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국정 언급내용/ “정치 짜증스럽겠지만 경제 잘돼”
노무현 대통령은 28일 밤 청와대 관저에서 SBS TV ‘국정진단,대통령에게 듣는다-변화와 희망으로’ 생방송 좌담 프로그램에 출연,맺음말을 통해 “정치가 제일 짜증스럽겠지만 경제가 잘되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지난 30년동안 우리 경제는 100배 성장했다.”면서 “정치에서도 1945년을 전후해 식민지에서 독립된 나라 중 민주주의를 한국만큼 하는 나라가 없다.”고 덧붙였다.
●“파병,역사 평가보다 현실 중요”
명분에 논란이 있다.나중에 세계질서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역사적 평가가 대단히 부정적일 수 있다.역사적 평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오늘의 현실을 어떻게 헤쳐나가느냐가 중요하다.나종일 안보보좌관이 독일에서 빌리 브란트 전 수상을 전략적으로 오랫동안 도와왔던 보좌관 에본 바르를 만났는데,‘동서냉전 질서의 해체로 소련의 위협이 줄어들어 이라크 문제에 대해 독일이 미국과 다른 말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고 했다.북핵문제를 풀때 미국이 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미국은 북한을 봉쇄한 상태로 상당한 기간을가도 큰 영향이 없으나 한국은 굉장한 어려움에 빠지게 되는데,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미국과 어떤 관계를 만들어갈까 하는 기본전제에서 파병문제를 다루고 있다.
●“목소리 높이는 참모도 있다”
소탈한 언행이 몇달 지나고 보니까 ‘좀 지나쳤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기본적인 방향은 옳았던 것 아닌가 싶은데,그걸 운영하는 과정에서 조금 미숙했거나 주의깊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분위기를 풀어놓고 농도 하면 언로가 막혀 있다가 뚫리게 된다.이는 격식이 아니라 사회문화를 바꾸는 것이다.지금은 목소리를 높이고 발언하는 참모도 있다.격식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의 의사결정에 중요한 것이다.
●“파행이 있어도 파탄은 없다”
국정이 파행 상태다.그러나 또 곰곰히 생각해 보면 파탄으로 가지는 않는다.정부는 할 일을 또박또박 하고 있다.국회는 할 일을 안하고 서 있다.과거 경험으로 파행이라도 파탄으로 가지는 않는다.다 극복해 왔다.물론 손실은 있지만,감당할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다.검찰의 독립은대통령으로부터의 독립이 문제였지만,지금은 국회로부터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검찰수사가 끝나면 제가 특검을 요청할 것이다.
●최병렬 대표와 TV토론 반대
어떤 정책이나 결정을 놓고 야당의 주장을 채택할 수 있고 여당의 주장을 채택할 수 있다.그러나 지금 만나면 싸우지 않겠느냐.대통령과 야당 당수가 TV에 나와 다 나와 있는 논리 가지고 싸우고,지난 날의 허물들을 얘기하고,결국 두사람이 피투성이로 싸우는 것을 국민들에게 보여줄텐데 건설적인 토론이 되지 않을 것이다.
●“도덕적인 대통령을 희망”
제가 기준으로 삼고 있는 대통령은 정통성 시비가 없고,도덕성에 불신이 없고,통합성이 있고,지역성을 넘는 대통령이다.도덕적 신뢰를 기반으로 일해야 분권·자율·탈권위주의 시대에 올바른 지도력이 나올 수 있다.그걸 해보고 싶었다.거기에 개혁성과 능력이 있으면 좋은 것 아니겠냐.대통령이 돼서 (최도술 사건으로)도덕적 신뢰에 타격을 입었으니,내가 바랐던 대통령을 할 수 있을 지를 내걸었던 것이다.
●검찰 수사 경제에 영향 없어
검찰수사가 경제에 미칠 영향이 걱정돼 여러 사례를 알아봤으나 그동안 한국에서 정치적 대결상이 심했을 때 경제가 위축된 일이 없었다.이탈리아의 마니폴리테(깨끗한 손)도 경제와 인과관계가 없었다.이번에 정치와 기업,투명한 경제를 위해서도 털고 넘어가자.저도 정말 대강하고 넘어갔으면 싶을만큼 어렵다.
●검찰 수사 협조
한나라당이 포괄적 수뢰혐의로 대통령을 기소했는데,검찰이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하면,청와대에 와서 조사할 수 있지 않겠냐.그러나 대통령은 재임 중 형사소추를 받지 않는다.따라서 참고인으로 조사할 수 있다.대통령의 권위를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대통령이 검찰의 수사에 협력하는 모범을 보일 수도 있다.
●나도 이민가고 싶었다
사실 80년대 초에 저도 이민을 생각해봤다.여러가지 환경인데 친구가 이민가서 생각해봤다.그러나 한국에서 변호사가 누리는 지위만큼 못 누릴 것 같아서 포기했다.한국에 문제가 있어 이민가는 사람이 많지만 개인개인 차이가 있다.그것으로 인해 한국 무너지지 않는다.●민주당,분당으로 좋아졌다
조순형 대표의 당선 축하한다.민주당이 선거과정을 보니 좋아졌다.분당 덕분이다.섭섭한 게 있다면,제가 후보시절에 민주당의 발전적 해체를 공약했는데 이것을 종용하신 분이 조 대표와 추미애 의원이다.불행히도 당정분리 원칙이 있기 때문에 내버려뒀더니 개혁의 과정에서 분당된 것이다.
문소영기자 sym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