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명희진
    2025-10-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784
  • “누가 집권하느냐가 빈부격차 좌우”

    “누가 집권하느냐가 빈부격차 좌우”

    “경제가 어렵다고 해서 무조건 빈부격차가 커지는 것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누가 집권하느냐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59)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10일 한국을 찾아 대선 화두인 ‘경제민주화’에 대해 대학생들과 의견을 나눴다. 진보 성향의 크루그먼은 깊어지는 미국 내 빈부격차 문제를 통렬히 비판해 왔다. 그는 “경제민주화라는 용어가 한국에서 최근 사용되지만 용어에 담긴 문제의식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며 경제적 형평성이 높은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라면서 “미국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발전하면 중산층 증가 이론 틀려” “경제가 발전하면 소득 불균형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경제학설은 더 이상 맞지 않습니다. 내가 태어난 1950년대에도 기득권층이 좀 더 많은 부를 갖기는 했으나 격차가 지금처럼 크지 않고 고소득자에 대한 세율도 높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부유한 사람 중 일부가 14%의 세율을 적용받는 반면 어떤 노동자는 30%가 넘는 높은 세율에 힘겨워하고 있지요.” 그는 “(정치·금융 등의 문제가 꼬여 소득 격차가 심화된 탓에) 단순히 학력이 높거나 숙련 기술을 보유했다고 더 많은 연봉을 받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조사에서 미국의 헤지펀드(고수익을 노리는 단기투자자금) 회사 임원 25명의 급여를 합산해 보니 그들과 비슷한 교육 수준을 가진 교사 등 뉴욕 시민 8만명의 소득을 모두 더한 것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크루그먼은 빈부격차 문제는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맡겨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어떤 철학을 가진 세력이 정권을 잡느냐에 따라 개선될 수도 개악될 수도 있다고 했다. ‘정부지출 삭감’, ‘소득세율 인하’, ‘친기업·반노조’ 정책 등을 앞세운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가 집권한 1980년대 이후 미국 근로자 임금이 크게 하락했는데 이는 노조 가입률 급감 등 변화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이 싸워 경제민주주의 수호해야” 그는 “고소득층은 정치인들과 대화할 기회가 더 많고 정치인들은 돈을 가진 금융인들에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금융규제 및 경제민주화가 어려운 이유를 설명했다. 크루그먼은 대기업이 시장을 지나치게 독식하고 있는 국내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 묻는 질문에 “기업의 규모가 선악의 기준은 아니며 진정 중요한 것은 그 사회가 대기업을 견제할 수 있는 힘을 갖췄느냐 하는 점”이라고 했다. 그는 “과거 성 차별과 인종 차별 등 문제 해결을 위해 싸웠고 그 결과 많은 부분이 개선된 것처럼 경제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서도 (시민들이) 계속 싸워야 한다.”면서 “그러지 않으면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날 오전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제13회 세계지식포럼 강연에 참석해 “세계 경제위기를 벗어나려면 각국 정부가 긴축 대신 확장적 재정정책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교수집 개밥 주는 서울대 대학원생

    서울대 대학원생 10명 중 3명이 교수의 과다한 업무지시 탓에 수업이나 연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노동에 상응하는 보수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등 학습권과 노동권 침해가 심각했다. 서울대 인권센터는 10일 관악캠퍼스에서 ‘서울대의 인권, 어디에 있나’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 대학원생과 학부생, 교수, 교직원 등 3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권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서울대 대학원생(1352명) 가운데 프로젝트 등 과도한 업무량으로 공부나 연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대답한 이가 32.5%였다. 응답자의 27.8%는 노동한 만큼의 보수를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한 응답자는 “프로젝트와 BK장학금 등 학생 명의로 나오는 인건비가 1000만원 이상 되지만 일부만 학생에게 지급하는 교수도 있다.”면서 “연구원 인건비 통장과 도장은 교수가 갖고 있으니 돈을 어디에 쓰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증언했다. 교수 가족의 일을 처리하는 등 비서처럼 개인적 업무 지시를 받았다는 대학원생도 11.1%였다. 출장 간 교수의 빈집에 가서 개밥 주기, 이삿짐 날라 주기, 교수 아들의 생일파티 때 풍선 불어 주기, 교수 부인의 비행기표 예매하기 등 ‘개인비서’ 업무는 다양했다. 연구비 유용 등 부정한 지시도 참아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수 개인을 위한 연구비 유용 지시를 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자는 10.5%, 교수가 논문을 가로채거나 자신의 논문을 대필시켰다고 답한 이도 8.7%였다. “중요한 학회지는 교수가 직접 쓰지만 연구실적 채우기용일 때는 조교들에게 주제와 분량을 정해 주고 대필시키기도 한다.”는 증언이 있었다. 졸업을 위한 학위논문 심사 때 지도교수에게는 현금, 심사위원들에게는 상품권을 주는 관행도 계속됐다. 성희롱이나 성폭력에 시달린다는 응답자도 많았다. “여자는 나이들수록 가치가 떨어지니 일찍 결혼해야 한다.”, “여자는 머리가 안 좋아서 공부 많이 해도 훌륭한 사람이 못 된다.” 등 성적 비하 발언을 들은 대학원생은 19.8%였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올 서울대 학생들 ‘총, 균, 쇠’ 가장 많이 빌려 봤다

    올 서울대 학생들 ‘총, 균, 쇠’ 가장 많이 빌려 봤다

    올 1월부터 최근까지 서울대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빌려 읽은 책은 무엇일까. ●최고 인기 도서로도 뽑혀 10일 서울대에 따르면 ‘인류 역사와 문명이 무엇을 통해 발전했는가’라는 인문학적 논제를 과학적인 방법으로 풀어낸 재러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총, 균, 쇠’가 81회 대출돼 1위를 했다. ‘총, 균, 쇠’는 2008년부터 최근까지 총 522회의 대출 횟수를 기록하며 최근 5년간 가장 인기 있는 책으로도 뽑혔다. 연도별로 2008년 6위, 2009∼2011년 2위 등 꾸준히 10위 안에 있었다. 서울대 도서관 관계자는 “그간 비문학 서적은 대출 순위 2~3권에 불과했다.”면서 “그동안의 소설, 에세이 편중 현상이 어느 정도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인문·사회과학 서적 중에서는 리처드 도킨스의 과학서적 ‘이기적 유전자’가 63회 대출돼 3위에 올랐고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은 62회 대출돼 4위를 차지했다. 또 루트번스타인 부부의 인문학 서적 ‘생각의 탄생’은 모두 59회 대출돼 공동 5위를, 미셸 푸코의 ‘감시와 처벌’은 57회로 그 뒤를 이었다. ●2위는 ‘달콤한 나의 도시’ 10위권 안에 든 소설, 에세이 서적 가운데는 한국 작가의 작품이 많았다. 정이현의 ‘달콤한 나의 도시’가 71회로 전체 2위, 천명관의 ‘고래’, 박민규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 각각 57회, 56회였다. 외국 작품으로는 알랭 드 보통의 소설 ‘우리는 사랑일까’와 에세이 ‘불안’ 두 권이 10위 안에 들었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문맹률 98% 솔로몬군도 한글보급 시동

    문맹률 98% 솔로몬군도 한글보급 시동

    ‘도우 마짜라까(안녕하세요).’, 나우꾸 꽈이마 아에오(사랑합니다).’ 소리만 있고 문자가 없는 솔로몬군도에 ‘한글’을 이용한 토착어 표기법이 전파됐다. 서울대가 문맹률이 98%에 이르는 남태평양의 섬나라 솔로몬군도에 ‘한글’을 보급하고 나선 것. 서울대 인문정보연구소는 솔로몬군도 과달까날주의 카리어와 말라이따주의 꽈라아에어를 대상으로 한글 표기를 이용한 토착어 보급에 나섰다고 8일 밝혔다. 솔로몬군도는 60만 인구 가운데 공용어인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1~2%에 불과한 전형적인 문맹국가다. 그나마 사용되는 토착어는 표기할 수 있는 문자가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제대로 된 학교 교육이 이루어질 리 없다. 문자가 없다 보니 토착어 교육은 부실할 수밖에 없고 교실 내 생긴 언어 장벽은 높아만 갔다.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이호영 인문정보연구소 소장은 “솔로몬군도의 높은 문맹률은 절대빈곤 퇴치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어 왔다.”면서 “쉽게 익힐 수 있는 한글표기법이 단기간 문맹퇴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는 지난 1일 아라레 중학교와 낄루사꽐로 고등학교에 한글표기법을 적용한 교과서를 배포하고 본격적인 시범 교육에 나섰다. 카리어와 꽈라아에어의 한글 표기는 자음과 모음을 우리 방식대로 사용하지만 현지어 중 영어 엘(L) 발음은 ‘ㄹ’을 겹쳐 쓴 자음으로, 알(R) 발음은 ‘ㄹ’로 표기해 구분하는 등 발음 특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변형됐다. 교과서에는 현지 민담과 한국 창작동화, 토끼전 등이 담겼으며 모든 글이 한글로 표기돼 있다. 올해 말에는 초등학교 교과서를 개발해 교육을 확대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한글 프로젝트는 유엔 글로벌 콤팩트 한국협회에서 주관하는 ‘5W’(World, Weather, Water, Wisdom, Welfare) 프로젝트의 하나로 추진됐다. 5W 프로젝트는 저개발국을 대상으로 빗물을 활용한 식수 문제 해결, 마을 숲 보존과 복구를 통한 환경 변화 대처, 모국어 기반 교육을 통한 문맹 퇴치와 토착지혜를 발굴해 기록하는 활동 등을 내용으로 한다. 서울대는 한글 보급사업과 함께 빗물을 이용한 용수공급 시설 기술 이전도 진행하고 있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어린이 독서환경도 지역별 양극화 심각

    “아이 혼자 가기엔 너무 멀고 길도 험해서 보낼 엄두를 못 내요.” 전남 화순에 사는 주부 김민서(34)씨는 열살 난 딸과 보름에 한번쯤 도서관을 찾는다. 걸어서 30분 이상 걸리는 곳에 도서관이 있는 데다 가는 길도 외지고 비포장 도로라서 달랑 딸아이만 보낼 수가 없다. 김씨는 “한번 가면 3~4권씩 책을 빌려 오지만 이틀이면 다 읽어버려 아이가 많이 아쉬워한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주부 이윤정(41)씨는 매일 방과 후면 딸(10)의 손을 잡고 도서관에 가는 것이 일과다. 집 근처 어린이 도서관은 걸어서 5분 거리. 이씨는 “지리적으로 가깝다 보니 아이가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도서관을 자주 찾게 됐다.”면서 “자연스레 아이가 다양한 읽을거리를 접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했다. 어린이 독서 환경이 도시와 농촌, 대도시와 중소도시 사이에 심한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출판연구소에 의뢰해 실시한 어린이 독서 및 도서관 이용 현황 조사에 따르면 광주·호남의 공공도서관 접근성은 서울의 3분의1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조사는 전국 15개 시·도 5~10세 자녀를 둔 보호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집에서 10분 거리 이내에 공공도서관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서울 거주자가 66.1%로 가장 높았고 인천·경기·강원(각 59.4%), 부산·경남(각 47.3%), 대구·경북 (각 42.4%), 대전·충청(각 29.0%), 광주·호남(각 21.8%) 순이었다. 지역 규모별로 특별시·광역시 등 대도시는 응답자의 53.8%, 중소도시는 50.60%, 농·어촌 읍·면 지역은 32.0%가 “10분 거리에 도서관이 있다.”고 답했다. 도서관 이용률(1개월에 1회 이상 공공도서관 이용)은 도서관이 거주지와 가깝다고 느낄수록 높았다. 서울과 인천·경기·강원은 각각 70.7%와 71.4%로 70% 선을 웃돌았다. 하지만 그 외 지역 어린이들의 이용률은 지역별로 36~55%에 그쳤다. 도서관 이용률은 독서량과 비례했다. 한 달 평균 어린이 독서량은 대도시가 26.5권으로 가장 많았고 중소도시 20.2권, 읍·면 19.4권 순이었다. 대도시 어린이들이 읍·면 단위 어린이들보다 한달에 7권가량, 연간으로는 85권가량 책을 더 많이 본다는 얘기다. 이용훈 도서관문화비평가는 “도서관 접근성뿐만 아니라 아동도서 구입비 예산도 지역별로 편차가 상당할 것”이라면서 “독서환경의 질적 균형을 맞추기 위해 지역별 맞춤 도서관 증설과 어린이 신간도서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내가 받은 스케일링이 불법이었어?

    내가 받은 스케일링이 불법이었어?

    “겉으로 봐서는 치위생사인지 간호조무사인지 알 수가 없잖아요.” 지난 27일 서울 용산구의 A치과에서 스케일링(치석 제거)을 받은 박유나(26·여·회사원)씨는 시술을 한 사람이 간호조무사라는 걸 알고 깜짝 놀랐다. 박씨는 치과에 “스케일링을 할 자격이 없는 간호조무사가 스케일링 시술을 해도 되느냐.”고 항의했지만 병원 측으로부터 “충분히 교육을 받았고 실무 경험도 많기 때문에 오히려 경험 없는 치위생사들보다 훨씬 나을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간호조무사가 시술 ‘만연’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스케일링, 교정장치 장착, 치아 침착물 제거 등 치과 시술은 반드시 치위생사만 하도록 돼 있다. 간호조무사가 치위생사 업무를 대리하는 것은 불법이다. 하지만 상당수 치과에서 간호조무사가 치위생사의 업무를 대신하고 있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간호조무사의 불법시술에 정작 피해를 보는 건 시술자가 치위생사인지 간호조무사인지 알 리 없는 환자다. 대한치위생사협회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고용주인 치과원장이 숨기면 누구도 쉽게 간호조무사의 불법 시술 여부를 알 수 없다.”면서 “협회차원에서 치위생사가 표시된 명찰을 달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구체적 업무안 내년 5월 시행 하지만 정부는 이런 환자들의 불편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업무 공백을 이유로 간호 조무사의 불법 시술을 점검·단속하는 데 머뭇거리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당장 단속에 나서면 치위생사가 하는 업무에 공백이 생겨 오히려 환자들이 불편할 수 있다.”면서 “또 치과가 한두 곳도 아니고 시민들의 신고 없이 대규모로 단속이나 점검에 나서긴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애매모호한 업무 범위가 간호조무사의 불법 시술을 방조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지난해 11월 이들의 업무 범위를 명확히 구분한 시행령을 마련, 내년 5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홍보를 강화하는 등 불법을 근절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대낮 ‘야전삽 테러’ 당한 강남 초등학교 교실

    대낮 ‘야전삽 테러’ 당한 강남 초등학교 교실

    우울증 치료를 받던 10대가 대낮에 초등학교 교실에 침입, 무차별로 학생들에게 둔기를 휘둘러 6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28일 서울 강남의 유명 사립 초등학교 교실에서 흉기를 휘둘러 학생들을 다치게 한 김모(18)군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다. 김군은 이날 오전 11시 50분쯤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계성초등학교 4학년 교실에 들어가 장난감총으로 학생들을 위협하다 준비해 간 야전삽을 갑자기 휘둘렀다. 김군이 휘두른 흉기에 4학년 장모(11)군이 왼쪽 턱이 5㎝가량 찢어지는 중상을 입었다. 장군 옆에 있던 같은 반 학생 5명도 팔이 부러지고 입술이 찢어지는 등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 김군은 5분가량 난동을 부리다 옆반 남자 교사 2명에게 제압당했다. 당시 아이들은 5교시 특별활동에 대해 회의를 하던 중이었고, 담임 여교사는 교실 뒤편에서 회의를 지켜보고 있었다. 해당 학교에는 사설 경비원이 있었으나 흉기를 든 외부인의 진입을 막지 못했다. 학교 관계자는 “평소 등·하교할 때를 제외하고는 경비원이 있는 정문만 열어두는데 최근엔 옥상공사 때문에 후문을 열어뒀다.”면서 “김군은 들어오는 공사 차량 뒤에 붙어 학교로 들어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때 후문을 지키는 경비원은 없었다. 이 관계자는 “김군은 우리 학교에 아는 학생이 없고 이 동네에 연고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김군은 지난해 3월말부터 4월초까지 인천의 한 신경정신과 병원 폐쇄병동에서 2주간 치료받은 경력이 있고 퇴원 후에도 최근까지 매월 한 차례씩 통원 우울증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군은 범행 당시 ‘열심히 노력해서 언젠가는 성공한다 해도 제겐 절대 바꿀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하면 안 되는 것을 알면서도 저지르니 모두에게 미안하다는 변명은 안 하겠습니다. 제 장례식은 치르지 마시고 남은 시신 처리나 해주세요.’ 라는 내용의 메모를 소지하고 있었다. 경찰은 “김군이 인천에 있는 한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검정고시에 합격한 상태였으며 중퇴한 모교의 교복을 입은 채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야전삽과 모의권총은 친구들과 함께 캠핑을 가기 위해 인터넷에서 구매했다고 진술했다.”밝혔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음란물 없는 e세상으로] 우리 아이가 음란물을 본다면

    [음란물 없는 e세상으로] 우리 아이가 음란물을 본다면

    얼마 전 우연히 중학생 아들의 전자사전을 열어 본 이모(40·여)씨는 숨이 턱 막혔다. 전자사전 속엔 과외 교사가 제자와 성행위를 벌이는 속칭 야동이 여러 편 저장돼 있었다. 이씨는 사춘기 아이들이 겪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하며 애써 모른 척하고는 있지만, 속으론 걱정이 태산 같다. 이씨는 “막상 내 아들이 음란물을 본다는 것을 확인한 뒤 뭔가는 해야겠는데 어디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는 막막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경우 부모가 무조건 아이를 야단치거나 때려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만약 이때 “우리 아들(딸)한테 정말 실망이야.”, “언제부터 이런 거 봤어. 너 오늘부터 컴퓨터 금지야.” 등 다짜고짜 아이를 때리거나 다그치는 강압적인 분위기가 형성되면 아이들은 더욱 숨어서 음란물을 찾아본다고 말한다. 민망함에 모른 척하고 넘어가는 것도 정답이 아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청소년 음란물 중독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어기준 한국컴퓨터생활 소장은 “부모는 최대한 침착하게 대처하면서 아이들이 언제부터 음란물에 노출됐는지 또 중독됐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인지 정보를 모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조건 야단치거나 때리면 되레 역효과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좋아하니?”, “언제부터 봤니?”, “느낌이 어떠니?” 등의 질문을 던져 아이와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것도 주문한다. 당황한 아이가 대답을 꺼리면 “아빠도(엄마도) 네 나이 때 처음 봤어.”라는 식으로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어 아이의 마음을 열게 해야 한다. 이후에는 음란물은 보고 지우도록 유도하고 음란 동영상의 대부분이 과장된 연기나 왜곡된 성의식 등의 내용이라는 점을 확실히 일러 두어야 한다. 남자 아이일 경우 아버지가, 여자 아이일 경우에는 어머니가 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이와 함께 음란물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등 아이가 사용하는 컴퓨터, 스마트폰을 통제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영선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상담교수는 “사춘기 때는 그럴 수 있어 하고 눈감는 것이 아니라 예방 차원에서 아이 성교육에 적극적으로 부모가 나서야 한다.”면서 “컴퓨터보다 더 음지에서 음란물을 볼 수 있는 스마트폰은 늦게 사 줄수록 좋고 컴퓨터에도 반드시 음란물 차단 프로그램을 깔아야 한다.”고 말했다. ●스마트보안관 등 차단 프로그램 설치도 해법 그린아이넷(www.greeninet.or.kr)에서는 인터넷 음란물 차단 프로그램을, 스마트보안관(www.cleanwave.or.kr)에서는 스마트폰 음란물 차단 프로그램을 내려받을 수 있다. 아이의 중독이 심각해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청소년전화(1388), 청소년 탁틴(02-3141-6191) 등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음란물 없는 e세상으로] (2)최대 유포지는 언론사

    [음란물 없는 e세상으로] (2)최대 유포지는 언론사

    국내 종합일간지, 경제지, 스포츠지, 인터넷 통신 등 공신력 있는 언론사 사이트들이 음란성 광고 및 선정적 사진 게재를 서슴지 않으면서 음란물 유포의 또 다른 유통지로 손꼽히고 있다. 인터넷 유통이 금지된 비아그라와 시알리스 등 불법 의약품 판매 광고 사이트와 자사 홈페이지를 연결하거나 19세 이상 성인 정보제공 광고가 버젓이 언론사 인터넷 사이트 내에 존재하는가 하면 모 스포츠지는 아예 성인 음란물 사이트 배너를 홈페이지 상위 코너에 배치, 성인 사이트로 유인하고 있다. 언론사 인터넷 사이트를 스포츠지, 경제지, 종합일간지로 분류해, 음란물 게재 실태를 살펴봤다. 그 결과 선정성 수위가 상당 부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포츠지, 선정적 사진이 홈피에 스포츠지는 다른 언론사 사이트보다 음란성 광고 및 음란성 게시물의 노출 수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문제는 스포츠지 인터넷 사이트의 경우, 각종 스포츠 기사를 비롯해 연예계 기사 등을 주로 담고 있어 청소년들의 접속 빈도가 높다는 데 있다. 청소년들이 굳이 음란 사이트를 접속하지 않더라도 손쉽게 해당 언론사 사이트 등을 통해 음란성 게시물을 접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A 스포츠지는 홈페이지 상위 배너에 ‘성인군자’라는 이름의 코너를 배치해 놓고 있다. 해당 코너를 클릭하면 바로 이름과 주민등록만을 입력하면 되는 성인인증 창이 뜬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만 있으면 청소년이라 하더라도 부모님의 이름과 주민번호를 도용해 충분히 접근할 수 있는 구조다. 이처럼 허술한 성인인증 과정을 거치면 바로 음란물 사이트로 연결된다. 사이트에는 벌거벗은 남녀가 성관계를 나누는 모습의 사진과 각종 성인 영상 음란물이 게시돼 있다. 1개월 9000원 정액제에 가입하면 한 달 내내 사이트의 음란 게시물들을 이용할 수 있다. 심지어 미리 보기 서비스도 시행 중이라 굳이 결제과정을 거치지 않더라도 음란 동영상의 일부를 볼 수 있게 돼 있다. 동영상뿐만 아니라 매거진 기사 코너도 마련돼 있다. 기사 형식을 빌리고 있지만 대부분 음란성 사진과 자극적인 글들로 도배돼 있다. 제목도 노골적이다. ‘거유 천국 일본 VS A컵 맴도는 한국’, ‘노예 플레이 재갈이 좋아요.’ 등 민망하고 선정적인 제목으로 네티즌들의 클릭을 유도하고 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 언론사 사이트를 통해 음란물 사이트로 넘어가더라도 인터넷 창의 맨 윗부분에는 해당 언론사의 제호가 버젓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즉, 해당 언론사의 제호 아래에 각종 성인 음란물이 체계적으로 정리된 형식을 지니고 있다. 해당 음란물 사이트의 오른쪽 윗 부분에는 해당 스포츠지의 계열사인 종합일간지, 주간지, 여성잡지 홈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는 배너도 마련돼 있다. 스포츠지 B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선정적인 포즈를 취한 여성사진들을 한데 모아 놓은 코너가 있다. A사와 달리 성인인증 절차도 마련돼 있지 않다. 또 객원기자가 쓴 서울 신사동의 한 클럽의 파티 기사에선 20대 여성들이 벗은 채 가슴 사이로 야광봉을 끼워넣거나 봉에 매달려 선정적인 춤을 추는 사진이 함께 게재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해당 기사는 한 건에 그친 단발성 기사가 아닌 ‘파티’, ‘밤문화’, ‘모델’을 주제 내건 시리즈물의 일부다. 여러 기사에 선정적 파티 사진이 참고용으로 올라와 있지만, 선정성 수위가 상당한 편이다. 이 언론사의 메인 화면 맨 하단부에 보면 ‘스타 갤러리’라는 스타화보집 모음 배너가 있는데, 주로 비키니 수영복 차림의 여성들이 노골적으로 가슴을 드러낸 모습의 사진들이다. 성인 만화 코너도 있는데 주로 비뇨기과 광고 등과 함께 게재돼 있다. 또 다른 스포츠지 C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C사의 경우 포토·화보 코너를 통해 ‘그라비아’(여성의 비키니 차림이나 세미 누드를 찍은 영상물 또는 화보집), ‘레이싱걸’, ‘치어리더’ 섹션을 따로 만들어 놓고 아무런 제한없이 음란 사진을 열어볼 수 있게 해놓았다. 주로 반라의 여성들이 야한 포즈를 취한 모습의 사진들이다. ●종합 일간지, 선정적 제목들 눈살 종합 일간지들은 스포츠지보다는 음란물 광고 및 음란 사진 게재 수준이 낮은 편이다. 하지만 네티즌들의 클릭을 유도하고자 선정적인 제목을 다는 경우가 많았다. 종합 일간지 D사의 인터넷 사이트는 계열사인 스포츠지 사이트와 연계해 연예인 섹시 화보 등을 성인인증 절차 없이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또 주로 연예기사에서 ‘경성대 전지현 다리 한쪽 들고 섹시 댄스’, ‘섹시 여경 강예빈 감출 수 없는 S라인’, ‘이연두 맞아? 비키니부터 찢어진 스타킹까지 파격 섹시’ 등의 자극적인 제목을 뽑아 네티즌들의 클릭을 유도하고 있었다. 음란성 광고 게재도 별반 다를게 없다. 해당 언론사 사이트에 들어가 ‘5·16, 유신, 인혁당 사건이 헌법가치 훼손했다’라는 제목의 새누리당 대선후보 박근혜 의원의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 기사를 읽다 보면 하단부에 ‘신혼남(男)의 굴욕, 부부들의 위기?’라는 광고가 눈에 띈다. 이를 클릭해보면 L비뇨기과 사이트로 바로 연결되는데 주민등록번호랑 이름만 입력하면 수술 후기 등을 읽을 수 있다. 환자들의 수술 후기 자체를 비뇨기과 측에서 재구성해 ‘너는 거기만 흑인이냐?’, ‘오빠 잘한다고 난리법석을 치면서’ 등의 제목을 뽑아 하룻밤 정사나 부부 성생활 등을 묘사한 내용을 싣고 있다. 심지어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삽화도 있다. 비뇨기과의 자체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된 것들이지만, 해당 사이트는 언론사 사이트에서 광고와 연계되고 있다는 점에서 해당 언론사도 음란글 유포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해당 언론사의 스포츠 섹션에 ‘KIA 치어리더, 우리는 섹시 광주스타일~’이라는 제목으로 여성 치어리더 얼굴과, 유니폼 치마 속 엉덩이를 클로즈업한 사진이 게재되자 네티즌 김남훈(아이디 ‘nhk10003’)씨는 댓글로 “기사의 화보를 꼭 이런 식으로 써야 합니까?”라며 항의성 글을 남기기도 했다. 또 다른 일간지 E사는 개그맨 겸 방송인 곽현화가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전망 좋은 집’이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전하며 곽현화 노출 사진 및 일명 ‘19금 판정’을 받은 곽현화의 ‘싸이코’ 뮤직비디오 유튜브 영상을 걸어놓기도 했다. 이외에도 이연두 섹시 화보 등도 별다른 절차 없이 누구나 볼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경제지, 민망한 광고 즐비 경제지는 민망한 광고 문구를 내건 음란성 광고 게재가 눈에 띈다. 경제지 G사의 경우 ‘수술 없는 질 수축, 남편이 더 좋아해’라는 선정적인 내용의 광고들이 즐비하다. 심지어 이 언론사 사이트 내에서 ‘20대녀 떡실신 시킨 남자의 비법’이란 문구의 광고 배너를 누르면 비아그라 판매 사이트로 바로 이동된다. 비아그라는 현재 의사 처방 없이 인터넷상에서 유통이 금지된 상태다. 언론사에서 불법 행위를 독려하고 있는 셈이다. 광고 배너 외에도 스포츠지, 일간지와 마찬가지로 해당 언론사 사이트 또한 비키니 차림의 여성 스타 화보를 노출하고 있다. ‘이제니 다 벗었다. 원조 베이글녀의 위엄’ 등 자극적인 제목이 많다. 또 다른 경제지 I사 홈페이지에선 주민등록번호랑 이름을 입력해 성인인증 절차를 거치면 성인만화를 볼 수 있다. 그런데 만화의 내용이 원색적이고 성행위 묘사에 집중한 그림이 대다수다. 비록 만화지만 수위는 거의 포르노 수준이다. 문제는 노골적인 음란물 게시에 열을 올리는 전문 사이트에도 있지만 더 심각한 것은 성범죄가 쏟아질 때마다 음란물과의 전쟁을 외치며 관련 기사를 쏟아내는 언론사도 음란물 유통 구조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이와 관련,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언론사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음란물로 연상되는 광고와 사진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성범죄 사건이 날 때마다 음란물 근절에 목소리를 높이는 언론이 이런 이중적 행태를 보여선 안 된다.”면서 “유료 음란물 사이트로 연결되게 만든 언론사도 있는데 황당하다. 언론사들이 사람들을 관음증 환자로 만들어가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안 팀장은 “언론사 스스로 책임을 지든지 정화 활동에 나서야 한다.”면서 “언론사 홈페이지를 19금 사이트로 등록하도록 나서야 할 판”이라고 비꼬았다. 명희진·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수시원서 바꾸려고…” 1박 2일 잠입한 모녀

    서울 동작경찰서는 25일 이미 제출한 대학입학 서류를 바꿔치기하기 위해 몰래 학교 건물에 들어간 박모(46), 신모(20)씨 모녀를 업무방해 혐의로 25일 입건했다. 박씨 모녀는 지난 24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의 수시전형 서류 접수 장소인 본관 3층 회의실에 들어가 신씨가 낸 입학 지원 서류를 새로 준비한 서류로 바꿔 놓은 혐의를 받고 있다. 중앙대 관계자는 “박씨 모녀는 24일 학교에 숨어들어 지원 서류를 바꿔치기한 뒤 다음 날 오전 6시에 청소원들이 문을 열어 놓은 틈을 타 몰래 빠져나오려다 학교 경비원에게 덜미를 잡혔다.”고 밝혔다. 신씨는 모 대학 휴학생으로 의과대학 입학사정관 전형에 원서를 넣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대 관계자는 “이미 서류 30만장에 달하는 지원서를 전자문서화했기 때문에 바꿔치기가 성공했다 하더라도 당락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입학사정관전형이 학생의 인성과 잠재적 가능성을 판단하려는 취지라는 점을 고려할 때 신씨가 불법적인 방법을 썼다는 것만으로도 불합격 사유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몹쓸 아빠’ 중학생 딸 2년간 상습 성폭행

    초등학생 때부터 2년간 친딸을 수차례 강제 추행하고 성폭행한 40대 남성이 검찰에 구속 기소됐다. 의정부지검 형사3부(부장 임용규)는 20일 친딸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김모(47)씨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檢, 친딸 성폭행한 40대 친권 상실 청구 김씨는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경기 연천군 자신의 집에서 식구들이 잠자는 틈을 타 중학생인 딸(14)을 5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또 딸이 초등학생이던 2010년부터 딸을 5차례 강제 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김씨의 딸이 지난 7월 자살을 시도하는 등 정신적인 충격이 심각한 것으로 확인하고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심리 치료와 경제적인 지원을 의뢰했다. 검찰은 김씨가 친권을 남용한 것으로 보고 의정부지법에 김씨의 친권 상실을 청구했다. 한편 가정과 직장을 가진 평범한 가장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7월까지 서울 동작구, 서초구 등지에서 여성 7명을 연달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이모(35)씨는 주로 오전 2~4시에 술을 마시고 혼자 귀가하는 여성을 노려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성폭행 신고를 받은 경찰은 성범죄가 3건 더 있는 것을 확인하고 여죄가 있는지 조사 중이다. ●광주선 사장이 알바생 성폭행 광주에서는 바를 운영하는 김모(28)씨가 20일 오전 7시쯤 자신의 업소 아르바이트생인 A(21·대학2년 휴학)양의 자취방(고시텔)에서 A양이 잠든 사이 손발을 스타킹으로 묶고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한상봉·명희진기자 hsb@seoul.co.kr
  • 학폭 ‘상담교사 1000명 증원’ 없던 일로

    정부가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전문 상담교사를 내년에 1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단 한 명도 증원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 초 학교폭력 문제로 여론이 악화되자 급한 김에 전문 상담교사 확충안을 내놓았다가 이제 와서 슬그머니 백지화한 것이다. 전문 상담교사는 지역교육청과 학교 현장에서 학교폭력, 교우관계, 학업성적 등과 관련해 학생들의 고민을 들어 주고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교사들이다. 2005년 처음 제도가 도입됐다. 지난 17일 교육과학기술부가 각 시도 교육청에 내려보낸 2013학년도 전문 상담교사 가배정 인원은 총 1211명이다. 학교 배치 교원이 903명이고 지역교육청 배치 순회 교원이 308명이다. 현재 공립학교에 배치된 전문 상담교사 정원 1211명에서 한 명도 늘어나지 않은 것이다. 신규교사 선발 정원의 기준이 되는 가배정 인원이 동결되면서 내년까지 1000명을 증원하겠다던 교과부의 계획은 불과 반 년 만에 없던 일이 됐다. 교과부는 당초 ‘9월까지 500명의 상담교사를 증원해 모두 1383명을 배치한다.’고 했지만 신규 채용은 250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절반은 전직 교사들로 채워졌다. 또 선발된 전문 상담교사 가운데 500여명만 일선 학교에 배치됐고 나머지 인력은 각 교육지원청에 설치된 위(Wee)센터에 소속돼 순회 상담을 하고 있다. 성나경 전국전문상담교육자협회 대표는 “정부는 무슨 일이 터질 때만 전문 상담교사 임용을 늘리는 등 일관성 없는 정책을 펴고 있다.”면서 “전남의 한 지역에서는 교사 1명이 수백 개의 섬을 담당해 하루에 배를 네 번씩 갈아타고 학교를 돌기도 한다.”고 말했다. 교과부의 교사 증원 추진이 번번이 실패하는 이유는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에서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공무원 정원을 늘리는 데 반대하기 때문이다. 전문 상담교사 1000명 증원은 지난 2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학교폭력 근절 대책에 포함된 내용이었지만 행안부는 이후 최대 500명까지만 선발하도록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학생 수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교사만 더 뽑을 수 없다.”면서 “상담 자격증을 가진 현직 교사를 전문 상담교사로 전환하는 등 교과부가 스스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2020년까지 정규직 전문 상담교사 4200여명을 배치한다는 계획을 고수하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공무원 정원을 늘리기 어렵다면 사립학교에서라도 상담교사를 많이 채용하도록 학교에 지원금을 주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 대표는 “사설 교육기관에서 상담 과정을 수료해 자격증을 취득한 상담사를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자질 문제는 물론 학교를 전전하는 떠돌이 상담사를 양산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윤샘이나·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석사보다 못한 서울대 박사 취업률

    서울대 박사 취업률이 지난해 처음으로 석사 취업률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고학력 취업 희망자를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된 데다 대학과 연구소 등에서 박사 채용을 줄이고 있는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된다. 17일 서울대의 2011년 졸업생 취업·진학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대학원 박사 졸업생의 취업률은 70.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진학자, 입대자를 제외한 972명 중 683명이 취업했다. 반면 석사 졸업생의 취업률은 72.5%(1497명 중 1085명)로 박사 취업률을 앞질렀다. 박사 취업률이 석사보다 낮아진 것은 서울대가 석·박사 분리 집계를 시작한 2000년 이래 처음이다. 석사 취업률은 2002년 74.8%, 지난해 72.5%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같은 기간 박사 취업률은 87.9%에서 70.3%로 급락했다. 박사 취업률 하락세는 2009년 83.4%, 2010년 73.0%, 2011년 70.3% 등 최근 들어 두드러지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박사 학위자들이 주로 가는 곳이 대학이나 기업, 정부기관 부설 연구소인데 불황으로 모두 예산을 줄이는 추세”라면서 “장기적으로 박사 배출 대학 수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만들자, 원하는 모든 것을

    벤처인이나 발명가들이 값비싼 시제품 제작을 공짜로 할 수 있는 공간이 국내 최초로 만들어졌다. 우주비행 직전에 꿈이 무산돼 ‘미완(未完)의 우주인’으로 불리는 고산(36) 타이드인스티튜트 대표가 15일 경기 수원 영통동 경기지방중소기업청에 문을 여는 ‘셀프제작소’다. 타이드인스티튜트는 고 대표가 설립한 창업 지원 비영리 단체다. 셀프제작소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활기를 띠고 있는 ‘테크샵’, ‘팹랩’ 등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레이저 커터, 3차원 프린터, CNC 밀링 등 시제품 제작에 필수적이지만 값이 비싼 장비들을 한곳에 모아 놓고 발명가, 예술가, 사업가 등 누구나 장비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공간이다. 기계 사용법과 제작 방법을 두고 자유로운 공유와 토론도 이뤄진다. 셀프제작소는 주당 약 8000원의 의무보험료만 내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자세한 이용안내는 타이드인스티튜트 홈페이지(www.tideinstitute.org) 참조.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강력범죄 해결책은 복지 사회안전망 확충이 해답”

    “강력범죄 해결책은 복지 사회안전망 확충이 해답”

    “강력 범죄의 해결책도 결국 복지에 있습니다. 경찰관 수를 늘리고 교도소를 많이 짓는다고 해서 범죄가 줄어드는 것이 결코 아니지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북유럽 복지이론의 석학 스벤 호트(62·스웨덴) 서울대 교수는 한국이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가 되려면 그 해법을 사회복지에서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호트 교수는 12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범죄 예방은 근본적으로 경찰·교도소의 확충에 있는 게 아니라 생존 위험에 몰린 사람들을 위해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올 2학기부터 서울대 강단에 선 그는 스웨덴의 명문 스톡홀름대 교수를 거쳐 쇠데르턴대 부총장 등을 지냈다. 그가 1990년에 쓴 ‘스웨덴의 사회정책과 복지국가’는 복지이론의 필독서로 통한다. 1996년 스톡홀름대에서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가르친 인연으로 일본, 동유럽 등 여러 대학의 요청을 물리치고 서울대를 택했다. “사회를 유지하는 데에는 일정한 비용이 들고 그 비용은 규모가 한정돼 있기 마련이지요. 정해진 비용을 스웨덴처럼 사전(事前) 복지에 투자하는 게 더 효과적인가 미국처럼 경찰, 교도소, 죄수의 인권 등 사후 관리에 쓰는 게 더 효과적인가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호트 교수는 복지 때문에 재정난을 겪고 있는 남유럽의 사례도 언급했다. 그는 “복지 확대만 이야기하고 누구도 부담하지 않으려 하면 결국 스페인, 그리스처럼 국가 전체가 매우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연말 한국의 대통령 선거와 관련, “선거철이 되면 정치인들은 직장을 만들어 준다는 둥 무상 복지를 확대한다는 둥 선정적인 단어를 구사한다.”면서 “이들은 선거에서 뽑혀야 하기 때문에 포퓰리즘적이 될 수밖에 없는데 스스로 말한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실제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를 유권자들은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생수는 학교정수기… 식권은 묶음할인… 교재는 헌책으로

    생수는 학교정수기… 식권은 묶음할인… 교재는 헌책으로

    #.숙명여자대학교 언론정보학과에 재학 중인 이모(23)씨는 주거비를 절약하고자 지난 6월부터 2평(6.6㎡)짜리 옥탑방에서 친구와 함께 살고 있다. 보증금 500만원은 친구가 냈고, 이씨는 월세 40만원 중 25만원을 부담하고 있다. 이씨는 생수 사먹는 돈조차 아까워 1.5ℓ 빈 페트병을 이용, 매일 학교 정수기에서 물을 떠 와 마시곤 한다. 지난 폭염 때에는 냉방비를 줄이려고 친구와 함께 창문을 아예 떼어놓고 지내기도 했다. 해마다 오르는 등록금과 고물가의 영향으로 주머니 사정이 더 어려워진 대학생들이 ‘반값 생활비’ 실현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새 학기 전공 서적을 헌책으로 사거나 월세를 절약하기 위해 친구들과 쪽방에서 동거하는 등 빠듯한 생활비를 더 줄이기 위한 방법에 팔을 걷어붙인 것. 2학기 개강이 이어진 9월 첫 주, 서울 각 대학 총학생회는 앞다퉈 중고 전공책을 거래하는 ‘벼룩시장’을 마련했다. 숙대는 지난 10일부터 학생회관에서 중고 책 장터를 운영 중이다. 학생들로부터 접수된 350권의 헌책 가운데 첫날 오전에만 280권가량이 팔렸다. 전혜진 부총학생회장은 11일 “한 학기당 이수하는 학점에 해당하는 전공책을 새것으로 사려면 수십만원의 돈이 들지만, 중고 전공책은 새책 가격의 절반 가격인 경우가 많아 학생들의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연세대학교 총학생회도 단과대 학생회 등과 연계해 지난주 오픈마켓이라는 이름으로 중고 전공책 장터를 열었다. 400권가량의 헌책이 판매됐다. 오프라인 중고 전공서적 장터를 운영하지 않는 대학의 학생들은 온라인 중고 서적 쇼핑몰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전국 5개의 중고책 오프라인 서점과 온라인 중고 서점을 운영 중인 알라딘에 따르면 지난달 중고 서적 코너의 대학교재 판매율은 2010년 같은 기간 대비 5.6배 증가했다. 생활비 절약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대학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연대는 개강 한 달 전 대학가 이사철을 맞아 매년 2월과 7월, 이른바 ‘무빙위크’(moving week)를 진행하고 있다. 무빙위크란 학교 기숙사나 인근에서 자취나 하숙을 하는 학생들 가운데 혼자 이사하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1t 트럭을 이용, 학생들이 이사를 도와주는 일종의 ‘이사 품앗이’ 활동이다. 이외에도 연대 총학생회는 학생 식당을 이용하는 학생들을 위해 식권을 미리 구매하면 일정 금액 할인해 주는 제도도 실행하고 있다. 김정은·명희진기자 kimje@seoul.co.kr
  • ‘거마대학생’ 중간 간부 출신 강동·광진으로 옮겨 다단계

    남녀 대학생들을 대규모로 합숙시키며 불법 다단계 판매원으로 동원해 충격을 주었던 이른바 ‘거마 대학생’ 사건의 주역들이 다시 같은 일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불법 다단계업체 대표 최모(30)씨 등 8명을 방문판매법 위반 혐의로 11일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2009년 7월부터 올 6월까지 강동구 천호동과 광진구 능동에 사업장을 차려놓고 S(21·여)씨 등 대학생 146명을 합숙시키면서 싼 물품을 비싼 값에 팔아 약 4억 6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와 다른 2명은 송파구 일대의 ‘거마 대학생’ 다단계 조직의 중간 간부 출신으로 2009년 6월 각각 200만원 벌금형을 선고받은 뒤 단속을 피해 강동구와 광진구 일대로 옮겨왔다. 이들은 “방송국 보조요원이나 물놀이장 안전요원으로 취직시켜 주겠다.”고 속여 대학생들을 모았다. 피해자들은 취직은 되지 않은 채 처음 사나흘간 다른 친구를 유인하는 방법 등을 하루 19시간 가까이 교육받으면서 합숙 생활을 했다. 최씨 등은 피해자들에게 커피, 오디즙, 치약, 비타민 등 생활용품을 시가보다 10배 이상 비싼 값에 사도록 하고 “새로운 판매원을 데려오면 그들이 물건을 산 금액의 17%를 떼주겠다.”고 유인했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는 제2금융권에서 1000만원 이상 대출을 받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로 돈을 번 대학생은 없었으며 속았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고도 최씨 등의 감시로 달아나지도 못했다. 결국 피해자 중 한 명이 심야에 감시소홀을 틈타 숙소를 탈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피해자 일부는 부모에게 거짓말로 송금받은 돈을 갚지 못해 그 돈을 벌어야 한다고 했다.”면서 “이들이 또 다른 다단계 업체로 옮겨갈 수 있어 지속적으로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서울대 세계대학평가 37위

    서울대가 영국의 대학평가 기관인 QS(Quacquarelli Symonds)에서 실시한 2012년 QS 세계대학평가(QS World University Rankings)에서 37위를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순위는 지난해 42위에서 다섯 계단 오른 것으로 서울대는 평가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서울대는 학계 평판, 기업계 평판, 연구영향도 항목으로 평가하는 학문분야별 세계 순위에서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외국인 교수 및 학생 항목에서는 낮은 점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학평가는 학계평판(40%), 연구영향도(20%), 교수 대 학생 비율(20%), 기업계 평판(10%), 외국인 교수 비율(5%), 외국인 학생 비율(5%)을 합산해 발표됐다. 1위는 미국의 MIT, 2위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3위는 미국 하버드대가 차지했고 도쿄대는 30위에 올랐다. 한편 국내 대학 중에는 카이스트가 63위, 포스텍이 97위로 세계대학 100위권에 들었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
  • 여기자協 ‘기자가 되는 길’ 워크숍

    한국여기자협회는 오는 14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한국언론진흥재단 후원으로 ‘2012 기자가 되는 길’ 워크숍을 개최한다. 이종원 조선일보 부국장이 언론사가 원하는 인재상을 소개하고, 명희진 서울신문 사회부 기자가 입사 과정의 경험담을 들려주는 등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취업 정보를 제공한다. 참가비는 무료이고 남녀 모두 참석 가능하다. (02)313-3556.
  • 성범죄 잠재적 피해·가해자 가출 청소년들…24시 들여다보니

    성범죄 잠재적 피해·가해자 가출 청소년들…24시 들여다보니

    성범죄 피해 문제는 가정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가출·학업중단 등 ‘벼랑 끝 청소년’도 똑같이 부딪치는 문제다. 차이점이라면 벼랑 끝에 선 청소년들이 스스로 범죄를 저지르는 위기상황에 처해 있다는 점이다. 가정여건 등의 위기요인으로 조화로운 성장과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이른바 ‘위기 청소년’이 2010년 기준 전체 청소년의 17%인 87만여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위기 청소년의 대표격인 10대 가출 청소년의 하루를 들여다봤다. #“여러 번 손목도 그어 보고 술도 마시고 아파트 옥상에도 올라가 봤어요…. 죽으려고요.” 1년 전 처음으로 가출했다는 김모(17)양의 넋두리다. 초등학교 때부터 술만 마시면 기분이 안 좋은지 아무 이유 없이 자기를 손찌검하는 아버지가 싫어서였다. 하지만 4일 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새어머니 지갑에서 훔친 3만 5000원으로 시내를 쏘다니고 찜질방에서 시간을 보냈는데도 비용은 만만치 않았다. 배 고픈 것을 참을 수 없어 집으로 돌아왔지만, 그 후 일주일 단위의 가출은 7~8차례나 계속됐다. 김양은 지난 5월 다시 집을 나왔다. 이번엔 4개월째다. 다니던 실업계 고등학교에서는 “아마 잘렸을 거예요.”라고 했다. “처음에는 집을 벗어나니까 좋았어요. 근데 시간이 지나면 있을 곳도 없고 뭐 하나를 하더라도 항상 돈이 필요한 것을 느꼈어요. 그래서 남자 만나고 술 마시고 여관 가서 잠도 자고 그러는 거죠.” 김양은 정오쯤 일어나 PC방을 찾는다고 했다. 인터넷 채팅을 통해 하루하루 숙식을 해결해 줄 ‘스폰서’를 찾기 위해서다. “노래방이나 모텔 같은 데서 한번 자주면 한 3만원쯤 받는데 어떤 사람은 별도로 용돈도 줘요. 잘 곳도 생기고….” 이날도 채팅을 통해 스폰서 아저씨가 정해졌다. 스폰서를 구하지 못하는 날엔 전에 벌어놓은 돈으로 찜질방을 향한다. 김양은 “변태 같은 아저씨들 때문에 짜증이 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친절한 편”이라며 “공원에서 노숙을 하더라도 집에 가는 것보다는 밖이 낫다.”고 말했다. #박모(17)군은 가출 횟수만 20회가 넘는다. 이혼한 부모님과 떨어져 조부모 밑에서 지내던 박군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친구를 따라 무작정 집을 나섰다. 그렇게 시작한 가출은 습관이 됐다. “그냥 집이 답답해서 나왔어요. 엄마 아빠랑 연락되는 사람은 없어요.” 박군은 가출 청소년을 위한 단기 쉼터에도 있어 봤지만 답답해서 나왔다. “집에 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나왔죠. 잠은 아파트 계단이나 공원 등지에서 잤어요.” 대형마트 시식 코너에서 허기를 채우거나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등을 훔쳐 먹었다. 오토바이를 훔치다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박군은 인터넷 카페에서 만난 ‘가출팸’(함께 모여 지내는 가출 청소년 집단)과 공원 등지를 돌아다니며 오전을 보낸다. 이달 말 오토바이 절도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게 되는 그는 재판이 ‘무서워서’ 다시 집을 나왔다고 했다. 오후에는 춘천의 한 편의점에서 시급 4500원을 받고 아르바이트를 한다. 돈은 6명의 가출팸 중 가장 나이 많은 ‘방장’이 관리하는데 각자 회비처럼 아르바이트한 돈을 모아 여관이나 모텔에서 잠을 잔다고 했다. “애들 보면 대부분 앵벌이 뛰거나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많이 해요. 뭐 급하면 집에 가서 돈 훔쳐서 다시 나오는 애들도 많아요.” 오후 11시, 아르바이트가 끝나면 박군은 가출팸과 PC방에 간다. PC방에서 박군은 같이 놀 가출팸 여자를 구하기도 한다. “같이 담배 피우고 오토바이 태워 주고, 잘하면 걔네랑 잠도 자고….” 박군은 지금 생활에 크게 불만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래도 엄마랑 살면 더 낫지 않을까요.”라며 말끝을 흐렸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