 체코 프라하의 칼린 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를 공동기획한 이원일 스위스은행 BSI문화재단 큐레이터는 2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프라하비엔날레는 4회에 불과하지만, 베네치아비엔날레(6월7일 개막)와 스위스 바젤아트페어(6월 초 개막)가 개최되는 시기와 맞물리는 만큼 세계적인 컬렉터와 화상들이 출품하는 한국 작가들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특히 유럽에서 이름 있는 미술잡지인 플래시 아트사가 주최하는 비엔날레인 만큼 유럽에 한국작가들과 작품이 기사로 실리는 것은 물론 도록까지 널리 알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큐레이터는 “중국 일본 작가들은 유럽 큐레이터들이 관심을 갖고 선발된다. 반면 국내 작가들은 소외되고 있는데 한국 출신 큐레이터로서 한국 작가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작가들의 작품 수준이 절대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그의 작업을 단순한 애국심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도 설명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남성 누드 자화상 안에 담긴 인간 소외

    남성 누드 자화상 안에 담긴 인간 소외

    미술시장의 블루칩 작가인 서양화가 오치균(53)이 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가 5월10일까지 ‘소외된 인간’ 제목의 개인전을 연다.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남성 누드를 중심으로 30여점이 전시된다. 이 남성 누드의 주인공은 바로 작가 오치균이다. 아니 20년 전의 ‘젊은 오치균’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가슴팍에 나비 문신을 하기 전의 오치균 말이다. 매일 1시간씩 꾸준히 하는 보디빌딩으로 젊고 탄탄한 몸을 자랑하는 오치균이지만, 이 누드를 그린 1986년에서 1989년 당시의 젊은 오치균은 살집이 거의 없고 앙상한 것이, 절망적이고 포기한 심정을 신체가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듯하다. 오치균은 알몸으로 빛이 들어오지 않은 어두운 방에서 웅크린 채 앉아 있거나 누워 있고, 넋이 빠진 듯이 침대에 걸터앉아 있거나, TV를 켜놓은 채 만사 귀찮다는 듯이 벌렁 나자빠져 있다. 그러다가도 분노가 치솟는지 오치균은 뭉크의 ‘절망’과 같은 포즈와 느낌으로 처절하게 절규하기도 한다. 아니 뭉크의 절규에서 엿보이는 코믹한 코드도 없이 더 사실적으로 울부짖고 있다. 젊은 오치균은 알몸으로 왜 그러고 있었던 것일까. 최근 2~3년 사이에 억대 작가로 우뚝 선 그는 충남 대덕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10남매 중 일곱째. 어려서부터 가난에 대한 콤플렉스가 지독했다. 서울대 미대를 다닐 때에도 등록금이 없어 화실을 차려놓고 그곳에서 숙식을 하면서 등록금을 조달할 정도였다. 1986년 미국 브루클린대학 유학은 그에게 최악의 가난을 안겨주었다. 화실에서 번 돈으로 유학자금을 마련했으나, 아내가 지인에게 속아 투자한 돈을 모두 날린 것이다. 당장 등록금이 걱정이었다. 취업비자가 없는 아내는 불법으로 옷가게 점원, 세탁소 다림질, 레스토랑 캐셔 등으로 푼돈을 벌었다. 오치균도 마찬가지였다. 실기실력이 뛰어나 장학금을 연속으로 두 번 받으면서 등록금 걱정을 덜었다. 하지만 뉴욕에서 언어소통도 어려운 상황에서 경제적 어려움까지 가중되자 오치균은 인간 소외에 몸부림쳤다. 멋진 뉴욕 유학 생활을 꿈꾸었으나 총소리가 난무하는 할렘에서, 침대만 달랑 놓인 원룸 스튜디오에서 두문불출할 수밖에 없던 그. 아파트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이 매일 일어났다. 아름다운 아내와의 관계도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았다. 자살 충돌을 피하기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델료가 들지 않는 자신을 그리는 것이었다. 오치균은 TV의 번쩍거리는 불빛만 있는 어두운 방에서 누드로 자세를 취하고, 아내에게 사진을 찍도록 한 뒤 그림을 그렸다. 그렇게 3~4년을 그렸고, 그것들이 이번에 전시된 작품들이다. 예쁘고 기분 좋은 그림만 그리는 작가로 오치균을 알고 있었다면 이번 전시를 통해 정보를 수정해야 한다. 핸드페인팅(지두화) 작가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 전시는 지두화로 넘어가기 전의 붓작업과 과도기 작업이 남아 있다. 물감을 줄줄 흘리며 그려낸 붓질의 맛을 즐기는 재미도 쏠쏠하다. (02)2287-3500.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초현실의 돈키호테 판화로 만난다

    초현실의 돈키호테 판화로 만난다

    문학과 미술의 통섭이라고 해야 할까. 서울 관훈동 윤갤러리의 ‘살바도르 달리의 돈키호테 판화전’이 그렇다. 윤 갤러리는 23일인 ‘세계 책의 날’을 맞아 17세기 유럽 문학의 자랑거리인 스페인의 소설가이자 극작가 세르반테스(1547년~1616년)를 기념하는 전시를 연다. 4월23일은 세르반테스가 사망한 날로, 유네스코가 책의 날로 지정했다. 가난한 외과의사의 아들로 태어난 세르반테스는 이미 400여년 전 국가의 파산상태와 개인적인 절망을 체험하면서, 그의 대표적인 소설 돈키호테에서 이상과 현실 속에서 고뇌하는 인물상을 그려냈다. 평생 가난하게 산 그는 전쟁으로 왼손에 장애를 입는가 하면, 알제리에서 노예로 5년간 지내기도 한다. 소설이 돈이 되지 않자 문학을 포기하고 세금징수원으로 살아가기도 했다. 현실의 어려움을 겪은 그이기에 소설 속에서 무모하고 현실감 없는 돈키호테가 애마 로시난테를 타고 풍차를 쳐부수기 위해 돌진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비웃지만, 과연 거듭되는 실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상을 향해 뜻을 굽히지 않고 도전하는 돈키호테처럼 끊임없는 도전을 할 수 있을까. 이런 도전정신에 감동한 20세기 스페인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는 돈키호테를 초인(超人)으로 그려냈다. 괴팍하고 독특하며 현실과 환상이 혼합되는 초현실주의적인 화법을 구현한 달리는 ‘돈키호테 판화시리즈’를 통해 삶의 일상성을 초월하는 꿈꾸는 자의 숭고한 정서를 담아내고자 했다. 석판화에서 돈키호테는 바위에 앉아 풍차가 보이는 마을을 내려다보는가 하면, 격렬하게 혼자만의 전쟁에 돌입하기도 한다. 창을 들고 방패를 위로 휘젓는 듯한 모습에서는 그의 혼란스러운 정신세계가 보이는 듯하다. 이번 전시에서 달리의 돈키호테 시리즈 판화 작품 12점과 달리의 다른 판화작품 7점 등 모두 20여점이 전시된다. 전시는 22일부터 28일까지다. (02)738-1144.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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