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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생 절반 상경계 선택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생 절반 상경계 선택

    2009년 서울대에 자유전공학부가 개설된 뒤 올해까지 재학생의 절반 이상이 경영학 등 상경계열을 전공으로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가 학생 자율성을 강조하며 독창적인 학생 설계 전공의 길을 열어 뒀지만 정작 학생들은 여전히 상경계열이나 고시에 유리한 인기학과를 선택해 왔다는 얘기다. 서울대가 13일 지난 5년간 학생들의 전공 선택 현황을 집계한 결과 자유전공학부 재적생 637명 가운데 경제학과 경영학을 전공으로 선택한 학생은 334명으로 전체 학생의 52.4%에 달했다. 단일 학과 기준으로는 사회대의 경제학과를 전공으로 선택한 학생이 18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영대 경영학과 147명, 정치외교학부(외교전공) 59명 순이었다. 대학별로는 사회대를 선택한 학생이 379명으로 가장 많았고 자연대 163명, 경영대(경영학부) 147명, 인문대 55명, 공과대 47명, 농생대 6명, 미술대 9명, 생활대 5명, 음악대 2명 순이었다. 자유전공학부의 가장 큰 특징인 ‘학생설계전공’을 선택한 학생은 5년간 40명에 불과했다. 학생설계전공은 학생 스스로 여러 학과의 수업들을 조합한 후 학교의 허가를 받아 독창적인 전공을 만드는 과정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상경계열에 대한 쏠림 현상이 전공 신청을 받는 동안 계속돼 왔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전공 선택 기간인 5월과 11월에는 자녀가 상경계열을 선택하기를 원하는 부모들이 학교를 찾아오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전했다. 한편 학생들이 선택하는 학과 수는 학기별로 점점 늘어나 다양성을 추구하는 요즘 학생들의 특징이 반영됐다. 2009년 자율전공학부가 개설된 첫해에 입학한 학생들이 선택했던 학과 수는 17개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36개로 늘었다. 김범수 자유전공학부 부학부장은 “2009년 신입생이 전공을 택한 2010년 상경계열 선택이 55.4%에 육박했지만 매년 수치가 줄어들어 지난해에는 29.6%로 주는 등 학생들의 선택이 다양해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사회 분위기를 비롯해 학부모가 선호하는 전공이 있어 학생들이 아직까지 여기서 자유롭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장애, 힘들어도 꿈은 멈출 수 없죠

    장애, 힘들어도 꿈은 멈출 수 없죠

    “장애를 큰 치부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저보다 어려운 상황에서 꿈을 이룬 사람들을 생각하면 여기서 멈출 수 없다고 생각해요.” 생후 8개월 때 뇌성마비를 앓아 뇌병변 2급 장애를 갖게 된 서울 상암고 3학년 이석현(20)씨. 그가 어려운 신체조건을 극복하고 2013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 인문대학 인문계열에 합격했다. 이씨는 3일 “합격 소식을 듣고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다”면서 “응원과 도움을 아끼지 않았던 어머니와 선생님, 친구들 생각이 많이 난다”고 말했다. 이씨는 두 다리와 오른손이 불편하다. 5년 전에는 계속 굽어가는 다리 근육과 뼈 10여곳을 절개하는 대수술로 학업을 1년 중단하기도 했다. 어머니는 그런 이씨의 다리가 돼주었다. 어머니는 걸을 수 없는 이씨를 업고 매일 등하교를 도왔다. 주변에 힘이 되는 친구도 많았다. “엘리베이터로 올라갈 수 없는 옥상에서 체육 수업을 할 때마다 한 친구가 묵묵히 업어 데려다 주기도 했어요.” 병원 생활을 오래 한 데다 어렸을 적 친구들의 놀림도 많이 받아 소극적이던 그를 바꾼 것은 장애인 국악 사물놀이 공연단 ‘땀띠’에서의 활동이었다. “2003년부터 장애인 5명으로 이뤄진 사물놀이 공연단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됐어요. 땀띠 공연 때 낯선 관중이 많은 무대에 서면서 적극적으로 변하고 자신감도 생긴 것 같아요.” 그는 작년 땀띠를 통해 친화력과 열정으로 장애를 극복한 모범 학생으로 ‘대한민국 인재상’을 받았다. 땀띠는 평창 스페셜 올림픽 개막 공연 무대에 서기도 했다. “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공부해 교수나 연구원이 되고 싶고, 동아리 활동도 하고 책도 많이 읽고 싶어요. 땀띠 활동도 계속해 전문 국악 연주자의 꿈도 함께 이룰 겁니다. 부족하지만 ‘재능 기부’를 통해 경험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수치 “故 김대중 前 대통령 뵙지 못해 유감입니다”

    수치 “故 김대중 前 대통령 뵙지 못해 유감입니다”

    방한 마지막 날인 1일 아웅산 수치 여사는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을 찾아 이희호 여사를 예방했다. 한국과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산 증인인 두 사람이 직접 만난 것은 처음이다. 이 여사가 “남편이 살아계셨다면 상당히 기뻐하셨을 겁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여사님의 건강과 자유를 갈망하셨어요”라고 인사를 건네자 수치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을)만날 기회가 없어 너무 유감입니다”라고 답했다. 이 여사는 또 “앞으로 꼭 버마의 대통령이 되셔서 국민이 자유롭고 평화로운 버마를 만드시길 바란다”고 말했고 수치 여사는 “아시아에서 첫 번째는 아니지만 가장 좋은 방식으로 이루겠다”고 밝혔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과 자신이 각각 쓴 ‘實事求是’(실사구시), ‘寬仁厚德’(관인후덕)이 새겨진 백자 도자기를 수치 여사에게 선물했고, 수치 여사는 미얀마 현대 미술가의 그림 1점을 답례로 건넸다. 수치 여사는 이 여사와 회동에 배석한 송영길 인천 시장과도 만나 대화를 나눴다. 송 시장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국제사회의 힘을 모아주기를 요청하는 등 동료 의원들과 여사님의 가택연금 해제를 위해 노력했다”고 회고한 뒤 “가택연금이 해제되었을 때 제가 직접 전화드린 거 기억하시나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수치 여사는 “가택연금 동안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 것을 잘 알고 있다. 여러분들의 도움 덕분에 지금 우리가 자유를 얻었다”고 화답했다. 이에 앞서 수치 여사는 재한 미얀마 교민들과 만나 “버마 민주화를 위해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면서 “버마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400명이 넘는 미얀마 교민들은 수치 여사가 모습을 드러내자 일제히 “여사님, 건강하세요!”라고 외치며 크게 환영했다. 교민 녜인마웅탄(32)은 “한국에 온 지 9년 동안 가장 행복한 날”이라면서 “지금껏 고생했던 일들이 모두 잊혀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서울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수치 여사는 ‘아시아의 민주주의와 개발’이라는 주제로 특별 강연을 했다. 이번 강연에는 한국에서 유학 중인 미얀마 학생들을 비롯해 우간다, 감비아 등 개도국 학생들 수십여명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수치 여사는 “민주주의의 기본은 자유, 정의, 안보에 대한 개념”이라며 “민주주의를 경제자유화와 연관 짓는 경우도 있는데 진정한 민주 강국은 인간에 대한 가치가 제대로 확립된 곳”이라고 강조했다. 수치 여사는 지난달 28일 한국을 찾아 4박 5일간의 바쁜 일정을 마치고 이날 저녁 출국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서울대 총 3361명 선발… 특목고 출신 2.4%P 늘어

    2013학년도 서울대 합격자 중 특목고 출신은 소폭 늘어난 반면 일반고 출신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올해 서울대 입학이 확정된 3361명을 고교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외국어고, 과학고 등 특목고 출신은 22.4%로 지난해 20.8%에 비해 2.4%포인트 증가했다. 일반고 출신은 69.9%로 지난해 71.9%에 비해 2.0%포인트 감소했다. 출신 지역별로는 지난해와 비교해 서울과 광역시가 각각 1.4%포인트, 1.2%포인트 줄었고 시와 군 지역은 각각 1.3%포인트씩 증가했다. 특히 군 단위 출신의 비율은 2011학년도 5.1%, 2012학년도 5.6%, 올해 6.9% 등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합격자를 1명 이상 배출한 고등학교는 912곳으로 지난해보다 6개교 증가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국정원 직원 정치댓글 120개” 글 없다던 경찰 알고도 숨겼다

    국가정보원 여직원 김모(29)씨의 대통령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김씨가 정부와 여당에 유리한 글을 인터넷에 100여건 올린 사실을 알고도 이를 숨긴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경찰은 그동안 김씨가 인터넷에 찬반 표시를 한 것과 개인적인 글을 올린 것 외에 대선과 관련된 글을 쓴 것은 없었다고 밝혀 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김씨가 지난해 8월 28일부터 불법 선거운동 의혹이 불거진 12월 11일까지 인터넷 사이트 ‘오늘의 유머’와 ‘보배드림’에 각각 91개, 29개 등 모두 120개의 글을 게시한 것을 확인했다고 31일 발표했다. 해당 글들은 4대강 사업, 해군기지 건설 등 정치·사회적으로 첨예한 갈등이 있었던 이슈를 다뤘으며 대부분 정부나 새누리당에 유리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경찰의 잇단 말바꾸기다. 대선 사흘 전인 지난해 12월 16일 경찰은 대선 후보와 관련한 김씨의 댓글 흔적이 없다는 중간수사 결과를 한밤중에 서둘러 발표했다. 당시 경찰이 무리한 발표를 한다는 의혹이 일었다. 경찰은 지난 3일에는 “김씨가 올린 글도 있지만 대선과 직접 관련된 게 아닌 사적인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지난 3일 중간 수사 발표 당시 이미 인터넷 검색을 통해 김씨가 올린 글의 내용 대부분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당시 대선 후보 3명의 이름과 소속 정당 명칭을 키워드로 해서 대선 관련 글 여부를 판단했으나 글에 이런 내용이 없어 발표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대선 직전 김씨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만 조사하고 성급하게 수사결과를 발표한 데다 김씨가 민감한 사안에 대해 글을 올린 것을 뒤늦게 시인하는 등 경찰 수사 배경에 대한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김씨가 예민한 정치문제에 대해 특정 정당을 옹호하는 내용을 작성한 만큼 공직선거법이나 국정원법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국정원은 “김씨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비방하는 인터넷 글을 게재한 사실이 없으며 김씨가 올린 글은 인터넷상의 정상적 대북심리전 활동 가운데 하나”라고 반박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총리후보 전격 사퇴] “불통 인사 시스템 안 바뀌면 고질 반복”

    박근혜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지명된 김용준 총리 후보자가 잇따른 비리 의혹 속에 29일 전격 사퇴하자 시민들은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구태의연한 인사 검증 시스템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국민과의 소통도, 철저한 검증도 없이 이뤄진 밀실 인사의 한계라는 의견이 많았다. 대학생 류민종(25)씨는 “물밑에서 쉬쉬하며 총리 후보자를 인선한 과정부터 잘못된 것이었다”면서 “이제부터라도 시스템에 의한 철저한 검증 방식을 적용해 의혹 없는 총리 후보가 나오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주부 구영숙(49)씨는 “박 당선인의 폐쇄적인 인사시스템에 대한 반성적 성찰이 없으면 이후에도 유사한 사례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헌법재판소장까지 거친 사람을 국무총리 후보로 밀었다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의 근간인 삼권분립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간사는 “박근혜 당선인이 민생살리기, 사회통합을 얘기해 온 만큼 낮은 자리에서 소통할 수 있는 복수의 후보를 추려 국민의 검증을 거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부동산 투기, 병역비리, 탈세 등은 공동체 질서를 짓밟는 행위인 만큼 다음 후보는 이런 보편적 기준을 통과할 수 있는 깨끗한 사람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저 사람이면 법과 원칙을 지킬 수 있겠다’고 국민이 신뢰할 만한 후보를 내달라는 요구도 이어졌다. 주부 이익순(53)씨는 “각종 의혹이 쏟아지는 사람을 총리로 세운다면 여전히 사익을 도모하고 국민을 기만하지 않겠느냐”면서 “대통령 눈치만 살피는 측근 총리가 아니라 소신을 갖고 국민을 삶을 살피는 사람을 차기 총리로 지명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회사원 이규종(30)씨도 “박근혜 정부가 출범도 하기 전에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는 국민의 심정이 어떻겠느냐”면서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법조인 김찬규(33)씨는 “지금 상태라면 박 당선인도 MB와 다름없는 ‘불통(不通)정권’의 오명을 이어갈 공산이 크다”면서 “지금부터라도 대선 때 외치던 초심을 살려 국민의 마음을 살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서울대, 9월 입학 美학기제 도입 검토

    서울대가 3월부터 시작하는 현행 학기제를 9월부터 시작하는 미국식 학기제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한다. 서울대는 29일 비공개 확대간부회의에서 도쿄대와 학기제 변경을 집중 논의하는 등 가을학기제 도입에 대한 본격적인 물밑 작업에 나섰다. 회의에는 오연천 총장을 비롯한 서울대 간부급 교수들과 도쿄대에 에가와 마사코, 하네다 마사히, 요시미 순야 부총장 3명 등이 참석했다. 순야 도쿄대 교육 기획 부총장은 “(도쿄대는) 지난해 4월부터 ‘9월 학기제’ 도입을 추진해 왔다”면서 “미국·유럽·중국 등 전 세계 70%의 국가처럼 가을에 학기를 시작함으로써 국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도쿄대, 와세다대, 게이오대 등 12개 대학이 협의회를 구성, 2017년부터 가을학기제로 변경하는 방안을 준비해 오고 있다. 이에 서울대 측도 가을학기제 변경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 참석한 서울대 관계자는 “도쿄대가 9월 학기제를 도입하면 아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 주요 대학 가운데 서울대만 학기제가 다른 외톨이 학교가 될 것”이라면서 “글로벌 경쟁력 차원에서 (미국식 학기제 도입 논의를)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봄 학기에 신입생을 받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이 대표적이다. 학기제가 외국과 다르다 보니 해외 유학갈 때 한 학기를 쉬어야 하고 외국에서 오는 유학생들도 일본과 한국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국제 세미나 일정도 가을학기에 맞춰져 있어 학술 교류도 어렵다. 우리나라에서 가을 학기제 도입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2011년 7월 개정 공포된 ‘고등교육법’에 따라 국내 대학은 2, 3, 4학기제뿐 아니라 가을·봄 학기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서울대의 가을학기제 도입은 걸림돌이 많아 단시간에 결정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학기술부와의 협의가 불가피하다는 점, 서울대의 상징성을 고려했을 때 사회적 합의를 모으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 등이 문제로 꼽힌다. 봄 학기제로 운영되는 초·중·고교와의 연동도 논란거리다. 도쿄대 측은 “입학 시험은 현행대로 연초에 실시해 혼란을 줄일 예정”이라면서 “3월에 선발된 신입생들이 9월에 입학하기 때문에 그 사이 6개월 정도 기업 인턴, 아르바이트, 여행 등을 통해 대학에 오는 목적 의식을 뚜렷하게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또 다른 서울대 관계자는 “미국식 학기제를 도입해 국제 대학으로 발돋움한다는 취지에는 교수들 다수가 동의하는 분위기”라면서 “다만 (학기제 변경이) 간단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지금부터 충분한 논의와 토론을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범죄자 딸이래”…예비 범죄자 낙인에 멍드는 수감자 자녀 7만명

    [주말 인사이드] “범죄자 딸이래”…예비 범죄자 낙인에 멍드는 수감자 자녀 7만명

    “배가 너무 아파요. 콕콕 쑤시고 조이고….” 6년 전 A(11)양은 유치원 차에서 내리다가 경찰에 잡혀 가는 아빠를 목격했다. 강도살인 혐의였다. 다섯살이던 A양은 그날 이후 급격히 말수가 줄었다. 유치원도 그만둬야 했다. 범죄자의 딸과 함께 내 아이를 공부시킬 수 없다는 다른 부모들의 민원 때문이었다. 몇 년이 지났지만 아빠가 체포되던 그날만 오면 A양은 심한 복통을 호소한다. 부모의 범죄로 인해 원치 않은 ‘주홍글씨’를 새기고 살아가는 수감자 자녀. 정부는 부모의 수감으로 가난과 심리적 고통을 떠안아야 하는 아이들을 약 7만명으로 추정한다. 정확한 통계는 없다. 법무부는 매년 200만건 이상의 범죄가 발생하며 이들 가운데 전국 50개 교정시설에 매년 10만명 정도가 새로 입소한다고 본다. 이들 절반 정도가 기혼으로 파악되며 기혼 수형자의 70%가량이 최소 1명 이상의 미성년 자녀를 둔다고 추정한다. 장기 수용자 자녀에 새로 입소하는 자녀들까지 더하면 수감자 자녀들은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다. 7만명이면 미성년 인구 100명당 0.5명으로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 문제는 사회의 차가운 시선 속에 아이들이 속수무책으로 방치되고 있다는 점이다. 방치되는 배경엔 사회의 편견도 한몫한다. 아이들은 부모가 교도소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예비 범죄자’, ‘나쁜 종자’라는 손가락질을 받는다. “‘범죄자의 딸’이래요. 내가 교도소 갈 짓한 것도 아닌데…왜 죄인 취급을 받아야 해요?” B(16)양은 지난해 아빠가 교도소에 갔다는 사실을 알고부터 삐딱선을 탔다. 사춘기 소녀는 세상의 편견도, 아빠에 대한 원망도 주체할 수 없었다. 결국 선택한 것이 ‘엇나가는 삶’이었다. 싸움박질도 했고 일진들과 어울리며 학교에서 도둑질도 했다. 같은 잘못을 해도 손가락질은 B양에게 쏠렸다. “애들이랑 다같이 지갑 한번 훔친 건데 걔네 엄마들이 제가 애들을 물들였다고 몰잖아요. 진짜 짜증났어요.” B양은 지난해 학교를 그만뒀다. 학자들은 부모에게서 받는 충격과 배신감에 사회적 편견이 화학작용을 일으켜 범죄가 대물림되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신연희 성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는 가족성원들을 단위로 보는 공동체 문화가 강한 까닭에 수감자의 범죄와 가족을 분리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면서 “이런 문화적 배경에서 가족들은 주위의 낙인을 피하려 숨어 버리려고만 한다”고 말했다. 수감자 자녀들도 죄를 진 부모와 자신을 분리하지 못했다. 신 교수는 “상담 결과 아이들이 ‘나는 범죄자 자식인데 뭘 할 수 있을까’ 등 병에 가까운 심리적 고통을 앓는다”면서 “불안정한 가정환경과 정서적 문제, 학교 부적응은 결과적으로 가출과 탈선, 비행으로 이어지는 일이 많다”고 했다. 부모가 수감됐다는 사실을 알아버린 아이들은 저마다 큰 충격을 받고 있었다. 기혼 남녀수용자 56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수용자 가족방문 실태 및 그 효과· 2009)에 따르면 ‘아이가 말이 없어짐’, ‘매사에 의욕이 없고 기가 죽었다’는 응답이 각각 4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양육환경도 매우 불안정해진다. 수감자 자녀 중 30%는 부모의 입소 뒤 2번 이상 보호자가 바뀌었다. 보호자가 없어 아이 혼자 살고 있는 경우도 20%가 넘었다. 자연스럽게 공부와도 담을 쌓게 된다. 부모의 입소 후 공부에 관심이 없고 성적이 떨어졌다는 대답은 25%, 학교를 결석하거나 무단 이탈을 하는 아이도 11%를 차지했다. 학교를 중퇴해 버리는 아이도 7%에 달했다. “돈이 없어 학교를 못 다닐 것 같아요. 오빠는 가출했고 엄마는 매일 울어요.” 부도로 인해 아버지가 수감된 뒤 C(17)양의 가정은 붕괴됐다. 어머니 역시 건강 때문에 일을 할 수 없자 가세는 형편없이 기울었다. 한살 터울인 오빠는 옷가지만 챙겨 집을 나갔다. C양은 고등학교 등록금이 없어 학교를 그만뒀다. 수감자 자녀 대부분은 절대 빈곤 상태에 놓인다. 한쪽 부모가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가계소득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고 여기에 재판에 따른 비용, 수용생활 지원 등으로 인한 비용손실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직결된다. 한 수감자(50·무기징역)는 “가족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워 지원을 받았으면 하지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도, 주려는 곳도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많다. 법을 잘 준수하고 사는 사람들도 경제적인 어려움이 큰데 세금으로 범죄자 자녀까지 도울 필요가 있느냐는 시각이다. 비슷한 이유로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수감자 자녀의 경제 지원 등은 민간단체가 맡는 일이 많다. 교정위원인 노병란 목사는 “부모의 죄값을 그 자녀까지 치르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면서 “아이들만 생각하는 인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관심도는 낮은 편이다. 지금껏 수감자 자녀 수조차 공식적으로 헤아려 본 적이 없다. 보고서도 2007년 ‘수형자 가족관계 건강성 실태조사 및 향상방안 연구’라는 이름으로 내놓은 단 1건이 전부다. 당연히 별도 예산도 없다. 수감자 자녀 지원 프로젝트인 ‘가족사랑캠프’는 소요 비용이 1일 기준으로 150만원 안팎이지만 별도 예산은 없다. 박선영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법무부 등에서 2011년 10월부터 위기가족 지원 등을 한다지만 수감자 자녀 대상으로 실질적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면서 “지금 위기청소년 지원 예산 안에 포함된 것만으로는 수감자 자녀 지원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가장 필요한 일은 수감자 자녀 통계를 잡는 것”이라면서 “수감자 자녀를 교정통계의 주요 항목으로 포함시켜 정기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정책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감자 자녀들을 보듬어 줄 시설도 많지 않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생활이 어려운 아이들을 친인척이나 일반 가정에 위탁해 신체적 보호를 해주는 가정위탁 제도를 실시하고 있지만 수감자 자녀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일반 위탁이 보편화돼 있지 않아 대부분 양육시설로 보내지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박영숙 성산효대학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현재 법무부는 수감자 교정만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복지 마인드를 가진 사회복지사를 많이 늘리고 수감자 자녀와 수감자가 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미술·심리치료 등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D(30)씨는 가정폭력이 심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술만 마시면 인사 불성이 돼 주먹을 휘둘렀다. 참다 못한 어머니는 잠자던 아버지의 목을 졸라 죽였고 7년형을 선고받았고 D씨는 홀로 됐다. 여든이 넘은 할머니는 D씨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인근 교회로 보냈고, 그곳에서 D씨는 원로목사의 지속적인 사랑 속에 자랐다. 그는 현재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국어 교사로 재직 중이다. 전문가들은 수감자 자녀를 위한 지원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D씨와 같은 사례가 많이 나올 수 있다고 말한다. 김혜란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범죄자의 자녀가 범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식의 논의들이 이뤄지는 걸 많이 보는데 이조차 낙인이 될 수 있다”면서 “수감자 자녀 지원에 논의의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사람들은 위기와 시련의 상황에서 이를 극복해 내는 탄력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스스로 일어서기 힘든 수감자 자녀에게도 사회가 사랑의 손을 내밀어 이들이 건강한 구성원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서울대 등록금 인하 지난해보다 0.25%

    서울대는 23일 열린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학생들과의 협의를 거쳐 2013학년도 등록금을 지난해보다 0.25% 인하하기로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대학원 등록금도 같은 수준으로 내리기로 했다. 앞서 학교 측은 등록금 5% 인상안을 제시했으나 학생들은 동결할 것을 요구해 왔다. 서울대 관계자는 “교직원과 학생이 참여하는 등심위에서 물가상승을 고려하고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등록금 인하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안은 법인 이사회의 최종 의결만 남겨 두고 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저소득층은 진보?… 69% “새누리당과 일체감”

    17대 대선에 이어 18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저소득층이 보수 성향을 강하게 드러내면서 ‘저소득층은 진보 성향일 것’이라는 통념이 깨지고 있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23일 한국정치연구소 학술대회에서 월 소득 199만원 이하의 소득 하위 계층의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지지율이 65.7%로 34.3%를 얻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31.4% 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고 분석했다. 이는 한국정치연구소가 지난해 12월 19일 대선 직후 전국 19세 이상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한 결과를 강 교수의 연구팀이 소득 계층별로 나눠 분석한 것이다. 특히 소득 하위 계층의 69.3%는 정당에 있어서도 여당인 새누리당에 일체감을 느꼈다. 반면 민주당에 대한 일체감은 월 소득 400만원 이상의 중위(49.0%), 500만원 이상의 중상위(48.0%) 계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러한 패턴은 소득 하위 계층 표본에서 상대적으로 수가 많았던 보수적인 60대 이상의 유권자를 제외한 경우에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강 교수는 “저소득층 유권자들이 선거에서 개인의 이익이나 경제적 이해관계보다 사회적, 문화적 가치를 중시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저소득층 유권자들은 ‘한·미 동맹의 강화’ ‘학교 체벌 허용’ 등의 보수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들은 한·미 동맹 강화, 학교 체벌 허용 항목에 각각 81.5%, 76.6%가 찬성 입장을 보인 반면 월 소득 400만원 이상인 계층에서는 각각 77.1%, 69.7%가 찬성하는 등 상대적으로 비율이 낮았다. 하지만 성장보다 복지가 더 중요하다는 항목에는 저소득층 계층이 52.2%, 중위 이상 계층이 50.1%로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진은 “고소득층은 정치 시스템의 변화를 바라는 반면 저소득층의 경우 정권 교체로 사회가 불안정해지면 경제적 고통이 가중됐다는 경험을 떠올리는 경향도 반영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한국 농업 노하우, 에티오피아에 전할 것”

    “한국 농업 노하우, 에티오피아에 전할 것”

    이무하(65)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교수가 아프리카 농업 혁신의 전도사로 변신해 앞선 기술과 학문을 전달한다. 이 교수는 22일 “한국을 벤치마킹해 국가 발전을 꾀하려는 에티오피아 국립 아다마대학 농과대학장으로 2년간 일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교수의 임용은 아다마대 총장으로 재직 중인 이장규 전 서울대 공대 교수가 적임자를 물색하던 차에 이 교수가 지원을 해 이뤄졌다. 과학기술 특화대학을 표방하는 아다마대는 지난해 이장규 총장을 영입한 뒤 권호열 강원대 교수를 정보기술(IT) 대학장으로 초빙하는 등 한국인 교수 영입에 공을 들여왔다. 아다마대 농대는 800여명의 학생이 공부하고 있지만 석·박사 학위가 있는 교수는 15명에 불과하다. 오는 29일 출국하는 이 교수는 “현재 에티오피아는 1950~1960년대 한국 수준”이라면서 “이들은 식량 자급과 경제 발전을 함께 달성한 한국을 배우려고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국가 중 가축 수가 가장 많은 축산업 강국으로 꼽히지만 산업 기반은 취약하다. “우리의 경험을 나눠 에티오피아의 소득 수준을 향상시키는 게 목표입니다. 축산과 농업을 기반으로 여타 산업도 발전하도록 최대한 돕겠습니다.” 1975년 서울대 축산학과를 졸업한 이 교수는 미국 위스콘신메디슨대에서 식품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8년 서울대 식품동물생명공학부 동물자원학과 교수로 강단에 섰으며,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장과 한국동물자원과학회장, 한국식품연구원장 등을 지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서울대 황창규 교수임용 백지화

    서울대 황창규 교수임용 백지화

    삼성전자 전 사장인 황창규(60) 지식경제 연구개발 전략기획단장의 사회대 교수 임용을 서울대가 사실상 백지화했다. 서울대 사회학과는 21일 대학본부에 황 단장을 초빙교수로 임용하는 행정 절차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임용 취소와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 사회학과 교수진은 이날 학과 홈페이지에 “일련의 성명 사태와 언론의 보도 속에서 황창규 박사의 뜻과 교수진의 의지가 왜곡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는 우려로 임용 중단을 결정했다”는 글을 올렸다. 교수진은 “황 박사의 초빙을 자본의 편에 서는 것으로 읽어내는 시선으로는 사회학을 구제할 수 없다”면서 “학생들의 편협한 시각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독도레이서 故김도건씨, 서울대 명예졸업장 받는다

    독도레이서 故김도건씨, 서울대 명예졸업장 받는다

    2009년 ‘독도 알리기’ 행사를 하다 교통사고로 숨진 김도건(당시 20세)씨가 하늘나라에서 서울대 졸업장을 받는다. 서울대는 4년 전 ‘독도레이서’의 일원으로 활동하다 세상을 뜬 김씨에게 명예졸업장을 주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2학년이던 김씨는 2009년 2월 경북 영덕의 국도 갓길에서 독도 주권 수호를 외치며 달리던 중 뒤에서 오던 음주운전 트럭에 치여 숨졌다. 당시 그는 일본이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한 데 항의해 7명이 6㎞씩, 서울에서 포항까지 번갈아 달리는 ‘독도가 달린다’ 프로젝트에 도전했다. 김씨는 목적지인 포항까지 30여㎞ 남겨둔 상황에서 지친 동료를 대신해 레이스에 나섰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사고 이후 김씨의 동아리 ‘독도레이서’는 그의 정신을 기려 300여일간 세계 종단 달리기 대장정에 나섰다. 40여개 도시를 돌며 사물놀이, 태권도 공연 등을 통해 독도를 알렸다. 김씨의 부모는 아들의 뜻을 기려 김씨의 모교인 서울대와 마산중앙고에 각각 5000만원을 기부했고 서울대는 유족의 뜻을 따라 ‘김도건 장학금’을 만들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외국인들에 인기 ‘한국 회식문화 체험’ 동행해 보니…

    외국인들에 인기 ‘한국 회식문화 체험’ 동행해 보니…

    “세이(say) 건배~.” 지난 18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종로3가의 한 고깃집. 불판 위로 술잔을 부딪치는 직장인들 사이에 주위를 둘러보며 조심스레 술을 따르는 9명의 외국인이 눈에 띈다. 어색한 분위기는 잠시, 지글지글 갈매기살이 익는 소리에 소주잔이 몇 순배 돌아가자 금세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동행한 한식 여행 전문가가 ‘폭탄주’의 일종인 ‘타이타닉주’를 선보이자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외국인들의 눈빛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 잔에 술이 찰 때마다 여기저기서 폭소와 탄성이 나왔다. 외국인들은 행여 놓칠세라 그림까지 그려가며 폭탄주 제조법을 받아 적는가 하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스웨덴에서 온 시실리아(51·여)는 “스웨덴에서는 술 도수가 워낙 세서 폭탄주도 거의 없고, 술을 섞어 마시지도 않는다”고 자기 나라와 비교를 하기도 했다. 길게는 3~4차까지 가는 한국의 술 문화가 알려지면서 ‘나이트 다이닝 투어’ 등 이색 음주문화 체험 프로그램이 외국인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이날 모인 외국인들은 김치만큼이나 화끈하고 독특한 우리나라의 회식 문화를 직접 느껴보고 싶었다고 했다. 호주, 영국, 스웨덴, 미국 등 국적부터 직업, 나이도 각양각색이다. 얼굴이 발그레해지자 한 목소리로 “2차는 어디죠?”를 외쳤다. 2차에서는 청주에 떡볶이 안주가 나왔다. 떡볶이가 맵다며 다들 쩔쩔맸지만 안주 접시는 금세 바닥을 드러냈다. 남자친구와 함께 한국을 찾은 영국인 마리사(30·여)는 “술 좋아하기로 소문난 영국인도 친구와 펍 크롤(pub crawl·술집 돌기)을 하는 일이 있지만 한국에서처럼 직장 동료나 상사와 함께 회식을 하는 일은 거의 없다”면서 “최근 런던과 한국 사이에 직항 노선이 늘면서 영국인들 사이에서 한국 여행 붐이 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잔 두잔 더해진 술잔은 처음 보는 사람들 간의 서먹함을 녹여줬다. 3차로 향한 피맛골 골목 사이에 있는 두부비지집. 외국인들은 막걸리잔을 서로 따라주며 낯선 음식을 맛본 소감부터 사는 이야기까지 자신들의 사연들을 실타래 풀듯 풀어냈다. 1970년 대구에서 룩셈부르크에 입양됐다는 소니 피카드(48·여)는 “4차는 광장시장에서 빈대떡과 동동주를 마신다는데 전통시장을 가본다는 것이 무척 기대된다”면서 “오늘 제 생일인데 삽겹살에 소주로 5차는 안 갈래요?”라고 말하며 즐거워했다. 신기하고 즐거운 체험 속에 한국인들처럼 술을 마시다가는 큰일나겠다는 얘기도 나왔다. 호주인 알비 샤르프(52)는 “모든 사람이 편안한 자리 속에 이야기할 수 있는 점은 좋지만 늘 3~4차까지 가면 마지막엔 고주망태가 돼 기억을 잃어버리게 될 것 같다”면서 “한국은 회식이 매우 잦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술을 마시면 다음날 일할 때 너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스웨덴인 롤랑드(61)는 “우리나라에서는 회사 사람들과의 파티는 크리스마스 같은 때나 하고 그나마 2~3차로 이어지는 경우도 없다”면서 “맞벌이하는 부부가 대부분이어서 번갈아가며 아이를 봐야 하기 때문에 일이 끝나면 집으로 가는 게 일상”이라고 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초빙교수제’ 교육용? 취업용?… 일부 공직자 퇴임후 낙하산 악용

    ‘초빙교수제’ 교육용? 취업용?… 일부 공직자 퇴임후 낙하산 악용

    최근 서울대에서 때아닌 초빙교수 논란이 일었다. 황창규(60) 전 삼성전자 사장의 사회대 초빙교수 임용 소식에 학생들이 황 전 사장의 임용 철회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학생들은 “삼성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를 방기하고 노동자들의 단결권을 탄압한 황 전 사장을 사회학과 초빙교수로 임용하는 것은 반노동, 반사회적 경영의식이 서울대 교육기조의 일부가 된다는 뜻”이라면서 “황 전 사장의 임용을 철회하라”며 대학과 날선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전국 대학의 초빙교수는 6453명(추정치)이다. 황 전 사장처럼 기업 CEO 출신부터 세계적인 석학, 퇴직한 공무원, 연예인까지 각 분야의 다양한 인사들이 초빙교수란 이름을 달고 대학 강단에 서고 있다. 본래 초빙교수제는 실무 전문가를 영입해 학생들에게 현장감 넘치는 강의를 제공하거나 전임 교원으로 영입이 어려운 국내외 석학을 초빙해 연구 등을 진행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하지만 초빙교수제를 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추천 등을 통해 비교적 쉽게 임용이 이뤄지는 탓에 실력보다는 인맥이 우선시될 때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용 과정의 투명성도 문제로 꼽힌다. 임용 이후에도 여전히 외부 활동에 무게를 둔 채 강단에 오르는 탓에 수업에 소홀하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특히 고위 공무원이 퇴직 후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자리로 전용되는 일도 많다. 초빙교수나 객원교수란 이름으로 대학이나 연구소에 오는 인물 중 고위 공직자나 국회의원의 이름 석자를 찾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한국연구재단의 ‘전문경력인사 초빙활용지원사업’은 이들의 대표적인 창구다. 2008~2012년 연구재단의 지원사업을 통해 초빙교수로 임명된 인물 가운데 공기업·공공기관 출신은 최근 5년간 170명에 이른다. 같은 기간 행정부 고위 공무원 출신도 150명에 이른다. 이 밖에 국회의원이나 국회 사무처 전문위원 등 입법부 출신은 5년간 12명, 산업체 출신은 21명 등이었다. 이들이 해당 분야에서 쌓은 경험과 전문지식을 교육이나 연구현장에서 활용하겠다는 취지는 긍정적이지만 실제로 검증된 인사인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박원순 시장의 인사 태풍으로 퇴직한 서울시 1급 공무원 다섯 명 가운데 네명이 별다른 검증 없이 서울시립대 초빙교수로 자리를 옮겨 가면서 낙하산 임용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중에는 행정부시장과 파이시티 인허가 과정에서 재직 당시 지하철 9호선을 운영하는 민간회사의 주식을 사들여 파문을 일으킨 이인근 전 본부장도 있었다. 시립대에 초빙된 이들은 일주일에 단 한 차례 강의하고 매달 최대 600만원의 강의료를 받았다. 시립대의 한 관계자는 “정부 요직이나 공기업 고위급 임원을 초빙교수로 임용하는 배경에는 이들의 인맥을 활용해 학교 감사부터 홍보, 사업권 확보 등 여러 면에서 유리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면서 “전임 교수를 임용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적게 들기 때문에 저렴하게 교원 확보율을 채울 수 있다는 점도 또 다른 이유”라고 말했다. 초빙교수가 되려는 수요는 넘쳐난다. 한국 사회에서 교수라는 직함들이 갖는 사회적 위상과 상징성 때문이다. 최근 1년간 서울의 한 사립대 초빙교수로 일했다는 기업인 A씨는 “돈보다는 교수라는 타이틀이 줄 수 있는 명예와 학생들을 만나면서 느끼는 보람이 더 크고 소중하다. 다시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 학교로 달려갈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계 고위직 인사인 B씨 역시 틈만 나면 대학교수로 근무하는 동창들에게 추천을 부탁한다. B씨는 “대한민국에서 교수라고 하면 주변에서 보는 인식이 완전히 달라진다. 보수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왕년에 한자리했던 사람일수록 은퇴 후 교수란 타이틀을 꿈꾸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학내 구성원들은 초빙교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학교와 교수들은 초빙교수제가 본래 취지를 살릴 수만 있다면 긍정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강준호 서울대 기획부처장은 “초빙교수 제도는 실무 경험자를 초빙해 학생들에게 실무 경험에 기반한 지식을 보완해 줌으로써 균형 있는 교육을 전달하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황 전 사장 임용을 두고 서울대 일각에서 산업 현장과 정책에 이해가 높은 외부 전문가를 대기업 출신이라고 반대하는 것이 어깃장을 놓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세계적인 석학 초빙은 학생은 물론 동료 교수들까지 고무시킨다. 최근 초빙교수냐 방문교수냐를 두고 잡음이 일었던 함돈희(39) 미국 하버드대 응용물리학 교수의 서울대 초빙교수 임용 소식에 서울대 전기정보학부 학생들이 술렁였던 것도 유명한 과학자의 강의를 직접 들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외국인 초빙교수도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김찬완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부원장은 “외국인 초빙교수가 오면 한국 교수들이 갖지 못한 인적 네트워크가 새롭게 활성화되는 것도 좋은 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안정적인 인력수급과 장기 프로젝트 등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도 있다. 김 부원장은 “매년 계약이 이뤄지는 초빙교수의 특성상 장기적인 관점의 연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외국 초빙교수가 ‘부모님이 연로하시다’, ‘본국에서 승진했다’는 이유 등으로 돌아가겠다고 의사 표명을 하면 사실상 막을 길이 없다”고 문제점을 토로했다. 학생들의 평가는 후하지 않다. 초빙교수제가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동국대 연극영화과 4학년 김모(24)씨는 “예체능 분야이다 보니 유명 연출가·배우들이 초빙교수로 많이 오는데 잠시 머물다 가는 형식이다 보니 책임감도 떨어지고 유대관계도 없다”면서 “때문에 학생들은 대외에 보여주기 위한 홍보용 이벤트 인사라고 여기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본업이 따로 있다 보니 수업에 충실하지 않다는 비판도 있었다. 숙명여대 2학년 강모(21)씨는 “초빙 교수가 네트워크 보안 쪽 실무자였는데 매번 외부 일정 때문에 수업에 지각을 하고 휴강도 많이 해 학생들 사이에 불만이 컸다”면서 “수업의 질이 너무 떨어져서 몇몇 수강생은 학교 측에 항의 메일을 넣었을 정도”라고 꼬집었다. 대학 관계자들은 임용 첫 단계부터 원칙과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경희대 관계자는 “막상 초빙교사를 임용하지만 객관적인 평가 체계가 없는 상태”라면서 “보통 1년에서 3년, 연임은 1~2회로 제한된 곳이 많아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는 일부 교수들도 있다”고 말했다. 또 “임용단계에서부터 초빙교수에 대한 기준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추상적이고 포괄적으로 초빙교수 세칙을 정해 놓으면 악용될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실상 초빙교수는 사회 내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고 봐도 무관하다”면서도 “하지만 그 지식을 학생들에게 효율적으로 잘 전달할 수 있는지 등 교수법도 검증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룸살롱 황제’에 돈 받은 경찰 3명 잠적

    ‘룸살롱 황제’ 이경백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현직 경찰관 3명이 잠적했다. 17일 검찰과 법원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안모· 김모씨와 서울시내 경찰서 소속 박모씨 등 경찰관(경위·경사급) 3명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박성진)는 이들이 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에 함께 근무하던 시절 서울 강남 일대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하던 이씨로부터 1인당 1000만~2000만원의 상납금을 받아 챙긴 혐의로 지난 15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의 범행은 이씨에게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먼저 구속기소됐던 일부 경찰관들이 재판 과정에서 “받은 돈을 나눠 가졌다”고 폭로함에 따라 발각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은 같은 법정에서 심문을 받을 예정이었으며 사전에 불출석하겠다는 의사 표시는 없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법원으로부터 구인장을 발부받은 만큼 이들의 소재를 파악해 신병을 강제구인할 방침이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중앙대 “1+3전형 확정판결 전까지 유지”

    서울시내 일부 대학들의 ‘1+3 국제전형’이 이미 뽑은 합격자에 한해 올해만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중앙대는 16일 “폐쇄명령 집행을 정지한다는 법원 결정에 따라 확정판결 때까지 합격자들이 올해 1년간 30학점을 이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예정대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14일 오후부터 3일째 총장실을 점거했던 학부모들은 이날 오후 점거 농성을 중단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와 관련, 법원에서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진 것일 뿐 1+3 전형이 불법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미 합격한 합격생들을 위해 올해에 한해 대학이 판단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교과부는 지난해 11월 말, 중앙대 등 대학 20여곳의 1+3 전형이 외국대학과의 공동 학위 과정이 아니므로 고등교육법 위반이라며 폐쇄 명령을 내렸다. 이에 중앙대와 1+3 전형 합격자 학생, 학부모 100여명은 교과부 장관을 상대로 ‘교육과정 폐쇄명령 취소청구’ 소송과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며 지난 15일 법원은 폐쇄명령 집행을 정지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몰디브 운항 중지에 애타는 신혼부부

    국내 한 몰디브 전문 여행사가 일방적으로 항공운항을 중단하면서 여행경비를 이미 지불한 예비 신혼부부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여행사는 대체 항공편을 마련해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 여행사 홈페이지에는 환불을 요구하는 신혼부부들의 항의글이 폭주하고 있다. 해당 항공권을 판매해 온 여행 업체 ‘룸얼랏 코리아’는 지난 7일 항공사 메가몰디브가 예상보다 적은 이용자로 매번 적자를 보게 돼 2월 3일부터 3월 3일까지 한 달간 운항 중단을 통보해 왔다고 15일 밝혔다. 이동근 룸얼랏 코리아 이사는 이에 대해 “룸얼랏 코리아 여행사를 통해 직접 계약한 기존 고객들에 대해 끝까지 책임지고 리조트 및 항공권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십명의 예비 신혼부부들은 여행사의 과실로 신혼여행이 차질을 빚게 됐다며 약관에 의거, 환불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룸얼랏 코리아 측은 “특약에 있는 취소 환불은 불가능하다”며 이를 거절했다. 환불을 해 줄 경우 갑작스러운 금전 부족으로 대체 항공권을 마련할 비용 등 기존 예약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가 무산된다는 이유에서다. 문제의 항공사인 메가몰디브는 몰디브 직항편을 운행하는 유일한 항공사로 2011년 10월에도 파행 운행으로 물의를 빚었다. 룸얼랏 코리아는 지난해 메가몰디브와 항공권 총판 계약을 맺고 국내 항공권 판매를 전담해 왔다. 예비 신혼부부들은 지난 14일 해당 여행사를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환불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사기 혐의로 대표를 고소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4대강 감사결과 보고 안해… 환경단체 “합천보 추가 누수”

    4대강 감사결과 보고 안해… 환경단체 “합천보 추가 누수”

    14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감사원 업무보고에서 당초 관심을 모았던 4대강 사업 감사 결과는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위에 이날 오후 업무보고를 한 감사원 관계자는 “4대강 사업 감사 결과에 대한 보고는 진행되지 않았다”면서 “이번 업무보고는 새 정부에서 추진될 정책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원 보고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업무보고 자리에) 들어가지 못해서 못 들었다”고 답했다. 감사원은 인수위의 보고 지침에 따라 복지재정 누수를 막기 위해 복지전달체계에 대한 감사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또 공기업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경영관리 실태에 대한 감사도 실시하기로 했다. 감사원의 이 같은 보고 내용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 적극 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인수위 관계자는 “범정부 복지정보 통합시스템을 구축해 유사·중복 복지예산사업의 통폐합 등을 통해 복지지출의 실효성을 높이고 중복 지급, 부당지출, 보조금 사후관리 소홀 등을 걸러내면 상당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고 말했다. 앞서 박 당선인은 공약 이행에 필요한 5년간 재원 134조 5000억원 중 10조 6000억원을 복지행정개혁으로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감사원은 또 감사기관 간의 협력체제를 구축해 효율적인 공직 감찰체계를 만들겠다고 보고했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4대강 사업에 대한 2차 감사 결과가 업무보고에서 빠진 것과 관련, 인수위 관계자는 “지난해 5~9월 실시한 4대강 사업 현장감사 내용을 정리해 최종 마무리 짓는 감사위원회가 아직 열리지도 않은 데다, 인수위 업무가 신구 정권이 대결하는 모양새로 비쳐지지 않도록 하라는 박 당선인의 요구에 적극 부응한 결과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감사 결과가 조만간 어떤 식으로든 인수위에 정밀 보고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감사원 고위 관계자도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4대강 사업에 대한 검증 필요성을 언급한 적이 있는 데다 국민이 원한다면 앞으로 3차 감사도 피할 수 없는 마당이어서 감사 결과는 가감 없이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원은 4대강 사업의 주요 시설물 품질과 수질관리 실태를 짚어본 2차 감사 결과를 이르면 17일 감사위원회를 열어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한편 환경운동연합, 4대강 조사위원회 등 시민단체들은 이날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낙동강 합천보에서 강물이 보 안으로 스며드는 누수 현상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합천 보 기슭에서 물이 부글부글 솟구쳐 오르는 파이핑 현상이 확인됐다”면서 “부실공사로 보를 구성하는 바닥보호공의 콘크리트 일부가 떨어져 나갔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환경단체 회원들은 이날 인수위 앞에서도 기자회견을 열고 인수위가 4대강 사업을 재검증해 후속 조치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황수정 기자 sjh@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외대 ‘1+3 국제전형’은 폐쇄명령 집행 정지

    법원이 한국외대의 ‘1+3 국제전형’을 폐쇄하라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시정 명령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중앙대에서는 1+3 국제전형 폐쇄와 관련해 학부모들이 총장실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수석부장 안철상)는 외대 1+3 전형 합격자와 학부모들이 낸 가처분 신청에 대해 “교과부는 폐쇄 명령 취소 청구 사건의 판결 선고가 확정될 때까지 집행을 정지하라”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대부분이 미성년자이고 학생인 신청인들의 혼란과 피해를 방지하고 본안소송 진행 중 추가적인 구제 방안을 논의할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서라도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1일 서울행정법원이 중앙대의 1+3 전형 폐쇄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가 낸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것과 상반된 판결이다. 이날 중앙대에서는 학부모들이 실력행사에 들어갔다. 오후 4시부터 ‘1+3 국제전형 피해 학생 학부모 비상대책회’ 학부모 60여명이 “국제전형 합격자 학생들에 대해 학교 차원의 대안을 마련하라”며 총장실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홍수연 비상대책회 대표는 “1+3 국제전형이 없어지면 우리 아이들이 재수를 해야 돼 피해가 막심하다”면서 “지난 3일부터 학교 측에 대안 마련을 촉구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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