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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라크 핵 보유 1∼2년내 가능/영지 보도

    【런던 AP 연합 특약】 이라크는 서방정보기관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3년이나 빠른 내년 혹은 내후년에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영국의 선데이 타임스지가 1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후세인이 쿠웨이트로부터 병력을 철수시켜도 그의 원폭 제조능력은 중동지역의 안정에 치명적인 위협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 “어디가 유망한가”… 분양가·당첨확률 진단(월요 생활경제)

    ◎새해 아파트 건설 “열풍”/“집마련 호기”… 전국에 50만가구 공급/신도시에 8만7천가구… 전체의 17%/수서·역삼지구 입지좋아 청약자 “눈독”/인천 연수에 대규모 단지… 「제6의 신도시」로 각광/구의동 초고층은 과열예상… 일부지방선 미분양사태 우려도 내년에도 사상 최대규모의 50만가구가 공급된 올해 수준만큼의 주택이 분양될 것으로 보여 집을 새로 마련하거나 늘려가려는 사람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특히 신도시에 잔뜩 기대를 걸었다가 번번이 실패한 낙첨자들에게는 신도시와 서울지역 공급물량이 올해보다 많아지기 때문에 집장만의 꿈을 실현할 가능성이 큰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도시에서는 공급물량이 3천가구가 늘고 서울에서는 서울시가 수서지구 등에 짓는 것을 포함하여 약 3만가구가 분양될 전망인데다 인천 연수지구·구리·의왕시 등 수도권지역에서도 상당량의 아파트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돼 수도권지역의 주택공급사정은 크게 호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내년에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주택공급 규모는 건축허가기준으로 45만가구. 정부는 주택 2백만가구 건설계획과 관련,당초 내년에 40만가구를 지을 계획이었으나 주택난을 조기에 해소하기 위해 5만가구를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 실제로 분양이 가능한 주택은 올해 건축허가를 받았다가 공급이 내년으로 넘겨진 것들을 포함하여 전국적으로 50만가구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부산·대구 등 일부대도시를 제외한 지방에서는 미분양 사태가 속출하고 있어 내년에는 주택공급량이 올해 수준을 밑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택난 해소를 기대 ▷신도시◁ 내년에 수도권 5개 신도시에서 분양될 아파트는 모두 8만7천3백17가구. 이는 내년도 전국 공급물량의 17.5%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이다. 여기엔 올해 주택상환사채 발행분 3천6백88가구가 포함돼 있으나 공급규모로는 올해 보다 3천가구 가량 많다. 주택상환사채는 내년에도 올해 보다 많이 발행될 것으로 보여 이를 포함한 전체 공급규모는 올해보다 다소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년 신도시별 공급규모는 ▲분당 2만4천7백72가구 ▲일산 2만3천4백40가구 ▲평촌 1만6천5백88가구 ▲산본 7천7백82가구 ▲중동 1만4천7백35가구로 올해에 이어 분당이 가장 많다. 규모별로는 주택청약저축가입자에게 공급되는 임대 및 국민주택 4만9백7가구,주택청약예금가입자에게 분양되는 국민주택규모 2만1천9백40가구등 소형 아파트가 72%를 차지하고 있다. 또 전용면적이 25.7평을 넘는 중대형아파트는 2만4천4백70가구이다. 신도시아파트는 내년에도 과열청약현상을 진정시키기 위해 1∼2개월의 시차를 두면서 몇군데의 아파트를 모아 대량으로 동시분양된다. 월별로는 ▲내년 첫 분양이 될 3월에 1만8백10가구 ▲5월 1만6천8백69가구 ▲6월 1만1천1백5가구 ▲7월 1만8천3백10가구 ▲9월 1만5천8백3가구 ▲11월 1만4천4백21가구로 7월 분양이 가장 많다. 내년에 가장 많은 아파트가 공급될 분당의 경우 3월과 6월엔 분양이 없고 5월부터 공급이 시작되어 11월까지 4차례 분양된다. 규모별로는 국민주택 및 임대주택이 1만5백22가구,국민주택규모 7천9백57가구로 소형이 74.5%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중대형은 6천2백93가구에 지나지 않아 중대형아파트 청약경쟁률은 올해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많다. 올해 2차분까지 공급된 일산에서는 3월,5월을 거르고 6월에 첫 분양이 있다. 일산에서도 소형아파트가 분당보다 많은 전체공급물량의 77.5%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마지막 분양에서 신도시중 66.5대 1이라는 최고경쟁률을 기록했던 평촌에서는 3월·5월·7월 등 3차례에 걸쳐 소형 1만2천2백76가구,중대형 4천3백12가구가 분양된다. 5개 신도시 가운데 청약경쟁률이 가장 낮았던 산본에서는 국민주택 및 임대주택 4천4백70가구,중대형 3천3백12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밖에 3차분양을 맞게되는 중동에서는 3월·6월·7월·9월·11월 등 5차례에 걸쳐 소형 9천4백34가구,중대형 5천3백1가구가 공급된다. 5개 신도시에서는 이같은 일반분양아파트외에도 내년에 주택상환사채가 많이 발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택상환사채는 일반분양에 앞서 내년 1월부터 발행될 전망이다. ○서울에도 3만가구 ▷서울지역◁ 서울에서는 서울시가 수서·가양지구 등에 건설하는 것과 주택청약예금 가입자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구의동·역삼동아파트 등을 포함하여 약 3만가구가 분양될 전망이다. 이는 올해 공급실적 1만9천가구보다 50%나 많은 양이다. 서울시가 서민용아파트 건설을 위해 조성하고 있는 수서 및 가양택지개발지구에는 앞으로 모두 3만3천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강남지역의 요지인 수서지구에는 시영아파트 7천6백52가구,주택공사아파트 2천9백가구,국민주택규모 4천4백50가구,국민주택규모초과 2천1백가구가 건설된다. 또 한강변의 가양지구에는 시영 1만2천94가구,주공아파트 2천가구,국민주택규모 9백90가구,국민주택규모 초과 1천2백10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들 지역외에도 방화·신내지구에서도 서울시가 짓는 아파트가 내년 상반기부터 분양에 들어갈 예정이다. ○강남의 요지로 인기 서울에서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곳은 구의동과 역삼동 지역. 총부지 5만8천평의 구의동 현대아파트단지 가운데 일반분양이 이루어질 곳은 4개단지중 1단지로 2천1백60가구가 건설될 계획이다. 이곳엔 토지의 이용도를 높이기 위해 30층짜리 초고층으로 33평형 1천4백40가구,51·64·77평형이 각각 2백40가구씩 건설될 계획이다. 현대측은 당초 이곳에 중대형아파트를 많이 지을 예정이었으나 국민주택규모의 건축비율이 높아져 33평형짜리 건립가구수가 크게 늘어났다. 이곳은 입지여건이 역삼동지역보다는 떨어지지만 7백가구 이상 분양되는 51평이상 대형아파트는 청약경쟁률이나 채권매입액이 신도시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역삼동지역은 강남구의 유일한 재개발사업지구로 럭키개발이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단지면적은 1만8천8백평으로 35평형 6백14가구,45평형 4백20가구 등 모두 1천94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중 조합원 공급분을 제외한 일반 분양분은 5백40가구로 대부분 35평형이다. 럭키 재개발아파트가 분양될 경우 평당 분양가가 4백만원을 넘어서고 청약경쟁률이 평균 2백대 1을 넘어섰던 방배동의 우성재개발아파트의 기록을 모두 깨뜨릴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격은 2백50만원선이나 채권액이 3백만원을 초과할 것으로 보여 채권액을 포함한 분양가격이 5백만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도권지역◁ 인천 연수지구는 5개 신도시에 이어 제6의 신도시로 불릴 만큼 규모가 크다. 송도유원지 부근 1백84만평 부지에 앞으로 3만9천여가구가 건설될 예정이다. 아파트 건설에는 주택공사·우성건설·현대건설·삼성종합건설 등 모두 42개 건설업체가 참여하며 지난 9월·11월 2차에 걸쳐 1천6백99가구가 분양된 바 있고 내년엔 분양이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청약열기 분산 전망 구리시에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설 지역은 교문2지구로 경기도 공영개발사업단이 택지개발사업을 진행중이다. 이곳엔 한양이 26∼45평형 3백30가구,우성이 31∼41평형 3백12가구,유원건설 24∼45평형 3백70가구,한성 25∼43평형 3백60가구,경남기업 25∼43평형 3백60가구,현대산업개발 24∼31평형 3백50가구,동성 3백가구,대림 17∼45평형 1천4백10가구,럭키개발 1천4백가구,대우와 동양고속이 공동으로 7백28가구를 건설할 계획이다. 의왕시의 고천지구는 부지가 약 15만평으로 이곳에는 5천8백70가구의 주택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수도권에는 이들 지역외에도 수원의 권선 및 정자지구,송탄의 지산지구,평택의 세교지구,의정부 신곡지구의 택지개발사업이 진행중이거나 곧 시행될 예정이어서 그동안 신도시에 몰렸던 청약열기가 서울과 이들 지역으로 분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파트당첨확률◁ 내년에도 엄청난 물량의 주택이 공급되지만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주택청약저축이나 청약예금에 가입한 사람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서울과 신도시의 청약경쟁률은 올해 못지않게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 지역은 현재의 청약열기로 보아 미분양의 기미는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 신도시아파트는 내년에 8만7천3백가구가 분양될 계획이지만 청약예금 및 청약저축 1순위자들이 분양가구수보다 더 많이 늘어 적체현상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신도시 민영아파트를 공급받을 수 있는 청약예금 1순위자의 경우 분당 시범단지아파트가 처음으로 분양된 지난해 11월에는 34만명에 지나지 않았으나 지난 11월말엔 52만명을 넘어섰으며 내년 첫 분양이 시작되는 3월쯤에는 60만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신도시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은 사상 최대규모로 5개 신도시아파트가 동시분양된 지난달에는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으나 공급규모가 줄고 4개 신도시아파트만 분양된 이번달에는 다시 크게 높아져 평촌 3차분의 경우 무려 66.5대 1에 이르는 최고경쟁률을 기록했다. 게다가 지역주민 및 무주택자 우선분양이 실시되는 경우 실제 청약경쟁률은 건설부가 발표하는 산술평균치보다 훨씬 높다. 신도시외에 내년에 분양될 구의동 현대아파트나 역삼동의 럭키재개발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은 입지면에서 신도시아파트보다 월등히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반해 서울과 신도시를 제외한 수도권 지역의 경쟁률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는게 부동산업계의 분석이다. 또 수도권과 부산·대구 등 일부 대도시이외의 지방에서는 신도시와는 대조적으로 일부지역에서는 공급과잉으로 미분양사태가 계속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분양가격전망◁ 내년에 집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이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항은 아파트 분양가격이 내년에 얼마만큼 오르느냐일 것이다. 아파트 분양가격은 지난해 11월 원가연동제가 도입된 이후 지난 5월 평당 20만원 가까이 올랐다. 이에 따라 신도시 중대형 아파트의 분양가격은 고급내장재를 사양선택할 경우 대부분 평균 2백만원을 넘어서고 있다. 이같이 분양가격이 오른지 얼마되지 않는데도 그동안 건축자재와 인건비 등이 많이 올라 주택건설업계는 분양가격을 올려 줄 것을 건설부에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지난 5월이후 자재값과 노임이 30%이상 오른데다 인력난으로 품삯이 계속 오르고 있어 분양가의 인상이 시급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특히 분당시범단지아파트 건설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들은 정부의 낮은 분양가 책정으로 큰 손해를 보고 있다고 울상이다. 또 일부 업체에서는 현재의 분양가격으로는 채산이 맞지 않는다며 분양가를 올려주든가 자율화해주지 않을 경우 더 이상 아파트를 짓지 않겠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분양가,10%선 오를듯 정부는 아파트분양가의 조정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여 인상을 최대한억제하고 있으나 신도시아파트가 첫 분양되는 내년 3월이전에 분양가를 상향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정부는 분양가 조정때 자재비의 상승요인은 상당부분 수용하되 기술개발과 사람손이 덜 가는 조립식 공법의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노임상승분은 최소한으로 반영해줄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내년엔 아파트 분양가가 10% 안팎 올라 신도시아파트의 경우 평당 2백20만원선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북한,지난해 마이너스 5.3% 성장/소 경제학자 논문

    ◎1인당 GNP 4백불선 그쳐/“북한 핵보유땐 미군 한국주둔이 안전장치” 북한경제는 지난해 5.3%의 마이너스성장을 보였으며 공업생산과 농업생산도 각각 10.6%와 1%씩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하는 등 경제사정이 극도로 악화돼 경제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개발연구원(KDI)주최로 지난 10∼11일 열린 「90년대 동북아시아 경제협력전망」에 관한 한소 공동심포지엄에 참석한 소련 경제학자들의 북한 경제실정에 관한 논문을 통해 밝혀졌다. 소련 사회과학원 산하 「국제경제 및 정치연구소」의 트리구벤코 아시아연구센터 소장은 「북한의 경제정책과 잠재력」이란 연구논문에서 『89년 현재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은 4백달러 정도로 중국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트리구벤코소장은 『북한경제의 최대 애로분야는 동력과 원자재이며 이중 석유·가스·코크스·석탄은 주로 소련으로부터 수입하고 있으나 91년부터 북·소간의 무역방식이 세계시장 가격을 기준으로 태환성을 갖춘 경화무역으로 전환될 예정이어서 심각한동력 및 원자재난의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학자들은 지금까지 미국 CIA나 일본의 조·일 무역협회가 발표한 북한경제에 관한 통계자료를 토대로 북한의 1인당 GNP가 지난 89년에 9백87달러에 이른 것으로 추정해 왔으나 이번 심포지엄에 참석한 소련학자들은 북한의 산업시설 가동률이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어 실제로는 4백달러수준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1인당 GNP 4백달러는 우리의 12분의 1수준이다. 한편 소련 국제경제 및 정치연구소의 바실리 미하프 아시아연구센터부소장은 「한소 관계의 득과 실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북한의 위험스러운 핵개발 가능성은 한반도에서 미군주둔의 필요성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북한이 핵을 보유할 경우 미군주둔은 극동지역에서 소련에 대한 위협보다는 이 지역의 안정에 기여하는 요소로 여겨진다』고 분석했다.
  • 북한 기자들,임양집 기습방문/취재구실/시민들에 체제선전 유인물배포

    ◎동국대선 “북 학생에 편지쓰라” 종이 나눠줘 남북 고위급회담을 취재중인 북한기자 20여명은 12일 구속중인 임수경양 집을 찾아 가거나 숙소인 신라호텔을 빠져나와 인근 동국대·외국어대·지하철역 등을 방문,시민들을 상대로 통일관을 묻는 등 4시간여동안 산발적이고 기습적인 시내 취재활동을 벌였다. 이들은 이날 호텔 앞에 모여 주변전경을 촬영하는 척하다 갑자기 호텔 정문을 빠져나가 4∼5명씩 짝을 지어 시내취재에 나섰으나 행인과 대학생들을 상대로 북 체제를 선전하고 북한 유인물을 배포하는 등 정상적인 취재활동이 아닌 선전에 가까운 활동을 벌였다. 노동신문의 이길성기자 등 5명의 북측 기자들은 이날 상오 호텔을 빠져나가 지하철과 택시를 번갈아 타고 서대문경찰서 평창파출소로 가 임양 집을 확인해 찾아갔다. 이들은 임양의 부모와 기념사진을 찍고 불고기 등으로 점심을 같이 들며 『임양의 석방이 빨리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임양의 건강상태를 물었으며 임양의 부모들은 이기자 등에게 『통일이 빨리 올 수있도록 사랑의 다리를 놓아달라』며 건배를 권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어 하오2시15분쯤 임양의 모교인 한국 외국어대를 1시간30여분동안 방문했다. 이들은 이 대학 총학생회와 「임수경 후원사업회」를 둘러보며 남한 대학생들의 임양 석방운동과 후원회 사업활동 등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시했다. 이들은 이어 학교 교수식당에서 차기 총학생회장인 정원택군(23·경제학과 4년) 등 학생 50여명과 즉석 간담회를 갖고 임양이 북한 김형직 사대로부터 졸업장을,북한 당국으로부터는 조국통일상을 각각 받았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이에대해 정군 등은 평양외대와 자매결연을 맺고자하는 우리 학생들의 바람을 평양에 가면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들은 학생들과 「우리의 소원은 통일」노래를 합창하고 기념촬영을 한뒤 하오3시50분쯤 숙소인 신라호텔로 돌아왔다. 또 중앙통신의 김광일기자 등 4명도 불시에 동국대 총학생회실을 찾아가 때마침 운영위원회 회의를 갖던 정우식 총학생회장(21·철학 3) 등 학생회 간부들과 「우리의 소원은 통일」노래를 3절까지 합창하며 15분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동국대 총학생회실을 방문한 김기자 등은 『평양축전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진데 이어 『김일성 수령동지께서 남조선 학생의 투쟁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는 내용의 설명을 2분여동안 늘어놓은뒤 학생회관 앞에서 학생 30여명과 기념촬영을 했다. 이들은 또 학생들에게 통일에 관한 화보와 종이 10여장을 나눠주며 북한의 「김형식 사범대학」 학생들에게 편지를 쓰게한뒤 한 학생에게 글을 낭독하게 했다. 김기자는 한 여학생이 전교조의 「참교육 기념 목걸이」를 선물하자 「김일성 배지」를 가슴에 달아주기도 했다. 이들은 특히 인근 복덕방·가게·햄버거집을 찾아가 부동산 업무·햄버거 메뉴 등을 자세히 물어보는 등 남한의 생활상에 대해 취재활동을 벌였다. 이들은 시민 국종숙씨(50·서울 중구 신당2동)에게 다가가 『북한 사람들을 보니 과연 뿔이 달렸느냐』고 물어 답변을 유도한뒤 「혁명의 선산 백두산」화보집을 펼쳐보이며 『백두산은 김일성 주석이 과거 일제에 대항,투쟁을 벌였던 곳』이라고 소개했다. 또 통일신보 이성민기자 등 7∼8명도 호텔주변을 지나는 시민들을 상대로 『통일을 원하느냐』 『김일성 주석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내용의 질문을 집중적으로 던지며 북한신문·포켓용 달력을 나눠주기도 했다.
  • 비디오 부품등 회사 자재/20차례 9천만원대 훔쳐

    ◎금성사 직원등 영장 서울시경 특수대는 12일 금성사 평택공장 자재과 직원 김정환씨(29) 등 3명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금성사 양재동지점에 근무하다 퇴사한 김계환씨(43) 등 전직 금성사 직원 2명과 짜고 지난88년 10월15일 하오9시쯤 금성사 평택공장 자재창고에서 비디오카세트 제작에 쓰이는 헤드 2백50개 등 8백여만원 어치의 부품을 빼돌린 것을 비롯,지금까지 20여차례에 걸쳐 모두 9천여만원 어치의 자재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 30년만에 닻올린 「지자제정국」/협상타결의 의미와 전망

    ◎차기 대권경쟁 전초전 예고/정치지망 과열 해소·신진대사 큰 기대/당리차원 “담합”… 탈법운동 재현 우려도 지자제선거가 30여 년 만에 부활된다. 여야는 11일 총무회담에서 지자제선거법 협상의 최대쟁점이 돼온 광역의회의 선거구 및 비례대표제 도입문제,선거운동방법 등에 일괄타결함으로써 막바지 고비를 넘기는 데 성공했다. 이날 평민당측은 그 동안 고수했던 광역의회의 중선거구제 및 비례대표제 도입,그리고 선거운동방법에서의 옥외 정당집회 허용주장을 철회하고 민자당의 소선거구제,비례대표제 배제,옥내 정당집회의 요구를 수용했다. 평민당측이 마지막 순간까지 중선거구제와 비례대표제 도입 중 택일을 요구하며 맞서다가 돌연 민자당안 수용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은 이들 쟁점 때문에 지자제선거법 협상이 여권의 새해 예산안 처리 강행방침과 맞물릴 경우 의원직 사퇴서 제출,김대중 총재의 단식농성 및 정기국회의 장기공전 등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쟁취한 「지자제 실시」라는 전리품마저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반해 민자당은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집권여당의 과반수 획득이 가능한 소선거구제를 끝까지 고수,평민당의 「항복」을 유도한 데다 비례대표제마저 배제함으로써 평민당이 전국적인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소지를 최소화시켰다는 데 위안을 삼고 있는 듯하다. 또한 지자제선거 기간중 정당의 활동무대를 옥내집회로 한정시키고 국회의원의 선거운동지원지역도 주민등록지로 제한하는 등 김 총재가 전국을 휘젓고 다니는 데 각종 제어장치를 마련한 것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소득으로 자평하고 있다. 이처럼 이번 지자제선거법 협상은 지자제가 본래 의미하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소생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이 아니라 기존 정치권의 당리당략에 따른 「담합」 형식으로 부활됐다는 측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법적인 내용에서 볼 때 여야가 서로의 이해에 따라 광역자치단체에는 정당공천을 허용키로 하고 기존 자치단체에는 정당참여를 배제키로 합의했지만 광역과 기초의 동시 선거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정당참여와 정당배제의 명확한 경계선이 그어질지 의문시되고 있다. 또한 지자제선거에서 과열·타락선거만은 방지돼야 한다는 정치권 스스로가 제기한 자성의 목소리도 서로 밀고 당기는 사이에 결국 각종 탈법과 부정이 난무하는 현행 선거운동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기로 합의함으로써 「누워 침뱉는 식」으로 귀결되고 말았다. 그리고 정치권이 불질러놓고 더욱 심화시켜놓은 지역감정 문제도 지자제선거를 통해 해소하겠다기보다는 오히려 지역감정을 발판으로 자신의 몫을 보다 확실하게 챙겨두겠다는 저의가 선거법협상의 곳곳에서 드러난 것도 이날 타결된 지자제선거법의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지자제 실시로 세대교체론이나 「물갈이론」이 비집고 설 땅은 더욱 좁아졌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 정치권의 일정 지분을 장악하고 있는 1노3김이 지분비율에 따라 지자제의 공천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 정치적 현실을 감안하면 공천권이 없는 후발주자의 목소리는 결국 공허한 「울림」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차기대권을 노리고있는 양김씨의 입장에서는 지자제는 절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대중 총재로서는 보다 자신있게 야권통합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을 뿐만 아니라 지자제선거 결과 지역당의 이미지를 벗어날 수 있을 경우 대권 성공의 가능성은 보다 확실하게 담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3당통합 이후 당내분의 곡예를 겪으면서 내각제개헌 합의를 무산시키는 데 성공한 김영삼 민자당 대표최고위원으로서도 향후 정국을 선거돌풍으로 몰아넣음으로써 당내 도전을 최소화시킨 가운데 대권을 향해 행군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는 계산인 것 같다. 이같은 문제점과 부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지자제는 「지방화시대」의 문호를 개방시킴으로써 정치권뿐만 아니라 경제·사회 등 각 부문에 일대 변모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의 경우 지금까지 중앙정치권의 독과점체제에 얽매였던 정치권의 입문이 공급의 폭발적인 확대로 자유·개방체제로 전환되면서 정치과열화현상을 해소시킴과 동시에 신진대사가 활발히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지자제 연륜이 거듭될수록 중앙정치권의 통제력도 약화되면서 정치가 국민생활 전반을 첨예화시키는 한국정치의 기현상도 타파될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모처럼 부활된 지자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지자제선거가 위기국면을 치닫고 있는 경제난을 어떻게 최소화하느냐에 달렸다고 하겠다.
  • 북경TV에 다시 등장한 「동지」호칭/우홍제 홍콩특파원(특파원수첩)

    ◎개방 이후 붕괴된 평등의식 고취 안간힘 『시청자 동지들 안녕하십니까!』(관중동지문 만상호!) 중국전역과 홍콩 일부지역에서도 방영되는 북경 중앙TV의 저녁뉴스시간에 아나운서들이 하는 인삿말이다. 종전에는 그냥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각위 관중문 만상호!)였다. 그러던 것이 지난달 중순부터 「동지들」로 바뀌고 있다. 중앙TV의 이같은 호칭변경을 옹호하듯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얼마전 평론을 통해 『우리는 사회주의 정신에 의한 자아완성을 위해 노력하는 동지들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개방개혁을 추진해온 80년대 우리 주변에는 공산혁명이전의 낡은 시대에나 쓰이던 아가씨(소저) 부인(태태)선생이란 말이 다시 범람하기 시작했다』며 경고성 논평을 했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에서 아가씨란 호칭은 과거에 주로 기녀나 여자종을 가리키던 것이고 선생은 자기 남편 또는 다른 여자 남편의 높임말로,부인도 과거 지주나 관리의 아내에 대한 존칭으로 많이 쓰였다는 설명이다. 굳이 한국식으로한다면 선생은 「주인님」,부인은 「사모님」「마님」 정도가 될 것 같다. 물론 현재의 중국에서 이러한 말들은 다른 의미로 이해되고 있지만 중국 당국은 과거의 예를 들어 언어사용의 반혁명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어쨌든 중국 당국은 앞으로 그들 국민이 동지란 호칭을 될 수 있는 한 많이 쓰도록 강요할 것 같다. 동구 등 다른 사회주의국가들이 서구식 민주개혁을 단행하는 데 큰 충격을 받고 있는 중국 공산당지도자 입장에선 어떻게 하든 국민들이 사회주의 혁명정신으로 더욱 강하게 무장되기를 바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을 것이다. 다시말해 개방개혁으로 경제가 발전하는 것은 매우 염원하는 바이지만 정치사상적으론 사회주의 노선을 더욱 굳게 견지하고 싶은 것이다. 중국 근대사에서 동지란 호칭은 손문이 청조타도의 혁명을 주장할 때 쓰기 시작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뒤 공산혁명 투쟁기간과 중국 정부수립 이후의 대륙에선 너나 할 것 없이 서로를 동지라고 불렀다. 당시만 해도 거의 모든 중국 국민들이 어두운 색깔의 중산복을 입고 혁명을 외치는 등 겉모양이나 의식이 획일화한 구석이 많아서 상호간 호칭이 「동지」로 단일화 하는게 자연스러웠을지 모를 일이다. 그러나 개방개혁 이후 중국 국민들은 특히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옷차림이 제각기 달리 밝게 바뀌었을 뿐 아니라 의식구조에도 많은 변화가 뒤따를 수 밖에 없었다. 또 그동안 해외에 있던 화교들이나 외국인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상대방에 따라 동지란 말을 쓰기가 거북하게 느껴져서 아가씨·선생 등으로 다양하고 세련된 표현으로 바뀌었던 것이다. 북경 TV 뉴스시간의 인삿말도 80년대 중반쯤 「동지들」에서 「시청자 여러분」으로 달라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개방개혁의 영향외에 중국에서 동지란 호칭이 외면당하는 또다른 큰 이유는 국민들 사이에 평등의식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지적된다. 중국의 고위직 당원이나 관리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아랫사람이나 일반국민이 자신을 동지라 부르는 것을 대단히 불경스럽게 생각해서 이름뒤에 직위를 붙여주길 원한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성장·국장·청장하는 식으로불러줘야 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동지」는 본래의 평등개념을 상실하고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또는 국민들 사이에서나 간혹 쓰이게끔 천대를 받게 됐고 게다가 개방이 확대되자 이 말을 쓰면 구식의 촌놈으로 놀림받기까지 됐다. 한편 중국 당국은 지난해 천안문 사태 이후 자본주의 문화에 대한 경계심을 더욱 높이고 사회주의 혁명정신을 지키기 위한 국민사상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다. 천안문 민주화요구 시위를 반혁명 폭란으로 널리 선전함은 물론 모택동이 장정끝에 혁명기지로 삼았던 연안참배를 강력히 권유하는 등 혁명정신을 고취시키는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동지란 호칭을 쓰도록 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취해지는 언어정책으로 볼 수 있지만 이러한 복고조의 사상교육이 개방바람에 맞서 과연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 시멘트 파동(’90 경제 핫 이슈:1)

    ◎건축경기 과열에 값 5배 폭등 시멘트때문에 유난히도 고생한 한해였다. 해마다 장마철이 되면 건축경기가 한풀 꺾여 시멘트수요가 줄어드는 것이 상례지만 올여름에는 기나긴 장마와 수해에도 불구하고 1부대에 최고 1만원(대리점판매가격 2천1백원)을 주고도 시멘트를 구하지 못하는 등 시멘트부족현상이 극심했다. 여기에 유통과정의 매점매석 행위가 끊이지 않았다. 이를 막기 위해 시멘트회사들이 사실상의 공장직판 체제인 시멘트합동판매제를 실시했으나 브로커와 폭력배들이 횡포를 부려 시멘트를 사러온 실수요자들이 밤새 「풍찬노숙」을 하는 등 말썽도 적지 않았다. 내수를 충당하기 위해 중국산을 비롯,인도네시아와 시리아·요르단·카타르 등 중동지역에서까지 시멘트를 들여오는 바람에 우리나라는 세계시멘트 전시장을 방불케 했다. 반면 시멘트수출이 전면 중단돼 애써 개척한 수출시장이 막히는 기현상을 빚기도 했다. 올 한햇동안 시멘트파동이 수그러들지 않았던 것은 유례없는 건축경기 과열현상때문인데 건설부·상공부 등 관계당국의 주먹구구식 수급대책이 시멘트기근에 더욱 부채질했다.
  • 노대통령을 맞는 모스크바서/김영만 특파원 제1신

    ◎“한국과는 「문제」 없다”… 관계개선 낙관/“한국기술·소련자원의 악수/모스크비치들/보다 풍요로운 생활 약속할 여로 됐으면…” 모스크바의 겨울은 춥고 길기로 유명하다. 생필품이 바닥나고 식료품 등의 배급제가 예고되고 있는 올 겨울의 추위는 다른 어느 해의 겨울보다 길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러나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를 나흘 남겨놓은 9일 일요일의 모스크바는 이상난동일 만큼 따뜻했다. 낮기온이 0도를 오르내리고 외국관광객들은 털모자 없이도 시내를 활보하고 있다. 국내에서 외신을 통해 듣던 모스크바의 흉흉한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는다. 레닌묘 앞에는 여전히 1백m가 넘는 참배행렬이 늘어서 있다. 붉은 광장은 일요일을 즐기러 나온 시민과 지방에서 올라온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정치와 경제 모두에서 시한폭탄을 안고가는 모스크바,그러나 여전히 평온한 모스크비치들에게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는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가. 부분적으로는 페레스트로이카의 한가지 결실이라고도 할 수 있는 한소 관계개선은 일반시민들에게 어떤방식으로 투영되고 있는 것일까. 붉은 광장에서 장교계급장을 단 군인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두 명의 사병과 함께 있던 올리가(27)라는 스타르쉬 세니어 레이제난토(우리 군제로는 대위와 중위의 중간)는 『한국과 소련의 관계증진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한 관계증진이 유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극동지역에서도 근무한 경험이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올리가씨는 『세계적인 긴장완화와 군축이 이루어지고 있는만큼 과거 적대관계였다 하더라도 한소 관계의 개선은 매우 정상적인 것』이라고 자신의 견해를 밝히면서 『예전과 같은 갈등은 없을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해준다. 비록 고급장교는 아니지만 여전히 국경부대에서 근무하는 장교의 이같은 발언은 다소 흥미롭기까지 하다. 고르바초프만이 아니라 나라 전체가 변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는 군장교지만 한국에 대해서 비교적 소상하게 알고 있는 듯했다. 한국으로부터 소련이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져봤다. 『전자공업이 매우 발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여러 가지 부문에서 협력할 수 있겠지만 전자공업부문에서의 협력,인민소비품에서의 협력이 있기를 기대한다』. 우리나라 S전자의 카세트를 갖고 있다는 그는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를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하고 있다. 취재팀은 잠시 후 같은 붉은 광장에서 40대 전후로 보이는 「옷을 잘 입은 신사」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옷을 잘 입은 신사를 고른 것은 일반근로자일 경우 한소 관계를 묻는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올레그 블리노프(37). 국가 영화촬영위원회 비디오 필림부 매니저. 『한국과의 관계개선은 일본과의 그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일본과는 정치적인 문제가 남아 있지만 한국과는 그러한 정치적인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껏 북한의 종주국 행사를 해온 소련의 국가기관관계자로부터 한국과의 사이에 아무런 정치적인 문제,즉 장애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은 다소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아마도 그의 발언은 일본과의 사이에는 북방 4개도서의 문제가있지만 한국과는 그런 현안이 없다는 표현인 듯싶다.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는 두 나라 사이에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하나. 『샌프란시스코정상회담은 우리 지도부의 정책이 친북한에서 친한국으로 바뀐 전환점이었다. 수교를 거쳐서 노 대통령의 방소를 통한 또 한차례의 정상회담은 모든 분야에서 양국이 협조하는 마지막 세러머니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는 어떤 분야에서 양국이 협조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바로 기술을 이야기했다. 이런 답변은 그 뒤 계속해서 만난 모스크비치의 답변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는 『한국은 기술이 있다. 우리는 반면에 무한정한 지하자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매우 좋은 협력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분단국 원수의 방문은 탈냉전 완성 신호/소비재 지원… 생필품난 해소 기대 소련사람들은 한국이 대단히 선진화된 공업국가로 알고 있다. 이들은 한국이 생필품분야에서 뛰어난 기술과 제조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알고 있고 노 대통령의 방소를 통해그러한 기술과 능력이 자신들을 위해 사용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사실상 모스크비치나 소련사람들이 자신들의 시와 나라를 방문한 외국원수들에게 관심을 쏟을 이유는 없었다. 미국의 대통령이 방문했다 해도 그것은 세계경영의 이야기지 자신들과는 연관이 없다. 1년에 수십 명이 넘게 소련을 방문하는 제3세계 국가원수들 역시 자신들과 무관하기는 마찬가지다. 단지 정치적인 사건일 수밖에 없고 그것은 자신들의 궁핍한 생활을 개선하는 욕구와는 너무 동떨어져 있는 높은 사람들 사이의 「친교」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노 대통령의 방소는 소련국민들에게 하나의 「생활적 정치사건」으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 취재팀이 만난 시민 모두가 한국의 「선진화된 기술」에 기대감을 표시했고 두 나라 정상의 만남을 통해 실질적인 협력이 진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국영상점 앞의 줄이 없어져버린 (상품이 없어졌으므로 줄을 설 필요가 없다),내년부터 식량배급이 계획되고 있고 70코페이카 하던 코스모스담배가 갑자기 3루블로 뛰어버린 상황에서 모스크비치들은 외교적 공치사가 아닌 진심으로 노 대통령의 방소를 환영하고 있는 것 같다. 지나치게 큰 기대가 대통령의 방소나 정상회담에서 우리측의 입장을 어렵게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별개의 문제다. 한국어를 잘하는 노비카바 타치아나(여·40)라는 모스크바 국제관계대학 교수와 전화인터뷰를 가졌다. 이 여교수는 구체적으로 한소 관계에서 어떤 협의가 있어야 하는지 혹은 어떤 부분의 협력이 필요한지 정확히 모른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에게는 원조가 필요하고 한국이 그 대열에 서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유학한 그는 『당연히 두 나라 정상의 만남은 한반도의 평화와 「조선민족」의 통일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쳐야 하고 또한 그렇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해주었다. 취재진이 붉은 광장을 찾았을 때 3백여 명의 경찰이 광장 앞 지하도에 대기하고 있었다. 관계자들은 하오에 급진민주개혁 인사들이 광장에서 시위를 할 예정으로 있고 경찰들은 이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하도 옆에 있는 인투리스트호텔 뒤편에 이미 10여 명의 시위주동자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자 공개모집을 진행중이다. 광장의 남쪽에는 지난 봄부터 생긴 천막촌이 보인다. 소련의 2중고를 붉은 광장은 극명하게 보여주는 셈이다. 천막촌으로 상징되는 국민생활의 어려움,시위와 경찰로 대변되는 보·혁의 갈등,인류의 이상향을 꿈꾸며 10월혁명을 만들어 낸 레닌이 살아 있는 모습 그대로 누워 있고 그 70년에 걸친 공산혁명을 결국은 부정한 고르바초프의 집무실이 있는 곳,그곳에 며칠 뒤 태극기가 오른다. 노조드린 우야체솔라프라고 이름을 밝힌 모스크바극장예술대학 감독학부 2학년생은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는 다른 자유국가 원수들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를 보다 더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기대를 자아낸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북한과 여전히 대치하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오히려 노 대통령의 방소는 자신들을 더욱 자유롭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어느 자유진영 나라의 원수보다 냉전체제 종식의 의미가 크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있다. 확실히 분단국가의 원수가 모스크바를 방문한다는 것은 80년대 후반에 시작된 탈냉전이 완성되었음을 알리는 신호다. 모스크비치들은 노 대통령의 방소에 기대를 걸고 있고 그것이 자신들의 생활을 보다 풍요롭고 자유롭게 하는,그래서 그것이 갖는 효과의 크기에 상관없이 환영하는 눈치다. ○노대통령 방소 취재/본사,두 기자 특파 서울신문사는 노태우 대통령의 역사적인 소련방문을 심층보도하기 위해 국제부 김영만 기자와 사진부 왕상관 차장을 모스크바 현지에 지난 8일 특파했다. 두 특파원은 연말까지 소련에 머물면서 노 대통령의 방소(13∼16일)와 그 주변얘기를 중심으로 현지사정을 생생하게 보도한다.
  • 외언내언

    공산정권에의 투쟁이 한창이었던 81년 봄의 폴란드. 1천만 자유노조의 지도자로 이미 지구촌의 명사가 된 레흐 바웬사는 이탈리아의 한 여류 언론인과 만나 자평을 한다. 『…나는 좌파건 우파건 공산당이건 자본주의자건 사회민주주의 신봉자건,어떤 낙인이 찍히길 싫어한다. 나는 오직 민중을 위해 일할 뿐이다』. ◆그는 말한다. 『나는 젊어서 술을 많이 마시고 아가씨도 좀 건드렸다…』. 당시 38세로 여섯 아이의 아버지였던 가톨릭 신자가 지난날을 성찰하면서 한 말. 『나는 외교관도 아니고 모임의 사회자도 아니며 지식인은 더욱 아니다. 나는 세련되지 못한 노동자일 뿐이다』. 다른 자리에서는 이 말이 부연설명된다. 『나는 책 한 권 제대로 못 읽었지만 지식인들이 여러 시간 생각하여 결정할 수 있는 일을 1분 만에 결단 내린다』. ◆그와 같이 고도로 발달한 감성이 그의 오늘을 있게 한 것일까. 지난해 8월 자유노조가 주도하는 연립정부 수립 때만 봐도 그렇다. 그는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자신의 핵심참모인 마조비에츠키를 총리로 내세웠다. 그의 예민한 감성은 그때 이미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를 생각하고 있었던 것인지 모른다. 1년 남짓 지난 후 대권을 위해 전면에 나서는 것이기 때문이다. ◆9일 실시된 폴란드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서 바웬사는 티민스키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되었다. 자신이 밀어서 총리가 되었던 마조비에츠키는 지난달 25일의 1차투표 때 티민스키보다 뒤처진 3위에 머물렀던 것. 이 1차투표 때는 옛동지끼리의 대결이 세계의 이목을 모았었다. 마조비에츠키와는 개혁 속도가 느리다는 바웬사의 비난으로부터 금이 갔다지만,이런 진행은 바웬사의 계산에 미리 들어 있었던 것일까. ◆전 공산권 나라들의 어려움은 급박한 경제난 속의 성급한 기대감. 폴란드 또한 예외는 아니다. 그 상황에서 투사로 형성된 이 나라의 우상이 과연 정치지도자로서의 우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인지.
  • 교역확대보다 합작에 눈돌려라/한·소 경협 본격적 궤도진입에 부쳐

    ◎시장경제체제 못 갖춰 신중한 접근 필요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나라들이 대소 경제진출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고르바초프를 비롯한 소련 지도부가 급격한 정책변화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즉 이 나라를 70년 동안이나 지배해 오던 계급투쟁 우선주의라는 마르크스·레닌주의의 낡은 사상 대신에 모든 정책의 기본을 전인류의 이익에 우선한다는 핵전쟁시대의 신사고에 둔다는 것이다. 이리하여 소련은 신사고에 입각한 대외평화·공존외교정책을 펴면서 경제개편(페레스트로이카)과 정보공개(글라스노스트)로 민주화와 경제개혁을 단행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두말할 것도 없이 고도의 기초과학기술과 거대한 잠재자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군비와 체제적 비효율성으로 해서 소련경제가 낙후되고 국민생활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대로 가면 21세기에는 2류 국가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심각한 위기감을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전환에는 많은 애로가 뒤따르고 있다. 민주화에따라 각 공화국정부와 연방정부간의 마찰,민족간의 갈등,각계각층간의 갈등 등으로 해서 정치·사회적 혼란이 일어나고 시장경제화에 따라 성장둔화,물가상승,소비재부족,근로의욕 감퇴 등 각종 모순으로 경제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다른 동구와 달리 시민사회의 경험이 없는 소련으로서는 민주화와 시장경제에의 이행이 매우 어려운 과제가 아닐 수 없고 이의 달성에는 오랜 세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어떻든 현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잘 알 수는 없지만 고르바초프는 보수파를 등에 업고 정치사회적 혼란을 수습하면서 경제개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 혼란을 수습함으로써 개혁파와 국민을 달랠 것으로 예견된다. 소련은 부시·고르바초프간의 말타회담을 통해 뜻을 같이 한 바와 같이 소련의 우랄산맥 이서와 동구,EC를 묶는 대시장을 형성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 가운데는 우랄산맥 이동 특히 시베리아 극동지역의 장기개발계획을 추진하여 아시아태평양 경제권의 일원이 되어 경제발전을 도모한다는 계획도 포함되었다. 역시 소련의 꿈은 피터대제 이래로 대국주의에 있고 결코 우리의 원조대상이 될 약소국가는 아니다. 막강한 군사력,고도의 기초과학기술,풍부한 자원을 지닌 강대국가인 것이다. 그 동안 다만 주인이 없는 경제운영이 되어 당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뿐이다. 요컨대 소련은 마르크스에서 벗어나면서 사회민주주의 노선으로 기울어지려는 동구와는 달리 마르크스를 버리지 않는 사회민주주의 노선에 입각해서 소련을 재건하려는 것이다. 소련은 극동지역 장기개발계획에 따라 경제기반을 극동방면으로 이동시키면서 21세기가 환태평양시대가 될 것으로 보고 아시아태평양 경제대권에 참여하는 것이 경제현대화에 유리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과의 경제교류에 의한 경제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물론 여기에서 소련의 정치적 배려도 도외시될 수는 없다. 소련은 한국과 경제교류를 통해 중국의 독주를 견제하고 보호무역주의를 강력히 내세우는 미국의 영향력을 감소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한국을 등장시킴으로써 일본으로부터 여러 가지양보를 얻어낼 수 있다는 계산도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제4공화국이나 제5공화국도 한소 관계개선과 경제교류 확대를 내세우는 북방정책을 추구하지 않은 것이다. 북한에 대한 우리의 대결외교라는 전례가 한소 관계개선의 장애요인이 되어 실현되지 못했을 뿐이다. 그러나 6공화국의 북방정책은 대립외교 및 북한고립화 정책을 지양한 7·7특별선언을 통해 대북한 공존노선을 표명함으로써 한소 경제교류의 걸림돌이 제거되었다. 특히 올림픽 개최를 전후하여 공산권과의 관계개선이 이루어지는 가운데서 한소 관계는 급격히 개선되었다. 특히 지난 6월 샌프란시스코에서의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간의 정상회담,지난 9월의 한소 외교정상화,이번의 노 대통령의 방소가 한소 관계가 급격히 진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실증적 증거라 할 수 있다. 우리는 대미 무역흑자로 통상압력을 받아왔고 대일무역적자로 무역마찰이 일어나고 있는 오늘의 상황에서 대소 경제진출은 새로운 시장개척에 의한 시장다변화와 북한 개방화 유도에 따른 통일기반조성이라는 큰 의미를 지닌다. 이리하여 이미 한소 무역고가 10억달러에 달했고 일부기업이 합작투자에 손을 대었다. 소련은 무역보다도 합작투자를,더 나아가서는 시베리아개발 참여를 바라고 있다. 우리로서도 소련의 기초과학기술과 자원이 필요하고 수출시장으로서도 큰 의미가 있거니와 우리의 기술과 경험을 살려 도로·주택·항만 등 사회간접자본 창설에 참여하는 길이 열리게 된다. 이미 미국과 일본도 대소 경제진출을 적극화하고 있다. 특히 우리는 소련의 기초과학기술과 응용기술 결합에 의한 첨단기술의 발전을 기대하고 싶다. 이번 노 대통령 방소에 의한 한소 정상회담은 획기적인 관계개선으로 평화통일을 앞당기고 한중 관계개선을 촉진시키는 동시에 우리의 유엔가입 기반을 마련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무역협정,2중과세방지협정,과학기술협정 등의 체결로 경제교류확대 기반이 조성되면서 투자보호협정 체결까지 진전될 전망을 안고 있다. 또한 대소 경제협력 자금문제가 매듭지어질 것이다. 한소 경제교류는 궁극적으로 양국에 도움이 될 것이며 앞으로 무역규모와 경제협력이 급격히 증대될 것임에 틀림없다. 요컨대 한국경제의 활로를 북방 경제진출에서 찾으려는 우리의 적극적인 북방진출 자세와 소련의 경제위기가 맞물려 한소 경제관계가 급진전되는 시점에 서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당장에 큰 성과를 얻어 당면한 한국경제의 어려움을 풀어나가기에는 아직은 미흡하다. 소련의 정정이 불안하고 경제교류 확대에 필요한 제도가 완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우리와 체제가 다르고 루블화의 비교환성 등도 그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너무 서두르지 말고 신중하고도 충분한 검토를 거쳐 장기적 전망에 따라 실속있는 경제교류를 점차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국제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는 시기에 30억달러나 되는 막대한 경협자금을 지불하면서까지 대소 접근을 하는 우리 입장은 신중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것을 우리는 무역이나 합작투자와 연계시키고자 하지만 소련은 보다 많은 현금차관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대소 진출기업들간의 과당경쟁이 문제되고 있어 이에 대한 방지대책도 요구되고 있다. 정부와 기업의 너무 성급한 대소 진출이 우리 경제가 크게 의존하고 있는 선진우방국과의 사이에 큰 금이 가게 해서도 또한 안 될 것이다. 물론 우리가 북방진출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대소 진출을 서두르면 우리 이익보다 상대방의 의도에 휘말리기 쉽다. 역시 소련은 세계에서 대국으로 군림하려는 꿈을 버리려 하지 않고 핵무기를 제한하는 선의 군축을 할 뿐 다른 면에서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을 것이다. 대소 접근은 필요하나 신중이 뒤따라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 노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 세계의 시각

    ◎동서화합 실천·동북아 새 질서 구축의 전기 노태우 대통령 방소에 대해 미·일·유럽·중국 등 서방국가들이나 한반도 주변에서는 우선 한소 관계 급진전에 유의하면서 동북아 새 질서 개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한소의 접근에 불쾌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북한의 태도에 대해 「예측 불허의 행동을 유발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와 함께 『미 일과의 접근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다소 엇갈린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현지 특파원들의 눈을 통해 노 대통령의 방소를 보는 세계의 시각을 모아본다. ○적대관계 청산… 한반도 상황 큰 변화/파리 김진천 특파원 동북아 정세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유럽 사람들은 이번 노태우 대통령의 소련방문이 90년에 펼쳐진 동서냉전 종식을 확인시켜 주는 국제외교행사의 하나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유럽 쪽에서는 특히 이번 한소정상회담이 두 나라 사이의 관계개선 측면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한반도 상황개선을 위한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 보고 있으며 동북아 평화정착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파리 국립정치대학의 자크 뤼프니크 교수는 북대서양 조약기구와 바르샤바 조약기구 사이의 화해,유럽안보협력회의에서 채택된 파리헌장 동서독의 통일완성 등 90년에 진행된 일련의 동서냉전종식 행사들을 열거하면서 노 대통령의 방소는 또다른 차원에서 동서화합의 실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오랜 세월 동안 서로 반목하며 적대적이던 두 나라 관계가 개선됨으로써 한반도의 긴장완화 작업에 새로운 이정표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이번 한소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어떤 자세를 보일지 관심거리라고 전제한 프랑스 국제관계 연구소의 쟝 크레인씨는 『북한의 후견역할을 해온 소련의 대국민 밀착은 북한이 더욱 고립되는 상황으로 비칠 수도 있으나 최근 그들의 대일 접근노력에서 보여주 듯 오히려 개방을 유도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련을 포함한 동구민들과의 관계개선은 한국이 추진해 오고 있는 북방정책의결실이지만 북한측의 입장에서는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자유세계를 향해 문을 열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소련측의 입장으로서는 경제협력에 더 비중이 주어질 게 분명하지만 한국에게는 경협의 내용에 관계없이 정치·외교적으로 보다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북한개방­한·중 관계개선의 촉매로/홍콩 우홍제 특파원 『노태우 한국 대통령의 방소는 한소 두 나라의 협력관계를 심화시키는 것은 물론 동북아시아 주요국들의 대외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동북아문제 전문가인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지의 진달유 논설위원은 한소 수교 후 매우 빠르게 이뤄지는 두 나라 정상의 만남이 어떤 형태로든 주변국가에 적잖은 충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노 대통령의 방소가 북한에 대해 보다 긍정적으로 한국과의 접촉을 추진토록 작용할 것이며 만약 내년 안에 남북한정상회담이 이뤄질 경우 『김일성은 의미깊고 실질적인 내용을 담은 대화를 나누려 할 것』이란 전망을 했다. 또 북한은 노 대통령의 방소에 자극을 받아 일본과의 수교를 앞당기고 경제적 지원을 받으려는 노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진 위원은 한중관계와 관련,노 대통령의 모스크바행이 중국의 대한 관계정상화를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논리적 근거를 마련해 주는 것으로 풀이했다. 그러나 북경당국은 서울과 지나치게 밀착하는 것이 오히려 평양정권에 외교적으로 고립무원의 상태에 빠졌다는 생각을 갖게 해서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하게끔 유도할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에 한중관계에 매우 신중하게 대처할 것이란 견해를 밝혔다. 홍콩 슈엔대학의 앤드류 슘 교수는 노 대통령의 방소를 계기로 한국은 시베리아개발에 있어 소련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가 될 것이며 동구 각국과의 경제교류도 더욱 촉진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노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은 한국이 지금까지 취해온 모든 북방정책의 효과를 가장 활력있게 가시화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이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작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홍콩언론과 다른 외교문제 전문가들도 대체로 이번 노 대통령의 방소가 동북아시아의 경제발전과 화해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많은 역할을 할 것이란 견해를 밝히고 있다. ○보완적 경제구조로 실질협력 가속화/워싱턴 김호준 특파원 한소 양국간 국교수립이 발표된 지 불과 2개월반 만에 이루어지는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에 대해 미국 조야에서는 한소관계의 급진전을 웅변하고 양국간 실질관계의 심화가능성을 예고하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한국의 북방정책이 소련을 공략한 지 2년여 만에 모스크바에 입성하는 광경을 세계가 곧 보게 됐다』고 말하면서 『노 대통령의 역사적인 방소는 동북아의 냉전종식과 질서 재편을 더욱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 대통령의 방소가 당초 예상보다 빨리 성사된 데 대해 미국의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주로 소련의 다급한 경제난 해소 노력에서 찾고 있다. 소련은 지금 군부쿠데타와 민중폭동을 우려할 정도로 심각한 식량 기근과 생필품 부족에 직면해 있어 서방 각국에 긴급원조를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르바초프가 모스크바의 오랜 우방인 평양의 반발을 무릅쓰고 노 대통령에게 방소 초청장을 보낸 것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갖고 갈 경협 보따리가 우선은 고르바초프로 하여금 이번 겨울을 넘기게 하기 위한 「인공호흡용」이라고 하더라도 두 나라의 지리적 근접과 상호보완적 경제구조를 생각할 때 장기적인 협조관계를 이끌어 나갈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이들은 말했다. 미국은 핵강국 소련이 국내 불안을 극복하지 못할 경우 그 자체가 세계의 새로운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우려하고 있으며 그런 점에서 소련의 불안해소를 위한 한국의 지원을 미국의 국익과 상충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은 한소 수교와 노 대통령의 방소가 한반도 긴장완화와 통일의 중요한 과정이라고 이해하면서 이에 대해 북한이 어떤 반응을 나타낼지에 관해 주목하고 있다. 학계의 전문가들은 앞으로 북한이 정치·경제·군사적으로 중국에 크게 의존하는 한편 미국 및 일본과의 관계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무부 소식통들은 북한이 이번에 노 대통령의 방소를 트집잡아 제3차 남북총리회담을 연기시킬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나오지 않은 것에 주목하면서 이를 미 일과의 관계개선을 의식한 「북한의 변화」로 평가했다. ○소 지원 받아 남북문제의 주도권 확보/도쿄 강수웅 특파원 한소 수뇌가 불과 6개월 사이 두 차례나 만나 회담을 갖는다는 사실은 다른 의미를 찾지 않더라도 그것 자체로 「역사적」인 것이라고 일본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지난 6월초의 역사적인 한소 정상회담 이후 9월30일의 국교수립 발표,그리고 이번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로 이어지는 급템포의 「한소 밀착」은 동북아시아의 신질서구축에 더 한층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 틀림없으며 북한측의 반발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것이라고 일본 신문들은 지적한다. 마이니치(매일)신문은 특히 『노 대통령의 방소일정은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3차 남북총리회담과 중복되어 북한의 반발을 살 것은 틀림없으며,이같은급템포의 접근은 내년 봄으로 예정되어 있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일에도 미묘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쿄(동경)신문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측은 통일정책 등에 관해 소련의 지지 또는 지원을 얻어 한반도 문제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이번 노 대통령의 방소는 무역대표부 개설에까지 이른 한중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하다』고 내다봤다. 또 『내년 봄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일 때 틀림없이 한국방문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도 노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을 선행시킬 필요가 있었다』고 말하고 『소련의 국가원수가 북한을 공식 방문한 일이 한 번도 없는 터에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서울을 방문한다면 한국은 남북관계에서 더 한층 우위에 서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방위연구소의 아시아·태평양 연구실장 다케사다 히데시(무정수사) 교수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소련의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정치문제의 대화는 가급적 배제하고 70∼80%의 내용을 경제문제에 대해 언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그 근거로서 『식량·의약품 등 생활관련 물자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소련은 현재 한국의 경제원조를 절실히 원하고 있는 상태』라는 점을 들었다. 그는 『소련은 극동지역에서 일본과 한국에 기대를 걸고 있으나 일본정부는 소련의 일본군 시베리아 억류문제에 대한 사과와 배상,북방 영토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소련에 대한 물자원조는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노 대통령의 방소에 그만큼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 새해예산 상위서 6천억 증액/야측도 “삭감” 당론불구 거의가 찬성

    ◎지역구사업 중점… 말썽 일지도/의원세비 29% 인상안도 제출 민자당측이 정부제출 내년 예산안 27조1천8백25억원의 원안규모 국회통과를 평민당측이 그것의 5.5%인 1조4천9백62억원 삭감을 당론으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8일 끝난 국회 상임위 내년 예산 예비심사결과 6천억원 정도의 예산순증을 의결해 비난을 사고 있다. 국회는 8일 17개 상임위를 열어 재무위를 제외한 16개 상임위에서 소관부처별 예산심사를 마무리 짓고 이를 예결위에 회부했으나 농수산위에서 농촌 정주권개발사업 명목 등으로 4천3백50억원의 예산증액을 의결하는 등 16개 상임위에서 대부분 여야 합의로 6천4백32억 여원의 예산증액을 결정했다. 이날 상임위 예산 예비심사결과 농림수산위 이외에도 ▲교체위 5백81억5천만원 ▲문체위 4백5억2천4백만원 ▲문공위 3백36억8천3백만원 ▲보사위 2백80억1천4백만원 ▲노동위 49억7천1백만원 ▲운영위 67억3백70만원 ▲법사위 9억7천4백만원 등을 증액의결했으며 국방위·동자위 등은 정부 원안대로 가결했다. 이날 행정위에서는 총리실 예산중에서 유일하게 3천만원을 삭감시켰고 내무위에서는 평민당의 반대속에 표결로 3백53억원을 증액시켰다. 상임위 예산심사에서 증액된 부분은 예결위에서 다시 깎이는 것이 관례이지만 여야가 당 방침에 어긋나게,특히 야당의 경우 전체적 삭감을 요구하면서 사안별로는 지역구사업 관련 예산의 증액을 주장한 것은 비난의 소지가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편 국회는 10일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별 예산안 예비심사 결과를 보고 받고 이를 예결위에 회부할 예정이나 여야간 지자제선거법 타결전망이 불투명해 10일 본회의 개최 여부가 유동적이다. ◎월5백96만원 국회는 내년도 의원들의 세비를 30% 가까이 인상하고 국회 예산속에 정당활동지원비를 대폭 포함시키기로 했다. 국회 운영위는 8일 수당과 지원경비 등 세비를 월4백60만5천원에서 5백96만원으로 29.4% 올리는 안을 마련해 예결위로 넘겼다. 운영위는 또 총규모 8백91억5천5백만원 규모의 국회 예산을 심의,대표최고위원 및 총재실 운영비와 교섭단체지원비 등으로 67억 여원을증액키로 했다. 의원세비의 경우 경제기획원과 국회 사무처는 당초 일반공무원 봉급인상에 맞추어 5백8만3천원으로 10.4% 인상키로 결정,예산안을 편성했으나 이날 운영위에서는 통상적 인상 이외에 ▲사무실 운영비를 30만원에서 80만원 ▲우편료 30만원에서 50만원 ▲전화료 22만원에서 35만원 ▲차량유류비를 24만4천원에서 29만2천원으로 추가인상키로 의결했다. 운영위는 또 경제기획원에 의해 삭감된 국정감사경비 3억5천만원,외국의장단과 의원 초청경비 1억1천1백만원,의사당 외곽담당 보수경비 5억3천5백만원,헌정연구회 보조금 1억원 등을 다시 예산안에 포함시켰다.
  • 대한교류 확대는 현명한 선택/노대통령 방소앞서 노보스티통신 보도

    ◎일은 영토요구로 협력에 장애 구축 【도쿄 연합】 소련 노보스티 통신은 지난달 29일자에 「대한 교류확대는 소련의 현명한 선택」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전재해 눈길을 끌었다고 일 도쿄(동경) 신문이 8일 전했다. 다음은 노보스티통신의 기사 전문이다. 오는 13일에 한국의 노태우 대통령이 소련을 방문한다는 뉴스를 모스크바는 한소 관계에 있어서 획기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는 최근 수주일 동안 서구 여러나라 지도자들과 정력적으로 대화를 전개했던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극동지역을 시야에서 멀리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이는 그 건설적인 의도가 아직 완전히 이해되지 않고 있는 블라디보스토크,크라스노야르스크 계획을 끈기있게 실현하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욕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양국간의 실무교류에 대해서는 이미 그 전망이 명확하게 되고 있다. 소련측도 한국측도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 대상으로서 시베리아·극동지역이 올라있으며 경제접촉의 전망이 밝다는 점에는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방소는 극동에서 소련 외교의 우선 항목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인가,특히 소일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 정확히 극동에서 소련의 관심에 일정한 변화가 일고 있음을 생각할 수 있다. 거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것은 일본측이 일소 경제관계의 발전을 대소 영토요구의 실현과 직접 묶어 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의해 상호 협력의 도상에 인위적인 장애가 구축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하에서 동남아국가연합(ASEAN)과 동등하게 한국과의 실무교류를 확립시키는 것은 소련의 무역관련 부처로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한 가지 더 첨언할 것은 일왕의 즉위식을 전후해 각국 수뇌가 접촉하는 가운데 싱가포르가 미 국방부에 새로 이 군사기지를 제공한다고 하는 합의가 이루어져 주목되고 있다. 이는 세계적으로 군사적 대치의 완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중에 긴장완화에 반하는 것임이 명확하다. 소련과 한국이 상호 이해의 달성과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노력의 결집 가능성을 찾는 이번 한소 수뇌회담은 평화를 원하는 아시아에 대해 이 지역에서의 외국 군사력 증강에 관한 어떠한 협정보다도 강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 「평화의 앞날」 소 학자의 진단

    ◎“반제이념 포기 안하면 북한 설 땅 없다”/한·소 수교로 대외정책 수정 불가피/근본변화 없는 남북회담은 “벙어리와의 대화” 소련 최고회의 상무위원회에서 발간되는 주간지 「러시아」는 최근 역사학자인 안드레이 부츠킨이 기고한 글을 통해 북한이 여러가지 국제적 압력에 못이겨 남북대화에 나서고 있으나 북한의 고위지도부가 「비타협적 반제투쟁」에 관한 스탈린의 도그마와 이데올로기적 명제들을 포기하지 않는한 남북회담의 현실적인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또 세계공동체로부터 완전히 고립된 북한이 구원의 궁여지책으로 「주체사상」을 내세우고 있으나 그것이 언제까지 가능할까 하는 것은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지난달 22일 「북한이 동유럽의 길로 나갈 것인가 아니면 주체의 아성으로 남아 있을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주간지 「러시아」에 실린 글을 요약한 것이다. 한국문제는 전후 국제관계사에서 가장 풀기 어려운 문제중 하나다. 한반도의 분단에는 남북한외에 미국 소련 일본도 관여돼 있다. 소련이 이들 4개국중 맨처음으로 북한·한국과 완전한 국교를 수립했다. 그러나 이를 「교차승인론」의 실현의 시초로 볼 수는 없다. 「교차승인론」에 따른다면 소련에 이어 중국이 대한민국을 승인하고 미국과 일본이 북한을 승인,국교를 설정하는 경우에만 가능한 것이나 북한 지도부는 이 방안에 줄곧 반대해왔다. 또한 중국도 이 문제와 관련,북한의 동맹국적 공약뿐 아니라 대만과의 관계를 고려해 우유부단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한국도 이러한 방안을 달갑게 여기지 않고 있는데 여기에 「열강」의 강권발동의 여지가 있다. 한편 한 소 수교는 한반도 문제해결에 새로운 상황을 낳고 있는 데 이는 소련외교의 공적은 아니다. 오히려 대화를 진지하고 참을성있게 진행하면서 언제나 예의를 지켜온 한국측이 이 문제를 주도한 것이다. 실로 엄청난 재정 경제 무역의 잠재력을 지닌 한국은 붕괴된 소련의 소비시장을 어느정도 회복시킬 수 있게 할 것이며 일부 공업부문에 활기를 부여하여 소련경제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소련이페레스트로이카의 추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유리한 관계인 한 소 수교를 조기에 이루지 못한 것은 동맹국 북한에 대한 공약이 방해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또한 변명이지 원인은 아니다. 소련의 대외정책을 담당하는 국가기구의 저항,그 기구의 허구적 개념설정이 최선의 정책결정을 하는데 방해가 되었던 것이다. 소련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그 정치국 사상가들은 김일성이 「위대한 수령」으로 불리며 북한을 「사회주의 협동체」로부터 격리시키려고 하는 시도에 불쾌감을 가져왔다. 그리고 북한 지도부는 나름대로 페레스트로이카를 눈의 가시처럼 생각하고 있었다. 이제와서 쌍방간의 관계는 한계에 도달했다. 김일성은 이미 1986년 모스크바 방문때 고르바초프에게 북한을 방문하도록 초청했으나 그 방문이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는데 이는 우연이 아니다. 그럼에도 모스크바와 평양간의 관계는 군사적인 면과 대외정책적인 면의 2가지 측면때문에 불안한 상태이나마 유지되고 있다. 특히 군사적 측면에서 양국간의 군사적 협조는 매우 긴밀해 이는아직까지도 소련 의회도,러시아 의회도 감시할 수 없는 시야밖에 놓여있는 문제다. 페레스트로이카 시절에도 소련의 무력적 욕망때문에 반제투쟁이 극동동맹자에게 신형무기를 대량 공급하고 있다. 오늘날 소련 대표단들이 많이 오가는 서울 김포공항은 소련제 미사일들로 공격받을 수 있고 소련제 전투기인 「미그­29」기들도 공습을 준비하고 있다. 모스크바 프둔젠스카야 나베레쥬나야 강변거리에 자리잡고 있는 소련군 장성들은 전과 다름없이 극동지도에다 적대적 지대를 동그라미로 침략의 「3각동맹(워싱톤∼서울∼동경)」이라고 그려놓고 있다. 한편 모스크바와 서울간의 관계가 정상화되면서 평양의 정치적 대외조건이 급격히 달라지고 있다. 페레스트로이카의 추진으로 소련과 북한의 입장이 극단적으로 상반되고 있다. 평양 지도자들의 훈계적 어조와 주제넘은 언동에도 불구하고 북한정권은 실로 심한 타격을 입었고 콧대가 꺾였다. 그러나 이는 그 정권,선발된 당료들,나아가 김일성일족의 권력이,국내에서 조작된 그 정치적 구조의 권익이 결정타를 받을 것인지 한국과는 연관이 없는 것이다. 김일성정권은 자신들의 대외정책 구상을 근본적으로 고쳐야 할 필요성에 직면했다. 사태는 한반도 문제해결을 위한 평양의 새로운 태도를 필요로 한다. 오늘날 북한 지도부는 한국과의 경제·정치적 경쟁이나 외교적 경쟁에서 참패했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서울측에는 유엔가입의 길이 트여 있다. 중국의 입장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북경 지도부가 단독으로 거부권을 행사하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과 대한민국 사이에 무역대표부설치 합의가 이미 이뤄졌으며 중국 지도자들이 이데올로기적 정설 때문에 실용주의를 배격할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 평양측은 한반도문제가 광범위하게 국제적으로 논의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평양측은 자기입장을 세우기 위해 남북대화의 재개를 시도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 2차례의 남북고위급회담은 눈먼 사람과 벙어리의 대화에 지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 교환방문은 무익한 것이 아니다. 그 결실을 평양이 아니라 서울과 모스크바가 거뒀기 때문이다. 한국과 소련은 관계정상화에 유리한 배경이 형성되자 이를 놓치지 않고 행동을 한 것이다. 이 점에서 노태우 대통령의 「대북정책」이 개가를 올리고 있다는 평가는 근거가 있는 것이다.
  • 소,대일 경제협력 북방 4섬과 연계/일지 보도

    【도쿄 교도 로이터 AFP 연합】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7일 일본­소련간의 경제협력을 영토분쟁과 연계시키면서 이 문제가 정치적으로 해결될 것을 강력히 희망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8일 보도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날 와타나베 노보루 마이니치신문 사장이 이끄는 일본 경제사절단과의 면담에서 양국간 경제협력은 일 소 평화협정체결에 주요 장애요인이 되고 있는 북방도서 분쟁과 긴밀히 연계돼야 한다고 말하고 이 문제의 해결책은 전제조건이나 최후통첩 없는 상호 양보조치가 있을 때에만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신은 내년 4월로 예정된 일본 방문에 철저히 대비할 것이라면서 이 회담이 성공리에 끝날 것을 희망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또 소련은 장차 일본 최대의 시장이 될 것이며 양국간 경제협력은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될 것임을 강조하면서 소련은 대일 협력에 관한 포괄적인 계획을 실시할 태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계획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로 시베리아와 극동지방에 양국의 야심적인 개발계획을실현하기 위한 경제특구를 설치할 것이라고 밝히고 자신은 『당장이라도 이 계획의 재정문제에 관한 협정을 체결할 태세가 돼 있다』고 밝혔다. 마이니치신문은 영토분쟁과 경제협력을 연계시키려는 고르바초프의 이같은 태도는 일본이 내년 정상회담에서 영토분쟁을 공격의 초점으로 삼지 않도록 최고 지도층의 정치적 결정에 의해 정치·경제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소련의 결의를 나타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일본측에 대해 영토분쟁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성을 강조함으로써 소련이 냉전 이후 시대에 현실적인 접근자세를 보이려는 의도를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 무인 자동화코너 20개점포에 설치/국민은,10일부터

    국민은행은 오는 10일부터 서울등 전국 20개 점포에 무인자동화코너를 설치,고객들이 창구직원없이도 손쉽게 입출금 및 현금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은행은 서울 명동지점등 서울지역 14개 점포와 지방 6개점포에 현금자동지급기·현금자동입출기(ATM)·통장정리기·화폐교환기 등을 마련,토요일오후에도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게 했으며 내년 상반기에는 70개 지점으로 늘려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할 계획이다. 취업업무는 예금의 입출금 및 조회·현금서비스·통장정리·화폐교환 등이며 이용가능예금은 보통예금·저축예금·자유저축예금·가계종합예금·기업자유예금 등이다. 현금출금의 경우 1회 50만원이하로 5회까지 가능하며 입금이 가능한 현금자동 입출기는 명동·신촌·영등포·구로동지점에 우선 설치키로 했다.
  • 중국 경제개혁 가속화 전망/개혁파,「보·혁대결 승리」의 안팎

    ◎보수리더 이붕 총리,“개혁지지” 공식천명/등소평 건재 입증… 강택민체제 강화될 듯 개방개혁을 둘러싸고 오랫동안 지속돼왔던 중국의 보수 대 개혁의 힘겨루기는 요즘들어 개혁세력의 승리로 끝날 것 같은 조짐들을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중국 지도층은 내년부터 시작되는 8차 5개년계획(91∼95년)을 포함한 향후 10년 동안의 경제운용과 관련,심도있게 개혁을 추진하려는 측과 중앙통제에 의해 긴축과 안정을 유지하려는 보수파가 서로 맞서 팽팽한 대결을 보여왔다. 이러한 양상은 올 하반기 들어 더욱 심화돼 개방개혁의 주창자였던 등소평이 지난 7월이후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는 동안 진운 중앙고문위 주임,이붕 총리 등 중앙통제식 사회주의경제 신봉자들인 강경보수파는 기회만 있으면 개혁정책을 비난하고 사회주의경제의 틀 안에서 안정을 꾀해야 한다는 주장을 되풀이 해왔다. 그렇다고 보수파가 무작정 개혁 불가론만을 내세운 것은 아니고 과거와 같이 연평균 9% 정도의 급속한 성장을 보이는 개혁의 가속화 현상과 이에 따른 방만한 지방경제의 자율성을 경고했던 것이다. 보수파는 또 자본주의식 시장경제에 의해 국가발전을 꾀하기에는 중국의 인구가 너무 많고 국토가 광활하기 때문에 강력한 중앙통제에 의해 안정을 추구하는 사회주의계획경제를 강조했다. 보수파들은 과거 10년간의 개방개혁이 과열경제현상을 불러 일으키고 이에 따라 부정부패·인플레 등의 부작용이 만연했던 사실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보수파에 대한 반발은 이미 오랫동안 고속성장의 단 맛을 본 중국의 동남부 개방지역으로부터 특히 거세게 쏟아져 나왔다. 광동·복건성 등 개방지역 지도자들은 중앙의 보수파들이 개방지역으로부터 보다 많은 세금을 거둬 재정의 확대를 꾀하고 자율적인 정책 결정권을 축소하려는데 대해 「손에 손잡고」식으로 반기를 든 것이다. 또 개혁지향의 중국내 경제전문가들도 잇따른 토론회를 통해 이미 10년 이상 계속돼온 개방개혁의 속도를 늦추고 중앙통제에 의한 긴축과 안정을 고집할 경우 중국경제의 침체현상이 심화될 뿐 아니라 4백50억달러에 이르는 외채상환의 길이 없어진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그렇지만 보수파들의 주장이 꺾여지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등소평의 저력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당초 북경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인 10월 중순쯤 열릴 예정이었던 제13기 중앙위 7차 전체회의(7중전회)에 대비,이붕 총리가 지난 9월 8차 5개년계획 초안에 관한 보고서를 등에게 제출했을때 등은 『개혁방안이 거의 없다』며 매우 불쾌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지난 10월20일 국가경제체제 개혁위 진금화 주임은 당간부회의에서 『등소평동지의 뜻을 따라 개방개혁정책을 강력히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붕 총리는 지난달 30일 일본 무역사절단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등소평동지의 정책노선을 견지할 것이며 강택민 당총서기를 영도집단의 핵심으로 삼아 굳건히 뭉쳐 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총서기와는 최대의 라이벌관계이며 강경보수파의 대표격인 이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86세의 고령으로 공직에서 은퇴한 등의 손에 아직도 중국의 대권이 쥐어져 있음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등은지난해 천안문사태 이후 상해시장 출신에 지나지 않았던 강을 당총서기로 임명한 데 이어 자신의 마지막 공직인 군사위원회 주석자리까지 물려줬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혁파인 강은 당과 군의 최고실력자가 된 셈이지만 이붕을 비롯한 정치선배들은 그의 권위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관측통들은 이총리의 이번 발언으로 미뤄볼때 앞으로 중국의 경제정책은 강총서기의 주도에 의해 상당기간 개방개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게 틀림없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한편 명보등 홍콩지들은 최근 개혁파의 우세를 반영,이붕 총리의 직계로 계획경제 신봉자인 경제담당부총리 요의림이 오는 25일 개최될 제13기 중앙위원회 7차 전체회의(7중전회)에서 퇴진할 것으로 보도했다. 요대신에 조자양 전 당총서기를 도와 개혁정치를 추진했던 전기운 부총리가 다시 경제를 맡아 개혁을 가속화할 것으로 홍콩지들은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에 보여주고 있는 보수파의 후퇴가 전략적일 뿐이란 주장을 하고 있다. 비록 보수파들은 현재 등의 권위에 노골적으로 도전할 수 없는데다 개방지역 책임자들까지 계획경제를 강화하는데 크게 반발하는 등 7중전회를 앞두고 대세가 불리한 상황이기 때문에 「개혁가속」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경제운용에 있어 개혁의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이붕 총리를 비롯한 강경보수파들은 개혁파를 곤경에 몰아 넣고 정책방향을 중앙통제식 계획경제로 급선회시키는 역습을 가할 가능성이 많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 소,극동 3개항 개방 계획

    【도쿄 연합】 웨리멜 소련 해운장관은 5일 『극동지역의 교역활성화를 위해 블라디보스토크,코르사코프,와니노 등 3개항 가까운 시일내에 개방하겠다』고 말했다. 웨리멜 장관은 이날 일본 마이니치(매일)신문의 소련방문단과 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블라디보스토크항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는 내년 4월께,코르사코프와 와니노 2개항은 연내에 개방문제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 소,대북한 군원 계속/올들어 미그 29기등 16대 제공/일 전문가

    ◎핵시설 확충 지원도… 관계 냉각기미 없어 【도쿄=강수웅 특파원】 소련과 북한은 최근의 일부 보도와 같이 그 관계가 냉각돼 있지 않으며 상당수준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면서 소련의 대북한 군사원조가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이 5일 밝혀졌다. 일본의 믿을 만한 복수의 안보전문가들에 따르면 소련은 올해 들어 최신예 MIG­29 6대와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A10과 같은 레벨의 전투기인 SU­25 10대 등 항공기를 비롯한 막대한 군사원조를 북한에 제공했다는 것이다. 안보전문가들은 이날 『일본과 한국을 비롯한 일부 극동지역 국가의 언론들이 소련과 북한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는 것은 정보부족과 정세판단을 잘못한 데서 빚어진 오류』라고 지적했다. 이들 안보전문가들은 소련이 항공기와 지상군 지원 뿐만이 아니고 핵시설 확충을 위해서도 북한에 조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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