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보료 자유화 “생색만 낸 바가지”
지난 1일부터 실시된 자동차 보험료 자유화 이후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 보험료가 최고 15% 가량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자유화로 평균 보험료가 2∼3%가 낮아질 것이라던 예상을 뒤엎었다.
손보사들은 보험료가 자유화되면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지난 연초(79.9%)보다 낮은 5월(70.0%) 수치를 반영할 것이라고 말해왔다.그러나 35세 회사원(남자)을 대상으로 상위 4개사의 보험료를 비교해본 결과 회사별로 9∼15%씩 인상된것으로 조사됐다.
이로써 손보사들은 손해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자유화를 빌미로 가격을 인상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특히상위 4개사의 지난 2분기(4∼6월)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63%가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또 손보사별로 보험료 차이도 크게 벌어져 소비자들의 선택범위가 넓어질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보험료는 1만원 내외에 불과했다.결국 소비자 선택의 폭은 큰 차이가 없고 가격만 15% 올린 ‘말로만 자유화’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한국의 ‘평균남(男)’ 연간 보험료 5만∼8만원 상승=서울에 거주하는 H씨(만 35세·사무직 회사원)는 현대차의 99년형 올뉴아반테 1.5 DOHC를 몰고 있다.보험가입 경력은 3년째로 26세 이상 한정특약에 가입했다.무사고이며 신호위반을 한차례 했다.
자동차 보험료가 자유화되기 직전(7월31일) 상위 4개사에서 뽑은 H씨의 보험료는 삼성화재 51만7,470원,현대해상 51만8,900원,LG화재 51만9,230원,동양화재 51만9,210원이었다.사별 월 보험료는 1,000원대의 차이를 보였다.
지난 2일 H씨가 보험료를 재산정해본 결과 삼성화재는 7만7,700원 오른 59만5170원으로 최고 15%나 올랐다.LG화재는7만1,620원 오른 59만850원으로 14% 상승했다.동양화재도 12%오른 58만1,330원,현대해상은 9% 오른 56만4,680원이었다.
결국 H씨는 가입 하루이틀 차이로 최소 4만5,000원에서 최고 7만7,000원까지 오른 보험료를 더 부담하게 됐다.
◆말뿐인 인하= 손보사들은 ‘30,40대 가입자 30% 보험료인하’,‘우량고객 보험료 인하’등을 내세웠지만 영업비밀을 이유로 보험료 산출요구를 꺼리고 있다.
적용 요율의 변화도 심하다.보험료비교전문 사이트인 인슈넷의 한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눈치보기로 아침 저녁으로 요율을 바꾸기 때문에 가격 비교가 더 어려워졌다”고털어놨다.
문소영기자 sym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