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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바노조 첫 단체교섭 스타트 상대는 글로벌기업 맥도날드

    알바노조 첫 단체교섭 스타트 상대는 글로벌기업 맥도날드

    가맹사업장 체납 문제 개선 등 ‘비정규직 권리 찾기’ 탄력 기대 알바노조가 세계적 프랜차이즈 업체인 맥도날드와 단체교섭에 들어간다. 국내에서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조합원으로 하는 단체가 고용자 측인 기업과 단체교섭을 이뤄 낸 사례는 처음이다.알바노조는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맥도날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달 16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맥도날드와 교섭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근무시간을 앞뒤로 잘라 임금을 덜 지급하는 ‘임금 꺾기’와 부당해고 등 지난해 불거진 맥도날드 지점 내 노동 착취는 본사의 압박 때문이라며 이들 문제의 해결과 더불어 최저 시급 1만원, 안전장비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2월 첫 단체교섭 요구 이후 9차례에 걸쳐 교섭을 요구했으나 맥도날드 측은 무반응으로 일관했다”며 “조합원 공개 등의 공문을 주고받던 중 맥도날드 측이 지난 11일 알바노조가 맥도날드의 교섭대표 노조가 됐다고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우람 알바노조 정책팀장은 “기존의 노동운동에서는 아르바이트 형태의 노동에 대해 노조를 만드는 시도가 없었다”며 “알바를 포함한 비정규직, 하청파견, 계약직 형태의 일자리가 많아진 사회에서는 한 사업장의 노조가 아닌 이들 전부를 대변하는 노조의 필요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가맹사업장은 임금체납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가맹점주가 책임지지 본사가 책임지지 않는 구조다. 결국 본사에 책임을 지도록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가현 알바노조 위원장은 “맥잡이 굿잡(좋은 일자리)으로 변할 수 있도록 맥도날드가 성실히 단체교섭에 임하기를 바란다”며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있는 많은 업체에서 이런 일들이 시도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알바노조의 단체교섭을 거절한 것은 아니다. 교섭을 요청할 때 법적으로 재직 중인 조합원 명단을 제출해야 하는데 공개하지 않아 진행하지 못했다”며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이기 때문에 법적인 절차를 지켜 요청하면 언제나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2013년 8월 조직된 알바노조는 산하에 영화관·맥도날드·편의점 조직을 두고 있다. 맥도날드 노조는 지난해 11월 생겼다. 알바노조 조합원 수는 이날 기준으로 700명, 맥도날드 조합원 수는 13명이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1인당 50만원에 환자 알선한 대학병원 의사들

    환자를 소개해 주는 대가로 환자 1명당 20만~50만원의 소개비를 주고받은 의사와 영업이사, 제약업체 대표가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서울의 A병원장 이모(57)씨와 대학병원 의사 서모(35)씨 등 55명을 의료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A병원에서 받은 액수가 적은 의사 32명에 대해서는 소속 병원에 이름을 통보했다. A병원장 이씨는 2011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대학병원 의사들에게 금품을 주고 환자를 소개받았고, 서씨 등 대학병원 의사 40명은 응급실을 찾은 환자에게 A병원을 소개하며 영업담당자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병원 운영이 어려워지자 종합병원과 대학병원 응급실 의사들을 상대로 환자 유치 활동을 하려고 ‘대외협력팀’을 만들어 서울의 유력 대학병원의 의국장들에게 접근했다. 후배 레지던트들을 지도하는 4년차 레지던트인 의국장들은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레지던트 1∼2년차들로부터 환자 상태에 대한 보고를 받고 수술할 여건이 안 되면 A병원으로 당일 수술이 어려운 환자들을 보냈다. 넓적다리부 골절은 50만원, 손가락 절단은 30만∼40만원, 인대 손상은 20만원 등으로 분류해 돈을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 같은 방식으로 A병원은 병원 7곳에서 1200여명의 환자를 유치하고 환자를 보내준 의사 40명에게 2억 500만원 상당을 제공했다”며 “A병원은 이렇게 환자를 유치해 한 명당 수백만원에서 1000만원의 이득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의국장들이 속한 병원 7곳의 관계자들을 함께 입건하고 A병원에 진통제를 처방하게 하는 대가로 현금 2억원을 제공한 제약업체 관계자들도 별도 입건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지지후보 못 바꾸는 TV토론… 유권자 ‘확증편향’만 커진다

    지지후보 못 바꾸는 TV토론… 유권자 ‘확증편향’만 커진다

    유세·퍼포먼스 캠페인 효과 미미… “저비용 고효율 선거방식 고민을” “어제(23일)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문재인 후보가 가장 토론을 잘했습니다. 전에는 주저주저하는 모습이 있었는데 카리스마 있게 토론을 주도했습니다. 제가 오랫동안 문 후보를 좋게 지켜봐서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요.” -택시운전기사 박모(59)씨 “역시 유승민 후보가 차분하고 똑똑해요. 어제 TV토론에서 외교·안보 문제에 대해 명확하게 질문하고 답하면서 토론을 주도했잖아요. 유 후보가 괜찮은 사람인데 왜 지지율이 안 오르는지 답답합니다. ” -회사원 최모(30·여)씨“TV토론은 못 봤는데 뽑을 사람은 다 정해져 있는 것 아닙니까. 네거티브 공세나 오가고 수준이 너무 떨어집니다. 안철수 후보가 이번 토론을 못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던데 말보단 그 사람이 살아온 삶으로 증명한 것들을 봐야 합니다.”-자영업자 나모(46)씨 24일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에서 만난 시민들은 지난 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3차 TV토론을 지켜본 소감을 묻자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자가 최고였다고 답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지지 후보의 토론에 실망했더라도 지지를 철회할 생각은 없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TV토론이나 선거운동이 유권자의 ‘확증편향’을 강화하는 데 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토론을 통해 드러나는 후보자의 태도나 비전, 정책으로 지지 후보를 결정하기보다 이미 마음속에 정해 둔 후보에게 유리한 사실을 찾는 데 집중한다는 의미다.이날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여론조사(응답자 1021명)에 따르면 지난 19일 2차 TV토론 결과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답한 이들은 13.8%에 불과했다. 57.6%는 변화가 없다고 했고 지지 후보를 더 지지하게 됐다는 경우가 26%였다. TV토론을 잘한 후보를 꼽아 달라는 질문에는 심상정 후보(21.9%), 유승민(21.5%) 후보, 문재인 후보(15%), 안철수 후보(11.1%), 홍준표 후보(6.5%) 순이었다. 토론 이후 심 후보와 유 후보, 홍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했고 문 후보와 안 후보는 떨어졌으나 등락 폭이 미미해 TV토론 내용과 지지율 간에 의미 있는 상관관계를 찾기는 힘들었다. 지난 13일 있었던 1차 토론회를 두고 리얼미터(14일 MBN·매일경제·CBS 의뢰)가 조사한 결과도 비슷했다. 토론을 잘한 후보에 대한 답변은 문 후보(33.7%), 안 후보(21.7%), 심 후보(12.2%), 유 후보(11.8%), 홍 후보(9.6%) 순이었지만 심 후보, 안 후보, 유 후보의 지지율은 다소 올랐고 문 후보는 44.8%(1위)를 그대로 유지했으며 안 후보는 36.5%에서 31.3%로 오히려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우리의 TV토론이 유권자들의 확증편향을 강화하는 데 이용될 뿐 정책선거를 유도하는 기제로까지 나아가지는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경선 정치평론가는 “이미 지지자를 정한 유권자는 자신의 판단이 옳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한 확증편향의 프레임 속에서 TV토론을 보는 시각이 많다”며 “부동층에 다소 영향을 미치겠지만 이 경우에도 수많은 요소가 종합적으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TV토론은 결정적인 요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창열 용인대 정치학과 교수는 “대선 토론은 학술 토론이 아니므로 논리성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심 후보가 토론을 잘해도 유권자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과 다르면 ‘토론은 잘하지만 그 생각에 동의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하게 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선거 유세나 길거리 퍼포먼스, 종이 홍보물 등 선거 캠페인의 효과가 유독 우리나라에서 미미하다고 지적하고 그 이유를 강한 ‘확증편향’으로 봤다.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과거에는 유세 한 번에 몇십만명이 모이기도 했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다양한 상황에서 요즘은 기존 선거 캠페인이 별 효과가 없다”며 “저비용 고효율의 선거 방식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대선 캠페인 비용은 홍 후보가 약 500억원으로 가장 많고 문 후보(약 470억원), 안 후보(450억원), 유 후보(약 90억원), 심 후보(약 50억원) 순이다. 이런 확증편향 속에서 ‘비전과 능력이 중시되는 정책 선거’를 치를 방법은 없을까. 서 평론가는 “확증편향은 사람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거나 자신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는 정치적, 심리적인 사회 현상일 뿐”이라며 “정책 선거로 가려면 각 정당이 확실한 지지층을 기반으로 정체성이 분명한 정책을 내놓아야 하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비교적 선거 규모가 작고 선거 기간도 짧은 데다 제한이 많아 공약 위주의 홍보를 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홍국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방송이나 광고를 많이 활용하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공직선거법은 대선에서 신문 70회, TV 30회 정도로 강한 제한을 두고 있다”며 “이 때문에 비용은 안 들고 효과는 큰 네거티브 전략에 매달리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재훈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미국은 언론이나 시민단체에서 자체 평가단을 구성해 실시간으로 공약이나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팩트체크를 진행한다”며 “우리도 최근 들어 조금씩 팩트체크 시도가 이뤄지고 있지만 후보들이 사용하는 네거티브 전략을 제대로 검증하려면 아직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환자 1명 당 50만원 소개비’ 주고받은 의사·병원 영업이사·제약업체 대표 등 87명 검거(4)

    환자를 소개해주는 대가로 환자 1명당 20~50만원의 소개비를 주고받은 의사와 영업이사, 제약업체 대표가 무더기로 경찰에게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서울의 A병원장 이모(57)씨와 대학병원 의사 서모(35)씨 등 55명을 의료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A병원에서 받은 액수가 적은 의사 32명에 대해서는 소속 병원에 이름을 통보했다. A병원장 이씨는 2011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대학병원 의사들에게 금품을 주고 환자를 소개받았고, 서씨 등 대학병원 의사 40명은 응급실을 찾은 환자에게 A병원을 소개하며 영업담당자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병원 운영이 어려워지자 종합병원과 대학병원 응급실 의사들을 상대로 환자 유치 활동을 하려고 ‘대외협력팀’을 만들어 서울의 유력 대학병원의 의국장들에게 접근했다. 후배 레지던트들을 지도하는 4년차 레지던트인 의국장들은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레지던트 1∼2년차들로부터 환자 상태에 대한 보고를 받고 수술할 여건이 안되면 A 병원으로 당일 수술이 어려운 환자들을 보냈다. 넓적다리부 골절은 50만원, 손가락 절단은 30만∼40만원, 인대 손상은 20만원 등으로 분류해 돈을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 같은 방식으로 A 병원은 병원 7곳에서 1200여명의 환자를 유치하고 환자를 보내준 의사 40명에게 2억 500만원 상당을 제공했다”며 “A병원은 이렇게 환자를 유치해 한 명당 수백만원에서 1000만원의 이득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의국장들이 속한 병원 7곳의 관계자를 함께 입건하고 A병원에 진통제를 처방하게 하는 대가로 현금 2억원을 제공한 제약업체 관계자들도 별도 입건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영화관서 휠체어 본 적 있나요

    영화관서 휠체어 본 적 있나요

    장애인석 적고 그나마 맨 앞줄 “어지럽고 눈 아파서 안 간다” 청각·시각장애 보조장치도 없어 “장애인 문화예술 접근권 보장을”“휠체어석은 아무리 많아도 세 개 정도 될까요? 그나마 맨 앞줄이어서 눈이 아프고 머리도 어지러워요. 영화관 갈 생각 자체를 안 합니다.”-지체장애인 2급 김모(54·여)씨 “전 시각장애가 있어서 한국영화만 봐요. 청각장애인은 자막이 있는 외국 영화만 본다더군요. 친구들과 외국 액션영화를 보는 게 꿈입니다.”-저시력장애인 김모(30)씨 우리나라 영화시장이 연매출 2조원, 연간 관객 수 2억명을 기록하는 등 지난 수년간 급격하게 커졌지만 장애인에 대한 배려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장애인들은 영화 관람 보조기기는커녕 법에 명시돼 있는 보조인력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하소연은 실제로 투정이 아니다. 취재 결과 복합영화관인 메가박스는 전국 영화관에 있는 장애인전용석 161석 가운데 157석(97.5%)을 맨 앞줄에 배치해 놓고 있다. 롯데시네마도 약 80%의 장애인 전용석이 가장 앞줄이다. 한 장애인은 “장애인석의 위치도 문제지만 영화관에서 장애인 좌석을 일반인에게 파는 경우도 꽤 있다”며 “영화를 볼 때마다 이동을 도와줄 직원을 찾지만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라 2015년 4월부터 300석 이상의 대형 영화상영관은 장애인 전용석을 갖추고 보조인력을 배치토록 한 바 있다. 시민단체 ‘상상 행동 장애와 여성 마실’ 김광이 대표는 “일반인조차 영화를 제대로 즐길 수 없는 자리라면 장애인에겐 더욱 힘든 자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화관 관계자는 “구조와 안전상의 이유로 어쩔 수 없다. 뒷자리는 계단을 오르내려야 해 불편하고 비상시 신속한 대피를 위해서도 앞자리가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영화 상영에 대한 장애인의 불편을 감안해 영화진흥위원회는 지난해 약 7억원을 들여 청각장애인 및 시각장애인을 위한 한글자막·화면해설 상영 사업을 진행했다. 일명 ‘배리어프리’(장벽 해소) 사업으로, 지난해 전국 52개관에서 30편의 영화를 이런 형태로 상영했다. 하지만 총관람객은 약 4만명, 전체 영화관람객의 0.02%에 그치고 말았다. 장애인 단체들은 2011년 7월 방송법 개정을 통해 지상파 방송에 대해 청각장애인용 자막이나 수화 등을 의무화한 것처럼 영화관에 대해서도 장애 없이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법 개정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관계자는 “그간 장애인에 대한 논의가 생존권에 집중되다 보니 문화예술 분야를 접하는 데 따른 어려움은 소홀히 다뤄졌다”며 “장애인들이 보다 동등하게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법과 제도의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학교 시설공사 비리 혐의 김복만 울산교육감 영장

    서울북부지검은 지난 17일 학교시설 공사와 관련한 비리 혐의로 김복만 울산시교육감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18일 밝혔다. 검찰은 앞서 지난 3일 울산시교육청 학교시설단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지난 13일에는 김 교육감을 소환조사해 최근 관련 혐의를 확인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김 교육감의 사촌 동생과 시교육청 전 학교시설단 사무관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김 교육감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는 20일로 예정됐다. 김 교육감의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울산시교육청은 곧바로 류혜숙 부교육감의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김 교육감은 2010년 6월 교육감 선거 때 관련 업자들과 짜고 선거 인쇄물과 펼침막 비용을 실제 계약 금액보다 부풀려 작성한 회계보고서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해 선거비용으로 2620만원을 더 보전받은 혐의로 2015년 5월 불구속 기소됐다. 김 교육감은 1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벌금 500만원 등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상고해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울산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서울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하나님 계시로 주식투자” 200억원 챙긴 목사·교수

    신의 계시를 받아 기업 및 주식에 투자한다며 교인들로부터 투자금 수백억원을 받아 가로챈 개척교회 목사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투자연구소를 세우고 150여명에게서 투자금 200억원을 받아 챙긴 목사 박모(53)씨와 연구소 상담팀장 김모(35)씨를 사기 및 범죄단체조직죄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일당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박씨는 2010년 1월 서울 강남에 투자연구소를 세우고 지난해 8월까지 6년간 ‘월 최고 8%의 배당금을 주겠다’고 투자자들을 속였다. 그는 “하나님이 감동과 계시를 줘 주식 투자를 하고 있다”, “투자는 헌금”이라는 식으로 교인들에게 투자를 종용했다. 박씨는 연구소 간부들에게 월 1500만원을 주면서 독일제 최고급 승용차를 빌려 타고 다니게 하는 등 재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일당 중에는 대학교수, 종교인 등도 있었다. 이들은 박씨가 주최한 ‘경제 세미나’에 강사로 나와 해당 연구소가 세계적인 단체인 것처럼 홍보했다. 또 실제 자신들도 투자로 높은 수익을 올렸다고 속였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지적장애인 10년간 노예처럼 부린 부부

    지적장애인을 10여년간 노예처럼 부리며 기초생활수급비를 가로챈 부부가 검찰에 고발됐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적장애인 이모(53)씨에게 임금 없이 농사일을 시키고 폭행한 A씨 부부를 장애인복지법 등에 대한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강원 지역에서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부부는 이씨를 10여년간 자신의 집 행랑채에 머물게 하면서 논농사와 밭농사를 시켰다. 이들 농장은 논이 7000여평, 밭이 3000평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는 기초생활수급비가 들어오는 이씨의 통장을 관리하면서 약 4년간 생활용품을 사들이는 데 1700여만원을 썼다. 485만원은 자신들의 대출을 갚았고, 1579만원을 찾아 쓰기도 했다. 이들은 이씨가 노인정에서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폭행하기도 했다. 인권위는 지난 1월 이씨를 긴급 구제 조치했다. 부부는 인권위 조사에서 “통장과 카드를 관리하다 돌려줬고, 밥도 주고 영양제도 사주고 치료를 해 주는 등 돌봐준 것”이라며 “이씨가 집안일을 거들어 주기는 했지만 인건비를 줄 정도는 아니며 몸이 불편해 일을 잘하지도 못했다”고 해명했다. 폭행에 대해서는 이씨가 술을 얻어 먹어 한 대 치긴 했지만 그외에 때린 적은 없었다며 부인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숙식 제공과 병원 치료를 명분으로 금전과 노동 착취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고발 배경을 밝혔다. 인권위는 또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장애인 통장을 제3자가 관리하는 실태를 파악해 문제점이 있는 경우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하고,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UFC 현역 격투기 선수 승부조작 혐의” 수사

     세계적인 종합격투기 대회인 UFC에 출전한 한국선수가 억대의 돈을 받고 승부 조작을 하려 한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015년 11월 말 서울 송파구 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린 UFC 경기에서 브로커로부터 경기에서 지는 대가로 선금 1억원을 받아 챙긴 이종격투기 선수 방 모(34) 씨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방 씨는 경기 직전 국외 도박 사이트에서 상대 선수에게 판돈이 몰려 UFC본부로부터 승부 조작을 의심 받게 되자 경기에서 승리해 승부 조작에는 실패했다.  미국 선수를 판정으로 이긴 방씨는 이후 브로커들의 협박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방씨는 최근 이 같은 사실을 경찰에 자진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방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한편 방 씨에게 승부 조작을 의뢰한 브로커와 돈의 출처를 쫓고 있다”고 밝혔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단독] 고려대, 연구비 횡령 교수 檢에 고발

    고려대가 제자들의 외부 장학금을 횡령·유용한 혐의로 소속 대학교수를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부장 양인철)는 학생들의 장학금을 횡령·유용한 혐의(사기)로 고려대 식품공학과 교수 A(59)씨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17일 밝혔다. 대학 측은 해당 교수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대학원생들의 외부 장학금을 포함해 2억 5000만여원을 모은 뒤 학생들에게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고려대 관계자는 “A교수는 소속 대학원생들에게 ‘나중에 동등하게 나눠 주겠다’며 이들 학생이 받은 외부 장학금을 ‘방장’이라고 불리는 대표 학생들의 계좌로 입금하도록 했다”면서 “하지만 학생들은 학교에서 지급한 조교비만 받았을 뿐 방장의 계좌로 보낸 돈은 돌려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난 2월 학내 징계위원회를 열었지만 A교수가 방장들의 통장에 대해 소명을 하지 않아 지난 6일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덧붙였다. 대학의 조치와 별도로 해당 학과 학생들은 A교수가 갑질을 했다고 폭로했다. 학생 모임인 교우회 관계자는 “A교수가 학문과 무관하게 학교와의 소송을 준비하기 위해 대학원생에게 다른 교수의 뒷조사를 시켰고, 이 때문에 해당 학생은 1년간 폭언과 인격 모독을 당하다 결국 자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2013년 대학 측은 A교수에게 신사업을 위해 연구실 및 실험실을 이전해 달라고 요구했고, A교수가 거부하면서 갈등이 일었다. 이 과정에서 학교 측은 그가 학생 인건비 18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해임했고, A교수가 반발하면서 법원의 판결을 받게 됐다. 법원은 관련 사실이 상당 부분 인정되나 해임 사유로는 과하다고 판결했다. 이 법적 싸움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해당 학생이 고통을 당했다는 게 교우회의 설명이다. 대학 측은 이 사건과 이번 횡령 건은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A교수는 “(횡령은) 일부 학생과 교수의 주장일 뿐이며 당시 지도하던 대학원생 6명이 내 해임 기간에도 연구실을 지킨 사실만 봐도 (갑질이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지 않으냐”고 반박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세월호 진상규명 끝까지 힘 보탤 것”

    “세월호 진상규명 끝까지 힘 보탤 것”

    “잠시 잊고 지냈다” 미안함 토로 안산 ‘기억식’에 2만여명 참석 고교생 같은 반 전원 분향도 미수습자 가족 “함께해 달라” 세월호 참사 3주기인 16일 수많은 시민이 전국 각지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를 추모했다. 3년간의 외로운 싸움 끝에 세월호 선체를 뭍에서 만나게 된 유가족과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잠시나마 참사를 잊고 지냈다며 미안함을 전하기도 했다.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끝날 때까지 힘을 보태겠다는 이들도 꽤 만날 수 있었다.이날 오후 3시 경기 안산 단원구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정부합동분향소에서 4·16가족협의회, 안산시, 안산지역 준비위원회의 주관으로 ‘기억식’이 열렸다. 5000개의 좌석이 마련됐지만 2만여명(주최측 주장·경찰 추산 8000명)의 추모객이 모여들면서 많은 시민들이 바닥에 앉아 함께 추모했다. 유준희(32·여)씨는 “유가족이 그들을 비난해 온 소수의 목소리에 상처받지 않기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시민들이 훨씬 많으니까 외로워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안산시교육청에 마련된 ‘4·16단원고 기억교실’에는 1000명이 훌쩍 넘는 추모객이 찾았다. 평소의 10배가 넘는 규모다. 학생들의 사진이 담긴 앨범과 유가족의 글을 읽다가 눈물을 흘리는 시민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서지연(45·여)씨는 “아파하는 것만으로도 버거운 유가족에게 우리 사회가 진상 규명의 짐까지 떠넘긴 것 같아 죄송하다”며 “조금이나마 힘이 되기를 비는 마음으로 매월 16일에 동네 주민들과 촛불집회를 하고 있다”고 했다. 직장인 하모(28)씨는 “분열을 조장한다고 세월호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를 봤는데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고통을 받았는데 인양도 됐으니 앞으로 좋은 일만 가득하길 기원한다”는 소망을 남겼다. 서울 광화문광장의 분향소에도 추모객의 줄이 이어졌다. 아이의 손을 잡은 부모, 교복을 입은 학생, 지팡이를 짚은 노인들까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은 추모객들은 노란 리본을 달거나 시민단체들이 나눠 준 노란 풍선을 들었다. 이곳에서 만난 전재인(24)씨는 “이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유가족뿐 아니라 국민 모두를 위해서라도 진실이 오롯이 밝혀져야 한다. 책임자가 처벌받을 때까지 유가족과 함께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인천생활과학고 조리학과 1학년 2반 학생 전원(11명)이 분향소를 찾기도 했다. 이 학교 학생 강근화(17)양은 “아직 밝혀져야 할 일이 많이 남았지만 국민 모두가 힘을 합치면 못할 일이 없다고 믿는다”며 “매년 4월 16일을 잊지 않고 유가족과 함께하겠다”고 다짐했다. 조승희(46·여)씨는 “미안한 마음뿐”이라며 “미수습자 모두가 돌아올 때까지 곁에서 지켜보는 이웃이 되겠다”고 말했다. 신주희(20·여)씨는 “참사를 겪어 보지도 않고 유가족을 비난하는 것은 너무 비정하다. 끝까지 힘내시라고 전하고 싶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전남 진도 팽목항 분향소에서는 미수습자 가족과 진도 군민 등 1000여명이 추모식을 진행했다. 미수습자 다윤(단원고)양의 아버지 허홍환씨는 추모사에서 “아직 돌아오지 못한 아홉 명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때까지 우리와 함께해 주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세월호가 거치된 목포신항에도 전국 각지에서 추모객들이 모였다. 김승수(15)군은 “막상 뭍으로 올라온 세월호를 보니 너무 마음이 아프다.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 강신 기자 xin@seoul.co.kr 서울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진도·목포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졸피뎀·프로포폴 과다처방 의사 구속

    우울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프로포폴과, 졸피뎀류 의약품을 과다 처방한 성형외과의사가 구속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치료와 무관하게 프로포폴을 과다 투약하고 수십명의 명의를 도용해 수면유도제를 처방한 성형외과 의사 김모(36)씨를 마약류관리법위반 및 의료법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환자 A(35)씨와 B(35)씨에게 수면유도제인 스틸녹스 처방전을 모두 30차례 처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루 한 알 처방이 권고 수준이지만 김씨는 두 환자의 가족과 친구 등 40명의 인적사항을 도용해 한 번에 많게는 30명분의 처방전을 써줬다. 스틸녹스는 졸피뎀을 주성분으로 하는 수면유도제다. 이들은 우울증을 호소하며 김씨에게 일명 ‘우유주사’로 알려진 프로포폴을 모두 144차례 맞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의사가 프로포폴을 과다 투약한 것을 숨기려고 다른 환자에게 사용한 프로포폴량을 늘려서 기록하는 등 마약류 관리 대장을 조작했다”며 “다른 병원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A씨와 B씨 그리고 김씨의 병원에서 근무하는 행정실장과 간호조무사 등 4명도 마약류관리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춤추고 옷벗고… 학생회장 취임식은 옹립식?

    춤추고 옷벗고… 학생회장 취임식은 옹립식?

    “신입생 강제 동원돼 인권침해 반복” “친목 위한 것… 변질된 행사 개선을”대학생들의 과도한 ‘선배 높이기’ 문화가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단과대나 동아리 회장 취임행사에서 신입생들이 각종 춤과 공연을 하는 ‘옹립식’, 선배들이 웃을 때까지 신입생이 장기 자랑을 하며 옷을 벗는 ‘남자 상견례’ 등이 대표적이다. 신입생들은 이런 행사에 강제로 동원되면서 공공연한 인권침해가 반복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상급생들은 ‘재미’와 ‘추억’을 위한 행사에 지나치게 예민한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14일 한국외대 익명 페이스북인 대나무숲에는 ‘왕을 받들어 모신다’는 의미의 ‘옹립식’을 비판하며 자성을 촉구하는 게시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한 외대 신입생은 “이 행사의 정당성을 모르겠다”며 “신입생들이 공개적인 장소에서 학과 회장의 기를 살려 주자고 춤추고 노래하는 것은 선택권이 없는 약자에 대한 악습과 강요”라고 말했다. 또 다른 외대 재학생은 “14학번까지만 해도 공대에서는 남학생들이 상의를 벗고 무대에 올라가 깃발을 흔들기도 했다”며 “이런 활동을 전통이라고 하는 건 황당하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외대 사범대 학생회 측은 “최대한 신입생들의 의사를 존중하며 공연 내용도 신입생 스스로 결정한다”면서 “과도한 참여 요구나 부적절한 공연 내용은 최근 2년간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존폐를 논의 중이고, 계속되더라도 옹립식이라는 이름은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옹립식은 한국외대뿐 아니라 부산대, 인천대, 세종대 등의 단과대학 및 동아리에서도 전통처럼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음악과 및 한국음악작곡과 학생회도 신입생 환영회 자리에서 알몸 장기 자랑을 강요해 온 사실이 드러나며 홍역을 치렀다. ‘남자 상견례’로 불리는 이 행사는 남학생 신입생이 자기소개를 한 뒤 선배가 웃을 때까지 장기 자랑을 하고, 선배가 웃지 않으면 입은 옷을 하나씩 벗는 식으로 진행됐다. 한예종 학생회는 “친목 도모와 상호 교류가 목적이었던 초기 의도와 다르게 변질됐다”며 “논란이 된 행사를 폐지하고 선후배 간 수직적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이 학과의 한 학생은 “선후배 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그간 많은 학생이 팬티 차림을 하는 성희롱적 상황을 겪어도 그저 쉬쉬하고 넘어가는 분위기였다”며 “이제라도 공론화되고 폐지돼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내일 세월호 3주기] “세월호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 법 개정을”

    국가인권위원회가 세월호 사고 당시 학생들을 구조하다 숨진 경기 안산 단원고 소속 기간제 교사들의 순직을 인정하도록 법과 제도를 개정하라고 정부에 권고했다. 그러나 정부는 기간제 교사가 교육공무원법상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순직을 인정할 방법이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다. 인권위는 인사혁신처장에게 기간제 교사의 순직에 대한 개선안을 마련하도록 요청하고, 국회의장에게는 세월호 참사 당시 사망한 기간제 교사의 순직이 인정되게끔 세월호특별법을 개정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한다고 14일 밝혔다. 세월호 참사 때 학생들을 구하고 사망한 기간제 교사 김초원(당시 26세)씨와 이지혜(당시 31세)씨 유족은 2015년 6월 순직을 신청했지만 정부는 심사 자체를 거부했다. 당시 희생된 정규직 교사 7명이 모두 순직을 인정받은 것과 대조적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순직은 본인과 유족에게 경제적 보상 이상의 존엄한 명예로서 가치가 있다. 공무원이 아니더라도 국가에 고용돼 공무수행을 하다가 사망했는데 순직 처리를 하지 않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공무원연금법 및 시행령를 봐도 기간제 교원이 공무수행 중 사망하면 순직으로 인정될 여지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15년 9월 기간제 교사를 공무원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인사혁신처는 전국의 기간제 교사가 4만 6000명인데 세월호 참사에서 숨진 2명만 공무원으로 인정할 수는 없다고 했다. 사연은 안타깝지만 이들을 공무원으로 인정하면 정부에서 일하는 모든 임시직 근로자를 공무원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막대한 예산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김동극 인사혁신처장은 최근 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기간제 교사는 교육공무원법에서 공무원으로 분류되지 않아 순직 처리 대상자가 아니다”라며 “(순직 처리를) 해 주기 싫어서 안 하는 게 아니다. 이들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지 않는 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육군참모총장, 동성애 군인 색출 지시 논란

    한 시민단체가 육군참모총장이 동성애자 색출을 위해 기획성 수사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육군본부는 즉각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는 13일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이 동성애자 군인을 색출해 형사처벌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이 과정에서 각종 인권침해가 발생했다며 장 총장의 사퇴를 주장했다. 센터 관계자는 “장 총장 지시를 받은 육군 중앙수사단이 전 부대를 대상으로 수사를 벌였고, 올해 2월과 3월에 육군에서 복무 중인 동성애자 군인 40∼50명의 신원을 확보해 수사 선상에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또 그는 “수사팀이 성관계 시 성향, 체위, 콘돔 사용 여부, 첫 경험 시기, 성 정체성 인지 시점 등 추행죄 구성요건과 무관한 성희롱성 질문을 했다”며 “이는 동성애자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성적 수치심을 유발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수사는 동성애자 병사에 대한 평등 취급, 동성애자 식별활동 금지, 동성애자 병사에 대한 사생활 관련 질문 금지 등을 규정한 부대관리훈령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군대에서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을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군형법 92조 6항이 사실상 ‘동성애 금지법’으로 악용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고도 했다. 헌법재판소는 앞서 2002년과 2011년, 그리고 지난해 헌법소원 심판에서 해당 군형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며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육군본부 관계자는 “육군참모총장의 동성애자 군인 색출 및 형사처벌 지시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기획수사가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현역 군인이 동성 군인과 성관계하는 동영상을 게재한 것을 인지했고, 인권 및 개인정보를 보호하며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정책에 목마른 시민들 직접 목소리 낸다

    19대 대통령 선거를 20여일 앞둔 12일 정책 공약이 실종되고 다른 후보에 대한 비방 전략만 난무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시민의 목소리가 공약에 반영될 시간도, 공약을 분석할 기간도 너무 짧다는 목소리도 있다. 자신이 원하는 정책을 설문하면 같은 성향의 대선 후보를 찾아 주는 사이트들도 등장했다. 이날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는 시민단체들이 연이어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후보에게 바라는 공약을 잇따라 내놓았다. 참여연대는 ‘모두가 행복한 보육을 원한다’는 주제로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아동수당 도입, 보육교사 처우 개선 등을 주장했다. 오후에는 청년 유권자 기자회견이 열렸고 민선영 청년참여연대 운영위원장은 “사실 지금 우리가 주장하는 내용들이 바로 이번 공약에 반영되기를 크게 기대하지는 않는다”며 “그러나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작은 변화라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오는 15일 오후 2시에는 ‘나는 오늘 페미니즘에 투표한다’ 행사가 열린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세월호 육상 거치 완료… 다음주 미수습자 수색 본격화

    세월호 육상 거치 완료… 다음주 미수습자 수색 본격화

    가족들 “또다른 희생자 없길” 전국서 추모객 발길 이어져 세월호의 육상 거치가 11일 완료되면서 세월호 인양 작업이 모두 마무리됐다. 2015년 8월 7일 인양 작업에 착수한 지 613일 만이다. 정부는 세척, 방역, 안전도 검사를 거쳐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희생자 수색에 나서기로 했다.이철조 해양수산부 세월호 현장수습본부장은 이날 오후 전남 목포신항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늘(11일) 오후 3시 58분 세월호 선체 밑에 있던 ‘모듈 트랜스포터’(MT)를 모두 제거하면서 세월호 인양 작업을 끝냈다”고 밝혔다. 세월호가 2014년 4월 16일 맹골수도에 침몰한 지 1091일 만이다. 이 단장은 “연중 유속이 초속 3m에 달하는 맹골수도의 44m 수심에서 세월호를 통째로 인양한 것은 인양사에 유례가 없었다”며 “견고한 퇴적층으로 리프팅빔(인양 받침대) 설치에 8개월이나 걸렸고 본인양에서도 선미 램프(차량 출입구) 제거 등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해수부는 현장수습본부를 미수습자 수습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선체 외관의 장애물을 제거하고 13일부터 세척 작업과 함께 방역과 선체 안전도 조사를 병행할 계획이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그간 함께 세월호 인양을 기다려 준 국민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수색 과정에서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오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미수습자인 단원고 조은화 학생의 어머니 이금희씨는 “세월호 침몰 해역에 대한 수색이 빨리 진행돼야 한다”며 “세월호 때문에 다치는 분들이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허다윤 학생의 아버지 허흥환씨는 “미수습자 9명을 모두 찾는 것이 진짜 (세월호) 인양”이라고 강조했다. 세월호 인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목포신항에는 아픔을 함께 나누려는 추모객들의 위로 발길이 계속됐다. 전국 각지에서 셔틀버스들이 추모객을 실어 날랐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전남지역 교회 소속 500여명은 성찬 예배를 올렸고, 철재부두 앞 도로에서는 ‘잊을 수 없는 그날들’이라는 주제로 세월호 참사 3년 사진전이 오는 30일까지 열린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는 이날 첫 전원회의를 열어 세월호 선체 조사 방향 등을 논의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목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목포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꼰대’소리 듣기 싫죠… ‘마음의 소리’ 듣는 사람이 되세요”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꼰대’소리 듣기 싫죠… ‘마음의 소리’ 듣는 사람이 되세요”

    ‘당신의 ‘마음 건강’은 안녕하십니까.’ 한성열(66) 고려대 심리학과 명예교수는 ‘긍정 심리학’의 대가로 꼽힌다. 인간의 심리, 자아, 감정 속에 인간이 속한 문화의 특이성이 표출된다는 ‘문화 심리학’을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한 학자이기도 하다. 고려대 심리학과 70학번으로 입학해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1987년부터 모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니 올해로 만 30년이다. 지난 2월 28일 정년퇴임과 함께 ‘명예교수’로 자리를 바꿔 앉은 그가 후학 양성을 위해 장학금 1억원을 쾌척했다는 소식에 눈길이 갔다. 인터뷰를 청했고, 어떻게 하면 즐겁게 살 수 있는지 가르쳐 달라고 졸랐다. 인터뷰는 지난 6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CJ법학관 로비에서 90여분간 ‘행복과 소통’을 주제로 진행됐다.→ 2014년에 쓴 ‘심리학자의 마음을 빌려 드립니다’에서 교수님은 ‘마음 건강’을 위해 무얼 했느냐고 독자들에게 묻습니다. 마음 건강은 무엇이고, 교수님은 마음 건강을 위해 무얼 하시나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의외로 마음 건강을 등한시합니다. 몸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운동을 해야 한다고 답하죠. 초중고교 교육과정에 체육 과목도 있고요. 그런데 막상 마음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했느냐고 물어보면 답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마음의 건강에 대해 생각할 겨를 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거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생활만족도가 떨어지는 등 자살률이 높고 이혼율이 급증하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합니다. 마음 건강에 관심이 없는 게 밑바탕에 있다고 봅니다. 한국 사람들에게 마음 건강의 핵심은 ‘화병’에 있습니다. 화병은 1994년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DSM)에 오른 한국 특유의 마음의 병인데, 유독 화병이 많은 건 그 문화와 연관이 있다는 거죠. 저는 간단하게 말하면 속에 담아 두질 않습니다. 기분 나쁜 게 있으면 바로 풉니다. →말로 풀면 상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상대와 틀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맞아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방법을 모르면 상대방을 자극할 수 있고, 관계가 나빠질 수도 있죠. 우리가 살면서 가장 어려운 게 대인 관계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친구끼리 사이좋게 지내라’, ‘어른을 공경해라’만 알려 주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사이좋게, 부모와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가 하는 ‘어떻게’(how to) 교육을 하지 않습니다. 규범만 알려 주고 어떻게 하면 그렇게 살 수 있는가는 구체적으로 알려 주지 않는 거죠. 화가 나는 이유는 수십, 수백개이고 인생에서 화 자체를 없애는 방법은 없어요. 우리는 화를 나쁜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화를 내지 말라, 억눌러라라고 가르쳤지 화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는 고민하지 않았어요. 가장 좋은 건 말로 표현하는 겁니다. 여성은 이걸 수다로 풀죠. 남성은 말로 감정을 표현하면 남성적이지 못하다고 배우다 보니 맑은 정신에는 못 하고 술기운을 빌려 자기감정을 표현합니다. 40~50대 남성 사망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죠. 성별을 불문하고 자기가 가진 감정을 상대방과 풀 수 있는 훈련을 해야 해요. →수다를 떨었어야 했나요. -수다는 부정적인 게 아녜요. 마음 건강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수다는 자기의 화를 풀고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한 가지 ‘방법’에 불과합니다. 평균적인 대한민국의 남자는 이를 회피하고 잊어버리려고 합니다. 가끔 모았다가 술 한잔하고 푸는 거죠. 갑자기 쌓인 화를 풀려니 남자들끼리 하는 술자리에서 유독 다툼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죠. 밖으로 향하는 화병은 남을 향한 폭력이 되고, 안으로 향하면 나를 때리는 우울함이 됩니다. 타인을 향한 폭력이 심해지면 살인이 일어나고, 나를 때리는 폭력이 계속되면 자살로 이어지는 거죠. 화병은 남을 죽이거나 나를 죽이거나, 누구 하나는 죽여야 끝나거든요. 마음의 불이랄까. →보통 우울과 행복은 맞은편에 있는 개념으로 봅니다만 교수님은 우울이나 불안은 행복과 상관관계가 거의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우울한 사람이 행복할 수도 있단 얘긴가요. -지난 100여년간 불안한 사람들은 불안을 낮춰 주고 우울한 사람들을 우울을 낮춰 주면 행복해진다는 식으로 연구가 이뤄졌지요. 하지만 우울한 사람의 우울을 낮춰 주면 덜 우울한 사람이 되는 거지 행복한 사람이 되는 건 아닙니다. 우울과 행복은 상관이 없어요. 부정적 감정과 긍정적 감정은 따로 있다는 겁니다. 행복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행복감을 높여 주는 게 더 효과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이지요.→1930년대 하버드대학생 268명의 70년 인생을 추적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행복의 제1조건은 돈, 명예가 아닌 ‘관계’라고 합니다(한 교수는 2005년 이 같은 연구 내용이 담긴 조지 베일런트의 ‘성공적 삶의 심리학’을 번역해 소개했다). 그런데 요즘 혼족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인맥을 관리하고 새로운 사람과 관계 맺는 것에 권태를 느끼는 20대’를 칭하는 ‘관태기’라는 신조어도 등장했죠. 관계 맺기가 점점 어려워지기 때문일까요. -관계를 맺는 게 이익인지, 혼자 있는 게 이익인지 따져 봤을 때 혼자 있는 게 더 이익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렇게 행동하는 겁니다. 사회가 부추기는 경쟁이 큰 원인이라고 봅니다. 사회가 내가 너와 친구로, 파트너로 함께 가는 게 아니라 내가 상대를 꺾어야 하는 구조이다 보니 관계에 공을 들이기보다 혼자 하는 걸 선호하는 젊은이들이 더 많아지는 거죠. →얼마 전 서울신문 기획 시리즈 ‘노력이 인정받는 사회’를 통해서도 볼 수 있듯이 요즘 젊은 세대는 정당한 노력보다 관계, 일명 ‘빽’을 성공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더군요. ‘금수저 계급론’ 등이 대표적이죠. 그런데 성공하려면 혼자 있는 게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젊은이가 적지 않다니 굉장히 모순적이네요. -맞아요. 지금 젊은이들은 한 시대가 변화하는 끝자락에 서 있는 것 같아요. 과거에는 시험 잘 보는 친구들이 수능을 보고, 고시를 보고 소위 말하는 성공을 했죠. 그런데 앞으로는 단순히 머리가 좋다, 기억을 잘한다 이런 것들은 인공지능(AI)에 견디지 못할 겁니다. 선생님한테 배우기보다 네이버 지식인이 더 친숙하듯 의사나 변호사, 판·검사도 조만간 인공지능이 대체할 가능성이 큽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변호사를 통해서만 법률 지식을 접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변호사 자체가 많아졌고, 다양한 곳에서 법률 지식을 접할 수 있기 때문에 변호사가 사무실을 개업해도 예전만큼 손님들이 오지 않습니다. 인간 관계가 넓어 손님을 더 많이 유치하는 사무장이 더 능력 있는 사람이 되는 시대가 열리는 것이죠. 개인적으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가는 시대는 끝이 났는데 지금 젊은이들은 어떻습니까? 부모와 학교 시스템은 아이들이 그저 공부를 잘하면 성공할 것이라고 끊임없는 환상을 심어 주고, 정작 인간 관계 등에 대해서는 알려 주지 않아 왔습니다. 환경은 바뀌고 있는데 교육은 아무것도 알려 주지 않는 거죠. 시험 볼 때면 스마트폰을 뺏는 것만 봐도 얼마나 우리가 퇴행적인 교육을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진짜 교육이라면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활용할 수 있는 그런 문제를 내야지요. →경제, 사회 발전을 이끄는 동력이 바뀌었는데 아직 교육은 19세기, 20세기에 머물러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렇습니다. 과거에는 개인이 출세해 별장을 사는 것이 성공이었다면 지금은 별장을 가진 친구를 많이 사귀는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입니다. 열심히 일하고 돈 버는 개미형 인간이 아니라, 대인 관계를 잘 맺어 별장 있는 친구들을 사귀는 거미형 인간이 성공하는 시대인 겁니다. 혼자 정보를 생산하는 사람보다 지식과 정보가 오가는 유통망 한가운데 네트워크를 쳐 놓고 정보를 많이 활용하는 사람이 이기는 시대인 거죠. 그런데 아직도 우리 교육은 시험 성적이 개인의 삶을 결정할 수 있다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어요. 단순 알고리즘은 인공지능이 하는 4차산업 사회에서 살아남는 인간은 마음으로 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인공지능이 하지 못하는 것을 가르쳐야 합니다. 그런데 마음이라는 건 대인 관계에서부터 시작하는 거거든요. 부모가 자녀에게 성공이라고 알려 주는 가치관이 혹시 19세기, 20세기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교육도 마찬가지고요. →‘다름을 인정하라.’ 말은 쉬운데 현실은 쉽지 않습니다. 사회는 점점 분극화, 파편화, 분절화돼 가고 있는데, 개인의 노력만 가지고는 어려운 일 아닌가요. 중요한 것을 알면서 왜 인정은 없고 갈등은 심화하는 것일까요. -우리 전통문화 자체가 부모 자녀 동일체 의식이 강합니다. 가화만사성이라고 부르잖아요. 이 중 가화의 ‘화’(和)는 화목 화, 즉 가족 구성원이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화목하다고 보는 것이지요. 한목소리는 그럼 누구의 목소리인가요. 이것이 아버지이자 남편의 목소리였던 겁니다. 아내는 부창부수로 따라가고, 자녀는 부모 말에 순종해야 하는 게 ‘가화’(家和)의 의미였던 것이죠. 왜 우리나라가 유독 그러느냐고요. 지정학적인 위치에서 외침을 많이 겪다 보니 한 사람이 빨리 결정을 내리고 그 사람이 책임을 가져야만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지요. 그런 상황에서 의견을 물어 통합하는 건 불가능했지요. 그렇다 보니 계속해서 다른 의견을 내는 사람은 조직을 해치는 사람인 걸로 교육받게 되고 대통령부터 시작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걸 좋아하게 된 것이지요. 딜레마는 지금까지는 이 문화가 발전에 도움이 됐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데는 장애물이 될 거란 겁니다. 쉽지 않지요. 거대한 항공모함이 방향을 바꾸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거든요. →수직적인 문화가 수평적으로 가야 한다는 말씀이시죠. -네. 민요는 10명이 나와도 같은 목소리를 내지만 서양의 합창은 테너, 바리톤, 소프라노, 알토 등 다 각자 다른 소리를 내면서 화음을 이루잖아요. →5060 중년 콤플렉스를 말합니다. ‘꼰대.’ 이것만은 면해 보려고 노력하는 게 중년의 슬픈 자화상입니다. 어떻게 하면 중년의 아저씨들이 꼰대 소리 좀 덜 듣고 살 수 있을까요. -중년은 젊은이라는 축과 늙은이의 축이 만나 갈등을 겪는 시기입니다. 젊지도 않고 늙지도 않은 상태죠. 그래서 중년은 힘이 듭니다. 더 힘든 건 힘들다는 것을 밖으로 끄집어내기가 어렵다는 것이지요. 청소년은 밖으로 고함을 지르지만 중년은 속으로 우는 세대입니다. 힘들다고 말하면 실패한 인생 같으니까. 힘들어도 힘들지 않은 것처럼 살아야 하는 심리적 압박이 큰 시기이지요. 요즘 젊은이들은 5060세대가 막 입사했을 때보다 지식도 많고 기술도 많습니다. 젊은이들과 경쟁하는 건 오로지 경험밖에 없는데, 문제는 늘 이 경험으로 밀어붙이다가 꼰대가 되는 겁니다. 지혜라는 히브리어의 어원을 살펴보면 ‘듣는 마음’이라고 합니다. 지혜가 있는 척하는 사람은 상대가 묻기도 전에 자기 경험부터 들이밉니다. 하지만 지혜 있는 사람은 상대방이 와서 물어볼 때 이야기하는 사람입니다. 존경받는 선배가 되고 멘토가 되는 방법은 후배와 멘티의 마음의 소리를 듣고 그들이 내 이야기를 원할 때 한다는 겁니다. 듣고 싶지도 않은데 자기 이야기를 하는 건 아주 꼰대가 되는 지름길이죠. 먼저 묻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게 중요합니다. 내 이야기를 하기 전에 상대방의 마음을 받아 주는 일이 선행돼야 하는 거죠. 진경호 부국장 겸 사회부장 jade@seoul.co.kr 정리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행복을 좇지 마세요…그저 오늘을 즐기세요” 한성열 교수가 말하는 행복이란 “행복요? 전 행복하지 않습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던진 ‘뻔한’ 질문은 이렇게 뻔하지 않은 답변에 속절없이 허를 찔렸다. 당신이 ‘긍정심리학’의 대가라고 하니, 그런 긍정적 마인드로 무장했을 사람이면 마땅히 행복도 인위적으로, 작위적으로 만들어(?) 지녔을 법하다는, ‘행복하다’는 답변을 내심 조롱할 요량으로 한껏 날을 벼리고 날린 물음이었다. 정말 고맙게도 한 교수는 기자의 ‘기대’를 완벽히 저버렸다. 솔직했고 담백했다. 흔들리지 않았다. 빨간 도트 넥타이에 코발트블루 셔츠와 먹색 재킷, 그리고 이를 감싼 블랙 트렌치코트로 한껏 멋을 낸 그의 옷차림이 결코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한 것임을 그 한마디로 입증해 보였다. “누가 행복하냐고 물어보면 전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행복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하루하루 사는 게 즐겁냐고 물어본다면 ‘즐겁다’고 답할 겁니다.” 로마 공화정 말기의 시인 호라티우스가 설파한 ‘카르페 디엠’(Carpe Diem·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과도 맥이 닿는 듯했고, 장자의 안빈낙도(安貧道)가 떠오르기도 했다. 기자의 마음을 읽은 걸까. 한 교수가 말을 이었다. “대개의 사람들이 행복에 대해 ‘잘못된 명제’를 갖고 있습니다. 행복은 추구해야 할 인생의 목적이 절대 될 수 없습니다. 그저 오늘을 열심히 사는 것, 오늘을 즐기는 것, 그것이 행복하게 되는 겁니다. 행복이란 걸 얻으려고 무엇을 하면 할수록 행복할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 교수에게 행복이란 열심히 살아야 할 목표가 아니라 열심히 살면 얻어지는 결과인 것이다. 적어도 내일 행복하자고 오늘 참거나 미룰 목표는 아닌 셈이다. “행복이라는 걸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게 사실 이게 우리말이 아니거든요. 불과 100여년 전 서구에서 들어온 개념입니다. 사랑이란 말도 마찬가지예요. 이전 우린 ‘만족’이라고 했고, ‘정’이라고 했죠.” 정년을 맞은 한 교수는 그럼 앞으로 무슨 일로 열심히, 즐겁게 오늘에 충실할까.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세요? “교역자들에게 심리학과 상담 기법을 가르쳐 주는 교육기관인 ‘상담 목회 아카데미 예상’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110여명의 교역자가 전국 각지에서 모여 전액 무료 수업을 받고 있죠. 일반인들을 상대로 ‘만남과 풀림 아카데미’를 운영할 계획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또….” 왜 이제야 묻느냐는 듯 한 교수의 말이 빨라졌다. 휴대전화가 계속 울렸고, 기자보다 먼저 자리를 떴다. 진경호 부국장 겸 사회부장 jade@seoul.co.kr
  • ‘폭력시위’ 정광용 체포영장

    서울 종로경찰서는 폭력시위 주도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로 정광용 새누리당 사무총장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했다고 10일 밝혔다. 친박단체인 ‘박사모’ 회장을 맡고 있는 정 총장은 지난 5일 새누리당 출범과 함께 사무총장을 맡았다. 정 총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일인 지난달 10일 헌법재판소가 위치한 종로구 안국역 앞에서 폭력시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시위가 과격 양상을 띠면서 참가자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지난달 28일과 지난 3일 두 차례 정 총장에게 출석을 요구했지만 정 총장은 모두 거부했다. 정 총장은 이후 12일 출석하겠다고 밝혔다가 이날 “대선 이후 출석하겠다”면서 출석 의사를 번복했다. 경찰은 3차 소환 거부로 간주하고 이날 체포영장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진료 꺼리고 낙태 권하고… 장애인은 엄마 자격 없나요

    진료 꺼리고 낙태 권하고… 장애인은 엄마 자격 없나요

    거점 산부인과 전국에 4곳뿐 일반 병원은 ‘뒤탈난다’ 떠넘겨 지적장애인은 주변서 낙태 권유 가임 여성 8만여명…지원 절실“장애인은 엄마가 될 자격도 없나 싶어 서럽죠. 장애인이 아이를 낳아 뭐하느냐고 대놓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산부인과에선 장애인이라고 잘 안 받아 주기도 합니다. 의학적으로 뭔가 더 복잡하고 위험요소가 많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단순 질환으로 일반 병원에 가도 진료실부터 휠체어가 못 들어가니 남편이 복도에서 절 안아 진료대에 눕혀야 합니다. 소변검사를 받으러 갔다가 문을 열 수가 없어 오줌이 담긴 컵을 입으로 물고 이동한 적도 있습니다. 10년 넘게 (피임)약 먹고 자식은 포기하고 살았죠. 아이를 절실히 원하는데….” (뇌병변 3급 장애인 조모(49)씨) 저출산 시대에 정부의 출산장려정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장애 여성의 모성권(임신·출산·양육권)’은 여전히 뒷전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성 질환으로 인한 장애인이 아닌데도 장애아를 낳을 거라는 편견에 시달려야 하고, 뒤탈을 우려하는 의사들은 무조건 제왕절개를 권한다고 했다. 장애여성을 위한 지식과 시설을 갖춘 거점 산부인과는 전국에 불과 4곳뿐이다.5년 전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실명한 시각장애인 1급 김모(34·여)씨는 “지난해 집 근처 병원에서 아이를 낳으려 했는데 대학병원으로 가라며 떠넘기듯 진료 거부를 당했다”면서 “대학병원에서도 무조건 제왕절개만 권해 정말 답답했다”고 말했다. 청각 및 시각장애 여성의 경우 장애가 출산에 직접적인 영향이 없지만, 병원들은 전문수화통역사도 없고 괜한 뒤탈이 날 가능성을 우려해 제왕절개를 권한다고 장애 여성들은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장애 여성은 “장애인이 장애가 있는 자녀를 낳으면 가족의 부양부담이 늘기 때문에 정작 가장 가까운 가족이 낙태를 권유하고 사회는 이를 방조한다”며 “사회 인식이 바뀌는 것이 우선인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엄마의 장애와 아이의 장애를 연관 지어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편견”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2014년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부부 중 94.2%는 장애가 없는 건강한 아이를 출산했다. 하지만 장애 여성 가운데 43.4%는 유산 경험이 있었고 이들 중 절반에 가까운 45.6%는 주의의 권유에 의한 낙태였다고 답했다. 지적장애인, 정신장애인, 심장 장애인의 경우 응답자 100%가 주변 권유로 임신중절을 선택했다. 장애여성들을 위한 출산 시설도 거의 없다. 장애 여성을 위한 전국 거점 산부인과는 전남 여수제일병원, 강진의료원, 목포 미즈 아이 병원, 순천 현대여성아동병원 등 4곳뿐이다. 서울시는 2014년 여성장애인들 누구나 산부인과를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여성장애인의 임신·출산·양육 지원 조례’를 통과시켰지만 큰 변화는 아직 없다. 이희정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사무처장은 “접근성이 보장된 산부인과나, 장애 유형별 특성 등 장애 여성에 대한 이해가 있는 의사가 전무하다”며 “결국 정부가 시설 및 교육 비용을 들일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옥 전북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그간 여성장애인의 출산은 주요 관심에서 배제되고 주로 장애 치료와 재활에만 지원이 집중됐다”며 “장애여성의 모성권 확대를 위해 종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보편적 서비스를 여성 장애인이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이고 세심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15년 기준으로 여성 장애인 수는 54만 408명이고, 가임기(20~44세) 장애 여성은 8만 8646명이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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