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간담회 분야별 내용/盧 ‘송교수 이념공세 불편””
1.송두율교수 문제
노무현 대통령은 휴일을 맞아 3일 출입기자들이 있는 춘추관을 방문해 주제에 제한을 두지 않고 질문을 받았지만,특히 송두율 교수 문제를 말하고 싶어하는 분위기였다.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은 “노 대통령은 송 교수 문제로 남남갈등과 이념공방이 심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노 대통령이 송 교수 문제에 대한 ‘원숙한 처리’를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노 대통령은 “그냥 생각했던 것보다 (송 교수에게)여러가지 불리한 사실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 의외”라면서 “그것이 이념공세의 빌미가 되니까 좀 불편하다.”고 다소 난감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정치공세로 이어지는 것에 대한 불만도 피력했다.“입국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송 교수)초청 문제가 나왔을 때 별 관심을 표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노 대통령은 “전혀 관여하지 않아도 이 문제를 가지고 어떻게든 대통령을 한번 흔들어 보려고 공격을 해대는 상황인데,(처리)문제에 관해서 상식적인 의견을 말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이어 “모든 상식적인 의견도 다 흠을 잡아서 공격하면 공격거리가 된다.”면서 “이 상황에서는 대통령은 지켜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송 교수의 사법처리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표명은 유보했지만,과거의 냉전적인 잣대에서는 탈피하자는 생각이 깔려 있다.
노 대통령은 또 “이 문제가 검찰·법원까지 갈지 모르겠지만 검찰에서도 그 정도의 판단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검찰에)맡기자.”고 말했다.
곽태헌기자 tiger@
2.파병·北核 문제
노 대통령은 이라크 파병과 관련,유엔결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노 대통령은 “유엔결의가 있고 없음에 따라 (파병)결론은 안 바뀐다 할지라도,그 결정의 앞이냐 뒤냐에 따라 의미가 많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이라크 파병문제는 경제적 이익,주한미군 재배치,북핵 등과 연계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지만,‘성공적인 6자회담’ 등 북핵으로 인한 한반도의 불안정성이 해소되는 것이 최대 고려사항임을 거듭 강조했다.노 대통령은 “파병을 안 한다할 경우도 생길 수 있는 일들이 또 그렇게 만만치 않게 많고,했을 경우에도 많은 문제가 있다.”면서 “면밀히 조사한 뒤 신중하게 시간을 두고 논의해가는 게 옳다.”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북한이 ‘폐연료봉 재처리 완료’를 선언한 것과 관련,“거기에 대한 평가는 미국도 한국도 다르게 하고 있지만,이런저런 돌발사태가 끊임없이 있어왔다.”면서 “그것을 안정적으로 우리가 해석해왔기 때문에 상황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것이지,우리가 과민하게 반응하면 훨씬 더 긴박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에게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 발언을 자제할 것을 주문했지만,김진표 경제부총리의 ‘파병 찬성’ 등의 발언이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에 대해 “국무위원들의 조심스러운 의견 개진이 민주사회에서 의견수렴과정이라면 나무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현실과의 관계에서 국무위원들이 각자 알아서 판단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문소영기자 symun@
3.정치 문제
노무현 대통령은 3일 ‘호남배신론’을 제기한 민주당 국회의원들을 겨냥,“그 말 가지고 국회의원 계속하겠다는 것 아니냐.양심들 있어야지.”라며 다소 격렬한 말투로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아울러 현 국회에 대해서도 “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으로 가득한 구도이고,그 구도에서 재미보자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광주·전남언론인 합동인터뷰에서 한 발언이 일부 국회의원들에 의해 ‘호남사람들이 나 좋아서 찍었나.이회창 후보 싫어서 찍었지.’라고 와전된 것과 관련,“꼬투리만 잡아서 쓸데없는 소리를 하고.아무리 그래도 내가 호남 사람 모아놓고 그렇게 말할 수 있겠나.대통령이 되기 전부터,아무런 신세 지기 전부터 호남사람들에게 충성이라고 표현하면 충성이라고 할 만큼 모든 정성 바쳤다.하물며 대통령 당선되는 데 호남이 결정적으로 기여했는데 내가 왜 배신하나.”고 반문했다.
노 대통령은 신4당체제 출현에 대해 “대통령들이 정계를 장악하고 좌지우지하기 편하도록 정계를 개편해왔지만,저는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면서 “그러나 정치구도가 지역분할이라는 바람직하지 못한 기득권 구조이기 때문에,그것이 스스로 와해돼 새롭게 재편되는 것을 막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이어 “단언컨대 지역구도가 계속 유지되면 정치인만 재미를 보고 국민들은 그야말로 속골병이 든다.”면서 “지역구도가 이런 식으로 굳어지면 호남 역시 이대로 빛을 볼 수 있나 묻고 싶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