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대율 불안? 안정?
금융위원회가 13일 일부 국외 언론에서 국내 은행의 예금대비 대출의 비율(예대율)이 높은 것을 문제 삼자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국내 일반 은행의 예대율 현황‘을 내놓고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금융위는 예대율이 9월 말 현재 103%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융위가 이날 내놓은 예대율 100%대라는 수치는 3개월 만기인 양도성예금증서(CD)를 포함한 것으로 일반적으로 예대율을 구할 때 포함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또한, CD를 포함하지 않으면 예대율은 124%로 올라간다. 이는 약 현재 20 %이상 장단기 자금의 미스매칭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금융위 CD 왜 포함했나?
금융위는 우선 우리나라의 경우 CD는 한국은행법상 예금 채무에 해당해 지급준비금 예치의무가 부과되며, 둘째 은행창구를 통한 대고객 판매 비중이 80% 수준이고, 셋째 통장형태의 CD가 전체 50%를 초과하고 평균 만기가 5개월로 비교적 장기적이라고 설명했다. 즉 법적 성격이나 판매와 유통방식이 사실상 예수금과 같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예대율 산정 때 CD를 포함해 계산하는 것이 정당하고 이에 따라 9월 말 현재 예대율이 103.2%라는 것이다.
문제는 CD가 은행의 예금과는 다른 상품이라는 것이다. 예금은 즉 5000만원까지 예금보험공사에서 지급을 보증하는 상품이다.
반면 시장성 상품인 CD는 예금자보호법에서 제외된다. 즉 투자자금이 보호되지 않는다. 요즘같이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예금보호가 안 되는 CD를 갖고 있던 투자자들로서는 만기가 끝나는 3개월 뒤 만기연장을 포기할 수도 있다. 최근 안전한 국고채 금리는 떨어지는 반면, CD금리가 5.98%까지 오르는 것은 불안전성 때문에 거래가 안 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금융전문가들은 “금융시장이 요즘처럼 불안할 때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는 점은 CD와 예금의 근본적인 차이가 된다.”면서 “CD의 성격이 만기를 연장하지 않을 수 있는 3개월의 단기자금이라는 점을 정부나 은행들이 알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CD 포함하면 미스매칭 문제 부각
따라서 예수금에 CD를 포함할 때 장단기 자금의 미스매칭 문제는 부각될 수밖에 없다. 금융위 자료에 따르면 2006년말에서 2007년말까지 예수금은 4조원이 증가했다. 반면 이 기간에 원화대출금은 74조 4000억원이 증가했다. 즉 70조원 가까운 대출금 부족분을 메우고자 같은 기간에 은행들의 CD발행은 23조 4000억원, 은행채가 25조 9000억원 증가했다.
이것은 대출기간은 1년 이상 긴데, 은행의 수신은 3개월짜리가 상당한 수준으로 구성돼 있다는 의미다. 올해 들어와서 사정은 다소 나아졌지만, 역시 대출이 예수금을 넘어선다. 대출은 66조 2000억원이고,CD를 제외한 예수금이 52조 1000억원으로 약 14조 1000억원의 대출 부족분이 생긴다. 은행들은 이번에도 CD 18조 3000억원을 발행해 메웠다.
CD를 제외하면 예대율이 너무 빠르게 증가했던 것도 문제다. 예대율은 2006년 109%에서 2007년 123.7 %, 2008년 9월 말 현재 124.2 %로 확대됐다.
오석태 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예수금에 CD를 포함하면 장단기 자금의 미스매칭 문제가 부각되고, 뺄 경우에는 예대율이 너무 높게 나와 은행의 위험이 부각된다.”면서 “때문에 현 상황에서 은행들은 예대율을 줄이더라도 속도조절을 잘해야 중소기업, 가계 등에 위기를 전가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